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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장준하 타살의혹’ 국감 증인채택 거부

 

새누리 ‘장준하 타살의혹’ 국감 증인채택 거부
 
[뉴스단평] 특별법 제정도 미온적... 야당 “과거사 사과 잊었나”
 
정운현 기자 | 등록:2012-09-29 13:37:49 | 최종:2012-09-29 13:42:2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머리 부분에 타살 의혹이 완연한 장준하 선생의 유골


장준하 선생 타살 의혹과 관련한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가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증인 채택을 거부해 박근혜 후보의 과거사 사과 진정성이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새누리당은 2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 채택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국회 행안위 새누리당 간사인 고희선 의원은 “국정감사 기간에 행정자치부 등 살펴봐야 할 곳이 너무 많아 바쁘다”며 “장준하 선생 타살 의혹 관련한 증인을 채택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증인을 몇명 불러 물어본다고 의혹이 제대로 풀리지 않는다”며 “이번에 증인을 채택하지 않는다고 의혹을 해소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좀 더 큰 틀에서 의혹을 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안위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어 장 선생 의문사 진상 규명과 관련한 증인 채택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민주당은 장 선생의 아들 장호권 씨와 2003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고상만 전 조사관, 목격자 김용환 씨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김용환 씨의 경우 장 선생 실족사 당시 유일한 목격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따라서 김 씨의 증인 채택은 장 선생 의문사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그의 진술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국감의 취지가 왜곡된다며 김 씨를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을 반대했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 “새누리당이 장 선생 타살 의혹과 관련한 증인 채택을 거부해 그의 죽음을 미완의 과제로 남겨두는 것은 과거사 정리를 위해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며 “국민들은 일주일 전 박근혜 후보의 사과를 아직 잊지 않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지난 24일 박정희 시대의 5·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에 대해 “상처와 피해를 입은 분과 가족에게 사과하고 그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장 선생 사건 진상규명과 관련, 증인 채택을 거부함에 따라 박 후보의 과거사 사과가 과연 진정성이 있는 것이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장 선생의 유족과 기념사업회는 최근 범국민대책위를 구성해 100만명 서명운동에 나섰다. 또 야당에서는 특별법 제정을 통해 진상규명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이 역시 새누리당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 특별법 제정은 현재로선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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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양자대결서 박근혜 제쳐

문재인·안철수, 양자대결서 박근혜 제쳐
(오마이뉴스 / 2012-09-28)

안철수 vs 박근혜 17.3%p 차로 격차 확대
[오마이뉴스 여론조사①] 3자 구도에서는 박근혜-안철수 오차범위 내 1위 다툼 치열

<오마이뉴스>가 '리서치뷰'(대표 안일원)에 의뢰해 실시한 이번 정례조사는 지난 26일~27일 2일간 전국에 거주하는 만19세 이상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2012년 8월말 현재 국가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라 성·연령·지역별 유권자비례 무작위추출을 통해 ARS/RDD(Random Digit Dialing) 휴대전화로 실시했다. 표본수는 2000명,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2.2%p다.

총선이나 지방선거와 달리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높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 5월부터 5319만 6862명에 달하는 휴대전화가입자(2012년 8월말 현재)를 대상으로 정례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체로 국내 여론조사기관들이 유선전화와 휴대전화를 병행하는 것과는 매우 다른 조사기법으로,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높은 대통령선거에 보다 더 적합한 여론조사방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마이뉴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양자대결 결과.
ⓒ 리서치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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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모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26~27일 실시한 9월 정례 여론조사 결과, 안철수 후보는 박근혜 후보를 17.2%포인트 차이로 따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후보도 박근혜 후보를 6.5%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하지만 3자 대결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1위를 달렸다. 박근혜 후보(37.2%)는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안철수 후보(34.5%)를 2.7%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3위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은 25%였다. 야권 단일 후보 지지도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17.3%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에서는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상승세와 박근혜 후보의 하향세가 두드려졌다. 이는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공식적으로 대선 레이스에 등장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른바 '컨벤션 효과'다. 문재인 후보는 16일 민주통합당 후보로 선출됐고, 안 후보는 19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박근혜 후보의 하향세도 눈에 띈다. 박 후보는 지난 11일 '두 개의 인혁당 판결' 발언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24일 사과도 지지율 반등에 큰 효과가 없었다. 또한 홍사덕 전 캠프 선대위원장의 금품수수 의혹, 송영선 전 의원의 금품 요구 파문, 김재원 전 대변인의 만취 폭언도 박 후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27일 안철수 후보와 26일 안 후보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의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에 이뤄졌다. 관련 논란은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제한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양자대결①] 문재인, 처음으로 박근혜 제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양자대결 결과.
ⓒ 리서치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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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6.5%포인트 차로 앞섰다.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대결할 경우, 내일이 선거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습니까?'라는 질문에, 47.0%가 문 후보를 선택했다. 박 후보라고 답한 응답자는 40.5%였다.

지난 8월 27~28일 정례조사와 비교하면, 박 후보의 지지율은 45.9%에서 40.5%로 5.4%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문 후보는 43.2%에서 47.0%로 3.8%포인트 상승했다. 4월 총선 이후 정례조사에서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후보의 지지층은 세대별로 극명하게 갈렸다. 20~40대는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가 높았다. 특히 19세와 20대의 62.4%가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 박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22.0%였다.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 세대인 40대에서도 문 후보(54.0%)가 박 후보(36.2%)를 17.8%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하지만 50대 이상에서는 박 후보가 앞섰다. 50대에서 박 후보(56.6%)는 문 후보(33.3%)를 23.3%포인트 차로 제쳤다.

지역별로 보면, 문 후보가 수도권(문 49.3%, 박 38.7%), 호남(문 69.5%, 박 9.9%), 강원·제주(문 50.0%, 박 37.8%)에서, 박 후보가 부산·울산·경남(박 49.8%, 문 41.3%), 대구·경북(박 61.4%, 문 26.6%), 충청(박 44.6%, 문 41.2%)에서 앞섰다.

[양자대결②] 안철수, 박근혜와 격차 벌려... 17.2%포인트 차이

안철수 후보도 박근혜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앞섰다. 안 후보(56.1%)와 박 후보(38.9%)의 격차는 17.2%포인트에 달했다. 지난 8월 조사(4.0%포인트 차이)와 비교해 격차가 더 확대됐다. 박 후보의 지지율은 8월 44.5%에서 9월 38.9%로 5.6%포인트 하락했고, 안 후보는 같은 기간 48.5%에서 56.1%로 7.6%포인트로 상승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와 마찬가지로, 20~40대에서 박 후보를 앞섰다. 안 후보는 19세와 20대 지지율에서 77.7%를 얻어 17.9%를 얻은 박 후보를 59.8%포인트 차로 앞섰다. 40대에서도 안 후보(61.5%)가 박 후보(35.1%)를 26.4%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박 후보는 60대 이상에서 큰 지지를 받았다. 64.6%의 지지율로 안 후보(28.4%)를 36.2%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지역별로는 안 후보가 수도권(안 60.2%, 박 35.3%)·충청(안 51.5%, 박 43.1%)·호남(84.2%, 박 10.3%)에서 박 후보를 크게 앞섰고, 박 후보는 대구·경북(박 57.5%, 안 36.7%), 부산·울산·경남(박 51.4%, 안 43.8%), 강원·제주(박 47.6%, 안 45.1%)에서 앞섰다.

[3자 대결] 1위 박근혜, 오차범위 내에서 안철수 앞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3자 대결 구도.
ⓒ 리서치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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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 대결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1위를 기록했다. '대선에서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후보가 대결할 경우, 내일이 선거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37.2%가 박 후보를 선택했다. 이는 안 후보(34.5%)보다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2.7%포인트 앞서는 것이다. 문 후보는 25.0%의 지지를 얻었다.

지난 8월과 비교하면, 박 후보는 42.3%에서 37.2%로 5.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안철수 후보는 30.4%에서 34.5%로 4.1%포인트 상승했고, 문 후보도 22.7%에서 25.0%로 2.3%포인트 상승했다.

연령대별로는 20, 30, 40대에서 안 후보가 1위를 달렸고, 50, 60대에는 박 후보가 앞섰다. 문 후보는 20, 30대에는 2위를 기록했고,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모두 3위였다. 지역별로는 박 후보가 충청,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에서 선두를 달렸고, 안 후보는 수도권과 호남에서 선두를 달렸다.

[야권단일후보 지지도] 안철수, 문재인에 17.3%포인트 앞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야권단일후보 지지도 결과.
ⓒ 리서치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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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단일후보 지지도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17.3%포인트 차로 앞섰다. '야권단일후보 경선을 실시할 경우, 누구를 지지하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안 후보는 54.4%의 지지를 얻어, 문 후보(37.1%)를 제쳤다. 이 문항은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역선택을 막기 위해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무당층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지난 7월 정례조사 이후 안 후보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탄 반면, 문 후보의 지지율은 8월 40%대의 지지율이 깨진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안 후보는 48.2%(7월) → 51.3%(8월) → 54.4%(9월)의 지지율 추이를 보였다. 반면 문 후보의 지지율은 41.1%(7월) → 36.2%(8월) → 37.1%(9월)였다.

안 후보는 전 연령대에서 문 후보를 앞섰다. 안 후보는 50대를 제외하고 모두 과반 지지율을 얻었다. 특히, 19세와 20대에서 두 후보 간의 격차는 23.0%포인트(안 54.4%, 문 37.1%)로 가장 컸다. 반면, 문 후보는 50대와 40대에서 각각 40.6%, 40.2%를 얻어 선전했다.

정권교체 지지층(문 45.2%, 안 50.6%)과 민주당 지지층(문 51.0%, 45.4%)에서는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통합진보당 지지층(문 27.7%, 안 59.6%), 무당층(문 20.9%, 안 64.9%)에서는 안 후보가 크게 앞섰다.

안 후보가 대선에 임하는 방식을 묻는 질문에는 41.9%가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를 선호했다. 이어 무소속 출마(29.0%), 박근혜 후보와의 단일화(13.8%), 신당 창당(7.4%) 순이었다. 집권 정당 선호도에서는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46.2%로, 새누리당의 재집권을 원하는 사람(35.0%)보다 11.2%포인트 많았다. 지난 7월(3.3%포인트)과 8월(5.4%포인트)보다 그 격차가 확대됐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새누리당(35.8%)이 민주통합당(33.8%)을 오차범위 내인 2.0%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8월 조사와 비교해, 새누리당은 3.0%포인트 하락했고, 민주통합당은 4.2%포인트 상승했다. 통합진보당은 2.3%, 선진통일당은 0.3%의 지지를 얻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직무 평가에서 '잘함'이라고 평가한 응답자는 30.4%였다. 반면 65.8%가 '잘못함'이라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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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투표시간 연장 헌법소원에 참여하는가"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2/09/30 07:22
  • 수정일
    2012/09/30 07:2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일용직, 게임방, 변호사, 약사, 의사...
"왜 투표시간 연장 헌법소원에 참여하는가"

[추석연휴, 가족과 이 이야기를 ①] 투표시간 연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12.09.29 21:19l최종 업데이트 12.09.29 21:20l
이병한(han)

 

 

제19대 국회의원 선거날인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제4투표소에서 유권자가 기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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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소는 선거일 오전 6시에 열고 오후 6시(보궐선거 등은 오후 8시)에 닫는다."

공직선거법 제155조 제1항입니다. 요즘 이 조항이 뜨거운 감자입니다.

안녕하세요, 독자여러분. 즐거운 추석 보내고 계시나요. <오마이뉴스> 사회팀은 이번 연휴 동안 가족, 친지들과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획을 고민하다가 투표시간 연장 문제를 다뤄보기로 했습니다. 때가 때이니만큼 정치문제가 중요한 관심사일 수밖에 없고, 무엇보다 이 사안은 그중에서도 정파적 이해관계를 뛰어넘는, 유권자의 권리와 민주주의 근본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투표시간을 2시간 연장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 직전까지 갔다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무산되자 여론이 뜨겁습니다. 그중에서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서 추진하고 있는 선거법 155조 1항에 대한 헌법소원입니다.

이 소송이 주목되는 이유는 바로 아래 조항인 155조 2항(부재자투표의 투표시간 규정)에 대해 지난 2월 23일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 민변의 소송은 2항에 이어 더 규모가 큰 1항의 위헌성을 다투는 '투표시간 헌법소원 제2라운드'인 셈입니다.

민변은 지난 25일 오후부터 소송에 참여한 청구인단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모집했는데요. 약 사흘만인 28일 오전 현재 84명이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84명이 뭐 대단한가'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청구인단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꽤 까다롭습니다.

우선 선거권이 있어야 하고, 시간의 제한 때문에 지난 4월 총선에서 투표할 수 없었거나, 오는 12월 대선에 투표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어야 합니다. 신청서에는 투표시간 규정에 의해 기본권을 침해받을 수 있음을 합리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현재 직업과 참여 동기를 명시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자발적입니다. 아무리 공익소송이라고 하지만 소송에 휘말리는 것이 반가운 일은 아니지요. 지난 2월 헌법불합치 판결이 났던 소송은 청구인이 단 한명이었습니다.

155조 2항은 이미 승소... 이제 1항을 다툰다

신청서를 제출한 84명을 살펴보면, 남성(65명)이 여성(19명)보다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40명으로 거의 절반이고, 30대(24명), 50대(15명) 순입니다. 개략적인 직업을 보면 상당히 다양합니다.

자영업 13명, 회사원 11명으로 제일 많구요, 비정규직·계약직과 개국 약사가 각각 5명씩으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 대기업 정규직도 4명, 대표이사를 포함한 중소기업 정규직도 3명, 대학원생을 비롯한 학생도 3명입니다. 택시기사, 벤처기업 정규직, 변호사, 의사, 치과기공사, 학원강사, 예술인, 건설업, 직업상담사, 프리랜서, 국회의원 보좌관까지 정말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신청했습니다.

신청서를 제출한 몇몇 분들에게 전화를 해봤습니다. 서울 노원구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약사 안아무개(42)씨는 "약국은 약사 이외의 사람은 조제나 투약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대개 자리를 비우기 힘들다"면서 "저녁 8시 이후까지 자리를 지켜야 하는 소규모 자영 약국 입장에서는 투표하기가 정말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제19대 국회의원선거일인 11일 서울 용산구에 마련된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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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에서 게임방을 운영하는 김아무개(36)씨는 "게임방이라는 특성상 24시간 운영하는데, 경기라도 좋으면 사람을 많이 써 내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요즘은 그런 것도 아니지 않느냐"면서 "우리만 그런 것도 아니고, 사실 요즘 24시간 아닌 곳이 어디 있는가"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투표일은 법정공휴일 아니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그건 공무원들 이야기다, 자영업에는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용산구에 살면서 비정규 계약직으로 행사출연 일을 하는 안아무개(29)씨는 좀더 직설적으로 말했습니다.

"지난 총선 때는 겨우 투표 했어요. 막바지에 겨우. 하지만 이번 대선 때는 힘들 것 같아요. 보통 연말에 행사가 많거든요. 투표일에 행사가 잡히지 않는다 하더라도 며칠 전 리허설부터 참여해야 해요. 몇시에 끝난다 말은 하지만 절대 그렇게 안 끝납니다. 먹고사는 일이 달려있으니 빠질 수 없습니다. 해야 합니다. 저처럼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투표가 너무 힘들어요. 투표시간은 길어야 좋은 것 아닌가요? 저는 도저히 이해가 안갑니다. 투표시간 연장하면 100억 원이 드네 어쩌네 하는데, 100억 원이 아니라 1000억 원이 들어도 해야되는 거 아닌가요?"

전북 전주에서 비정규직으로 건설업에 종사하는 한다는 강아무개(51)씨도 상황이 비슷했습니다.

"직업의 특성상 현장에 오전 7시에 가서 오후 6시가 넘어야 끝납니다. 이동 시간을 고려하면 투표는 꿈도 못 꿉니다. 먹고살아야 하니까요. 몇 명씩 팀을 이뤄서 현장에 들어갑니다. 이동도 팀별로 차로 해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빠진다고요? 못 빠집니다. 다음부터 짤리는 거죠. 상황이 이런데 투표가 뭐가 중요하냐고요. 법정공휴일이요? 직업의 특성상 공휴일이 따로 없습니다. 일이 있으면 해야 해요."

단지 비정규직이나 자영업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송아무개(33)씨는 준종합병원급에서 근무하는 내과전문의입니다. 그는 지난 총선 때 투표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근무시간이 오전 9시부터 6시까지인데, 사실 8시까지는 와야 합니다. 그러면 이동시간 고려하면 7시에 나와야 하는데, 2살짜리 애 챙기려면 새벽 투표는 힘듭니다. 총선·대선이 공휴일이라고는 하지만 제가 알아본 바로는 아주 큰 대학병원 정도만 쉬지 나머지는 거의 대부분 일을 합니다. 병원장의 뜻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개인병원에서는 하루 일 하고 안 하고에 따라 매출 차이가 엄청나니까요. 새누리당이 투표하는데 불과 10분 정도만 내면 된다고 하는데, 그게 그렇지가 않아요."

이외에도 국회의원이 선거일에 더 바쁘기 때문에 투표하기 불가능하다는 의원 보좌관도 있었고요, 언론사는 투표일에 쉬지 않기 때문에 홍보팀도 그에 따라 일하는 경우가 많다는 대기업 홍보팀 근무자도 있었습니다. 위성도시에서 서울로 출퇴근 하는 상황에서 오전 일찍 투표를 하려고 하면 대기인이 많아 출근시간을 맞추기 어렵다는 정규직 근로자도 있었습니다.

