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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의원의 자료 공개가 법에 걸리는 까닭

[이슈 맥 짚기] 공공기록물법·전자정부법 위반 가능성 커

18.09.28 07:39l최종 업데이트 18.09.28 07:39l

 

공개발언 한 심재철  '정부 비공개 예산정보 무단 열람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공개발언을 하고 있다.
▲ 공개발언 한 심재철  "정부 비공개 예산정보 무단 열람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공개발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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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경기 안양동안을)의 청와대 업무추진비 공개가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심 의원이 '한국재정정보원의 비인가자료'를 공식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내려받아 공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 의원은 취득한 자료에서 2017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공개했다. 심 의원은 "오후 11시 이후 비정상시간대에 사용한 건수는 총 231건으로 4132만8690원이고, 법정공휴일 및 토·일요일에 사용한 지출건수는 총 1611건으로 2억461만8390원"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국가안보 및 기밀에 해당하는 자료가 아니며 국민 세금인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국민이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이 행위를 두고 불법이라면서 고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한쪽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공개했다고 주장하고, 반대쪽은 이런 행위는 불법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면, 어느 쪽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는지 따져보자.

정보공개는 먼저 '국가기관의 판단' 거쳐야
 

브리핑하는 기재부 2차관과 재정정보원장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김용진 2차관(왼쪽)과 김재훈 한국재정정보원장이 '한국재정정보원의 비인가자료 유출 관련 입장'을 밝히는 공식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브리핑하는 기재부 2차관과 재정정보원장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김용진 2차관(왼쪽)과 김재훈 한국재정정보원장이 "한국재정정보원의 비인가자료 유출 관련 입장"을 밝히는 공식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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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국회의원은 국가기관 및 공공기관에 국회법(128조), 국회증언감정법(제4조) 등에 따라 자료제출요구 권한을 갖고 있다. 일반 시민들은 정보공개법에 따라 정보공개청구를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국회의원이든 일반시민이든 정보를 요청하면 국가기관은 이를 반드시 검토한 후 공개, 부분공개 및 비공개결정 처분을 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반드시 '국가기관의 판단'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국회의원이 자료제출을 요구한다고 해서 다 공개하는 것도 아니고, 국가기관은 무작정 비공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는 법률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국회증언감정법 제4조에는 국회의원의 자료제출권한과 국가기관의 항변권을 동시에 인정하고 있다. 법 조항을 자세히 살펴보자.
 

- 국회로부터 (중략) 국가기관이 서류 등의 제출을 요구받은 경우에 증언할 사실이나 제출할 서류 등의 내용이 직무상 비밀에 속한다는 이유로 증언이나 서류 등의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 다만, 군사·외교·대북 관계의 국가기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발표로 말미암아 국가안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명백하다고 주무부장관(대통령 및 국무총리의 소속기관에서는 해당 관서의 장)이 증언 등의 요구를 받은 날부터 5일 이내에 소명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국회가 제1항 단서의 소명을 수락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본회의의 의결로, 폐회 중에는 해당 위원회의 의결로 국회가 요구한 증언 또는 서류 등의 제출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친다는 취지의 국무총리의 성명(聲明)을 요구할 수 있다.


법률에서 알 수 있듯이 국회의 자료제출 권한과 국가기관의 항변권을 동시에 인정함으로써 양 기관의 권한이 절대적 권한이 아님을 명백히 밝히고 있다. 국회와 국가기관의 균형과 정치적 타협을 강조하는 절묘한 법안이기도 하다.

특히 국회법과 국회증언감정법 및 정보공개법의 입법 정신은 국회의원과 일반시민은 반드시 정당한 절차를 거쳐 국가기관에 자료제출 및 정보공개청구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정보공개법에서도 국가기관에서 비공개결정을 하면 이의신청, 행정심판, 행정소송 등으로 공개를 다퉈볼 수 있는 절차를 두고 있다. 얼마 전 국회 특수활동비가 공개된 것은 참여연대의 정보공개청구 및 행정소송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물론 공익제보, 내부제보 등 비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부패방지권익위법 등에서 공익제보자 보호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또한 국회에서도 관련 사안들의 제보자들이 많이 있어, 국회의원들이 제보자들을 대신해 자료를 공개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 국회의원 면책특권권한이 부여돼 있다.

두 가지 법에 걸리다
 
추석 연휴 앞두고 압수수색 당한 심재철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신의 의원실에서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검찰은 정부의 비공개 예산 정보 무단 열람·유출 의혹 혐의로 심재철 의원실을 압수수색 중이다.

심 의원은 “국민의 세금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감시해야 할 국회의원으로서 감시할 책무가 있어 예산 집행 현황 등을 살펴보기 위해 국회 업무망으로 열람했다”라며 “대통령 해외 순방 때 수행한 사람들이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예산 쓴 것을 발견했는데 이를 입 막기 위해 압수수색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 추석 연휴 앞두고 압수수색 당한 심재철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은 지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신의 의원실에서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모습.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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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근거로 심 의원의 청와대 업무추진비 공개 행위를 판단해보자.

우선 심 의원은 '한국재정정보원의 시스템 오류로 공개된 것이지 해킹과 같은 불법성은 없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스템의 오류가 아니라, 이 자료를 생산한 청와대 및 관리 권한을 가지고 있는 기획재정부의 공개 및 비공개 판단이 존재했는지 여부다. 이 판단을 묻지 않고, 오류 작동한 자료를 내려받아 공개할 경우 두 가지 법안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우선 공공기록물법상 기록물무단 유출죄(기록물을 무단으로 은닉하거나 유출한 자)에 해당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또한 전자정부법 35조 4항, 5항 '공개하여서는 아니 되는 행정정보를 정당한 이유 없이 누설하는 행위', '행정정보를 권한 없이 처리하거나 권한 범위를 넘어서 처리하는 행위'에 해당해 징역 5년 이하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심 의원의 행위는 위 법률에 위반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법 이외에 이 행위가 정치적으로 정당성을 얻을 수 있는지도 따져 물어야 한다. 지금까지 밝혀진 것에 따르면, 심 의원이 공개한 것이 국가기관의 부패행위를 막기 위한 공익제보자의 도움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단순히 한국재정정보원의 오류를 이용해 자료를 내려받은 것이다.

이 행위 자체는 어떤 절차적 정당성도 인정받을 수 없는 행위다. 만약 국회사무처에 시민단체나 타 부처 공무원이 국회특수활동비 및 업무추진비 상세내역을 심 의원이 접근한 방식대로 자료를 내려받아 공개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묻고싶다.

마지막으로 최근 국회는 참여연대의 2011년~2013년 국회 특수활동비 공개소송에서 패소해 일부 내용을 공개했지만, 20대 특수활동비 내역에 대해서 다시 비공개 처분을 해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심지어 비공개로 인해 시민단체 '세금 도둑을 잡아라'로부터 1000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스스로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청와대의 업무추진비 내역을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공개하고 비판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국회부의장을 지냈던 심 의원은 비정상적으로 접근한 청와대 업무추진비를 공개한 것처럼 국회 특수활동비 내역 공개도 촉구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전진한 기자는 알권리연구소 소장이자 청와대 정보공개심의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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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기 든 에스더, 박근혜 탄핵 반대 때 전면에 등장

이스라엘기 든 에스더, 박근혜 탄핵 반대 때 전면에 등장

등록 :2018-09-27 04:59수정 :2018-09-27 11:30

 

 

[‘가짜뉴스’의 뿌리를 찾아서] ① 혐오 확산 진원지

동성애 표적삼고 ‘종북 게이’ 퍼뜨려
보수단체 한국자유연합도 또 다른 축 
보수 기독 청년 세력 집중 양성
박근혜 탄핵 반대 집회에는 태극기와 성조기, 이스라엘 국기가 나란히 등장했다. 애국(태극기)과 반공(성조기)에 선민(이스라엘기)의 상징이 더해진 것이다. 사진은 2017년 박근혜 탄핵 반대 집회 당시 서울광장에서 열린 구국기도회 한 장면. (유튜브 화면 갈무리)
박근혜 탄핵 반대 집회에는 태극기와 성조기, 이스라엘 국기가 나란히 등장했다. 애국(태극기)과 반공(성조기)에 선민(이스라엘기)의 상징이 더해진 것이다. 사진은 2017년 박근혜 탄핵 반대 집회 당시 서울광장에서 열린 구국기도회 한 장면. (유튜브 화면 갈무리)

 

 

극우와 기독교가 만나는 곳에 ‘가짜뉴스 공장’이 있었다. <한겨레>는 두달 남짓 ‘가짜뉴스’를 생산·유통하는 세력을 추적했다. 가짜뉴스가 유통되는 유튜브 채널 100여개, 카카오톡 채팅방 50여개를 전수조사하고 연결망 분석 기법을 통해 생산자와 전달자의 실체를 찾아 나섰다. 가짜뉴스를 연구해온 전문가 10여명의 도움을 받으며, 가짜뉴스 생산·유통에 직접 참여했던 관계자들을 만났다. 가짜뉴스의 뿌리와 극우 기독교 세력의 현주소를 해부하는 탐사기획은 4회에 걸쳐 이어진다.

 

 

태극기와 성조기는 각각 ‘국가주의’와 ‘반공’을 대변한다. 한국 기독교의 단골 상징물이다. 2017년 박근혜 탄핵 반대 집회 때는 이스라엘기가 추가됐다. 이스라엘기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었을까. 당시 인터넷에서 큰 화제를 불러 모았던 이스라엘기 등장은 한국 보수의 세력 교체와 극단화 현상을 동시에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탄핵 반대 집회 확산 과정을 잘 아는 기독교 인사들은 당시 이스라엘기의 등장이 ‘에스더기도운동’(에스더)과 관련이 깊다고 말한다. 에스더 주최 강연에 자주 등장하는 논리 가운데 한민족을 이스라엘 12부족 중 하나인 ‘단’ 부족 계보로 보는 ‘한민족 선민론’이 있다. 이단 시비가 있는 교리 해석인데, 악의 소굴에서 승리하기 위한 영적 전쟁을 강조하며 우리가 선택받은 민족이라고 강조한다. 북한 사역을 중시하는 이유는 북한 민족 역시 선택받은 민족이므로 김씨 지배체제로부터 우리가 구원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기는 ‘선민’ 담론의 상징물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기의 탄핵 반대 집회 등장을 이른바 ‘기독교 신극우’가 전면에 떠오른 장면으로 해석한다. 십여년 전만 하더라도 이단 취급을 받던 교리가 우파 기독교의 새로운 주류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우파 기독교의 세대교체는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침체와 관련이 있다.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은 “목사의 (탄핵 반대) 집회 참석 권유에 신자들이 노골적인 저항과 불만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신자 동태에 민감한 목사들이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길 주저한 배경이었다. 김 실장은 이를 “교회의 축이 극우주의에서 중도 보수로 옮겨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대 변화에 따라 ‘반공 기독교’의 시대가 저문 탓에 제아무리 권한이 막강한 대형 교회 목사라도 합법적으로 탄핵당한 대통령을 신앙의 이름으로 적극 지지하긴 어려웠다는 얘기다.

 

대형 교회의 태극기 집회 참여 저조 현상은 현장에서도 확인됐다. ‘100만 애국 세력의 궐기’를 예고했던 2017년 1월7일 탄핵 반대 집회 당시 주최 쪽은 목사 1000명 참여를 예상해 가운을 준비했다. 하지만 “목사 참가율이 턱없이 부족해 일반 참가자들에게 목사 가운을 나눠주는”(김진호 실장) 촌극을 빚기도 했다. 한기총 등 개신교 연합체들은 이어 3·1절에 열리는 ‘구국기도회’에 “500만명이 참석할 것”이라고 호언했지만 허언에 그쳤다.

 

동원하지 못한 교인들의 공백은 노인과 탈북자들 그리고 에스더를 비롯한 기독교 내 청년 극우 활동가들이 메웠다. 대형 교회 목사가 아닌 에스더와 청년 극우 활동가들이 태극기 집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한 건 박근혜 탄핵 국면에 이르러 우파 진영 핵심 세력의 교체를 보여주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에스더로 대변되는 이른바 ‘미디어 선교’ ‘인터넷 사역’ 집단이 ‘넷(Net)우익’을 넘어 한국 극우주의 행동 대열의 새로운 주력으로 떠오른 것이다.

