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3조 투입에도 수질 오염 심각
정부, 처음으로 ‘바닷물 영향’ 평가
서해보다 1.5m 낮은 수위 유지하며
해수량 6.5배 늘려야 개선 효과 커
올해 안 새만금 기본계획 반영 예정
2010년 4월20일 헬기에서 바라본 새만금방조제 위로 군산과 부안을 연결하는 33㎞의 도로가 나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새만금 유역의 물을 농업·도시 용수로 사용할 수 있도록 수질을 높이려면 해수 유통을 해야 한다는 정부의 연구용역 보고서가 나왔다. 지난 10년 동안 새만금 유역 2단계 수질대책에 3조원이 투입됐는데도, 바닷물이 제대로 흐르지 않았던 새만금호의 수질이 더 악화된 사실도 확인됐다. 세계 최대 규모의 간척사업(409㎢·서울 면적의 약 3분의 2)이자 지난 29년간 한국 사회의 대표적 환경 갈등 사례였던 새만금 사업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6일 <한겨레>는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환경부가 국회에 제출한 ‘새만금 2단계 수질개선 종합대책 종합평가 결과 및 향후 추진계획’ 보고서를 입수했다. 이 보고서는 환경부가 연구용역을 의뢰한 전북녹색환경지원센터(환경전문연구기관) 등이 수질대책 추진 상황과 유량 조건, 해수 유통량(갑문 운영)의 조건에 따라 새만금호와 상류지역인 만경·동진강 수역의 미래 수질을 예측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서해 평균 해수면보다 새만금호 수면이 1.5m 낮게 유지되는 조건에서 바닷물을 흐르게 했을 때, 수질 개선에 미치는 영향이 유역 2단계 수질대책에 3조원이 투입됐는데도, 바닷물이 제대로 흐르지 않았던 새만금호의 수질이 더 악화된 사실도 확인됐다. 세계 최대 규모의 간척사업(409㎢·서울 면적의 약 3분의 2)이자 지난 29년간 한국 사회의 대표적 환경 갈등 사례였던 새만금 사업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6일 <한겨레>는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환경부가 국회에 제출한 ‘새만금 2단계 수질개선 종합대책 종합평가 결과 및 향후 추진계획’ 보고서를 입수했다. 이 보고서는 환경부가 연구용역을 의뢰한 전북녹색환경지원센터(환경전문연구기관) 등이 수질대책 추진 상황과 유량 조건, 해수 유통량(갑문 운영)의 조건에 따라 새만금호와 상류지역인 만경·동진강 수역의 미래 수질을 예측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서해 평균 해수면보다 새만금호 수면이 1.5m 가장 크다는 것이 조사 결과의 핵심 내용이다. 1.5m는 역류 현상이 일어나지 않아 기존에 호수 안에 조성한 토지 이용이 가능하고 해수 유통도 가능한 높이다.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호수와 통하는 바닷물의 양을 현재(한 해 36억800만톤)보다 6.5배(한 해 235억9천만톤) 더 흐르게 했을 때 수질이 가장 안정적인 것으로 예측됐다.
만경·동진 수역의 농업용수는 목표 수질인 4등급이 가능했다. 도시용수가 필요한 동진강 유역에서는 오염기준(COD, T-P)이 목표 수질인 3등급의 경계에 있는 것으로 나왔지만, 2단계 수질대책 완료까지 고려하면 목표 수질인 3등급의 물을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 다만 농업용수로 이용하려면 염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반면 해수 유통이 차단되어 새만금호가 담수화될 경우, 수질대책을 시행하더라도 농업용수와 도시용수 확보가 곤란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현재 수준의 바닷물을 유통하면 농업용수는 확보하지만 일부 도시지역에서는 수질기준에 맞는 물을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환경부는 이를 토대로 호수 내 오염원 관리 대책과 배수갑문을 운영하는 시나리오별 후속 대책 등 복수의 안을 마련해, 새달 새만금위원회 전체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다. 평가 결과는 국무총리실 소속 심의위원회인 새만금위원회에 전달돼 연내 새만금 기본계획을 정할 때 반영된다. 장기적으로 담수화를 못박은 새만금 기본계획이 변경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는 형법상 낙태죄에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1953년 형법 제정 후 66년, 그리고 2012년 헌재의 낙태죄 합헌 판결 후 7년 만의 일이었다. 원치 않은 임신과 출산, 여성의 몸에 대한 통제로부터 해방의 길이 열리는 듯했다.
헌재의 결정에 따라 올해 말까지 대체 입법이 마련돼야 하지만 21대 국회에서는 아직 관련 법안이 한 건도 발의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에야 정부가 관계부처와 논의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정부가 준비하는 안은 임신 14주 이내에는 허용하고 14주에서 22주 사이에는 사회 경제적 이유가 있을 때만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안이다. 22주가 넘어가면 현행 처벌 조항이 그대로 적용된다. 즉, 낙태죄를 폐지하지 않고 처벌 기준을 완화하겠다는 셈이다.
이는 지난 8월 법무부 자문기구인 양성평등정책위원회의 '임신중지 비범죄화' 권고는 물론, 재생산권을 보장하라는 여성계의 요구에 한참 못 미치는 안이다. 여성계는 줄곧 "임신 주수에 따른 제한은 개인의 신체적 차이를 고려하지 못해 실효성이 없"으며 "처벌은 임신중지를 음성화할 뿐, 비범죄화 하더라도 임신중지 비율이 늘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석 달 남짓 남은 낙태죄의 시효를 두고 <프레시안>은 임신중지가 비범죄화돼야 하는 이유와 재생산권 보장의 필요성에 대해 네 편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우리는 충분하고 숙련된 지역 의료 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요구합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자신의 몸에 대한 결정을 했다는 이유로 범죄자가 되지 않을 것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임신중지가 개별 의사의 개인적 재량에 달려 있지 않은 의료 서비스가 될 것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건강보험조합이 다른 표준화 된 의료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임신중지 비용을 부담할 것을 요구합니다. 이 모든 것은 형법 218조(218 StGB)를 폐지해야만 가능합니다. 즉, 형법에서 낙태를 삭제하여 합법화해야 합니다."
위의 내용은 독일 형법 218조의 폐지를 요구하며 얼마 전 국제 서명운동 사이트인 Change.org에 올라온 글의 일부이다. 독일에서도 '낙태죄' 폐지 요구는 현재진행형이다. 나치 시대 때 만들어진 '낙태죄' 조항이 여전히 형법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독일 형법 218조는 임신중지를 한 여성에게 벌금 또는 최대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의하면 성폭력으로 인한 임신이거나 의학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경우, 임신 12주 이내에 상담을 받고 3일의 숙려 기간을 거친 경우가 아니면 모두 불법에 해당한다.
작년 3월까지 219조a 조항에 따라 임신중지를 시행하는 의사와 병원이, 자신의 병원에서 임신중지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처벌을 받을 수 있었다. 현재 이 조항은 개정되었지만 여전히 '임신중지 시술을 한다'는 사실 외에는 임신중지에 관한 어떤 정보도 알릴 수가 없다. 이런 현실 때문에 독일의 의료인들은 여전히 의과대학에서 임신중지에 관한 교육 시간은 90분 정도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상담과 숙려기간', '주수에 따른 허용'?..."시기만 늦출 뿐"
또한 임신중지의 의무조항인 '상담과 숙려기간'은 실질적으로 이른 시기에 안전한 임신중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만들었다. '12주까지는 허용', '상담과 숙려기간의 제공'과 같은 수사로 마치 이것이 여성들을 위한 제도인 양 알려졌지만, 실상은 형법상의 처벌 조항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임신 주수에 따른 제한이나 의무 상담, 강제 숙려기간 제도는 역설적으로 여성이 임신중지에 필요한 정보를 얻거나 제때 적절한 처치를 받는 것을 가로막아 여성들의 건강과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독일과 비슷한 방식으로 법을 개정한 국가들에 나타나고 있다. 아일랜드의 경우 지난 2018년 비슷한 방식으로 법을 개정했다. 그러자 상담과 숙려기간 의무제 때문에 되레 임신중지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했다.
가령 상담과 숙려기간 의무제 때문에 3일 전에 상담을 받았던 의사가 3일 후 재방문 했을 때 부재한 상태라면 다시 상담을 받고 3일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 사이 임신 12주를 넘기기도 했다. 상담과 숙려기간 의무제 때문에 합법이던 임신중지가 불법이 되어버리는 상황도 발생했다.
숙려기간은 임신중지 선택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도 않았다. '처벌과 허용' 구도를 벗어나지 못한 낙태죄는 실효성이 없었다. 처벌을 피하기 위해 출산을 결심하는 여성도, 처벌받지 않기 때문에 임신을 하는 여성도 없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많은 아일랜드의 여성들이 영국이나 네덜란드 등 다른 나라로 임신중지를 하러 가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
실패한 규제 조치를 도입하겠다는 문재인 정부
지금 정부가 내놓은 '낙태죄'의 개정 입법안은 이처럼 많은 문제들을 드러내며 보건의료 정책상으로도, 성과 재생산 권리의 보장 측면에서도 완전히 실패한 해외 법제의 종합판이다.
상담과 숙려기간의 의무화에 의료인의 거부권까지 더해지면 여성들은 상담을 하기 위한 기관을 찾아야 하고 다시 돌아와 임신중지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해당 병원이나 의사가 거부하면 또 다른 병원을 찾아야 하는데 서울 외 지역에는 그나마 찾아갈 수 있는 산부인과조차 매우 적다.
직장이나 학교에 다니고 있다면, 다른 자녀를 키우고 있거나 폭력이나 학대 상황에 있다면, 이 과정 자체가 또 다른 고통이 될 것이다. 성폭력이든 다른 사회·경제적 사유든 여성들은 그에 필요한 권리를 보장받는 대신 자신의 상황을 입증해야 하는 조건에 놓인다.
또한 독일의 현 상황처럼 보건의료인들도 최신의 의료 정보와 기술에서 뒤쳐지게 되고 다시 그만큼 여성들은 더 나은 의료 환경으로부터 멀어지게 될 것이다.
이미 30~40년 전부터 임신중지를 제한적으로 허용했던 여러 국가에서 이런 폐해가 확인되었기에 이제 세계보건기구,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유엔 자유권위원회, 세계산부인과학회를 비롯한 여러 국제기구들은 안전한 임신중지에 영향을 미치는 법·정책적 규제 조치와 처벌 조항을 삭제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정부의 입법예고안은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 뿐 아니라 국제 사회의 이런 권고에도 완전히 역행하는 조치인 것이다.
처벌이 아닌 권리의 첫 페이지를 쓸 때다
독일 형법 218조의 '낙태죄'는 "나치 시대의 형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독일 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낙태죄'는 나치 시대의 법, 식민지 시대의 법, 독재 시대의 법으로 남아있다. 주수나 특정 사유를 통한 허용 방식도 마찬가지다. 삶의 조건을 책임져야 할 국가의 의무를 여성과 의사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더욱이 '임신중지가 가능한 사유'는 우생학적 기준으로 '태어나지 말아야 하는 생명'을 선별해 강제 낙태를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왔다.
지금까지 수많은 여성들이 홀로 감당해야 했던 임신중지의 시간들은 사회·경제적 불평등, 폭력, 차별과 낙인을 방치하고 여성의 몸을 인구정책의 도구로 삼아온 국가폭력의 역사이다. 2020년의 우리는 이런 무책임하고 차별적인 역사로부터 단절해야 한다. 처벌이 아니라 공공의료 체계를 통한 안전한 임신중지, 성과 재생산 권리를 보장하는 법과 정책이 새로운 역사의 첫 페이지로 등장할 수 있게 해야 할 때이다. 형법 '낙태죄'의 온전한 폐지로 그 시작을 열어야 한다.