"투표일 법정공휴일은 공무원들 이야기"

민변 사무차장이자 이번 헌법소원을 담당하고 있는 박주민 변호사는 이번 소송의 승소를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세 가지 이유로 투표시간으로 인해 투표권이 제약되고 있는 정황이 너무 뚜렷하다는 것입니다.

첫째, OECD 가입국가 중에서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이 제일 높다는 점(연평균 2193시간). 둘째, 근무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비정규직 근로자가 800만이 넘는다는 점. 셋째, 우리나라의 투표율이 세계에서 제일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시민들이 이렇게 자발적으로 나서서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데, 정치권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질타합니다.

자, 여러분 어떻습니까. 이 정도면 추석 연휴에 가족, 친지들과 한 번 이야기해 볼만한 주제 아닐까요? 우리 자식들에게 민주주의에 대한 산 교육 차원에서라도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박 변호사의 말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그는 전화통화에서 이 말을 꼭 적어달라고 하더군요.

"아시다시피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보좌관이 연루된 것으로 밝혀진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소위 '터널 디도스' 논란이 있습니다. 이제 새누리당은 투표시간 연장까지 명백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를 종합해서 봤을 때, 민주주의라는 관점에서 새누리당은 좀 위험하다고 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단지 나쁘다, 싫다는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라, 이 정도면 위험한 겁니다."

내일은 반대 논리를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나는 왜 투표시간 연장에 신중한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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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나영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2-09-29 오전 10:52:49

 

추석을 닷새 앞둔 25일 아침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집중국에서 만난 송찬수(가명) 씨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밤샘노동을 하는 송 씨는 명절 때 가장 바쁘다. 과일상자와 추석선물세트 등이 쌓여있는 작업장을 두고 그는 "그나마 어제 밤새 일해서 물량이 많이 빠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작업장 뒤편에는 아직 분류되지 않은 택배가 가득했다.

송 씨는 지식경제부 산하기관인 우정사업본부(우체국) 소속 비정규직이다. 400~500㎏에 달하는 소포를 얹은 화물수레를 끌어 나르는 일을 한다. 한 번에 두 개씩 1톤 무게의 수레를 하루 100여 차례 나르다보니 몸 성할 날이 없다. 명절 때는 12~14시간까지 일하지만 그는 정규직이 받는 명절 상여금도 받지 못한다.

공공기관 비정규직이라고 해서 근무조건이 사기업보다 나은 편은 아니다. 이들은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거나 그보다 더 힘든 업무를 떠맡고도 정규직의 절반도 안 되는 임금을 받는다. 우편집중국에서 일하는 노동자 대부분이 40~50대로 생애주기에서 가장 돈이 많이 필요한 연령층이지만, 비정규직이 받는 월급은 주간조의 경우 80~90여만 원, 야간조는 1.5배인 120~130여만 원으로 최저임금 수준이다. (☞관련 기사 : "500kg 우편물 하루 150번 실어나른 대가가 130만 원")
 

▲ 추석을 앞둔 동서울우편집중국. 우편집중국에서는 택배와 우편물을 분류한 뒤 전국 각지로 배송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전날 밤부터 다음날 오전까지 밤샘노동을 한 송찬수 씨는 "그나마 어제 밤새 일해서 물량이 많이 빠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프레시안

"공공부문이 노비 양산했다"

'질 낮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는 공공부문도 예외가 아니었다. IMF 사태 이후 우정사업본부는 정년퇴직과 정리해고 등으로 감소하거나 새로 필요한 일자리 수요를 비정규직이나 특수고용직 등으로 채웠다. 그 결과 동서울우편집중국에서 관리직(행정공무원)을 제외한 노동자 570여 명 가운데 비정규직은 420여 명으로 74%에 달한다. 이들은 임금, 휴게시간, 복리후생 등에서 정규직보다 차별받는다.

동서울우편집중국에서 13년째 최저임금 남짓한 금액을 받고 비정규직으로 일한 김진숙 씨는 "예전에는 밑바닥에서 시작해서 정규직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지만, IMF 이후로 한 번 비정규직은 영원한 비정규직"이라고 체념했다.

"우리끼리 농담으로 이런 말을 해요. 여기에는 세 계급이 있다. 양반(행정공무원), 중인(정규직), 노비(비정규직)."

"우체국 무기계약직, 20년차여도 알바와 임금 비슷"

김 씨를 비롯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음부터 체념만 했던 것은 아니다. 2007년부터 2년 이상 일한 계약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한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2007년부터 우정사업본부가 법을 이행하며 2년 이상 일한 비정규직 6177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을 때 이들은 처우 향상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을 가졌다. 현재 동서울우편집중국에는 전체 비정규직 가운데 무기계약직이 65%에 달한다.

지난 1월에는 고용노동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이들의 처우를 개선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안양우편집중국을 방문한 뒤 "공공부문이 먼저 나서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시정하겠다"며 "공공부문에서 분위기를 조성하면 민간기업 비정규직의 처우도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간제법 그러나 무기계약직 전환 5년, 노동부 발표 후 7개월이 지난 현재 달라진 것은 거의 없다. 무기계약직 6년차인 김 씨는 "무기계약직은 무늬만 정규직이지 2년차이든 15년차이든 여전히 아르바이트생 수준의 기본급을 받고 있다"며 "차이라고는 6개월, 1년마다 계약 갱신을 하지 않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무기계약직은 '무기한 비정규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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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우편집중국에는 '단기 아르바이트생'은 있어도 젊은 직원은 드물다. 김 씨는 "여기서 일하는 절반 이상이 50대로 물러날 데가 없는 사람들"이라며 "젊은 아르바이트생이 오면 젊었을 때 다른 좋은 직장에 취직하라고 권한다"고 씁쓸해했다.

그는 "여긴 2년차나 20년차나 근속수당이 없어서 희망이 없다"며 "우리가 왜 최저임금만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프레시안(김윤나영)

"처우 낮출 땐 '공무원 규정' 적용, 처우 개선은 '비정규직이라 안 돼'"

정치권에서도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 공약을 앞다퉈 내놓았지만 막상 당사자들은 냉소적이다. 앞서 새누리당은 2015년까지 공공부문의 상시업무에서 비정규직을 전부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안을 19대 총선공약으로 내걸었다. 민주통합당은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뿐만 아니라 '기간제법 사용사유 제한'을 통해 2017년까지 비정규직 비율을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이미 65%가 현행법에 따라 무기계약직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은 어떨까. 2년차 비정규직인 이기범(가명) 씨는 "우리는 공무원이 아닌데도 우정사업본부는 임금을 깎는 등 처우를 낮출 때는 '공무원 규정에 의거'한다면서 처우 개선은 비정규직이라서 안 된다는 식"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예전에는 연장근로를 10분이라도 하면 1시간 시급을 줬는데, 최근에는 30분 시급인 2500여 원만 준다"며 "우편집중국에 이유를 물었더니 '공무원 보수 규정에 의거해서'라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고용노동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의 일환으로 우정사업본부가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도 30만 원짜리 복지포인트를 지급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우정사업본부는 비정규직을 '우체국 실손형보험'에 강제로 가입시키고 민간 실손보험에 가입한 비정규직은 13만5000원짜리, 가입하지 않은 비정규직은 6만5000원의 보험료를 차감한 금액을 복지포인트로 지급했다. 비정규직은 "우체국 영업실적을 올리기 위해 벼룩의 간을 빼먹는다"고 반발했지만, 당시 우정사업본부는 "정규직인 공무원의 기준에 준해서"라고 해명했다.

지난해 8월 비정규직노조인 '공공운수노조 전국우편지부'를 만든 이들은 "정규직과 달리 비정규직 가운데는 식사시간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도, 물 한 모금 마실 시간이 없는 경우도 있다"며 비정규직의 인권문제를 알리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어릴 때 학교에서 편지를 배달하면 '우체부 아저씨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라고 배우잖아요. 전국의 우편 비정규직 노동자 1만 명이 얼마나 참담한 노동과정을 거치는지 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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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 터지고, 아이들은 뒷전... 조마조마한 한가위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2/09/29 08:45
  • 수정일
    2012/09/29 08:4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현장] 서울 망원시장 상인들, 홈플러스 입점 반대 천막농성

12.09.28 18:09l최종 업데이트 12.09.28 18:16l
강민수(cominsoo)

 

 

서정래씨가 이날 반품할 옷들을 창고에서 꺼내 용달차로 옮기고 있다.
ⓒ 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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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래씨가 가게 돌보랴, 당번 서느라 챙기지 못한 점심을 천막 농성장에서 해결하고 있다.
ⓒ 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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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회에서 알립니다. 오늘 농성장 당번인 빨간오뎅, 우먼로드, 올리비아 하슬러는 늦지 않게 제 시간에 참석해주시기 바랍니다."

민족의 대명절 추석을 3일 앞둔 27일, 서울 마포구 망원동 망원시장. 농성장 당번을 알리는 상인회의 공지가 울려 퍼졌다.

여성 의류 전문점, '올리비아 하슬러'의 서정래(51)씨는 오후 1시 당번이다. 서씨는 근무시간을 맞추기 위해 점심도 걸렀다. 혼자 재고 박스 30개를 용달차에 실었다. "장사가 잘됐으면 박스 수가 적었을 텐데…" 재고 물품을 넘기는 서씨의 마음은 무겁다. 얼른 박스를 싣고 시간에 맞춰 농성장으로 달려간다.

농성장은 시장에서 800m 떨어진 '메세나폴리스' 앞의 임시 천막이다. 이 초고층 주상복합 빌딩에 대형마트인 홈플러스가 입점하기로 예정돼 있다. 입점은 상인들의 생존과 직결되기에 농성장을 세워 입점을 저지하고 있다.

서정래씨가 재고 물품을 물류창고로 보내기 위해 박스를 용달차에 고정시키고 있다.
ⓒ 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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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망원시장에서 옷가게를 하고 있는 서씨는 홈플러스 반대 운동을 하면서 정작 자신의 장사는 뒷전이 됐다. 농성장 근무 외에도 기자회견, 대책위 회의 준비 등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서씨는 "대표라는 사람이 신경을 안 쓰고 가게를 등한시하다 보니까 매출에 지장이 없을 수가 없다"면서 "신경 쓰지 못한 것들이 쌓이고 쌓이면 큰 충격이 올지 모른다"고 말했다.

뒷전이 된 것은 가족도 마찬가지다. 딸 셋을 둔 가장으로서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딸들과 저녁을 먹거나 이야기를 나눌 시간 없다. 이른 아침부터 가게와 농성장을 오가며 하루를 보내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도 서씨는 홈플러스가 들어오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몰두해 있다. 그는 "(저지 운동을) 망원시장만의 문제로 국한시키지 않고 더 큰 줄기인 경제민주화 이슈로 확장해야 한다"며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지 말고 큰 길로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인 생계'에서 '공동 운명체'로... 입점 저지의 구심점, 천막 농성장

천막 농성은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저지 마포구 주민 대책위원회가 주도하고 있다. 대책위에는 망원시장 상인회, 망원월드컵시장 조합, 지역의 시민단체, 진보신당 등이 참여하고 있다. 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망원시장과 망원월드컵시장이 나뉜다. 망원시장은 88개, 망원월드컵시장은 42개, 둘을 합치면 140개 점포가 있다.

대책위와 시민단체, 정치권이 '경제민주화'를 화두로 내세우면서 이 지역의 문제가 공론화되자 홈플러스 측은 눈치를 보는 듯하다. 지난 8월 말 문을 열 예정이었지만 9월 말인 현재까지 입점이 연기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농성장을 세울 때만 해도 '장사하기도 바쁜데, 시간을 낼 수 있을까?'라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많았다. 대부분 1인 사장인 상인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50일이 지난 지금, 농성장은 상인들이 뭉치는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끈끈한 연대의 현장을 보여주면서 입점 저지 운동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특히 '개인'의 생계 문제를 상인들의 운명 공동체인 '우리'의 생존 문제로 확대해낸 것이 주효했다.

몸이 부서져도 끝까지 간다는 각오...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새내기 상인도 이날 농성장에 나왔다. 서씨와 교대한 '빨간오뎅' 사장 신봉진(32)씨는 지난 2일 망원시장에 가게를 열었다. 한 달도 안 된 신참이라 그동안 당번에 끼지 못했지만 추석 대목을 맞아 바쁜 상인들을 대신해 전격 투입됐다.

신씨는 홈플러스가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도 망원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물론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가게 문을 열고 상인들의 활동을 보면서 '이렇게 하는데 홈플러스가 어떻게 들어올 수 있겠냐'고 안심하고 있다.

신씨는 "망원시장이 지역 주민들한테 인기가 좋기 때문에 오히려 홈플러스가 들어와서 망할 수도 있다"면서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오후 5시 당번인 이성진(45)씨는 망원월드컵시장에 들어온 지 2년이 넘었다. 고추장, 된장 등 식자재 도소매점을 운영한다. 그는 평소 오전 4시에 일어나 오후 11시까지 일을 하지만 농성장이 들어선 뒤에는 다음 날 오전 2시까지도 눈을 붙이지 못한다. 대책위 회의와 근무를 하느라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결국 몸에 무리가 왔나보다. 이날 코피가 났다. 가게를 열기 전에는 체육관을 운영하며 몸을 다졌던 그에게는 놀라운 일이다. 이씨는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 몸이 부서져도 끝까지 간다는 각오"라며 "장사만 아는 상인들이 이렇게 같이 '으쌰 으쌰' 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며 웃었다.

이성진씨가 농성장 근무를 마치고 가게로 돌아와 진열대를 정비하고 있다.
ⓒ 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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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늦은 오후. 대책위 상인들이 천막 농성장에 모여 회의를 열고 있다.
ⓒ 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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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추석은 시장 상인들에게 조마조마한 시간

"박원순 시장이 오면 어떻게든 입점 저지를 지지한다는 발언을 끌어내야 돼."

26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간, 대책위 상인 5명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한다. 28일 박원순 시장의 농성장 방문을 준비하는 전략회의다. 상인들은 서울시가 대형마트 일부 품목을 제한하고 일요일 의무 휴업을 추진하면서 홈플러스 입점 저지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시장의 방문은 홈플러스를 압박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박 시장의 입점 저지 지지 발언을 또렷히 듣기 위해 마이크도 준비하기로 한다. 추석 연휴 전날이지만 더 많은 상인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의자도 늘린다. 대책위의 능력을 총동원해 간담회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농성장은 추석 연휴 3일간 휴식한다. 추석 이후가 걱정이다. 다음달 4, 5일 메세나폴리스 내 상인들이 홈플러스 입점을 추진하라는 취지의 집회를 계획한 것이다. 이 상인들은 홈플러스가 빨리 입점해 상권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칫하면 입점을 저지하는 상인들과 충돌할 수도 있다.

추석이 되면 사람들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덕담을 나눈다. 그러나 2012년 추석은 망원시장, 망원월드컵시장 상인에게 조마조마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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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에 건넨 6억은 공금, 국고 반납해야”

 

“박근혜에 건넨 6억은 공금, 국고 반납해야”
 
재미 탐사전문 블로거 안치용 씨, 국회 ‘5공비리 조사특위’ 자료 공개
 
정운현 기자 | 등록:2012-09-28 18:22:04 | 최종:2012-09-28 19:09:3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1979년 ‘10.26사건’ 직후 사건 수사를 지휘한 전두환 당시 합동수사본부장이 박근혜 씨(현 새누리당 대선후보)에게 전달한 6억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개인재산이 아니라 청와대 비서실의 공금인 만큼 박 씨는 이 돈을 국고에 반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귀추가 주목된다.

재미 탐사전문 블로거 안치용 씨는 27일 자신의 블로거에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직후 청와대 재산행방 의혹조사’ 및 ‘국회 5공비리 조사특위 속기록’ 등 관련 공문서 자료를 공개하면서 “박근혜는 전두환에게서 받은 6억1천만 원을 지금이라도 당장 국고에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직후 청와대 재산행방 의혹조사’ 문건 중 전두환의 증언 부분

1990년 7월 국회가 발간한 ‘제5공화국에 있어서의 정치권력형 비리 조사보고서’ 에 따르면, 전두환이 이끄는 합동수사본부가 청와대 비서실에서 9억6천만 원을 발견했다고 기록돼 있다. 합수부는 당시 김계원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한 조사를 벌이던 중 청와대 비서실에서 이 돈을 발견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직후 청와대 재산 행방의혹조사’라는 문건은 5공비리 조사보고서 14번째 항목에 포함돼 있는데 1111~1117쪽에 걸쳐 조사내역을 감고 있다. 이 문건에 따르면, 전두환은 1989년 12월 31일 국회 5공비리 특위에 출석해 다음과 같이 증언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10.26 이후 사건수사과정에서 청와대비서실에서 발견된 자금문제는 이미 알려진 바와 같습니다, 총 9억6천만원 중 2억 원은 정승화 당시 육군참모총장에게, 5천만 원은 노재현 당시 국방장관에게 주어 활용토록하고 1억 원은 계엄사령관의 승인을 받아서 합동수사본부의 수사비로 사용하였으며 나머지는 유족에게 전달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국회 5공비리 조사특위의 속기록 중 전두환 증언 부분

이같은 사실은 5공비리 조사특위의 국회 속기록에서도 거듭 확인되고 있다. 전두환은 이 자금이 ‘청와대 비서실에서 발견된 자금’이라고 명확히 밝혔으며, 9억6천만 원 중 3억5천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를 유족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9억6천만 원 가운데 박근혜 씨에게 전달된 자금은 정확히 6억1천만 원이다.

