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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에서 총 쐈다'며 펄쩍 뛰는 일본, 대체 왜 그럴까

[역사로 보는 오늘의 이슈] 북 선박 구조하려던 광개토대왕함, 일본이 물고 늘어지는 이유

18.12.24 11:28l최종 업데이트 18.12.24 11:29l

 

 

 광개토대왕함.
▲  광개토대왕함.
ⓒ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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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독도 북동쪽에서 북한 선박을 구조하던 중에 자위대 초계기(경계용 순찰기)를 향해 레이더가 가동된 사실을 두고, 일본 측이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방위성 대신정무관(부대신 밑), 약칭 방위정무관을 맡고 있는 야마다 히로시 참의원 의원은 22일 트위터에서 이렇게 발언했다.
 

"우리나라를 위협하고 자위대 대원의 생명을 위험하게 하는 행위는 용서하기 어렵다. 우리 편인가 싶었더니, 등 뒤에서 총을 쏘는 행위다. 한국 정부는 북조선의 배를 수색하기 위해 통상적인 레이더에 더해 화기 관제 레이더도 사용했다고 말하지만, 화기 관제 레이더는 공격 목표에 대고 겨냥하는 것이다. 수색에는 쓰지 않는 것이다. 납득할 만한 설명을 단호히 요구한다."

  

 본문에 인용된 방위성 대신정무관의 트위터.
▲  본문에 인용된 방위성 대신정무관의 트위터.
ⓒ 야마다 히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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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MBC '뉴스투데이'에 따르면 국방부는 "우리 함정이 정상적인 작전 임무를 수행하면서 레이더를 운용한 사실은 있지만, 일본 해상 초계기를 추적한 사실은 없다"며 "(이런 내용을) 일본 측에 이미 설명했다"고 밝혔다. 또 2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한 군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초계기를 향해 영상 촬영용 광학카메라를 켰을 뿐 레이저 빔을 발사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자위대를 위협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국방부가 전후 사정을 설명하고 있는데도, 일본은 아랑곳없이 험악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국방부가 해명을 한 뒤인 23일에도, 방위성은 트위터를 통해 "대한민국 해군 함정이 화기 관제 레이더를 해상자위대 초계기를 향해 겨냥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우리 해군이 해상자위대를 의도적으로 공격하려 했던 것처럼 말하는 것이다. 레이더를 수색용으로 가동한 게 아니라, 공격용으로 가동한 것처럼 부풀리는 듯하다.

국방부 해명에도 꿈쩍 않는 일본, 그 속내는 
 

 본문에 인용된 방위성의 23일자 트위터.
▲  본문에 인용된 방위성의 23일자 트위터.
ⓒ 방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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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1톤 미만 소형 목선이 한일중간수역인 독도 동북쪽에서 표류 중이라는 신고가 지난 20일 해군에 접수된 게 사건의 발단이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광개토대왕함이 밤늦게까지 수색을 벌이다가, 북한 국적인 이 선박에서 4, 5명 정도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중 한두 명은 이미 숨진 상태였고, 나머지는 영양실조로 뼈마디만 앙상한 상태였다. 최소 3주 이상 굶주린 채 표류한 것으로 보였다고 한다.

표류 선박이 일본 어선이었대도, 광개토대왕함은 구조를 늦추지 않았을 것이다. 자국 부근 해역에서 표류 중인 선박을 구호하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세계 각국의 관행이다. 서양에 대해 시장개방을 거부했던 흥선대원군도 조선 연해에서 표류하는 미국 선박들을 구조해줬다. 이번에 광개토대왕함이 인도주의적 조치를 취한 것도 이 같은 국제적 전통에 입각한 것이다.

 

그런 구조 활동을 하다가 자위대 초계기를 상대로 레이더를 가동한 것뿐이라고 국방부가 해명했는데도, 일본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니 도리어 의아함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의 행동이 시비를 걸고 트집을 잡기 위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없지 않다.

만약 아베 신조나 그 후임자가 국민들을 설득해 개헌에 성공한 다음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떨까? 전쟁을 금하는 일본 헌법 제9조가 개정되어 합헌적으로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된 상태에서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다면 어떨까?

그럴 경우에는 일본의 시비와 트집이 한층 더 노골적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제까지 그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로 인해 우리 민족도 1800년대 후반부터 처절한 수난을 당했다. 그래서 일본의 현재 행동을 보면서 미래에 대해 우려를 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전국시대 도교 사상가인 장주(莊周, 기원전 369~289년)는 <장자> 제물론(齊物論) 편에서 "저것도 하나의 시비요 이것도 하나의 시비이다(彼亦一是非, 此亦一是非)"라면서 시비를 초월한 도(道)의 절대적 경지 즉 도추(道樞)를 추구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도교적 분위기를 일정 정도 풍기는 무사의 나라 일본은 시비를 초월하기는커녕 시비를 적극 활용하는 국가적 행보를 걸어왔다. 1860년대까지만 해도 동아시아에서 변방 대우를 받던 일본이 1894년에 동아시아 최강 청나라를 격파하고 1904년에 세계 공동최강 러시아를 격파하며 최정상급 국가로 도약할 수 있었던 데는, 시비를 걸고 트집을 잡는 외교전략이 큰 역할을 했다. 물론 다른 강대국들이라고 해서 이런 전략에서 자유로웠던 것은 아니지만, 일본의 경우에는 정도가 좀 심한 편이었다.

독립왕국이었던 오키나와를 강점하는 과정에서도 일본의 시비 외교, 트집 외교가 한몫을 했다. 한자로 유구(琉球), 일본어로 류큐로 불렸던 이 나라는 고려 공민왕 때인 1372년부터 명나라와 사대관계를 체결하고, 조선 광해군 때인 1609년부터 명나라와 더불어 일본 사쓰마번과도 사대관계를 체결했다. 이중으로 상국(上國)을 뒀던 것이다.

부산 밑인 규슈섬의 최남단이 지금은 가고시마현으로 불리는 사쓰마번이었다. 번(藩)은 제후의 영지였다. 제후들이 어느 정도는 독립성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사쓰마번이 유구왕국과 외교관계를 체결할 수 있었던 것이다.

유구왕국이 중국과 사쓰마 양쪽을 상국(上國)으로 받들기는 했지만, 법적으로 볼 때는 중국과 더 가까울 수밖에 없었다. 일본과의 경우에는, 지방정부와 사대관계를 체결했을 뿐이다.

물론 사대관계가 있다고 해서, 한쪽이 독립성을 상실하는 것은 아니었다. 조선과 중국의 사대관계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상국과 신하국은 각각 별개의 독립국이었다. 현대 국제관계에서는 모든 국가를 평등하게 다루는 데 반해, 옛날 국제관계에서는 국력의 차이를 외교관계에 반영했다. 강한 나라는 높이고 약한 나라는 낮추었다. 그러다 보니 강한 나라는 상국으로 대우하고, 약한 나라는 신하국으로 대우하게 됐다. 이런 국제관계를 사대관계라고 불렀다.

일본 중앙정부와 유구왕국 사이에는 그런 사대관계가 없었다. 그래서 일본 정부는 유구 문제에 간섭할 권리가 없었다. 하지만, 일본은 개의치 않았다.

1871년 유구인들이 대만(타이완) 동해안에서 표류하다가 상륙한 뒤 대만 원주민들에게 살해를 당하자, 일본은 이를 빌미로 청나라에 시비를 걸고 트집을 잡았다. 유국왕국 백성들을 일본 국민으로 간주하고, 손해배상을 요구한다면서 청나라에 반격을 가했다. 유구왕국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한편, 1874년에는 대만에도 군대를 파견했다.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준다는 게 출병 명분 중 하나였다.

일본의 행동은 동아시아 관행으로 보면 명분이 약했다. 일본이 유구 문제에 개입할 근거가 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일본은 많은 것을 얻어냈다. 청나라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았을 뿐 아니라 유구-청나라 관계도 끊어놓았다. 이를 발판으로 유구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다가 1879년에는 이 나라를 식민지로 만들어버렸다. 이때부터 오키나와 역사에는 한이 서리기 시작했다. 또 일본은 1894년 청일전쟁 승리의 대가로 그간 눈독을 들이던 대만도 얻어냈다. 단 한 건의 시비가 이처럼 엄청난 결과로 연결된 것이다.

일본 잘못인데... 다분히 의도적인 '시비걸기'

유구와 청나라를 상대로 시비 외교, 트집 외교를 벌여 일대 성과를 거둔 일본은 이듬해 1875년에는 조선을 상대로 유사한 일을 벌였다. 유구 때와 다른 게 있다면, 그때는 우발적 사건을 빌미로 시비를 걸었던 데 반해, 이때는 다분히 의도적으로 사건을 일으킨 뒤 시비를 걸었다는 점이다. 굴욕적인 강화도조약 체결의 시발점이 된 운양호(운요호)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일본 군함 운양호는 조선 정부를 자극할 목적으로 부산에서부터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면서 조선 연안을 측량했다. 그러다가 강화해협까지 침범했다. 그러니 강화도 내 군사기지인 초지진에서 대포를 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를 빌미로 일본군은 초지진 포대를 제압한 뒤 영종도에까지 상륙해 약탈과 살육을 자행했다.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그 섬에서 일본군이 만행을 저질렀던 것이다.

누가 봐도 일본의 잘못이었는데도, 도리어 일본이 시비를 걸고 트집을 잡았다. 1873년 흥선대원군 하야로 대외투쟁력이 약해진 조선 정부는 일본을 가라앉힐 목적으로 굴욕적인 강화도조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에 시장을 개방하고 치외법권도 인정해주었다.
 
 운양호.
▲  운양호.
ⓒ 위키백과(퍼블릭 도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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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지진.
▲  초지진.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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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열강이 동아시아를 압박하던 1800년대에 일본은 서양의 '이쁨'을 받는 나라였다. 1870년대부터 서양 문물을 적극 수용할 뿐 아니라 서양과 보조를 맞춰 동아시아 침략에 가담했기 때문이다. 그런 서양이 보기에도, 일본의 외교방식은 도를 넘는 것이었다. 시비를 걸고 트집을 잡아 이익을 챙기는 모습이 과도하게 보였던 것이다.

1900년이었다. 의화단 운동이라는 반외세 농민투쟁으로 청나라가 소란스러울 때였다. 중국대륙 중에서도 북중국이 의화단운동의 열풍에 휩싸였다. 이로 인해 서양열강의 관심이 북경(베이징)을 비롯한 북중국에 쏠려 있었다. 이 틈을 타서 일본은 남중국에 대한 공략에 착수했다.

군사행동의 명분을 찾고자 일본은 복건성(푸젠성) 하문(샤먼)에 있는 일본 불교포교원에 불을 질렀다. 대만에서 바다 건너로 보이는 그곳을 장악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방화를 저질렀던 것이다. 그래놓고 일본은 중국인 폭도들의 소행으로 몰면서 시비를 걸었다.

이때 일본은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하문에 군대를 출동시켰다. 심지어 대만에 주둔 중인 1개 여단까지 출동시켰다. 이런 모습에, 일본의 동맹국이자 세계 최강인 영국마저 혀를 내둘렀다. 영국은 일본에 항의를 제기했고, 일본은 군대를 철수시켰다.

조선 사람들이 교양서로 읽은 <명심보감> 계성(戒性) 편에 "시비라는 것은 내실이 없어서 결국 모두 헛것이 된다(是非無實相, 究竟摠成空)"라는 문구가 있다. 시시비비는 무익하므로 애당초 시작하지 말라는 것이다. 하지만 1800년대 조선 사람들은 이웃나라 일본이 시시비비를 앞세워 무익이 아니라 유익의 극치를 달리는 것을 목격했다. 시비를 걸고 트집을 잡아 몇 십 년만에 세계 정상급 국가가 되는 것을 목격했다.

2018년 현재의 일본은 1800년대 후반이나 1900년대 전반에 했던 것 같은 시비 외교, 트집 외교를 벌이기가 힘들다. 적어도 지금 당장은 그렇다. 하지만 평화헌법을 개정해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그때가 되면, 과잉 반응이 시비와 트집으로 이어지다가 국제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생겨난다. 

시비와 트집을 통해 일순간에 강대국으로 올라선 경험이 있는 일본이다. 군사대국화를 향해 달려가는 일본의 행보에 가속도가 붙을수록, 이런 류의 사건이 점점 더 불어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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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아에서 시작되는 트럼프의 연쇄철군

[개벽예감 327] 수리아에서 시작되는 트럼프의 연쇄철군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8/12/24 [08:51]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트럼프가 철군결정을 내린 사연

2. 트럼프는 매티스를 버렸다

3. 수리아→아프가니스탄→이라크→한국으로 이어지는 연쇄철군

4. 격론장면에서 드러난 트럼프의 철군의지

 

 

1. 트럼프가 철군결정을 내린 사연  

 

세밑을 앞둔 2018년 12월 19일 예상치 못한 일파만파의 충격이 워싱턴을 뒤흔들었다. 미국은 놀라움에 휩싸였고, 전 세계는 놀라움으로 술렁거렸다. 그날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대통령이 수리아 주둔 미국군을 신속히 그리고 완전히 철수하겠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하였으니, 어찌 그렇지 않았겠는가. 평소에 파격을 좋아하는 그답게 철군결정을 발표하는 형식도 파격적이었는데, 백악관 대변인이 철군성명을 백악관 기자회견실에서 발표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 자신이 직접 오후 3시 10분에 백악관 앞마당으로 나가 자신의 철군결정을 발표하는 1분 19초짜리 동영상을 촬영하고 그것을 트위터에 올려놓은 것이다. 미국 언론계를 상대로 정면대결을 벌이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철군결정이 백악관 출입기자들에게 먼저 알려지는 경우, 미국군 철수라면 무조건 반대하는 미국 언론계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 알지 못해서 그처럼 파격적인 형식으로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리아 주둔 미국군을 신속하게, 완전히 철수하겠다는 결정을 발표한 것은, 전란을 겪고 있는 수리아정세를 뒤바꿔놓는 것은 물론이고 중동정세 전반을 변화의 급류 속으로 밀어넣은 사변이 아닐 수 없다. 그 사변 속에 얽히고설킨 여러 가지 사연들을 들춰내어 고찰할 필요가 있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2018년 12월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앞마당에서 수리아 주둔 미국군을 철수하겠다는 결정을 발표하는 장면이다. 그는 자신의 철군결정을 발표하는 1분 10초짜리 동영상을 촬영하고 그것을 트위터에 올려놓았다. 철군은 수리아에서 지상군을 철수한다는 것만이 아니라, 수리아에 대한 공습도 중지한다는 뜻이다. 철군결정을 발표하면서 그는 수리아에서 미국군이 다에쉬(미국이 이슬람국가라고 부르는 국제테러조직)을 제압하고 승리하였기 때문에 철수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그것은 사실왜곡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수리아반란군을 육성하고 배후에서 조종하여 수리아정부를 전복시키려는 내전을 도발하였으며, 그런 내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다에쉬가 수리아에 침입하여 확전되었는데, 미국군은 다에쉬를 공격하는 것보다 수리아반란군을 배후조종하는데 더 힘썼다. 다에쉬를 제압한 것은 수리아군과 그들을 지원하여 참전한 로씨야연방군, 이란혁명수비군, 조선인민군, 꾸바혁명군, 헤즈볼라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리아 주둔 미국군을 철수할 수밖에 없는 까닭은 반란군을 앞세워 수리아정부를 전복하려던 미국의 전략목표를 더 이상 달성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며, 또한 수리아에서 이란의 정치군사적 영향력이 강화되는 것을 더 이상 차단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패배가 원인이고, 철수는 결과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야기는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2년 8월 1일 미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2년 초 버락 오바마(Barack H. Obama) 당시 미국 대통령은 중앙정보국(CIA), 국무부, 재무부에게 미국의 비밀지령에 따라 수리아정부를 전복시키려고 내전을 도발한 시리아반란군을 적극적으로, 광범위하게 지원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그 지시에 따라, 중앙정보국은 수리아반란군에게 각종 무기를 대량 공급했고, 국무부는 그 무슨 ‘인도적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수리아반란군에게 막대한 자금을 대주었고, 재무부는 수리아반란군의 국제금융거래를 합법화하는 조치를 취해주었다. 미국군 특수작전군이 북아프리카 비밀훈련소에서 무장시킨 테러집단을 수리아에 잠입시켜 내전을 도발한 오바마 행정부는 2012년에 와서는 노골적으로 수리아반란군을 배후에서 조종하면서 수리아정부를 무너뜨리려고 광분하였다.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 도이췰란드, 뛰르끼에(터키) 같은 친미추종국들도 수리아반란군에게 무기를 공급하거나 그들에게 군사훈련을 시키거나 수리아전선에 파병하였다. 피냄새를 맡은 승냥이떼처럼 사면팔방에서 몰려들어 수리아를 포위한 제국주의연합세력이 공격을 개시하자, 수리아는 참혹한 전란을 겪어야 했고, 수리아정부는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미국군 특수작전군과 중앙정보국을 앞세워 수리아내전을 도발한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수리아정부가 제국주의연합세력과 수리아반란군의 포위공격을 견디지 못하고 길어야 석 달 안에 무너질 것으로 타산하였다. 그래서 그는 2012년 3월 2일 미국 월간지 <애틀랜틱 먼슬리(Atlantic Monthly)>와 회견하면서 “아싸드 정권의 운명은 이제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목청을 높였다. 리언 패네타(Leon E. Panetta) 당시 미국 국방장관은 2012년 7월 30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CNN>과 진행한 대담에서 수리아정부가 무너진 뒤에 수리아군의 화학무기들이 헤즈볼라(Hezbollah, 레바논에 근거를 둔 이슬람 시아파 정당 및 군사조직)에게 넘어가는 것은 재앙이므로, 정권붕괴 이후 치안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면서, 수리아에 현존하는 군대, 경찰, 보안군을 정권붕괴 이후에도 종전대로 유지시켜 수리아가 “민주주의로 이행하는 데서 역할을 수행하게 해야 한다”느니 뭐니 하면서 횡설수설 지껄였다. 

 

당시 오바마 행정부는 수리아정부가 석 달 안에 무너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수리아정부는 국가주권을 수호하고 영토를 보전하기 위한 거족적인 투쟁에로 수리아군과 수리아인민을 불러일으켜 마침내 전세를 역전시켰다. 

 

그러는 사이에 미국에서는 정권이 바뀌었다. 2017년 4월 7일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팜비취에 있는, 자신이 소유한 초호화 휴양소 마러라고(Mar-a-Lago)에 나타났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을 그곳에 초청하여 정상회담을 진행하려던 참이었는데, 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례적으로 마러라고에서 국가안보회의 회의를 소집하였다. 그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각료들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집중발사하여 수리아군 공군기지를 파괴하기 위한 이른바 ‘군사선택방안(military option)’을 논의하였다. 그보다 앞서 2018년 4월 4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국가안보회의 회의에서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200발로 공격하는 방안, 60발로 공격하는 방안, 그리고 공격하지 않는 방안을 놓고 어떤 방안을 택할 것인지 논의가 분분하여 결정하지 못했는데, 그로부터 사흘 뒤 그 문제를 결정하기 위해 다시 모인 것이었다. 

 

회의가 시작되자,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 국방장관은 미국 해군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공격으로 수리아군 공군기지를 파괴하는 작전계획을 상세히 해설하였다. 해설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방안을 한 바퀴 돌면서 각료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의견을 물었다. 그런 뒤에 트럼프 대통령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60발을 발사하여 수리아군 공군기지를 파괴하는 두 번째 방안을 선택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받은 공격명령이 작전지휘계통을 타고 지중해에서 대기 중이던 미국 해군 구축함 두 척에게 급히 전달되었다. 그 구축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러라고 휴양소에서 시진핑 주석과 만찬을 나누는 시각에 맞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60발을 수리아군 공군기지를 향해 발사하였다. 

 

그로부터 몇 주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보좌관들에게 수리아군 공군기지 한 군데를 파괴한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하면서, 바샤르 알 아싸드(Bashar al-Assad) 수리아 대통령을 살해하는 비밀작전을 궁리하였다. 하지만 확전을 두려워한 그는 그 비밀작전을 행동에 옮기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수리아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해 수리아내전을 일으킨 도발자였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수리아군 공군기지를 파괴하는 공습명령을 내렸을 뿐 아니라 그것도 성에 차지 않아 아싸드 대통령을 살해하려는 비밀작전까지 검토한 도발자다. 수리아정부를 전복시키려고 광분하였다는 점에서, 오바마와 트럼프 사이에는 한 치의 차이도 없어 보인다.     

 

수리아의 국가주권을 짓밟으려고 광분하던 도발자가 어떻게 수리아 주둔 미국군을 완전히 철수하고 수리아에 대한 공습도 완전히 중지하겠다는 정반대 결정을 내렸을까? 

 

반란군을 앞세워 수리아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전쟁임무를 수행하던 수리아 주둔 미국군은 아싸드 대통령을 중심으로 단결한 수리아군과 수리아인민의 완강한 투쟁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사진 2>

 

▲ <사진 2> 위쪽 사진은 평상복을 입은 바샤르 알 아싸드 수리아 대통령이 통상 한 달 동안 이어지는 이슬람교의 라마단 금식기간을 마치고 전선에서 병사들과 함께 금식을 푸는 첫 음식을 나누는 장면이다. 아래쪽 사진은 수리아군 병사들이 아싸드 대통령의 초상화를 들고 전투승리를 자축하는 장면이다. 수리아전쟁을 총지휘하는 아싸드 대통령은 전투에 참가한 장병들을 수시로 만나 그들을 격려하는 전선시찰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아싸드 대통령을 중심으로 단결한 수리아군과 수리아인민은 국가주권을 수호하고 영토를 보전하기 위한 격전을 벌여 미국의 수리아정부전복기도를 파탄시켰고, 국제테러집단 다에쉬를 제압하였다. 반란군을 앞세워 수리아내전을 도발한 미국의 만행을 보고 분노한 조선, 로씨야, 이란, 꾸바, 헤즈볼라는 수리아전선에 파병하여 수리아군과 함께 전투를 벌였다. 수리아군은 최후 승리를 향하여 진격하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거기에 더하여, 정부전복음모를 꾸미고 내전을 일으킨 미국의 만행을 보고 분노한 조선, 로씨야, 꾸바, 이란, 헤즈볼라는 국가주권을 수호하고 영토를 보전하기 위한 수리아정부와 수리아군과 수리아인민의 투쟁을 물심양면으로 적극 지지, 성원하였다. 

 

2015년 9월부터 시작된 로씨야군의 참전은 수리아군에게 불리했던 전세를 역전시키는 데서 결정적인 요인으로 되었다. 2018년 8월 22일 로씨야 국방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장성급 군사지휘관 430명과 장교급 군사지휘관 25,700여 명을 비롯한 60,000명 이상의 로씨야군이 수리아전쟁에 참전하여 반란군 수괴 830명과 반란군 병력 86,000여 명을 제거했다고 한다.

 

또한 2013년 9월 이란혁명수비군은 미국이 수리아군을 공습하는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대미보복공격을 준비하였고, 수리아군에게 군사고문단, 전투원, 무기를 보내주었다. 

 

수리아전쟁이 일어났을 때, 수리아정부에게 가장 먼저 군사지원을 보낸 나라는 조선이다. 조선과 수리아는 친근한 우방으로서 상부상조하는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다. 중동에서 조선과 가장 가까운 나라는 수리아다. 미국 전문가의 말을 인용한 <동아일보> 2013년 8월 30일 보도에 따르면, 아랍어에 능통한 조선인민군 장교 10여 명이 수리아군에게 포격전과 전법 등을 조언해주고 있다고 하였다. 러시아 통신사 <따쓰> 2016년 3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철마-1’, ‘철마-7’이라고 불리는 2개 전투단위를 수리아전선에 보냈다고 한다. 

 

수리아전쟁에서 반란군이 패배를 거듭하며 수세에 몰리자, 미국은 수리아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음모를 실행할 수 없게 되었음을 깨닫고 다른 전략목표를 붙잡았다. 그 다른 전략목표는 수리아전쟁에 참전하여 수리아정부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이란의 정치군사적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수리아에서 차단당한 것은 이란의 정치군사적 영향력이 아니라 미국의 정치군사적 음모였다. 수리아전쟁에서 미국은 정치적으로, 군사적으로 패하였다. 수리아 주둔 미국군은 더 큰 패배와 망신을 당하기 전에 하루빨리 철수해야 하는 궁지에 몰린 것이다. 철군을 반대하는 각료들의 저지에 가로막혀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결정이 좀 늦어지기는 했지만, 이제라도 철군결정을 내렸으니 다행한 일이다.        

 

2018년 12월 말 현재 수리아군은 반란군을 제압하며 국토의 3분의 2를 탈환, 수복하였다. 수리아군이 미국군 철수 이후에도 수리아에 계속 남아있겠다는 허튼 수작을 부리는 프랑스군을 몰아내고 반란군 잔당을 제압하면, 머지않은 장래에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다. 

 

 

2. 트럼프는 매티스를 버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리아 주둔 미국군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한 다음날인 2018년 12월 20일 매티스 국방장관이 백악관 대통령집무실에 들어섰다. 철군반대파의 수장노릇을 해온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마지막으로 설득하여 철군결정을 되돌려보려고 시도하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하기 전에 사직서를 미리 준비하였다. 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하기 전에 사직서를 준비한 것은, 그를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먹지 못하는 호박을 마지막으로 한 번 찔러나 보자’는 식의 절망적인 시도였다. 미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매티스 국방장관을 면담한 시간은 45분이라고 한다. 매티스 국방장관은 꽤 긴 시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면서 철군결정을 되돌려보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결심을 바꾸는 것은 어림없는 일이었다. 

 

미국 언론매체들은 매티스 국방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결정에 반발하여 사임을 결정한 것처럼 일제히 보도했지만, 그것은 원인과 결과를 뒤집어놓은 오보다. 2018년 1월 19일 매티스 국방장관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철군격론을 벌인 뒤 국방부 청사로 돌아가 자기 보좌관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초등학교 5~6학년 애들의 이해력밖에 없으며 그런 애들처럼 행동했다”고 비난하였는데, 누군가 밀고하는 바람에 그 비난사건이 트럼프 대통령의 귀에 들어갔고, 그 때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매티스를 사임시킬 기회를 엿보다가 이번에 그를 사실상 사임시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매티스 국방장관과 전혀 상의하지 않고 철군결정을 발표한 것은, 그를 신임하지 않고 있으니 장관직을 내놓으라는 일종의 사임압박이었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백악관 각료실에서 진행된 국가안보회의 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모습이다. 그 두 사람의 표정이 그리 밝아보이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철군의사를 반대하는 매티스 국방장관과 의견마찰을 벌이면서 차츰 그를 멀리하게 되었고, 매티스 국방장관은 그런 트럼프 대통령을 뒤에서 비난하였다. 2017년 7월부터 그 두 사람의 관계는 계속 악화되었다. 2018년 12월 19일 트럼프 대통령은 매티스 국방장관과 상의하지 않고 수리아 주둔 미국군 철수하겠다는 결정을 발표하였고, 매티스 국방장관은 이튿날 백악관에 들어가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결정을 번복시키기 위해 설득하다가 실패하자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철군문제를 놓고 벌어진 트럼프 대통령과 매티스 국방장관의 충돌은 결국 매티스 국방장관의 사임발표로 종결되었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철군의사를 반대하는 매티스 국방장관을 사실상 해임시킨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철군의사에 반대하는 각료들을 하나씩 제거해왔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의사를 반대해온 미국의 연방의회, 언론계, 전문가들, 전직관료들은 일제히 매티스의 사임결정이 무척 안타깝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그가 물러나는 것은 미국과 동맹국들에게 커다란 손실로 된다느니, 그가 물러나면 미국의 군사정책에 불확실성이 드리우지 않을까 우려된다느니 뭐니 하면서 시끌벅적 떠들어댔다. 하지만 폐쇄집단인 미국 군부의 이익을 챙겨주는 것에 집착하면서 수리아 주둔 미국군 철수가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대통령의 철군의사를 거슬렀던 어리석은 각료가 대통령의 불신임을 받아 장관직에서 물러나는 것이야 당연지사가 아닌가.   

 

매티스 국방장관은 철군결심이 확고한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결심을 실행하기 위해 철군반대파 각료들을 하나씩 제거하였고, 철군을 반대하지 않는 인사를 후임자로 임명해온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런 현실을 외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그의 철군의사를 반대하는 각료는 그의 말을 따르지 않는 불충한 각료이므로 해임 또는 자진사임으로 물러나는 것이 당연하다. 국무장관이었던 렉스 틸러슨(Rex W. Tillerson),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허벗 맥매스터(Herbert R. McMaster)가 그렇게 물러났고, 백악관 비서실장 존 켈리(John F. Kelly)는 2018년 말에 물러나고, 국방장관 매티스는 2019년 2월 말에 물러나게 된다. 합참의장 조섭 던포드(Joseph F. Dunford)는 2019년 10월 1일에 은퇴할 예정이지만, 2018년 12월 8일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밀리(Mark A. Milley) 육군참모총장을 그의 후임으로 일찌감치 지명해놓았다. 이것은 던포드 합참의장이 되도록 빨리 물러나면 좋겠다는 노골적인 사임압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사정책에서 드러난 것처럼, 그가 새 각료를 선임하는 원칙은 자기에게 순종하는 충성파 인사를 후임자로 간택하는 것이다. 틸러슨의 후임자로 국무장관에 임명된 마익 팜페오(Michael R. Pompeo), 맥매스터의 후임자로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된 존 볼턴(John R. Bolton) 등이 대통령이 선호하는 순종형 각료들이다.         

