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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코로나19 사망자 하루 1700명...사망자수 25만 명 넘어서

트럼프의 '코로나 정치게임'이 낳은 비극..."트럼프 지지자, 사망하면서도 코로나 부정"

문제는 이미 지역 사회에 바이러스가 퍼질대로 퍼져 있기 때문에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너선 라이너 조지워싱턴 의과대학 교수는 18일 "어제 미국에서 발생한 끔찍한 사망자 수는 2-3주 전 감염자 수를 반영하고 있다"며 "사망자 수는 더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CNN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2-3주 전에 미국에서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가 하루 7-8만 명이었는데, 현재는 하루 15만 명 이상 발생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라이너 교수는 "2-3주 후에는 하루 3000명의 사망자를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8일 현재 47개 주에서 지난 주에 비해 10% 이상 더 많은 신규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하와이에서만 신규 감염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스다코타와 아이오와도 지난 주에 비해 증가하지 않았지만, 이들 주는 최근 신규 환자, 입원, 사망률이 최악의 상태여서 뒤늦게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규제 조치를 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신규 감염자의 급증은 코로나 검사자가 증가했기 때문도 아니다. CNN 보도에 따르면, 지난 한주동안 미 전역에서 코로나 검사는 11% 증가한 반면, 신규 감염자는 29% 증가했다. 검사시 양성 진단을 받는 숫자가 늘었다는 얘기다.

 

트럼프, 손 놓고 있으면서 바이든에 인수인계 거부


 

이처럼 환자와 사망자로 급증하고 있지만 연방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 사태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모더나, 화이자 등 백신 개발 중간 보고에 대해 "트럼프 정부의 성과"라며 숟가락을 얹은 것 이외에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특히 트럼프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꾸린 대통령 인수위원회에 자금 지원, 정보 접근 권한 등을 거부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가 계속 인수 인계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더 많은 미국인들이 죽을 수도 있다"고 호소하는 것 이외에 뾰족한 대응 방법이 없는 상태다.

 

중간 보고에서 모두 95%에 가까운 확률을 기록한 모더나와 화이자의 백신이 최종 단계까지 성공적으로 개발에 성공해 보급이 된다면, 빠르면 12월부터 의료진 등 최우선 필요 계층의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건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일반인들까지 접종 가능한 단계는 내년 4월께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백신 개발에 따른 효과는 빨라야 내년 봄이나 여름에나 볼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가 정치화한 코로나...사우스다코타 등 일부 주지사들도 '코로나 정치 게임'


 

11월 들어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주지사들도 나름의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주지사는 이번주부터 3주간 모든 학교 수업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고, 레스토랑에서 실내 식사를 금지하는 등 새로운 규제책을 발표했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오는 20일부터 바와 레스토랑을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폐쇄하라고 긴급 명령을 내렸다.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 주지사도 오는 19일부터 오후 10시부터 오전 5시까지 통행금지 명령을 발표했다.


 

문제는 이처럼 상황이 악화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화당 출신 주지사들 중 정치적인 논리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실내 모임 규제 등 예방 조치를 내놓지 않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사우스다코타 크리스티 놈 주지사가 대표적이다. 사우스다코타주는 최근 코로나 검사 양성 판정 비율이 58%가 나오고 하루 평균 1400명 이상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주 인구 대비 신규 입원 환자는 미국 내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놈 주지사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반대하고 있다. 내년 바이든 정부가 출범한 이후 연방정부 차원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정책을 실시하더라도 이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놈 주지사는 실내 모임에 대한 규제책을 발표할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놈 주지사는 지난 7월 독립기념일 행사에 참석한 트럼프에게 '트럼프 얼굴을 새긴 러시모어 조각상'을 선물하는 등 열렬한 트럼프 지지자로 알려졌다. 그는 지역에서 대규모 확산이 예상되는 트럼프 유세, 트럼프 지지자들의 오토바이 행사 등의 개최에 아무런 제한을 가하지 않았다. 놈 주지사는 오히려 지난달 트럼프 유세에 참석해 "우리 지역 주민들은 자유롭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주장했다. 

 

사우스다코타의 응급실 간호사인 조디 도어링은 17일 CNN과 인터뷰에서 이런 '코로나 정치 게임'으로 인해 지역 주민이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에 대해 증언했다. 그는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 결과가 나와도 일부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며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들 중에서도 감기, 독감, 심지어 폐암과 같은 다른 질병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중엔 사망하는 순간까지도 코로나19에 대해 부정하고 의료진에게 화를 내는 이들도 있다면서 "모든 간호사, 의사들이 동일한 것을 보고 있기 때문에 힘들고 슬프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노스다코타 주민들에게 마스크 착용 등 개인적으로 예방수칙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노인, 어린이, 유색인종, 시골 거주자...'코로나 정치 게임'의 피해자들


 

인접한 노스타코타주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지난 1주일 동안 노스다코타주의 코로나19 사망률은 100만 명 당 18.2명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았다고 <더힐>이 보도했다. 노스다코타주는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급증하면서 의료인력이 부족해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무증상인 의료인력은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주지사가 명령을 내려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공화당 소속인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도 줄곧 마스크 의무화를 거부해오다가 최근에야 "우리 상황이 바뀌었다"며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취했다.


 

미국 내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감소하지 않는 이유는 전국적인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예방조치가 없는 상태에서 바이러스가 상대적으로 인구 밀도가 낮은 시골지역까지 퍼졌기 때문이다. 특히 시골지역 요양원을 중심으로 감염자와 사망자가 폭증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뉴욕 등 대도시 주변의 교외지역의 요양원에서 발생한 비극이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11월 1일까지 1주일 동안 노스다코타, 위스콘신, 몬태나주 등에 있는 시골 요양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3만2000여 명 발생했으며, 이중 1900명 이상이 숨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 보도했다. 게다가 시골 요양시설은 N95 마스크 등 보호장비가 부족하고 기존 직원이 자가격리를 하게 되면 빈자리를 메우기 어렵기 때문에 사망자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이 언론은 지적했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서 대도시에 거주하는 이들보다 시골에 거주하는 이들의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이 3.45배 높은 것으로 CDC 조사에서 드러났다. 노스다코타 시골지역 요양원 관리자는 WSJ와 인터뷰에서 "직원들이 방역수칙을 준수했지만, 코로나19는 들불처럼 번졌다"며 "지옥에 있는 것 같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성인에 비해 감염률이 낮은 어린이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 소아청소년병원협회가 지난 1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영유아, 아동, 청소년의 코로나19 감염자가 104만 명을 넘어섰다고 <유에스에이투데이>가 18일 보도했다. 이들 어린이 확진자들은 성인에 비해 증상이 경미한 경우가 다수였지만 지난 6개월간 6700명 이상이 코로나19로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이들 중 135명 이상이 사망했다.


 

코로나19에 의한 인종적 건강 불평등 문제도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CDC 보고에 따르면, 미국에서 흑인, 히스패닉, 아메리칸 인디언이 코로나19로 입원할 확률이 백인에 비해 4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더힐>이 보도했다. 코로나19로 입원할 확률이 백인에 비해 4.2배 히스패닉, 아메리카 인디언, 흑인이 각각 4.2배, 4.1배, 3.9배로 조사됐다. 아시안이 코로나19로 입원할 확률은 백인에 비해 1.5배 높았다.


 

▲사우스다코타 지역의 코로나 검사소. 이 지역에서 최근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공화당 출신인 놈 주지사는 마스크 의무화 등 조치에 반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11904505987895#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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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태년 원내대표가 제시한 ‘부동산 안정화’ 목표 “집값 하향 조정”

“윤석열 스스로 거취 판단해야…추미애, 흔들림 없이 검찰개혁 완수할 의무 있어”

남소연 기자 nsy@vop.co.kr
발행 2020-11-19 08:05:36
수정 2020-11-19 08: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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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인터넷 기자단 합동인터뷰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18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인터넷 기자단 합동인터뷰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18ⓒ정의철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부동산 안정화'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로 '집값 하향 조정'을 제시했다.

김 원내대표는 18일 민중의소리를 비롯한 인터넷기자단과의 합동 인터뷰에서 '정부여당이 얘기하는 '부동산 안정화'가 현재 가격을 유지하겠다는 것인지, 취임 초 정도로 낮추겠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질문에 "아파트 중심으로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8.4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 가격이 안정됐다면서도 전세 매물 부족 등의 문제가 새롭게 드러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 8.4 대책으로 인해서 매매가는 어느 정도 안정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전세도 임대차보호3법 때문에 재계약이 많이 늘어났다"며 정부여당이 추진한 부동산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존에 살고 있는 집을 다시 계약하는 분들은 안정성이 강화되는 효과는 있지만, 여러 이유 때문에 물량이 부족하고 재계약하지 않은 신규 물량 가격이 상승한 경우를 매우 염려스럽게 주시하고 있다"며 "여러 관련 대책들을 세우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부산시장 선거서 민주당이 낼 후보는
"도덕적인 건 너무 당연, 유능한 후보 내놔야"

민주당 앞에 놓인 무거운 과제는 역시나 내년 4월 치러질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다. 특히 민주당의 귀책 사유로 치러지는 선거인 데다가, 대선 전초전 성격까지 띠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후보를 내야 할지에 대한 고심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해 정국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국민의힘은 '부동산'과 '세금' 문제를 서울시장 선거 승패를 가늠할 최대 이슈로 보고 연일 공세를 펼치는 중이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야당은 구호로만 외치지 말아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제안을 내놨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낼 후보의 조건으로 '유능한 후보'를 거듭 언급했다.

그는 "서울시민의 행복지수를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는, 그런 능력 있는 후보를 내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서울시민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문화적으로도 품격있고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운 도시로 만들 수 있는 유능한 후보를 내놔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덕적인 건 너무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시장 후보와 관련해서는 우선 당 차원에서 코로나 위기 극복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게 최우선 전략이라면서 "부산시민들이 원하고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좋은 후보를 낼 수 있도록 기준을 만들고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추미애에 힘 싣고, 윤석열에 자성 촉구
"추미애-윤석열 갈등 본질은 검찰개혁에 대한 저항"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인터넷 기자단 합동인터뷰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18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인터넷 기자단 합동인터뷰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18ⓒ정의철 기자

김 원내대표는 정치적 행보로 평가받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언행에 대해서는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동시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 사이 갈등의 본질을 '검찰개혁에 대한 저항'으로 규정하고 추 장관에게 힘을 실었다.

그는 "현직 총장이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바람직스러운 상황은 분명히 아니다"라며 "내가 알기로 (윤 총장은) 검찰 조직을 참 많이 사랑하는 분인데 지금의 현상이 사랑하는 검찰 조직과 묵묵히 자기 직분을 수행하고 있는 후배 검사들을 위해 과연 도움이 되는 일인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직격했다.

김 원내대표는 "총장이 정치적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행보 때문에 이런 현상이 생겼는데, (이 때문에) 검찰의 중립성이 심각하게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고, 국민의 신뢰도 상당히 저해되고 있다"며 "총장께서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한번 돌아보고 (총장의) 거취는 이런 이유 때문에 스스로 판단해보셔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윤 총장의 거취와 관련해서 당 차원의 별도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또한 김 원내대표는 "법무부 장관과 총장이 다투는 것처럼 확대돼서 보도되고 있지만 저는 이런 현상만 볼 게 아니라 본질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분명한 본질은 검찰개혁이라는 큰 흐름에 검찰 조직권이 저항하고 있는 것이다. 추 장관은 흔들림 없이 검찰개혁을 완수할 의무, 임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리가 원칙이라지만
당론 채택 등 책임 있는 조치 요구에는 소극적

최근 시민사회계가 개혁 입법 과제로 강하게 요구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과 관련해선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다. 민주당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는 찬성하지만 상임위 논의에 맡기겠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처리할 것이다. 산재 사망사고에서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대해서 민주당 내 이견은 없다"면서도 "지금 관련 법들이 제출됐고, 해당 상임위에서 충분하게 논의해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원청 책임자의 형사 처벌을 담보할 수 없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만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대신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서는 두 법안의 내용 자체가 다르다는 답변을 내놨다.

김 원내대표는 "산안법은 산업현장의 안전과 관련된 법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산업현장뿐 아니라 공중 이용시설에 대한 다중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에 그 처벌 조항까지 담고 있기 때문에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당론 채택 요구에 대해서도 "원내대표가 될 때부터 당론 발의는 최소화할 생각"이라며 "당론으로 하면 경직되지 않나. 상임위에서 논의해야 하는데 경직화되면 논의 여지가 줄어든다"고 선을 그었다.

김 원내대표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도 마찬가지"라며 "처리한다는 원칙과 기조는 유지해야 하지만 당론으로 정하는 건 계속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인터넷 기자단 합동인터뷰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8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인터넷 기자단 합동인터뷰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8ⓒ정의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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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규확진 313명…“일상적 감염위험 국면 진입”

등록 :2020-11-18 09:31수정 :2020-11-18 10:06
 
중앙방역대책본부 18일 0시 기준
지역발생 245명, 국외유입 68명
8월 말 유행 이후 300명대 진입
 
17일 오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13명 발생했다. 신규 확진자 규모가 300명을 웃돈 것은 사랑제일교회에서 촉발된 지난 8월말 유행 이후 처음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245명, 국외유입 사례는 68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수가 300명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8월29일(323명) 이후 처음이다.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만9311명에 이른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이날 오전 중대본 회의에서 “전국적 대규모 재확산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있는 위기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제는 누구라도, 언제 어디에서나 감염될 수 있는 감염 위험의 일상화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국적 확진자 300명 초과 1주간 지속·1.5단계 조처 뒤 확진자 2배 이상 지속·2개 이상 권역에서 1.5단계 유행 1주 이상 지속 등의 요건 중 한가지가 충족되면 2단계 격상을 검토한다.

국내 신규 확진자 245명 가운데 181명이 수도권에서 나왔다. 서울 91명, 경기 81명, 인천 9명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전남 15명, 경북 12명, 광주·경남 각 9명, 충남 6명, 부산·강원 각 5명, 대구 2명, 대전 1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국외 유입 확진자 68명 가운데 50명은 검역 단계에서, 18명은 지역사회 격리 중에 확진됐다. 내국인은 18명, 외국인은 50명이다.

격리 중인 코로나19 환자 수는 198명 늘어 2842명이다. 위중증 환자는 7명 늘어 67명이다. 사망자는 2명 늘어 누적 496명이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970408.html?_fr=mt1#csidxe92ae5d9675ac578753a32eee237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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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 한국 소비자만 만만하게 보는 덴 이유가 있다

[공정경제 5법 연속 기고 ④ 집단소송법·징벌적손해배상법] 공익 보호할 최소한의 장치

20.11.18 08:21l최종 업데이트 20.11.18 08:21l


최근 공정경제 3+2법이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공정경제 3법이란, 2020년 8월 31일 정부가 제출한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일부개정안,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을 이릅니다. 여기에 가습기살균제 사태, DLF·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 등의 재발 방지를 위한 집단소송법, 징벌배상법 제정안을 더하면 공정경제 5법이 됩니다.
그러나 재계는 이들 법안이 통과되면 마치 '기업활동이 마비 상태에 놓이는 것'처럼 주장하며 전방위적 무산 시도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들 5가지 법은 기업활동을 방해하기 위한 법이 아니라 그 동안 총수일가의 사익편취에 기업이 이용되는 등 비정상적으로 기울어져있던 운동장을 바로잡고, 방만한 계열사 확장, 금융복합기업의 부실 전이 방지, 소비자 권익보호 등을 위해 꼭 필요한 법입니다.

이에 재계 반대 주장의 어불성설을 논박하고 공정경제 3+2법의 의미를 짚어 시민들이 그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시리즈 기사를 기획했습니다. - 기자 주

 

 '11월 9일 경제민주화의 날 선포 기자회견'이 9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경제민주화 119선포단' 주최로 열렸다. 경실련, 참여연대, 민주노총, 한국노총,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전국중소유통상인협회,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이 참여한 가운데, 이들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재벌대기업 중심의 경제체제, 기업과 총수일가의 불법행위에 대한 관대한 법제도로 인해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국회에서 논의중인 경제민주화 5법(상법, 공정거래법, 집단소송법, 하도급법, 유통법) 처리를 촉구했다.
▲  "11월 9일 경제민주화의 날 선포 기자회견"이 9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경제민주화 119선포단" 주최로 열렸다. 경실련, 참여연대, 민주노총, 한국노총,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전국중소유통상인협회,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이 참여한 가운데, 이들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재벌대기업 중심의 경제체제, 기업과 총수일가의 불법행위에 대한 관대한 법제도로 인해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국회에서 논의중인 경제민주화 5법(상법, 공정거래법, 집단소송법, 하도급법, 유통법) 처리를 촉구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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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져 있는 다수의 이익을 보호하는 집단소송법 올해 10월 30일 농민 1만7000여 명이 13개 비료회사를 상대로 낸 비료담합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58억8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8년 동안 이어진 법정 공방 끝에 농민들이 승소했지만, 농민들이 받게 될 배상액은 1인 당 3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소비자의 이익과 같이 이렇게 흩어져 있는 다수의 작은 이익은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그 권리를 행사하기에 비효율적이어서 개인 처지에서는 행사되기 힘들다.


13개 비료회사들이 담합을 통해 얻은 부당이득이 1조6000억 원대에 이르는데 피해배상이 고작 58억 원에 불과하다면, 비료회사들로서는 제재에 비해 얻는 이익이 너무 커서 또다시 담합과 같은 불법행위에 나설 유인이 커진다. 개별 소비자에게는 작은 피해일 수 있지만, 이를 방치하면 공정한 거래를 통해 모두에게 공정한 이익이 돌아가도록하는 시장거래질서 유지라는 공익은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비료 담합사건은 수십만 명의 농민들이 다 같이 피해를 본 사건이다. 법원으로부터 허가받은 대표 50명이 나서서 소송을 제기하면 나머지 수십만 명의 피해자들도 다 같이 피해를 배상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다면, 비료 담합회사들이 58억만 배상하고 1조6000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하는 불공정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소수의 피해집단 대표가 법원의 허가를 얻어 소송을 하면 그 판결의 효력이 피해집단 모두에게 미치도록 하는 제도가 집단소송(Class Action) 제도이다.

대기업과 소비자, 기울어진 운동장

집단소송의 대상은 대부분 대기업이 제품의 판매·개발·영업활동의 과정에서 다수의 소비자·노동자·주민 등에게 손해를 입힌 사안들이다. 제조물 책임·담합·환경피해·차별·개인정보 침해 등 다양한 영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공통점은 관련 증거들이 그 대기업 내부에는 있지만, 피해자들은 증거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증거편재(偏在)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다수 피해자가 기업을 상대로 승소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집단소송법에는 상대 대기업이 내부에 가지고 있는 증거를 재판에 제출하도록 하는 증거개시 제도가 포함되어 있다.

우리은행 등의 금융기관은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할 상품으로는 적정하지 않은 '독일금리 연계 파생상품'(Derivative Linked Fund, DLF)을 판매하면서, 그 상품의 구조나 위험성 관련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고 판매수수료 수익만 올리려 하다가 많은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혔다. 라임, 옵티머스 사모펀드를 판매한 증권회사나 농협 등도 마찬가지다. 