 

안 씨는 “당시 5공비리 조사특위도 전두환에 대한 심문에서 이 돈이 청와대 비서실에서 나온 자금이라고 명시했으며, 이 자금은 국고에 환수시켜야 마땅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한편, 당시 5공비리 조사특위는 ‘10.26사건’이 발생한 1979년 10월 26일 당시의 청와대 관련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평민당 소속 임춘원 의원은 비품목록과 주요 재산목록, 예금 잔고 및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가족예금 잔고, 1980년 5월 17일 당시 청와대의 비품목록과 주요재산목록, 예금 잔고 및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가족예금 잔고 등 관련자료 제출을 대통령 비서실에 요구했다.
 

'10.26사건' 후 당시 국회의원들이 요구한 청와대 재산상황 관련 자료 목록

 

이밖에도 민주당 의원 공동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당시 청와대에 있었던 현금 등 재산목록, 위 재산의 인수인계서, 재산의 처분 명세서 및 관련 증빙서, 박정희 전 대통령 일가의 국내외 유산조서 및 처리내역 등의 자료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안 씨는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이 자료가 제대로 제출됐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지금 당장이라도 청와대 비품 목록과 청와대 주요재산 인수인계서 등을 낱낱이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 자금 6억원 수수설은 박근혜 씨도 시인한 바 있다. 지난 2007년 7월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검증 청문회에서 박 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9억 원을 지원받아 김재규 관련 수사비 명목으로 3억원을 돌려줬나?”라는 강훈 검증위원의 질의에 대해 “10·26사태 직후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6억 원을 생계비 명목으로 지원받았다”고 밝혔다.
 

2007년 한나라당 경선 청문회 당시 '청와대 6억원 수수' 사실을 밝히고 있는 박근혜 씨

 

 

박 씨는 또 “9억 원을 받은 게 아니라 유자녀 생계비 명목으로 6억 원을 받았다. 3억 원을 수사 격려금으로 돌려준 적 없다”면서 “경황이 없을 땐 데 전 전 대통령 측의 심부름을 왔다는 분이 만나자고 해 청와대 비서실로 갔고 (그분이) 봉투를 전해주면서 이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쓰시다 남은 돈이다. 아무 법적인 문제가 없으니 생계비로 쓰시라’고 해 감사하게 받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검증위원이 “쓰시다 남은 돈이라 함은 청와대 금고에서 나온 돈이란 말이냐?”고 재차 묻자 박 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라고 답했다. 검증위원이 또 “‘공금으로 조성된 돈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있다”고 하자 박 씨는 “공금이라기보다도 격려금으로 주시기도 했던 돈으로 생각한다. 자세하게 그 내용은 모른다”고 얼버무렸다.

대선을 두 달여 남겨 두고서 후보 검증이 본격 시작되고 있는 상황에서 박 씨가 이 돈을 국고에 반납해야 한다는 주장은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박 씨가 청와대 돈을 전달받은 1979년 당시 6억 원은 현 시세로 대략 300억 원에 이른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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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과 세 권의 책

곽노현과 세 권의 책
(서프라이즈 / 내 생각 / 2012-09-28)


대선과 교육감 선거가 한날에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문득 조지 레이코프의 저서 도덕 정치를 말하다 속의 교육을 통한 통치의 비유가 생각나는군요

결국 교육과 통치를 한 날짜로 잡음으로써 자연스럽게 하나로 엮은 것이지요. 최근 부각되고 있는 성도덕문란, 학교폭력, 청소년 인테넷 중독 등의 사회 분위기에 편승하듯 아니 만들어 내듯 간단명료한 설명은 다음을 참고 하시고요..

http://blog.naver.com/satsukinovel/90101224203

 

 

1. 도덕, 정치를 말하다 (Moral Politics)

 

 

무엇이 보수와 진보를 가르고, 정치적 신념을 형성하는가?

왜 서민들이 부자와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보수정당에 투표하는 걸까? 진보주의자들이 중산층의 설득에 실패하고 선거에서 패배하고 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치학자들조차 미처 대답한지 못한 이런 질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이 아닌 자신의 정체성에 따라 투표를 한다는 주장으로 정치계에 파란을 일으킨 인지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 그가 밝히는 진정한 보수와 진보의 기원이 책에 담겨있다. 인지과학을 정치 전면에 적용하여 미국 정치의 핵심에 도덕성과 가정에 대한 가치가 있음을 실제 사례를 통해 명쾌하게 설명, 끊임없이 대립하고 갈등하는 보수와 진보의 구분은 단순한 당파성이 아니라 도덕성과 이상적 가정생활에 기반하고 있다는 그의 이론의 핵심 사상이 집약된 역작이다.

책의 논조는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수주의와 진보주의가 주장하는 핵심 가치를 설명하고 있지만, 진보의 입장에 서 있는 저자는 이번의 연구를 통하여 보수주의자들을 잘 이해하게 된 만큼 그들이 두려워졌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또한 이런 양 진영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자신을 이전보다 더 진보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저자의 입장 표명은 우리나라에서도 보수와 진보가 서로 일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던져준다. 정쟁만 일삼는 비뚤어진 보수와 진보의 대립과 갈등에 정치라면 넌더리를 내는 우리 사회에서도 진정한 보수와 진보를 이해하고, 우리 사회가 올바른 이정표를 세워 함께 나아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 책은 이 시대, 올바른 정치를 추구하고 바라는 모든 이들이 반드시 읽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폴니티컬 마인드라는 저서는 말합니다. 성공적인 정치인은 유권자의 뇌를 성공적으로 통제한 사람이요, 이성시스템보단 감성시스템의 문을 두두려야 미래를 기약할수 있다고..

그에 관한 대표적인 사례집으로 하기의 책은 어떨까요? 과연 대한민국 서울에선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2.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캔자스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보수의 교묘한 집권전략을 파헤치다!

캔자스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캔자스를 비롯한 낙후된 지역이 자신의 이익과 상관없는 부자들의 정당 공화당을 지지한 이유는 무엇일까? <하늘 아래 유일한 시장>, <난파선의 선원들>, <가련한 억만장자>등 다수의 저작을 집필한 저자 토마스 프랭크가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하여 우파의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어온 정치조작의 과정을 날카롭게 분석하였다.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캔자스 주를 중심으로 정치가와 풀뿌리 운동가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면서 민중의 착란현상을 조장하는 보수 우파의 교묘하고 은밀한 집권 전략을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더불어 과거와 현재의 캔자를 보여주는 자료와 사람들과의 만남을 바탕으로 미국이 당면한 보수 대반동의 실체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캔자스라는 특정 지역의 풍경들을 통해 미국 전체의 풍경을 고스란히 반영하였다.

 

ps.

이런 어두운 시국속에서 민중에게 희망과 해답의 길을 제시하는 책도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그렇습니다. 집단사고가 아닌 집단지성이 제대로 가동하려면 다양성,독립성,개방성,창조성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막는 힘이 막강하여 난관이 많으나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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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새누리당 영입 진실은? 홍사덕 자가 발전"

"장하준 새누리당 영입 진실은? 홍사덕 자가 발전"

[동영상] <프레시안> 창간 11주년 특별 강연 '베스트 10'

프레시안 .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2-09-28 오후 2:53:36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프레시안> 창간 11주년을 기념해 21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특별 강연을 했다.

장 교수는 '경제 민주화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이날 강연에서 "경제 민주화의 핵심은 시민권에 바탕을 둔 보편적 복지국가"라고 강조했다. 또한 "복지는 공짜가 아니라 공동 구매"라며 우리의 미래를 위해 보편적 복지국가가 꼭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관련 기사 : <장하준 "복지는 공짜가 아니라 공동구매">, <"타협도 안 하는 재벌이 백기투항하겠나?">)
 

▲ 장하준 교수. ⓒ정기훈

장 교수 강연 중 10장면을 영상으로 편집했다. 영상을 클릭하면 요즘 경제 민주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 경제 민주화의 핵심, 복지와 성장의 관계, 자본시장 통제의 중요성, 재벌 문제, 대선 캠프 경제 정책, 세계 경제 전망 등 주제별로 장 교수의 견해를 직접 들을 수 있다.

1. 이헌재 등의 "마약 주사"와 경제 민주화




2. "경제 민주화의 핵심은 시민권에 바탕을 둔 복지국가"




3. "복지는 공짜가 아니라 공동 구매다"




4. 복지와 성장은 상충? 보수언론의 거짓말




5. 자본시장 통제가 중요한 이유




6. '삼성공화국'에서 재벌과 타협이 될까?




7. 각 대선 캠프 정책 평가




8. 위기의 세계 경제, 어떻게 전개될까




9. 삼성 가서 재벌 '문어발' 옹호했다?




10. '새누리당 영입설' 실상은?

 

 
 
 

 

/프레시안 .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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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국의 적대정책 비참한 종말” 예고

 

 

 

북, “미국의 적대정책 비참한 종말” 예고
 
"미국은 세계의 나쁜 친구" 주장도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2/09/29 [07:32] 최종편집: ⓒ 자주민보
 
 

▲ 조선은 이번 발표를 통해 미국에 대한 군사적 준비 뿐 아니라 정치, 외교, 경제적으로도 준비 되었음을 드러냈다. © 자주민보 이정섭 기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미국이 시대착오적인 대조선적대시정책에 계속 매어 달린다면 조선반도와 지역에서 더는 배겨 낼 수 없는 비참한 종말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해 주목된다.


조선 중앙통신은 지난28일 조선외무성 대변인의 말을 인용하여 “최근 미국의 고위당국자들이 줄줄이 나서서 미얀마에 우리와의 관계를 단절하라고 강박하는 비렬한 정치적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미국에 대한 경고성 발언을 전했다.


조선외무성대변인은 “미국은 처음에는 미얀마에 우리와의 군사관계를 중단 할 것을 강요하다가 이제는 우리를 《나쁜 친구》로 몰아붙이면서 관계단절을 공공연히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외무성대변인은 “지난 5월 미국대통령은 미얀마가 조선과의 관계를 단절한다면 미국이 보다 많은 지원을 줄 것이라고 하였으며 국무장관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얀마에 우리와의 관계를 끊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을 촉구”했다며 “며칠 전에는 미 국무성 동아시아 및 태평양문제담당 차관보가 미얀마는 《나쁜 친구》인 조선과의 관계를 빨리 단절해야 한다는 험담을 늘어놓았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것은 우리를 고립 압살해 보려는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이 예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하지 않았고 현행으로 추구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고발하고 “바로 그래서 우리가 이미부터 미국의 적대시정책에 대처할 만단의 준비를 끊임없이 갖추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이 조선과 미얀마의 관계 단절 조치가 무의미 하다는 것을 드러냈다.


대변인은 대답에서 “나라와 민족, 종족들 사이의 이간을 조장시키고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미국이야말로 자주성을 지향하는 모든 나라들이 상대하지 말아야 할 《나쁜 친구》”라고 역설했다.


외무성대변인은 최근 일고 있는 중동 국가들의 반미 시위가 그동안 진행 됐던 미국의 간섭과 침략에 의한 것임을 분명히했다.


또한 “미국이 아시아태평양지역에로 전략적 중심을 옮기고 반목과 대결을 고취한 후과로 이 지역에서도 치열한 영토분쟁과 긴장격화가 산생 되고 있다.”며 미국의 분열정책과 침략정책, 패권주의로 지역간 분쟁과 긴장이 심화 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어 “우리(조선)는 자체의 강력한 전쟁억제력으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고
있다.”며 “미국이 시대착오적인 대조선적대시정책에 계속 매어 달린다면 조선반도와 지역에서 더는 배겨 낼 수 없는 비참한 종말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는 강력한 대미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미국은 미얀마가 2011년 정권교체를 이룬 후 금융을 통한 지원을 가속화하고 있는데 그 이면에는 세계 톱 랭킹에 드는 원유 생산국중 하나로 이미 유럽의 주요 석유회사들이 현지 유전 발굴에 나서기 위해 줄을 서고 있고 있으며, 목재와 주석, 아연, 구리, 텅스텐, 납, 보석, 천연가스 등 주요 광물이 많이 매장돼 있어 이를 노린 것이라는게 국제정세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군사적 패권이 급격히 약해지고 있는 상태에서 동남아시아에 군사적 전략 거점으로 미얀마를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어 전통적으로 조선과 동맹 관계를 유지해 오던 미얀마와 미국의 관계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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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이란 무엇인가 토론

조현 2012. 09. 27
조회수 2179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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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밤 서울 조계사에선 흥미로운 야단법석이 펼쳐졌다. `깨달음은 무엇인가'를 놓고,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 본부장인 도법 스님이 묻고, 원로 선승인 고우 스님이 답변한 형식이었다.

도법 스님은 조계종 개혁의 주역이자, 생명평화운동가다. 고우 스님은 선승들 가운데서도 가장 솔직하고 열린 원로다. 도법 스님처럼 자신의 의문점을 가감 없이 드러내놓을 용기가 없어도, 고우 스님처럼 이런 야단법석에 기꺼이 내려와 함께 응대해줄 배려가 없어도 이뤄질 수 없는 자리였다.

 

다음은 즉문즉답 내용이다.

 

도법 : 일상적으로 보면 높은자리에 모시고 격식도 갖춰 큰 스님 모셨어야 하는데…. 격식 모두 내려 놓고 맨 바닥에 앉아 스님께 여쭙기도 하고 말씀 듣기 위해 모셨다. 너무 감사하다. (큰 박수).

 

우리 사부대중이 모이긴 했지만, 재가 대중이 많이 모였으니, 높은 자리에 거룩히 모시고 그 분 앞에서 엄숙히 절도하고 엄숙히 법문도 듣고 하는 그런 부처님이나 큰스님이 좋은가? 맨 바닥에 앉아 시시껄렁 이야기도 하고 말도 듣고 하는게 좋은가? 후자가 좋다. 이런 자리 좋은 자리다. 사실 경전에 보면 부처님이 깨달은 이후 첫 법문을 하시고 만난 친구들이 누구인가하면 밤새 술마시고 춤추고 논 청년들이다. 그 청년들이 밤새 술마시고 놀아도 허무하고 의미부여가 안되고 가슴이 쓸쓸하고 버려놔 버린 것처럼 아프기도 해 방황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숲에 앉아 있는 부처님을 만나 대화를 한다. 그 대화 속에 안목이 열리고 출가를 하게 된다. 참선을 한 분이 아니다. 대화 속에 그렇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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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법스님

 

 

 

육조스님도 나뭇꾼이었다. 나무를 해 시장에서 팔다 금강경을 듣고 출가를 했다. 우리는 해 보면 안 깨달아진다. 깨닫고 싶은데, 저는 깨달음 병 때문에 피눈물나는 젊은 세월을 보냈다. 안 돼서 좌절하기도 하고 아파하기도 하고 선방을 떠나기도 했다. 장돌배기들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하는 불교, 일상속에서 그런 자리가 만들어 졌으면 해서 이런 자리를 만들었다. 큰 스님 이야기를 들으며 야사비구처럼 육조대사처럼 가슴이 열리기도하고 해 삶의 활로가 펼쳐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료를 준비하기 위해 몇일을 고생했다. 처음에는 부끄러운 자기고백을 갖고 질문을 만들었다. 스님께서는 편안하게 자연스럽게 답해 주시면 될 것 같다.

 

 

깨달음만이 인생의 해답이라는 믿음으로 22살부터 40살까지 참선에 골몰했지만 깨달음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심각한 회의와 좌절감을 안고 선원을 떠났다. 그 후로도 깨달음 병 때문에 오랫동안 고생했고 극복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지금도 완쾌되지 않은 상태다. 돌이켜보면 깨달음과 수행에 대한 왜곡된 이해와 믿음 때문에 그렇게 됐다고 여겨진다. 스님께서는 깨달음 때문에 좌절감을 겪은 적이 없었는지,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했는지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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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 스님

 

 

고우: 도법 스님의 이런 질문은 하기 어렵다. 대중을 위해 자기의 단점을 부끄럼없이 드러내고 이야기 한 것으로 이해하겠다. 요 대답을 간단히 20대인가 30대에 신문에서 본 것을 가지고 이야기 하겠다. 장개석이 모택동을 피해 대만으로 갔다. 대만 청년들이 많이 피폐해 있었다. 유학을 가서 대만을 바꿔보겠다고 공부하고 돌아온 후 1년동안 노력해봤지만 안됐다. 2년차에는 어떻게 살지 고민을 했다. 3년차에는 안되니 그냥 같이 살자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위직에 있다보니 부정부패가 더 쉬웠다. 우리나라가 부정부패가 많을 때 이런 내용이 기사로 나왔다. 처음 출가를 해서는 용맹정진하다 어느 순간 고민이 들게 된다. 어떻게 할 것인가. 상향된 2년차는 이런저런 방법을 사용해 본다. 하향된 2년차는 그냥 풀어진다. 질문을 보고 상향된 2년차에 머물러 있는 분이라고 생각이 된다. 저도 상향된 2년차였다. 강원에서 공부하고 도통하겠다고 선방에서 오랫동안 있었다. 이런저런 방법을 사용해 봤다. 내 위에 성철, 석호 스님 등이 나를 보면 꾸중할지도 모른다. 하향 2년차가 안 된 것이 다행이라고 본다. 성철 스님 가르침이 저와 조금 비슷하다. 참선을 하더라도 노젓기를 알고 하자. 성철 스님이 총림에 있으면 100일동안 법문을 했다. 그게 백일법문이다. 선방에서 안내문 없이 한길로 달려 3년차로 간 분들 상당히 많다. 나는 백일법문이라는 안내문을 가지고 가고 있다. 안내문을 알고 공부를 해야 한다. 소개하는 것이 중도다.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라고 하는데 뭘 깨닫는가? 내 존재원리, 금강경에서는 폐난습하라고 했다. 유정무정, 비비상처 등 9가지가 이 우주에 있는 모든 존재다. 이 모든 존재는 중도로 존재하는 것이다. 부처님은 이걸 깨달은 것이다. 이 존재원리를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 그 시각을 바꾸고자 했던 것이다.

