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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옹색한 검찰, 항소 이유가 기가 막혀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0/11/29 08:53
  • 수정일
    2020/11/29 08:5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간첩죄 안되니까 밀항법 들고 나와... 재판부, 검찰 주장 기각

20.11.28 20:25l최종 업데이트 20.11.28 20:25l
 항소심 공판 일정을 안내하는 안내문
▲  항소심 공판 일정을 안내하는 안내문
ⓒ 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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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국가보안법 위반, 간첩 전과자로 몰려 한평생을 억울하게 살다 돌아가셨는데 이제는 밀항단속법 위반을 붙들고 늘어지다니요. 정말 검찰의 항소가 이해되지 않네요."

고 송우웅씨는 지난 2월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재심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재심을 신청했던 송씨의 아들 송태원씨는 아버지의 무죄 선고에도 기뻐하지 못했다. 검찰의 항소 여부에 신경이 쓰였기 때문이다.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네요. 그냥 다행이다 싶어요. (검찰 항소 여부) 일주일 정도 더 기다려보고 마음 놓고 기뻐하려고요"라며 무죄의 기쁨을 감추었던 송태원씨의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되고 말았다(관련기사: 무죄를 선고받고도 기뻐하지 못하는 피해자 http://omn.kr/1mlk0). 

우려가 현실로 무죄가 선고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검찰은 송우웅씨의 무죄 선고에 대해 항소했다. 그런데 항소 이유가 기가 막혔다. 간첩과 관련된 국가보안법, 반공법 등은 모두 빠진 채 밀항단속법 위반을 문제 삼아 항소한 것이다.


검찰은 특히 지난 7월 9일 서울고법 404호에서 열린 재판에서 송우웅씨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원회)에 제출한 민원서류 중 일본으로 밀항했다고 기재한 내용을 문제 삼았다. 진실화해위원회에 밀항과 관련해 제출한 서류는 2가지인데 하나는 송우웅씨가 자필로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진술서였고 다른 하나는 컴퓨터로 작성한 문서였다. 이 두 가지 문서 중 자필로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진술서에 송씨가 밀항을 감행했다는 진술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이 서류를 근거로 송씨가 밀항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이미 1심 재판부는 송씨의 범죄 사실, 즉 국가보안법·반공법·형법·밀항단속법 등 위반 사항 모두는 수사기관에서의 임의성 없는 상태에서 자백한 내용이므로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1심 재판부는 수사기관에서 50여 일 넘는 불법감금 기간에 고문을 당했다는 사실로 인해 송씨의 자백 이외에 다른 증거가 없는 위 범죄 사실은 증명력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봤다.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검찰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날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감찰 결과와 관련해 긴급 브리핑을 열어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직무배제 방침을 밝혔다.
▲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검찰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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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검찰은 송씨가 스스로 진실화해위원회에 제출한 서류는 임의성이 있으므로 그 서류에서 스스로 밀항했다고 밝히고 있으므로 밀항을 했다는 증거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미 서류를 작성했다는 송씨는 사망했고, 자필로 작성했다는 이 서류가 송씨의 필체가 맞는지 확인할 길이 없고, 또 그 내용 역시 송씨가 직접 인정하고 확인한 내용이라는 것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결국 검찰은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조사한 송씨의 기록이 보관되어 있는 국가기록원으로부터 원본 기록을 받아 법정에서 영상으로 재현해 서류를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재판부는 이 서류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것인지를 판단하고 결정하기로 했다.

미안하다며 다른 죄 들고나온 검찰

결심 공판이 열린 지난 10월 28일 변호인은 1심에서와 같이 불법 감금, 가혹 행위 등으로 인해 증거가 불충분해 범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결을 유지해 달라는 의견을 냈다.

그런데 항소했던 검찰의 태도가 좀 이례적이었다. 검찰도 항소의 이유에 대해 신청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담당 검사는 의견 개진에 앞서 '오랜 기간 수사기관의 불법 감금이나 가혹 행위로 인해 사건이 왜곡되었고, 그로 인해 오랜 시간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에게 고통을 안긴 것에 대해 검찰의 한 구성원으로 깊은 유감을 표하며, 긴 시간 억울한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던 가족에게 경의를 표한다'라는 말로 시작했다.

검찰도 간첩죄로 가정이 파괴되고, 그로 인해 가족이 고통 받았으며, 그 고통의 굴레를 떨치기 위해 많은 시간 노력해야 했던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검찰은 억지스러운 항소를 하며 피해자 가족에게 다시 한번 상처와 실망을 안겼다. 그래서 송씨의 가족에게 이러한 사과는 진심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이다.

지난 9개월간의 법정 공방 끝에 11월 27일 서울고등법원 404호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검찰의 항소를 기각한다며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무죄 선고의 이유에 대해 검찰이 주장하는 밀항과 관련해 피해자 송우웅씨가 진실화해위원회에 제출한 내용은 서명이 없거나 일본에 갔다는 내용으로, 밀항의 요건(국가로부터 발급받은 여권, 선원수첩)에 대한 기재가 없어 밀항인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과거 재판에서 송우웅씨가 제출한 항소이유서와 상고이유서에 기재된 밀항 내용 역시 일본에 갔다는 주장만 있을 뿐 밀항이라는 구체적 실행 경위가 없어 밀항을 했다는 증명을 하기에 부족하다고 봤다. 함께 기소됐던 정인위씨의 밀항 관련 증언은 중앙정보부와 검찰에서의 가혹행위 등으로 인해 임의성이 의심되어 증거로 채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2020년 11월 27일 서울지방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망 송우웅 씨 가족과 변호인, 그리고 평화박물관 활동가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2020년 11월 27일 서울지방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망 송우웅 씨 가족과 변호인, 그리고 평화박물관 활동가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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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의 긴 주문을 통해 무죄가 선고되고 법정을 빠져나온 송태원씨는 오랫동안 복도에서 눈물을 흘렸다. 1심 선고 때는 흘리지 않았던 눈물이었다. 긴 항소심에 마음이 지치고, 또 검찰의 어이없는 항소에 긴장했던 탓이리라. 어려운 상황을 헤치고  무죄를 받았으니 기쁜 마음 역시 함께 몰려왔을 것이다.

변호인과 송태원씨 가족 그리고 평화박물관 간사들은 모두 모여 법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둥그렇게 모여 서로 고생했다며 모두 함께 손뼉을 쳤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차 한잔하지 못하고 헤어졌지만 검찰의 상고로 다시 법정에 오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눴다.

검찰 스스로 사법정의를 내세우는 지금, 송우웅씨의 항소심 재판을 반면교사 삼아 스스로 사법정의가 무엇인지 성찰하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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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는 이럴때만? 여야 '가덕도 예타 면제'...정의당 "몰염치한 협치"

정의당 "文정부 예타 면제 88조, 이명박-박근혜 정부보다 큰 규모"

장혜영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27일 논평에서 "국민의힘이 지난 20일 가덕도 신공항 사업 예타 면제 내용을 포함한 특별법을 발의하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적극 환영한다'는 논평을 발표한 데 이어, 급기야 어제 민주당도 유사한 내용을 담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을 발의했다"며 "거대 양당이 사이좋게 발의한 선거용 예타면제 특별법에 정의당은 명백한 반대 입장을 밝힌다"고 했다.

 

정의당은 양당의 법안 발의를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몰염치한 예타면제 시도"로 규정하며 "협치를 모르는 21대 국회인 줄 알았는데,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아름다운 협치의 모습이다. 민주당 개혁의제 1순위가 검찰개혁인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진짜 1순위는 가덕도 신공항이었던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정의당은 "자당(自黨) 정치인들의 성 비위로 치러지는 보궐선거를 앞두고, 예타도 없이 대규모 SOC 투자를 공격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이 지난 이명박 정권 당시 4대강 사업 예타 면제를 강력히 비난하며 대규모 SOC 투자를 하지 않겠다던 그 민주당과 여전히 같은 정당 맞느냐"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문재인 정부 들어 예타가 면제된 사업 규모만 88조 원이 넘는다. (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예타 면제 사업을 모두 더한 것보다도 큰 규모"라며 "후보 시절부터 '경기 부양을 위한 토목사업은 하지 않겠다'던 문재인 대통령, 누구보다 앞장서 토목사업을 반대했던 더불어민주당, 다 어디로 사라졌느냐"고 꼬집었다.


 

정의당은 "예타는 대규모 국책사업의 정책적·경제적 정당성을 평가하고, 무분별한 재정지출을 막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SOC 사업의 안전장치를 제거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제도는 결국 껍데기만 남고 유명무실해질 뿐"이라고 경고했다.


 

정의당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 움직임에 대해 초기부터 비판적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지난 18일 "7조 원 예산이면 차라리 부산·울산·경남 지역에 '그린 뉴딜' 같은 정책으로 일자리를 만드는게 맞지, 단순한 토건 공사에 쓰고 (게다가) 수요 예측도 안 된 것을 추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고, 심지어 지난 11일 부산 현장방문 당시에도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아니라 오히려 그 예산으로 부산 자체를 '그린 리모델링'하고, 에너지 전환이나 녹색교통으로 새로운 체계를 짜는 것이 부산 시민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발언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12716393847197#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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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주변의 여성들을 주목하라

[임상훈의 글로벌 리포트] 폐기처분 되는 트럼프 유산... 바이든 내각의 면면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차기 미국 대통령을 보좌할 새 내각과 백악관 참모 진영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대체로 경험을 중시하면서 다양성을 강조한 조각이라는 평가다. 예상됐던 바이든 당선인의 통치 스타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4년 만에 정권을 되찾아 오는 민주당 지지세력 내부의 다양한 목소리 사이에서 고심한 흔적도 보인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분명한 차이점을 보여줘야 했을 것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처럼 앞으로 4년간 바이든 행정부가 보여줄 새로운 미국의 모습을 첫 내각에서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 부통령, 여성 각료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대목은 늘어난 여성 각료 수. 물론 조각이 진행 중이고 아직 절반 정도만 모습을 드러내 섣부른 예측일 수 있다. 하지만 부통령 포함 장관급 고위직 24명 가운데 26일 현재까지 8명이 발표됐는데 그 중 5명이 여성이다. 만약 이 비율대로 조각이 완성되면 미국 역대 가장 완벽한 성비를 이룬 내각이 된다. 오바마 행정부의 경우 집권 후반기 장관급 고위공직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3분의 1선이었다.

우선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부통령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선 승리 전 역대 세 번째 여성 부통령 후보가 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이제 두 달여 후면 미국의 첫 여성 부통령이 된다. 올해 나이 56세로, 앞으로 더 큰 꿈을 꾸기에도 충분한 나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재선 도전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이상 그 기회가 4년 후일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의 승리가 확정적이던 7일 저녁 해리스는 대국민 연설에서 "100년 이상 투표권을 지키기 위해 싸웠던 모든 여성들"을 떠올리며 "내가 첫 여성 부통령이지만 마지막이 아닐 것"임을 강조했다. "어린 소녀들이 오늘밤 지켜본 것은 미국이 가능성의 나라라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하면서 본인의 강점인 연설 능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이처럼 젊고 멋진 연설 능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여성 오바마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그가 그런 별칭을 갖게 된 데에는 출신 역시 한 몫 한다. 그의 아버지는 자메이카 출신이며 어머니는 인도 출신. 오바마 대통령은 아버지가 케냐 출신이며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 인도네시아에서 자라기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해리스 차기 부통령 사이에는 흑인계 인종에 아시아 문화권의 영향을 받았다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 ⓒ AFP

 
무엇보다 해리스는 상원의원 시절 뚜렷한 자신의 정치 색깔을 국민들에게 각인시켰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YouGov)가 실시한 한 조사에서 그는 미국의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가장 진보적인 정치인으로 꼽혔다. 이러한 배경은 그를 통상적 대통령 그늘 속의 부통령이 아닌 바이든의 든든한 보완재로 자리매김 시키고 있다.

바이든 내각에서 높아진 여성 각료의 비중은 부통령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지명된 여성 각료의 면면을 보면 구색 맞추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어느 정부나 그렇듯 미국의 장관들 사이에도 엄연히 서열이 있다. 권력승계 순위와 의전 순위 기준으로 국무장관이 가장 선임이고 그 다음 재무장관, 국방장관, 그리고 뒤를 이어 법무장관, 내무장관, 농업장관 등이 이어진다.