피해자들이 파생상품이나 사모펀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금융상품에 대한 설명의무가 이행됐는지, 금융상품이 일반투자자에게 적합한 것인지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 내부에 보관되어 있는 판매 시 설명 녹취록, 상품설계 자료 등을 확보해야 하는데, 집단소송법이 도입된다면 증거개시 제도를 통해 확보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로 인한 주주들의 주가손실 손해배상, 삼성물산-제일모직 불법합병으로 인한 삼성물산 주주들의 주가손실 손해배상 등 동일한 피해에 대한 투자자 손해배상 사건도 집단소송 제도가 필요한 사안이다. 검찰의 공소제기로 삼성그룹 내부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주력회사인 삼성물산의 경영권 승계를 목표로 이재용 부회장이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비율로 합병찬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주가조작, 시세조정 등의 여러 불법행위를 하였음이 드러나 증거확보에 유리한 소송이다. 하지만 삼성그룹 계열사의 직원, 하도급업체, 거래 관계 등으로 얽혀 있는 주주들은 선뜻 피해구제 소송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집단소송법은 당사자별로 일일이 개별 손해 입증을 하지 않고 통계적 손해 입증을 허용하고 있어서 대표 주주들의 집단소송 판결에 따라 1주당 피해액 등 통계적 손해액을 기준으로 모든 피해 주주들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위 비료담합 손해배상 사건에서는 수십만 명의 피해자 중 100여 건 정도의 표본을 추출하여 표본적 손해액을 입증한 후 그 표본적 손해액을 기준으로 다른 모든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할 수도 있다.

이같이 집단소송법은 '집단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제도'가 아니라, '집단이 다투기 적합한 방식의 소송제도'를 도입하는 제도이다. 대기업과 경제적 약자가 대등한 입장에서 다투는 것을 전제로 진행되어 실질적 당사자 대등이 보장되지 않는 현재의 민사소송 제도의 한계를 극복하고, 대기업과 다수 피해자 사이의 실질적 대등을 추구하는 새로운 방식의 소송제도이다.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개혁 입법이다.

'징벌'이 아닌 '예방'을 위해 필요한 징벌적 손해배상
 
무릎꿇은 엄마, 휠체어에 의지한 아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 이준미씨(48세)가 아들 오우경(16세·중3)군과 함께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무릎을 꿇고 눈물로 호소했다. 이날 새벽 부산에서 서울로 향하는 KTX를 타고 국회를 찾은 우경군의 어머니 이씨는 "시간이 없다. 20대 국회에서 가습기살균제 특별법 개정안을 원안대로 법사위에서 통과시켜 본회의에 상정되도록 눈물로 간곡히 호소한다"라며 목놓아 울었다. 우경군은 출생 당시 부산대 병원 중환자실에서 애경과 옥시 제품의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입고 폐손상에 이어 뇌손상도 입은 상태로 지금도 한 달 에 수 번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찬 바닥에 무릎을 꿇은 어머니 이씨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 무릎꿇은 엄마, 휠체어에 의지한 아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 이준미씨(48세)가 아들 오우경(16세·중3)군과 함께 지난 1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무릎을 꿇고 눈물로 호소했다. 이날 새벽 부산에서 서울로 향하는 KTX를 타고 국회를 찾은 우경군의 어머니 이씨는 "시간이 없다. 20대 국회에서 가습기살균제 특별법 개정안을 원안대로 법사위에서 통과시켜 본회의에 상정되도록 눈물로 간곡히 호소한다"라며 목놓아 울었다. 우경군은 출생 당시 부산대 병원 중환자실에서 애경과 옥시 제품의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입고 폐손상에 이어 뇌손상도 입은 상태로 지금도 한 달 에 수 번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찬 바닥에 무릎을 꿇은 어머니 이씨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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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주행 중인 BMW 차량에서 긴급 대피하지 않았으면 운전자의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 차량 전소 화재사건이 28건이나 발생하였다. BMW는 리콜을 미루다 국토교통부의 조사가 진행되자 비로소 10만6000대 차량에 대해서 안전점검과 자발적 리콜을 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BMW는 미국과 영국에서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였다. 다른 사안이긴 했지만 미국에서는 2017년 11월 100만대, 영국에서는 2018년 5월 30만대의 자동차를 리콜했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있는 미국과 영국에서는 부품결함으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리콜을 미루다 사고가 발생하면 거액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받기 때문에 판매 차량 전부에 대해서 즉각 리콜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부품결함을 알고 리콜을 미루었다 하여 배상 책임이 차이가 없으므로 미리 책임을 밝히고 자발적으로 나설 유인이 없었다. 이렇게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는 기업이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사안을 미리 점검하고 즉각 피해 예방에 나서도록 하는 '예방'의 유인이 크다.

옥시는 카펫 청소용 물질로 개발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으로 한국에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하였는데, PHMG는 인체 유해성 논란이 있어 유럽에서는 생활용품으로는 판매되지 않았다. 2012년 질병관리본부는 동물흡입독성 실험을 거쳐 폐손상의 원인물질로 확인하여 PHMG로 제조된 가습기 살균제 수거명령을 내렸는데, 이미 10여만 명이 넘는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손상 환자가 발생한 상태였다.

옥시도 자체 실험을 통해 PHMG가 폐손상 원인물질이라는 것을 확인했는데도 이를 은폐하였다. 옥시의 본사가 있는 영국에서는 제조물의 결함을 알면서도 그 결함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결과 생명·신체에 중대한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이 된다. 영국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면 옥시는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손상 사실에 대해서 즉각 자체 실험결과를 발표하고 피해배상에 나섰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2011년으로부터 10년이 다 되어 가지만 피해배상 소송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한국은 2018년 이후에 발생한 위와 같은 제조물 결함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인체에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제도를 제조물 책임법에 도입하였다.

쓸데없는 소송 남발? 걱정 안해도 된다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공정경제 3법 TF 단장(왼쪽 두번째) 등 민주당 의원들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 세번째) 등 재계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공정경제 3법 정책 간담회'에서 만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공정경제 3법 TF 단장(왼쪽 두번째) 등 민주당 의원들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 세번째) 등 재계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공정경제 3법 정책 간담회"에서 만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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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3배 징벌적 손해배상이 2011년 하도급법의 기술유용 금지위반에 대해서 처음 도입되었는데, 대기업이 부품·소재를 납품하는 중소기업으로부터 납품의 대가로 기술을 탈취하는 관행을 예방하는 효과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뒤 부정경쟁방지법 등 대기업의 불공정행위 방지 법제와 제조물책임법, 신용정보보호법 등 소비자 보호 법제에 확산되었다.

재계는 소송의 남발을 우려하지만 징벌적 손해배상은 소비자 등에게 피해가 발생할 것을 알면서도 가해행위를 하는 고의적 불법행위에만 적용된다. 이중 처벌이라는 반론도 있지만 옥시가 가습기살균제 사건으로 받은 벌금이 1억5000만 원에 불과할 정도이어서, 고의 불법행위로 큰 이익을 얻을 유인을 차단할 효과가 낮다. 그래서 고의 불법행위로 얻은 이익을 반드시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필요한 것이다.

재계는 소송 남발로 기업활동이 위축된다며 집단소송법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우려는 현재 증권관계 집단소송법을 보면 불식된다. 이 법에서 투자자 집단소송을 허용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법원의 소송허가 결정을 받는 데만 7~8년이 걸려 법이 도입된 후 10년이 넘었지만 이제 겨우 1건의 판결이 확정된 상태이다.

가장 많은 집단소송 사건이 예상된다고 했던 투자자 집단소송에서도 10년 동안 제기된 집단소송이 10여 건에 불과하다. 향후 활성화된다 하더라도 재계가 엄살을 부리는 것처럼 수많은 집단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집단소송에 적합하지 않은 소송은 법원의 소송허가 단계에서 걸러질 것이기 때문에 남소(濫訴)라고 할 정도로 무의미한 소송이 마구 허용될 가능성은 더더욱 없다. 대기업의 입장에서도 산발적으로 많은 소송에 응소하는 것보다 하나의 집단소송에 집중하여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흩어져 있는 다수의 이익이 침해되어, 각 개인이 제기할 실익이 크지 않았던 사안들이 집단소송으로 제기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집단소송법을 도입하자는 이유 중의 하나도 이러한 흩어져 있는 다수의 이익인 공익을 보호하자는 취지가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나 농협 등의 고객정보 유출 등 개인정보·신용정보 보호 위반에 대한 소액의 위자료 청구,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기로 한 것을 알면서도 호날두 출전 티켓을 판매한 업체를 상대로 한 소액의 위자료 청구 등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작은 권리 찾기형 소송이 종종 제기되고 있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는 공익은 곧 국익을 의미했고, 공동체 구성원 다수의 흩어져 있는 이익은 공익으로 취급되지 않았다. 오히려 다수의 이익이 희생되고 기업들이 그 희생을 딛고 경쟁력 있는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러나 경제정의, 불공정 근절, 독점·담합 등으로부터 공정거래질서의 보호, 금융 공공성 확보 등의 공익적 가치가 침해될 때 사회공동체 구성원 각 개인이 입는 피해는 작더라도 우리 사회공동체의 유지를 위해서는 반드시 보호되어야 한다.

공정경제 3법이 아닌, 공정경제 5법이 필요하다

정부·여당은 공정경제를 실현할 핵심 제도로 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통합감독법의 공정경제 3법을 입법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 내용을 자세히 보면, 그동안 재계가 강력히 반발해 왔던 집단소송제, 지주회사 손자회사 보유금지, 전속고발제 전면폐지, 중소상공인단체의 집단교섭권 보장 등의 핵심사안들은 대부분 빠져 있다. 재계가 강력 반발하는 공정경제 실현제도는 대부분 빼고 정부안이 만들어졌는데, 재계가 공정경제 3법 정부안에 반대하는 태도를 취하는 모습은 뭔가 어색(?)하게 느껴진다.

재계의 반발로 정부·여당이 당론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법안이 집단소송법과 징벌적 손해배상이다. 기업 내부의 이사회 지배구조나 재벌 기업집단 지배체계를 개혁하는 상법이나 공정거래법 분야는 재벌 입장에서는 그동안 확보해온 기업과 기업집단 내에서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는 내심의 자신감이 있는 반면, 집단소송이나 징벌적 손해배상은 재벌이 통제할 수 없는 기업집단 밖의 소비자단체, 환경단체, 시민단체, 노동조합, 공익적인 변호사단체 등을 상대하는 것이어서 재벌들이 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재벌·대기업에 대항하여 시장의 공정한 경쟁질서를 담보할 집단소송법이나 징벌적 손해배상이야말로 공정경제의 가장 핵심적인 제도이다. 이제 우리는 정부·여당이 세운 공정경제 3법의 프레임을 뛰어넘어 공정경제 5법의 경제민주화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관련기사]
[① 상법개정안] 감사위원을 단 1명도 분리선출하지 말자고?
[② 공정거래법] 공정거래법 개정안 탓에 기업 위축? 재계 엄살 이제 그만
[③ 금융그룹감독법] 이름도 어려운 금융그룹감독법, 공정경제 생태계에 필요한 이유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김남근 변호사는 민변 개혁입법추진위원장,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정책위원입니다. 이 기사는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블로그와 네이버 포스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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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지켜보자’는 말뿐” ‘세월호 생존자’가 한 달 넘게 단식농성하는 이유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0/11/18 10:34
  • 수정일
    2020/11/18 10:3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인터뷰] 김성묵 씨 “세월호 진상규명한다던 대통령이 이젠 행동으로 보여야”

최지현 기자 cjh@vop.co.kr
발행 2020-11-18 03:01:48
수정 2020-11-18 03: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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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청와대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김성묵 씨
17일 청와대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김성묵 씨ⓒ민중의소리  
 
세월호 참사 조사를 맡아온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의 활동이 12월에 종료되고, 4개월 뒤엔 공소시효도 만료된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의 진상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그동안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국민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할 때마다 청와대는 “사참위와 특별수사단에서 조사와 수사가 진행 중이니 이를 지켜보자”는 답변만 반복했다.

이에 답답함을 느낀 ‘세월호 참사 생존자’ 김성묵(44) 씨는 급기야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사참위 활동 종료 시한을 한 달 앞두고 시작한 단식농성은 17일로 39일째 이어지고 있었다.

그는 무척 야윈 모습이었다. 6년 전 세월호 참사로 딸을 잃은 ‘유민 아빠’ 김영오 씨가 46일간 광화문광장에서 단식농성을 벌였을 때 모습도 그랬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는 요구사항도 같았다.

하지만 그가 한 달 넘게 단식농성을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는 듯했다. 전날 저녁 김제남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처음으로 그를 찾아왔지만, 같은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고 한다.

한동안 아무 말도 없이 야윈 그를 바라보고 있던 김 수석은 가까스로 말문을 열더니 “걱정이 돼서 왔다”는 한마디를 건넸다. 이에 김 씨는 “대화를 하려고 온 게 아니라 걱정이 돼서 왔다는 것이냐”고 되물었고, 김 수석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김 씨는 “걱정은 안 해도 되니 돌아가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나 김 수석은 돌아가지 않았다. 김 수석은 지난 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록물 공개와 사참위 활동 기간 연장 등을 요구하는 국민동의 청원 참여자가 10만 명을 넘어 국회 심사를 받게 됐다는 사실을 언급한 뒤, “이를 통해 진상규명을 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말은 김 씨에게는 또 ‘기다려달라’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김 씨는 이날 단식농성장에서 가진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김 수석을 만났던 당시 상황을 이같이 전하면서 “(저와) 대화를 하려고 나온 게 아니더라”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참위 활동 기간을 연장하더라도 이대로라면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 뒤, 결국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 수석은 이에 대해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기다려보자’는 식의 똑같은 말만 계속 되풀이했다고 한다. 아직 국회에서조차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데도 말이다.

김 수석은 “대통령에게 서한을 전해 달라”는 그의 요청도 들어주지 않은 채 청와대로 돌아갔다. 빈손으로 왔다 간 셈이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대통령에게 전달을 안 하겠다는 것”이라며 “시민사회수석이라면 국민들의 요구를 정부에 전달해주고, 국민들과 소통하는 일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세월호 참사의 생존자 김성묵 씨가 지난 2017년 4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3년 4월16일의 약속 함께 여는 봄 기억문화제에서 편지글을 낭독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세월호 참사의 생존자 김성묵 씨가 지난 2017년 4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3년 4월16일의 약속 함께 여는 봄 기억문화제에서 편지글을 낭독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양지웅 기자

더이상 기다릴 수 없는 이유

김 씨는 더이상 청와대로부터 어떤 답변도 기대하지 않는다. 이제는 문 대통령이 직접 답변해주길 기다릴 뿐이다.

김 씨는 “대통령이 세월호 진상규명을 하겠다고 후보 시절부터 약속하지 않았나. 하지만 그 약속을 지키려는 행동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이 직접 성역 없는 수사를 지시하는 모습이 보고 싶지, 단순히 말로 하는 건 이제 필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가 요구하고 있는 것은 구체적으로 ‘대통령 직속 특별수사단’ 구성이다. ‘대통령 직속 특별수사단’은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올라와 20만명의 동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검사의 대통령비서실 파견 또는 겸임을 금지하고 있는 검찰청법(제44조의2) 규정 등 관련 법령의 취지를 고려하면, 대통령 직속으로 수사단을 설치하는 것은 수사의 중립성, 객관성 차원에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소극적인 답변만 내놓은 상태다.

하지만 김 씨의 생각은 청와대와 달랐다. 그는 “과거에도 대통령이 지시해서 특별수사팀을 만든 선례가 여러 번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불법이라느니, 법이 개정돼야 한다느니, 기관을 새로 또 만들어야 된다느니, 그런 거짓말을 계속 남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 직속 특별수사단’이 필요한 이유로는 사참위 조사의 한계를 거론했다. 그는 “사참위 활동 기간을 연장해서 조사가 더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각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던 증거자료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압수수색을 해서 빼앗아야 한다. 그게 수사의 일반적인 방법 아닌가”라며 “그런데 그런 건 전혀 하려고 하지 않고 사참위 활동 기간만 연장하려고 한다”고 답답해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증거인멸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또한 “사참위에 ‘수사권’을 주겠다고 하는데, 그건 수사권이 아니라 사법경찰권이다. 그걸로는 국가정보원과 기무사 등의 기관들을 수사할 수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사권’이라면서 국민들을 속이고 호도하면서 사참위 기간 연장에 그렇게 애쓰고 있더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참위 법안이라는 게 통과되면 세월호 사건을 은폐시키고 과거사로 만드는 법안이 되는 것밖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왜 그것만 얘기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성토했다.

17일 청와대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김성묵 씨
17일 청와대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김성묵 씨ⓒ민중의소리

‘세월호 마지막 생존자’가 직접 나선 이유

김 씨는 세월호 참사 당시 ‘파란 바지의 의인’ 김동수 씨와 함께 아이들을 구조하다가 마지막으로 배를 탈출해 살아남았다. 하지만 그는 그날 이후로 매일 죄책감에 시달렸다. 배 안에 많은 이들을 남겨두고 자신은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그에게는 고통으로 남은 것이다.

이에 “사고가 난 뒤 2년 가까이는 세월호를 외면하고 살았다”는 그가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등의 활동을 시작하게 된 건 2015년부터였다고 한다. 그는 자신을 “희생자가 살려준 생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들을 위해서 뭐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최근 4.16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는 정부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의지와 계획을 확인했다며 청와대 앞 농성을 접었지만, 김 씨의 생각은 달랐다. 책임자를 처벌하려면 공소시효가 끝나는 것을 그냥 두고만 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는 “국민청원 등 많은 것을 하면서 국민들에게 이를 알리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여태까지 발버둥을 쳤는데, 결국에는 공소시효를 5개월 남기고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내 몸을 도려내는 일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단식농성을 하더라도 대통령이 알고, 움직이고, 또 시민들이 알 수 있다면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마지막 방법을 택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를 진찰한 의료인은 ‘위험한 상황’이라며 단식을 당장 중단하고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당부했지만, 그는 “쓰러지더라도 여기서 쓰러지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김 씨는 “어제 시민사회수석도 단식농성장에 나왔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50일도, 60일도 해야 할 것 같다”며 “굶어 죽지는 않겠지만 회복되지 못하는 몸으로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아니, 살아내야 한다”고 절박함을 드러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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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 살포 금지’ 법률 개정안 연내 통과시켜야”

[추가] 접경지 연석회의, 국회서 간담회...공동입장문 발표(전문)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0.11.17 14:30
  •  
  •  수정 2020.11.17 20:10
  •  
  •  댓글 0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접경지 주민·단체 - 지방자치단체 연석회의’는 17일 오후 2시 국회본관 귀빈식당에서 간담회를 갖고 공동입장문을 발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21대 국회는 남북 간 신뢰 회복을 위한 1호 법안으로서, ‘대북전단 살포 금지’ 관련 법률 개정안을 반드시 연내에 통과시켜야 합니다.”

경기도와 강원도, 인천광역시 등 ‘접경지 주민·단체 - 지방자치단체 연석회의’는 17일 오후 2시 국회본관 귀빈식당에서 연석회의를 갖고 “국민들은 이미 대북전단 살포 금지 관련법이 마련되었다 생각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연석회의에는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과 최근 집무실을 도라산전망대로 옮기려다 유엔사의 불허로 무산된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 김성호 강원도 행정부지사, 이종철 6.15경기본부 상임대표, 박정원 6.15강원본부 상임대표, 강주수 인천평화복지연대 상임대표 등이 참석했고, 자리를 주선한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함께 했다.

민관 대표자들이 공동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민관 대표자들이 공동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들은 연석회의 결과를 담아 채택한 공동입장문에서 “지난 6월 탈북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가 기폭제가 되어 남북교류와 4.27판문점선언의 상징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고 남북관계는 악화 일로를 걸었다”며 “이들의 행위는 남북간 긴장을 조성함으로 평화롭게 살아가는 접경지 주민의 평화권과 생존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특히 “지난 21대 국회는 개원하고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4건의 관련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지 오래”라며 “이 법안들은 야당의 반발로 안건조정위원회로 넘어가, 11월 본격적인 심의를 앞두고 있다. 늦어도 한참 늦었다”고 지적하고 연내 법률 개정안 통과를 강력히 촉구했다.