 

 

3. 수리아→아프가니스탄→이라크→한국으로 이어지는 연쇄철군

 

수리아 주둔 미국군을 철수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결정은 즉흥적인 것이 아니다. 2016년 대통령선거 기간 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가 당선되면, 해외에 주둔하는 미국군을 철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었다. 그는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 철군공약을 이행하려고 하였지만, 철군을 반대하는 각료들의 저지에 가로막혀 쉽사리 이행하지 못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1년 11개월이 지난 오늘 철군을 반대하는 각료들을 따돌리고 자신의 철군공약을 마침내 이행하기 시작하였다. 그가 2년 전에 내걸었던 철군공약은 빈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는 자기의 철군공약을 이행하는 첫 번째 대상으로 수리아 주둔 미국군을 택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수리아 주둔 미국군을 철수한 다음에 두 번째로 철수하려는 대상은 누구인가? 영국 통신사 <로이터즈> 2018년 12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수리아 주둔 미국군 다음으로 철수하려는 대상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국군이다. 트럼프 행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한 그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는 미국군 14,000명 중에서 5,000명 이상을 철수하기 위한 계획을 이미 세워놓았다고 한다. 수리아 주둔 미국군은 2,200명밖에 되지 않아 단번에 전부 철수할 수 있지만,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국군은 14,000명이므로 단번에 전부 철수하지 못하고 두 단계에 걸쳐 철수하려는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 아프가니스탄전황이 도대체 어떻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곳에 주둔하는 미국군을 철수하려는 결정을 내린 것일까? 아프가니스탄전황도 수리아전황과 비슷하게 미국군에게 매우 불리해졌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는 미국군 병사들이 전투 중에 부상당한 동료병사를 급히 후송하는 장면이다. 그들의 얼굴에는 공포와 충격이 가득하다. 자료에 따르면, 전쟁이 17년 동안 지속되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이 장악한 점령지가 지난 3년 동안 크게 늘어나는 바람에 아프가니스탄정부가 통제하는 지역이 72%에서 56%로 줄었다고 한다. 2018년 10월 18일에는 아프가니스탄전선에 파견된 미국 육군 준장이 주지사 공관에서 작전회의를 진행하던 중에 습격을 받아 부상하고, 다른 참석자 4명이 현장에서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태가 일어났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는 미국군 14,000명 중에서 5,000명 이상을 철수하기 위한 철군계획을 이미 세워놓았다고 한다. 부쉬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전쟁을 도발한 이후 17년이 지났는데도 전황이 이처럼 미국군에게 매우 불리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군을 그곳에 더 이상 주둔시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철수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 주둔 미국군 2,200명도 소문 없이 감축하였다. 이쯤되면, 그에게는 '철군대통령'이라는 별명이 어울린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996년 9월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토후국을 건설한 수니파 이슬람 근본주의세력인 탈레반(Taleban, 이슬람교 근본주의를 신봉하는 신학도라는 뜻)의 세력권이 최근 급속히 확장되었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재건특별보고관이 연방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인용한 미국 텔레비전방송 <CNN> 2018년 11월 1일 보도에 따르면, 전쟁이 17년 동안 지속되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이 장악한 점령지가 지난 3년 동안 크게 늘어나는 바람에 아프가니스탄정부가 통제하는 지역은 72%에서 56%로 줄었다고 한다. 

 

2018년 10월 18일 아프가니스탄전선에 나토군 군사고문관으로 파견된 미국 육군 준장 제프리 스마일리(Jeffrey D. Smiley)가 현지 주지사 공관에서 작전회의를 진행하던 중에 습격을 받아 부상하고, 다른 참석자 4명이 현장에서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태가 일어났다. 부쉬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전쟁을 도발한 이후 17년이 지났는데도 전황이 이처럼 미국군에게 매우 불리해지자, 치욕스런 패전이 다가오는 것을 직감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군을 그곳에 더 이상 주둔시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철군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군을 철수한 다음에 세 번째로 철수하려는 대상은 누구인가? 이라크 주둔 미국군이 세 번째 철수대상으로 될 것이다. 미국 국방부는 2017년 9월 30일 현재 이라크에 미국군 7,400명이 주둔하고 있다고 발표하였는데, 국방부 웹싸이트 자료실에 나타나 있던 이라크 주둔 미국군 병력수를 2018년 4월 초에 갑자기 삭제하였다. 미국 국방부 웹싸이트에서 이라크 주둔 미국군 병력수가 삭제된 까닭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라크 주둔 미국군을 은밀히 감축하는 것을 은폐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미국 군사전문지 <밀리터리 타임스> 2018년 4월 3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2018년 3월 현재 이라크에 미국군 5,200명이 주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개월 동안 이라크 주둔 미국군 2,200명을 소문 없이 감축하였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이라크에서 은밀한 병력감축이 이미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국군보다 이라크 주둔 미국군이 먼저 단계적 철수를 시작하였음을 말해준다. 이런 내막을 들여다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철군문제를 둘러싸고 각료들과 의견마찰을 일으키면서도 자신의 철군의지대로 감축을 단행해왔음을 알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에서 미국군을 연쇄적으로 철수하면 그 다음으로 어느 지역에 주둔하는 미국군을 철수하려는 것일까? 그것은 물어보나마나 한국에 주둔하는 미국군이다. 주한미국군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국군의 두 배인 28,500명이다. 그러므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국군 철수를 결정하면, 세 단계에 걸쳐 철수될 것으로 예견된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1970년대 후반 지미 카터 당시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는 장면이다. 그는 대통령선거기간 중에 주한미국군 철수공약을 내걸었고,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부터 주한미국군 철수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실행하려고 하였다. 그가 수립한 철수계획은 3단계 철수계획이다. 주목되는 것은, 그가 주한미국군을 3단계에 걸쳐 철수하면서 남북미 3자회담을 개최하려고 하였다는 사실이다. 그는 인도네시아 자까르따에서 남북미 3자회담이 성사되면, 유엔사령부 해체문제와 평화협정 체결문제를 합의하려고 구상하였다. 그러나 자기들의 이해관계에만 집착한 폐쇄집단인 미국 군부는 카터의 주한미국군 철수계획을 반대하였다. 조미양자회담을 요구한 조선은 카터의 남북미 3자회담제안을 거부하였다. 그래도 카터 대통령은 주한미국군 철수계획을 포기하지 않고 연기하였지만, 그가 재선에 실패하고 레이건 행정부가 들어서는 바람에 그 계획은 자동적으로 폐기되고 말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돌이켜보면,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국군 3단계 철수계획을 거론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대선기간 중에 주한미국군 철수공약을 내걸었던 지미 카터(Jimmy E. Carter)가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인 1977년 4월 미국 중앙정보국이 작성한 비밀보고서가 2018년 11월 25일 기밀해제되어 공개되었는데, 그들은 비밀보고서에서 주한미국군 철수가 전략균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한국군이 군사력을 강화하는 데 요구되는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4~5년 동안 단계적으로 신중히 철수해야 할 것이라고 대통령에게 권고한 바 있다. 

 

중앙정보국의 그런 권고를 받은 카터 대통령은 1977년 하반기에 인도네시아 수도 자까르따에서 “유엔사령부 문제, 기타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다른 조치들을 포함한 상호관심사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미 3자회담을 개최하자는 제안을 인도네시아를 통해 조선에게 제안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다른 조치”란 평화협정 체결을 뜻한다. 

 

위와 같은 역사적 사실을 살펴보면, 1977년 당시 카터 대통령은 남북미 3자회담을 개최하여 유엔사령부를 해체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국군을 단계적으로 철수하려는 정책구상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카터 대통령이 40년 전에 시도하였으나 실현되지 못한 주한미국군 3단계 철수가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재개될 수 있을까? 이 중대한 문제를 파악하려면,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의지가 카터 대통령의 철군의지보다 더 확고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살펴봐야 한다. 

 

 

4. 격론장면에서 드러난 트럼프의 철군의지

 

2018년 9월 11일 미국에서 출판되자마자 한 주간 만에 110만부나 날개 돋친 듯이 팔려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미국의 저명한 언론인 밥 우드워드(Robert U. Woodward)의 책 ‘두려움: 백악관의 트럼프(Fear: Trump in the White House)’를 읽어볼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려는 의지가 얼마나 확고한지 그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 책에는 주한미국군 철수를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철군을 반대하는 각료들과 벌인 격론장면이 세 군데에 실렸는데, 날짜순으로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격론장면 1>

2017년 7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들을 거느리고 미국 국방부에 나타났다. 국방부 상황실에서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가 진행되었다. 그 회의에서 여러 가지 안보사안들이 논의되었는데, 주한미국군 철수문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격론장면이 펼쳐졌다. 

 

트럼프 - (성난 목소리로) “우리는 주한미국군을 위해 해마다 35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빌어먹을 것(주한미국군을 뜻함)을 당장 철수해버려! 난 전혀 개의치 않겠다.” 

콘 - “한국은 우리에게 대단히 많이 변상한다. 만일 주한미국군을 빼내면, 더 많은 해군 항공모함집단을 거기에 보내야 안심하게 될 터인데, 그렇게 하려면 비용이 10배나 더 들어갈지 모른다.” (개리 콘(Gary D. Cohn)은 당시 백악관 경제정책선임고문이었다.) 

트럼프 - (격앙된 목소리로) “35억 달러와 28,000명의 군대. 나는 그들(미국군을 뜻함)이 왜 거기(한국을 뜻함)에 있는 알 수 없다. 그들을 모두 데려오라!”

콘 - “그렇다면 당신이 편한 잠을 자려면 그 지역(한반도와 주변지역을 뜻함)에서 요구되는 게 무엇인가?” 

트럼프 - “내겐 그 빌어먹을 것(주한미국군을 뜻함)이 필요하지 않아. 난 애기처럼 잠을 편히 잘 거다.” (이 말을 마치고 “트럼프 대통령은 상황실 밖으로 나가버렸고, 매티스 국방장관은 완전히 허탈감에 빠졌다.”) 

 

<격론장면 2> 

2017년 7월 25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집무실로 맥매스터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을 불렀다. “대통령은 맥매스터를 또 다시 호되게 꾸짖었다(The president again berated McMaster).” 그리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트럼프 - “나는 동맹국들에게 관심이 없다. (조선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알래스카에서 포착하는 데 15분 걸리는 데 반해, 그곳(한국을 뜻함)에서는 7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해도, 나는 한국에 미국군을 두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격론장면 3> 

2018년 1월 18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트럼프 대통령,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 매티스 국방장관, 켈리 비서실장, 맥매스터 당시 국가안보보좌관, 개리 콘 당시 경제정책선임고문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안보회의 회의가 진행되었다. 

 

트럼프 - “한반도에 대규모 미국군을 유지하는 것으로 우리가 얻는 것은 뭔가? 그것에 더하여, 대만을 보호해주는 것으로 우리가 얻는 것은 뭔가?” 

매티스 - “대단한 이익이 있다. 우리는 안정적인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곳에 안정적인 민주주의를 준다. 우리는 3차 세계대전을 예방하기 위해 이것(주한미국군 유지를 뜻함)을 하고 있다. 우리는 주한미국군을 전진배치함으로써 미국 본토를 방어할 수 있게 된다. 만일 주한미국군 없이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핵선택방안이 유일한 방안으로 된다. 다른 방법으로는 그와 같은 억제효과를 볼 수 없으며, 비용에 따른 효과에서도 그렇다.”

트럼프 - “그러나 우리는 한국, 중국, 그 밖의 다른 나라들과의 무역에서 많은 손실을 보고 있다. 나는 그 돈을 우리나라를 위해 쓰고 싶다. 우리에게 안보를 맡긴 나라들은 그들이 우리나라에서 많은 돈을 가져가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

매티스 - “전진배치한 군대는 우리의 안보목표를 달성하는 데서 가장 적은 경비가 드는 수단을 제공해준다. 철군은 우리에 대한 동맹국들의 신뢰를 잃어버리게 할 것이다.”

트럼프 - “매우 잘 살면서도 부담을 지지 않는 나라들을 위해 우리가 너무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

틸러슨 - “그것은 가장 좋은 모델(model)이다. 세계적인 체계다. 무역과 지정학에서 (동맹국들과) 함께하는 것은 훌륭한 안보성과를 안겨준다.”

던포드 - “주한미국군 주둔비용은 대략 20억 달러다. 한국은 그 중에서 8억 달러 이상 지불한다. 우리는 우리 군대의 주둔비용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지 않는다. 우리는 미국 본토를 방어하기 위해 해마다 40억 달러의 예산을 받는다.”

트럼프 - “나는 우리가 어리석지 않으면 더 잘 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잘 속는 바보처럼 놀아나고 있는데, 특히 나토(NATO)에게서 그렇다. 우리는 중동에서 7조 달러를 썼다. 하지만 우리는 국내기반산업시설을 위해 1조 달러도 끌어 모으지 못한다.” <사진 6>

 

▲ <사진 6> 이 사진은 2018년 6월 29일 주한미국군 평택기지 본부청사 개관식을 준비하기 위해 주한미국군 의장대가 도열한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평택기지는 미국이 해외에 건설한 수많은 군사기지들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군사기지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해외군사기지를 건설하는 비용을 한국 국민의 혈세로 충당하였다. 트럼프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평택기지가 굳건한 한미동맹의 상징이라고 떠들어대지만, 평택기지야말로 한반도에서 군사긴장을 고조시키고 미국의 한국지배정책을 유지하는 전략거점이다. 문재인 정부는 주한미국군이 철수하면 정권이 붕괴되지나 않을까 심히 우려하면서 철군을 무조건 반대하고 있다.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통일된 이후에도 주한미국군이 계속 주둔해야 한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주한미국군 철수는 수리아에서 시작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정책에서 핵심적인 요소이며, 우리 민족이 자주와 평화와 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선결해야 할 역사적 과업이다. 그런 점에서, 주한미국군 철수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불변의 진리이며 누구도 가로막을 수 없는 역사의 필연이다.     © 자주시보, 박한균 기자

 

위에 열거한 격론장면들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명백하게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 주한미국군 철수를 가장 강하게 주장하였던 카터 대통령보다 훨씬 더 확고한 철군의지를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정책을 생각하면, 이번에 그가 수리아 주둔 미국군을 철수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장차 주한미국군을 철수하기 위한 일종의 ‘예행연습’에 불과하다. 그의 철군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한미국군 철수다. 

 

주한미국군 철수는 장차 개최될 제2차 조미정상회담에서 평화협정 체결을 합의한 이후에 실행될 것이다. 그러므로 트럼프 대통령은 수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에서 미국군을 연쇄적으로 철수하는 과정에서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제2차 조미정상회담이 개최되면, 평화협정 체결에서 시작하여 주한미국군 3단계 철수로 이어지는 공고하고 항구적인 평화체제가 구축되는 것이다.

 

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이 제재를 대폭 완화하지 않으면 지금으로서는 조미협상이 재개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닫아놓은 조미협상의 문 앞에서 서성거리면서 그 문이 열리기를 고대하고 있다.  

 

그러나 고대한다고 해서 문이 열리는 것은 아니다. 조선에 대한 제재를 대폭 완화해야 조미협상의 문이 열릴 것이다. 아마 트럼프 대통령도 이제는 그런 이치를 깨달았을지 모른다. 2018년 12월 19일부터 21일까지 스티븐 비건(Stephen E. Biegun) 국무부 조선정책특별대표가 서울에 나타나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협력사업에 관련된 제재를 ‘면제’해주겠다고 제법 생색을 내면서 마치 선심을 쓰는 것처럼 거들먹거린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제재완화로 돌아서기 시작했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팜페오 국무장관은 대조선제재를 완화하겠다고 말하지 않고, 미국인의 조선여행금지를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은 미국이 고작 여행금지조치마저도 해제가 아니라 완화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제재완화라고 전혀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조미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제재를 완화하려거든, 그렇게 쪼잔하게 굴지 말고, 좀 더 확실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유엔안보리 대조선제재와 미국의 독자적인 대조선제재를 한꺼번에 해제하기 힘들다면, 미국의 대조선제재부터 대폭 완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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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건한 동맹은 없다, 더 이상!

▲ 서해상 적대행위 금지구역(완충수역)에 관한 9.19 남북군사합의가 시행된 첫날인 지난 11월 1일 연평도 인근 해안에서 고속정이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이번 합의로 덮개가 씌워진 포신이 눈에 띈다. [사진 : 뉴시스]

굳건한 동맹은 없다

2018년 11월1일, 남과 북의 고속정에 장착되어 있는 포신에 하얀색 덮개가 씌워졌다. 해안포의 뚜껑이 닫혔다. 상대방을 향해 포사격을 하지 않겠다는 ‘정책적 신호’였다.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가 본격적으로 실천에 옮겨진 날이다. 이 합의만 준수되면 남과 북 사이에 군사적 충돌은 더 이상 없다.

일각에서는 한반도 평화를 회의적으로 본다. 미국에서, 국내에서 북한(조선)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주장들이 난무하다. 속도조절론이 힘을 얻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조절되어야 할 것은 남북관계 발전의 속도가 아니라 미국의 상응조치이다. 사라져야 할 것은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 환영 분위기가 아니라 미국의 대북 제재이다. 굳건해야 할 것은 한미동맹이 아니라 남과 북의 화해와 협력, 그리고 관계 발전이다.

한반도는 새로운 시대로 이미 접어들었다. 북한(조선)이 미본토 보복공격 수단을 완성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환경에 구조적 변화가 발생한 것이다. 이제 미국은 북한(조선)을 “때리지” 못한다. 미국 내에서 대북 제재 이야기는 강조되어도 선제공격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이유이다. 북한(조선)의 미본토 보복공격 능력의 확보는 동맹 게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2018년 이후의 한미동맹은 전혀 새로운 동맹 현실에 직면하게 되었다.

여전히 ‘굳건한 동맹’을 강조한다. 냉전주의자들만의 주장이 아니다. ‘굳건한 동맹’에 관한 한 문재인 정부도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착각이다. ‘굳건한 동맹’은 더 이상 없다. 한미동맹은 굳건해질 수 없다.

한반도의 안정이 지속되면?

안정과 불안정 동시발생 패러독스(the stability-instability paradox)라는 개념이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상대방을 향하여 핵을 개발했다. 그 결과 두 나라는 ‘공포의 핵균형’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상대방에 대한 핵공격은 핵보복공격을 받게 된다. 두 나라는 핵전쟁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두 나라 사이에 재래식 충돌은 더 빈번하게 발생했다. 아무리 재래식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하더라도 핵전쟁으로까지는 비화될 수 없기 때문에 양국의 군부세력들이 ‘안심하고’ 재래식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역설적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핵전쟁 가능성이 사라지는 ‘안정 상태’에 놓였지만 재래식 충돌 가능성은 더 높아지는 ‘불안정 상태’가 형성된 것이다. 이란의 핵보유에 대한 정치적 논란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이란이 핵을 개발함으로써 이스라엘과 이란의 핵균형 상태, 즉 안정 상태에 놓이게 된다는 주장과 이란의 핵개발로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 사이에 더욱 빈번하게 군사적 충돌이 야기될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하다.

한반도는 더욱 복잡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한반도에는 북미 사이에 핵대결, 남북 사이에 재래식 대결이라는 이중적 군사 상황이 수십년간 지속되었다. 지난해 북한(조선)이 보복공격 능력을 완성함으로써 북미 사이의 핵대결은 ‘공포의 균형’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위에 언급한 패러독스에 의하면 이 경우 남과 북의 군사적 충돌은 더욱 빈번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일부 정치학자들은 북한(조선)이 더욱 공세적인 대남 군사도발을 할 것이기 때문에 국방예산을 대폭 늘려 첨단무기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그들의 진단이 틀렸음을 2018년의 상황은 보여주었다. 남북 사이의 재래식 군사충돌 가능성 역시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그 이후이다. 북미 사이의 핵대결에서도, 남북 사이의 재래식 대결에서도 ‘안정’ 상황이 지속된다면 한미동맹은 어떻게 되는가. 동맹이 존재할 필요가 있을까. 2018년의 한반도 평화는 한미동맹의 ‘필요없음’을 역설하고 있는 셈이다.

남북 군사적 상황이 불안정해진다면?

물론 이상적 접근이라는 비판이 가능하다. 남북 사이의 군사적 충돌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 그렇다. 남북 사이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즉 ‘안정-불안정 패러독스’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 한반도에 완전하고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런 경우에 문제는 그 이후이다. 남북 사이에 군사적 충돌이 발생한다면 한미동맹은 어떻게 될 것인가. 남침이 되었건, 북침이 되었건 제2의 한국전쟁이 재발한다면 미국은 어떻게 나올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의 전략이 ‘동맹 보호’에서 ‘미본토 방어’로 전환했다는 사실이다.

그 규모가 크건 작건 남북 사이에 재래식 충돌이 발생할 경우 미국은 한반도에서 발을 빼는 수순을 밟게 된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미국은 ‘한국 보호’보다는 ‘미본토 보호’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국의 본토가 핵공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 보호에 나선다고? 착각하지 말자. 미국은 그렇게 ‘착한 나라’가 아니다. 아니, 미국이 아닌 어떤 국가도 그렇게 자기희생적이거나 박애적이지 않다. 특히 강대국들은 더더욱 그렇다.

냉전주의자들, 동맹론자들,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담당자들은 이같은 동맹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북한(조선)이 미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보복공격 능력을 보유한 이상, 과거의 동맹은 더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 한반도 안정이 지속되는 상황이건, 한반도 불안정이 심화되는 상황이건 미국은 자국 이익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더 이상 미국은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하지 않는다. 유사시 미본토에서 69만명의 증원 병력이 한국으로 오는 시대는 끝났다.

한미동맹은 한반도 냉전 해체의 최대의 걸림돌

2018년 4월 판문점선언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치적 환경이 급변했다. 한반도 냉전이 해체되는 과정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가 잃어버린 시간은 9년도 아니고, 10년도 아니다. 국제적 냉전이 해체되던 시기에 한반도 냉전만이 유일하게 강화되었다. 판문점선언 이후 한반도는 ‘잃어버린 30년’을 되찾을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판문점선언 이후 남북관계 그리고 북미관계는 냉전적 규범에서 벗어나고 있다. 한반도 냉전이 남과 북, 그리고 미국을 중심축으로 하여 형성되고 심화되었다는 점에서 한미관계 역시 냉전적 규범에서 벗어나야 한반도 냉전은 사실상 종식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한미동맹이야말로 한반도 냉전의 최대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걸림돌을 제거했을 때 한반도 냉전은 완전히 해체된다. ‘굳건한 동맹’이라는 신화에서 벗어났을 때 냉전 해체와 한반도 평화는 완성된다.

장창준 정치학박사  minplus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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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변’의 2018년: 기쁨과 회한

<칼럼> 전현준 한반도평화포럼 부이사장
전현준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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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24  07:5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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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지켜보던 많은 전문가들은 탄성을 질렀다. 김 위원장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발표하여 한반도 정세를 ‘극적 전환’시켰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7년 9월 3일 6차 핵실험, 11월 29일 대륙간탄도탄 ‘화성-15형’ 발사 등을 통해 한반도를 위기국면으로 몰아갔고 미국은 이에 대해 ‘코피전략’까지 운위하면서 전쟁불사를 외쳤다. 2018년에는 필시 전쟁이 일어나고야 말 것같은 상황이었다. 따라서 세계의 이목은 2018년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 집중되었었다.

신년사는 많은 비관론자들의 우려를 비웃듯이 평화 분위기 일색이었다. 이후 한반도 정세는 ‘대사변’의 연속이었다. 1년에 3회에 걸친 남북 정상회담, 역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 북측 최고지도자의 비핵화 약속, 북측과 미국 최고지도자 간 수차례의 친서교환, 남측 대통령의 북측 내에서의 주민 상대 직접 연설, 현직 미 국무장관의 4회 방북, 북측의 풍계리 핵실험장 파괴, 정전 이후 최초의 DMZ내 GP 파괴 및 남북 군인의 악수, 남북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북측 철도 조사 등은 2017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사건들이었다.

위와 같은 사건들이 가능했던 이유는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 기조, 진보 성향의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외교’, ‘발품 외교’ 등 3박자가 맞았기 때문이었다. 소위 ‘Troika’ 체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것을 3명의 지도자들이 “호랑이 등에 탔다”라고 평가하였고 되돌아 올 수 없는 지점(point of no return)을 통과한 것으로 보았다. 한반도 문제는 더디지만 서서히 종점을 향해 가는 듯이 보였다.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합의는 2000년대 차관보급의 6자회담 대표들이 합의했던 것과는 격과 결이 다른 것이었다. 우리는 물론 세계인들은 이제는 북핵문제 해결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물론 일부 보수논객들은 싱가포르 합의를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가 빠졌다는 이유로 폄훼하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9월 29일(현지시간)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를 “우린 사랑에 빠졌다(We fell in love)”라고 표현했을 때는 그 의심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자신감을 표현하였고 심지어 2-3곳의 장소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까지 말했을 때 2018년 내 2차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의심하기는 쉽지 않았다.

남북정상회담 또한 9월 19일 평양 공동선언 제6항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로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였다”라고 되어 있었고 문 대통령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올해 안”이라고 설명했기 때문에 방남 좌절을 의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12월 초까지도 김 위원장의 방남 시기 및 장소 등과 관련된 보도가 지속되었고 아직까지도 0.1%의 가능성은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북미 2차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 폼페이오 국무장관, 볼턴 안보보좌관 등에 의해 2019년 1-2월 개최로 확인되었고 김정은 위원장의 방남도 거의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해 정말 아쉽다. 안타까운 것은 누구도 양대 회담이 내년 어느 시점에 개최될지에 대해 모른다는 점이다. 북핵문제가 어떻게 될 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북미 2차 정상회담 시기도 불투명하고 남북 정상회담도 덩달아 불투명하게 된 것이다. 솔직히 북미 정상회담 전에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것은 쉽지 않다. 2018년 전반기에는 남북 정상회담이 북미 정상회담을 견인하였지만 후반기에는 그렇지 않았다. 특히 9.19 평양정상회담은 우리에게는 ‘기회이자 위기’였다. 북측이 남측의 미국 설득 능력 및 자주적 역량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되돌아보면 애초에 미국의 대북 체제안전보장이 전제되지 않으면 ‘북 비핵화’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3월 6일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이 북으로부터 받아온 합의내용 중 3번 항은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하였다”라는 것이었다.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전제조건을 분명히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를 간과하였다. 북측이 ‘비핵화’에 합의한 것은 자신과 UN의 대북 제재가 강력해서 북이 비핵화 카드를 들고 나왔기 때문에 제재의 수위를 더욱 높이면 금명간 북이 항복하고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북측의 생각은 달랐다. 체제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것은 자살행위라는 것을 북측의 웬만한 고위관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북측이 비핵화를 운위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 체제의 장기 안정을 위한 것이었다. 북 체제의 성격 상 김 위원장 체제는 향후 수십 년 간 지속될텐데 현재처럼 세계 최강 미국과 사사건건 부딪혀서는 체제를 안정적으로 끌고 가는 것은 힘든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핵을 매개로 미국과 건곤일척 담판을 통해 체제안전 보장을 받으려는 것이었다.

만일 미국의 안보위협만 없다면 북은 수많은 우수 노동력, 풍부한 자원, CNC(computer numerical control) 등 최신 IT기술력 등을 통해 얼마든지 ‘북 특색의 사회주의 경제’를 자력으로 건설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이다. 북의 과학기술력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우리는 가끔 북을 너무 무시하고 낙후한 제3세계 정도로 생각하는데 이는 오산이다. 북미관계가 개선되는 언제쯤인가 북측이 남측과 체제경쟁에 돌입하면 그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도 모른다. 특히 우수한 과학기술 인력과 인력의 최적 배치를 할 수 있는 정치력 때문에 더욱 그렇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김정은 위원장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 약화, 미군 유해 송환 등의 선제적 조치들은 ‘선의’에 의한 것이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신뢰를 믿고 선의의 조치를 취하면 트럼프 대통령도 선의의 조치로 최소한 종전선언 내지는 일부 제재 해제 정도는 해줄 것으로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동양의 ‘정의 문화’는 미국 등 서양의 ‘계약 문화’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미국은 계약에 없는 일로 절대 보상해 주지 않는다. 그냥 “고마워”하면 끝난다. 어떤 부담도 갖지 않는다.

