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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조, 해직자 복직위한 단식농성 돌입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8/04/06 09:33
  • 수정일
    2018/04/06 09:3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공무원노조, 해직자 복직위한 단식농성 돌입
 
 
 
백남주 객원기자
기사입력: 2018/04/05 [23:54]  최종편집: ⓒ 자주시보
 
 
▲ 공무원노조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고자 복직을 위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사진 : 공무원U신문)     © 편집국

 

3월 29일 노동조합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아 합법화를 쟁취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이 해직자원직복직을 내세우며 총력투쟁에 돌입했다.

 

공무원노조는 5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직자 136명의 원직복직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공무원노조는 공직사회의 썩은 관행을 바꾸고낡은 제도에 항의하고 오로지 국민의 편에 서서국민의 이익에 맞는 행정을 추구하기 위한 공무원노조의 활동에 136명의 공무원해직자가 복무했다며 “4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원직복직 특별법이 통과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무원노조는 대통령이 직접 교섭의 당사자로서 해직자 원직복직과 관련한 정무적 선언과공식적인 대화의 장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며 민주노조 활동으로 해직된 이들의 명예를 치유하고 복직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올바른 공무원노사관계와 공직사회 변화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이어 공무원노조는 오후 세종로공원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 결의대회를 진행중인 공무원노조. (사진 : 공무원U신문)     © 편집국

 

<공무원U신문보도에 따르면 결의대회에서 김주업 위원장은 노사관계에서 해직자 복직은 사용자들의 잘못과 노동자의 행위가 정당함을 인정하는 의미라 가장 마지막까지 다뤄지는 본질적인 부분이라며 그러므로 해직자 복직투쟁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은환 회복투위원장은 “14년 전 우리는 공무원노동자의 온전한 노동3권을 요구하다 실정법 위반으로 해직됐지만 공무원 노동3권 개헌안을 제시한 대통령이 우리의 요구와 행동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다며 원직복직 투쟁은 단지 해직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무원노조의 정당성을 확인하는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결의대회 후 참가자들은 해직자 원직복직’, ‘노동3권 쟁취’ 등을 요구하며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 청와대 인근에 마련된 단식농성장. (사진 : 공무원U신문)     ©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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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공무원 해직자 원직복직은 국민통합의 시작이다!!

 

공직사회 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의 기치를 들고 100만 공무원의 대표조직인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출범 한 지 16년이 되었다권력의 시녀이기를 거부하고참행정 실천으로 민중의 공무원이 되겠다는 공무원노동자의 선언은 공직사회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정권에게 이러한 공무원노조의 정당한 활동은 눈엣가시였고손발을 옥죄어야 할 대상이었다노동자로서 온전한 노동3권 쟁취를 위한 파업으로 하루이틀의 연가신청이 불허되고 결국 무단결근으로 해직되어 지금까지 버티어온 136명의 공무원 해직자가 있다.

 

해직자 136명은 권력이 아닌 국민의 공직자임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에 공직사회의 부정부패와 개혁을 위해서는 노동조합의 역할이 강화되어야 함을 인식하였다해직 이후에도 이 땅의 공익을 위하여 기관장 업무추진비 공개 및 불법 지출에 대한 감시계도지 예산 폐지 및 기자실 폐쇄명절 떡값 선물 안주고 안 받기 운동공사계약제도 개선운동단체장 및 지방의회 의원 견제선거부정 감시 운동공익제보 지원활동비리공직자 고발 및 부정부패 추방 캠페인 등 당당하고 성실한 공무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공직사회의 썩은 관행을 바꾸고낡은 제도에 항의하고 오로지 국민의 편에 서서국민의 이익에 맞는 행정을 추구하기 위한 공무원노조의 활동에 136명의 공무원해직자가 복무했다.

 

해직자를 포함한 공무원노조의 투쟁으로 설립신고는 쟁취했지만해직자 원직복직의 숙원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18대 국회, 19대 국회에서 노동조합관련 해직 및 징계처분을 받은 공무원의 복권에 관한 특별법을 상정하였으나 통과되지 못했다. 20대 국회의 공무원해직자 원직복직 특별법은 2017년 1월 24일 발의 이후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이미 국회의원 293명중 과반에 가까운 143명이 공무원해직자 원상회복 특별법제정에 동의했다. 4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원직복직 특별법이 통과되어야 한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약속한 바대로 해직자 원직복직의 약속을 즉각 이행해야 한다공무원노조는 대통령이 직접 교섭의 당사자로서 해직자 원직복직과 관련한 정무적 선언과공식적인 대화의 장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

 

민주노조 활동으로 해직된 이들의 명예를 치유하고 복직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올바른 공무원노사관계와 공직사회 변화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더불어 민주주의인권노동문제 해결과 국민통합 의지를 판단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공무원노조는 해직자 원직복직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단식농성에 돌입한다공무원노조는 부정부패 척결과 공직사회 개혁의 의지는 136명의 공무원해직자의 복권·복직임을 천명하며대통령과 국회에게 공무원해직자 명예회복 및 원직복직을 위한 해직자 원직복직 특별법제정을 촉구한다!

 

2018년 4월 5

전국공무원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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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아픔 위에 뜬 쌍무지개

제주4·3 아픔 위에 뜬 쌍무지개

최철호 2018. 04. 04
조회수 316 추천수 0
 

 

1-.jpg 2-.jpg» 제주도 4·3평화공원 순례 기도회 중 쌍무지개가 떠올랐다

 

며칠 전 ‘밝은누리’ 길벗들과 제주도에 갔다. 작년 가을 전쟁 위기가 한창일 때, ‘생명평화 고운울림 기도순례’를 시작해 제주도까지 다다른 것이다. 이 땅 어느 곳도 민족의 아픔에서 벗어난 곳은 없지만, 유독 제주도는 그 아픔이 절절하게 배어 있었다. 원통함과 상처가 서린 학살 현장과 묘지들을 순례하는 동안 마음은 한없이 무거워졌다. 4·3이라는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도 ‘강력한 군사력(폭력)을 통한 평화’라는 거짓이 팽배한 땅에서 과연 새로운 것을 꿈꿀 수 있을까. 빗속에 기도 순례가 이어졌다.

 

 4·3평화공원 행방불명자 묘지에 모여 기도할 때다. 오히려 슬픈 영혼들이 순례단의 비탄을 달래주듯 쌍무지개가 떴다. 한라산에도 처음 올라보았다. 제주 생명들의 한과 꿈, 신화가 서려 있는 한라산은 멀리서나 정상에서나 한결같았다. 먼바다까지 펼쳐진 섬 전체가 하나의 생명이었다.

 

 제주도에 처음 가본 건 마흔이 넘어서였다. 어릴 때는 아무나 갈 수 없는 관광지라 여겼던 곳이다. 20대에 4·3사건을 공부하면서 역사의 비극과 상처가 서린 제주도를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함께한 길벗들이 가장 많이 주목하고 나눈 고백은 이 아름다운 절경 속에 어떻게 그런 비극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비극은 현재형이었다. 제주 토박이로 유기농 감귤농장을 하는 분에게도 강요된 침묵이 깊은 상처와 불신으로 남아 있었다. 그분은 원통함을 푸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 그것만이 참된 화해와 평화를 가능하게 할 거라는 것이다. 어린 시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동광리 동굴에 숨어 4·3을 겪은 할머니는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 차원에서 처음으로 사과하기 전까지는 그 오랜 세월 ‘4·3’이라는 말을 꺼내지도 못했다고 하신다. 그 고통과 원통함 속에서도 유독 웃음기가 많은 할머니 얼굴은 하늘이 내린 선물이었다.

 

3-.jpg» 제주도 한라산에서 아픔의 땅 제주도를 내려다보며 기도하는 기도순례단

 

 제주 토박이로 제주에서 공동체를 일구는 젊은 친구는 집안 어르신들이 4·3 때 제주도와 도교육청 고위 관료였다고 했다. 가해자 집안의 후손인 셈이다. 진실을 밝히고 원통함을 풀어 화해를 이루는 과정은 가해자 혹은 방관자로 살았던 삶에 대한 아픈 자기반성이 따른다. 자기 역사와 삶을 반성하고 사과하는 것도 쉽지 않고 또 다른 아픔일 수도 있지만, 가야 할 마땅한 길이라는 고백을 들으니 희망이 보인다.

 

 그 아픔의 땅에도 자연농법을 지키고 더불어 사는 삶을 만들어 가는 이들이 있었다.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원통함을 풀고 남북이 화해하고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생명평화를 일구는 이들도 있었다.

 

 제주인들과의 만남이 여전히 신음하는 슬픔만 가져다준 것이 아니었다. 마침내 생명평화를 증언하는 땅으로 부활하리라는 소망과 기쁨도 주었다. 우리는 비극의 땅에서 기도했다. 하나 된 겨레가 비무장 영세중립 생명평화의 땅을 만들길, 모든 핵무기와 전쟁무기가 폐기되길, 판문점에 생명평화기구가 세워지길.

 

4-.jpg» 경기도 안산 세월호 분향소 기도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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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대란 예고된 일, 환경부 팔짱만”

[아침신문솎아보기] “국민 한사람 비닐 420장, 핀란드는 4장 사용”…박근혜 1심 중계 ‘무죄추정 위배’ 논란

장슬기 기자 wit@mediatoday.co.kr  2018년 04월 05일 목요일
 

다음은 5일자 아침종합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미·중 무역전쟁 ‘전면전’ 치닫는다”
국민일보 “G2 포격전에 ‘유탄’…韓, 수출 최대 39조원 손실”
동아일보 “택배 과대포장 규제 빵 봉지도 돈받는다”
서울신문 “트럼프·시진핑 ‘보복관세’ 전면전”
세계일보 “가짜뉴스…여론 조작 지방선거 벌써 혼탁”
조선일보 “‘JP(적폐)’지수 공포, 공무원 짓누른다”
중앙일보 “53조원 대 53조원 미·중 관세폭탄 맞불” 
한겨레 “미·중, 급소 치고받고 ‘관세 폭탄’ 전면전” 
한국일보 “‘눈에는 눈’ 美中 관세폭탄 전면전”
 

중국이 재활용 쓰레기 수입을 중단하자 ‘쓰레기 대란’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정부까지 우왕좌왕하자, 시민들 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체도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환경부는 5일로 예정된 ‘수도권 재활용 쓰레기 문제 대응방안’ 발표 일정을 급하게 취소했다.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리는 제33차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재활용 쓰레기 문제 대응방안을 논의하려고 했지만 돌연 안건에서 제외했다. 이 총리는 지난 4일 저녁 “여전히 재활용 쓰레기 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등 혼선이 빚어지는 상황에서 추가 대책을 발표하는 게 시기상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지역 일부 재활용품 수거업체와 아파트 간 폐플라스틱 수거 중단을 놓고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플라스틱 수거도 수거업체와의 계약서상 명시됐다고 주장하지만 수거업체 측은 중국이 폐기물 금수 조치를 해 더는 수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가 불거진 곳은 용인시. 용인시 측은 둘 간 협의를 유도해보고 안 되면 다른 지자체처럼 폐플라스틱을 직접 수거할 계획이다.