 

에스더는 2007년 ‘북한 인권과 통일을 위한 기도 운동’ ‘탈북자 사역’ 등을 모토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곧장 차별금지법 반대 캠페인, 동성애 반대 활동, 인권조례 폐지 운동 등 애초 목표와 다른 활동을 시작했다. 조직 운영은 이용희 대표를 중심으로 폐쇄적이었지만, 보수 기독교인들의 자유로운 연합체를 표방하며 대중 강연과 청년교육사업, 대형 집회와 콘퍼런스, 포럼 등을 꾸준히 개최해 하부를 다졌다.

 

조직화 사업에서 이들이 개발한 가상의 적이 바로 ‘동성애’다. 종교사회학자 김현준씨는 “에스더가 만들어내 기독교에서 유행한 말이 바로 ‘종북 게이’다. 일각에서는 에스더가 과잉대표화되어 있다고 말하지만, 빨갱이 혐오의 시대적 기한이 다해가고 기존 대형 교회들의 성장이 정체됐을 때 개신교의 새로운 적으로 동성애를 지목하고 인터넷상에 적극 유포해 이를 현재적 혐오 모델로 끌어낸 것이 에스더”라고 평했다. 실제 에스더는 2011년 서울시와 경기도 교육청이 발의한 학생인권조례를 동성애 옹호 조례로 규정하며 기독교적 반대 논리를 만들어냈다. 에스더는 이 무렵 방영된 에스비에스(SBS)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가 동성애를 미화한다며 반대 캠페인을 주도해 ‘문화전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에스더는 처음부터 정치엔 무심하지만 기독교적 사회 정의에 관심이 높은 청년들을 포섭 대상으로 삼았다. “네가 바로 선민이며, 내가 너를 큰 자로 세우겠다. 네가 하는 일을 우리가 이루겠다” 등의 승리 서사를 강조하며 그들을 우익으로 양성했다. 한 에스더 전 활동가는 “이용희 에스더 대표가 내부 강연에서 ‘에스더 청년 양성은 주사파의 청년세력 양성에 착안해 벤치마킹을 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에스더의 또다른 축인 김성욱 한국자유연합 대표는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알파팀’ 등 민간여론조작 사업을 받아 수행하며 “보수 기독교적 가치관에 투철한 청년 우익 논객 양성”을 활동 목표로 제시했다. 이들과 함께 10년여간 활동했던 한 인사는 “에스더의 목적은 특정 정치관을 가진 청년 세력을 양성해 사회에 침투시키는 것이었다. 편향된 자료나 심하게는 음모론을 지속적으로 듣고 배우기를 지속하다 보면 ‘최순실 게이트’ 같은 사건이 터져도 일말의 의심을 하지 않고 계속 따르게 된다”고 말했다.

 

에스더 활동을 오래 들여다본 한 기독교 인사는 “에스더의 문제는 가짜뉴스다. 기독교발 가짜뉴스는 기독교인의 적대와 혐오를 겨냥한 일종의 분노 증폭 장치다. 행동하지 않는 ‘샤이 보수’를 행동하는 보수로 이끄는 통로, 미끼상품이 바로 가짜뉴스”라고 말했다.

 

김완 박준용 기자 funnyb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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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책공대 70주년 보고회-과학기술인재 양성의 최고전당

김책공대 70주년 보고회-과학기술인재 양성의 최고전당
 
 
 
김영란 기자 
기사입력: 2018/09/27 [11:36]  최종편집: ⓒ 자주시보
 
 

 

▲ 김책공업종합대학 창립 70주년을 맞아 기념보고회가 진행되었다.     © 자주시보

  

김책공업종합대학 창립 70주년을 기념하는 보고회가 26일 인민문화궁전에서 진행되었다고 <노동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인터넷에 올라온 소식에 의하면 기념보고회에서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축하문이 전달되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김책공업종합대학 창립 70주년 기념보고회에는 박태성 부위원장로두철 내각부총리김능오 평양시당 위원장을 비롯해 교육과학관계부문 일꾼들김책공업종합대학 교직원학생들과 졸업생들이 참가했다.

 

기념보고회에서 박태성 부위원장은 당 중앙위원회 축하문을 통해 김책공업종합대학은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원대한 구상과 따사로운 손길 아래 태어나고 발전된 우리나라 과학기술교육의 최고의 전당이며 인민경제의 주체화현대화정보화과학화 실현에 크게 이바지하여 온 공로 있는 대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축하문에는 김책공업종합대학의 70년 연혁에는 당의 노선과 정책을 충직하게 받들고 유능한 과학기술 핵심 골간들을 수많이 키워내며 경제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에 적극 이바지하여 온 빛나는 공적이 새겨져 있다고 밝혔다.

 

당 중앙위 축하문은 종합대학의 과학연구집단이 경제강국 건설의 주요 전구들을 종횡무진하면서 고온공기연소기술과 아크릴산합성공정의 통합생산체계와 같은 절박한 과학기술적 문제들을 성과적으로 해결하였으며현대적인 본보기 공장표준공장들을 일떠세우고 인민경제의 자립성과 주체성을 강화하는데 크게 공헌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당 중앙위원회는 축하문에서 조국의 부강번영과 미래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심장깊이 간직하고 온갖 애로와 곤란을 극복하며 교수교양 사업과 과학연구 사업에 헌신분투하고 있는 김책공업종합대학의 전체 교직원들과 경제강국의 휘황한 앞날을 떠메고 나갈 혁명적인 기술인재로 튼튼히 준비하고 있는 대학생들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보고회에서 홍서린 김책공업종학대학 총장의 보고와 토론들이 있었다.

 

연설자들은 역사적인 당 중앙위원회 4월 전원회의가 제시한 <과학으로 비약하고 교육으로 미래를 담보하자!>라는 구호를 높이 들고 우리나라를 세계적인 교육강국인재강국과학기술강국으로 전변시키는데서 선구자적 역할을 하는 것은 오늘 김책공업종합대학 앞에 나서는 중요한 임무라고 강조하면서 청년대학생들이 원대한 포부와 이상불타는 열정을 지니고 열심히 배우고 또 배워 20, 30대의 박사세계적인 발명가가 되어야 하며 높은 충실성과 실력으로 당을 받드는 김책형의 일꾼으로 준비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회에서는 결의문이 채택되었다.

 

한편노동신문은 27일 불멸의 그 업적 길이 전해가라과학기술인재양성의 최고 전당이여!”라는 글을 통해서 김책공업종합대학의 70년 역사를 돌아봤다.

 

글은 주체 과학기술인재 육성의 새 시대를 펼쳐주신 절세의 위인정보산업혁명의 개척자로 키워주신 위대한 스승당의 구상과 의도를 앞장에서 받들어가는 선두마차기관차” 구성으로 김책공업종합대학의 70년 역사를 되돌아보았다.

 

글에서 창립 당시 9개 학부에 70여명의 교원들과 1,500여명의 학생들로 첫걸음을 떼었던 김책공업종합대학은 오늘 수십 개의 단과대학학부연구소에 300여명의 원사교수박사를 포함한 수천 명 의 교원연구사들과 1만 수천 명의 학생들과 박사원생들을 가진 굴지의 기술종합대학으로나라의 위력한 과학기술인재 양성의 최고 전당으로 강화 발전되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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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재단 해산에 동아일보 “악재 돌출”

아침신문솎아보기] 문재인 대통령 아베 총리에 화해치유재단 해산 시사…“치유재단 해산 당연”vs“사실상 합의 파기”

장슬기 기자 wit@mediatoday.co.kr  2018년 09월 27일 목요일

다음은 27일 아침종합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문 대통령 ‘남·북·미 빠른 시일 내 종전선언 공감대’”
국민일보 “‘종전선언 공감대’…앞으로 석달, 명운 가른다”
동아일보 “김정은 ‘美에 속임수 쓰면 보복 감당하겠나’”
서울신문 “文대통령 ‘주한미군, 통일 후에도 주둔 필요’”
세계일보 “‘남·북·미, 빠른 시기 종전선언 공감대’”
조선일보 “‘종전선언, 미국은 손해 볼 것 없다’” 
중앙일보 “문 대통령 유엔 연설 ‘종전선언 기대’” 
한겨레 “동성애·난민 혐오 ‘가짜뉴스 공장’은 에스더였다” 
한국일보 “美 중가선거 前이냐 後냐…북미 2차회담 ‘밀당’”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우리 국민의 반대로 화해치유재단이 정상 기능을 못하고 고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혜롭게 매듭지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설립 이후 비판을 받아온 화해치유재단을 사실상 해산하겠다는 뜻이다. 화해치유재단은 지난 2015년 12월 박근혜 정부가 체결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일본 정부가 낸 출연금 10억엔으로 설립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거나 재협상을 요구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어 “(북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도록 적극 지지하고 협력하겠다”고도 했다. 

▲ 27일자 5면 동아일보 사진기사
▲ 27일자 5면 동아일보 사진기사

 

대부분 신문은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환영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화해도 치유도 없었던 ‘위안부 재단’, 해산은 당연하다”에서 “화해치유재단은 박근혜 정부가 체결한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에 따라 졸속 설립된 대표적 외교 적폐”라며 “당시 합의는 국민적 자존심과 피해 할머니들의 인권까지 짓밟은 굴욕적인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재단은 이미 이사진 대부분이 사퇴하고 기능 중단 사태”라며 “존재 의미가 사라진 마당에 더 무슨 역할을 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향신문은 “애시당초 위안부 문제는 일본 정부가 진심으로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법적 책임을 명확히 인정하는데서 풀어야 했다”며 “그러지 않고 무슨 재단이 일본 정부를 대신한다는 것부터 언어도단”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피해 할머니들에게 고통을 주고 시민의 분노를 자아낸 굴욕 재단의 해산은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서울신문 역시 사설 “제 기능 못하는 화해치유재단 해산 당연하다”에서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등 합의 정신에 배치된 일본 고위층의 망언까지 계속되는 상황에서 재단의 존립 근거는 희박해졌다”며 “일본 역시 재단 청산 문제로 분쟁을 야기하는 대신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상처 치유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게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국가의 자세”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합의 파기나 재교섭을 언급하진 않았다. 이에 서울신문은 “국가 간 공식 합의를 무시할 수 없다는 현실론을 감안했을 것”이라며 “정부는 과거사에 대해서는 단호히 조치하면서도 대북 문제 등에서는 일본과 긴밀히 협조하는 투트랙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 27일자 국민일보 사회면 사진기사
▲ 27일자 국민일보 사회면 사진기사

 

한겨레는 화해치유재단 해산 과정에서 시민의 힘이 컸다고 강조했다.

사설 “시민들이 이끌어낸 ‘화해치유재단’ 해산”에서 “합의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2016년 6월 정의기억재단을 꾸려 일본 정부에서 받은 10억 엔을 돌려주고 한국인들이 100억원을 모금하자는 캠페인을 벌이며 국내외 평화비 건립 등 여러 사업도 함께 추진했다”고 했다.  

한겨레는 “문 대통령도 언급했듯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비롯한 시민들이 재단 해산을 요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펼쳐온 게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이번 조처는 역사를 잊지 않겠다는 시민 운동의 승리로 기억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일보는 일본 정부가 출연한 10억 엔을 주목하며 위안부 관련 다른 사업에 쓰자고 제안했다. 양국이 위안부 합의를 파기할 수 없다는 현실론을 반영한 제안이지만 10억 엔을 돌려주자는 여론과는 배치되는 주장이다. 이 역시 가능할지 의문이다.

사설 “미래지향적이고 열린 시선으로 풀어 가야 한다”에서 양국 합의상 출연금을 돌려줄 순 없는 상황이라며 “출연금을 돌려주기보다 국내 여론을 수렴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의미 있는 사업에 쓰는 건설적 방안을 도출해 일본과 새롭게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한일관계를 잘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한국일보는 “원만한 한일 협력은 역내 평화와 안정의 필수조건”이라며 “과거사 문제 등 화해의 발목을 잡는 사안들을 좀 더 멀리 내다보는 열린 안목으로 조정·해결해가는 지혜가 양국 모두에 필요하다”고 했다. 

▲ 27일자 중앙일보 외교면 기사
▲ 27일자 중앙일보 외교면 기사

 

중앙일보 역시 10억 엔 문제를 중심에 뒀다.

