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민족의 생존권 조국통일!

  • 기자명 정설교 화백
  •  
  •  승인 2020.12.18 00:15
  •  
  •  댓글 0
 
 

만평

앞으로 정설교 화백의 만평을 연재합니다.

현 민족작가연합 강원지부장

평창미술인협회 회원

자주시보, 강원도민일보 등에 만평, 칼럼, 시 등 발표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아빠, 엄마라고 불러" 했다가 밀린 임금 달라면 화내는 고용주

[고기복의 이주노동 보고서 ②] 이주노동자가 속수무책으로 임금체불 당하는 이유

20.12.18 08:13l최종 업데이트 20.12.18 08:13l
 휴식 중 비닐하우스에서 낮잠 자는 농업 이주노동자들
▲  휴식 중 비닐하우스에서 낮잠 자는 농업 이주노동자들
ⓒ 고기복

관련사진보기


이주노동자 형편을 살피다 보면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인 경우가 많습니다. 비슷한 이야기가 누적되다 보면, '아, 또 그런 이야기구나'라며 간과해 버리기 쉽습니다. 정형화된 하소연 속에서 이주노동자는 피해자요, 고용주는 악하다고 일반화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닳아빠진 일반화를 피해야 하지만, 아쉽게도 그러한 바람을 여지없이 깨부수는 이야기들이 들려옵니다.

어떤 이는 착하다 했고, 어떤 이는 속 터진다 했습니다. 필리핀 이주노동자 L 이야기입니다. L은 15년을 자기 사업체인 것처럼 일했습니다. 축사 관리, 사료 주기, 청소, 방역을 위한 예방 백신 접종 등 농장 전반 업무를 혼자 다 했습니다.

그러다가 농장 사정 때문에 인근 업체로 옮길 때도 사장은 퇴직금 지급을 약속했지만 '다음에, 다음에, 오늘은 바빠서'를 반복하며 L을 우롱했습니다. 사장은 L이 퇴직금을 요구하러 농장에 간다고 할 때마다 단속에 걸릴 수 있으니 일하고 있는 곳에서 나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미등록자인 L은 그 말에 따랐습니다.

L은 퇴직금 소멸 시효를 얼마 안 남기고 어쩔 수 없이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그러자 사장은 "왜 그런 데 가느냐, 나랑 먼저 이야기해야지" 하며 마치 퇴직금을 곧 줄 것처럼 L을 다시 회유했습니다. 노동청 조사를 받던 사장은 15년을 묵묵히 일한 사람 앞에서 '외국인들을 쓰면 하루아침에 도망가 버리고 손해가 얼마나 큰지 아느냐'며 마치 아량을 베풀어서 L을 고용했던 것처럼 사실을 왜곡했습니다. '합의 하에 그만둔 것을 두고 계속 도망이라는 말을 쓰는데, 당신이 무슨 노예주냐'고 따져도 사장은 부끄러운 줄 몰랐습니다. 그에게 이주노동자는 묶어놓고 마음대로 부려먹을 수 있는 존재여야 했습니다.

사람을 노예처럼 부려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장은 돈을 위해 인권 따위는 무시해도 된다는 생각에 길들여져 있었습니다. 그런 사장과 대면하여 노동청에서 조사를 받고 나오던 L은 "나는 15년을 일했고, 그만둔 뒤로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를 믿었어요. 이제 모든 신뢰를 잃었어요"라고 했습니다.

무던한 L의 성격을 잘 아는 사장은 처음부터 퇴직금을 줄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L의 심리를 통제하는 동시에 퇴직금 요구가 있을 때를 대비해 증빙 서류가 될 만한 것들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임금 지급 일자는 일정하지 않았고, 늘 현금으로 지급하며 급여 봉투를 한 번도 준 적이 없습니다.

L을 고용한 사장은 근로기준법 43조(임금 지급)에 나와있는 '직접', '전액', '통화(通貨)', '정기 지급'이라는 임금 지급 4원칙 중에서 전액과 정기 지급 원칙을 어겼습니다. 근로계약서 미작성, 연차 수당 미지급 등 따지고 들면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이 한둘이 아님에도 사장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고, 근로감독관은 직무를 유기했습니다. 

20년 전보다 더 교묘해진 가스라이팅

한두 달도 아니고 몇 년씩 임금체불을 당하다니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 따져 보면 몇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고용주의 기질적 특성에 기인하겠지만, 외국인력 제도가 가진 사업장 이동 제한과 같은 독소조항, 이주노동자의 신분적 약점, 고용주에게 지나치게 관대한 근로감독관 조사 관행 등이 장기간 임금체불을 가능하게 합니다.

고용주 중에는 이주노동자들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판단력을 잃게 만들고, 그들에 대한 통제와 지배를 강화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스라이팅 혹은 심리(적) 지배라고 할 수 있습니다. L의 고용주는 전형적인 예입니다.

벌써 20년도 더 된 이야기입니다. IMF 외환위기 때 이주노동자들은 손쉽게 해고됐습니다. 그중 산업연수생으로 입국했다가 업체 부도로 갑자기 귀국하게 된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 M과 S는 귀국 대신 다른 선택을 합니다. 빚만 안고 귀국하느니 고향에서 손에 익은 농사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혹했던 것입니다. 단, 급여는 인삼 재배가 끝나고 판매 대금이 입금되면 한꺼번에 지급받는 거로 했습니다.

산업연수생 제도 시절에 사업체들은 강제로 3년씩 적금을 들게 해서 귀국할 때 한꺼번에 지급하는 경우가 왕왕 있던 터라 둘은 추호의 의심도 없이 2년 계약을 맺고 일했습니다. 사장은 인삼을 팔고 난 후 소리소문없이 사라졌습니다.

밭주인이라고 알고 있던 사람은 임차농이었고, M과 S는 그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둘의 사연을 지역 경찰에도 이야기해보고, 농협에도 문의했지만 헛수고였습니다. 누구도 M과 S의 하소연에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이는 "한국 사람도 그렇게 당하는 수가 있다"라며 "조심했어야지" 하고 혀를 끌끌 찼습니다.

20년 전 이야기이고, 미등록자들이라 그런 피해를 봤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놀랍게도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런 일은 일어나고 있고,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가진 이주노동자들이 피해 당사자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것도 대한민국 고용노동부가 알선해 준 업체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납니다.

경기도 이천에서 3년 동안 임금 3400만 원을 받지 못한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A 이야기입니다. A는 2015년 외국인 고용허가제로 입국해 채소 농장에서 일했습니다. 사장은 근로계약 기간에 임금을 제대로 지급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A는 농장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한꺼번에 주겠다는 사장 말이 있었던 것도 있지만, 고용주 동의 없이는 사업장 변경을 할 수 없는 외국인 고용허가제 때문이었습니다.

A는 언젠가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 근무 시간과 임금을 계산해서 공책에 적어뒀습니다. 하지만 사장은 밀린 월급 달라는 말에 그 공책을 불태워 버릴 정도로 막무가내였습니다. 이 사건 피해자를 대리하여 소송을 진행 중인 원곡법률사무소 최정규 변호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정부가 알선한 5인 미만 농업 사업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임금체불 등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장기간 임금체불 피해 이주노동자 사례를 아주 예외적이라고 말하지만, 체불임금 액수의 차이가 조금 있을 뿐 이주노동자에게는 아주 보편적인 일입니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장기간 임금체불이 가능한 이유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주노동자를 마치 가족을 대하는 것처럼 교묘하게 위장하여 통제하는 고용주의 기질적 특성에 기인합니다. 농업주들은 대체로 이주노동자들에게 자신들을 "아빠, 엄마"로 부르도록 합니다. 그러다가 이주노동자들이 자기 권리를 주장하면 배은망덕하다면서 화를 냅니다.

3년 계약 후 1년 10개월 연장과 재입국 특례로 최장 4년 10개월을 더 일할 기회를 얻기 원하는 이들에게 이는 무시할 수 없는 위협입니다. 결국 고용허가제의 제도적 한계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은 앉아서 피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임금체불 피해 이주노동자들은 내국인 노동자와 두 가지 면에서 다릅니다. 정부가 지정한 사업장에서만 일하는 등 사업장 선택의 자유가 없다는 점과 영주 자격이 없기에 사업주 재산에 대한 집행 기회가 충분히 주어질 수 없다는 점입니다.

시민단체가 나서서 농장주를 고소하고,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고, 국가배상소송을 시작했습니다. 최정규 변호사는 정부 알선 사업장에서 일하다 임금체불을 당한 이주노동자에게 ▲ 체불임금을 전액 체당금으로 지급하고 귀국시키거나 ▲ 임금 전액을 사업주로부터 집행해서 받아 낼 때까지 노동이 가능한 체류자격을 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임금체불 해소를 위한 대응과 국제규범

이주노동자 임금체불 대응에 나서고 있는 '지구인의 정거장'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소액체당금 제도는 5인 미만 농어업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고, 외국인고용법에 따른 체불보증보험 보험한도는 200만 원인 부분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말합니다.

사업주를 상대로 소송해도, 임차농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집행할 재산을 확보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대한민국은 피해자에게 그냥 떠나라고 합니다. 몇백, 몇천만 원의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이주노동자를 빈손으로 돌려보내야 할까요?

1990년 12월 18일 유엔이 채택한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 보호에 관한 국제협약' 제61조 2항은 이주노동자의 근로계약 조건이 고용주에 의하여 위반됐을 경우, 그 사건을 권한 있는 당국에 제기할 권리를 갖도록 하고 있습니다. 피해 이주노동자가 노동청 진정이나 법원, 국가인권위 등에 도움을 요구할 권리를 갖는다는 것입니다.