이러한 문화차이는 의외로 북미 간 대화를 더디게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더 이상 선행조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철저히 ‘행동 대 행동’ 원칙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의 ‘선행조치’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가 없다면 북의 비핵화는 상당히 늦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2019년에는 또 다시 한반도에 전쟁위기가 닥칠 것인가? 그것은 아닐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미 지난 4월 20일 ‘사회주의경제건설 총력 집중’을 선언하였다. 이것은 북이 가지고 있는 모든 ‘내부 예비’와 과학 기술력을 총동원하여 북을 ‘강성국가’로 만들겠다는 ‘강령적 교시’이다. 최소한 향후 5년간은 이 노선에 변화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늘 그래 왔듯이 ‘외부예비’가 필요한데 미국의 대북 제재로 인해 그것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북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려 할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미국의 태도인데 트럼프 행정부도 북과 완전한 관계 단절은 하지 못할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북의 핵무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북은 이미 핵의 대량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16년 3월 9일 핵무기 연구부문의 과학자·기술자를 만난 자리에서 “핵탄을 경량화해 탄도로켓에 맞게 표준화·규격화를 실현했다”면서 “이것이 진짜 핵억제력”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직접 ‘핵탄두 경량화’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혼합장약구조’, ‘열핵반응’ 등 상당히 전문적인 용어까지 사용하면서 핵물질과 핵무기, 운반수단 등의 추가적인 생산과 함께 이미 배치된 핵타격 수단의 지속적인 개선까지도 강조했다. 동년 9월 3일에도 북한군의 신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하면서 “핵탄두들을 임의의 순간에 쏠 수 있게 항시 준비해야 한다”며 마치 핵포탄을 개발한 것처럼 언급했다. 북측은 동년 1월 4차 핵실험 이후 매체를 통해 ‘탄도로켓 장착용 수소탄’을 만들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의 핵 능력에 대한 평가는 양극단으로 갈려 있다. 그러나 절대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특히 미국이 “서두르지 않겠다”면서 대북 제재만 강화하면서 ‘전략적 인내’로 들어간다면 큰 오산이다. 북은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본 글의 주제는 아니지만 2019년 미국과 북측은 대화를 시작할 것이다. 북측으로서는 핵문제가 발목을 잡아 김 위원장 50년 장기집권전략에 차질이 생기면 안되기 때문이고 미국으로서는 북측의 핵무기 대량생산을 조기에 차단해야 하고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재선에 대비해야하기 때문이다. 우리로서는 북미 대화가 나쁠 것이 없지만 문재인 정부의 입지가 날로 약화되는 것이 안타깝다. 우리의 입지가 강화되는 것은 트럼프가 우리의 입장에 동조해 주고 우리의 자율성을 보장해 주어 대북 지렛대를 만들어 주는 것인데 오히려 그는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우리의 발목을 강하게 잡고 북측과 돈이 드는 일은 아무 것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북측도 핵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의 입지를 높여주지 않고 있다. 우리는 어떤 일이 있어도 평화의 모멘텀은 이어가야 하는데 얽힌 실타래를 풀 혜안과 ‘제갈 량’은 없는 것인가?

 

전현준 (우석대학교 초빙교수, 한반도평화포럼 부이사장)

   
 

1953년생으로서 전남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북한문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통일연구원에서 22년간 재직한 북한전문가이다.

2006년 북한연구학회장 재직 시 북한연구의 총결산서인 ‘북한학총서’ 10권을 발간하여 호평을 받았다.

그 동안 통일부 자문위원, NSC자문위원, 민주평통 상임위원 등을 역임하였고, 고려대학교, 동국대학교 등에서 강의하였으며 민화협, 경실련 등 시민단체에서도 활동하였다.
현재는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는 「김정일 리더쉽 연구」, 「김정일 정권의 통치엘리트」, 「북한 체제의 내구력 평가」, 『북한이해의 길잡이』 등 다수의 저서와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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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가르침을 다시 들으니

스승의 가르침을 다시 들으니

신상환 2018. 12. 23
조회수 84 추천수 0
 

 

법향만리(法香萬里)를 생각한다

- 삼동 린포체 서울 법문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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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월 18일 화요일, 서울 법련사에서 삼동 린뽀체 서울 법회가 열렸다. 이 법회를 후원한 자비선사의 지운 스님께서는 지난번 티벳 고승을 모시고 대론(對論)했던 ‘중론, 그 지혜를 논하다’의 두 번째로 이번 일을 기획하고 계셨다. 그러나 ‘스승의 스승’인 삼동 린포체와 대론이란 상상할 수도 없는 일, 그저 귀한 말씀을 들어보는 자리가 나을 듯해서 ‘밀교와 공사상’이라고, 어찌 되었든 티벳 불교에서 강조하는 공사상에 대해서 들어볼 기회를 마련하게 되었다.
 
 “제 이야기는 다음에도 들을 수 있으나 경주에서 열리는 삼동 린포체의 법문은 다시 접하기 어려운 일이니 그쪽으로 가시라!”
  
 1년을 계획표대로 움직이는 중관학당의 겨울캠프 일정과 겹쳐 경주에서 직접 배울 기회를 놓친 대신에 지운스님과 나란다 불교학술원 원장인 박은정 선생의 공덕으로 서울에서도 귀한 말씀을 들을 자리를 열게 되었다. 
 
 삼동 린포체, 각기 다른 넓이와 깊이로 다가올 분이시지만 ‘나에게는 이렇게 들린 것(이다)’는 ‘에밤 마야 스루땀(evam maya srutam)’, 한역의 ‘여시아문(如是我聞)’을 흉내 내면, 반세기 동안 사부님의 친구이신지라 마음 한 쪽을 아리게 하는 분으로 다가온다. 녹야원으로 유명한 사르나스의 티벳 고등 연구소(CIHTS, Central Institute of Higher Tibetan Studies)의 부총장(인도의 대학 총장은 수상이 겸직한다)으로 재직하던 시절, 무수한 제자들을 배출하셔서 당신에게는 그저 그런 1/N로, 기억 너머의 1인이겠으나 사부님 인연 덕분에 20여 년 전부터 뵐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사르나스 출신의 선생들은 모두 당신의 제자들이니 샨띠의 인도-티벳학과의 사르나스 출신 동료 선생들은 모두 당신의 제자들, 당신의 ‘전설’에 대해서는 인이 박히게 많이 들었다. 떠나온 곳을 생각하게 만드는 분이시라 법문만 듣고 ‘스르르’ 사라질 생각이었는데 법련사 대법당으로 올라오는 계단에서 지운 스님과 동행하는 삼동 린포체와 마주쳤다. 
 
 “게라, 로 니쑤 뇌라 나 샨띠니께따니 케랑 텔빠인. (선생님, 20년 전에 샨띠에서 뵈었습니다)”
 “로 니쑤 뇌라! (20년 전이라)”

 

삼동린초체1-.JPG 
 
 스치기만 해도 느끼게 되는 ‘너희들 공부 안 하냐!’는 얼음짱 같은 냉기, ‘존재 자체로 쫄게’ 만드는 분이셨는데 당신의 손을 맞잡는 순간 느껴지는 기력이 쇄한 노친네의 기운, 마음 한구석이 아려왔다. 노사(老死)를 통한, 그 육체적인 쇄함을 통해서도 다가오는 ‘항상한 것은 없다’는 그 깊은 여운을 뒤로 하고 시작한 법문은 ‘당신’다우셨다. 그나마 달라이 라마 존자님께서 강조하시는 불교를 먼저 받아들인 한국이 상가의 전통에 따르자면 사형에 해당한다는 것이 당신께서 하실 수 있는 유머라면 유머? 
 
 청한 법문의 주제가 ‘밀교와 공사상’인지라 밀교 입문, 즉 관정(灌頂)을 받지 않은 이들이 들어도 되는 이야기만 하시겠다고. 
 
 “전해진 것만 말해라!”
 
 인도로 망명 올 때 몸에 지니고 오셨다는 샨띠 데바의 ‘입보리행론’이 전해진 배경이 떠올랐다. 나란다 대학에서 ‘두쎄 쑴바’, ‘먹고 자고 싸는 것만 아는’ 삼식이, 즉 바보가 헛소리를 할까봐, 다른 도반들이 자신들이 모르는 이야기를 할까봐 전승된 것만 청한 덕에 샨띠 데바는 앞으로 올 법을 설할 기회를,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배울 기회를 놓쳤다. 청한 자들이 그것을 청했기 때문에. ‘당신에게 다른 주제의 말씀을 청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잠시 스쳤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것이 두루 존재하는, 편재(遍在)하는 법이다. 대중 법문의 주제로 ‘고수는 터칭이 다르다’는 것만 확인하면 충분할 수도 있었겠으나 ‘언제 다시 당신의 말씀을 들을 기회가 있을까?’를 생각하니 청법의 수준을 깊게 생각하지 못한 것이 깊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티베트 고승의 법문을 들을 때 크게 가닥을 잡아야 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그가 어느 종파에 속한 가르침인지부터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현밀쌍수를 강조한다지만 닝마빠나 까귀빠는 밀교에 강조의 방점을, 그리고 샤카파나 게룩파는 현교의 전통에 강조의 방점을 찍는다. 쌍수(雙修), 즉 함께 닦는다지만 말이다.
 티베트 망명 정부의 총리를 역임하셨으나 삼동 린포체는 기본적으로 게룩파의 교학체계를 따르신다. 이것은 당신 말씀이 게룩빠의 전통에 따른 것으로, 격렬한 종파 투쟁의 시기에 승리하여 티베트인의 90%를 차지하는 절대적인 가르침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는 말이다.
 
 간략하게 현밀쌍수의 전통을 정리하자면 현교는 바라밀다승(波羅密多乘), 즉 지혜를 강조하는 점수적인, 그리고 밀승(密乘)은 이것을 축약, 압축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어떤 종파가 되었든 티베트 불교에서는 보리심과 공성의 지혜를 강조하는데 게룩파에서는 현교의 바탕이 되어 있지 않는 경우, 아예 입문의 벽마저 높이 쌓아둔다. 즉, 보리도(菩提道), 그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보리심과 공성의 지혜로 나누는 데는 차이가 없지만 게룩파에서는 밀교 수행의 경우, 그 ‘축약과 압축’에 강조의 방점을 찍어두고 있는 셈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중생 구제’라는 서원을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는 하늘’이라는 도솔천에서 세워 삼아승겁 동안 복덕과 지혜의 공덕을 쌓아 금생에 깨달음을 이루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불교 신화의 바탕이다. 밀교는 삼아승겁이라는 긴 세월 동안 중생이 당할 고통에 대한 강한 연민심으로 금생에 깨달음을 이루겠다는 원력 때문에 생긴 것이다. 그만큼 강한 연민심이 바탕이 되어 있어야만 가능한 길, ‘중생 구제’라는 대승의 ‘더불어 함께’ 하고자 하는 길에서 그 원력의 크기와 근기가 현교와 밀교를 가르는 경계선인 것이다. 
 

 티베트불교를 이루는 기본적인 틀인 ‘공덕=복덕+지혜’에서 강조되어야 마땅한 지혜는 번뇌장과 소지장의 소멸을, 즉 한역 전통의 아공법공을 적용할 경우, 명확하게 그 그림이 그려진다. 달라이 라마 존자님께서 강조하시는 ‘공성의 지혜’란 일상을 관통하는 지혜로운 삶, 항상 깨어 있는 그 삶을 뜻할 뿐, 그다지 특별한 가르침도 아니다. 그렇게 살지 못해서 문제지. 
 
 2시간 동안 당신의 법문이야 본존불 수행, 죽음 그 이후까지도 수행의 영역을 확장하는 ‘바르도(Bar do)’ 수행, 법신을 위주로 한 삼신불 수행, 부처님의 32상 80종호를 그 대상으로 삼는 것 등, ‘과(果)로 인(因)을 삼는’ 수행법 등에 관한 것들이었다. 청법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시간이 지나자 모인 분들과의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다.
 
 ‘보리심과 공성의 지혜, 즉 바른 견해가 없는 수행은 사견(邪見)일 뿐이다.’
 
 순간, 한국의 티벳 불교에 대한 경향성, 기복과 밀교에 대한 경향성 생각나고, 티벳에서 유일무이하게 ‘판디타(현자)’라는 칭호가 붙은’ 샤카 판디타가 언급한 ‘짐승의 수행법’이 떠올랐다.
 
 ‘명상하면 듣고 (배울) 필요가 없다’는 것은
 어리석은 자의 심지心地가 좁은 말이다.
 듣고 (배움이) 없는 명상이란 다만
 애써 (노력)해도 짐승의 수행법이다.
 -졸역, 『티벳 현자의 말씀』,  441. [9-43]번 게송.
 
 ‘사견’이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해 주시니 청법을 제대로 한 것 같기도 하지만 ‘공성의 지혜’라는 게 널리 알려지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경주에서 이곳 서울까지 올 때 매우 빠른 열차를 타고 왔습니다. ...”
 
 당신께서는 자비심과 공성의 지혜에 대해서 강조하시면서 현교에서 배우는 여러 교학적 바탕을 ‘중생 구제의 발원’만큼 빠르게 배워야만 밀교의 입문이 가능하지, 그것을 빼놓고는 결코 밀교를 수행할 수 없다고 반복 또 반복하셨다.
 한국 스님들에 대한 존경을 내려놓은 한국의 불자들은 그 대체제로 티베트 스님들을 찾는다. 즉 ‘Made in Korea’ 대신에 ‘Made in Tibet’를 찾는 셈이다. ‘공급자’가 백만 가지 상품을 팔 때 ‘수요자’는 오직 하나 상품, 즉 복만 바란다. 불자들이 ‘공성의 지혜’를 배울 자세를 갖추지 않으면 달라이 라마 존자님의 가르침, 공성의 지혜는 그저 그림 속의 떡일 뿐이다.  
 
 ‘스승의 가르침에 대한 존경이 좀 더 빨리 성취를 이루게 도와줍니다.’
 
 그 가르침에 따라 살려 하지 않고 그 스승을 경배할 뿐이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
 
 경주 법문 준비하기에도 바빴던 박은정 선생은 서울 법회의 통역을 준비하느라 얼굴에 주름 하나가 더 늘었다. 그 덕분에 무념무상에 대한 대중의 질문을 제대로 옮겼나 약간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 삼동 린포체의 답은 간단했다. 마음은 언제나 분별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무념무상을 지법(止法), 즉 사마타의 경지라고 옮기고 청법을 했으면 어땠을까?’
 
 그럼 뒤따라 나오는 관법(觀法), 즉 위파사나까지 나가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하시지 않았을까 싶어 드는 생각이다. 자신의 말씀이 아닌 용수나 미륵, 즉 인도의 전통에 따른 말씀과 그에 대한 해석이라는 ‘나란다 전통’에 그 근거를 둔, 성현의 말씀을 그 근거로 삼는 성언량(聖言量)에 따라 해석하셨는데, 한국에서 강조되는 이 ‘무념무상’이 ‘마음’에 관한 문제가 아닌 수행의 방법임을, 통역의 차이에서 온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것도 그리 나쁜 게 아니기에.
 
 만약 삼동 린포체에게 남선생에게 ‘형’을 뜻하는 ‘무슨 무슨 다(da)’라고, 여선생에게는 ‘누나’를 뜻하는 ‘무슨 무슨 디(di)’라고 부르는 샨티니께탄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뵈었더라면, 느리고 빠를 차이가 있을 지언정 ‘보리심과 공성의 지혜’라는 그 지나는 길이 같음을  KTX에 대한 비유로 말씀하실 때 일단 한번 틀어보고 답을 기다렸을 것이다. 
 
 ‘비행기를 타고 오는 방법도 있다!’
 
 자리가 자리인지라 티베트 불교에 빠져있는 ‘팔불중도 연기사상을 곧 공’으로 정리한 우리의 중관사상에 대한 전통을, 희론(戱論)의 타파를 강조하는 전통, 선종의 전통에 말씀드릴 기회조차 없었다. 다음에 뵐 기회도 없을 터인데.
 
 큰 스승의 가르침, 그 법향(法香)에 젖어 있는 사이 청전 스님께서 이메일을 보내오셨다. ‘스님께서 이야기 안 하셨다고 해서 제가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곧장 답장을 드렸다. ‘동종업종의 종사자’인 지운 스님에게 귀국 인사를 드린 것에 대해 이미 들었던 바라 언제 즈음 주변 정리 마치고 연락하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딱 열흘’ 후에 연락을 해오셨다. 전화를 드렸더니 ‘아직도 컨테이너에 사냐?’고 걱정부터 ... 
 
 ‘청전 스님은 어떤 법상(法床)에 앉으실까?’ 
 
 ‘내 밥상 차리기도 귀찮다.’고 하실 게 눈에 선하다. 사부님과 은사 스님들에게 헤아릴 수 없는 은혜를 입었으나 고작 여기까지 오지 못함을, 아직도 옮겨야할 저 무수한 말씀들을 생각해 본다. 법향만리(法香萬里), 정법의 그 향기 천하에 두루 퍼지길 바라며, 큰 스승님들이 좀 더 이 세간에 머물러 주시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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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환
1993년 이후 파미르 고원을 넘나들며 인도, 네팔, 티베트 등을 방랑하고 인도 ‘평화의 땅’ 샨티니케탄에서 석·박사 학위를 마쳤다. 한국인으로 최초로 타고르 대학으로 알려진 비스바 바라띠의 인도-티베트학과에서 조교수로 재직하며 티베트 스님 등에게 불교 철학, 중관사상을 가르쳤다. 귀국 후 ‘공성의 배움터 중관학당’을 열어 중관사상에 대한 역경과 집필, 대중 강좌를 하고 있다.
이메일 : patiensk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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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1월 초에 '당일치기'라도 서울 답방해야"

[정세현의 정세토크] "비건, 판문점서 최선희 만났을 가능성"
2018.12.22 12:56:41
 

 

 

 

지난 19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방한했다. 인천국제공항에 들어서자마자 대북 인도적 지원 카드를 꺼내며 북한과 협상에 대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낸 비건 특별대표는 20일 판문점을 전격 방문했고 이어 21일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통해 오는 26일로 예정된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이 예정대로 열리게 됐다고 밝혔다. 

비건 특별대표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미국이 정치 일정이 있어서 좀 쫓기게 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정 전 장관은 "그동안 미국은 북한에 비핵화 상응조치에 대한 아무런 전망도 주지 않으면서 일단 압박하는 식으로 일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북한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단식 농성과 비슷하게 버티다 보니 인도적 지원과 같은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 장관은 또 비건 특별대표가 판문점에서 북한 관계자와 접촉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비건 특별대표가 오전 10시에 판문점에 올라갔다가 오후 1시에 나왔다고 하던데 이정도 시간이면 누군가를 만나고 왔을 수 있다"며 "비건 특별대표가 19일에 입국하면서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았나. 이 메시지가 북한으로 하여금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가지게 만들지는 않을지라도, 비건-최선희의 만남을 성사시킬 정도는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과 관련, 정 전 장관은 "서울에서 꼭 2박 3일 동안 있을 필요는 없다"며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생각을 직접 들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지난 5월 26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의 정상회담처럼 하루만 해도 된다. 사실 2박 3일 동안 정상회담을 한다고 해도 실제 회담은 하루에 다 하지 않나"라며 "남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야기를 정확히 듣고 가는 것이 김 위원장의 전략 수립에도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실무진한테 듣는 것보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듣는 것이 훨씬 더 깊이 있는 내용을 전달받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실무진으로부터 보고를 받으면 부정확한 내용이 전달될 수도 있다"며 "내년 1월 2일에 북미 정상회담을 할 것이 아니라면 1월 초에 서울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인터뷰는 21일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박인규 이사장과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판문점에 들렀습니다. 미국에서는 애초에 비건 특별대표의 판문점 방문을 공개하지 않으려 했다고 하는데요. 일단 공식적으로는 공동경비구역(JSA)의 변화된 모습을 시찰하기 위해 간 것이라고 하던데 비건 특별대표가 이 시점에 판문점에 간 이유가 무엇일까요?  

정세현 : 사실 시찰하는데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비건 특별대표가 오전 10시에 판문점에 올라갔다가 오후 1시에 나왔다고 하던데 이정도 시간이면 누군가를 만나고 오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든 누구든 북한 관계자를 만나고 온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비건 특별대표가 19일에 입국하면서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았습니까? 이게 북한에 전달하는 메시지가 됐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메시지가 북한으로 하여금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가지게 만들지는 않습니다만, 비건-최선희의 만남을 성사시킬 정도는 됐을 수 있습니다. 또 양측 실무진들의 만남으로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간의 회담 동력이 살아난다면 이는 정상회담 동력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정치 일정이 있어서 지금 오히려 좀 쫓기게 된 것 같습니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에 비핵화 상응조치에 대한 아무런 전망도 주지 않으면서 일단 압박하는 식으로 일을 진행해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단식 농성과 비슷하게 버티다 보니 인도적 지원과 같은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프레시안 : 그런데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려면 미국이 북한의 대북 제재를 완화해주겠다는 일종의 보장이 필요하지 않은가요? 

정세현 : 북한 입장에서는 그런 부분에 대한 탐색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비건 특별대표는 제재 완화에 대해 확실하게 보장해줄 수 있는 인사는 아닙니다. 김영철-폼페이오의 회담에서나 그러한 그림을 그릴 수 있죠. 그래서 비건 특별대표가 제재 완화 등의 이야기가 아닌 인도적 지원 이야기를 꺼낸 것으로 보입니다.  

또 미국 입장에서도 이제와서 유엔 안보리나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완화를 공식적으로 이야기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인도적 지원 문제부터 꺼내보는 것이죠. 어제 실제로 비건-최선희 만남이 이뤄졌다면 어디까지 이야기가 됐는지가 중요합니다. 즉 최선희 부상의 반응이 어땠는지가 앞으로 북미 간 협상을 전망해볼 수 있는 핵심 요인입니다. 

트럼프 정부는 10월 이후에 제재 이야기를 하기도 했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새해에 빠른 시일안에 정상회담을 하자고 했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전에 북한에 핵목록을 요구하지 않겠다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미국이 북한에 무엇을 해줄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었죠.  

이런 상황에서 김영철 통전부장이 이들의 공개된 발언만 믿고 다시 뉴욕에 갈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사전 탐색 작업이 필요하고, 그 채널은 비건-최선희가 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프레시안 : 그런데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미국이 북한에 비핵화에 대한 상응조치를 주지 않을 경우 북한이 '플랜B'를 생각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는데요. 

정세현 : 북한은 지난 11월 8일 김영철 통전부장과 폼페이오 장관 간 고위급회담이 불발된 이후 자력갱생에 대해 언급한 바 있습니다. 또 유엔에서 북한에 대한 인권결의안이 채택된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고요.  

그러다 지난 16일 북한 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은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담화에서 "(미국이) 우리에 대한 제재 압박과 인권 소동의 도수를 전례없이 높이는 것으로 우리가 핵을 포기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타산하였다면 그보다 더 큰 오산은 없다"면서 "오히려 조선반도 비핵화로 향한 길이 영원히 막히는 것과 같은 그 누구도 원치 않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스티브 비건(왼쪽)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1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런 언행을 보면 북한이 실제로 '플랜B'를 준비한 것 같긴 합니다. 그런데 정상적인 국가라면 어디든 '플랜B'는 가지고 있는 겁니다. 이걸 실제로 사용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죠. 그런데 아직 가동단계는 아닌 것 같습니다.  

또 북한은 그동안의 경험으로 자신들이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을 쓰면 미국이 뒤에서 슬그머니 다가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걸 노리고 '플랜B'를 드러내고 있는 것일수도 있죠. 

즉 북한이 '플랜B'를 가동할 수 있다는 식으로 메시지를 내놓으면 미국이 움직일 거라는 북한의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비건 특별대표가 한국에 오자마자 인도적 지원이라는 메시지를 꺼내기도 했고요. 결과적으로 미국의 대북 판단은 틀렸고 북한의 대미 판단은 맞은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북핵 문제를 역사적으로 되돌아보면, 미국이 그동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고차원적인 전략을 쓴 것 같지만, 사실 실제로 전략이라고 말할 것도 별로 없었습니다. 북한이 죽기살기로 덤비면 슬그머니 뒷문을 노크하는 경우가 많았죠.  

프레시안 : 북미 간 협상이 지지부진 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내년 1~3월에 비핵화가 본 궤도에 오르느냐가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정세현 : 미국 하원의 다수당이 민주당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그런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민주당이 하원을 열자마자 그러지는 못하겠지만, 트럼프 대북 정책에 하나 둘 씩 제동을 걸 가능성은 높습니다. 그러니까 민주당이 사사건건 제동을 걸기 전에 북미 간 2차 정상회담을 해야 하고, 이를 통해 비핵화와 상응 조치에 대한 로드맵이 나와줘야 합니다. 

북미 2차 정상회담에서는 일단 중요한 원칙만 합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너무 구체적인 부분까지 합의하려고 하면 그건 '액션 플랜'이나 다름없으니, 정상 수준에서는 테두리만 정해주고 뒤이어 북미 고위급 회담을 열어서 구체적 플랜을 짜야 합니다. 이게 2월 내에 이뤄지는 것이 가장 좋죠.  

물론 실제 이렇게 된다고 해도 구체적인 이행에는 난관이 많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력을 가지고 밀고 나갈 수 있는 것부터 밀고 나가기 위해서라도 내년 초에 정상회담이든 합의든 일정한 결과물이 있어야 합니다.  

프레시안 : 합의 이행과 관련해서 북핵 검증에 중국이 같이하면 검증 절차가 보다 원활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는데요.  

정세현 : 미국 단독 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 핵 시설 검증에 들어가면 객관적으로 검증이 완료됐음에도 북한에 "더 있는 것 아니냐, 숨기고 있는 것 없냐"라는 식으로 나올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우려하는 지점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그래서 북한은 비핵화에 대한 상응조치가 없을 경우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한다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여기서 중국이 검증에 함께하면 미국이 일방적으로는 하지 못할 겁니다. 그러면 북한도 미국 단독으로 하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심할 수 있고요. 그렇게 되면 검증 과정이 보다 부드럽게 진행될 수 있겠죠.  

김정은, 당일치기라도 서울 와야  

프레시안 : 올해도 이제 열흘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요. 연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한 방문도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입니다.  

정세현 : 그런데 서울에서 꼭 2박 3일 동안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지난 5월 26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했던 정상회담처럼 하루만 해도 됩니다. 사실 2박 3일 동안 정상회담을 한다고 해도 실제 회담은 하루에 다 하지 않습니까? 비행기로 이동하면 큰 번거로움 없이 진행할 수 있습니다.  
 

▲ 지난 5월 26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의 안전이라든가 아니면 김 위원장의 방남을 반대하는 남한의 시위를 목도할 것이 우려돼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면 한라산을 간다든가 하는 행사를 대폭 축소하고 정말 회담만 하면 됩니다. 아침에 와서 오전에 회담하고 같이 점심 먹고 오후에 떠나는 식으로도 할 수 있습니다.  

계속 강조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에 오면 말을 행동으로 옮긴다는 진정성 측면에서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도 그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죠. 

또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서도 남한에 왔다 가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워딩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고 북한의 이야기를 제대로 해석할 수 있는 건 남한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남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야기를 정확히 듣고 가는 것이 김 위원장의 전략 수립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야기를 정확하게 들어야 비핵화 프로세스를 시작하면서 미국으로부터 어떤 상응 조치를 받아낼 수 있을지 제대로 전망하지 않겠습니까?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실무진한테 듣는 것보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듣는 것이 훨씬 더 깊이 있는 내용을 전달받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실무진으로부터 보고를 받으면 부정확한 내용이 전달될 수도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정확한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여과 없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내년 1월 2일에 북미 정상회담을 할 것이 아니라면 1월 초에 서울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프레시안 : 김 위원장이 결국 올해 내려오지 않는다면, 신년사를 통해서라도 무엇인가 입장을 내놓지 않을까요? 

정세현 : 북미 정상회담이 완전히 물 건너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도 미국 측의 온당한 자세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보낼 겁니다. 갑자기 핵-경제 병진 노선으로 돌아가겠다, 미사일 발사하겠다는 식의 어리식은 언행은 하지 않을 겁니다. 

북미관계에서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식으로 이야기한다면 남북관계에서도 '우리 민족이 마주잡은 손을 놓지 말고 민족의 번영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프레시안 : 북미 간 협상이 교착 상태이긴 하지만 제재 아래에서라도 남북관계를 진전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일부에서는 유엔 안보리 제재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북한에 원유를 보내자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정세현 : 제재를 있는 그대로 해석하자면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현실적으로는 실현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지난 8월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북한 지역 철도 시범 운행을 실행하려다가 취소된 이유가 철도에 기름을 싣고 들어가는 것에 대해 미국이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원유를 지원하겠다고요? 쉽지 않을 겁니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 편만 들어서는 안됩니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잡아 놓았는데 미국이 여기서 빠져나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북핵 문제는 이 문제의 출제자인 미국이 "이정도면 됐어"라고 판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수험생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면 안됩니다. 출제자와 수험생 양쪽을 왔다갔다 하면서 출제자가 후하게 채점해주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가동 문제도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미국에 사안 별로 풀어가자는 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미국이 남북관계와 관련해 계속 발목을 잡아두는 것으로 비춰지면 국민들이 미국에 대해 달리 생각할 수 있으니, 한미관계를 계속 긍정적으로 이어 나가려면 일정 부분 조치가 필요하다는 논리로 이야기해야 합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이 문제를 접근할 필요도 있습니다. 우리 중소기업들의 생명선이나 다름없는 대북 진출은 허용해줘야 하지 않겠냐, 금강산 관광만 해도 현대뿐만 아니라 협력업체들이 많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은 남한 민생에도 영향이 있다고 설득해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양해를 구하는 자세로 하나씩 가져가야 합니다. 그렇게 미국의 체면을 세워줘야 미국도 북핵 문제 해결에서 심통을 부리지 않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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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만납시다" 김용균의 글, 3000명 목소리 됐다

범국민추모제 이어 청와대 행진... 희생자 부모들 "도와주세요"

18.12.22 21:15l최종 업데이트 18.12.22 21:26l

 

눈물 흘리는 고 김용균, 고 이민호 부모 태안화력발전소 고 김용균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과 죽음의 외주화 중단을 촉구하는 범국민추모제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 부근 파이낸스빌딩앞에서 열렸다. 고 김용균씨의 부모와 지난해 제주에서 현장실습 도중 사망한 고교생 고 이민호 군의 부모가 눈물을 흘리고 이있다.
▲ 눈물 흘리는 고 김용균, 고 이민호 부모 태안화력발전소 고 김용균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과 죽음의 외주화 중단을 촉구하는 범국민추모제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 부근 파이낸스빌딩앞에서 열렸다. 고 김용균씨의 부모와 지난해 제주에서 현장실습 도중 사망한 고교생 고 이민호 군의 부모가 눈물을 흘리고 이있다.ⓒ 권우성
 "내가 김용균이다, 비정규직 철폐하라!"
"내가 김용균이다, 위험의 외주화 중단하라!"
"내가 김용균이다, 대통령은 사죄하라!"