5면 기사에서 “재단은 지난해 12월 민간 이사진이 전원 사퇴하면서 유명무실화한 상태”라며 “문제는 10억엔의 처리와 한일 관계 향방”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생존 피해자 34명과 사망자 58명의 유족에게 총 44억원이 지급됐다”며 “일본 정부 출연금의 절반 이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금액은 일본 정부의 출연금이 아닌 국내 예산으로 처리했다.  

중앙일보는 “시민단체 등 일각에선 10억 엔을 일본 정부에 반환하자고 주장하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사실상 한일 위안부 합의 파기를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신문은 일본의 반응도 예상했다. 양국 관계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이 신문에 “일본 측은 재단 해체를 위안부 합의 위반이나 사실상의 파기로 해석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했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 역시 이 신문에 “결과에 따라 일본은 앞으로 당분간 한국과는 외교적 합의를 일절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정할 수 있으며 이는 미국 등과의 관계 설정에서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동아일보도 양국의 ‘미래’를 언급하며 재단 해산을 ‘악재’로 표현했다.

▲ 27일자 동아일보 사설
▲ 27일자 동아일보 사설

 

사설 “과거에 발목 잡힌 韓日관계, 이젠 미래로 갈 때”에서 “일본 측은 재단 해산을 위안부 합의 위반이나 사실상의 합의 파기로 여겨 강하게 반발할 수 있다”며 “이 문제로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 북핵·미사일 대처에서 한미일 공조를 흐트러지게 만들 우려도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미일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위안부 재단 문제라는 악재가 돌출해 한일 관계를 다시 살얼음판에 올려놓아선 안 된다”며 “양국이 새로운 공동선언을 해서라도 한일 관계를 더욱 미래지향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5면 해설기사에서도 “한국이 위안부 합의를 파기했다는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북한 문제라는 큰 불이 있고, 북미 관계에 숟가락을 얹고 싶은 일본어르손 과거사 문제로 한일 관계가 깨져봐야 실익이 없을 것”이라는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발언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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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중앙일보도 찬성한 공수처, 한국당 왜 막는 것인가"

"공수처 설치의 최적기가 온 것"... '조선일보-동아일보'도 함께 비판

18.09.27 10:05l최종 업데이트 18.09.27 10:17l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 21일 오전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 중 '지방분권'과 '경제부분'을 설명하고 있다.
▲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 지난 3월 21일 오전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 중 "지방분권"과 "경제부분"을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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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중앙일보> 시론을 소개하며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그리고 자유한국당까지 직격했다.

"대통령, 장관, 청와대 실장과 수석들이 대통령의 인사권 영향 하에 있는 검찰이 아니라, 국회의 인사권 영향 하에 있는 공수처의 감시와 수사를 받겠다는데 왜 막는 것인가?"

조 수석은 27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하 중앙 시론이 제시하는 논거의 타당성 문제와 별도로, 중앙도 '검찰 개혁의 외길'은 공수처임을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조 수석이 인용한 시론은 임장혁 중앙SUNDAY 차장이 썼다. 그는 같은 날짜 신문에 실린 '검찰 개혁의 외길, 공수처'란 제목의 시론에서 "이제 '검찰 왕국'의 도래를 막을 길은 하나 남았다"면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공수처 도입 법안을 처리하는 것이다. 야당이 생각을 달리할 때"라고 주장했다.

임 차장은 최근 '양승태 사법 농단' 사건 관련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기각을 두고 "검찰의 지나친 자신감의 발현 또는 오만의 상징적 결과"로 해석했다.

그리고 현직 검사 군 안보지원사 감찰실장 임용,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폐지로 인한 검찰 영향력 확대 등을 열거하며 "문재인 대통령 공약과는 정반대"라고 지적했다. 검찰 견제의 필요성을 부각하며 공수처를 설치하자고 강조한 셈이다.

조 수석은 이와 같은 내용의 시론을 전하면서 "과거와 달리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검찰도 공수처를 반대하지 않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공수처 지지 의견은 80%를 상회한다"고 강조했다. "공수처 설치의 최적기가 온 것"으로, 그 근거로 <중앙> 시론을 소개한 셈이다.

조 수석은 그러면서 "그러나 <조선> <동아> 그리고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공수처를 반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자당 사개특위 위원도 임명하지 않고 있다"면서 "공수처 설치는 좌우, 진보·보수의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수 십 년 논의가 축적된 검찰 개혁의 요체"라고도 덧붙였다.

그의 마무리는 이러했다.

"겸허한 마음으로 야당의 발상 전환을 소망한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7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7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 조국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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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한반도는 65년 동안 정전 상황”

유엔총회 연설, 미국의 ‘북 비핵화 상응 조치’ 촉구 (전문)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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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27  07: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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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유엔 총회장에서 제73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했다. [사진 출처 - 청와대 페이스북]

“이제 국제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오후 1시 40분(이하 현지시간)께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제73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 나서 “유엔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슬로바키아 대통령에 이어 연단에 올라 “지난 일 년 한반도에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역사상 처음으로 북한의 지도자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점에 내려왔다.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는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다”며 지난 1년 한반도에서의 극적인 상황 변화를 열거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와 북미관계에서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용기와 결단에 경의와 감사를 표한다”면서 “김 위원장은 가능한 빠른 시기에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고 지난 평양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전했다.

특히 북한의 비핵화 조치들을 열거한 뒤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정신에 따라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다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를 포함한 추가적 비핵화 조치를 계속 취할 용의가 있다고 분명하게 밝혔다”고 미국의 ‘상응 조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강조했다.

   
▲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1년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의 진전상황을 제시하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요청했다. [사진 출처 - 청와대 페이스북]

문 대통령은 “한반도는 65년 동안 정전 상황이다. 전쟁 종식은 매우 절실하다. 평화체제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할 과정이다”고 전제하고 “앞으로 비핵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관련국 사이에서 실행되고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종전선언’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나아가 “유엔은 북한에게 평화로 나아갈 용기를 주었다”며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여정에 유엔 회원국들의 지속적인 지지와 협력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한국은 유엔이 채택한 결의들을 지키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정착 과정은 동북아 평화와 협력 질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며 “‘동아시아철도공동체’는 향후 동아시아 에너지공동체와 경제 공동체, 더 나아가 동북아 다자평화안보체제로 이어질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특히 “남과 북은 끊어진 철도와 도로 연결에 착수했다”고 밝혀 남북간 철도.도로 연결 사업이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의 일환임을 내세워 국제사회의 지지를 업고 대북 제재의 벽을 넘으려는 구상임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직접 경험했다”며 “국제사회의 ‘여성, 평화, 안보’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분쟁 지역의 성폭력을 철폐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은 3박 5일간 뉴욕 방문 일정을 유엔총회 연설로 사실상 마무리했다. [사진 출처 - 청와대 페이스북]

유엔 총회 연설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은 23~27일 3박5일 간의 뉴욕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평양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하고 2차 북미 정상회담 등에 관해 협의했다.

제73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 (전문)
 

의장, 사무총장, 각국 대표 여러분,

코피 아난 제7대 유엔 사무총장의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세계는 평화의 길에 새겨진 그의 이름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마리아 에스피노자’ 총회의장의 취임을 축하합니다.

제73차 총회를 통해 유엔의 손길이

지구촌 곳곳에 닿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구테레쉬 사무총장의 훌륭한 지도력으로

인류에 공헌하는 유엔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나는 작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절실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일 년 한반도에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북한의 지도자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점에 내려왔습니다.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는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전쟁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다짐했습니다.

북미 회담에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적대관계 청산,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에 노력할 것을 합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평화를 바라는 세계인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었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가 지켜보는 가운데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기했고

미국과 한국은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하며

신뢰를 구축했습니다.

 

한반도와 북미관계에서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용기와 결단에

경의와 감사를 표합니다.

 

지난 주 나는 평양에서 세 번째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 것을

다시 한 번 합의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가능한 빠른 시기에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습니다.

 

또한 비핵화의 조속한 진전을 위해

우선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국제적 참관 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할 것을 확약했습니다.

 

나아가서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정신에 따라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다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를 포함한 추가적 비핵화 조치를

계속 취할 용의가 있다고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한반도는 65년 동안 정전 상황입니다.

전쟁 종식은 매우 절실합니다.

평화체제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할 과정입니다.

앞으로 비핵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관련국 사이에서 실행되고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합니다.

 

어려운 일이 따를지라도

남·북·미는 정상들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걸음씩 평화에 다가갈 것입니다.

 

이러한 극적인 변화는

평화를 바라는 세계인들의 지지와 응원 덕분입니다.

특히 유엔은 북한에게 평화로 나아갈 용기를 주었습니다.

유엔의 역할에 감사를 표합니다.

 

그러나 시작입니다.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여정에

유엔 회원국들의 지속적인 지지와 협력을 부탁합니다.

한국은 유엔이 채택한 결의들을 지키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할 것입니다.

 

 

의장,

 

지난 겨울, 강원도 평창에서

한반도 평화의 서막이 열렸습니다.

2017년 11월 유엔총회가 채택한 ‘올림픽 휴전 결의’가

소중한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습니다.

 

구테레쉬 사무총장과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북한 선수단의 참가를 축하해 주었습니다.

한반도의 화합과 평화를 기원해 주었습니다.

세계는 평화의 새 역사를 예감할 수 있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신 IOC 바흐 위원장의 지도력과 공헌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평창 동계패럴림픽이 끝난 한 달여 후,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판문점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유엔은 ‘판문점 선언’을 환영하고 적극 지지해 주었습니다.

두 번째 남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이번 평양 회담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진 만남에 든든한 힘이 되었습니다.

 

나는 지난 제72차 유엔총회에서

온전하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이루기 위해

북한이 스스로 평화를 선택하기 바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엔은 물론 지구촌 구성원 모두의 바람이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우리의 바람과 요구에 화답했습니다.

올해 첫날,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한반도 정세의 방향을 돌렸습니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대표단 파견은

평화의 물꼬를 트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북한은 4월 20일, 핵개발 노선을 공식적으로 종료하고,

경제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는 9월 9일에는

핵능력을 과시하는 대신 평화와 번영의 의지를 밝혔습니다.

북한은 오랜 고립에서 스스로 벗어나

다시 세계 앞에 섰습니다.

 

이제 국제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이

올바른 판단임을 확인해 주어야 합니다.

북한이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의 길을 계속 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합니다.

 

유엔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유엔사무국은 국제회의에 북한 관료를 초청하는 등

대화와 포용의 노력을 지속해왔습니다.

 

유엔은 ‘누구도 뒤에 남겨놓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나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유엔의 꿈이

한반도에서 실현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나는 국제사회가 길을 열어준다면,

북한이 평화와 번영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리라 확신합니다.

한국은 북한을 그 길로 이끌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유엔이 경험과 지혜를 아낌없이 나누어 주시기 바랍니다.

 

 

의장,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정착 과정은

동북아 평화와 협력 질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동북아는 세계 인구의 5분의 1이 살고,

세계 경제의 4분의 1을 떠받치고 있는 지역입니다.

그러나 갈등으로 인해 더 큰 협력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에서부터 동북아의 갈등을 풀어나가겠습니다.

 

나는 지난 8월 15일,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제안했습니다.

오늘의 유럽연합을 만든 ‘유럽석탄철강공동체’가

살아 있는 선례입니다.

 

‘동아시아철도공동체’는 향후

동아시아 에너지공동체와 경제 공동체,

더 나아가 동북아 다자평화안보체제로 이어질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남과 북은 끊어진 철도와 도로 연결에 착수했습니다.

앞으로 ‘동아시아철도공동체’의 본격적 추진을 위해

역내 국가들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입니다.

 

동북아에서 유엔의 정신인 다자주의를 실현하고

공영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길에

국제사회가 지지와 협력을 보내 줄 것을 요청합니다.

 

 

의장,

 

대한민국은 유엔과 함께 격동의 현대사를 헤쳐 왔습니다.

유엔과 대한민국은 가치와 철학을 함께합니다.

 

지난 9월 대한민국 정부는

‘사람 중심’의 국정철학을 토대로

‘포용국가’를 선언했습니다.

 

우리 국민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

단 한명의 국민도 차별받지 않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포용성’은 국제개발협력의 철학이기도 합니다.

누구도 소외받지 않는 국제환경을 만들기 위해

개발협력 규모를 꾸준히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인권침해와 차별로 고통 받고 있는 세계인들,

특히 아동, 청소년, 여성, 장애인과 같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난민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5배 확대했습니다.