한편, 세계인권선언문 제23조는 '모든' 사람에게 일할 권리, 자유롭게 직업을 선택할 권리, 공정하고 유리한 조건으로 일할 권리, 실업 상태에서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이어 '모든' 사람은 차별 없이 동일한 노동에 대해 동일한 보수를 받을 권리가 있고, 보수가 부족할 경우 여타 사회 보호 수단으로 부족한 보수를 메울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모든'이라는 단어는 '이주노동자는 빼고'라는 뜻이 아닙니다.

세계인권선언문 제23조 '여타 사회 보호 수단으로 부족한 보수를 메울 수 있는 권리'를 이주노동자에게 부여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요? 최소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에라도 합법적으로 체류하여 노동하게 하는 것이 정당한 처우가 아닐까요?
 
 MFA 소속 말레이시아 시민단체에서 진행 중인 임금 도둑질 철폐 캠페인 포스터
▲  MFA 소속 말레이시아 시민단체에서 진행 중인 임금 도둑질 철폐 캠페인 포스터
ⓒ Muhammad Haizreel Bin Muh

관련사진보기

 
아시아 각국에서 임금 체불을 '정의'의 문제로 부각하는 캠페인을 진행 중인 아시아이주노동자회의(MFA)는 임금 체불을 임금 도둑질(wage theft)이라고 말합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앞서 사례를 든 임금체불은 인신매매와 사기에 준해서 처벌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검찰 역시 캄보디아 A씨 사건을 사기죄로 보고 수사하고, 국가 인권위원회는 피해자를 속이거나 취약한 지위를 이용해 착취한 인신매매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반면 관할부서인 고용노동부만 가해자들에게는 관대하고 피해자 구제에 소극적입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이 상황이 정상인지 물으며 이렇게 말합니다.

"임금체불은 범죄행위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내복 세겹에 바지 2개 껴입어도…” 한파 속 ‘거리의 의료진’

등록 :2020-12-18 05:00수정 :2020-12-18 07:04

 

한겨울 임시 선별검사소 가보니

“롱패딩에 방호복 입어도 추워
라텍스장갑 아래 목장갑 끼고
감기 안 걸리려 영양제 챙기고”
“검사하러 오는 사람 계속 늘어
인력 지원 시급” 한목소리
지난 15일 오전 서울역 광장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19 검체를 채취하는 의료진의 안면보호대에 성에가 끼어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지난 15일 오전 서울역 광장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19 검체를 채취하는 의료진의 안면보호대에 성에가 끼어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한낮의 햇빛도 시린 손끝을 녹이진 못했다. 17일 오후 2시께 서울역 광장에 설치된 중구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을 안내하는 공무원들은 틈날 때마다 양손을 마주 잡거나 주먹을 꽉 쥐었다. 이들과 의료진의 안면보호대 안쪽에는 김과 물방울이 서려 있었다. 서울을 포함한 중부 지역에는 지난 13일부터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코로나19 유행이 1년 내내 이어지면서, 2차 유행이 벌어진 한여름에 무더위로 고생했던 의료진이 이번 3차 유행 때는 한파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특히 진단검사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 14일부터 수도권에 설치된 임시 선별검사소 의료진은 길거리에서 추위에 떠는 경우가 많다. 야외에 임시로 세웠기 때문에 사방이 트인 천막에서 관련 업무를 해 고스란히 칼바람에 노출될 수밖에 없어서다.
서울역 광장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한 의료진이 핫팩으로 손을 녹이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서울역 광장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한 의료진이 핫팩으로 손을 녹이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60대 퇴직 간호사 박아무개씨는 지난 15일부터 서울 서대문구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검체 채취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내복을 세겹으로 껴입고 바지도 두개나 입은 뒤 롱패딩을 입었는데도 춥다”고 말했다. 두께가 얇은 음압텐트가 바람과 추위를 막지 못하는데다, 감염 예방을 위해 수시로 환기하니 아무리 세게 난방을 해도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어제 오전에는 난방기기 온도를 35도까지 올렸는데도 텐트 안 온도가 영하 5도에서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기도 한 보건소에서 임시 선별검사소로 지원을 나간 ㄱ씨도 “너무 추워서 손가락과 발가락이 끊어질 것 같다. 볼펜도 잉크가 얼어서 핫팩으로 데운다”고 전했다. ㄱ씨는 원래 방사선사로 일해왔는데 코로나19 유행이 커지면서 지원에 나섰다.

 

추위에 맞서기 위해, 의료진과 검사 지원 인력들은 각양각색의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서울 중구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검체 채취가 끝난 뒤 검사자들이 앉았던 의자를 소독하는 등 뒷정리를 하는 유아무개(22)씨는 “손이 시릴까 봐 라텍스장갑 아래 목장갑을 껴서 (지금은) 오히려 손에 땀이 찬 상태”라고 말했다. 박씨도 “감기에 걸리면 안 된다는 생각에 홍삼·배도라지즙, 영양제 등을 먹고 나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선제적 진단검사를 위해 수도권에서 임시 선별검사소를 운영하기 시작한 다음날인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 코로나19 검체를 채취하는 의료진이 난로에 손을 녹이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코로나19 선제적 진단검사를 위해 수도권에서 임시 선별검사소를 운영하기 시작한 다음날인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 코로나19 검체를 채취하는 의료진이 난로에 손을 녹이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의료진의 높은 피로도를 고려해 인력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구로구보건소의 박정자 민원서비스팀장은 “임시 선별검사소가 계속 홍보가 돼서 검사하러 오시는 분이 늘어나고 있어서 주말에는 더 많아질 것 같다. 운영 기간이 3주이기 때문에 이들이 과로하지 않도록 인력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신도림역 선별검사소의 경우, 15~16일에 각각 439건과 456건의 검사를 했는데 17일에는 더 많은 인원이 찾아와 긴 줄을 섰다는 것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의료인력 지원과 관련해, “대한의사협회가 애초 550여명의 개원의를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모집한다고 했는데 1천명 정도가 모였고, 대한간호사협회도 17일 오전 9시까지 2214명이 모집에 응했다”고 이날 밝혔다.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감염병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1차 유행 때 대구·경북 지역으로 의료진이 자원봉사를 갔던 때와 지금은 대응이 달라야 한다”며 “앞으로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장기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 유휴 간호인력이 나올 수 있도록 보상체계를 갖추고 교육해 ‘상비군’을 만드는 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974845.html?_fr=mt1#csidx9660f35d5507f8ba83ea6b7eb3648c7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민주당 "중대재해법 처리한다…쟁점 사항은 상임위에 일임"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0/12/18 08:39
  • 수정일
    2020/12/18 08:3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이낙연 "조정이 필요하면 지도부 역할 하겠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의총 모두발언을 통해 "법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그러나 우리가 입법적인 의지를 보일 때는 됐다고 생각한다"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의지를 당부했다. 이어 "중대한 조정이 필요한 경우가 생기면 지도부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워낙 중대한 법이고 내용 또한 관련 분야가 많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서 만들어야 하지만 또 동시에 늦어져서는 안 되는 절박함도 우리가 직면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리를 당론으로 지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법 하나하나에 대해 당론을 정하는 것은 민주적이지 않다"며 "오늘은 문제가 무엇이고 또 그에 대한 의원들의 생각과 스펙트럼이 어디까지인지 서로 파악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않을까 싶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온택트 정책의총에 참석하던 중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와 배진교 의원으로부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호소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의총을 마친 뒤, 소관 상임위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중대재해법 제정 취지와 당위성에 대해 모든 의원들이 공감했다"면서도 "법령상 구체적 내용과 관련해선 앞으로 정책위와 상임위 논의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쟁점 사안에 대한 방향을 결정하기 보다 의원들 전반의 의견을 청취한 데에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백 의원은 '쟁점이 좁혀졌냐'는 질문에 "다양한 의견이 나왔고, 최종 논의는 상임위에 맡기겠다는 것이 결론"이라고 답했다.

 

백 의원은 중대재해법 논의의 핵심쟁점인 '50인 미만 사업장 4년 유예'에 대해 "그다지 많은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리를 주장하며 단식농성중인 정의당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의 중대재해 발생률이 80%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대상에서 제외하면 법이 실효성을 상실한다고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백 의원은 "인과관계 추정 조항 등에 대해선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고, 절충적으로 인과관계를 추정할 방법을 찾아보자는 의견도 있었다"며 "공무원 처벌 조항과 관련해서도 (법 적용) 범위가 너무 넓어 행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인과관계 추정, 공무원 처벌 조항과 관련해 박주민 의원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 대신 박범계 의원이 관련 조항을 삭제한 수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반쪽짜리 개혁안이 될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주민 의원이 발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산재 사망사고가 났을 때 사업주나 원청 업체가 원인을 제공했다고 과학적으로 입증하지 못해도 과거 전례 등을 근거로 '추정'을 통해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했는데, 수정안은 명확성의 원칙을 강조하며 이 조항을 삭제했다.


 

관련 공무원 처벌 수위도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상 3억 원 이하의 벌금(박주민 의원 법안)'이 '7년 이하의 금고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박범계 의원 법안)'으로 완화됐다.


