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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청문회 이후... 회계 조작 여부부터 밝혀내야

"정리해고 됐다고 22명 죽는 곳은 세상에 없다"

[분석] 쌍용차 청문회 이후... 회계 조작 여부부터 밝혀내야

12.09.21 09:08l최종 업데이트 12.09.21 09:20l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 청문회에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우 지부장, 한상균 전 지부장, 이유일 쌍용차 대표이사, 류재완 쌍용차 상무 등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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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쌍용자동차(아래 쌍용차) 정리해고 관련 청문회가 열렸다. 3년이란 시간 끝에 22명이 세상을 등진 후에야 국회가 그들에게 귀를 열고 말을 걸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청문회 참석자들은 모두 '쌍용차 사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라고 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여야는 '쌍용차 해법의 출발점을 어디에 둘 것인가'에서부터 시각차를 드러냈다. 야당은 정리해고의 근거였던 회계보고서가 애초에 조작됐다고 주장한다. 김경협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날 "2009년 사측과 회계법인 삼정KPMG이 쌍용차 정상화계획보고서에 인용했던 <하버리포트>에 쌍용차의 생산성지수(HPV)가 나오지 않았는데도 구조조정의 근거 중 하나가 '낮은 HPV'였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2646명이란 숫자가 나온 근거가 뭐냐(이종훈 의원)"고 의심하면서도 법원과 금융당국이 '정리해고는 적법했다'고 판단한 것에 동의하는 모습이었다. 서영교 새누리당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증인으로 참석한 최진영 금융감독원 회계감독국장이 '불법이 아니다'라는데 공식 인정할 수밖에 없지 않냐"고 말했다.

회계 조작 여부는 쌍용차 해법의 출발점을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다.

사측과 삼정KPMG가 회계장부를 조작한 게 사실이라면 정리해고 자체가 무효다. 정반대의 경우 '안타깝지만 정리해고는 어쩔 수 없었다'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어진다. 전자의 경우 복직은 '부당하게 직장을 잃은 노동자들의 당연한 권리'이지만, 후자는 '회사 등의 배려로 가능한 일'이 된다.

해결책의 출발점은 '회계 조작' 여부... 국정조사 필요성 두고 여야 엇갈려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지난 2009년 7월 쌍용자동차 파업 당시 노사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을 알고도 경찰력을 투입해 강제진압했다는 보도에 대해 "그것은 거짓말"이라며 부인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우 지부장(맨 오른쪽)이 답변하는 조 전 청장을 쳐다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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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회계 조작논란의 실체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뿐 아니라 야당과 시민사회계에서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이유다. 야당 간사인 홍영표 민주통합당 의원은 "오늘 청문회로 (정리해고를 위한) 회계 조작을 밝히는 데 한계가 있다"며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간사 김성태 의원은 "노사가 문제 해결의 주체"라며 부정적인 모습이었다. 서영교 의원은 "(국정감사 등으로 압박하면) 마힌드라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까 봐 우려된다"며 "그럼 남아 있는 직원 600명은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국정조사가 어렵다면, 오는 10월에 열리는 국정감사는 또 다른 선택지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감 때에도 쌍용차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는 의지를 여러 번 밝혔다. 이날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불참한 박영태 전 쌍용차 인력지원본부장을 "국정감사 때 반드시 부르겠다"고 했다. 박 전 본부장은 2009년 당시 법정관리인으로, 사측을 대표해 노사 교섭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쌍용차 특별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들도 있다. 지난 7월 19대 국회 상임위가 처음 열린 후부터 야당은 줄곧 '쌍용차 소위원회를 만들자'고 주장해왔다. 20일 청문회에서도 이 같은 주장은 반복됐다. 여당이 '노사문제는 당사자간 협의가 원칙'이라는 반대의견을 되풀이하긴 마찬가지였다.

"한진중, 정치적 해결 추구했지만 좋아지지 않아... 노사 간 노력해야"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 청문회에서 홍일표 민주통합당 의원이 정리해고 후 부모가 모두 사망한 조합원의 자녀들 사연을 소개하자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우 지부장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왼쪽은 한상균 전 지부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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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도 같은 원칙을 고수하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날 이채필 장관은 "한진중공업도 정치적 해결을 추구했지만 경영사정이 좋아지지 않았다"며 "노사 간 노력으로 경영을 정상화하는 게 대단히 중요하고, 그 과정에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리해고를 "침몰 위기의 배를 구하려는 불가피한 방법"에 비유하며 "제 차는 다음에 쌍용차로 할테니 의원님들도 동참해달라"고도 했다.

이 장관에게 시급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던 신계륜 환노위원장은 "제가 부탁한 건 그런 게 아니다"라며 "정리해고됐다고 22명이 죽는 사업장은 세상에 없다. 더 억울한 요인을 풀려고 노력해야 할 노동부가 못하니까 제3지대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라는 뜻"이라고 질타했다. 신 위원장은 오는 26일까지 여야 간사가 협의해 쌍용차 국정조사 여부를 결정하라고 당부했다.

한상균 전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21일 0시에 가까워질 무렵 청문회가 끝날 분위기가 되자 신상발언을 요청했다. 한 전 지부장은 "도와달라, 노동자는 일터로 가야 한다"며 "그 길이 그렇게 어렵냐"고 물었다. "진실 규명 전에는 그 답(쌍용차 사태 해법)을 명쾌히 내놓을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국정조사의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쌍용차 사태 이후 금속노조틀에서 벗어나자며 새로 만든 쌍용차 노조의 김규한 전 위원장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쌍용차 사태가 "오늘 청문회에서 충분히 논의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모자란 부분은 좀더 고민하자"며 "(금속노조와 사측, 새 노조가) 평행선을 긋는 것보다 서로 양보하면서 접점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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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선 관련 25억 주인공은 '박근혜 선대위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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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2/09/21 08:49
  • 수정일
    2012/09/21 08:4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송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이 기업인에게 억대의 대선자금을 요구한 녹취록이 나오자, 새누리당은 송연선 전 의원을 제명했습니다. 그런데 송영선 전 의원이 돈을 요구한 기업인이, 이전에 박근혜측 인사에게 25억 원이라는 돈을 건넸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고 있습니다.

송영선 전 의원에게 지역구 관리 및 대선 자금을 위해 돈을 요구받았던 강모씨는 박근혜측 인물에게 25억 원을 줬다고 하는데, 강모씨는 빌려준 돈이고, 송영선 전 의원은 정치 자금일 수도 있다고 하고, 돈을 받았던 홍씨는 '자신이 아는 투자회사에 돈을 맡겼다가 손해를 본 적이 있는데, 이를 갖고 나를 고소했었다'라는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의 특성상 돈의 액수는 드러나지만, 도대체 누가 받았는지, 어떤 경로로 돈이 오간는지는 검찰 수사에서도 밝혀지는 경우가 드뭅니다. 그래서 진짜 돈이 오갔는지, 그리고 그 돈이 대선 자금으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송영선 전 의원 사건을 보면, 박근혜 후보쪽 인물들이 어떤 정치를 하는지 알 수 있기에, 오늘은 그 과정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25억 관련 주인공은 박근혜 선대위 출신'

25억이라는 엄청난 돈과 연관된 인물을 그간 언론에서는 H씨나 홍씨로 표기됐는데, 실명은 홍윤식이라는 사람입니다. 그는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대외협력위원회 전문가 네트워크 위원장을 맡았던 인물로, 2007년 6월4일 발표된 박근혜 선대위 인선과정에서 이 직책을 임명받았습니다.

홍윤식은 일명 '한강포럼'이라고 불리는 박근혜 후보 외곽조직의 부회장도 역임했었는데 ,한강포럼은 지난 2007년 당시 정·관계, 재계, 법조계, 문화예술계 등의 인사 3200여 명이 참여한 거대 조직입니다.

 

 

▲박근혜 지지모임에 참석했던 박근혜 후보와 홍윤식,출처:서울의 소리,민중의 소리

 


2007년 대선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홍윤식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가 '이명박 후보 주민등록등초본 유출 사건'의 장본인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당시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박근혜와 이명박은 대립하고 있었고, 이때 이 후보 '위장전입'과 '부동산'의혹이 터졌습니다. 이때 나온 증거중의 하나가 주민등록등초본이었는데, 이 주민등록등초본을 박근혜 캠프 인사가 전직 경찰 권모씨에게 지시해 부정 발급받아서 문제가 된 사건입니다.

여기서 말한 박근혜 캠프 인사가 바로 홍윤식 '한강포럼' 부회장이었는데, 그때 이명박은 박근혜 캠프의 정치공작이라고 몰아세웠고, 박근혜쪽은 그저 외곽 서포터즈 조직의 한 명이었고, 이런 사람을 아예 알지도 못한다고 부인했었습니다.

결국, 2007년 대선을 전후로 홍윤식은 박근혜 캠프와 연관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송영선 전 의원 사건과 연루된 강모씨는 친박 인물이었던 홍윤식을 믿고 25억 원을 거래했다고 보입니다.

'외곽조직들의 살벌한 권력 다툼과 아부 '

선거를 치르다 보면 각종 OO팀,XX팀 등의 비선 조직이 음지와 양지에서 출몰합니다. 또한 각종 지지모임도 많이 생기는데, 이때 제일 많은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곳이 회원수가 많은 지지모임과 연예인들입니다.
 

 

 

▲박근혜지지하는 연예인 모임에 참석한 연예인들과 서청원 전 고문

 


연예인들이라고 자신이 좋아하는 정치인을 지지하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들이 보여준 모습은 순수한 단체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외곽조직의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2007년 한나라당 경선이 시작될 즈음에 여의도 한 호텔에서 일명 연예인 봉사단 발대식이 열렸는데, 말로는 순수한 단체라고 했지만, 대놓고 '박지모 (박근혜를 지지하는 모임)'라는 간판을 내걸었습니다.

 

▲박지모에 참석한 연예인들의 인터뷰 내용,출처 노컷뉴스


박지모(박근혜를 지지하는 모임)에 참석한 연예인들은 '박근혜 후보가 도덕적으로 완벽','제2의 선덕여왕','후덕한 정치' 등 앞다퉈 박근혜 후보를 찬양했습니다. 이날 모임에는 서청원 고문과 홍윤식이 참석했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정치인을 순수하게 지지하고 그의 앞길을 축하해주면 좋겠지만, 선거가 끝나면 항상 말썽이 발생합니다. 대부분 그런 말썽은 자신들이 얼마나 선거를 위해 열심히 뛰었는지 큰소리를 치기도 하면서, 이제 그 공로를 인정해달라는 요구를 하면서 더욱 불거집니다.

 



2008년 4월9일 친박연대는 박근혜라는 이름만으로 18대 총선에서 14석을 차지합니다. 총선 다음 날인 10일,박사모는 친박연대에 와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 과정에서 친박연대 당직자들과 논공행상(?)을 놓고 욕설과 폭력까지 동반한 싸움을 벌입니다.

이 영상을 보면 송영선 의원이 등장하는데, 여기서도 박근혜 후보라는 이름을 내걸고 선거운동을 했던 인물들의 실체가 어떤지를 보여줍니다.

[정치] - 괜히 '박근혜 지지단체' 따라갔다가, 벌금만 69만원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다는 명목으로 벌이는 행사와 그 중심에 있는 선대위 인물들의 모습을 보면, 분명히 문제가 될 소지가 많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박근혜 지지모임은 우후죽순 늘어만가고, 친박을 내세운 정치인들의 행보 또한 가관입니다.

 

 

▲ 송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4.11 총선 때 올린 트윗

 


송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은 자신을 '박근혜 아바타'로 부르며 박근혜를 찬양했던 인물입니다. 그런 인물들이 새누리당에만 수백 명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박근혜라는 이름을 빌려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는 녹취록에 벌써 다 나와 있습니다.

추잡함이 담긴 이런 정치판이 새누리당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지금 박근혜를 부르짖는 사람들을 어떻게 봐야 하고, 그들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상할 수 있습니다.

' 책임지지 않는 정치인 박근혜'

안대희 전 대법관이자 현재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송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의 금품요구 관련 녹취록을 공개했던 한겨레 신문과 언론 보도를 두고 "항상 비리나 부정이 발생할 수는 있다.그런데 그걸 녹취해 보도하는 모습은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1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정치쇄신특위 4차회의에 참석, 안대희 위원장과 귀엣말을 하고 있다.출처:연합뉴스

 


지금 대한민국 언론을 언론이라고 부를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언론은 보도에 관한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 명예훼손과 같은 소송에 늘 노출된 미국 언론들은 자사 내에 변호사를 두고 몇 가지 원칙을 세우고, 내부 기사 검열을 합니다. 보통 크게 두 가지인데, 명예훼손을 제기할 당사자가 누구이고, 해당 기사가 보호받을 정당성이 있는가라는 부분입니다.

안대희 위원장은 언론 공개 전에 검찰 수사 등의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수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대한민국 검찰이 언론에 흘리고 이것을 냉큼 주워 먹는 언론사들의 무분별한 보도가 더욱 문제이지,이번과 같이 보호받을 정당성이 있는 언론 기사를 놓고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진짜 대법관 출신이 맞는가 의심스럽습니다.

 

 

▲박근혜 후보의 새누리당 당정치쇄신특위 발언 내용. 출처:SBS

 



박근혜 후보는 송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 사건을 가리켜 "우리 당 식구들이 많다 보니까 여러 가지 이런 일들이 생기는 것 같다. 바람 잘 날이 없다" 라고 했습니다. 박 후보는 새누리당에 딸린 식구들이 많아서 이런 일이 생긴다고 생각하는데, 사람이 많아서 문제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그곳에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관이 많아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조폭처럼 불순한 범죄자들이 많은 조직이 문제가 아닐까요?

 

 

▲출처:노컷뉴스 수타만평

 


새누리당은 송영선 전 의원 사건이 터지자 단 4시간 만에 송영선 제명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정준길,홍사덕,김형태,문대성,현영희,현기완 등 새누리당에서 문제가 되는 인물들은 모두 제명이나 탈당을 했습니다. 이들이 하나같이 내세우는 것은 새누리당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인데, 그 정당을 바라보는 국민을 위해서는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습니다.

꼬리 자르기도 이렇게 매번 하다가는 몸통까지 자르는 사태까지 나오지 않으리라 누가 장담하겠습니까?

 

 

 



민간인 사찰 김종익씨 변호를 맡았던 최강욱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박근혜 타령'입니다. 박근혜 대선 후보를 조사하면 너무 쓸 말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점을 매번 쓰지만 기존 언론이나 나이 드신 분들은 눈도 깜짝 안 하고 그녀만은 깨끗하다고 믿습니다.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아마 정부 부처 공무원이 많아서, 청와대 직원이었지만 잘 몰라서 등의 이유를 내세우고, 조속히 직위해제,사임,사퇴 등의 단어가 자주 나올 것 같습니다.

자기 사람을 관리하는 일과 그 사람의 잘못된 행동까지도 책임지는 사람이, 진정한 지도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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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평화포럼 등, 국회서 남북러 가스관 토론회 개최

 

이정철 "남북러 가스관, 북한 비핵화 입구에 있어야"
시민평화포럼 등, 국회서 남북러 가스관 토론회 개최
 
 
2012년 09월 20일 (목) 18:31:35 김치관 기자 ckkim@tongilnews.com
 
   
▲ 시민평화포럼 등이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남북러 가스관 사업을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명박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8일 블라디보스톡에서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 추진에 협력하기로 한 가운데 국회에서 남북러 가스관 사업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20일 개최됐다.

국회 의원회관 신관 524호실에서 오후 2시부터 국회한반도평화포럼과 시민평화포럼, 한국가스공사노조 등이 공동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이정철 숭실대 교수는 “가스관 문제는 북한의 비핵화 입구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정철 숭실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북한이 비핵화 안 하면, 가스관 건설하면 안 되느냐”는 질문을 던진 이정철 교수는 “에너지 문제가 풀리면 북한 핵문제는 풀린다는 것이 순서상 맞다”며 “에너지 문제를 북핵문제의 해결과정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역으로 “북한 핵문제를 풀려고 에너지 문제를 활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수단으로서 에너지 문제가 북핵문제에 접근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 풀리지도 않는다”고 주장하며 참여정부 시기 200만kw 전력제공을 제안했던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실패원인도 여기에 있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지난 시기의 이같은 접근을 “안보 대 보상의 틀”로 파악하고 “안보 대 안보의 틀”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기했다.

즉, 북한의 안보를 보장할 수 없는 에너지 제공이나 경제적 보상으로 북핵을 포기시킬 수 있다는 접근법 보다는 평화협정 등을 통해 안보를 제공함으로써 북핵 포기를 유도하고 경제협력은 비핵화 과정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가스관은 우리가 필요해서 하는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북한이 연결되고 지역 관념이 형성되는 총체적 과정에서 안보의 불신이 해결되는 프로세스로 가야 풀린다”고 말했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북한동북아연구실장은 “지난 17일 북-러 간에 외채문제가 해결됐다”며 “향후 남-북-러 간 합의돼 왔던 PNG(파이프 라인 천연가스) 사업, 철도망 사업, 전력망 사업이 앞으로는 커다란 장애물이 제거됐다”고 변화된 상황에 눈길을 돌렸다.

안병민 실장은 그러나 파이프 라인 건설시 “폭 40m 이상 용지를 800km 확보해야 하는데 갈 수 있는 지역은 철도와 도로 부지 밖에 없다”며 “북한의 철도법과 도로법에 의하면 철도나 도로 부지에는 아무 것도 깔 수 없다”고 예시하고 러시아의 협상 방식 등 현실적인 여러 문제들을 심층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업의 효율성이나 경제성 측면에서 남북러 가스관 사업은 남북러 간 철도, 전력, 건설, 농업협력사업과 결합된 패키지 형태로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 안성규 기자, 안병민 실장 등이 토론에 임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안성규 <중앙일보> CIS 순회특파원은 2011년 8월 김정일-메드베데프의 울란우데 회담을 비롯해 한러 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최근 가스관 사업에 대한 흐름은 좋다면서도 “정작 당사자인 남북 간에 잘 되고 있느냐면 진전이 없다”고 지적했다.

안성규 특파원은 “북한체제와 핵문제, 이명박 정부가 만들어낸 남북관계 경색”을 3가지 장애요인으로 꼽고 “일단 가스관 두 개를 만들더라도 먼저 중국을 통해서 들여 오면서 장기적으로 남-북 가스관을 하고, 혹시 아니면 중국을 통해서라도 북한에 제공된다면 일석이조가 아니겠느냐”고 제시했다.

이승환 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김동철 국회한반도평화포럼 대표의원과 지영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가 인사말을, 송주명 한신대교 교수와 이성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정현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탈핵에너지국 국장이 발표와 토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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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도청·불법채증…‘강정마을’ 인권침해 심각

 

폭력·도청·불법채증…‘강정마을’ 인권침해 심각
 
강정인권침해조사단 “2년간 265명 연행, 군사독재시절 있을법한 폭력 난무”
 
편집부 | 등록:2012-09-20 10:32:14 | 최종:2012-09-20 10:50:25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제주해군기지가 건설되고 있는 강정마을에서 2년간 265명이 경찰에 연행되고 폭력과 무법행위가 난무하는 등 인권침해가 심각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정인권침해조사단을 비롯해 강정마을회와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인권단체연석회의, 국가인권위 제자리찾기 공동행동 등은 19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경찰청 앞에서 강정인권침해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강정인권침해조사단을 비롯한 해군기지 반대단체들이 19일 오후 경찰청 앞에서 강정인권침해사례 조사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지난해 9월부터 강정마을에서 인권침해 사례에 대해 조사해 온 인권침해조사단은 "강정에서는 군사독재시절에나 있을 법한 폭력과 무법행위가 난무하고 있다"면서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조사결과 강정에서 △경찰의 감시와 통제 △집회시위의 자유와 의사표현의 자유 침해 △이동의 자유 제한 및 강제 구금 △연행.수사과정 인권 침해 △채증으로 인한 인권침해 △여성에 대한 폭력 △법에 대한 권리 침해 △무작위 전화 도청 △인권옹호자에 대한 탄압 △언론의 자유 침해 △국제평화활동가와 인권옹호자 강제추방 △건설회사-용역 폭력 채증 등의 인권침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권침해조사단은 "법에 근거하지 않은 연행, 강정에서 생활하는 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에 대한 경찰 감시와 폭력은 너무나 흔해빠진 일이 됐다. 가끔 대한민국에 속하지 않은 이방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면서 "헌법에서 보장하는 권리는 강정에서 찾을 수 없다. 왜 평화롭게 살겠다라는 최소한의 요구가 모든 권리까지 빼앗기며 무참하게 짓밟혀야 하느냐"고 비난했다.

특히 조사단은 "얼마 전 세계자연보전총회(WCC)가 열리던 날 강정의 평화를 알리기 위해 케이슨에 오른 활동가들을 어떠한 안전장치 없이 인부들이 끌어내리는 끔직한 장면이 생생하다"며 "평화적 방법에 의한 평화행동에 대해 폭력과 위법으로 맞서는 정부와 건설업체의 폭력에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평화는 군사기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대다수 주민들의 반대를 무릎 쓴 군사기지 강행, 그리고 그것을 막으려는 경찰과 해군의 폭력에 맞선 평화적 직접행동만이 정답이라는 것은 전세계가 알고 있다"며 "이제라도 경찰과 해군, 한국정부는 인권과 평화의 입장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기억하기도 싫은 인권침해의 사실을 쓰리지만 더 이상 이러한 폭력이 재현되지 않기를, 당장 공권력의 폭력을 중단시키지 못하더라도 정부가 이를 은폐하거나 호도시키지 못하도록 기록으로 남길 것"이라면서 "전쟁터에서도 없는 연행자에 대한 치료권 박탈, 집회참가자들에 대한 무차별 전화도청, 무작위 업무방해 적용으로 인한 사실상의 자유박탈, 자기 밭을 짓밟는 경찰에 항의해도 오히려 채증당하고 폭행당하는 기막힌 현실을 똑똑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경찰과 해군의 인권침해 행위 중단,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책 수립, 제주해군기지 건설공사 중단 등을 요구했다.