경제·국방라인 모두 여성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첫 재무장관과 국방장관에 여성이 내정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재무장관에는 사실상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낙점된 것으로 보이며, 국방장관에는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차관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만약 두 사람이 공식 지명되고 상원에서 인준 된다면 미국 정치사상 첫 여성 재무장관과 첫 여성 국방장관이 탄생하게 된다.

다만 국방장관의 경우 미셸 플러노이 전 차관의 지명이 당내 일각의 반발을 부르는 모양새다. 한때 방산업체 이사직을 수락한 전력을 들어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는 것. 미국 언론에서는 그 대안으로 제이 존슨 전 국토안보장관이 거론되기도 하는데 그럴 경우 첫 흑인 국방장관이 탄생하는 셈이다. 바이든의 최종 선택을 기다려 봐야 한다.
 

▲ 기자회견에 나온 헤인스 DNI국장 지명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시어터' 극장에서 연 차기 행정부 외교안보팀 소개 기자회견장에서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가 발언하고 있다. 헤인스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받으면 첫 여성 DNI 국장이 된다. 2020.11.24 ⓒ 연합뉴스

 
그 밖에 미국 정보 분야 최고직인 국가정보국(DNI) 수장에 지명된 에이브릴 헤인즈 전 중앙정보국(CIA) 차장, 외교 분야 고위직인 유엔대사에 지명된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전 국무부 차관보 역시 여성이다. 두 사람 모두 상원의 인준을 거쳐야 하지만 전례 없는 인선임에는 틀림없다. 바이든 당선인의 의도는 입증된 셈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드러나는 윤곽을 보면 구성 비율 등 형식적 차원의 다양성뿐 아니라 내용 측면에서도 근본적 변화가 읽힌다. 새 미국 행정부의 정책 방향성을 어느 정도 가늠하게 한다.

앞서 언급했지만 연방준비제도 의장 출신의 재닛 옐런이 재무부 수장으로 재기용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보건 위기와 경제 위기 속에서 특히 치명적 피해는 서민들 몫. 새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예상되는 시점에 옐런 전 의장의 재무장관 낙점설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옐런 전 의장은 90년대에는 매파로 불렸으나 현재는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상황에 따른 정책변화에 유연하고 특히 최근의 미국 경제는 기준금리를 완화해 시중으로 돈을 푸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옐런은 클린턴 행정부 당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역임했고 오바마 정부에서는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 의장에 올랐다. 그리고 이번에 바이든 당선인에 의해 다시 재무장관 기용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돌아가며 미국 경제를 움직이는 3대 주요 보직을 모두 섭렵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 바이든 정부 초대 재무장관에 지명된 옐런 전 연준의장 ⓒ 연합뉴스

 
민주당내 진보 진영에서는 재무장관에 대선 예비후보였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기대하는 입장도 있었던 듯하다. 하지만 상원 인준 통과가 불투명하고, 무엇보다 실용주의자인 바이든은 월가의 동요를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경제학자이자 법학자인 워런 상원의원은 최저임금 인상과 부유세 신설, 거대 정보통신(IT) 기업 분화를 주장하는 선명성을 보이는 인물이다.

바이든 정부 입장에서 경제 못지않은 급선무가 정상적 외교 라인의 복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자외교 틀을 붕괴시켰고 우방국들과의 양자외교마저도 힘을 내세운 우격다짐으로 일관했다. 한국과 일본, 서유럽 등 미국의 전통적 우방국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대화에 나섰으나 미국에 대한 근본적 불신이 이어졌다.

이란 다음 북한... 외교라인의 변화

바이든 당선인은 후보시절부터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외교정책을 예고해 왔다. 우선 기본 프로세스부터 달라질 전망이다. 대통령의 즉흥적 판단이 아닌, 실무자 검토와 경험자 참모진의 분석 이후 대통령이 판단하는 보텀업(Bottom-up) 방식이 복원될 것이다.

복원된 프로세스를 통해 실질적 내용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바이든 외교팀은 무너진 다자주의 외교의 틀을 복원하는 일에 나서게 될 것이다. 특히 미국 외교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였던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이란 핵합의) 복원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이란 핵합의 파트너였던 영국, 프랑스, 독일 외교 라인도 기다렸다는 듯이 복원 채비를 하고 있다.

대북 정책은 출발점부터 재점검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 야심과 함께 북핵 문제에 적지 않은 공을 들였다. 하지만 참모진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고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면서 결국 모든 서류들이 민주당 행정부에 의해 폐기처분당할 운명에 놓였다.

민주당 정부는 우선적으로 이란 핵합의 복원에 외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복원에 성공한다는 전제 하에 그 모델 위에 대북 정책을 올려놓을 가능성이 있다.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을 향하는 참모들의 서류 안에는 이제 리비아 모델 대신 이란 모델이 담길 수 있다는 얘기다. 어찌됐건 결국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이슈는 당분간 정체기를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틀을 맞게 될 참모진의 윤곽이 나왔다. 외교 수장인 국무장관에 앤토니 블링컨, 백악관 안보보좌관에 제이크 설리번이 내정됐다. 블링컨-설리번 조합은 트럼프 외교안보팀과 큰 차이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안보보좌관 자리에 임시직 포함 무려 7명을 차례로 고용했다. 인사의 실패를 스스로 인정한 꼴이다. 가장 오래 자리를 차지했던 존 볼턴의 경우 1년 5개월. 그 기간 동안 볼턴 보좌관은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늘 충돌했고 경질된 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맹렬히 비판하는 저서까지 출판하기에 이르렀다.

과연 블링컨-설리번 팀은 어떨까?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외교안보 참모들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왔다. 두 사람은 미국의 외교정책 세부 사안을 잘 숙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듣는다. 외교 공무원들과의 호흡도 잘 맞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바이든 당선인, 첫 국무장관에 블링컨 내정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새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으로 지명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22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2015년 2월 당시 미국 국무부 블링컨 부장관이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를 나서는 모습. 2020.11.23 ⓒ 연합뉴스

 
바이든식 외교의 한계

하지만 바이든 외교팀에도 단점은 있다. 예측 가능한 합리적 정책을 추구하면서 미국의 전통적 외교방식으로 회귀하는 모양새지만, 한편으로는 '바이든식' 외교가 무엇인지 여전히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물론 미국의 전통 외교 방식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예측 가능한 정책이 나쁘다는 뜻은 더더욱 아니다. 이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매뉴얼에 근거한 교과서적 외교 틀 외에 바이든 외교의 색깔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단계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는 뜻이다.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면 그럼 바이든 외교의 핵심은 무엇인가? 바이든 외교팀은 이 질문에 더 명확한 대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상원 외교위원장 출신 대통령으로서는 치명적이다.

다행히도 블링컨 국무장관 내정자는 문제를 인지하고 있는 듯하다. 미국 시비에스(CBS)사와 한 인터뷰에서 블링컨 국무장관 내정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에 대해 긍정적인 면도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적어도 뭔가 시도는 하지 않았느냐는 것.

블링컨 내정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 묶음의 카드를 하늘 높이 던져 거기서 뭐가 나오는지 살펴본 것은 평가할 만하다"고 말한다. 트럼프 외교에 대한 비야냥일 수 있지만, 미국의 전통 외교정책에 대한 자성의 의미도 담겨 있다. 그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여러 행정부에 걸쳐 추진해온 정책에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과연 미국의 새 외교안보팀은 합리적이면서도 혁신적인 외교 틀을 찾아낼 수 있을까? 적어도 다자외교를 복원하고 전통적 우방국들과 보조를 맞추는 일에만 성공해도 미국의 리더십은 어느 정도 회복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의 기후변화 특사 임명은 주목할 만하다. 대선 후보까지 지내고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인물을 기후변화 특사로 발탁한 것은 바이든 당선인의 다자외교 회복을 위한 의욕을 잘 반영하고 있다.

미국이 국제무대에서 얼마나 빨리 리더십을 회복하느냐는 이란 핵합의를 복구시키고 파리 기후협약에 재가입하는 등 지구촌의 지속 가능한 평화와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는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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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존치’ 정부안 결국 국회로, 분노한 여성들 “이제 국회의 시간”

강석영 기자 getout@vop.co.kr
발행 2020-11-27 17:04:14
수정 2020-11-27 17:04:14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낙태죄 전면 폐지 외의 다른 대안은 없다 기자회견에서 피켓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0.11.27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낙태죄 전면 폐지 외의 다른 대안은 없다 기자회견에서 피켓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0.11.27ⓒ김철수 기자  
 
여성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정부가 ‘낙태죄 유지’ 개정안을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킨 데 대해 여성들은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며 “이제 국회의 시간이다. 낙태죄를 전면 폐지하라”라고 촉구했다.

‘모두를 위한 낙태죄폐지 공동행동’은 2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태죄 전면 폐지 외의 다른 대안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낙태죄를 유지한 정부안은 ‘반의학적이고 반역사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모낙폐는 “여성에 대한 처벌조항, 사유 제한, 주수 제한, 상담의무화, 숙려기간, 진료거부권, 제3자동의 등 그간 제기됐던 문제점들이 (정부 개정안에) 고스란히 담겼다”라고 지적했다.

최규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인권위원장은 “통계를 보면 임신중지를 법률로 제한하는 게 아니라 안전한 서비스로 제공할 때 임신중지 건수가 줄어든다”라며 “임신중지 제한을 없애면 안전하지 않은 임신중지로 여성 사망이 줄어들 뿐 아니라 전반적인 임신 여성의 사망 자체가 감소한다”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수십 년간 전 세계 국가들의 데이터가 말하고 있는데, 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낙태죄를 존치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낙태죄가 유지되는 게 여성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의학적 근거, 하다못해 임신중지율이 줄어든다는 통계학적 근거가 하나라도 있다면 제시해봐라”라고 따져 물었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낙태죄 전면 폐지 외의 다른 대안은 없다 기자회견에서 피켓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0.11.27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낙태죄 전면 폐지 외의 다른 대안은 없다 기자회견에서 피켓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0.11.27ⓒ김철수 기자

임신중지 여성을 처벌하는 정부의 개정안에 대해 수많은 시민사회단체가 반대 의견서를 냈음에도 수정 없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것에 대해 모낙폐는 강력히 규탄했다.

문설희 모낙폐 공동집행위원장은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이후 사회적 논의를 위한 노력을 단 한 번이라도 한 적이 있나. 여성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삶이 걸린, 인간으로서의 존엄한 권리와 연결된 이 법안이, 2020년 12월 31일을 목전에 두고 밀린 숙제를 하듯 이렇게 졸속으로 개정돼야 하는지, 되묻고 싶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던 문재인 대통령 말의 진정성은 낙태죄 관련 법 개정의 방향에 따라 최종적으로 평가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에게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낙태죄를 폐지하라. 권리를 보장하라. 대한민국 절반, 여성의 경고를 엄중히 새겨들어라”라고 말했다.

정부안이 국회로 넘어오면서 여성들은 “이제 국회의 시간”이라며 낙태죄 전면 폐지를 담은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과 정의당 이은주 의원의 발의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문 공동집행위원장은 “국회는 임신중지 여성을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가 아니라 임신중지 여성의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를 중심으로 논의하라”라며 “낙태죄를 전면 폐지하고, 임신중지를 권리로 명시했으며, 국가가 권리보장을 책임지고, 다양한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접근성을 낮추는 장벽을 없앤 권인숙 의원과 이은주 의원의 발의안을 지지한다”라고 말했다.

모낙폐는 오는 12월 1일부터 한 달간 국회 앞에서 낙태죄 완전 폐지 및 대안 입법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강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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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얀마, ‘KAL858 동체 추정 물체’ 확인에 협력키로

김건 차관보 미얀마 방문, ‘미얀마, 적극적인 협력 의지 표명했다’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0.11.27 21:12
  •  
  •  수정 2020.11.28 01:24
  •  
  •  댓글 0
 
[사진제공 - 외교부]
김건 외교부 차관보는 25,26일 미얀마를 방문해 찬 에(Chan Aye) 미얀마 외교부 사무차관과 제2차 한-미얀마 정책협의회를 가졌다. [사진제공 - 외교부]

1987년 11월 29일 미얀마 안다만해역 상공에서 사라진 대한항공(KAL) 858기 잔해 수색이 33년 만에 한국과 미얀마 정부의 공조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는 27일 김건 외교부 차관보가 25,26일 미얀마를 방문해 찬 에(Chan Aye) 미얀마 외교부 사무차관과 한-미얀마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면서 관련 소식을 전했다.