 

 

 

도법 : 금오 스님은 제 은사 스님이고 성철 스님 서옹 스님은 직접 모셨다. 20대에 성철 스님의 백일법문도 들었다. 모독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도인 깨달으신 분 이러면 저 나름대로의 상에 불만족스러웠다. 그래서 이런 질문을 드린다.

 

고우 : 스님하고 나도 동감이다. 큰스님이라고 해서 찾아가 보니 내가 가지고 있는 도인상과 전혀 안 맞았다. 화도내고 측근과 싸움도 하는데 선방까지 들리더라. 일상생활에 실망하는 부분도 많았다. 중도에 대한 이해를 하고 부분적으로 실망했던 부분이 없어졌다. 그 분들도 인간이니 화도 내고 하는구나, 단 그 분들의 시각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그렇구나 했다. 중도를 알지 못하고 체험을 못 했기에 알지 못하는 거지만, 스님들 가운데도 중도를 이해를 한 분이 몇이나 될까 하면 보이는 대로 보이는 것이 전부다. 우리가 보는 시각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단서는 달겠다.

 

도법 :붓다는 ‘귀 있는 자는 와서 들으라, 눈 있는 자는 와서 보라, 나의 가르침은 누구나 현실에서 바로 이해할 수 있고 이루어지고 증명된다’고 했다. 말씀의 뜻으로 보면 즉각 깨달음, 즉각 해탈, 즉각 열반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성철 스님을 위시로 대부분의 스님들이 깨달음은 난행고행을 거쳐 먼 훗날에 이루어진다고 했다. 부처님의 견해와 스님들의 견해가 상충하는 점이 있는데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가.

 

① 깨달음은 먼 훗날 이루어지는 것인가 지금 바로 즉각 이루어지는 것인가.

② 깨달음은 지금 바로 적용되는 것인가 먼 훗날 적용되는 것인가.

③ 만일 지금이 아니고 먼 훗날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깨달음이 현재의 삶에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가

 

붓다의 가르침이 ‘바로 이해, 실현, 증명 된다’고 하는 관점에서 ‘나와 그대들은 신과 인간들의 굴레로부터 해탈했다. 그럼으로 뭇 생명의 안락과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 전법을 떠나라’고 하신 전법선언을 음미해 보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게 된다.

 

① 전법선언에 나타나 있는 인간을 고통스럽게 하는 신과 인간의 굴레는 무엇인가

② 불교 사유방식으로 볼 때 깨달음 없는 해탈은 불가능 할 것이다. 그렇다면 속박의 굴레로부터 해탈하게 하는 전제조건인 깨달음은 무엇인가.

③ 깨달음 지상주의의 관점에서 보면 당연히 ‘나와 그대는 깨달았다’라고 할 법한데 왜 (해탈했다)고 표현했을까. ‘깨달음을 위해 전법하라’고 해야 마땅할 터인데 왜 (뭇 생명의 안락과 행복)을 위해 전법하라고 했을까.

④ 뭇 생명의 안락과 행복을 위해 전해야 할 법은 틀림없이 붓다가 깨달은 중도, 즉 팔정도라고 사료되는데 맞는가.

⑤ 만일 제 생각이 일리가 있다면 해탈 열반의 길인 팔정도는 참선수행을 통해 먼 훗날 깨달아야 할 특별한 내용이 아니고 지금 바로 실천해야 할 내용이라고 여겨지는데 어떤가.

⑥ 안락과 행복의 길인 붓다의 깨달음이 중도 즉 팔정도라면 굳이 참선수행하여 특별하고 신비한 체험을 하지 않더라도 대화와 토론을 통해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고 확신하고 실천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는데 그렇게 봐야 맞지 않겠는가.

⑦ 같은 맥락의 문제의식으로 볼 때 붓다는 최상의 선정삼매와 최고의 고행삼매를 버리고 중도, 즉 팔정도의 사유를 통해 시간적으로는 지금, 공간적으로는 여기, 존재로는 자기 자신 말고 그 밖의 그 어떤 것도 더 거룩하고 존엄하고 신비하고 완전하고 가치 있는 시간도, 공간도, 존재도 없다는 엄연한 실상의 진리를 깨달았다고 할 수 있다. 즉 구원의 주체가 저기에 존재하는 신이 아니고 바로 인간과 신, 구원의 장인 저기에 있는 하늘이 아니고 바로 여기 현장임을 통찰하게 되었다면 그자체가 대단한 깨달음 아닌가.

⑧ 만일 그렇다고 한다면 깨달음이란 깨달음 지상주의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신비체험을 통해 이루어지는 특별한 것이 아니고 5비구, 야사비구, 육조, 원효, 대주 화상 등의 경우처럼 대화를 통해 실체론의 세계관에서 연기론의 세계관, 소유의 가치관에서 존재의 가치관으로 또는 인식의 전환됨을 뜻한다고 해야 맞지 않겠는가.

⑨ 상식적으로 볼 때 당연히 깨달음을 위해 난행고행정진을 해야만 된다고 강조하는 기존의 한국불교의 깨달음과 수행관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므로 지금부터라도 정말 허심탄회하게 깨달음과 수행의 문제를 원천적으로 재정리해야 마땅하다고 여겨지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⑩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깨달음에 대해 지금 여기 누구나 이해되고 실현되고 증명되도록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현실에서 바로 이루어지는가. 현실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현실의 일상생활에 실제 적용할 수 있는가, 적용했을 때 어떤 좋은 점이 있는가, 보통사람들이 이해하고 공감하고 수긍하고 받아 드릴 수 있도록 설명해주시길 청한다.

인과의 법칙으로 볼 때 평화의 씨앗을 심어야 평화의 꽃이 피어나듯이 깨달음의 씨앗을 심어야 깨달음의 꽃이 피어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깨달음은 지금 여기의 일로 설명되고 적용돼야 할 것이다. 자업자득의 논리로 보면 도둑질하면 도둑놈 인생 되듯이 부처로 행동하면 부처 인생이 됨으로 부처란 따로 있지 않음이 분명하다고 할 것다. “소 타고 소 찾는다” “업은 애기 삼년 찾는다”고 하는데 잃어버린 소와 애기는 참선, 염불, 기도 등 모르는 누군가의 가르침이나 대화를 통해야 확실하게 찾을 수 있다고 판단된다.

 

 

깨달음 야단법석1--.JPG

 

 

고우 : 실제는 이것보다 다양하게 이야기 했다. 팔정도는 다양하게 이야기 한 것 중에 하나다. 포괄적으로 이야기 하면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라고 하는데, 그 깨달음은 무엇인가. 존재원리다. 우리는 내가 있다는 전제 하에 삶을 살고 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항상 내가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이것이 잘못 됐다. 성철 스님 책 가운데 자기를 바로 봅시다라는 책이 있다. 자기를 바로 봐야 한다. 근본적으로 자기를 잘못 보니까 잘못 된 생각으로 우리가 한 평생 살고 있다. 이걸 동의해야 한다.

 

어떻게해야 부처님 말씀처럼 행복하게 살수 있나. 중도를 알아야 한다. 부처님도 중도를 깨달았다. 이 내용을 가지고 오늘 이야기 해도 그 중요성은 다른 이야기 할 필요 없이 잠깐 하겠다. 잠깐이라는 시간동안 설명 드린다고 깨닫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해라도, 아니 소개라도 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보살님은 여자이고 나는 남자다.

 

남과 여 차별로 본다. 분명히 남과 여는 다르다. 차별 없이 공통된 점이 있다. 현상 말고 본질이 있다. 그걸 소박하고 쉽게 이야기 하면, 시골에 가면 새끼도 있고 짚신도 있고 가마니도 있다. 그 모양 쓰임새 크기 다 다르다. 차별이 있다. 하지만 그 재료는 하나다. 그걸 발견하는게 불교다. 불교에서는 그걸 자성이라고 한다. 그걸 알아채면 견성했다고 한다. 우리는 내가 있다고 하고 살아 간다. 이는 현상만 보는 것이다. 부처님은 본질을 보라 했다. 본질을 보기 위해서는 연기 등을 알아야 한다.

 

이걸 이해하면 내가 나를 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내가 굉장히 위대한 존재라고 생각하게 된다. 내가 본 사람은 나를 포함해 자기를 학대하며 살아간다. 교만, 열등의식 등 내가 존재한다고 하고 살아가는 것이 학대다. 나만 학대하면 되는데 옆 사람도 학대한다. 중도 무아 공 연기 이걸 이해하게 되면 본질을 보게 된다. 본질을 보고나면 이걸 부처라고 한다. 자기가 부처임을 알게 된다. 스스로를 굉장히 존귀하게 대하게 된다. 자존 회복 의식이라고 나는 말한다. 다른 사람도 그렇게 대하게 된다. 이해했다고 전제하고 중도를 설명한다. 남녀라고 나뉘어 있지만 본질은 그게 없다. 본질은 하나다. 내가 존재한다고 항상 살며 둘로 나눠 살았다. 하나라고 하고 살면 중도다.

 

거기에는 대립과 차별이 없다. 인종 갈등 등 갈등 대립 등이 없어진다. 불교는 다른 종교를 이런 시각에서 바라본다. 그래서 종교전쟁이 없다. 인도에서 힌두에게 밀린다. 회교에도 밀린다. 그래도 불교가 멸망했는가? 아니다. 우리 존재가 아무리 다른 종교가 잘못된 방식으로 해도 그 존재를 중도로 보기에 대립이 없다. 넉넉한 마음을 갖게 되면 대립하고 싸우는 게 아니라 지혜롭게 그들을 일깨워주며 평화적으로 관계를 맺게 된다. 부처님이 열심히 걸어 어느 마을에 갔는데 큰 나무 아래 사람들이 모여 땀을 식히고 있었다. 부처님도 그 그늘로 가려했으나 거기 사람들이 다 힌두교였다. 그래서 그냥 돌아 나가려하니 어느 어르신이 말을 걸었다. 부처님이 그 사람들을 감복시켰다. 부처님은 그들을 부처로 봤기에 그렇게 한 것이다. 우리는 감정이 먼저 나와 폭발을 시킨다. 중도라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 우리 모두가 부처다. 개개인도 그렇지만 지구상 곳곳이 갈등과 대립이 있다. 우리 불교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좋은 종교인데, 세상 사람들이 걱정을 한다.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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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법 : 연기사상의 탄생부터. 첫 단락은 십이연기에 대한 이야기다.

 

고우 : 내 나름대로 방금 질문한 것을 이해한 만큼 대답하겠다. 가장 중요한 것이 연기다. 지금 듣고 보고 한평생 이 몸뚱이를 내가 있다고 하고 산 사람들에게 공이다 무아다 하면 이해가 안된다. 중도를 이해시키는데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공이기에 연기이고 무아다. 요즘 내가 자주 이야기 하는 것이 있다. 내가 우연히 어떤 여성으로부터 책을 한권 받았다. 달마 안에 6가지 물리 이야기라는 책이다. 얇은 책이다. 재미있어서 금방 읽었다. 한줄 건졌다. 달마씨는 물리 노벨상을 탄 미국 물리학자다. 자기를 표현하는데 우리는 자기가 있다고 표현하지만 그분은 그렇게 이해하고 있지 않았다. 물리학자의 눈으로 자기를 보고 있었다. 스스로를 수억 만 개의 원자 덩어리라고 했다. 우리는 단일 독립된 나로 생각한다. 이걸 읽고 나는 이 분이 이렇게 생각했다면 이 수억 만 개의 원자 덩어리중 어떤 원자를 나라고 할 것인가도 생각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분의 생활을 보니 다른 사람은 정장을 입는 자리에도 항상 캐주얼하게 입고 가는 등 자유분방하고 유쾌하게 살았다. 어떻게 보면 해탈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중도로서 존재한다고 했다. 이것과 유사하다. 연기에 대한 이해를 하시는데, 이 이야기로 곰곰이 생각해 보라. 1세기경에 나온 경전에 보면 지수화풍 4가지 원소로 되어 있다고 나와 있다. 4가지 원소로 되어 있기에 무아이고 공이라고 대승불교에서는 설명한다. 달마씨는 수억 만 개의 원자덩어리라고 했다. 무아와 공을 이걸로 설명하겠다. 무아와 공을 알면 내가 본질이라는 것으로 있구나하는 것을 알게 된다. 무아와 공을 알면 거기에는 남과 여가 없다. 남과 여가 없이 사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처님이 깨달음에 대해 이야기를 무슨 얘기로 되어 있는 게 있다. 앙굴마라가 부처님을 만나 중도를 깨닫고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이는 부처님이 중도와 연기를 가르쳤기 때문이다. 승속간에 3년차로 오래 머물러 있어도 그분은 불교인이라고 할 수 없다. 앙굴마라는 1년차다. 탁발을 갔는데, 산통을 겪고 있었다. 시아버지가 앙굴마라에게 산통이 너무 심하니 이걸 완화시켜달라고 하니 앙굴마라가 부처님께 가서 알아오겠다고 하고 부처님께 간다. 내가 불교를 만난 이후로는 한번도 마음으로도 살생한 적 없다고 하라고 한다. 그렇게 말하니 산모가 산통에서 벗어났다. 산통은 뭔가? 있다-없다라는 분별이다. 산통은 중생들 삶을 이야기했고 순산한 것은 중도를 깨달은 이들을 설명한 것이다. 우리도 지금 산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너다-나다라는 이원적 사고를 깨려면 중도로서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으면 된다. 우리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고통을 겪고 있다. 그걸 해결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도법 : 지금까진 제 이야기가 아니고 세계 각 학계에서 정리한 내용이다. 지금부터가 우리가 실재로 정리할 내용이다. 깨달음에 대해 정리해야 할 점 이다. 경전내용을 면밀히 짚어가며 보니 이렇게 정리가 됐다. 이렇게 정리하는게 맞는가?

 

고우 : 계속 이야기 하지만 깨달음이라는 것은 그 과정은 사람마다 다양할 수 있다. 코스인데 이해하고 그 과정을 체험하는데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 하나로 통일해 이야기 할 수 없다. 비교를 하자면 깨달음에 가는데, 굉장히 쉽게 가는 분이 있다. 육조 스님 같은 분은 금강경의 응무소주라는 말을 듣고 깨달았다. 아무 곳에도 주하지 않고 있다-없다 등에도 주하지 않고 남자 여자 그런 거 없는 자리에서 일으키는 것이다. 그걸 듣고 그 자리에서 바로 깨달았다. 비교해 보면 고층 건물에 가면 엘리베이터 타고 올가는 것이다. 못 깨닫는 분은 엘리베이터 타고 가는데 각 층마다 쉬었다 가는 것이다. 그보다 못한 분 즉, 3년차는 계단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다 같은 중도 이야기 들으면서 차이가 있다. 불교에서는 1년차는 엘리베이터 타고 쭉 가는 것이다. 2년차는 각층마다 쉬었다 가는 것이다. 3년차는 계단이다. 올라간다는 말은 중도 연기를 이해하고 그것을 체험하기 위해 내 마음을 정화해 가는 과정을 말한다. 뭘 정화하는가? 있다-없다라는 2원적 사고에서 1원적 사고로 바꾸는 것이다. 세 단계를 이야기 한다. 법문할 때는 20층 등을 말 안하고 3층으로 말한다. 의식(육식), 잠재의식, 무의식(아뢰아식)이다. 2원적 사고를 정화하는 것이다. 분별심 없이 사고하는 것이다. 정화한다는 것은 2원적으로 갈라놓고 사고하던 것을 1원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가는 방법은 단박에, 각 층마다 쉬어가며, 계단으로 가는 방법이 있다. 어렵다 하더라도 몇십 년 고통받고 생을 마치는 것보다는 낫다. 어렵다고 해서 포기하는 것 보면 안타깝다. 계단을 올라가는 것보다 1층으로 한층 올라가는 것이 쉽다. 1층까지라도 이해하고 엘리베이터 타면 되지 않겠는가? 계단을 올라가면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나에게 불이익이 오는 이야기를 들으면 못 참았지만 1층이라도 올라가면 이게 덜하게 된다. 무아와 공을 이해하면 지혜가 생긴다. 생활에도 분명 도움이 된다. 내가 영주라는 도시에 있는 식당 아줌마에게 장사 잘 되는 법을 알려 줬다. 사고를 바꿔라. 장사가 잘되는 즐거움이 있지 않는가? 손님을 돈으로 보면 안된다. 그럼 장사가 안되고 장사 할 자격도 안된다. 은인으로 생각해라. 한 달쯤 돼서 연락이 왔다. 너무 잘된다고 했다.