한편, 기자회견이 끝난 후 인권침해조사단을 비롯한 해군기지 반대단체들은 경찰청에 이들의 요구를 담은 의견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헤드라인제주>

 

   
인권침해조사단과 해군기지 반대단체 관계자들이 경찰청에 강정인권침해사례에 대한 의견을 담은 요구서를 전달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기사제휴-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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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쌍용차 정리해고 청문회... 회계조작 진실 밝혀야

안철수에게 쏠린 시선, 단 하루만 국회로

[取중眞담] 20일 쌍용차 정리해고 청문회... 회계조작 진실 밝혀야

12.09.19 22:05l최종 업데이트 12.09.19 22:05l
 
 
[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말]
쌍용자동차범국대책위와 용산참사진상규명위 회원들이 5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앞에서 쌍용차 정리해고로 인한 23번째 죽음을 막고, 용산철거민 참사 문제 해결을 위해 박근혜 대선후보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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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관련 청문회가 열린다. 지난 2009년 7월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의 옥쇄 파업 이후 구조조정이 시행된 지 3년 만이다. 정리해고 이후 생활고에 시달리고 경찰의 폭력적인 강제진압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던 노동자와 그의 가족 22명이 자살과 돌연사로 목숨을 잃고 나서야 이 문제가 국회에 왔다.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온통 관심이 쏠려있지만, 쌍용차 사태는 여야 모두에게 일정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 정부와 여당은 구조조정과 경찰의 폭력진압의 책임이 있고, 야당도 이 문제가 지난 2004년 노무현 정권 당시 '먹튀' 우려가 높았던 상하이자동차에 쌍용차를 매각하면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여야 모두 대선후보가 결정된 상황에서 반드시 해결하고 가야 할 숙제인 것이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등 노동 문제가 사회 최대 현안으로 부각되는 가운데 쌍용차 사태는 우리사회가 문제해결을 위해 풀어야 할 첫 번째 매듭으로 여겨진다. 무엇보다 22명이나 되는 희생자가 사회에 던진 충격이 컸기 때문이다. 사회적 안전망이 부족한 상황에서 '해고는 곧 살인'이라는 것이 증명됐고, 죽음이 이어질 때마다 그 다음 죽음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하지만 어렵게 성사된 이번 청문회에서 사건의 본질이 정확히 밝혀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야당은 구조조정 당시 회계조작 의혹과 경찰 공권력의 국가폭력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겠지만, 여당은 상하이차 매각문제와 옥쇄파업 당시 노조의 불법점거와 폭력 문제를 제기 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양쪽이 상대 진영의 책임을 부각하고 자기 진영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로 흘러갈 공산이 있다. 그것이 2600여 명의 해고자와 그의 가족들, 청문회를 지켜보는 국민들이 바라는 모습은 아닐 것이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먹튀' 논란을 일으킨 상하이차로 매각 문제, 구조조정의 근거가 됐던 회계조작 의혹, 대테러용 테이저건까지 사용한 경찰의 폭력진압 등의 사안이 반드시 다뤄져야 한다. 또한 쌍용차 구조조정으로 이익을 본 사람 또는 집단이 누구인지, 이 때문에 피해를 보고 고통당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삶의 벼랑 끝으로 몰린 노동자들을 위해 우리 사회가 어떤 안전망을 갖추고 있는 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쌍용차 사태와 관련된 인물들의 증인 출석과 청문위원들의 핵심적인 질의가 있어야 한다. 청문회에는 전 법정관리인 이유일 쌍용차 대표이사와 법정관리를 신청한 최형탁 전 대표이사, 매각을 결정한 산업은행의 민유성 전 은행장, 회계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안진회계법인과 삼정KPMG 상무이사 등이 증인으로 신청돼 출석할 예정이다. 최종적으로 쌍용차를 인수한 인도 마힌드라의 파완 고엔카 사장도 요청을 했지만 출석하지 않는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도 오후 청문회에 출석한다.

해고 노동자들의 고통은 이제 충분하다
청문회에서 다뤄져야 할 여러 가지 사안 가운데 가장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은 먹튀 논란을 일으킨 상하이차 매각 논란과 정리해고의 빌미가 된 회계조작이다.

우선 상하이차는 2008년 11월께 코란도C 디젤엔진 개발이 끝나자 쌍용차를 부도냈다. 그리고 2009년 1월9일 1월 말 만기 920억 원의 어음과 4월 말 만기 1천500억 원의 회사채를 상환할 수 없다는 이유로 쌍용차의 법정관리를 신청한다. 당시 쌍용차는 중국에 2400억 원 상당의 대출계약이 있었고 상하이차에서 받을 600억 원의 기술료와 260억 원의 미수금이 있었다. 3300억 원 가까운 현금동원력이 부도를 냈다는 것에서 기획부도 의혹이 제기됐다.

회계조작이 의심되는 상황은 그 다음 이어진다. 당시 외부감사였던 안진회계법인과 쌍용차는 회사의 자산이 과대평가됐다며 재평가를 실사한다. 건물과 기계 공구 등 유형자산을 재평가했다. 그 결과 쌍용차의 자산은 급감한다. 자산의 급감은 재무제표 상에 부채비율을 급격히 높이는 것으로 작용했다. 당기순손실도 급증한다. 그 결과 3개월 만에 쌍용차는 부채비율이 168%에서 561%로 높아졌고, 당기순손실은 282억 원에서 7097억 원으로 늘어났다.

그 후 구조조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정리해고 안을 만든 회계법인 삼정KPMG는 회사와 함께 경영정상화 방안을 제출하는데 그것이 생산부분의 2300여 명 해고 안이다. 쌍용차에서 일하는 전체 노동자의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잘려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쌍용차 구조조정의 시작과 마무리를 맡은 이 두 회계법인이 여전히 쌍용차로 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안진회계법인은 현재 쌍용차의 외부감사를 맡고 있고 삼정KPMG는 마힌드라의 쌍용차 인수에 매각주간사로 참여해 수익을 얻었다.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 했지만 여전히 회계부분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이를 단순화 시키면 충분히 유지가 가능했던 업체가 고의적으로 부실을 만들고 그것을 핑계로 회사를 매각하며 특정인들이 이익을 봤다는 의혹으로 정리된다. 그것은 본래 2600여 명의 해고 노동자들의 몫이었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그 다음 이뤄져야 할 것은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일이다. 해고된 노동자들의 고통은 이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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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판 돈이란 건 70%는 갈라주고 30%는 자기가 쓰는 것”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2/09/20 09:53
  • 수정일
    2012/09/20 09:5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정치판 돈이란 건 70%는 갈라주고 30%는 자기가 쓰는 것”
(한겨레 / 조혜정 기자 / 2012-09-20)

 

▲ 2011년 2월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경제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박근혜와 송영선 이야기. 김경호 기자

송영선 녹취록으로 본 불법 정치자금의 세계
“조직 수두룩한데 돈 써야지
그 사람들이 자원봉사 하겠나”
친박 인사에 2억 빌려준 ㄱ씨에게
“돌려받으려는 건 잘못된 생각
그 돈은 이미 공중분해 됐다”

사업가 ㄱ씨에게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용’이라며 금품을 요구한 송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과 ㄱ씨의 대화 녹취록에는 ‘정치자금’이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한 송 전 의원의 자세한 설명이 들어 있다.

<한겨레>가 입수한 송 전 의원과 ㄱ씨의 대화 녹취록에서 송 전 의원은 “정치판 돈이라는 건, 대금을 받으면 70(%)은 이리저리 다 갈라주고, 30(%)은 자기 생활에 필요한 곳에 쓴다. 조직이 수두룩하니까 돈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ㄱ씨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친박계 ㅎ씨에게 2억여원을 빌려줬다가 아직 돌려받지 못했다고 송 전 의원에게 말했다. 송 전 의원은 이 돈과 관련해 “(그 돈은) 이미 공중분해가 다 된 돈”이라며 “(ㄱ씨가) 돈을 돌려받으려는 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사람은 돈 받아서 부정축재 하려는 게 아니고, 박근혜 후보한테 잘 보이려고 모든 걸 다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에서 돈(정치자금) 받으려는 사람이 그걸로 부정축재 하고 집 사는 사람은 없다. 그 돈을 받아서 정치 돈으로 안 쓰고, 커피샵을 냈거나 아파트를 빌렸으면 원금 받은 것의 몇십%라도 (돌려)주지만, 이건 이미 공중분해가 다 된 돈”이라고 말했다. 또 “정치바닥에서 ㅎ씨 같은 사람은 바람잡이”라며 “아무리 짜봐도 그 돈은 안 나온다. (정치자금을 받아 다른 사람들에게) 다 갈라줬다”고 상세히 설명했다.

ㄱ씨가 ‘돈을 어디에 나눠주냐’고 묻자, 송 전 의원은 “그 밑에 조직이 수두룩하니까 돈을 써야 한다. 박근혜 이름을 갖고 움직이는 조직이 한두개냐”고 답했다. “그 사람들이 다 무슨 자원봉사를 하겠냐. 자기 포켓에서 돈 내서 할 수 있는 사람이 안 되는(없는) 데는 (ㅎ씨 같은 사람이) 돈을 보태줘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또 “ㅎ씨가 그 돈을 (대선이 끝난) 12월에 돌려주겠다고 한다면, 그건 다른 데서 받아서 주겠다는 거니까 ‘사고’가 나게 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권 인사들이 주변 지인들을 통해 개인적으로 조달하는 정치자금이 아니라 제3의 ‘자금줄’이나 이권개입 등을 통해 정치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비교한 것이다.

ㅎ씨는 2006년 8월 박 후보의 외곽 지지조직인 ‘한강포럼’을 만들어 활동했으며,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 후보 비선조직으로 알려진 ‘마포팀’ 운영도 주도한 인물이다. 이명박 당시 경선후보의 위장전입 의혹을 캐려고 이 후보와 친인척의 주민등록초본을 부정 발급받은 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ㅎ씨는 2007년 ㄱ씨가 아닌, 또다른 재력가에게 박 후보의 “경선자금을 빌려달라”고 요구해 돈을 받았다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지난 2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억4900만원을 선고받았다.

송영선 금품요구 녹취파일 공개 "박근혜 대통령 만들려면..."


출처 :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52541.html

 


 

송영선 녹취록 보니 “6만표면 내가 국방장관…”
(한겨레 / 조혜정 기자 / 2012-09-19 )


18일 <한겨레>가 입수한 친박근혜계인 송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과 서울 강남의 사업가 ㄱ씨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에는 송 전 의원의 노골적인 금품 요구가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이 가운데 송 전 의원의 주요 발언 일부를 공개한다.

 

 

“12월에 6만표만 나오면, 내가 박 후보를 대통령 만드는 데1등 공신이 되니까 내 자리가 확보되는 거죠…제일 급한 거는 변호사비 3천만원…여의도 오피스텔 하나는좀 도와주셨으면 합니다…월 300만원 정도 주셔야죠.”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용’ 금품 요구

12월 대선에서 (내 지역구인 경기도 남양주갑에서 박근혜 후보 지지표) 6만표를 하려면 1억5000(만원) 필요하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러면 (나를 도와주면 ㄱ씨가) 투자할 수 있는 게 (경기) 남양주 그린벨트가 있어요. 그래서 내가 그 정도를 얘기한 거예요.

지역구 관리라는 게 딴게 아니에요. (주민들한테) 대선 때 (박 후보를) 좀 찍어달라, 그러려면 그 돈이 한달에 1500만~1800만원이 들어갑니다. 투표 독려라는 게 뻔한 거야. ‘네가 기름칠을 안 하면 어떻게 지역구가 돌아가냐’는 게 지역구예요. 12월에 6만표만 나오면, 내가 박 후보를 대통령 만드는 데 1등 공신이 되니까 내 자리가 확보되는 거죠. 대통령이 되면 정부에 보낼 수 있는 차관급 이상 자리가 5000개입니다. 내가 원하는 건 국방부 장관, 안 되면 차관이라도 하고 싶고. 대구시장에 출마한다든지, 다른 자리를 갈 수도 있고. 그 사람(박 후보)이 내가 이뻐서가 아니라, 자기가 국정을 끌어가기 위해서 나한테 자리를 주게 돼 있습니다.

여의도 오피스텔 마련 요구

지금 제일 급한 거는 변호사비 3000만원 그겁니다. (그 돈을 주면) 그건 기부예요. 그런데 여의도에 거처가 필요합니다. 왜 필요하냐면, 현실정치에서 떨어지면 저는 끝나거든요. 오피스텔 하나 정도는 있어야 돼요. 1주일에 사흘은 오피스텔에 근무하면서…. 남양주 운영비까지 손을 벌리면 (금액이) 너무 크고, 여의도 오피스텔 하나는 좀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보증금 1000만원에 나 혼자 있으면 관리비 해서 (월) 120만원 정도. 7평 기준으로 얘기하는 겁니다. (일 도와줄) 아가씨까지 있으려면 한달에 250만원, 관리비 하면 300만원 정도 주셔야죠. 그러면 (여의도의) 연락 사무실은 됩니다. 15평이 제일 좋은데, 밥도 끓여먹고 해야 되니까. 여의도에 15평 아파트도 있어요. 현실적으로 사무실 겸 집으로는 15평이 좋죠. (그런데) 그렇게까지 남한테 손 벌리는 게 정말 싫으니까. (당신은) 한 달에 200만~300만원 주는 그런 쩨쩨한 사람이 아니니까, 후원회장으로 만들어드리겠습니다.

4월 총선 ‘돈 공천’ 암시?

목표가 있을 때는 어떤 고통도 고통이 아니더라니까. 지금 내가 계속 괴로운 게 목표가 없어서 그래요. 그렇게 돈 몇 억원 때문에…. (내가 대구에서) 공천 받으려고 그렇게 애를 썼는데, ㄴ의원한테 3억만, (아니) 2억만 갖다줬어도 내가 공천을 받았을 텐데. ㄴ의원이 (박 후보의) 최측근이에요. 박 후보 사람 쓰는 거 실망이죠. 나는 돈을 안 줘서 공천을 못 받았어요.


출처 : 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55235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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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올케 서향희 씨 사돈의 '수상한' 재판

박근혜 올케 서향희 씨 사돈의 '수상한' 재판

[단독] "'박근혜 정권 잡으면 재기할 수 있다' 하더라" 소문도…

박세열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2-09-20 오전 10:16:10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올케 서향희 변호사의 사돈이 12억 원 대 사기 혐의로 기소됐으나 무죄가 나온 배경을 두고 의혹이 일고 있다. 사기 정황이 상당한데, 검찰과 법원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향희 변호사는 박 후보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의 부인으로 삼화저축은행 고문 변호사를 맡는 등 의심을 살만한 행보를 보여, 새누리당 경선 당시 김문수 경기지사가 "만사올통"이라는 신조어로 비판을 하기도 했다.

지난 5월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29부(천대엽 부장)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장수홍 전 청구그룹 회장에게 1심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10일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박윤해 부장)는 2006년 8월부터 미군부대가 들어설 경기도 평택시의 개발 규제가 풀릴 것으로 판단, '평택 테크노폴리스 개발사업'(면적 4.3㎢, 사업비 3조 7000억원) 추진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장남 장 모 씨의 친구 서 모 씨에게 개발 사업이 큰 이익을 낼 것처럼 속여 12억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로 장수홍 전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장 전 회장의 차남 장 모 씨는 박지만 회장의 부인 서향희 변호사의 동생 서 모 씨와 지난해 8월 결혼했다. 즉, 장 전 회장과 서 변호사는 사돈 지간이다.

피해자 서 씨는 "장 전 회장이 엉터리로 사업을 진행시켜왔고, 여러가지 문제될만한 정황들이 있었는데, 1심 무죄가 나온 후 5~6차례 검찰에 증거가 될만한 자료들을 제출했다. 그런데 검사 측이 서둘러 변론을 중지시켜 버렸다. 그래서 같은 자료를 재판부에 내고 공판 재개를 신청했다. 검사 측은 명백한 정황 증거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장 전 회장은 '박지만의 사돈'이라는 배경이 있는 인물"이라면서 "석연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민사 소송에서 장 전 회장은 피해자들에게 줄줄이 패소를 했으나 형사 재판에서 사기 혐의가 입증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장수홍은 누구?

 

▲ 박지만 씨와 서향희 씨 ⓒ뉴시스

장수홍 전 회장은 73년 청구종합개발을 세워 90년대 말 재계 순위 30위권의 청구그룹을 만들었다. 대구 출신이었던 장 전 회장은 승승장구할 당시 '대구 이건희'로 불렸을 정도였다. 그러나 청구그룹이 97년 부도가 난 후 장 전 회장은 1472억 원의 횡령 배임 혐의로 98년 구속됐다. 2심에서 징역 5년이 확정돼 2003년 6월 만기 출소를 했다. 현재까지도 1000억 대 부채를 지고 있는 '신용불량자'다.

그런 장 전 회장은 이후 2006년 6월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을 계기로 새로운 사업을 벌인다. 이미 전과자인 그는 자신의 지인을 대표로 내세워 주식회사 에코지구(구 하이베어코프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상설 직원이 장 전 회장을 포함해 4명 정도에 불과한 회사였다. 장 전 회장은 정부가 평택시에 대해 수도권 규제를 완화해줄 것으로 예상하고 2006년 6월 에코지구를 설립한 뒤 그해 8월부터 '평택테크노폴리스 개발사업'을 추진한다. 장 전 회장은 2006년 10월부터 2007년 1월까지 KB국민은행,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삼성물산 등으로부터 '참여의향서'를 발급받고, 2007년 2월 평택시와 "주식회사 에코는 투자회사 금융기관 건설사 등으로 이뤄진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해 본 사업을 추진한다"는 조건으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장 전 회장은 2007년 3월 10일, 자신의 장남 친구인 서 모 씨에게 차용증을 써 주고 "엄청난 이익이 예상되는 사업이며, KB국민은행 등으로부터 출자의향서를 받았다. 담보 없이 돈을 빌려주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10억 원을 빌려주면 이자를 월 3부로 산정해 2년 내에 원리금을 상환하겠다"며 10억 원을 빌렸다. 같은 방식으로 2008년 5월 2억 원을 추가로 빌려 총 12억 원을 빌렸다.

그러나 금융기관, 건설사 등은 단 한 곳도 에코지구의 SPC 설립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후 2007년 10월 평택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게 됐음에도 상황이 여의치 않자, 평택시는 2011년 업무협약을 해지했다.

흥미로운 점은 평택시 측에서 에코지구의 업무협약 이행을 위해 노력했지만 에코지구가 끝내 SPC조차 설립하지 못하자 2011년 1월 업무 협약을 해지했다는 점이다. 당초 장 전 회장이 이 이 사업을 추진할 능력과 의사가 있었는지 의심이 가는 지점이다.

서 씨는 "상환 만기일이 지난 후 빌려준 돈을 받으려 하자 장 전 회장은 지난 2010년 5월 '한달만 기다려 달라'고 한 후 한 달 후인 6월에 다시 만나니 '야이 XX야 내가 너에게 돈 갚을 게 뭐 있냐'고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차용증이 존재함에도 장 전 회장은 "당신이 나에게 투자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이후 서 씨는 장 전 회장을 민형사상으로 고소했고, 2011년 4월 민사 재판에서 승소를 했다. 장 전 회장이 피고에게 12억 원을 줘야 할 의무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재판을 통해 법원은 '에코지구'의 실질적 주인이 장 전 회장의 지인이 아니라 장 전 회장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장 전 회장이 '평택시장이 이 땅을 나에게 주기로 했다'고 떠들어"

장 전 회장이 사업을 엉터리로 추진한 정황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적극성을 보였던 평택시 측에서는 사업이 무산된 이후 서 씨에게 "조건이 충족 안 된 상태에서 (장수홍 전 회장이) '(평택)시장이 이 땅을 (나에게) 주기로 했다'고 떠들고 다녔다. 그래서 시장이 '내 입장에서는 당신에게 사업권을 줄 수가 없다'고 했다"는 말을 전했다. 평택시 측은 서 씨에게 "저희는 그 사람들(장수홍 전 회장 측)이 의지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냥 (사업을) 취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에코지구 사업에 용역사로 참여해 놓고 한 푼도 받지 못한 A사의 사정도 기가 막히다. 에코지구는 A사에 용역을 발주하는 과정에서 5억 원을 차용했다. 그러나 에코지구 측에서 "돈을 빌린 적이 없다"고 해 A사는 소송을 걸었다. 당시 에코지구 측은 공식 답변을 통해 "원고가 제출한 5억 원 짜리 차용증은 같은 날 피고회사 임시 직원으로 경리 직원인 박OO이 원고 측으로부터 세무 자료를 만들어 달라고 졸라 2개월 여를 시달리다가 견디다 못해 피고 회사 대표 몰래 만들어 준 위조 서류"라고 주장했다. 경리 직원이 빚 독촉을 받다 못해 대표 몰래 위조 차용증을 써 줬다는 황당한 주장이다.

결국 에코지구는 이 소송에서 패소해 A사에 돈을 갚아야 할 지경에 처했다.

에코지구 측의 답변서에는 "평택시와 MOU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피고 회사(에코지구)는 사업 내용대로 일을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주려고 11억 원을 피고회사가 원고에게 용역비로 지급한 양 원고에게 송금하고 원고에게는 그 중 10억 원은 송금 받은 다음날 피고 회사에 입금케 하고 나머지 1억 원은 부가가치세로 세무서에 납부하게 했다"는 해명이 나온다. 이는 "평택시를 안심시키기 위해 사업 추진을 하는 억지 모습을 보였다"는 취지로 해석 가능하다.