 

다만 민주당은 이번 임시국회 회기 중 상임위에서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은 재확인했다. 백 의원은 "일단 회기 중 (법안을) 처리하자는 데 공감대는 이뤘다"면서 "원내대표가 적극적으로 야당과 협상에 나서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21717534073934#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르포]대통령 방문한 ‘논란의 행복주택’ 퇴근길 입주민은 빙긋 웃었다

주거비 부담 줄고, 집 내부도 좋아 ‘만족’…‘눈속임’ 없었던 44㎡ 세대, 인테리어 수정 없이 가구만 추가

조한무 기자 chm@vop.co.kr
발행 2020-12-17 18:44:01
수정 2020-12-17 19:09:52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방문한 경기도 화성시 동탄 2신도시 행복주택(A4-1블록) 단지.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방문한 경기도 화성시 동탄 2신도시 행복주택(A4-1블록) 단지.ⓒ민중의소리  
 
체감온도 영하 13도. 화성 81번 마을버스에서 내린 주민들은 옷깃을 여미며 서둘러 ‘행복주택’으로 향했다. 16일 저녁, 경기도 화성시 동탄 2신도시 행복주택 단지를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해 논란 아닌 논란이 된 단지다.

전용면적 5평에서 13평까지 총 10여개 면적, 1,640세대가 12개 동에 모여 산다. 입주가 시작된 지 3달밖에 지나지 않은 새 아파트는 쾌적해 보였다. 대학생, 청년, 한부모가족, 신혼부부, 주거취약 고령자, 주거급여수급자 등이 입주 대상이다. 신축 아파트를 살 수도, 임대할 수도 없는 서민들의 주거불안을 해소하고 생활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주거복지다.

최근 언론 보도만 보고 이곳을 찾은 기자는 주민들의 ‘행복주택’이 흡사 ‘불행주택’처럼 느껴졌지만, 단지 초입에서 만난 입주민들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독립·신혼 새 출발 입주민들 “가성비 만족”

주민들은 “가성비가 좋다”고 입을 모았다. 행복주택은 시세 대비 최대 80% 가까이 저렴한 보증금으로 제공되는 임대아파트다. 보증금 4천, 월세 6만원이면 10평대 신축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다.

 

새집에서 첫날을 보내게 됐다는 20대 중반 직장인 A(여) 씨는 “집을 본 첫인상이 좋았다. 혼자 살기 넓고 편하다”고 말했다. 생에 처음으로 독립하는 A 씨는 직장이 가까워졌다. 본가에선 차를 타고 30분을 가야 했지만 이곳에선 대중교통으로도 10여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는 “출퇴근 거리도 줄이고 독립도 하고 싶어서 알아보다가, 월세·보증금이 싸서 여기로 오게 됐다. 보증금을 4,700만원 정도 내니까 월세가 6만원밖에 안 한다”며 웃었다. A 씨는 독립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친구 세 명과 함께 음식이 든 비닐봉지들을 들고 새집으로 향했다.

결혼을 앞둔 직장인 김모(26) 씨는 ‘예비신혼부부’ 자격으로 행복주택에 입주했다. 신혼집을 알아보다 ‘행복주택’을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했던 13평 복층형과 같은 구조에서 산다. 그는 “저 같은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에겐 (행복주택이) 좋은 정책”이라며 “월세 부담도 덜고 돈을 더 모을 수 있다. 열심히 해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시 소재 직장에 다니는 강모(28·남) 씨도 가성비를 으뜸으로 꼽았다.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35만원, 8평짜리 오피스텔에 살던 그는 대출을 조금 더 받아 보증금 4,400만원에 월세 6만원 행복주택에 최근 입주했다. 대출 이자를 생각해도 월세만 한 달 20만원 이상 절약됐다. 강 씨는 “오피스텔은 해도 잘 안 들고 베란다도 없어 답답했는데 여긴 훨씬 쾌적하다. 게다가 월세 부담이 확 줄어드니 살 것 같다”고 말했다.

행복주택이 좀 더 많아졌으면 한다는 바람이 컸다. 입주민들은 서울이나 서울에서 더 가까운 곳에 행복주택이 많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임대료는 싸지만 직장이 너무 멀어 입주를 꺼렸던 사람이 많았다. 단지 1,640세대 중 407세대는 현재 공실이다. 작년 말 기준, 행복주택은 총 3만1,107가구가 공급됐지만, 이중 서울은 715세대에 불과하다.

입주 자격에 대한 미세조정도 필요해 보인다. 청년이나 신혼부부 등 계층에 따라 법에서 정한 소득·지역 자격 요건을 충족해야 입주 신청이 가능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총 3차례 기준을 완화해 모집공고를 내고 있지만 공실은 여전하다.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방문한 경기도 화성시 동탄 2신도시 행복주택(A4-1블록) 단지 내 44㎡ 세대.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방문한 경기도 화성시 동탄 2신도시 행복주택(A4-1블록) 단지 내 44㎡ 세대.ⓒ민중의소리

인테리어 ‘눈속임’ 없었다…비용 2천만원에는 ‘갸웃’

문재인 대통령 일행이 방문했다는 곳에 가봤다. 13평(41㎡) 복층 타입과 단층(44㎡) 타입은 모델하우스 형식으로 공개돼 있었다.

대통령과 국토부 장관의 대화가 오갔던 44㎡ 단층 타입 세대에 들어가 보니, 표준인 3인 가구에게 아늑한 거주지가 될 법했다. 거실에 방 두 개, 화장실이 한 개다. 거실은 양쪽 벽에 널찍한 소파와 TV를 놓고 쓰기에 충분한 크기다. 큰 방은 침대와 책상을 놓아도 공간이 넉넉하다. 작은 방은 침대와 책상을 나란히 놔도 공간이 남았다.

다만, 본보기용으로 꾸며진 세대는 옷장이 배치돼있지 않았다. 2~3인 가구 옷장을 배치하면, 좁아 보였다. 베란다에는 세탁기와 작은 탁자, 캣타워가 배치돼 있었다. 좁은 배란다에 가전제품과 가구까지 있으니, 공간이 없었다. 세간의 지적대로 4인 가구가 살기에는 좁았지만, ‘가성비’를 생각하면 훌륭한 주거복지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이날은 LH가 문 대통령 방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두 세대의 인테리어 비용으로 약 4천만원을 지출했다는 자료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됐다. 국민들에게 ‘보여주기식’으로 급히 꾸몄다는 지적이 나왔다.

LH는 “구조변경이나 인테리어 시공은 없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방문한 세대 내부 모습은 일반 입주민이 사는 곳에 가전기기와 가구, 집기 등 소품만 추가한 상태였다. LH 측 해명대로 구조와 인테리어는 동일했다.

해당 단지에서 보일러실과 전기실 등 시설을 위탁 관리하는 업체 관계자는 “가구만 들여놓은 거고, 인테리어 뜯어서 고친 건 없다”며 “다른 곳이랑 샤시·장판·도배 모두 똑같다”고 말했다.

입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41㎡ 복층 타입 내부를 들여다보니 마감재와 구조가 방문 세대와 동일했다. 돈이 어디에 들어갔는지 의문이었다. 구조변경 없이 13평 아파트 인테리어에 2천만원을 넘게 썼다는 말에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입주민들은 “보여주기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규정에 따라 입주민들은 못 하나 박는데도 주저하는데 대통령이 온다고 대대적인 공사를 했다는 사실에 대한 반발이었다.

조한무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틀 연속 하루 1000명 이상 코로나 확진자 발생

22명 코로나19로 사망...일일 사망자 수도 역대 최다

이날 1014명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로 확인됐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이틀 연속 1000명이 넘었다. 서울시의 신규 확진자는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커지는 양상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가 993명, 해외 유입 확진자는 21명이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사망자가 하루 사이 22명 급증해 누적 사망자 수는 634명이 됐다. 사흘 연속 두 자릿수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위중증 환자는 16명 증가해 242명으로 늘어났다. 위중증 환자 역시 지난 15일 이후 사흘 연속 두 자릿수의 증가세를 보였다. 주요 치명률 지표가 최근 들어 가속화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에 임시선별진료소가 설치된 후 검사량은 늘어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5만71건의 검사가 이뤄졌으며, 검사를 받은 이들 중 4474명이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수도권에서 794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서울에서 423명(해외 유입 3명), 경기에서 291명(해외 유입 7명)의 새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인천에서 80명의 새 확진자가 나와 발생 급증 양상이 나타났다.


 

서울의 신규 확진자 수는 역대 최다다.


 

부울경 지역의 확진자 증가 추세도 아직 이어지고 있다. 부산에서 44명, 울산에서 10명, 경남에서 30명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 

대구와 경북에서 각각 21명(해외 유입 1명), 9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광주에서 10명, 전북에서 19명(해외 유입 1명)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 전날 김제 요양원을 중심으로 75명의 지역 발생 확진자가 나와 추가 확산이 우려된 전북의 감염 양상은 하루 만에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전남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대전에서 11명, 충북에서 19명, 충남에서 19명(해외 유입 2명)의 새 확진자가 나왔고 강원에서 9명, 제주에서 12명의 신규 확진자가 각각 보고됐다.


 

감염 확산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대유행이 좀처럼 안정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우영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상황이 더 지속된다면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더 망설일 수 없는" 시점이라며 3단계 격상을 "빨리 시행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시장은 현재 서울시는 3단계 격상을 위한 "시나리오를 다 갖춰놓았다"고도 언급했다. 3단계 격상으로 인해 사업장이 폐쇄되는 점주 등을 위한 재정 지원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 내년도 코로나 재난 지원에 3조 원의 예산을 편성했고,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도 재난관리기금 등의 지방채를 발행할 준비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는 아직 3단계 격상을 공식화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 관련 준비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만 밝힌 상황이다.