올해부터는 매년 5만 톤의 쌀을

극심한 식량위기를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나는 인도적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화, 개발, 인권을 아우르는 총체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모두에게 의미 있는 유엔”을 만들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힘을 보탤 것입니다.

 

올해는 ‘세계인권선언’ 70주년입니다.

인권을 위해 부당한 권력에 맞서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모든 사람은 자유롭고 평등하다’는

세계인권선언의 첫 조항을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나는 특히 ‘실질적 성평등 실현’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성에 대한 모든 차별과 폭력에

더욱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여성, 평화, 안보’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분쟁 지역의 성폭력을 철폐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함께할 것입니다.

기후변화 대응과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은

우리 세대에게 주어진 도전이자 과제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까지 높일 것입니다.

 

파리협정에 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성실히 이행하고,

개발도상국들의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돕겠습니다.

 

 

의장, 사무총장, 각국 대표 여러분,

 

남·북한에게 유엔은

국제기구를 넘어선 의미가 있습니다.

1991년 9월 17일 제46차 유엔총회에서

남․북한의 유엔 동시 가입안이

159개 전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채택되었습니다.

그날은 ‘세계 평화의 날’이기도 했습니다.

 

남북의 수석대표들은 각각 연설을 통해

“비록 남․북한이 별개의 회원국으로 시작하였지만,

언젠가는 화해와 협력, 평화를 통해 하나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27년이 흐른 지금,

남과 북은 그날의 다짐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분단의 장벽을 넘어서며 마음의 벽을 허물고 있습니다.

우리는 함께하면 얼마든지 평화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증명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 모두는 평화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가족, 이웃, 그리운 고향이 평화입니다.

가진 것을 함께 나누는 일이 평화입니다.

모두 함께 이룬 평화가 모든 이를 위한 평화입니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비핵화를 향한 길,

평화로운 세계를 향한 여정에

여러분 모두, 언제나 함께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9월 26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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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한과 대담한 평화 위해 대화 중”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8/09/26 12:25
  • 수정일
    2018/09/26 12:2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유엔총회서 “김 위원장 용기와 조치에 감사”..북 리용호 뉴욕 도착
이광길 기자  |  gklee68@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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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26  09: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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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미 대통령이 25일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출처-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이하 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리는 전쟁의 유령을 평화를 위한 대담하고 새로운 추진(push)으로 대체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에 대한 “완전파괴”를 위협했던 1년 전 유엔총회 연설 때와 완전히 달라진 북미관계를 반영한 것이다. 70년 가까운 한반도의 전쟁상태를 끝내는 ‘종전선언’을 출발점으로 삼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을 대체하자는 남북의 요구에 호응하는 발언으로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에 나는 싱가포르에 가서 북한 지도자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만났다”면서 “우리는 매우 생산적인 대화와 만남을 가졌고 한반도 비핵화 추구가 양국에 이익이라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만남 이후 우리는 그 직전에는 거의 상상할 수 없었던 많은 고무적인 조치들을 이미 목격했다”고 말했다. “미사일과 로켓이 더 이상 어느 쪽으로도 날아다니지 않는다. 핵실험도 멈췄다. 일부 군사시설들은 이미 해체됐다. 우리의 억류자들이 석방됐다. 약속한 대로 사망한 영웅들의 유해가 집으로 돌아와 미국땅에서 잠들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지만, 나는 김 위원장의 용기와 그가 취한 조치들에 감사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만 “비핵화가 일어날 때까지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특별한 감사”를 표시했다. 

이에 앞서, 24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너무 머지않은 미래에”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와 형식은 비슷하나 장소는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NHK>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5일(현지시간) 뉴욕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29일 유엔총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지난 19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유엔총회 계기에 리 외무상과 만나자는 초청장을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사람이 만나면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과 제2차 북미정상회담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추가,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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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아베 만나 ‘위안부 화해치유재단’ 해산 뜻 통보

등록 :2018-09-26 06:39수정 :2018-09-26 11:48

 

아베와 정상회담서 언급…해산 요구 설명하며 “지혜로운 매듭 필요”
"위안부 합의 파기·재협상 요구 안해…강제징용 소송은 사법부 존중"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정상회담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뉴욕/김정효기자 hyopd@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정상회담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뉴욕/김정효기자 hyopd@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국민의 반대로 화해치유재단이 정상적 기능을 못하고 고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혜롭게 매듭지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위안부 협상 결과로 만들어졌으나 이사진 대부분이 사퇴하는 등 기능을 상실한 화해치유재단을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어 해산하겠다는 뜻을 일본에 통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73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아베 총리와의 한일정상회담에서 국내에서 재단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큰 현실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화해치유재단은 2015년 12월 박근혜 정부가 체결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일본 정부의 출연금 10억엔으로 설립된 재단이다.

 

김 대변인은 "아베 총리가 회담에서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자 문제 등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화해치유재단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기존의)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거나 재협상을 요구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한국)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관련 재판에 개입을 시도한 정황이 문제가 되고 있다. 강제징용 소송 건은 삼권분립에 비춰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날 회담에서 아베 총리가 먼저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자 문제를 언급하고, 문 대통령이 이에 대해 대답을 하는 형태로 과거사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 시간 55분 정도 가운데 절반 정도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 과거사 문제를, 나머지 절반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등에 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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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조국·김경수, 입 모아 한 언론 비판하고 나선 이유

박주민·조국·김경수, 입 모아 한 언론 비판하고 나선 이유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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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도지사 페이스북.

김경수 경남도지사 페이스북.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정부 여당의 주요 인사 3명이 한 언론사의 북한·통일 관련 보도를 입을 모아 비판하고 나섰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다?!”라는 글과 함께 지난 2014년 ‘통일이 미래다’라는 제목으로 연재된 조선일보 기획 기사 이미지를 게시했다. 

박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과는 매우 달라진 남북관계에 대한 보도태도를 지닌 매체가 있다”며 “그런데 달라져도 너무 달라진듯...”이라고 적었다. 

조국 수석도 이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같은 이미지를 게시했다.

이 이미지에는 ‘북 관광시설 4조 투자하면 년 40조 번다’ ‘통일비용 겁내지만…혜택이 배 크다’ ‘통일땐 5000㎞ 세계 최대 산업벨트 탄생할 듯’ 등 당시 통일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한 해당 언론사의 기사 제목들이 갈무리되어 있다. 

최근 조선일보는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 관련 남북 경협 사업비 논란을 다루거나, 통일에 대해 비판적인 논조의 담은 칼럼을 실은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이익보다 비용이 더 클 것”이라는 2030세대 대북 통일 인식 여론조사 결과를 전하기도 했다. 

두 사람에 이어 김경수 경남 도지사도 25일 오전 조 수석의 해당 게시물을 공유하며 “‘염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진의 기사들은 2014~15년 사이 보도된 것이다”라고 소개하며 “최소한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만큼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서 다뤄주기를 기대했는데...헛된 꿈이었나..”라고 적었다. 

김 지사는 “염치(廉恥) :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 [표준국어대사전]”이라고 덧붙이며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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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제 발로 나오느냐 끌려 나오느냐

[추석밥상에서 아는 척 하기 ④] 추석 후 다시 열리는 '전두환 광주 재판'

18.09.25 19:19l최종 업데이트 18.09.25 19:20l

 

밥상을 자주 마주하게 되는 추석. 세상 돌아가는 판을 좀 안다고 은근히 내세우고 싶은 당신에게 오마이뉴스가 드리는 팁. 최근 핫한 사회 뉴스 중 추석 밥상에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 좋은 뉴스만 골라 핵심을 추렸습니다. 오고가는 대화 속에 정이 싹트는 추석 보내세요.[편집자말]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 조문한 전두환 전두환 전 대통령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나오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2.12 쿠데타로 권력을 탈취한 전두환 정권에 의해 가택 연금과 정치활동 금지를 당했다. 그러나 1993년 대통령 취임 직 후 전두환, 노태우가 핵심인 군대 사조직 '하나회'를 척결했고, 1995년 군사반란과 부정축재로 전-노씨를 구속시켰다. 전두환은 방명록에 '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라고 적었다.
▲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 조문한 전두환 전두환 전 대통령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나오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2.12 쿠데타로 권력을 탈취한 전두환 정권에 의해 가택 연금과 정치활동 금지를 당했다. 그러나 1993년 대통령 취임 직 후 전두환, 노태우가 핵심인 군대 사조직 "하나회"를 척결했고, 1995년 군사반란과 부정축재로 전-노씨를 구속시켰다. 전두환은 방명록에 "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라고 적었다(2015.11.25).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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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막바지, 슬슬 쪼들리기 시작한다. 연휴 후 출근은 스트레스의 근원. 하지만 괜찮다. 연휴가 끝나면 '그 분'의 이름이 또 오르내릴 것이니. 이이제이, 아니 이스제스. 스트레스는 또 다른 스트레스로 다스리면 된다. 제길.

그 분의 이름은 전가(家) 두환. 10월 1일 월요일은 그의 재판 날이다. 때문에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인 27일부터, 그의 이름이 다시 언론에 오르내릴 것이다.

재판을 앞둔 그는 출근을 앞둔 우리만큼 쪼들리고 있을까. 그의 부인에 따르면, 알츠하이머(치매를 일으키는 퇴행성 뇌질환) 때문에 정신이 온전치 않다고 하던데. 그럼 아무 것도 모른 채 멍하니 있을까. 그게 진짜라면 좀 억울하다. 그가 우리에게 주는 스트레스만큼 그도 좀 쪼들렸으면 좋겠다.

 

전두환씨 재판을 둘러싼 초점은 세 가지다. 전씨가 ▲ 재판을 받게 된 이유 ▲ 재판을 받는 장소 ▲ 재판에 나올지 여부가 그것이다.

지난해 전씨는 <전두환 회고록>이란 자서전 비슷한 걸 냈다. 이 책에서 그는 자신이 살아온 삶을 변론, 아니 변명했다. 역사의 평가를 거스르는 많은 내용이 있었지만, 특히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폄하한 내용은 많은 이의 공분을 일으켰다. 그가 재판을 받게 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전씨는 책에서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했던 고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성직자가 하는 새빨간 거짓말" 등의 표현을 써가며 비난했다. 책 출간 직후 조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가 전씨를 고소했고, 검찰은 지난 5월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그를 불구속 기소했다.

형사재판은 민사재판과 달리 피고인이 직접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더구나 고소와 기소가 광주지검에서 진행돼 자연스레 재판도 광주지법에 배정됐다. 이미 법정에 서 본 경력이 있는 전씨지만(1995년 12월 기소,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반란수괴·내란·내란목적살인 등 13가지 죄목 모두 유죄), 그가 광주 법정에 서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에 불출석하기로 한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 전 대통령 자택이 출입자 없이 조용한 모습이다. 전 전 대통령은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 했다.
▲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에 불출석하기로 한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 전 대통령 자택이 출입자 없이 조용한 모습이다. 전 전 대통령은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 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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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씨 사건의 첫 공판기일은 지난달 27일이었다. 전씨의 변호인은 언론에 그가 재판에 출석할 것처럼 말했다. 하지만 전씨의 부인 이순자씨는 언론에 보낸 서면 의견서에서 "알츠하이머로 인해 정상적인 법정 진술이 가능할지 의심스럽다, 나라의 대통령이었던 사람이 공개된 장소에 불려나와 앞뒤도 맞지 않는 말을 되풀이하고 동문서답하는 모습을 국민들도 원치 않을 것"이라며 말을 바꿨다.

☞ '알츠하이머' 전두환? 국민들 기억은 생생하다

또 이씨는 "아내 입장에서 왕복에만 10시간이 걸리는 광주 법정에 무리하게 출석하도록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2018년 현재, 서울에서 광주까지 2시간(그것도 최대한 넉넉잡아)이면 갈 수 있을 만큼 KTX 기술이 발전했다는 건 여담이다. 아직 광주공항이 무안공항으로 이전하기 전이니,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면 50분 후 광주공항에 도착한다는 것도 여담이다.

아무튼 불출석 사유서 등 절차라도 지키려고 했다면 모를까, 전씨 측의 행보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지난달 31일 대법원 측은 "(전씨가 불출석 사유서나 연기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씨의 광주행 거부는 이번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5월 기소 후 두 차례나 재판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고, 그때마다 건강과 함께 "재판의 공정성"을 핑계 삼아 법정을 광주가 아닌 서울로 옮겨달라고 요구했다. 법원은 이를 거절했다.