외교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김 차관보는 KAL858기 동체 추정 물체가 미얀마 인근 해역에서 발견되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한 사실 관계 확인 노력에 대해 미얀마 정부의 협조를 요청하였으며, 이에 대해 미얀마측은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표명하였다”고 밝혔다.

[MBC 뉴스데스크]는 1월 23일, KAL 858기의 동체로 추정되는 물체를 미얀마 안다만 50미터 해저에서 발견했다고 단독보도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MBC 뉴스데스크]는 1월 23일, KAL 858기의 동체로 추정되는 물체를 미얀마 안다만 50미터 해저에서 발견했다고 단독보도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앞서, 대구MBC 심병철 기자 등 MBC 특별취재팀은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초 안다만 해역 현지취재를 진행했고, <MBC 뉴스데스크>는 1월 23일 “1년 가까운 추적 끝에 미얀마 안다 만의 50미터 해저에서 KAL 858기로 추정되는 동체를 발견했다”며 관련 영상을 방영한 바 있다. [관련기사 보기]

안다만 해역은 미얀마의 해역으로 동체 수색에는 미얀마 당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그간 우리 외교부는 미얀마 정부에 협조를 요청했고, 이번 김 차관보의 미얀마 방문 기간 중 관련 협의가 진행된 것.

외교부는 최근 ‘KAL858기 가족회’(회장 임옥순)와 ‘KAL858기 유족회’(회장 김호순) 관계자들을 두 차례 만나 정부의 현지수색 방침을 설명하고 조사에 동행할 민간대표를 추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AL858기 가족회’와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위원회’는 1월 30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KAL858기 추정 동체 인양 및 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KAL858기 가족회’와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위원회’는 1월 30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KAL858기 추정 동체 인양 및 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위원회’ 관계자는 “김 차관보가 미얀마 외교부 당국자와 현지 조사에 필요한 실무적 협의를 진행하고 공동조사에 관한 서명을 할 것이라고 들었다”며 “아직은 ‘KAL858기 추정 동체’일 뿐 확인되지 않아 일단 KAL858기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탐사에 초점이 맞춰져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사건으로 아버지를 잃은 박은경 ‘KAL858기 가족회’ 부회장은 외교부의 발표를 접하고 “길을 연 것이고 이제 시작일 뿐이다. 가서 제대로 찾아야 한다”며 “지금은 확인단계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말하고 “우리만의 일이 아니고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참사문제들도 같이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87년 대통령선거를 코앞에 두고 115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태운 채 사라진  KAL858기 사건은 당시 전두환 정권의 '무지개 공작'에 따라 대통령 선거에 이용됐고,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는 북한 공작원 김현희.김승일이 설치한 폭약에 의해 공중폭발됐다고 발표됐다.

지난해 11월 29일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제32주기 KAL858기 사건 희생자 추모식’이 ‘KAL858기 가족회’와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위원회’ 주최로 거행됐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지난해 11월 29일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제32주기 KAL858기 사건 희생자 추모식’이 ‘KAL858기 가족회’와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위원회’ 주최로 거행됐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한편, ‘KAL858기 가족회’와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위원회’(대표 김정대 신부)는 오는 29일 오전 11시 천주교 예수회센터 214호에서 ‘제33주기 KAL858기 사건 희생자 추모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추모제의 부제는 ‘33년의 기다림, 지금 곧 찾으러 갑니다’이며,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인해 제한된 인원만 참석하고 ‘KAL858기 가족회’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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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 품은 전통시장, 스페인 산타마리아 시장 될까?

등록 :2020-11-27 05:00수정 :2020-11-2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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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유통산업] 상생의 틀 다시 짜자 (하)
전국 15곳에 점포, ‘함께살이 실험’
삼척중앙시장 등 ‘상생스토어’ 입점
과일·채소 빼고 공산품 위주 판매
이마트 “20여곳서 추가 입점 요청”
손님 유인 역할 ‘톡톡’
상인들 “찾는 손님 많아 시장 활기
개점 3개월 만에 매출 20% 증가”
고객들도 “편의시설 늘어 자주와”
이마트 상생스토어 10호점이 입점한 강원도 삼척중앙시장에서 지난달 16일 손님들이 장을 보고 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이마트 상생스토어 10호점이 입점한 강원도 삼척중앙시장에서 지난달 16일 손님들이 장을 보고 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지난달 말 찾은 강원도 삼척중앙시장. 떡집과 족발집, 채소가게와 과일가게가 늘어선 중앙통로를 20m쯤 걸어 들어가자, 상가 2층에 붙어 있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312㎡(약 95평) 규모 점포의 한쪽 벽면은 볶음밥, 피자, 만두, 양념 닭발 같은 간편식이 메우고 있었다. 다른 진열대를 살펴보니 수입 주류와 반려동물용품, 운동기구와 엘이디(LED) 모니터도 판매 중이었다. 채소나 과일 코너는 없었다. “시장의 주력 상품인 채소와 과일, 생선류는 판매 품목에서 제외했습니다. 국산 맥주와 소주도 팔지 않고, 삼겹살 같은 고기와 계란도 하루 10개씩만 팔고 있어요. 대신 가정간편식(HMR) 품목 비중을 전체 70%로 높였습니다.” 함께 매장을 둘러보던 김원기 이마트 상생티에프(TF) 과장이 설명했다.
시장의 ‘앵커 시설’ 역할 기새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삼척중앙시장점은 대기업 유통사인 이마트가 전통시장과의 공존을 외치며 설립한 준 대규모 점포(SSM, 500㎡ 미만)다.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PB)인 노브랜드 상품을 주력으로 파는 전문점이 전통시장 안에 들어간 형태다. 2016년 충남 당진 어시장에 1호점을 낸 뒤 경북 구미 선산봉화시장, 서울 경동시장 등 현재까지 점포 수를 15개로 늘렸다. 유통산업발전법 및 지자체 조례에 따라 전통상업보존구역 1㎞ 이내엔 이러한 준 대규모 점포 출점이 제한되지만,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시장 상인회의 동의를 받아 시장 안에 입점하는 경우가 많다. 노브랜드 삼척중앙시장점도 강원도와 삼척시가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노브랜드 점포 유치를 희망했고, 상인회의 동의가 이루어지면서 시장 한복판에 들어서게 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15개의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대부분이 전통시장이나 지자체에서 먼저 요청해 문을 열었다. 현재 전국 20여개 전통시장에서도 입점을 요청한 상태”라고 했다.
강원도 삼척중앙시장 상가 2층에 입점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에서 손님들이 장을 보고 나오고 있다. 이마트 제공
강원도 삼척중앙시장 상가 2층에 입점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에서 손님들이 장을 보고 나오고 있다. 이마트 제공
전통시장이 ‘골목상권 침해’의 주범으로 지목받는 대기업 계열의 점포 유치를 원한 이유는 무엇일까. 삼척중앙시장에서 만난 이들은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기업을 활용했다”고 입을 모았다. 같은 오프라인 유통점으로서 대형마트와 시장의 경쟁구도가 완전히 무너졌다곤 볼 수 없으나, 판매 품목과 편의 시설 부족 등 시장 침체의 원인을 대기업 점포를 활용해 없앴다는 얘기다.시장 쪽에서는 노브랜드가 시장의 ‘앵커 시설’(손님을 유인하는 핵심 시설)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삼척중앙시장은 탄광업이 호황을 누렸던 1970년대 삼척의 중심지로 주목받았던 곳이다. 이후 탄광업이 쇠락에 접어들면서 이곳도 함께 침체의 길을 걸었다. “전통시장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활성화하는 곳도 있는데, 소도시는 사실상 그러기가 어렵다. 주차장, 화장실 등 전통시장의 편의시설도 개선하고 있지만 (판매 품목 등) 시장의 내용물이 바뀌지 않으면 손님을 모으기가 힘들다. 상인들도 노브랜드 입점을 반대하지 않았다. 만약 노브랜드만 잘 되는 입점이었다면 그러지 않았겠지.” 상인회 쪽은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들락날락하면서 시장이 살아났다”
노브랜드 입점으로 시장 방문객 수와 매출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0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입점한 직후 3개월(2019년 11월~2020년 2월) 동안 이 시장 공영주차장 주차요금 징수액은 약 3124만원으로, 전년 동기(2018년 11월~2019년 2월) 징수액(2232만원)보다 28.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노브랜드 및 노브랜드와 같은 상가에 입점한 청년몰 매출도 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노브랜드 삼척중앙시장점의 최근 3개월 매출은 지난해 10월 개점 직후 3개월 매출 대비 20%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노브랜드 점포 옆에서 칼국수 가게를 운영하는 변준호(35) 씨는 지난해 11월 가게 문을 열었을 땐 한 달 매출이 100만원도 채 안 됐지만, 지금은 2000만원 이상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변 씨는 “손님의 대부분이 노브랜드와 시장을 방문하기 위해 온 고객들”이라며 “처음엔 (시장 안이라)반신반의하며 입점했고 ‘손님이 찾아올까’ 의구심도 들었지만, 가족 단위 손님과 삼척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꾸준히 찾는 편”이라고 덧붙였다.1층 시장 상인들도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는 반응을 보인다. 이 시장에서 40년째 생선장사를 하는 최선월(66) 씨는 “노브랜드를 찾아온 손님들이 시장도 구경하러 오면서 시장 손님이 늘었다”며 “사람이 들락날락하면서 시장이 좀 살아났다”고 말했다. 20년 동안 떡집을 운영해온 심재열(61) 씨도 “유모차를 끈 젊은 손님들도 늘었다”고 했다. 소비자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노브랜드 점포에서 간편식 판매대를 둘러보던 40대 여성은 “장을 볼 때 근처 홈플러스로 자주 갔지만, 노브랜드가 생기고 나선 이곳도 종종 온다. 여기서 (가공식품 등) 장을 보거나 편의시설을 이용하고, 아래 시장에서는 채소를 사는 편”이라고 말했다.전통시장과 대형 유통기업의 상생 방식은 국외에서도 진행 중이다. 이마트가 참고한 스페인 남부 산타마리아 시장은 2006년 스페인 대형마트 체인인 ‘메르카토나’를 입점시켜 동반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시장과 마트의 판매 품목에 구분을 둬 ‘전통시장 대 대형마트’의 경쟁구도를 없앴고, 대형마트가 시장의 노후시설 개선도 지원하면서 시장 활성화를 이끈 사례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경영학)는 “전통시장에 대한 물리적 접근성을 높여 상권의 경쟁력을 키우거나,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가 판매 품목을 달리해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정부가 지원하거나 성과평가를 통해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면 더 많은 사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삼척/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상생스토어가 최선일까요?노브랜드 상생스토어 같은 유통 대기업과 전통시장 협업 모델은 안착할 수 있을까. 전통시장 전문가들은 전통시장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바람직한 상생 사례로 자리 잡으려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26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 등 전통시장 쪽은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에 대해 “집객 효과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었다. 그동안 전통시장은 공산품 품목이 부족한 데다 소비자를 유인할 편의시설이 마땅히 없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왔는데, 상생스토어가 이를 일부 해소했다는 것이다. 소진공 관계자는 “상생스토어가 들어오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통시장에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해졌고, (전통시장 살리기라는) 상징적인 측면에서도 괜찮다고 본다”며 “시장 주력 업종과 노브랜드 업종이 겹치지 않는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다만 전문가들은 상생스토어 같은 사례가 안착하기엔 걸림돌도 적지 않다고 본다. 소진공 쪽은 “시장 바깥의 소상공인도 있기 때문에, 한계가 전혀 없는 상생 모델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상생스토어가 입점한 시장은 살아날지 몰라도, 시장과 인접했지만 상생스토어와 네트워크는 떨어지는 골목상권은 타격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마트 쪽도 “삼척중앙시장은 삼척시 단일시장인데, 수도권은 반경 1㎞ 안에 여러 개의 시장이 얽혀있는 경우가 많다”며 무작정 상생스토어를 늘리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오프라인 점포와 시장이 결합한 형태의 상생 모델이 지속가능할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정은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디지털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가 주요 소비층이 됐는데 오프라인만 고수하는 방식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며 “시장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채널을 다변화하되, 시장에서 재료를 사서 바로 요리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등 소비자가 원하는 전통시장만의 서비스 개발도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consumer/971785.html?_fr=mt1#csidx5f25ce9a81347c1b48fb9b436417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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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보다 더 힘든 일... 눈물겹도록 고맙다

전 국민의 18.8% 거주하는 농촌... 지역 리더 양성에 온 힘 쏟아야

20.11.27 08:03l최종 업데이트 20.11.27 08:03l


아파트값 폭등과 전세난, 서울 아파트와 지방 아파트 간의 격차 확대, 농촌의 노후 주택과 늘어나는 빈집. 우리나라 주택지도의 모습이다.
지역을 바꾸어 세상을 바꾼다는 야심차고 겁 없는 슬로건을 내걸고 재단법인 지역재단을 창립한 이후 매년 전국 지역 리더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제17회 대회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고려하여 예년과 달리 우리 재단의 역대 전국 지역 리더상 수상자들을 대상으로 소규모로 진행하였다. 지역재단은 2008년부터 '순환과 공생의 지역만들기'에 기여한 개인 혹은 조직에 리더상을 주고 있는데 수상자가 57명에 달한다.