현재 국회에는 김홍걸, 윤후덕, 김승남, 송영길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남북협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 4건이 제출돼 있는 상태다.  

반출.반입 금지 조항에 ‘풍선기구, 드론, 초경량비행장치 등의 이동·수송장비를 이용하여 인쇄물 등을 불특정다수에게 살포하는 행위’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하는가 하면, 통일부 장관의 승인권을 강화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조항, 남북합의서에 따른 금지행위 조항 신설 등을 각각 담고 있다.

공동입장문을 발표한 참석자들이 손구호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공동입장문을 발표한 참석자들이 손구호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들은 “접경지역은 지금까지 DMZ(비무장지대)와 민통선으로 통행도 원활치 않고 남북관계가 격화될 때 마다 주민들이 고통 받는 곳이었다”며 “접경지역 주민들과 지자체는 남북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어 화해와 단합, 평화와 번영을 만드는 길에 함께 협력하고 실천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공동입장문에는 경기도와 강원도, 인천광역시와 6.15남측위원회, 그리고 접경지역에서 활동하는 풀뿌리단체 등 134개 단체가 서명했다.

안지중 6.15남측위원회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는 이창복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의 인사말과 김포지역 안승혜, 파주지역 이재훈 주민의 발언,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김성호 강원도 행정부지사, 이종철 6.15경기본부 상임대표, 박정원 6.15강원본부 상임대표, 강주수 인천평화복지연대 상임대표의 발언이 이어졌다.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은 표현의 자유보다 귀하고 소중하다”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오른쪽)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시장.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오른쪽)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시장.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창복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은 “대북전단 살포 문제는 남북관계에 중요한 불편을 주고 있고, 남북 국민의 불신으로까지 치닫게 하는 중요한 요소로써 작용하고 있다”며 “우리 모두가 한데 힘을 모아서 전단살포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사말을 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그리고 법안심사소위 위원이기도 하다”고 자신을 소개한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4개의 법안이 제출이 돼 있는데, 전체회의에서 바로 야당의 반대 때문에 안건조정위로 넘어가 있는 상태”라며 “안건조정위에 회부는 되었지만 실질적으로 안건조정을 위한 토론을 이어가지 못한 국회 너무 송구하다”고 말하고 조속한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나아가 “궁극적인 해결은 이런 관련법을 통해 제재하는 것뿐만 아니라 평화가 오는 것”이라며 지난해 미하원의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외교를 통한 대북문제 해결과 한국전쟁의 공식 종식을 촉구하는 결의’ 조항이 포함된 데는 한국 민간단체의 노력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의 주문은 국회로 쏠렸고,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속한 법안 통과는 물론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근본적 해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참석자들의 주문은 국회로 쏠렸고,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속한 법안 통과는 물론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근본적 해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의거해 김포, 파주, 연천, 고양 일대를 위험구역으로 선정한 점과 적극적인 법적용을 통해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을 구속한 사례 등을 거론하면서 “여러 가지 법이 있는데 실천을 안 했는데 경기도가 그 법을 적극적으로 해석해서 실천했다”고 밝히고 “6월 17일 이후 한 번도 전단이 살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부지사는 “우리가 모르는 미국의 정보기관, 안보기관으로부터 엄청난 돈들이 온다. 내가 파악한 바로는 전단 한번 살포하면 300만원이 나온다고 한다. 실패해도”라고 폭로하고 “안보로 먹고사는 사람들을 이 땅에서 뿌리를 박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11월 10일부터 도라산전망대에 경기도 평화부지사 집무실을 이동해서 개성공단 재개 선언을 촉구하기 위해서 시도를 했는데 유엔사에서 방해를 해서 임진각에 ‘바람의 언덕’ 위에 집무실을 내서 오늘 8일차”라며 “개성공단 재개 선언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해주기를 간절히 촉구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히고 “평화가 이루어지면 비핵화는 저절로 없어진다. 지금 대통령도 장관님도 비핵화 프레임에 걸려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성호 강원도 행정부지사(왼쪽)와 박인서 인천광역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의 글을 대독한 이용현 인천광역시 남북교류협력담당관.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김성호 강원도 행정부지사(왼쪽)와 박인서 인천광역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의 글을 대독한 이용현 인천광역시 남북교류협력담당관.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김성호 강원도 행정부지사는 “강원도는 2000년부터 남북교류 사업을 시작한 이래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 강원도 협력사업’을 추진해왔다”며 “작은 시냇물이 모여서 바다를 이루듯이 평화를 위한 우리 모두가 꾸는 작은 꿈과 소망이 한반도 평화를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서 인천광역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은 이용현 남북교류협력담당관이 대독한 글을 통해 “남북긴장이 고조되고 무력충돌의 위험이 있을 때마다 서해 5도, 인천의 주민들은 생계와 생활의 직접적인 위협을 느끼며 불안감에 생활하고 있다”며 “접경지역 주민들에게는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은 정치적 사안이 아닌 가장 기본적인 생존권의 요구임을 알아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연석회의에서는 민간단체의 목소리도 비중있게 다뤄졌다. 왼쪽부터 이종철 6.15경기본부 상임대표, 강주수 6.15인천본부 공동대표, 한충목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종철 6.15경기본부 상임대표는 지난 6월 실시한 경기도민 설문조사 결과 대북전단 살포가 중단돼야 한다는 의견이 71%, 더 강력한 법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81%에 달했다고 전하고 “21대 국회 들어와서 1호 법안으로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이 법안으로 상정됐는데 지금 5개월이 지나도록 허송세월하고 아직까지 미루고 있다”며 “올 안에 꼭 국회에서 입법통과 시켜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정원 6.15강원본부 상임대표는 “우리 정부가 남북한 평화체제 구축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개인이 나서서 그런 행위를 하는 것은 정부의 정책을 무력화시키고 파괴시키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이 170석이 넘는데 정말 겉으로 그냥 하는 척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부터, 정성을 들여 가지고 빨리 전단 금지법을 제정하고 국민들 행복하게 해주기 바란다. 능력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6.15인천본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강주수 인천평화복지연대 상임대표는 “우리 국민들은 평화와 통일을 위해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에 180석에 가까운 큰 힘을 실어줬다”고 상기시키고 “서해 5도를 평화의 바다로 만드는 남북교류사업과 개성관광 추진, 인도적인 이산가족의 상시적 교류를 추진할 것을 인천시에 제안한다”고 말했다.

감포 주민 한승혜(오른쪽) 씨와 파주 주민 이재훈 씨의 생생한 목소리도 공개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감포 주민 한승혜(오른쪽) 씨와 파주 주민 이재훈 씨의 생생한 목소리도 공개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날 연석회의에서는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도 공개됐다.

“김포 월곶에서 나고 자라 지금도 김포에서 가정을 꾸리고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안승혜 씨는 “대북전단을 살포는 이들이야 뿌리고 떠나면 그만이지만 그곳이 삶의 터전인 주민들은 몇날 며칠을 불안에 떨어야 한다”며 “예고된 살포에는 주민들이 농기계나 차량을 동원해 막아 나서기도 하지만 야음을 틈탄 전단 살포에는 속수무책으로 우리의 안전은 위협당할 수 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한 “ 대북전단 살포로 인해 군사적 충돌위기가 생기면 접경지역 주민들은 생업을 접고 대피를 해야 하기도 한다”며 “대북전단 살포는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결코 허용될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은 표현의 자유보다 귀하고 소중하다”는 것.

파주 주민 이재훈 씨는 “아직도 전단조차 막을 수 없는 실태를 보면서 조금 서글프기도 하다”며 국회를 향해 “좀더 열심히 일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하고 “서로 의견들이 모아지고 힘들이 모아지면 한반도 평화와 통일도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북전단 살포 금지 입법 촉구 접경지 주민·단체 - 지방자치단체 연석회의 공동입장문(전문)

접경지역의 평화와 안전, 생명에 관한 법률이 조속히 통과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오늘 접경지역 주민과 단체대표, 지자체가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접경지역은 남북관계의 좋고 나쁨이 주민들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공간입니다.

지난 6월 탈북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가 기폭제가 되어 남북교류와 4.27판문점선언의 상징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고 남북관계는 악화 일로를 걸었습니다. 지금은 군사행동은 잠시 멈춰졌지만 남북관계가 또 다시 대결의 시대로 되돌아갈 수 있는 위기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간절한 바람을 담아 다음과 같이 공동의 입장을 밝힙니다.

1. 대북전단 살포는 접경지 주민을 비롯한 한반도의 평화와 인권을 훼손하는 행위입니다.

대북전단 살포를 강행하는 단체들의 행위는 ‘표현의 자유’와는 아무 인연이 없습니다. 상대가 가장 패악이라 여기는 행위는 충돌을 부르는 도발 행위로서 인권과 평화를 파괴하는 행위일 뿐입니다.

이들의 행위는 사실상 이슈를 만들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지 오래입니다. 이들이 미국의 극우단체들의 직간접 지원을 받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며, 최근에는 일본의 극우단체까지 가세하여 이들의 행동을 지원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합니다.

이들의 행위는 남북간 긴장을 조성함으로 평화롭게 살아가는 접경지 주민의 평화권과 생존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평화를 훼손하면서 남북관계를 의도적으로 파탄내려는 행태는 반드시 중단되어야 합니다.

2. 국회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1호 법안으로서 ‘대북전단 살포 금지’ 관련 법률 개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합니다.

지난 21대 국회는 개원하고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4건의 관련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지 오래입니다.

국민들은 이미 대북전단 살포 금지 관련법이 마련되었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의지도 있었고 많은 국민들의 공감이 있었기에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법안들은 야당의 반발로 안건조정위원회로 넘어가, 11월 본격적인 심의를 앞두고 있습니다. 늦어도 한참 늦었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분단 극복을 위해서 남북관계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탈북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가 지속 된다면 설령 남북대화가 재개된다고 해도 언제든 남북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상황으로 갈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대북전단 살포 중단은 4.27판문점선언 2조 1항에 명시된 중요한 약속인 만큼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안전을 위협할 뿐 아니라, 남북군사 위기를 불러 올 수 있는 대북전단 살포는 반드시 중단돼야 합니다.

21대 국회는 남북 간 신뢰 회복을 위한 1호 법안으로서, ‘대북전단 살포 금지’ 관련 법률 개정안을 반드시 연내에 통과시켜야 합니다.

3. 접경지역 주민들과 지자체는 남북합의 이행에 함께 협력하고 실천할 것입니다.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계승한 2018년 4.27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그 부속합의서인 군사분야합의서 등은 남북관계 개선과 군사적 긴장완화,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들을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남북합의의 이행이야 말로 접경지 주민들의 평화롭고 풍요로운 삶을 만드는 기본입니다. 접경지역은 지금까지 DMZ와 민통선으로 통행도 원활치 않고 남북관계가 격화될 때 마다 주민들이 고통 받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남북이 함께 손잡는 길이 열린다면 접경지역은 통일의 길목, 남북의 화해와 단합의 장, 평화와 번영의 전진기지가 될 것입니다.

접경지역 주민들과 지자체는 남북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어 화해와 단합, 평화와 번영을 만드는 길에 함께 협력하고 실천할 것을 약속합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국회는 ‘대북전단 살포 금지’관련 법률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합니다.

2020년 11월 17일

(사)경기민예총, (사)김포여성의전화, (사)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김포지회, (사)해아라경기지부, 13월의마을공동체, 416파주시민합창단, 6.15강원본부, 6.15경기본부, 6.15인천본부, 6.15경기중부본부, 6.15고양파주본부, 6.15고양파주본부, 6.15사과원, 6.15성남본부, 6.15수원본부, 6.15안산본부,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범국민운동 경기도본부, 건강과나눔, 겨레하나파주지회,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경기공동행동, 경기도YMCA협의회, 경기도YWCA협의회,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경기복지시민연대, 경기북부진보연대,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경기시민사회포럼, 경기여성단체연합, 경기여성연대, 경기인천대학생진보연합, 경기자주여성연대, 경기정의평화기독교행동, 경기주권연대, 경기중부기독교교회협의회, 경기진보연대, 경기청년연대, 경기청년통일열차서포터즈, 경기친환경농업인연합, 경기평화교육센터, 경기평화나비, 고양YWCA, 고양녹색소비자연대, 고양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고양시민회, 고양여성민우회, 고양평화누리, 고양평화누리, 고양평화청년회, 고양환경운동연합, 금정굴인권평화재단, 김포경실련, 김포교육자치포럼, 김포농민회, 김포민예총, 김포민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포평화나비, 나눔과함께, 나들목일산교회, 노동자교육기관, 놀이하는사람들 고양파주지회, 대한불교청년회경기지부, 더불어민주당경기도당, 민족문제연구소 고양파주지부, 민족문제연구소 연천지회, 민주노동자전국회의경기지부, 민주노점상연합 김포지역, 민주노총 고양파주지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 김포지부, 민주노총경기도본부, 민주연합노조 김포지회, 민주평통부천시협의회, 민주평통성남시협의회, 민주평통안양시협의회, 민주평화김포시민네트워크, 부천시민연합, 분단체험학교, 새여울21, 서해5도어업인연합회, 서해5도평화운동본부, 성남평화연대, 세월호를 기억하는 일산시민모임, 수원진보연대, 아시아의 친구들, 안양군포의왕과천흥사단, 안양민주포럼, 여주시통일사업협의회, 연천군농민회, 연천군민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용인진보연대, 이천평화나비, 인천겨레하나,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 인천여성회, 인천작은도서관협의회, 인천좋은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 인천청년광장, 인천평화복지연대, 장애인자립선언, 전교조 고양중등지회, 전교조 고양초등지회, 전교조 김포지회, 전교조 연천지회, 전교조 파주지회, 전교조경기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 전농경기도연맹, 정의당경기도당, 즐거운발견(문화학교), 진보당 고양지역위원회, 진보당 김포시위원회, 진보당 파주지역위원회, 진보당경기도당, 창작21작가회, 천도교수원교구, 청소년인권복지센터 내일, 청소년인문학도서관 두잉, 통일나무, 통일을 이루는 사람들, 파주겨레하나, 파주민주시민회, 파주비정규직지원센터, 파주여성민우회, 파주이주노동자센터 샬롬의집, 파주환경운동연합, 평화도시만들기인천네트워크, 평화비경기연대, 하남희망연대, 학교비정규직노조 김포지회, 한국기독교장로회경기노회사회와통일위원회, 한국노총경기본부, 화성희망연대, 희망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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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진보정당의 집권, 도둑처럼 다가올 수 있다"

[김종철의 더토크 THE TALK] 김종철 정의당 대표, 진보의 미래를 말하다 ①

20.11.16 19:58l최종 업데이트 20.11.17 00:11l
사진·영상: 유성호(hoyah35)
와 만나 5년 후, 10년 후의 자신의 역할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한국의 리더가 되고 싶다”면서 “그동안 제가 말해왔던 것을 실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5년 후, 10년 후의 자신의 역할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한국의 리더가 되고 싶다”면서 “그동안 제가 말해왔던 것을 실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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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스스로 '신상품'이라고 했다. 그래서 '팔릴 때 잘 팔아야 한다'고 했다. 물론 오랫동안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려면, 값어치를 입증해야 한다. 그래서 지금 뭐든 열심이다. 공부도, 사람을 만나는 것도, 토론도, 의제를 만들어가는 것도….

김종철 정의당 대표. 최근 정치권에서 말 그대로 '핫'한 상품이다. 그만큼 바쁘다. 전국을 돌며 사람을 만난다. 당원뿐만 아니다. 그를 찾는, 원하는 곳이면 마다하지 않는다. 일반 국민의 눈과 귀에 '김종철'은 신상품이다. 권영길, 심상정, 고 노회찬 의원으로 대표되는 진보정치에 비하면 더 그렇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그 역시 진보정치에 발을 디딘지 얼추 20년이 넘었다. 30대 민주노동당 최연소 최고위원으로 뽑혔고,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기도 했다. 각종 선거와 정책 토론에 자주 얼굴도 내밀었다. 그 사이 각종 선거에 나섰지만, '승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 그가 정의당 대표가 됐다. 예상 밖이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는 여느 정치인 인터뷰처럼 사전에 질문도 받지 않았다. '동명이인' 기자를 보자마자, "아, 옛날에 저에게 (김종철) 기자를 찾는 잘못 걸려온 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웃었다.

그와의 대화는 유쾌했고, 진지했다. 질문에는 막힘없는 답이 돌아왔고, 솔직했다. 자신이 겪은, 생각해온 진보, 그리고 자신이 펼쳐나가야 할 진보까지... 각종 정치현안과 정책에서도 그는 분명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지난 10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의당 대표실에서 그와 마주 앉았다. 그는 이날 이스타항공 노조를 지지하기 위해 하루 동조단식을 하고 있었다.

- 단식을 과거에도 많이 해보셨나요?

"음, 생각보다 (단식을) 많이 안 했어요. 민주노동당 시절에 5일 정도 해본 것이... 그때 3일, 4일째가 힘들더라구요. 정신도 없고, 몸도 괴롭고요. 다행히 5일만에 단식이 끝났어요."

- 이스타항공의 대량해고 문제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죠.

"사실 아직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어요. 이상직 의원(무소속, 전북 전주을) 문제도 있는데, 이 의원에게 책임을 물어도 노동자 정리해고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데... 필요하면 정부가 나서야 하지 않을까요. 코로나 위기 이전까지는 이스타항공도 나름대로 매출도 오르고 있었으니, 아마 코로나 위기가 지나가면 다시 정상화 길을 갈 수도 있을 것 같고요."

그는 코로나19로 존폐위기에 내몰린 항공여행업계 대책에 정부가 빨리 나서야 한다고 봤다. 또 정의당 차원에서는 국회교통위원회에 속해 있는 심상정 의원(경기 고양갑)에게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포스트 심상정?... 부담과 위기 
 
 김종철 정의당 대표
▲  김종철 정의당 대표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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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 대표 되신 이후 '포스트 심상정'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부담 되죠. 워낙에 노회찬·심상정으로 상징되는 정당이었고, 노회찬 대표가 먼저 돌아가셨고, 심상정 대표만 남으셨는데 대표직을 이어받는 것이니, 여러 가지 면에서 부담이 되죠. (대표에) 당선되고 30초만 기쁘고, 그 이후부터 '아, 이거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만 들더라고요."

- 당선 이후, 심 전 대표로부터 따로 들은 이야기라도 있나요.

"당선되고 (심 전 대표에게) 인사를 드렸더니 '잘했다'고 격려해주시더군요. 사실 심 대표는 제가 당 대표가 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셨어요. 물론, 무슨 선거운동을 한 건 아니고요."

- 그럼 어떤 역할?

"지난 총선 끝나고 심 전 대표께서 저를 한번 보자고 하더니, 대표 출마를 권유하셨어요. 사실 그 전까지는 (대표 경선을) 한 번 고민해 볼까하는 수준이었는데…. 심 대표께서 다른 분들 만나는 자리에서도 '김종철 같은 사람, 김종철 세대가 전면에 나서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시고, 그 이야기를 전해 들은 분들이 전화를 많이 해주셨고요. 결론적으로 (심 전 대표가) 저를 당 대표 경선에 나오게 해주셨죠."

그는 당 대표 출마에 심 의원의 권유가 결정적이었다고 했다. 물론 그는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나섰지만 당선권과는 멀어 보였다. 그의 비례순번을 두고 당 안팎에서 말들이 나돌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총선은 거대 여당의 탄생과 함께 진보정당인 정의당의 위기를 불러왔다. 지역구에선 단 한 석, 비례대표까지 포함해서 6석이었다. 정의당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쉽지 않았다. 그는 "총선 이후 당이 굉장히 어려웠다"면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조문 논란까지 겹치면서 더 힘들었고, 이 과정에서 심 대표께서 조언을 많이 주셨다"고 말했다.