신문들은 재활용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실태에 대해 지적했다.

▲ 5일자 세계일보 기사
▲ 5일자 세계일보 기사

 

 

세계일보는 “재활용 손놓고…플라스틱컵·비닐봉지 펑펑 쓰는 한국”이란 기사에서 “관세청과 커피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커피시장 규모는 11조7379억원을 넘어섰다”며 “국민 1인당 연간 512잔을 마신다”고 소개한 뒤 “하지만 ‘내가 주문한 커피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인식하는 이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회용컵을 분리수거함에 넣더라도 재활용이 안 된다”며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점은 대부분 플라스틱컵 재료로 같은 ‘페트’를 쓰기는 하지만 회사별로 품질 차이가 나고 녹는 점이 달라 섞이면 재활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결국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세계일보는 폐비닐 역시 ‘갈 곳이 없다’고 전했다. 환경부와 환경전문가들에 따르면 폐비닐은 쓰레기 처리하거나 제품이나 에너지 형태로 재활용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재활용은 폐비닐을 잘게 부숴 가래떡처럼 뽑아낸 ‘고형연료’로 사용하는 건데 문재인 정부의 방침은 고형연료 사용 비중을 줄이는 것이다. 고형연료 사용시설이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등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세계일보는 “결국 폐비닐 문제는 근본적으로 비닐 사용을 줄여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정부는 대기오염이나 민원을 이유로 비닐의 퇴로만 막았을 뿐 사용량 감소 정책은 손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닐·일회용품 사용량 줄여야  

세계일보는 “한국의 비닐 사용량이 급증했다”며 각국의 비닐 사용량을 비교했다. 2015년 한국 국민 한 사람이 연간 쓴 비닐봉지는 420장으로 핀란드(4장)의 105배, 독일(70장), 스페일(120장)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 5일자 조선일보 10면 기사
▲ 5일자 조선일보 10면 기사

 

조선일보도 해당 내용으로 문제점을 진단했다. 이 신문은 “사용자 입장에서는 일회용품 사용량을 줄이는 게 급선무”라며 “우리나라의 연간 1인당 포장용 플라스틱 사용량은 2017년 기준 64.12kg으로 세계 2위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재활용 폐기물을 버릴 때는 정확한 분리배출 요령을 따라야 한다”며 “최근 문제가 된 비닐의 경우 깨끗하게 씻어서 배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세계일보는 유럽의 일회용 컵 분리수거 사례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플라스틱 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영국은 일회용 컵을 쓸 때 ‘라테 부담금’을 내도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장관들이 재활용 컵을 쓰는 모습을 SNS에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는 2020년부터 플라스틱 컵 등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과다 포장 역시 도마에 올랐다. 환경부는 4일 온라인 포장지(택배 포장지)의 적절한 재질과 양 등을 권고하는 지침을 만들어 올해 중 주요 업체에 배포하겠다고 밝히며 해당 지침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기관에 실태조사를 맡길 계획이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포장 폐기물은 하루 약 2만t으로 전체 생활폐기물의 40%를 차지하는데 택배 포장에 아무런 규정이 없다. 제과류는 포장 공간이 20%, 종합상품은 25%를 초과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신문들은 정부에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일회용품 사용 세계 최고 수준, 이대로 둘 건가”에서 “일회용 컵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2003년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일회용 음료컵을 제공하면서 보증금을 받았다가 컵을 가져오면 돌려주는 것)가 탄생했다. 그러나 이 제도는 2008년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일회용 컵 사용량은 연간 260억개, 하루 7000만개다.  

경향신문은 “정부의 대책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도록 유도하는 ‘자율협약’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과다포장 관행, 일회용품 과다사용 문화에 길들여진 채 분리배출만 하면 자원으로 재생될 것이라는 안이한 인식과 규제완화가 겹치면서 한국의 비닐·플라스틱 사용량은 세계 최고수준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늑장 대응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세계일보는 사설에서 “환경부는 중국 정부가 올 1월부터 폐기물 24종의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지난해 7월 공표했는데도 대책을 강구하지 않았다”며 “여기에 더해 역주행만 계속한 감도 짙다. 당국은 열병합발전소 등지에서 쓰이는 고형연료에 대한 검사와 단속을 대폭 강화했고, 제조업체들로선 폐비닐 처리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퇴로만 막아 일을 키웠다는 뜻이다.

동아일보 역시 사설을 통해 비슷한 지적을 했다. 이 신문은 “‘쓰레기 처리는 자치단체 고유 업무’라며 팔짱을 끼고 있던 환경부는 1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단지에 비닐과 스티로폼 수거봉투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고 나서야 대책을 세우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다음 날 환경부는 ‘수거를 거부한 재활용업체 37곳과 협의해 정상 수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환경부 공무원이 재활용업체를 직접 만나 협상한 것이 아니라 유통업체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동의를 구한 것”이라며 “사실상 거짓말 발표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환경부가 관련 예산을 줄인 것도 드러났다. 동아일보는 “올해 재활용 관련 예산은 3147억 원으로 2017년보다 9.9% 줄었다”며 “이 가운데 폐자원 에너지화 기술개발사업 예산은 128억 원에서 72억 원으로 거의 반토막 났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대책을 내놓는 것 못지않게 환경부의 통렬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신문도 환경부의 늑장 대응을 지적하며 “이러니 입이 험한 어느 야당 대표는 김은경 환경부 장관을 ‘분리수거 대상’이라고 공격한다”고 했다. 청와대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서울신문은 “청와대는 현장 목소리를 무시하는 이런 장관을 왜 두고만 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민생의 요구를 듣지 않거나 능력이 모자라 듣지 못하는 장관들이 누구인지 냉정하게 가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 5일자 중앙일보 10면 기사
▲ 5일자 중앙일보 10면 기사

 

박근혜 1심 중계 두고 논란

박근혜씨의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공판 생중계를 놓고 벌어진 논란에 대해 중앙일보가 전했다. 사법 사상 처음 이뤄지는 하급심 생중계이기 때문이다. 박씨 변호를 맡은 도태우 변호사는 지난 3일 법원에 ‘재판 생중계 일부 제한 가처분 신청서’를 냈다. 판결 주문과 적용 법조 낭독을 제외하고는 중계를 허용하지 말라는 주장이다. 같은날 박씨 국선 변호인 측도 1심 선고 중계에 대해 “무죄 추정의 원칙에 위배 된다”는 입장을 냈다.  

야권에서도 생중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제아무리 죽을죄를 지은 죄인이라고 해도 보호받아야 할 최소한의 인권은 있다”며 “권좌에서 쫓겨난 전직 대통령을 더 이상 저잣거리의 구경거리로 만들려고 하지 말라”고 했다.  

반면 생중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이 신문은 전했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이번 생중계는 최종 판결을 공표하는 게 아니라 국가적 중대사에 대한 하급심 재판부의 판단을 국민에게 정확하게 알린다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한 서울고법 판사는 중앙일보에 “박씨가 모든 재판 일정을 거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계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는 무게감이 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해외 사례도 전했다. 이에 따르면 배심원 판단이 중요한 영미법계 국가들은 중계를 일부 허용하지만 독일·프랑스 같은 대륙법계 국가들은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미국 주 법원(워싱턴 D.C 제외)은 하급심 생중계를 허용하고, 영국은 1심 재판의 중계를 금지하는 대신 항소심은 판결문 낭독, 선고 과정에 한해 공개한고 대법원 재판은 전 과정이 생중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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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금감원장, 삼성 지배구조를 뒤흔들 카드를 손에 쥐었다

이완배 기자 peopleseye@naver.com
발행 2018-04-04 18:48:05
수정 2018-04-04 18:48:05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참여연대 사무처장 출신으로 대표적 시민운동가 중 한명이었던 김기식 전 의원이 금융감독원의 새 선장이 됐다. ‘금융계의 검찰’로 불리는 금감원에 정통 재벌 개혁파인 김기식 원장이 수장에 오른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더구나 김기식 원장은 오래 전부터 ‘삼성생명 법’으로 불렸던 보험업법 감독 규정에 매우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었다. 만약 김 원장이 자신의 소신 대로 보험업법 감독 규정을 개정한다면, 삼성의 지배구조에 일대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이 말은 김기식 원장에 대해 삼성이 극단적인 거부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벌써부터 보수언론과 자유한국당은 김기식 원장에 대해 극도의 혐오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 원장의 취임을 계기로 ‘삼성생명 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감독 규정이 무엇이고, 이 조항이 지금까지 삼성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후원’해왔는지를 살펴본다.

왜 보험회사의 주식 보유를 제한하나?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들이 정해진 규칙을 잘 따르는지를 감시하는 기관이다. 당연히 보험회사에 대한 관리와 감독도 금감원의 권한에 속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보험업법 안에 아주 희한한 규정이 하나 있다. 이 규정이 너무나 일방적으로 삼성생명에 유리해 ‘삼성생명 법’이라는 조롱이 따라 다녔다.

 

보험회사는 돈이 많은 회사다. 삼성생명만 해도 총 자산이 200조 원이나 된다. 이 돈은 당연히 삼성생명의 돈이 아니라 고객들이 맡긴 돈이다. 그래서 보험회사는 고객의 돈으로 계열사를 지배해서는 안 된다. 고객 돈을 이재용의 지배 강화를 위해 쓰는 게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를 하고 있다.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를 하고 있다.ⓒ김슬찬 인턴기자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삼성생명은 막대한 고객의 돈으로 이재용이 그룹을 지배하는 일을 도왔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만 무려 7.5%다. 이 주식을 사는 데에 23조 원이 들었다. 이런 지원 덕에 이재용은 0.5%에도 못 미치는 삼성전자 개인 지분율로도 삼성전자를 지배할 수 있었다.

이 뿐이 아니다. 삼성생명은 삼성증권, 삼성화재, 삼성자산운용, 삼성카드 등 주요 삼성 금융계열사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당연히 여기에 사용된 돈도 고객의 돈이다. 보험 설계사 말만 믿고 삼성생명보험에 가입한 수많은 고객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재용의 그룹 지배 강화를 도왔던 셈이다.

오로지 이재용을 위한 엉터리 감독 규정

이게 너무 말이 안 되니까 법으로 그렇게 하지 말라고 규정을 해 놓은 대목이 바로 보험업법의 감독 규정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보험회사들은 그룹 계열사의 주식을 사는 데 총자산 의 3% 이상을 쓸 수 없다. 이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면 삼성생명은 그룹 계열사 주식을 6조 원 이상 살 수 없다. 삼성생명의 총자산이 200조 원이고 그 돈의 3%가 6조 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벌써 이상하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만 7.5%로 시가로 환산하면 23조 원이나 된다. 이미 6조 원을 훌쩍 뛰어넘어버린다. 게다가 삼성생명은 삼성증권, 삼성화재, 삼성자산운용, 삼성카드 주식까지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 돈을 다 합치면 30조 원에 육박한다.