건설 대기업 초청해 떠들썩한 MOU…정작 해당 기업은 참여 안해

석연치 않은 정황은 또 있다. 2007년 2월 6일자 <조선일보>는 에코지구가 주관하는 이 사업과 관련해 "산업단지의 도시디자인은 미국의 도시개발회사인 스테파노 앤 파트너스사(De Stefano & Partners)가 담당한다"고 보도했다. 스테파노 앤 파트너스는 세계적인 건설 기업이다. 평택시와 MOU를 체결할 당시에는 스테파노 앤 파트너스 측 VIP들이 참석했는데, 당시 장 전 회장이 요청을 하고 비용을 대 이들을 포토라인에 세웠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스테파노 앤 파트너스 측에서는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에코지구 측을 100% 신뢰할 수 없어서 선금을 요구했으나, 사업비가 충분히 안 돼 있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스테파노 앤 파트너스 측은 "(우리 측이) '사업비가 준비되면 일을 하겠다'고 했지만 장수홍 전 회장은 '나중에 다시 알려주겠다'고 나서 연락이 단 한번도 없어서 우리 측은 '이 프로젝트는 안 가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떠들썩한 MOU 조인식을 치러놓고, 후일 정작 스테파노 앤 파트너스 측에 "사업을 할 수 없게 됐다"는 연락을 한번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장 전 회장이 끌어모은 대기업, 금융회사 등이 제출한 '참여 의향서' 역시 사실상 '종이조각'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참여 의향서' 자체가 "사업비 등이 마련되고 사업 윤곽이 드러나면 투자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사업 추진 초반 투자자를 모으는 데는 전시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스테파노 앤 파트너스와 같은 거대 기업의 경우 이같은 '종이 조각'을 보고 투자할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결국 삼성물산, 국민은행을 비롯한 대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 같은 속사정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근혜 정권 잡으면…" 소문에 장수홍 "터무니 없어"

결국 에코시티는 사업 성사를 위해 적극성을 보이던 평택시에 "일을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허위로 의심될만한 행동을 보였다. 스테파노 앤 파트너스라는 거물 기업을 떠들썩하게 끌어들였음에도 이들과 계약 관계를 유지할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판부는 장 전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금원 수수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사업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바 없을 뿐 아니라(…) 리먼브라더스 사태 등 경제 여건의 악화로 이 사건 사업 추진이 어렵게 돼 변제하지 못한 것이므로" 장 전 회장이 사기를 치려 한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평택시나, 스테파노 앤 파트너스 등이 "장 전 회장은 사업 추진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였다", "돈을 만들 능력이 없어 보였다"는 취지로 사업에서 발을 뺐는데, 재판부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어쩔 수 없이 사업 추진이 어려워졌다는 취지의 피고 입장을 수용한 것이다.

또한 재판부는 서 씨가 "장 전 회장이 추진하는 이 사건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보고 금원 대여"가 이뤄졌다고 판결했다. 서 씨가 차용증을 받고 10억 원을 건넨 이후 에코시티 사무실에 1년간 출근했던 점, 건축 기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건축업을 하는 아버지 밑에서 일을 배운 적이 있다는 점 등을 통해 사기였다면 피고가 그 사실을 모를 리가 없었을 것이라는 내용도 판결문에 포함됐다.

그러나 서 씨는 "건축 기사 자격증이 있으면 대형 개발 사업이 어떻게 추진되는지 다 아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장 전 회장은 사업을 추진할 의사가 없었다는 정황들이 많은데, 어떻게 무죄가 나올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단순 형사 사건 수사와 재판이 1년 가까이 진행됐다는 점도 석연치 않다고 서 씨는 지적했다. 게다가 장 전 회장은 과거 재계 유명인사였다.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에 서향희 씨 일가와 사돈을 맺였다. 장 전 회장의 법률 대리인은 최근까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변호사다. 또 "최근 장수홍 회장이 지인에게 '박지만이 부모를 잃고 나를 아버지처럼 여긴다. 그래서 (박근혜 후보가) 정권을 잡으면 (박지만이) 재기하도록 도와줄 거니까, 내 사업이 잘 될 것'이라는 말을 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장 전 회장은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전면 부인했다. 서 씨는 "수 차례에 걸쳐 추가 정황 자료를 검찰 측에 제출했지만 검찰 측에서 변론 종결을 해 황당했다"고 주장했다. 원고인 서 씨의 '공판 재개' 요청으로 장 전 회장의 사기 사건에 대한 공판은 21일 열릴 예정이다.

 

<프레시안>은 장수홍 전 회장의 입장을 들어 보았다. 장 전 회장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옛날 같으면 무고죄로 처벌받을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장 전 회장과 인터뷰 전문.

사기로 불구속 기소 됐는데, 1심 무죄가 나왔다.

지금은 내가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 15년, 20년 전에 여러분들이 관심이 있는 사람이었지 지금은 자연인이다.

아드님이 서향희 씨 동생 분과 결혼을 하셨다. 박지만 씨 부인 되시는 분과 사돈이 됐다. 그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야기를 그렇게 자꾸 만드시니까, 그런데 이거(재판)는 그거하고는 전혀 별개 문제다. 별개 문제고 그런 관심을 안 가지시면 좋겠다. 남의 사생활 가지고 너무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

고소한 측은 억울하다고 한다.

억울하니까 재판에서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것 아니냐. 그것을 이야기를 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

장 전 회장이 박지만 씨 사돈이라 모종의 압력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 그런 의혹도 제기된다.

그렇게 말하면 그 친구 걸립니다. 엉뚱한 소리를 그렇게 자꾸 하고, 사람이 피차간에 잘잘못이 다 있는 것 아니냐. 그것을 엉뚱한 쪽(외압 의혹)으로 풀고 나가면 안 된다. 경찰에서도 조사를 받았고, 검찰에서도 조사를 받았고, 1차 재판에서 조사를 받았고, 2차 재판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데 법으로 판단해야지. 법 외적으로 해갖고 누구와 사돈이 되네 뭐 하네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장 전 회장이 사석에서 박지만 씨 등과 관계를 과장한다는 얘기들도 나온다.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본인이 재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말이다.

누가 그래요? OOO이는 (내가 사석에서 무슨 얘기를 하는지) 그런 것 모르는 사람이다. 어쨌든 간에 얘기가 나로서는 다 쓸데없는 얘기다. 내 15년 전, 20년 전에 상처를 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더이상 내가 (인터뷰에) 응할 수가 없다. 관심을 가지는 것은 좋은데, 너무 현실하고 동떨어진 얘기다.

고소인은 '검찰에 증거 자료를 제출했는데 일방적으로 변론 종결을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에서 변론 종결을 하면 검찰에서 얘기를 해야지. 검찰은 검찰 나름대로 판단 기준이 있을 것 아닌가.

장 전 회장의 변호사가 서울중앙지법 판사 출신이고 최근에 법복을 벗었다. (전관 예우 관련) 이런 저런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중앙지법 판사라고 하면, 자기도 변호사를 판사 출신 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고소인 주장이 터무니없다는 건가?

터무니없다. 그래서 상대방이 터무니 있고 없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재판 아닌가. 저 쪽에서 자꾸 불공정하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불공정한가. 돈을 써도 자기가 썼고, 힘이 있어도 자기가 힘이 더 있는데 어떻게 불공정한 게 되나. 불공정하면 경찰에도 불공정하고 검찰 1차 조사도 불공정이고 검사 기소되서 판사가 1심에도 불공정이고 2심에도 불공정인가? 그런 법이 어디 있나.

민사에서는 장 전 회장이 패소를 했던데?

내가 차용증을 써 줬기 때문에 그게 의미가 돼서 패소가 된 것이다. 민사 소송에서 (져서) 언제까지 갚아라 하면 갚으면 되는 것이다. 그것을 민사 소송에서 이겨놓고 형사에서 사기로 걸면, 옛날 같으면 무고죄로...나도 역량이 있고 힘이 있는 거 같으면 무고죄로 나도 대응을 할 수 있는 그런 소지가 있다. 덮어놓고 남을 흔들면 되는 게 아니다. 그래놓고 쓸데없이 옆에 누구하고 어떻게 되니, 뭐가 어떻게 되니, 그거는, 법 외적으로 그렇게 얘기를 한다고? 어리석은 친구다.

오는 21일에 공판이 재개된다. 과거 사업을 추진할 때 의도적으로 사기를 염두하지 않고 사업을 정상적으로 진행을 했고, 상황이 안 좋아져서 사업이 끝나면서 발생한 사안이기 때문에 '사기를 치지 않았다'는 입장인가?

그렇다. 나도 평택 프로젝트 때문에 일이 이렇게 엮여진 것이다. 나도 평택 프로젝트에 십 수억원을 집어 넣고 손해를 많이 받은 사람이다. 사업을 해서 돈을 벌려면 돈을 벌수도 있는 것이고 털어먹을 수도 있지 않나. 평택시에 대해서는 내가 피해자다.

평택시에 법적 조치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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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선 출마 선언에 담긴 충격적인 사실

 


안철수 원장이 어제 공식적인 대선 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어제 기자회견 직전까지도 그가 대선 출마를 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많은 사람들이 갑론을박했지만, 안철수 원장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저는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국민의 열망을 실천해내는 사람이 되려 한다"고 말함으로 대통령 출마에 관한 공식적인 선언을 했습니다.

새누리당 박근혜,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더불어 안철수 원장도 이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아닌 안철수 후보로 불리게 됐습니다. 그의 대선 출마는 예견됐던 일이지만, 아이엠피터는 어제 그의 대선 출마 선언을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됐습니다.

그것은 그가 했던 기자회견의 내용과 출마 선언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양하고도 전혀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과연 그의 대선 출마 선언을 정치공학적인 접근으로 해석해서 앞으로 그의 행보를 예상할 것인가? 아니면 그가 했던 대선 출마 선언문을 말 그대로 분석하여 그의 생각을 바라보느냐를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정치공학적인 접근 방법보다 그가 도대체 무엇을 하려고 정치를 시작했는지를 알아봄으로 그의 대선 출마를 바라보고자 합니다.

' 정권교체? NO 정치 교체'

어제 안철수 후보의 대선 출마 선언을 보고 깜짝 놀란 것은 그의 대통령 출마 선언문에는 '정권교체'라는 말이 한마디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한 분 힘들지 않은 분들이 없었습니다. 중산층이 무너지고, 저소득층이 너무 고통받고 있었습니다.'라는 말은 있었지만, 정권교체에 대한 단어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것은 안철수 원장이 그간 보여줬던 정권교체의 의지가 18대 대통령 선거에 반영될 것이라 믿으며,정권교체를 갈망했던 저에게는 충격이었습니다. 왜 그는 정권교체를 통해 저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을까라는 고민을 했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고통받는 국민을 위한 정치의 해결법으로 '정권교체'가 아닌 '정치 교체'를 주장했습니다. 그는 현 정권의 문제보다 본질적인 '정치'의 문제점을 고민했고, 고통 받는 국민을 위해서는 단순한 '정권 교체'가 능사가 아님을 깨달은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가 이래서는 안된다"
"문제를 풀어야 할 정치가 문제를 만들고 있다"
"국민들의 삶을 외면하고 국민을 분열시키고,국민을 무시하고, 서로 싸우기만 하는 정치에 실망하고 절망했다"

이 말들은 모두 안철수 후보가 대선 출마를 위해 비공개로 많은 사람을 만났을 때 들었던 말입니다. 안철수라는 인물은 이런 말들 때문에 대선 출마를 결심했다고 합니다. 즉 안 후보는 현 정권이 바뀐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정치가 바뀌어야 이런 문제가 풀어질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안철수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것은 정권교체를 위해서가 아닌 '정치 교체'를 위해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 아이엠피터는 정치개혁보다 정치 교체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그것은 이제 썩은 것을 도려내는 것이 아니라, 정치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는 시대라는 의미로 '정치교체'가 더 낫지 않느냐는 생각을 했습니다.

'야권 단일화, 어떻게 될 것인가?'

정권교체를 갈망했던 국민이 바라볼 때에 안철수 후보는 어제 대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장에서 명확하게 야권 단일화를 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두 가지 원칙을 제시했습니다.

①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개혁이 필요
② 국민들이 동의해야 한다는 원칙

안 후보는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고 이것이 충족됐다는 국민의 동의가 있다면 야권단일화를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참 애매모호합니다. 그런데 이런 그의 발언을 앞서 말한 '정권교체'라는 전제를 대입시키면 불분명하지만, '정치교체'를 대입하면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그는 야권단일화를 통해 정권이 교체돼도,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대선이 분열과 증오의 정치로 된다면, 선거에 이겨도 국민의 절반 밖에 마음을 얻지 못하며, 이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통합과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본 것입니다.

안철수 후보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정치를 바뀌고, 이것이 대선 이후에 통합과 덧셈의 정치로 이루어져, 그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함께 협력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자고 외치고 있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이런 그의 구상에 대해 아예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의 삼자 회동(?)을 제의했습니다. 대선 주자 세 사람이 만나서 아예 이런 논의를 함께하자는 것입니다.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의 주장은 적과 만나자는 얘기가 됩니다. 그러나 그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아닌, 각 계층의 세력으로 봤고, 이 세력들이 가진 문제점을 각자가 해결하면서, 18대 대통령이 누가 되든 위기를 극복하는데 협력해야 한다고 제시한 것입니다.

그의 말이 쉽게 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야권단일화를 통한 정권교체는 어려워졌을까요? 아이엠피터는 아니라고 봅니다. 앞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지만, 그가 넘어야 할 벽으로 저 또한 민주당의 개혁 없이는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모르겠지만, 문재인 후보가 민주당을 개혁하고, 안철수 후보와 18대 대통령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여 그 누가 대통령이 되든 어떤 부분에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를 합께 논의한다면, 그 과정에서 야권단일화 내지는 공동정부의 구성까지 나아가갈 수 있다고 봅니다.

결국, 안철수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의 키는 안철수가 아닌 문재인과 민주당, 그리고 야권지지세력이 가진 셈입니다.

' 정치인 안철수,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안철수 원장은 대통령 출마를 선언하면서, 안랩 이사직과 서울대 교수직을 사임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선에 패배하더라도 정치인으로 살 것인지에 대한 답변에 "제가 지금까지 몇 번 직업을 바꿨다. 그런데 도중에 그만둔 적 없다.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정치인으로 거듭나기로 한 이상, 열심히 이 분야에서 일해서 조금이라도 우리나라 긍정적 발전을 이루는 사람이 되겠다'며 앞으로 안철수 원장이 아닌 정치인 안철수로 살아가겠다고 당당히 밝혔습니다.

이제 안철수 원장은 '정치인 안철수'로 변했습니다. 그의 변화에 대해 그가 가려고 하는 정치의 방법에 관한 의문과 검증, 그리고 그 주변에 있는 사람까지 점검해야 합니다. 그러나 오늘은 아닙니다. 지금은 그가 왜 정치를 하려고 했는지, 그가 무엇을 목표로 정치하려고 하는지만 봐도 충분합니다.



 


아이엠피터가 볼 때에 정치인 안철수는 하나의 시민 세력을 구축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 시민세력은 기존 정치의 틀을 깨고, 국민이 생각하는 가장 상식적인 정치를 실현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의 모습을 기성 정치세력이 보면 우숩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등장은 새로운 정치 개혁의 한 세력으로 충분히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 봅니다.

 

 

안철수 후보의 이런 주장을 왜 아이엠피터는 높이 평가할까요? 그것은 정치가 바뀌어야 세상이 바뀐다고 생각하며 썼던 기존의 생각과 그의 정치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이나 야당이 정권교체를 한다고 대한민국이 100% 잘 살거나 올바르게 간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은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두 사람은 올바른 인물이라고 해도, 그들 주위에 있는 정치세력들이 변하지 않으면, 암적인 세력들이 정치세력과 손잡고 그들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엠피터는 그가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양당 정치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세력으로 나아갈 수 있으며, 그를 통해서 정치가 바뀔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런 이유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서로 적대시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보완해주는 역할로, 그동안 얘기했던 동반자적인 존재로 함께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 누가 대통령이 되든, 좋은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힘을 보태 그 정책을 통과시킬 수 있고, 잘못된 정책을 통과시키려는 세력을 막거나 대통령의 국정운영 문제점을 감시 견제하는 역할로 서로 상호 보완하는 것입니다. 그 안에서 특정 정치 세력의 준동을 정치 개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안철수 후보가 등장하니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불리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그를 통해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가 더욱 변하고, 정치를 바꿀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는 안철수,문재인 두 사람만이 대한민국의 구원자라는 생각을 하면 안 됩니다. 그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문재인 후보도 안철수 후보도 기성 정치인과 똑같다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안철수의 대선 출마를 대선 주자의 등장이 아니라 하나의 정치 개혁 세력의 등장으로 보고, 정치가 바뀌는 하나의 사건으로 간주해야 합니다. 새누리당은 물론이고, 민주당도 이제는 기성 정치세력이 권력쟁취를 포기하는 일이 속출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 눈초리가 심상치 않게 변했기 때문입니다.

집을 짓는데 골조 하나만으로 안됩니다. 그 골조 사이에 어떤 단열재를 넣느냐에 따라 집이 보기에는 번듯해도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더울 수가 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문재인이라는 골조에 안철수라는 단열재를 넣고 싶고, 어떤 사람은 안철수라는 골조에 문재인이라는 단열재를 넣으려고 할 것입니다. 골조 하나만으로 집이 완성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골조와 단열재 그 둘, 모두를 함께 선택해야 합니다.

이제 어떤 자재를 어떻게 선택하느냐는 남은 대선 기간에 그 두 사람이 보여줄 정책과 비전에 따라 차이가 날 것입니다. 그래서 국민은 선택의 기쁨을 집권세력은 폐자재로 전락하는 위기가 도래한 것입니다. 2012년 12월 여러분은 어떤 집을 짓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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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왜?… “장준하 타살의혹 밝히자”

 

누가? 왜?… “장준하 타살의혹 밝히자”
 
19일 국민대책위 선포식, 무기한 100만인 서명운동 나선다
 
정운현 기자 | 등록:2012-09-19 14:05:55 | 최종:2012-09-19 14:38:1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19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장준하 선생 암살 의혹규명 100만인 서명운동 선포식'이 열렸다.

박정희 유신독재와 맞서 싸우다 1975년 8월 경기도 포천 약사봉에서 의문의 ‘실족사’로 생을 마감한 고 장준하 선생의 타살의혹 규명을 위한 국민대책위가 발족했다.

 

 

‘고 장준하 선생 암살의혹규명 국민대책위원회 준비위원회’(준비위)는 19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암살 의혹 규명 100만인 서명운동’ 선포식을 갖고 장 선생의 의문의 죽음에 대해 국가가 진상규명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날 선포식에서 준비위측은 “1975년 사망 당시 실족사라는 당국의 발표를 유족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은 믿지 않았다”며 “이장 과정에서 드러난 장 선생의 유골은 암살을 웅변하는 강력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어 준비위는 “암살 의혹 규명을 유일한 목표로 오로지 국민의 힘에 의존해 활동하겠다”며 “특정 정파나 정략적 이용은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준비위원으로는 장 선생의 장남 호권 씨, 유광언 장준하 기념사업회장 등이 참여했다.

준비위 이준영 상임위원은 “10월 초 대책위 정식 발족식을 겸한 문화제 성격의 국민대회를 열 것”이라며 “100만인 서명운동과 별도로 정부에 장 선생의 유골에 대한 민관 합동감식을 요구할 계획이며, 정부가 이를 거부할 경우 민간 차원에서라도 법의학팀을 꾸려 유골 정밀감식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올 대선을 앞둔 시점인 만큼 정치적 노림수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이 상임위원은 “정밀감식은 통상 3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대선을 노린 정쟁이 아니다”고 밝히고는 “일부의 주장처럼 대선에 영향을 미칠 생각이었다면 8월부터 감식에 들어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지로 이번 장 선생의 타살의혹 논쟁은 지난 8월 파주 ‘장준하 기념공원’ 개장을 맞아 선생의 유해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장남 호권씨가 “유골을 감식한 결과 두개골에 난 5~6cm 크기의 구멍이 ‘인위적 상처’라는 소견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재점화됐다.
 

 

한편, 준비위측은 이날 서명운동 시작과 함께 준비위 공식 홈페이지(www.who-how.or.kr)도 문을 열 예정이다. 홈페이지 주소인 ‘who(누가)-how(어떻게)’는 누가, 어떻게 장 선생을 암살했는지 규명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준비위는 트위터 계정(@whohow1)을 통해 서명운동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소설가 이외수 씨, 문성근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등 파워 트위터리안의 소개로 개설 이틀만에 6000명 이상이 준비위 계정을 팔로우했다.

서명운동은 전국 각지의 오프라인 서명운동에 이어 진실규명 활동을 함께할 국민대책위원도 모집할 계획이다. 준비위는 서대문구 한국기독장로회 총회교육원 내 생명의집에 사무실을 개설하고 이날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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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탁한 세상에 불 지르러 온 ‘길 위의 예수’

혼탁한 세상에 불 지르러 온 ‘길 위의 예수’

 
2012. 0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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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현 신부와의 대화
 
문정현 / 길 위의 신부로 알려져 있을 만큼 칠십 평생을 낮은 곳을 지키기 위해 투쟁의 현장에 함께 하고 있다. 지금은 평화로운 제주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건설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강정마을로 이사해 ‘강정상단’ 대행수로 일하고 있다.
 
김덕진 /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인권 지킴을 위해 노력하는 젊은 활동가이다.