 
광화문 일대에서 "내가 김용균이다"라는 구호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수많은 노동자와 시민들은 김용균씨의 얼굴이 담긴 피켓과 함께 김씨가 사진을 통해 남긴 메시지인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를 외쳤다. 
 
아들을 잃은 부모는 쏟아지는 눈물을 참지 못하면서도 "지금도 위험에 노출돼 있는 아들의 동료들이 하루 빨리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나라가 책임 있게 행동하길 바란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3000여 명 인파의 발걸음과 구호는 청와대 앞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청와대로 가는 길의 가로수 사이사이에 "내가 김용균이다"라고 적힌 검은 리본을 매달기도 했다.
 
엄마의 눈물 "널 지키지 못한 것,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갈게"
 
 
청와대 향하는 고 김용균 추모범국민대회 참가자들 태안화력발전소 고 김용균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과 죽음의 외주화 중단을 촉구하는 범국민추모제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 부근 파이낸스빌딩앞에서 열렸다. 고 김용균씨의 부모와 지난해 제주에서 현장실습 도중 사망한 고교생 고 이민호 군의 부모, 스스로 목숨을 끊은 마포구 아현동 철거민 고 박준경씨 유가족을 비롯한 참가자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청와대 향하는 고 김용균 추모범국민대회 참가자들 고 김용균씨의 부모와 지난해 제주에서 현장실습 도중 사망한 고교생 고 이민호 군의 부모, 스스로 목숨을 끊은 마포구 아현동 철거민 고 박준경씨 유가족을 비롯한 참가자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권우성
 태안화력발전소 고 김용균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과 죽음의 외주화 중단을 촉구하는 범국민추모제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 부근 파이낸스빌딩앞에서 열린 가운데, 고 김용균씨 부모가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고 김용균씨 부모가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권우성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를 추모하게 위해 시민대책위와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이 22일 오후 5시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범국민추모제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위험의 외주화 즉각 중단 등을 요구했고, 추모제를 마친 뒤에는 "대통령을 만나 사회적 타살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며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이날 추모제에 참석한 김씨의 부모 김해기·김미숙씨도 아들의 얼굴이 그려진 플래카드를 든 채 청와대 행진 대열의 맨 앞에 섰다. 추모제 시작 전부터 눈물을 쏟아낸 두 사람은 청와대로 나아가면서도 연신 손수건으로 얼굴을 감싼 채 눈물을 닦아냈다.
 
추모제 무대 위에 오른 어머니 김미숙씨는 아들을 향한 그리움을 절절히 토로하면서 "용균이가 바라던 세상을 만들려면 국민 여러분의 응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보고 싶고, 만지고 싶고, 얼굴 부비고 싶은 용균아. 너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데 이 엄마는 어떻게 살라고 어디로 간 거니. 너 하나만 바라보며 너의 곁에 있고 싶은 게 엄마의 큰 욕심이었는지, 하늘은 왜 이리 내게 가혹한지 모르겠다. 지금은 오로지 네가 바라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그것만 생각하고 산단다. 그렇게 너를 지키지 못한 것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갈게.
 
이 나라가 정치를 제대로 하지 못한 까닭으로 스물네살 꽃다운 청춘이 무너져버린 것에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비록 우리 아이는 원통하게 갔지만 여전히 위험에 노출돼 있는 아들 동료들이 하루 빨리 위험에서 벗어나길 바랄 뿐입니다. 용균이 바람대로 대통령을 만나 정규직 전환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합니다. 국민 여러분이 도와주셔야 이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응원해주세요, 동참해주세요. 그러면 저는 끝까지 싸울 수 있고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옆에서 흐느끼던 아버지 김해기씨는 "잘못된 원청 책임자들과 이렇게 아이들이 죽을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놓은 정부가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본다"라며 "우리가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루기 위해 여러분께서 한 마음, 한 뜻으로 똘똘 뭉쳐줬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함께 슬퍼하는 고 김용균-고 이민호 어머니 태안화력발전소 고 김용균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과 죽음의 외주화 중단을 촉구하는 범국민추모제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 부근 파이낸스빌딩앞에서 열렸다. 고 김용균씨와 지난해 제주에서 현장실습 도중 사망한 고교생 고 이민호 군의 어머니가 함께 슬퍼하고 있다.
▲ 함께 슬퍼하는 고 김용균-고 이민호 어머니 고 김용균씨와 지난해 제주에서 현장실습 도중 사망한 고교생 고 이민호 군의 어머니가 함께 슬퍼하고 있다.ⓒ 권우성
 "문 대통령, 영정 속 김용균에 사과해야"
 
이날 추모제에는 지난해 제주에서 현장실습 도중 목숨을 잃은 고 이민호군의 부모도 참석해 함께 눈물을 흘리며 김씨 부모를 위로했다. 이군의 아버지 이상영씨는 직접 무대에 올라 "아직 꽃봉오리도 피지 못한 애들을 죽게 만드는 게 나라인가, 이게 나라입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가 이 자리에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막막합니다. 민호가 그렇게 저희 곁을 떠나고 두 번 다시 이런 사고는 없길 빌었는데... 왜 바뀌지 않을까요. 왜 젊은 청춘들의 목숨을 빼앗아갈까요. 기업체를 관리·감독하는 기관의 자세가 잘못됐기 때문입니다. 노동부와 산업안전공단은 한결같이 사고 전엔 안전점검의 의무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 두 곳은 노동자의 안전을 책임지는 곳입니까, 기업체에 노동력을 지원하는 기관입니까.
 
민호의 죽음도 힘들고 괴로웠는데 연이어 터지는 사고를 보며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사고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입니다. 기업은 오로지 돈, 돈, 돈이 목적이기 때문에 (정부는) 중대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체를 다시는 운영할 수 없게끔 벌금을 내리는 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우리 애 회사가 벌금 2000만원을 물을 거랍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사람 목숨이 2000만원 밖에 안 돼요?"

 
추모제에는 여러 비정규직 노동자도 참여했다. "발전소에서 20년째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아가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이태성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는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은) 시신이 수습되기도 전에 옆 벨트를 돌려 전기 생산을 계속하려고 했다"라며 "그의 죽음을 대면하는 한국서부발전의 악랄함과 생명을 중시하지 않는 태도, 하청업체와 짬짜미해 사건을 은폐하려는 만행을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앞서 1100만 비정규직이 문 대통령에게 절규했고, 대통령을 만나 우리의 아픔과 고통을 전달하려고 했지만 대통령은 침묵했다"라며 "용균이가 죽지 않도록 책임을 다하지 않은 저도 죄인이다, 시민 여러분께서 용균이의 죽음을 애도하고 유가족의 아픔에 함께 해달라"라고 덧붙였다.
 
 
검은리본 묶으며 오열하는 고 김용균 아버지 태안화력발전소 고 김용균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과 죽음의 외주화 중단을 촉구하는 범국민추모제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 부근 파이낸스빌딩앞에서 열렸다. 청와대앞까지 행진을 한 고 김용균씨 부모가 도로변에 '내가 김용균이다'가 적힌 검은 리본을 묶으며 오열하고 있다.
▲ 검은리본 묶으며 오열하는 고 김용균 아버지 청와대앞까지 행진을 한 고 김용균씨 부모가 도로변에 '내가 김용균이다'가 적힌 검은 리본을 묶으며 오열하고 있다.ⓒ 권우성
청와대 행진 후 서로 위로하는 유가족들 태안화력발전소 고 김용균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과 죽음의 외주화 중단을 촉구하는 범국민추모제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 부근 파이낸스빌딩앞에서 열렸다. 청와대앞까지 행진을 마친 고 김용균씨의 부모와 지난해 제주에서 현장실습 도중 사망한 고교생 고 이민호 군의 부모, 스스로 목숨을 끊은 마포구 아현동 철거민 고 박준경씨 유가족이모여 용기를 잃지 말자며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 청와대 행진 후 서로 위로하는 유가족들 청와대앞까지 행진을 마친 고 김용균씨의 부모와 지난해 제주에서 현장실습 도중 사망한 고교생 고 이민호 군의 부모, 스스로 목숨을 끊은 마포구 아현동 철거민 고 박준경씨 유가족이모여 용기를 잃지 말자며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권우성
  전날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노숙 농성을 한 '대통령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의 기아차 비정규직지회장은 "(김씨의) 어머님·아버님께서 청와대 앞에서 밤을 샜다는 소식을 듣고 저희 한 명, 한 명의 손을 잡아주시며 고맙다고 하시더라"라며 "15년 동안 비정규직을 없애겠다며 싸워왔지만 그러지 못했고 그런 와중에 또 스물네살 청년이 죽었는데 그의 부모님께 고맙다는 말을 들으며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이 죽음에 정말 아파한다면 대통령이 약속했고 당장 할 수 있는 일인 공공부문 비정규직부터 먼저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라며 "더 이상 비참한 죽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문 대통령, 비정규직과 만납시다"라고 강조했다.
 
구일역에서 비정규직 역무원으로 근무하는 29세 황지민씨도 "바로 옆 구로역엔 코레일 소속의 정규직 역무원이 있는데 저와 동일한 업무를 한다, 하지만 저는 최저임금, 장시간 노동, 최악의 처우에서 근무한다"라며 "지난 9월 15일 비정규직 역무원이 홀로 역사를 지키다 뇌출혈로 쓰려져 숨졌다, 그래서 김용균의 죽음은 그 죽음을 떠올리게 하며 '내가 바로 김용균'이라고 말하게 만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비정규직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문 대통령에게 이 사슬을 끊어내자고 말하고 싶다"라며 "문 대통령은 영정 속 김용균과 여기 선 수많은 김용균,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 1100만 김용균에게 미안하다고 해야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태안화력발전소 고 김용균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과 죽음의 외주화 중단을 촉구하는 범국민추모제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 부근 파이낸스빌딩앞에서 열렸다. 주최측이 준비한 고 김용균씨의 모습을 한 조형물이 청와대앞에 놓여 있다.
주최측이 준비한 고 김용균씨의 모습을 한 조형물이 청와대앞에 놓여 있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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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수리아철수 결정으로 동맹국들 및 세력들 대 혼란에 빠졌다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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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8/12/23 13:06
  • 수정일
    2018/12/23 13:0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미군 수리아 철수는 수리아 반군세력들에게 큰 타격이다
 
번역, 기사 이용섭 기자 
기사입력: 2018/12/23 [11:35]  최종편집: ⓒ 자주시보
 
 

미군 수리아철수 결정으로 동맹국들 및 세력들 대 혼란에 빠졌다

 

지난 12월 19일 전격적으로 발표된 수리아 주둔 미군철수결정은 그간 수리아와 중동지역에서 미군들에게 의존을 하고 있던 수 많은 동맹국들과 세력들에게 대혼란을 가져다주었다.

 

우선 미군들과 함께 국제연합군을 맺어 수리아전에 참전을 해왔던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 등이 대 혼란에 빠져들었다. 이미 보도를 한 바와 같이 프랑스는 미군들이 수리아에서 철군을 한다 해도 테러집단들을 완전히 격퇴할 때까지 자국의 군대를 철수시키지 않고 계속 전투를 하겠다고 발표를 하였다. 또 영국은 미국의 공군들이 미군들이 철수하고 난 후 미 공군을 대신하여 계속적으로 폭격을 가하겠다고 선언하였다. 이스라엘 역시 미군들이 수리아에서 철군을 한 후에 더욱더 강력하게 수리아를 공격하겠다고 네타냐후가 발표를 하였다.

 

또 수리아 내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차지하기 위해 미군들에 의존을 하여 이슬람테러집단들과 대대적으로 전투를 벌여왔던 수리아 영토내의 꾸르드 민병대(수리아 민주화부대-SDF)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그동안 수리아 북부와 동부에서 꾸르드 민병대들은 미군들의 지원을 얻고 이슬람국가와의 전투에서 많은 지역을 획득하였었다. 그런데 이제 그들은 이슬람국가 뿐 아니라 뛰르끼예군과의 힘겨운 전투를 벌여야 할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또 큰 타격을 받은 세력들은 소위 수리아 반군세력이라고 불리우던 극단적 야당세력들이다. 그들은 미국을 등에 업고 수리아 현 정부를 이끌고 있는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몰아내고 자신들이 수리아 정권을 획득하겠다고 정부군을 상대로 치열한 전투를 벌여왔었다. 하지만 이제 미군들이 철수를 하게됨으로서 그들은 끈 떨어진 갓 신세로 전락을 하게되었으며, 미군들이 완전 철수를 하고 난 다음에 철저하게 소멸이 될 것으로 전망이 된다.

 

이처럼 지난 12월 19일 발표된 수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에 관련 동맹국들과 세력들이 커다란 혼란에 빠져들었다. 물론 미국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미국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군사과계정책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제임스 메티스 국방부장관이 미군철수 결정 발표이후 즉각 사퇴를 선언하였다. 또 미국 연합군의 수리아 특사 역시 사퇴를 한다고 발표를 한 상태에 있다.

 

이와 같은 수리아 주둔 미군철수 발표 이후 대 혼란에 빠져든 미국과 그 동맹국들 그리고 세력들이 가지고 있는 혼선에 대해 이란의 이르나는 12월 22일 자에서 “지역에서 미군주둔은 처음부터 실수였다.: 이란 외교부 대변인” “트럼프 수리아를 떠나는 것 외 선택 안이 없다.: 전문가”라는 제목으로 관련 사실을 상세하게 보도하였다.

 

먼저 이르나는 “지역에서 미군주둔은 처음부터 실수였다.: 이란 외교부 대변인”라는 제목으로 수리아 주둔 미군철수 결정에서 미국이 받은 상처에 대해 보도를 하였다.

 

보도에 의하면 중동 지역에서 미군주둔은 처음부터 실수였으며, 항상 지역의 불안의 주요한 요인이었다고 이란 외교부 대변인이 토요일에 말했다. 수리아에서 미군철수와 관련해서 바흐람 까쎄미는 이 지역에 미군의 주둔은 잘 못된 것이며 비합리적이고 긴장을 유발하는 행동으로서 지역의 불안정과 안보불안을 증대시키는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까쎄미 이란 외교부 장관은 ‘최근 수십 년 동안 이 지역 발전에 대한 자세한 조사는 이와 같은 중요한 여러 가지 구실로 이질적인 요소들의 존재는 민감한 지역에서 분쟁을 심화시키는 것 외에는 그 어떤 결실도 맺지 못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하여 중동정세의 불안정의 근원은 바로 미군의 존재였다고 말했다.

 

이르나는 “도널드 트럼프는 목요일에 미군들은 곧 수리아로부터 철수를 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미 국무부장관 마이크 폼페오는 트럼프의 결정은 고위관리들과 협의를 거쳤다며 그는 이 문제에 관해 대통령의 의견에 동의를 한다고 말했다.”고 하여 19일 수리아 주둔 미군철수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 단독으로 한 것이 아니라 고위 관료들과의 협의를 거쳤음을 전하여주었다.

 

한편 보도는 “알려진 바에 의하면 그 결정이 난 뒤에 트럼프와 대립각의 세우고 있는 국방부장관 제임스 메티스가 사퇴를 한다고 발표하였다. ‘당신의 국방부장관을 임명할 권한이 있기 때문에 이런 현안(원문-주제), 저런 현안들에 있어서 당신에게 더 잘 어울릴 것이기에 나는 장관직(원문- 내 위치)에서 물러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사임서의 일부를 트럼프에게 읽어주었다.”고 하여 이번에 전격적으로 발표된 수리아 주둔 미군철수 결정에 대해 미국의 군부당국자들이 강력히 반발을 하고 있음을 전하여주었다.

 

또 이르나는 “트럼프 수리아를 떠나는 것 외 선택 안이 없다.: 전문가”라는 제목으로 현재 수리아 주둔 미군철수 결정에 따른 미국과 그 동맹국들 그리고 세력들이 얼마나 혼란한 상황에 빠져있는 지를 레바논 전문가와의 대담을 통해 보도를 하였다.

 

보도에 의하면 레바논 분석가이자 언론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리아에서의 또 다른 선택 안이 없고, 미국인들에게 있어서 수리아의 발전은 전략적 이익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미군들이 수리아에서 철수를 할 것이라고 선언하였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슬람공화국 통신사(Islamic Republic News Agency - IRNA)와의 대담에서 와씸 바찌는 이 결정은 수리아에서 미국의 동맹인 꾸르드와의 관계를 손상시킬 것이며 미국의 신뢰를 손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바찌는 이스라엘이 미군들의 수리아 철수로 인해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보았다. 바찌는 제임스 메티스 미 국방장관의 사퇴는 도널드 트럼프가 그 어떤 움직임도 없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대통령은 수개월 동안 수리아에서 미군철수를 공언해왔지만 미군 측의 압력 때문에 자신의 결정을 철회하였지만 오늘 이 국면에서 메티스의 사퇴는 결정적인 미군철수결정에 대한 미군 측의 항의를 의미한다고 바찌는 덧붙였다.

 

‘트럼프는 수리아가 이 지역에서 전략적인 성과를 냈다고 여기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는 힘의 균형이 미국이 시리아의 상황을 악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사실 트럼프는 미국의 이익에 피해를 주지 않기를 원했다.’고 레바논 분석가는 설명하였다. 

 

여기서 미국의 이익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말은 곧 세계 곳곳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들의 주둔비용이 대단히 막대하여 미국의 국익에 피해를 준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미국 우선주의, 미국 경제의 활성화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군들이 주둔하고 있는 나라들에게 미군 유지비를 대폭 인상할 것을 강박하고 있다. 하지만 수리아와 같은 나라들에 주둔을 하고 있는 미군유지비에 대해서는 누구에게도 비용을 부담하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따라서 미국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는 수리아 주둔 미군철수를 결정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레바논 전문가이자 언론인인 바찌는 수리아에서 미군철수로 네 개의 세력들이 큰 상처를 입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우선 첫째는 미국이다. 로버트 포드 전 디마스쿠스 미국 대사는 워싱톤은 꾸르드족과의 동맹관계를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결정은 미국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아랍에미레이트의 아랍동맹국이다.’라고 하여 수리아 주둔 미군의 철수는 아랍에미레이트 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지역의 동맹국들에게 큰 피해를 가져다준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셋째는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의 공포와 네타냐후의 일관된 발언들은 그들의 전략적인 퇴각을 보여 준다. 알-딴쁘 기지와 알딴쁘 주둔지(원문-캠프)에서 철수는 수리아와 이라크 사이의 육로가 열리고 이제는 자유로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네 번째는 미국에 의존하며 자국을 파괴한 수리아 반군(원문-야당)세력들이다. 오늘 이 네 번째 세력들은 크게 절망(원문-실망)을 하고 있다. 그는 수리아에서 미국을 대신한 전권을 러시아에 주기로 결정을 했다.’고 강조하였다.

 

이와 같이 바찌는 수리아 주둔 미군들이 철수를 하게 되면 미국, 미국 주도의 국제연합국, 이스라엘, 아랍에미레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아랍동맹국들 그리고 수리아 반군세력들이 커다란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하나하나 정확하게 사례를 들어 전망을 하였다.

 

결론적으로 12월 19일 갑작스럽고 전격적으로 발표된 수리아 주둔 미군철수 결정은 미국의 동맹국들과 그 괴뢰들 그리고 그에 기생을 하며 자신들 집단의 이익을 꾀하던 세력들에게는 커다란 혼란을 가져다주었다. 

 

현재 펼쳐지고 있는 이와 같은 중동정세의 판세는 곧 세계정세의 판세의 한 다면이라고 보면 정확할 것이다. 이제 미국과 서방제국주의연합세력들의 힘은 소진될 대로 소진되어 더 이상 자주적인 국가들에게 커다란 압력으로 작용을 할 수가 없다. 그건 조선반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이렇게 《중동정세 → 세계정세 → 조선반도정세》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중동 및 국제정세를 보아야 한다. 그럴 때에만이 올바른 국제정세 및 조선반도정세를 바라볼 수가 있다.

 

 

----- 번역문 전문 -----

 

지역에서 미군주둔은 처음부터 실수였다.: 이란 외교부 대변인

 

테헤란 12월 22일, 이르나(IRNA) - 이(중동) 지역에서 미군주둔은 처음부터 실수였으며, 항상 지역의 불안의 주요한 요인이었다고 이란 외교부 대변인이 토요일에 말했다.

 

▲ 중동 지역에서 미군주둔은 처음부터 실수였으며, 항상 지역의 불안의 주요한 요인이었다고 이란 외교부 대변인이 토요일에 말했다. 수리아에서 미군철수와 관련해서 바흐람 까쎄미는 이 지역에 미군의 주둔은 잘 못된 것이며 비합리적이고 긴장을 유발하는 행동으로서 지역의 불안정과 안보불안을 증대시키는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이 지역 발전에 대한 자세한 조사는 이와 같은 중요한 여러 가지 구실로 이질적인 요소들의 존재는 민감한 지역에서 분쟁을 심화시키는 것 외에는 그 어떤 결실도 맺지 못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까쎄미는 말했다.     ©이용섭 기자

 

수리아에서 미군철수와 관련해서 바흐람 까쎄미는 이 지역에 미군의 주둔은 잘 못된 것이며 비합리적이고 긴장을 유발하는 행동으로서 지역의 불안정과 안보불안을 증대시키는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이 지역 발전에 대한 자세한 조사는 이와 같은 중요한 여러 가지 구실로 이질적인 요소들의 존재는 민감한 지역에서 분쟁을 심화시키는 것 외에는 그 어떤 결실도 맺지 못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는 목요일에 미군들은 곧 수리아로부터 철수를 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미 국무부장관 마이크 폼페오는 트럼프의 결정은 고위관리들과 협의를 거쳤다며 그는 이 문제에 관해 대통령의 의견에 동의를 한다고 말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그 결정이 난 뒤에 트럼프와 대립각의 세우고 있는 국방부장관 제임스 메티스가 사퇴를 한다고 발표하였다. 

 

‘당신의 국방부장관을 임명할 권한이 있기 때문에 이런 현안(원문-주제), 저런 현안들에 있어서 당신에게 더 잘 어울릴 것이기에 나는 장관직(원문- 내 위치)에서 물러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사임서의 일부를 트럼프에게 읽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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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문 전문 -----

 

트럼프 수리아를 떠나는 것 외 선택 안이 없다.: 전문가

 

베이루트, 12월 22일, 이르나(IRNA) - 레바논 분석가이자 언론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리아에서의 또 다른 선택 안이 없고, 미국인들에게 있어서 수리아의 발전은 전략적 이익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미군들이 수리아에서 철수를 할 것이라고 선언하였다고 말했다.

 

▲ 레바논 분석가이자 언론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리아에서의 또 다른 선택 안이 없고, 미국인들에게 있어서 수리아의 발전은 전략적 이익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미군들이 수리아에서 철수를 할 것이라고 선언하였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슬람공화국 통신사(Islamic Republic News Agency - IRNA)와의 대담에서 와씸 바찌는 이 결정은 수리아에서 미국의 동맹인 꾸르드와의 관계를 손상시킬 것이며 미국의 신뢰를 손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섭 기자

 

그렇지만 이슬람공화국 통신사(Islamic Republic News Agency - IRNA)와의 대담에서 와씸 바찌는 이 결정은 수리아에서 미국의 동맹인 꾸르드와의 관계를 손상시킬 것이며 미국의 신뢰를 손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바찌는 이스라엘이 미군들의 수리아 철수로 인해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보았다.

 

바찌는 제임스 메티스 미 국방장관의 사퇴는 도널드 트럼프가 그 어떤 움직임도 없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대통령)는 수개월 동안 이 문제(수리아에서 미군철수)를 공언(원문-선언)해왔지만 (미)군 측의 압력 때문에 자신의 결정을 철회하였지만 오늘 이 국면에서 메티스의 사퇴는 결정적인 (미군철수)결정에 대한 미군 측의 항의를 의미한다.

 

‘트럼프는 수리아가 이 지역에서 전략적인 성과를 냈다고 여기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는 힘의 균형이 미국이 시리아의 상황을 악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사실 트럼프는 미국의 이익에 피해를 주지 않기를 원했다.’고 레바논 분석가는 설명하였다.

 

바찌는 수리아에서 미군철수로 네 개의 세력들이 큰 상처를 입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우선 첫째는 미국이다. 로버트 포드 전 디마스쿠스 미국 대사는 워싱톤은 꾸르드족과의 동맹관계를 포기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결정은 미국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아랍에미레이트의 아랍동맹국이다.’

 

‘셋째는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의 공포와 네타냐후의 일관된 발언들은 그들의 전략적인 퇴각을 보여 준다. 알-딴쁘 기지와 알딴쁘 주둔지(원문-캠프)에서 철수는 수리아와 이라크 사이의 육로가 열리고 이제는 자유로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네 번째는 미국에 의존하며 자국을 파괴한 수리아 반군(원문-야당)세력들이다. 오늘 이 네 번째 세력들은 크게 절망(원문-실망)을 하고 있다. 그는 수리아에서 미국을 대신한 전권을 러시아에 주기로 결정을 했다.’고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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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전문 -----

 

US presence in region, mistake from beginning: Iran's FM spox

 

Tehran, Dec 22, IRNA- The presence of US troops in the region was from the outset a mistake and it has always been among the major destabilizing factors in the region, Iran's Foreign Ministry spokesman said on Saturday.

 

▲ 중동 지역에서 미군주둔은 처음부터 실수였으며, 항상 지역의 불안의 주요한 요인이었다고 이란 외교부 대변인이 토요일에 말했다. 수리아에서 미군철수와 관련해서 바흐람 까쎄미는 이 지역에 미군의 주둔은 잘 못된 것이며 비합리적이고 긴장을 유발하는 행동으로서 지역의 불안정과 안보불안을 증대시키는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이 지역 발전에 대한 자세한 조사는 이와 같은 중요한 여러 가지 구실로 이질적인 요소들의 존재는 민감한 지역에서 분쟁을 심화시키는 것 외에는 그 어떤 결실도 맺지 못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까쎄미는 말했다.     © 이용섭 기자

 

Regarding the withdrawal of US troops from Syria, Bahram Qassemi said, the presence of US forces in the region was a wrong, irrational and tension-inducing move, giving rise to regional instability and insecurity.

 

'The detailed examination of the region's developments during recent decades and to this day shows the presence of the foreign element under various pretexts in this important and sensitive area bore no fruit except creating tension and insecurity and escalating disputes.'

 

Donald Trump announced on Thursday US military forces will soon pull out from Syria.

 

The US Secretary of State Mike Pompeo said Trump's decision has been made in consultation with the country's top officials and he agrees with the president on the issue.

 

Following the decision, Secretary of Defense James Mattis who reportedly was at odds with Trump stepped down.

 

'Because you have the right to have a Secretary of Defense whose views are better aligned with yours on these and other subjects, I believe it is right for me to step down from my position,' read part of his resignation letter to Trump.

 

9477**1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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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전문 -----

 

No option for Trump but to leave Syria: Expert

 

Beirut, Dec 22, IRNA - Lebanese analyst and journalist said US President Donald Trump declared his forces' departure from Syria while he did not have another option and that Syrian developments was no strategic gain for Americans.

 

▲ 레바논 분석가이자 언론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리아에서의 또 다른 선택 안이 없고, 미국인들에게 있어서 수리아의 발전은 전략적 이익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미군들이 수리아에서 철수를 할 것이라고 선언하였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슬람공화국 통신사(Islamic Republic News Agency - IRNA)와의 대담에서 와씸 바찌는 이 결정은 수리아에서 미국의 동맹인 꾸르드와의 관계를 손상시킬 것이며 미국의 신뢰를 손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 이용섭 기자

 

In an interview with the Islamic Republic News Agency (IRNA), however, Wassim Bazzi said that the decision would harm the United States' allies in Syria, the Kurds, and will damage America's credibility.

 

Bazzi also considered Israel to be one of the sides that would be hurt from the US withdrawal from Syria.

 

Bazzi believes that the resignation of the US Secretary of Defense James M. Mattis has proven that Trump did not do a single maneuver. He had proclaimed this issue for months, but because of pressure from the military circle in the government, he retreated from his decision. But today, the withdrawal of Mattis from the scene means the military's protest against this decisive decision.

 

'Trump does not seem to think that Syria has made a strategic achievement for his country in the region. He believes that the balance of power is such that it does not allow the United States to exploit the situation in Syria. In fact, Trump wanted to avoid harming the interests of the United States,' Lebanese analyst noted.