 

▲17일 서울시의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인 423명이었다. 이날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출근하는 모습. ⓒ연합뉴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21710002408117#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초강수 뒀지만 ‘용두사미’ 부메랑…‘책임론’ 추미애 사의

등록 :2020-12-17 04:59수정 :2020-12-17 08:01

 

 

사상 초유 검찰총장 징계, 법무부 덮친 후폭풍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권력기관 개혁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발표하기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권력기관 개혁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발표하기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힌 것은 자신이 주도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가 용두사미로 끝난 것에 대해 책임을 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추 장관의 거친 일처리로 윤 총장과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윤 총장은 되레 야권 대선후보로 부상했고 문재인 정부 지지율은 빠지는 등 득보다 실이 많은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추 장관은 윤 총장 징계가 의결된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권력기관 개혁’ 합동브리핑에서 “앞으로는 검찰을 위한 검찰이 아니라 국민만을 바라보고 국민이 원하는 정의를 구현하는 국민의 검찰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며 ‘미래’를 말했다. 그러나 윤 총장 징계 문제는 지난 한달 동안 법조계 이슈를 삼키는 블랙홀처럼 작용했다. 지난달 17일 법무부 감찰담당관실 검사들이 윤 총장 대면 감찰조사 일정 조율을 시도하면서 징계 문제가 처음 불거졌고, 1주일 뒤 추 장관의 징계 청구와 함께 발령된 직무정지는 검찰의 조직적인 반발을 불렀다. 윤 총장 징계 청구 20여일 전 중요 징계 건에 대해서는 법무부 감찰위원회의 자문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규정을 임의 조항으로 개정한 것도 문제였다. 지난 1일 긴급 소집된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윤 총장 징계 청구와 직무정지는 부적정하다”고 의견을 모았고 같은 날 서울행정법원은 윤 총장의 직무 복귀를 결정했다. 추 장관의 밀어붙이기식 윤 총장 징계에 제동이 걸린 것이었다. 추 장관은 자신이 지명·위촉한 인사들로 구성된 징계위에서도 윤 총장 징계 혐의를 온전히 입증하지 못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이전과 달라진 게 없고 해결된 것도 없다. 어차피 윤 총장과 같이 갈 수밖에 없는데 다리도 다 부숴버린 느낌”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이 소수의 참모에게 의존하면서 사상 초유의 현직 검찰총장 징계라는 거사를 그르쳤다는 분석도 많다. 중요한 사안일수록 중지를 모으고 차근차근 풀어가야 하는데 윤 총장에게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과 박은정 감찰담당관 등 소수와 상의했고 이들에게 권한이 집중됐다는 것이다. 결국 “추 장관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참모들은 장관이 듣고 싶은 것에만 맞춰서 보고하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 법무부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결과적으로 추 장관은 윤 총장 징계를 추진하면서 검찰개혁에 대한 여론의 지지를 상당 부분 잃은 것으로 보인다. 먼지털기 수사 등 이른바 특수 라인의 문제점을 절감하던 일반 검사들도 등을 돌렸다. 검찰의 한 간부 검사는 “정부에 대한 태도와 상관없이 검찰을 위해서도 윤 총장이 그만두는 게 옳다고 생각하는 검사들이 많았다”며 “그러나 징계가 무리하게 추진되다 보니 이들이 수긍할 수 있는 선택지가 되지 못했고 결국 장관도 뒷감당이 안 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후폭풍이 감지되는 건 검찰 바깥에서도 마찬가지다. 징계 청구의 절차적·내용적 문제가 강조되면서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아닌 검찰의 독립성이 검찰개혁의 본질로 부각된 것이 뼈아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중견 변호사는 “추 장관의 무리한 징계 청구로 절제되지 못한 수사의 가해자인 윤 총장이 피해자가 됐다.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중요하고 이것이 검찰개혁이지만 검찰의 중립성·독립성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결국 추 장관은 문재인 정부에 커다란 부담을 안긴 책임을 지고 떠나게 됐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74607.html?_fr=mt1#csidxafd8e9da641238d87de1d77e71a2faf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손에 잡힐 듯한 '코스피 3000', 개미들은 공매도에 떤다

[증시 전망] 수출 호조 전망에 장미빛 랠리 기대... 내년 공매도 재개는 변수

20.12.17 08:08l최종 업데이트 20.12.17 08:08l
코스피 사흘 만에 사상 최고치 경신  코스피가 16일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4.97포인트(0.54%) 오른 2,771.79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 코스피 사흘 만에 사상 최고치 경신  코스피가 16일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4.97포인트(0.54%) 오른 2,771.79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코스피(KOSPI: 종합주가지수)가 무서운 속도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23일 2602포인트(p)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16일 현재까지 2700포인트대를 무난하게 유지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내년에는 코스피가 3000선을 넘을 수도 있다는 장밋빛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주가 3000시대 개막에 대한 희망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죠. 

실제로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은 내년 코스피의 최상단을 3200p로 예상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신흥국 증시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 증시의 상승 여력이 가장 높다는 전망이었습니다. 

국내 증권사들의 예상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흥국증권은 3000p, 하나금융투자와 SK증권은 2900p로 전망했습니다. 삼성증권은 2850p, NH투자·메리츠·유안타증권은 2800p,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은 2750p로 예상했죠. 

가시권에 들어온 코스피 3000포인트 전문가들의 전망도 비슷합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수출 흐름이 증시를 기본적으로 뒷받침해줄 것으로 본다"며 "내년 2분기(4~6월)까지는 증가율이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올해 (코로나19 등으로) 많이 망가진 기업이익이나 수출 물량의 경우 내년에는 연 기준 플러스(+)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 이런 부분이 주가에 먼저 반영된 것은 맞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내년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이 1805조원대로 예상되는데 전년 대비 35% 증가한 것"이라며 "여기에 반도체·자동차·화학 쪽 영업익 추정치가 조금 더 상향된다면 3000p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내다봤습니다. 

장기 흐름 측면에서 따져보더라도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지난 4일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03년 초 이후 코스피의 12개월 이격도 120% 돌파는 4번 나타났다"며 "이 경우 공통적으로 2~4개월 뒤 중장기 고점이 나타났는데, 내년 1분기(1~3월) 중 고점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격도는 주가와 이동평균선 사이의 괴리 정도를 보여주는 기술적 지표입니다. 투자자들이 매매 시점을 고려할 때 참고로 보는 것인데, 주가를 이동평균치로 나눈 백분율 값을 말합니다. 100% 이상이면 주가가 이동평균선보다 위에 있다는 의미죠. 이격도가 120% 이상일 경우 이후 주가가 고점까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에 내년에도 이런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정 연구원의 의견입니다. 

백신 개발·경제 정상화, 증시엔 악재 될 수도
 
 지난달 23일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딜링룸.
▲  지난달 23일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딜링룸.
ⓒ KB국민은행

관련사진보기


반면 조심스러운 예측도 나옵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에 더 좋아지리라는 기대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재난지원금 등) 정책 효과로 증권시장이 버블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좀 더 엄격한 기준으로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상용화로 실물경제가 안정될 경우 반대로 증권시장은 다소 침체될 가능성도 있다고 김 센터장은 경고했습니다. 그는 "코로나19로 경제 상황이 나쁘기 때문에 정부가 돈을 더 풀 것이라는 기대가 자산시장에 투영돼 있다"며 "오히려 백신이 개발되고 경제가 정상화됐을 때 (정부의 돈 풀기가 중단되면) 더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내년 코스피 흐름에 대해 여러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또 다른 변수도 있습니다. 올해 3월부터 한시적으로 도입된 공매도 금지 정책이 2021년 3월 중순부터는 해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깁니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갈 것을 예상하고 빌려서 주식을 판 뒤 이후 이보다 싸게 사들여 이익을 남기는 투자 방법을 말합니다. 국내의 경우 개인보다 기관·외국인의 공매도 거래가 수월한데, 이에 따른 주가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불경기 때는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금융당국도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가 과도한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내년 3월 공매도가 재개되는 분위기인 것은 맞다"고 밝혔습니다.

공매도 재개 되나... "코스피 급락할 수도"

공매도 재개 움직임에 대해서는 '개미'들의 우려가 높습니다. 560만 개인투자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비영리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정의정 대표는 "최근 코스피 급상승에는 다양한 변수가 작용했겠지만, 공매도 금지 효과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런 추세를 지속하려면 공매도 금지를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의 통계를 활용해 우리나라 증시에 공매도가 필요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올해에는 코로나19 등 변수가 많았기 때문에 이를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내년 말까지는 금지를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대표는 "지난 2008년 코스피가 2000p 돌파 이후 13년 동안 지긋지긋한 박스피 장세였다"며 "그동안 주요국의 경우 2~6배 정도 올랐는데 코스피만 제자리 걸음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러다 동학개미운동과 공매도 금지 영향으로 코스피가 많이 오른 것인데, 내년 3월 공매도가 재개되면 지수가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공매도가 재개되더라도 코스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재선 연구원은 "외국인 공매도가 많은 부분은 주로 헬스케어 관련 종목인데, 코스피의 경우 헬스케어 종목의 비중이 높지 않아 공매도 재개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학균 센터장도 "한 업권 안에서 종목에 따라 공매도와 매수가 각각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공매도 자체가 주가지수를 떨어뜨리는 쪽으로만 작용하진 않는다고 본다"며 "공매도 재개가 바이오 등 특정 종목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시장 전체에는 중립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연내 처리’ 목표 향해 속도 내는 중대재해법 논의, 남은 쟁점 3가지는?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0/12/17 09:42
  • 수정일
    2020/12/17 09:4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남소연 기자 nsy@vop.co.kr
발행 2020-12-16 18:58:44
수정 2020-12-16 19:06:23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21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 국회의사당 지붕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21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 국회의사당 지붕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
 
  
 '연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 처리를 위한 목표 시한이다. 고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 씨와 고 이한빛 아버지 이용관 씨,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가 지난 11일부터 '최후의 수단'으로 단식 농성을 이어가는 가운데, 입법의 열쇠를 쥔 더불어민주당이 뒤늦게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중대재해법의 '압축 심사'를 예고했으며 그동안 명확한 처리 시점을 얘기하지 않았던 김태년 원내대표도 '연내' 처리 목표라는 구체적 시간을 제시했다. 민주당은 오는 17일 정책 의원총회를 시작으로 중대재해법의 주요 쟁점을 논의한 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공식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16일 기준, 지금까지 국회에 발의된 중대재해법은 ▲강은미안(정의당) ▲박주민안(민주당) ▲이탄희안(민주당) ▲임이자안(국민의힘) ▲박범계안(민주당) 등이다. 이 중 '이탄희안'은 '박주민안'에 양형 절차 조항을 추가한 것으로, 사실상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가장 최근에 나온 '박범계안'은 지금까지 발의된 법안들의 큰 골자는 유지하되 일부 논란이 됐던 조항들을 정비해 발의했다.