상주들은 큰엄마를 보자 금방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 부모를 잃은 어린 아이의 서러움과 애처로움이었다. 이미 중년이 돼도 부모를 잃으면 모두 이렇게 어린아이처럼 불안해하고 어쩌지를 못한다. 생전에 일흔이 넘은 아버지가 어느날 회심곡을 들으시다가 "난 이제 아버지도 엄마도 없는 고아다"라면서 몹시 슬퍼하시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부모를 잃은 자식들은 그렇다. 늘 서럽다. 나이와는 상관없이 그렇다.
엄마와 작은 어머니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부둥켜 안고 서글프게 울기 시작했다. 두 분은 그렇게 한동안 아주 서럽게 '곡'을 했다. 두 분의 '곡소리'에는 스무살이 조금 넘은 꽃 다운 나이에 변씨네로 시집 와서 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던 긴 세월이 담겨 있었다. 이상하게도 두 분의 곡소리가 내 귀에는 '대화'처럼 들렸다.
'아이고 형님, 아이고 형님, 아이고... 이렇게 허망하게 가네요. 저 사람이. 긴 시간 병상에 누워 고생만 하다가 갔어요. 이제 전 어떻게 살아요. 미우나 고우나 그래도 저 사람 보고 살았는데... 아이고 형님...'
'아이고 자네가 기운을 내야지. 아이고... 자네도 할 만큼 했네... 이제 잘 보내야지. 간 사람은 간 거고... 자네도 그동안 너무 힘들었잖은가...'
'아이고... 아이고...'
마루바닥에 엎드려서 두 분은 그렇게 서로를 위로하는 '곡'을 했다. 피가 섞인 형제는 아니지만 두 분은 누구보다 속속 저간의 사정을 꿰뚫고 있을 것이니 엄마의 눈에는 작은 엄마가 몹시 안스러워보였을 것이고, 작은 엄마에게도 엄마는 그 모진 세월을 알아주는 유일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두 분의 곡소리가 자식들의 폐부를 찔러댔다. 뒤에 선 두 분의 자식들도 함께 눈물을 쏟았다.
그때 늙은 엄마는 집 안의 '제일 큰 어른'이었다. 작은 엄마와 상주들이 서럽게 쏟아내는 울음을 다 받아주고 다독여 주는 맏어른이었다.
난 그때 좀 거창하게 말을 하면 종부의 '위엄'을 본 것 같았다. 엄마는 학식이 뛰어나지도 않고 따로 종부의 행실에 대해서 교육을 받은 적은 없지만, 엄마 나름의 종부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엄마는 늘 당신으로 인해 '한 집안에 내려오는 전통과 가문이 흐트러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하신다. 늘 당신이 베풀고 넉넉하게 마음을 썼다. 입과 몸가짐이 가볍지 않았고 말을 앞세우기보다는 행동이 빨랐다. 당신이 하신 일을 생색 내지도 않았고 불편한 심정을 밖으로 드러내는 법도 없었다. 남을 시키기보다는 당신이 먼저 했다. 힘들다고 하소연을 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저 '묵묵히' 종부로서의 자신의 삶을 살았다.
큰 일이 있을 때면 늘 엄마와 크고 작은 실랑이가 일었다.
"왜 엄마 혼자서 다 해? 작은 집에서는 아무도 안 오는데?"
"왜 작은 어머니들이 할 일을 왜 우리가 해야 하는데?"
"딸은 오지도 말라면서 왜 일은 우리한테 시켜? 그러니까 이번엔 양도 줄이고 좀 사다 하자."
그럴 때도 엄마는 아무 소리 않고 당신의 일을 했다. 미련 맞아 보일만큼 말이다.
엄마가 생각하는 종부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가풍과 전통을 따르고 잘 유지되도록 하는 것', 구체적으로는 조상의 제사를 잘 모시는 것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엄마는 1년에 열 번이 넘는 기제사와 종중 제사를 힘들다 소리 한번 안하시고 지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그만하실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챙겼다. 그것이 당신의 도리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조상님들에게 죄를 짓는 것 같다고, 마음이 편하지 않단다. 엄마는 팔십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다. 그렇다고 요즘 사람들이 명절 증후군을 앓고, 시가에 가기 싫어하고, 제사 문제로 다투는 것을 이해못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당신이 평생 맞다고 걸어온 그 길을 가고 싶어할 뿐이다.
"엄마는 그런 게 좋았어. 힘들다거나 귀찮다는 생각도 안 들었어. 명절이면 식구들 다 같이 모여서 얼굴 보고 하면 얼마나 좋아? 옛날에 1년에 열 번이 넘게 제사를 지낼 때도 엄마가 힘들다고 하는 거 봤니?"
엄마 말이 맞다. 단 한번도 엄마에게서 '힘들다, 내가 왜 변씨네 와서 이 고생이냐'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한때는 '왜 여자만 남자집에 가서 모르는 친척들을 위해 며칠동안 고생을 해야 하느냐? 여자가 그 집 식모냐?'라고 악악대던 나도 지금은 그냥 엄마의 삶을 존중해 드리려고 한다. 전근대적이니 굴종적이니, 부당하다느니, 여권이 어떠니 하는 말들로 엄마의 삶을 상처내고 싶지 않다.
에피소드, 팔순 엄마의 '한 건'
집에 돌아와 엄마와 이런 저련 얘기를 나눴다.
"발인 전날밤 10시가 넘어 내일 납골당에 모신 다음 마지막 제사 제물을 준비했냐고 물었더니 다들 그 생각은 하지 못했던 거라. 그제서야 제물을 챙긴다고 분주해서는... 으그..."
"맨날 그렇게 했는데 왜 그랬을까."
"그러게 말이다. 아니 맨날 제사를 지내면 뭐해. 그 많은 사람들 중에 그거 하나 못챙기고. □□이가 그러더라. 큰엄마가 말씀해주지 않으셨으면 어쩔 뻔 했냐고. 몇 번이나 감사하다고 하더라."
엄마는 그렇게 '한 건' 한 것이 좋으셨던 모양이다. 집 안의 큰 어른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신 것이 못내 자랑스러우셨나보다. 몇 번이나 '의기양양'하게 그 얘기를 하셨다.
"엄마 맞아. 엄마는 우리 집안의 큰 버팀목이야."
노인 한 명은 도서관 하나와 맞먹는다고 한다. 살아온 인생만큼의 지혜가 가득하다는 말일 게다. 비록 보잘 것 없는 변씨 가문이지만, 한 가문의 종부로서의 엄마의 삶... '당신은 누구보다도 가치 있는 삶을 사셨습니다'라고 말씀해드리고 싶다.
▲ 신상철 전 조사위원이 6일 2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1심재판 당시 모습. [자료사진 - 통일뉴스]
천안함 사건에 의혹을 제기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10년째 재판을 받아온 신상철 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위원이 6일 2심 선고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윤강열 부장판사)는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학문의 자유’와 ‘중요한 공익적 관심사’라는 이유 등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원심(1심) 재판부는 2016년 1월 25일 검찰의 공소사실 34건 중 32건을 무죄로 선고했지만 ‘고의 구조 지연’과 ‘고의 증거 인멸’을 주장한 두 건의 게시글에 대해 비방목적이 인정된다며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재판장 “중요한 공익적 관심사에 대한 논쟁 봉쇄할 우려”
<미디어오늘> 6일자 보도에 따르면, 윤강열 재판장은 판결요지에서 “피고가 좌초후 충돌 주장하면서 사실여부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 포함되고 다소 과격하고 공격적 표현은 비난할 부분이 있고, 내용과 표현의 부적절성의 경우 비판의 여지가 크다”면서도 “그렇다고 형사처벌해서는 안 되고 학문의 자유 영역에서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피고가 게시한 글의 전체적 내용에 비춰볼 때 천안함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침몰원인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촉구했고, 사고원인에 관한 합조단 발표를 분석 비판해, 사고원인에 대한 본인 나름의 분석을 제시해 공익 목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을 확대해석해, 겉으로 드러난 표현만으로 처벌할 경우 중요한 공익적 관심사에 대한 논쟁을 봉쇄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 우선 고려된다”고 무죄선고 이유를 분명히 했다.
▲ 2심재판부도 1심재판부와 같이 민군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를 그대로 인정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천안함 사건은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인근 해안에서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절단, 침몰해 40명의 군장병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된 사건으로 민군 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은 북한에서 제조한 감응어뢰의 강력한 수중폭발에 의해 선체가 절단되어 침몰한 것으로 판단”한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신상철 전 조사위원은 이같은 조사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좌초후 잠수함 충돌 가능성 등을 제기하며 진상규명을 요구하다 김태영 당시 국방장관과 윤종성 당시 민군합조단장, 현역 장교 등으로부터 개인 명의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당했다.
신상철 “사고원인에 대한 진실규명이 종료된 것은 아니다”
▲ 신상철 전 조사위원은 “이 사건이 제 인생에서 50대의 10년을 완전히 가져가 버렸다”고 말했다. 사진은 2011년 11월 인터뷰 당시 모습. [자료사진 - 통일뉴스]
신상철 전 조사위원은 6일 승소 후 <통일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재판부가 사고의 원인에 대해서는 1심판결을 그대로 원용하고 있는 부분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라면서 “저에 대한 명예훼손이 무죄판결이 났다고 해서 그 사고원인에 대한 진실규명이 종료가 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노력은 계속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그 숙제는 사실상 현 정부, 그리고 언론에게 과제가 넘어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신 전 위원은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 추천 조사위원이었음을 상기시키고 “결과적으로 현 민주당도 사실 민주당의 추천 조사위원인 저로부터 브리핑을 받은 사실이 없기 때문에 그러한 과정도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짚고 “진실규명의 과제 역시 여당인 민주당의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특히 “남북 간의 관계개선을 갈망하고 있는 현 정부 입장으로 봤을 때에, 이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이나 명쾌한 정리 없이 서로 대화를 한다거나 관계개선, 또는 평화모색이라는 것은 불가능한 것 아니겠느냐”며 “북한의 수중 공격에 의한 소행이라면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이에 대한 인정과 사과를 받아야 할 것이고, 만약에 남쪽의 조작에 의한 것이라면 우리는 북쪽에 누명 씌운 것에 대해서 사죄하고 또 유엔까지 가서 거짓 발표를 한 것에 대해 전 세계에 사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상철 전 조사위원은 “사실 이 사건이 제 인생에서 50대의 10년을 완전히 가져가 버렸다”며 “이런 사건을 통해서 우리가 정말 밝혀야 할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가르쳐줄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진실이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이라는 것을 더욱더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현재의 판결이 반쪽짜리 판결이라는 점에서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고 개인적 소회를 밝혔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추진하던 2015년 입찰 참여 ‘1’건…건설 직원 900명 이상 감축
조한무 기자 chm@vop.co.kr
발행 2020-10-06 20:03:51
수정 2020-10-06 20: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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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18일 오전 9시부터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성물산 건설부문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있다.ⓒ뉴시스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추진되던 시기, ‘래미안’을 짓는 삼성물산 건설 부문 직원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승계에 도움이 되기 위해 삼성물산 몸집을 줄이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부당하게 피해를 봤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부회장 승계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4년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삼성물산 건설부문 직원 660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직원의 8.32%가 승계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구조조정 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물산은 2010년대 들어 직원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2011년 6,100명이던 직원은 3년 뒤인 2014년 1분기 7,930명으로 30% 가까이 급증했다. 그러다 이 부회장 승계 작업이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진 2014년 들어 갑작스럽게 인원이 줄어든다. 2014년 매 분기 평균 100명 가까이 회사를 떠났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직전인 2015년 1분기에는 373명의 직원이 정든 회사를 떠났다. 당시 업계에선 “삼성물산이 하급 직원들에게까지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는 말이 돌았다.