 

Pointing out that the four parties are hurt by US' exit from Syria, Bazzi said, 'First of all, is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Robert Ford, a former US ambassador to Damascus, said that Washington would abandon its allies, Kurds. This decision seems to reduce credibility in the United States. The second is the Arab allies of the United Emirates.'

 

'Third is Israel. Israel's horror and Netanyahu's consistent remarks show that Israelis see their strategic retreat gone by. The withdrawal from Al-Tanf base and Al-Barakan camp means that the land line between Syria and Iraq is now open and free. The fourth is the Syrian opponents who destroyed their country by relying on the United States. These four sides today are in great disappointment. It is the decision to give full representation of the United States to Russia in Syria.', he underli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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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동의 희망, 재일 조선학교에서 만나다

나카오사카조선초급학교 방문기
오사카=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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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22  19: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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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오사카 나카오사카조선초급학교 전경. 지난 9월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흔적이 남아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재일동포들 힘내세요.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주세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이자 여성 인권운동가인 김복동 할머니의 희망이다. 93세 김복동 할머니는 지금 병마와 싸우고 있다. 그동안 자신이 피해자이면서도 콩고와 우간다, 이라크, 베트남 등 무력분쟁하에서의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평화를 담은 나비를 날려 보내며 지원해 온 할머니는 이제 그 마지막 나비의 날갯짓을, 자신의 몸도 지탱하기 힘겨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재일 조선학교로 이어가고 있다.

김복동 할머니의 삶과 재일 조선학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차별과 탄압을 없애고, 아이들에게 보장된 교육권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할머니의 뜻을 이어받아 설립된 ‘김복동의 희망’은 21일 병상의 할머니가 전하는 메시지를 안고 일본 오사카 나카오사카조선초급학교를 찾았다. <통일뉴스>도 동행했다.

나카오사카조선초급학교는 지난 9월 태풍으로 심각한 피해를 본 상황. 유리창이 깨지거나 혹은 또 다른 피해를 대비하기 위해 4층 전체 유리창에 임시방편으로 테이프를 붙여놓은 채 서 있는 학교 건물, 그 건물 앞에서 기자는 눈물이 핑 돌았다. 차별과 탄압 속에서 견뎌온 세월의 흔적이 보였다. 그리고 지금 힘겹게 버티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싸우고 있는 재일동포 사회가 보였다.

외양으로 보기에는 희망이 꺼져있을 것 같았지만, 일행은 정문 입구에서부터 줄을 서서 얼굴에 활짝 핀 미소를 띠며 맞이하고 있는 아이들을 만나면서 “아, 이 안에 희망이 이렇게 씩씩하게 자라고 있구나. 이 아이들이 김복동 할머니의 희망이구나” 하고 감탄했다.

나카오사카조선초급학교. 한자로는 中大阪朝鮮初級學校. 말 그대로 일제 강점기 끌려가거나 가난으로 현해탄을 건너온 조선인들의 집단 거주지였던 오사카의 중앙에 있는 학교이다. 오사카 지역을 넘어 일본 내 조선인들의 자부심이 오롯이 담긴 학교이다.

오사카 한복판(中大阪)이란 말이 보여주듯, 학교는 1945년 8.15해방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8.15해방 이후 당시 동성(東成)지역 ‘국어강습소’가 생겼다. 이듬해 4월 조련초등학교가 세워진다. 그리고 1948년 1월 오사카의 한복판, 지금 부지에 ‘동성조선학원 초등학교 및 중학교’가 창립됐다. 70년 동안 같은 자리에 있는 학교가 바로, 지금의 나카오사카조선초급학교이다.

김채현 나카오사카조선초급학교 교장은 “우리학교는 오사카 조선교육의 출발이다. 이곳은 70년째 오사카 지역 조선학교의 핵심으로 자리하고 있다”고 자부했을 정도.

지난 3월 창립 70돌 당시 1천 명의 오사카 지역 재일동포들이 모였다는 기사는 나카오사카초급학교가 어떤 곳인지를 보여줬다. 2016년 당시 하시모토 오사카시장이 학교 터를 내놓으라는 협박에도, 지금의 학교는 지켜졌다.

하지만 70년의 세월은 무상했다. 일본 정부의 재일 조선인 차별 정책으로 초중급학교에서 초급학교로 줄어들었다. 한때 5백 명에 달하던 학생 수는 2018년 현재 40명으로 줄었다.

   
▲ '김복동의 희망' 관계자들이 21일 오후 일본 오사카 나카오사카조선초급학교를 방문, 김채현 학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일본 정부의 탄압 속에서 학생 수만 줄어든 것이 아니었다. 1968년 9월 새로 지어진 학교는 지진으로 곳곳이 금이 갔다. 지난 9월 불어닥친 태풍은 학교의 창문을 망가트렸다. 다른 지역 재일 조선학교와 마찬가지로 일본 정부의 교육비 지원이 중단되고 탄압이 진행되면서 형편이 좋지 않은 나카오사카조선초급학교 복도의 창문을 앗아가 버렸다.

‘김복동의 희망’이 마주하고 있는 재일 조선학교의 아픈 현실이었다. 그동안의 무관심을 반성하게도 했다.

이날 마주한 나카오사카조선초급학교의 모습에서 기자는 한국의 시민사회와 함께 손잡고 그동안 힘겹게 싸우며 지켜왔던 재일 조선학교의 역사를 알리며, 이곳에서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는 이 아이들을 통해 우리나라의 더 큰 희망을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가지런히 모은 손이 강한 바람에 무섭게 요동치는 촛불을 더 확실하게 되살리는 느낌. 그렇게 김복동 할머니의 재일 조선학교 아이들을 향한 희망은 나카오사카조선초급학교로 이어졌다.

자연재해 속에서 초급학생들이 힘겹게 공부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김복동 할머니는 병상에서 5천만 원을 통장에서 꺼냈다. 할머니의 통 크고 아픈 기부에 부끄러움을 느낀 ‘김복동의 희망’ 공동대표 장상욱 휴매니지먼트 대표는 김복동의 이름으로 1억 원을 내놨다.

그것이 더 많은 사람을 부끄럽게 만들고, 감동하게 하여 어떤 사람은 1백만 원, 또 어떤 사람은 1천만 원을 김복동 할머니 이름으로 기부했으며, 해외에 살고 있는 동포사회도 감동하여 세계 각지에서 모금이 진행되기도 하였다. 그렇게 성금이 잇따랐고, 일본 시민들도 함께했다.

모금과정은 단순한 모금행위 자체를 넘어서서 재일 조선학교 문제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오늘 재일동포들이 일본 내에서 겪고 있는 차별과 탄압은 결국 우리의 공적 책임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 '김복동의 희망' 윤미향 공동대표가 아이들의 환영에 김복동 할머니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나카오사카조선초급학교 학생들과 교직원 그리고 '김복동의 희망'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김복동 할머니의 꿈과 그 꿈에 함께 가고자 하는 국내외 사람들의 꿈을 함께 모아 21일 오후 ‘김복동의 희망’ 윤미향 공동대표 등 7명의 관계자가 학교에 들어서자, 40명의 학생이 모여들었다.

한데 모인 학생들은 “우리 학교를 찾아오신 ‘김복동의 희망’ 선생님들을 열렬히 환영한다”며 “김복동 할머니께서 우리 민족교육을 위해 따뜻한 사랑을 베풀어주신 데 대하여 마음속으로부터 감사하다”고 말했다.

윤미향 공동대표는 “오늘 이 자리에 김복동 할머니께서 병상에 계셔서 오시지 못했지만, 여러분을 잊지 않고 계시며, 재일 조선학교 학생 여러분이 열심히 공부하여 훌륭한 사람이 되어줄 것을 바라고 계신다"고 전했다.

그리고 “할머니는 병상에 누워서도, 여러분을 잊지 않고, 여러분이 일본에서 차별받지 않고, 탄압받지 않고, 밝게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싸우고 계신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고 강조했다.

   
▲ 나카오사카조선초급학교에는 작은 '평화의 비'가 자리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나카오사카조선초급학교 학생들이 배구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할미의 사랑’, 김복동의 희망을 아는 듯, 나카오사카조선초급학교 한쪽에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고발하는 작은 ‘평화비’ 모형이 자리했다. 교실 곳곳에는 우리말을 가르치려는 선생님들의 노력이 엿보였다. 70년의 역사를 지닌 너른 운동장에서 아이들은 축구공을 발로 차고, 배구공을 튕기며, 까르르 웃었다.

오사카 재일동포 민족교육의 중심. ‘김복동의 희망’을 품은 나카오사카조선초급학교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김복동 할머니의 희망이 70년 역사의 나카오사카조선초급학교의 새로운 100년을 꿈꾸는 만드는 주춧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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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흐름식 물길, 강성국가의 천하지대본 담보할 만년재부”


김수복 선생의 ‘북의 자연 대개조사업’ - 자연흐름식 물길(2)
  • 김수복 6.15뉴욕지역위 공동위원장
  • 승인 2018.12.21 16:29
  • 댓글 1
재미동포 통일운동가인 김수복 6.15뉴욕지역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지난 1990년대 말 서구 대북전문가들의 ‘붕괴’ 예상을 깨고 북이 ‘고난의 행군’을 통해 경제제재 등에 어떻게 대처해왔는지 북 현지에서 직접 보고 들은 바를 글로 보내왔다. 특히 김수복 위원장은 원유 공급 중단으로 조성된 전력난을 이겨낸 북 특유의 ‘자연흐름식 물길공사’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전쟁 이후 오늘까지 단 한 순간도 멈춘 적 없는 미국의 제재를 북이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돕고자 두 번에 걸쳐 소개한다.[편집자]

2. 백마-철산 물길공사

2003년 3월4일 착공하여 2005년 12월4일에 완공했다. 평안북도 삭주군 천마산(1109m)에서 발원한 삼교천이 신의주를 지나면서 압록강으로 흘러들어간다. 그 삼교천물을 피현군 백마지구에서 물을 막아 거대한 백마호를 건설하고 물길을 남동부로 돌려 철산군에 이르는 총연장 273km에 달하는 자연흐름식 물길을 역사상 두 번째로 완공했다. 피현군, 용천군, 염주군, 동림군, 철산군과 신의주 일부지역 등 4만6천 정보의 농경지에 물을 공급하게 되었다. 연간 10만여 톤의 곡물을 증산하고 양수에 사용하던 전력이 더 이상 필요 없게 되었고 오히려 6000kw의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본다. 이 지역은 양수기에 의한 압록강 관개수로를 이미 그 전시기에 건설했었기에 물 걱정은 없었고 토지정리도 이미 끝냈었다.

완공식에 참여한 최고지도자가 백마-철산 물길을 돌아보면서 언급한 내용이 나와 있다. “당의 웅대한 대자연개조 구상을 빛나게 실현할 결의를 안고 산악같이 떨쳐나선 건설자들과 지원자들은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는 신념의 구호를 가슴깊이 새기고 대중적 영웅주의와 숭고한 희생정신을 발휘하여 후대들에게 물려줄 또 하나의 만년재부를 마련하였다. 여기 와보면 사람의 힘이 얼마나 큰가하는 것을 똑똑히 알 수 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시기라고 하여도 당의 두리에 일심 단결된 우리 인민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일군들에게 인식시키려고 백마-철선 물길에 대한 일군들의 참관 조직을 할 데 대하여 지적하시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아직도 어려운 고난의 행군을 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이룩한 거대한 성과에 자부심이 배어있다. 일제가 구상하고도 이룩하지 못했던 대공사를 그 힘든 시기에 맨손으로 격파하는 단결된 힘의 위대함을 느끼게 한다.

3. 미루벌 물길공사

2006년 3월 착공하여 2009년 9월29일 완공했다. 미루벌은 종전에는 예성강과 대동강 지류 남강 물을 양수하여 농사를 지었지만 항상 물이 충분하지 못하던 지역이다. 1990년대 이후 전력난이 심화되면서 양수기를 재대로 돌릴 수가 없게 되어 물 부족은 더욱 심화되었다.

원산시 동북쪽에 있는 천내군에 두류산(1323m)이 있는데 아호비령 산줄기가 여기서부터 시작하여 개성 송악산까지 뻗쳐있다. 임진강은 이 두류산 밑에서 발원하여 강원도 법동, 이천, 철원, 연천, 전곡을 거쳐서 개성을 서쪽으로 끼고 한강하구로 흘러들어간다. 남녁에도 비교적 잘 알려진 마식령스키장이 아호비령과 원산시 인근에 있다.

임진강 상류에서 험준한 아호비령에 굴을 뚫어 물길을 서부로 돌렸다. 이 물을 강원도 판교군 리상리에 형성되어 있는 깊은 골자기를 막아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거대한 저수지로 흘러들게 만들었다.

리상저수지 물은 미루벌 등판을 따라 새로 건설한 물길을 따라서 황해북도 곡산군의 평암 저수지로 자연흐름식으로 흘러들며 미루벌을 적시게 된다. 총연장 220km이며 2만6천여 정보 35개 협동농장의 논밭을 적시게 된다. 동시에 5만9천개의 뙈기논을 3만5천개의 규격 포전으로 정리하여 자연흐름식 물길의 효용성을 높였다.

강재 1천톤과 콘크리트 3만톤이 들어갔다. 미루벌에 설치되었던 105대의 양수기 가운데 80대가 우선 철거되어 연간 2700만kw의 전기를 절약하며 오히려 중소형 수력발전소를 건설하여 전력을 생산하게 되었다. 또한 먹는 물 문제와 생활용수 문제도 동시에 풀었다.

산성토양 고지대이어서 소나무나 자라는 버려진 땅으로 농사가 안 되는 땅이 미루벌이었다. 농사가 안되니 사람들이 자꾸 농사를 미루었기에 미루벌이라는 이름도 생겨났다고 한다. 물이 적어도 농사가 가능한 밭농사도 제대로 안되던 땅이 이제 벼를 재배하는 옥토로 바뀔 조건이 만들어졌다.

미루벌이 완공된 시기는 1990년대 초반부터 계속되어온 지긋지긋하고 험난한 고난의 행군을 드디어 끝장낼 과학기술적 조건이 여러 부분에서 동시에 완성된 해였다. 2009년은 북의 독창적 과학기술인 석탄을 기본원료로 하는 2.8비날론화학섬유공장이 오랜 휴지기를 끝내고 재가동 되었다. 비날론을 북에서 주체섬유라고 한다. 또한 물 부족과 함께 비료가 부족해 농사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여 식량 부족의 원인이 되었는데 남흥청년화학에서 원유정제 부산물이 아닌 북에 무진장하게 매장되어있는 무연탄을 이용한 무연탄 가스화에 의한 비료합성의 과학기술적인 돌파구를 만들고 대량생산체제로 들어갔다. 2009년에는 또한 광명성2호 지구인공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하고 2차 핵시험도 성공한 해이다.

“민족의 정신력을 최대로 분출시켜 총공격전을 벌려나가는 격동적인 9월에 주체로 존엄 높고 선군으로 위력 떨치는 조국 땅 위에 사회주의 조선의 필승의 기상을 과시하며 미루벌 물길이 선군시대의 자랑찬 기념비적 창조물로 훌륭히 완성되었다.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의 물질적 토대를 튼튼히 마련하는 획기적 성과”라고 미루벌 물길공사 완공을 축하했다.

이와 같이 2012년에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어젖히는 역사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불같은 열의가 사회 곳곳에서 분출되는 2009년에 완성된 미루벌 물길공사는 농사에서의 자립을 달성하려는 면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 완성된 미루벌에 관한 영상.

4. 황해남도 물길공사 1단계

2012년 1월에 공사를 시작해 2016년 5월에 완성했다. 황해남도 신원군 령월리에 새로 령월저수지(저수능력 4229정미)를 건설해서 그 물을 인근의 장수호에 보충해주도록 설계했다. 장수호로부터 시작해서 해주시 벽성군 옹진군 서해리까지 111km의 구간에 전기를 전혀 쓰지 않고 관개용수를 보장하는 대규모 자연흐름식 물길이다.

1만수천 정보에 물을 대고 먹는 물과 공업용수도 해결되었고 재령강 하류지역 큰물피해도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 풍부한 물로 인해서 주변의 자연풍치가 더욱 수려해졌다.

238만여㎥의 암반굴착과 448만여㎡의 토량처리 13만8천여㎥ 콘크리트 치기를 하여 저수지언제를 쌓고 물길굴, 흙물길, 물다리, 잠관을 비롯한 400여개소의 구조물을 건설했다.

“물길에 동원된 일군들과 돌격대원들은 낮과 밤이 따로 없는 긴장한 전투를 벌려 당 제7차 대회 전으로 황해남도 물길 1단계 공사를 끝내었다. 남들 같으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험준한 대자연을 개척하는 물길공사는 미제와 그 추종세력의 더욱 악랄해진 제재책동 속에서 진행된 말 그대로 총포성 없는 대격전장이었다”고 완성된 감격을 전하고 있다.

▲ 새로 건설한 령월저수지 저수능력 4,229정미(1정미=1만㎥) [사진제공 : 김수복 선생]
▲ 완공을 축하하는 농악대

5. 청천강-평남 관개 자연흐름식 물길공사

2016년 2월5일에 개천시 준혁리에서 착공식이 있었다.

원래 이 지역은 전쟁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았던 1956년에 연풍호의 물줄기와 대동강 물을 전기로 퍼올려서 농사를 짓던 평남관개 수로가 완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고난의 행군시기 이후 평안남도 서해안 곡창지역인 안주, 문덕, 숙천, 평원군 지역이 전기 사정으로 양수기를 돌릴 수가 없어서 농사에 큰 장애가 되었다.

2002년에 완성된 개천-태성호 자연흐름식 물길이 계속 가지물길을 건설해 일정 부분 해결되었지만 아직 못 미친 곳도 많다. 청천강-평남 관개 자연흐름식 물길공사에 대한 기대가 크다.

▲ 청천강-평남 관개 자연흐름식 물길 건설장.

6. 황해남도 물길공사 2단계

2017년 1월부터 공사 시작. 황해남도 봉천군에 있는 호수의 물이 봉천군, 청단군의 넓은 벌판을 적시고 지금 건설 중에 있는 용매도 간석지까지 물을 보내게 된다. 간석지는 보통 논보다 1.5배 이상 물을 더 보내야 소금기를 뺄 수 있다.

봉천군의 물길이 청단군으로 내려오면서 광명천과 운곡리, 동대리를 관통하는 험한 공사를 맡은 자강도려단의 희천시대대와 고풍군대대가 이번 공사에서 맡은 책임구간을 가장 먼저 2018년 9월초에 완성해 축하하는 동영상이 밑에 있다.

참고로 국가적인 토목사업에 동원되는 돌격대는 중앙 부서와 각도는 려단으로 편성되고 려단 안에 각시와 군급의 대대가 편성된다. 특별시인 평양시는 려단이 되고 평양시 각 구역은 대대가 된다. 북은 9개 도와 평양직할시 남포, 개성, 라선특별시를 두고 있다. 북의 ‘동원(動員)’이라는 말은 남녘의 ‘동원’과 다르다. 남은 강제성이 있을 때에 동원이라고 하지만, 북에서는 자기 스스로 나가는 것도 동원이라는 말에 포함된다고 한다. 돌격대는 자원해서 온 사람들로 구성된다고 들었다.

▲ 황해남도 물길 공사 2단계 작업을 잘 보여주는 동영상.

7. 온 나라에 뻗어가는 자연흐름식 물길들

위의 여섯 군데 대규모 자연흐름식 물길공사는 국가와 도가 주체가 되어 건설사업을 진행했다. 현재 진행하는 황해남도 2단계와 청천강-평남 관개물길이 완성되는 2~3년 안에 가뭄과 홍수 피해를 최소화하는 물 정책의 구도가 일단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적 사업이 진행되는 사이에 군단위에서 해당 지역 실정에 맞는 독자적 방법으로 많은 가지물길과 아지물길을 건설하여 물길을 확장하고 있으며 또한 저수지와 물주머니를 만들어 물을 채워서 큰 물길의 보조 역할을 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본보기는 전국적으로 수도 없이 많다.

평안남도 강서지구에서 개천-태성호 물길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대보저수지를 건설하고 개천-태성호 물길과 연결한 잠진-대보 물길공사를 완성한 이야기는 위에서 했다.

평안남도 숙천군에서는 개천-태성호 물길이 완성된 다음부터 구역 안의 협동농장들과 힘을 합쳐 2005년 봄까지 30여km의 가지물길 공사를 새로 해 1만 정보의 논에 자연흐름식으로 관개하도록 했다.

평안남도 순안구역에서는 종전에는 평남관개체계에서 서벌양수장을 이용해서 6단으로 물을 퍼올려 석암저수지에 물을 채워 농지에 댔지만 물길이 닿지 않는 곳도 있었다. 5km 물길을 새로 만들어 물이 골고루 공급되고 전기도 물론 쓰지 않는 자연흐름식이 되었다.

황해북도 은파군의 예로협동농장과 강안협동농장을 비롯한 여러 농장에서 서흥호1줄기 물길로부터 3km 가지물길을 새로 내면서 서흥호2줄기 물길을 6km 연장하고 너비를 더 넓혀 물이 효과적으로 흐르도록 했다.

평안남도 대동군 안의 협동농장들에서는 물길 길이가 길어 물이 제대로 흘러들지 못했고 한두 번 정전이 되면 대동2호 양수장 관계구역은 물을 받기가 어려웠다. 군에서는 덕화리로부터 순화강으로 흐르는 하천에 보를 막아 물 자원을 확보하여 자연흐름식 물길을 개척했다.

개성시 대봉협동농장 7작업반의 논밭은 덕수저수지의 아래 하천에서 양수하여 농사를 지었지만 말단 지역인데다가 여러 가지 사정으로 물이 제대로 가닿지 못했다. 시에서는 저수지로부터 40m 아래에 6m 언제(댐)를 쌓아 보조저수지를 건설하였다. 본 저수지보다 3배나 많은 물을 저장할 수 있게 되어 자연흐름식으로 연결했다. 연간 10여만kw 전기를 절약하게 되었다.

평안북도 운전군 창성리 관계체계에서는 저수지에서 내려오는 장수탄강의 물을 양수해서 이용했는데 말단인 관계로 양수운영이 매우 힘들어 해마다 모내기가 늦어지고 그 이후도 물 보급이 원활하지 못했다. 군에서는 장수탄강의 상류에 보를 만들어 산등성이를 따라 물길을 건설하여 양수기를 전혀 쓰지 않고 관개할 수 있게 하였다. 연간 7만5000kw 전기를 절약하고 새로 정리된 16정보의 논에도 물을 원만히 공급하게 되었다. 물길 끝에는 9m의 물높이가 조성되어서 125kw 발전소를 건설했다.

평안북도 구성시에서는 풍산저수지의 물로 청송, 남창 등 여러 지구의 물을 보장하고 지대가 높은 신풍 금산지구는 운포천의 물을 양수장을 통해 공급했으나 전기 사정으로 물 공급이 어려워졌다. 일꾼들은 저수지 밑 통관 끝에 수력발전기가 있어서, 밑 통관 자체가 압력관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발전기 앞에 취수관을 세워 밑 통관에 작용하는 수압으로 5.78m까지 물을 끌어올린 뒤에 2km의 새로운 물길을 내어 양수장 기존 물길과 연결함으로써 신풍 금산지구에 자연적으로 물이 가닿게 하였다. 8개소의 양수장을 없애게 되어서 많은 자재와 노력을 절약하게 되었다.

황해북도 사리원시 정방협동농장 2작업반과 3작업반의 70정보 관개구역을 대형 양수기 2대로 하루 12시간 이상 물을 퍼야 했는데 정전 때문에 물 공급이 원만하지 못했다. 게다가 이 지대는 모래가 많고 진흙성분이 적어 물 공급이 조금만 멈추어도 논벼가 물 부족을 느끼며 소출이 줄어들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서흥호 관개체계에 속한 월산배수물길의 상류 3km 지점에 높이 50cm의 낮은 임시보를 막고 1km의 물길을 돌려 본래의 양수장 물길에 연결해 자연흐름식으로 논밭에 가닿게 할 수 있었다.

평안남도 상원군에서는 번동저수지의 물이 대홍리의 논밭을 적시고 문포천으로 쓸모없이 흘러가는 물을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내었다. 문포천에는 이미 대천리, 장항리, 흑우리의 수백정보 논밭에 물을 공급하기 위한 신흥지하양수장을 비롯한 여러 양수장이 있었다. 군에서는 문포천에 보를 막아 수위를 높이고 800m의 물길을 내 본래의 양수장 물길과 연결함으로써 여러 대의 양수기를 없애고도 물을 항상 공급할 수 있게 했다.

평안남도 증산군 신흥협동농장은 여러 물길들의 말단에 놓여있어 군에서 물이 제일 말랐다. 기후조건이 불리해지면 이 농장에 물을 대던 청산저수지 양수장들이 물을 제대로 푸지 못했다. 그리하여 논에 밭작물을 심는 데까지 이른 경우가 여러 번이었다. 그리하여 농장에서는 과수원산과 둥글메산 사이에 높이 10m 길이 400m의 뚝을 쌓아 저수지를 형성하여 개천-태성호 물길과 연결했다. 자체 유입량이 많을 때는 물길의 물을 태성호로 보내고 적을 때는 개천-태성호 물길의 물을 보충 받을 수 있게 해 물 걱정을 없앴다.

함경남도 신포시 부창저수지는 자체 유역의 물로는 저수지가 차지 않았기에 하류의 물을 양수기로 퍼올려 채웠다. 전기가 많이 들었다. 신포시에서는 저수지 상류 골짜기에 보를 막고 부창저수지에 흘러들게 해서 해결했다.

황해남도 청단군은 논면적의 80%가 간석지여서 소금기가 높다. 청단관개의 말단에 위치한 구월반도의 7개 농장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였다. 보통 논보다 1.5배 물을 더 대야 하는 조건에 맞게 구월반도에 10여개의 양수장을 추가 건설했지만 전력 사정으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 물 원천이 풍부한 광명저수지의 물을 끌어 청단관개의 시작점까지 자연흐름식으로 댈 수 있게 하였다.

평안남도 평원군에서도 개천-태성호 물길에 접해서 수많은 가지물길 공사를 완공했다.

평안북도 염주군 철산군에서도 백마-철산 물길에 많은 가지물길 공사를 자체의 힘으로 수행하여 자연흐름식 관개 면적을 더 늘렸다.

황해남북도 농업근로자들은 은파군의 장안리 6개 가지물길과 태탄군의 류정해안물길을 비롯한 40km의 자연흐름식 물길을2005년 영농기 전에 완성했다.

2006년에는 평양시, 강원도, 함경남도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50여개소의 물길을 새로 건설했다. 2008년에는 황해북도에서 장풍군 병석물길과 연탄군의 3개 물길 등 20여개 물길이 완성되었다. 2009년에는 함경남도 풍경, 부창 덕풍물길 공사와 개성시 양사물길을 위한 보막이 공사가 진행되었다.

함경북도에서 총 120km의 물길을 완성해 6500정보의 논밭에 물을 해결했다.

농촌의 이르는 곳마다에 자연흐름식 물길이 건설되어 2016년 현재 총연장 3000여리에 이르고 20여만 정보의 논밭에 물을 충분히 대줄 수 있으며 10여만kw의 양수 동력을 절약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선군시대에 건설된 자연흐름식 물길은 강성국가 건설의 천하지대본인 농업생산을 확고히 담보하는 만년재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렇게 3-4년이 걸리는 대규모 토목공사에서 많은 희생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사고에 대한 보도가 몇 번 있었는데 여기 그중 하나인 동영상을 복사했다.

▲ 황해남도 물길 건설 황해북도려단 정치부장이였던 노력영웅 최성덕 이야기.

그는 개천-태성호 물길공사에 황해북도려단 정치부장으로 공사 초인 2000년에 참여했다. 황해북도려단이 맡은 3000m 물길굴 등을 완성했다. 백마-철산 물길공사에도 참여해 암반이 약해서 문제가 많던 로중3굴 건설을 성공시켰다. 힘들 때 후식 시간에는 노래도 하며 돌격대를 위로했다. 황해북도려단은 16개 작업장을 맡아 힘든 일들을 했다. 산소 공급 문제를 풀었다.

2006년 2월20일에 노력영웅 칭호를 수여받았다. 그 뒤 미루벌 물길과 희천발전소 함북도 큰물피해 복구전투에도 참여했다.

돌격대원들과 함께 작업하며 채소밭과 오리, 닭도 키우는 후방기지를 건설해 대원들 생일을 풍성하게 했다. 대원들은 ‘우리 정치부장’이라고 그를 불렀다. 지금 2년차 공사 중인 단천발전소 건설장으로 떠날 때에 아내가 이제 나이도 환갑이 지났고 공사장에서 다친 몸도 그러니 가족과 함께 지내자고 제안했지만 “나는 영웅이 아닌가? 영웅메달을 빛내어야한다”며 신년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조한 단천발전소 건설에 가야한다고 하고 집을 떠난 것이 마지막이었다. 가는 도중 교통사고가 난 것으로 추측한다. 북이 건설한 거의 모든 자연흐름식 물길공사에 참여한 노력영웅이 온몸 바친 자기희생을 보여주는 동영상이다. 이와 같이 돌격대들은 자기가 맡은 사업을 마치 전선에 선 입장에서 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발표한 것이 없어서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많은 희생이 있었을 것으로 안다. 각 도에 북에서 항상 최대로 배려하는 육아원, 애육원, 초등 중등학원이 운영되는 것을 볼 때에 그렇게 추측한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북에서는 1953년 전쟁이 끝난 뒤 가장 먼저 서둘렀던 사업 중의 하나가 농사에 필요한 물 문제 해결이었다. 전국적으로 강하천 물길을 정비하고 수많은 인공호수를 만들어 농업용수와 전기 발전을 동시에 해결했다. 대동강, 청천강, 예성강 상류는 물론이고 임진강 상류 아호비령에서 물길을 건설한 미루벌 자연흐름식 물길공사에서 설명했다.