- 그동안 여러 선거에 많이 나오셨더라. 선거 승리는 처음인가요?

"(웃으면서) 그렇진 않고요. 민주노동당 때 서울시장 경선에서 승리해서 후보가 됐었는데... 공직선거에서는 이겨본 적이 없네요." 

사실 그의 당 대표 선출을 예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는 정의당 내에서도 소수파였고, 최종 결선 투표에서 현직 의원(배진교)을 상대해야 했다. 김 대표는 "공직선거와 당대표 선거가 비슷한 급이라고 한다면, (선거에서) 처음으로 된 거죠"라고 했다. 또 앞으로 이어질 다양한 공직선거, 예를 들면 대통령선거까지 계속 도전을 하겠다고 한다.

미안함… "강남 한 복판 도로 위에서 펑펑 울었죠"

- 1999년에 처음으로 민주노동당에서 정치를 하게된 거죠?

"대학 졸업하고, 정보통신쪽 기업에서 4년 정도 잘 다니다가, 그렇게 됐죠."

- 무슨 계기라도?

"사실 원래는 회사를 계속 다닐지, 사법시험도 생각했었고, 다른 회사로 옮기는 것도 생각했었죠. 그런데 아이엠에프(IMF) 때 노동자들이 해고당하고, 자영업자들이 쓰러지고... 이런 것들을 옆에서 보면서 '이렇게 사는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에전 학생운동 시절 생각도 나고... 그래서, 아내에게 '뭔가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죠. 아내는 고생길이 열리게 됐고요."

그는 당시 민노당 입당을 고민하면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북을)과 의논했다. 박 의원과는 둘도 없는 동지다. 1990년대초 '대장정'이라는 학생운동 조직 때부터 알고 지낸 터였다. 민노당에서도 이들은 권영길 대선후보 보좌관과 당 대변인 등을 지내면서 함께 성장했다. 하지만 2010년 박 의원은 진보신당을 탈당하고, 민주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대표는 "나를 이곳으로 꼬여놓고, 자신은 저쪽으로 가버리고..."라며 "지금은 거기에서도 나름 잘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박 의원도 최근 SBS와 인터뷰에서 "70을 바라보는 여당 대표와 80대의 야당 비대위원장 사이에서 50대 진보정당 대표가 있는 것만으로 묘한 긴장감을 준다"면서 "관록은 있지만 활력과 열정을 보여주지 못하는 두 사람 사이에서 김종철은 시대의 전환을 상징한다"라고 평가했다.

- 그동안 힘든일도 많았겠지만, 혹시 '이 길이 나에게 정말 맞나?'라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나요. 

"(잠시 생각하다가) 있었죠. 아내가 저 때문에 고생할 때... 한번은 저와 잘 아는 분이, 저를 격려해 주신다면서 술자리를 가졌어요. 그때 강남에서 비싼 술을 마셨는데, 이분께서 먼저 취해서 쓰러져 잠이 들었어요. 결국 제가 술값을 계산하고 나왔는데, 아마 술값으로 30만 원 넘게 냈던 것 같아요."

- 그때가 언제 쯤이었나요.

"아마 2002년인가, 그랬을텐데요. 당에서 무슨 돈을 받는게 없을 때 였어요. 잘 다니던 회사 그만두고 아내 월급으로 생활하던 때였는데, 술값으로 돈을 내고 나서 강남대로변에 가만히 앉아있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때 정말 많이 울었어요. 아내에게 너무 미안해서... 그때 '내가 정말 가족에게 이런 고생을 시켜가면서 일하는 것이 맞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죠. 또 정치적으로 힘든 때도 있었죠."

- 정치적으로요?

"예전 진보신당에서 노회찬·심상정 의원이 탈당했을 때 힘들었죠. 음, 마치 완전히 고아가 된 느낌이랄까? 당시에 (두분이) 강력한 구심점이었는데 뚝 떨어져 나가니까... 그땐 참 힘들더라고요."

책임과 준비... "진보정당 집권, 도둑처럼 다가올 수도"  
 
▲ 김종철 “진보정당의 집권, 도둑처럼 다가올수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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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대표가 '참 힘들더라고요'라고 할 땐, 약간의 탄식도 흘러나왔다. 진보진영 내부의 분열과 갈등은 그에겐 또 하나의 도전이었다. 어떻게든 극복해야만 했다. 김 대표는 "진보정당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했다. 그는 지방으로 내려갔다. 당원들을 만나러 다녔다. 그는 전국을 돌며 당원들과 끊임없는 대화와 토론을 이어갔다. 그리고 통합진보당을 둘러싼 갈등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았다. 오히려 진보정당의 가치와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기도 했다.

- 당시에 진보진영 내에서도 논쟁이 참 대단했지요.

"(고개를 끄덕이며) 지금 생각해 보니, 우리 진보정당의 어려움에서 두 가지의 계기가 된 사건이 있었죠. 하나는 2007년 민주노동당 분당이었고, 또 하나는 통합진보당 사태였죠. 국민과 당원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불신을 안겨준 사건이었고요. 두 번의 큰 격변은 진보정당이 성장하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했던 것이고요. 그 부분에서 저 역시 책임도 있어요. 극복해야죠."

- 한국사회에서 진보정치가 뿌리내리기 참 어렵다고들 해요. 그럼에도 진보에 대한 갈망은 여전한 것 같기도 하고요.

"국민들의 (진보정치에 대한) 수요와 요구는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아마 민주당이 지금보다 훨씬 더 진보적이거나 개혁적이었으면, 정의당의 입지도 줄어들겠죠. 생각해보면, 민주당은 야당을 하던 과거 10년 동안은 확실히 진보적인 모습을 보이긴 했어요."

- 예를 들면요?

"제가 지난 2016년 더불어민주당 공약을 다시 봤어요. 탈원전부터 노동시간 단축, 보유세 강화, 성평등 문제, 증세를 통한 사회복지와 문재인케어 등... 2017년 대선공약으로도 돼 있고요. 아마 민주당 입장에선 진보적인 의제를 수용하지 않으면 망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정작 집권 이후에 잘되고 있느냐는 거예요. 잘 안되고 있잖아요."

'진보적일 것'이라는 현 정부와 집권여당에 대한 그의 비판은 날카롭다. 노동시간 단축과 세금 문제만 봐도 그렇다. "솔직하지 못하다"고 했다. '기득권'과 '현실안주'라는 단어가 그의 입에서 자주 오르내렸다. 최근 야당인 국민의힘이 정의당과 정책 연계하는 데 대해서도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뇌가 그대로인데, 헤어스타일만 바뀐 것"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그는 정책으로 말하겠다고 했다. 당 대표로 나서면서 '진보의 금기를 깨겠다'고 했다. 서민 증세를 통한 보편적인 복지, 연금개혁부터 노동 유연성까지... 당연히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가 인터뷰 시작하면서 말했던 '신상품'에 소비자들의 관심과 호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 말미에 '앞으로 5년 후, 10년 후 어떤 김종철이 돼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김 대표는 잠깐 고개를 숙이더니, "정치인으로서 한국의 리더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그동안 제가 말해왔던 것을 실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또 "진보정당의 집권은 도둑처럼 다가올 수도 있다"면서 "그래서 언제든지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은 정책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준비 중인 정책 이야기 역시 흥미롭다. 그의 이야기가 다시 이어진다.

[다음 기사] 김종철 정의당 대표 "모든 농민 1인당 500만원, 질러대는 이야기 아니다, 공수처·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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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사망 시 벌금 220만원을 500만원으로 올리겠다는 민주당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뒤로 하고 산안법 개정으로 ‘꼼수’ 시도

최지현 기자 cjh@vop.co.kr
발행 2020-11-16 19:03:06
수정 2020-11-16 19: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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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이 16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대신할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의원 발의 형식으로 내놓았다. 결국 산업재해 문제의 핵심인 기업의 경영 책임자에 대한 형사 처벌은 없이 사업주에 대한 벌금만 강화하겠다는 내용인데 그마저도 미약한 수준이라 노동계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이날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장 의원의 산안법 개정안 발의는 예고된 것이었다. 장 의원은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당정협의를 따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법안 처리의 편의를 위해 "고용노동부와는 조율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된 개정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니 산업재해를 막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노동계의 공통된 평가다.

개정안은 우선 '기업의 대표이사'에 한해 중대재해 발생 및 재발방지 대책에 관한 사항, 근로감독관의 감독 지적 사항의 확인 의무를 부여하고, 의무이행 담보를 위해 위반 시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을 뒀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한국노총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노동계)는 성명을 내고 "경영 책임자에 대한 처벌 의지는 아예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경영 책임자에 대한 형사 처벌이 재발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음에도 이를 외면하고 과태료만으로 면죄부를 준 셈이기 때문이다.

본질을 빗겨나간 대신 사업장에 대한 형사 처벌, 즉 벌금 수위를 높이겠다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인데 이마저도 솜방망이 처벌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안은 안전·보건조치 위반으로 노동자 사망 시 사업주에게 500만 원 이상(법인 3천만 원 이상)의 하한선을 도입하도록 했다. 현행법에는 1억 원 이하(법인 10억 원)의 벌금에 처해진다고 돼 있지만 실제 부과되는 벌금의 평균은 220만 원(법인 447만 원)에 불과하다는 자체 분석 결과에 따른 것이다. 나아가 개정안은 안전·보건조치 위반으로 동시에 3명 이상 사망 시 형의 2배까지 가중해 처벌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노동계는 '노동자가 사망했는데 고작 벌금 500만 원으로 면죄부를 주는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게다가 현행 벌금과도 실질적으론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2008년 이천 냉동창고 40명 사망 사고에 법인 벌금이 2천만 원에 불과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개정안의 벌금 하한선 역시 턱없이 낮다고 볼 수밖에 없다.

노동계는 장 의원의 자체 분석과 달리 평균 벌금이 450만 원인데 개정안의 개인 벌금 하한기준이 고작 50만 원 늘어난 500만 원이라면서 "노동자 죽음에 쥐꼬리만큼 올린 벌금을 내놓고, 돈으로 해결하라고 하는 것인가. 이게 그렇게 강조했던 예방중심의 대책인가"라고 꼬집었다.

안전·보건조치 위반으로 동시 3명 이상 또는 1년에 3명 이상 사망 시 법인에 100억원 이하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개정안의 내용도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계는 "과징금은 이미 현행의 산안법에도 낮추고 또 낮출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는데, 별도로 과징금 심의위원회까지 두어 재고에 재고를 거듭하겠다고 한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은커녕 이미 화학물질 관리법에 들어와 있는 매출액 대비 과징금조차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내용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내용ⓒ장철민 의원실

노동계는 결국 경영 책임자에 대한 형사 처벌 조항을 담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답'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산안법 개정안을 두고 여전히 갈팡질팡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이낙연 대표가 지난 9월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공약했지만 이후 산안법 개정안을 포함해 논의하겠다고 하는 등 계속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를 두고 겉으로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동의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산안법 개정안으로 꼼수를 부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개혁입법 후퇴' 논란 속에, 최근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기존 산안법을 개정하는 것만으로는 산업재해를 막기 어렵다면서 당 노동존중실천의원단의 뜻을 모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사업주 또는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면 2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하는 등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의당이 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발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큰 틀에선 비슷하다.

한국노총 출신인 민주당 박홍배 최고위원도 1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 발언을 통해 "2017년에 발생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건 중 공판이 청구된 사건은 5%에 불과했다. 기소된 710건의 사건 중에서 1심 법원이 실형을 선고한 사건은 단 4건이었다. 금고, 징역형은 평균 10개월, 벌금형은 평균 400만 원대였다. 대구 지하철 화재사건,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 사건, 세월호 사건 등 시민 재해 사건들도 더 큰 책임이 있는 원청의 경영 책임자와 공직자가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다"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당론을 모을 것을 촉구했다.

이런 당 안팎의 논란을 의식했는지, 이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직접 언급하면서 "이번에 처리한다는 우리의 원칙을 지키며 소관 상임위 논의에 적극 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당론인 것이냐'는 취지의 기자들의 질문에는 '소관 상임위에서 논의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해 보이면서 즉답을 피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산안법 개정안은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각각 논의될 예정이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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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도쿄·북경 ‘방역-안전 올림픽’ 제안

[기자의 눈] ‘다시 평창’ 번지수 잘못 짚었나?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0.11.16 12:26
  •  
  •  댓글 0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화상으로 진행된 제15차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의제발언에서 “2021년 도쿄, 2022년 북경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을 ‘방역-안전 올림픽’으로 치러내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화상으로 진행된 제15차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의제발언에서 “2021년 도쿄, 2022년 북경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을 ‘방역-안전 올림픽’으로 치러내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다걸기(올인)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극적으로 작동시켰던 것처럼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의 빈손(노딜) 결렬 이후 멈춰선 이 프로세스를 2021 도쿄 하계올림픽을 계기로 재작동시키기 위해 발벗고 나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오후 8시부터 화상으로 진행된 제15차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 East Asia Summit) 의제발언에서 “2021년 도쿄, 2022년 북경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을 ‘방역-안전 올림픽’으로 치러내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제안한다”면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인 '평화올림픽이 되었던 것처럼 회원국들의 신뢰와 협력으로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이 ‘방역-안전 올림픽’으로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인류는 코로나 극복과 평화에 대한 희망을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을 발신했다.

또한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나는 남북한을 포함해 동북아 역내 국가들이 함께하는 '동북아시아 방역 보건협력체'를 제안했다”며 “연대와 협력으로 서로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동북아 평화의 토대를 다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지와 참여를 바란다”고도 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제32회 도쿄 하계올림픽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5일 오후 기자들에게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방역․보건․의료 분야 다자 협력과 방역-안전 올림픽을 제안하는 등 한반도 평화 메시지를 발신해 역내 호응을 얻은 것을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코로나19와 후쿠시마

아직은 문 대통령이 ‘제안’을 발신한 것에 불과하지만 도쿄 올림픽을 성공시키고 싶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로서는 쌍수를 들어 반길만하고, 동맹·다자외교를 지향하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역시 환영할만한 제안이다. 평창의 극적 반전이 도쿄에서도 이루어지길 제안자인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우리 국민들도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년 도쿄 올림픽이 ‘다시(어게인) 평창’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굳이 찬물을 끼얹을 생각은 없지만 깊이 들여다봐야 할 문제들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평창과 도쿄는 시간과 장소의 상징성에 큰 차이가 있다. 먼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020 도쿄 하계올림픽이 1년 연기돼 내년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열릴 예정이지만 그때까지 코로나19가 잦아들거나 퇴치돼 있을 지 아직 알 수 없다. 더구나 일본 아베 정부는 코로나19 대처에 미온적이거나 실상을 가리는데 급급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 하나의 우려는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후폭풍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7월 17일 제136차 총회를 갖고 도쿄하계올림픽 첫 경기를 일본 후쿠시마현에서 연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후쿠시마현이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지 의구심이 남아있다. 더구나 일본 정부는 최근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국제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박지원 등판과 ‘외교부 패싱’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10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스가 일본 총리와 면담하고 기자들을 만났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10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스가 일본 총리와 면담하고 기자들을 만났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또 하나의 걸림돌은 한일관계다. 일본군‘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배상 문제 등 양국간 갈등은 지난해 일본의 무역보복조치인 ‘화이트 리스트’ 배제와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보류 중) 등으로 극단적 대립이 발생했고, 아직까지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더구나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법원에 신청한 강제집행 중 미스비시중공업의 특허권과 상표권에 대한 ‘특별현금화 명령’ 4건이 지난 10일 0시에 도달돼 효력이 발생한 상태다. 압류명령 4건도 오는 12월 29일과 30일 도달돼 효력이 발생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다시 평창’ 구상에는 새로 등장한 스가 정권과 한일문제까지 일거에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방일과 스가 총리 예방도 이같은 행보의 일환으로 보인다. 그러나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지난 13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안 자체에 대해서는 외교부로서는 뭐 충분히 협의를 했다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공개적으로 ‘외교부 패싱’을 실토하기도 했다.

외교부를 통한 정상적인 문제 해결이 진척을 보지 못한 상황에서 국정원장이 나서서 한일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문희상 안(案)’처럼 엉뚱한 결과가 나올 경우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되고, 우리 국민이 납득할만한 기대치에 일본이 호응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은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자칫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이라는 큰 수레바퀴를 굴리기 위해 한일관계에서 원칙을 저버릴 가능성도 우려할만 한 상황이다.

달라진 김정은 위원장의 눈빛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는 급물살을 탔다. 사진은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이 2018년 2월 10일 청와대를 예방한 모습. 김여정 특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는 급물살을 탔다. 사진은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이 2018년 2월 10일 청와대를 예방한 모습. 김여정 특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다시 평창’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한쪽 당사자인 북한의 호응이 필수적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쿄에 나타날 가능성이 거의 제로에 가깝지만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나 고위급 인사의 방일도 현실성은 매우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과거사 문제들은 제쳐두더라도 아베 정권을 이은 스가 정권 역시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북일 간에도 물밑접촉은 꾸준히 이어져 왔고, 언젠가는 빅딜이 필요한 상황임에는 틀림없다.

북측 고위급 인사의 방일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남북관계 속에서 남측의 제안을 북측이 수용해 국제무대에 나설 수 있는 가능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지난 9월 코로나19와 태풍피해를 두고 남북 정상이 친서를 교환했는가 하면,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0월 10일 당창건 75돌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에게도 따뜻한 이 마음을 정히 보내며 하루빨리 이 보건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손을 마주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빈손 결렬 이후 남북관계 역시 사실상 단절된 상태에 놓여있다. 북측 입장에서는 특히 판문점과 평양 남북정상선언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남측 당국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북측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도 이같은 불만의 표시로 읽히고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마저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석상에서 ‘작은 교역’ 성과물 하나조차 내놓지 못 했다.

‘다시 평창’의 중요한 논거 중 하나는 북한이 강력한 국제적 제재 속에서 자력갱생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고, 내년 1월 제8차 당대회를 거쳐 미국의 새 정부가 진용을 갖추면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북미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그 과정에서 남측이 놓아주는 다리를 건너서 북미협상의 자리에 앉게 하겠다는 우리측의 적극적인 구상도 담겨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5돌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남측[자료사진 - 통일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5돌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에게도 따뜻한 이 마음을 정히 보내며 하루빨리 이 보건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손을 마주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그러나 북한은 지난해 12월 당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정면돌파전’을 선포하고 핵무기보유국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0월 10일 당창건 75돌 열병식 기념연설에서도 “자위적정당방위수단으로서의 전쟁억제력을 계속 강화해나갈것”이라면서 “이제 남은것은 우리 인민이 더는 고생을 모르고 유족하고 문명한 생활을 마음껏 누리게 하는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경제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무대로 나올 것이라는 추정은 아직은 ‘가능성’으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오히려 ‘자력갱생’에 강조점을 두고 있는 것이 아직까지는 더 현실에 가까워 보인다. ‘수입병’에 대한 비판이나 ‘비사회주의적 행위’를 ‘범죄행위’로 단죄하고 있는 것이 북한의 현 상황이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바라보는 눈길이 달라진 점도 중요한 대목이다. 판문점과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한창일 때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따뜻한 눈길을 보냈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남북관계를 사실상 이끌어왔던 서훈 전 국정원장이 국가안보실장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그에 대한 북측의 신뢰는 예전같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국정원장의 등판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선거가 끝나면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1년만 남게 된다. 문 대통령으로서도 ‘다시 평창’이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그러나 임기에 구애받지 않은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새로 들어선 바이든 정권과 스가 정권과의 긴 여정이 남아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다시 평창’의 성공 여부는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이 마련한 ‘도쿄 무대’를 발판으로 삼을 것인지에 달려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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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하원의원 4명 탄생...입양인시민권법 통과 등 기대"

김동석 KAGC 대표 "위안부결의안 후속작업 필요하다"

앤디 김(뉴저지주 3지구·민주), 메릴린 스트릭랜드(워싱턴주 10지구·민주), 영 김(캘리포니아주 39지구·공화), 미셸 박 스틸(캘리포니아주 48지구·공화)이 그 주인공이다. 30대 정치 신인인 데이빗 김(캘리포니아주 34지구·민주) 후보만 아쉽게 낙선했다.