비슷한 시기 경쟁사인 대우건설은 직원이 오히려 늘었고, 규모가 비등한 현대건설과 GS건설은 100명 안팎의 변동이 있을 뿐이었다.
경쟁사 수주전 치열한데 삼성물산 뒷짐…수익성 위주 사업 선별 주장도 근거 미약
삼성물산 직원들이 줄어든 이유는 삼성물산의 재건축·재개발 수주 상황과 상당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직원들이 줄어든 2014년과 2015년 서울 강남 등지의 노른자 땅에서 진행되는 재건축·재개발 수주전에서 사실상 모습을 감췄다.
삼성물산은 2014년 강남구 상아3차, 서초구 방배3구역, 양천구 목제1구역 등 서울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래미안 브랜드로 압도적 1위를 달리던 삼성물산이 빠지면서 강남구는 현대산업개발이, 서초구는 GS건설이, 목동은 롯데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있었던 2015년에도 비슷한 현상이 반복됐다. 2015년 사업비 각각 2천억원(행당6구역), 3천800억원(고덕주공6단지) 재건축 사업에 삼성물산은 참여하지 않았고 결국 GS건설이 두 사업 모두를 싹쓸이했다. 같은해 최대규모 재개발 사업인 동대문구 재개발 사업에도 삼성물산은 참전하지 않았다. 당시 재개발 사업은 1조2천억원·4043세대 규모였는데 결국 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컨소시엄을 꾸려 사업을 수주했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신규 물량을 받지 않고, 기존 현장이 완공되면 담당자들을 내보내면서 직원이 줄어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8년 9월 1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김슬찬 기자
재건축 규제 완화로 호황기 맞았는데 입찰 참여 1건
2015년 삼성물산의 수주 기피는 비정상적인 경영 전략으로 비쳤다. 무엇보다 시장 여건이 긍정적이었다. 정부가 재건축 활성화를 위해 관련 규제를 푼 것이다. 2014년 9월 재건축 연한을 기존 준공 후 40년에서 30년으로 완화한 데 이어 이듬해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적용을 유예했다.
삼성물산도 2015년을 주택 시장 호황기로 평가했다. 해당연도 사업보고서에서 정부의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와 저금리 정책에 따른 주택·부동산 시장 호조로 국내 건설 시장이 사상 최대인 158조원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래미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삼성물산이 2000년 론칭한 래미안은 국내 1세대 아파트 브랜드로 줄곧 업계에서 호평을 받았다. 삼성물산은 래미안이 국가고객만족도(NCSI) 한국산업브랜드파워(K-BPI)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NBCI) 등에서 10년 이상 연속 1위를 기록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건설 업계에서 주택 사업을 중심으로 한 국내 시장을 세계 건설 시장 침체 국면에서 실적을 만회할 돌파구로 여겨졌다. 2015년 세계 건설 시장은 중국 경제성장 둔화, 유럽 경기침체, 저유가 영향으로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삼성물산은 해외 사업 부실 수주로 실적 악화도 겪고 있었다. 2015년 건설 부문에서 약 774억원의 적자를 냈다. 호주 로이힐 광산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채굴한 철광석을 처리하기 위한 항만·철도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었는데, 기상이변으로 공기를 맞추지 못해 매달 수 백억원의 보상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삼성물산은 향후 발생할 잠재손실을 미리 회계에 반영했다. 게다가 해당 사업은 2013년 수주 당시부터 일각에서 저가 수주 지적을 받기도 했다.
국내 주택 시장 호황·해외 시장 악화·사업성 악화 등 입찰에 적극 나서야 할 유인이 여럿 상존했으나 삼성물산은 재건축·재개발 수주를 구태여 외면했다.
래미안 아트리치ⓒ기타
삼성물산 주가 낮춰야 했던 이재용…시너지 효과는 공염불이었다
삼성물산이 수주를 기피한 건 이 부회장 승계를 위함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 주가가 낮게 평가돼야 유리한 상황이었다. 이 부회장이 보유한 제일모직 지분은 23.2%였고, 삼성물산 주식은 하나도 갖고 있지 않았다. 합병이 성사되면,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4.06%에 대해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015년 5월 26일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했다. 합병 비율은 삼성물산 주식 3주와 제일모직 주식 1주를 맞바꾸는 0.35:1로 결정됐다. 합병 비율은 이사회 직전 1개월 주가를 기준으로 한다. 이 부회장은 2015년 5월까지 주가를 낮춰야 할 유인이 있었던 셈이다. 삼성물산 매출액은 제일모직보다 5.5배, 총자산은 3배 많았으나, 현저히 저평가된 채로 합병이 이뤄졌다.
실제 삼성물산 주가는 2015년 상반기 건설 경기가 호황인 가운데 유독 하락세를 보였다. 2015년 1월 2일 6만700원이던 삼성물산 주가는 같은해 5월 22일 5만5,300원으로 8.9%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건설업 주가지수는 28.7% 상승했다. 주요 경쟁사인 GS건설(33.0%)·대우건설(31.5%)·대림산업(29.6%)·현대건설(17%) 모두 주가가 크게 올랐다. 업계는 상승장을 누리는데 삼성물산만 곤두박질쳤다. 이 부회장 등 경영진이 의도적으로 주가를 내리눌렀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시공사 입찰은 건설사에게 봄철 모내기와 같다. 시공사로 선정이 되면 이후 조합과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해 분양·공사에 들어간다. 시공사 선정은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의미가 있어, 기업 가치를 선제적으로 반영하는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 증권가에서도 건설사 주가 상승을 시공사 선정 영향으로 풀이하는 경우가 많다.
증권가도 삼성물산 주가 부진 원인으로 주택 정비 사업 수주 기피를 꼽았다. 현대차증권은 2015년 4월 보고서에서 “삼성물산 주가는 대형 타 건설사에 비해 주가 상승률이 높지 않은데,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주택공급 계획과 매출액 감소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KDB대우증권은 “부동산 업황 개선에도 분양물량 증가 폭이 경쟁사 대비 크지 않아 주택 매출 증가 속도가 빠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KTB투자증권도 5월 삼성물산 주가 부진 원인으로 소극적인 주택사업 전개를 들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합병이 시너지를 내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렇다 할 합병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시너지로 기업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면 합병 전후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할 이유가 없다. 이후에도 합병법인 건설 부문 직원은 매년 감축을 거듭해 올해 상반기 기준 5,500명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사업 실적도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주주에게 합병 찬성을 호소하면서, ‘2020년 매출 60조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해 합병법인 매출액은 31조원에서 못 미쳤다.
고용은 줄고 사업 시너지도 없다. 합병이 사업적 판단보다 이 부회장 승계를 위한 포석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1일 이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 11명을 자본시장법(부정거래·시세조종), 외부감사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오는 22일에는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릴 예정이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경영권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0.06.08ⓒ김철수 기자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는 형법상 낙태죄에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1953년 형법 제정 후 66년, 그리고 2012년 헌재의 낙태죄 합헌 판결 후 7년 만의 일이었다. 원치 않은 임신과 출산, 여성의 몸에 대한 통제로부터 해방의 길이 열리는 듯했다.
헌재의 결정에 따라 올해 말까지 대체 입법이 마련돼야 하지만 21대 국회에서는 아직 관련 법안이 한 건도 발의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에야 정부가 관계부처와 논의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정부가 준비하는 안은 임신 14주 이내에는 허용하고 14주에서 22주 사이에는 사회 경제적 이유가 있을 때만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안이다. 22주가 넘어가면 현행 처벌 조항이 그대로 적용된다. 즉, 낙태죄를 폐지하지 않고 처벌 기준을 완화하겠다는 셈이다.
이는 지난 8월 법무부 자문기구인 양성평등정책위원회의 '임신중지 비범죄화' 권고는 물론, 재생산권을 보장하라는 여성계의 요구에 한참 못 미치는 안이다. 여성계는 줄곧 "임신 주수에 따른 제한은 개인의 신체적 차이를 고려하지 못해 실효성이 없"으며 "처벌은 임신중지를 음성화할 뿐, 비범죄화 하더라도 임신중지 비율이 늘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석 달 남짓 남은 낙태죄의 시효를 두고 <프레시안>은 임신중지가 비범죄화돼야 하는 이유와 재생산권 보장의 필요성에 대해 네 편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헌법재판소가 2019년 4월 11일 임신한 여성의 자기낙태 및 임신한 여성의 승낙을 받아 낙태한 의사를 처벌하는 형법 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2017헌바172, 이하 '이 사건 결정'이라 함)을 하면서 정한 입법 시한이 채 3개월도 남지 않았다.
지난 8월 21일 법무부 양성평등정책위원회에서는 '처벌에서 지원으로' 패러다임을 전환, 낙태죄를 전면 폐지하고 '성과 재생산 건강 및 권리'(이하 '재생산권'이라 함)를 보장하도록 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정부도 입법 절차에 착수한 듯 하다. 낙태를 둘러싼 과거의 소모적인 논쟁을 재현하지 않으면서 짧은 시간에 당사자들인 여성들의 목소리와 경험을 반영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이 사건 결정의 의의와 한계를 재조명하고, 임신중단에 관한 입법 원칙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 결정 요지는 위 낙태 관련 조항이 '모자보건법'상의 허용 사유에 해당하지 않은 다양하고 광범위한 사회적·경제적 낙태갈등 상황을 겪고 있는 모든 경우에 전면적·일률적으로 임신의 유지 및 출산을 강제하여 낙태를 처벌함으로써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므로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생산권' 논의 빠진 헌재의 결정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침해 여부만을 판단하였을 뿐, △평등권 △건강권 △신체의 완전성에 관한 권리 △모성을 보호받을 권리 등 다른 기본권의 침해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국제인권 규범으로 확립된 재생산권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낙태죄가 낙태 억제에 실효성이 없다는 점, 원치 않는 임신의 예방과 낙태감소를 위한 사회적·제도적 여건 마련 등 사전적·사후적 조치를 종합적으로 투입할 수 있으리라는 점 및 형법적 제재와 위하의 문제점 등에 관하여 침해의 최소성과 법익균형성 판단 부분에서 충분히 설시하였으면서도 이러한 점에 대한 고려없이 낙태죄 입법목적의 정당성이나 수단 적합성을 인정하고 말았다. 그 결과 낙태의 완전한 비범죄화나 단순 위헌이란 합의에는 이르지 못하였다.
또한 주문(主文) 설시 방식에서의 이견을 넘어 헌법불합치 의견과 단순 위헌 의견의 이유설시를 그대로 병기하였다. 이 사건 결정이 임신중단와 관련한 입법 및 정책 가이드로서 충분치 못한 이유들이다. 헌법재판소 결정의 기속력은 주문에만 미치고 결정 이유에는 미치지 않으며 헌법불합치라는 것은 결국 위헌이라는 점은 더 근본적이다. 그렇기에 이 사건 결정 이유의 자구에 얽매여 몇 주 이후의 임신중단을 처벌해야 할지에 초점을 맞춘 입법이나 정책으로 귀결되어서는 안 된다.
이 사건 결정이 갖는 헌법적 함의와 한계, 삼권분립의 원칙과 국민주권 원칙, 헌법재판소가 판단을 생략한 다른 기본권 목록과 그 보장 내용 및 재생산권 보장을 위한 국제인권 규범 등을 종합하여 그 방향성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재생산권 보장을 위한 국제인권 규범은 이 사건 결정에서 아예 판단조차 하지 않은 헌법상의 기본권을 포괄하고 있어 훌륭한 준거가 될 것이다.