감독 규정은 분명히 6조 원인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감독 규정에 묘한 단서 조항이 하나 있기 때문이다. ‘규정에 나와 있는 3% 기준은 시가(時價)가 아니라 취득원가로 계산을 한다’는 조항이 바로 그것이다.

당최 말이 되지 않는 조항이다. 만약 재산세율을 10%로 정했다면 10%의 기준은 당연히 시가여야 한다. 1억 원에 아파트를 샀는데 그게 지금 10억 원이 됐다면, 재산세의 기준은 1억 원이 아니라 10억 원이다.

그런데 보험업법 감독 규정만 희한하게도 시가가 아니라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한다. 지금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 계열사 주식 30조 원을 취득원가로 계산하면 6조 원 이하로 줄어든다. 그래서 삼성생명이 막대한 고객 돈으로 계열사 주식을 30조 원어치나 들고 이재용을 지원한 것이다.

규정 한 줄만 고치면 된다

이 말도 안 되는 규정을 고치기 위해 수많은 정치인들이 보험업법 자체를 바꾸려 했다. 규정을 고치면 되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금감원이 스스로 규정을 고칠 리가 만무했으므로 법 자체를 고치자고 나선 것이다.

삼성생명
삼성생명ⓒ월간 말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이종걸 의원 등이 ‘삼성생명 법’을 바꾸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이 다수당이었던 국회는 당연히 법 개정에 반대했다. 그런데 이 법을 고치고자 노력했던 또 한 명의 19대 국회의원이 바로 김기식 금감원장이었다.

사실 금감원이 그 동안 이 규정을 안 고쳐서 그렇지, 규정을 바꾸기 위한 절차는 매우 간단하다. 이게 법이 아니라 규정이기 때문에 굳이 보험업법을 통째로 바꿀 필요조차 없다. 금감원이 규정에 나와 있는 ‘취득원가’라는 단어를 ‘시가’로 바꾸기만 하면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만약 금감원이 김 원장의 소신에 따라 이 한 단어를 바꾸면 삼성생명은 30조 원에 이르는 주식 최소한 20조 원이 넘는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이러면 삼성의 지배구조는 뿌리부터 흔들린다. 이재용이 지금 발휘하고 있는 막강한 지배력도 크게 약화될 것이다.

그것 때문에 보수언론과 야당의 김기식 원장 흔들기가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 일은 반드시 해 내야 하는 일이다. 국민들이 노후를 대비해 보험에 가입했을 뿐인데, 왜 그 소중한 돈이 이재용의 지배구조를 강화하는 일에 사용돼야 한단 말인가?

‘삼성생명 법’이라는 말도 안 되는 법을 바로 잡을 적임자가 마침내 금융감독원장에 취임을 했다. 김 원장이 소신을 접지 않고 반드시 규정을 고치기를 소망한다. 고객 돈을 총수 지배구조 강화에 쓰는 이 비정상적인 삼성공화국을 이번에 끝내지 못한다면 그 기회가 언제 다시 올지 모른다. 김 원장의 어깨에 한국 경제의 정상화를 위한 무거운 책임이 놓여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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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위해 천안함의 폭발여부라도 재조사해야

남북관계 위해 천안함의 폭발여부라도 재조사해야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8/04/05 [06:31]  최종편집: ⓒ 자주시보
 
 

 

▲ 호주의 버블젯 어뢰 시험에 의해 두동강이 난 함수 강한 배의 하부 용골을 꺾을 정도의 폭발가스 즉, 버블가스 압력이 배의 아래에서 위로 뚫고 올라오면서 모든 배의 벽과 설치물들을 묵사발 내버렸다. 전선줄은 거의 한 가닥도 보이지 않는다. 버블압력에 다 날라가 버린 것이다. 

 

▲ 천안함은 버블젯 어뢰가 아니라 거대하고 강한 구조물이 들이 박아서 두동강 낸 것이다. 버블젯이 뚫고 올라갔다면 전선줄이 저렇게 가지런할 수 없으며 형광등이 멀쩡할 수는 더욱 없다. 벽도 저렇게 온전할 수 없으며 문짝이 멀쩡할 수는 더더욱 없다. 강력한 버블가스압력은 이런 틈을 뚫고 들어가 묵사발을 만들기 때문이다. 위의 호주 버블젯 실험 함선의 벽면을 보면 그것을 잘 알 수 있다.     © 자주시보

 

▲ 버블젯 폭발로 세동강이 났는데 형광등이 매달려있다는 사실을 믿으란 말인가. 아래 버블젯 어뢰 폭발을 당한 호주 전함과 비교해보라.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 관영매체가 최근 우리 정부가 개최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을 연이틀 비난하며 천안함 사건을 '모략극'이라는 주장을 거듭 펼쳤다. 

 

조선중앙통신은 4일 '보수와 엉켜 붙어 대결을 추구하는 진의도를 밝히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지난달 23일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을 거론하며 "대화 상대방을 노골적으로 중상하고 위협하는 도발 망동"이라고 비난했다. 

통신은 이어 "명백한 것은 천안호 사건이 친미 보수 정권이 동족 대결을 위해 고의적으로 조작한 특대형 모략극이라는 것"이라며 "보수패당과 한 짝이 되어 대결 합창을 해대는 남조선 당국의 처사는 그들의 본심에 대해 회의심을 금할 수 없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앞뒤가 다른 이중적인 행위는 북남관계의 순조로운 발전에 저해만 가져다줄 뿐"이라며 "남조선 당국은 지금처럼 중대한 시기에 경망스럽게 놀다가는 큰코를 다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이렇게 가다가는 결국 천안함이란 암초에 풀려가던 남북관계가 다시 파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금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본지에서 천안함 사건을 집중적으로 분석한 결과 국방부에서도 말 못할 사연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본지에서는 천안함 사건은 미군이 개입된 천인공노할 사건이며 언젠가는 그 진실을 밝히고 미국으로부터 우리의 소중한 장병들의 피값을 언제가는 기어이 받아내야할 사건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현재 남북대화, 북미대화 국면이기에 일단 두고 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천안함문제를 걸고 들어 북을 공격하고 남북대결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지긋지긋한 이명박근혜 정권에서는 남북대결국면을 끝내고 남과 북의 화해와 대화의 국면이 조성되고 있는데 이 천안함이 남북대화의 걸음걸음을 방해하고 난관을 조성하고 있어 더는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천안함을 누가 어떤 목적으로 두동강을 내어 우리 소중한 장병들을 그렇게 많이 희생시켰는지 그 내막을 다 밝히지는 못한다고 해도 북의 어뢰 공격으로 격침된 것이 아니라는 것만은 이제 우리 정부에서 명백히 밝혀야 한다. 

 

최근 KBS '추적60분'에서도 명백히 증명했듯이 폭발이 아니라는 증거는 너무나 많다. 폭발의 경우 발생하는 고막 손상, 코피 흘림 등을 겪은 병사가 단 한 명도 없고 시신들도 전원 질식사 즉 익사로 판명났다. 폭발이라면 시신의 머리가 날아가고 팔다리가 다 잘려나가는 등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참혹한 모습의 시신도 있어야 한다. 이것은 과학이다. 

화물선에 가득찬 화학약품 가스가 폭발해도 시신들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구조회사 관계자들의 경험담이다. 그보다 더 강력한 버블젯 어뢰에 천안함이 두동강이 났는데 어떻게 모든 시신이 가벼운 타박상 외에 멀쩡할 수가 있으며 전원 익사로 판명날 수 있으며 생존 장병들 중에 고막 손상환자가 단 한명도 없을 수 있는가.

 

또한 버블젯 어뢰 폭발로 두 동강이 날 정도의 충격이 가해졌다면 지금 천안함의 벽면처럼 온전할 수가 없다. 배는 하부의 용골이 매우 튼튼하다 그것을 부러뜨리면 강력한 폭발가스가 분출되어야 한다. 호주에서 실제 함선으로 실험을 했는데 그런 벌블젯 분출가스에 두동강 난 함수의 단면이 완전히 묵사발이 되어 있었다. 전선줄을 단 한 가닥도 보이지 않고 다 날아가버렸고 온전한 벽은 단 한 칸도 없었다.

그런데 천안함은 가지런히 늘어선 전선줄이며 이미 뚫려있는 문짝도 온전했다. 특히 평범한 형광등마저 멀쩡하다는 것은 그 어떤 논리로도 버블젯을 설명할 수 없다. 

이것만으로도 천안함이 어뢰나 기뢰 등 무슨 폭탄에 의해 침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얼마든지 증명하고도 남는다.

 

어디 이뿐인가. 전기영 안동대 교수의 연구 결과 건져올린 어뢰잔해에 붙은 백색물질이 폭발로 만들어진 산화알루미늄이 아니라 오랜 기간 바다속에 잠겨 있으면서 형성된 수산화아루미늄산화물임이 증명되었다.

공정한 조사단만 꾸린다면 더 이상 실험할 것도 없이 이런 자료들을 분석만 해도 멀마든지 과학적인 결론을 낼 수 있다. 

 

그것만 증명해도 북의 어뢰공격설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그러면 북의 잠수함에 뚫렸다는 국방부의 억울한 누명도 벗을 수 있게 되어 오히려 우리 국군의 사기를 높이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장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공정한 재조사를 전격 실시하여 폭발에 의한 침몰여부만이라도 그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다.

당장 남북관계 회복에만 급급하다가 암초에 부딛치면 끝장난다. 본격적으로 남북대화를 하기 전에 천안함 북 격침설 암초부터 뽑아낼 필요가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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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물, 씹고 뜯고 맛보니 즐겁나봄

[우리는 시골에서 살기로 했다②] 때로는 <리틀 포레스트>같은 우리의 일상과 현실

18.04.04 22:48l최종 업데이트 18.04.04 22:48l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어른이 되면 당연히 도시에서 살 거라 생각하던 시골소년이 서울의 삶을 두고 다시 시골로 갔습니다. 소유의 땅도 집도 없고 가족이나 친척도 없는 강원도 홍천에서 짝꿍과 함께 자연농과 시골살이를 배우고 있습니다. 현실과 부딪치고 방황하는 젊은 부부의 작고 솔직한 시골 사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편집자말]
올겨울은 참 추웠다. 안 그래도 추운 동네로 이사 왔는데 첫 겨울부터 혹독한 추위 맛을 제대로 봤다. 집밖에 거의 안 나갔다. 도시가스보다 비싼 기름보일러라 집이 작은 원룸인 것이 차라리 고마웠다. 마음씨 좋은 친구가 보내준 온수매트까지 활용해 겨우 버텼다. 드디어 유난히도 길고 추웠던 그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꽁꽁 얼어있던 몸은 물론 마음까지 풀려 말랑말랑해지고 있다. 서울 살 때는 달력과 일기예보에 쓰인 숫자로 알았던 봄이었다. 봄이라고 해서 내 일상이 달라졌던 것은 옷장에서 다른 옷을 꺼내 입었다는 것 정도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봄이라는 이유를 붙여 행사를 열거나 특별히 어딘가 놀러라도 가기 전에는 봄을 실감하기가 어려웠다.