 

20120919_1.JPG » 문정현 신부“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루가복음 12장 49절
 
생명이 위태로운 곳에, 평화가 깨어지는 곳에, 억울하게 쫓겨나고, 빼앗긴 이웃들이 눈물 흘리는 곳이면 흰 수염의 노 사제를 만날 수 있다. 스스로 자신을 ‘길 위의 신부’라는 칭하며 편안한 성전을 떠나 세상 한가운데 교회를 세우며 살아 온 문정현 신부. 지긋지긋했던 박정희 독재정권에서, 1987년 서울의 봄이 지나고 문민정부가 들어섰을 때도,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10년 동안에도 그는 경찰의 방패에 밀려 나뒹굴었고 검찰의 조사를 받고 법정에서 재판을 받았다. 당연히 이명박 정권 4년 내내 그는 길 위에 있었다.
험하고 먼 길을 돌아 제주 강정마을의 주민이 된 문정현 신부를 만났다. 뜨거운 햇살과 바닷바람으로 검게 그을린 노 사제는 제주 강정이 자신의 마지막 싸움터가 될 것이라며 태풍이 휩쓸고 간 구럼비해변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태풍 무이파가 제주를 포위하여 모든 항공편과 배편이 결항되어 아무도 제주 밖으로 나가지 못한 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구럼비해변과 서귀포시의 한 식당에서 문정현 신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덕진(이하 김): 신부님, 이제 강정 내려오신지 얼마나 되셨죠?
문정현(이하 문): 7월 6일에 완전히 이사 왔으니까 한 달이 훨씬 넘었네.
 
김: 신부님께서 강정에서 사시겠다는 말씀하셨잖아요. 지금 사시는 집이 무척 좋던데요. 어떻게 구하셨어요?
문: 이사 오기 일주일 전에 평화바람 식구들 오두희, 딸기 등과 같이 강정에 왔었어. 5박 6일 동안 오동나무집이라는 민박집에 공짜로 머물면서 주민들을 만나고, 매일 구럼비해변을 나갔어. 그때 결심했지. 여기 와야겠구나, 강정이 내가 살 곳이구나 하고 말이야.
 
김: 이른바 “오동나무집 구상”이군요.
문: 그 집에서 지금 진행하고 있는 평화상단도 생각한 거야. 그래서 마을회장님한테 부탁을 했지. 강정에 와서 살려고 하니 집 좀 구해달라고 말이야. 그랬더니 강동균 회장이 강정에서 제일 좋은 집을 구해주셨어. 1층에는 주인이 살고 우리가 2층에서 살아. 그런데 집주인 아주머니가 집세도 안 받으시고 너무 잘해주셔. 직장일과 아픈 식구가 있어서 열심히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시다면서 말이야. 나 아니고 다른 사람이었으면 집을 내어 주지 않았을 거라고 하셨어. 우리가 월세 비슷하게 봉투를 드렸더니 질색을 하시면서 일절 안 받으시겠다는 거야, 하하. 어디에서나 난 늘 좋은 사람들한테 도움을 많이 받아, 참 감사한 일이야.
 
김: 평화상단 시작하시기 전에 제주 갈치랑 고등어랑 파시기도 하셨잖아요. 그때가 재작년인가요?
문: 2008년은 평화바람 식구들과 평화유랑을 다닐 때인데, 그때 제주에 왔었고 제주 해군기지백지화대책위 사람들을 만났지. 제주 해군기지가 화순에서 위미, 위미에서 강정으로 왔잖아. 그때 갈치랑 고등어 장사를 시작했지. 많이 팔았어. 천삼백 만원인가 벌어서 대책위에 드렸지.
 
김: 와! 대단하시네요. 이번 평화상단의 젓갈, 멸치 장사 목표는 얼마세요?
문: 돈이 있어야 싸움을 하지. 주민들이 투쟁하다가 벌금선고도 받고 손해배상 소송도 걸려 있어. 각종 법률 대응하는데도 돈이 들고, 버티고 지키는 데도 돈은 필요해. 그래서 한 오천 만원은 벌어서 전달해야지 싶은데 벌써 천만 원은 전달했어. 이번 평화상단은 반응이 좋아. 주문량이 많아서 물량대기에 바빠. 또 우리가 가끔 실수도 해서 ‘소라젓갈’ 주문한 집에 ‘참조기젓갈’이 배달되기도 하고, 여름에 포장이 터지기도 했는데 소비자들이 웃으시면서 다 양해를 해주셔. 이건 이 사업이 된다는 뜻이거든. 게다가 광주대교구 옥현진 주교님도 지난주에 구럼비해변에서 생명평화미사를 봉헌하시면서 평화상단을 적극지지 하시겠다고 하셨으니 이제 별로 걱정 안 해.
 
김: 갈치 장사하시던 2008년하고 평화상단을 꾸리신 지금하고 강정마을 분위기는 어때요? 그때랑 많이 다른가요? 아니면 비슷한가요?
문: 오랫동안 싸움을 하면 당연히 지치게 되어 있어. 그리고 제주도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인지 이 문제가 전국적인 사안으로 부상하지 못했던 것도 분명히 있어. 그런데 주민들이 대단해. 여러 가지 일들이 많아서 상처도 아픔도 있었는데 흔들림 없이 버텨 온 거지. 물론 도법 스님이 이끄시던 생명평화탁발순례, 개척자들, 또 평화활동가들이 주민들과 함께 한 것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봐. 거기에 영화평론가 양윤모 선생이나, 평화활동가 송강호 박사, 주민대책위 고원일 위원장 등이 구속되고 단식하면서 투쟁이 불이 붙었어. 특히 지금 구속되어 있는 최성희라는 여성이 대단한 활동을 했어. 나도 놀랬고, 주민들도 많이 자극을 받은 것 같아.
 
김: 저도 인터넷 언론 등을 통해서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 대단했는지는 잘 몰랐어요. 그분들이 신부님의 강정 행을 재촉했나 봐요.
문: 진작 강정에 오려고 했었어. 2008년에 평화유랑이 끝나면 강정에 오려고 했지. 그런데 2009년 초에 용산참사가 터졌잖아. 공권력 때문에 철거민 5명, 경찰 1명, 여섯 명이나 죽은 처참한 사건인데, 용산에서 장례 치를 때 까지 매일 미사하면서 유족들과 철거민들과 1년을 살았어. 그래서 강정에 오는 게 늦어 진거지. 그런데 2010년에는 또 4대강 공사 저지 운동이 확대되면서 명동성당에서 사제들이 단식기도를 했잖아. 그런데 그 단식기도 중에 명동성당이 우리 사제들을 박해했잖아. 그래서 명동성당에서 6개월이 넘게 나 혼자 기도를 시작했어. 그래서 또 강정에 오는 게 늦어졌지. 용산과 명동에서 기도 안 했으면 진작 강정에 왔을 거야.
 
김: 용산이나 명동에 계실 때도 강정이야기 종종 하셨잖아요. 연락도 계속 하셨고요.
문: 그럼, 양윤모 선생은 명동까지 직접 오시기도 했고, 고유기 집행위원장, 고권일 주민대책위원장 등하고는 연결이 되어 있었지. 연락이 오고 가고 했어.
 
김: 강정에 이사 오시면서 편지를 쓰셔서 전국에 보내셨다면서요?
문: 응, 신문이랑 인터넷언론에도 실린 글인데 그 글이 사실 호소문이고 편지거든. 그래서 전국 성당들, 사제단 신부님들에게 다 보냈어. 그때 한 자매가 내가 명동성당에서 사순절기도회를 하면서 했던 강론을 모아서 소책자로 만들어왔어. ‘참사람 되어’라는 책자를 혼자 발행하시는 분인데 원래 조용히 숨어서 일하시는 분이야. 독자들에게 읽게 하고 싶어서 만드셨다고 하시더라고. 부탁한 것도 아닌데 자비로 천 권을 만들어 오신거야. 그래서 그 강론집과 편지를 같이 보냈지. 곧 응답들이 있으실 거라고 믿어. 그 편지 보내고 여기 들어왔는데 주민들이 “신부님이 오셔서 든든해요”라고 하니까 나도 책임감이 생기고 그래.
 
김 : 신부님이 강정에 오고 나서 큰 싸움이 한 번 있었지요?
문 : 그렇지. 7월 24일 날. 7월 21일에 조현오 경찰청장이 제주를 순시했어. 헬기를 타고 강정마을을 돌아보고는 불법행위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갔어. 그때부터 여긴 비상이었어. 24일은 일요일이어서 주일미사도 함께 드리고 음식도 마련해서 주민들하고 나누어 먹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오후에 강정마을에서 구럼비해변으로 진입하는 도로와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으로 삼성과 해군이 보낸 용역들하고, 경찰 수백 명이 몰려온 거야. 주민들이 막아서니까 막 욕을 하고 폭행하고 난리가 났지. 주민들하고 활동가들이 온몸으로 싸워서 쫓아냈어. 그날부터 밤새서 지키고 그런다니까.
 
김: 마을회장님이 잡혀가신 날이 그날이신가요?
문: 아니, 그날은 15일이야. 마을회장님이 집에 있는데 경찰 수십 명이 와서 다짜고짜 연행해갔어. 출석요구서도 한 번 밖에 안 보냈고 나중에 출두하겠다고 경찰에 연락도 했다는데 말이야. 조현오 경찰청장이 왔다가 가고 나니 제주 경찰들이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한 모양이지. 그 연락받고 마을회장님 집에 간 고권일 주민대책위원장과 평화운동가 송강호 박사까지 연행해 갔어. 마을에 난리가 났지.
 
김: 그래서 그날 어떻게 되었어요?
문: 당장 서귀포 경찰서로 쫓아갔지. 그런데 서귀포 경찰서가 아주 빡빡하더라고. 면회도 안 시켜주더니 세 사람을 제주 동부 경찰서로 빼돌렸어.
 
김: 저런, 웃기는 경찰들이네요. 뭐가 무섭다고 빼돌려요?
문: 그러게 말이야. 그래서 동부경찰서로 바로 쫓아갔지. 그랬더니 여기서는 또 우습지도 않게 경찰서장이 나와서는 서장실로 안내를 하는 거야. 서귀포경찰서는 문부터 걸어 잠그더니만 면회도 순순히 시켜주는 거야.
 
김: 왜 그랬죠? 동부경찰서장이 혹시 천주교 신자 아니에요?
문: 아니야. 그건 아닌데 굳이 심하게 할 이유가 없었겠지. 자기 관할서도 아니니까 말이야. 그리고 있는데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마을회장님을 면회 온 거야. 난 얼굴도 모르니까 몰랐는데 사람들이 도지사라고 하더라고, 마을회장이 경찰서에 체포되어서 왔다고 도지사가 면회를 온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어. 그런데 더 신기한 일은 도지사의 면회를 마을회장님이 거부해서 도지사가 못 만나고 돌아갔어. 강동균 회장, 대단한 사람이야.
 
김: 그분이 이장도 겸하고 계시다면요. 체포영장에 의해 경찰이 연행해 간 마을이장을 도지사가 면회 오고, 그 도지사의 면회를 마을이장이 거부한다니 아무리 제주도가 작다고 하고, 도지사가 무소속이라도는 하지만 제주도가 좀 특별한 고장이긴 한 것 같네요.
 
김: 신부님은 천주교 사제로 따지면 전주교구 신부님이시잖아요. 그런데 다른 지역에 많이 이주해 다니셨어요. 신부님의 이주 역사가 남한사회 투쟁의 역사인 것 같습니다.
문: 응, 그렇게 이주하면서 살게 되었네.
 
김: 은퇴하시고 평화바람 식구들과 자리 잡은 신 곳이 군산이시죠? 군산이 고향이신가요?
문: 익산이야 내 고향은 익산이지.
 
김: 맞아요. 익산이시죠. 익산이 고향이시고 전주에서 오랫동안 사목을 하셨고, 평택 대추리에 사셨고, 용산 4구역에 가서 사셨죠?
문: 매향리에도 가서 살았었지.
 
김: 익산, 전주, 화성 매향리, 평택 대추리, 군산, 서울 용산, 명동, 이제 제주시네요. 섬에 사시는 것은 처음이시지요?
문: 그러네, 섬은 처음이네.
 
김: 섬이라서 조금 다른 점이 있나요? 아무래도 뭍하고는 조금 다를 것 같은데.
문: 많이 다른 것 같아. 한마디로 말할 수는 없겠지만 정서도 다른 것 같고, 시민단체들도 좀 다른 것 같아. 아직 내가 평택 대추리 살 때처럼 마을 주민들과 한 덩어리가 못 되어서 그럴 수도 있고, 그건 시간이 걸리는 일이니까.
 
김: 신부님께서는 현지 주민들과 금방 한 식구 되시잖아요. 이번에도 대추리나 용산처럼 싸움이 끝날 때까지 강정을 안 떠나실 것이지요?
문: 응, 그렇지. 비행기 값도 비싸서 왔다 갔다 할 수도 없어.
 
김: 제가 지난 10년 동안 신부님 투쟁하시는 모습을 가까이서나 멀리서나 곁에서 지켜보며 살았는데, 이번 제주도 싸움은 좀 다른 것 같아요. 여중생 사망사건 때나, 매향리, 대추리, 용산참사 때도 항상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 신부님들은 함께 하셨지만, 주교님들이나 천주교회의 주류에서 신부님을 지지하거나 응원하신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요. 이번에 강정에 오셔서는 제주교구의 환대를 받으셨어요.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으신데요. 제주교구장이신 강우일 주교님께서 스쿠터도 선물로 주셨다면서요. 강 주교님은 또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이시기도 하시잖아요.
문: 그래, 처음 있는 일이지. 돌아가신 전주교구장 김재덕 주교는 이해해주셨지만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힘을 실어주시거나 하시진 않았지. 현장에서 생활하는데 그 지역의 교구장과 뜻을 같이 하게 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지.
 
김: 지금까지 강우일 주교와 광주대교구 옥현진 주교께서 구럼비에 오셔서 미사를 하셨고, 앞으로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와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께서도 구럼비에 오신다니 사실 신기해요. 저도 이런데 신부님께는 더 특별하시겠어요.
문: 4대강 공사 저지에도 주교님들이 나서주셨고, 이제 강정 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해서도 주교님들이 마음을 모아 주시니 여러 생각이 들어. 왜 주교님들이 그동안 사제단과 거리를 두었는가? 왜 사제단 신부들과 사목적 대화를 하지 않고 애써 모른척하고 외면해 왔던가 말이야, 참 알 수가 없어.
 
김: 언론이나 세상에서 주교님들 이야기는 다루지 않아도 사제단 신부님들 이야기에는 관심이 많으니까요.
문: 사제단 소속의 사제들은 불이익을 많이 당했어. 강제로 안식년을 주고, 정기인사에서 제외하고, 본인의 뜻은 묻지도 않고 해외선교로 쫓아 보내고 말이야. 단지 사제단이라는 이유 로 말이야. 그래서 내가 어디에 글을 쓰고 인터뷰를 할 때에 항상 대화하자, 토론하자 했지. 토론을 해서 우리 사제단이 신앙적으로 문제가 있다거나, 윤리적이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이 납득된다면 무조건 주교님들을 따를 것이라고까지 했어. 그런데 한 번도 그럴 기회가 없었지.
 
김: 신부님이나 사제단 신부님들이나 모두 교구장 주교님들을 따르셔야하는 순명이 있으시지 않아요? 사제서품 때 그런 약속을 하시잖아요?
문: 물론이지, 내가 사제 서품을 받은 지 45년이야. 평생을 싸우면서 살아왔지만 교구의 한 사제로서 주교님을 모시는 일과 교회의 위계를 거부하면서 살지 않았어. 내가 하는 일이 사목적으로 위배된다면 언제든지 순종할거야. 이런 우리들을 정당한 이유 없이 배척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지. 대화도 해보지 않고 사제단과 가까이 하지 말라고 교구 사제들에게 말하는 주교가 있다는 것은 납득이 안 가지. 나도 그런 대화 한 번 못하고 내 갈 길을 지금껏 살아온 거야.
 
김: 그런데 제주교구 오셔서는 교구장 주교님께 스쿠터 선물도 받으시고, 나란히 미사도 집전하시고…
문: 처음 있는 일이지. 선물이 얼마냐의 문제가 아니야. 주교님들이 그렇게 하셨을 때, 우리 사제들이 얼마나 떳떳해지고 용기를 가지게 되겠어.
 
김: 용산참사 때도 늦기는 했지만 당시 서울대교구 김운회 주교님과 주교회의 정평위원장 최기산 주교님께서 용산에 오셨었지요?
문 오셨지. 하지만 힘들고 어렵게 오셨지. 조심스럽게 말이야, 조건도 많았고.
 
김: 사제단 신부님들도 용산참사 때, 참 대단하셨지요. 계절이 네 번이나 바뀌는 동안 많은 신부님들이 다녀가셨어요.
문: 용산참사 현장에서 이어간 생명평화미사는 우리 사제단의 꽃이었다고 봐야지. 우리 사제단 신부들도 누가 너의 이웃인가에 대한 대답을 찾은 거지. 남일당이 사제들의 훈련소였어.
 
김: 저도 용산에서 신부님들 진짜 많이 만났어요. 특히 사제단활동을 하지 않으시던 신부님들도 미사에 많이 오셨어요. 수녀님들도, 신자들도 그렇고. 용산참사 기도는 정말 천주교의 힘이 참으로 대단함을 보여주었지요.
문: 다들 사제로서 당연한 걸음들을 하셨던 거지. 억울하고 아픈 사람들 곁에서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제도 교회 안에서 냉대를 받았지. 하지만 누구도 비난하지 못했어.
 
김: 이번 제주의 평화를 지키는 싸움이 천주교 내의 새로운 바람이 될까요?
문: 내가 사제단 신부님들한테 “평생에 천주교의 교구장이 나와 뜻을 함께해서 자리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런데 걱정이 하나 있다. 이런 교구장의 뜻이 좌절 될까 걱정된다. 교구장의 뜻이 승리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어. 사제단이든 사제단이 아니든 교회의 구성원들이 여기에 의기투합해서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바른 길인가를 좀 뚜렷하게 보여주었으면 좋겠어. 그러면 이번 일이 한국 천주교회 최초로 범 교구 차원에서 사제단과 제도 교회가 함께해서 해낸 일이 되는 거야. 나는 이걸 중요하게 보고 있는데, 모르겠어. 우리 사제단 신부님들도 여기까지 생각하시는지는…  
 
김: 지금 이 구럼비해변에서 함께 미사하시는 제주교구 신부님들도 사제단이신 분들과 아니신 분들이 계실 것 아니에요?
문: 그런 건 아무 상관이 없지. 내가 타 교구 신부지만 같은 사제니까, 그리고 다들 생각과 기준이 뚜렷하니까. 우리 다 중덕사에서 어울리며 잘 살고 있잖아. 여러 가지로 좋은 사례야.
 
김 작년에 교회의 사회 참여에 대한 논란이 있었잖아요. 보수적인 신자들이 단체도 만들면서 신부님들이나 종교가 사회문제에 왜 개입 하느냐 공격하기도 하고 강우일 주교께서 경향잡지에서 일갈해버리셨잖아요. 주교회의 의장 명의로요. 신부님 생각은 어떠셔요? 사회문제에 교회가 참여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겠지요?
문: 모든 것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이고 사회적인 일이잖아. 그것을 딱 갈라놓고 이야기 할 이유가 없는 거야. 전통적으로, 성서적으로 설명한다고 해도 너무 간단한 일이야. 누가 억압받는 사람이고, 누가 가난한 사람이야? 누가 빼앗기는 사람이고, 누가 탄압받는 사람이야? 그런 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사회참여야? 사회문제에 개입하는 거야? 그렇게 표현할 필요가 없지. 누구든, 어떤 민족이든, 어떤 지역이든 거기에 빼앗기고 쫓겨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 사람과 함께 있겠다, 이게 복음적인거야. 이 복음적인 삶에 다른 이유를 가져다 붙인다는 것은 그냥 하기 싫다는 말하고 똑같은 거야. “나는 하기 싫은 일인데 너는 왜 하느냐? 네가 가면 나도 안 갈 수 없지 않느냐?, 나는 가기 싫다” 이런 명확한 말을 돌려서 다르게 표현하는 것뿐이야. 용산참사를 봐. ‘6명이 불에 타 죽었다. 공권력이 무리하게 진압하지 않았다면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이건 너무나 분명한 사실이잖아. 그렇게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것에 무슨 조건이 필요해. 예수님께서 즉시 물으시잖아. “누가 너의 이웃이냐?”고 말이야.
 
김: 그러네요. 사회 참여니, 개입이니 하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억지군요. 너무나 당연한 일을 가지고 말이지요.
문: 그렇지. 배고픈 사람에게 쌀을 주는 것이 죄야? 북한 동포들 상황이 이리도 힘든데 남아도는 쌀 보내주자는 것도 좌익이래. 공안당국이 그렇게 했다는 것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사제들이, 신자들이 그런 소리를 해. 이런 모습들이 교회를 망치는 일이지, 교회의 원래 소임을 저버리는 일이란 말이야. 이런 이야기 가슴 터놓고 말 할 수 있어야 해.
 
김: 신부님 말씀 들으니까 정리가 됩니다. 그러니까 교회 또는 종교가 세상일에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당연히 해야 하는 사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말씀이시죠?
문: 그것이 복음적으로 사는 것이야.
 
김: 그렇죠. 우리가 예수님의 뜻을 받들어 여기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바로 복음적으로 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문: 1975년 인혁당 사건, 그 억울한 여덟 명의 사형집행 앞에서 누구도 말하지 못하고 있을 때 내가 나섰어. 그랬더니 정치활동이라는 거야. 억울하게 남편 죽고, 아버지 빼앗기고, 고통당하고, 고문당하고, 가족들까지 끌려가고 고문 받았잖아. 내가 한 쪽 다리를 못 쓰게 되면서까지 그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는데 정치적인 색깔을 덧씌워서 나보고 그 사람들 곁에 가지 못하게 했어. 그건 악마나 하는 짓이잖아.
 
김: 신부님 말씀대로라면 그런 일을 하실 때 위축될 이유가 없으시겠어요. 신부님의 명동성당 기도도 그런 맥락에서 이어진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2010년 명동에서 사제단 신부님들이 4대강사업 반대 생명평화기도회를 하실 때, 명동성당 사목회 일원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신부님들의 기도를 방해하고 행패를 부렸던 일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어 명동기도를 시작하신 것이라고 말씀하셨고, 보수화되고, 권력화 되어 가는 우리 교회의 반성과 회개를 바라신 기도였잖아요. 그 기도로 신부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도 하셨고요. 신부님의 삶을 천주교 안에만 국한지어 생각할 수는 없겠지만, 신부님은 기본적으로 종교인, 신앙인이시잖아요. 또 원래 가톨릭 집안이셨죠?
문: 신앙심은 아버지, 어머니께서 내게 심어주신 거지, 아주 독실하셨어. 나도 자연스럽게 예수님을 만나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당연히 하느님을 찾게 되고, 사제가 되는 것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지.
 