전씨가 연이어 재판을 피하자 광주 사회는 들끓었다. 5.18과 연관된 사람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까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들끓은 곳은 광주뿐만이 아니었다. 여당 수장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까지 "전씨를 법정에 세워 준엄한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이번 사건의 재판 결과는 같은 이유로 진행된 민사재판 결과를 보면 예측이 가능하다. 지난 13일 광주지법은 전씨 측이 조영대 신부와 5.18 관련 단체에 총 7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전씨가 그들의 명예를 훼손한 게 인정된 것이다.

문제는 10월 1일 진행될 형사재판에 '전씨가 법정에 나타나느냐'이다. 법원은 피고인이 특별한 이유 없이 형사재판에 불출석하면 구인장을 발부해 강제 구인할 수 있다.

제 발로 나오느냐, 끌려 나오느냐. 선택은 그리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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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찍고 백두산에 다녀 왔습니다

김명환 위원장의 방북 소회담

인터뷰랄 것도 없었다. 우선 기자가 궁금한 것이 많았다. 과연 김명환 위원장은 평양에 가서 무얼 보고 느끼고 왔나? 추석연휴가 시작된 금요일 밤 9시. 노원역 근처 커피숍에서 평양과 백두산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 백두산 정상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산진 : 노동과 세계]

김정은 위원장, 남북 노동자 축구, “잘 알고 있습니다.”

기자는 김정은 위원장을 가까이 서 본 소감부터 물었다. 첫날 목란관 환영만찬장에서 인사할 기회가 있었단다. 김명환 위원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남북 노동자가 축구대회도 열고 남북의 통일을 위해서 활발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더니 “잘 알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특별수행단은 크게 5-6개 그룹으로 움직였다고 한다. 김명환 위원장은 “크게 이해찬 대표, 박원순 시장 등 정당대표, 지자체 장들이 하나의 그룹으로 움직였고, 경제인들이 또 하나의 그룹으로 움직였다. 4대그룹총수, 경총, 대한상의, 개성공단기업, 공기업 사장단 등이 하나로 움직였다. 그 밖에 유홍준 교수 등 학계문화예술인들, 문정인 특보, 임동원 전 장관, 박지원 전 장관 등 자문단들이 또 하나로 움직였다.”
양 노총 위원장은 노동시민사회종교단체 그룹으로 움직였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나는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김홍걸 민화협 상임의장,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 이홍정 KNCC 총무, 원택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장, 한은숙 원불교 교정원장 등이 함께했다. 20인승 미니버스로 움직였는데, 자리가 넉넉했다. 나중에 분야별 간담회도 이렇게 그룹별로 진행했다.”

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몇 가지 꼽는다면?

김명환 위원장은 마치 준비한 것처럼 줄줄이 읊어댔다.

“첫째로 전쟁위기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은 없다“고 선언했다. 민족의 생존을 위협하고, 수구보수세력이 그렇게 우려먹던 전쟁위기와 그 전쟁위기를 이용한 남북대결, 노동탄압, 민중탄압, 이제는 이것이 항구적으로 불가능해졌다.

둘째로 핵 문제 관련해서 우리 스스로가, 남북정상이 뜻을 모아 한 목소리를 냈다는 점이다. 남북합창이 된 것이다. 앞으로도 자주적 단결이 중요하다.

셋째로 문재인 대통령이 5.1경기장에서 평양시민에게 우리는 ‘5천년을 같이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다’고 말한 대목이다. 
이번 연설을 통해 이 70년의 분단이라는 세월이 남과 북이 힘만 모으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는 메시지를 남측 대통령이 평양시민에게 전했다. 이 연설은 ‘우리민족끼리 정신’. ‘자주적 단결정신’을 평양 15만 시민 앞에서 선포하고 커다란 신뢰를 확인한 자리였고, 이것을 생중계로 바라본 남측 국민들도 뜨거운 동포애를 느끼는 자리였다.”

기자가 “5.1경기장 문재인 대통령 연설은 ‘명연설’이라고 칭송이 자자합니다.”라고 응수하자, 김명환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크게 작심하고 한 연설”인 것 같았다고 전했다. 그 작심은 무슨 정국의 돌파구를 연다 이런 것을 뛰어 넘어 “이렇게 밀고 가야 개혁의 문제든, 남북의 문제든 뭐든지 할 수 있다"고 결심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제 남북관계는 자주교류수준을 넘는 문제”

김 위원장은 이어서 “이제 노동운동도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제 ‘자주교류’ 수준을 넘는 문제들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통일의 모습, 경제시스템, 남북노동자의 삶의 미래 등에 대해서 본격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북은 사회주의, 남은 자본주의, 이런 체제가 순식간에 바뀌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체제가 공존하면서 민족이 연합, 연방한다는 것을 해본 적이 없다. 차이를 느끼고, 차이를 인정하고, 차이를 좁히는 그런 노력들이 필요하다. 새로운 세상을 예감하는 새로운 고민이 필요하다.”

“북맹 탈출 시급”

김명환 위원장은 이번에 많은 전문가들도 참가했고, 재벌들도 참가했지만 “다들 쇼킹했을 거다”라고 평했다. “북에 대한 고정관념들, 북맹, 이런 것들을 빨리 벗어나야한다”고 강조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사회주의, 자본주의 양 지도자가 만나 적대 관계를 해소하고, 평화번영의 길로 함께 나가자고 하는 일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이제 이런 일이 지도자들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할 수 있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그 안에 먹고사는 문제가 결합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긴 시간 에돌아갈 필요 없다”

“하루가 걸리지 않아 백두산을 들러서 서울로 왔다. 10.4선언 실종, 잃어버린 10년을 극복한다는 게 사실 별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평양에서 삼지연 가는데 비행기로 1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백두산 장군봉에서 점심 먹고, 삼지연에서 비행기타면 저녁 때 김포공항에 닿는다. 이제 남쪽에서도 새벽 5시에 출발해서 저녁 7시반에 서울로 돌아올 수 있는거다. 그것도 평양 순안공항에서 비행기 환승하고 올 수 있는 거다. 긴 기간, 에돌아 올 필요 없다. 이번에 방북단이 이걸 보여준 것 아닌가.”

▲ 인터뷰 중인 김명환 위원장

새로운 대전환 속에서 노동의 의미를 찾는다면?

기자는 “대단한 상상력이 필요하고, 그 속에서 노동의 의미를 찾는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주문했다.

“솔직히 아직 명확히 잡히지 않는다. 그 공간의 확대와 속도를 쫓아가기가 쉽지 않다. 그 동안 노동이 중요한 파트를 담당한 통일운동이 있었고, 남북노동자들의 자주교류의 공간도 있었다. 여기에서 적대적인 세력들과의 쟁투가 있어왔다. 그런데 지금은 이것을 뛰어넘는 더 큰 공간에서 지난 시기를 우리가 싸워왔던 힘과 조직력을 가지고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이 도래했다. 반미자주화, 조국통일, 남북노동자 자주교류라는 기존 운동의 틀을 가지고 이 새로운 거대한 장에서는 어떻게 표현하고 표출하여야 하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 느낌, 그 의미를 더 분명하게 토론할 필요가 있다.

북만 해도 벌써 많이 바뀌고 있다. 평양 선전물도 많이 바뀌었다. 평화, 번영, 조국통일, 주체사상 이런 구호를 있었지만 미제 타도 등등의 구호는 사라졌다. 미국사람들에 대해서 남측 누군가 이야기하면 일단 그냥 듣는 태도이다. 미국놈들! 나쁜 놈들! 이렇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상황에서 뭘 했냐를 따졌고 한발 더 나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제는 이런 것들이 남과 북이 뭔가 새로운 것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노동 역시 시야가 넓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4.27 판문점 선언으로 열린 시대는 과거 6.15나 10.4 시기와는 전혀 다른 시대이다. 새로운 시대이다. 단적으로 사람들은 이미 10개월 만에 3번의 정상회담을 보았다. 2000년 6.15 공동선언 이래 18년 동안 5차례 남북정상회담이 있었는데 그 중 3번이 10개월 만에 진행된 것이다. 이제 올해 안에 4번의 정상회담이 이루어질 것인데, 남북정상이 무시로, 수시로 만난다고 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변화이다. 수시, 무시로 만난다는 것은 이제 저쪽의 대표자가 무슨 이야기를 하면, 우리 사회에 주목해서 들어야 할 이야기가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 전에 1월 1일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를 관심있게 듣는 사람은 전문가들이었고 극소수였다. 그런데 이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연설이나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는 남과 북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이번에 가서 김정은 위원장이 이야기했던 것을 남측언론이 한 시간 넘게 해설을 한다. 이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1시간이 넘게 해설하는 상황이 오고 있다. 이런 상황을 더 잘 준비해야 한다.”

노동계가 함께 평양에 참가한 의미는?

“3차 평양남북정상회담이 펼쳐지는 오늘이라는 것이 민족자주의 원칙을 가지고 통일로 가야한다는 치열했던 어제의 투쟁이 없었다면 가능했겠는가. 그 투쟁과 대중적 염원의 가장 중심에 노동이 있었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6.15남측위를 비롯한 치열한 통일운동이 있었다. 이러한 노력들이 현실에서는 남북정상회담으로 총화된다고 했을 때 각계각층의 참가 요청은 단순히 보조하고 수행한다는 의미를 넘어 참여하고 함께하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에 노동시민사회진영이 참석하는 것은 마땅하고 거기에 누가 오든 안 오든 민주노총이 함께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북과정에서 북측이 노동에게 보여주는 신뢰감은 대단했다고 평가했다. 북측과 간담회 할 때도 그랬고, 일상접촉에서도 기본적으로 “노동을 믿는다. 그 동안 열심히 해왔다.”라는 태도가 확고하게 바탕에 깔려있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이라고 소개하면 “고생 많으시다”하며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구체적인 상황도 잘 알고 있었다고 술회했다. 
김 위원장은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복직한 것 등도 알고 있었다. 이런 식으로 관심과 믿음을 적극적으로 보여주고 간담히 자리 등에서 확인되는 과정들을 보았다. 이런 점들이 노동이 평양정상회담에 참가했던 의미를 확인해 주는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노동시민사회 종교계 간담회 : "6.15 공동선언 망가질 때 뭐했나?"는 질타도

기자는 노동시민사회 종교계 간담회 때 나온 이야기를 좀 더 소개해 달라고 주문했다.

“각종 간담회들은 남북교류의 경험을 돌아보고 새로운 교훈과 전망을 얻는 자리였다. 남북교류에서 한다하는 전문가들도 많이 참석했다. 결국 구체적이고 복잡한 정세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을 몰라서가 아니라 결국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이냐. 남과 북이 어떻게 할 것이냐가 초점이었던 같다.

그런데 대체로 남쪽에서 간 인사들은 ‘정세와 조건’이라고 하는 것들에 더욱 많이 따지는 분위기였다. 노동사회종교계 면담에서도 북측은 일관되게 ‘남과 북의 우리민족이 힘을 합쳐서 난관을 돌파해 가는데서 더 적극적이었으면 좋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정권들, 이명박근혜 정권 시기에 6.15, 10.4선언의 빛이 바래지고 원점으로 돌아갔던 것 아닌가. 그 과정에서 남쪽에서 더 적극적으로 돌파하고 싸워야 했던 것 아니었나. 지금에 와서 자꾸 여러 방면에서 자주교류, 자주교류 하자고 하는데, 싸우는 과정이 없다면 지켜내지 못한다. 앞으로도 이걸 지켜내려면 지금 이것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에 대해서 북이든 남이든, 민간단체들도 더 적극적으로 설득에 나서야 한다, 투쟁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남측 인사들이 흔히 이야기 하는 외교적인 고려, 남쪽이 관계를 맺고 있는 상황들을 북쪽이 잘 알아야하지 않겠는가 하는 식의 수세적 이야기를 많이 하니까, 북측에서는 그러니까 지금까지 타파하자고 했던 것 아닌가, 남쪽에서 정상회담을 비판하고 판문점 선언을 비판하는 세력들은 우선 사회체육계 시민사회단체들부터 적극 나서서 제기하고 운동을 벌이고 치켜세우는 역할들을 하면서 싸워야 되는 것 아닌가 이런 주장들이 나온 것이다.”

“나는 토론 중에 6.15남측위원회가 참가하지 못해 아쉽다. 남북 노동자들은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판문점 이행과정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들을 극복하기 위해 힘있게 투쟁하고 돌파해 나가겠다는 식으로 발언했다.”