 

불과 2년 전 앤디 김 의원의 당선에 20년 만에 한인 연방의원이 탄생했다고 기뻐한 것을 생각하면 "지각 변동의 변화"라고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Korean American Grassroots Conference) 대표는 말했다. 메릴린 스트릭랜드, 미셸 박 스틸, 영 김 의원은 최초의 한국계 여성 연방의원이라는 기록도 공유하게 됐다.

 

▲ 영 김 후보가 13일(현지시간)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한국계 4명이 미국 연방의회에 입성하는데 성공했다. 왼쪽부터 영 김, 메릴린 스트릭랜드, 미셀 박 스틸, 앤디 김 의원. ⓒ연합뉴스

"연방의원 4명 탄생...이민, 입양인시민권 등 초당적 접근 기대"


 

오랫동안 미국에서 한인 유권자 운동을 해온 김 대표는 14일 선출직(임명직) 공직자를 희망하는 청년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섀도우캐비닛'(대표 김경미) 온라인 강연에서 연방의원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미국의 소수계 입장에서 연방 하원의원 1명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정치적 영향력의 차이는 비교할 수 없는데 이번에 4명이나 한꺼번에 의회에 진출한 것은 지각 변동 수준"이라는 것.


 

민주당의 앤디 김은 이제 재선의원이 됐으며, 스트릭랜드는 타코마 시장 출신의 초선의원이다. 두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진보적 성향의 의원이라고 할 수 있다. 공화당의 미셀 스틸 박, 영 김도 초선의원이다.


 

4명의 의원이 소속 정당이 다르지만 한인 사회가 직면한 이슈들에 대해서는 초당적 접근이 가능할 것이라고 김 대표는 전망했다.


 

"공화당이 이민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일지라도 공화당 소속의 이민 커뮤니티 내 의원들은 친이민 입장입니다. 저는 공화당에서 소수계를 대표하는 의원들이 많이 탄생하는 것이 공화당 개혁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두 의원은 L.A 지역 의원들이라서 이 지역 한인들 다수가 직면하고 있는 스몰 비즈니스(자영업 등)에 대한 문제의식도 깊고 해결 의지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번 회기 때는 입양인 시민권법이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공화당 한인 의원이 2명이나 있으니까요.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도 <연합뉴스> 기고문에서 이에 대해 직접 언급했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을 앞둔 지난 10월 30일 <연합뉴스>에 보낸 기고문에서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나는 더 나은 삶을 일구기 위해 미국으로 와 열심히 일하는 이민자 가정을 지원하면서 일생을 싸워왔다. 모든 사람을 존엄하게 대하고 낯선 이들을 반기며 약한 이들을 보호하는 게 나의 원칙이다. 나는 망가진 이민 시스템을 고칠 것이고 등록되지 않은 한국인의 시민권을 위한 로드맵을 제공할 것이며 수만 명의 한국인 입양아를 미국인으로 인정하는 데 노력할 것이다."

 

입양인 시민권법((Adoptee Citizenship Act)은...


 

국제입양은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게 새로운 가정을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아동이 태어난 나라에서 양부모가 거주하는 나라로 아동을 이주시키는 행위다. 아동에게는 아무런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는 '비자발적'인 국제이주 과정에서 이 아동은 태어난 나라의 국적과 언어와 문화를 박탈당한다. 따라서 입양아동에게 이 이주 과정에서 최소한의 안전권이 확보되는 조건은 이주한 나라의 국적(시민권)이 주어지는 것이다. 그래야만 학대, 폭력, 파양 등 양부모와의 관계에 문제가 생겨 입양아동의 안전을 위해 긴급한 보호나 사회적 개입이 필요할 경우, 혹은 입양아동이 성인이 되어 양부모로부터 독립을 할 경우, 입양인이 그 사회 구성원으로서 정당한 권리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기존의 국제입양은 이 가장 기본적인 조건조차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는 곧바로 입양인 개인의 피해와 고통을 야기했다.


 

클린턴 정부 시기인 지난 2000년 '아동 시민권법(Child Citizenship Act)'이 연방 의회를 통과했지만, 이 법은 제정일(2001년 2월 27일) 기준 만 18세 미만의 입양 아동들에게만 시민권을 자동으로 부여하도록 했고, 당시 이미 성인이 된 많은 입양인들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때문에 1945년부터 1998년까지 해외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입양인 중 2만5000명에서 4만9000명이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지 못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이들 중 절대 다수가 한국 출신 입양인들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953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에서 해외로 입양된 16만5305명 중 국적 취득 미확인자가 2만6822명, 이들 중 미국으로 입양된 이들이 1만9429명(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이다. '입양인 시민권법'은 이들에게 시민권을 주자는 법안이다.

 

이 법안은 2016년부터 매 회기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지난 2019년 5월 아담 스미스(민주당, 워싱턴-9) 의원과 랍 우달(공화당, 조지아-7) 의원이 공동 발의한 법안(H.R. 2731)도 안타깝게 통과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미주한인유권자연대, 입양인권익운동(Adoptee Rights Campaign), 홀트 등 20여개 단체가 전국 입양인 평등권 연대'(National Alliance Adoptee Equality)를 만들어 법안 통과를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4명의 한인 연방의원이 당선된 데다가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까지 의지를 표명함에 따라 117회 회기 때문에 법 통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김동석 대표는 바이든 캠프에서 한인유권자연대가 발행한 정책자료집을 참고했다는 것이 이번 선거에서 한인 연방의원 4명 입성과 함께 가장 큰 보람이라고 했다.


 

"2007년 통과된 위안부 결의안, 후속 작업 필요하다"


 

▲ 지난 2007년 미 하원에서 열린 위안부 결의안 청문회. ⓒ연합뉴스

김 대표는 또 지난 2007년 미 하원을 통과한 '위안부 결의안'(H.Res 121)에 대한 후속 작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관계에서 한국이 미일관계와 동등한 수준으로 미국관계를 이어갈 좋은 전략이기도 합니다.

 

지난 2007년 7월 30일 미 하원을 통과한 '위안부 결의안'은 '일본 정부에 의해 1930년대부터 2차 세계대전 동안 아시아, 태평양 여러 섬 지역의 식민통치 및 전시 점령 당시 일본 제국군이 젊은 여성들을 강제적으로 "위안부"라고 일컬어지는 성노예로 동원한 바 있음을 일본정부가 명확하면서도 번복 불가능한 방식으로 인정하고 사죄하며 역사적 책임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고 있다.


 

당시 결의안을 발의한 마이크 혼다 의원을 도와서 입법 로비 활동을 했던 김 대표는 "위안부 이슈는 한미일 관계에서 여전히 불덩어리"라면서 "이 결의안을 활용해 미국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위안부 문제를 국제적인 차원에서 접근할 때는 '전쟁 범죄', '여성 인권'의 이슈임을 강조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대인들이 홀로코스트를 어떻게 '전쟁 범죄'로 부각시켜 끝까지 책임을 따져 묻고 재발 방지를 이유로 절대 옹호하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하는지 보고 배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사회에서 가해자, 피해자의 문제는 피해자가 강자가 될 때만 해결할 수 있다는 게 냉혹한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제가 유대계 미국인들의 로비 집단인 AIPAC회원으로 1998년에 가입했습니다. 에이펙은 미국의 군사력을 활용해 중동에 있는 자신들의 고국인 이스라엘을 지킨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가치적으로는 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미국의 시민 입장에서 어떻게 미국 정치권을 움직이는지에 대해서는 배울 점이 매우 많습니다. 그래서 회원으로 가입해서 노하우를 배웠고, 2007년 위안부 결의안 통과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도움이 됐습니다.


 

혼다 의원은 일본계 미국인이지만, 전쟁 당시 일본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입장이었습니다. 이런 훌륭한 의원이 있어서 법안을 2월 1일에 발의하게 됐는데, 에이펙 실무자가 조언하기를 무조건 15일 안에 시민 1만 명의 지지 서명을 받아라, 그걸 들고 가서 의원 한명 한명을 설득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 활동을 함께 하는 한국 유학생들을 포함해 정말 많은 분들이 한인마트 등을 찾아가 캠페인을 벌이면서 서명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발품을 팔아서 8000여 명 서명을 받았고, 8000장 서명 용지를 들고 의원실을 찾아다니며 설득을 했습니다.

 

결의안 통과를 막으려는 일본 정부의 로비는 정말 무시무시했고, 집요했습니다. 일본계 미국인들은 '조용히' 움직입니다. 절대 시끄럽게 굴지 않지만 막강한 자금력과 로비력을 동원해 원하는 바를 성취합니다. 위안부 결의안도 일본의 반대를 뚫고 통과시키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결국 이용수 할머니 등 실제 피해자들께서 의회에서 증언을 하게 된 힘이 컸습니다. 이는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서 주요 소재로 활용됐습니다. 낸시 팰로시 하원의장이 결의안 통과 이후 당시 이용수 할머니 등을 만나 "위싱턴을 일깨워주셔서 감사하다"고 직접 인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노력이 2015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 의회에 와서 직접 연설을 하면서 퇴색된 측면이 있습니다.

 

결의안이 통과된 지 13년이 지났지만 이를 근거로 계속 묻고 따지고 문제 삼아야 합니다. 홀로코스트는 지금도 그렇게 합니다. 결의안 통과 당시 한국의 여성부와 작업을 해서 이 과정을 기록을 남기자고 했는데 정권이 교체(노무현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되면서 흐지부지 됐습니다.


 

올해는 이 결의안에 서명자로 동의했던 의원들 중 현역에 남아 있는 의원들을 접촉해서 여성인권문제로 'HR 121 Caucus'를 결성할 궁리를 하고 있습니다. 매년 7월 30일 의회에서 작은 기념식을 하기 했는데, 그걸 넘어서 코커스를 만들어 후속 활동을 하려고 합니다. 지금 미국 의회에서 시민 로비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이슈는 평화, 인권, 환경 이슈들입니다. 위안부 이슈는 이에 딱 부합합니다."


 

"한인 의원들이 한국인은 아니다...무조건적 기대는 금물"


 

김 대표는 한국계 미국인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기 위해선 한인들이 '미국 시민'으로 지역 사회를 위해 활동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모범 시민으로 인정받지 않고서는 정치력을 발휘할 수 없고 그래서 한인들은 그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에이펙은 매년 총회를 마친 뒤 수만 명의 참석자들이 의회로 와서 유대인들이 원하는 법안 로비를 위해 지역구 의원 사무실을 찾습니다. 놀라운 장면이죠. 또 지역구 의원들을 위한 후원회도 자주 개최합니다. 유대인들은 자신들(이스라엘에 있는 가족, 친지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돈과 시간을 할애합니다. 한국계 미국인들은 아직 그런 수준까지는 못 갔습니다.

 

한인들이 미국 시민이 돼야 한다는 문제에 대해선 한국인들, 특히 한국 정치인들에게도 당부하고 싶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한인들에게 한국은 고국이기 때문에 분명 중요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워싱턴 의회를 찾아오는 정부 관계자나 정치인들이 한인 의원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기대는 금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이슈에 대해서 공화당 의원들은 다른 입장이나 생각을 갖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분들에게 한국의 입장에 대해 설득할 필요가 있겠지요.

 

또 앤디 김 의원만 재선이고 다른 분들은 초선입니다. 3선 정도가 돼야 현직 프리미엄을 갖고 활동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도 이해하고 이들을 더 키우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프레시안(전홍기혜)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11607073990229#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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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점으로 다가서는 군사정세

[개벽예감 419] 폭발점으로 다가서는 군사정세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0/11/1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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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중국인민해방군은 대만군을 몇 시간 안에 궤멸시킨다

2. 제4차 대만해협위기는 일어나지 않는다

3. 조선인민군과 한미연합군의 싸움, 중국인민해방군과 미일동맹군의 싸움 

4. 동북아시아 군사정세는 폭발점으로 다가서고 있다

 

 

1. 중국인민해방군은 대만군을 몇 시간 안에 궤멸시킨다

 

2020년 11월 4일 대만 언론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황수광(黃曙光) 참모총장과 쉬옌푸(徐衍璞) 부참모장을 비롯한 대만군 수뇌부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명령에 따라 타이베이(臺北) 북쪽 다즈(大直)에 있는 헝산(衡山)전쟁지휘소에 들어갔다고 한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을 심각하게 우려한 대만군 수뇌부가 전쟁지휘소에 들어가 대만군에게 경계태세를 명령한 것이다. 전쟁이 임박했을 때, 군수뇌부는 전쟁지휘소에 들어간다. 

 

대만군 수뇌부는 2020년 9월 19일에도 헝산전쟁지휘소에 들어가 대만군에게 경계태세를 명령했었다. 2020년 9월 18일 중국인민해방군 전략폭격기와 전투기 18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가 대만 해안에서 불과 68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상공까지 바짝 접근했고, 이튿날에도 폭격기와 전투기 19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가 또 다시 대만 해안 상공에 바짝 접근했으므로, 대만군 수뇌부는 즉시 헝산전쟁지휘소로 직행하여 대만군에게 경계태세를 명령했던 것이다. 당시 이런 위기상황이 조성된 원인은 2020년 9월 17일 키드 크락(Keith Krach) 미국 국무부 차관이 이끄는 국무부 대표단이 대만을 방문하여 중국을 극도로 자극한 데 있었다.  

 

그런데 2020년 11월 4일에는 중국인민해방군 전자전기 1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에 들어갔을 뿐이고 전략폭격기와 전투기를 동원한 대만근접비행은 없었는데도 대만군 수뇌부는 헝산전쟁지휘소에 들어가 대만군에게 경계태세를 명령했다. 이런 급박한 움직임은 대만군 수뇌부가 중국인민해방군의 대만근접비행보다 더 심각한 군사적 위험을 직감하고 전쟁지휘소에 들어가 대만군에게 경계태세를 명령하였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대만군이 직감한 심각한 군사적 위험은 무엇인가? 나는 2020년 11월 9일 <자주시보>에 실린 ‘공동전선에서 포성이 울릴 때’라는 제목의 글에서 중국공산당 창건 100주년이 되는 2021년 7월 23일을 앞두고 중국이 대만통일전쟁을 수행할 다섯 가지 주객관적 조건이 성숙되었다는 사실을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 그 조건들을 여기에 다시 열거한다. 

 

- 중국은 대만통일전쟁준비를 완료했다.

- 대만의 국가분렬세력은 분리독립책동에 광분하면서 중국을 극도로 자극하고 있다.

- 미국은 대만문제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면서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있다.

- 보건재앙과 정치혼란에 빠진 미국의 전쟁능력이 약화되었다.

-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에 유리한 군사정세가 한반도에 조성되었다.

 

중국 <신화퉁신(新華通信)> 2020년 11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20년 11월 13일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제출한 ‘중국인민해방군 연합작전강요’라는 제목의 군사전략문서를 비준했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연합작전이라는 말은 육군, 해군, 공군, 전략로켓군의 연합작전을 뜻하므로, 지금 중국인민해방군은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 언론매체 <환추시바오(環球時報)> 2016년 12월 7일 사설에 따르면, “인민해방군은 몇 시간 안에 대만군을 궤멸시키고 대만섬을 점령할 능력이 있다. 대만을 도우려는 미국군이 도착하기도 전에 전투는 끝날 것”이라고 한다. <사진 1> 

 

▲ <사진 1>위의 사진은 대만 북쪽 다즈에 있는 헝산전쟁지휘소 정문을 촬영한 것이다. 헝산전쟁지휘소는 대만군 전쟁지휘소다. 이 전쟁지휘소는 당연히 지하에 건설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사진에 나타난 지휘소 정문은 어느 중소기업사업장 정문처럼 허술하기 짝이 없다. 저런 분위기 속에서 전쟁지휘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2020년 11월 4일 대만군 수뇌부는 헝산전쟁지휘소에 들어가 대만군에게경계태세를 명령했다. 전쟁이 임박했을 때, 군수뇌부는 전쟁지휘소에 들어간다.  

 

매우 다급해진 대만군은 전시동원체제를 마련했다. 2020년 10월 22일 옌더파(嚴德發) 대만 국방부장은 입법원 외교국방위원회에서 “차이잉원 총통이 동원령을 내리면, 45만명 병력이 대만방어작전에 나설 것”이라고 하면서, 전시에 정규군 18만5,000명과 예비군 26만명이 동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0년 10월 27일 대만 언론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대만군은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에 대처하기 위한 대규모 전투훈련을 대만 각지에 있는 5개 작전지구에서 일제히 진행했다고 한다. 

 

대만 언론보도에 따르면, 대만 국가안전국 추궈정(邱國正) 국장은 2020년 10월 29일 대만 입법원 외교국방위원회에서 “현 시기 양안(중국과 대만을 뜻함-옮긴이) 사이에서 전면전이 일어날 확률이 평소보다 높다”고 말했다고 한다. 바로 그때 어느 대만 입법위원이 최근 중국 모래채취선들이 대만군이 주둔하는 마쭈렬도(馬祖列島) 인근 해역에 자주 출현하는 것이 무력공격조짐이 아니냐고 추궈정 국장에게 거듭 물었다. 대만군이 요새화한 마쭈렬도는 중국 본토 해안에서 불과 30km밖에 떨어지지 않은 몇 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졌다. 질문을 받은 추궈정 국장은 직답을 피하면서 “여러 가능성을 두고 분석하고 있다”고 아리송하게 답변했다. 

 

중국인민해방군은 대만해협에 있는, 대만군이 주둔하는 작은 섬들을 공격하는 국지전을 차츰 전면전으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만통일전쟁을 수행하는 게 아니라, 대만해협에서 우발적인 무력충돌이 일어나는 즉시 전면전에 돌입하는 방식으로 대만통일전쟁을 수행할 것으로 예견된다. 그러므로 무력공격조짐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0년 11월 23일 조선인민군 방사포부대가 연평도를 포격했다. 그런데 당일 오후 6시 30분(서울시간으로 오후 7시 30분) 당시 대만 총통 마잉주(馬英九)는 총통부 청사에서 비상국가안전회의를 긴급히 소집했고, 대만군 수뇌부는 헝산전쟁지휘소에 들어가 대만군에게 경계태세를 취하도록 명령했다. 연평도 포격전은 오후 3시 41분에 끝났고, 한국 외교안보장관회의는 오후 4시 35분에 시작되었는데, 대만 비상국가안전회의는 오후 7시 30분에 시작되었고, 대만군 수뇌부는 전쟁지휘소에서 대만군에게 경계태세를 명령했던 것이다. 포격전은 대만에서 약 1,000km 떨어진 연평도에서 벌어졌으나, 대만군이 즉시 경계태세를 취한 것은 한반도 군사정세와 대만해협 군사정세가 얼마나 밀접히 결부되었는지를 보여준다.    