김: 그런데 인혁당사건 때부터 오늘까지 억울하게 당하고 말도 못하게 처참하고 참혹한 현실들을 마주하면서 사셨잖아요. 그런 순간에 ‘하느님이 계시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예수님이 이렇게 무심하셔도 되는가?’ 이런 생각을 해 보신 적은 없으세요. 신앙인으로서의 갈등 같은 것들이 있으시지는 않으셨나요?
문: 왜 없었겠어? 젊은 시절에는 고민 많이 했어.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들이 이렇게 죽어나가는데 세상은 무관심 한 거야. 혼자 눈물 흘리며 호소하는데 다 못들은 척하고, 심지어는 동료 사제들까지도 말이야. 선배 신부님들이 묻혀있는 성직자 묘지에 가서 술 마시고 혼자 펑펑 울기도 많이 했어.
 
김: 언제요? 신부님 젊으셨을 때요?
문: 응. 젊었을 때는 갈등도 많았어. 뭘 하려고 하면 혼자 걸어가고 있는 거야. 그런데 그것을 여럿이 함께 가려 하지 않고 너무 혼자 앞서간다고 비판하는 거야.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하지 말자는 것과 같은 말이야. 무슨 성명서 한 장을 발표하려고 해도 단어가 어떻고, 표현이 어떻고. 무슨 기념비적인 글을 남기겠다고 말이야.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나 문장력 없는 사람들은 성명서도 못 쓰는 거야? 그런 꼴을 보면 속이 상해서 확 뒤집어 버리곤 했지. 그러면 나는 또 혼자가 되고 말이야. 지금 당장 시급한 일들이 있는데,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뒤로만 물러서는 사람들을 볼 때면 하느님이 안 계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 따지고 보면 뭐 내가 하느님을 만나보기를 했어, 음성을 직접 들어보기를 했어. 어떤 때는 ‘아 이것이 그 분의 뜻이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가도, 어떤 때는 ‘하느님은 지금 저 위에서 뭐 하시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 사실 내가 무능력하고 무기력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들에 그런 생각이 드는 거야. 뭐 가보면 알겠지.
 
김: 어딜 가보면 알아요?
문: 죽어봐야 안다고. 죽어보면 알겠지.
 
김: 그래도 사제로서 삼위일체나 예수님의 부활 같은 기본적인 교리에 대한 믿음은 가지고 계신 것이지요?
문: 그건 몸에 배어있는 거야. 하나의 씨앗이 썩어야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거잖아. 그게 내가 가지고 있는 부활 신앙이야. ‘이렇게 살든, 저렇게 살든 죽으면 다 똑같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돼.
 
김: 신부님께서는 살아온 삶을 후회하지 않으신다고 하셨는데요?
문: 아니, 요즘에는보다 더 적극적으로, 더 세게 살지 못한 것이 후회 돼.
 
김: 지금까지 하신 일이 모자라다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에요?
문: 그렇지.
 
김: 고상하게 말해서 ‘길 위의 신부’지, ‘깡패 신부’, ‘좌파 신부’란 이야기를 들으시며 사셨는데도 모자라다고 생각하셔요?
문: 우리 사제들은 미사하다 죽으면 순직이라고 하잖아. 그렇게 죽는 순간까지 하고자 하는 일을 한다는 건데, 아마 내가 아직 살아있기 때문에 모자라다고 생각되는지도 모르겠어. 그래서 후회 없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해야 하는데, 어떤 때는 주저하기도 하고, 힘을 아끼려고 할 때도 있었지. 그러고 나면 꼭 후유증이 생겨. 끝까지 다하지 못했다고 스스로 생각이 들 때가 가장 힘든 순간이야.
 
김: 그러면 지금까지 활동하시면서 가장 아쉬운 일,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머뭇거렸다거나 부족했다고 생각하시는 일이 하나 있으시다면 무엇일까요?
문: 대추리…
 
김: 역시 그러셨군요. 신부님께는 정말 대추리 싸움이 크게 남으셨나 봐요.
문 대추리 행정대집행 때, ‘여명의 황새울 작전’ 말이야. 그것이 집행이 되고 나서 내가 대추분교 지붕위에서 내 발로 걸어 내려온 것이 가장 아쉬워. 그때 어찌어찌해서 내려가자는 분위기에 밀려 내려왔는데. 내려오면서도 ‘이거 아닌데, 이거 아닌데’ 했어. 행정대집행이 끝난 다음에 주민들이 완전히 주저앉아 버렸거든. 그 이후로 주민대표들이 몇 번씩이나 우리집에 왔다가 아무 말도 못하고 가는 거야. 분명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은데. 그래서 내가 오두희한테 주민대표들을 불러서 마을 밖으로 가자고 해서 대추리 지나서 있는 둔포 시내로 나갔어. 그날 술 정말 많이 마셨어. 주민대표들도 울고, 나도 울고. 마을주민들이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것 같다면서 말이야. 그렇게 대추리를 떠나고 마음이 계속 편치 않았어.
 
김: 다 끝난 후에 돌아오는 그런 상념들은 모두 온전히 신부님의 몫이잖아요. 누가 덜어주거나 대신 해 줄 수 없는 신부님 몫이요. 많이 힘 드셨겠어요?
문: 그러게 대추리 떠나고 나서는 참 힘들었어.
 
김: 지난 40여 년 동안 참 많은 일을 하시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셨잖아요. 피해자들, 유족들, 가난한 사람들, 또 동지들까지요. 그 분들 중 누가 가장 소중한 인연이세요?
문: 신뢰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그래도 문규현 신부지. 문규현 신부가 없었으면 이렇게 지금까지 오지 못했을지도 몰라.
 
김: 용산참사 때 단식기도하시다가 문규현 신부님 쓰러지셨을 때 정말 깜짝 놀라셨겠어요?
문: 단식기도를 하면서도 문규현 신부가 지방으로 강연을 다니고, 무리하게 일을 하는 거야. 그래서 내가 막 화를 냈었거든. 한 가지만 하라고 말이야. 그러다가 일이 생긴 거지. 새벽에 전종훈 신부에게 전화가 왔는데 말을 이어가질 못하더라고. ‘아 내 동생이 죽는구나’ 했어, 그때.
 
김: 서울로 올라오시면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드셨겠어요.
문: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더라. 통곡을 하면서 올라갔지. ‘내가 문규현 신부 장례를 치러야하는 건가?’하면서 말이야. 병원에 가서 의사들을 보니 표정이 심상치가 않은 거야. 중환자실에 들어갔어. 그때는 깨어나더라도 어딘가 크게 고장이 나겠구나 싶었어. 며칠 지나서 문규현 신분가 눈을 처음 뜰 때, 내가 옆에 있었거든. 그때 정말 기뻤지.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어. 문규현 신부가 날 보고는 깜짝 놀라더라고.
 
김: 그때는 저도 정말 견딜 수가 없었어요. 그 당시 제가 용산참사 관련해서 어디 기고를 했는데 ‘문규현 신부가 깨어나지 않는다면 모든 것을 걸고 이명박에게 복수할 것이다’라고 썼더라고요. 저도 정말 견딜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두 분이 나이차이가 좀 나시잖아요. 유년 시절에도 그렇게 가까우셨어요?
문: 어렸을 때는 오히려 가깝게 있었던 적이 얼마 없지. 나는 일찌감치 소신학교에 들어갔고 문규현 신부는 신학교에 조금 늦게 들어왔어. 그러니까 같이 학교생활을 해 본 적이 없잖아. 그래서 문규현 신부의 성장 과정은 솔직히 잘 모르지. 내가 그 친구 사제서품날에도 못 갔어. 감옥에 있었잖아.
 
김: 아! 문규현 신부님 사제 서품식을 못 보셨어요?
문: 서품식을 못 봤어. 문규현 신부가 5월에 신부가 되었고 내 여동생은 6월말에 수도회에서 종신서원을 했어. 그런데 두 곳에 다 못 갔어. 성직자로서, 형으로서, 오빠로서 동생의 사제서품식에 못 간다는 것, 누이의 종신 서원식에 못 간다는 것이 그때는 너무 서럽고 힘들었어. 내가 감옥에 가고 아무도 면회를 못하게 했었는데 문규현 신부가 사제서품을 받고 바로 다음날 날 찾아 면회를 왔어. 첫 가족면회였지. 사제로서의 첫 강복을 내게 주려고 왔지. 정말 감격이었어. 이제 동지구나, 신앙의 동지.
 
김: 그런데 두 분이 동지신건 확실한데, 두 분이 또 많이 다르시죠?
문: 어, 많이 다르지.
 
김: 두 분 다 아는 사람들은 너무너무 서로 아끼시고 그러는 거 알지만, 예를 들면 운동하시는 방식이나 성격도 다르신 것 같고, 물론 똑같다고 느낄 때도 있어요. 두 분 모두 욱하시면 비슷하시잖아요.
문: 닮은 점이 더 많아. 목소리도 많이 닮았고. 문규현 신부 집에서 내가 전화 받으면 100% 문규현 신부인 줄 알아.
 
김: 하하, 앞으로도 문규현 신부님과 함께 걸어가시길 바라시죠?
문: 이제 문규현 신부도 원로사제야.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있는데. 그 친구가 끝까지 나와 함께 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도 의심이 없지. 그 사람이랑 나는 말없이 통 하는 일이 많아. 이신전심이지.
 
김: 그럼 평화바람과 오두희씨는 신부님께 어떤 존재에요?
문: 난 평화바람 식구들이 모일 때 참석을 잘 안 해. 식구들이 회의하고 토론한 결과를 듣고 내 것으로 받아들이고 행동하는 것이 좋아. 여기 오는 것도 내가 결정한 것이 아냐. 내가 밥상에 앉아서 강정이야기 하면서, 혼자 ‘끙끙’대고 그러니까. 오두희가 “신부님 한 번 다녀오세요.” 그러는 거야. 바로 강정에 다녀왔지. 다녀와서 또 내가 ‘궁시렁궁시렁’ 하니까 “신부님, 강정에 들어가 사실래요?” 그러는 거야. 그래서 내가 가고 싶다고 했어. 당장 들어가서 살고 싶다고. 그렇게 강정에 오게 된 거야. 식구들끼리 많이 싸우기도 하고 내가 화를 낼 때도 있지만 서로 믿음이 있으니까 괜찮아. 평화바람 대표를 문정현으로 알고들 있겠지만 사실은 오두희가 내 배후야. 허허허
 
김: 오두희씨와 평화바람을 신뢰하세요?
문: 그럼. 신뢰하지. 물론 잘못될 수도 있겠지만, 신뢰하니까. 이제는 내가 앞서서 일을 저지르고 치고 나가고 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 오두희와 평화바람 식구들이 하자고 하는 일, 만들어 주는 일에 충실하고 싶어. 평화바람 식구들이 하고 싶은 일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이야.
 
김:1974년에 사제단이 만들어지고 35년이 넘었잖아요. 그동안 사제단이 천주교 사회운동뿐만 아니라 한국사회 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셨는데요. 그만큼 우리 사회 안에서 사제단은 존중과 신뢰를 받고 있죠. 그런데 사제단의 운동 방향이나 신부님들의 활동 방식에 대한 비판도 있잖아요.
문: 사제단은 사제들의 모임이잖아. 그러니까 당연히 사제들의 생각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지 않겠어? 사제단도 상처가 많아. 사제단과 함께 하는 사람들인 척하고 사제단을 이용한 사람들도 많았고 동지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변절하는 것을 목격한 적도 많고 말이야. 박정희 때부터 이름한번 바꾸지 않고 지금까지 독자적으로 한 길만 걸어왔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사제단이 독보적이고,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해. 물론 아쉬운 점도 있지. 예를 들면 용산에서 내가 처음 미사를 시작한 게 3월 28일인데 처음에 시작할 때 허허벌판이었고 아무도 없었어. 그때 달려와 준 사람들은 오랫동안 함께했던 천주교 사회단체 사람들이었지. 신부님들은 그 후에 왔지. 그 신자들이 할 수 있게 해 준거야. 나야 그 사람들하고 다 통하고 마음을 아니까 존중하고 감사하지. 그런 걸 아직 모르는 사제들도 있을 수 있잖아, 사제들이라고 다 똑같을 수만은 없으니까 부족한 점이 있을 수도 있을 거야.
 
김: 다시 강정 얘기인데요, 신부님은 여기, 강정을 지키셔야하고, 이기셔야 하잖아요. 싸움이 계속 되는 한, 신부님 스스로 강정을 떠나시진 않으실 거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이 싸움이 또 짧지 않을 것 같은데요?
문: 자네도 알겠지만, 지금 이 강정싸움과 비슷한 경험들이 있지 않아?
 
김: 대추리랑 비슷하죠? 다른 점도 있겠지만…
문: 그렇지. 사람들도 다르고. 또 육지하고 섬이라는 것도 다르고. 그런데 여기서는 이긴다는 생각이 들어. 우리가 대추리에서 살 때의 마음가짐이면 분명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단 말이야. 주민들을 보면 그런 확신이 들어.
 
김: 저희 모두 마음 아픈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부안 핵 폐기장 막아낼 때, 두 문 신부님을 필두로 주민들과 시민사회가 열심히 힘을 합쳐서 이겨냈잖아요. 어렵게 이겨본 경험이라 참 기억에 남는 싸움인데요. 결국은 핵 폐기장이 다른 지역으로 가게 되고 핵 폐기장 자체가 백지화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아쉬움이 분명히 있죠. 부안에는 핵 폐기장이 건립하면 안 되고 경주는 괜찮고 그런 건 절대 아니잖아요. 지금 제주에서도 화순, 위미를 거쳐서 강정에 해군기지가 왔어요. 우리가 열심히 싸워서 강정에 해군기지 들어서는 것을 막았다고 쳐요. 그런데 제주도 반대편에 해군기지를 건설하겠다고 하면 어쩌죠? 제주가 아니라 다른 해변에 건설하겠다고 할 때는 어쩌고요? 강정에서 막는다고 해군기지 자체를 백지화 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문: 해군기지 사업도 새만금처럼 국책사업이라잖아. 해군기지가 백지화 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일거야. 그러니까 더욱 여기를 막아야 해. 일단 강정을 막고, 그 다음 싸움을 준비해야지. 부안에서 경주 가는 꼴로 내버려 둘 수는 없어. 이놈의 전쟁기지 만드는 일은 막아야지. 이거는 어디에 만들어도 문제가 되는 거니까. 군사기지를 거부하는 것은 아까 말한 것처럼 성서적인 이유, 복음적인 이유니까.
 
김: 신부님 마지막으로요. 많은 분들이 강정에 올 마음은 있는데, 시간과 용기가 없어서 못 오는 경우도 있을 것 같아요. 하루하루 사느라고 여유가 없는 분들은 강정싸움에 어떻게 마음을 보탤 수 있을까요?
문: 아 그런 분들을 위해서 평화상단을 꾸렸잖아. 투쟁 기금을 버는 것이 최종 목표는 아니지만 그래도 필요하면 내가 주말에라도 뭍에 있는 본당에 가서 강론이라도 하면서 강정마을을 돕기 위해 이런 것들을 팝니다. 그러면 좀 팔리지 않겠어?
 
김: 그럼, 젓갈 열심히 사서 먹고 선물하고 그러면 되는 거죠?
문: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잣대로 잴 수 있겠어. 다 자기 나름대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지. 다만 여유가 되면 강정마을 구럼비 해변에 한 번씩만 다녀가면 좋겠어. 여길 다녀가면 왜 해군기지는 안 되는지, 여기를 왜 지켜야하는지 알게 될 테니까.
 
김: 참, 이번에 ‘길위의 신부 문정현-다시 길을 떠나다’라는 책은 직접 쓰신 책이에요?
문: 아니, ‘괭이부리말 아이들’이란 책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 김중미라고 있어. 그 이가 작년에 한겨레에 내 구술을 받아서 ‘길 위의 신부’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했었는데, 그걸 토대로 책을 다시 써서 출간했어. 오래된 일들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것들이 많아서 오두희가 구술하는 걸 많이 도와줬지. 딸기가 녹취도 풀어주고.
 
김: 공동선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만 해 주세요.
문: 사회의 시선과 관심은 항상 가장 아픈 곳에 쏠려야 된다고 생각해. 우리 몸도 그렇잖아. 나도 지금 발가락 하나가 많이 아파, 그러니까 가만히 있을 때는 온 신경이 여기로 몰리거든. 참여와 연대. 이렇게 아픈 곳에 함께 하는 것, 아픈 곳이 치유 되었을 때 또 함께 기뻐하는 것이 정말 필요해.
 
김: 알겠습니다. 희망상단 젓갈 좀 맛있게 잘 만들어주십시오.
문: 서울 가거든 평화비행기랑 구럼비 축제 준비 좀 잘 해줘. 제주에서도 한판 크게 벌여봐.
 
문정현 신부와 대담을 마친 일주일 후인, 해방 66주년 광복절에 서울과 경기에서 500여명의 경찰병력과 물대포, 방송차, 진압장비 등이 배를 타고 제주항에 입도했다. 공권력 투입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강정마을의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여론이 급격히 나빠지고 국회와 도의회 등에서 반발하자, 일단은 큰 물리적 충돌 없이 공권력 투입은 잠정 미루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주민들을 쫓아내기 위해 경찰과 용역들이 달려들지 모르는 상황이 매일 이어지고 있다. 올레길 7코스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강정마을 구럼비 해변에서는 9월 3일(토) 올레길 7코스 걷기 행사와 평화문화제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함께 하기 위해 서울에서는 평화의 비행기가 뜬다. 시간이 지날수록 강정마을 구럼비 해변으로 향하는 순례행렬은 점점 길어지고, 혼탁한 세상에 불을 지르러 온 ‘길 위의 예수’ 문정현 신부의 얼굴은 점점 검게 그을리고 있다.
 
공동선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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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의료원 파업은 한국 의료의 미래다

'여성을 위한' 이화의료원, 그곳에 무슨 일이?

[기고] 이화의료원 파업은 한국 의료의 미래다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전략기획단장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2-09-19 오전 11:59:01

 

보건의료노조 이화의료원지부(지부장 임미경, 조합원 1100명)가 파업 중이다. 6년 만의 파업이자 올해 대학병원에서 최초 파업이다. 9월 19일로 파업 돌입 15일차를 맞고 있지만 언론에서는 크게 주목하지 않고 있다. 최근 노동계에 워낙 큰 사건과 투쟁이 많다보니 다소 평범한(?) 정규직 노조의 파업으로 보는 듯하다. 하지만 이번 파업의 쟁점과 진행양상을 들여다보면 한국 의료와 노사관계의 현주소, 그리고 미래가 한눈에 들어온다. 왜 그럴까?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이화의료원 파업은 몇 가지 특징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첫째, 126년 역사의 명문여성사학이라는 이화재단 소속 여성대학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조 무력화 논란이다. 최근 SJM 용역폭력, 유성기업 노조 무력화와 관련하여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창조 노무법인(창조컨설팅) 심종두 노무사와 버젓이 자문계약을 맺고 노조 무력화라는 반사회적이고 전근대적인 범죄행위를 다른 곳도 아닌 이화재단 산하 대학병원에서 벌이고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다.

두 번째는 지난 2010년 21일간 진행된 고대의료원 파업 때 던진 화두였던, 환자 안전과 의료 질 향상을 위해 '외형적 성장과 병상 증축, 장비투자할 것인가 아니면 사람에게 투자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던지고 있다. 급변하는 의료 환경 속에 대학병원 경영철학과 미래 발전전략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세 번째, 노사관계 측면에서는 기업별 교섭체제에서 산별 교섭체제로 어떻게 합리적으로 이행할 것인지, 쟁의권과 공익의 조화를 내걸고 2008년 시행된 필수유지업무제도가 과연 법 취지를 제대로 살리면서 운영되고 있는지 아니면 일방적으로 사용자 편을 들고 있는지 등이 쟁점으로 드러나면서 이화의료원 파업 양상은 한국 의료와 노사관계의 현주소, 그리고 미래 과제가 한꺼번에 응축되어 나타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파업 2주…외형적 성장인가 사람을 위한 투자인가

쟁점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첫째, 학생을 교육하고 의학을 연구하는 교육연구기관이자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기관인 대학병원에서 불거지고 있는 노조 무력화 논란이다. 더군다나 이화의료원은 자타가 인정하는 우리나라 여성사학의 최고 명문인 이화학당 소속 아닌가?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최근 사측은 심 노무사를 끌어들여 중간관리자 교육을 시키고, 소위 심종두 노조 파괴 매뉴얼을 근거로 파업 장기화 유도 및 노동조합 무력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배경으로 마곡에 새로 개원하는 1200병상의 제2병원 건립 이전에 노조를 손봐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사측 불성실 교섭으로 노조 자극 → 파업 유도 → 파업 돌입 후 노노 갈등 유발, 파업 장기화 유도 → 단체협약 일방해지 → 징계, 고소고발, 손해배상, 가압류 → 노조 무력화 → 복수노조 출현 또는 무노조경영 실현' 등 '노조 파괴 시나리오'가 이화의료원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

합법파업임에도 불구하고 중간관리자들은 파업을 무력화하기 위해 온갖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25년 노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파업에 참가하려는 조합원들에게 협박과 회유 심지어 감금마저 서슴지 않는 심각한 부당노동행위가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노조에 접수된 사례를 보면 의료원은 조합원들에게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전화문자메시지를 통해 파업대오 이탈과 현장 근무 복귀를 종용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농성장으로 들어와 조합원을 끌고 가는가 하면, 매일 새벽 일찍 관리자들이 출근하여 조합원들이 파업 농성장에 합류하지 않고 곧바로 부서로 들어가도록 압박 종용하고, 파업 참가 후 귀가한 조합원에게 강제 근로를 시키고, 조기 출근 및 연장 근로 등을 명하고, 파업농성장 근처조차 가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일부 병동에서는 근무시간 중 식당 출입을 금지한 채 도시락으로 식사를 대신하게 하는 등 조합원들이 노조 간부의 접촉 자체를 막으면서 파업 참여를 노골적으로 방해하는 심각한 부당노동행위가 자행되고 있다.