지난 목요일 리더대회를 진행하면서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2004년 재단 창립 시에 비해 현저하게 악화한 오늘날의 농촌 현실, 그리고 그 장래도 밝지 않다는 전망이 자괴감과 함께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나는 지역 리더들에게 늘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을 함께 갖고 있다.

나는 지역 리더들에게 지역의 자체 발전과 지역 리더의 역할에 대해 말한다. 그러나 말하기는 쉽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것은 정말 너무 힘들다. '대통령 하기보다 마을 이장하기가 더 어렵다'라는 말이 있다. 어려운 여건에도 자신을 희생하면서 지역을 위해 실천한 지역 리더들이 없었다면 우리의 농촌 현실은 더 암울할 것이다. 지역 리더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여민동락
 

 2007년 뜻과 열정으로 뭉친 젊은 부부 세 쌍이 전남 영광군 묘량면 작은 농촌에 자리 잡았다.
▲  2007년 뜻과 열정으로 뭉친 젊은 부부 세 쌍이 전남 영광군 묘량면 작은 농촌에 자리 잡았다.
ⓒ 지역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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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조직 부문 대상을 받은 여민동락의 권혁범 대표. 2007년 뜻과 열정으로 뭉친 젊은 부부 세 쌍이 전남 영광군 묘량면 작은 농촌에 자리 잡았다. 세 부부가 전 재산을 털어 '여민동락'을 마련하였다. 

 

여민동락의 본체에 노인복지센터를 설립하여 소외되고 돌봄이 필요한 지역의 독거노인을 돌보기 시작했다. 작은 도서관을 마련하여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없는 이런저런 사연의 아이들을 가르쳤다. 모시송편을 만드는 '여민동락할매손'으로 어른들에게 행복한 일자리를 마련했다.

묘량면 소재지는 식당·이발소·미장원도 없고 그나마 있던 구멍가게마저 문을 닫아버린 곳이다. 막걸리 한 병도 읍내까지 나가서 사야 하는 마을의 구매 '난민'을 위해 '이문을 남기지 않는 점빵' 4평짜리 동락 점빵을 지었다. 점빵까지 나오기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 중고 탑차를 구입하여 마을을 다니면서 물건도 팔고, 은행 일도 대신 처리해주고, 허리 아픈 어르신 파스를 사다 붙여드렸다.

무엇보다도 폐교 위기에 몰린 마을의 초등학교를 살렸다. 2010년 학생 수 12명으로 폐교 위기에 몰린 묘량초등학교를 초등학생 71명과 유치원생 23명이 다니는 학교로 살려냈다. 정말 눈물 나도록 고맙고 큰 박수를 보낸다.
 
 모시송편을 만드는 '여민동락할매손
▲  모시송편을 만드는 "여민동락할매손"
ⓒ 지역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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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민동락의 힘만으로는 묘량면의 쇠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묘량면의 인구감소와 고령화는 계속되고 있다. 묘량면 인구는 2007년 2140명에서 2019년 1793명으로 줄고, 고령화율은 36%에서 41.9%로 늘었다. 그리고 15~45세의 여성인구는 2014년 207명에서 2018년 163명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권혁범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과연 여민동락의 활동과 묘량면이 지속가능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하였다. 그럼에도 용기를 잃지 않고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어 '묘량면 건강한 인구구성과 지역활성화를 위한 10년 구상'을 만들어 실천하고 있다. 힘찬 응원을 보낸다.

구상의 핵심은 젊은 학부모가 찾아오는 농촌형 미래교육 기반 마련, 주거 및 생활기반 조성과 공동체성 복원, 농촌형 사회서비스와 지역정체성에 기반을 둔 젊은 세대 창업과 일자리 확보 등이다.

옥천살림협동조합
 
 안남어머니학교에서 평생 소원이던 한글을 깨쳐 손자·손녀와 편지를 주고받게 된 할머니들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  안남어머니학교에서 평생 소원이던 한글을 깨쳐 손자·손녀와 편지를 주고받게 된 할머니들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 지역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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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개인 부문 대상을 받은 옥천살림의 주교종 상임이사.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 그가 고향인 충북 옥천군 안남면에 돌아온 것은 1988년. 그의 귀향을 반대했을 부모님, 그리고 의아한 눈초리로 쳐다본 동네 사람들, 안 봐도 비디오다.

그는 귀향 후 즉시 옥천군 농민회를 조직하여 우루과이 반대 등 농민운동에 힘썼다. 그러나 안남면은 비록 인구 1천 명 남짓의 작은 면이지만 농민만 사는 것은 아니다. 안남면, 나아가서 옥천군 전체를 시야에 둔 지역자치운동이 필요하였다. 주민자치센터를 개설하여 '안남면민과 함께 하는 작은 음악회'를 개최하고, 안남어머니학교를 운영했다. 평생 소원이던 한글을 깨쳐 손자·손녀와 편지를 주고받게 된 할머니들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배바우작은도서관'을 개설하여 학교 끝나고 아무도 없는 집으로 돌아가던 아이들에게 함께 공부하고 뛰어놀 공간을 마련했다. 배바우도서관은 주민들의 사랑방이자 회의장소이며 아이들의 놀이터와 책방이다. 작은 도서관 소식을 전하던 도서관 소식지는 '마을신문 배바우'란 이름으로 안남의 지역 언론(등록 간행물)으로 거듭났다.
 
 '배바우작은도서관'을 개설하여 학교 끝나고 아무도 없는 집으로 돌아가던 아이들에게 함께 공부하고 뛰어놀 공간을 마련했다.
▲  "배바우작은도서관"을 개설하여 학교 끝나고 아무도 없는 집으로 돌아가던 아이들에게 함께 공부하고 뛰어놀 공간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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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천 로컬푸드 직매장
▲  옥천 로컬푸드 직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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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농업 생산자를 조직하고, 대청호주민연대를 결성하여 지역의 환경을 지켰다. 안남면의 자치운동은 현재 진행형이다. 안남배바우공동체 마을사업을 시행하고, 로컬푸드 기본계획과 옥천군 푸드플랜을 수립하고, 친환경학교급식 등을 담당하였다. 옥천 로컬푸드 직매장을 운영하여 최근 정부로부터 '2020 로컬푸드 지수' 최우수상을 받았다.

주교종 상임이사가 안남면민의 생활상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지금까지 해온 현장 밀착형 실천 활동은 일일이 거론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그의 헌신적 노력에 고개 숙여 감사할 따름이다.

그러나 그와 옥천살림협동조합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안남면의 현실은 다른 농촌지역과 마찬가지로 녹록지 않다. 그렇지만 주교종과 옥천살림은 '자치와 자급, 순환과 공생의 지역공동체'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우리는 농업・농촌, 그리고 지역이 희망이라고 이야기하고자 한다. 끈질기게 살아남는 길을 찾는다. 필요하면 스스로 한다"라며. 그 핵심은 "주민이 스스로 주인이 되어 방향을 만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다.

사람이 없다 하지마라

전국 많은 지역 리더들이 권혁범 대표나 주교종 상임이사처럼 온몸을 불살라 농촌에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그들의 노력에 무한한 경의를 표한다. 그런데 이들 리더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우리의 작은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의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텅 빈 4차선 국도를 놔두고 그 옆에 또 고속도로를 내고 철도를 건설하면서, 예산과 효율성 타령을 하며 보건진료소를 폐쇄하고 농촌학교를 폐교하고 있다. 지역 리더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지역의 쇠퇴를 막을 길이 없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고속도로 4~7km 건설비용이면 300~500병상 규모의 공공병원이나 어린이집 100여 개, 유치원 40~50개, 노인요양시설 30여 개를 지을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농정 틀 대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국제경쟁력만이 살길'이라는 생산주의 농정을 중단해야 한다. 누가 스마트 팜이 우리 농업의 미래라고 하는가. 친환경농업을 전면화하여,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높이고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지역의 주체성과 지역자원(환경과 문화 등)을 파괴하는 지역만들기라는 이름의 개발정책은 중단하여야 한다.

지역 주민에게 필요한 먹을거리·의료·교육·돌봄·주거·문화 등 사회서비스를 확충한다. 이를 통해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젊은이들의 유입을 촉진해야 한다. "지역사회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힘"(지역력)을 키우고 그 핵심 주체인 지역 리더를 양성하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

농촌에 사람이 없다고 하지마라. 전 국민의 18.8%에 달하는 약 1천만 명이, 그리고 순수 농촌이라 할 면 지역에만 약 5백만 명의 사람이 살고 있다. 그곳에 사람이 살고 있고, 그들에게 행복할 권리와 자기결정권이 있다. 농어촌주민의 행복실현을 위한 '농촌재생주권운동'이 전국적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농촌을 이대로 두고 도시의 주택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가. 농정 틀 대전환, 그것이 농어촌주민과 도시민이 더불어 행복한 국민총행복의 길이다.

덧붙이는 글 | 박진도 기자는 충남대 명예교수, 지역재단 상임고문으로 있습니다.

태그:#농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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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사찰문건 공개, “농구실력 유명” “OO의 처제” 판사 37명 뒷조사 내용 수두룩

강경훈 기자 qa@vop.co.kr
발행 2020-11-26 19:33:45
수정 2020-11-26 19: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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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 검찰총장ⓒ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검찰총장 측이 징계 청구 및 업무정지 사유 중 하나였던 대검찰청의 ‘판사 사찰 문건’을 직접 공개했다. 윤 총장 측은 “이게 사찰인지 국민들이 보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문건 전체 내용을 공개했으나, 정작 문건에는 검찰의 공소유지 등 정상 업무와 무관한 판사 뒷조사 내용들이 수두룩했다.

윤 총장 측 법률대리인인 이완규 변호사는 26일 오후 기자들에게 ‘주요 특수·공안사건 재판부 분석’이라는 제목의 해당 문건을 공개하며, “(우리는) 사찰이 전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일반인의 상식적 판단에 맡겨보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법무부에서 왜곡해서 발표했다고 보여지고 있는 것을 우려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힐 필요가 있다”며 “검찰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도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 측은 사찰이 아니라는 근거로 해당 문건을 공개했으나, 실제 문건에는 검찰의 재판 업무와 관련 없는 판사 개인의 취미나 근태와 관련해 물의를 빚었던 내용, 여러 경로로 탐문 조사해 정리한 세평 등이 담겼다. 문건은 각 사건 재판부 구성원의 ‘출신’과 이념 성향 추론의 근거인 ‘주요판결’, ‘세평’, 가족관계 등 개인정보 관련 ‘특이사항’으로 구성됐다. 조사 대상 판사는 총 37명이며, 문건 분량은 A4 용지 9장에 달했다.

첫 부분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사건을 맡은 3개 재판부 판사들을 조사한 내용이 담겼다. 조 전 장관의 ‘유재수 감찰’ 관련 직권남용 사건, 청와대가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취지의 보수단체 고발 사건을 맡은 김미리 부장판사와 2월부터 조 전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녀 입시 관련 재판을 맡은 김선희 부장판사 등이 주요 조사 대상이었다.

 

작성자는 김미리 부장판사의 세평에 대해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나 합리적이라는 평가”, “재판장으로서 적극적으로 검사나 변호인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적었다. 특이사항으로는 “OOO 2차장의 처제”라고 썼다. 나머지 두 배석판사에 대해서는 “특별한 존재감 없었다”고 적었다.