 

 

2. 제4차 대만해협위기는 일어나지 않는다   

 

“전진, 전진, 태양을 따라 나가자

최후 승리를 위해, 전국 해방을 위해“

 

이것은 중국인민해방군가의 맨 마지막 소절이다. 여기서 말하는 “최후 승리”와 “전국 해방”은 대만통일전쟁에서 승리하여 중국 전국을 해방한다는 뜻이다. 이런 사실만 봐도, 대만통일전쟁이 중국의 국가운명을 좌우하는 핵심문제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대만통일전쟁은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직후부터 중국의 국가운명을 좌우하는 핵심문제로 되었다. 

 

1949년 12월 7일 중국 본토에서 벌어진 내전에서 참패한 장졔스(蔣介石)의 국민당군은 130만 명에 이르는 지지자들과 함께 대만으로 달아났다. 1950년 5월 1일 중국인민해방군은 중국 최남단에 있는,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하이난섬(海南島)을 점령했고, 그때부터 대만을 점령하기 위한 마지막 전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대만을 통일하면 25년 동안 지속된 내전이 종식될 수 있었다. 중국인민해방군 정예부대들은 대만 해안으로부터 약 150km 떨어진 푸젠성(福建省)으로 집결하여 대만통일전쟁을 준비했다. 중국은 대만통일과 내전종식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바로 그런 시기에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났다. 6.25전쟁이 일어난 때로부터 이틀이 지난 1950년 6월 27일 당시 미국 대통령 해리 트루먼(Harry S. Truman)은 “대만해협의 중립화는 미국의 최고 이익”이라고 하면서 중국인민해방군의 대만상륙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 해군 제7함대를 대만해협에 급파하여 해상을 봉쇄했다. 미국의 대만해협봉쇄는 유엔헌장과 국제법을 위반한 불법행위였지만, 1949년 4월 23일에 창설된 중국인민해방군 해군은 무장력이 너무 약했기 때문에 미국 해군 제7함대에 맞설 수 없었다. 미국은 6.25전쟁이 거의 끝나가던 1953년 2월 2일에 가서야 대만해협봉쇄를 해제했는데, 6.25전쟁이 일어나는 바람에 중국은 대만통일전쟁의 결정적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판문점에서 정전협정이 체결되어 전쟁의 포성이 멎었던 1953년 7월 27일 이후 중국은 대만통일전쟁을 위한 군사행동을 재개했다. 제1차 대만해협위기가 발생한 것이다. 푸젠성에 집결한 중국인민해방군 포병부대들은 1954년 8월 11일부터 9월 3일까지 푸젠성에서 3~4km 떨어진, 대만군이 주둔하는 진먼댜오(金門島)와 마쭈렬도에 집중포격을 퍼부었고, 11월에는 다첸제도(大陳諸島)에 집중포격을 퍼부었다. 푸젠성과 저장성(浙江省) 인근에 있는 여러 섬들에서 중국인민해방군과 대만군이 치렬한 공방전을 벌어는 가운데, 중국인민해방군은 1955년 1월 18일 다첸제도에서 13km 떨어진 이장샨댜오(一江山島)에 상륙하여 그 섬을 점령했다. 대만통일전쟁의 결정적인 시기가 다가왔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의 대만통일을 가로막으려고 광분했다. 1955년 1월 29일 미국 연방상원과 연방하원은 ‘대만결의안’을 의결했다. 그 결의안에서 미국 연방의회는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에 무력개입을 하는 전쟁권한을 미국 대통령에게 주었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 대통령의 전쟁권한에 중국 본토에 핵공격을 가하는 권한이 들어있었다는 사실이다. 1955년 3월 당시 미국 국무장관 존 포스터 덜레스(John Foster Dulles)는 미국이 중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느니 뭐니 하면서 핵공갈을 늘어놓았고, 당시 미국 해군 참모총장 로벗 카니(Robert B. Carney)는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중국의 군사력을 파괴하는 전쟁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느니 뭐니 하면서 노골적으로 위협했다. 중국 본토에 대한 미국의 핵공격을 반대한다는 당시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Winston L. S. Churchill)의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었을 때, 중국은 미국의 핵공갈이 공갈로 끝나지 않을 수 있을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미국은 중국이 6.25전쟁에 참전하였을 때 중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기회를 노리고 있었으므로, 중국인민해방군이 대만해방전쟁에 돌입하는 경우 중국 본토가 미국의 핵공격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가 중국의 발목을 잡았다. 그렇게 되어 중국인민해방군 포병부대들은 1955년 5월 1일 대만군이 점거하고 있는 대만해협의 작은 섬들에 대한 집중포격을 중지했다. 

 

포격은 중지했지만, 대만통일을 집요하게 가로막는 미국의 핵위협을 물리치고 기어이 대만통일을 실현하려는 중국의 결심은 더욱 굳어졌다. 중국이 미국의 핵위협을 물리치는 길은 핵무장밖에 없었다. 그래서 1955년 7월 4일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중국의 핵무기개발사업을 지휘할 정책담당자 3인을 지명했다. 

 

그로부터 3년 뒤 제2차 대만해협위기가 발생했다. 1958년 8월 23일 오후 6시 중국인민해방군 포병부대들은 대만해협 진먼댜오와 마쭈렬도에 포탄 50,000발을 퍼붓는 집중포격을 가했다. 이튿날 밤 중국인민해방군 상륙부대는 대만해협의 작은 섬 둥딩댜오(東碇島)에 상륙하기 위한 전투에 돌입했다. 화들짝 놀란 미국은 제7함대를 대만해협에 급파했고, 최신형 전투기들을 대만 공군기지들에 배치했으며, 미국 본토에 있는 반항공미사일부대 1개 대대를 대만에 배치했고, 203mm 곡사포와 155mm 곡사포를 대만군 포병부대에 제공했다. 

 

제2차 대만해협위기 중에 중국인민해방군은 집중포격에서 멈추지 않고 공습작전을 전개했다. 1958년 9월 22일 중국 본토에서 이륙한 중국인민해방군 J-5 전투기 100대가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으며 대만 공습에 나섰다. 그에 맞서 대만군도 전투기 32대를 긴급히 출격시켰다. 대만해협 상공에서 조우안 쌍방 전투기들은 치렬한 공중전에 돌입했다. 100 대 32의 공중전이 벌어졌으므로, 중국인민해방군 전투기 조종사들이 이길 것으로 누구나 예상했다. 그런데 전혀 뜻밖의 사태가 벌어졌다.

 

대만군 전투기들은 비밀병기를 사용하여 중국인민해방군 전투기들을 한 대씩 격추하기 시작했다. 그 비밀병기가 바로 미국이 대만에 긴급히 보내준 AIM-9 공대공미사일이다. 공대공미사일이라는 개념 자체를 알지 못했던 중국인민해방군 전투기 조종사들은 어이없게도 20여 기를 격추당하고 퇴각했다. 그로써 미국이야말로 대만통일전쟁을 가로막은 주적이라는 사실이 또 다시 입증되었다.  

 

1995년 7월 21일 제3차 대만해협위기가 발생했다. 대만독립을 획책하는 리덩후이(李登輝)가 대만총통에 당선되어 국가분렬책동을 극단적으로 밀고 나갔기 때문에 중국은 군사행동을 단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 1995년 7월 21일부터 1996년 3월 23일까지 8개월 동안 지속된 제3차 대만해협위기 중에 중국인민해방군은 대만해협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위협사격을 여러 차례 진행했고, 푸젠성에 전투부대들을 집결시켜 대만상륙전을 연습했다. 화들짝 놀란 미국은 항모전투단 2개를 대만 인근 해역으로 급파했고, 100,000t급 핵추진항공모함과 40,000t급 강습상륙함을 비좁은 대만해협 안으로 들이밀면서 중국인민해방군의 대만상륙을 서둘러 차단했다. 

 

그러나 미국군에게 겁을 먹고 물러설 중국인민해방군이 아니었다. 중국인민해방군은 8,400t급 미사일구축함과 3,000t급 잠수함들을 출동시켰다. 그 구축함에는 항공모함을 공격할 반함선미사일을 탑재되었고, 그 잠수함들에는 항공모함을 공격할 중어뢰가 탑재되었다. 또한 중국인민해방군은 최신형 전투기 수호이-30을 100대나 출격시켰다. 대만통일전쟁이 눈앞에 다가왔다. 전쟁공포에 빠진 많은 대만주민들이 미국과 캐나다로 도피했다. 중국인민해방군 미사일부대들이 탄도미사일을 집중발사하여 대만군 방공망을 파괴하면, 중국인민해방군 상륙부대들이 대만해협을 건널 수 있었다. 

 

그렇지만 중국은 제3차 대만해협위기 속에서도 대만통일전쟁에 돌입하지 못했다.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그로부터 17년이 지난 2013년 1월 1일 중국 언론매체 <환구망> 보도기사에서 그 사연이 밝혀졌다. 보도에 따르면, 1996년 제3차 대만해협위기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미국은 중국인민해방군 미사일부대들이 사용하는 위성위치확인체계신호(GPS signal)를 조작하는 전자전을 은밀히 벌여 중국인민해방군 미사일부대들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비행 중에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도록 교란했다고 한다. 그렇게 되어 중국인민해방군 미사일부대들이 대만 인근 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3발 가운데 2발이 목표수역에서 벗어났다. 1996년 당시 중국은 전자교란전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이 전자전으로 탄도미사일의 비행을 교란하면, 중국으로서는 속수무책이었다. 1996년에 일어난 제3차 대만해협위기 속에서 중국이 대만통일전쟁에 돌입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던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2020년 1월 19일 중국 웨이보에 유출된 중국인민해방군 전쟁지휘소 내부를 촬영한 사진이다. 사진을 보면, 대만섬 남쪽에 상륙하는 작전지휘소라는 지휘소명칭이 보이고, 대만섬 남쪽에 상륙하는 작전경로도라는 제목의 대형지도가 벽에 걸려있다. 상륙지대를 보여주는 커다란 모형판이 실내 중앙에 놓여 있다. 이런 정황을 살펴보면, 사진 속의 전쟁지휘소는 대만 남부해안에 상륙하는 작전임무를 맡은 중국인민해방군 해군 륙전대의 전쟁지휘소인 것으로 보인다. 대만섬 서부해안은 높은 산들이 가로막고 있어서 상륙하기에 불리하다. 그래서 중국인민해방군은 남부해안과 북부해안에 상륙하는 작전계획을 세워놓은 것으로 생각된다.  

 

제3차 대만해협위기가 발생했던 때로부터 어언 25년 세월이 흘렀다. 그 긴 세월 동안 중국은 미국의 무력개입을 차단하고 대만통일전쟁을 수행할 강한 힘을 키워왔다. 이를테면, 중국인민해방군 미사일부대들은 대만의 전략거점들을 조준한 미사일 2,500발을 집중배치했다. 그리고 대만해방전쟁에서 중심역할을 수행할 중국인민해방군 해군은 자기의 무장력을 대폭 강화했다. 그 사정은 다음과 같다.

 

항공모함 2척 

핵추진잠수함 12척을 포함함 잠수함 79척

구축함 50척

호위함 49척

경비함 71척

미사일정 109척

구잠함 94척

경비정 17척

소해정 36척

강습상륙함 2척

상륙수송함 8척

상륙함 32척

상륙정 33척

 

대만해방전쟁에서 중심역할을 수행할 중국인민해방군 공군도 해군에 뒤질세라 자기의 무장력을 대폭 강화했다. 그 사정은 다음과 같다.

 

전투기 1,200대

공격기 150대

폭격기 153대

정찰기 139대

수송기 445대

훈련기 1,618대

헬기 1,157대

 

그것만이 아니었다. 중국인민해방군은 대만통일전쟁에 개입한 미국군을 격퇴할 강한 무장력도 갖췄다. 만일 상황을 오판한 미국이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을 저지하기 위해 중국 본토를 공격하면, 중국은 사거리가 4,000km에 이르는 정밀타격탄도미사일 둥펑-26을 발사하여 괌과 오끼나와에 설치된 미국의 군사전략거점들을 외과수술식으로 제거할 수 있다. 만일 상황을 오판한 미국이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을 저지하기 위해 항모전투단을 대만 인근 해역으로 출동시키는 경우, 중국은 사거리가 1,500km에 이르는 반함선탄도미사일 둥펑-21D를 발사하여 미국 항모전투단을 격침할 수 있다.  

 

지금 중국은 중국공산당 창건 100주년을 앞두고 있다. 중국은 중국공산당 창건 100주년이 되는 2021년 7월 23일 이전에 오끼나와 ⟶ 대만 ⟶ 필리핀 ⟶ 보르네오를 연결하는 제1도련선(島連線) 밖으로 미국의 영향력을 밀어내려는 평정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제1도련선 평정에서 핵심문제는 대만통일이다. 중국이 대만통일을 실현하면 일본 오끼나와는 중국의 포위망 안에 들어가게 된다.

 

또한 중국은 제1도련선 평정계획을 실행한 이후 중화인민공화국 창건 100주년이 되는 2049년 10월 1일 이전에 일본 오가사와라제도 ⟶ 괌 ⟶ 싸이판 ⟶ 파푸아뉴기니를 연결하는 제2도련선 밖으로 미국의 영향력을 몰아내려는 제2차 평정계획을 추진할 것이다. 제2도련선 평정에서 핵심문제는 괌에 배치된 미국의 군사력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3. 조선인민군과 한미연합군의 싸움, 중국인민해방군과 미일동맹군의 싸움 

 

중국이 대만통일전쟁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한미연합군과 미일동맹군이 서해와 동중국해에서 중국인민해방군의 측면을 공격하는 것이다. 한미연합군과 미일동맹군이 중국인민해방군의 측면을 공격하면, 중국이 대만통일전쟁에서 승리하더라도 혹심한 피해를 입고 승리할 것이다. 중국은 어떻게 하면 혹심한 피해를 입지 않고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를 고심했다. 

 

중국의 고심은 중국이 대만통일전쟁에 돌입했을 때 과연 한미연합군과 미일동맹군이 자동적으로 무력개입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결부된 것이다. 우선 한미연합군의 무력개입문제부터 살펴보자. 1953년 10월 1일 워싱턴에서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이 한미연합군의 무력개입문제를 결정하는 근거로 된다. 그 조약의 제2조는 다음과 같다. 

 

“당사국은 어느 일국의 정치적 독립 또는 안전이 외부로부터의 무력공격에 의하여 위협을 받고 있다고 어느 당사국이든지 인정할 때에는 언제든지 당사국은 서로 협의한다. 당사국은 단독적으로나 공동으로나 자조와 상호원조에 의하여 무력공격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을 지속하고 강화시킬 것이며, 본 조약을 실현하고 그 목적으로 추진할 적절한 조치를 협의와 합의 하에 취할 것이다.”

 

위에 인용한 한미상호방위조약 제2조에 나오는 “외부로부터의 무력공격”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한다는 뜻이 아니라, 북이 남을 공격한다는 뜻이므로, 이 조항은 중국의 대만통일전쟁과 무관하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제3조는 다음과 같다.

 

“각 당사국은 타 당사국의 행정지배 하에 있는 영토와 각 당사국이 타 당사국의 행정지배 아래로 합의적으로 들어갔다고 인정하는 금후의 영토에 있어서 타 당사국에 대한 태평양지역에 있어서의 무력공격을 자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인정하고 공동의 위험에 대처하기 위하여 각자 헌법상의 수속에 따라 행동할 것을 선언한다.”  

 

위의 인용문은 암시적인 표현이 들어있는 데다, 매끄럽게 번역하지 못한 문장이어서 뜻을 이해하기 힘들다. 위의 인용문을 직설적인 용어로, 알기 쉽게 다시 풀어쓰면 다음과 같은 뜻이 드러난다. 

 

“중국이 한국의 행정지배 아래에 있는 영토(군사분계선 이남지역)에 무력공격을 하는 경우, 그리고 중국이 앞으로 한국이 흡수통일하여 행정적으로 지배하게 될 영토(군사분계선 이북지역)에 무력공격을 하는 경우, 미국과 한국은 공동의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각자 자국의 헌법절차에 따라 행동할 것을 선언한다.“ 

 

위의 해석문에서 드러난 것처럼, 한미상호방위조약 제3조는 6.25전쟁에 참전하여 한국을 공격했던 중국이 한국을 또 다시 공격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있다. 또한 한미상호방위조약 제3조에 따르면, 중국이 한국을 공격하는 경우에도 미국이 자동적으로 무력개입을 하는 게 아니라 미국의 헌법절차에 따라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헌법절차에 따라 행동한다는 말은 미국 연방의회에서 무력개입문제를 의결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위에 인용한 한미상호방위조약 제3조는 남측이 북측을 흡수통일하는 경우 중국이 한국을 공격하는 상황을 가정한 조항이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는 상황을 가정한 조항은 아니다. 따라서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중국의 대만통일전쟁과 무관하다. <사진 3> 

 

▲ <사진 3> 1961년 7월 11일 중국 베이징에서 김일성 주석과 저우언라이 중국 총리는 '조중우호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위의 사진은 김일성 주석과 저우언라이 총리가 조약문에 서명하고 악수를 나누는 장면이다. 그 조약 제2조에 따르면, 중국이 대만통일전쟁에 돌입하면, 조선은 "모든 힘을 다하여, 지체 없이" 중국을 지원해야 한다. 전쟁상황에서 조선이 모든 힘을 다하여, 지체 없이 중국을 지원한다는 말은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이 일어날 때 조선도 지체 없이 조국통일대전에 돌입한다는 뜻이다.  

 

중국의 대만통일전쟁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것은 조선과 중국이 체결한 조약이다. 1961년 7월 11일 중국 베이징에서 김일성 주석과 저우언라이(周恩來) 중국 총리는 ‘조중우호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는데, 그 조약 제2조는 다음과 같다.

 

“체약 쌍방은 체약 쌍방 중 어느 일방에 대한 어떠한 국가로부터의 침략이라도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모든 조치를 공동으로 취할 의무를 지닌다. 체약 일방이 어떠한 한 개의 국가 또는 몇 개 국가들의 련합으로부터 무력침공을 당함으로써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에 체약 상대방은 모든 힘을 다하여 지체 없이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

 

위의 인용문이 말해주는 것처럼, 중국이 대만통일전쟁에 돌입하면 조선은 ‘조중우호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에 따라 “모든 힘을 다하여, 지체 없이” 중국을 지원해야 한다. 전쟁상황에서 조선이 모든 힘을 다하여, 지체 없이 중국을 지원한다는 말은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이 일어날 때 조선도 지체 없이 조국통일대전에 돌입한다는 뜻이다. 조선의 조국통일대전은 한미연합군이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에 개입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아니라,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에 개입하는 미일동맹군의 전투력을 분산시킴으로써 중국에게 결정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조성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미일동맹군이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에 개입하는 문제인데, 미일안전보장조약이 그 문제를 어떻게 규정했는지를 살펴보자. 1960년 1월 19일 워싱턴에서 체결된 미일안전보장조약 제5조는 다음과 같다. 

 

“각 당사국은 일본의 행정권 아래에 있는 영토에서 벌어지는 각 당사국에 (대한) 무력공격이 평화와 안전을 위태롭게 한다고 인식하면, 각자 헌법조항 및 절차에 따라 공동의 위험에 대처하는 행동을 할 것임을 선언한다.”

 

위의 조항에 따르면, 미일동맹군은 일본 영토에 대한 제3국의 무력공격에 공동으로 대처하는 것이지,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에 공동으로 대처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국이 대만통일전쟁에 돌입하는 경우 일본은 그 전쟁에 무력개입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왜냐하면 중국은 대만을 귀속하고 나서, 일본이 불법적으로 지배하는, 대만과 오끼나와 사이에 있는 무인도인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본은 센가꾸렬도라고 부름)도 귀속할 것이고, 그에 따라 오끼나와는 중국의 포위망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일동맹군은 중국인민해방군을 상대하는 전쟁연습을 줄곧 해왔기 때문에 일본자위대가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에 개입하는 데서 작전적 어려움이 없다. 