기업하는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한다. 노사분규가 일어났을 때 서로 서로가 은인이라고 생각하라고 했다.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돈을 주는 사람이고 나에게 돈을 벌어주는 사람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갈등과 분규가 생길 일이 없다. 노사분규가 있는 사장이 이 이야기 듣고 가서, 노조측에서 20%를 이야기했는데 25%를 올려줬다고 한다. 선총이라는 모임 이야기다. 소공장 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 많이 해 준다. 그렇게 종업원들을 대하니 바뀌더라고 했다. 중도를 이해하고 나면 지혜가 생긴다. 긍정적인 사고가 생긴다. 사회에서 말하는 긍정적 사고와는 다르다. 절대긍정이다. 불교 믿다가 포기한 사람이 많다. 중도 연기를 알면 포기해서 얻어지는 즐거움과 비교가 안된다. 나는 어떤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어떤 일을 하든 마음만 중도로 바꾸면 어떤 일이든 된다고 생각한다. 중도로 바꿔야 할 시기가 왔다. 지금이 중도가 필요한 시기다. 독재에서 산업화 민주화가 이뤄졌다. 과거의 양극화 싸움을 아직도 못 버렸다. 중도의 통합시대로 가야 한다. 그리스 같이 부도 나는 국가가 되고 있다.

 

개개인, 사회. 국가 모두가 중도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정치한 사람들이나 누구에게나 가는 곳에 가면 다 그 이야기 한다. 우리 종단도 마찬가지다. 중도사상을 갖고 수행하고 포교해야 한다. 그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나아갈 것이다.

 

도법 : 일단 공식적으로 정리한 부분은 여기까지다.

 

사회자 : 1시간 40여분이 지났다. 공식적인 질문이 끝났다. 꼭 묻고 싶은게 있는 분은 질문해 달라.

 

남자 : 저는 산본에 살고 있는 이대호이고 대범입니다. 법명을 고우 스님이 주셨다. 좋은 말 많이 들었다. 특히 앙굴마라 이야기 들어보니 우리 사회에서 앙굴마라같은 사람이 중학생들 같다. 이제 조금씩 사회도 알고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다보니 그런 거 같다. 이들을 모아서 한국불교가 우리 사상을 얘기해 줄 수 있는지. 지금 정치하는 분들 보면 아무리 바꾸라 해도 바꾸기 힘들다. 차라리 지금 중학생들 정도를 이런 야단법석을 통해 좋은 법문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 스님들께서는 어떤 방법과 전략을 가지고 계시는가? 부처님 시대에는 꼭 찾아오는 신도들만 에게 법문을 했는가? 청소년들은 어떻게 교화시키고 법문했는가? 궁금하다.

 

도법 : 그런 질문도 필요한데 깨달음에 대한 질문을 간단명료하게 제시해주면 좋겠다.

 

남자 : 성남에 김정기라고 한다. 중도에 대해 스님이 강조하고 중점적으로 말했다. 양변을 자꾸 버리라고 하는데, 깨달음에 대해 이해를 못해서인지 좋다-나쁘다 크다-작다 등의 이런 양변을 우리 같은 사람들이 수십 년을 수행을 한다고 해서 그렇게 될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우리나라에서 그런 경지에 든 분이 많으신가? 깨달은 분이 있으니 검증을 할 것 아닌가? 검증은 누가 하는가? 앞뒤가 잘 이해가 안된다. 깨달은 분이 계시다면 일상생활에서 실천적인 면에서 중도적인 관점에서 실제 행동을 하고 있는가? 측근과 싸웠다는 스님이 있었는데, 이걸 중생심으로 봐야 하는가 아니면 어떻게 봐야 하나? 중생과 같은 행동을 하는 스님이 있다면 이 스님을 어떻게 봐야 하나?

 

고우 : 이해가 있고 깨달음이 있다. 깨달음은 굉장히 어렵다. 이해를 바탕으로 깨달음에 간다면 가는 것만큼 생활에 변화가 온다. 이해를 바탕으로 깨달음에 가는 것이 좋은 것 같다. 혹 이해가 방해가 된다고 해 이해를 안 하려 하는 분이 있다. 그런 분은 양변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포기를 하는 경우도 많다. 현대사회에는 이해를 하고 깨달음으로 가는 게 근기에 맞는 것 같다. 실천은 이해하든 깨달음을 얻든 이해한 만큼 실천을 하게 된다. 나도 한다. 안 할 때보다는 마음이 훨신 편하다. 도인도 화를 내더라 했는데, 이건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도인이 화를 내는 것은 중도를 이해한 측면에서 화를 내는 것과 양극단에서 화를 내는 것이다. 도인은 밥도 안 먹고 잠도 안자고 하지 않는다. 화도 낸다. 중도를 이해한 측면에서 내는 것이다. 화를 내는 것도 적다. 도인들도 사람이다. 양극단에 있으면 우리가 화를 내면 굉장히 마음에 좋은 상태가 아니다. 그것이 더 심하면 상대를 죽일 수도 있다. 우리가 내는 화와 도인들이 내는 화는 감정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다. 그건 중도를 이해하면 내 말을 조금은 이해할 것이다. 중도를 이해하고 생활화 하기 위해 참선도 하고 하는 입장이다. 나도 화를 조금은 내는데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할까 싶어 화를 참기도 한다. 그건 도인의 입장이 아니다. 도인의 세계를 양극단 사고하는 우리의 사고에서는 이해안되는 것이 많다.

 

남자 : 한남도 양대웅. 깨달음은 무엇인가. 18조사님께서 말한 것인 lTsmsep 송광사 방장 스님은 부처님과 같이 말하고 생각하고 하면 된다 그게 깨달음이라고 했다. 고우 스님께 질문하겠다. 주간불교 2012년 7월 25일자 지상중계 고우 스님 지상강좌 세 번째 언어문자는 소용이 없다. 무비 스님은 2007년 6월 2일 인식이 널리 퍼져있는 것이 안타깝다. 참선해서 깨달은 이는 없다. 육조 혜능스님 등은 경전을 통해 깨달았다. 부처님 제자들도 부처님 설법을 듣고 깨닫지 않았는가. 염불 사경 선 등 복잡하다. 용수보살 강원도 건봉사에서는 32명의 스님들이.... 지장보살, 관세음보살 등이 있다. 직책이 뭔가? 역할이 뭔가? 어디가면 관세음보살하라 한다. 어디가면 지장보살 하라한다.

 

고우 : 주간불교에서 나는 참선이 독이라고 표현했다. 도올이 백암록을 강의하다 중간에 그만뒀는데, 임제 스님이 돌아가실 때 제자들 앞에서 “내 전법을 잘 전해야 한다” 하니 삼제 스님이 “스님의 전법을 잘 전하겠습니다. 걱정 하지 마십시오”했다 임제 스님이 “내가 죽었다 하면 넌 다른 사람들에게 내 전법을 어떻게 전할래”하니. 삼제 스님이 왁하고 고함을 쳤다. 도올은 이 장면에서 삼제 스님이 임제 스님의 의미를 몰라서 그랬다고 하지만 그 반대다. 우리는 중도로 존재한다. 우주의 유정무정 모든 존재는 중도원리로 존재한다. 이미 부처가 되어 있는데 무슨 법이 필요한가. 내 전법완장을 내려버렸구나라는 말은 그런의미에서 인정하는 것이다. 참선해라 중도가 뭐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중생들에게 독을 주는 것이다. 본래 입장에서 보면 그렇다. 팔만대장경이 마구니 설이다. 부처님은 돌아가시며 나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렇게 가면 불교가 굉장히 어렵다. 그래서 내가 그렇게 말했다. 틀린말은 아니지만 내가 건방을 떤 것이다. 염불 등도 수행이 된다. 금강경에 보면 아상 인상 중생상이 없어야 한다고 한다. 칭찬 등을 받고 싶어하고 대가를 원하는 수행은 좋은 일은 되지만 수행은 아니다. 나다 너다가 없는 것은 중도다 이를 이해하고 봉사를 하면 수행이다.

 

사회 : 2시간이 지났다. 밤새워 끝장을 내자하면 끝장을 낼 수도 있다. 그러나 내일을 생각해 한두 분만 더.

 

남자 : 평담. 깨달음에 대해 이번 주가 두 번째다. 저번 주는 일상적인 깨달음에 대해 말했다. 교육원장 스님께서는 부파불교 등 일반불자가 알아듣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한편의 논문을 잘 봤다. 깨달음이란 것이 그럴 것이다 이럴 것이다 문자에 나오는 것처럼 정의할 수 있는가. 남방의 교리 북방의 교리가 조금 다르다. 간화참선은 그럼 뭔가? 깨달음이란 존재 자체도 없는 것 아닌가? 오늘은 남전의 교리를 이야기 했다. 앎을 증득하는 것. 설리와 교리를 분명히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초적인 불교를 배우고 있는 사람에게는 과연 재대로된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를 설명해 주는 것이 쉽진 않을 것이다. 그럼 설리와 교리를 분명히 해달라.

 

고우 : 그러할 것이다라고 했는데, 있는 그대로 본다는 말은 한다. 이것을 선적으로 표현하면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성철 스님이 그랬다. 산은 산이다. 중도를 깨달아야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중도를 깨닫지 않고 그러할 것이다. 산은 산이다. 그런 것은 아니다. 있는 그대로 본다하는 것은 분별심을 그대로 두고 보는 것은 맞지 않다. 깨달음을 통해서 이와 사가 둘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 사사물로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위파사나와 간화선의 다른점을 이야기 했다. 영가 스님 방에 위파사나를 비우차나라고 적혀 있다. 비우차나는 우리 성격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성성적적이 되어 있을 때가 위파사나다. 위파사나의 반대가 사마타다 적적성성이 되어 있는 상태다.

우리가 참선을 하나 위파사나를 하나 우리 성격의 의식이 성성적적 또는 적적성성의 상태로 바뀌어 간다. 이걸 나는 정화한다고 표현한다. 의식이 바뀌어 가면 본래 타고난 성격과 수행을 통해 바뀐 성격이 점점 가까워져 가 만난다. 그걸 깨달았다고 한다. 회복시켜가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교리와 설리를 이야기하는데 교리와 설리는 같은 것이다. 이게 다르다면 불교가 여러 개가 된다. 다섯 손가락도 하나의 손에서 나온다. 근본은 하나에서 나눠진다. 어떤 것을 하든 우리 의식이 변하는 것은 똑같다.

 

사회 : 고우 스님은 백일법문을 통해 계속 이야기하고 계신다. 멀리서 오신 분도 계신다. 아쉬움을 남기고 여기서 끝내고자 한다.

 

고우 : 우리가 중도로 되어 있다고 했다. 이를 믿어야 부처님 제자다. 이를 믿고 중도가 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중도로 존재한다고 믿어야 한다. 그걸 알아가면 위대한 존재임을 알게 된다. 자존의식 회복이다. 고귀한 존재인데 스스로 천덕꾸러기를 만들어선 안된다. 아끼면서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25살에 출가했다. 무슨 이유인지 잘 기억안 난다. 스스로를 학대해 폐결핵에 걸렸다. 교회에 갔는데 목사가 나병과 폐병환자는 천역이라고 해 교회에 안 갔다. 절에 요양 갔다가 출가했다. 학대할 때는 정말 죽을 맛이었다. 강원에 가 경전을 배우며 스스로가 고귀한 존재라는 걸 알았다. 나이 적은 스님이든 신도든 누구에게도 하대를 하지 않는다. 대등한 입장에서 대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중도가 뭔지. 중도로 되어 있다고 하니, 백일법문 읽어보면 어느정도 다 이해한다. 중도의 존재로 행복하게 살길 부탁드린다. 이걸로 끝내겠다.

 

사회 : 다시한번 박수를 부탁한다. 마지막으로 발원문을 낭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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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비판했더니, 쥐도 새도 모르게 삭제당한 글

 


이글은 2011년 8월29일에 발행됐던 글인데, 어느 순간 글쓴이도 모르게 삭제당한 글입니다. 그동안 서울시장 선거 기간 나경원 후보 관련 글이나,특정 기업을 비판했던 글이 삭제당했을 때도 황당했지만, 이 글의 경우는 그동안 검색에는 나오고 있던 글이었는데, 어느 순간 필자에게 아무런 통보도 없이 삭제됐습니다.

도대체 정치에 참여한 <교회국민운동행동본부>를 비판해서 문제가 된 것인지,아니면 일제강점기 신앙을 저버린 교회 지도자들을 비판해서 삭제당했는지 아직도 모릅니다.

이글을 읽고 왜 삭제당해야 했는지, 이유를 여러분들이 가르쳐주시기 바랍니다.

 


한국 대형교회 유명 목사들이 ‘교회와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한 국민운동본부’(교회국민운동본부·대표회장·최병두 목사) 라는 단체를 중심으로 기독교 정당을 설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참여하는 목사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현재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조용기 목사(여의도순복음 교회), 김홍도 목사(금란교회),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최병남 목사(대전중앙교회), 이광선 목사(신일교회), 길자연 목사(왕성교회), 장경동 목사(중문교회), 김충기 원로목사(강남중앙침례교회) 등 기독교계의 굵직한 대형교회 목사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습니다.

<교회국민운동본부>는 경기도에서 8월29일부터 8월31일까지 ‘교회와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한 기독교 지도자 포럼’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 포럼에서 논의할 내용을 살펴보면 ‘종북좌파들의 국가부정과 적화통일’이라는 내용도 있습니다. 마치 극우보수 단체들이 주장하는 반공·친미사상과 유사합니다. 이런 포럼 내용을 구체화하듯 조갑제 씨 등 보수세력이 설립하는 새로운 보수정당에도 참여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韓國/정치] - ‘조갑제 신당’에 박근혜, 전여옥이 꼭 가야 할 이유

기독교인으로 평생을 살아왔지만, 지금 대형교회 목사들이 벌이는 저 포럼의 주제를 전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과연 저기에 나오는 목사들이 ‘교회 부패와 세속화’를 말할 자격이 있을까요?

교회가 세상의 빛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빛이라고 해서 교회가 세상의 주류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아니 그럴 수가 아예 없습니다. 예수님 자체가 이 땅에 내려오셔서 세상의 부자와 가진 자, 권력자를 위해 사신 생애가 아닙니다. 가난하고 병든 자, 과부, 거지, 불쌍한 어린아이와 같은 세상의 비주류층을 돕고 그들에게 사랑과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기독교인은 세상의 주류가 될 수가 없는데 교회가 세상의 주류 세력이 되면서 항상 문제를 일으키고 반목과 분열 그리고 타락을 조장하고 사람을 괴롭혔습니다.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은 세상 모든 나라를 지배하던 교황과 카톨릭의 부패로부터 신앙을 되찾기 위한 개혁이었습니다. 그림에서 나오듯이 교회의 의식과 교황 등 모두를 합쳐봤자 성서의 중요성보다는 떨어집니다. 그것이 올바른 성경의 가르침이자 나아갈 방향입니다.

종교개혁 이전에 교황의 권위는 성경의 숨김으로 나타났습니다. 성경을 제대로 읽어볼 수 없는 평민에게 인쇄술의 발달로 보게 된 성경 어디에서도 교황에게 속죄의 대가로 돈과 땅, 심지어 가족을 바치라는 문구는 없었습니다.

기독교는 교황과 교회를 믿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믿고 예수님의 삶을 배우고 실천하는 종교입니다. 기독교인은 주류 사회의 일원이 될 수가 없습니다. 세금을 포탈하고,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뇌물을 받아야 성공하는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의 가르침대로 산다면 세금은 꼬박꼬박 내야 하고 부동산 투기는 생각도 할 수 없습니다.

남들이 모두 불법으로 삶을 살아도 기독교인은 그렇게 살 수 없어서 세상에서 성공하기가 어렵고, 삶이 힘들면서 세상 사람에게 손가락질을 받거나 별종의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교회국민운동본부>에 참여하는 목사들은 ‘교과서의 기독교 왜곡’을 말하거나 정치에 관여하기는커녕 먼저 하나님과 한국의 성도들에게 눈물로 회개하여야 합니다.


‘동방요배(東方遙拜)’는 일본 신도(神道)의 한 행사로 일본인들이 현인신(現人神)으로 믿는 일본 천황이 사는 동쪽을 향해 절을 하는 의식입니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에게는 문제가 없는 의식이지만,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인에게 ‘동방요배’는 신앙을 저버려야 하는 행위입니다. 기독교는 ‘하나님을 유일신’으로 섬기는 종교이기에 다른 신을 경배하고 숭배하는 행위 자체가 죄악이기 때문입니다.


조선예수교 장로회는 1938년 9월 제27차 총회에서 신사참배 결의문을 통해 ‘신사참배’를 인정하는 결의문을 발표합니다. 조선의 선교사들이 반발하고 나섰지만 이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은 채 통과되었으며 이에 반대하는 성도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로 협박까지 합니다.

“총회의 결의를 경멸하는 행동일 뿐만 아니라 주님의 뜻에 위배되는 유감 천만의 행동이다. 이런 비상시국하에서 만일에 아직도 옛 습관으로 해서 이를 보류하거나, 주저하는 자가 있다면 저들은 결코 신민으로 인정될 수 없으며 교인으로도 인정될 수 없을 뿐 아니라 교회의 입장으로 볼 때도 이러한 반대하는 무리나 요소는 마땅히 처벌되어야 한다.”

‘신사참배’를 결의한 목사에게 ‘신사참배’를 거부한 성도들은 ‘불량선인’이며 교인으로 인정도 할 수 없다는 이들이 조선을 이끌어가던 목사들이었습니다.

결국, 교회는 ‘신사참배’ 결의문을 뛰어넘어 1942년부터 예배 시작 전 12시 정오 사이렌이 울리면 교회당 동편에 있는 ‘가미다나’를 향해 절을 하는 배교를 태연히 자행한 것입니다.


‘신사참배’나 ‘동방요배’뿐만 아니었습니다. 기독교 목사들은 서울의 한강, 부산의 송도에서 일본 스님이 일본귀신 천조대신의 이름으로 집례하는 ‘미소기 바라이’라는 ‘신도침례’를 받았습니다.