정 교수 사건 관련 재판부 주심 판사에 대해서는 “주관이 뚜렷하다기보다는 여론이나 주변 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평”이라고 강조했다.

사법농단 사건을 맡은 재판부에 대해서도 자세히 조사·분석했다. 특히 대법원 내부 문건을 유출하는 등 사법농단 관련 혐의로 기소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사건을 맡은 재판부 배석판사가 ‘법원행정처 2016년도 물의야기법관 리스트’에 포함됐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 이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행정처가 작성한 이른바 ‘법관 블랙리스트’를 판사 사찰에 활용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해당 내용은 사법농단 사건 수사 자료이기도 하다. 해당 판사가 음주와 관련해 물의를 빚었다는 내용이 과거 언론에서 보도됐다는 내용도 덧붙여져 있다.

또 다른 사법농단 관련 사건 재판부 주심 판사에 대해 “법관 임용 전 대학·일반인 취미 농구리그에서 활약, 서울법대 재직시부터 농구실력으로 유명”이라고 쓴 부분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연로해 보이는 느낌”이라는 외모 평가와 함께, “어차피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심리할 것이므로 재판부 성향이 크게 유의미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임”이라고 썼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판사 사찰 문건과 관련해 윤 총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대검에 수사 의뢰했다.

법무부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은 ‘수사정보’를 수집하는 곳일 뿐 판사의 개인정보와 성향자료를 수집해 검사들에게 배포하는 기구가 아니”라며 “법적 권한 없는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판사들의 개인정보와 성향자료를 수집, 분석, 관리하는 것 자체가 범죄행위로서의 사찰”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 사찰의 방법은 언론 검색, 검사들이나 다른 사람들에 대한 탐문 등이 모두 포함되는 것이므로 문건의 모든 내용이 중대한 결과물이라고 판단했다”이라고 설명했다.

강경훈 기자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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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아베 대체한 바이든-스가 조합, 한국에 기회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0/11/27 10:38
  • 수정일
    2020/11/27 10:3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현안진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한일관계부터 시작해야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진용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의 혼란이 수습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진용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미국 연방총무청이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공식화 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정권 이양 작업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바이든 당선인은 내년 1월 20일 취임을 앞두고 새 행정부 구성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 첫 작업으로 바이든 당선인은 11월 24일, 국무장관에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안보보좌관을 임명했다.

 

블링컨은 과거 오바마 행정부 시절 아시아 재균형정책에 깊숙이 관여했던 인물이다. 한·미·일 삼각안보협력체제 강화에 관심이 있었으며, 이를 위해 한·일관계 복원을 시도하고 아베 수상의 역사수정주의적 움직임에는 제동을 거는 모습도 보였다. 2016년 1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하자 '진짜 이빨이 있는(with real teeth)'강력한 대북제재 결의안을 주도하기도 했다.
 

 

야인이던 2017년 한반도 위기 시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내비치던 군사적 해법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비판하며 압박의 지속을 강조했다. 이러한 입장은 북한 체제 붕괴론에 입각해 있었다. 북한의 체제 붕괴에 대비해서 한·미·일에 더해 중국과 협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친 인물이기도 하다.


 

블링컨이 '전략적 인내' 정책의 입안자라는 평가도 있지만 오바마 행정부에서 블링컨과 함께 외교안보 실무를 담당했던 브라이언 매키언 전 국방부 수석부차관은 이를 부정했다. 그에 따르면 '전략적 인내'가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지침인 적은 없었다.


 

나아가 그는 대북제재에 대해서도 제재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외교적 전략의 일환일 뿐이라며, 비핵화를 위해 필요한 실제적 전략의 일환이라면 바이든 행정부에서 북·미 정상회담도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즉 비핵화의 보상으로 제재해제라는 선물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비핵화와 북·미간 적대관계 해소를 동시에 실현하는 과정에서 행동 대 행동을 매개하는 교환재가 대북제재라는 것이다.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는 북한 비핵화 해법으로 '이란 방식'을 주장했던 적이 있다. 그 또한 외교를 복원하여 실무협상을 통한 단계적 접근을 중시하며 중국을 포함한 주변국과의 공조를 중시한다. 그 모델이 이란 핵합의다. 이미 힐러리 클린턴 대선 캠프 외교 총책임자로 활동하던 시절, 설리번은 “북한에 대해 이란에 했던 것과 비슷한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블링컨도 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전날인 2018년 6월 11일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블링컨은 이란 모델이 북한과의 핵협상에서 최선의 모델이라고 자부하고 있었다. 이란 핵 합의는 포괄적 공동행동계획으로 불리는 것으로, 이란의 핵무기 개발 억제와 국제사찰을 대가로 경제제재를 완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볼턴의 영향으로 '선 핵폐기, 후 경제보상'의 리비아식 해법에 미련을 갖고 있던 트럼프 행정부의 접근보다 북한이 선호하는 방법이다. 다만 이 방법은 시간이 걸린다. 그 성패는 시간을 어떻게 견디는가에 달려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스테이지 2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바이든 외교가 추구하는 '정상으로의 복귀'


 

바이든 당선인의 외교안보 정책 방향은 트럼프의 지난 4년을 일탈로 규정하고 원래 자리로 되돌리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것은 한 마디로 '정상으로의 복귀(Return to Normalcy)'이다. 외교안보 분야 인사를 발표하는 자리에서도 그는 “미국이 돌아왔다”며, 그의 외교안보 팀이 “미국이 동맹들과 함께 할 때 가장 강력하다”는 믿음을 구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정상으로의 복귀는 외교 내용면에서 미국 우선주의로부터 동맹 강화와 다자주의로의 복귀이며, 외교 형식면에서 정상들의 '밀당'으로부터 외교관들의 실무협상으로의 전환이다. 그것의 동북아적 표현은 한·미·일 삼각안보협력 체제의 복원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바이든이 복귀하고 싶은 '정상'이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첫째, 트럼프 이전의 '정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변수가 중국 요인이다. 그에 따라 미·중관계가 예측불허의 전개를 보일 수 있다. 미·중관계와 관련하여 바이든 팀 안에서도 전선이 형성되어 벌써 강경파와 온건파가 대립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 토니 블링큰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바이든 정부의 국무장관으로 지명됐다. 사진은 지난 2015년 2월 8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블링큰 지명자. ⓒ연합뉴스

둘째는 코로나19 사태가 길게 영향을 미치며 미국의 국내외에서 예측불가 사태를 만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국제정치·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앞으로도 상당히 길게 가면서 국제질서 그 자체를 변혁시킬 가능성이 있다.

 

셋째는 바이든 당선인 팀의 외교안보정책이 입각하고 있는 '자유주의'세계관이 미국 국내외에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국내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의 위기가, 국제적으로는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위기가 그것이다. 바이든의 딜레마는 돌아갈 정상이 없는 상태에서 '정상으로의 복귀'를 시도하고 있다는 데서 나온다.

 

바이든의 승리가 가시화하면서, 모든 국가가 각자도생의 외교노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보다 더 커진 예측불허의 공간에서 예측 가능한 공간을 복원하고 확대하는 것이 여러 국가의 외교 목표가 되고 있다.

 

한일관계 정상화의 움직임


 

최근에 활발해진 한·일 간 요인들의 왕래는 한국과 일본이 변화하는 현실에 적응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한·일관계를 예측불허의 공간에 두는 것이 두 나라 정부 모두에게 부담인 것이다. 그래서 한·일 양국 정부가 동시에 '정상으로의 복귀'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겉보기에 한국 측 요인의 일본 방문이 두드러지지만, 이는 일본 측의 태도변화로 나타난 현상으로 보는 것이 옳다.


 

변화의 조짐은 아베 내각에서 스가 내각으로의 변화에서 나타났다. 한·일관계와 관련해서 강제동원 배상 문제 해법을 둘러싸고 미묘한 변화가 나타났다. 대법원 판결 이행과 관련해서 아베 시기 일본 정부는 국제법을 위반한 한국이 '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방적이고 반복적으로 주장하면서, 한국 측의 어떠한 제안도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하는 것이 아니면 듣지도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지난 9월 16일, 스가 내각 출범에 즈음해서 유임된 모테기 도시미츠 외상은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국제법을 위반한 한국이 문제임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다만 대화를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하여, 대화의 문을 열어 놓았다. 이는 작지만 큰 변화였다. 적어도 한·일 간에 투트랙 접근의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이다. 
 

 

10월 들어서는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이 방한해서 정부와 정당 요인들을 면담하고 돌아갔다. '문희상 안'의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도 변화였다. 그런 한편 일본은 올 연말까지 서울에서 열릴 한·중·일 정상회담에 스가 수상이 참석하기 위해서는 현금화 중지의 약속이 필요하다는 말을 흘리면서 압박하는 모습도 보였다.

 

바이든 행정부 시기의 한·일-북·일관계


 

이후 미 대선에서 바이든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한·일 간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11월 8일에는 박지원 국정원장이, 12일에는 김진표 의원 등 한일의원연맹의 의원들이 방일해서 스가 수상과 면담하고 돌아왔다.

 

한일의원연맹과 스가 수상의 면담에 동석한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은 스가 수상이 “한국 측이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생각을 제시해 주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일본 측이 한국 측에 사용하는 문구가, '한국이 시정하라'에서 '한·일이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로, 그리고 '한국이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 달라'는 것으로 바뀌었다. 현실적 해법에 문을 열어둔 발언으로 들린다.


 

스가 내각은 북한에 대해서도 종래의 '아베 3원칙'을 슬그머니 내리고 있다. '아베 3원칙'이란 '납치문제가 대북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제1원칙, '납치문제 해결 없이 국교정상화 없다'는 제2원칙, '모두가 살아 돌아오는 것만이 납치 문제의 해결'이라는 제3원칙이다. 스가 내각은 이 가운데 제1원칙만을 거듭 강조하면서, 제2, 제3의 원칙을 명확히 언급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 중의원은 16일 본회의를 열고 제99대 총리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자민당 총재를 선출했다. 사진은 총리로 지명된 순간 일어서서 인사하는 스가 총재. 연합뉴스

이런 사실에서 볼 때, 스가 내각은 북·일 관계에서도 아베 수상과는 다른 접근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 스가 총리는 지난 10월 26일의 소신표명 연설에서 북·일관계를 높은 비중으로 언급해서 주목을 받았다. 일본 외교에도 현실주의가 돌아오고 있다.


 

지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 과정에서 일본은 '장외 외교'를 벌였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여섯 번, 문재인 대통령이 네 번, 트럼프 대통령이 세 번, 그리고 푸틴 대통령도 한 차례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논의하는 동안, 아베 수상은 단 한 번도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 북·일 관계가 전혀 움직이지 않았던 것인데, 결국 아베 수상의 '장외 외교'로 속도가 떨어지면서 북·미 대화는 정체상태에 들어갔다. 이 과정을 복기하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하는 데 일본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을 교훈으로 얻을 수 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의 조건


 

그렇다면 북·일관계 정상화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스테이지2의 중심 주제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한·일관계는 조속히 '정상으로의 복귀'를 이루어야 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피해자 중심의 접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피해자 중심의 접근'이 문제 해결 과정에서 피해생존자가 배제되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이라는 점을 이해한다면, 현실적이면서도 이 원칙을 만족시키는 해법이 없지 않을 것이다.


 

강제동원 배상 문제를 극복하여 한·일관계가 정상화된다면, 1998년에 개시된 동북아-한반도 화해평화 프로세스를 재개하는 것이 용이해진다. 김대중 대통령의 주도로 만들어진 1998년의 한·일 공동선언은 2000년의 남북공동선언으로 이어졌고, 두 공동선언의 주역인 한국 정부가 중재하여 2002년의 북·일 공동선언을 이끌어 냈다.