여기서는 온몸으로 봄을 느끼고 있다. '봄 내음' 물씬 풍긴다는 말을 많이 쓰는데 정말로 봄의 냄새를 맡으러 나간다. 들에서 솟아나고 있는 봄나물과 풀, 나무에서 나는 향이 어느새 포근해진 바람을 타고 코를 간지럽힌다. 밖에만 나가면 도로에 가득한 차들이 뿜어내는 매연을 맡기 싫어 숨을 아껴 쉬던 때와는 참 다르다.
 
솔직한 말로 여기라고 매일 숨을 한껏 들이쉬는 건 아니기는 하다. 여기라고 미세먼지가 없는 것도 아니고, 더 깊은 오지로 들어가면 모를까, 그래도 마을이 있는 농촌에는 당연히 차와 농기계도 다닌다. 그래도 다른 건 도시보다 낫지만 퇴비와 축사 냄새는 즐기기 쉽지 않다. 

어느 분은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 나오지 않는 농촌생활의 현실 중 하나로 영화로는 맡을 수 없는 '냄새'를 꼽기도 했을 정도다. 봄이면 밭마다 가득 쌓아놓는 퇴비냄새를 알기에 그런 얘기를 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특히 축사가 많은 동네나 그 가까운 곳에는 집이나 밭을 얻을 때는 냄새가 어느 정도인지 잘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잘못하면 여름에 창문을 열 수도 없고 안 열 수도 없는 웃지 못할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이 동네에도 곳곳에 축사가 좀 있는데, 시골에서 돼지 키우는 축사 같은 걸 하게 된다면 조심할 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조심한다 하더라도 완전히 막기 어려운 것 중 하나가 냄새다보니 이웃과 다투는 일도 심심찮게 일어난다고 한다.
 
봄나물 밥상 눈개승마와 겹꽃삼잎국화
▲ 봄나물 밥상 눈개승마와 겹꽃삼잎국화
ⓒ 이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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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봄 내음을 코로만 맡으면 아쉽다. 봄나물 정도는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줘야 시골 사는 보람이 있다고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입이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시작은 냉이였다. 짝꿍이 대뜸 냉이파스타를 하겠다며 냉이를 뜯으러 가자고 부추겼다. 추운 지역이라 그런지 냉이가 아직도 작은 편이지만 먹기엔 충분하다. 어려서 할머니가 냉이로 된장국이나 나물은 해주셨어도 냉이파스타는 처음 먹어봤다. 냉이를 날것으로도 해보고 데쳐서도 해보고 짝꿍의 요리 연구 덕에 덩달아 행복하다.

그 다음으로는 눈개승마와 겹꽃삼잎국화! 겹꽃삼잎국화는 그냥 두면 키가 크게 자란 뒤 노란 꽃을 피워서 키다리노랑꽃이나 노랑꽃이라고도 불리는데 작년 봄에도 파드득나물, 쇠별꽃, 부추 등과 함께 나물비빔밥으로 봄 내내 먹었다. 

개성있는 향에 나름 씹는 맛도 있는 녀석이다. 눈개승마는 데쳐서 두릅 비슷하게 초고추장 만들어 찍어먹었고, 겹꽃삼잎국화는 샐러드로 먹었는데, 입맛을 돋우는 맛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신선한 봄나물 요리들을 먹으면서 이렇게 살면 정말 김치냉장고가 필요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김치를 좋아하는 편인데도 김장김치, 말린 나물 같은 건 겨울에나 먹지, 이렇게 밖에만 나가면 맛있는 것들이 널려있을 때 뭐하러 그런 걸 먹나 싶다. 

게다가 이 풀들은 고추 같은 채소보다 노력도 덜 들어간다. 밭에 심었다면 다른 풀들을 좀 관리해주긴 해야겠지만, 일단 한번 심어놓으면 자기 혼자 옆으로 퍼지면서 세력 확장하고 매년 심지 않아도 계속 살아남아 먹을 걸 제공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그냥 때 되면 가서 뜯어 먹기만 하면 된다!
 
딸기 작년에 심어놓은 딸기도 여러해살이풀이라 이렇게 알아서 새순이 나오고 있다.
▲ 딸기 작년에 심어놓은 딸기도 여러해살이풀이라 이렇게 알아서 새순이 나오고 있다.
ⓒ 김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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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어제는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 영화에 나오는 '머위된장'을 만들어 먹는 데에 이르렀다. 영화를 보고나서부터 벼르고 별렀던 짝꿍이 드디어 소원을 이뤘다. 이건 우리도 이번에 처음 먹어본 것인데, 나는 머위를 심은 밭이나 머위가 많은 곳이 없어서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 짝꿍은 뛰어난 관찰력으로 이미 작년에 작은 개울 옆에 머위가 많은 곳을 봐두었단다. 마침 개구리님 논밭을 돌아보다 논둑에 머위꽃이 하나 피어있는 걸 발견하고, 점찍어둔 장소로 가보았다. 거기서 머위꽃을 보이는 대로 다 땄는데 그래봐야 열 개도 되지 않았다. 꽃이 그리 많지가 않다.

한국에서는 머위꽃을 먹는 사람도 없고 판매하는 곳도 없다. 머윗대나 잎만 좀 먹을 뿐이다. 그러나 영화에 나온 머위된장은 머위꽃으로 만든다. 보는 것도 처음인 머위꽃은 살짝 달큰한 느낌의 기분 좋은 향이 났다. 

하지만 그냥 먹으면 많이 쓰다. 데쳐서 볶은 뒤에야 쌉싸름한 뒷맛을 남기는 밥도둑이 된다. 영화의 레시피를 정확히 알 수 없고 된장 등이 일본의 재료와 다를 텐데도, 머위된장 비벼 밥 세 그릇 비우는 장면을 고개 끄덕거리며 볼 수 있게 됐다. 이럴 때는 참말로 영화처럼 살고 있는 것 같다.
 
머위꽃 머위된장 만들어보겠다고 머위꽃을 뜯었다.
▲ 머위꽃 머위된장 만들어보겠다고 머위꽃을 뜯었다.
ⓒ 이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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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작하시겠지만 현실은 늘 그럴 수가 없기 때문에 영화에는 아주 잠깐씩 등장하는 허리가 부서질 것같이 일하는 시간 혹은 생계 걱정하는 시간이 좀 더 길다. 우리는 적게 벌고 적게 쓰자는 마음가짐으로 시골살이를 시작했고, 지금도 계속 그렇기 때문에 그나마 일하는 시간이 적은 편이다.

주 5일 어디 출근하는 것도 아니면서 농사짓는 것도 돈이 벌릴 것 같이 보이지 않으니 오며가며 자주 인사드리던 동네 할머니께서는 우리가 돈 많은 사람들인 줄 아셨단다. 어딜 봐도 없는 티를 팍팍 내고 다니는(?) 지라 그 말씀을 처음 들었을 땐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새벽부터 부지런히 일하는 삶이 몸에 밴 분들이니 거기에 대면 놀고먹는 거나 다름없는 우리 모습이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싶다.

그렇게 남들보다 일을 덜하다보니 통장잔고는 조금씩 줄어 지난달엔 서울의 저렴한 월셋집보다도 두 배는 싼 이곳 월세를 걱정할 정도가 됐다. 일자리를 수소문하니 그래도 사람 구하는 곳들이 몇 있긴 했는데, 대체로 주 5일에 야근이나 주말근무도 종종 있는, 도시의 월급쟁이 직장인의 삶으로 돌아갈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어쩐지 여러 가지로 난감해서 도저히 내키질 않았다. 그 중엔 깊은 고민 끝에 거절한 곳도 있다.

그러다 결국 인연이 닿은 곳은 학원! 우리 사회의 교육제도나 상황에 대해 고민도 많고, 사교육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기에 그동안 과외나 학원 일로 돈을 벌어보지 않았다. 그럼에도 일하기로 한 것은 더 이상 일을 가릴 처지도 아니거니와 자급하는 농사도 지으면서 일주일에 이삼일 일해 생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다른 일이 거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더니 이럴 때 쓰는 말인가 보다.

봄비가 내리는데 아직 밭도 다 못 만들고 작물도 많이 못 심어 마음만 바쁘다. 비가 오기 전에 작물을 심으면 좋기 때문에 비 온다는 예보가 나오면 그 전에 다들 바쁘게 뭔가를 심는다. 특히 봄에 가장 일찍 심는 것 중 하나가 감자인데 우린 아직 작년에 수확했다가 보관이 제대로 안되어 싹이 잔뜩 난 감자 몇 개밖에 못 심었다. 우리가 너무 천하태평으로 보이는지 지켜보는 둘레의 농부님들이 당사자인 우리보다 더 걱정을 하실 때도 많아 민망하다. 하하하.

봄이라 농사도 시작하고 새로운 일도 시작하느라 이래저래 정신없는 와중에 비 온다는 핑계로 또 하루 쉬어가는 오늘, 해가 갈수록 가뭄과 미세먼지가 심해지는 요즈음의 봄비가 더없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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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부, 정책 홍보 위해 4억8000만원 주고 지면 샀다

정부 지원 받은 정책 기사, 검증 없이 홍보로 도배…“협찬 고지 없는 기사는 여론 조작”

노지민 기자 jmnoh@mediatoday.co.kr  2018년 04월 04일 수요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한 해 정책 홍보를 위해 4억8600만 원을 들여 홍보 기사 게재를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부처가 정책 홍보를 위해 돈을 주고 지면을 구매하는 행위는 지난 정부에서부터 비판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이 같은 관행은 이어졌다.

(관련기사=돈 받고 정부 홍보기사 써준 언론사를 공개합니다)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농림부로부터 돈을 받은 상당수 신문사들이 기획성 기사부터 농림부 고위 관계자 인터뷰 및 기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기사를 게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홍보 기사가 특정 언론사에 편중된 사례도 확인됐다.

농림부는 지난해 ‘2017년 농업 미래성장산업화를 위한 언론 기획홍보’ 사업을 진행했다.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관련 보고서를 보면 해당 사업을 입찰 받은 용역 업체는 지난해 3월16일부터 12월28일까지 경향신문, 국민일보, 내일신문, 동아일보,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코리아타임스, 헤럴드경제, 아시아투데이, 아시아경제, 이투데이 등 13개 일간지 및 경제지를 대상으로 93건의 기획 기사 및 광고를 추진했다.  