지나간 1986년 남쪽에서 벌어졌던 일이 생각나 짚고 간다. 총칼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은 정통성도 없고 인기도 없었다.

북한강은 강원도 통천 부근에서 발원해 물줄기는 금강군, 창도군을 지나 휴전선을 넘어 남으로 흘러내려 양구, 화천, 청평을 거쳐 팔당에서 남한강과 합쳐 서울을 거쳐 서해로 흐른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북에서는 지난 수십 년간 수도 없이 많은 대자연개조 공사의 일환으로 높은 산간지역에 인공호수를 건설해 농업용, 발전용으로 이용했다. 현재도 함경남도 양강도를 품는 초대형 단천발전소가 건설 중이고 강원도에만도 5~6개가 넘는 대단위 수력발전소를 신규 건설 중에 있다.

1986년도 북은 강원도 창도군에 큰 인공호수 계획을 수립했다. 이 계획을 일본 극우 반북언론 산케이신문이 보도했고 조선일보가 받아 남녘에 전했다. 이 보도는 순식간에 확대되어 서울을 물에 잠기게 하려는 ‘물 폭탄’ 계획으로 둔갑했다. 전두환 정권의 이규호 장관은 당시 서울에서 가장 높은 63빌딩의 반이 물에 잠기게 되는 아주 치명적인 물 폭탄이라고 침소봉대해서 언론에 발표했고 온 나라를 들쑤셔 난리가 났다. 여론이 들고일어나 북을 규탄하고 그에 대비한 ‘평화의 댐’을 건설하자고 여론을 모았다. 초등학생들까지 동원된 대규모 애국모금운동이 벌어졌다. 북의 대자연개조의 역사를 모르는 남녘 국민들은 물 폭탄의 공포에 떨 수밖에 없었다.

사실 북은 당시 대자연개조계획을 수립했지만 아직 한 삽도 뜨지 않은 말 그대로 계획 단계에 있었고 그 댐은 수년이 지난 뒤에야 완성되었다고 들었다. 국민 모금으로 완성한 전혀 필요성이 없는 평화의 댐이 웃음거리로 지금도 남아있다고 한다. 전두환 정권과 조선일보는 평화라는 이름을 더럽히며 애매한 북을 매도해 남녘 사람들로 하여금 북을 혐오하게 만들어 자기들의 생명줄인 반공반북을 최대화할 수 있었다. 언젠가는 다시 같이 살아야하는 우리민족의 역사 앞에서 그들은 가장 악질적인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김수복 6.15뉴욕지역위 공동위원장  webmaster@minplus.or.kr

icon관련기사icon‘강성국가’ 물꼬 튼 북의 자연흐름식 물길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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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님을 기다리는 들끓는 민심

[공연후기]김정은 국무위원장님을 기다리는 들끓는 민심
 
 
 
하기연 통신원 
기사입력: 2018/12/21 [23:06]  최종편집: ⓒ 자주시보
 
 

지난 12월 12일 신촌 인디톡 극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백두칭송위원회가(이하 백두칭송위원회) 시민들과 함께 창작예술제를 벌였다.

 

▲ 지난 12월 12일 신촌 인디톡 극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백두칭송위원회가(이하 백두칭송위원회) 시민들과 함께 창작예술제를 벌였다.     © 백두칭송위원회


김정은 국무위원장 환영 창작예술제 통일이 옵니다.(이하 창작예술제 통일이 옵니다.)는 영상, 노래, 연극, 춤, 시, 그림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창작품들을 가지고 참여하였다.

 

창작예술제 통일이 옵니다에는 총 노래 11곡, 단막극 2편, 시 4편, 시화 3편, 영상 4편, 그림 4작품, 율동 2편, 편곡 1곡이 창작되어 선보였다.

사회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윤태은 선전국장이 진행하였다.

 

2시간 넘게 진행된 공연 내내  참가자들의 들끓는 민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무진 영상감독이 만든 영상과 꽃물결 실천단이 북측 노래 <반갑습니다>에 맞춰 만든 율동으로 공연은 시작되었다.

 

*** 이무진 영상감독 영상

https://youtu.be/q6dczsi_1NA 

 

꽃물결 실천단이 선보인 율동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았다.

 

▲ 꽃물결 실천단 율동 모습.     © 백두칭송위원회

 

▲ 김동무가 왜 이럴까 공연 모습.     © 백두칭송위원회

 

▲ 김동무가 왜 이럴까 공연 모습.     © 백두칭송위원회


이어진 단막극 <김동무가 왜 이럴까?> 는 시사낭만청춘극단 끼와 시사정치풍자개그동아리 킥이 함께 만든 작품이다. 지난 815 통일문예한마당에 선보였던 작품을 새롭게 각색해 `이번 창작예술제 통일이 옵니다. 에 함께 하였다.

대학생들로 구성된 예술동아리답게 우리민족끼리의 의미를 젊음 감성에 맞게 잘 보여주었다.

 

*** 김동무가 왜 이럴까 

작 신지원 

각색 하인철 이기범 고창희 백지은 

배우 하인철 이기범 고창희 백지은

연출 백지은

김동무가 왜 그럴까 2

 

등장인물

남한 

김동무

미국

친구

 

#0 이전 이야기

* 음악

 

#1

* 음악

 

친구드디어 종강이다! 피방가자! 피방! 피방!

남한....

친구싫어? 술 마시러 갈까? 소주! 맥주!

남한....

친구야! 무슨 생각해!

남한아 맞다!

친구왜 그래?

남한김동무랑 과메기에 소주 때리기로 했지!

친구뭐? 나랑은?

남한김동무 기다리겠다! 빠잉!

 

#2

*음악

 

횟집에서 만난 김동무와 남한

 

* 음향 (혼잣말로) 남한김동무하고 나는 누가 뭐래도 짱친이다. 우리는 하나다

 

김동무안녕? 기말고사는 잘봤니? 안색이 안 좋은걸 보니.. 또 학고 맞았니?

남한학고는 무슨! 공부 열심히 했거든

김동무됐다 과메기나 먹자! 술은 당연히..?

남한대동강 맥주! / 김동무한라산!

김동무  그래 술은 역시 

남한 / 김동무 소맥이야! 하하핳하하 

남한    어서 시키자 쌈은 역시?

남한김! / 김동무물미역!

남한이야- 사실 뱃속에 들어가서 물미역이랑 김이 만나면 통일이지!

 

* 음향 (혼잣말) 남한 우린 정말 잘 맞는다. 우리는 하나다.

 

김동무  오늘도 역시 우리는 잘 통하는구나 야.

남한그...그래 우리는 하나니까 ;;; 하하하하하

김동무저번에 준 버섯들은 잘 먹었니? 나도 2톤밖에 못줘서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우. 입에 맞았으면 좋았겠다.

남한너무 잘 먹었다! 그래도 나도 선물을 준비했어!

김동무무슨 선물이니?

남한이게 우리집에서 직접 딴 감귤인데 겨울엔 장판켜고 이불밑에서 귤까는게 최고야. 내가 직접 꺼내줄게! (상자 속에서 손하트 꺼냄)

김동무에이 장난치지 마라 개구쟁이야

남한알겠다 진짜로 줄게 (상자 속에서 쌍손하트 꺼냄) 하하하핳하하하

김동무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앉아있어라

남한오키

(김동무 퇴장, 이때 들리는 카톡 소리)

(목소리만) 미국너 지금 핵인싸인 나를 안만나는 거니? 

(카톡) 너 좀 변했다? (카톡) 왜 그래? (카톡) 너 뭐하고 다니니? (카톡) 너 그런 애였니? (카톡) 이거 보면 전화해. (카톡) 안 그럼 내가 찾아갈거야. 

 

(무서워하는 남한)

 

(카톡) 너 읽었지?

남한(비명)

 

(암전)

* 음악

 

#3

 

(운동하러 온 남한과 김동무, 둘이서만 스트레칭 하고 있음)

남한   이렇게 몸도 풀었는데 우리 농구나 할까?

김동무 좋아!

 

* 음악 - 농구하는 연기, 골 넣는다.

 

김동무  우리 이번엔 아이스하키 어때?

남한 좋아!

 

* 음악 - 아이스하키 하는 연기, 골 넣는다

 

김동무  우리 이번엔 탁구 하자!

남한  좋아!

 

* 음악 - 탁구하는 연기,

 

   웃으며 둘이 의자에 앉는다, 이 때 등장하는 미국  

 

미국나랑 노는 게 더 재밌을걸? 남한이 너 축구 좋아하잖아? (앞에서 자꾸 깔짝댐)

김동무  저 머저리는 뭐냐?

미국    에잇… 김동무 저 자식.. (퇴장)

 

   미국이 다시 등장

 

미국얘들아 운동하느라 힘들지? 땀흘리고 나서는 역시 ice americano지!

김동무겨울엔~ 도라지청! 겨울엔~ 도라지청! 겨울에는 우리 민족의 도라지다!

남한   김동무! 어떻게 도라지청을 가지고 왔어~!

김동무 한 잔 마셔보라

미국 (못마땅한 표정으로) sh*t! dam*t it! 이렇게 맛있는 ice americano를 왜 안 마셔!

남한 이 도라지청은 어디서 가져온거야?

김동무 내가 도라산역에 있는 도라지를 따서 직접 만들었다야

남한  다음엔 내가 유자청 가지고 올게! 

 

  둘이 함께 웃음, 

* 음악 - 도라지타령 커지며 암전

 

#4

친구 등장한다.

 

친구얘는 날 왜 부르는거야? 친하지도 않은데 귀찮게 난리야

미국너 나 좀 보자! 나 고민 좀 있거든? 좀 들어봐봐

친구갑자기? 너 뭐야?

미국너 내가 남한이랑 짱친인거 알지?

친구그래? 요새 김동무랑 더 친해보이던데?

미국(발끈) 누가 김동무랑 친해! 누가 김동무랑 친하냐고!

친구요즘에 너 빼고 다 잘 지내는 것 같던데?! 김동무가 요즘 핵인싸야!

미국내가? 내가? 핵아싸라고? 그럴 리가 없어! no way! (진정) 너 나 좀 도와줘라

친구내가 널? 왜?

미국(어깨동무, 친한 척) 왜긴? 우린 친구잖아..   

나 남한이를 독차지 하고 싶은데 둘 사이를 갈라놓을 방법 없을까?

친구아 그거 거시기가 거시기해서 거시기 하면돼

미국아 거식? 거식? gossip? 아 그래! 역시 이간질엔 가십거리만한게 없지! 가짜뉴스를 퍼트리자!

친구그러든지 말든지~ (친구 퇴장)

 

* 음악 작게 깔린다

 

미국(독백) 그러면 학교 에타에 김동무 욕하는 글을 올려야지~  (김동무네 집 못산다) (김동무랑 놀면 3대가 가난함) (김동무랑 놀면 빠르면 3시간 안에, 아니면 3일 늦어도 3달 안에 핵아싸됨) 하하하하! 

남한(켜서 휴대폰 보면서 표정이 바뀐다) 뭐라고? 김동무가?

 

미국, 남한 둘 다 퇴장

 

친구(친구가 의미심장하게 저 둘을 지켜보고 암전)

 

* 암전

 

#5

* 음악 - 거리에서

 

김동무남한아 왔어? 우리 오늘 대방어에 소주 콜?

남한... (못들은 척 지나친다)

김동무남한아 오늘...

남한... (못들은 척 지나친다)

김동무남ㅎ

남한... (못들은 척 지나친다)

김동무많이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남한이는 아직도 나의 진심을 잘 몰라주는구나, 내 착각이었나 보고싶다 남한아!

 

김동무 퇴장, 미국과 남한 등장

* 음악

 

미국남한아 우리 까르보나라 먹으러 갈래? 올 피쉬 엔 칩스? 이덜 맥 엔 치즈?

남한그래.. (난 사실 평양랭면이 더 좋은데)

미국밥 먹고 후식으로 티라미슈 먹으러 가자

남한그래 좋아.. (난 사실 감귤이 더 좋은데)

 

미국, 남한 식당에 도착

 

미국웨이러~ 여기 까르보나라랑 떼르북 제재 와인 플리즈

친구(알바생으로 등장) 어? 남한이네? 너 항상 한라산 대동강 맥주 소맥 먹었지? 항상 그렇게 먹었잖아

남한(아련...)

미국뭐라고? 까르보나라 집에서 소맥을 왜 팔아?

친구흥!

미국왜 이렇게 표정이 안좋아~ 요새 에타 봤어? 요즘 김동무 걔 요새 정체가 다 드러났어~ 내가 그런 앨 줄 알았어

남한(괴로워하는 남한이)

미국야 김동무 걔가~

친구여기 서비스로 나온 제주 감귤이랑 자연산 송이버섯 볶음입니다

미국아니 이런게 왜 나와? 김동무가 글쎄~

 

* 음악

 

남한나 사실.. 까르보나라 보다 평양냉면이 좋아

미국그래 그럼 다음에는 평양 냉면 먹으러 가자

남한나 와인보다 소맥이 더 좋아!

미국뭔 소리를 하는거야? 그래 소맥 시켜줄게

남한나!!! 너 보다 김동무가 더 좋아!!!!

 

남한, 김동무를 외치며 뛰쳐 나간다.

 

미국홀리 쉿!!!

친구손님 까르보나라 6만 천 5백원, 와인 8만 천 5백원, 피클 추가 4만 2천 7백원 계산하시면 됩니다.

 

#6

 

터덜터덜 들어오는 김동무

 

김동무사장님 과메기랑 소맥 아니 그냥 소주만 주시요

친구너 왜 혼자야

김동무몰라... 휴 내 진심을 왜 몰라주는 걸까 그렇게 미국이가 좋은걸까 술이나 마시자 짠,, 아 없구나. 그냥 마시자

 

(문열고 들어오는 남한)

남한   김동무!!! (*바로 음악)

남한왜 술을 혼자 먹니?

김동무  남한아.. 여긴 어떻게..!

남한  내가 본 너의 모습은 그렇지 않았으니까..! 우리가 나눈 마음을 진심이었으니까.!!

(카톡) 자니? 왜그래, 우리 좋았잖아, 너 이럴래?

김동무  그래도 동무가 연락했는데 답장은 해야 하지 않겠니?

남한  (차단하고 핸드폰 던지며)  아냐, 이런 친구는 이제 필요없어. 차단해야겠다.

남한 과메기엔 역시...

남한 / 김동무 소맥이지!!

김동무 가자!

남한 / 김동무  통일로!!

 

* 음악 커지며 끝

 

 

이어서 너나들이 유승우 대학생과 구한이 대학생이 만든 영상이 이어졌다.

두 정상의 역사적인 만남과 대한민국 현대사를 접목시켜 밀도있는 영상을 선보였다.

 

*** 너나들이 유승우 대학생과 구한이 대학생 영상

 https://youtu.be/LjC9M2-8wjU 

 

11월 들어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민심을 대변하듯 여러 모임들과 단체들이 만들어졌다. 그 중에서도 대학차원으로는 처음 만들어진 이화여대 환영위원회 활동을 했던 대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뜻깊은 자리를 만들었다. 

 

▲ 이화여대 환영위원회 학생들 모습     © 백두칭송위원회

 

이어지는 무대에는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권말선 시인 시에 곡을 붙여 만든 가수 이광석의 <저기, 통일이 오시는구나>, 4.27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을 듣고 만든 가수 백자의 <한걸음 한걸음>, 가수 이혜진이 만든 <평화가 온다>, 가수 백자가 만든 <통일이 온다>, 9월 평양공동선언 기자회견에서 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만든 가수 이혜진의 <세계는 똑똑히 보게 될 거야>, 4.27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식수식에서 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만든 가수 백자의 <이 나무와 함께>까지 총 6곡의 창작열풍을 보여주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으로 만들어진 노래들이 깊은 감동과 울림으로 남았다고

관객들이 입을 모아 얘기했다.

 

*** 노래 가사는 다음과 같다.

 

저기, 통일이 오시는구나 

 

-시 권말선, 곡 이광석

 

1절 

저기, 통일이 오시는구나

성큼성큼 오시는구나

저기 통일이 오시는구나

꽃물결로 마중가자

 

거리마다 집집마다

통일의 꽃향기 피어나고

백두한라 맞잡은손

온세상이 진동하네

 

저기, 통일이 오시는구나

성큼성큼 오시는구나

저기 통일이 오시는구나

꽃물결로 마중가자

 

2절

이 세상에 그누구도

우리를 가로막지 못하리라

천년만년 자랑하자

하나된 내 조국아

 

저기, 통일이 오시는구나

성큼성큼 오시는구나

저기 통일이 오시는구나

꽃물결로 마중가자

 

------------------------------

 

한걸음 한걸음

- 4.27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을 듣고

- 곡 백자

 

굳은 의지를 갖고 끝까지 밀고 나가면

닫겨있던 문도 활짝 열리게 된다

위대한 역사는 저절로 창조되지 않으며

그 시대 사람들의 뜨거운 숨결, 그 노력의 결과

 

고통이 없이 승리가 없고

시련이 없이 영광은 없다

우리 모두 뜻과 힘을 합치고 지혜를 모아

가자 미래로

한걸음 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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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가 온다

 

-이혜진 글곡

 

고귀한 평화가 온다

힘있는 평화가 온다

비무장지대가 열린다

평화가 온다

 

흙길은 맨발로 걷-고

꽃들에 눈맞추고

내리는 비에 옷적시고

바람에 말린다 

 

고귀한 평화가 온다

힘있는 평화가 온다

비무장지대가 열린다

평화가 온다

 

수달아 담비야 산양아

흑고니 저어새야

너도 살고- 나도 살자

평화의 새땅에서

 

고귀한 평화가 온다

힘있는 평화가 온다

비무장지대가 열린다

평화가 온다

 

멈췄던 철마야 달려라

못다핀 꿈을 싣고

철조망은 사라진다

영원히 이 곳에서

 

고귀한 평화가 온다

힘있는 평화가 온다

비무장지대가 열린다

평화가 온다

 

이땅에 평화가 온다

온땅에 평화가 온다

우리의 마음이 열린다

평화가 온다

 

-----------------------------

 

통일이 온다

- 백자 글. 곡

 

봄 봄날이 온다 

파릇파릇 싹이 돋는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푸른 봄날이 온다

 

가을 가을이 온다

알록달록 단풍이 든다

백두에서 한라까지

붉게 가을이 온다

 

랄라랄라 통일이 온다

꿈에도 그리던 내 님이 저기 오신다

랄라랄라 통일이 온다

덩실덩실 춤추며 내 님이 오신다

 

(얼마나 그 얼마나 눈물을 흘리고 흘렸던가

얼마나 그 얼마나 그리워 그리웠던가)

 

-----------------------------------

 

세계는 똑똑히 보게 될 거야 

 

-9월평양공동선언 기자회견에서 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두 발언을 듣고

-이혜진 곡

 

통일을 향해 걷는 이 길에는 

탄탄대로만 있진 않을거야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어려움과 

시련이 있을 수도 있어

그러나 두렵지않아 시련을 이겨낼수록

우리의 힘은 더욱더 강해지고

우리는 그 힘으로 하나된 나라를 만들어갈테니까

 

세계는 똑똑히 보게 될 거야

우리가 어떻게 일어서는지

세계는 똑똑히 보게 될 거야

우리가 어떻게 앞날을 당겨오는지

 

------------------------------------

 

이 나무와 함께

 

- 4.27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식수식에서 한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 백자 곡

 

한 몸이 그대로 밑거름이 되고

소중한 이 뿌리를 덮어주는

흙이 되려는 마음

비바람을 막아주는 바람막이가

되려는 마음가짐으로

 

이 나무와 함께 푸른 나무와 함께

언제라도 어느 때라도 푸르게

푸르게 살자

이 나무와 함께 푸른 나무와 함께

용감하게 앞을 향하여 나가자

통일을 위하여

 

▲ 우리나라 가수 이광석 모습.     © 백두칭송위원회

 

▲ 우리나라 가수 이혜진 공연모습.     © 백두칭송위원회

 

▲ 우리나라 가수 백자 공연모습.     © 백두칭송위원회


가수들의 공연중간에는 황선 시인의 <백두칭송>이라는 시가 낭송되어 공연의 품격을 더해주었다.

 

▲ 황선 시인 모습.     © 백두칭송위원회


<사진 - 황선 시인 모습>

*** 시 <백두칭송>

백두칭송

 

황선

 

 

물이 차고 깊다. 

맑고 넓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저 아래

용암이 아니라 용궁이 있다, 했다.

 

흑룡을 물리친 장수가 산다고도 했고

착한 이들만 척척 알아보는 신령이 깃들었다고도

효심 깊은 아들이 산을 기어올라

이 차고 맑은 물을 먹여 어머니를 살렸다는 전설. 

그러나

산은 전설로만 희망이 아니다

 

산은, 백두는

때로는 쫒기는 화전민을, 

추위와 싸우며 국경을 지키는 병사들을,

나라를 되찾으려 언 발을 우등불에 녹이던 투사를

숨겨주고 위로하던

이깔나무 가문비나무 자작나무 숲. 

백두는 찬 바람 흰 이마로 받아치며

그 숲 자락으로 생명을 잉태했다.

 

우리는 모두 거기서 나고 자랐다. 

가문날에도 마르지 않고 지하로지하로 스며 

압록강 두만강 줄기를 이루고

동해로 서해로 일출과 일몰을 지키는 

천지수, 

우리는 알게 모르게 그 젖을 먹고 자라

삼천리가 애틋하다. 

그 산과 그 물을 운명처럼 그리워한다.

 

그 물은

때로는 곧은 폭포로 바위를 마수고

때로는 돌이끼로 스며나오고

모세혈관 처럼 진달래산천을 돌고돌아

다시 구름으로 바람으로 천지에 돌아와 몸을 푼다. 

산은 백두는, 물은 천지는

전설이 아니라 과거의 역사가 아니라 

미래를 쓴다.

 

<마르지 않는 물에 붓을 적셔

통일의 새 역사를 중단 없이.>

너도 나도 노루가슴 털이 아니라도 

거친 귀밑 털이라도, 고이 보관하던

딸아이 베넷머리라도 엮어서

붓을 만들자. 

권선징악 권능의 성산, 성수.

백두산 천지에 붓을 적혀

칠천만의 서사시를 쓰자.

 

조 국 통 일

 

 

<백두칭송>에 이어 낭송된 권말선 시인의 <오셔요>는 들끓는 관객들의 환영 열기를 서정으로 이끌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설레임과 동시에 울컥하게 하는 그 무엇이 있었다. 우리는 그것을 동포애라 민족애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 시 <오셔요>

 오셔요

 

   권말선

 

 

4.27 <판문점선언>의 그 날과

5.26 짧은 만남 이후 한껏 친근해진

애정 어린 환한 그 미소로

오셔요, 다시

 

잠깐 말고 더 많은 날과 시간을

<9월평양공동선언> 이후 더욱 사그라든

귀축의 분계선 한 번 더 지르밟고

서울에도 한라에도 그 어디에라도

 

오시면

오신다면

 

길목마다 곳곳마다 색색의 꽃들은

아침저녁으로 향기 뿜으리이다.

새들은 나뭇가지 옮겨 다니며

청아한 소리로 노래 부르리이다

맑은 눈망울의 아이들 몰려와

꽃과 새와 더불어 뛰고 웃으리이다

 

오시면

다시 오시면

 

평양 정상회담에서 보여 준

북녘 인민들의 환호에 화답하듯

기꺼이 달려가 맞으리이다

하나의 땅 하나의 핏줄인 우리

푸른 반도 펄럭이는 깃발로

펄펄 뛰는 심장으로

통일마중 기꺼이 달려가리다

 

오시면

곧 오시면

 

심술궂은 먹구름 따위 밀려오지 못하도록

고약스런 빗줄기 따위 얼씬하지 못하도록

밤낮없이 맑은 하늘로 닦아 놓으리이다

티끌없이 맑은 하늘로 지켜 놓으리이다

 

오셔요

부디

 

성큼성큼 걸어오시는 발걸음

그 어찌 혼자 오시는 것이랴

환하게 웃는 모습 속에 깃든

오랜 염원 뜨거운 사랑 다 뵈오리다

맞잡은 손 까맣게 그을린 손등에 스민

많고 많은 사연들 가슴으로 읽으리다

굳게 껴안은 포옹에서

꿈에 그리던 혈육의 온기 느껴보리다

 

삼천 만의 이름으로 오실 이

70년 설움의 세월 건너오실 이

팔천 만 하나로 엮어내실 이

 

다시 펼쳐질 새로운 역사

하나 된 빛나는 조국 밝히려

지금 그리고 다시

또 다시

 

오셔요

오시어요

 

▲ 권말선 시인 모습.     © 백두칭송위원회

 

노래악단 씽이 부른 <1분 1초>, <온 마음 가득>은 반복되는 선율로 커져가는 환영의 마음을 잘 표현해주었습니다. 1분 1초라도 앞당기자 라는 노래말은 민심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 노래 가사는 다음과 같다.

 

1분 1초  

 

작사 이세림  작곡 이세림, 최유리, 김한주

 

 

분단의 선 넘어오는 걸음이 우리 벅찬 통일 (통일) 

금기의 벽 넘어서는 걸음이 하나 되는 통일 (통일)  

 

우리는 한핏줄 하나의 민족 

이제는 눈물 걷고 함께 만들어가자   

 

통일을 앞당기자 우리 1분, 1초라도    

통일을 앞당기자 우리 1분, 1초라도    

 

분단의 선 넘어오는 걸음이 우리 벅찬 통일 (통일) 

금기의 벽 넘어서는 걸음이 하나 되는 통일 (통일)  

 

우리는 한핏줄 하나의 민족 

이제는 눈물 걷고 함께 만들어가자   

 

통일을 앞당기자 우리 1분, 1초라도  

통일을 앞당기자 우리 1분, 1초라도  

 

이제부터 우리 민족끼리 

살아가보자 두려울 것 없으니  

 

통일을 앞당기자 우리 1분, 1초라도  

통일을 앞당기자 우리 1분, 1초라도    

통일을 앞당기자 우리 1분, 1초라도    

통일을 앞당기자 우리 1분, 1초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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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마음 가득 

 

작사, 작곡 오승권

 

 

푸른 한반도 안에 그려본다

작은 설렘도 맑은 웃음도

푸른 한반도 위에  그려본다

백두에서 서울 지나 한라까지

 

통일길 따라 새 역사로 (역사로)

이제 함께가자 통일은 왔어 

통일길 따라 새 역사로 (역사로)

이제 외쳐보자 통일은 됐어

 

두 팔 가득 통일에

꽃다발을 들고 

온 맘 가득 환영하자

 

두 팔 가득 통일에 

꽃다발을 들고 

온 맘 가득 환영하자

 

온 맘 가득 환영하자

온 맘 가득 환영하자 

두 팔 가득 환영하자

두 팔 가득 환영하자 

온 맘 가득 환영하자

온 맘 가득 환영하자

두 팔 가득 환영하자

 

푸른 한반도 안에 그려본다

작은 설렘도 맑은 웃음도

푸른 한반도 위에  그려본다

백두에서 서울 지나 한라까지

 

통일길 따라 새 역사로 (역사로)

이제 함께가자 통일은 왔어 

통일길 따라 새 역사로 (역사로)

이제 외쳐보자 통일은 됐어

 

두 팔 가득 통일에

꽃다발을 들고 

온 맘 가득 환영하자

 

두 팔 가득 통일에 

꽃다발을 들고 

온 맘 가득 환영하자

 

두 팔 가득 통일에

꽃다발을 들고 

온 맘 가득 환영하자

 

두 팔 가득 통일에 

꽃다발을 들고 

온 맘 가득 환영하자

 

두 팔 가득 통일에

꽃다발을 들고 

온 맘 가득 환영하자

 

두 팔 가득 통일에 

꽃다발을 들고 

온 맘 가득 환영하자

 

온 맘 가득 환영하자

온 맘 가득 환영하자 

두 팔 가득 환영하자

두 팔 가득 환영하자 

온 맘 가득 환영하자

온 맘 가득 환영하자

두 팔 가득 환영하자

 

 

▲ 노래악단 씽 공연모습.     © 백두칭송위원회


가극단 미래에서는 창작예술제 통일이 옵니다를 준비하면서 2개의 단막극을 창작했다. <백두신령> 과 <우리집 환영위원회> 이다. 이중 <백두신령> 을 이 날 무대에 올렸다. 풍자와 해학 넘치는 작품으로 우리민족 전성시대를 열어나가는 데에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 방문 환영활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 백두신령 공연모습.     © 백두칭송위원회


*** 백두신령 공연대본

 

 

백두신령 

 

@등장인물  백보살: 김지영

           신령님, 대학생, 할머니: 유정숙 / 나농민, 성조기: 윤희성

 

백보살: (만화책이 가득 담긴 쇼핑백을 들고 들어오며) 이번 주는 요걸로 버티면 되겠네! (쇼핑백 안에서 만화책과 오다리를 꺼내 먹고, 읽는다.)