 

'트럼프-아베'에 대신해서 들어선 '바이든-스가'조합이 한국 정부에 새로운 기회를 주고 있다. 한·일관계 정상화로 시작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스테이지2에 올려놓아야 한다. 블링컨과 설리번을 앞세운 바이든의 실무형 대북 접근이 시간을 들여서라도 확실한 성과를 내기에 이르도록 하려면 지금 우리가 서둘러 풀어야 할 과제는 한·일관계 정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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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1호 법안 통과, 국민의 명령이다”

6.15남측위, 국회앞 ‘대북전단 살포 금지 입법 촉구’ 기자회견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0.11.26 11:35
  •  
  •  수정 2020.11.26 11:57
  •  
  •  댓글 1
 
6.15남측위원회는 26일 오전 국회 앞에서 77개 단체 연명으로 ‘대북전단 살포 금지 입법 촉구’ 각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6.15남측위원회는 26일 오전 국회 앞에서 77개 단체 연명으로 ‘대북전단 살포 금지 입법 촉구’ 각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21대 국회는 남북 간 신뢰 회복을 위한 1호 법안으로서, ‘대북전단 살포 금지’ 관련 법률 개정안을 반드시 연내에 통과시켜야 합니다...오늘 바로 이 시각, 관련 법률개정안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다시 상정되어 논의될 예정입니다. 정부 여당은 국민의 힘을 믿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용기있는 결단에 나서야 합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상임대표의장 이창복)은 26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77개 단체 연명으로 ‘대북전단 살포 금지 입법 촉구’ 각계 기자회견을 개최해 이같이 촉구했다.

이들은 이진희 대학생겨레하나 대표가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21대 국회가 개원하면서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4건의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그러나 다수 국민의 공감대와 지지에도 불구하고 이 법안들은 야당의 반발로 안건조정소위로 넘어가 90일간의 조정기간을 거치며 허송세월을 보냈다”며 “국회는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법률 개정안을 즉각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회에는 김홍걸, 윤후덕, 김승남, 송영길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남북협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 4건이 제출돼 있는 상태다. 국회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반대에 부딪쳐 안건조정위로 넘겨졌다가 오늘 다시 외교통일위 전체회의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이들은 특히 “정부 여당 역시 관련 입법에 그다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국민들이 모아준 180석에 가까운 의석은 제대로 된 개혁을 하라는 의사였다는 것을 재차 강조한다”고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했다.

지난 17일 경기도와 강원도, 인천광역시 등 ‘접경지 주민·단체 - 지방자치단체 연석회의’는 국회본관 귀빈식당에서 대북전단 살포 금지 입법을 촉구하는 회의를 개최했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이자 법안심사위 위원이기도 한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참석해 조속한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관련기사 보기]

오른쪽부터 김재연 진보당 대표, 한충목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 권순영 서울겨레하나 운영위원장.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오른쪽부터 김재연 진보당 대표, 한충목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 권순영 서울겨레하나 운영위원장.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한충목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는 “지금 문재인 정부 들어선지 3년 6개월을 지나 4년으로 가고 있다”며 “이제 4.27 판문점선언 그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 9.19 평양공동선언 약속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국무부가 며칠 전 북 인권과 관련해서 활동하는 시민단체들 3백만 달러 지원하겠다고 공지했다”며 “남쪽의 태극기, 탈북단체들 400억이 넘는 이 돈을 타내기 위해서 앞으로 얼마나 활동하겠느냐”고 우려를 표하고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만들어내야 한다. 국민의 명령이다”고 촉구했다.

그간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제정 운동을 진행해온 서울겨레하나 운영위원장인 권순영 6.15남측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은 “아직도 이 법안이 제정이 안되었다는 게 더 놀랍다”며 “비겁하게 눈치보지 말고 불의에는 당당히 나서고 국민 뜻에 맞는 국회의원 역할을 하라. 민주당이 못 하면 더 이상 과두정치를 보고 있지 않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시민들의 의견과 항의 내용을 담은 2천여 장의 팩스가 지난 한 달동안 외통위 소속 의원사무실에 도착했다”며 “태영호, 지성호 의원 몇 마디에 정상 간에 약속한 서로에 대한 비방중지를 번복한다면 이것은 민주당 스스로 남북관계 포기선언을 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기자회견은 '대북전단 금지법 통과'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기자회견은 '대북전단 금지법 통과'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겨레하나 회원들이 국회앞에서 '대북전단 금지법 통과'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겨레하나 회원들이 국회앞에서 '대북전단 금지법 통과'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당 차원에서 거리 홍보를 펼치고 있는 진보당의 김재연 대표는 “지금 열리고 있을 외통위 회의에서 그동안 너무나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대북전단금지 법률안들이 통과될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그걸 촉구하는 마지막 자리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며 “오늘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이 법률안이 통과되지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희대의 코메디이고 현재 여당이 자신의 역할을 방기하고 있다는 가장 극명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거리두기를 거론하며 “우리 국민들은 지난 10여개월 동안 표현의 자유를 포함한 수많은 일상에서의 자유들을 우리 공공의 복리와 안정, 무엇보다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 포기하고 살아왔다”며 “대북전단 살포 (금지)는 그 이상의 한반도평화를 위해 남북의 화해협력을 위해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너무나 중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소수 인원만 참가한 가운데 안지중 6.15남측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은 ‘대북전단 금지법 통과’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마무리됐고 겨레하나 회원들은 기자회견 이후 국회 앞에서 ‘대북전단 금지법 통과’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장소에서 대학생남북교류추진네트워크가 주관한 '남북관계 회복을 위한 대북전단살포 금지법 입법옥구 대학생단체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같은 장소에서 대학생남북교류추진네트워크가 주관한 '남북관계 회복을 위한 대북전단살포 금지법 입법옥구 대학생단체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대학생단체 기자회견은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빗자루로 대북전단을 쓸어담는 퍼포먼스로 마무리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기자회견에 앞서, 같은 장소에서 대학생남북교류추진네트워크가 주관한 ‘남북관계 회복을 위한 대북전단살포 금지법 입법촉구 대학생단체 기자회견’이 열렸고, 이들은 ‘대북전단살포 금지법’ 빗자루로 대북전단을 쓸어담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대북전단 살포 금지 입법 촉구’ 각계 기자회견문 (전문)]

지난 여름 남북관계 악화의 기폭제가 된 대북전단 살포 문제를 해결하는 입법이 아직도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들은 이 문제가 이미 해결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관련 입법을 공언했던 국회에서는 아무런 진전이 없습니다.

지난 21대 국회가 개원하면서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4건의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었습니다. 그러나 다수 국민의 공감대와 지지에도 불구하고 이 법안들은 야당의 반발로 안건조정소위로 넘어가 90일간의 조정기간을 거치며 허송세월을 보냈습니다. 정부 여당 역시 관련 입법에 그다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 각계와 전국 시민사회는 대북전단 살포 행위야 말로 격화된 남북관계에 기름을 붓는 행위이자, 평화와 인권을 파괴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해당 단체들에 살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정부와 국회에 강력한 법제도적 조치를 촉구해 왔습니다.

접경지 주민들은 대북전단이 주민들의 일상을 위협하고 평화와 생존의 권리를 심각히 침해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고, 지자체들도 대북전단 단체를 고발하고 접경지를 위험구역으로 선정하여 전단살포를 막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 해왔습니다.

최근에는 강원, 경기, 인천의 주민과 단체,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모여 연석회의를 개최하고, 관련 입법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국회가 답할 차례입니다.

대북전단 살포 중단은 4.27판문점선언 2조 1항에 명시된 약속인 만큼 신뢰 회복의 최소한의 조치입니다. 21대 국회는 남북 간 신뢰 회복을 위한 1호 법안으로서, ‘대북전단 살포 금지’ 관련 법률 개정안을 반드시 연내에 통과시켜야 합니다.

국민들이 모아준 180석에 가까운 의석은 제대로 된 개혁을 하라는 의사였다는 것을 재차 강조합니다.

오늘 바로 이 시각, 관련 법률개정안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다시 상정되어 논의될 예정입니다.

정부 여당은 국민의 힘을 믿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용기있는 결단에 나서야 합니다.

국회는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법률 개정안을 즉각 통과시켜야 합니다.

2020년 11월 26일

대북전단 살포 금지 입법을 촉구하는 단체 일동

[연명 단체 : 총 77개 단체]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사)겨레하나, (사)정의평화인권을위한양심수후원회, (사)통일의길, 4.27시대 연구원, 6.15강원본부, 6.15경기본부, 6.15경기중부본부, 6.15경남본부, 6.15경북본부, 6.15광주본부, 6.15대전본부, 6.15부산본부, 6.15서울본부, 6.15울산본부, 6.15인천본부, 6.15전남본부, 6.15전북본부, 6.15제주본부, 6.15청학본부, 6.15충남본부, 6.15충북본부, 6.15학술본부, 가톨릭농민회, 경기진보연대, 경남겨레하나, 경남진보연합, 광주전남겨레하나, 광주진보연대, 노동인권회관, 대구경북겨레하나, 대구경북진보연대, 대전충남겨레하나,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더불어민주당 서울특별시당 대학생위원회, 동학천도교보국안민실천연대, 민들레,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연대회의,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민주노동자전국회의,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부산겨레하나, 부산민중연대, 불교평화연대, 사)동학민족통일회, 서울겨레하나, 서울진보연대, 서울청년진보당 대학생위원회, 예수살기, 우리민족연방제통일추진회의, 울산겨레하나, 울산진보연대, 인천겨레하나, 적폐청산 의열행동본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빈민연합,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전남진보연대, 전북겨레하나, 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 진보3.0, 진보당, 진보대학생네트워크, 천도교청년회, 충북진보연대(준), 코리아국제평화포럼(KIPF), 통일광장,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한국청년연대, 한국YMCA전국연맹, 흥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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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1심 ‘징역 40년’ 선고

등록 :2020-11-26 10:41수정 :2020-11-2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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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빈(25)씨가 지난 3월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공동취재단
조주빈(25)씨가 지난 3월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공동취재단
미성년자 등의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고 범죄집단을 조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주빈(25)씨에게 징역 40년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재판장 이현우)는 26일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씨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하며 10년간의 신상정보 고지와 전자발찌 부착 30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 10년 등을 명령했다.

조씨는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면서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수십명의 피해자를 협박해 성착취 영상물 등을 제작하고 이를 판매·배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사방 구성원들이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하도록 역할을 분담하는 등 범죄단체를 조직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2일 결심공판에서 조씨에게 “‘박사방’을 브랜드로 삼아 조직적으로 성착취물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무수한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하고 45년 동안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요청했다.조씨와 공모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거나 유포하는데 관여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태평양’ 이아무개(16)군에게는 징역 장기 10년에 단기 5년, 조씨에게 피해자 개인정보를 넘긴 전 사회복무요원 ‘도널드푸틴’ 강아무개(24)씨에게는 징역 13년에 신상정보 고지 7년, 위치추적 발찌 10년 부착이 명령됐다. ‘랄로’ 천아무개(29)씨에게는 징역 15년에 신상정보 고지 10년, ‘블루99’ 임아무개(33)씨에게는 징역 8년, ‘오뎅’ 장아무개(40)씨에게는 징역 7년이 선고됐다.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71590.html?_fr=mt1#csidx2d264abc6418a4ca787a5ae1b48b7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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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살포 금지법을 제정하라! 높아지는 목소리

[사진] 대북전단살포 금지법을 제정하라! 높아지는 목소리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0/11/2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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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계 단체 대표들이 '대북전단살포 금지법 제정하라'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 6.15 남측위를 비롯한 77개 단체는 남북관계 1호 법안으로 대북전단살포 금지법을 제정하라고 요구했다.   © 김영란 기자

 

▲ 대학생 단체을도 26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북전단살포 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 김영란 기자

 

국회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는 26일 오전 10시에 즈음해 대북전단살포 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에 국회 정문 앞에서 77개 단체 연명으로 ‘대북전단살포 금지 입법 촉구 각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대북전단을 쓰레기라고 규정하면서 국회가 남북관계 1호 법안으로 대북전단살포 금지법을 제정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에 앞서 대학생 단체들도 기자회견을 열어 대북전단살포 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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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총장의 위기, 자업자득이다

[하성태의 인사이드아웃] 초유의 직무 정지 사태를 이해하는 세 키워드

20.11.26 07:34l최종 업데이트 20.11.26 07:42l
 윤석열 검찰총장이 24일 저녁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징계 청구 및 직무 배제 브리핑이 끝난 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2020.11.24
▲  윤석열 검찰총장이 24일 저녁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징계 청구 및 직무 배제 브리핑이 끝난 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2020.11.24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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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업자득이었다. 지난해 8월 이후 "조직에 충성한다"던 '검찰주의자' 윤석열 총장은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사모펀드 의혹으로 출발한 조국 일가족 수사의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처음엔 손쉽게 끝나리라 예상했을지도 모른다.