신도침례는 아무나 받는 것이 아니라 ‘천조대신보다 더 높은 신은 없다’고 고백한 사람에게 베풀어졌으며 조선교회는 ‘천조대신이 높으냐? 여호와 하나님이 높으냐?’ 하는 질문에 ‘천조대신이 더 높다’라고 하는 문구에 서명해서 조선총독부에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조선 교회의 지도자였던 목사들은 대부분 ‘신사참배’를 하였고 ‘동방요배’를 국가 의식이라는 미명하에 당당히 교인들에게 명령하고 일본신에게 절을 하였습니다. 심지어 비기독교인도 알고 있는 한경직 목사마저도 신사참배에 대한 회개를 해방 후에 했을 정도였습니다.


교회가 세상의 주류가 되면 타락하고 신앙의 본질을 잃어버립니다. 여기 일제강점기 비주류였지만 신앙을 지켰던 목사와 기독교인도 있었습니다. 그들이라고 왜 고문과 탄압이 힘들지 않았겠습니까?

그들도 힘들고 어려웠지만 신앙을 지켰고 이들을 따라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투옥된 평신도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나환자들을 위한 교회에서 시무하던 손양원이라는 목사가 있었습니다. ‘신사참배’를 거부하다가 구속된 지 3년, 정식으로 판결된 형기 1년 6개월을 마치기 며칠 전에 일본 검사와 대화를 합니다.

▷ 요다 검사 : 저 사람 사상이 개준할 희망이 있는가? 요사이 그 사람의 태도가 어떤가? 신사참배는 잘하는가?

▶ 손양원 목사 : 아니오. 신사참배는 해본 일이 없습니다. 나를 가둔 당신들이 헛수고한 것이오.

▷ 요다 검사 : 잔소리 마시오. 그런 방종스런 소리하면 만기 되어도 출옥은 고사하고 구금소 신세를 하게 될 것이오. 전향(轉向, 뎅코)해야 나간단 말이야.

▶ 손양원 목사 : 검사는 전향(뎅코)이 문제지만, 나는 신앙(信仰, 싱고)이 문제외다.

결국 손양원 목사는 무기형을 언도받아 석방이 취소되고 감옥에 투옥되었습니다.

 

▲ 성전에서 장사하는 사람을 쫓아내는 예수님(좌) 예수님을 잡으러 온 자들을 향해 칼을 든 베드로(우)


예수님은 세상과 칼로 맞서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이 화를 낸 것은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성전을 더럽힌 자들을 향해서였지 자신을 잡으러 온 자들을 향해서는 오히려 칼을 든 베드로를 책망하였습니다.

기독교는 예수님을 믿는 종교입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그의 말씀과 그의 가르침을 그대로 따라야 합니다. 예수님은 세상을 향해 주류가 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제자들이 그를 왕이라 부르며 세상 권세를 탐할 때도 그는 오로지 가난하고 병든 자를 향해 손을 내미셨습니다.

예수님은 세상을 향해 검을 들고 나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만 들고 오셨습니다.

진정 교회가 세상과 나라를 위한다면 신앙인이 할 수 있는 성경 가르침대로 기도하고 말씀대로 살면 됩니다. 굳이 세상 권력과 손을 잡을 필요가 없습니다. 기도를 대통령을 모셔놓고 할 필요없이 골방에서 눈물로 기도한다고 하나님이 그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을까요?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라는 말을 내걸고 다니는 사람이 많습니다. 예수님을 믿으면 당연히 천국을 가는 것이 기독교 신앙입니다. 그러나 그 예수를 어떻게 믿는가도 매우 중요합니다.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왜 기독교를 ‘개독교’라 부르고 교회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자꾸 늘어나는지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대형화된 교회, 정치권력과 손잡은 교회, 각종 비리가 성행하는 교회, 북한의 세습체계를 비난하면서 교회가 세습되는 것은 당연시하는 목사, 돈이 넘쳐나서 돈 때문에 싸우는 교회를 보면서, 과연 이들의 모습이 예수를 잘 믿는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모든 교회가 다 타락한 것은 아닙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는 한 달 헌금이 총 150만 원 미만입니다. 따져보면 목사님 급여로 100만 원도 지급 못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 교회 목사 모두가 타락하지 않았기에 지금이나마 버티고 있다고 저는 알고 있습니다.>

세상의 주류가 되고자 권세와 영합하고, 부를 취하는 모습이 과연 제대로 예수님을 믿는 모습일까요?

정치는 정치가들이 하는 것이고 돈은 기업인들이 버는 것입니다. 교회는 그저 말씀을 가지고 사랑을 실천하며 신앙을 전파하면 그뿐입니다. 목사님들마저 예수님을 똑바로 믿지 않으면 저 같은 날라리 신자는 고통스럽습니다.

목사님!
예수 제대로 믿고 천국 가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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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권력 욕심 잘못' 빠진 게 문제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2/09/28 06:51
  • 수정일
    2012/09/28 06:5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박정희 '권력 욕심 잘못' 빠진 게 문제다

[오홍근의 '그레샴 법칙의 나라']<72>박근혜 지지율 왜 계속 흔들리나?

오홍근 칼럼니스트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2-09-28 오전 7:35:12

 

'사과'한 후에도 지지율이 빠지고 있다. 그게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고민이요, 괴로움이다. 수년 동안 지지율 선두자리를 놓치지 않았고, '자랑스런' 아버지의 후광이 줄곧 그녀를 굳게 뒷받침 해주는 듯했다. 조중동과 거의 모든 TV등 언론의 절대적인 지원까지 받고 있었다. 그래서 "5·16은 구국의 혁명이요,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며, "유신도 국민과 역사의 판단에 맡기자"는 입장을 고집스럽게 밀고 여기까지 왔다.

급기야 "하나의 사건을 놓고 재판결과가 두 개"라는 터무니없는 이야기까지 했다. 인혁당 사건에 대한 '견해'를 말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그랬다. 괜찮을 줄 알았던 것 같다. 그러나 그리고는 기울기 시작했다. 조선일보가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영웅 만든 박정희 씨도 그렇게 함께 기울기 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람들이 인혁당 사건에 대해 전모를 알아가면서 느끼는 분노는 생각보다 큰 것 같다.

양자 대결에서 그녀는 안철수·문재인 두 사람 모두에게 밀리는 조사결과가 나오기 시작했고, 다자 대결에서도 2위와의 차이가 좁혀졌다. 일찍이 불행한 사건으로 부모를 잃고 결혼도 안한 일생을 살아온 그녀였다. 일부에서 독재자라 말하는 아버지를 복권시키기 위해, 정치를 시작했다는(대변인으로 내정됐다 자진사퇴한 김재원 의원의 말) 그녀로서는, '사과'라는 내키지 않는 절차를 통해, 아버지를 '깎아 내리기'도 참으로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게 사과했는데도 지지율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게 문제다.

역시 문제는 사과가 자발성(自發性) 없는 타발적(他發的)이라는 데 있어 보인다. 사과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부터가 본인이 '그러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진심이 담겼을 리 없다. 진정성이 없으니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리 없다. 사람들이 박 후보의 그런 속내를 모를 리 없다.

▲ 과거사 관련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박근혜 후보 ⓒ연합뉴스

사람들은 대부분 엎드려 절 받는 것 좋아하지 않는다. 처삼촌 묘 벌초하듯 하는 거 좋은 모양새도 아니다. 전체 국민들에 대한 죄송스러움이나 송구스러움 표시도 없었다. 게다가 박근혜 후보의 기자회견문을 찬찬히 읽어보면 문제의 핵심을 일부러 회피해 간 듯한 느낌까지 주고 있다.

그녀는 "아버지에게는 경제발전과 국가안보라는 시급한 국가목표, 다시 말해서 국민을 잘 살게 하고야 말겠다는 간절한 목표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 경제발전 이면에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고, 안보를 지켜내느라고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했다. 그 때문에 5·16, 유신, 인혁당 사건 같은 헌법가치 훼손과 정치발전 지연이라는 결과가 (불가피하게) 빚어졌고 그걸 사과한다고 했다.

그러나 사과 대상에서 절대로 빠져서는 안 될 대목이 있었다. 여러 사과 대상 가운데 그냥 포함될 수도 있고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는, 그런 '하나'가 빠진 게 아니다. 고의인지 고의가 아닌지는 알 수 없어도, 가장 핵심이 되는 '잘못'이 빠져 있다. 그것이 국민들을 허전하게 하고 껄적지근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말이 분명한 표현으로 반드시 들어갔어야 했다. "게다가 아버지에게는 사리사욕이 있었고 특히 장기집권 욕심이 넘쳐 났습니다." 힘들었겠지만 그 말이 필요했다. 너무 심하다거나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 할 수도 있겠으나, 그랬다면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은 지금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따져보면 답은 금방 나온다.

박정희 '정'과 육영수의 '수'자가 합쳐 이름 지어진 정수장학회는 왜 어떤 과정을 거쳐 생겨났는가. 부산일보는 어떤 역사 속에서 오늘에 이르렀고 왜 편집국장은 지금 쫓겨나 있는가. 독립 운동가들이 세웠다가 정부에 헌납당한 대구대학과 청구대학은 어떻게 해서 정부 아닌 대통령 개인의 소유가 되어 영남대학이라는 이름을 달았는가.

이것들의 소유권 이전과정이 '박정희 씨의 시급한 국가목표'였던 경제발전과 국가안보와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가. '국민을 잘 살게 하고야 말겠다던 박정희 씨의 간절한 목표'와는 무슨 연관성이 있는가. 박정희 씨는 5·16 쿠데타 직후 "(반드시) 군 본연의 임무에 복귀하겠다"고 약속했다. 얼마 뒤 "3선개헌 않겠다"고 약속했다. 1971년 대통령 선거 때는 "다시는 나를 대통령으로 뽑아 달라고 이야기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다시는 나와 같은 불행한 군인이 없어야 한다"며 본연의 임무에 복귀하지 않았다. 1969년엔 일요일 새벽 2시 '환장(換場)해서' 국회별관으로 옮겨 3선개헌 안을 통과 시켰다. 1972년엔 유신헌법을 만들어 영구집권의 길을 텄다. 유신헌법에 의한 체육관 간접선거였으므로 국민에게 "나를 대통령으로 뽑아 달라"고 직접 말하지는 않은 셈이었다.

중앙정보부가 유신을 반대한 서울법대 최종길 교수를 타살한 사건이 국민을 잘 살게 하기위한 것 아니었다. 고려대학교에 휴교령 내리며 탱크 밀어 넣은 긴급조치 7호나 9호에, 4호인 인혁당 사건조차도 경제발전이나 국가안보와는 관계없는 사건이었다. 국민을 하늘처럼 떠받들며 그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줘야 할 공인(公人) 가운데 공인이요, 머슴 가운데 상머슴인 대통령으로서의 할 일과 몸가짐을 이야기 하는 중이다.

박근혜 후보는 박정희 씨 개인의 '사리사욕'과 '장기집권 욕심' 때문에 빚어진 참혹한 사태였음을 분명하게, 알기 쉽게 큰 목소리로 사과 했어야 했다. 물론 박 후보의 이번 사과는 국민들의 지지율 하락에서 비롯됐으나, 사과 그 자체만으로도 역사의 물줄기를 바로 잡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5·16과 유신과 인혁당 사건에 대해, 이른바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의 대통령 후보가 분명하게 견해를 밝히며 성격을 규정했다는 점이 그것이다.

바로 "5·16과 유신과 인혁당 사건은 헌법가치를 훼손하고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대목이다. 그동안 5·16이나 유신 등에 대한 비판은 '좌빨들이나 하는 짓거리' 쯤으로 알고, 억지를 부리던 일부 인사들에게도 분명한 '교범(敎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일부 군부대에서 실시 중이던 '종북세력 실체 인식평가'같은 코미디 같은 짓도 사라질 것이다. 진급과 휴가에도 반영되는 그 시험문제는, 유신체제하에서의 유신반대 운동이 종북세력 확산을 기도한 것처럼 출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짓하면 안 된다.

박정희 씨 같은 남로당 전력이 전혀 없는데도, 5·16이나 유신을 비판했다하여 오히려 빨갱이로 낙인찍힌 인사들, 예컨대 김대중·노무현 씨도 '오해'가 풀리는 효과를 기대해 본다. 1971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김대중 씨는 한국의 안전보장과 관련해, 미·일·중·소 4대국 보장론을 설파한다. 박정희 씨는 이때 언론 총 동원령을 내리는 등 거국적으로 김 씨를 빨갱이라 몰아붙인다. 그러나 그때의 4대국 보장론은 지금 남북한을 포함한 6자회담이 되어있다.

박근혜 후보는 1989년 한 TV와의 인터뷰에서, 5·16이 아니었으면 우리는 '북한의 밥'이 되었다고 강변했다. 박근혜 후보의 팬 카페인 '근혜동산'에는 유신이 우리국민 900만 명의 목숨을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구했다는 이야기가 적혀있다. 다 '반공장사'들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행태들이다. 그런 짓거리 하지 말아야 할 때가 되었다.

유신 전후해서 박정희 정권은 2차례나 '유신결행'을 김일성에게 통보해 준다. 그리고는 그해 1972년 12월 김일성도 주석제를 도입하고 그 자리에 앉는다. 적대적 의존관계요, 짜고 친 고스톱이었다. 물론 그때 900만 명이 죽을 수 있는 그런 상황도 아니었다. 참고로 6·25의 참화 속에서 우리국민 사상자가 300만 명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900만 명은 나가도 너무 나갔다.

이 나라에는 오래전부터 반공하는 권리를 신주 단지처럼 모시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빨갱이 제조공장'을 차리고 '빨갱이 생산권'도 쥐고 있다. '빨갱이 딱지 부착권'도 물론 그들에게 있다. 내용적으로 빨갱이 인지 여부는 중요치 않다. 그저 자기편 아니면 그냥 낙인 찍혀 빨갱이가 되는 수밖에 없다.

박근혜 후보가 대선결과와 상관없이 이번 사과를 계기로, 그런 행태 바로 잡는데 기여한다면, 그녀는 역사에 기록되는 인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그런 분야에서만이라도 모두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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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성은 왜 들리지 않았을까?

 

 

 

포성은 왜 들리지 않았을까?
 
[한호석의 개벽예감](31) 21일 해군고속정 서해5도 경고사격의 의미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2/09/28 [01:16] 최종편집: ⓒ 자주민보
 
 

꽃게잡이 어선 6척의 정체

2012년 9월 21일 남측 해군 고속정이 서해 5도 분쟁수역에서 20mm 벌컨포(Vulcan)로 어선을 향해 경고사격을 하는 사건이 있었다. 남측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경고사격사건을 아래와 같이 여섯 장면으로 구성할 수 있다.

장면 1 - 꽃게잡이 어선 6척이 9월 21일 오전 11시 44분부터 연평도 서북방 앞바다에서 순차적으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0.9km까지 남하하는 “월선행위를 반복”하면서 조업하였다.

장면 2 - 남측 해군은 참수리 고속정 2척을 오후 3시쯤 ‘북방한계선’ 인근으로 북상시켜 두 차례 경고방송을 보냈다. 그런데도 꽃게잡이 어선 6척은 ‘북방한계선’ 남쪽에서 조업을 계속하였다.

장면 3 - 참수리 고속정은 오후 3시 29분과 3시 48분에 20mm 벌컨포 수십 발을 꽃게잡이 어선 6척이 있는 쪽으로 쏘아 경고사격을 하였다.

장면 4 - 경고사격을 받은 꽃게잡이 어선 6척은 오후 4시쯤 모두 ‘북방한계선’ 북쪽으로 퇴각했다.

장면 5 - 경고사격사건 당시 북측 경비정이 황해도 연안에서 순찰기동을 하고 있었는데, 남측 고속정이 꽃게잡이 어선들을 향해 경고사격을 하는 데도 사건현장 쪽으로 접근하지 않았고, 북측 해안포들도 사격준비태세를 취하지 않았다.

장면 6 -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무력충돌에 대비하여 남측 공군 전투기 F-15K가 공대지미사일과 공대공미사일을 장착하고 출격하였다.

그런데 남측 언론에 보도된 위의 여섯 장면만 살펴보면 경고사격사건의 전모와 진상을 파악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각 장면마다 ‘숨은 그림’들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론보도에 나타나지 않은 ‘숨은 그림’을 찾아내야 그 사건의 전모와 진상을 파악할 수 있다.