 

예컨대, 2020년 10월 26일부터 11월 5일까지 주일미국군 9,000명과 일본자위대 37,000명이 참가한 합동전쟁연습 ‘킨 쏘드(Keen Sword)’가 일본 전역에서 진행되었다. 일본방위성이 펴낸 ‘방위백서’ 2019년판에 따르면, 일본자위대와 주일미국군은 1년 동안 10종 이상의 합동전쟁연습을 38회나 실시했으며, 총연습기간은 406일에 이른다고 한다. 또한 일본은 2016년 3월부터 미국의 중국공격에 동참하는 무력행사를 합법화한 ‘안전보장관련법’을 만들어놓고 미일동맹군의 대중전쟁연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육상자위대 막료장(육군참모총장) 출신 이와따 기요후미(岩田淸文)는 2017년 9월 15일 워싱턴에서 진행된 토론회에서 미국이 중국과 무력충돌을 하는 경우 미국군은 제2도련선으로 일시 후퇴하고, 일본자위대가 제1도련선에서 중국인민해방군과 싸우는 작전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붕> 2020년 10월 30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방위성은 14만명을 동원한 대규모 대중전쟁연습을 2021년에 실시하는 문제를 검토하는 중이라고 한다. 이처럼 일본자위대는 미국의 힘을 믿고 만용을 부리며 중국인민해방군과 붙어보려는 것이다.  

 

 

4. 동북아시아 군사정세는 폭발점으로 다가서고 있다

 

중국이 대만통일전쟁에 돌입했을 때, 조선이 지체 없이 조국통일대전에 돌입하면, 전시에 한미연합군을 무조건 지원해야 하는 미일동맹군은 중국의 대만통일전쟁과 조선의 조국통일대전에 동시에 대처해야 한다. 하지만 미일동맹군은 그 두 전쟁에 동시에 대처할 전투력을 갖지 못했다. 미국은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에 무력개입을 할 것인지 아니면 조선의 조국통일대전에 무력개입을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미국은 대만을 포기할 것인지 아니면 한국을 포기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이 각각 준비한 군사력과 전쟁준비태세를 보면, 미국은 조선의 조국통일대전에 무력개입을 해도 패할 수밖에 없고,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에 무력개입을 해도 패할 수밖에 없다. 미국에게는 패전 가능성만 남아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국은 수수방관하지 않고,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이 분명하다. 미국의 전략적 선택은 다음과 같은 손익계산에 따라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대만통일전쟁에서 승리하면, 미국은 대만을 잃어버릴 뿐 아니라, 미일동맹의 전략거점인 오끼나와가 중국의 포위망에 들어가게 될 것이고, 미국의 서태평양 전략거점인 괌마저 전략적 가치를 잃게 될 것이다. 다른 한편, 조선이 조국통일대전에서 승리하면, 미국은 한국을 잃어버릴 뿐 아니라, 미일동맹의 전략거점인 일본 사세보가 불안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은 괌과 오끼나와를 종전대로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손익계산을 따져보면, 미국은 조선의 조국통일대전에 무력개입하는 것을 포기하고,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에 무력개입할 때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그러므로 중국인민해방군은 대만통일전쟁에서 대만군을 제압하는 한편, 대만군보다 훨씬 더 강한 미일동맹군과 싸우게 될 것이다. <사진 4>

 

▲ <사진 4> 2020년 11월 초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큰물피해복구에 동원된 군부대들에게 피해복구지역 살림집건설을 완료하지 못했더라도 11월 25일까지 무조건원대복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이것은 2020년 12월 1일부터 2021년 3월20일까지 진행될 연례적인 군사훈련에 참가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이번 군사훈련은 중국의 대만통일전쟁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엄중한 시기에 진행될것이므로, 조선인민군은 가장 강도 높은 실전연습을 벌일 것이며, 그에 따라 한미연합군 수뇌부는 극도로 긴장할 것이다.  

 

조선의 언론보도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공개활동을 중지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0년 10월 21일 중국인민지원군 조선전선참전 70주년을 맞아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렬사릉원을 방문한 이후 오늘까지 26일째 공개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또한 올해에 들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회의와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회의가 거의 매달 진행되었는데, 2020년 10월 5일 이후 회의는 열리지 않고 있다. 

 

미국의 반사회주의선전매체 <자유아시아방송> 2020년 11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2020년 11월 초 큰물피해복구에 동원된 군부대들에게 피해복구지역 살림집건설을 완료하지 못했더라도 11월 25일까지 무조건 원대복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이런 원대복귀명령은 2020년 12월 1일부터 시작되는 연례적 군사훈련에 참가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조선인민군은 2020년 12월 1일부터 2021년 3월 20일까지 연례적 군사훈련을 진행할 것인데, 예년 경험을 보면, 정치사상학습 ⟶ 부대별 실전연습 ⟶ 신년사 학습 ⟶ 쌍방실동연습 및 협동작전연습 ⟶ 작전지휘훈련 ⟶ 판정과 총화 순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견된다. 이번 군사훈련은 중국의 대만통일전쟁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엄중한 시기에 진행될 것이므로, 조선인민군은 가장 강도 높은 실전연습을 벌일 것이며, 그에 따라 한미연합군 수뇌부는 극도로 긴장할 것이다. 

 

미국에서는 인구이동이 가장 많은 2020년 11월 26일 추수감사절 휴가가 끝나면, 그러지 않아도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 폭발하여 최악의 보건재앙에 빠질 것이고, 대선결과와 정권이양문제를 놓고 양보 없는 싸움을 벌이는 트럼프파와 바이든파의 대결이 격화되어 최악의 정치혼란에 빠질 것이다. 미국이 그런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때, 동북아시아 군사정세는 조선의 조국통일대전과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이 동시에 일어날 거대한 폭발점으로 다가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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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집 희생자 연세대생 정성희, 38년만의 초혼안장식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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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0/11/16 09:14
  • 수정일
    2020/11/16 09:1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잔혹한 세월..."야만적 인권유린에 철퇴 가해야 진정한 민주사회"

  • 기자명 이성우 
  •  
  •  입력 2020.11.15 15:23
  •  
  •  수정 2020.11.16 07:25
  •  
  •  댓글 0
 

1981년 연세대학교 영·독·불 계열로 입학한  만 19살의 신입생 정성희는 그해 11월 25일 학내에서 벌어진 격렬한 시위 가담자로 서대문경찰서에 연행되어 그날 곧바로 군대로 끌려갔다. 

그렇게 강제징집당한 정성희는 이듬해인 1982년 7월 23일 초소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갓 스무살을 넘긴 그의 죽음은 '의문사'라는 이름으로, 그 이후로도 오랫동안 숨겨졌다. 그의 주검은 가족들도 모르게 군 당국이 화장하여 납골조차 못한 채 어딘지 모를 곳에 뿌려졌다. 잔혹한 세월이었다.

지난 14일 고인이 활동했던 흥사단아카데미를 중심으로 연세대민주동문회 선후배들이 경기도 이천 민주화운동기념공원에서 초혼안장식을 거행했다.

정성희는 스무살 청년으로 유명을 달리한 지 38년만에 제대로 된 안식의 터에서 영면할 수 있게 되었다. 

그와 함께 흥사단아카데미에서 활동했던 친구이자 지금까지 그를 잊지않고 이날 초혼안장식을 준비한 이성우씨의 간략한 기록과 단상을 게재한다. 연세대 민주동문회 밴드에 게재된 글과 사진을 동의하에 싣는다. [편집자]

전두환 정권이 자행한 강제징집, 녹화선도사업의 첫 희생자였던 고 정성희의 초혼안장식이 14일 경기도 이천 민주화운동기념공원에서 열렸다. 
전두환 정권이 자행한 강제징집, 녹화선도사업의 첫 희생자였던 고 정성희의 초혼안장식이 14일 경기도 이천 민주화운동기념공원에서 열렸다. 

11월 14일(토). 강제징집, 녹화 선도사업의 첫 희생자였던 故 정성희의 초혼안장식이 이천에 있는 민주화운동기념공원 열사묘역에서 열렸다.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린 초혼 안장식은 민중의례와 고인의 약력소개, 추도사와 조가 합창, 헌화, 취토 등 순서로 약 1시간 정도 진행되었다. 

재학중 동아리에서 정성희를 직접 지도했던 선배 이재영(경영79)이 사회를 맡아 진행하고 안장예배는 김성복(연대 신학77, 부천 샘터교회)목사가 집례했다.

먼저 흥사단아카데미 동료들이 준비한 약력보고와 추모시 낭송, 추모사, 연세 강녹진(강제징집 녹화선도공작 진실규명 추진위원회)에서 준비한 추모사, 연세 어울림합창단에서 준비한 추모곡(부치지 못한 편지, 그날이 오면) 공연 등이 이어졌다.

이어 취토와 헌화를 시작으로  참여 단체 소개와 인사, 그리고 유족을 대표해 정성희 아버님의 인사 말씀으로 이날 초혼안장식은 끝났다.

추모식은 엄숙하고 경건한 분위기로 이어졌으나 어릴 적 성희를 직접 업어서 키운 적이 있다는 고모는 끝내 오열을 토하기도 했다.

38년만에 안식의 터를 찾은 정성희를 위한 추모가 이어졌다.
38년만에 안식의 터를 찾은 정성희를 위한 추모가 이어졌다.

초혼안장식이란 혼을 불러서 안장한다는 뜻으로 유해가 없을 경우에 진행되는데, 정성희의 유해는 군 당국의 강압에 의해 화장된 후 화장터 인근에 뿌려졌기 때문에 초혼안장식으로 치러질 수 밖에 없었다.

1982년 정성희가 군에서 '의문사'했으니 38년이나 되는 긴 세월이 흘렀다. 이후 민주주의의 역사는 부침을 거듭했고 2000년에 와서야 '의문사'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었다.

2002년 9월 16일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정성희의 죽음에 대해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공권력의 위법한 행사로 인한 사망으로 인정된다"고 결정하였다. 

이에 화답하여 연세대학교는 2003년 2월 고인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반면 군 당국은 아무 것도 인정하지 않은 채 시간만 보내다가 2018년 7월 13일 국방부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를 통해 정성희의 죽음이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강제징집되어 철책(DMZ)근무 중 보안부대의 불법적인 조사와 감시, 진술강요 등의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로 사망한"것이라고 인정하였다. 

이어 2019년 12월 16일 국가보훈처는 고인을 "의무복무자로서 가혹행위 등이 원인이 되어 사망한 것으로 판단하여 국가보훈대상자 재해사망군경(순직2형 2-2-1)으로 인정"하였다.

이제 고인의 명예는 사회적 인식에 있어서나 법적 지위에 있어서나 어느 정도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도 남은 문제는 있다. 

정성희를 담당한 당시 보안사나 그 구성원은 '보안부대의 불법적인 조사와 감시, 진술강요 등의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를 직접 한 당사자들인데, 정작 이들은 관련 자료를 제대로 내놓은 것도 없고 전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는 당시 광범위하게 벌어진 강제징집, 녹화선도공작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도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내세웠지만 뒤에선 가장 비열하고도 야만적인 인권탄압을 벌였던 자들에게 철퇴를 가할 수 있는 사회가, 그리고 그 피해자와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보상해줄 수 있는 사회야말로 진정 성숙한 민주사회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이날 초혼안장식에는 고인의 유가족, 동료, 사회단체 인사 등이 참석했다.
이날 초혼안장식에는 고인의 유가족, 동료, 사회단체 인사 등이 참석했다.

막바지 단풍구경 인파로 고속도로가 아침부터 혼잡했던 관계로 예정시간보다 20가량 늦게 시작된 이날 안장식에는 끝날 무렵까지도 문상객의 행렬이 이어졌다. 

유가족, 동료, 사회단체 인사 등 80명 정도가 참여했고 추모의 현수막, 조화와 다과, 음료 등을 여러 개인과 단체에서 협찬해 주었다.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고인의 안식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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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한 차별=불법” 2687일만의 재발의…여당 눈치보기에 표류

등록 :2020-11-16 04:59수정 :2020-11-16 07:33

 

입법의시간 ③차별금지법

정의당 장혜영 의원 등 6월 발의
법사위에 정의당 없어 논의 공전

민주당 이상민 의원도 평등법 준비
“오해 커 사회적 공론화에 중점”

기독교계 우려와 달리 ‘강한 규제’ 없어
형사 처벌은 1개 조항뿐
소수자에 제도적 버팀목 의미

2687일.

 

 2013년 2월 차별금지법이 처음 발의된 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지난 6월29일 이 법을 재발의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19대 국회 때 최원식 당시 민주통합당 의원 등 12명이 발의한 차별금지법은 우여곡절 끝에 2개월 뒤 발의가 철회됐다. 지난 6월 장혜영 의원 등 정의당 의원 6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2명, 열린민주당과 기본소득당 의원이 1명씩 참여해 법안을 발의한 뒤 국가인권위원회가 6월30일 서울 중구 인권교육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에 평등법(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 제정을 권고했다. 2006년 노무현 정부 당시 인권위가 국무총리에게 차별금지법 입법을 권고한 지 14년 만이다.

장 의원 등의 법안 재발의로 막혔던 차별금지법 제정의 물꼬는 트였지만, 5개월이 된 지금 국회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장혜영 의원은 <한겨레>와 만나 “차별금지법이 상정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정의당 의원이 없어 상임위 논의를 주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답답해했다. 장 의원은 “이제 차별금지법은 정책이 아닌 정치로 다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여당을 향해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지면서 이 법안이 필요한 이유를 쟁점화해나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가만히 앉아서 민주당 의원들의 참여가 늘기를 기다리지만은 않겠다는 뜻이다.민주당에서도 차별금지법 제정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이 인권위가 입법 권고한 평등법을 바탕으로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현재 30명가량의 의원이 발의에 뜻을 함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지난 10월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전 모임을 열어 평등법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고 한다. 국감이 끝난 뒤인 지난 5일에는 일부 의원과 기독교계·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간담회를 했다. 이상민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과거 발의를 하고 유야무야됐던 사례가 많기 때문에, 발의보다 사회적 공론화에 중점을 두고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법에 대한 오해가 커서 여러가지 사실과 다른 주장들이 나오는데,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법 제정에 반대하는 그룹과도 토론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부당한 차별을 금지해야 한다는 뜻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없다. 평등법을 둘러싼 과도한 오해가 사라진다면 충분히 입법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차별금지법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정부 발의 뒤 모두 일곱차례 발의됐다. 정부가 발의한 1건과 진보정당이 발의한 3건은 국회에 계류돼 있다가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은 2013년 두차례에 걸쳐 발의했다가 모두 철회했다. 대형 교회가 중심이 된 조직적 압박이 이어지자, ‘표’에 민감한 지역구 의원들이 하나둘씩 빠져나가면서 입법이 무산된 것이다.
성소수자 차별 반대 무지개행동 활동가들이 지난 7월30일 오전 국회 앞 기자회견에서 다양성을 상징하는 무지개 우산을 펼쳐 보이며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성소수자 차별 반대 무지개행동 활동가들이 지난 7월30일 오전 국회 앞 기자회견에서 다양성을 상징하는 무지개 우산을 펼쳐 보이며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기독교계 등 법안 반대 그룹이 우려하는 것과 달리, 차별금지법에는 강한 규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차별금지법과 평등법에는 형사 처벌 조항이 하나밖에 없다. 사용자·임용권자 등이 피해자에게 해고·전보·징계·퇴학 등 불이익 조처를 취할 경우, 형사 처벌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차별금지법은 이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평등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오히려 제재 수준이 높지 않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까지 나올 정도다.차별금지법 제정이 절실한 이유를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차별금지법은 천지개벽을 가져올 법이 아니다. 효과가 있다면, 부당한 차별이 불법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이는 차별을 줄이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학교나 군대 등에서 관련 정책을 세우도록 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차별금지법이 있다면 올해 초 한 트랜스젠더 학생이 숙명여대에 합격했다가 입학을 포기한 경우나, 변희수 하사가 성전환 수술을 이유로 강제로 전역 조처된 사건과 같은 일이 발생할 때, 이들을 차별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차별금지법의 제재 강도가 크지 않다고 그 의미가 작은 것은 결코 아니다. 소수자들에게 제도적, 사회적 지지는 일상을 버텨나갈 수 있는 커다란 버팀목이 된다”고 덧붙였다.
 
정환봉 이지혜 기자 bonge@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970060.html?_fr=mt1#csidxe27e9ea3e818c0ca5e35d26fd8328c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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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숙원 ‘국가보안법 폐지’, 촛불정부서 이뤄질까

총선 이후 거대 여당 탄생...16년 만에 다시 불붙은 국가보안법 폐지 논의

최지현 기자 cjh@vop.co.kr
발행 2020-11-15 16:52:57
수정 2020-11-15 19:51:32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편집자주ㅣ해방 직후 탄생한 국가보안법은 우리 사회의 해묵은 적폐다.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면서 국제사회에서도 국가보안법, 그중에서도 특히 7조를 폐지할 것을 촉구해왔다. 최근 국회의 과반 의석을 확보한 여당에서 국가보안법 7조 폐지 법안이 발의되고 시민사회도 이에 동력이 되고 있다. 인권존중과 나라다운 나라 건설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가 이 숙원을 풀 수 있을지 짚어본다.

① 문재인 대통령의 숙원 ‘국가보안법 폐지’, 촛불정부서 이뤄질까

참여정부에서 민정수석을 지냈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숙원이 있다면 그 하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일 것이고 또 하나는 국가보안법 폐지일 것이다.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낸 저서 ‘문재인의 운명’에서 이렇게 말했다. “(참여정부 당시) 민정수석 두 번 하면서 끝내 못한 일, 그래서 아쉬움으로 남는 게 몇 가지 있다. 공수처 설치 불발과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지 못한 일도 그렇다.”

특히 문 대통령은 공수처보다 국가보안법이 “더 뼈아팠던 것”이라고 회고하면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크게 드러냈다. 문 대통령이 이루고자 했던 공수처 설치는 이제 임박했다. ‘적폐청산’을 앞세워 탄생한 문재인 정부에게 남은 것은 국가보안법 폐지다.

2017년 3월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2017년 3월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제공 : 뉴시스

태어날 때부터 문제였던 국가보안법
문 대통령도 과거 “폐지해야 한다” 촉구

국가보안법은 오래 전부터 악법으로 꼽혔다. 국가보안법 제1조 제1항은 “이 법은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은 과연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일까, 그리고 실제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아니오’가 될 수밖에 없는 게 지금 현실이다.

국가보안법은 해방 직후인 1948년 제헌의회에서 제정됐다. 실질적인 목적은 ‘좌익세력과 단체 척결’이었다. 이에 제헌의회에서 48명의 국회의원들이 폐지 동의안을 내는 등 강한 반발이 나왔다. 정치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고 사상을 처벌한다는 것은 정당하지 못한다는 등의 이유에서였다. 국가보안법이 일제 강점기 때 독립운동 탄압에 악용된 ‘치안유지법’을 그대로 옮겨왔다는 점에서도 이 법이 악용될 소지는 충분했다. 오히려 국가보안법은 일제의 잔재로 청산해야 할 대상으로 꼽혔다.

이처럼 반발이 거세지자 제헌의회는 ‘비상시기의 임시조치법’이라는 이유를 들면서 국가보안법을 졸속으로 강행 처리했다. 훗날 형법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있을 법이지 영구 존속이 되는 법은 아니라며 성난 민심을 달랬던 것이다.