 

▲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2017년도 '농업 미래 성장산업화를 위한 언론 기획홍보' 결과 보고서 일부 내용.
▲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2017년도 '농업 미래 성장산업화를 위한 언론 기획홍보' 결과 보고서 일부 내용.
 

농림부 지원을 받은 기사를 가장 많이 게재한 곳은 아시아투데이였다. 아시아투데이는 지난해 지면에서 ‘농식품부·아시아투데이 공동기획’ 기사 18건과 일반 기사 3건, 광고 1건 등 총 22건의 정책 홍보를 담았다.

 

 

앞서 미디어오늘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기사별 금액에 따르면 아시아투데이 공동기획 기사의 경우 지난해 3월20일부터 4월11일까지 10회분 기사가 2200만 원, 같은 해 4월12일부터 26일까지 8회분 기사는 1600만 원으로 책정됐다. 그 외 기사 3건과 광고는 1000만 원을 지원 받았다. 농림부 예산 4800만 원이 아시아투데이에 갔다. 

 

▲ 지난해 3월20일자 아시아투데이 10면 기사. 해당 기사는 농림축산식품부 지원을 받아 작성됐다.
▲ 지난해 3월20일자 아시아투데이 10면 기사. 해당 기사는 농림축산식품부 지원을 받아 작성됐다.
 

공동기획을 내걸고 보도된 기사 내용은 정부 정책 소개와 설명이 전부였다. 일례로 지난해 3월20일 아시아투데이 10면에 게재된 “여성농업인 육성에 3553억 투입… ‘양성평등 농촌’ 만든다”란 제목의 기사는 농림부의 ‘여성 농업인 육성법’ 및 ‘제4차 여성 농업인 육성 기본 계획’ 등을 전하는 내용으로, 13개 문단 중 리드 부분을 제외한 내용은 농림부 정책 설명으로 채워졌다. 연속 게재된 나머지 기사들 역시 농림부 정책 소개에 관계자 발언을 덧붙이는 형식이 반복됐다.

 

두 번째로 홍보 기사 게재 비중이 높은 서울신문의 경우 농림부 지원으로 기사 및 광고 16건을 게재했으며 온라인 기사를 주로 활용했다. 서울신문은 온라인판에서 지난해 10월26일부터 11월6일까지 농촌융복합산업(6차산업) 스마트팜에 대한 기사 6건을 내보냈다.  

 

기획 첫 기사 “농촌융복합산업(6차 산업)-스마트팜 현황과 미래 전망”에서 서울신문은 “창간 113년 전통의 중앙 일간지 서울신문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이와 같은 특별 기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독자들이 농림부 지원을 받아 작성된 기사라고 인식하기 어려운 기사였다. 

 

▲ 지난해 10월26일 서울신문 온라인판에 게재된 기사.
▲ 지난해 10월26일 서울신문 온라인판.
 

 

역시 온라인판에 게재된 이재욱 농림부 농촌정책국장 인터뷰 기사도 농림부 지원을 받고 작성됐다. 박성태 특임논설위원 이름으로 나간 이 인터뷰는 △농촌 융복합산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 △정책 소개 △기대되는 점 △정책에 대한 목표와 전망 등 주로 농림부 홍보성 질문으로 채워졌다. 농림부 정책국장 인터뷰와 온라인 기획 기사, 스마트팜 확산 사업에 대한 광고 등에 대한 지원 금액은 총 20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정부 관계자 인터뷰나 기고 등을 통해 정부에 우호적 입장을 내보낸 사례도 있었다. 서울신문의 경우 지난해 5월23일 송종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이 쓴 “4차 산업혁명과 농업의 미래”란 제목의 기고를 게재했고 동아일보는 3월27일자로 “축산 미래, 깨끗한 농장 환경에 달렸다”란 제목의 이준원 농림부 차관 인터뷰 인터뷰를 냈다. 헤럴드경제는 9월29일 “걱정 없이 농사짓고 안심하고 소비하는 정책 펼 것”이란 제목의 김영록 장관 인터뷰 기사를 냈는데 역시 농림부 지원을 받고 게재했다. 농림부 돈을 받고 썼다는 내용은 기사에 나와있지 않았다.  

이밖에도 농림부 지원을 받고 기사·광고를 실은 신문사별 게재 횟수는 동아일보 9건, 내일신문 7건, 코리아타임스·아주경제 6건, 국민일보·이투데이 5건, 세계일보·아시아경제 4건, 헤럴드경제 3건, 경향신문·조선일보·문화일보 각 2건 순이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신문 지면을 사고파는 문제가 일상적으로 반복되고 있다”고 우려하며 “협찬 취지를 밝히지 않는 건 결국 여론을 조작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처장은 “정당하게 보도 자료를 제공하고 보도를 요청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특정 언론에 돈을 주고 홍보해달라는 것은 기업에서도 하면 안 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김 사무처장은 “세금으로 기사를 사서 홍보하는 것 자체가 적절한지 따져봐야 한다”며 “지면을 돈으로 사서 과하게 홍보하는 것은 시민의 알 권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농림부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계약서에는 홍보를 의뢰한 기관을 인식할 수 있는 표식을 해야 한다고 돼 있다”며 “기자들이 기사를 쓰면서 간과한 게 아닌가 싶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홍보 기사 문제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직원들에게 공지했고 기자들에도 공유한 걸로 알고 있다”며 “비난을 받을 여지가 있어선 안 된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원문보기: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42079#csidx8f1a798eee7d8599e8f1a6cd9756f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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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정부군 승리와 북미정상회담

시리아정부군 승리와 북미정상회담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8/04/04 [09:08]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사실상 시리아내전이 끝났다고 보도하고 있는 언론   

 

3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1일(현지 시각) AP통신은 시리아에서 마지막으로 반군이 점령하고 있던 도시 두마에서 반군과 민간인들이 철수해 북부 이들리브 지방으로 이동하기로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 합의는 러시아가 주도했다.

 

같은 날 SBS뉴스에서도 시리아 정부군이 내전 발발 7년 만에 반군이 장악하고 있던 수도 근처 요충지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동쪽에 접해 있는 동구타 지역에서 최후의 반군이 철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동구타의 두마 지역을 장악했던 무장단체 '자이시 알이슬람'대원과 가족을 실은 버스가 시리아 북부 국경도시로 떠났다. 두마는 동구타의 최대 반군 거점 지역이었다. 

앞서 동구타의 다른 반군 조직들은 러시아와 정부군의 무차별 폭격을 버티지 못하고 철수에 합의한 뒤 북부 지역으로 이미 퇴각한 상태이다.

 

▲ 시리아 최후 반군이 버스를 타고 동구타를 떠나고 있다.   

 

이로써 시리아전쟁은 알 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의 승리로 끝나게 되었다. 

 

한편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하이오주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이제 시리아에서 (미군이)나올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처리하도록 하자"며 시리아 주둔 미군 약 2000명을 철수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중동 지원에 7조달러(약 7400조원)를 썼는데, 그 대가로 무엇을 받은 줄 아느냐.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2억달러에 이르는 시리아 재건 예산 집행도 동결하도록 지시했다고 미국 언론은 보도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또다시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발트 3국 정상들과 회담한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시리아에서) 나오고 싶다. 군대를 집으로 데려오고 싶다"고 밝히고 "지난 17년간 중동에서 7조 달러(약 7천392조 원)에 달하는 돈을 썼지만, 죽음과 파괴 외에 우리가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끔찍한 일"이라고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백악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면담했던 사실을 상시시키며 "사우디아라비아는 우리의 결정에 매우 관심이 있다"면서 "만약 우리가 머물기를 원한다면 아마 당신들이 (주둔비를)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사우디 측에 말한 사실을 소개했다.

  

▲ 알레포와 라카를 시리아 정부군이 거의 회복을 앞두고 있다. 타르투스와 라타키아는 시리아의 주요 항구로 러시아함대의 지중해 거점이기도 하다.     ©자주시보

 

한편 조선일보에 같은 보도에 따르면 CNN은 "미국이 떠나면 시리아에서 러시아가 확고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시리아 내전의 최대 승자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지중해에 접한 시리아 타르투스항과 라타키아항에 해군기지를 두고 있으며 항구 인근에 공군기지도 두고 있다.

 

러시아가 지중에 이런 거점을 마련할 나라는 현재 시리아밖에 없다. 러시아와 터키와의 관계가 좋아지면서 러시아 흑해함대가 터키의 보스포루스해협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면 크림반도에 주둔시킨 흑해함대를 지중해로 직접 빠른 시간에 내보낼 수 있지만 터키가 이를 봉쇄하게 되면 지중해 안쪽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영국 해협을 지나 스페인 앞 바다를 거쳐 지중해 안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는데 거리도 멀 뿐만 아니라 나토군에 의해 봉쇄 당할 우려가 높다. 

따라서 러시아로서는 시리아의 항구는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전략적 요충지인 셈이다.  

이번 시리아전쟁에서 그 항구를 사수하게 되었으니 푸틴의 승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대로 미국은 중동에서의 영향력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되었다. 그것도 돈이 없어 더 이상 중동을 지켜줄 수 없다고 중동의 친미맹주인 사우디를 겁박할 정도이니 미국의 위상이 얼마나 실추되었는지 단적으로 느낄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런 미국을 믿고 그 많은 돈을 들여 미국 무기를 그렇게나 많이 사주었다니 하는 한 숨이 절로 나올 일이다.

 

그래서 공화당 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시리아 철군은 최악의 결정"이라며 "시리아에 잔존한 IS 일당이 부활하고, 터키와 쿠르드족의 전쟁은 감당할 수 없게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무너져내리는 미국의 중동패권을 돌이킬 무슨 방법이 없는 상황이어서 미국의 강경파 의원들도 우려의 목소리만 낼 뿐 무슨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미국이 돈이 부족해 중동에서 패권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군사력이 약해서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시리아전쟁에 전면적으로 참전하려고 했지만 승리에 대한 자신이 없어 참여하지 못했다. 전면적으로 참전하여 시리아정부군과 싸울 힘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자유시리아반군, 심지어 IS까지 몰래 뒤에서 지원하면서 시리아정부군과 러시아에 대항하였지만 결국 이렇게 패배하게 된 것이다. 

 

▲ 수호이24 전폭기가 미 도널드 쿡 이지스 구축함에 근접 위협비행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전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원래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 지상군을 투입할 계획이었지만 2014년 전쟁 발발 직후 도널드 쿡 이지스함이 흑해에서 러시아의 구형 전폭기 수호이-24기 2대의 전자전 공격을 받고 모든 전자장비가 먹통이 되어 단 한 발의 대공 미사일도 발사하지 못하고 수호이 전폭기의 모의 공격을 속수무책으로 당한 후 참전을 포기했었다.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2462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9416

 

물론 미군은 여전히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나라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급격히 강해진 러시아의 군사력이 압도하고 있고 시리아 정부군과 같은 반미국들의 재래식 무기도 미군을 얼마든지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해졌다. 