남측 군부는 사건현장에 있었던 꽃게잡이 어선 6척이 북측 어선들이라 했고, 북측은 그 어선 6척이 중국 어선들이라 했다. 어느 쪽 주장이 진실일까? 남측 해군 고속정이 경고사격으로 퇴각시킨 꽃게잡이 어선 6척이 북측 어선인지 아니면 중국 어선인지를 판별하는 문제는 경고사격사건의 ‘숨은 그림’을 찾아내는 데서 결정적인 의의를 갖는다. 만일 그 꽃게잡이 어선 6척이 북측 어선들이라면, 북측은 자기 어선들이 남측 해군 고속정으로부터 경고사격을 받는 데도 아무런 대응행동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되고, 만일 그 어선 6척이 중국 어선들이라면, 남측은 중국 어선들에게 경고사격을 해놓고 북측 어선을 경고사격으로 퇴각시켰다는 거짓말을 한 것이 된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주목하는 것은, 꽃게잡이철인 요즈음 ‘북방한계선’ 북쪽 바다에서 수많은 북측 어선과 중국 어선들이 조업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연합뉴스> 2012년 9월 22일 보도는 연평도 앞바다의 ‘북방한계선’ 북쪽 해상에서 북측 어선 100여 척과 중국 어선 수백 척이 꽃게잡이를 하였다고 하였다. 물론 연평도 앞바다의 ‘북방한계선’ 남쪽 해상에서도 남측 어선들이 꽃게잡이를 하였다. <연합뉴스> 2012년 9월 21일 보도는 연평도 앞바다에서 남측 꽃게잡이 어선 30여 척이 매일 조업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거기서 꽃게잡이를 하는 북측 어선과 중국 어선 가운데는 위성항법장치(GPS)가 없는 작고 노후한 어선들도 있을 것이므로, 그런 어선들이 바다에 그어져 있지 않은 ‘북방한계선’을 수시로 넘나들며 조업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동아일보> 2012년 9월 22일 보도는 북측 어선들이 ‘북방한계선’ 남쪽 640m~1.9km 해상을 들락거리며 꽃게잡를 하고 있다고 하였다. 물론 북측 어선들만이 아니라 중국 어선도 그러할 것이다.

그런데 ‘북방한계선’을 넘나들며 조업하던 꽃게잡이 어선들이 9월 20일 이후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연합뉴스> 2012년 9월 23일 보도기사에서 그런 행동변화를 읽을 수 있는데, 꽃게잡이 어선들은 9월 12일 14차례, 9월 14일 13차례, 9월 15일 8차례, 9월 20일 2차례, 9월 21일 1차례, 9월 22일 1차례 ‘북방한계선’ 0.7~2.2km 정도를 넘어 남하한 것이다. ‘북방한계선’을 넘나들며 조업하던 꽃게잡이 어선들의 ‘월선행동’이 왜 9월 20일부터 갑자기 줄어든 것일까?

그 까닭은 <국방일보> 보도기사에서 찾을 수 있다. <국방일보> 2012년 9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남측 해군2함대가 9월 19일부터 서해에서 유도탄고속함(PKG), 초계함(PCC), 고속정(PKM)을 동원하여 “실전을 방불케 하는” 해상기동훈련을 실시하였다. 군함들이 실탄사격을 연습하는 동안 꽃게잡이 조업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9월 20일부터 ‘북방한계선’을 넘나드는 꽃게잡이 조업이 급격히 줄어든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남측 해군이 서해에서 대함사격훈련을 실시하는 경우, 북측은 자기 어선들의 조업범위를 황해남도 해안 가까운 곳으로 제한하는 안전조치를 취하게 된다.

이런 정황을 생각하면, 경고사격사건이 있었던 9월 21일 북측 꽃게잡이 어선들의 조업범위는 매우 제한되었을 것이므로, 이전처럼 ‘북방한계선’을 넘나드는 위험한 조업은 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남측 해군이 해상기동훈련을 하고 있었던 그 날 ‘북방한계선’을 넘나드는 위험한 조업을 하였던 꽃게잡이 어선 6척은 모두 중국 어선들이었던 것이다.

<연합뉴스> 2012년 9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경고사격사건이 있은 다음날인 9월 22일 오전에도 꽃게잡이 어선 1척이 ‘북방한계선’을 넘어 400m 정도 남하였는데, 남측 해군 고속정이 경고방송을 하자 북쪽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그 꽃게잡이 어선은 ‘북방한계선’ 바로 북쪽에서 계속 조업을 하다가 한 차례 더 ‘북방한계선’을 잠깐 넘은 뒤 북쪽으로 다시 돌아갔다는 것이다. <연합뉴스>는 그 ‘용감한’ 어선이 북측 어선인 것처럼 보도하였으나, 위에서 논한 정황을 살펴보면 그 꽃게잡이 어선도 중국 어선이었음을 알 수 있다.


포성은 들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남측 해군 고속정은 왜 중국 어선을 향해 경고사격을 한 것일까? 중국 어선이라도 ‘북방한계선’을 넘어 남하하면 경고사격으로 퇴각시키라는 상부 명령을 따라야 했기 때문에 중국 어선을 향해 경고사격을 하였다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이제껏 남측 해군 고속정이 연평도 앞바다에서 조업 중인 중국 꽃게잡이 어선을 경고사격으로 퇴각시켰다는 보도는 한 차례도 나온 적이 없다.

그게 아니라면, 남측 해군 고속정이 북측 어선과 중국 어선을 구별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중국 어선을 북측 어선으로 오인하고 경고사격을 한 것일까? 물론 북측 어선과 중국 어선은 가까이에서 육안으로 구별할 수 있고, 남측 해군 고속정은 쌍안경으로 관측하였을 것이므로, 두 나라 어선들을 구별하지 못하였을 리는 없다. 어떻게 된 일일까?

안개에 쌓인 듯이 보이는 경고사격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려면, 사건현장을 정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첫째, 사건 당일 중국 어선이 ‘북방한계선’을 넘은 시각은 오전 11시 44분이었는데, 남측 해군 고속정이 사건현장에 나타난 시각은 오후 3시쯤이었다. 경고사격을 하기까지, 왜 3시간이 지나도록 뜸을 들였을까?

또한 남측 해군 고속정이 사건현장에서 경고사격에 사용한 무기는 20mm 벌컨포인데, 현재 남측 해군이 운용하는 각종 함선들 가운데 20mm 벌컨포를 탑재한 함선은 배수량이 170t인 참수리 고속정밖에 없다. 참수리 고속정은 퇴역을 앞둔 낡은 기종이다. 참수리 고속정에 탑재된 20mm 벌컨포는 분당 2,700~3,300발을 쏘는 속사포인데, 사건현장에서는 그런 속사포를 불과 수십 발만 쏘고 말았다.

이처럼 남측 해군 고속정이 3시간이 지나 사건현장에 나타났을 뿐 아니라, 속사포를 쏘긴 쏘되 매우 조심하여 몇 발만 쏜 것은, 남측 해군이 북의 대응공격 가능성을 예상하고 매우 신중하게 움직였음을 말해준다.

둘째, 참수리 고속정 함미에 탑재된 20mm 벌컨포의 사거리가 4km인데, 경고사격 관행은 목표선박에서 약 1km 떨어진 해상에 착탄하도록 사격하는 것이다. 무력충돌위기가 고조된 연평도 앞바다에서 겁을 먹은 참수리 고속정은 되도록 남쪽으로 멀리 떨어져야 안전하기 때문에, 중국 어선으로부터 벌컨포 최장사거리(4km)를 유지하였을 것이므로, 중국 어선 6척의 조업현장에서 남쪽으로 적어도 5km나 멀리 떨어진 해상에서 20mm 벌컨포를 쏘는 경고사격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셋째, 참수리 고속정에서 관측장비로 사용하는 쌍안경(KM20)의 관측거리는 4km다. 남측 해군 고속정이 4km밖에 있는 목표물을 관측하는 경우 정확히 구별하지 못하게 되는 데,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남측 해군 고속정은 사건 현장에서 목표물로부터 5km나 떨어진 해상에 있었으니 북측 어선인지 중국 어선인지 구별하기 힘들었던 것이 분명하다.

넷째, <연합뉴스> 2012년 9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취재기자가 만난 연평도 주민은 남측 해군 고속정이 쏘았다는 20mm 벌컨포 포성을 전혀 듣지 못했노라고 말했다. 연평도 주민이 벌컨포 포성을 듣지 못했다니 어떻게 된 일일까? 이것은 남측 해군 고속정이 20mm 벌컨포를 매우 먼 거리에서 몇 발만 살짝 쏘았음을 말해준다. 그러했으니 연평도 주민들이 포성을 듣지 못했던 것이다.

다섯째, 사건현장에 뒤늦게 나타난 남측 해군 고속정은 오후 3시 29분에 1차 경고사격을 하였고, 19분이 지난 오후 3시 48분에 2차 경고사격을 하였다. 경고사격을 왜 두 차례나 하였을까? 남측 해군 고속정은 너무 먼 거리에서 벌컨포 몇 발을 살짝 쏘았으므로 조업에 열중하던 중국 어선 6척은 연평도 주민처럼 포성을 듣지 못하였다. 그래서 남측 해군 고속정은 1차 경고사격에도 퇴각하지 않는 중국 어선들을 향해 19분 뒤에 또 다시 경고사격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한국군 해군2함대는 ‘불꽃’을 어디에 떨구었을까?

<국방일보> 2012년 9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2012년 9월 19일부터 21일까지 남측 해군2함대가 해상기동훈련을 “북방한계선 인근에서” 실시하였다고 한다. 보도기사에서는 해상기동훈련이라고 표현되었지만 대북해상전연습이라고 해야 더 정확하다. 그렇게 보는 까닭은, 위의 보도기사에 나와 있는 것처럼, 한국군 해군2함대는 인민군 항공기를 가상한 예인기를 표적으로 삼고 대공사격연습을 하였으며, 인민군 함선을 가상한 예인정을 표적으로 삼고 대함사격연습을 하였고, “함정, 항공기, 도서부대 전력이 유기적인 합동작전을 벌여 가상의 인민군 수상함과 공기부양정을 격멸”하는 합동공격작전까지 연습하였기 때문이다.

이 보도기사만 읽어보면, 한국군 해군2함대는 무력충돌위험이 커진 분쟁수역에서 매우 용감하게 대북해상전연습을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정말 그처럼 용감하게 대북해상전연습을 강행한 것일까?

여기서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다. 2012년 8월 16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연평도가 손에 잡힐 듯이 바라다보이는 작은 섬인 무도에 소형선박을 타고 가서 최전선 군부대를 시찰하는 중에 “적들이 감히 서툰 불질을 해대며 우리의 령토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떨군다면 그것을 서남전선의 국부전쟁으로 그치지 말고 조국통일을 위한 성전으로 이어가라. 만약 침략자들이 전쟁을 강요한다면 서해를 적들의 최후 무덤으로 만들라고 명령”하였다. 이 명령은 무도 방어대에게만 내린 명령이 아니라 서남지구(남에서는 서북도서)에 주둔하는 모든 인민군부대들에게 내린 명령이다.

<국방일보> 보도기사는 한국군 해군2함대가 “북방한계선 인근”에서 실탄을 사격하는 대북해상전연습을 강행하였다는데, 어째서 인민군은 아무런 대응행동도 취하지 않았을까? 한국군 해군2함대의 대북해상전연습에 대해 인민군이 취한 대응행동은, 2012년 9월 22일 인민군 서남전선사령부가 보도자료를 내놓은 것이 전부다. 2012년 2월 20일 한국군 해군2함대가 서해 5도 주변수역에서 대북해상전연습을 강행하기 바로 전 날, 인민군 전선서부지구사령부는 남측에게 공개통고장을 보냈는데, 이번에는 사전에 공개통고장을 보내지도 않고 사후에 보도문만 발표하고 넘어간 것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만일 한국군 해군2함대가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떨군다면 그것을 서남전선의 국부전쟁으로 그치지 말고 조국통일을 위한 성전으로 이어가라”고 인민군에게 명령하였는데, 인민군 서남전선사령부가 경고문도 아니고 보도문으로 급을 낮춰 느슨하게 대응하였다면 최고사령관의 명령을 집행하지 못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최고사령관의 명령이라면 불 속이나 얼음바다에도 뛰어들 만큼 충직하다고 알려진 인민군이 이번에는 왜 그처럼 이례적으로 느슨한 대응행동을 취한 것일까?

첫째, 남측 해군 고속정은 북측 어선이 아니라 중국 어선을 상대로 멀리서 벌컨포를 몇 발 쏘며 맥빠진 경고사격을 하였기 때문에, 인민군이 그처럼 느슨한 대응행동을 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인민군 서남전선사령부는 한국군 해군 고속정이 왜 벌컨포를 멀리서 겨우 수십 발밖에 쏘지 못하였는지 간파하였을 것이다. 그래서 인민군 서남전선사령부 보도문에는 “다른 나라 어선인 줄 뻔히 알면서도 그 나라가 두려워 그것을 우리 어선이라고 떠들어대는 괴뢰들의 추태가 얼마나 비렬한가” 라는 조롱조의 문장이 들어간 것이다.

둘째, 위에 인용한 <국방일보> 보도기사는 한국군 해군2함대가 “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대북해상전연습을 강행하였다고 보도하였는데, ‘인근’이라는 모호한 표현만 가지고서는 어디쯤인지 가늠하기 힘들다. 한국군 해군2함대가 대북해상전연습을 벌인 위치를 좌표로 확인할 길은 없지만, 연평도 주민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위치를 가늠할 수 있다.

<연합뉴스> 2012년 9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취재기자가 만난 연평도 주민은 “어제도 총소리가 한 번 들렸던 것 같은 데 오늘은 아무 소리도 못 들었다”고 말하였다. 이 말은 9월 20일에 총소리가 한 번 들렸던 것 같고, 9월 21일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와 달리, 2009년 11월 10일 대청도와 소청도의 주민들은 남측 해군과 북측 해군이 대청도 동쪽 10km 해상에서 2분 동안 함포사격을 주고 받을 때 “천둥 치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고 취재기자에게 말했는데, 어째서 이번에는 천둥소리는커녕 총소리를 들은 것 같다고 미적지근하게 말하였을까?

포성이 나지 않은 소음포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므로, 한국군 해군2함대가 함포를 쏘며 실탄사격연습을 하였다면 연평도 주민이 포성을 듣지 못하였을 리 없다. 실탄사격연습을 하지 않았으면서도 한 것처럼 남측 군부가 언론에 거짓말 제보를 하였을 리는 없으므로, 연평도에서 포성이 총성처럼 들리는 아주 먼 거리에서 실탄사격연습을 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연평도 주민의 귀에 포성이 총성처럼 들릴 만큼 먼 거리라면, 연평도에서 남쪽으로 얼마나 멀리 떨어진 해상에서 실탄사격연습을 하였던 것일까? 그처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실탄사격연습을 하였으므로, 인민군 서남전선사령부는 그 실탄사격연습을 레이더 화면으로 지켜보았을 뿐 북측 관할수역에는 “단 한 점의 불꽃”도 떨어지지 않았으므로 군사적 대응행동을 취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2009년 5월까지만 해도 남측 해군은 1,200t급 초계함 4척을 소연평도 해상 남쪽 3.2km까지 바짝 북상시켜 전진배치하며 북을 자극하였지만, 얼마 전 김정은 제1위원장이 “서해를 적들의 최후 무덤으로 만들라”고 인민군 서남지구사령부에 명령한 이후에는 남측 함선들이 그렇게 북쪽 가까이 북상하지 못한다.


6개 요격목표 동시에 격추하는 인민군 지대공미사일

경고사격사건이 벌어졌을 때, 남측 군부는 북과의 무력충돌에 대비하여 공대지미사일과 공대공미사일을 탑재한 F-15K 전투기를 출격시켰다고 언론에 밝혔으나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 경고사격사건이 일어난 시각, 한국군 F-15K 전투기는 어느 선까지 북상하여 비행하고 있었을까?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F-15K 전투기가 비행할 수 있는 북방한계선은, 황해남도 남단에 배치된 인민군 지대공미사일을 피할 수 있는 회피기동한계선과 일치한다. F-15K 전투기가 인민군 지대공미사일 사정권 안으로 ‘겁도 없이’ 들어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연합뉴스> 2011년 4월 6일 보도기사가 지적하였듯이, F-15K 전투기를 비롯한 한국군이 운용하는 모든 전투기, 수송기, 작전헬기들은 중적외선 섬광탄을 탑재하지 못했기 때문에, 인민군 반항공부대가 중적외선 추적기능을 가진 신형 지대공미사일을 쏘면 그대로 격추당한다. 이에 충격을 받은 남측 군부는 지금 중적외선 섬광탄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개발사업이 몇 해 뒤에 완료되어 양산체계로 들어갈 수 있는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다.

제인스 정보집단(Jane's Informmation Group) 2008년 4월 2일 자료에 따르면, 북은 서방세계에서 S-200이라 불리는 장거리-중고도 지대공미사일 20기를 미얀마에 수출하였다. 북이 S-200 지대공미사일을 해외에 수출한 것은, 북이 소련산 S-200 지대공미사일을 자체 기술로 개량한 독자적인 S-200급 지대공미사일을 대량생산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원래 소련산 S-200 지대공미사일은 사거리 300km, 요격고도 40km이므로, 북이 자체 기술로 개량하여 생산하는 S-200급 지대공미사일은 그보다 좀 더 성능이 좋을 것이다. 인민군 반항공부대에게 S-200급 지대공미사일만 있어도, 한국군 전투기들은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아주 멀리 떨어져 비행해야 한다.

북이 개량한 S-200급 지대공미사일은 세계 최장 요격거리를 자랑하지만, 동시요격기능은 갖추지 못했다. 그래서 북이 새로 개발한 것이 동시요격기능을 가진 신형 지대공미사일이다. 북에서는 ‘주체식 요격미사일종합체’라 부르고, 서방세계에서는 ‘KN-6’이라 부르는 S-300급 신형 지대공미사일은 사거리 150km, 요격고도 27km이며, 12개 표적을 동시에 추적하고, 6개 요격대상을 동시에 격추하는 최첨단 지대공미사일이다. 북이 2010년 10월 10일 인민군 열병행진에 처음 등장시킨 S-300급 신형 지대공미사일(주체식 요격미사일종합체)은 S-200급 대공미사일보다 사거리와 요격고도는 절반밖에 되지 않는 대신 강력한 동시요격기능을 갖추었다.