▲낙태죄 폐지 시위 ⓒ한국여성단체연합
국제인권 규범으로 확립된 '재생산권'
재생산권은 인간의 재생산 전 과정(성·임신·출산·양육 등)의 건강과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통합적 권리체계로 헌법상 자유권, 평등권 및 사회권 영역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평등권과의 관계에서만 보자면, 국제연합(UN)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에서는 임신중단을 포함하여 오직 여성들만 요구하는 의료서비스를 범죄시하는 것을 여성에 대한 차별로 본다.
재생산권 관련 하나의 근거 규범인 '여성차별철폐협약(CEDAW)'에 따라 협약 당사국들에게 임신중단 합법화는 물론, 안전하고, 접근 가능하며, 지불 가능한 양질의 의료서비스와 임신중단 후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2018년 제7차 한국 정부에 대한 위 협약 이행점검 최종견해에서도 낙태죄의 전면 폐지 등 동일한 취지의 권고를 한 바 있다.
낙태죄 폐지를 넘어 재생산 과정 전반에 대한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
낙태를 둘러싼 입법과 정책은 기존의 인구정책적 관점이나 태아의 생명권 논의를 넘어서 재생산 정의, 성평등한 재생산권 보장이라는 큰 틀에서 각 재생산 단계에 맞게 세부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재구조화되어야 한다. 성과 피임, 임신 및 임신중단, 출산, 양육 등 재생산 과정 전반에 대한 정보와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사회적 지원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의 위 권고에 따라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단권 보장을 위하여 낙태죄를 전면 폐지하고, 관련 의료 및 보건 접근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임신중단과 그 후 관련 의료서비스의 제공 및 건강보험 적용도 임신·출산과 동일한 차원에서 제공되어야 할 것이며, 안전한 임신중단권 확보를 위한 제반 물적·인적 자원 확보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러므로 모자보건법도 전면 개정해야 한다.
낙태죄 역사는 여성들의 몸과 삶을 타자화시켜온 역사이다. 윤리와 종교 문제를 법률 문제와 섞어 삶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도록 억압해 온 역사이다. 여성 시민권의 온전한 회복과 성평등한 재생산권을 보장하는 방식으로의 입법을 기대한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적정한 기후환경에서만 살 수 있다. 기후조건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변하면 지금의 기후조건에서 번창한 모든 생명체는 멸종을 피할 수 없다. 기후변화를 모르면 그 변화를 조절할 힘(기술)도 가질 수 없다. 제대로 모르는 자연을 다 안다고 착각하는 데서 비극이 싹튼다. 이미 시작된 기후변화에 우리는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을까? 그럴 시간이 남아있기나 한 것일까? 기후변화가 브레이크 없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어떤 기후재난을 겪게 될까? '김해동의 투모로우'에서 이런 문제를 다뤄본다.[편집자말]
교토의정서를 잇는 '2015 파리 신 기후체제'(파리협정)는 내년(2021년)부터 기후변화협약 참가 195개국의 온실가스 감축을 강제하게 된다. 신 기후체제는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금세기말까지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섭씨 2℃보다 '훨씬 작게' 제한하며(2℃ 시나리오), 1.5℃까지 제한(1.5℃ 시나리오)하도록 노력하는 것을 목표로 온실가스 방출량을 감축하고자 한다.
2℃ 또는 1.5℃라는 수치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억제하고 추가로 온실가스 방출량을 더욱 줄여야 기후를 안정시킬 수 있다는 수치 모델에서 나왔다. 여기서 '온실가스 방출량을 더욱 줄여야'라는 말은 구체적으로 산업화 이래 대기로 배출하는 총 탄소량을 2900Gt_CO2로 묶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 Gt_CO2 = 모든 온실효과 기체의 총량을 온실효과를 감안해 이산화탄소로 환산한 총질량)
그런데 2011년에 이미 1900Gt(1G=109)를 방출했고 이후로도 매년 45Gt_CO2 내외의 온실가스를 방출하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앞으로 10년 이내에 2900Gt_CO2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최근 흔히 듣는 '기후변화 비상행동이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10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호소는 이런 계산에서 나왔다.
지구온난화 이해하는 열쇳말, '되먹임'
지구시스템이 열적으로 안정한 상태에 있을 때는 다양한 '되먹임' 작용으로 지표면과 대기의 온도가 일방적으로 상승하든가 하강하지 않고 적당한 온도에서 균형을 이루게 된다(기후의 안정화). 되먹임이란, 온실 기체가 증가하여 기온을 상승시키면 지구의 기온을 결정하는 다른 요인들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쳐서 기온을 더욱 높이든가(양의 되먹임) 낮추는 작용(음의 되먹임)을 말한다.
음과 양의 되먹임 작용 결과 최종적으로 양의 되먹임이 되면 기후시스템은 불안정 상태로 전환된다. 이 경우 인간 활동에 따른 온실가스 방출을 멈추더라도 기후변화(지구온난화)의 진행을 막을 수 없게 된다. 그동안 되먹임 작용을 잘 몰랐고 새로운 양의 되먹임까지 드러나면서 이미 기후시스템은 열적 안정 상태를 벗어났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럼 지금까지 알려진 되먹임 작용을 알아보자.
- 열복사 되먹임
모든 물체는 온도가 높아지면 그만큼 더 많은 에너지를 복사에너지 형태로 방출한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는 복사에너지를 방출함으로써 온도를 낮게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다. 이러한 성질에 따라서 온실기체 증가로 지표면·대기의 온도가 높아질수록 지구는 더 많은 복사에너지를 우주로 방출해 온도를 더 많이 낮추려 한다. 모든 물체는 자연이 가진 복사에너지 방출의 기본 성질에 따라서 음의 되먹임이 작용한다.
- 수증기 되먹임
지표면과 대기의 온도가 상승하면 대기에 최대로 존재할 수 있는 수증기량이 증가한다. 수증기도 온실 기체이므로 수증기량이 증가하면 지구온난화 효과가 커지고 지표면과 대기의 온도는 더욱 상승한다. 이렇게 양의 되먹임이 작용하는데 이것을 수증기 되먹임이라고 한다.
- 얼음·알베도(반사율) 되먹임
지표면과 대기의 온도가 상승한 상태에서는 지표면의 설빙이 녹아서 설빙 면적이 감소한다. 그러면 지표면 알베도(albedo, 태양 빛에 대한 천체 표면의 반사율)가 감소한다. 그러면 지표면에 흡수되는 태양 복사에너지가 증가해 지표면 온도가 더욱 상승한다. 그러면 지표면의 설빙이 더욱 많이 녹게 된다. 이런 과정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간다. 이런 양의 되먹임을 얼음·알베도 되먹임이라고 부른다.
- 구름 되먹임
지표면과 대기의 온도가 상승한 상태에서는 수증기 되먹임 작용으로 대기 중의 수증기량이 증가한다. 그러면 구름의 양이 증가한다. 구름의 양이 증가하면 지표가 방출하는 장파 복사에너지를 구름이 더 많이 흡수해 지표로 재방출하게 되어 지표면과 대기의 온도가 상승한다(양의 되먹임). 그런데 구름의 양이 증가하면 지구로 입사하는 태양 복사에너지에 대한 알베도(반사율)가 증가한다. 그러면 지구에 흡수되는 태양 복사에너지가 감소해 지표면 온도가 낮아진다(음의 되먹임).
인간 활동으로 생긴 온실 기체가 대기 중에 증가했을 경우 구름의 종합적인 복사 효과는 어떻게 될까? 어떤 구름이 어떻게 변할지가 중요하다. 권운과 같은 상층의 구름이 증가하면 장파 복사에 의해 양의 되먹임이 작용하고, 층운과 같은 하층 구름이 증가하면 알베도에 음의 되먹임이 작용하게 된다. 이 두 가지 되먹임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영향을 끼칠지는 불명확하다.
탄소 배출원으로 전락한 열대우림
인간 활동에 따른 온실기체 증가가 유발할 자연의 되먹임 작용에 더해 삼림과 해양 식물 플랑크톤의 광합성 감소와 동토의 지하에 대규모로 매장되어 있는 메탄 가스의 방출도 지구의 열적 안정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영국 리즈대학 연구팀의 조사에 의하면 열대우림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1990년에 연간 460억t이던 것이 2010년에는 250억t으로 대폭 감소했다. 불과 30년 동안에 감소한 210억t은 영국과 독일, 프랑스, 캐나다에서 화석연료 사용으로 10년간 방출하는 탄소 배출량에 상당하는 양이다. 2030년경에는 열대우림이 오히려 탄소 배출원으로 전락해버릴 것으로 전망된다. 신 기후체제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탄소 감축 목표보다 열대우림의 탄소 흡수량 감소가 더 많은 지경이다.
열대우림은 기온이 32.2℃를 넘어서면 광합성으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기능이 멈춘다고 한다. 지구의 허파라 불려온 아마존 열대우림은 올해 탄소 배출원으로 전락했으며 탄소 흡수원으로 되돌릴 수 없는 수준이라고 한다.
시베리아와 같은 고위도 동토 지역에서는 기온이 상승하고 잦은 산불이 일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동토가 빠르게 녹아 메탄 얼음(methane hydrate)에서 메탄이 대기로 대량 방출되고 있다.
또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빗물에 녹아 산성비를 만들고 그 빗물이 해양을 산성화해 식물 플랑크톤의 개체 수를 줄여 해양의 이산화탄소 제거량도 줄어들고 있다. 해수 온도 상승에 따른 해수의 이산화탄소 용존량 감소 효과도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를 더욱 압박한다.
기후 변화를 멈출 기회
지구 기후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는 대단히 복잡해 그들 요소 간의 상승 작용(되먹임)을 완벽히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후시스템의 안정성을 제대로 판정하는 일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문제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온실기체 증가에 따라 기온이 상승할수록 기온 상승을 더욱 조장하는 양의 되먹임이 더욱 커진다는 사실뿐이다. 즉, 대기 중 온실기체가 증가할수록 기후 변화를 멈출 기회가 사라질 가능성이 커진다. 이미 기후시스템이 안정화 단계를 넘어섰는지 여부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저 과학자들의 다양한 추정이 난무할 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온실 기체 방출을 멈출 온갖 방안을 시급하게 세워야 한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온실 기체 감축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책무다.
10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443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고 손영미 소장의 영정이 놓혀 있다. 2020.06.10ⓒ김철수 기자
일본 우익단체가 국내에서 불거진 정의기억연대(정의연)과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둘러싼 논란을 근거로 '일본군 위안부' 운동을 부정하고 나섰다.
이에 정의연 측은 위안부 운동이 국내외에서 거센 공격을 받고 있다면서 유엔에 도움을 호소했다.
5일 유엔인권이사회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제45차 이사회 결과에 따르면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22일 정의연이 제출한 입장문을 회람했다.
정의연은 해당 입장문을 통해 "위안부 피해 생존자이자 인권활동가인 이용수 할머니의 2020년 5월 7일 기자회견 이후 정의연은 일본과 한국의 우익 미디어와 극우 역사 수정주의자들로부터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우익단체가 유엔인권이사회에 보낸 서한ⓒ홈페이지 캡쳐
실제로 지난 6~7월 개최된 제44차 유엔 인권이사회에 일본 우익단체인 '새역사교과서를만드는모임'(Japan Society for History Textbook), '국제역사논쟁연구소'(Inter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ontroversial Histories)가 보낸 서한을 보면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근거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주장 자체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이 할머니가 성금 사용 문제를 지적한 것과 함께 성노예 표현에 대한 거부감을 보인 점 등을 언급하며 "윤미향 전 이사장이 거짓 증언을 허용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윤 의원을 향한 국내 논란과 검찰 기소를 언급하면서 "유엔을 이용해 '위안부 문제' 거짓말을 퍼트리고 한국 내외에서 거액의 기부금을 모아 자신의 개인적인 이익을 챙겼다"고 비판했다.
일본 우익단체들은 "유엔 인권이사회가 사기꾼들에게 속았다"면서 "'일본 위안부'는 결론적으로 매춘부"라며 위안부 문제 자체를 부정했다.