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1953년 대한민국 최초의 형법 제정에 참여했던 초대 대법원장 김병로는 형법 개정 이후 국회에 나와 “국가보안법 주요 내용 대부분이 새 형법에 담겼으므로 국가보안법은 폐지해도 된다”고 권고했지만, “법 체계보다는 국민정신을 고려하여 존치시키자”는 일부 의원의 의견에 따라 국가보안법은 형법 제정 이후에도 유지됐다.

그렇게 72년이 지난 지금까지 국가보안법은 존속하고 있다. 군사독재 정권하에 개정되면서 오히려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일상적으로 더 억압하게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권은 국가보안법으로 정치적 반대자를 탄압했고, 국민들은 스스로 표현을 검열했다. 남과 북의 정상이 손을 맞잡는 오늘날에도 북한을 긍정적으로 표현했다는 이유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되는가 하면,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국가보안법 폐지를 거듭 요구할 정도다. 문 대통령도 2012년 대선을 앞두고 한 ‘통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가보안법은 폐지돼야 한다”며 “국가보안법은 인간 사상에 대한 검열, 행위 형법이 아닌 심정 형법의 문제, 모호한 범죄구성 요건, 형사절차상 피의자의 권리 제한, 사회 전체의 공안적 분위기 조성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 자료사진.ⓒ양지웅 기자

참여정부 시절 국가보안법 개폐 논의 활발했지만
이견 좁히지 못하고 결국 무산

사실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려는 시도는 꾸준히 이어졌다. 2004년 당시 참여정부가 정부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국가보안법 폐지를 추진했다. 그해 9월 노무현 대통령은 MBC ‘시사매거진 2580’에 출연해 “국가보안법이라는 낡은 칼을 칼집에 넣어 박물관으로 보내야 한다”며 의지를 드러냈고, 정부는 국가보안법 개폐 추진을 발표했다. 이는 국가인권위원회가 1년여간의 검토 끝에 국가보안법 폐지를 권고한 데 따른 것이기도 했다.

그해 4월 총선을 통해 구성된 17대 국회에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서 국가보안법 폐지 추진 동력도 얻은 상태였다. 당시 열린우리당 최용규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엔 150명이 서명했고,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에도 10명이 서명하는 등 국가보안법 폐지에 국회 과반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뿐만 아니라 남북정상회담 이후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면서 보수정당인 한나라당도 국가보안법 폐지에 공감을 표하고 7조 개정안 등 다수의 개정안을 내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내며 당시 국가보안법 폐지를 이끌던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최근 토론회에서 “그때 상대당(한나라당)의 남경필 원내수석대표가 ‘국가보안법 이름만 남겨 놓으면 1조부터 다 삭제하더라도 받아들이겠다’고 한 적도 있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이렇게 국회에서는 국가보안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듯했다. 특히 국가보안법 7조(반국가단체 고무·찬양죄)의 개정 또는 폐지에 대해서는 여야와 보수진보를 불문하고 의원 대부분이 동의한 셈이었다. 참고로 국가보안법 7조는 우리가 가입돼있는 국제기구인 유엔(UN)도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측면이 있다며 1992년부터 2015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폐지를 권고했던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꼽힌다. 국가보안법이 적용된 사건의 대부분이 7조와 관련된 것이다.

하지만 순풍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당시 한나라당을 새롭게 이끌게 된 박근혜 대표가 국가보안법 폐지는 물론이고 개정에도 난색을 보이면서다. 보수진영이 상대진영을 공격할 때 유용한 ‘칼’이었던 국가보안법을 그대로 두고 싶었던 것이다.

이에 열린우리당이 주도하던 국가보안법 폐지는 한나라당의 극심한 반발에 부닥쳤고, 그러는 사이 각론을 두고 민주진보진영의 입장도 내부에서 엇갈리면서 실질적인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국가보안법에 손도 대지 못한 채 또 16년의 시간을 흘려보내야만 했다. 그사이 보수정권이 들어서면서 국가보안법에 의한 피해가 다시 속출했다.

2017년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서울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마지막 TV토론 전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2017년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서울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마지막 TV토론 전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국회사진취재단

안타까움과 자성의 목소리 낸 문 대통령
“국가보안법 7조부터 폐지해야”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저서 ‘문재인의 운명’에서 “국보법 폐지를 위해 노력하지 않은 건 결코 아니다. 우리로선 굉장히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대통령까지도 직접 나서서 모든 노력을 다했다. 여당은 대통령의 국보법 폐지 발언 직후에야 부랴부랴 구체적인 작업에 나섰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후 과정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고 혹평했다. 문 대통령은 “대안을 내놓겠다고 했으나 결론은커녕 보안법 태스크포스를 해산했다. 내부 문건 유출이나 일부 소속 의원의 ‘언론플레이’를 핑계로 내세웠지만 실은 당내 이견조정에 실패했다”며 “당시 여당은 과반수 가까운 의석을 가지고도 당내 충분한 논의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 야당과의 협상도 부족했다. 국민들에게 제대로 호소하지 못해 여론으로 압도하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그분들을 탓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 점에 대해선 우리 모두의 반성이 있어야 한다”며 “우리 역량의 부족을 그대로 보여준 일”이라고 자성했다. 이어 “나도 김대중 정부 때 국보법을 폐지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런 비판이 그야말로 무색해졌다”며 “국보법 폐지를 못한 것이 그 시기에 진보, 개혁 진영의 전체적인 역량 부족을 보여주는 상징처럼 여겨진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성찰을 바탕으로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국가보안법 7조부터 폐지하자는 입장을 내놨다. 참여정부 당시 ‘국가보안법 전면 폐지’라는 입장에선 한발 물러선 것이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후보 TV토론에서 ‘국가보안법을 폐지할 것이냐’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질문에 “예, 찬양·고무(7조) 그런 조항들은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정치는 타협이 가능한 안에서 해야 한다”며 “그때(참여정부) 여야 간 (국가보안법 7조 폐지) 의견이 모였는데, 그때 못 했던 것이 굉장히 아쉽다”고 털어놨다.

문 대통령은 ‘국가보안법 전면 폐지’에 대해선 “반대한 적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전면 폐지는) 주장할 시기가 있는 것”이라며 “지금 남북관계가 엄중하니 여야 의견이 모일 범위에서 국가보안법을 개정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국가보안법 7조부터 폐지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얘기다.

21대 국회 본회의 자료사진
21대 국회 본회의 자료사진ⓒ정의철 기자

총선 이후 거대 여당 탄생
16년 만에 다시 불붙은 국가보안법 폐지 논의
시민사회도 ‘7조부터 폐지’ 대중운동 시작

그동안 시민사회에서는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이어져왔다. 하지만 정치권의 호응은 없었다. ‘촛불정부’로 일컬어지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국가보안법을 없애자는 얘기를 하는 순간 보수진영으로부터 ‘빨갱이’라는 딱지가 붙게 되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다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올해 4월 총선에서 과반을 훌쩍 넘는 압도적인 의석을 차지하게 되면서 국가보안법 개폐 논의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2004년 참여정부 당시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을 때보다 개혁 추진의 동력이 더 커지면서다.

민주당 이규민 의원은 지난 10월 국가보안법 7조를 폐지하는 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어 11월에는 민주당 홍익표 의원 등의 주최로 국가보안법 7조를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토론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국회에서 국가보안법 관련 법안이 발의되고 논의가 본격화된 것은 참여정부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었다.

시민사회에서도 국가보안법 7조부터 우선 폐지하자는 방향으로 목소리가 모아지고 있다. 올해 5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 다양한 분야의 24개 단체가 모여 ‘국가보안법 7조부터 폐지운동 시민연대’를 발족했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도 시민연대의 활동을 후원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규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가보안법 개정안에 대해 “뒤늦은 감이 있지만 남북대결 시대를 청산하는 첫 단추”라며 환영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제 국가보안법을 개정하거나 폐지하는 문제는 정부와 여당의 결단에 향방이 달려 있다.

국가보안법 7조부터 폐지운동 시민연대의 박미자 운영위원장(전교조 참교육연수원장)은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으로 뽑아준 민주정부이다. 또 문 대통령은 민주시민교육을 해야 한다고 여러 번 얘기했고 교육부는 시민교육과를 신설했다”며 “그런데도 국가보안법을 이렇게 두고 있는 건 전혀 민주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교육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다름에 대해 이해하려면 우선 뭔가 다른지 알아야 하고 이를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그걸 모르면 혐오 문화가 만들어지지 않나”라며 “이건 기본교육인데 국가보안법은 배제와 혐오를 가르친다. 북한에 대해 무엇을 알고자 하거나 사실을 말하더라도 국가보안법 7조에 걸린다. 이건 21세기 교육과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사실 총선 이전에는 상대가 있기 때문에 촛불혁명 직후였더라도 국가보안법을 개정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겠다고 이해했다. 하지만 4.15 총선 이후 180석을 가까이 얻고도 이 문제를 그대로 두고 간다는 건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 아이들의 발목을 잡는, 시대에 뒤떨어진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7조부터 시작해서 끝까지 갈 것”이라며 “국가보안법 전면 폐지로 당연히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도 토론회에서 “국민의 의식과 시대가 변했다. 북한을 다룬 드라마를 보고 평양냉면과 대동강 맥주를 마신다고 국가안보 의식이 흐려진다는 생각은 평화를 바라고 민주주의를 이룩해 온 우리 국민들을 무시하는 어리석은 잣대”라며 “이제 과거의 낡은 사고와 이념에서 벗어나 공존과 평화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보안법의 전면 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첫 단계로 7조부터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가보안법의) 전면적인 폐지와 개정이 이뤄질 때까지 (시민사회와)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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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낙태로 끝없는 고통, 무엇을 위한 단죄일까”

등록 :2020-11-15 09:25수정 :2020-11-15 09:32 

[토요판] 뉴스분석 왜
낙태죄 개정안 입법예고 그 후

지난달 나온 정부안 논란 더 키워
임신 15~24주 사유제한·숙려제 등
낙태죄 남기고 ‘허용 조항’ 마련뿐

3가지 의원안 ‘임신중지 비범죄화’
주수 제한 없애자는 방향 모두 일치
“재생산권·건강권 담아라” 요구도
‘160만의 선언: 낙태죄 폐지 전국 대학생 공동행동’ 회원들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에서 ‘낙태죄 마침표’ 집회를 열어 정부의 “주수 제한 입법예고안의 완전 철회와 낙태죄의 완전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160만의 선언: 낙태죄 폐지 전국 대학생 공동행동’ 회원들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에서 ‘낙태죄 마침표’ 집회를 열어 정부의 “주수 제한 입법예고안의 완전 철회와 낙태죄의 완전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 한달 하고도 보름이 남았다. 지난해 4월 헌법재판소는 인공 임신중절을 처벌하는 형법 제269조 1항과 제270조 1항을 헌법불합치로 결정하면서, 오는 12월31일까지 새 법을 입법하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두달을 채 남기지 않고 지난달 7일 입법예고한 정부의 개정안은 임신 주수와 사유에 따라 임신중지를 여전히 범죄로 규정했다. 정부의 개정안을 비판하는 현장 목소리를 들어봤다.“저는 이제 막 60대에 들어선 오랜 천주교 신자입니다. 성당에서 오랜 기간 봉사자로 일하면서 낙태를 경험한 수많은 50대에서 70대 여성을 만나왔습니다. (임신중지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었음에도, 길게는 50년 전 경험으로 끊임없이 고해성사를 하는 고통받는 여성들을 보며 이런 단죄가 무엇을 위한 것인가, 그리고 이 단죄는 왜 여성들만을 향한 것인가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크리스티나)

 

“국가는 시대에 따라 언제나 다른 출산율 조절 정책을 써왔습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는 국가는 불과 30~40년 전만 해도 한명만 낳으라고 권고하다 못해 낙태버스마저 운영했습니다. 여성의 몸이 국가에 의해 멋대로 조정될 수 있는 물체입니까. 필요에 따라 낙태를 권장하고, 그렇지 않으면 반대하게요. 적어도 사회안전망과 지원정책, 아이 아버지에게도 같은 짐을 지게 하는 법률이 생기지 않는 한 낙태죄는 여성차별적일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저는 낙태죄 폐지를 찬성합니다.”(안젤라)
 
지난달 14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낙태죄 전면 폐지를 촉구하는 천주교 신자 기자회견’에서 낭독된 의견들이다. 2주간 1015명의 천주교와 개신교 신자들이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모낙폐)에 지지 서명과 의견을 보내왔고, 이들의 목소리를 6명의 대독자가 읽었다.지난해 4월 사법부가 형법 27장 ‘낙태의 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을 때, 시민사회는 66년 전 만들어진 ‘낙태죄’가 드디어 폐지된다며 뜨겁게 환영했다. 하지만 1년7개월이 지난 지금 오히려 논란만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한 후속 조처로 지난달 7일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는데, 낙태를 죄로 규정한 조항을 남겨둔 채 ‘허용 조항’을 마련하는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정부의 안은 임신한 여성의 의사만으로 임신중지가 가능한 기간을 임신 14주까지로 제한했고, 임신 15~24주엔 사회경제적 사유가 있을 때 상담 절차를 거쳐 가능하도록 정했다. 하지만 여성단체 등 시민사회는 “명확하지 않은 임신 주수와 사유에 따라 예외만 허용한 뒤 여전히 임신중지를 형법으로 범죄화하고 있다”며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해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보다 후퇴한 개정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시민사회가 오랜 기간 염원한 임신중지 비범죄화, ‘낙태죄’ 폐지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을까. 오는 16일 정부의 입법예고 기간은 끝난다. 헌법재판소가 새 입법을 요구한 올해 12월31일까지는 불과 한달 반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앞에서 열린 ‘낙태죄 마침표’ 집회에서 ‘160만의 선언 낙태죄폐지전국대학생공동행동’ 회원들이 정부의 “주수 제한 입법예고안의 완전 철회와 낙태죄의 완전 폐지”를 촉구하는 행위극을 펼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지난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앞에서 열린 ‘낙태죄 마침표’ 집회에서 ‘160만의 선언 낙태죄폐지전국대학생공동행동’ 회원들이 정부의 “주수 제한 입법예고안의 완전 철회와 낙태죄의 완전 폐지”를 촉구하는 행위극을 펼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비범죄화 기대했는데…정부안에 반발
지난 7일, 서울 영등포역 5번 출구 앞. ‘법무부’와 ‘보건복지부’ 이름표를 찬 3명의 대학생이 “여성계 반발 완화하라”라고 쓰인 팻말을 들자, 옆에 있던 스피커에선 “왈왈왈” 개 짖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전국 20곳의 대학생 여성주의 동아리가 모인 ‘낙태죄 마침표 집회’의 행위극이었다. 위험한 낙태를 뜻하는 철사 옷걸이를 몸에 두른 곰인형 수십개엔 낙태죄 폐지를 지지하는 시민들의 이름표가 붙어 있었다. ‘160만의 선언: 낙태죄 폐지 전국 대학생 공동행동’이 꾸린 이 집회에서 20대 여성들은 “낙태죄 개정 말고 완전히 폐지하라”고 외쳤다. 160만은 한국 여성 20~24살 인구수다.지난해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임신중지 완전 비범죄화를 기대했던 시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10만명 이상의 국민 동의를 받아 지난 3일 국회에 제출된 ‘낙태죄 전면 폐지와 여성의 재생산권 보장에 관한 청원’이 곧 국회 심의를 받을 예정이다. 이 청원은 △‘낙태죄’ 전면 폐지 △‘낙태’ 아닌 ‘임신중단’ 또는 ‘임신중지’로 용어 교체 △임신중지 유도약의 빠른 도입 등이 담겼다.정부안이 미흡한 수준으로 입법예고되자, 그 대안으로 3명의 국회의원이 3가지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2일 발의한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은 임신 주수와 사유에 관계없이 임신부의 의사로 임신중지를 할 수 있는 낙태죄 완전 폐지의 내용을 담았다. 애초 낙태가 허용되는 임신 주수를 정부 법안 14주보다 늘리는 24주안을 발의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주수 제한을 없애는 방향으로 법안을 수정 중이다. 지난 5일 정의당 당론으로 나온 이은주 의원의 법안은 형법과 모자보건법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까지 개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3가지 안 모두 임신 주수에 따른 제한을 없애는 방향이다.“그렇게 쉬지는 못했어요. 제가 계속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 그때 초기라서 알릴 상황도 아니었고. … 만약에 그것 때문에 쉬려면 회사에다 정확하게 이야기를 해야 되잖아요. 그게 쉽지 않아서 그냥 연가를 조금 사용을 했고 그렇게 푹 쉬지는 못했어요.”(ㄱ씨, 36살 기혼)지난해 2월 발표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에 사례자로 참여한 한 여성의 이야기다. 15~44살 여성 1만명이 참여한 온라인 조사에서 임신중지 이후 ‘적절한 휴식을 취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47.7%로 절반에 못 미쳤다. ‘적절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는 44.8%, ‘전혀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는 답은 7.5%였다. 보고서는 “임신중지를 경험한 여성들의 상당수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것이 사례자들 사이에 동일하게 언급되고 있다. 주변에 임신중지 사실을 알리고 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60만의 선언 낙태죄폐지전국대학생공동행동’ 회원들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에서 연 ‘낙태죄 마침표’ 집회에 코로나로 참석하지 못한 시민들이 보낸 인형들이 놓여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160만의 선언 낙태죄폐지전국대학생공동행동’ 회원들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에서 연 ‘낙태죄 마침표’ 집회에 코로나로 참석하지 못한 시민들이 보낸 인형들이 놓여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재생산권’ ‘건강권’까지 담아야 하는 이유
현행 근로기준법 74조 ‘임산부의 보호’ 조항에는 “사용자는 임신 중인 여성이 유산 또는 사산한 경우 그 근로자가 청구하면 유산·사산 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돼 있지만 “다만, 인공 임신중절 수술에 따른 유산의 경우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예외를 명시하고 있다. 지난 5일 나온 이은주 정의당 의원의 안은 형법과 모자보건법에서 낙태죄를 삭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임신중절 수술의 경우 유산 휴가를 갈 수 없도록 한 근로기준법까지 고쳤다. 또한 ‘모자보건법’의 법명을 ‘임신·출산 등과 양육에 관한 권리보장 및 지원법’으로 바꿨다. ‘건전한 자녀의 출산과 양육을 도모’한다는 이 법의 목적 규정도 “모든 사람이 인간의 존엄을 바탕으로 임신·출산·양육 전 과정에서 권리를 보장받는다”는 내용으로 바꿨다.지금 여성계는 ‘낙태죄’ 폐지는 물론 ‘재생산권’과 ‘건강권’을 법에 담아야 할 때라고 말한다. 재생산권이란 여성 자신이 임신·출산·임신중지 등 재생산 여부를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통제할 권리를 말한다. 낳을 권리와 낳지 않을 권리, 키울 권리를 모두 옹호하고 누구나 이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법과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낙폐는 10일 논평을 내어 “이은주 의원안은 (낙태죄) 처벌 금지를 넘어 (임신·출산·양육의) 권리 보장을 명확히 제시한 개정안”이라며 “국회는 처벌이 아닌 권리 보장에 방향을 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의료·보건 시민사회에서는 ‘낙태죄’ 찬반에 대한 단순 논쟁을 넘어서자고 강조한다.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고 의료서비스를 제약이나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국가적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새롬 시민건강연구소 젠더와건강연구센터장은 “임신중지에 대한 보장을 비롯해 재생산 권리 보장 수준은 한 사회에서 여성의 자유권과 사회권, 특히 건강권 수준을 나타내는 대리지표”라고 말했다.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women/969953.html?_fr=mt1#csidxa85c35f5826d9fba6a0bca062481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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