“카운터 파트너 조정 만만치 않았다”

간담회 관련 다른 에피소드는 없나요?라고 물었다

“박원순 시장 등 지자체 장들은 카운터 파트너가 애매했다. 도 책임자들이 나올 수 없었고, 서울시장이 평양시당위원장을 만날지, 평양인민위원회 의장을 만날 지 정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각 당대표들도 일정이나 파트너에 문제가 있어 간담회가 불발되기도 하였다. 노동 역시 직총에서 나오지 못했다. 북측은 남측에서 의미하는 경제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았다.

이런 경우들이 앞으로 많을 텐데 어떻게 매칭시켜 나갈 건지 서로 간에 조율이 필요하다는 점을 느꼈다. 이런 일은 사실 정부차원에서는 다 커버할 수 없다고 본다. 결국 다방면적 자주 교류 속에서 맞추어 나가는 길 밖에 없다. 그래도 가장 뚜렷할 수 있는 부분이 노동이다. 노동은 단위가 명확하고, 그쪽은 노동중심의 사회라고 하고 있고, 우리는 노동을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가겠다고 하고 있는 상황이니까. 차이를 확인하고 줄여나가는 것. 이런 것이 남과 북 서로에게 과제로 남아있다.”

▲ 옥류관 만찬 후 대동강을 배경으로 문재인 대톨령,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김명환 위원장[사진 : 2018.9.19/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번 방북에서 김명환 위원장이 생각하는 명장면 3개만 꼽아달라고 주문했다.

명장면1 “빛나는 조국”

첫 번째는 5.1경기장 ‘빛나는 조국’이었다.
“공연에서 공연을 보여주는 사람과 공연을 보는 사람들의 일체감이었다. 남쪽에서 저런 공연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문화관계자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저런 공연은 훈련도 해야 하지만, 신념이 들어가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집단성, 조직성, 신념이 어우러진 일체감의 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명연설로 우리민족의 일체감으로 승화되었다. 정말 우뢰와 같은 박수를 뒤로 하고 격정을 누르면서 5.1경기장을 떠나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보장성원들이 해 준 이야기에 의하면, 원래 80분이었던 9.9절 공연 중, 사회주의 건설과 관련한 자체 총화내용은 다 걷어내고, 9.19를 위해 새로 60분짜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기존 공연에서 4.27 이후 10분 분량에 민족대단결, 민족화합 부분을 10분 더 추가해서 9.9절 공연 이후 일주일 만에 완성해서 올린 공연이라고 하니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김 위원장은 “4.27선언 이후 평화번영, 자주통일 부분을 많이 보완해서 공연을 올렸는데, 외교적 대응이라기보다는 자신감의 반영이라고 본다. 거기서 느낀 건 자신감이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명장면2 “백두산 천지”

두 번째는 백두산 천지였다.
“뭐니뭐니 해도 천지다. 개인적으로 세 번 만에 본 것이다. 중국 쪽으로 갔을 때는 못 봤다. 비만 맞고 안개가 깔려있었다. 그 천지의 천하장면, 민족의 장대한 기상을 느꼈다. 그건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이다.”

사실 김 위원장은 장군봉까지는 갔지만 천지 아래로 내려가지는 못했다. 4인승 삭도 5대 1세트 해서 20명씩 내려갈 수 있는데, 1세트는 먼저 남북 정상부부, 경호라인, 핵심 수행라인이 내려가고, 다른 한 세트는 가수 예술인 등을 우선 태운 것 같은데 사실 운에 달려있었다. 김명환 위원장은 바로 2명 앞에서 줄이 끊겼다고 못내 아쉬워했다.

명장면3 “평양시민의 새벽 환송”
세 번째는 평양시민의 새벽 환송이었다.
“우리가 잘 볼 수 없었지만 그렇기에 더욱 가슴에 남는 인상적 장면이 있다. 백두산 간다는 것을 전날 밤에 통보받았다. 새벽 4시에 일어나야했다. 새벽 4시, 5시는 여전히 캄캄하다. 밖에는 비가 주룩주룩 오고 있었다. 호텔 밖으로 나가는데 뭔가 웅웅 하는 소리가 들렸다. 평양시민들이 조국통일을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평양시민들이 새벽 5시에 환송을 나온 것이다. 캄캄한데다가 버스 창에 코팅까지 쳐놓으니 시민들이 잘 보이지 않았다. 희미하게만 보였다. 
비오는 새벽에 호텔 입구에서부터 평양시내를 빠져나갈 때까지 양쪽에 나와서 꽃을 흔들면서 조국통일을 외치는 평양시민들. 마침 버스기사가 버스 안 불을 켰다. 안에서 보는 밖은 희미했지만 밖에서는 안을 환하게 볼 수 있었다. 비오는 날 깜깜한 새벽에 환송인파는 백화원 초대소, 고려호텔부터 평양순안공항까지 끝없이 이어졌다. 아마 환영인파가 그대로 다 나온 것 같았다. 8시가 넘어서 순안공항에 도착했을 때도 우리 앞으로 수천 명이 지나갔다. 뭐라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놀라움과 감동으로 바라보았던 장면이었다.”

▲ 인터뷰 중인 김명환 위원장

“자기 역할을 찾아가는 사람들”

기자는 평양시민, 노동자들의 모습에 대해서 느낀 점을 물어봤다.

“밖을 잘 못 나가서 호텔앞 지나가는 시민들 밖에는 못 봤다. 호텔 안에서 봉사원들에게 느낀 점은 있다. 자기가 이런 일을 하는 것은 흔히 이야기하는 임금, 뭐 이런 것을 위해서가 아니라 어떤 사회적으로 맡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뭘 물어봐서 잘 모르면 ‘알아봐가지고 오겠습니다’하고 갔다 와서는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어쨌든 각각이 전체 사회를 운영하기 위한 각자의 역할을 맡아 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집단속에서 자신의 지위를 자각하면서 뭔가 사회가 움직이는 느낌이었는데, 그것이 딱딱하고 절도있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물 흐르듯이 진행된다는 느낌 같은 것이 있었다.

오다가다 본 평양의 모습은 활력이 넘쳐있었다. 수행단 중 방북을 수차례 한 사람들 이야기로는 그야말로 상전벽해라고 전했다. 우리 숙소 바로 뒤 보통강도 10년전 만해도 냄새가 났는데 이제는 낚시를 하고 있고, 고려 호텔 주변 건물 역시 깔끔하게 개량되고 정리되어 있었다. 평양 역시 충분한 인프라가 형성되고 잘 작동하는 도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필요한 자원만 좀 더 들어가면 상당히 활성화될 것이다. 자원부족이 문제였다. 그 원인은 결국 고립과 제재였다.

과학자 거리 아파트를 어떻게 나누주는가 물었더니, 박사, 준박사 등 어느 정도 등급에 따라 규모의 차이는 있다고 했다. 그런데 또 하나의 기준은 그 사람의 식구가 몇 명인가란다. 그러니 '사회에 얼마나 공을 세웠는가 '하고 '가족의 숫자'가 아파트를 공급받는 기준이었다.”

향후 금강산 노동자 자주교류, 결국 제재가 문제

노동자 자주교류에 대한 계획에 대해서 김명환 위원장은 희망과 함께 걱정도 전했다.

“이미 준비되고 있는 10.4선언 기념행사에 6.15남측위를 중심으로 행사가 진행될 것이고 노동도 함께 할 것이다. 10.4기념행사에서 남북노동자는 평양에서 ‘남북확대대표자 회의’를 개최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10월 쯤 실무협의가 진행될 것이다. 
금강산 노동자 통일대회 문제도 함께 협의한다. 그런데 북측에서도 금강산 지역은 대북제재의 타겟지점이라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염려를 했다. 이제 남북노동자들이 교류를 하면서도 결국 대북제재가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오죽하면 개성공단 관계자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에게까지 찾아와 개성공단문제, 대북제제 문제를 꼭 풀어달라고 요청을 했겠나.
나는 북측인사들에게 남측 촛불시민사회단체가 이번 유엔총회에 간다는 사실을 알렸다. 가서 종전선언, 대북제제 해제, 평화협정 체결에 대해 역설할 것이라고 전했다.”

섬나라 일본식 철도산업에서 대륙으로 가는 철도산업

기자는 철도노동자 출신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철도연결문제에 대한 언급도 요청했다.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이 한전출신인데 이번에 한전 사장도 왔다. 나는 철도노동자 출신인데 코레일 사장도 함께 왔다.(웃음) 평양역 주변을 보니 철도시설 개량이 필요해 보였다. 우리는 KTX중심이라서 많이 달랐다. 북측이 중국과 일대일로를 연장해서 연결하면 철도 개량과 복선화 비용이 많이 들 것이다. 그러나 결국 우리의 큰 인프라 자산이 된다. 
남북이 연결되는 순간 철도산업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진다. 중국 러시아 유럽을 포함한 철도산업을 구상하고. 다자간 협력을 고민해야 한다. 그 동안 한국철도산업의 시스템 패턴은 일본철도산업의 연장이었다. 결국 일본이 놓은 철도를 써왔으니까. 예를 들어 휘어진 코스를 돌 때 열차 탈선방지용 주행속도 계산법은 여전히 일본의 계산법을 그대로 쓰고 있다. 이제는 통일경제의 희망적 모델들이 만들어 질 것이고 이런 시각에서 철도산업을 보아야 한다. 철도 레일을 만드는 포철 등 철강 산업, 철도차량을 만드는 로템 등 제조업, 철도를 운영하는 코레일, 토목 등 기반시설을 까는 부분들이 더욱 더 통합적으로 되어야 한다는 점, 철도산업이 국가산업의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점, 철도산업에서의 일본의 영향이 완전히 일소되고 대륙을 연결하는 철도산업의 입지가 자리잡는다는 점 등을 예측할 수 있다.

천연가스를 잇는 에너지 분야도 이와 비슷한 혁신적 변화가 올 수 있다. LPG가스관이 연결 되면 단가가 1/24로 줄어든다는 분석이 있다. 채취-액화-재가스화 공정과 운송과정이 필요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에너지 우선 순위가 원자력-화력-가스에서 우선 순위가 바뀌게 되는 대 지각변동이 올 것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 김정은 위원장 서울 방문

마지막으로 2차 북미정상회담과 김정은 위원장 서울 방문에 대해서 한 마디 한다면?

“남과북 정상들이 한반도 영구적 평화체제를 위해 한 목소리를 냈다면, 이 문제에 대해 강력한 영향을 주어왔던 미국이 이제 답을 해야할 차례이다. 사실 미국은 소소하게 자주적 교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넘어서서 북의 전체 시스템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북 사회가 대단히 어려움을 겪게 만드는 작용을 했다. 우선 대북제재 이런 걸 해소해야 한다. 지금 남북 정상이 확인한 신뢰조치를 놓고 보면 미국이 종전선언과 대북제재해제를 못할 이유가 없다. 김정은 위원장 서울방문이 오래 안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역사이다. 어떻게 환영해야 하겠는지 토론하려고 한다. 어서 오시라. 민주노총 조합원과 함께 기다리고 있겠다.”

김장호 기자  jangkim21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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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유엔 총회 연설…“당신만의 목소리를 내주세요”

BTS, 유엔 총회 연설…“당신만의 목소리를 내주세요”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입력 : 2018.09.25 09:29:00
 

24일 (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행사에 참여한 방탄소년단. 리더 RM은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연합뉴스 UPI

24일 (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행사에 참여한 방탄소년단. 리더 RM은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연합뉴스 UPI

 

“자신의 목소리를 내주세요. 조금씩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 나갑시다.”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24·본명 김남준)이 유엔 총회에서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한 말이다. BTS는 한국 가수로는 처음 유엔 총회 행사자에서 연설했다.

24일(현지시각) 뉴욕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서 진행된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mited) 행사에 BTS가 참석했다. 이번 자리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이끄는 ‘청년(Youth) 2030’ 프로그램 중 교육부문 파트너십을 홍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청년(Youth) 2030’은 기성세대에 기대기보다 스스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권한을 확대하자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구테흐스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 등이 함께했다.

김용 총재는 BTS를 “청년세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역할을 하는”그룹이라 소개했고, 곧이어 방탄소년단 7명이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장 단상 앞에 섰다. 멤버 진(김석진), 슈가(민윤기), 제이홉(정호석), 지민(박지민), V(김태형), 정국(전정국)를 대표해, 리더 RM이 마이크를 잡았다.