 

본지에서는 이런 러시아와 제3세계 반미국들의 군사력에 북의 군사기술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결국 미국은 세계 곳곳에서 북에게 밀리고 있는 것이다. 

북미정상회담은 그런 북미대결전의 결과로 만들어진 일이라고 판단된다. 5월 북미정상회담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 좀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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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합동 평양공연, 1만 2천여 관객 기립박수

“만나는데 너무 오래 걸렸잖아”남북 합동 평양공연, 1만 2천여 관객 기립박수
평양공연 공동취재단/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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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03  22: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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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 예술단 합동공연 '우리는 하나'가 1만 2천여 관객이 운집한 가운데 열렸다. [사진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불과 두 달 전에 삼지연관현악단이 강릉, 서울에서 멋지게 공연하는 걸 보면서 우리도 평양에서 언젠가 공연하겠다는 꿈을 꿨는데 일찍 이뤄서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처음 뵙는데도 예전에 뵌 것처럼 반가운 느낌이 듭니다. 다시 한 번 만나서 너무나 반갑습니다.”

북측 최효성 <조선중앙TV> 방송원과 나란히 사회를 맡은 가수 서현은 “남측 동포의 반가운 인사도 전해드리겠다”며 3일 오후 3시(서울시간 3시 30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 예술단 합동공연 '우리는 하나' 무대의 막을 올렸다.

최효성은 “화창한 봄날 동평양대극장 첫 공연에 이어서 우리 예술인들과 함께 뜻 깊은 공연을 펼치게 된다”며 “남녘의 예술인들을 다시 한 번 열렬히 환영하자”고 박수를 유도하고 “우리는 하나!”를 외치며 공연 시작을 알렸다.

평양 시민들이 12,300여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무대 정면 화면에는 ‘북남예술인들의 련환공연무대’, ‘우리는 하나’라고 타이틀이 붙었고, 무대 배경에는 대형 한반도기가 2개씩 양옆으로 내걸렸다. 중간도 무지개 모양의 띠를 둘러 한반도기로 장식했다.

   
▲ 이날 남북 합동 평양공연에서 북측 최효성 <조선중앙TV> 방송원과 나란히 사회를 맡은 가수 서현. [사진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공연 앞부분은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남측 예술단 단독공연 때와 같이 피아니스트 김광민과 정인, 알리 등이 등장했지만 알리가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북측 가수들과 함께 준비했다. 남과 북, 북과 남의 화음이 어떨지 잘 들어봐 달라”며 남북 합동공연이 시작됐다.

남측 정인, 알리와 북측 김옥주 송영이 나란히 남측 노래 ‘얼굴’을 소절을 나누어 주고받으며 공연했다. 이어 사회자 서현이 단독공연 때 불러 갈채를 받았던 북측 노래 ‘푸른 버드나무’를 목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로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강산에는 눈시울을 붉히며 ‘라구요’를 부른 뒤 “오늘 이 자리가 굉장히 감격스럽다. 돌아가신 저희 어머니 아버지도 생각나고. 방금 들려드린 노래가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던 노래였는데 데뷔곡이었다”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최진희는 ‘사랑의 미로’를 부른 뒤 “2002년에 오고 16년 만에 왔다. 정말 많이 그동안 오고 싶었다”며 “또 다시 평양에서 공연할 수 있도록 진심으로 바란다. 다시 만날 그날까지 다시 기다리고 있겠다”고 인사했다.

   
▲ 남측 이선희(맨 우측)와 북측 김옥주가  손을 잡고 ‘J에게’를 듀엣으로 부르고 있다.[사진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백지영에 이어 이선희는 북측 김옥주와 ‘J에게’를 듀엣으로 선보였고, ‘아름다운 강산’을 열창했다.

윤도현은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불러 관객들의 호응을 받았고, “YB랑 삼지현관현악단이 합동 공연을 했으면 좋겠다. 전 세계를 돌면서 공연을 하고 싶다. 불가능할 것 같지만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하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우리의 손으로 통일을 만들자는 뜻이 담겨있다”며 ‘1178’을 선사했다.

이어 삼지연관현악단의 무대로 김주향, 김성심, 송영 등이 ‘찔레꽃’으로 시작 ‘눈물 젖은 두만강’, ‘동무 생각’ 등 익숙한 계몽기 가요들을 묶은 메들리를 10분 정도 공연했다.

   
▲ 북측 삼지연관현악단의 연주 모습. [사진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김성심은 공연 전 공동취재단에 “남북이 함께 하게 돼 감격스럽고, 이런 자리가 많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면서 “남측 가수들이 1일 김정은 노동당위원장님과 함께 사진을 찍고 악수를 나눈 것에 대해 우리에게도 꿈 같은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부러워했다.

무대의 마지막은 가왕 조용필과 위대한탄생이 ‘친구여’, ‘모나리자’로 관객을 사로잡았고, 남북의 여가수들이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을 합창하며 무대는 절정에 올랐다.

단독공연 때와 같이 출연진들이 모두 무대에 올라 ‘우리의 소원은 통일’과 ‘다시 만납시다’를 합창했고, 북측이 남측에 꽃다발을 전해주자 큰 함성이 터지기도 했다. 서현과 김주향은 마주보며 눈물과 웃음을 참지 못했고, 객석은 10분간 전원 기립 박수를 보냈다.

현송월 북측 단장은 만족한 듯 웃음을 짓고 “잘 된 것 같다. 훈련이 많지 않았는데 거의 반나절 했는데도 남북 가수들이 너무 잘했다”고 “같이 부른 부분이 가장 좋았다”고 평가했다.

   
▲ 공연 마지막 순간 출연자들이 모두 무대에 나와 합창하고 있다. [사진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한 북한 관객은 “감동적인 순간들이 있었다”며 “"우리 사이에 빈 공간만 남았다"는 가사가 있었는데, 우리 사이에 아무 것도 없다. 우린 통역이 필요 없잖아. 그런데 만나는데 너무 오래 걸렸잖아”라고 소감을 밝혔다.

다른 관객은 “참 좋았다. 정말 좋았다”며 “조용필 잘 한다... 조용필을 듣기는 했지만 보는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유엔 관련 기구에서 일한다는 알제리인은 “가사를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분위기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모든 순간이 다 감동적이었다”며 “두 나라가 어서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 공연이 훌륭했다”고 극찬했다.

이날 남북합동공연은 북측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박춘남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남측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이 내빈석에 자리했다.

​두 차례 평양 공연을 마친 예술단은 이날 밤 김영철 부위원장이 개최하는 만찬에 참석하며, 태권도 시범단은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한다. 이들은 이날 밤 평양국제공항을 출발, 5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 사회를 맡은 남측 서현과 북측 최효성. [사진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1만 3천여 관객들도 함께 즐거워했다. [사진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강산에가 이산의 아픔을 그린 '라구요'를 부르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진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가수들은 계몽기 가요를 메들리로 선사했다. [사진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무대마다 배경화면이 바뀌며 분위기를 돋궜다. [사진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남북의 내빈들도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사진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관객 전원이 10분 동안 기립박수를 보냈다. [사진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출연진이 모두 무대에 올라 피날레를 장식했다. [사진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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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타는 꿩, 들꿩을 아십니까

윤순영 2018. 04. 03
조회수 2245 추천수 1
 

이른봄 귀룽나무 새싹 뜯으러 나무 오른 ‘숲 속의 은둔자’

암·수 모두 머리 깃 나고 다리에 깃털 돋은 ‘원시적’ 모습 

 

크기변환_YSY_7006.jpg» 나뭇가지에 앉은 들꿩. 들꿩의 검은 멱은 수컷의 상징이다. 

 

3월16일 경기도 남양주시 예봉산 중턱에서 들꿩을 관찰했다. 비교적 몸집이 큰 편이지만 깊은 숲에 은둔해 사는 데다 보호색이 뛰어나 좀처럼 보기 힘든 꿩과의 새다. 

 

다른 나무들이 새싹을 틔우기 전, 계곡 주변의 귀룽나무에 일찌감치 새싹이 돋았다. 온종일 땅에서 생활하던 들꿩이 오후 5시30분이 되면 귀룽나무 가지에 올라앉아 새싹을 뜯어 먹는다.

 

 

등산객들이 산에서 내려가 번잡했던 주변이 조용해질 시간이다. 들꿩은 서식지의 모든 일상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암컷이 ‘휘~삐삐비’하고 긴 휘파람 소리를 내면 수컷이 강하게 반응하고, 귀룽나무 근처에 나타나 함께 나무 위로 올라갈 준비를 한다. 암컷보다 수컷이 더 경계심을 나타낸다.

 

크기변환_YSY_5775.jpg» 나뭇가지에 숨어 수컷 들꿩을 부르는 암컷 들꿩.

 

크기변환_YSY_6537.jpg» 숨어 있던 수컷 들꿩이 암컷 소리에 반응을 보인다.

 

귀룽나무가 있는 계곡은 등산객들이 항상 오가는 길목이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들꿩이 매일 같은 시간에 정확히 귀룽나무를 찾아오는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귀룽나무는 물가의 계곡 근처에서 잘 자란다. 들꿩의 서식지와 비슷한 환경 조건이다.

 

크기변환_YSY_6673.jpg» 은밀하게 암컷 들꿩 곁으로 다가가는 수컷 들꿩. 닭이나 꿩의 밋밋한 다리와 달리 다리 바깥쪽에 돋은 깃털이 인상적이다.

 

크기변환_YSY_6596.jpg» 암컷 들꿩이 앞장서 걸어간다. 암컷 들꿩도 다리 바깥쪽에도 깃털이 나 있다.

 

귀룽나무는 사람에게 신경통, 근육통, 근육마비 등의 통증을 없애주고 설사에 잘 듣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혹시 귀룽나무의 새싹과 열매의 약효가 들꿩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먹이원이 아닐까 생각해 봤다.

 

크기변환_YSY_6784.jpg» 들꿩 부부가 만났다.

 

들꿩은 걸어서 이동하고 주로 땅에서 생활하지만 나무에서 지내는 것도 즐긴다. 나무 위에서도 나뭇가지를 움켜쥐고 익숙한 솜씨로 땅에서처럼 움직인다. 나무타기 재능이 뛰어나다. 위협을 느끼면 꿩처럼 멀리 날아 도망가지 않고 근처 나무에 올라가 피한다. 위장 색이 발달하여 잘 보이지도 않고 은밀하게 나무 가까이 접근하여 수직으로 날아 소리 없이 나무 위에 앉는다.

 

크기변환_DSC_7807.jpg» 귀룽나무의 새싹이 들꿩이 먹기 좋게 적당히 돋아났다.

 

들꿩은 몸길이 36㎝로 몸집이 큰 편이다. 그런데도 가느다란 가지를 움켜쥐고 조심스레 새싹을 떼어먹는데 나뭇가지가 흔들리지 않는다. 천적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철저한 보호 행동이다. 관찰하는 동안에도 어느 틈에 나무 위로 날아와 있는지 모르는 때가 많았다.