집주인: 백보살! 백보살 있는 거 다 알아! 월세 언제 줄거야? 보증금에서 빼는 것도 적당해야지! 나 더 이상 안 참아! 알았어!

백보살: 오라는 손님은 안 오고, 허구헌날 집주인만 오네! (다시 만화책을 보다가 갑자기 눈을 비비며 주변을 두리번 거린다.) 아, 뭐야! 또야? 참나... 희한하다. 희한해! 자꾸 눈에 뵈는 게. 분명히 행색은 잡귀도 아니고, 그렇다고 미륵불도 아니고! 대체 뭐지? 신빨 떨어진지가 꽤 됐긴 했어도 새로운 신이 내린다는 건 말이 안 되는데... 미치겠네! 하얀 수염에, 하얀 도포자락을 휘날리면서! 에이, 모르겠다.

신령님: 어허! 모르긴 뭘 모르느냐!

백보살: 뭐야, 나 분명 깨어 있는데? 아닌가? 꿈인가?

신령님: 쯧쯧! 어찌 보살이 돼서 현실과 꿈도 구분을 못 하는고! 이러려면 점집 때려치우고 속세로 돌아가거라!

백보살: 대체 뉘신데 낮 밤 안 가리고 자꾸 나타나시오? 이건 신병 앓을 때보다 더 힘드니!

신령님: 어허 무엄하도다! 내 너에게 특별한 일을 시키기 위해 오천년을 넘어 예까지 왔거늘 어찌 이리 오만방자하게 나오는 것이냐?

백보살: 그럼 그쪽이 뭐 신령님이라도 되십니까?

신령님: 예로부터 태양이 뜨고 지는 조종의 산 백두산은 태양을 숭상하고, 흰옷을 입었던 배달 민족의 태초로서 그 영험함이 오천년을 이어 이어 IT, 알파고의 시대에까지 상서로운 기운을 뻗쳐 찬란한 태양의 기상을 듬뿍 받아 백두에서 신령이 나타났으니 바로 환웅의 민족, 단군의 자손, 그 이름도 신성한 백두신령 그게 나다!

백보살: 백두신령? 신령님? 진짜 신령님 맞아요?

신령님: 신빨 떨어지더니 아주 못 쓰게 되었구나! 내가 너한테 거짓말해서 뭐에 쓰겠느냐?

백보살: 아이고 신령님! 아이고 신령님! 감사합니다! 제가 요즘 신빨이 떨어져서 먹고 사는 것도 팍팍하고, 사는 낙도 없고, 너무 괴로웠거든요. 이렇게 신령님이 와주시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잘 모실 테니까 수고스럽게 다른 데 찾아다니지 마시고 저한테 딱 자리 잡으시죠?

신령님: 네 나와 한 가지 약조를 한다면 그리 해주마.

백보살: 말씀만 하십시오!

신령님: 백두의 신성한 기운은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칠 때 방방곡곡으로 뻗어 나갈 수 있으니 환웅의 민족, 단군의 자손의 단결을 해치는 이들을 가까이 해서는 절대 안 될 것이야!

백보살: 여부가 있겠습니까!

신령님: (환영이라고 쓰인 부적과 진달래 꽃술을 주면서) 내 너에게 백두의 영험함이 가득한 이 신물과 마르지 않는 천지물에 적신 이 붓을 주노니 지나온 배달민족의 위대한 역사만큼 금은보화 넘쳐나고, 대대손손 부강 번영하는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도록 하여라. 단, 명심할 것이 있으니 북서쪽에 있는 귀인이 곧 나타날터이니 그를 열렬히 환영해야 할 것이야. 그래야 모든 것이 잘 풀리느니라!

백보살: 신령님! 신령님! (나가는 뒤통수에 대고) 그런데 신령님 존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신령님: 환영, 환영이니라!

백보살: 환영... 환영? 대환영입니다! 얼쑤 절쑤 지화자 좋다!

나농민: 저기요...

백보살: 앗싸! 잠시 기다리거라. (다급하게 만화책을 숨기고) 들어오시게! 알 수 없는 조화로다! 조상 대대로 내려온 비옥한 땅에, 사시사철 따스한 햇빛에다가 물 맑고, 바람 좋은 한반도에서 쭉정이라니! 쯧쯧쯧!

나농민: 쭉정이라뇨? 얼마나 귀하게 땀 흘리면서 키웠는데 쭉정이라뇨!

백보살: 허어! 누가 네가 키운 쌀들이 쭉정이라 했느냐? 자고로 우리 민족은 쌀을 주식으로 하는 민족으로 쌀이란 무릇 우리의 생과 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이거늘 죄다 미국 놈들 수입  쌀에 쭉정이 신세가 됐으니 하는 말이 아니더냐!

나농민: 그러니까요! 쌀값 폭등이요? 지금 껌갑도 천원이에요. 우리 농민들 밥 한 공기에 300원만이라도 쳐달라는 게 억집니까? 1년 내내 고생헤서 농사 져놓으면 뭐해요? 빚은 빚대로 지고, 쌀값은 보장도 못 받는데!

백보살: 그렇다고 하늘이 주신 귀한 명줄을 스스로 끊으려 하면 되겠느냐?

나농민: 그걸 어떻게...

배보살: 딱보면 다 안다!

나농민: 그럼 어쩝니까. 땀 흘린 만큼 빚은 늘어만 가고, 세상 낙이 없는 걸요. 맞습니다. 평생 점 같은 건 본 적 없는 사람이 바로 접니다. 그런데 죽기 전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로 와봤어요. 그래요, 보살님 말씀이 다 옳습니다! 근데 방법이 있습니까?

백보살: 쯧쯧쯧! 대통운이 텄는데 죽기는 왜 죽어! 맑고 깊은 청정지역 천지의 영험함과 높고 너른 백두의 신성함이 흘러 흘러 예까지 왔으니 남쪽 평야에서는 쌀을 찧어 북에 보내고, 북쪽 산발에서는 콩을 틔워 남에 보내 식량 주권 지켜지고, 떠블유티온지 뭐시깽인지 싹 다 갈아엎어지고 우리민족끼리 대기만성일세! 내 부적 하나 써 줄 테니 (이마에 붙이며) 잘 보이는 곳에 딱 붙여 놓고! (꽃을 주며) 이건 시도 때도 없이 흔들어 대!

나농민: 이 꽃을요?

백보살: 지금 의심하는 것이냐? 이 꽃만 흔들면 악의 기운을 물리치고 신성한 기운을 불러 와 삼천리 방방곡곡이 강성부흥의 꽃물결로 파도칠 것이니 명심하고 흔들거라! 알겠느냐!

나농민: 네...

백보살: 남의 눈치 보지 말고, 스스로의 강대한 힘을 믿거라. 그럴 때만이 고통 없는 세상이 올 터이니! 다음!

나농님: 가..감사합니다.

대학생: 저...

백보살: 쉿! 돈 귀신에 눌려서 이팔청춘 꽃다운 나이에 주름이 자글자글, 다크서클이 주루룩, 뼈마디는 시큰시큰, 눈시울은 울그락불그락! 아주 못 된 것에 씌였구나!

대학생: 정말 부푼 꿈을 안고 대학에 입학했는데, 벌써 7년째 졸업도 못 하고 있습니다. 다니다 휴학하고, 다니다 휴학하고, 주리장창 알바만 하고. 정말 등록금 때문에 미치겠어요! 이건 등록금 벌려고 대학에 입학 했는지 꿈을 이루려고 대학에 입학했는지 헷갈린다니까요. 차라리 때려치우는 게 낫지!

백보살: (꽃으로 머리를 탁 때리며) 때려치우긴 뭘 때려 쳐! 민족의 대들보가 될 청춘들이 이리 나약해서! 쯧쯧쯧! 이 부적과 이 신물만 있으면 그대의 인생은 탄탄대로요, 꿈을 이루다 못 해 민족의 역군으로 승승장구할 터이니 잔말 말고, 이 부적이나 딱 붙이고, 이거나 열심히 흔들어! 그러면 자주통일 성큼성큼 다가오고, 주한미군 찌끄레기들 싹 다 나가니 주한미군한테 주던 5조원 대학생들 등록금으로 주고, 청년실업에 비실비실하던 청춘들 일자리 마련해주니 이것이야 말로 백두신령님의 신비한 힘이 아니겠느냐!

성조기: (뛰어 들어오며) 보살님!

백보살: 어허, 어디라고 순서도 없이 막 들어오는 겐가?

성조기: 급해 죽겠는데 순서가 어디 있습니까? (대학생을 잡아 내동댕이친다. 대학생 아파하며 퇴장) 지금 빨갱이들이 김정은 환영 이러면서 날뛰는데, 이러다가 미국 어르신들이 대한민국을 버리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이러냐구요! 보살님, 이 악마 같은 놈들 어떻게 하면 퇴치할 수 있어요? 그런 거 있잖아요. 퇴마, 이런 거! 그래, 부적! 부적 한 천 장만 써줘요. 돈 걱정은 하지 말고! 뭐해요? 부적 안 쓰고?

백보살: 김정은? 그럼 북서쪽 귀인이 바로! 그래, 네 놈이 바로 신령님이 말씀하신 우리민족을 해치는 이들이구나?

성조기: 이 보살이 신끼가 떨어졌나? 딱 보면 몰라요? 애국자!

백보살: 그 애국 부질없다!

성조기: 용하다고 소문나서 와봤더니 이거 사기꾼 아니야?

백보살: 무엄하다! 어따 대고 감히 헛소리를 나불대느냐?

성조기: 그러니까 빨리 악마 퇴치 부적이나 써 달라구요.

백보살: 물렀거라! 물렀거라! 악귀야! 물렀거라! 환웅의 민족, 단군의 자손으로 오천년을 이어온 우리 민족이 다시 하나가 되어 부강번영을 누린다는데 무슨 악귀가 씌여 이리도 훼방을 놓느냐! 당장 네 정체를 밝히지 못 하겠느냐!

성조기: (목소리를 달리하며) 소문대로 정말 용하구나! 니들이 아무리 발악해도 우리 승인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해!

백보살: 당장 그 몸에서 나오지 못 할까!

성조기: 절대 못 나가지! 얘들이 없으면 미국은 노다지를 잃게 되거든! 어떻게 얻은 한반도 땅인데 나가? 절대 못 나가, 아니 안 나가!

백보살: 네가 안 나간다고 안 나갈 수 있는 게 아니야.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서 북서쪽의 귀인을 환영하면 너는 이제 끝이야!

성조기: 웃기지마! 국가보안법이 시퍼렇게 살아 있는데 어딜 와! 여기가 대한민국 땅인 줄 알아? 아니, 여긴 내 땅이야, 내 땅! 요만큼이라도 밟기만 해봐, 국가보안법으로 체포해버릴 테니까!

백보살: 이 어리석은 잡귀야! 너 따위는 백두신령께 아무 것도 아니야! 어디 이백년밖에 안 된 잡귀가 오천년의 영험함을 지닌 신령님께 대들어! 그래, 오늘 잡귀 한 번 잡아보자! 우리민족끼리 자주통일, 우리민족끼리 평화통일, 외세 없이 우리민족끼리, 다시 한 번 우리민족끼리, 끼리, 끼리, 끼리, 끼리! 우리민족끼리! 잡귀야, 물렀거라!

성조기: (쓰러진다.)

백보살: (이마에 부적을 붙인다.) 일어나거라!

성조기: (두통이 있는 듯 눈을 찌푸리며 일어난다.) 여기가 어디에요?

백보살: 아주 더러운 악귀한테 씌였어! 제 정신 가지고 살아! 정신줄 놓는 순간 그 놈한테 또 언제 당할지 모른다고!

성조기: 네... 알겠습니다.

백보살: 이거! 시도 때도 없이 흔들어. 악귀 놈으로부터 보호해 줄 거야!

성조기: 네, 네! 감사합니다.

백보살: 백두신령 보우하사 백보살 만세입니다! 신령님, 감사합니다! 이 몸 죽을 때까지 신령님을 받들어 잘 모시겠습니다!

할머니: 보살님!

백보살: 아이고 할머니! 이런 몸으로 어떻게..

할머니: 내 죽기 전에 마지막 소원이 있는데 그게 이뤄질런지... 분명 살아 있다고는 했는데

백보살: (꽃술을 흔들며) 보자, 보자, 보자, 보자! 살아 있다, 살이 있어!

할머니: 그것이 참말이오? 건강은, 건강은 어떻고? 잉?

백보살: 지금 연세가 아흔이 다 됐는데 팔팔하기는 좀...

할머니: 그럼 아픈 거시여? 죽을 날 받아놨댜?

백보살: 아니 그건 아니고.

할머니: 내 소원이 죽기 전에 우리 영감 한 번 보고 죽는 거시여. 나가 이산가족 신청도 혔는디 것도 안 되고 대관절 언제 통일이 되는 거시냐고!

백보살: 할머니, 마르지 않은 천지물에 적신 이 붓으로 부적 하나 써드릴테니 잘 간수하시고, 이거 품에 꼭 안고 계셔요. 그러면 곧 남편 분 만날 겁니다!

할머니: 그것이 참말이여?

백보살: 제가 모시는 신령님이 민족의 성산이 내리신 백두신령님이에요. 백두신령이자 곧 환영이고, 환영이자 곧 국가보안법 철폐며, 국가보안법 철폐이자 곧 미군철수이며, 미군철수이자 곧 통일이니 믿어 의심치 마시고 조금만 기다리세요!

할머니: 아이고, 신령님! 제빌 좀 도와주십시오. 비나이다, 비나이다! 제발 우리 남편 좀 만나게 해주옵소서!

 

백보살: 백두신령께서 내리신다! 우리민족끼리 얼쑤, 절쑤! 외치거라! 영험한 백두의 기상을! 내린다, 내린다, 백두의 흥신이 내린다!

 

(접신이 된 듯) 아따 고것 참 신묘하구나! 신령 중에 신령이구나, 아따 고것 참!

이 땅에 대대로 내려오던

영험한 기운이 있었으니

누가 뭐라해도 뭐니뭐니해도

백두에서 뿜어내는

민족자주 이 기상이야 민족자주야

환영 환영 백두신령

어화둥둥 내 신령아

아따 고것 참 신묘하구나

신령 중에 신령이구나, 아따 고것 참!

 

이 땅에 위대한 선언 중에

으뜸인 선언을 들라하면

누가 뭐라해도 뭐니뭐니해도

천지에서 손 맞잡은

백두정신 평양선언야 평양선언야

이행하자 평양선언

어화둥둥 통일선언

아따 고것 참 잘 빠졌구나

선언 중에 선언이구나 아따 고것 참

 

좋아 좋아 우리 민족 제일 일세

세계에서 제일이구나, 아따 고것 참

 

이 땅에 수많은 환영 중에

으뜸인 환영을 들라하면

누가 뭐라해도 뭐니뭐니해도

통일의 길 열어내는

평양귀인 댛한영이야 대환영이야

환영 환영 평양귀인

어화둥둥 내 민족아

아따 고것 참 설레는구나

하루 빨리 보고 싶구나 (아따 고것 참)

소리 높여 환영합니다 (아따 고것 참)

(좋아 좋아 우리 민족 제일 일세)

 

 

이어진 작품에는 대학생 예술가들의 풍부한 창작역량을 엿볼 수 있었다. 삼지연 관현악단이 남측에서 공연할 때 현송월 단장이 불러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백두와 한라는 내조국> 노래를 새롭게 편곡해 바이올린과 건반, 키타로 직접 연주해 노래를 부른 것이다.

 

▲ 백두와 한라는 내 조국 공연 모습.     © 백두칭송위원회

 

계속해서 9월 평양정산회담에 다녀온 남측 정치인들이 전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풍모를 담은 영상과 늘해랑의 공연이 이어졌다.

늘해랑이 창작한 <환영해요> 와 <우리의 소원은 통일2> 는 관객들에게 많은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늘해랑 특유의 색깔을 잘 보여주었고 특히 <우리의 소원은 통일2>는 기존 널리 알려진 곡을 소재로 새롭게 창작한 곡이라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곡이었다.

 

*** 전하는 이야기 영상

https://www.facebook.com/1925562764230445/posts/1959057737547614/ 

 

 

*** 노래 가사는 다음과 같다.

환영해요

 

작사, 작곡 늘해랑

 

 

환영하는 이 마음 모두 듬뿍담아서

그대에게전해요

우리 다시 하나 되는날

성큼 다가왔군요 모두가 알고있죠

 

한 목소리로 외치며(투쟁)

칠십 년의 세월을 건너서

 

꽃물 결로 물든 오늘을

드디어 맞이하게됐죠

 

서울방문을 환영해요

그리운 마음 가득 담아서

우리가 만난 오늘 이날이

얼마나 설레는지

 

오늘은 백두산 천지로

내일은 한라 백록담으로

손맞잡고함께  만세부르는

우리의 내일위해

 

서울방문을 환영해요

그리운 마음 가득 담아서

우리가 만난 오늘 이날이

얼마나 설레는지

 

오늘은 백두산 천지로

내일은 한라 백록담으로

손맞잡고함께  만세부르는

우리의 내일위해

 

다 같이

서울방문을 환영해요

보고픈 마음 가득 담아서

우리가 만든 통일의 날이 

얼마나 벅차는지

 

천지에서는 통일 만세

백록담에선 조국 만세

손맞잡고함께 만들어가는

우리의 내일위해

우리의 내일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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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은 통일 2

 

작사 김진아, 작곡 김진아

 

 

우리의 소원은 통일

매일 부르던 이 노래는

바람을 타고 날아 강을 따라 흘러

이렇게 만나게 되었죠

 

꿈에도 소원은 통일

늘 꿈꿔온 오늘 이 순간

그대와 나 함께 손을잡고

분단의 벽을 넘어요

 

우리 힘으로 이뤄낸 만남

벅차 오르는 지금 이순간

우리는 하나 다신 잊지말고

함께 나아가요

 

우리 마음속 깊게 팬 상처

하나가 둘로 갈라진 아픔

우리는 하나 다신 잊지말고

통일을 이뤄요

 

우리 힘으로 이뤄낸 만남

벅차 오르는 지금 이순간

우리는 하나 다신 잊지말고

함께 나아가요

 

우리 마음속 깊게 팬 상처

하나가 둘로 갈라진 아픔

우리는 하나 다신 잊지말고

통일을 이뤄요

 

우리가 멀어져있던

잃어버린 시간을 넘어서

 

우리끼리 더 단단하게

하나가 된 세상 만들 어요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늘 꿈꿔온 오늘 이 순간

그대와 나 함께 손을잡고

분단의 벽을 넘어요

분단의 벽을 넘어요

하나가되어 만나요

 

▲ 늘해랑 공연 모습.     © 백두칭송위원회

 

막바지에 이른 공연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발언으로 김철민 감독이 만든 영상과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노래단 내일이 창작한 <천지에 붓을 적셔>, 세상과 함께 추는 춤 흥이 <날아가> 노래에 맞춰 창작한 율동을 선보이며 막을 내렸다.

 

*** 김철민 감독 영상

https://youtu.be/pzV36Hw3P8A 

*** 노래 가사는 다음과 같다.

천지에 붓을 적셔

 

작사, 작곡 내일

 

 

희망이 가득한 푸르른 백두 천지에서

두손 번쩍 들어보니

우리가 기다려온 조국통일의 꿈

꽃물결이 일렁인다

 

다가올 통일의 날 

얼마나 설레이는 순간인가

팔천만 한겨레가 

얼마나 바래왔던 순간인가

 

마르지 않는 천지에 붓을 적셔 

조국승리의 새역사를 쓰자 

마르지 않는 천지에 붓을 적셔 

자주통일의 새역사를 쓰자

 

다가올 통일의 날 

얼마나 설레이는 순간인가

팔천만 한겨레가 

얼마나 바래왔던 순간인가

 

마르지 않는 천지에 붓을 적셔 

조국승리의 새역사를 쓰자 

마르지 않는 천지에 붓을 적셔 

자주통일의 새역사를 쓰자

 

마르지 않는 천지에 붓을 적셔 

조국승리의 새역사를 쓰자 

마르지 않는 천지에 붓을 적셔 

자주통일의 새역사를 쓰자

자주통일의 새역사를 쓰자

 

▲ 내일 공연모습.     © 백두칭송위원회

 

▲ 흥 공연모습.     ©백두칭송위원회


창작예술제 통일이 옵니다는 남측에서는 보기드문 대단한 공연이었다.

 

첫째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과 모습으로 만들어진 노래, 영상, 그림 등이 선보였다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에 징표를 뚜렷이 보여준 것이다. 게다가 그러한 노래와 영상이 더없는 감동과 울림으로 남았다고 하니 이는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둘째로는 통일조국을 바라는 예술가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풍부하게 자라고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예술가들이 보여준 모습과 작품에서 이미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었다. 이번 공연은 그러한 예술가들의 결실 혹은 열매라고 할 수 있겠다.

 

셋째로는 학생예술가들의 모습이다. 과감하고 완벽하게 무대를 창조해낸 학생예술가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도 우리에게 감동이자 조국과 민족의 보배이기도 하다.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도 가장 많이 받았다.

 

이렇게 전문예술가들과 학생예술가들이 함께 호흡을 맞춰 무대를 만든 것 또한 특기할 만한 일이다.

미군철수를 하자고 힘차게 투쟁을 벌려온 올해 실천과 조직생활을 통한 교양, 창작을 통해 자라난 예술역량들이 그대로 선보인 것이다. 이는 어느 시절에도 있어보지 못한 모습들이었다.

 

그들이 어떻게 걸어왔고 어떻게 걸어갈 것인지를 뚜렷이 보여준 무대였다.

이번 공연도 완벽했지만 다음 공연이 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아쉬운 대목 또한 있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이지 못한 것이다.

좁은 공연장과 짧은 준비기간 탓도 있고 관객을 더 모으기 위한 노력과 계획이 부실했다. 

 

처음으로 하는 창작예술제이다 보니 무대에서 실수와 세련되지 못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앞으로 이들이 보여주는 공연에서는 이런 아쉬운 대목들이 보이지 않으리라 기대한다.

 

우리는 새로운 시대 앞에 문고리를 쥐고 있다.

문을 열어 새날을 맞이하려는 사람들의 마음과 지향을 잘 담아 공연을 만들어 낸 예술가들에게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낸다.

 

이 박수와 환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바라는 민심의 표현이고 현실로 되기를 바라는 온 국민의 바램이기도 하다. 새로운 역사는 이미 시작되었다. 더욱 속도를 높여 더 높이 날아오르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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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공연장에 전시된 시화들과 그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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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구름의 소망

-유정숙 

 

 

바람은 참 속이 상해요

비무장지대 철책선 사이로

슝슝 빠져나가버리니까요

 

구름은 참 속이 상해요

비무장지대 철책선 그 위로

그늘 드리우기만 하니까요

 

바람과 구름

어쩌면 좋아 어쩌면 좋아

부둥켜 울어요

 

먹구름 비바람 되더니

우르르쾅쾅 우르르쾅쾅

철책선을 내리쳐요

 

아직도 그대로야

우르르쾅쾅 우르르쾅쾅

온 밤이 가고 잠이 들어요

 

햇님이 방긋 솟아요

백두와 한라 기지개를 켜고

서로 눈인사를 나누어요

 

바람 살랑 구름 빼꼼

철책선에 녹이 슬었네

햇살 비쳐 녹이 슬었어요

 

덩실 덩실 덩실 덩실

백두에서 한라까지

방울방울 햇빛 안고 퍼져가네요

 

알록달록 어여쁜 자연 색으로 

무지개 다리가 피어나네요

백두에서 한라까지 피어나네요

 

온 겨레가 무지개 다리로 나와

목청껏 환호성을 터쳐울리니

철책선은 어느새 다 녹았지요

 

퉁일 바람 뭉개 구름 배웅받으며

무지개 다리로 넘어건너서

어디로든 거침 없이 어서오세요

 

김정은 위원장님 오실 그 날은

온 겨레가 하나되는 

통일 새날입니다.

  

▲ 공연장에 전신된 시와 그림. 바람과 구름의 소망-유정숙.     © 백두칭송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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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겼다 

- 김지영 

 

뒤돌아서도 웃음이나고 

눈을 감아도 미소가 번진다

 

우리가 이겼다 

우리민족이 이겼다 

일본놈 핍박속에 

피눈물 삼키던 우리민족이 

미국놈 군홧발에 

삼천리강토 골짜기마다 학살의 이야기 

몸서치리치게 쌓여있는 우리민족이 

미국의 경제재제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오로지 자력으로 주체조선을 일떠세운 

우리민족이 

이겼다

 

이제 영영 헤어지지 말자고 

백두에서 뜨겁게 손을 맞잡았다 

 

그래 가자 

너도나도 백두로 백두산으로 가자

7천만 겨레가 그렇게 손을 맞잡고 

너도나도 붓을 들고 천지로 가자 

마르지 않는 물에 붓을 적셔

통일의 새역사를 중단없이 써 나가자 

 

백두의 귀한손님 오시는 그날은 

통일의 새역사 열리는 날 

한라의 동백꽃도 

지리산의 진달래도 

백두대간 철책선을 모조리 끊어내고 

고운 색동저고리 단장을 하고 

울긋 불긋 환영의 꽃을 들고 나서자 

 

일본도 미국도 

어떤나라도 어떤민족도 

우리를 꺾지못해 

우리를 막지못해 

 

우리 민족의 승리 

우리 민족의 통일

천만년 번영할 우리민족이 

전세계의 축복을 받을 그날이 

시베리아 유럽으로 뻗어갈 

통일의 새 아침이 

천리마 만리마 속도로 고속열차처럼

우리에게 온다 

평화의 미소가 흰눈으로 펑펑 내린다

통일의 축포가 

우주끝까지 펑펑 솟구쳐 올라간다 

 

우리가 이겼다

우리 민족이 이겼다 

자주통일 조국만세 !

  

▲ 우리가 이겼다 - 김지영.     © 백두칭송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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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혜원

- 북녘말나들이 

 : 남과 북의 다른 단어를 생활 속의 장면을 통해 팝업 형식으로 표현하였다. 

- 백두약속

 : 원작 신윤복의 '소년전홍'을 오마주 한 그림이다. 남북의 두 정상이 백두산 천지를 바라보며 '백두산 천지의 마르지 않는 물에 붓을 적셔 통일의 새 역사를 중단없이 써 가자'고 한 평화, 번영, 통일에 대한 웅대한 뜻과 약속을 그림에 담았다. 

- 바람과 구름의 소망

 : 유정숙의 시에 그림을 붙였습니다.  

  

▲ 북녘말 나들이.     © 백두칭송위원회

 

▲ 백두약속.     © 백두칭송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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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재희

- 백두에 흩날리는 꽃물결

 : 백두칭송에 대한 언론의 악의적인 의도가 짙다. 잦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백두산은 우리 민족의 영산, 일제에 목숨걸고 맞서 싸웠던 선조들의 정신이 서린 그러다가 이제야 평화통일 두정상이 만나 서로를 칭송하며 새 역사를 써내려가는 곳이라는 것을. 우리는 그것 말고 할 이야기가 없다. 

  

▲ 시 '백두칭송'.     © 백두칭송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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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주연

- 김정은

 : 목숨을 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단을 지지하고, 그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마음으로.

  

▲ 김정은.     © 백두칭송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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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전체 동영상

 

http://www.615tv.net/?p=17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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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공연 사진 모음

 

https://photos.app.goo.gl/hHBr5PLcqmHTbjWe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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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비리에 분노한 학부모 “사립유치원이 학교냐? 학원이냐?”

21일 '비리유치원 문제 해결과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시민대토론회' 개최

양아라 기자 yar@vop.co.kr
발행 2018-12-21 17:36:01
수정 2018-12-21 17: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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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회원들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사립유치원 존립 위한 전국유치원 교육자대회를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회원들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사립유치원 존립 위한 전국유치원 교육자대회를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사립유치원은 학교입니까? 학원입니까?"

김한메 전국유치원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비리유치원 문제 해결과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시민대토론회'에서 원론적인 이 질문을 다시 던졌다.

그는 최근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에 선임된 이덕선 이사장의 명함 뒷면에 '유치원은 우리 아이들의 처음 학교입니다'라는 말이 써 있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학부모들한테 그렇게 홍보하고, 정부에 지원해달라고 요구할 때도 '학교'라고 처절히 강조하면서, 도대체 왜 모든 학교가 따라야 할 투명한 교비 회계 처리방식을 따르라 하면 사유재산이고 개인 사업자라며 잘 따르지 않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김한메 위원장은 동탄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 안에서 들었던 사립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어머니가 한 말을 곱씹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아이들 급식을 봤는데, 삶은 계란을 2등분도 아니고, 4등분을 해서 준다고 한다"며 "그 어린 것들이 얼마나 많이 먹는다고 그렇게 주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들이 '서울대보다 보내기 어렵다'고 한탄하는 국공립유치원 입학 경쟁을 말하며 "학부모들은 종일반이 없어서, 방학기간이 너무 길어서, 맞벌이를 해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립유치원에 보냈다"며 "이런 추악한 실태를 봤을 때, 저희는 분노 이전에 무능력함을 느꼈다. 우리가 부모고 어른인데, 이런 일이 자행될 때까지 방치했나"라고 자책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치원 비리 분노한 시민들 모여라!:비리유치원 문제 해결과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시민대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12.21.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치원 비리 분노한 시민들 모여라!:비리유치원 문제 해결과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시민대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12.21.ⓒ뉴시스 제공

토론회 사회를 맡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자유한국당이 어제 교육위 법안소위에서 교육부의 시행령 제안에 대해 '입법부에 대한 도전'이라면서 박찼다"며 "무도(無道)하다.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여야는 20일 국회 교육위 법안소위를 개최하고, 유치원 3법에 대한 심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교육부가 제안한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입법권에 대한 도전'이라며 퇴장해 파행됐다.  