하지만 '위안부'가 성노예제였다는 것은 정의연의 회계 문제 등과는 관련 없으며 국제사회의 보편적 인식이다. 유엔 내 인권기구들도 이를 인정해 일본 정부에 '위안부' 문제에 대해 "법적 책임을 인정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우익 단체들은 유엔 인권이사회가 한국 정부에 이 사안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결과 보고를 요구했다.
또 일본 정부에 대한 권고에 대해서도 "정의협의 주장을 근거로 일본 정부에 계속 잘못된 방향의 권고를 했다"고 비판하면서 사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실관계를 다시 조사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정의연은 입장문을 통해 "일본의 역사 수정주의자들은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왜곡하고 공격하기 위해 이 상황을 이용하고 있다"며 사소한 회계 실수를 '부패'나 '횡령'으로 왜곡하며 정의연 활동을 비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엔이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활동을 겨냥해 공격이 쏟아지는 상황에 대해 한일 양국 정부에 우려를 표명해 줄 것을 요청했다.
24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445차 정기 수요 시위가 보수단체로 인해 소녀상 곁에서 못하고 보수단체의 집회가 열리고 있다. 28년간 매주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서 열렸던 수요집회는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에서 7월 중순까지 집회신고를 선점했다. 2020.06.24ⓒ김철수 기자
'정의연 논란' 틈타 '소녀상 철거'까지 주장하는 일본 우익 언론
정의연 논란을 틈타 일본 우익세력들의 '위안부' 문제 흡집내기는 더욱 거세진 상황이다.
특히 일본 언론들은 정의연을 향한 의혹을 빌미삼아 "소녀상 철거"까지 주장하는 등 '위안부 문제' 부정에 적극적인 의견을 내고 있다.
일본의 우익성향 언론인 '산케이신문'은 지난 5월 20일 논설에서 "이용수 할머니는 '증오를 가르치고 있다', '집회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비판에 귀를 기울여 반일 증오의 상징인 위안부상(평화의 소녀상)을 조속히 철거하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또 "이 씨가 이번에 정의연에 비판의 강도를 높이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반일 집회를 그만둬야 한다는 주장은 옳다"며 수요시위의 중단도 언급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를 향해 정의연 논란을 빌미로 한일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주장도 나온다.
일본 최대 일간지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6월 사설을 통해 "한국의 위안부 피해자 지원 단체는 역대 정권에 영향력을 갖고, 한일 간 현안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문재인 정권은 단체와의 관계를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며 한국 정부를 향해 한일관계를 재검토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보성향을 알려진 일본 '아사히신문'에서도 지난 9월 사설에서 정의연과 윤 의원에 대한 논란을 언급하면서 "한국 정부는 인권 문제의 원점으로 돌아가 위안부 합의의 재평가와 이행을 추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언론과 우익단체들 뿐 아니라 일본 정부도 이 시기를 틈타 "소녀상 철거" 주장을 하고 나서고 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지난 1일 유럽 방문 중 독일 외무장관과의 영상통화에서 지난달 독일에 세워진 소녀상을 철거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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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 ⓒAP/뉴시스
이보다 앞서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 또한 지난달 29일 독일 소녀상에 대해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과 양립할 수 없는 것"라며 "일본 정부는 다양한 관계자와 접촉하고 기존 입장을 설명하는 등 계속해서 소녀상 철거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일본 정부와 우익세력들의 최근 행태에 대해 정의연은 "일본 정부, 우익단체는 꾸준히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를 부인하고, 이미 해결되었다는 식의 왜곡된 정보를 국제사회에 배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의연은 이러한 일본의 역사부정 시도를 수집해 유엔인권이사회와 관련 단체 등에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의 진실을 알리고, 문제해결을 위한 연대활동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에서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행사에 참가할 대표들이 5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리일환 당 부위원장을 비롯해 당 중앙위원회 간부 등이 이들을 맞이하고, 당 중앙위원회 책임 일꾼들은 이날 대표들의 숙소를 방문하는 등 본격적인 당창건 75주년 경축행사 준비에 돌입했다.
▲ 당창건 75주년 경축행사에 참가할 대표들이 5일 평양에 도착하고 있다. [캡쳐사진-노동신문]
▲ [캡쳐사진-노동신문]
<노동신문>은 이날 "당창건 75돌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는 지금 수도 평양이 10월 명절을 성대히 경축하기 위한 준비사업으로 부글부글 끓고있다"며 평양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평양에서는 5일 당창건 75주년 경축 국가미술전람회와 중앙산업미술전시회가 개막되었다.
'승리와 영광의 75년' 주제로 옥류관에서 열린 국가미술전람회는 만수대창작사와 중앙미술창작사 등에서 조선화, 유화, 조각 등 수백점의 미술작품이 출품되어 11월 3일까지 진행되며, '인민사랑의 위대한 헌신'을 주제로 시작된 중앙산업미술전시회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2년 4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지도한 980여점의 도안 등이 전시되어 11월 상순까지 열린다.
▲ 지난 1월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반미 시위대가 불을 지르며 시위하고 있다.
1. 이란 이슬람혁명근위대 살라미 최고사령관은 현재 미국은 세계에서 고립되어 있고 중동지역에서 철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오늘날 이란을 고립시키려 압력을 가하고 있는 미국은 스스로 고립되었다. 점차 (중동)지역과 세계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정치적 측면에서 소외되고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자주일보>
☞ 살라미 "이란, 거대한 전쟁터에서 워싱턴의 음모를 무너뜨리고 중동을 정치적으로 재편하려는 의지 막아내...워싱턴, 예상보다 빨리 쇠락, 스스로 만든 비현실적 상징 찢어, 무력하고 지쳐가고 있으며 쇠약해진 상태에서 철수하고 있다"
☞ 이란, 자체 생산 첨단 항공우주무기전시관 개관
2. 미국 정부는 지난달 27일 이라크 정부에 미 대사관과 미군에 대한 시아파 민병대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는 이유로 대사관 완전 철수 가능성을 이라크 정부에 통보했습니다. WP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알카드히미 총리에게 철수 계획을 알렸다고 전했습니다. <헤럴드경제>
☞ <메흐르통신> "미, 바그다드 미국 대사관 폐쇄, 외교관들 철수 계획...90일 소요" → 폐쇄 계획 철회될 수도
3. 대(對) 이란 최전선 국가로 꼽히는 이라크에서 조금씩 영향력을 줄여가고 있는 미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에 맞춰 이란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소강 상태였던 이라크와의 정치·경제적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이라크 내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존재가 중동 평화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이라크 내부의 '친미 정책'을 약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최근 후세인 이라크 외무장관이 이란 테헤란을 방문했습니다. 후세인 장관은 로하니 이란 대통령, 자리프 외무장관, 갈리바프 의회 의장 등 고위 관계자들을 모두 만나며 정치·경제적 유대 관계 증진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향후 2주 내 알카드히미 총리의 승인을 받은 이라크 특별위원회가 이란을 방문해 국경, 교통, 무역 관계 진전을 위한 양자 간 협정을 체결하기로 합의했고, 이라크 주요 도시인 바스라와 이란 호람샤르를 철도로 연결하고 이라크의 주권을 강화하는 각종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습니다. <헤럴드경제>
4.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출신 벡톨 앤젤로주립대 교수가 북과 중국의 공동대표단이 올해 초 비공개로 이란을 방문했다고 주장했다고 VOA 방송이 전했습니다. 벡톨 교수는 "정보분석 전문가로서 40여년 동안 북의 움직임을 주시해왔지만, 북과 중국이 이란 방문 공동대표단을 구성한 것은 자신이 아는 한 처음"이라며 "이는 북이 이제 명백히 중국과 함께 일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 회담 의제가 북과 이란 간 불법 무기 거래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습니다. <연합>
5. 로동신문은 '여러 나라에서 국방력 강화 조치' 제하 기사에서 이란 국영방송을 인용해 "이란군이 최근 잠수함 발사 미사일 '저스크-2'의 사거리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며 "미사일은 선진적인 수중탐지체계를 갖춘 국내산 신형 잠수함 '파테흐' 호에서 발사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문은 이란의 신형 레이더 체계 '소루쉬'와 '미사그'도 함께 언급했습니다.
북은 앞서 지난달 29일에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란의 사거리 700km 신형 해상 탄도미시일 '졸파카르 바시르'의 공개 사실과 함께 '제재를 국방공업을 발전시킬 기회로 전환하고 있다'는 이란군 총사령관의 발언을 전했습니다. <연합>
6. 로동신문은 5일 '위대한 당, 위대한 인민 만세'라는 제목의 장문의 정론에서 김 위원장의 집권에 대해 "흘러간 9년의 해와 달을 합치면 인민이라는 두 글자가 나온다"고 주장하며 "우리 당에 있어서 최우선적인 중대사는 인민의 생명과 보금자리를 보위하는 것"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또 김 위원장이 "사회주의의 길, 얼마나 많은 희생과 고생을 바치고 진한 고통과 아픔을 묻으며 여기까지 온 것인가. 중도반단하면 가슴 아픈 후회의 길이 된다"고 말했다면서 체제 고수를 위해 현재의 노선과 정책 방향에서 탈선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연합>
☞ 김정은 "인민과 후대들에 천년만년 끄떡없을 안전담보력을 마련해주기 전에는 떠난 길을 순간도 멈추지 않을 것이며 그 길에서 꺾이지도 쓰러지지도 않을 것"
☞ 로동신문 "피어린 천만리길도 끝까지 가야 영광의 길이 되고 중도반단하면 가슴 아픈 후회의 길이 된다...(사회주의의 길, 강국의 길)이 성스러운 의무는 무겁다고 벗어놓아도 안되고 힘들다고 피해서도 안되며 멀다고 늦추어서도 안된다"
☞ 로동신문 "20세기 마지막 연대는 사회주의 붕괴라는 가슴 아픈 교훈을 남겼지만 21세기에 자본주의는 영원히 해가 지고 역사의 나침판은 명백히 사회주의를 가리키게 될 것"
7. 김성 유엔주재 북 대사는 지난달 29일 "경제건설에 유리한 대외적 환경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화려한 변신을 바라며 목숨처럼 지켜온 존엄을 팔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사는 제75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을 통해 "공화국은 인민의 안전을 굳건히 담보할 수 있게 된 현실 위에서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 매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김 대사는 "허리띠를 죄어가며 쟁취한 자위적 전쟁억제력이 있어 조선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이 굳건히 수호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북에 대한 핵 위협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는 어느 일방이 바란다고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면서 "전쟁을 억제할 힘을 가질 때만 평화수호가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연합>
☞ 김성 "코로나 방역형세 안정적 유지관리...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계 건설 목표...자력갱생 정면돌파전 사회주의 경제 건설 총력 집중...유엔 75년, 지배와 예속, 침략과 간섭이 없는 자주화된 세계 바라...쿠바, 팔레스타인, 베네수엘라 지지·연대"
☞ 로동신문 "강력한 전쟁억제력, 인민들의 평화롭고 행복한 삶 굳건히 담보...전쟁 위험 영원히 방지"
8. 국방부는 '유엔군사령부'의 비무장지대(DMZ) 출입 허가 여부 결정과 관련해 '순전히 군사적 성질에 속하는' 출입에 대해서만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놨습니다. 그동안 유엔사는 비군사적 목적의 출입을 불허하는 등 DMZ 출입 승인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가 처음으로 분명한 입장을 밝히면서 향후 유엔사와의 협의가 주목됩니다. <뉴스1>
9.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이재정 의원이 법무부와 관세청으로 제출받은 '2011년~2020년 8월까지 연도별 주한미군 관련 미약 사범 처리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군사우편물을 이용한 마약 단속은 증가하는 반면에 주한미군 마약사범 기소율은 2017년 28.6%, 2018년 0%, 2019년 26.7%밖에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2015년, 2016년, 2018년에는 불기소율이 100%로 주한미군이 마약 관련 범죄를 저지르고 국내에서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주시보>
☞ 이재정 "주한미군의 군사우편물을 이용한 마약 관련 범죄가 줄지 않는 이유는 현행 SOFA(주한미군지위협정) 규정 때문"
10. 주한미군이 국내에서 일으킨 각종 사고로 우리 정부가 천문학적 액수의 손해배상금을 먼저 지급해줬지만, 이를 미군으로부터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미군이 SOFA의 '독소조항'을 근거로 버티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향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에서 불합리한 SOFA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법무부와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미지급 분담금 현황' 등 자료를 보면 대한민국 정부는 미군을 상대로 손해배상액 구상권 청구 92건을 진행 중입니다. 해당 사건들로 우리 정부가 지급한 손해배상액은 898억원으로, 이 가운데 미군 측 부담으로 청구한 액수는 약 671억원입니다. <연합>
11. 지난달 29일 미 육군에 의하면 육군 3보병사단 예하 1기갑여단전투단이 가을 남코리아에 순환배치된다. 미 육군은 2015년부터 남에서 9개월마다 순환배치병력을 교대하고 있는데 따라 올해 2월부터 현재 주둔중인 1보병사단 예하 2기갑여단전투단과 11월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3사단 1여단이 남에 순환배치될 경우 미 대선 이후 새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는 내년 1월까지 주남미군 감축 가능성도 적어진다.