최근 사측의 이런 심각한 부당노동행위와 노조 무력화 의도에 대해 노조가 강력히 항의하자, 사측은 심 노무사가 이미 2005년부터 병원과 자문계약을 맺고 있으며 전문가에게 자문을 받는 것이라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는 투로 답변했다고 한다. 이런 사측의 안이한 태도에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화의료원은 노조 무력화 의도가 없다면 지금이라도 스스로 창조컨설팅과 자문 계약을 파기하고 개입을 중단시키고, 노사 간 교섭에 성실히 임해 파업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고 사측의 노조 무력화 기도가 지속된다면 노조의 강력한 저항과 연대로 실패할 수밖에 없으며, 그로 인해 사측은 몇 배의 엄청난 교섭비용을 물으면서 사회적 지탄과 도덕적 비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런 노조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서현숙 의료원장의 잘못된 판단이 계속 강행된다면 결국 이화의료원의 실질적 책임자인 장명수 재단 이사장이 직접 나서는 것 말고는 해답이 없다.

거듭되는 부당노동행위와 노조 무력화 시도

두 번째, 한국의 대학병원이 환자 안전과 의료 질 향상을 위해 어디다 우선 투자순위를 정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이번 파업 노사 쟁점을 보면 한국 의료의 빛과 그림자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화의료원은 2008년 동대문병원과 목동병원 통합 이후 최근까지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왔다. 목동병원을 최첨단 시설로 리모델링하고 첨단 의료기기를 도입하면서 여성암 전문 특화병원으로 발전을 거듭해왔다. 국제적인 의료기관평가제도인 JCI 인증도 획득했다. 그리고 서울시 서남병원을 위탁 경영하고, 2016년 마곡지구 제2병원 1200병상 건립 계약을 확정함으로써 의료계 안팎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외형적으로 국제 수준의 여성 중심 병원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그런 병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임금, 노동조건은 대학병원 최하위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실 이화의료원이 화려하게 성장 발전하는 동안 노동자는 계속된 고통을 감내하며 묵묵히 일해왔다. 2008년 경영 악화로 동대문병원과 목동병원이 통폐합되는 과정에서 이화의료원 직원들은 100% 고용보장 조건으로 구조조정, 임금 20% 삭감 및 이후 수년간 임금동결 등의 희생을 감내했다. 한국 의료기관평가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JCI 인증을 받기 위해 아무런 보상도 없이 3개월 이상 전 직원이 밤낮없이 준비하였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화의료원의 경영이 정상화되고 재단 적립금을 300억가량 보유하면서 재도약에 성공했다. 그러나 의료원 측은 시설 및 장비, 리모델링에만 집중 투자하면서 직원들의 임금 인상 및 인력 충원, 노동조건 개선 요구는 비용 문제로 치부하면서 미루거나 외면으로 일관했다. 그리하여 이화의료원 노동자들은 전국 사립대병원 중 최하위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일하고 있고 비정규직 비율도 100% 이상 증가하였다.

또 하나 충격적인 사실은 여성을 가장 잘 아는 병원, 여성을 위한 병원을 표방하는 이화의료원이 법적으로 명시된 직장보육시설을 아직 설치하지 않고 있으며 10년 전 노사가 합의한 보육수당 지급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재단 정원 문제를 핑계 삼아 130여 간호사들의 사학연금 발령을 미루고, 부족한 인력마저 충원하지 않고 있으며, 상시적 업무에도 비정규직을 고용해 환자 안전을 위협하고 장시간 고강도 노동의 폐해를 불러왔다.

이화의료원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보여주는 가장 상징적인 요구가 직원 식사 질 개선 요구이다. 오죽하면 대학병원 직원들이 단체협약 핵심 요구로 식사 질 개선을 요구할까? 직원 식사 질 개선 등 직원들을 위한 최소한의 투자도 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처럼 외형적 고속성장에 비해 갈수록 떨어지는 현장 노동자들의 임금,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이화의료원 지부는 6년 만에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파업의 가장 큰 원인은 외형적 성장에 가려진 대학병원 꼴찌 수준의 임금과 노동조건이다. 여성 전문 병원을 표방하면서도 모성 보호 제도는 가장 취약하다. 증축과 시설투자 이전에 사람에게 먼저 투자하라는 것이 이화의료원 파업 노동자들의 소박한 바람이다. '사람이 먼저'라는 어느 대선 후보의 슬로건이야말로 이화의료원 노동자들에게 꼭 맞는 요구이다.

요즘 병원계에서는 병상 증축과 시설 고급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경쟁에서 밀리면 죽는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저마다 엄청난 재원을 쏟아 붓고 있다. 사실 대학병원들은 빅4 병원 따라가기 식 '묻지 마 외형적 성장전략'(환자에 대한 과잉 검사와 과잉 진료, 노동자 쥐어짜기와 인건비 줄이기)을 계속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산업 공공적 정책 개입을 통해 의료 환경 개선, 환자 안전을 위한 적정 진료, 노사협력을 통한 사람 중심의 동반성장 전략'을 택할 것인가 하는 심각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이화의료원 또한 마찬가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이런 선택의 기로에서 많은 병원들이 손쉽게 보이는 전자의 길을 택하고 있다. 이렇듯 영리병원 논쟁은 이미 기존 병원에서 시작됐다. 이화의료원 파업은 병원들이 돈벌이 영리병원으로 가는 것을 막는 투쟁이다.

 

ⓒ보건의료노조


이화의료원 파업은 돈벌이 영리병원으로 가는 것을 막는 투쟁

세 번째는 노사관계 측면이다. 양대 노총 소속 노조의 50% 이상이 초기업노조 형태를 띠고 있지만 교섭형태는 여전히 절대 다수가 기업별 교섭체제이다. 이런 조건에서 국제기준의 교섭구조인 산별 교섭체제로 합리적으로 이행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이것은 이화의료원은 물론 보건의료 노사 간에 뜨거운 쟁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1998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건설된 보건의료노조는 수년간의 투쟁 끝에 2004년부터 산별교섭을 진행하였다. 하지만 2009년 사용자협의회의 불성실한 교섭 태도로 산별교섭이 중단된 이후 2010∼2011년 산별교섭이 파행적으로 진행되었고, 다시 산별중앙교섭을 정상화하기 위해 올해를 '산별교섭 정상화투쟁의 해'로 선포하고 다양한 투쟁을 전개해왔다. 그 결과 보건의료노조는 소속 5개 특성 병원 중 3개 특성(특수목적 공공병원, 지방의료원, 민간종합병원) 51개 사용자대표와 총 6개 항의 산별협약과 특성별 부속합의서를 체결했다. 그리고 하반기 노사공동포럼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산업별 대화를 준비하고 있다.

병원 내부의 세부적인 문제는 현장교섭으로, 병원 외부의 제도적 문제는 산별교섭으로 해결하자는 것이 노동조합의 기본요구임에도 불구하고 이화의료원은 산별교섭 불참도 모자라 현장교섭에서 '산별요구안을 포기하지 않으면 임금 및 단체협약안을 제시할 수 없다'라는 황당한 주장을 하면서 파업 장기화를 유도하고 있다. 더구나 이화의료원 단체협약에는 '노조가 요청하는 산별교섭에 참가한다'라는 노사 합의 사항이 있고, 9월 4일 중앙노동위원회가 산별교섭 불참 사업장에 대해 '단체교섭 방식에 대해 노사가 조속히 논의를 하라'고 권고한 것마저 무시하는 태도이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도 파업 직전 조정회의에서 비공식적으로 노사가 단체교섭 태스크포스를 구성해서 논의를 시작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교섭을 원만히 타결하기 위해 산별교섭 관련 요구를 최대한 유연하게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산별 포기선언을 하지 않으면 교섭을 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는 마치 1970년대 박정희 유신정권과 1980년대 전두환 군사독재정권 시절 양심수에게 사상전향서를 강요하는 것처럼 노조에 일방적인 굴복을 요구하는 것과 다름없다. 사측은 교육기관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이런 비이성적인 태도를 버리고 기존의 단체협약과 노동위원회 권고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할 것이다.

노사관계 측면에서 숨겨진 또 하나의 쟁점은 필수유지업무제도이다. 쟁의권과 공익의 조화를 내걸고 2008년 1월 시행된 필수유지업무제도가 과연 법 취지를 제대로 살리면서 운영되고 있는지 이화의료원 파업을 통해 현장 사례를 연구하고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구시대적 노동악법이었던 필수공익사업장 직권중재제도가 폐지된 이후 병원 등 공공 사업장에는 필수유지업무제도가 도입되었다. 이번 이화의료원 파업에도 이 법이 적용되고 있고, 노조는 합법 파업을 위해 필수유지업무 부서에 이 법이 정한 인력을 투입하면서 파업에 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필수유지업무제도는 필수인력 배치와 함께 50%의 대체근로를 허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파업 중임에도 거의 100%에 가까운 병원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실제 파업의 위력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사측이 버틸 근거만 제공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파업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더구나 숙련도가 떨어지는 대체인력 투입이 환자 안전을 위협한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런 현상은 2009년 보훈병원 파업, 2010년 고대의료원 파업에서도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이처럼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권과 공익의 공존과 조화를 내걸고 시작한 필수유지업무제도는 공존과 조화가 아니라 공익을 앞세운 사측의 이익에 일방적으로 복무하는 제도로 전락하고 있다. 보건의료 노동자와 공익사업장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단체행동권 보장과 공익의 진정한 조화를 위해 지금의 필수유지업무제도를 개선할 방안이 시급하다.

 

ⓒ보건의료노조


노조 없는 좋은 병원, 노조 없는 경제민주화가 가능한가?

대선을 100일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각 당 후보가 속속 선출되고 있다. 후보들은 저마다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의료 공공성 강화, 노사관계 민주화, 선진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나의 사업장 파업이지만 파업 14일차인 이화의료원 파업투쟁은 각 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이런 공약들에 포함된 문제가 함축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장이다.

그런 현장에서 다시 질문을 던져본다. 노조 없이 좋은 병원, 좋은 경영이 가능한가? 노조 없는 복지국가가 가능한가? 노조 없는 경제민주화가 가능한가? 이화의료원 파업과 사측의 대응 양상은 우리 사회에 그런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노조가 사라진 이후에는 노사관계도 없지만 좋은 경영과 분배정의, 경제민주화, 사회민주화도 없다.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전략기획단장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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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박근혜, 아버지에 대한 입장 밝혀야"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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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2/09/19 14:43
  • 수정일
    2012/09/19 14:43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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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박근혜, 아버지에 대한 입장 밝혀야"

[현장 중계] 안 원장, 대선 출마 선언... "저에게 주어진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겠다"

12.09.19 12:04l최종 업데이트 12.09.19 16:07l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오후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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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신 : 19일 오후 3시 55분]
"대통령 되면, 안랩 남은 지분 사회환원", "박근혜, 아버지에 대한 입장 밝혀야"

안철수 원장은 20일 "대통령이 된다면 제가 가진 나머지 안랩 지분 절반도 사회에 환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지난 2월 자신이 소유한 안랩 지분 절반을 기부해 공익재단인 '안철수 재단'을 만들었다.

안 원장은 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인간적인 고뇌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는 본인이 가진 정확한 생각을 밝히시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 서울대 대학원장직과 안랩 이사회 의장직은 사임하나?
"지금 이 시간 부로, 서울대 대학원장직, 안랩 이사회 의장직도 사임할 생각이다. 그게 너무나 당연하다. 그리고 또 추가로 덧붙이면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제가 가진 나머지 안랩 지분 절반도 사회환원할 생각이다."

- 박근혜, 문재인 후보에 대해 평가해달라. 신당 창당과 민주당 입당 가능성은?
"박근혜 후보 역사관에 대해서 여러 가지 말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버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가 힘든 인간적인 고뇌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는 본인이 가진 정확한 생각을 밝히시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

- 출마 선언 이후 행보 어떻게 할 것인가. 앞으로 12월 19일까지 어떤 일정 가지고 대통령 후보로서 임할 것인가? 계속 단일화에 대해 정확한 말을 안 하고 있다. 시점이나 방법, 생각한 게 있는지 궁금하다. 대통령 후보로 결심하기까지 오랜 고민했다. 고민 끝낸 가장 큰 기점 있나?
"지난 두 달 동안 비공개 일정을 소화했다. 그 이유가 우선 첫 번째로는 양대 정당에서 경선이 진행되는 가운데, 제가 바깥에서 그렇게 떠들썩 공개 행보를 하는 게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생각해 보면, 제가 대통령직을 노리고 정말로 홍보 효과를 누리려고 했다면 모든 일정을 공개했을 것이다. 그런 입장에서 저를 이해해줬으면 한다.

두 번째로는 농촌, 실직자 가장 찾아다닐 때 공개행보해서 수십 명, 수백 명 기자들 둘러싼 가운데 대화했다면, 그분들 주눅들어 말씀 못 한다."

[7신 : 19일 오후 3시 43분]
안철수 "민간인 사찰, 발본색원해서 뿌리 뽑아야"

안철수 원장은 민간인 사찰과 관련 "상식적으로 민주주의에 반하는 공권력 남용의 최악의 형태"라며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서 발본색원,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참여정부 평가해 달라.
"가장 큰 공이라고 하면, 위에서 아래로의 일종의 권위주의 타파, 우리 사회에 장기적으로 미치는 사회 영향 크다. 과라고 한다면, 많은 분들이 동의할 수 있을 것 같다. 재벌의 경제집중, 빈부격차 심화, 그것은 큰 과라고 생각한다."

- 네거티브 공세에 어떻게 대응? 민간인 사찰 의혹 어떤 입장?
"저는 정당한 논쟁에 대해서는 성실하게 답할 생각이고, 이 자리에 있는 사람은 모두 답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네거티브, 악의적인 흑색선전에 대해서 저는 정치권 최악의 부패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특히 최근 몇몇 루머들이 있다. 그런 루머들이 사실은 저뿐만 아니라 모든 대통령 후보들에게 만약 그런 흠이 있다면, 모든 공직자로서의 자격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결격사유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에 만약 그런 의혹을 제기한 분들이 있다면, 국민들을 위해서 공개적으로 입증해달라고 청원드리고 싶다.

민간인 사찰 부분은 상식적으로 민주주의에 반하는 공권력 남용의 최악의 형태라고 생각한다. 국회 국정조사 통해서 발본색원,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6신 : 19일 오후 3시 35분]
"선거 결과 관계 없이 정치 계속한다"... 정당 창당 여부는 유보

안철수 원장은 "지금까지 몇번 직업을 바꿨지만 도중에 그만둔 적은 없었다"며 "이번에도 선거 결과와 관련없이 이 분야에서 일해서 조금이라도 우리나라가 긍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해, 대선 이후에도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을 앞두고 정당을 창당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한 채, "양 정당이 제대로된 개혁, 민의를 받드는 정당으로 거듭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 현 집권 세력의 집권을 반대한다는 입장은 아직도 그대로인가? 단일화 부적절하다고 했는데, 독자노선 유지하겠다는 것인가?
"이제는 더 이상 한 정당, 한 정권이 풀 수 없는 문제가 산적해 있다. 결국 모든 대선 후보들이 강조하고 있지만, 정말 통합과 화합이 필요하다. 정권을 잡은 이후 통합 불가능하다. 선거 과정에서 공정하게 경쟁하자고 제안했다. 제안한 이유는 국민에게 희망드리자는 것이다. 만나는 시기는 빠르면 좋겠다. 내일이라도 만나자고 하면 만나겠다. 답을 기다리겠다."

- 대통령이 된 이후, 정당 새로 창당할 것인가? 대선 패배 이후에는 어떻게?
"민주주의 체제에서 정당 정치의 중요성은 책에서 언급했다.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제게 보낸 기대도 그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말했던 두 가지 원칙. 첫 번째는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고, 두 번째는 국민들이 동의해야 한다는 원칙을 견지하면서 열심히 선거활동을 하면, 양 정당도 제대로된 그런 개혁, 민의 받드는 정당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

제가 지금까지 몇번 직업 바꿨다. 도중에 그만둔 적 없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선거 결과와 마찬가지로, 정치인으로 거듭나기로 한 이상, 결과와 관련없이 이 분야에서 일해서, 조금이라도 우리나라 긍정적 발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겠다."

안철수 원장은 대선 출마 선언 뒤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현재의 여러 가지 위기를 풀기 위해서는 융합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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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신 : 19일 오후 3시 25분]
안철수 "융합적인 사고, 디지털 마인드 필요"

안철수 원장은 대선 출마 선언 뒤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현재의 여러 가지 위기를 풀기 위해서는 융합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평적 리더십, 디지털 마인드 등을 강조했다.

- 국정운영 경험이 없기 때문에 위기 관리 리더십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지금 현재 여러 가지 위기라든지, 국내에서 풀리지 않는 많은 문제가 있다. 그 문제 공통점 살펴보면, 한 분야의 전문가, 또는 한 정부의 부처 내지는 한 사람의 결정으로 풀 수 없다. 대부분 복합적인 문제다. 이럴 때 필요한 게 융합적인 사고다. 융합적인 사고라는 말은 자기의 전문성을 가지고 세상 문제를 바라보는 게 아니라, 문제를 먼저 중심에 두고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 어떤 전문가와 방법론, 정부부처 사람들이 필요한가 모으는 접근 방법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게 수평적 리더십, 디지털 마인드다. 21세기 디지털 트렌드를 이해해야 한다. 전문가들을 수평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조합할 수 있어야 한다. 제가 해왔던 일들이 그쪽 방면의 일이었다."

[4신 : 19일 오후 3시 20분]
안철수 "지금 시점에 후보단일화 논의 부적절"

20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안철수 원장은 "지금 시점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 많은 국민 정치경험이 없어서, 국정수행능력 의구심 품는 사람 많다. 원장님이 국정운영 보여주기 위해서 함께할 수 있는 분들 필요할 것 같다. 언제 공개할 것이고, 어떤 분들인가?
"정치경험이 없는 것 맞다. 그렇지만 과연 정치 경험 많은 게 좋은 것인지 모르겠다. 지금 현재 많은 분들의 지금이 현재 열망이.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들, 정치개혁, 새로운 혁신, 혁신경제, 디지털마인드와 수평적 리더십만이 우리가 처해 있는 많은 문제 풀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 그래서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비록 제가 직접적인 정치경험 부족하지만 대신에 다양한 분야 현장에서, 아이티(IT), 의학, 경영, 교육 분야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들이 정치하는데 플러스가 되지,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같이 할 분들은 이 자리에 참석했다. 앞으로 기회를 봐서 예를 갖춰서 적절한 시기에 소개해드리겠다."

- 야권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필요하다면 어떤 시기 방법 통해서 가능하다고 보나?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 두 가지 있다. 첫 번째는 정치권에 진정한 변화와 혁신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국민이 그것에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지금 이 시점에서 두 가지 조건이 갖춰지지 못한 상황에서 단일화 논의하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3신 : 19일 오후 3시 7분]
안철수 "저에게 주어진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겠다"

안철수 원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안철수 원장은 19일 오후 3시 기자회견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저는 이제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함으로써 그 열망을 실천해내는 사람이 되려 한다, 저에게 주어진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먼저 정치개혁은 선거과정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저는 저부터 선거과정에서의 쇄신을 약속드린다, 저는 선거과정에서 어떤 어려움과 유혹이 있더라도 흑색선전과 같은 낡은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또한 박근혜, 문재인 후보에게 선의의 정책 경쟁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날 안 원장의 기자회견에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이원재 전 한겨레경제연구소장, 김민전 경희대 교수, 하승창 전 희망과대안 운영위원장, 정지훈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장, 김호기 연세대 교수, 작가 조정래씨 등이 참석했다.

다음은 안철수 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 전문이다.

"정치가 바뀌어야 우리 삶이 바뀔 수 있다"
페이스북 Ahnspeaker에 올라온 대선 출마 선언문
안녕하십니까
안철수입니다.

저는 지난 7월말에 말씀 드린 대로 국민들의 의견을 듣고자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그 동안 저는 재미있는 별명도 얻었고.
또 최근에는 저를 소재로 한 유머도 유행하더군요.

그동안 제 답을 기다려오신 여러 분들의 애정이라고 생각하고
그 또한 무겁게 받아들이겠습니다.

기업인과 교수의 삶을 살아온 저로서는,
국가경영의 막중한 책임을 지는 결심에 이르기까지
정말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춘천에서 만난 어르신, 명예퇴직을 앞둔 중년의 가장,
30대의 쌍둥이 엄마와 같은 많은 이웃들을 만나 뵈었고,
각 분야에서 경륜과 전문성을 가진 분들도 만났습니다.
가능하면 조용하게 경청하고 귀를 기울였습니다.

어느 한분 힘들지 않은 분들이 없었습니다.
중산층이 무너지고 저소득층이 너무 고통 받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힘들고 고단한 삶의 과정에서도
그분들은 끊임없이 희망을 만들고 계셨습니다.

나 자신보다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참고 견디고 희생하고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제가 희망을 드린 것이 아니라 제가 오히려 그분들께 힘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모두 고맙습니다.

여러분이 제게는 스승입니다.
그 분들이 저를 한걸음 더 나아가게 했습니다.

그 분들이 제게 한결 같이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정치가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문제를 풀어야 할 정치가 문제를 만들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국민들의 삶을 외면하고 국민을 분열시키고, 국민을 무시하고,
서로 싸우기만 하는 정치에 실망하고 절망했다" 하셨습니다.