한국군 전투기를 주눅 들게 만드는 인민군 반항공부대의 전력은 지대공미사일에 한정되지 않는다. <세계일보> 2012년 9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인민군 반항공부대는 한국군 무기체계를 완전히 무력화시킬 위치확인체계 기만기술(GPS area-mapping deceiving technology)을 운용하고 있는데, 위치확인체계 기만기술이란 종래의 위치확인체계 교란기술(GPS jamming technology)보다 한 급 높은 첨단기술이다. 이 보도기사에 따르면, 인민군 전자전 차량에 탑재된 위치확인체계 기만장비는 강력한 기만신호전파를 남측 전역에 방출할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강력한 인민군의 전자전 능력은 비행 중인 한국군 전투기를 엉터리 위치정보로 기만하고, 위치확인체계로 유도되는 공대지 미사일의 정밀타격기능을 무력화시킨다.

인민군 반항공작전능력에 관한 위의 여러 정보를 살펴보면, 경고사격사건이 일어났을 때 한국군 F-15K 전투기는 연평도 상공에는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연평도에서 남쪽으로 100km 정도 떨어진 충청남도 보령 앞바다 상공을 맴돌았던 것으로 보인다.

2012년 9월 22일 인민군 서남전선사령부는 보도문에서 “서남전선사령부는 이미 적들이 움쩍하기만 하면 서해 바다를 멸적의 함정으로, 서남전선작전을 조국통일대전으로 이어놓을 데 대한 최고사령부의 작전명령을 받은 상태에 있다. 이제 남은 것은 한계를 모르는 우리 전선군부대들의 강력한 타격행동 뿐”이라고 한국군을 위협하였다.

김정은 인민군 최고사령관이 ‘조국통일대전 작전계획서’를 최종 결재하고, 최후 결전 준비를 완료하고 자신의 명령을 기다리라는 지시를 내렸으므로, 인민군 서남전선사령부의 위와 같은 위협은 말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극도로 긴장된 상황에서 한국군이 실탄을 사격하는 대북전쟁연습을 감행하는 것은 매우 위험천만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인민군의 공격이 무서워 ‘북방한계선’ 근처에는 올라가지도 못하는 한국군은, 북을 자극하는 무모한 대북해상전연습을 감행할 게 아니라 일본의 독도침탈책동을 확실하게 저지할 대일해상전연습에 열중해야 할 것이다.(2012년 9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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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청산은 국가의 책임이자 임무"

 

"과거청산은 국가의 책임이자 임무"
660개 단체.50명 야의원, '과거청산 특별법' 제정 촉구
 
 
2012년 09월 27일 (목) 15:29:28 김치관 기자 ckkim@tongilnews.com
 
   
▲ 올바른과거청산을위한단체협의회 등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과거청산법 제정을 촉구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전국유족회 등 660여 단체와 야당 의원 50명은 대선 후보들과 국회의원들에게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과거사 진상규명 활동 재개를 선언했다.

인재근 민주통합당 의원은 27일 오전 10시 20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20세기의 잘못을 사과하고 반성하지 않는다면 21세기 더 큰 잘못과 오류를 범할 것”이라며 “오늘 우리들의 결의는 작은 출발이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중대한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혁당 피해자인 박중기 추모연대 명예의장은 “얼마 전에 박근혜 씨가 5.16, 유신, 인혁당에 대한 사과말이 있은 뒤에 여러 가지 의문점이나 회자되는 말들이 우리 사회를 지금 지배하고 있다”며 “그러나 그 진정성에 대해 다 믿어야 될 것인지 이 자리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중기 명예의장은 “오늘 이명박 정권에 의해 파기된 과거청산을 위한 국가기구를 다시 제대로 된 기구로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 했다”며 “이것은 증오나 보복이 아니라 공동체가 사랑으로 아픔을 같이 하는 사업이다. 여기에 여야가 있을 수 없다. 건강한 사회 건설을 위하여 모두 같이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 인혁당 피해자인 박중기 추모연대 명예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어 고 장준하 선생 차남 장호성, 고 조용수 민족일보 사장 동생 조용진, 고 허원근 일병 아버진 허영춘, 한국전쟁 유족 2명이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대통령 후보들과 국회의원들에게 보내는 촉구, 결의안’을 낭독했다.

이들은 결의안을 통해 “남겨진 과거청산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곧바로 나서지 않는다면 지금 박근혜 대통령 후보자의 소위 ‘과거와의 화해’ 이벤트 행사는 유가족의 고통마저 자신들의 재집권을 위해 활용하는 잔인한 행동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는 대통령 후보들과 국회의원들에게 요구한다”며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동참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과거사 진상규명 활동 재개를 선언한다. △국가차원의 통합적 과거청산위원회를 만든다.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한다고 결의했다.

이어 인재근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가권력의 위법.부당한 행사에 대한 진정한 사과 및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한 진실규명 조사활동 재개 촉구 결의안』에 대해 박완주 민주통합당 의원이 설명했다.

   
▲ 인재근 민주통합당 의원은 『국가권력의 위법.부당한 행사에 대한 진정한 사과 및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한 진실규명 조사활동 재개 촉구 결의안』을 대표발의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박 의원은 “한국전쟁 전.후 시기에서부터 유신정권 하의 긴급조치, 문민정부 이전의 각종 위법.부당한 공권력 남용이나 행정처분 등으로 반세기가 넘는 동안 국가가 행한 범죄에 의해 수많은 당사자와 그 가족들은 여전히 고통 받고 있다”며 “2000년 의문사위원회를 필두로 2005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구성되어 2010년 활동을 마무리하였지만, 이들 위원회의 단 10년 활동으로 국가범죄 진실이 규명되고 화해를 이루어냈다고 평가하는 국민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결의안 제출 배경을 설명했다.

결의안은 “정부는 국가권력이 행한 위법.부당한 범죄행위에 대해 즉각 인정하고, 피해 당사자는 물론 유족 뿐 만 아니라 국민 앞에 진정한 사과를 할 것”과 “국민적 의혹이 있는 국가범죄사건들에 대해 즉각 진상조사와 진실 규명에 나 설 것”을 촉구했다.

또한 “새롭게 과거사 피해사건에 대해 신청을 받고 진실규명 조사활동을 즉각 추진할 것”과 “수사.정보기관은 과거사 진상규명을 위한 자료공개 및 조사활동에 적극 협조할 것”, 그리고 “국가차원의 명예회복과 유족에 대한 배상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결의안은 이날 오전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채택되어 발의됐으며,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주통합당 김영춘, 김영환, 민병두, 박홍근, 설훈, 우원식, 유기홍, 윤은혜, 이목희, 이인영, 인재근, 전순옥 의원 등이 참석했다.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한 과거청산법 제정을 촉구합니다.
-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대통령 후보와 국회의원에게 보내는 촉구, 결의안 -


1. 고통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 땅에서 지난 반세기가 넘는 동안 국가가 행한 범죄에 의해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아 왔습니다. 한국전쟁 전, 후시기는 물론 독재정권에 의해 많은 분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과거 국가권력에 의한 범죄는 당시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피해 당사자와 가족들에게 계속 고통을 안겨 주었습니다.

가해 당사자와 가해 조직은 오랜 기간 동안 자신의 집권 명분으로 자신들이 조작한 사건을 계속 선전해 왔습니다. 따라서 피해자와 가족은 사회에서 비난받고 고립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피해자와 가족들은 이후 살아가면서 연좌제에 의해 자신들이 또다시 피해를 받을 때, 자신과 비슷한 피해자가 발생할 때마다 과거의 고통이 새롭게 되살아나 많은 고통을 느낍니다. 자신들이 부당한 피해자임에도 피해 사실이 알려질까 가슴 조아리며 숨죽여 살아왔습니다. 그들은 밖으로 드러내놓고 울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가해자와 가해기관은 오히려 자신들의 지배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조작된 사실을 역사로 가르쳐 왔습니다. 과거 독재 권력의 공적을 미화해 왔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과거의 국가범죄를 뒷받침했던 악법과 잘못된 제도를 옹호해 왔습니다. 이를 위해 이들은 지난 10년 동안, 과거 사건들의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을 하는 동안 법 제정 때부터 과거사 위원회의 조사권한을 약화시키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이후 위원회의 활동을 방해해 왔습니다.

그들의 계승자들이 이제 불행한 과거사를 사과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시 사건 만이 아니라 지난 10여 년 동안의 과거청산 과정에 대한 반성이 없는 사과는 거짓입니다. 따라서 과거청산을 위한 실천이 바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지금 박근혜 대통령 후보자의 소위 ‘과거와의 화해’ 이벤트 행사는 유가족의 고통마저 자신들의 재집권을 위해 활용하는 잔인한 행동이 될 것입니다.

2.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한 국가차원의 노력은 지속되어야 합니다

2000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로 시작된 본격적인 과거청산은 이제 10년을 훌쩍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의 과거사 위원회는 과거 국가범죄 사건에 대한 피해현황조차 총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진실규명이 된 극히 일부 사건들조차 명예회복의 과정은 다시 유족에게 떠 넘겨져 있습니다.

과거청산은 국가의 책임이자 의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진실화해위원회를 폐쇄시켜 버렸습니다. 올바른 역사를 정립하기 위해 활동해 온 최소한도의 역할을 하던 기구마저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우리는 정부에 요구합니다.

정부는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해야 합니다.

그동안의 문제점을 보완한 과거사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력 촉구합니다.

3.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와 국회의원들에게 촉구 합니다

최근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박근혜씨는 과거는 ‘역사의 평가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역사의 평가는 무엇보다 진실에 기초해야 합니다. 조작되고 왜곡된 사실에 대한 올바른 진실규명을 통해 시작되는 것입니다.

나아가 과거의 진실에 기초해서 당시 국가범죄의 근거가 됐던 법과 제도를 정비할 때만이 과거의 역사는 미래의 민주사회를 위한 주춧돌이 됩니다.

우리는 대통령 후보들과 국회의원들에게 요구합니다.

국가로부터 고통 받아 왔던 분들의 한 맺힌 목소리로 주장합니다.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동참해주시기 바랍니다.

올바른 진실규명과 과거청산은 진실의 역사로 되돌아가는 것입니다.

모든 국민이 함께 희망의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동참해 주시길 촉구합니다.

다시 한 번 함께하는 분들의 진심과 마음을 모아 결의합니다.

- 과거사 진상규명 활동 재개를 선언한다!

- 그간의 문제점을 보완한 국가차원의 통합적 과거청산위원회를 만든다!

- 진상규명, 화해, 배·보상을 아우르는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한다.

2012년 9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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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들 재산 다툼에 '삼성특검' 뒤집히나??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2/09/27 10:51
  • 수정일
    2012/09/27 10:5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형제들 재산 다툼에 '삼성특검' 뒤집히나

삼성 유산소송 5차 공판... "이건희 개인 돈 차명 주식에 있다"

12.09.27 09:00l최종 업데이트 12.09.27 09:00l
 
이건희 회장이 2008년까지 차명으로 관리해왔던 주식에 이 회장의 개인 자금이 일부 포함됐다는 진술이 나왔다.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가 유산분쟁' 5차 공판에서 이 회장 측은 "차명 주식의 경제적 원천은 대부분 상속분이지만 (그중에는) 이 회장의 개인 돈도 일부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은 '삼성특검' 결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이 회장은 2008년 특검 결과, 당시 가지고 있던 차명주식이 전부 상속재산으로 밝혀지면서 횡령이 아닌 조세포탈 혐의를 적용받았다.

삼성 차명재산 규모 4조5000억 원... 소송대상 확대되나

이맹희씨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는 이날 삼성특검 자료를 바탕으로 공판 초반부터 '맹공'을 펼쳤다. 이씨 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화우의 김남근 변호사는 2008년 특검 당시 삼성 측이 제출했던 '상고이유에 대한 답변'과 '변론 요지서', '매수·매도 연결계좌' 등의 문서를 제시하며 이 회장 명의로 실명전환된 차명주식이 선대 이병철 회장이 상속한 재산과 동일한 상속재산이라고 주장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자료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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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재산과 차명주식의 동일성 문제는 이 회장 측이 4차례 공판에서 꾸준히 제기해온 문제다. 차명 주식명의가 계속해서 바뀌었기 때문에 이 회장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꼭 선대 회장에게 상속받은 주식이라는 증거가 없다는 논리였다.

김 변호사는 "삼성특검에서 확인된 것은 상속재산인 차명주식의 관리 원칙이 '현상유지'였다는 사실"이라면서 "이는 다름 아닌 삼성 측이 형사사건인 삼성특검 때 주장했던 내용"이라고 말했다. 상속재산인 차명 주식을 현상 그대로 유지할 목적으로 관리해왔으니 동일성이 유지될 뿐만 아니라 삼성특검 당시 삼성 측도 이런 주장을 했다는 얘기다.

김 변호사는 소송액 규모 확대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특검 자료에 따르면 삼성 에버랜드가 삼성그룹 차명주주들로부터 1998년 인수한 삼성생명 340여 만 주의 실소유자는 이건희 회장"이라고 주장했다. 이학수 전 삼성부회장이 특검 조사 과정에서 이같이 진술했다는 것이다.

법원에 제출된 특검자료에 따르면 이 전 부회장은 특검에서 "에버랜드가 매수한 삼성생명 주식도 실제 현 소유주는 이건희 회장님"이라며 "당시 회장님이 다 인수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에버랜드에 인수시켰으며 (삼성 구조조정본부) 재무팀에서 같은 날 거래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김 변호사는 "이 전 부회장의 진술로 에버랜드 인수 주식의 실소유자가 이건희 회장임이 밝혀졌으니 소송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우는 이날 특검 기록을 공개하며 삼성 차명재산 규모는 총 4조5000억 원이라고 밝혔다. 이중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SDI 등 주식이 4조988억 원, 예금, 채권, 수표가 4357억 원이다. 김 변호사는 "이 회장이 전체 차명재산 중 미술품 구입 대금으로 307억 원, 상품권 구입 대금으로 52억 원등 모두 359억 원을 개인적으로 썼다"면서 "무단 소비한 상속재산에 대해서는 추가 증거조사를 통해 부당이득 청구나 손해배상 소송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명 주식에 이건희 회장 개인 돈도 일부 있어"

무게감 있는 증거자료들이 나온 이날의 변론 분위기는 이전 공판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원고가 반론하면 피고가 곧바로, 피고가 반론하면 원고가 곧바로 재반론을 시도하며 법정에 긴장감을 자아냈다. 담당판사인 서청원 부장판사가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비치며 반론 반복을 자제할 정도였다.

에버랜드가 인수한 삼성생명 주식 실소유주가 이 회장이라는 주장에 대해 이 회장 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의 윤재윤 변호사는 "이 전 부회장이 삼성 특검에서 진술한 내용의 전체적인 맥락은 원고 측이 주장하는 바와는 전혀 다르다"고 공격했다. 이 전 부회장이 해당 진술을 한 것은 사실이나 추후에 진술을 번복했다는 것이다.

윤 변호사는 "이학수 전 부회장의 진술 내용은 특검 자료 송달촉구 목록에 들어가 있지도 않은데 원고가 듣고 싶은 내용만 가지고 온 게 우연이라기엔 놀랍다"면서 우회적으로 원고 측 자료의 불법적 요소를 지적했다. 그는 이어 김인주 삼성카드 고문의 특검 진술 내용도 공개했다. 삼성그룹 재무통으로 이 회장의 오른팔 역할을 했던 김 고문은 당시 조사에서 이와 관련해 "현재 소유자는 에버랜드"라고 답했다.

윤 변호사는 차명주식과 상속재산 사이에 동일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화우 측 주장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차명 주식의 경제적 원천은 대부분 상속재산이지만 100%는 아니다"라면서 "그중에는 이 회장의 개인 돈도 일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차명 주식에 개인 돈을 관리했다면 그게 바로 비자금"

윤 변호사가 이같은 반론을 내놓자 김 변호사는 "지금 피고 측 주장은 개인 돈을 차명 주식으로 관리했다는 것"이라면서 "차명주식을 상속재산으로 인정했던 2008년 특검 수사 다시 해야 한다는 얘기냐"고 반문했다. 화우의 차동언 변호사는 "대주주의 경우 실명자금에 대해서는 금융 감독기관에서 철저히 관리한다"면서 "실명자금이 차명주식에 섞여 들어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양측 변론을 들은 서 부장판사는 원고 측에 예탁결제원을 통해 상속 개시 직전인 1986년 말부터 상속 직후인 1987년 말까지의 삼성전자 주식 거래 내역을 확인할 것을 명령했다. 또한 원고와 피고 모두에게는 추후 공판에서 '차명주식'에 대한 개념을 명확하게 특정해서 쓸 것을 요청했다. 6차 공판은 10월 31일 오후 4시로 정해졌다.

한편 양 측 변호인들의 설전은 재판 후 취재진들과의 대화에서도 간접적으로 이어졌다. 김 변호사는 "차명주식에 개인 돈을 관리했다면 그게 바로 비자금"이라며 "삼성특검 자체가 삼성 비자금 의혹 때문에 시작됐다가 비자금이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끝난 내용"이라고 공격했다. 차 변호사는 "실제로 비자금이 있었다고 한다면 아직 소추 권한이 남아있다"면서 "민사 사건 때문에 (이 회장 측에서) 무리를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 변호사는 "특검 때 개인 돈을 언급하지 않았던 것은 그 돈이 회사 것이 아니라 개인 자금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윤 변호사는 "이익 배당금 등 개인 돈을 재투자한 것이기 때문에 비자금이 아니다"라며 "차명 주식 전체에서 개인 돈은 큰 비중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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