 

크기변환_DSC_8356.jpg» 수컷 들꿩이 먼저 날아 귀룽나무 위로 올라간다. 날 때 날갯짓 소리가 나지 않는다.

 

크기변환_DSC_8590.jpg» 암컷 들꿩도 뒤따라 귀룽나무 위로 올라왔다.

 

일부일처제인 들꿩 부부는 서로의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고 함께 행동한다. 나무 위에서 수컷이 구애 행동으로 깃털을 부풀리고 꼬리를 치켜세워 부채 모양으로 펼친다. 암컷은 무관심한 척 곁을 주지 않는다. 성공적인 번식을 위해 수컷의 마음을 애타게 만드는 전략일지 모른다.

 

크기변환_DSC_8710.jpg» 암컷 들꿩이 슬며시 외면하지만 수컷은 꼬리를 부채 모양으로 펼치고 애정을 표시한다.

 

1시간 남짓 귀룽나무 새싹을 먹던 암컷이 땅으로 내려오자 수컷 들꿩도 곧바로 따라 내려와 숲 속으로 사라진다. 매일 반복되는 행동이다. 움직이는 동선과 생활이 규칙적인 것이 인상적이다.

 

먹이 먹는 장소와 잠자리를 포함해서 물 마시는 장소, 이동하는 데 필요한 이동로, 갑작스러운 포식자로부터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피난처, 월동을 위한 장소, 번식을 위한 장소, 새끼들을 키울 수 있는 장소 등이 이미 정해져 있다. 들꿩 부부가 예봉산 계곡에서 터를 잡아 살아온 기간은 한두 해가 아닌 것 같다.

 

크기변환_DSC_8349.jpg»  1시간 남짓 귀룽나무 새싹을 먹던 암컷이 땅으로 내려오자 수컷 들꿩도 곧바로 따라 내려와 숲 속으로 사라진다. 매일 반복되는 행동이다. 움직이는 동선과 생활이 규칙적인 것이 인상적이다.  먹이 먹는 장소와 잠자리를 포함해서 물 마시는 장소, 이동하는 데 필요한 이동로, 갑작스러운 포식자로부터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피난처, 월동을 위한 장소, 번식을 위한 장소, 새끼들을 키울 수 있는 장소 등이 이미 정해져 있다. 들꿩 부부가 예봉산 계곡에서 터를 잡아 살아온 기간은 한두 해가 아닌 것 같다.

 

크기변환_DSC_8185.jpg» 가느다란 나뭇가지 위에서도 균형 감각이 뛰어나 외줄 타기를 하듯 마음대로 행동한다. 

 

들꿩은 닭목, 꿩과, 들꿩속에 속한다. 꿩은 일반인들이 잘 알고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친숙한 조류이다. 그러나 들꿩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들꿩은 스칸디나비아와 중·동유럽, 시베리아, 동아시아 등 유라시아에 걸쳐 널리 분포한다. 이 가운데 동아시아의 들꿩 아종은 중국 동북부와 러시아 아무르, 사할린, 홋카이도 등지에 산다. 한반도에서는 도서지역을 제외한 산지에 두루 서식하지만 일정한 지역에 한정된 경기·강원 지역에 많은 수가 분포하고 남부 지역으로 갈수록 수가 적어지는 흔하지 않은 텃새이다.

 

크기변환_YSY_7321.jpg» 새싹을 바로 당겨서 따지 않고 비틀어서 따먹는다. 아마도 나뭇가지가 휘청여 눈에 띄는 것을 막기 위해서일 것이다.

 

크기변환_YSY_7316.jpg» 신선하고 알찬 새싹만 골라 먹는다.

 

들꿩은 이른 봄에 귀룽나무, 버드나무, 오리나무 등의 새싹, 나무열매, 풀씨 등을 즐겨 먹지만 때로는 곤충도 잡아먹는다. 수도권에서 들꿩을 관찰하기 좋은 곳은 천마산, 예봉산, 검단산, 남한산성이다. 텃새이지만 사계절 관찰하기는 어렵고 숲이 무성하지 않은 12월부터 3월에 비교적 관찰이 쉽다.

 

 

들꿩은 생각보다 사람을 덜 경계하기 때문에 들꿩이 나올 만한 장소를 찾아가 조용히 기다린다면 관찰이 가능하다. 특히 들꿩이 움직일 때 들리는 낙엽 밟는 소리에 귀 기울여 보면 들꿩을 만날 수 있다.

 

크기변환_YSY_7426.jpg» 주변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는 들꿩 암컷.

 

기변환_YSY_7389.jpg» 주변이 안전한 것을 확인하고 귀룽나무 새싹을 따먹는다.

 

크기변환_YSY_7437.jpg» 들꿩은 암수 모두 머리 깃이 있다.

 

몸은 통통하고 꼬리는 짧다. 수컷은 멱에 폭넓은 검은색 반점이 뚜렷하고 암컷의 멱의 반점은 수컷에 비해 색이 불분명하다. 암수 모두 머리 깃이 있다. 다리는 짧으며 바깥쪽에 깃털이 나 있는 특징이 있다. 들꿩을 관찰하다 보니 조류의 원시적인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글·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한겨레 환경생태 웹진 ‘물바람숲’ 필자, 촬영 진행 이경희, 김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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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통곡하던 403명 제주4·3 영령들의 외침 “내 이름은!”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8/04/04 08:47
  • 수정일
    2018/04/04 08:4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대한민국의 중심 광화문서 펼쳐진 ‘403 퍼포먼스’

이승훈 기자 lsh@vop.co.kr
발행 2018-04-03 20:26:53
수정 2018-04-03 20:2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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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항쟁 제70주기인 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제주4.3희생자들의 분장을 한 시민들이 4.3항쟁을 추모하는 '403광화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제주4.3항쟁 제70주기인 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제주4.3희생자들의 분장을 한 시민들이 4.3항쟁을 추모하는 '403광화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임화영 기자
제주4.3항쟁 제70주기인 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제주4.3희생자들의 분장을 한 시민들이 4.3항쟁을 추모하는 '403광화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제주4.3항쟁 제70주기인 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제주4.3희생자들의 분장을 한 시민들이 4.3항쟁을 추모하는 '403광화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임화영 기자
제주4.3항쟁 제70주기인 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제주4.3희생자들의 분장을 한 시민들이 4.3항쟁을 추모하는 '403광화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제주4.3항쟁 제70주기인 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제주4.3희생자들의 분장을 한 시민들이 4.3항쟁을 추모하는 '403광화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임화영 기자
 

4월3일 3시45분경. 매연을 뿜으며 분주히 오가는 차량과 수많은 행인들이 지나가는 서울의 중심 광화문. 느닷없이 먼지를 뒤집어 쓴 403명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오랜 세월 땅 속에 묻혀있던 시신처럼 회색 먼지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뒤덮여 있었다. 몸 구석구석엔 총·칼의 흔적인 붉은 동백꽃이 선명했다.

오후 4시3분, ‘땡그랑 땡그랑’ 종소리가 울렸다.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쓰러져 있던 이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랜 세월 동안 자유롭지 못해 굳어버린 몸을 움직이듯 삐걱거리며 몸을 움직였다. 감겼던 눈도 떴다. 무채색의 얼굴 사이에서 살아있는 눈동자가 움직였다. 귀를 만지며 당황스러운 몸짓을 보이기도 했다. 들리지 않았던 소리가 점차 들려오기라도 하듯.

그리곤 한 사람 한 사람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어, 어… 어.” 70여년전 광복과 대한민국 수립, 한국전쟁 전후로 무참히 쓰러져간 제주4·3 영령의 목소리였다. “제주는 빨갱이 섬”이라고 교육받고 제주로 파견된 서북청년단과 군·경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한 이들이 깨어나는 모습이었다. 70년의 세월이 지난 뒤에야 영령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제주4.3항쟁 제70주기인 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제주4.3희생자들의 분장을 한 시민들이 4.3항쟁을 추모하는 '403광화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제주4.3항쟁 제70주기인 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제주4.3희생자들의 분장을 한 시민들이 4.3항쟁을 추모하는 '403광화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임화영 기자

구슬픈 ‘아기동백꽃의 노래’

이날 ‘제주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403명의 연극배우와 무용수, 일반인 등과 함께 ‘403 퍼포먼스’를 펼쳤다. 퍼포먼스에 앞서 제주4.3 범국민위는 70여년만에 처음 광화문에 차려진 제주4.3분향소 앞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선후 제주4.3 범국민위 홍보기획위위원장은 “광화문이라는 대한민국 심장부에서 70년 세월 동안 짓눌려 얘기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표출하고 분출하는 움직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주4.3 평화공원에 가면 백비가 있다. 이름이 새겨지지 않은 비”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직 ‘제주4.3’이라는 이름 뒤에 어떤 말을 붙여야 할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항쟁인가, 사건인가, 폭동인가 라는 주제로 70년이란 논쟁의 세월을 지내왔어요. 그래서 자기 이름을 부를 수 있고, 명명한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4.3을 외치려는 이유입니다.”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과 교보문고 앞, 광화문역에서 걸어 나온 제주4.3 영령들은 세월호 광장과 수많은 차량들이 지나는 신호등을 지나 광화문 중앙으로 점차점차 모였다. 이순신 동상 뒷모습과 동아일보·조선일보 등 수많은 광화문 빌딩을 배경으로 해치마당에 군집한 영령들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는 듯하더니, 광화문 중앙광장을 향했다. 1947 3월1일 ‘통일 독립’을 꿈꾸며 제주북국민학교에 모였던 3만여명의 군중처럼 그들은 한발씩 내딛었다. 70년 전과 세상은 변해 있었다. 어린아이를 치어 다치게 한 뒤 아랑곳 않았던 기마경찰은 없었고, 반발하는 군민을 향해 총을 발포하는 경찰도 없었다.

해치광장을 지나 세종대왕상 앞에 다다르자, 구슬픈 음악소리(애기동백꽃의 노래)가 흘러 나왔다. 멈춰 선 영령들은 자리에 앉아 노래가사에 귀를 기울였다.