또 한 번도 정치에 발 딛지 않은 제가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할 때
많은 분들이 왜 제게 지지를 보내는지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제 좀 정치를 다르게 해보자, 새롭게 출발해보자"는 뜻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저는 제 역량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국가의 리더라는 자리는 절대 한 개인이 영광으로 탐할 자리가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당선여부보다는 잘 해낼 수 있느냐가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거듭 질문을 던지고 대화를 통해 답을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저는 이제 제 자신 스스로에게 질문했던 답을 내어놓으려 합니다.

지금까지 국민들은 저를 통해 정치쇄신에 대한 열망을 표현해주셨습니다.

저는 이제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함으로써
그 열망을 실천해내는 사람이 되려 합니다.
저에게 주어진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려고 합니다.

저는 먼저 정치개혁은 선거과정에서부터 시작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반을 적으로 돌리면서 통합을 외치는 것은 위선입니다.
선거과정에서 부당하고 저급한 흑색선전과 이전투구를 계속하면,
서로를 증오하고 지지자들을 분열시키며, 나아가서는 국민을 분열시킵니다.
그렇게 선거가 끝나고 나면 선거에서 이겨도 국민의 절반 밖에 마음을 얻지 못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 된다면 다음 5년도
분열과 증오의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을 겁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통합과 사회문제 해결은 요원한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부터 선거과정에서의 쇄신을 약속드리겠습니다.

저는 선거과정에서 어떤 어려움과 유혹이 있더라도
흑색선전과 같은 낡은 정치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저를 지지하는 분들이 그 결과를 존중하고 같이 축하할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께 제안합니다.

모두 한자리에 모여,
국민들을 증인으로 선의의 정책 경쟁을 할 것을 약속하면 어떻겠습니까?
그리고 선거후에도 승리한 사람은 다른 후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패배한 사람은 깨끗이 결과에 승복하여
더 나은 우리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협력할 것도 같이 약속하면 어떨까요?

그래야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넘어서
우리의 미래를 위한 에너지로 바꿔 놓을 수 있을 겁니다.
누가 당선 되더라도 국민을 위해서라면
서로 도울 수 있고 또 함께 할 수 있는
통합의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정책 대결 속에서 제가 만약 당선된다면
다른 후보들의 더 나은 정책이 있다면 받아들이고 또 경청할 겁니다.
이것이 바로 국민들이 원하는 덧셈의 정치, 통합의 정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정치 경험도 없는데
막상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걱정을 하셨습니다.
정치라는 험한 곳에 들어가 괜히 만신창이가 되지 말라고도 하셨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도 그런 생각을 가진 분들이 계실 겁니다.

저는 정치경험뿐 아니라 조직도 없고, 세력도 없지만, 그만큼 빚진 것도 없습니다.

정치경험 대신 국민들께 들은 이야기를 소중하게 가지고 가겠습니다.
조직과 세력 대신 나라를 위해 애쓰시는 모든 분들과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빚진 게 없는 대신, 공직을 전리품으로 배분하는 일만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대통령 한 사람의 힘으로 5년 만에 모든 문제를 해결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은 이미 현명한 국민들과 많은 전문가들이
요소요소에서 각자가 역할을 하는 커다란 시스템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속에 이미 답이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낡은 체제와 미래가치가 충돌하고 있습니다.

이제 낡은 물줄기를 새로운 미래를 향해 바꿔야 합니다.
국민들의 민의를 반영하지 못하는 정치 시스템,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는 경제 시스템,
계층 간의 이동이 차단된 사회시스템,
공정한 기회가 부여되지 않는 기득권 과보호구조,
지식산업시대에 역행하는 옛날 방식의 의사결정구조,
이와 같은 것들로는 미래를 열어갈 수 없습니다.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됩니다.
국민들은 이제 정치부터 바꿔야 한다고 이야기하십니다.

앞으로 5년은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매우 힘든 상황이 전개될 것입니다.
국내의 가계부채와 부동산 문제가 정말 심각합니다. 세계적인 장기불황까지 겹쳐 한꺼번에
위기적 상황이 닥쳐올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제가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도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지만 부족하고 실수도 하고 결점이 많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명한 국민들과 전문가들 속에서 답을 구하고, 지혜를 모으면
그래도 최소한 물줄기는 돌려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위기의 시대에 힘을 합쳐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가 바뀌어야 우리 삶이 바뀔 수 있습니다.
새로운 정치가 들어서야 민생경제 중심 경제가 들어섭니다.
대한민국은 새로운 경제모델이 필요합니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성장동력과 결합하는 경제혁신을 만들어야 합니다.
평화체제는 역시 안보와 균형을 맞출 때 실현가능합니다.
제 정책비전과 구상의 구체적 내용은 앞으로 선거과정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이번 선거 과정부터
국민의 생각이 하나로 모아지는 첫걸음을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새로운 변화를 원하는 국민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지면 좋겠습니다.

저는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진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의 정치를 하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를 향한 공격이나 비난은 두렵지 않습니다. 극복하겠습니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싸워야 한다면 정정당당하게 싸울 것입니다.

사람의 선의가 가장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국민여러분과 함께 증명하려고 합니다.
저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신
그리고 많은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여러분
저와 함께 해주십시오.
그래야 정치가 바뀌고 정치가 바뀌어야 우리의 삶이 바뀝니다.
변화의 열쇠는 바로 국민 여러분께 있습니다.
국민이 선택하는 새로운 변화가 시작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작가, 윌리엄 깁슨의 말을 하나 소개하고 싶습니다.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있지 않을 뿐이다"

그렇습니다. 미래는 지금 우리 앞에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2신 : 19일 오후 3시]
안철수 대선 출마 선언... "안철수 보러 휴가까지 냈어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오후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안 원장의 기자회견이 예정된 구세군 아트홀은 이날 오전부터 취재진으로 분주한 모습이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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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원장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의지를 보일지 직접 보고 싶어서 왔어요."

19일 오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의 기자회견이 예정된 서울 충정로 구세군 아트홀 앞, 연령대가 높은 '안철수 산악회' 소속 회원 200여 명 사이에서 고은영(33)씨가 유독 눈에 띄었다. 고씨를 비롯해 산악회 회원들은 기자회견 시작 4시간 전인 이날 오전 11시께부터 일찌감치 기자회견장 앞을 지켰다.

산악회 회원들 사이에 홀로 서서 기자회견을 기다리던 30대의 고씨는 회사에 휴가원까지 내고 왔다고 했다. 고씨는 "5년 전 대선 치를 때 무관심했던 것이 우리 삶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알게 됐다"며 "이번 대선에서는 관심을 갖고 후보들의 정책을 지켜본 후 지지할 사람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이 입장할 수 있는 회견장 2층에는 '철수산악회'와 '대한민국 안사모(안철수를 사람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이 일찍부터 자리를 잡아, 오후 1시 이후에 온 지지자들은 회견장에 들어갈 수 없었다. 철수산악회 회원들은 각각 태극기를 손에 들고 안 원장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광주전남 정책개발 연구원'이라고 소속을 밝힌 한 사람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해 "오빠는 IT스타일"이라고 쓴 손 플래카드를 펼치기도 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지금 올라가면 회견장에 들어가실 수 없다"며 안내를 했지만, 지지자들은 여전히 그 앞에 서 있는 상황이다.

유아무개씨(42) 역시 1시간 째 기다리고 있다.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유씨는 "변화의 시작을 함께하고 싶어서 회견장에 왔다"며 "'상식'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안 원장은 신뢰할 수 있다, 안 원장은 루키지만 정치의 틀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발이 성성한 김은미(76)씨도 들어가지 못하고 바깥에 자리를 깔았다. 뉴스를 통해 안 원장의 출마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는 김씨는 "새누리당은 주변이 다 비리 정치인이라서 안 된다"며 "안 원장은 깨끗한 정치를 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회견장에는 30~4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도 눈에 띄었다. 대부분 20~30대 젊은 층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은 모두 입을 모아 "도와줄 게 있을까 해서 현장에 직접 왔다"고 말했다.

한편 오후 2시 50분 현재, 기자회견장 안에는 안철수 원장의 '대선 슬로건'이 내걸렸다. 안철수 원장이 기자회견을 할 연단 뒤로 '국민이 선택하는 새로운 변화가 시작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펼쳐졌다.

[1신 : 19일 낮 12시 5분]
안철수, 오후 3시 입장 발표... 대선 출마 선언할 듯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오후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안 원장의 기자회견이 예정된 구세군 아트홀은 이날 오전부터 취재진으로 분주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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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91일 앞둔 19일, 선수들이 모두 출발선에 선다. 곧 총성이 울리고, 대선 레이스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이날 오후 3시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다수 전문가들과 정치권 인사들은 안 원장이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원장이 출마할 경우, '1차 선거전'은 양대 정당의 박근혜(새누리당)·문재인(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무소속 안 원장 간의 3자 구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요구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분열하면 필패한다는 경험 때문이다. 문재인 후보는 지난 16일 대선 후보 선출 직후 기자회견에서 단일화는 물론, 공동정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안 원장 역시 단일화 요구를 거절하지 않을 것으로 보임에 따라, 문 후보와 안 원장의 단일화가 다른 대선 이슈를 삼킬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문재인 후보가 '컨벤션 효과'로 상승세를 탄 상황에서, 안 원장은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7~18일에 조사해 18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안 원장은 야권후보 적합도에서 32.3%의 지지율을 얻었다. 이는 44.9%를 얻은 문 후보보다 12.6%포인트 뒤쳐지는 것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오후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안 원장의 기자회견이 예정된 구세군 아트홀은 이날 오전부터 취재진으로 분주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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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안철수 원장의 기자회견이 열리는 서울 충정로 구세군아트홀 주변은 현재 방송사 중계차량으로 둘러싸여 있다. 안 원장의 출마 여부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를 감안해 보도전문채널뿐만 아니라, 지상파 방송사도 안 원장의 기자회견을 생중계할 예정이다.

안 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단에 서서 자신의 입장을 밝힌다. 당초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할 것으로 보도됐지만, 오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안 원장은 10~20분간 준비한 원고를 읽고 취재진의 질의응답을 받는다. 기자회견은 1시간을 넘지 않는다.

또한 이날 회견에는 이미 알려진 안철수 캠프 관계자 외에 정치권 인사들은 참여하지 않는다는 게 안철수 캠프의 설명이다. 안철수 원장 쪽 유민영 대변인은 "주요 참석자를 소개하거나, 이들을 안 원장 뒤에 세워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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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로동신문 전쟁 경고기사 무려 5개

 

북 로동신문 전쟁 경고기사 무려 5개
 
"도발자들 소탕해 버릴 것" 발언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2/09/19 [07:31] 최종편집: ⓒ 자주민보
 
 

▲ 조선인민군은 김정은 원수의 최후 돌격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훈련을 다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에 전쟁이 아닌 평화가 깃들기 바란다. © 이정섭 기자

조선 로동당 기관지인 로동신문이 19일자 신문에 전쟁에 관한 경고 기사를 무려 5개를 보도해 주목되고 있다.


로동신문은 ‘억척같이 다져온 군사적 위력을 총폭발시켜 도발자들을 소탕해 버릴 것“이라는 종합제목 아래 전쟁을 언급하는 기사를 다량 게재했다.


이 신문은 ‘자주통일, 평화번영의 장애는 제거 되어야 한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자주통일, 평화번영은 우리 민족의 한결같은 지향이며 요구”라며 “역사적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은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이룩하고 부강 번영하는 통일강국을 일떠세우려는 우리 민족의 투쟁에 커다란 활력을 부어주었다.”고 일갈했다.


기사는 “북과 남,해외의 온 겨레는 외세에 민족의 존엄과 이익을 팔아먹으면서 반통일 대결책동에 미쳐 날뛰는 이명박 역적패당을 쓸어버리기 위한 거족적 성전에 한결 같이 떨쳐나서야 한다.”며 “자주통일, 평화번영은 이명박 역적 패당을 무자비하게 징벌하는 우리 겨레의 성스러운 애국투쟁에 있다.”고 밝혔다.


로동신문은 ‘선제공격에는 무자비한 조국통일성전으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는 “최근 내.외호전광들이 악랄하게 감행한 《을지 프리덤 가디언》합동군사연습의 침략적 성격을 입증해주는 자료들이 드러나 내외의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을지 프리덤 가디언 훈련을 비난했다.


기사는 “남조선괴뢰들의 북침전략이 선제공격으로 공공연히 이행되고 있는 것은 실로 위험천만한 사태”라며 “이명박 패당은 지금 최악의 통치위기에 처해있다.《대북정책》의 총파산과 높아가는 민심의 반《정부》기운으로 파멸의 위기에 처한 이명박 패당이 그로부터의 출로를 전쟁도발에서 찾으면서 군사적 모험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이명박패당이 북침선제공격을 기정사실화하고 그 실행을 본격적으로 다그치고 있는 위험천만한 현실은 해내외의 온 민족에게 전쟁광신자들을 무자비하게 징벌하고 조국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정의의 애국성전의 필요성을 다시금 강조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동신문은 ‘제2의 조선전쟁도발을 노린 광대극’이라는 보도에서 “남조선에서 지난 전쟁시기를 방불케 하는 요란한 반공화국광대극들이 펼쳐지고 있다.”며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괴뢰들은 월미도앞바다에서 1,500여명의 무력과 각종 함선, 상륙돌격 장갑차 등을 동원하고 숱한 참관자들까지 끌어들여 미제가 지난 조선전쟁시기 감행한 인천상륙작전을 재연하는 불장난소동을 펼쳤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낙동강 전투 재현도 예정 되어있다고 말하고 이는 엄중한 군사도발이라고 반발했다.


기사는 “이명박 패당이 지난 조선전쟁에서의 수치스러운 참패에서 교훈을 찾을 대신 《기념》이니 뭐니 하며 북침을 꿈꾸는 것이야말로 어리석기 그지없다.”며 “지금 우리 군대와 인민은 미국과 이명박 역적 패당의 무분별한 전쟁도발책동에 대처하여 만단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최후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고


“미제와 괴뢰들이 감히 도발을 걸어온다면 우리 천만군민은 절대로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억척같이 다져온 군사적 위력을 총 폭발시켜 전쟁광신자들을 모조리 격멸소탕하고 조국통일위업의 최후승리를 이룩하고야 말 것”이라고 호언했다.


로동신문은 ‘핵전쟁의 불구름을 몰아오는 미제와 남조선 괴뢰 호전광들’ 제하의 기사에서 “최근 미제와 남조선 괴뢰 호전광들의 북침전쟁도발책동이 더욱 무모한 단계에 이르고 있다.”고 경계하고


“괴뢰 호전광들의 무모한 북침전쟁연습책동은 철저히 미국상전의 조종하에 그리고 《유엔군사령부》의 간판을 도용한 미제침략군의 지원 밑에 감행되었다.”며 “끊임없는 북침전쟁연습소동으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엄중히 위협하고 파괴하는 미제와 미국의 침략적인 전쟁정책집행의 하수인이 되여 미쳐 날뛰는 괴뢰 호전광들은 저들이 지른 불속에서 파멸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로동신문은 마지막 ‘불순한 정치적 목적이 깔린 폭압소동’에서 “남조선에서 우리 공화국을 동경하며 민족의 화해와 단합, 자주통일을 주장하고 보수《정권》을 반대하는 각계 진보적 인사들과 단체들에 대한 이명박 역적 패당의 파쇼적 폭압책동이 계속 악랄하게 감행되고 있다.”며 국가보안법의 남용을 지적했다.


이 매체는 국가보안법으로 탄압받고 있는 울산대학교 교수와 자주민보 이창기 대표,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로수희 부의장 등을 직접 거론하며 이들은 “전쟁위험을 막고 평화와 남북관계개선, 조국통일에 기여하기 위해 정의로운 활동을 벌려온 활동을 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그에게 정신육체적 박해를 가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또한 “민족의 화해와 단합, 통일을 주장하는 각계 인사들에게 폭압의 마수를 뻗치고 있다.”며 “노수희 부의장이나 이창기 대표는 죄로 될 만 한 일을 한 적이 없다. 그들의 활동은 그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결심과 선택, 남조선인민들의 의사와 요구로부터 출발한 것”라고 강조했다.


이어 “괴뢰패당이 감행하는 폭압소동의 불순한 목적을 똑똑히 꿰뚫어보고 있는 남조선의 진보세력들과 각계층 인민들은 보수당국의 망동을 《〈정권안보〉를 위한 MB의 마지막몸부림》”이라며 “보수패당의 무분별한 폭압망동은 저들자신의 파멸만을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로동신문의 이날 전쟁기사는 최근에 들어서도 이례적인 일이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의 한 통일운동가는 “이명박 정부는 취임초부터 북을 적으로 규정하고 비핵개방 3000 등을 통해 남북관계를 경색 시키고 5.24 조치로 남북교류가 전면 중단 됨으로써 한반도에는 전쟁이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고 우려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뼈속까지 친일 친미라는 발언은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의원의 입에서 폭로되었다. 동족을 주적으로 몰아세우고 외세에 대해 사대주의적 행보로는 분단을 극복할 수 없다.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민족끼리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민족대단결의 원칙에서 6.15와 10.4 선언을 이행해야 가능하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정책의 전향적 자세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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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교수 "민주당, 안철수 들어올 정도로 혁신해야"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은 무조건 실패한다"

[인터뷰] 조국 교수 "민주당, 안철수 들어올 정도로 혁신해야"

여정민 기자(정리)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2-09-18 오전 10:41:43

 

이제 정말 시작이다. 민주통합당의 대선 후보로 지난 16일 문재인 후보가 확정됐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오는 19일 출마와 관련한 입장을 밝힌다. 야권의 경선은 사실상 이제 시작되는 셈이다.

아직까지
대중 앞에서 자신의 출마 관련 생각을 밝히지 않은 안 원장의 속내를 확언하긴 어렵지만, 야권에서 문 후보 본인을 포함해 두 사람의 단일화 필요성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어떻게'가 관건일 뿐이다.

17일
만난 조국 서울대 교수는 단일화의 방법보다 그 과정을 강조했다. 앞서 '아름다운 단일화', 이른바 '담판'을 얘기한 바 있는 조 교수지만, 그는 "앞으로 한두 달 동안 각자 행보를 '따로 또 같이' 하다 보면 어느 순간 한 자장이 확 넓어지는 때가 온다"고 말했다. 지금 굳이 '방법론 논쟁'을 반복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얘기다.

그는 그러면서도 "무소속 대통령은 무조건 실패한다는 것을 안 원장도 알 것이고 모른다면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권은 가능할지 몰라도 국정운영은 무소속으로는 못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조 교수는 당장 민주당 입당은 어렵지만 "민주당이 안 원장이 들어올 수 있는 정당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이른바 '안철수
현상'에 대해서도 "민주진보진영의 외연이 확장돼 가는 과정으로 정당정치의 이탈이 아니라 정당정치의 성숙과 진화의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안 원장 등 당 밖 인사들이 대중의 마음을 얻는 것은, "이미 완결된 보수대연합"과 달리 아직 완결되지 못한 민주대연합이 이행돼 가는 과정일 뿐이라는 얘기다.

다음은 이날 서울시 관악구 서울
대학교 연구실에서 진행된 조국 교수와의 인터뷰 전문. 이 인터뷰는 전홍기혜 정치팀장이 진행했다.

 

▲ 조국 서울대 교수.ⓒ프레시안(최형락)


"모바일 투표 공정성 논란, 총선 때의 구원에서 비롯된 것"

프레시안 : 민주당 후보가 결선투표 없이 확정됐다.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조국 : 예정된 결과였다. 광주전남의 결과를 보고 결선투표는 없겠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했었다. 광주전남의 결과로 추정해 보면, 민주당 당원이든 지지자든 결선투표를 한 번 더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생각한 것 같다. 문재인으로 민주당 후보를 확정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자는 판단이다.

프레시안 : 문재인 후보 개인에 대한 평가 이전에 경선 과정에서 비문 후보들을 중심으로 모바일 투표의 불공정성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등 적잖은 내홍이 불거졌다. 2002년이나 2007년과 비교해 보면 크게 시끄러웠던 건 아닐지 몰라도, 잘 수습될 수 있을까?

조국 : 수습된다. 어렵지 않은 것이다. 경선 과정에서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지만 각 후보들이 충분히 전략적으로 할 만한 얘기였다. 비문 후보들은 결선투표로 가야하니까, 자기 지지층을 굳히고 문재인 후보와의 차별성을 확보하려면 강경한 전략을 쓰는 것은 이해할만하다. 다만 모바일 투표는 2007년 손학규 대표 시절에 도입한 것이다. 그 뒤로도 강화하는 흐름이었고 어느 날 갑자기 떨어진 게 아니다. 기술적 조작이 있었다면 할 말이 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국민참여경선 자체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었다.

학문적으로는 민주당의 당원이 아닌 사람이 왜 (정당 문제에) 관여하느냐는 근본적인 문제제기는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은 한국 정당 구조의 문제다. 100% 당비 내는 사람에게만 투표권을 주는 진성당원제는 진보정당의 특수성이고, 한국 현대사에서 지배적 대중정당은 지지자 정당이었다. 당원은 소수다. 이유가 있다. 우리는 진보든, 보수든 대개 정당에 잘 가입하지 않는다. 그러니 지지자 중심으로 정당이 움직여 온 것이다. 당원만 가지고 다 할 수가 없다. 모바일 투표도 결국 젊은층이 유선전화는 잘 안 받으니까 도입한 것 아닌가. 그 자체는 문제가 없다. 지지자 정당으로 당연히 했어야 할 조치다.

모바일 투표 관련 이 논쟁이 근본적으로는 지난 총선 때의 구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 지난 총선에서 소외된 사람, 낙천한 사람 등이 결집되면서 지난 총선 과정에서의 책임을 문재인 후보 개인에게 돌리는 것이다. 이런 몇 가지 문제들이 연결된 상황에서 터진 문제였다. 발언들을 보면 손학규 후보가 다른 후보에 비해 속이 많이 상한 것 같지만, 손 전 대표는 대인이다. (문 후보에게) 힘을 합치는 것은 너무 자연스러울 것이다. 김두관, 정세균 후보는 말할 것도 없다.