검찰 개혁의 불쏘시개를 자임하던, 청와대 민정수석을 거쳐 법무부 장관에 임명된, 여권의 향후 대선 주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던 조 전 장관이 사퇴하면 간단히 끝날 일이었다. 그러나 윤석열 검찰이 팔순 노모부터 아내와 자녀들은 물론 동생의 부인까지 탈탈 털었지만 조 전 장관은 끝끝내 버텼다.

자업자득  그러자 인사청문회 당일 정 전 교수를 소환 조사 없이 기소했고 이후 구속까지 일사천리였다. '인디언 기우제'식 수사가 이어졌고, 검찰의 칼끝은 이듬해 총선을 의식한 듯 민정수석 조국을 고리로 청와대를 겨냥했다. 검찰 기자단과 보수 언론, 보수 야당을 등에 업은 윤석열 검찰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권력보다 무서운 무소불위의 권력이었다.


허나 '검찰의 시간'이 끝나면서 '법원의 시간'이 찾아왔다.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이어진 가운데 향후 재판 결과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었고, 일부 재판 결과가 실제 그랬다. 조 전 장관 5촌 조카 1심 재판에서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 권력형 범죄는 없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조 전 장관 동생 조아무개씨 1심 역시 시종일관 본인이 혐의를 인정한 채용비리 관련 유죄 외에 애초 언론의 포화를 맞았던 웅동학원 관련 비리는 드러나지 않았고, 핵심 쟁점이던 배임 혐의도 무죄가 선고됐다.

윤 총장이 자신만만하게 '결과를 지켜봐달라'던 조국 일가족 수사의 재판 결과는 이렇게 검찰의 무리수가 증명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오는 12월 23일로 예정된 정경심 교수(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 등)의 판결이 또하나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법무부의 감찰 결과 중 검찰의 판사 불법 사찰이 설득력이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떻게든 울산 사건과 조국 전 장관 관련 사건 등의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윤석열 총장의 절박함 말이다. 대검 내 정보통으로 꼽히는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왜 해당 사건 재판부 판사들의 정보를 취합해야 했을까.

사필귀정

사필귀정이었다. 조 전 장관 가족을 탈탈 털었던 윤 총장은 이제 본인의 가족이 수사를 받는 상황에 부닥쳤다. 이 역시 윤석열 검찰의 무소불위의 강제 수사를 목도한 일부 피해자나 관련자들이 묻혀있던 사건을 끄집어내고, 국민이 이를 소환하면서 가능했던 결과라 할 수 있다.

윤 총장 장모 최아무개씨의 과거 통장 위조 사건을 동양대 표창장 사건처럼 수사하라는 여론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윤 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은 또 어떠한가. 정 전 교수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만으로 '조국은 자격 없다', '조국 가족은 범죄자 가족'으로 몰아갔던 윤 총장 본인 역시 동일한 법적, 사회적 기준을 적용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조 전 장관은 33일 만에 퇴임했다. 악화일로였던 여론을 의식한 결과였다. 뒤이어 문 대통령이 추미애 장관을 임명했다. 조 전 장관과 달리 임명 과정에서 강제수사도, 언론과 보수야당의 맹폭도 없었다. 추 장관은 여당 대표 출신 5선 의원이었다.

그렇게 임명된 추 장관은 현 정권이 천명한 '검찰개혁'의 기치를 굽히기는커녕 전임자가 걸음마를 뗐던 제도적·절차적 개혁을 이어갔고, 아들 병역 문제를 포함해 보수 야당과 보수 언론의 공격도 1년여 동안 버텨냈다. 그 결과가 결국 이번 직무배제 등으로 갈무리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요지부동

그럼에도 요지부동이다. 윤석열 총장만의 '법과 원칙' 말이다. 이번 법무부 감사 결과에 잘 드러난다. 법무부는 윤 총장이 최측근을 지키기 위해, 또 검사 비리를 지켜내기 위해 권한을 남용하고, 정보를 언론에 유출했으며, 감찰을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그 최측근 중 한 명은 윤 총장이 연수원 기수 상 한참 아래인데도 서울중앙지검장 후보로 강력히 추천했다던 한동훈 검사였다(지난 국감장에서 김진애 열린민주당 원내대표가 이에 대해 묻자 윤 총장도 에둘러 시인한 바 있다). 정작 본인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사건과 관련된 언론사 사주와 부적절한 접촉을 한 것으로 드러났으나 국정감사장에서 이들을 비호하는 듯한 언행을 보이기도 했다.

조국 일가족 강제 수사 이후 윤석열 검찰의 든든한 뒷배였던 일부 언론들도 요지부동이긴 마찬가지였다. '추미애 때리기'에 이어 '윤석열 대망론'으로 올 한 해 여론을 뒤흔들었다.

물론 요지부동인 이는 또 있다. 감찰 결과를 읽어내려가며 "본인 역시 충격을 받았다"던 추미애 장관 말이다.

자업자득과 사필귀정과 요지부동 사이 검찰개혁의 1등 공신이 윤석열 총장이란 결과론이 설득력을 얻는 중이다. 결국 본인이 휘두른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 무소불위의 칼에 본인이 베일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25일, '불법 사찰' 보고서가 애초 존재하지 않았다거나 일반 정보 수집 활동이었다는 대검이나 전직 검사들의 항변이 나왔다. 반면 법무부는 문건에 개인정보도 포함돼 있었고,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도 불법사찰 소명의 일환이라 맞섰다.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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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공백 조사단 "의료자원이 아니라 '공공의료자원'이 부족하다"

공공병원 의존 취약계층, 코로나19로 사각지대에 내몰렸다


#평상시 몸이 안 좋을 때 주로 국립의료원 등 공공병원을 이용했다. 위 통증으로 인해 가까운 병원의 응급실을 찾아갔으나 보호자가 없다는 이유로 입원과 치료 모두 거부당했다. 이용 가능한 다른 병원에 대한 정보도 제공받지 못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상황에서 큰 대학병원을 가기에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고 코로나19 상황에서 공공병원을 이용할 수도 없었다. (동자동 사랑방 주민 A 씨)
#심장에 심한 통증으로 인해 병원을 이동하려 했으나 코로나19 검사를 해야 진료가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열도, 기침도 없었지만 '당신들은 거짓말해서 입원할 수도 있고, 속일 수도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입원이 불가하다는 전달을 받고 약만 처방받아 기숙사로 돌아왔다. 이후 통증으로 인해 의식이 혼미해진 상황에서 주변의 다른 친구가 119를 불러 병원으로 이송하던 도중 사망했다. (이주노동자 B 씨)

 

코로나19 대확산으로 공공병원이 문는 닫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공공병원에 의존하고 있던 사회적 취약계층의 건강권은 코로나19 위기에 더욱 취약해지고 있다. 

다산인권센터 등 11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코로나19 의료공백 인권실태조사단은 25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보고회를 열고 이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공공의료자원 확보를 촉구했다.


 

공공병원에 의존하고 있던 취약계층...코로나19로 갈 곳 없어져


 

실태조사단이 발표한 심층 인터뷰에서 쪽방촌 주민, 장애인, 이주민 등은 하나같이 "평소 이용하던 공공병원이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이용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전체 병상 중 공공병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0%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70%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쪽방 주민, 노숙인, 이주노동자 그리고 HIV 감염인과 같은 사회적 취약계층은 적은 수의 공공병원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이들에게 민간병원은 부담이 된다. 부담을 감수하고 민간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려 해도 수급자라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당하곤 한다. 취약계층에게는 사실 공공병원 이외에 선택권이 없다. 국립중앙의료원이나 서울의료원과 같은 공공병원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공공연한 사회적 취약계층 진료거부...코로나19로 심화


 

빈곤층은 의료급여를 통해 의료비를 지원받는다. 그러나 정부는 빈곤층의 기초적인 건강권 보장을 위해 수급권을 적극 보장하기보다는 "수급의 악용 가능성을 막는다"는 이유로 의료서비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조치들을 시행해왔다.

 

민간병원에서도 의료급여수급자는 환대받는 존재가 아니다. 조사단은 "민간의료기관에서는 관행적으로 보호자 없는 의료급여 환자에 대한 입원을 거부한다"며 "상당수가 1인가구로 살아가는 의료급여수급자들은 입원보증인이나 간병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보호자를 찾기 어려워 민간병원으로부터 사실상의 진료거부를 당하는 셈"이라고 짚었다.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일상적인 진료거부는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심화됐다. 조사단은 "공공병원이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취약계층들은 긴급한 상황에서 민간병원을 찾는 수밖에 없으나, 코로나19라는 이유로 되레 진료거부와 차별적 조치가 정당화됐다"고 지적했다.


 

진료거부는 HIV 환자나 이주민 및 난민, 장애인들이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공공연하게 겪어왔다. HIV 환자들은 감염을 이유로 응급수술을 거부당해 영구 장애를 입기도 한다. 이주민과 난민은 코로나19 상황에 기본적인 정보도 공유되지 않았다. 마스크 등 기본적인 방역 비품은 물론 재난지원금, 의료에서의 진료·치료거부를 겪었다.

 

장애인들도 진료거부를 빈번하게 겪는다. 의료장비가 갖춰져 있지 않다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하거나 발달장애인의 경우 민간 병·의원에서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는 등의 이유로 가벼운 진료조차 거부한다. 공공연하고 만성화된 진료거부는 코로나19 상황에 더욱 심각해진다.


 

▲코로나19 의료공백 인권실태조사보고서 발표회 '코로나19와 의료공백, 존엄과 평등으로 채우다'가 25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렸다. 유튜브 중계화면 갈무리.

의료자원이 아닌 '공공의료자원'이 부족하다


 

조사단은 "한국은 의료자원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공공의료' 자원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인구 당 병상 수를 비교했을 때 OECD 국가가 평균적으로 인구 1000명당 3.0개의 공공병상을 확보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1.3개로 멕시코 1.3개 다음으로 가장 낮다.


 

조사단은 지난 2~3월 대구·경북에서의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언급하며 공공병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인구 240만, 제4의 도시 대구·경북에서 1분기(3월 31일 24시 기준) 8006명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는데 이는 당시 전국의 감염률 중 80%를 차지했다. 심지어 당시 사망자는 154명으로 전국 사망자의 93%를 차지했다.

 

대구·경북에서 경증환자를 제외한 감염된 환자의 약 4분의 3이 공공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3월초 대구에서 40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했을 때 2300여 명은 입원하지 못하고 집에서 대기해야했다.


 

대구·경북은 병상 수 자체만 보면 결코 취약한 지역이 아니다. 2018년도 기준 지역인구 대비 병상 수를 보면 1000 명당 대구 15, 경북 16.6으로 전국평균 13.6보다 높다.


 

그러나 대다수가 민간병원 병상이었다. 2017년 기준 대구의 지역 인구 대비 공공의료기관 병상 수는 1.48, 경북은 1.71로 전체 병상 수의 10분의 1정도에 불과했다. 결국 이러한 공공병원·병상 부족이라는 구조적인 의료공백으로 인해 3월 중순까지 발생한 전체 사망자 75명 중 17명이 입원도 못한 채 사망했다.


 

공공성에서 이탈한 의료자원 쏠림현상...의료의 공공성 확보해야


 

최규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건강과대안 팀장은 "한국 보건의료와 체계는 민간 중심에 맡겨져 있다"며 "때문에 감염병 확산과 같은 사회적이고 공공적인 재난 상황에 전혀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공공성에서 이탈한 의료자원의 문제는 병상 수에서 드러난다. 한국 병원의 병상 수는 OECD 평균의 2.6배다. 고가의 검사 장비인 CT는 OECD 평균보다 1.4배 많고 MRI는 1.7배나 많다.


 

최 팀장은 "OECD 보고서에서도 한국에 과잉 공급된 병상과 각종 고가의 검사 장비를 줄이라고 권고하고 있을 정도"라며 "반면 감염병 확산을 대비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공공병상과 음악 격리병상, 그리고 이와 관련된 장비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즉, 의료자원이 부족한 게 아니라 공공성을 가진 의료자원이 부족한 것이다.