이들 법안은 모두 원청에도 하청 작업장에 대한 안전 의무를 부여하고,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이 안전 조치를 다 하지 않아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강하게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세부적인 쟁점들은 약간씩 차이가 있어 앞으로 논의 과정에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본격적인 국회 심사를 앞두고 중대재해법을 둘러싼 쟁점 세 가지를 살펴봤다.

 

■쟁점 1.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의 의무는 어떻게 정해질까?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 설치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단식농성장을 방문하여 고(故)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씨, 고(故) 김용균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12.14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 설치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단식농성장을 방문하여 고(故)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씨, 고(故) 김용균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12.14ⓒ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중대재해법을 둘러싼 가장 큰 쟁점은 사업주와 경영책임자가 이행해야 할 안전·보건 관련 의무를 '어떻게' 규정하느냐다. 이는 '강은미안', '박주민안', '임이자안', '박범계안'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이기도 하다.

오랜 기간 중대재해법 제정 필요성을 주장했던 시민사회계에서는 이 의무를 '포괄적'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중대재해의 원인이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에서 규정한 몇 개의 안전조치들을 지키지 않아서 발생하는 게 아니라 안전불감증 등 전반적인 기업 문화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강은미안과 박주민안에서는 '사업주와 경영책임는 유해·위험을 방지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들에게 사업장 안전에 대해 전반적인 책임을 지게 했다.

일부 법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규정할 경우 '범죄 구성 요건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형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반론이 나온다. 또한 해당 의무 조항은 처벌 여부와 직결되는 부분이라,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를 수용한 일종의 절충안이 박범계안이다.

'박범계안'에서는 안전·보건 조치 의무에 대한 정의를 각 개별 법에서 정하고 있는 안전 또는 보건을 위한 관리·조치·감독·검사·대응 등의 의무를 말하되, 구체적인 의무의 종류와 법위는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했다.

문제는 이 의무를 너무 구체적으로 열거할 경우 예상하지 못한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임이자안'의 경우,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게 부여하는 의무를 △안전·보건 조치에 필요한 조직과 인력, 예산을 편성하고 그 운영을 정기적으로 점검 △근로감독관의 지적 사항 △자신이 관리하는 공중이용시설, 공중교통수단 및 제조물에 대한 점검 △그 밖의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으로 명시하고 있는데, 이 밖의 원인으로 중대재해가 발생한다면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법안 논의 과정에서도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 부여하는 의무를 포괄적으로 할 것이냐, 구체적으로 할 것이냐를 두고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법리상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면서도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균형을 찾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도 이날 입장 발표를 통해 "포괄적 책임의무 규정에 대한 위헌 소지 여부와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그럼에도 책임의 의무에 대해 '일터 괴롭힘' 등을 포함한 양당의 두 제정법이 놓치고 있는 곳은 없는지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히 심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쟁점 2. '하한형' 명시한 처벌 가능할까?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국회 본관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고 김용균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고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씨,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를 찾아 대화하고 있다. 2020.12.14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국회 본관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고 김용균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고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씨,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를 찾아 대화하고 있다. 2020.12.14ⓒ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두 번째 쟁점은 처벌 수위다.

각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의 처벌 수위가 조금씩 다르다. '사망'을 기준으로 본다면, '강은미안'은 3년 이상 징역 또는 5천만원 이상 10억 이하의 벌금을, '박주민안'과 '박범계안'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억 이상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했다.

단순히 처벌 수준만 놓고 본다면 '임이자안'이 가장 세기는 하다. '임이자안'의 경우 5년 이상의 징역 또는 1억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했다. 다른 법안에 비해 징역형 수위를 대폭 높인 점이 눈에 띈다.

하지만 어떤 법안이 가장 높은 처벌을 규정했느냐보다도 중요한 건 '하한형'의 도입 여부라는 주장이 나온다. 다행히 모든 법안에서 '몇 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식의 하한형을 보장하고 있지만, 정작 법안 심사 과정에서 이 하한형이 빠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이라는 비판에 직면한 산안법 전부 개정안이 대표적인 예다. 당초 정부안에서는 '1년 이상의 징역형' 처벌조항이 담겨 있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하한형이 빠진 채로 통과됐다. 이로인해 여전히 산업재해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이어지고 있다.

박범계 의원도 이날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중대재해법에 포함돼야 할 '핵심내용'으로 하한형 도입을 꼽았다.

박 의원은 "사실 중대재해법을 제정하는 것만으로도 법 집행을 하는 수사기관, 재판기관, 법원 등에 엄청난 신호를 주는 것이다. 이전처럼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게 아니라 중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선언을 하는 것"이라며 "(최종안에 담길 처벌 수위가)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처벌 규정을) '~이상'으로 하면 그 경고의 힘은 엄청날 것이라고 본다.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쟁점 3. 적용 시기는 언제?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6일째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6일째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마지막 쟁점은 적용 시기다.

'강은미안'과 '임이자안'은 모두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박주민안'에는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도록 했고, 개인사업자 또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는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의무 이행을 위한 제도 마련을 전제로 공포 후 4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도록 했다. 뒤이어 발의된 '박범계안'에서도 이 내용을 삭제하지는 않았다. 중대재해법이 실제 제정될 경우, 산업 현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일선 사업장에도 이를 준비할 시간을 줘야 한다는 고민에서 나온 것이다.

박주민 의원은 유예 조항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함께 법안을 논의했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의견을 듣고 마련한 내용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또한 50인 미만 사업장 대부분은 하청 기업들이라 중대재해법이 제정된다면 결과적으로 원청이 책임지는 구조가 마련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빈틈이 메꿔질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박주민 의원을 비롯해 중대재해법을 발의한 의원들 대부분이 '4년'이라는 유예 기간이 너무 길다는 데에는 동의하고 있다. 향후 논의 과정에서는 이 시기를 앞당기는 식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박주민 의원은 지난 14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논의에 따라서는 유예기간을 줄인다든지 또는 유예되는 작업장의 규모를 조정해서 많은 사업장이 지금 당장 법의 적용을 받게 한다든지 다양한 방향이 다 열려있다"고 말했다.

박범계 의원도 "유예할 필요성은 있겠지만 4년은 너무 길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며 "현실적인 조건을 감안하되 유예기간을 어떻게 단축하느냐의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강은미 원내대표는 "50인 미만 사업장의 시행 시기 유예는 대다수 노동자의 안전을 지키기 어렵다"면서도 "시행 시기 자체를 1년 이후로 조정할 수 있겠다. 다만 2년, 3년 미루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나아가 강 의원은 "'임이자안'에 50인 미만 영세사업장에는 안전 조치를 하기 위한 예산을 지원할 수 있다고 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는데, 1년 정도의 기간을 가지고, 영세자영업자가 안전 조치를 시행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는 방안 등을 모색하면 가능하지 않겠냐고 생각한다"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관련기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강화 교동에서 이산 1세대와 황해 연백 땅을 바라보다

[기고] 재미평화활동가 린다 모의 교동 방문기

  • 기자명 린다 모 
  •  
  •  입력 2020.12.17 08:11
  •  
  •  댓글 0
 

린다 모(한국명 문영임), 세월피스링(SPRing) 세계시민연대 미국 인디아나폴리스 대표.
세월호 참사 규명, 평화협정 체결, 조선학교 돕기 등 해외동포로서 하나된 조국을 위해 활동하며 통일 코리아의 꿈을 실현하고자 하는 재미평화활동가. 2020년 11월 5일부터 12월 10일까지 한 달 남짓 2주 자가격리 기간을 감수하고 고국을 방문한 기간 중 11월 25일 AOK한국 이기묘 상임대표와 황해 연백이 고향인 이산가족 1세대 최종대 선생과 강화 교동도를 방문한 소감을 기고한다.


어느 날 웅성거리는 사람들이 꽃가마를 메고 집을 떠나고, 어머니는 울면서 그들을 따라 집을 나가셨다. 울기만 하시는 어머니가 이상했는데 나를 붙잡고 있던 사람이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했다. 어릴 적 집에는 큰 호랑이가 새끼들과 쉬는 모습의 그림이 걸려 있었고, 안경을 끼신 멋쟁이 아버지의 사진이 걸린 상에는 매일 젯밥이 놓이고 향이 피워졌다.