3사단의 경력은 미국의 제국주의성·침략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습격자>라는 별명처럼 3사단은 주요 침략전쟁에 동원된 대표적인 미 육군부대다. 창설된 지 100년이 넘었으며 1·2차 세계대전, 코리아전, 걸프전, 이라크 침공 등에 모두 참전했다. 코리아전 이후 냉전체제하에서는 소련·동구를 군사적으로 위협하기 위해 최전선인 서독에 배치됐다. 걸프전 이후 1990년대 중반부터는 시가전연습을 전개했으며 이는 이라크전 당시 바그다드를 침공·함락시킴으로써 그 침략적 성격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남과 이라크 간에는 미군 주둔과 전시작전통제권을 미가 쥐고 있다는 공통성이 있다. 이라크 침략의 선봉부대였던 3사단이 남에 배치된다는 것은 남과 이라크 둘 다 미국에 의해 군사·정치적으로 지배당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외국군의 해외주둔은 국제법상 불법이며 모든 해외주둔 미군의 본색은 침략군이자 점령군이다. 지금은 3사단의 남코리아 배치가 아닌 모든 미군을 철거해야 할 때다. <21세기 민족일보>
12. 북이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 진출 추진을 맹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북은 과거 일본의 침략사와 반인륜적 행위를 언급하며 "과거청산을 한사코 회피하는 일본은 절대로 상임 이사국이 될 수 없으며 그에 대해 운운할 자격조차 없다"라고 반발했습니다.
북 외무성은 "일본은 우리나라를 비법(불법)적으로 강점한 후 100여만 명의 조선사람들을 학살하고 840만여 명의 조선인 청·장년들을 강제로 납치·연행하였다"라며 "20만 명의 조선 여성들을 일본군 성노예로 만들었다"라고 과거 일본이 한반도에서 저지른 만행을 고발했습니다. <뉴스1>
☞ 북 외무성 "일본, 더러운 개 주둥이에서는 언제 가도 상아가 돋을 수 없다"
13.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4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방문에 앞서 기자들에게 "쿼드(Quad) 파트너들을 만나는 것은 우리가 준비해온 프로젝트"라며 "중요한 발표, 중요한 성과를 얻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국무부는 폼페오가 4일부터 6일까지 도쿄를 방문해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의체인 '쿼드' 외무장관과 인도태평양 지역 내 긴급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폼페오의 방한은 연기됐습니다. <뉴스1>
14. 예멘 안사룰라 혁명위원회의 의장인 알-후티는 예멘에서 벌어지는 민간인 학살과 파괴의 중심에는 미국이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파르스통신에 따르면 알-후티는 "예멘에 대해 간섭하는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아랍에미레이트와 그 동맹국들은 예멘 인민들에 대한 파괴와 죽음의 근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파르스통신은 "사우디와 지역 동맹국들은 하디 정부를 복귀시키려는 목적으로 2015년 3월 예멘 전쟁을 시작하였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전쟁으로 10만 명이 넘는 예멘인들이 숨졌습니다. <자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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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4일 대전교도소 정문 앞 본행사장을 비롯하여 전국 주요 도시 16개 거점에서 '이석기 의원 석방 2020 추석한마당'이 열렸다. [사진제공-구명위]
▲ 이석기 의원이 수감 중인 대전교도소 앞에서 열린 집회 모습 [사진제공-구명위]
랜선 너머 ‘이석기 의원 석방’ 목소리가 널리 퍼졌다. 추석 연휴 마지막인 4일 낮, ‘이석기 의원 석방 2020 추석 한마당’ 랜선 집회가 열렸다.
줌(ZOOM)으로 동시 참여한 대전교도소 정문 앞 본행사장을 비롯하여 전국 주요 도시 16개 거점에서 500여 명이 참여하였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가 주최한 이 날 행사는 구명위원회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되었다.
윤희숙 진보당 공동대표의 사회로 행사는 시작되었다.
행사의 첫 순서로는 16개 거점별로 인사가 진행되었다. 멀리 강원과 제주, 서울과 영호남의 참석자들이 각자 특색있게 마련한 인사가 이어지며 눈길을 끌었다.
김한성 한국구명위 공동대표가 여는 말을 했다. 김 교수는 “아무런 죄도 없이 8년째 추석을 혼자 보내는 사람이 있다. 이석기 의원이다. 촛불혁명으로 등장한 새 정권, 스스로 왕년에 인권변호사였다고 자부하는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적폐 청산”이라며 “헌법 19조 양심의 자유.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라는 헌법 79조 사면권. 잘못된 걸 바로잡으라고 권한을 주었는데, 박근혜, 양승태 잡아가두었으면서 피해자를 왜 풀어주지 않나”라고 석방을 촉구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경기본부장은 석방 촉구 발언을 했다. 양 본부장은 “어린 형제를 뒤로하고 부모는 일하러 가고, 아이들은 주린 배를 달래기 위해 라면을 끓이다가 화상을 입는 참혹한 현실에 맞서야 한다. 노동자가 주인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백만조합원과 함께 하겠다. 이석기 의원 석방하고 비정규직 세상을 끝내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석기 의원의 누나인 이경진 씨가 보내온 편지도 소개되었다. 이경진 선생은 석방을 촉구하며 청와대 앞 1천일의 농성 끝에 말기 암 선고를 받고 생사의 갈림길에서 투병 중이다.
이경진 씨는 편지에서 “눈이 아리게 푸르고 푸른 가을 하늘입니다. 이제야 비로소 하늘이 보입니다. 꼬박 두 달만입니다”라며 “꼭 살고 싶습니다. 동생에게 따뜻한 밥 한술 먹이는 날까지. 끝내 살아내겠습니다. 여러분이 주신 사랑으로”라고 심경을 전하였다.
울산 노래모임 ‘청춘’의 노래 공연도 무대에 올랐다. 노래모임 ‘청춘’은 ‘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선언2’를 랜선을 통해 전국 각지의 참가자들에게 선사했다.
행사의 마지막에는 이석기 의원이 참가자들에게 최근 보내온 서신이 낭독되었다.
이석기 의원은 “옥중에서 여덟 번째 맞이하는 가을입니다. 긴 장마와 폭염을 겪고 난 뒤 바라보는 가을 하늘은 여느 해보다 더 푸르게 느껴집니다”라며 “코로나는 수인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줍니다. 이번 연휴 기간에는 나흘 동안 접견도 면회도 금지되어 묵언의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석기 의원은 “오늘처럼 눈 부신 햇살과 투명한 바람이 불 때 푸르게 빛나는 하늘을 보면, 저 하늘처럼 민중을 위해 살고자 했던 청년 시절의 첫 마음을 떠올리게 합니다”라며 “어려운 시절에도 전국에서 한걸음으로 달려 온 여러분, 지금 이 시간 각 현장에서, 지역에서 함께 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그 마음이 내 마음입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 공연은 구명위원회 청년 회원들의 무대였다. 청년 회원들은 ‘해도 해도 너무한다, 이석기 의원 석방하라’, ‘올해 안에 반드시 감옥 문을 열자’는 피켓과 함께 노래 ‘달리고’에 맞추어 흥겨운 율동을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행사 말미에는 전국 16개 거점의 참가자 전원이 카드섹션 퍼포먼스를 펼쳤다. ‘감옥에서 8년째 이석기 의원 석방하라’, '이석기 의원 석방이 새시대 시작'이라고 쓴 대형 글자가 카드섹션으로 화면을 가득 채웠다. ‘민중의 노래’ 합창이 이어지는 동안 16개 화면 분할로 카드섹션이 연이어 펼쳐지며 행사는 마무리되었다.
한편, 이날 대전 행사장과 각 거점의 행사는 사전 발열 체크, 참가자 인적사항 기재 등을 비롯하여 방역 당국의 제반 지침을 엄격히 준수하며 진행했다.
협회 관계자 ‘부정채용자 명단’
박, 협회장 때 친형 아들 채용
출신 대학의 교수 딸도 협회에
입찰 담합 건설사 간부 아들도
“25명이 부정채용 의혹 대상자”
박, 서울교통공사 채용의혹 비난
박덕흠 의원이 지난해 11월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보수 통합과 인적 쇄신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당시 자유한국당 당내 중진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서울교통공사의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신적폐” 등의 용어를 써가며 강력히 비판했던 박덕흠 무소속 의원(충북 옥천·영동·보은·괴산)이 과거 대한전문건설협회장 등을 지낼 때 조카와 출신학과 교수의 딸, 입찰 담합을 대행한 일가 소유의 건설사 간부 아들, 전 서울시 공무원 등을 협회에 입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4일 <한겨레> 취재 결과, 박 의원이 전문건설협회장을 맡았던 2010년께 친형인 파워개발 박아무개 대표의 아들이자 박 의원 조카인 박아무개씨가 중앙회 사원으로 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는 2018년 무렵에 퇴직했다. 전문건설협회 직원 평균 연봉은 중견기업에 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 일가가 운영하는 건설사 간부의 자녀도 2011년 직원으로 채용됐다. 이 직원은 2008년 서울시 취수장 공사에서 박 의원의 지시에 따라 입찰 담합을 한 혜영건설 손아무개 본부장의 아들로 현재 중앙회 기술관리부에 재직하고 있다.
박 의원의 모교인 서울과학기술대 토목공학과 ㅈ아무개 교수의 딸도 2005년께 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ㅈ교수는 2008~2009년 박 의원과 함께 공동저자로 에스티에스(STS) 공법에 대한 논문을 집필했다. 박 의원은 서울과기대에서 토목공학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발전후원회 회장을 지냈다. 2018년까지 중앙회에 재직했던 ㅈ교수의 딸은 현재 퇴직한 상태다. 박 의원 일가 소유의 건설사는 에스티에스 공법을 이용해 국토교통부 등으로부터 신기술 이용료 371억원을 부당하게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박 의원이 전문건설협회 서울지회장을 지낼 땐 서울시 토목 관련 부서의 간부 출신 공무원이 채용되기도 했다. 서울시 도로관리과장을 지낸 공무원 이아무개씨는 2003년께 서울지회에 입사해 2005년까지 건설경영센터장으로 일했다. 공사금액 514억원의 서울시 취수장 입찰 담합을 주도하기도 했던 박 의원은 서울시 공무원들과 남다른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알려져 있다. 협회 인사를 담당했던 관계자 ㄴ씨는 “서울시 출신으로 협회에 채용된 직원은 이씨 외에도 2명이 더 있다”며 “박 의원과 관련된 부정채용 의혹 대상자는 총 25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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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가 입수한 ‘부정채용자’ 명단에는 25명의 전·현직 협회 중앙회·지역회 직원 명단과 박 의원과의 관계, 입사연도 등이 기재돼 있다.