RM은 “서울 근처의 일산이라는 아름다운 도시에서 태어나 아름다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렇지만 9~10살 무렵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게 됐고, 남들이 만들어놓은 틀에 자신을 집어넣기 시작하면서 나만의 목소리를 잃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별을 보면서 꿈꾸지 말고 실천해보자고 생각했다. 내 몸의 목소리를 들어보자고 생각했다”면서 “저에게는 음악이라는 도피처가 있었다. 그 작은 목소리를 들을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24일 (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행사에 참여한 방탄소년단. 리더 RM은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연합뉴스 UPI

24일 (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행사에 참여한 방탄소년단. 리더 RM은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연합뉴스 UPI

24일 (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행사에 참여한 방탄소년단. 리더 RM은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연합뉴스 UPI

24일 (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행사에 참여한 방탄소년단. 리더 RM은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연합뉴스 UPI

RM은 “사람들이 ‘BTS는 희망이 없다’고 말했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멤버들이 있었고 아미(ARMY) 팬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했다. 이어 “실수하고 단점이 있지만 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며 “우리 스스로 어떻게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우리 스스로 사랑하는 것이다. 여러분 목소리를 내달라. 여러분의 스토리를 얘기해달라”고 연설했다.

BTS는 지난해 11월부터 유니세프와 손잡고 세계 아동·청소년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시작한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8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월드 투어 중이다. 다음 달 6일에는 뉴욕 시티필드에서 공연을 연다. 시티필드는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홈구장으로 폴 매카트니, 제이지, 비욘세, 레이디 가가 등 톱스타들이 섰던 무대다. 한국 가수가 이곳에서 단독공연을 하는 건 이번이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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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 없이 번성하는 ‘아마조네스’ 물고기

수컷 없이 번성하는 ‘아마조네스’ 물고기

조홍섭 2018. 09. 21
조회수 769 추천수 1
 
암컷끼리 살다 다른 종 수컷의 도움으로 단성생식
아마존 몰리·붕어…정자의 자극만 받고 유전자는 파괴
 
a1.jpg» 화살을 쏘기 쉽도록 한쪽 가슴을 도려낸 아마존 부족의 모습을 새긴 조각상.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그리스 신화에 아마존(복수 아마조네스)이라는 여성으로만 이뤄진 부족이 나온다. 전쟁을 좋아하는 이들은 여자 아기의 오른쪽 가슴을 도려내 활쏘기에 불편하지 않도록 했다. 종족 유지를 위해 이웃 부족과 아이를 잉태하는 의식을 치렀지만 여자아이만 길렀다. 이런 신화의 배경에는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억압과 차별을 벗어나고픈 욕망이 깔렸을 것이다. 
 
실제로 ‘아마존 페미니스트’들은 원더우먼 같은 신체적으로 강한 여성을 통해 성평등을 이룩하려 했다. 그러나 급진 페미니스트조차도 여성만의 세상을 꿈꾸지는 못했다. 넘을 수 없어 보이는 생물학적 장벽, 그것을 넘은 물고기가 있다.
 
a2.jpg» 단성생식(처녀생식)으로 번식하는 아마존 몰리(오른쪽)가 번식을 위해 종이 다른 수컷을 유인하고 있다. 맨프레드 샤르틀 박사 제공.
 
멕시코 북동부와 미국 텍사스 주 남쪽으로 흐르는 따뜻한 강물에는 송사리처럼 생긴 작은 물고기가 산다. 먹이가 풍부하고 여건만 맞으면 불과 몇 달 만에 성체가 돼 매달 새끼를 60~100마리 낳는 왕성한 번식력을 보인다. 놀랍게도 이 물고기는 모두 암컷이다. 
 
영어 이름은 ‘아마존 몰리’로 그리스 신화의 여성 전사 부족에서 따왔다. 이 물고기가 척추동물 가운데 처음으로 무성생식으로 번식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건 1932년이었다. 
 
암컷만으로 이뤄진 아마존 몰리는 번식을 할 때 그리스 신화의 아마존처럼 이웃 부족의 힘을 빌린다. 유전적으로 가깝지만 다른 종 물고기 수컷을 유인해 짝짓기한다. 암컷의 난자가 발생을 시작하려면 정자의 자극이 필요하다. 정자는 난자를 뚫고 들어와 발생을 촉발하지만 수컷의 디엔에이(DNA)는 일절 난자와 결합하지 못한다. 난자에 들어온 수컷의 정자는 모두 파괴된다. 결과적으로 이 물고기 암컷은 수컷의 도움을 받을 뿐 자신의 유전자만으로 후손을 만든다. 
 
세균이 둘로 갈라지거나 은행나무 밑동에서 싹이 나오듯이 미생물이나 식물 가운데는 암컷과 수컷 없이 어미 그대로를 복제하는 무성생식이 널리 알려졌지만, 척추동물에서 이런 방식의 생식이 가능하다는 건 충격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밝혀지는 데는 분자유전학이라는 도구가 필요했다.
 
마침내 아마존 몰리의 비밀을 밝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웨슬리 워런 미국 워싱턴 대 유전학자 등 국제 연구진은 ‘네이처’ 자매지인 과학저널 ‘생태학 및 진화’ 2월11일치에 실린 논문에서 암컷만으로 번성하는 아마존 몰리의 비밀을 분자 차원에서 밝혔다. 척추동물에서 암컷만으로 번식하는 단성생식(처녀생식)은 극히 예외적인 일이다. 
 
얼핏 단성생식은 유리한 번식방법으로 보이기도 한다. 짝짓기를 둘러싼 암컷과 수컷 또는 동성끼리의 경쟁은 에너지가 많이 드는 절차다. 이 과정에서 종종 목숨을 잃기도 한다. 만일 어미가 아주 훌륭한 유전자를 타고났다면 그 자질을 고스란히 자손에게 물려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성생식이다. 어미의 유전자가 복제를 통해 고스란히 자손에서 발현하기 때문이다. 유성생식을 한다면 어미의 유전자는 절반씩 자식에게 유전된다. 어떤 형질이 전달되는가는 전적으로 우연이어서 최악의 조합이 나타날 수도 있다.
 
a3.jpg» 도마뱀붙이의 짝짓기. 유성생식은 절차가 복잡하고 위험 부담도 따르지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다양성을 제공한다. 바실리 모린,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그렇다면 왜 암컷과 수컷이 절차가 번잡하고 결과도 불확실한 섹스를 통해 유성생식을 하는 것일까. 진화생물학자들은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든다. 생물의 유전자는 분열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돌연변이를 일으키는데, 이들은 대부분 생물체에 해롭다. 유성생식을 하면 양쪽의 염색체가 결합해 감수분열을 하는 과정에서 이런 잘못된 유전자는 쉽게 제거된다. 그러나 무성생식에서는 원본을 계속 복사하기 때문에 중간에 생긴 오류가 쌓여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섹스의 또 다른 장점은 다양성을 낳는다는 것이다. 암수 양쪽에서 최선의 결합을 이루지는 못해도 다양한 결합을 통해 유전 다양성을 높인다. 다양성이 중요한 건 환경이 변화하거나 새로운 종류의 기생생물이나 질병이 닥쳤을 때이다. 새로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다양성을 갖췄느냐가 멸종이냐 번성이냐를 가른다. 이를테면 키 작고 수확량이 풍부한 형질의 벼는 홍수가 자주 드는 기후로 환경이 바뀌었을 때 도태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아마존 몰리는 어떻게 몰락을 피할 수 있었을까.
 
연구자들은 아마존 몰리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종이어서 진화의 저주가 아직 쌓이지 않은 상태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런데 유전체(게놈)를 분석해 보니 반대였다. 이 물고기는 출현한 이후 10만년이나 진화를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한 세대가 3~4달이니 무려 50만 세대가 지난 셈이다. 일반적인 무성생식이라면 이미 멸종했을 기간이다. 
 
그런데 아마존 몰리의 게놈에선 나쁜 돌연변이가 축적돼 퇴화한 흔적이 전혀 없었다. 게다가 이 물고기는 단일한 복제물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복제집단이 있었다. 서로 다른 복제집단 사이의 다양성이 이 물고기의 진화를 지탱하고 있었다. 특히 면역체계를 담당하는 유전자의 다양성이 높았다. 말하자면 아마존 몰리의 유전형질은 매우 뛰어나면서 강건하다는 것이다. 그 비결은 뭘까.
 
연구자들은 아마존 몰리가 애초 서로 다른 두 종의 물고기가 종간 장벽을 넘어 잡종을 형성해 탄생했다는 데 주목했다. 이런 종간 잡종은 종종 두 어미 종보다 크고, 더 화려하며, 튼튼한 형질이 나타나는 ‘잡종 강세’를 보인다. 암말과 수탕나귀의 교배로 태어난 노새는 힘이 세고 튼튼하다. 그러나 노새가 번식능력이 없는 것과 달리 아마존 몰리는 번식을 하는 법을 터득했다. 
 
게다가 아마존 몰리의 탄생은 기적적인 행운의 결과였다. 그동안 많은 연구자가 두 종의 교배를 통해 인공적으로 아마존 몰리를 만들려고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현재의 아마존 몰리는 유성생식을 하지 않고도 그 부작용을 피할 수 있는 절묘한 유전형질을 갖춘 매우 드문 잡종이다.
 
복제 기법을 통해 암컷 중심으로 번성하는 척추동물이 아마존 몰리만은 아니다. 그동안 무성생식을 하는 척추동물은 어류, 양서류, 파충류에서 모두 50여 종이 발견됐고, 또 일생 중에 적어도 일시적으로 복제 방식으로 번식하는 종도 50여 종 있다.
 
a4.jpg» 붕어는 흔하지만, 번식방법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상당수 붕어는 유성생식이 아닌 복제 방식으로 번식한다. 조홍섭 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친근하고 흔한 물고기인 붕어도 그런 식의 번식을 하는 물고기이다. 낚시 대상으로 가장 널리 사랑받고 식용 대상으로도 중요하지만 붕어의 번식 행동은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비가 많이 온 뒤 새로 생긴 웅덩이에서 붕어를 발견하곤 한다. “하늘에서 떨어졌나?” 의심할 만하지만 사실은 개울에 살던 붕어가 빗물이 만든 물길을 따라 신천지를 개척하기 위해 온 것이다. 붕어가 가장 흔한 민물고기의 하나가 된 데는 이런 진취적인 행동이 뒷받침됐다. 
 
그러나 이런 모험에는 대가가 따른다. 새로운 웅덩이에 암수가 짝 맞춰 진출할 확률은 높지 않다. 기껏 새로운 서식지를 확보했지만 짝짓기 상대가 없는 외톨이일 가능성이 더 크다. 이럴 때 붕어가 구사하는 전략이 바로 아마존 몰리가 하는 복제 번식이다. 암컷 붕어는 가깝지만 다른 종인 잉어 등의 수컷 정자의 도움을 받아 발생해 자신의 복제 붕어를 만들어 낸다. 그런데 붕어는 아마존 몰리와 달리 게놈의 크기를 3~4배 늘린 다배체 복제를 한다.
 
김동수 부경대 양식학과 교수 등 연구자들은 ‘한국어류학회지’ 2002년 제6호에 실린 논문에서 논산, 주문진, 속초, 삼례 등에서 채집한 붕어의 80% 이상이 염색체 수가 정상보다 3배인 3배체 개체라는 사실을 밝혔다. 경남 함안에서 채집한 붕어는 95%가 3배체였다. 
 
우리나라 하천에 사는 붕어의 대부분은 사실 ‘복제 붕어’인 셈이다. 낚시하는 사람이라면 특정 저수지나 하천에는 크기나 모양, 색깔이 거의 판박이인 붕어가 잡힌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게다가 복제 붕어는 모두 암컷이다. 암컷이 다른 종 수컷의 도움을 받아 번식하니 만들어 내는 복제 후손이 모두 암컷인 것은 당연하다. 물론 붕어에도 수컷은 있다. 태어날 때 붕어는 다른 종과 마찬가지로 암수가 비슷하고 수컷 쪽이 좀 더 많다. 그러나 다 자란 붕어를 채집해 보면 수컷은 10%가 안 된다. 그 이유는 붕어가 양성생식이 아닌 복제를 통한 단성생식을 하기 때문이다.
 
03100750_R_0.jpg» 토종붕어. 겨울에는 ‘술에 취해’ 추위를 이긴다. 환경부 한강물환경연구소 제공.
 