빨간 줄이 쳐진 두꺼운 공책에는 형제들의 출생에 관한 메모며, 짧은 글들이 남아 있었다. 낡은 표지의 그 노트는 전도용 작은 성경과 함께 다락방에 올라가 한 번씩 들춰 볼 수 있었던 유일한 아버지의 기억이다. 술을 드시기만 하면 가족들을 못살게 굴었다는 큰 오빠와 언니의 말끝에는 항상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우리가 편안하게 살게 되었다고 했다.

아버지의 술주정과 매타작에 어릴 적부터 도망 다녔다는 오빠와 언니의 추억담은 아버지 기일에 빠지지 않는 웃음거리였다. 그렇게 술에 의지하시던 아버지는 어느 날 버스에서 체포되어 끝내 감옥에서 위염으로 돌아가셨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가족사처럼 전쟁 중에 미군의 흥남 철수를 따라 큰 아들과 함께 피난 오신 후에 돌아가지 못한 고향과 부모형제를 그리워하시며 술을 드셨고, 그 술주정은 이승만과 박정희 정권을 싸잡아 욕하는 것으로 끝나곤 했단다. 그 버릇이 어느 날 버스 안에서 벌어져 그 자리에서 끌려가서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이 몇 줄 안 되는 아버지에 대한 유일한 기억이 돌아가시던 때의 아버지 연세에 내가 가까워지면서야 겨우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나는 우리나라 분단에 의해 비슷한 아픔을 가진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고, 분단이 원인이 된 뿌리깊은 조국의 풀리지 않는 문제들에 집중하게 되었다.

교동도의 은행나무 앞에 선 교동 방문자 일행. 앉아있는 사람이 최종대 선생. [자료사진 - 린다 모]
교동도의 은행나무 앞에 선 교동 방문자 일행. 앉아있는 사람이 최종대 선생. [자료사진 - 린다 모]

AOK(Action One Korea)의 대화방에 올라오는 수많은 활동과 행사들, 회원들 간에 나누는 정치 사안에 대한 나눔들 속에서 최종대 선생의 고향과 가족이야기를 읽었다.

짧은 일정으로 급하게 고국에 들어온 방문기간 동안 코로나 방역수칙에 의한 2주 격리가 끝나갈 무렵, OK한국 이기묘 대표가 최종대 선생을 모시고 고향 연백이 보이는 강화도 교동을 방문하신다는 글을 읽고 동행하기로 마음먹었다.

이기묘 대표 또한 아버님께서 살아계셨다면 최종대 선생처럼 자신이 돌아가지 못한 고향의 땅을 먼발치에서라도 보고 싶었으리라 짐작했다. 또한 국가적인 행사를 위해 만들어 놓은 시설이 아니라 남쪽에서 가장 가깝게 북쪽을 볼 수 있는 장소라는 말에 흥미가 더해졌다.

강화대교를 건너 교동 고속도로를 달렸다. 분단에 대한 한 치의 아쉬움도 없는 듯 바다를 가르는 넓은 고속도로는 발전된 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세월호 참사 뉴스에 놀라 해외에서 유가족을 지지하며 동행하는 마음으로 인디애나폴리스(미국 인디아나주, 시카고에서 자동차로 4-5시간 거리의 도시)에서 시민운동을 시작한 나는 우리나라 모든 문제의 원인이 분단과 외세에 의해 막힌 단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최종대 선생을 모시고 나타난 AOK한국 이기묘 대표의 차를 타고 교동에서 바다 건너편 최종대 선생의 고향이 가장 가깝게 보이는 곳에서 내렸다.

연백과 교동 사이의 지도. [사진 - 린다 모]
연백과 교동 사이의 지도. [사진 - 린다 모]

남쪽에서는 가장 북쪽이 가깝다는 강화도 교동 무학리, 무학리에서 바라보면 바다 건너 황해도 연백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각각 수령 천년에 가까운 은행나무가 연백에는 숫나무가, 무학리에는 암나무가 서로 꽃가루를 나누어 무학리 은행나무 밑둥엔 은행이 빼곡하다.

연백이 고향이신 최종대 선생의 이야기는 이 유서 깊은 은행나무에서부터 시작된다. 각각의 나무가 연백과 교동으로 넘나들며 주위의 섬들에도 은행나무를 옮겼다고 한다. 전쟁으로 밑둥이 불탔지만 그곳에서 다시 싹이 나서 나무의 둘레는 보통 나무의 서너배는 넘는다.

오래전에는 이 나무의 지아비 나무가 연백에 있다는 안내문이 있었다는데 왜 삭제되었는지 모르겠다. 통일을 국가사업으로 내세우면서 나라 곳곳에 남아 있어야 할 북쪽과 관계된 이야기와 자취를 지우기에 급급한 정권들의 본심이 부끄럽다.

수년 전보다 더 단단하게 세워졌다는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우린 두고 온 고향의 땅을 하루속히 가보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소리쳐 통일을 외쳤다.

은행나무 제사. [사진 - 린다 모]
은행나무 제사. [사진 - 린다 모]

바닷물이 넘어오면 일년 농사를 망치게 되는 천수답, 이전에는 아예 물이 없어서 농사지을 땅이 없었다는 무학리...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바다 건너 연백에서 일자리를 얻고, 쌀을 얻어 와서 살았다는 무학리 사람들이다.

전쟁으로 급하게 연백에서 교동으로 피난 와서 어린 나이에 술 배달을 하면서 교동 곳곳을 다니셨다는 최종대 선생은 85세의 연세에도 갈 수 없는 눈앞의 고향을 그리워하며 헤아릴 수도 없이 서울에서 교동을 다니신다며 초행으로 따라간 우리에게 남북 간의 자유왕래, 통일이 얼마나 절실한지 설명해 주기에 지칠 줄을 모르신다.

바닷물이 드나들던 옛 천수답. [사진 - 린다 모]
바닷물이 드나들던 옛 천수답. [사진 - 린다 모]
교동에서 주위의 섬들로 배가 다녔던 월선포. [사진 - 린다 모]
교동에서 주위의 섬들로 배가 다녔던 월선포. [사진 - 린다 모]
피난 직후의 교동의 모습을 설명하시는 최종대 선생. [사진 - 린다 모]
피난 직후의 교동의 모습을 설명하시는 최종대 선생. [사진 - 린다 모]

연백에서 급하게 피난 온 사람들이 끝내 돌아가지 못하고 연백으로 돌아가기에 가장 가까운 무학리에서 고향의 시장을 재현한 무학리 대룡시장은 좁은 골목을 따라서 마치 70년 전으로 온 듯한, 시간을 거슬러보는 추억의 가게들이 옹기종기 남아있었다.

최종대 선생이 처음 방을 얻어 사셨다는 집도, 학교도, 술도가도 그대로 기억하시며 들어간 길목에서 만난 최종대 선생의 연백 고향동기인 임용순 선생은 헤어진지 30년만에 조카를 우연히 만났다. 이젠 외삼촌도 조카도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버렸지만 그들의 기억과 이야기는 어린 시절 그대로다.

60년 전의 시장풍경. [사진 - 린다 모]
60년 전의 시장풍경. [사진 - 린다 모]
30년만에 만난 조카와 외삼촌. [사진 - 린다 모]
30년만에 만난 조카와 외삼촌. [사진 - 린다 모]

이렇게 한 하늘에서 생사를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두 어른의 만남은 순식간에 시장통에 기쁜 소식이 되어 활기를 띄며 금방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 축하해 준다. 우리 모두의 깊은 내심에 헤어진 가족이 있다는 것에 대한 애틋함과 미안함, 하루빨리 만나야 한다는 기대감이 연백과 교동을 둘러싼 바다만큼 깊고 넓게 잠재워져 있다.

휴전선으로 분단된 고향... 이렇게 눈으로 보고 듣기도 안타까운 사연을 70여년 세월동안 가슴에 묻고 수없이 교동을 다니셨다는 최종대 선생이 어머님을 못 잊어 얼마 전 작성하셨다는 모친에게 띄우는 편지. 한 줄 한 줄 읽어 볼수록 가슴이 먹먹해진다. 분단으로 생이별을 당해 한 평생 가슴에 멍이 들어있는 가족들의 마음에 작은 위로를 보낸다.

바다 건너 보이는 북녘의 섬들. [사진 - 린다 모]
바다 건너 보이는 북녘의 섬들. [사진 - 린다 모]

 

황해도 연백군 해성면에 계신 어머니께 띄우는 편지

불효자 최종대 올립니다. (황해 연백 이산 1세대)
 


어머니 저 불효자 최종대 인사올립니다.
오늘은 2020년 11월, 가을도 저물어가는 때입니다.
어머니를 마지막으로 뵌 때가 1953년 정전회담 직전이었으니 68년이나 됩니다.
고향인 황해도 연백군 해성면 무릉리는 전쟁 전 38선 이남이었잖아요.
지금 교동도 무학리에서 서쪽으로 바로 보이는 곳이 해성면 무릉리에요.
38선이 그어졌을 때도 어머니와 같이 살던 고향인데, 휴전선을 그어서 못가게 만들었습니다.
그저 야속하고 죄송합니다.

전쟁이 나고도 저는 어머니 모시고 고향에 살았었지요
그러다가 1952년 정전회담이 진행되던 중이었어요.
고향 하늘엔 미군 폭격기가 포탄을 투하하고 바다에서는 연합군의 함포가 계속 포탄을 쏘는 상황이었으니, 너희라도 살아남아야 한다며 할아버지 할머니의 말씀에 따라 아버님과 큰 형님과 저 이렇게 셋이서만 고향 땅 바로 동쪽 교동도로 내려갔지요.