이 명단은 ㄴ씨가 2018년께 작성한 것으로, 지난달 10일 업무상 배임 의혹으로 박 의원이 검찰에 고발될 때 함께 제출됐다.
협회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취재원은 명단의 직원들이 박 의원 인맥과 연결돼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 관계자 ㄴ씨는 “매년 5명 내외로 채용됐는데 결과를 보니 박 의원 조카, 지역구 인사·지인 자녀 등이 대거 채용돼 있었다”며 “최종 결정은 회장이 하기 때문에 박 의원의 뜻이 채용에 반영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전 협회 고위관계자는 “박 의원은 회장일 때나 이후에도 측근을 통해 채용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전체 직원이 200명가량인데 15% 정도는 박 의원이 ‘꽂은’ 사람”이라고 했다. 국토부 자료를 보면, 박 의원이 회장일 때 공·특채로 협회에 입사한 이들은 총 97명이다.앞서 박 의원은 2018년 10월 서울시 국감에서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채용비리 의혹을 ‘신적폐’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박 의원은 “국민들이 서울교통공사를 신적폐라고 한다”며 박원순 당시 시장에게 “여기서 비리가 나오면 엄중 조치해 고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한겨레>는 부정채용 의혹과 관련해 협회와 박 의원 쪽에 수차례 입장을 물었지만, 두 곳 모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채윤태 강재구 오승훈 기자 chai@hani.co.kr
전 세계적으로 케이팝의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과연 어느 정도일까요? 오마이뉴스 해외 시민기자들이 자신이 거주하는 나라에서 경험한 케이팝 현상을 소개합니다. 또한, 2020 케이팝 열풍의 명암을 조명합니다.[편집자말]
▲ 8만5천 명이 다녀간 케이팝 콘서트(케이콘) 2017 LA 컨벤션 전경 ⓒ CJ ENM
세계화된 한국의 대중문화를 '한류'로 칭하는 것이 이제는 일반화됐다. 케이팝(K-pop)을 선두로 케이드라마(K-dramas), 케이뷰티(K-beauty), 케이무비(K-movie) 등 분야별 한류문화의 확장을 나열하는 표현도 점점 늘고 있다. 몇몇 분야가 최근 십 수 년 사이 세계무대에서 주목을 받게 되면서 점차 세계인의 관심이 한국 문화 전반으로 번져가고 있다.
한국의 다양한 대중문화가 세계 속에서 이처럼 주목을 받게 된 것은 길게 잡아도 20년 남짓. 아시아권의 경계를 넘어 전 세계에 존재감을 과시하게 된 것은 그나마 10년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몇몇 아티스트들은 심지어 주목받는 차원을 넘어 최고 수준의 자리에서 전 세계의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불과 10~20년만에
외국의 젊은이들이 한국의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현상은 이미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서구 비평가들에게 한국의 드라마는 국가 이데올로기나 사회의 전통 관념을 국민들에게 세뇌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대중매체 정도로 이해됐다. 실제 저개발국가에서 티브이 드라마가 정부의 효과적 계몽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지금 제작되고 수출되고 있는 다량의 한국 드라마들은 구성의 탄탄함, 스토리텔링의 풍부함, 소재의 참신함이 다른 나라의 드라마들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독특한 개성과 한국문화가 잘 스며들어 있는 고유성도 가지고 있다. 한류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보다 늦게 세계무대에 알려진 한국의 대중음악은 이제 그 지명도에서 드라마를 압도하고도 남는다. 남미, 북미, 유럽 등지에서 케이팝을 좋아하는 팬들은 부드러움과 강렬함이 어우러진 군무의 세련됨에 흠뻑 취한다. 음악적 완성도에서도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퍼포먼스는 수준급이다. 어린 나이부터 합숙을 통해 체계적으로 익힌 이들의 율동과 창법은 잘 다듬어져 있어, 이러한 수련 방식에 대해 공장에서 기성품 찍어내듯 음악을 만들어낸다고 비판하는 평론가들마저도 그 완성도에 대해서는 대부분 인정을 한다. 무대를 꽉 채우는 화려한 군무는 관중을 흡입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한국 영화가 세계인의 눈에 띈 것은 드라마와 음악보다 나중의 일이지만 이웃 일본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몇몇 작품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었다. 유사한 정서를 가진 문화권이라는 이점에다 몇몇 스타급 배우들의 인기도 한국 영화의 일본 흥행에 한 몫 한 것이 사실이다.
▲ 아카데미상 수상 발표후 기뻐하는 봉준호 감독 ⓒ CJ엔터테인먼트
프랑스 문화원을 해방구 삼아 드나들며 그들의 영화를 자양분으로 성장한 지금의 50대 감독들의 출현은 한국 영화를 단숨에 세계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봉준호 감독의 2019 칸영화제 대상과 2020 아카데미상 4관왕 쾌거는 '봉준호 장르'라는 용어까지 등장시키면서 예술 분야에서 한국인이 먼저 간 새 길을 세계인이 뒤따를 수도 있다는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한류 바람을 이끄는 드라마, 음악, 영화에 이어서 음식, 미용 등 후발 분야들도 북미지역은 물론 유럽과 남미에 이르기까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 점점 두터운 마니아층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문화적 역량을 전 세계에 과시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한국인들의 자부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2000년대 들어 활짝 피어오른 한국인들의 문화적 역량은 어디서 온 것일까?
철학자들의 예언
한국 문화가 만개하기까지는 3세대에 걸친 한국인들의 자유에 대한 열망, 그리고 그 열망을 놓지 않으려는 의지가 필요했다. 문화는 자유를 포기하지 않는 집요함의 끝에서 비로소 꽃을 피운다. 자유를 포기한 이들은 진정한 의미의 문화를 만날 수 없다. 문화는 진부하고 평범한, 그렇지만 필연적인 우리의 일상을 넘어서 새롭고 특별한, 그렇지만 당장 필연적이지 않을 수도 있는 비상함을 찾아 나설 때 얻어진다. 그 비상함은 비움, 빈 공간, 즉 여유를 의미하며, 여유를 찾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문화는 만나기 어렵다. 거의 모든 사람에게 여유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내는 것이다.
문화는 이처럼 찾아 나서야 가능해진다. 문화를 만나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창조는 불가능해진다. 그리고 본래의 일상은 영원히 쳇바퀴를 돌 수밖에 없다. 문화는 이처럼 일상을 벗어나야 얻어지지만 그렇게 얻은 문화는 다시 일상을 바꾸기도 한다.
20세기 초 대중문화를 둘러싼 벤야민(Walter Benjamin)과 아도르노(Theodor Adorno)의 유명한 논쟁이 있었다. 과연 대중문화가 가능하냐는 근본적인 질문에 두 사람은 정반대의 전망을 내놓았다. 아도르노는 '대중'과 '문화'는 전혀 호환될 수 없는 개념이라면서 대중문화의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문화는 앞서 언급한 대로 의지의 산물인데, 대중들에게 주어지는 문화란 삼키기 좋게 적당한 규격으로, 적당히 달달하고 적당히 고소한 맛으로 가공돼 저작(咀嚼) 활동도 필요 없이 목구멍으로 넘기도록 돼 있는 가공물이라는 것이다. 결국 대중들 앞에 내놓은 문화라는 것들은 거위의 목 안으로 부어 넣는 사료와 같은 것이라는 비판인 셈이다. 아도르노는 대중문화라는 것은 없고 오로지 '문화산업'만 있을 뿐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반해 벤야민은 대중의 힘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면서 당시의 상황과 달리 대중은 언젠가 문화를 능동적으로 창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다른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문화도 소수자들의 전유물이던 시대가 있었지만 예술품이 대규모로 복제되고 공장에서 양산되는 시대에 예술과 문화는 새로운 형태로 본질적인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소수 귀족들의 요청으로 그들의 살롱에서 연주되는 형태로나 가능했던 음악이 지금은 무한 복제되면서 누구나, 아무 때나, 아무 곳에서나 들을 수 있게 됐다. 그렇다고 오늘날 예술이 죽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권력이 과거에는 소수자의 전유물이었지만 다수의 국민이 공유할 수 있었듯이 문화 역시 이러한 대중들의 주체적 공유가 가능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벤야민은 꿰뚫어 봤던 것이다.
21세기 한국의 대중문화가 전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는 현상을 보면서 벤야민의 예언에 주목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대중이 문화를 가지기 위해서는 아도르노의 지적처럼 '무뇌인'이 음식 삼키듯 눈앞에 던져주는 것을 받아 삼키는 수용 자세로는 곤란하다. 그런 문화소비가 지속되는 한 그가 지적한 문화 없는 문화산업은 앞으로도 계속 존재할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문화는 대중의 기호가 아닌 자본가의 기호를 따르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도르노의 경고 또한 오늘날까지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진정한 의미의 대중문화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시민계급' 즉 생계로부터의 자유와 정치적 존재자로서의 자유를 모두 쟁취한 자들이 사회의 중심에 설 수 있을 때 가능하다는 것을 지난 세기의 철학자들은 잘 보여줬다. 그리고 한 세기가 지난 후 한국의 대중문화 발전이 그 생생한 예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인들의 3단계 역동성
20세기 중반까지 침략과 착취, 전쟁으로 이어지는 악몽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한국인들은 그들이 찾아야 하는 첫 번째 자유가 잿더미와 굶주림으로부터 벗어나겠다는 탈출 의지로서의 자유임을 알고 있었다. 당시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던 역동성은 무엇으로 향하겠다는 역동성이 아닌 무엇으로부터 벗어나겠다는 역동성이었다. 무엇을 향한 자유가 아닌 무엇으로부터의 자유, 50~70년대를 살았던 한국인들에게 자유를 얻기 위해 벗어나야 했던 그것은 굶주림이었다. 그리고 굶주림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치던 그 과정을 우리는 산업화라고 불렀다.
원초적 속박인 굶주림을 벗어나는 동안 또 하나의 속박이 우리를 구속하고 있었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기 시작했다. 생계를 위해 싸워야 했던 시간들은 지났지만 정치적 자유를 얻기까지는 새로운 역동성이 필요했다. 그렇게 또 한국인들은 정치적 자유를 위해 모든 것을 던졌고 그렇게 싸웠던 70~90년대 한국인들이 보여줬던 역동성 역시 무언가를 벗어나기 위한 절박함이었다. 이 시기의 한국인들은 육체적 굶주림이 아닌 정신적 굶주림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투쟁을 했고, 그렇게 싸워온 과정을 우리는 민주화라고 불렀다.
지난 한 세기를 불꽃같은 열정으로 살아온 한국인들이 새로운 시대를 맞아 다시 쏟을 열정은 무엇을 위한 열정이었을까?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을 새로운 열정의 대상은 바로 문화였다. 그러한 여정은 한국인들에게 필연적이었다. 아니 한국인이 아니더라도 그들처럼 자유를 향한 필연적인 역동성을 보인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럴 수밖에 없다. 문화가 비움에서 비롯된다는 것은 앞서 살펴봤다. 그리고 그러한 비움은 굶주림으로부터의 자유, 정치적 존재자로서의 자유를 획득하고 나서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도 봤다.