 

최 팀장의 설명에 따르면 경기도만 보더라도 총 65개의 병원이 있으며 2만5000개가 넘는 병상이 있다. 그러나 이중 현재 코로나19 전담병원은 7개의 지역 공공병원, 다 합쳐봐야 1614개의 병상이 전부다. 시설을 비롯해 의료인력 등 모든 면에서 더 나은 94%의 병원을 두고 6%의 공공병원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쏠림현상은 평소 그 6%의 공공병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취약계층을 다시 '의료공백'에 처하게 만든다.


 

최 팀장은 "코로나19에 감염된, 혹은 감염이 의심되는 2000여 명이 입원을 못한 것에 더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공공병원이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그곳에 있던 환자들은 치료를 받다가 쫓겨난다"며 "대구·경북 지역의 1분기 초과사망자수가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을 제외하고서도 이례적으로 높았던 것은 이러한 의료공백의 결과라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조사에 참여한 김동현 대한역학회 회장은 이에 대해 "코로나19로 전체 의료기관이 방역 대응에 집중하다보니 다른 질환자들의 사망이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났다"고 진단한다.


 

허탁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도 "코로나19로 희생된 사람보다 의료공백으로 인한 피해가 훨씬 컸다"며 "초창기에 대구·경북 중심로 많은 환자가 입원을 못하고 병원을 전전하는 경우가 있었다. 지금도 현장에선 그런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12514522377036#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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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미대결 사이에 낀 딜레마를 해결하는 방법

  • 기자명 김장호 기자
  •  
  •  승인 2020.11.25 18:41
  •  
  •  댓글 0
 
 
 

자주의 세계가 오고 있다(5)

2차 대전 이후의 국제정세를 분석하는 기획기사 마지막회

1. 2차 대전후의 세계질서
2. 반제자주역량의 반격과 결집
3. 미국우선주의의 반격과 역풍(1)
4. 미국우선주의의 반격과 역풍(2)
5. 북미대결과 동북아의 지정학

미국우선주의의 반격과 역풍
1) 무기현대화를 위한 군사비 증강
2) 인도-태평양 전략과 미국우선주의의 충돌
3) 중미무역전쟁과 글로벌 불균형의 거대한 조정
4) 동맹의 균열과 세계적 범위에서 미국 패권의 약화
5) 코로나19위기와 미국내 분열의 가속화
에 이어

 

5. 북미대결과 동북아의 지정학

1) 한반도 : 자주화와 세계화의 최전선

한반도는 냉전 시기에는 사실상 3차대전이 진행된 열전지역이었고,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기에는 전쟁과 공황, 예속과 빈곤, 재난의 세계화 모순의 집결처였다. 한반도는 세계화와 자주화 세력이 핵대결과 항쟁으로 맞붙은 최접전지역이다.
 
북이 핵무력을 완성하고 전략적 핵무장력을 더욱 고도화하고 있는 것은 한반도 정세에서 중대한 변화를 야기했다. 특히 지난 조선노동당 창건 75돌 기념 열병식을 통하여 신형 전략무기들을 대거 선보임으로써 북 단독으로 미 본토와 괌, 주일미군, 주한미군기지를 포함하여 미국의 대북전쟁도발을 통제할 수 있는 충분한 억제력이 있음을 입증하였다. 그리고 그 갱신목표들은 끊임없이 갱신되고 있다.
이로써 정전협정 이후 장기 교착상태에 빠져있던 북미전쟁은 최후의 전략적 대결국면으로 다가서고 있다.
남측에서 발생한 촛불항쟁과 연이은 각 선거에서 친미수구세력이 심각한 타격을 받은 것은 남측민중역량이 반미자주화역량으로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그 발전속도에 따라 우리 민족과 미국과의 최후 승부의 시기는 점점 더 다가오고 있다.

2) 북중러와 한미일의 신냉전

북의 핵무장과 북중러의 전략적 단결과 남한 민중의 투쟁은 동북아에서 오랫동안 작동해 왔던 53년 정전체제와 51년 샌프란시스코체제, 65년 한일체제에 파열구를 내고 있다.
2018년과 2019년에 이루어진 북미핵담판은 북 핵보유의 합법화, 즉 부분적 비핵화와 제재해제를 통해 정전체제, 샌프란시스코체제, 한일체제라는 3대 냉전질서를 허물어뜨리는 중대한 계기였으며, 새로운 한반도와 동북아 질서로 이동하는 전환점을 마련하는 발판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과 한미일동맹세력의 반동과 저항으로 이러한 구상은 일정하게 지연되고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협상과 담판이 아니라 힘을 통해서만 구질서의 붕괴가 가능하다는 판단에 이르게 되었다. 이것을 북은 “정면돌파전”이라고 불렀고, 남한 민중은 자주화투쟁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3) 문재인 정부의 딜레마

이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는 더욱더 딜레마적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 핵심요인은 친미자주노선에 있다.

▲ 전시작전권을 돌려받기도 어렵게 되었지만, 전작권을 돌려받아도 유엔사령부의 지휘체계 아래에 있는 한미연합사(또는 미래연합사)는 여전히 주한미군사령관의 지휘 통제 아래 있게 되어 전작권은 무력화된다.
▲ 전시작전권을 돌려받기도 어렵게 되었지만, 전작권을 돌려받아도 유엔사령부의 지휘체계 아래에 있는 한미연합사(또는 미래연합사)는 여전히 주한미군사령관의 지휘 통제 아래 있게 되어 전작권은 무력화된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는 한미관계에서 한미동맹 하에서 친미자주노선을 기조로 전작권 환수를 당면목표로 하고 있다. 전작권 환수를 통해 장기집권의 토대를 강화하고, 더 많은 것들을 도모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조는 한미연합훈련강화, 막대한 전략자산 구입, 사드추가배치, 한미동맹의 침략적 재구성과 맞물리면서 남북공동선언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남북간 군사적 대결상태를 악화시키는 새로운 모순을 낳고 있다.
이러한 문재인 정부의 전략은 선북비핵화 후남북관계, 분리주의적 평화공존노선이라는 기조와 맞물리면서 사실상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더더군다나 미국은 전작권을 돌려줄 생각이 없으며, 오히려 유엔사 강화등을 통해 작전권 통제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나아가 방위비 분담금 등의 요구를 통해 한국의 역할을 강화하고 비용분담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한미동맹을 미국의 패권정책 실현의 도구로 재편하겠다는 압박을 노골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 대선 이후에는 한미일 군사동맹을 확대함으로써 미사일방어체계를 확장하자는 오랜 계획을 완성단계에서 추진하고자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정면돌파전을 선언하고 남북공동선언이행을 촉구하는 북의 전략과 충돌하면서 남측이 분쟁지역화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또한 한일관계에서도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지 못함으로써 일본에게 65년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환상을 주고 나아가 일본군국주의를 허용하고 한반도의 재침략 음모, 미국의 대중전략을 위한 미국의 기지국가 역할을 강화시켜주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여기에 미국의 대중국 전략을 수용하여 사드배치 확대, 중거리 미사일배치 수용 등과 맞물리면 동북아 신냉전의 분쟁공간으로 급속히 빨려들어가게 된다. 

문재인 정부는 주관적 의지로 친미자주기조 아래 자주국방노선을 추진하나 상호 모순된 기조와 환상적 태도로 인하여 결과적으로는 재래식 국지적 분쟁을 격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며, 종국에는 제2의 6.25로 이어질 수도 있는 위험한 환경을 조성하게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대외정책이 신북방정책, 신남방정책,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역시 딜레마적 요소에 갇혀 있다.
한편으로는 중국의 일대일로 참가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동참해야 하는 딜레마적 상황이다. 이미 문재인 정부는 일대일로에 참가하는 것을 기본으로 인도-태평양전략에는 신중하게 접근하다가 신남방정책 수행과정에서 결국 인도-태평양 전략에 올라타기로 결정하였다. 그러나 한국이 인도-태평양전략에 동참한다는 것은 결국 중국의 일대일로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맞부딪치는 대만과의 양안관계 갈등, 남중국해 갈등에서 미국의 전략에 정치군사적으로 동참하라는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다. 경제적 실익은 없고 군사정치적 부담만 키우는 딜레마적 상황이 또다시 전개되는 것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1월 4일 태국 방콕의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제14차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 참석해 각 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여기서 2020년 RCEP 최종타결을 결의했다. [사진 :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1월 4일 태국 방콕의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제14차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 참석해 각 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여기서 2020년 RCEP 최종타결을 결의했다. [사진 : 뉴시스]

지난 11월 15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알셉)이 타결됨으로써 세계경제는 유로권, 아메리카권, 아시아권으로 크게 묶이게 되었다. RCEP은 아세안 10개국(브루나이·캄보디아·인도네시아·라오스·말레이시아·미얀마·필리핀·싱가포르·태국·베트남) 및 한·중·일·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등 총 15개국이 참여하여, 역내 무역규모(5조4천억달러), 역내 총생산(GDP·26조3천억달러), 역내 인구(22억6천만명) 면에서 각각 전세계의 약 30% 비중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이다. RCEP은 국내총생산(GDP)의 30%에 해당하는 26조2000억달러 규모의 시장이 열린다는 기대를 한껏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중국 주도의 RCEP 가입으로 미국의 견제가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 역시 나오고 있고, TPP가 재논의되면 여기에 참여하게 되는 경제적 딜레마 상황이 다시 펼쳐지게 되어있다.

경제적 딜레마는 미국이 한국에 반중경제블럭인 ‘경제번영 네트워크’(Economic Prosperity Network: EPN))에 참여를 강요함으로써 더욱 심화되는 형국이다. 지난 6월부터 미국은 한국정부에 중국을 뺀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 경제블록’으로 세계 경제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고 미국 중심의 경제연합체를 만들자는 EPN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미국은 여기에 한국을 비롯해 일본·인도·오스트레일리아 등을 참여시킨다는 계획이다. 한국 정부로선 ‘반중국 전선’의 성격이 명확한 이 기구에 참여하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결국 TPP가 되었든, EPN이 되었든 미국으로부터 한국은 반중경제블럭에 참여하라는 강요에서 피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신북방정책 역시 마찬가지이다. 북중러 동맹이 공고해지고 한반도에서 신냉전구도가 고착화되는 조건에서 한국이 북을 패스하고 중국, 러시아와 독자적인 협력의 길을 마련하는 방법은 없다.

결국 한국은 코로나 이후 세계체제의 위기 속에서 경제협력의 전략적 공간과 방향을 마련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다가 기간에 중요 성공요인 중의 하나였던 지정학적 이익을 모두 상실하고 심각한 경제침체에 처하게 될 것이며, 더욱더 대미대일종속의 길로 빠져들게 됨으로써 민중의 거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 383년 전, 조선 인조는 청나라에 아홉번 머리를 조아린다. 1637년  조선왕은 삼배구고두례(三拜九叩頭禮, 세 번 무릎을 꿇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의식)을 치르고 청나라 속국으로 전락한다.
▲ 383년 전, 조선 인조는 청나라에 아홉번 머리를 조아린다. 1637년 조선왕은 삼배구고두례(三拜九叩頭禮, 세 번 무릎을 꿇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의식)을 치르고 청나라 속국으로 전락한다.
▲ 을사늑약 문서
▲ 을사늑약 문서

한반도를 중심으로 강대국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역사적 경험을 놓고 볼 때, 명청교체기에는 숭명사대매국노들이 광해군의 균형외교전략을 인조반정으로 파탄시킴으로써 삼전도의 비극으로 끝났고, 구한말에는 강대국의존형 균세정책를 거듭하다가 일제식민지로 굴러떨어졌다. 오히려 북은 중소분쟁의 시기에 자주노선으로 슬기롭게 극복해왔다. 이런 점에서 북에게도 참고할 것은 참고하고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한국정부가 나아갈 길은 ‘자주’밖에 없다. 

한편 남쪽만의 눈, 즉 한미동맹이라는 틀안에서는 중미대결사이의 딜레마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남과북을 하나로 묶는 통일국가적 사고속에서만 중미대결사이에서 자주의 길, 제3의 길을 개척하는 전망이 열린다. 

이런 점에서 ‘자주’와 ‘통일’이라는 전략적 전망을 결단력있게 밀고 나갈 정치세력만이 민중과 민족에게 희망의 세기를 열어줄 수 있다.
기성 정치세력이 이것을 가로막거나 우왕좌왕하다가 황금같은 시간을 허비한다면 결국 민이 나설 수 밖에 없다. 남북공동선언을 이행하고 탈미자주전략으로 문재인 정부를 강제하고 견인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대안정치세력으로 성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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