교동도로 피난은 갔지만 피난민은 많고 먹을 것이 없어서 어머니 계신 고향을 여러 번 찾아갔던 일 기억하시지요? 달이 없어 깜깜해진 저녁을 이용해서 배를 띄우고 고향을 찾아갔던 일 말이예요.
어머니는 보자마자 얼마나 배고팠냐며 먹을 것을 챙겨주시며, “여기 더 있다가 누구 눈에 띄면 위험하니 얼른 떠나라”는 할아버지 말씀을 듣고는 무거운 발길을 돌려 나오곤 했었어요.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외세가 자기들 마대로 들어와 우리를 갈라놓은 거잖아요.
우리가 잘못해서 분단된 것이 아니고 우리가 잘못해서 헤어진게 아닙니다.
그러면 헤어진 가족들 만나게 해주어야지요. 왜 제가 어머니를 만날 수 없었단 말인가요?
제가 어째서 할아버지, 할머니, 동생들을 만날 수 없다는 말인가요?
전쟁이 끝나면 곧 만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고향을 지척에 두고 이게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지금도 고향이 보이는 지척인 교동도 무학리를 찾아 갑니다.
고향에 있을 때 연을 날리다 보면 날아가 떨어진 곳이 어딘 줄 아세요?
바로 무학리 산이였어요.
그곳에 가서 고향땅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울다가 돌아가기를 해 왔어요.

어머니, 제가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해 드릴께요.
교동도 무학리에 1000년 넘은 은행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암나무에요. 지금도 열매가 잔뜩 열려요.
거기 팻말에 뭐라고 써 있는지 아세요? 북에 있는 숫컷 은행나무에서 매년 꽃가루가 날아와 수정을 하니, 은행이 열리게 된다는 것이에요.
어머니, 우리 살던 고향집 뒤에 있던 은행나무가 생각났어요.
그 은행나무도 천년은 된 건데요 바로 그 나무가 숫나무였어요.
나무는 떨어져 있어도 서로 정을 나누고 사네요.
어머니 재미있게 들으셨어요?

교동도에 잠깐 살다가 저는 영등포로 갔어요.
제가 고향의 대동중학교 2학년까지 다니다 전쟁을 맞았잖아요.
고향은 갈 수 없고 학교는 가야 할 것 같아서 영등포로 왔어요.
지금까지 영등포에서 살고 지냅니다.

교동도에 있는 동안 교동양조장에서 술배달을 하며 지내다 영등포 양평동으로 갔어요.
영등포로 가서 영도중학교 2학년에 다시 들어가 구두닦이도 하고 미군 하우스보이도 하며 영등포공고를 다녔어요.
영등포에서 그렇게 지내는데 아버지와 큰 형님이 찾아와 함께 지냈어요.
지금은 고향에서 함께 내려온 아버지와 큰 형님은 다 돌아가시고, 저와 제 가족들과 살고 있습니다.

북에 계신 어머님과 동생을 만나려고 이산가족 신청을 했으나 아무런 연락을 못 받아 한스럽기만 했죠.
뒤늦게 고향 해성면 소재 이산가족 중에서 어느 누가 상봉했다는 소식을 듣고 연락해 봤지만 연락이 안 닿았어요.
그저 죄송합니다.

어머니 한번이라도 뵐 수 없는 건가요?
단 한번도 연락도 못하고 만나지도 못하는 채로 살아온 날 들.
정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어떻게 해서라도 고향의 누구든 단 한번만이라도 만날 수 있으면 여한이 없겠어요.

(2020년 11월 8일 AOK한국 통일공감세미나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코로나 거리두기 3단계 가나? 확진자 역대 최다 1078명

일주일간 하루 평균 861명 환자 발생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법정 스님이 말한 침묵과 좌선이란

등록 :2020-12-16 09:30수정 :2020-12-16 09:31

 

법정 스님이 이끌던 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가 법정 스님의 미발표원고를 세상에 내놓기로 했다.

‘맑고향기롭게’는 자체 월간 소식지를 통해 △침묵 △좌선 △불자의 도리 등 3편의 미발표 원고를 공개하기로 했다. 이 원고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법정 스님이 썼으나 발표하지않고 있던 것들을 맏상좌이자 ‘맑고향기롭게’ 이사장인 덕조 스님이 간직하고 있던 것들이다.

이 가운데 ‘침묵’은 기존에 발표된 글 ‘침묵에 대하여’의 모세혈관을 살필 수 있는 원판격에 해당한다. 또 ‘좌선’은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법정식 좌선 방법을 설명해주고 있다. 법정 스님은 대중적 글쓰기의 달인이자 수행자답게 이 글을 통해 초심자도 참선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불자의 도리’ 는 잔소리꾼 법정 스님의 속내를 드러내는 글이다. 정신없는 세상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불자들을 바라보는 스님의 애잔한 속뜰의 정경이 섬세하게 나타난다. 겉으로는 무심한 척했지만 이번에 발표된 글에서 스님은 언제나 중생의 고통에 애간장을 태우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법정 스님이 입적 전 “10 년 동안 (전남 순천 송광사) 불일암으로 돌아가 수행에 정진하라”고 한 명에 따라 10년을 불일암에서 보낸 덕조 스님은 40년 넘게 침묵 속에 간직해온 법정 스님의 원고를 살피던중 미발표 원고를 발견하고 이를 세상에 전하기로 했다고 한다.

법정 스님이 은거했던 전남 순천 조계산 송광사 불일암에서 법정스님(오른쪽)과 맏상좌 덕조스님이 함께 앉아있다.
법정 스님이 은거했던 전남 순천 조계산 송광사 불일암에서 법정스님(오른쪽)과 맏상좌 덕조스님이 함께 앉아있다.

법정 스님이 지난 2010년3월11일 입적하기 전 기존 출판물들을 절판하라고 유언을 남긴지 10년만이다. 법정 스님이 절판 유언을 내렸으나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비롯한 저서들을 읽으려는 독자들의 성화에 따라 사실상 절판은 이뤄지지못했다.

‘맑고향기롭게’는 내년 1월호부터 미발표원고 외에도 ‘법정과 함께 떠나는 선지식 여행’을 시작한다. 법정 스님이 1970년대에 처음 번역한 뒤 2002년에 다시 고쳐 옮긴 <화엄경>의 ‘입법계품’을 읽는 강독 여행이다. 선재동자가 걸었던 천신만고의 수행을 따라가는 강독이다.

‘맑고향기롭게’측은 “<화엄경>의 ‘입법계품’에서는 동국역경원의 문을 열고 수 없이 경전을 옮기고 손 본 스님의 번역 솜씨가 여지없이 드러난다”며 “<어린왕자>의 주인공을 연상케하는 선재동자는 위없는 보리심을 실천하려는 불가 최고의 구도자로 그의 길을 따라가다 문득 우리가 만나는 것, 텅 빈 지혜의 호수에 비친 비구 법정의 이글이글 타오르는 차가운 불꽃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well/news/974427.html#csidxf09ef86d363c23ead4998987c5cc1b7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끝나도 끝나지 않은 미국 대선… 최악의 막장드라마

  • 기자명 강호석 기자
  •  
  •  승인 2020.12.15 15:37
  •  
  •  댓글 0
 
 

미국 대선 (6)

14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선거인단 투표에서 조 바이든 후보가 과반인 302표를 확보함으로써 사실상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도널드 트럼프 선거캠프 측이 제기한 경합지역 5곳의 부정투표 소송을 연방대법원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으로 남은 절차는 오는 1월 6일 연방의회가 상·하원 합동회의를 열어 주별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하고 승리자를 발표하는 일이다.

투표 41일 만에 미국 대선은 이렇게 끝나는가 싶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이날 새로운 반전 카드를 또 던졌다.

선거인단 투표에서 패한 트럼프 측이 ‘대체 선거인단(alternate slate of electors)’을 급조한 것.

트럼프 캠프는 대표적인 경합 주였던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위스콘신, 네바다, 미시간 주에서 ‘대체 선거인단’을 결성했고, 이들이 모두 트럼프 후보에게 몰표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이날 “우리가 경합 주에서 ‘대체 선거인단’이 투표한 결과를 연방 의회에 보낼 것이고, 이로써 우리의 모든 합법적인 구제책이 여전히 열려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선거인단이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측은 이들 5개 주에서 ‘선거 조작’이 이뤄졌기 때문에 합법적인 투표용지만 개표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 승리했고, 그 결과를 반영해 대체 선거인단이 구성돼 차기 대통령 선출을 위한 투표를 했기 때문에 연방 의회가 이를 합법적인 선거인단 투표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원의장을 겸임하는 펜스 부통령이 내년 1월 6일 연방 의회 회의를 주재하고,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한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이 펜스 부통령에게 압력을 가해 선거인단 개표 과정에 개입하도록 하는 ‘최악의 막장 드라마’를 연출할 수도 있다.

물론 트럼프 측의 이런 황당무계한 주장을 연방 의회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하지만 그때까지 미국 대선은 끝난 게 아니다.

임기 37일이 남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위터를 통해 최근 불화를 빚어온 윌리엄 바 법무장관을 해임해 건재를 과시했다.

바 장관은 바이든 후보의 아들 헌터가 연류된 일명 ‘헌터 게이트’ 수사 상황을 대중에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하여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샀다.