붕어는 이런 기발한 번식방법뿐 아니라 다른 기발한 생존 전략도 보유한다. 겨우내 꽁꽁 얼어붙은 저수지나 연못 바닥에서 붕어는 4~5달 동안 겨울잠을 자지 않은 상태에서 살아남는다. 얼음과 눈으로 덮인 저수지 바닥은 햇빛이 투과하지 못해 무산소 상태다. 붕어는 간에 저장한 글리코겐을 분해해 생존을 위해 에너지를 얻는데, 그때 분해 산물로 젖산 대신 알코올이 생성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젖산에 의한 위험을 피하는 것이다. 
 
이때 붕어의 혈중알코올농도는 100㎖당 50㎎(0.05%에 해당)이 넘는데, 사람이라면 면허정지 처분을 받는 수준이다. 붕어는 무산소 상태에서 술 빚는 효모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효소를 만들어 생존한다(▶관련 기사한겨울 연못 밑 붕어는 술에 기대어 생존한다).
 
외래종 포식자인 큰입배스에 대한 붕어의 대응책도 눈길을 끈다. 장민호 공주대 생물교육과 교수팀이 우리나라 호수와 저수지를 조사한 결과 배스가 사는 곳의 붕어는 그렇지 않은 곳에 비해 어릴 때 빨리 자라는 생장 전략을 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배스가 있는 곳의 붕어는 길이보다 몸의 부피를 늘리는 쪽으로 성장했다. 배스의 목구멍에 쉽게 넘어가지 않도록 몸의 형태를 바꾼 영리한 전략이다. 수많은 어려운 환경 변화에도 붕어가 우리 주변에서 끈질기게 살아남는 데는 이유가 있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이 글은 ‘푸른 연금술사’ 2018년 3·4월 호에 실린 것을 일부 수정해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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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경제협력, 서해와 동해를 주목하라

경공업서 중공업으로, 한차원 도약할 서해…김정은 위원장 의지 담긴 동해

홍민철 기자 plusjr0512@vop.co.kr
발행 2018-09-25 09:51:37
수정 2018-09-25 10: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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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은 상호호혜와 공리공영의 바탕위에서 교류와 협력을 더욱 증대시키고,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들을 강구해나가기로 하였다”

역사적인 9월평양공동선언 2조의 첫 문구다. 남북 경제협력 계획은 2조의 4개 항에 상세히 담겨 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1항이다. 남북 철도 및 도로 연결 착공식을 연내에 개최할 것을 명문화 했다. 국제사회의 제재로 경협이 진척되지 못하는 상황을 타개하고 ‘당장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는 양 정상의 의지가 강하게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추진되는 철도 및 도로 연결과 함께 장기적 관점에서 보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바로 2조 2항,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 항목이다.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라는 가정이 붙기는 했지만 남북, 북미 간 훈풍이 시작되고 제재가 조금이라도 풀리게 되면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개성공단과 금강산을 기점으로 하는 양대 ‘공동특구’는 남북 경제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잠재력이 매우 큰 분야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삼지연초대소를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산책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삼지연초대소를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산책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평양시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의 ‘서해안산업‧물류‧교통 벨트’ 
경공업에서 중공업‧신사업으로 ‘질적변화’ 예상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국정운영 목표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신경제지도의 핵심 사업은 ‘3대 벨트’로 요약되는데, 동해권 에너지‧자원벨트, 서해안 산업‧물류‧교통벨트, 그리고 비무장지대(DMZ) 환경‧관광벨트다.  

그중 남북이 합의한 ‘서해경제공동특구’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질적변화’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개성공단을 중심으로 한 1단계 서해공동특구가 경공업‧중소기업 중심이었다면 향후 2단계 공동특구는 중공업, 첨단산업 중심의 중견 대기업 중심의 개발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존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인 ‘서해안 산업‧물류‧교통벨트’는 남한의 수도권에서 시작해 북한의 개성공단, 평양‧남포, 신의주를 잇는 구상이다. 남한의 첨단산업력과 북한의 산업입지, 노동력 등을 활용해 제조업 전진기지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의선과 같은 철도노선 등을 중국 대륙으로 이어 새로운 수출길을 열 ‘물류 벨트’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당장 1단계에서 멈춰선 개성공단을 제2개성공단 등으로 확대하고 주거지역 등 배후 시설 등을 개발할 프로젝트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개성공단 1단계 사업이 경공업 중소기업 중심이었다면 2단계 부터는 중공업과 첨단산업 등으로 범위를 넓힐 가능성이 크다.

중견 및 대기업이 중심이 되는 2단계 사업을 경제 특별 수행단과 북한 당국이 얼마나 논의했는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경제인들의 복귀 이후 재계에는 개성2공단에 삼성이 생산 기점을 조성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삼성과 LG는 이미 2007경부터 평양 인근에서 TV 등 가전제품을 생산한 전력도 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한반도 신경제지도ⓒ제공 : 통일부

동해관광공동특구, 금강산 기점으로 원산‧마식령 이어지는 휴양‧관광단지 특화
올초부터 신경쓴 ‘특구’ 김정은 국무위원장 특명 ‘올해 안에 완공’

문재인 대통령이 신경제지도에서 구상한 동해권 에너지‧자원벨트는 남북이 함께 금강산에서부터 원산‧단천, 청진‧나선에 이르는 공동개발사업을 추진한 뒤 한반도 동해안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물류밸트를 건설한다는 구상이다. 러시아의 천연가스와 원유개발과 한반도 공급, 북한 지하자원개발 등이 프로젝트의 주축이다. 여기에 금강산과 원산, 마식령 등 북한의 대표 휴양지와 남한의 고성 등을 잇는 관광단지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우리측 계획이다.  

당초 동해권 개발은 ‘자원’에 방점이 찍혀 있었지만 9월평양공동선언에는 관광에 무게를 두고 있다. 두 정상은 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을 1차 협력 대상으로 선정하고 금강산을 기점으로 인근 원산과 마식령 등 관광자원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특히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원산과 마식령을 ‘관광특구’화 해 종합 개발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산은 송도원해수욕장과 명사십리 등 북한에서 가장 유명한 해안 휴양지다. 현대아산 역시 지난 2000년대 초반, 금강산과 원산, 남측 고성을 연결하는 대규모 개발 사업을 구상한 바 있다.  

김 국무위원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올해에 군민이 힘을 합쳐 원산 갈마 해안광광지구 건설을 최단 기간내에 완공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북한은 이 해안을 중심으로 휴양, 레저 복합단지, 테마‧워터파크, 고급 주택촌, 호텔 건설 및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인근 마식령은 마식령 스키장을 중심으로 슬로프를 추가 건설하고, 눈썰매장, 호텔을 새로 짓는 등 ‘종합 스키레저타운’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당장은 ‘관광’을 중심으로 개발되지만 문 대통령의 구상에는 북한 단천의 광산지대와 청진의 태양광 풍력 신재생 에너지가 더욱 중요한 ‘전략 요충지’로 표기된다. 특히나 단천 인근의 광산지대는 ‘자원의 보고’로 알려진다. 단천은 40여개 광산이 반경 100km 안에 밀집돼 있는 국제적 규모의 광산지대다. 2007년 광물자원공사가 투자환경 현지 실사를 벌인 곳이다. 당시 연‧아연광산, 대흥 마그네사이트광산, 룡양 마그네사이트광산을 현지 실사했다. 단천지구의 마그네사이트 매장량은 36억톤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마그네사이트는 용광로 내화벽, 시멘트, 고무, 제지, 도자기 공업에 사용된다. 알루미늄보다 가벼워 마그네슘 합금은 우주항공에도 유용하다.  

남과 북 모두 이지역의 자원개발과 수송인프라 구축에는 장기적인 이해관계가 달려있다. 우리정부가 신북방정책차원에서 러시아와 공동으로 추진하려는 북극항로 개척 사업은 조선과 해운 업계가 바라는 바다. 나진‧하산프로젝트는 이미 남북러가 함께 추진하려다가 멈춰선 상황이다. 관광중심 개발이 끝나고 동해선 남북 철도 연결이 마무리 되는 시점이 되면 자원개발이 본격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평양정상회담 사흘째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고 있다.
평양정상회담 사흘째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고 있다.ⓒ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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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곧 큰 변화 있을 것"... 문재인 "통 큰 결단 감사"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8/09/25 11:35
  • 수정일
    2018/09/25 11:3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상응조치-영변'에는 즉답 않고 2차 북미회담 거듭 확인

18.09.25 07:33l최종 업데이트 18.09.25 07:33l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뉴욕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뉴욕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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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미국의 상응조치 시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제안을 수용할지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거듭 확인하면서 긍정적인 대답이 뒤따를 것임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동부시각으로 24일 뉴욕 롯데팰리스호텔에서 1시간 20여 분 간 정상회담을 열고 이어 한미FTA 개정 서명식을 했다. 서명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는 무역에 관한 것이지만 우리(미국과 한국)는 북한에 대해서도 아주 잘 해내고 있다"며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에게도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수 주 내에 정말 정말 중요한 일들이 일어나는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북한의 2번째 정상회담이 준비 중이고 장소와 시기는 북한과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협력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정상회담을 열며 한 모두발언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장소와 일정이 곧 발표될 것"이라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 실무진과 접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머지않아(in the not too distant future)"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며 "우리 둘 다 회담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우리는 서두르지 않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김 위원장에 대해 "매우 개방적이고 훌륭하다"라고 평가하며 "북미 관계는 매우 좋고 어떻게 보면 특별하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곧 김 위원장과 두 번째 회담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차 북미정상회담은) 1차 정상회담과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되고 첫 번째 회담과는 다른 장소에서 열릴 것"이라며 "불과 3개월 전까지만 해도 이 정도까지 진전될 줄 몰랐다"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김 위원장과 북한 주민이 깨닫기를 바라고 우리는 도움을 줄 계획"이라며 "북미 관계는 아주 좋으며 2차 북미정상회담은 머지않은 미래에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정상회담에서 발표한 북한 비핵화 합의를 더욱 구체적인 단계로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 "트럼프의 통 큰 결단, 문제 해결에 감사"

 
발언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뉴욕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뒤 발언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뉴욕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뒤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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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김 위원장의 핵 포기 의지를 강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이 컸다는 점을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원 덕분에 평양에 다녀왔다"며 "평양에서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과 논의한 내용을 공유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이 거둔 성과에 대해 문 대통령은 "특히 김 위원장이 직접 전 세계 언론 앞에서 비핵화 의지를 직접 밝히고 내가 15만 평양시민 앞에서 김 위원장과 한 비핵화 합의를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이제 북한의 핵 포기는 북한 내부에서도 되돌릴 수 없을 만큼 공식화됐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통 큰 결단과 새로운 접근으로 수십 년간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해결되는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변함없는 신뢰와 기대를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조기에 만나 비핵화를 조속히 끝내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미북정상회담 조기 개최와 성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나 한미FTA 개정 서명식 과정에서 '미국의 상응조치 시,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라는 북한의 제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도 밝혔듯 평양회담에서 확인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충분히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회담 뒤 트럼프 대통령의 '통 큰 결단'과 '수십 년의 문제 해결'에 감사를 표시한 것으로 봐선, 이 회담 전에 한미 정상 사이에 의견 교환이 이미 이뤄진 게 아니냐는 추측도 가능하다.

"북한과 관계 좋아져... 지난해와 다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뉴욕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안내하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뉴욕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안내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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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의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답은 하루 뒤에 있을 UN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완전한 파괴'를 말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내용이 어떻게 바뀌느냐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전 UN총회에 참석하면서 "북한과의 관계가 매우 좋아지고 있고 많은 것이 준비되어 있다"라며 "곧(quite soon)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아름다운 편지를 보내 두 번째 회담을 요청했다"라며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이 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비난하던 지난해를 거론하며 "그것은 다른 세상이고 위험한 시간이었다"라며 "지금은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개정된 한미FTA협정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농산물과 자동차가 한국 시장에 더 많이 팔릴 것임을 강조했다. 개정협정문에 서명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이 한글로 쓰여 있는 것을 보고는 "내 이름이 한국어로 쓰인 것은 처음 본다. 멋져 보인다"며 웃었다.

 
한미FTA 개정 악수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뉴욕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식'을 마친 뒤 협정서를 교환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뉴욕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식"을 마친 뒤 협정서를 교환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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