90년대 말 김대중 정부가 국가의 역량을 문화발전을 향한 장기적 계획에 집중하고 과감한 투자에 나섰던 것은 그런 의미에서 필연적인 선택이었다. 그런데 당시는 한국 현대사 최초로 정권교체가 이뤄진 시기였다. 그에 따른 시대적 요구가 어마어마하게 쏟아졌고, 국가 부도 수준의 외환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비롯해, 꼬여 있는 남북관계 등 정치-경제-외교-안보 분야와 같은 하드웨어적 과제들이 산적해있던 당시였다. 게다가 5년 단임으로 끝나는 짧은 시간 동안 문화라는 소프트웨어 담론을 국가의 장기적 실천 계획으로 옮겼다는 것은 철인적(哲人的) 혜안이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선택이었다. 20년이 지난 지금의 결과를 놓고 보면 더더욱 그렇다.
▲ 지난 2007년 목포 MBC 단독 대담에서 한류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김대중 전 대통령 ⓒ MBC
물론 한국의 대중문화 시장이 성장을 하고, 주변국들로 수출이 되기 시작한 것이 정권의 임기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 90년대 들어서면서 특히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영화, 게임 등 대중문화 산업 전체가 급성장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90년대 말, 김대중 정부 당시 문화관광부가 중심이 되어 한국 대중문화를 세계에 소개하기 위한 계획들이 추진되고 '한류'라는 용어도 정부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1999년 문화관광부가 한국의 대중음악을 외국에 홍보하기 위해 제작한 음반의 제목은 <韓流(한류)-Song from Korea>였다.
이렇게 국가 차원의 대대적 뒷받침은 해외로 진출하는 대중문화 아티스트들에게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주었고, 정부와 예술계가 함께 구동하는 한류라는 열차가 전 세계로 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두고 외국의 비판적 언론들은 '한류는 예술인들의 자발적이고 자생적 본능에 의한 창작이 아닌 정부주도의 경제적 목적 지향의 국책사업'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물론 주목해 들어야 할 지적이기도 하다. 앞서 말했듯 케이팝의 젊은 아티스트들 역시 자신들의 표현이 아닌 기획사의 의도에 따라 맞춤 제작된 기성품들이라는 비판 역시 전혀 허무맹랑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이 그리 오래 갈 것 같지는 않다. 한국의 문화적 역량은 이미 긴 자유를 향한 여정 끝에, 앞서 말한 벤야민(Benjamin)적 의미에서 "대중문화를 진정한 문화로 만드는 단계"에 와 있기 때문이다. 무슨 근거로 하는 말인가?
비판적 시선마저 압도한 또 한 번의 변화
이 대목에서 우리는 방탄소년단(BTS)의 활약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 말 할 나위 없이 방탄소년단은 현재 그리고 과거까지 통틀어 한국의 대중음악 뮤지션들 가운데 가장 세계무대의 중심에 서 있는 이들이다. 이들에 대한 세계 젊은이들의 환호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지금까지의 모든 한류를 합한 것보다 더 열광적이다. 무엇이 이들의 인기를 가능하게 할까? 바로 벤야민이 말한 복제시대에 이른 문화의 근본적 변화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문화의 근본적 변화가 아니라 문화 주체의 근본적 변화다.
과거라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지구상의 수많은 팬들이 이들의 신곡 발표를 동시에 듣는다. 사회망을 통해 반응하고 교감한다. 이들의 음악적 여정을 함께 하면서 어떤 의미에서는 음악을 함께 만들어 간다. 그러면서도 이들에 대한 추종과 신뢰는 절대적이다. 요컨대 과거와 같은 일방적 '팬심'이 아니라는 것이다. 절대적 팬덤문화를 만들어 가면서도 팬들이 뮤지션에게도 또 뮤지션이 팬들에게도 종속되지 않는 관계를 만들어간다.
▲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8월 30일(현지시간) MTV 주관으로 생중계된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베스트 팝', '베스트 K팝', '베스트 그룹', '베스트 안무' 등 후보로 오른 4개 부문에서 모두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혹자들은 이런 문화현상을 보텀업(Bottom-up) 문화라고도 한다. 과거의 대중문화의 전형적 유형과 같이 아티스트가 뭔가 만들어 보이면 팬들은 조건반사처럼 집어 삼키는 톱다운(Top-down) 문화가 아니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부터 아티스트와 팬들이 상당부분의 교감을 하는 방식이다. 이들 팬들에게 아티스트는 어느 날 갑자기 내 눈앞에 나타난 스타가 아니라 무명부터 함께 만들어온 동지가 되는 것이다. 아도르노가 우려한 산업의 타깃으로 전락하는 대중이 아닌, 벤야민이 예측한 대중문화의 주체가 되는 대중, 이들이 방탄소년단의 팬들이다.
세계의 젊은이들을 그토록 열광시키는 방탄소년단이 왜 현대 대중문화의 신생국 한국에서 나올 수 있었을까? 그 답은 3세대 동안 자유를 찾아 쉬지 않고 달려온 바로 우리 안에 있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비대위원들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9.28ⓒ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지난달 22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실로 한 사람이 다급히 들어갔다. 재계를 대표하는 사람 중 한 명인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비공개로 잠시 면담을 가진 뒤, 그는 굳은 표정으로 장내를 빠져나갔다.
다음 날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김 위원장을 다급히 찾아왔다. 그 역시 비공개로 짧은 면담을 마치고 자리를 떴다. 박 회장과 손 회장은 김 위원장 외에도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를 따로 만났다.
모두 같은 목적이었다. 이른바 ‘공정경제 3법’ 처리를 막기 위해서였다. 김 위원장이 공정경제 3법 처리에 찬성하면서 보수진영 균열이 예상된다.
재계 반발에도 밀어붙일 기세 보이는 김종인,
경제민주화 전도사 행보 보일까
재벌개혁과 지배구조 합리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공정거래법, 상법 개정안과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은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공약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과제이다. 이는 ‘일감 몰아주기’, ‘공익법인을 통한 편법 증여’, ‘복잡한 지분구조로 인한 계열사 간 리스크 확산’, ‘금융과 산업 분리’ 등 그동안 재벌이 사회적으로 비판을 받아온 부분을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여당이 국회 다수당이 된 만큼 21대 국회에서 공정경제 3법이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김 위원장의 ‘찬성’ 발언은 그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이에 재계는 “기업을 옥죄는 법안”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입장은 단호해 보인다. 김 위원장은 박 회장과의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나는 박근혜 대통령 후보 시절 경제민주화 관련해 공약을 만든 사람”이라며 “그때는 지금 법안보다 더 강한 공약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공정경제 3법에 대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김 위원장은 1987년 개헌 당시 경제민주화 조항을 직접 작성하고 관철한 인물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경제민주화를 자신의 구상대로 실현하는 데에 늘 한계가 있었다.
그는 2011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대선 캠프에 영입돼 경제민주화 공약 설계를 맡기도 했지만, 그 공약은 박 전 대통령 당선 뒤 모두 무위로 돌아갔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30일 국민의힘 전국 지방의회 의원 연수에서 “선거 때 약속한 걸 최소한 이행하려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하는데 선거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니 옛날식으로 돌아가자는 사람이 자꾸 생겼다”며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승리하니까 일반 국민들에게 약속한 대통령 선거의 가장 큰 공약의 글씨 자체를 지워버렸다. 그러니 결과적으로 민심이 이반되고 대통령 탄핵이 이루어졌던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시절에도 경제민주화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았다. 특히 김 위원장은 민주당 비례대표를 지내던 20대 국회 때 다중대표 소송제가 담긴 상법 개정안을 직접 발의하는 등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이는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공정경제 3법에 들어가 있는 내용과 비슷한 것이다.
하지만 그때도 김 위원장의 꿈은 좌절됐다. 당시 여당이던 자유한국당은 기업에 대한 소송 남발 등 부담을 우려해 철저한 보완책 없이는 불가하다는 입장이었다. 재계가 경영권 위협을 주장하며 이를 적극 반대하던 논리와도 같았다. 법안을 심사하는 법사위원회에서도 늘 여야 간 싸움이 벌어졌고, 결국 법안은 폐기됐다.
지난 9월 23일 국회를 방문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뒤 이동하고 있다.ⓒ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과거와 다른 21대 국회 분위기,
김종인의 시도가 수구세력 균열로 이어질까
하지만 21대 국회 분위기는 다르다. 여당의 총선 압승과 김 위원장의 보수정당으로 ‘이적’이 그 배경이다. 자유한국당의 후신인 국민의힘을 이끄는 김 위원장이 경제민주화를 앞세우면서 공정경제 3법도 덩달아 급물살을 타게 됐고, 민주당도 두 팔 벌려 환영하면서 이 기회를 놓칠세라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공정경제 3법은 21대 총선 직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당 쇄신 작업의 하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공정거래 3법의 찬성은 비대위가 그동안 해온 당 쇄신 작업과는 또 다른 성격이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기본소득 주장, 정강정책 개정, 5.18 무릎 사과 등 과감한 외연 확장 행보를 보였다. 당명과 당색도 획기적으로 바꿨다. 이에 당내 일각에서 반발이 있기도 했지만 이내 수그러들었다. 이러한 쇄신 작업은 국민 정서에 맞춘 선언적인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반면 공정경제 3법은 단순한 선언을 넘어선다. 보수정당이 지녀온 정책 기조를 실제로 바꾼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다르다. 전통적으로 보수정당은 대기업을 지원해서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기본 방향이었다. 이 때문에 대기업과 늘 입을 맞추면서 기업에 대한 규제도 반대해왔다.
그런데 공정경제 3법의 경우 재계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데도 보수야당에서 이와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형국이 됐다. 대기업에 대한 기존 보수의 입장과는 판이해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내부 반감이 보다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화상 의원총회에서 주호영 원내대표를 응시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총선 참패를 겪었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종인표 쇄신 작업에 대놓고 반대는 못 하고 속앓이를 하고 있는 분위기다. 법사위원 중 한 명인 장제원 의원만 “경제민주화는 우리의 약속이었다”며 공정경제 3법 처리에 공개적으로 찬성한 상태다.
그 외 다른 의원들은 ‘반시장적 요소는 없애야겠지만 큰 틀에서는 필요하다’는 정도의 유보적인 입장만 표명하고 있다. 공정경제 3법을 심사할 국회 정무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부분 반대하거나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다는 보도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자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성일종 의원은 최근 MBC라디오에서 “왜 우리 국민의힘이 전향적으로 나가지 못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저도 그렇고 (김종인) 위원장도 그렇고, 큰 틀에서는 수정하고 시장을 보완하자는 것에 이견이 없다”면서도 “반시장적 요소가 있어서 기업을 옥죄거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부분이 있으면 여야가 협의해서 그 부분을 열어줘야 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에서 ‘경제통’으로 꼽히는 윤희숙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현재 법안 논의는 근거도 없이 재계의 걱정을 엄살로 치부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런 법안들은 다른 나라에서 입법 사례를 찾아보기도 힘들고 도입했다가 부작용으로 폐지한 나라도 있다고 지적했다.
당내 여론을 수렴한 주호영 원내대표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달 18일 기자들과 만나 “쟁점 하나하나마다 기업이나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전문가의 의견도 듣고 저희 의견을 정리해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당내 반대에 대해 김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기자들과 만나 “(공정경제 3법) 자체가 큰 문제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의원들이 논의하는 과정에서 시정할 것이 몇 개 있으면 다소 고쳐질지 모르지만 3법 자체를 거부하거나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의원 숫자가 많으니까 반대 의견도 제시하는 것인데, 그 자체가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도 법안을 세밀하게 만들면 재계의 우려가 현실이 되진 않을 것이라며 ‘반대파’를 달래고 있는 가운데, 또 한 번의 ‘좌클릭’ 시도가 어떤 결과를 맺게 될지 주목된다. 특히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공정경제 3법에 김 위원장을 비롯한 일부가 동조하면서 보수진영에선 균열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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