한편, 선거인단 투표를 앞둔 지난 주말 무기를 소지한 트럼프 지지자들이 연방 의회 앞에서 시위와 폭동을 일으켜 30명이 체포되었다. 이 과정에 4명이 흉기에 찔리고, 8명의 경찰이 부상을 당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라고 한 야구선수 요기 베라의 말은 이날 어쩐지 미개한 사회를 이끄는 독불장군의 주장처럼 들린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두 편의 영화에 담긴 이상한 사람들

강이슬 | 기사입력 2020/12/16 [06:44]
  •  
  •  
  • <a id="kakao-link-btn" style="font-variant-numeric: normal; font-variant-east-asian: normal; font-stretch: normal; font-size: 12px; line-height: 16px; font-family: dotum, 돋움, Arial; color: rgb(102, 102, 102); text-size-adjust: none;"></a>
  •  
  •  
  •  
  •  
 

▲ 영화 '이상한 사람들' 1부 마지막 장면. [사진출처-이상한 사람들 화면 갈무리]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는 이상한 사람들을 다룬 영화입니다.

 

첫 번째 영화는 제목부터가 ‘이상한 사람들’입니다.

 

이 영화는 미군 장갑차에 의해 4명의 국민들이 사망한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해 싸우는 대학생들의 활동을 다룬 영화입니다.

 

영화는 총 3부로 구성이 되어있는데요. 

 

1부 바라만 보아도 좋은 사람들, 2부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 3부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이렇게 3부작으로 총 1시간 50분 정도의 분량입니다.

 

요즘 시대에 주한미군 문제를 다룬다는 것 자체부터 이상한 일인데 이 대학생들은 그 문제를 걸고 두 달이 넘도록 농성을 벌이며 싸웠습니다.

 

그런데 더 이상한 것은 이 대학생들이 밝아도 너무 밝다는 것입니다.

 

영화 내내 깔깔거리며 웃고 즐거워합니다. 

 

또 그만큼 울고 외칩니다.

 

영화에 출연한 한 대학생은 “이번 활동을 통해서 운동이 행복하다는 걸 느꼈다”라고 말합니다.

 

그야말로 이상한 사람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면 그 이상한 사람들이 자꾸 기억에 맴돕니다. 

 

영화는 이 이상한 사람들이 어떻게 여론을 바꾸고, 어떻게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을 움직였으며, 어떻게 수없이 많은 연대단체를 주한미군 기지 앞으로 불러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유튜브에 공개되어있어서 누구나 시청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영화도 이상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영화 '나는 조선사람입니다'의 한 장면. 조선학교에 현재 다니는 재일동포 4세들. 조선학교 차별 철폐하라고 일본 문부성 앞에서 매주 금요일 집회를 하고 있다.   [출처-나는 조선사람입니다. 화면 갈무리]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라는 제목의 영화로 다큐창작소 김철민 감독의 영화입니다.

 

DMZ영화제에 출품되어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고, 서울독립영화제에도 상영됐을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이 영화는 재일조선인들의 삶을 정면에서 다뤘습니다.

 

재일동포 간첩단 사건, 조선학교, 한통련 등 한국 사회엔 잘 알려지지 않은 재일조선인들의 역사를 다뤘습니다.

 

이들은 일제 강점기 일본에 강제로 끌려간 분들로 해방이 되었는데도 그 후 70년 동안 단 하루도 해방을 살아보지 못했습니다. 

 

이 중 몇 분은 해방은커녕 분단의 아픔까지 덧씌워져 서울에 유학을 와서 간첩으로 조작됩니다.

 

결혼을 바로 앞두고 끌려가는 억이 막히는 일도 벌어집니다.

 

고문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얼굴이 파르르 떨리는 모습도 영화에 나옵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의 삶이 후회없노라, 행복했노라 말하며 미소 짓습니다.

 

그 어떤 고문이나 사형선고로도 부술 수 없는 미소입니다.

 

월급을 한 푼도 못 받아도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자신의 청춘을 바치는 조선학교 선생님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가득합니다.

 

남들이 볼 땐 고난과 시련으로 가득 찬 길인데 어떻게 저렇게 행복해할 수 있는지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게 됩니다. 

 

김철민 감독은 “일본의 시민사회 진영에서 조선학교를 보며 고마워한다. 일본이 갈수록 개인주의화 되어 걱정인데 조선학교를 보면서 공동체의 참모습을 느낀다며 조선학교가 있어서 다행이고 고맙다고 한다”라고 전합니다.

 

현재 이 영화는 공동체상영을 진행 중인데 코로나19로 인해 상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 속 동포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 어려움을 딛고 많은 이들의 가슴속으로 날아가 큰 감동을 안길 것입니다.

 

일본에서 진행된 상영회를 통해 먼저 영화를 본 재일동포들은 조국에 있는 우리들이 이 영화를 많이 봐주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이상한 사람들에 대한 영화가 많이 나올수록 더 좋은 세상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윤석열 만장일치 '정직 2개월'...징계위 "충분히 검토, 오더 없었다"

[현장] 판사사찰·채널A감찰·수사 방해·정치적 중립 위반 등 사유... 징계 양정 놓고 격론

 

20.12.16 04:14l최종 업데이트 20.12.16 08:32l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15일 오전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에 도착해 국무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오전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15일 오전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에 도착해 국무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오전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16일 새벽 윤석열 검찰총장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를 마친 정한중 징계위원장 직무대리가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혐의를 인정하고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렸다
▲  16일 새벽 윤석열 검찰총장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를 마친 정한중 징계위원장 직무대리가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혐의를 인정하고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렸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기사 보강 : 16일 오전 5시 20분]

-왜 이렇게 길어졌습니까.
"징계 양정이 (계속) 일치되지 않았습니다."

17시간 30분. 하루를 꼬박 지새운 '윤석열 징계위원회'의 결론은 정직 2개월로 마무리됐다. 징계위는 지난 15일 오전 10시 30분에 시작해 다음날인 16일 오전 4시께 종료됐다.

해임부터 정직 6개월까지 나왔지만 최종 결론은 '정직 2개월'

 
 법무부 징계위 정한중 위원장이 7시간이 넘는 징계위 회의 내용을 정리한 메모. 정 위원장은 이 메모를 기자들에게 브리핑했다.
▲  법무부 징계위 정한중 위원장이 7시간이 넘는 징계위 회의 내용을 정리한 메모.
ⓒ 조혜지

관련사진보기


정한중 징계위원장 대리는 16일 오전 4시 10분께 피곤한 얼굴로 과천 법무부 청사 1층으로 내려와 취재진 앞에 서서 이 같은 결과를 전달했다. "해임부터 정직 4개월, 6개월까지 다양했다"며 과반수 의결을 좁힐 때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양정에 대해선 국민의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도 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윤 총장에 징계를 청구하며 적용한 혐의 6가지 중에선 재판부 불법 사찰과 채널A사건 감찰 및 수사 방해, 정치적 중립 의심 등에 따른 품위 손상 등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위는 특히 감찰 불응이나 사건 관계인인 중앙홀딩스 홍석현 회장 등 언론 사주와의 만남은 불문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불문(不問)이란 징계 대상에는 해당하나 비위 행위가 업무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과실에 해당한다고 보고 징계 사유로 인정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정 위원장 대리는 "(언론 사주 만남은) 부적절하지만 징계까지 하기에 미약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나 법무부장관의 오더(지시)를 받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엔 "오더 같은 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징계위는 또한 채널A사건 감찰 관련 정보 유출 의혹이나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감찰 관련 감찰 방해는 무혐의로 결정했다.

윤 총장 측 특별변호인들이 제기한 방어권 무시 주장이나 '결론을 정해놓고 심의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직접 반박했다. 정 위원장은 "모든 절차에서 충분히 기회를 줬고, (최후진술도) 1시간 정도면 할 줄 알았는데 포기했다"면서 "결과를 정해놓고 했다면 이렇게 결론이 계속 안 났겠나"고 말했다.

류혁 법무부 감찰관과 이정화 대전지검 검사 등이 새로운 주장과 자료를 제출하면서 추가 검토가 필요함에도 징계위를 연기하지 않았다는 불만에 대해선 "그렇게 (자료가) 많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증인으로 세운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을 돌연 취소한 배경은 "불출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심 국장은 같은 날 오전 5시께 법무부 청사를 빠져나갔다.

징계위 결론은 16일 오전 추미애 법무부장관에 보고돼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용구 법무부차관은 징계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다양한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렸다"면서 "늦은 시각이라 (추 장관이) 주무셔서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윤 총장 측 징계 무효 소송 진행할까

 
 윤석열 검찰총장 측 특별변호인 손경식(왼쪽부터)·이석웅·이완규 변호사가 15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윤 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를 마친 후 건물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윤석열 검찰총장 측 특별변호인 손경식(왼쪽부터)·이석웅·이완규 변호사가 15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윤 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를 마친 후 건물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한편, 윤 총장은 곧바로 불복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 측 변호인들은 특히 징계 청구부터 징계위 종료에 이르기까지 줄곧 절차 하자를 강조하는 데 총력을 집중했다.

청구 근거가 빈약하다는 주장부터 징계위원 구성 요건 미비와 징계위원 선정에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는 문제제기가 그것이다. 막바지 회의에선 최종진술을 거부하면서까지 방어권을 보장받지 못했다는 논리를 쌓았다. 일각에선 징계 결론에 대한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을 미리 염두에 둔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윤 총장 측 이완규 변호사는 앞서 징계위 참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절차 자체가 위법하고 부당하므로 승복할 수 없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태그:#윤석열, #법무부장관, #검찰총장, #추미애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