"문재인과 안철수, '따로 또 같이' 계속해야 한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비문 후보들의 반발에 대한 우려는 당 밖에 있는 안철수 원장과 단일화 문제와 연관된 것이기도 하다. 거기서 문재인 후보의 정치력이 어느 정도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이는데?

조국 : 단일화는 될 것이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사적으로 두 사람의 사이가 나쁘지 않다. 개인적 신뢰가 있다. 또 두 사람 모두 '정치 초년병'이라는 점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동할 것이다. 전에 '맑은 눈'이라고 표현했는데, 야욕과는 관계없이 살아온 사람들이다. 둘째 이유는 단일화가 이뤄져야만 민주진보진영이 집권할 수 있다. 한국 사회의 구조적 정치 지형이 그렇다. 김대중도 김종필과 연합해서 이겼고, 노무현도 정몽준과 단일화를 통해 이겼다.

그때는 어찌 보면 완전히 반대 세력과도 힘을 합쳤다. 그러나 안철수와 문재인은 그 정도 떨어져 있지 않다. 더욱이 합치지 않으면 무조건 지는데 그 정치적 비난과 후과가 엄청나다는 것을 본인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구조도 단일화에
유리한 조건이다.

프레시안 : 문제는 방법 아닌가? 조 교수는 '박원순 모델'을 단일화의 한 방편으로 제시했는데, 서울시장과 대통령 선거의 무게가 다르다는 점에서 소위 '아름다운 단일화'가 가능하냐는 걱정이 작지 않다.

조국 : 내가 말한 '담판'은 내일 당장 하자는 것이 아니다. 양쪽 모두 한두 달 정도는 지지층을 확보하고 설득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안철수 원장도 지금까지 비공식적으로 활동했지만 공식 데뷔하면 자신의 판을 가지는 기회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앞으로 한두 달 동안 각자 행보를 하면 지금은 알 수 없는 판세가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지금 판세는 의미가 없다. 10월 중순 이후의 판세가 중요하다. 담판은 시간 순서로 맨 뒤다. 그 전까지 각자가 각자의 자장을 최대한 넓히는 일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한 자장이 확 넓어지는 때가 온다.

거기까지 가는 과정에서 두 후보가 '따로 또 같이'를 계속해야 한다. 양 측에 그런
메시지를 이미 전하기도 했는데, 각자의 지지층을 확산하고 공고히 하면서 또 사람들이 '저 두 사람이 같이 가겠구나'라고 느끼도록 보여줘야 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공개적인 티타임을 갖든, 함께 시장을 방문하든, 전국을 돌며 두 사람이 공동 토크쇼를 하는 것도 괜찮다. 차 한 잔 함께 마시는 것이 별 것 아니지만 정치적이고 상징적 의미가 있다.

"후보 등록은 한 명만 해야…무소속 대통령은 무조건 실패한다"


프레시안 : 그런 과정까지 염두에 둔다면 더욱 그 둘을 묶는 중재자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중재자로 조 교수를 지목한다.

조국 : 나는 개인이다. 내 개인의 말을 들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더욱이 대권은 엄청난 자리라 중재자의 발언권이 많지 않다. 나 뿐 아니라 이른바 '재야 원로'들의 발언도 먹혀들 여지가 거의 없다. 각 후보 본인, 그리고 직접적 대리인들끼리 담판을 지어야 한다. 솔직히 다 까놓고 얘기해야 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지금은 물론 아니다. 선거 하루 전날 하면 당연히 안 된다. 솔직히 말하면 후보 등록은 한 사람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하지만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이번 대선까지 후보를 못 내면 주요 선거 세 번을 모두 후보를 내지 못하게 된다. 불임정당이라는 비난이 나올 것이 뻔하다.

조국 : 박원순 서울시장은 입당하지 않았나. 두 가지 측면을 얘기하고 싶다. 일단, 안 원장이 지금 바로 입당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 바로 입당하는 것이 좋은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민주당은 우선 안철수 원장이 들어올 수 있는 정당으로 바뀌어야 한다. 당내 혁신의 문제다. 또 안철수 원장에게는 '무소속 대통령은 무조건 실패한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예수님이 온다 해도 무소속 대통령은 정국을 이끌어갈 수 없다.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집권은 가능할지 몰라도 국정운영은 못 한다. 우리로 얘기하면 새누리당과 민주당 모두로부터 견제를 받으니, 집권 1년 반 혹은 2년 내에 좌초된다.

안 원장도 그것을 알 것이다. 모른다면 알아야 한다. 안 원장 지지자도 마찬가지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양쪽을 모두 포괄하는 거국내각을 만든다? 그것은 환상이다. 우리 정당정치 구조 내에서 안 원장이 민주당과 손 잡아야하는 것은 분명하다. 비록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안철수 현상'이 만들어졌다 해도, 집권을 하고 국정을 운영하려면 정당정치에 기반해야 한다. 그것이 안철수의 남은 과제다. 민주당에서는 안 원장이 들어올 수 있도록 열어줘야 한다. 내부를 혁신하면서 소통의 틀을 만들어주면 가능하다. 시간이
얼마 안 남은 것 같지만 서로가 절박하니 할 수 있을 것 같다.

 

ⓒ프레시안(최형락)


"박원순, 안철수의 등장은 민주진보진영 진화 과정이다"

프레시안 :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때와 같은 방식만으로는 유권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도 없고,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는데도 한계가 있어 보인다. 그래서 나오는 얘기가 공동정부론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조국 : 공동정부론은 <한겨레>에서 내가 하는 인터뷰 코너에 문재인 후보가 나와 처음 한 말이다. 그 당시에는 내용이나 시기 등을 놓고 난타를 당했다. 그러나 현재는 민주당에서 안철수 원장 및 그 지지자와 연합해야 한다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공동정부든, 연합정부든 단어는 중요하지 않다. 사실 우리 사회에서 연합정부의 실험은 계속돼 왔다. 김영삼은 '3당 합당'이라는 연합 정치를 통해 집권했다. 그 뒤에는 'DJP 연합'이 있었다. 그때마다 일부에서는 야합이라고 비판했지만 외국에는 좌파 정당과 우파 정당이 연합정부를 만드는 일이 실제 있다. 민주진보진영만의 독자적이고 순순한 정부를 세울 수 있다면 하면 되지만, 그게 아니면 최대한 힘을 키워야하는 것 아닌가. 더욱이 과거에는 '합리적 중도' 정도의 이미지만 가지고 있고 모호해 보였던 안철수 원장이 <안철수의 생각>을 내면서 민주진보진영과 같이 하겠다는 것을 좀 분명하게 보여주지 않았나. 함께하는 것은 당위다.

프레시안 : 안철수 원장은 사실상 '개인'이라는 점에서 과연 공동정부라고 할 수 있냐는 비판도 나온다. 총선 이후 통합진보정당의 사실상 와해로 그 이전 시점에 얘기했던 '야권연대'와 상당히 결이 다른 선거 연대 전략이 됐다.

조국 : 당연하다. 안철수 원장은 당이 없고 당을 만들 생각도 없을 것 같고 능력도 없을 수 있다. 안 원장 주위의 사람들도 당을 만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한국의 정당정치는 현재 진행형으로 봐야 한다. 정당이 있고 그 밖의 모든 사람을 개인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 박원순도 개인일 뿐인데 왜 단일화를 했나? 우리 정당정치가 미약하다는 증거이긴 하지만 진화하는 정당 정치의 면에서 본다면, 박원순이나 안철수는 민주진보진영의 외연이 확장돼 가는 과정이다.

보수 쪽은 3당 합당을 통해 보수대연합이 어느 정도 완결됐다. 비록 선진당 등이 있긴 하지만 실질적인 의미가 없고 뿌리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그런데 이쪽은, 미안한 얘기지만 진보정당은 적어도 2012년까지는 의미 없는 존재가 됐고, 민주당을 포함한 쪽도 보수대연합만큼의 외연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기존 호남에, 노무현 당선을 기점으로 합류한 친노, 그리고 박원순 시장이 중심이 되는 시민사회운동이 최근에 결합했고, 여기에 '합리적 전문가 집단'을 대표하는 안철수 원장까지 합쳐지면 비로소 민주대연합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현재는 거기로 가는 여정에 있다. 정당정치의 이탈이 아니다. 정당정치의 성숙과 진화의 과정이다. 그러니 당연히 안철수 원장도 궁극적으로는 하나의 정당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맞다. 지금 당장 입당하라는 얘기는 현실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지만.

그런 점에서 '문-안 공동정부'는 'DJP 연합'이나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보다 더 좋은 조건에 있다. 박원순 식 승리의 경험도 가지고 있지 않나. 대권후보가 된 문재인의 몫이 크겠지만, 민주당은 현재의 민주당에 사람을 붙이는 식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문 후보가 당의 혁신을 공약했지만, 완전히 새로운 세력들을 다 묶어내는 모습으로 당을 바꿔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수권정당이다. 후보간 단일화는 충분조건이 아니다. 충분조건은 수권세력의 형성이고, 수권세력의 형성은 민주대연합 정당이 완성될 때 가능하다. 그런 것이 후보등록인 11월 28일 전에 등장하기를 원하고 희망한다.

"이정희 출마? 아무런 변수 안 돼…민주정부 3기, 해선 안 되는 일은 안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총선 전에는 야권의 한 축으로 진보정당이 있었지만 지금은 통합진보당이 완전히 무너졌다. 이정희 전 대표는 선거에 나온다고 하는데 대선 정국에 변수가 될까?

조국 : 변수는 안 된다. <진보집권플랜>이 총선 전까지는 거의 다 들어맞았는데, 총선 때 여러 가지 이유로 어그러졌다. 민주당이 공천을 잘 했다면 1당이 됐을 것이고, 통합진보당도 원내 교섭단체가 됐을 것이다. 그리고 두 당의 정책연합을 통한 연합정부가 가능했다면, 안철수 원장이 안 나왔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렇게 안 됐다.

그 상태에서 통합진보당은 알다시피 연속적 자해를 계속하고 있다. 이정희 전 대표가 대선에 나와서 1~2%의 득표를 얻는다고 의미는 없다. 민주당이든 안철수든 누구도 같이 하자고 하지 않을 것이다. 과거에도 반드시 진보정당과 함께 했던 건 아니었다. 게다가 이번 대선에서는 역할이 극히 줄었다.

이렇게 된 것은 어느 누구의 탓도 아닌, 본인들의 탓이다. 정치적 과오에는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 이정희 전 대표에게 직접 얘기하지는 못했지만, 여러 선배들에게 '백의종군'하는 것이 맞다고 얘기했다. 대권에 나왔다가 (정권교체를 위해 희생하면서) 물러가겠다? 그 자체가 우스운 얘기로 들릴 것이다. 전략적 이득도 잘 모르겠다. 정치인 개인을 위해서도, 진보정당을 위해서도 여러 분란에 대해 책임 지고 백의종군하는 것이 깔끔하다. 내 말을 들을지는 (모르겠지만)….


프레시안 : 올해 대선에서 야권이 승리한다면 '민주정부 3기'라 할 수 있다.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보면 공과 모두를 찾을 수 있다. 민주정부 3기의 중요한 과제를 꼽아본다면 어떤 게 있을까?

조국 : 1기와 2기의 경험이 있어서 3기는 그 이전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을 해서는 안 되는지를 경험으로 아는 것이다. 해야 할 과제는 당연히 두 가지다. 경제민주화와 정치사회개혁이다.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재벌개혁과 노동인권 강화다. 이 두 가지가 없는 경제민주화는 사기다. 박근혜 후보와의 결정적 차이기도 하다. 이 두 가지는 정권 초반 1년 내에 결판을 봐야한다.

그와
동시에, 다소 추상적이지만 정의와 공정의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 부정의하고 불공정하다는 느낌을 받는 법과 제도와 관행이 있다. 정치인으로 놓고 보면 뇌물, 정치개혁, 정당개혁의 문제가 있고, 검찰의 기소권 남용이 문제라면 사법개혁이 필요한 등이다. 재벌 문제 외에도 정치든 사법이든, 심지어 자기 생활에서의 문제에도 불공정의 문제는 있다. 이런 문제는 늦어도 집권 2년 내에 해야 한다.

프레시안 : 그 측면에서 걱정은 내년에는 더 경제가 안 좋을 거라고 한다.

조국 : 국내적으로는 가계부채가 있고, 국외로 보더라도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까지 터지면 바로 우리에게 직접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들 하더라. 김대중 정권이 외환위기 터지고 집권해서 설거지하다 끝났는데, 그런 일이 또 터진다면 3기 민주정부는 양해를 구해야 할 것이다. 이건 할 수 있지만 이건 못 한다고 밝혀야 한다. 우선순위를 정해서 해야될 것이다.

"박근혜, 본능적 정치인…유신에 대한 신앙에 가까운 생각 매우 위험"


프레시안 : 대선 후보 개개인의 장점과 단점을 꼽아 본다면? 우선 박근혜 후보부터?

조국 : 이 분은 대중, 정확히 말하자면 '우중(愚衆)'의 마음을 정확히 알고 그것을 움직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본능적 정치인이고 훈련된 정치인이다. 어릴 때부터 정치인을 했고, 궁정정치와 실물정치의 속살을 만지고 경험했고 지켜봤으니 그런 장점이 있다. 선거의 여왕이라 불리는 이유도 그렇다. 구조를 따지기 전에 특정 순간에 어떤 말로 돌파해야 이긴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2012년 OECD 수준에 이른 대한민국의 대통령에게 필요한 자질은 없다고 본다. 이 분은 자기 신념의 강자다. 신념의 포로다. 그 신념은
아버지와 유신 체제에 대한 신앙에 가깝다. 버리지 못한다. 생물학적으로는 아버지, 정치적으로는 유신이다. 그것을 단 한 번도 부정한 적이 없다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우리 대한민국 헌법에 위배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유럽발 경제위기가 와서 다시 외환위기로 간다면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르는 것 아닌가. 경제위기를 이유로 준유신을 가동할 수도 있다고 본다. 왜 부정하지 못하느냐가 매우 중요한데 민주주의 사회에 맞는 최고 지도자로서의 멘탈리티가 약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 나는 별로 뽑고 싶지 않다.

프레시안 : 그러나 사실 젊은층은 유신의 기억이 없다. 경험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와닿지도 않는다.

조국 : 유신이 태어나기 전 얘기니까 그렇다. 거의 3.1운동처럼 들린다. 인혁당 사건도 유관순 누나가 서대문형무소에서 죽었다는 것처럼 생각될 수 있다. 그런데 그 시대가 재연된다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개헌을 요구하면 감옥 가고, 머리 길면 강제로 잘리고, 여학생이 미니스커트를 입으면 유치장에 간다. 경제성장이라는 이름 아래 벌어진 일이지만, 과연 그런 전략만이 경제성장이 가능한가에는 여러 가지 논쟁의 지점이 있다. 심지어 보수 진영 내에서도 다수는 5.16 군사쿠데타는 인정하지만, 유신은 너무 나갔다고 한다. 유신체제는 거의 히틀러의 그것과 똑같았으니까. 그런데도 박근혜 후보는 유신까지도 끝까지 옹호한다.

"야생마 같은 노무현 vs 절도와 절제 있는 문재인"


프레시안 : 문재인 후보의 장단점은?

조국 : 노무현 정부 때는 오히려 사람들이 문재인을 잘 알지 못했던 것 같다. 본인이 대중적으로 나서려 하지 않았기도 했다. 그런데 '노통' 장례식 때 모습, 백원우 의원소리를 지르니 (문 후보가) 백 의원을 앉히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머리를 숙여 사과했다. '노통'의 비서실장으로 누구보다 원통할텐데 그 와중에 공식적인 격식을 유지한 것이다. 그 모습에서 사람들이 '아, 저 사람은 한풀이하려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노통'의 서거 발표하고 장례식까지의 모습에서 인간 문재인이 어떤 사람인지 대중에게 각인됐고, 그 이미지를 문재인이 가지고 있다.

실제로 과거에 법무법인
부산에서 노무현 당시 변호사와 함께 변호사로 활동할 때도 '노통'과 상반된 이미지였다. 두 사람 모두 대표적인 노동인권변호사였지만, 법정에서 '노통'을 거북해하는 사람은 상당수였지만 문재인은 대부분이 좋아했다. 문재인과 반대되는 입장에 있는 사람도 그랬다. 둘이 스타일이 다르다. '노통'은 야생마 같지만 문재인은 절도와 절제가 있다. 지금도 몸에 배어 있다. 그것이 최고의 장점이 아닐까.

권력을 잘 모른다는 얘기도 있지만 사실은 그 속성을 잘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정치인으로 정말 안 나가려고 애를 쓴 것이다. 1987년 민주항쟁 때부터 넓은 의미에서 정치에 관여해 왔고, '노통'을 보내고 난 뒤 자신 외의 여러 사람이 다 정치를 했다. 어떻게하든 정치를 안 하려 했던 사람인데 지금은
대형 정치인이 돼 버렸다.

 

ⓒ프레시안(최형락)


단점은 말? 원래 좋았는데 치아 10개를 임플란트 시술한 뒤 발음이 정확하지 않다. 또 변호사는 비록 서면으로 말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변호사 때는 말을 잘 했다. 법률가의 언어는 잘 하는데, 정치인의 말은 아직 부족하다. 법률가의 특성은 한 단계씩 밟아가 결론에 도달한다. 정치인은 점핑한다. 비약하고 생략한다. 정치인 언어의 화룡정점이 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내 아내를 버리란 말입니까" 아닌가. 한 방에 모든 것을 다 끝내는 언어, 통쾌하다. 아직 문재인 후보에게는 최고 지도자가 가져야 할 생략과 비약이 잘 모이지 않는다. 정치인으로의 진화가 여전히 필요하다.

"안철수, 신중하고 사려 깊지만 아직 정치인의 모습 보여주지 않았다"

프레시안 : 안철수 원장은 어떤가?

조국 : 정치인으로서는 알 수가 없다. 아직 정치인으로 활동을 본격적으로 안 하셨으니. 현재까지는 책으로 정치를 했다. (출마선언으로) 본격 시험대에 올랐으니 이제는 담판을 하건, 야권단일화를 위해 TV토론을 하건, 말을 해야할 것이다. 그 말은 책과는 다르다. 어떨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장점은 신중하고 사고가 깊고 스스로 다지는 스타일로 보인다. 문재인 후보보다 더 다지고 다진다. 어떻게 보면 지루할 정도로, 돌다리도 짚어가는 사람인 것 같다. 또 우리 사회에 그 정도 지위에 오른 사람 중에, 그 정도로 깔끔하게 산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깔끔하게 살았을 뿐 아니라 세상의 바람직한 변화에 대해 그 정도 고민한 사람이 있을까?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매우 소중하다. 정치인으로 어떻게 할지는 아직 모른다. 자신의 육성으로, 언동으로 보여주지 못했고 늘 타인을 통해 얘기했다. 대중민주주의사회에서 그런 건 없다. 그걸 하셔야 할 때가 됐다. 이제 대변인이 아니라 자신의 말로 해야 한다.

프레시안 : 야권의 승리를 위해 기여를 하겠다고 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얘기해준다면?

조국 : 빗자루 들고 마당 쓸라고 하면 그래야죠. 사실 나는 정권교체 되면 1년 간 연구년 받아 나가 있을 생각이다. 지난해와 올해 세상 일에 관여를 너무 많이 해 와서 제가 해야 할 저술 작업이 조금씩 미뤄졌다. 사적으로 (정권교체가) 매우 필요하다(웃음). 그 점에서 연말까지 빗자루까지 쓸 생각이 있다.

어떤 역할을 해야할지는 고민이다. 단일화가 되면 단일 후보를 위해 뛰어야하는 것이 너무 분명하지만, 어떤 일이든 직책이든 도와달라면 도와드려야 할 것이다. 그 전에 두 분이 경쟁과 협력을 계속해 나갈 때 제가 어떤 일을 해야할지 고민이다. 고민 중에 있다고만 말씀드린다.

프레시안 : 긴 시간 얘기 감사하다.

 
 
 


 

/여정민 기자(정리)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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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업이 평양으로 몰린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2/09/18 10:40
  • 수정일
    2012/09/18 10:4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세계기업이 평양으로 몰린다
 
북 제8차 평양가을철 국제상품 전람회 개최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2/09/18 [07:44] 최종편집: ⓒ 자주민보
 
 


▲ 평양국ㅈ상품전람회는 해를 거듭할 수록 그 규모와 경제적 효과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봄철상품전람회에 조선의 평화자동차가 내놓은 자동차. © 이정섭 기자


조선에서 국제 상품 전람회가 열리게 된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제8차 평양가을철국제상품전람회가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3대혁명전시관에서 진행된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평양가을철국제상품전람회에 조선을 비롯해 중국, 네덜란드, 독일, 러시아, 말레이시아, 스위스, 영국, 오스트리일리아, 이탈리아, 프랑스, 폴란드, 중국 대북 등의 국가 210여개 회사들이 참가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신문은 조선에서는 컴퓨터 수치제어 기술이 도입된 최첨단 CNC공작기계를 비롯하여 금속, 기계, 전력, 농업, 경공업, 보건, 식료일용 등 여러 부문의 1.390여종의 제품들이 출품 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또한 전람회는 무역, 경제, 과학기술분야에서 나라와 지역들 사이의 협력과 교류를 발전시키는데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상품전람회는 조선무역성 국제무역전람사 주관으로 봄철과 가을철로 나뉘어 개최되며,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 시절에는 남북 경협을 위해 한국국제전시장(KINTEX), 김대중전시컨벤션센터, 한국무역협회 등 전시기관, 남북경협관련 단체·협회, 통일부 관계자 등이 조선을 방문 참관하기도 했으나 이명박 정부들어 교류와 참관이 전면 차단되어 있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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