유치원3법을 대표발의한 박 의원은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했다.  

박 의원은 "엄마 아빠들이 다들 돈 버느라 바쁘지 않느냐"며 "그런데 유치원 원장님들은 평일에 검은 옷을 입고 1만 명씩 모여서 외친다"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들이 뭉치지 않고 조직화되지 않으니까 자유한국당이 벌건 대낮에 1만 명씩 동원할 수 있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엄마들이 뭉치지 않으면 국회에서 우리 아이들이 함부로 취급 받는다"면서 "가슴 속에 작은 불덩이 하나씩 들고 각 지역으로 돌아가서 엄마, 아빠가 해야될 일 국민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자유한국당이 시간끌기, 발목잡기, 침대축구를 반복하고 있다"며 "(국회가) 국민을 보고 가야지, 자유한국당을 보고 갈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치원 비리 분노한 시민들 모여라!:비리유치원 문제 해결과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시민대토론회'가 개최됐다.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치원 비리 분노한 시민들 모여라!:비리유치원 문제 해결과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시민대토론회'가 개최됐다.ⓒ민중의소리

"유아교육의 주인은 유치원 소유주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  

이날 토론회에는 유치원 비리에 분노한 시민과 학부모들이 모였다.

조성실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유치원 비리 이야기를 할 때, 한유총 차원에서 계속해서 강조하는 것은 당장 운영이 어려운 유치원들이 70~80%라는 이야기다. 어떤 면에서는 생계형 비리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라는 핑계"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족이 운영해 118억대의 비자금까지 축척할 수 있었던 이면엔 어떤 프로세스가 있어 가능한가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조 공동대표는 "유치원 비리는 단순히 돈을 횡령한다는 의미가 아니고, 아이들의 건강권과 안전을 맞바꾼 대가"라며 "노후시설을 개선하기 위한 적립금과 아이들 교육의 용도로 모았던 학부모 부담금이 페이퍼컴퍼니나 사적인 용도로 유용됐기 때문이다. 회계 비리는 우리 아이들의 인권과 안전을 현재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사실상 횡령을 저질렀을 때 형사 처벌이 불가능한 구조가 반복된다면 너도나도 아이들의 안전보다 자신들의 이익을 앞세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공동대표는 시설 이용료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도 "어떤 영리기관도 자가 건물의 임대료를 법인 통장에서 쓸 수 없도록 돼 있다"면서 "비영리법인이라는 것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비윤리적인 주장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립유치원이 교육을 제공하는 기관으로서 오랜 기간동안 면세 대상이었다는 부분도 결국에 개인용도의 지출은 원장의 월급에서 쓰면 되는 것"이라며 "사유재산권이라는 부분을 강조하고 싶다면 학원법에 의거한 곳으로, 누리과정 지원금 등 국고 지원을 받지 않는 사업자로서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조 공동대표는 발언 말미에 "유아교육의 주인은 유치원 주인이 아니다. 바로 우리 아이들이다"며 한유총 집회 때 학부모들이 띄운 애드벌룬에 담긴 문구를 다시 한번 읽었다.

김남희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도 이날 한유총의 '사유재산' 프레임에 대해 근거를 대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남희 팀장은 유치원3법 통과는 '사유재산 침해'라는 한유총 주장에 대해 "공공적으로 운영돼야 할 교육 기관의 문제이지, 재산권의 침해 문제는 아니다"며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설립자가 자기 땅과 건물에서 유치원을 운영하기 때문에 그 건물과 땅은 설립자의 소유이며, 사유재산"이라면서도 "유치원이라는 기관, 학교는 설립자 개인의 재산인가? 아니다. 이것은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유치원3법이 통과된다고 해서 설립자의 땅이나 건물이 뺏기는 것이냐? 그렇지 않다. 그 건물과 땅은 설립자의 소유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설립자가 투자한 건물과 토지 비용을 회수할 있게 해달라는 한유총의 주장에 대해서는 "비영리기관이라는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비영리기관은 투자자가 이익을 회수할 수 없고, 투자가 아니라 운영을 해서 수익이 나면 공공 목적에 이용하라고 국가가 엄청난 지원과 혜택을 준다"며 "연간 2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국고가 사립유치원에 지원되고 있고 소득세법 상 비과세, 여러가지 세제 혜택과 지원을 하는 이유는 교육목적으로 운영된 비영리기관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부 측도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지은 교육부 사립유치원 공공성강화 TF 팀장은 '유아학습권 보호'와 '회계 투명성 강화'가 유아교육 정책의 핵심이라고 꼽으며, 국가적 책임을 강조했다.  

교육부는 유아학습권 보호를 위해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지은 팀장은 "유치원의 일방적인 학기 중 폐원을 방지하기 위해, 폐원 신청서를 낼 때 폐쇄일자를 매학년도 말일로 명시하도록 추진하려고 한다. 폐쇄인가 신청서에는 학부모 동의를 3분의 2이상 받는 것으로 첨부를 해서 할 수 있도록 하고, 다른 기관으로 옮겨서 학습권 보호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전원조치 계획을 세우도록 하려고 한다. 이러한 사항에 대해서 교육감이 이런 조치가실제 이뤄졌는지도 확인할 수 있는 의무사항을 넣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교육부는 교육부령인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의 개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팀장은 회계비리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과 관련해 "그동안 일명 국가관리 회계 시스템인 '에듀파인'이 유치원에서 단서조항으로 해 선택 사항으로 들어가 있었지만 이제 회계 시스템을 의무화하는 것으로 추진하고자 한다"며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 개정이 완료되면 내년 1학기인 19년 3월부터 1단계로 해서 일정 규모 이상인 유치원을 대상으로 하고, 2020년에는 전면 도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 16일에 교육부령 개정 사항을 발표했고, 17일부터 1월 말까지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입법예고에 들어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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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역대급' 공약 이행…주한미군은?

정욱식 칼럼] '미군 없는 한국' 준비해야 할 수도
2018.12.21 16:52:54
 

 

 

 

"한다면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발표한 것을 보면서 떠오른 말이다. 그는 뒤이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도 점차적으로 철수할 뜻을 내비쳤다. 이 두 가지는 트럼프가 대선 후보 때부터 내세워온 핵심적인 공약들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트럼프의 공약 이행 수준은 가히 '역대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임 이후 이뤄진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및 파리 기후협약 탈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 타결, 중국과의 무역 전쟁 불사, 이란 핵협정 탈퇴,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의 예루살렘으로의 이전 등은 숱한 논란을 야기해왔지만, 이것들은 트럼프의 대선 공약들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멕시코와의 국경지대 장벽 설치와 '오바마 케어'의 폐기는 현재진행형이지만 트럼프는 이들 공약도 이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아마도 그는 2020년 재선에 도전하면서 '나만큼 약속을 지킨 대통령은 없다'는 점을 내세우고 싶어하는 것 같다.

코리아 빅뱅? 

주목할 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도 트럼프의 공약 사항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대선 후보 당시 미국 주류의 실소와 색깔론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을 만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피력했고, 실제로 올해 6월 12일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에 임했다. 그리고 내년 초에 2차 정상회담을 갖겠다고 말하고 있다. 

"한다면 한다"는 트럼프의 독불장군식 국정 기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안이 바로 주한미군이다. 신고립주의와 중상주의가 혼재된 그의 주한미군에 대한 생각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주한미군을 빼거나, 주둔비를 한국이 다 내거나.'  

이는 대선 후보 때부터 일관되게 표출되어온 것이다. 어느 쪽에 마음이 더 가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트럼프의 기질상 2020년 대선 전에 결판을 보려고 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빅뱅'은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돼 획기적인 성과가 나올 때 발생할 수 있다. 가령 김정은이 "완전한 비핵화"와 관련해 구체적인 방식과 대상과 시한을 제시하고 트럼프도 이에 걸맞은 상응조치로 화답할 경우에 주한미군에도 일대 파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이미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직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를 강력히 시사한 바 있다. 그는 주한미군 철수에 관한 질문을 받고 진지한 표정으로 이렇게 답했었다.

"나는 언젠가는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싶습니다. 집으로 데리고 오고 싶어요. 그 이유는 돈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한국도 돈을 좀 내고 있으나 미국이 너무 많이 내고 있어요. 그러나 지금 당장 철수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트럼프의 이러한 생각은 두 가지 벽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 하나는 미국 주류의 반발이다. 이들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크다며 트럼프에게 주한미군의 필요성을 집요하게 설득하려고 해왔다. 

그 중심에는 최근 사임 의사를 밝힌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있었다. 미국 의회가 2018년 국방수권법에 이어 2019년 국방수권법에도 주한미군의 병력수를 2만 2000명 이하로 줄이지 못하도록 아예 법으로 못 박은 것도 트럼프에 대한 공포심이 반영된 것이다.

또 하나는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다. 한국의 부담금을 "2배로 늘려달라"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있었을 만큼, 이 문제에 대한 트럼프의 집념은 강하다. 하지만 이건 상식 밖의 요구다. 지금도 미국은 한국이 주는 분담금을 다 쓰지 못하고 있고, 그래서 일부는 은행에 예치해두고 있고 일부는 불용액으로 계속 쌓이고 있다. 

그러자 미국은 '작전지원비'를 신설해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한국이 부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현지 발생 비용을 분담한다'는 방위비 분담금 협정의 취지와 맞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한미관계를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도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미군없는 한국도 생각해야 

워낙 많은 변수들이 얽히고설켜 있어 한반도 정세의 앞날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김정은과 트럼프의 담판이 궁극적으로는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미국과 일본 주류, 그리고 한국의 극우보수 진영의 두려움이 커질수록 이에 대한 저항과 반격도 만만치 않게 커질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졸저 <비핵화의 최후>에서 이러한 양상을 상세히 다루면서 부제를 '보이지 않는 전쟁'이라고 적은 까닭이다. 

공교롭게도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들로 불리는 남북미중 지도자들 가운데 주한미군 철수를 유일하게 말해온 사람은 다름 아닌 미국 대통령 트럼프이다. 가능성의 높고 낮음을 떠나 그가 언젠가는 주한미군 철수를 지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바야흐로 '미군 없는 한국'을 준비해야 할 상황이 다가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대혼란이 아니라 신질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미군 없는 한국'을 토론하고 준비해야 한다. 적어도 사회적 담론 차원에서는 말이다.

* 필자 신간 <비핵화의 최후>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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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권씨를 찾습니다, 이 한 사람 때문에...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8/12/22 10:25
  • 수정일
    2018/12/22 10:2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파인텍 노동자 굴뚝농성 405일째... 자취를 감춘 '책임자'

18.12.21 21:09l최종 업데이트 18.12.21 21:09l

 

무기한 단식 4일차입니다. 스타플렉스(파인텍) 홍기탁, 박준호 두 노동자의 벼랑 끝 굴뚝 고공농성 405일째입니다. 동료들 살리겠다고 무기한 단식에 들어 간 차광호 지회장 단식 12일째입니다.

굴뚝 고공농성 401일째인 지난 17일에는 사회원로(중진) 150여분이 찬 거리로 나오셨습니다. 7시간에 이르는 심장수술을 받고 얼마 전 다시 폐렴으로 입원까지 하고 나오신 백기완 선생님, 언론계의 어른인 김중배 선생님, 명진 스님 등께서 '극한의 하늘 끝에 매달린 저들이 괴물이 아니라, 최소한의 도덕과 윤리, 공동체의 연대책임을 저버린 이 세상이 괴물'이라면서 '408일도 안된다 당장 내일이라도 내려오게 해야 한다'고 김세권 사장의 결단과 대통령, 국회 등의 역할을 촉구했습니다.

사회원로(중진) 선생님들의 촉구 서한은 대통령과 노동부장관, 국회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박홍근 의원 그리고 국가인권위원장 등에게 전달되었습니다. 선언에는 백낙청, 염무웅, 신경림, 황석영, 정지영 등 문화예술계 원로들과 단병호, 이수호, 박순희 선생 등 노동계 원로, 함세웅, 문정현 신부님 등 종교계 원로, 김세균, 손호철 선생 등 교수학술계와 유가협, 민가협 어른들 등 많은 분들이 함께했습니다.

굴뚝 고공농성 402일째인 지난 18일에는 한국사회 각계 시민사회단체들이 '공동행동'에 나섰습니다. 2015년 1차 고공농성 408일에 이어 2차 고공농성 404일(12월 20일 기준)이 되도록 자신의 이윤만을 위해 고용 약속을 파기하고 정상적인 교섭 한 차례도 진행하지 않은 김세권씨의 책임을 묻기 위한 직접행동 결의와 더불어, 그간 책임을 방기해 온 정부와 국회 등의 각성을 촉구하는 공동행동에 나섰습니다.

그 일환으로 네 명의 대표들이 전격적으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습니다. 박래군 인권재단사람 소장과 나승구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 대표신부, 박승렬 NCCK인권센터 소장님 등입니다. 몸뚱이 하나뿐인 저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제 우리 모두가 홍기탁, 박준호, 차광호, 김옥배, 조정기라고 선언하며 한국사회가 또 다시 고공농성 408일이라는 야만의 시간을 맞지 않게 하기 위해 모든 일을 다할 것을 결의했습니다.

굴뚝 고공농성 403일째인 19일에는 그간 고공농성을 해야 했던 전국의 노동자들이 모여 연대투쟁을 결의했습니다. 408일이 되는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까지 문제 해결이 안될 시, 12월 29일 '전국노동자대회'와 모든 양심 세력과 시민들의 총합인 '희망버스'를 출발시킬 것을 공개 제안했습니다.

전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촛불항쟁의 밑불이 되며 3년여 옥고를 치르고 나온 쌍용차의 한상균, 청계천 전태일동상 앞에서 박근혜를 온몸으로 막아내던 김정우 전 지부장, 100여 일 동안 통한의 고공농성을 해야 했던 이창근, 300여 일에 이르는 고공농성을 해야 했던 유성기업 이정훈 영동지회장, 그렇게 300일을 하늘에서 보내야 했던 현대차비정규투쟁의 최병승,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농성의 박성호, 프레스센터 앞 광고탑 농성의 씨앤앰비정규직 임정균,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 장연의, 광화문 세월호농성장 건너편 광고탑 고공농성에 함께했던 세종호텔노조의 고진수, 하이텍알씨디코리아 김혜진, 코스콤의 정인열, 시그네틱스의 윤민례 그리고 기륭전자의 김소연, 유흥희, 윤종희 등 고공농성자들의 마음을 모아 함께 했습니다.

굴뚝 고공농성 404일째인 20일에는 목동 굴뚝 앞에서 오후 3시에 금속노동자들의 결의대회가 열렸습니다. 문화제와 기도회와 1일 동조단식단과 각계의 연대방문이 끊이지 않습니다.

단 한 사람에서 비롯된 굴뚝농성 408일이라는 야만 
 

파인텍 오체투지단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서라"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노동자와 ‘스탁플렉스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소속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파인텍지회 박준호, 홍기탁 노동자의 고공농성이 오는 24일이면 굴뚝고공농성 기록인 408일이 된다며 정부가 고공농성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 줄 것을 요구하며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 파인텍 오체투지단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서라"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노동자와 ‘스탁플렉스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소속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파인텍지회 박준호, 홍기탁 노동자의 고공농성이 오는 24일이면 굴뚝고공농성 기록인 408일이 된다며 정부가 고공농성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 줄 것을 요구하며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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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우리 모두의 마음은 굴뚝 같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그들이 저 하늘감옥에서 내려와 우리와 같은 평범한 자유를 얻고, 가족들 곁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소망입니다. 또 한 번의 408일이 되는 12월 24일 전에 그들이 내려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모두의 크리스마스 이브가 평온하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의 연말이 조금은 따뜻하기를 바랍니다. 한국사회의 인권이 더 이상 허물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그 모든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단 한 사람이 있습니다. 스타플렉스 김세권 사장입니다. 이미 2015년에 세계 최장기 굴뚝농성 408일이라는 야만의 오명을 가지게 한 사람입니다. 2010년 기존 한국합섬 인수 과정에서 당시 빈 공장을 지키며 5년을 싸워오던 노동자 104여 명의 고용과 노동조합, 단체협약 등을 승계하는 조건으로 870억 원에 이르는 회사를 399억 원에 인수하고는 1년 8개월 만에 위장폐업과 '먹튀'로 답한 이입니다.

당시 300억 원에 이르는 체불임금은 도대체 누가 떼어먹은 건지 확인도 필요한 상황입니다. 위장폐업에 맞서 다시 문 닫힌 공장 굴뚝에 올라 차광호 조합원이 2015년 408일이라는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 기네스북 기록을 하는 동안에도 안하무인으로 버티던 이입니다.

당시 어쩔 수없이 합의한 자회사 파인텍은 정상 운영 약속과 달랐습니다.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 작업량도 없고, 겨우 최저임금을 면하는 수준의 임금만 주었습니다. 결국 다시 오늘로 405일에 이르는 굴뚝 고공농성으로 한국사회 모두가 아파하고 안타까워하는 동안에도 모든 책임을 회피하고, '바지사장'만 내세운 채 교섭 한 번을 안 나온 사람입니다.

이 한 사람 때문에 한국사회와 민주적인 시민들이 지불해야 했던 사회적 비용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도대체 어떤 무소불위의 권력인지 그는 그 수많은 언론 보도에도 꿈쩍하지 않습니다. 노동청이 불러도, 국회가 불러도 우스워하며 안 나옵니다. 그는 도대체 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어떤 사람입니까. 그는 도대체 이 공동체 사회에서 어떤 치외법권이며, 특권이며 갑질입니까.

사회원로들이 차가운 거리로 나서고,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무기한 단식을 하는 이 때에도 그는, 그의 직원들은, 자신들의 부와 여유를 한껏 즐기고 있습니다. 자신의 오만과 무책임으로 영하 십 몇도의 날씨에 75m 굴뚝 위에서 두 사람의 온몸이 꽁꽁 얼어가도, 40도가 넘는 폭염의 하늘 아래에서 사람이 검게 말라가도, 폭우에 사람이 젖은 스펀지처럼 헤지고, 폭풍에 날라갈까봐 밧줄로 자신의 몸을 결박하는 동안에도 수백억 원대에 달하는 부 위에서 안락합니다.

긴 탄압의 세월에 장사가 없어 지금은 다섯 명이 남아 끝까지 싸우고 있습니다. 고용을 보장할 공장도 있고, 자본력도 충분합니다. 오늘도 충북 음성 원청공장인 스타플렉스는 팡팡 잘 돌아갑니다. 가족 일가가 주식의 70% 가까이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신입사원도 계속 뽑습니다. 다섯 명의 고용보장 약속을 못 지킬 어떤 어려움도 없습니다.

노조가 싫어 못하겠다고 공공연히 말한답니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부정합니다.  그는 돈이 될 때는 2010년 5년 동안 빈 공장을 지키며 싸우던 '강성노조원(?)' 104명의 노조와 고용을 승계해 '먹튀'하기까지 함께 살기도 했습니다. 그의 개인적 아집 탓에 서울에너지공사는 400여일 동안 공장 굴뚝 하나를 못 돌리고 있습니다. 몇 개 중대의 경찰력이 400여 일 동안 굴뚝 아래를 지켜주어야 합니다. 수많은 언론사 기자들이 400여 일 가까이 수고를 해야 하고, 수만 명이 자기 호주머니를 털어 400여 일 가까이 연대를 다녀야 하고, 수백 만의 국민이 안타까워해야 하고, 수많은 이들이 피눈물로 어렵사리 일궈 온 한국사회의 인권과 민주주의의 현주소가 75m 굴뚝 아래로 까마득히 추락해야 합니다.

이렇게 많은 사회적 분쟁 비용을 왜 그 한 사람 때문에 지불해야 합니까. 왜 경찰과 정부는 전체 사회를 향해 이토록 긴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그를 보호하고 있습니까.

오늘로 405일째입니다. 이제 더 이상은 안 됩니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이유로 공공연히 고용을 회피하고, 인간과 공동체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윤리를 모욕하고 파괴한 김세권 사장 한 사람 때문에 이 수많은 갈등과 고통이 지속되는 것을 한국사회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이런 배째라식, 제왕적 기업 경영을 하며 모든 사회적 갈등비용을 우리 모두의 세금인 공권력에 전가하며 배를 불리는 기업가라면 이젠 그가 누구든 이 사회에서 퇴출해야 합니다. 법적으로 강제할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만약 이런 사회적 폭력과 야만을 지속적으로 악랄하게 수행하는 기업가들을 단죄할 방법을 못 가진 법이라면 그건 공동체의 법이, 민주주의의 법이 아니기에 뒤집어져야 하고, 폐기되어야 합니다. 새롭게 제정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수많은 이들이 연말을 반납하고 노심초사 굴뚝의 날짜를 세고 있는 동안, 또 한 번의 408일이 오기 전에 그들이 내려 올 수 있게 한국사회 모두가 나서서 노력을 하고 있는 동안, 문제 당사자인 그는 모든 책임을 회피하고 해외로 나갔다고 합니다.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
▲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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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로 외유를 갔다고 합니다. 계속 그럴 계획이라고 합니다. 우리 사회가 그의 무책임을 위한 밑딱이입니까, 핫바지입니까. 어디로 갔는지 당장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당장 돌아가 한국사회 전체에 공개사죄하고 이 사태를 해결하라고 해야 할 듯합니다. 함께 찾아 주십시오. 405일이 되도록 얼굴 한 번 볼 수 없는 그를 이제 모두가 만나봐야겠습니다. 당신 한 사람 때문에 지금 얼마나 많은 이가 아파하고 힘겨워하고 있는지 아느냐고 사회적 철퇴를 내려줘야 할 듯 합니다.

나흘만 굶어도 이렇게 독기가 서리는가 봅니다. 말이 곱게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 높은 굴뚝에 고립되어 405일이라고 합니다. 김세권, 그가 한국사회의 얼굴에 오물을 끼얹은 지 405일째라고 합니다. 그가 어떤 괴물인지 확인해야 할 듯 합니다.

어느 나라에 가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핑계를 대고 나가 있는지 찾아야 할 듯 합니다. 오늘부터 한국사회 모든 민주시민의 이름으로 스타플렉스 김세권 사장을 공개 지명수배합니다. 세계의 교민들께, 아니 연대하는 세계의 시민들에게도 연대 부탁드립니다.
  
김세권씨를 보게 되면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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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다움'이란 무엇인가

[取중眞담] '롤러코스터 증시' 같던 2018년... 다시 날고 싶은 그의 꿈

18.12.21 09:30l최종 업데이트 18.12.21 09:30l

 

 

[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편집자말]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시도지사협의회 제1차 남북교류협력특별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시도지사협의회 제1차 남북교류협력특별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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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0일경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모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3선 시장이 된 후 이러저러한 일정들을 매일 소화하는데, 이게 원래 내가 하려던 정치의 모습이 맞나 의문이 든다. 고고한 시민운동가로 남지 않고 뭔가 바꿔보자고 정치판에 온 건데, 요즘의 나는 내가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 '박원순다움'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박 시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정치에 뛰어든 것이 올해로 8년째. 박 시장이 한 번쯤 이런 고민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박원순의 2018년은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 증시' 같았다. 오전 증시의 강세를 오후까지 이어가지는 못했다는 얘기다.

전반기 활동의 초점은 온통 '3선 레이스'에 맞춰졌다. 일각에서는 2017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그가 중도하차한 점을 들어 "유권자들이 3선 시켜주고 (2022년 대선) 재도전 기회까지 주진 않을 것"이라고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박 시장도 '3선 도전'에 대한 세간의 시큰둥한 시선을 잘 알았다. 그는 "서울시장을 두 번 하나 세 번 하나 정치적으로는 마찬가지"(5월 10일 직원 조례)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압승으로 논란을 잠재웠다. '안마당 서울'에서만큼은 존재감을 인정받으려는 듯 민주당의 야전사령관을 자임했다. 결과는 서초구 1곳을 제외한 전체 구청장과 대부분의 시·구의원들의 동반 당선이었다.

특히 '1강 2중'의 구도로 끝난 본선 결과(박원순 52.8%, 김문수 23.3%, 안철수 19.6%)는 2017년 대선(문재인 41.1%, 홍준표 24.0%, 안철수 21.4%)과 놀랍도록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지리멸렬한 야권이 특단의 승부수를 띄우지 않는 한 여권 내부에서도 "2022년 대선은 박원순으로 해볼 만하지 않겠냐?"는 얘기가 나올 만한 전적이었다. 
 
3선 서울시장 탄생... 박원순의 세리머니 6·13 지방선거의 서울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박 후보가 부인 강남희 여사와 함께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마련된 캠프 상황실에서 꽃다발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 3선 서울시장 탄생... 박원순의 세리머니 6·13 지방선거의 서울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박 후보가 부인 강남희 여사와 함께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마련된 캠프 상황실에서 꽃다발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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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후반기의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싱가포르에 리콴유 세계도시상을 받으러 가서 "여의도를 통으로 재개발하겠다"(7월 8일)고 한마디 한 뒤 서울의 부동산 시장을 들쑤셨다는 정치적 책임을 뒤집어썼다. 박 시장이 강북에서 한 달 살이 끝에 내놓은 '강남·북 균형 발전' 정책의 효과를 반감시킬 정도로 그가 입은 이미지의 타격은 컸다.

여의도 개발 논란은 발언 취소로 불길이라도 잡을 수 있었는데, 10월부터 촉발된 서울교통공사의 채용 비리 의혹은 실체가 없는 '유령과의 싸움'이라 더 답답한 상황이다. 서울교통공사에서 함께 근무하는 친인척 비율을 나타내는 숫자(11.2%) 하나로 촉발된 의혹 때문에 박 시장은 내년 국회 증언대에 서야 한다.

박 시장이 참모들에게 "말 한마디 편하게 못 한다"고 어려움을 호소하는 일도 잦아졌다고 한다. 중국 베이징대 학생의 질문에 "(국회 국정조사를) 돌파하고 나면 조금 더 강력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답한 것은 그의 권력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고, 국회의원들의 세비 인상을 비판하는 페이스북 글은 시민운동가 출신 정치인의 반(反)정치 코드로 읽혔다.

그가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누가 3~4년 뒤 여당의 대통령후보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박 시장이 최종후보군에 들어갈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처럼 강력한 원톱 주자가 없는 여당 내부의 지형도 2022년 경선이 2017년과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것임을 보여준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지낸 김성태 의원은 "내가 협상하면서 보니까 박원순 시장이 민주당에 가진 영향력이 최소 30%는 넘어 보였다"(13일자 중앙일보 인터뷰)고 평했다.

최종 목적지가 어디가 됐든 큰 선거가 없는 2019년은 정치인으로서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조언 형식을 취했지만, 그 자신이 "우리 사회에 산적한 개혁 과제들이 많다. 그중에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는 것들도 많다. 이런 것들을 과감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5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 '과감한 개혁'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책임은 박 시장도 나눠야 한다.

문제는 '어떻게'이다.

박 시장이 말한 '박원순다움'으로 얘기를 다시 돌려보자. 박 시장은 갈등의 현장에 제때 가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답답함을 참모들에게 얘기했다.

과거에는 사회적 약자들이 고통받는 현장에 가서 비를 함께 맞아주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존재감이 있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일단 가면 이러저러한 약속을 해줘야 한다"는 반론에 부딪혀 현장에는 아예 가보지도 못할 때가 많다는 얘기였다.

박 시장이 최근 한강에서 투신자살한 아현2지역 철거민 박준경씨의 빈소를 찾고(12월 5일), 철거민 대책위 관계자들을 잇달아 면담(같은 달 11일)한 것에 대해 참모들은 "반대 의견이 많았음에도 결행했다는 점에서 시장이 과거와는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박 시장의 행보가 여느 정치인들처럼 '보여주기'로 비치지 않으려면 '묵직한 대안'을 겸비해야 한다.

곽현 소통전략실장은 "서울시장이 모든 걸 일일이 할 수는 없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시가 할 수 있는 일은 조례와 예산으로, 그 이상의 부분은 국회 입법으로 풀어야 한다"며 "문제는 유치원 3법 논란에서 보듯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 합리적 논의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글을 정리하다가 박 시장이 2년 전에도 '박원순다움'을 언급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대선후보 경선을 준비하던 박 시장이 2017년 1월 12일 지지자들의 단체 대화방에 올린 글의 일부는 이랬다.

"당장 장사가 안되니까 품목을 바꾸고, 포장도 잘 해보라고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박원순다움'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키고자 했던 가치와 지켜야 하는 가치로 정면승부하는 것이 맞습니다. 제가 너무 바보 같은 걸까요?"

이번에는 정면승부로 그가 뜻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까?
 
 
태그:#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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