애기동백꽃의 노래

산에 산에 하얗게 눈이 내리면
들판에 붉게 붉게 꽃이 핀다네
남 마중 나갔던 계집아이가
타다타다 붉은 꽃 되었다더라

님그리던 마음도 봄꽃이 되어
하얗게 님의 품에 안기었구나
우리 누이 같은 꽃 애기동백꽃
봄이 오면 푸르게 태어나거라

붉은 애기 동백꽃 붉은 진달래
다 같은 우리나라 곱디 고운 꽃
남이나 북이나 동이나 서나
한 핏줄 한 겨레 싸우지 마라

제주4.3항쟁 제70주기인 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제주4.3희생자들의 분장을 한 시민들이 4.3항쟁을 추모하는 '403광화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제주4.3항쟁 제70주기인 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제주4.3희생자들의 분장을 한 시민들이 4.3항쟁을 추모하는 '403광화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임화영 기자
제주4.3항쟁 제70주기인 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제주4.3희생자들의 분장을 한 시민들이 4.3항쟁을 추모하는 '403광화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제주4.3항쟁 제70주기인 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제주4.3희생자들의 분장을 한 시민들이 4.3항쟁을 추모하는 '403광화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임화영 기자

2절쯤 노래가사가 흘러나왔을까.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노래에 귀를 기울이던 영령들이 하나 둘 통곡하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양쪽 볼에 두껍게 내려앉은 회색먼지 위로 흘러내린 눈물 자국이 그려졌다. 그 앞에선 세 명의 영령이 70년 만에 상봉한 듯 서로 끌어 앉고 울었다. 그러던 중 한 영령이 외치기 시작했다. “내 이름은! 문! 형! 근!” 반복적으로 외치는 영령의 목소리 뒤로, 또 다른 영령이 외쳤다. “내 이름은! 유! 아! 람!”

찢어질 듯 광장의 소음을 깨고 튀어나온 외침은 어느새 수백 명의 목소리로 변해 있었다. 70년 세월 짓눌렸던 감정을 토해내는 소리가 광화문 광장을 뒤흔들었다. 영령들은 입고 있던 회색의 먼지가 가득한 옷들도 벗어 재꼈다.

“평생 내색 한 번 안 하고 살았어요”

영령들은 사물놀이와 함께 흰색, 노란색, 초록색, 빨간색 천을 머리에 이고 흥겹게 움직이며 다시 중앙광장을 향했다. 그렇게 다다른 중앙광장엔 제주4.3 분향소가 차려져 있었다. 앙상한 뼈대에 붕대를 휘감은 모양의 분향소에는 1만4천여명의 제주4.3 희생자 명단이 새겨져 있었다.

영령들은 회색 옷가지들을 분향소 앞에 마련된 하얀 무대 위에 놓아두고 차례로 분향소 안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분향소 안에 마련된 영령들 사진 앞에 국화꽃을 내려놓았다. 그렇게 분향을 마치고 나오자 먼저 끝마친 이들이 격려했다. 영령의 모습에서 다시 본래의 시민으로 돌아온 것이다. “수고했다” 말하며 박수치는 이들 사이로 회색먼지가 날렸다. 어느새 이들은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와 있었다.

“제주4.3 피해자 가족이기도 하지만, 평생 내색 한 번 안 하고 살았다”는 ‘403 퍼포먼스’ 참가자 오태균(59)씨는 말했다. “여전히 이데올로기로 분열돼 있는 사회가 안타깝습니다. 사람들이 표현하고 공감하며 사는 게 아니라 배척하고 있는 모습이요. 그래서 이 행사에 참여하게 됐고, 화합하고 평화로운 모습으로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임했습니다.”

모두 분향을 마친 뒤 퍼포먼스 참여자들은 “와~” 소리 지르며 광화문을 향해 전력질주 했다. 남아있던 먼지가 모두 날아가도록 뛰었다. 자유롭게 달리는 이들의 모습 속에서 70년 세월 동안 짓누르고 있던 이데올로기의 무게는 느껴지지 않았다.

제주4.3항쟁 제70주기인 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제주4.3희생자들의 분장을 한 시민들이 4.3항쟁을 추모하는 '403광화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제주4.3항쟁 제70주기인 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제주4.3희생자들의 분장을 한 시민들이 4.3항쟁을 추모하는 '403광화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임화영 기자
제주4.3항쟁 제70주기인 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제주4.3희생자들의 분장을 한 시민들이 4.3항쟁을 추모하는 '403광화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제주4.3항쟁 제70주기인 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제주4.3희생자들의 분장을 한 시민들이 4.3항쟁을 추모하는 '403광화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임화영 기자
제주4.3항쟁 제70주기인 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제주4.3희생자들의 분장을 한 시민들이 4.3항쟁을 추모하는 '403광화문 퍼포먼스'를 연 후 분향소에서 헌화를  하고 있다.
제주4.3항쟁 제70주기인 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제주4.3희생자들의 분장을 한 시민들이 4.3항쟁을 추모하는 '403광화문 퍼포먼스'를 연 후 분향소에서 헌화를 하고 있다.ⓒ임화영 기자
2018년 4월3일 403 퍼포먼스 참가자들이 광화문을 향해 뛰어가고 있다.
2018년 4월3일 403 퍼포먼스 참가자들이 광화문을 향해 뛰어가고 있다.ⓒ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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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태권도, 2일 평양대극장서 첫 평양 합동시범공연

"내용이 좀 다를 뿐, 태권도는 남과 북이 같습니다"남북태권도, 2일 평양대극장서 첫 평양 합동시범공연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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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02  22: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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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태권도 시범단이 2일 오후 평양대극장에서 첫 평양 합동시범공연을 마쳤다.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2일 오후 평양 중구역에 있는 평양대극장. 남북 태권도가 처음으로 평양시민들에게 합동공연을 선보였다.

오후 4시(평양시간) 정각 사회자가 "온 겨레의 가슴을 새차게 들끓게 하는 남측 태권도시범단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우리 민족은 하나, 태권도 뿌리도 하나라는 걸 세계에 과시했습니다”라며 공연 시작을 알리자 모든 관객이 전원 동시 기립해서 박수를 치면서 남북태권도 합동시범 첫 평양공연은 시작되었다.

먼저, 남측 세계태권도연맹(WTF) 시범단이 유려한 듯 절도를 갖춘 승무 시범에 이어 '고향의 봄' 음악에 맞춘 품새시범을 전개하고 곧바로 박진감 넘치는 호신술 시범을 선보이자 객석에서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이어 도복띠로 눈을 가린 채 발차기로 공중 표적을 정확히 가격하고 약 5미터 높이의 고공표적 3~4개를 발차기로 연속 격파하자 탄성과 함께 다시 한번 큰 박수가 터졌다.

25분간 이어진 남측 시범단 공연에 이어 북측 조선태권도위원회 시범단은 우렁찬 기합소리에 맞춰 '틀'(품새)시범으로 공연을 시작했다. 위력적인 송판깨기와 손발을 이용한 공중격파, 여성시범단원의 2대1, 3대1 겨루기 등 시범이 진행될수록 박수소리는 커져갔다. 윗옷을 벗은 단원의 몸을 각목으로 내리쳐 부러뜨리는 시범과 '조국통일' 구호에 맞춘 격파시범이 진행되는 동안 탄성과 환호성에 기합소리가 들리지 않을 지경이었다.

   
▲ 남측 태권도 시범단의 서범공연.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남측 시범단의 공연이 끝나고 평양 관객들이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다.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남측 태권도가 화려하고 부드러운 반면, 북측은 절도 있고 사실적인 동작 위주의 시범이라는 차이가 확연했다. 또 남측이 '고향의 봄'을 관현악으로 편곡한 음악 등을 활용해 춤에 가까운 동작으로 화려하고 부드러운 인상을 주었다면, 북측은 음악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손과 발을 이용한 위력(격파), 맞서기(대결) 등 사실적인 액션 위주의 동작들이 많았다. 

실전 무술을 방불케 한 북측 시범단의 30분 공연이 끝나고 북측 12명과 남측 16명의 시범단원이 5분간 합동 품새시범을 선보일 때는 남과 북의 태권도가 많이 다르지만, 역시 그 뿌리는 같다는 강한 느낌을 갖게 했다.

   
▲ 북측 태권도 시범단의 시범공연.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북측 태권도 시범단의 격파 시범.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북측 태권도 시범단의 격파 시범.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북측 태권도 시범단의 온몸을 이용한 각목 격파.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북측 관객은 공연 내내 표정에 큰 변화가 없었지만 고난도 시범이 벌어지면 즉각 박수를 치거나 환호성을 질렀고 짧지만 강렬했던 5분간의 합동공연이 마무리 된 뒤 남북 선수들이 손을 흔들어 인사하자 길게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이날 남북태권도 합동시범공연을 북측 인사로는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과 리일환 부위원장, 김경호 조선태권도협회 위원장이, 남측에서는 도종환 문화관광체육부 장관이 함께 지켜봤으며, 평양시민들로 보이는 관객들이 1,200석 규모의 공연장을 빈자리 없이 꽉 채웠다.

이날 합동 태권도시범이 열린 평양대극장은 1960년 8월 개관해 북한이 자랑하는 5대혁명가극을 공연한 종합예술극장이다.

   
▲ 남북태권도시범단의 대련 시범.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남북태권도 시범단 합동 시범공연이 끝나자 관람을 한 평양시민들이 기립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남북태권도 합동시범공연에 대한 평양 관객들의 환호와 기립박수.[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남북합동 태권도시범으로는 평양에서 처음 열린 이날 시범공연을 본 한 남측 관람객은 "남측 공연은 다채롭고 스토리텔링이 있어 뮤지컬을 연상시키는 반면 북측 공연은 사실적이고 실전무예에 가까우며 힘과 비장미가 느껴진다"는 비교 관람평을 내놓았고, 한 북측 관람객은 "태권도가 같긴 같구나. 내용이 좀 달라서 그렇지 남북이 같습니다"라는 통일지향적(?) 감상평을 밝혔다.

태권도 시범단은 3일 오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진행될 예정인 남북합동공연을 마치는 예술단과 함께 그날 밤 전세기편으로 귀환한다.

   
▲ 최휘 북한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이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함께 이날 남북태권도 합동시범공연 관람을 했다.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북남태권도시범단 합동시범출연. '남측 태권도 시범단의 평양방문을 환영합니다!'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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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이 재활용 수거 맡는 한 ‘쓰레기 대란’ 해결 한계

등록 :2018-04-03 05:00수정 :2018-04-03 09:39

 

 

아파트가 직접 판매, 세계서도 드물어
민간 방식, 수익 안나면 언제든 재발
“공공부문이 재활용 수거 책임져야”
한 할머니가 빈 상자가 실린 손수레를 끌고 서울 마포구의 한 재활용센터에 들어서는 장면. 환경부는 폐비닐 등 수거 거부를 통보한 재활용업체들과 협의한 결과, 수도권 3개 시·도의 48개 업체 모두가 폐비닐 등을 정상 수거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사진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한 할머니가 빈 상자가 실린 손수레를 끌고 서울 마포구의 한 재활용센터에 들어서는 장면. 환경부는 폐비닐 등 수거 거부를 통보한 재활용업체들과 협의한 결과, 수도권 3개 시·도의 48개 업체 모두가 폐비닐 등을 정상 수거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사진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정부에선 계속 분리수거하라는데 업체에선 안 가져가겠다니 그냥 당분간은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버리면 안 되겠습니까?”

 

2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한 아파트 관리소장은 밀려드는 주민 항의 전화에 울상이었다. 2일 환경부와 서울시는 재활용 분리·수거 업체들과 협의해 폐비닐 분리수거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서울시는 지난 3월28~30일 4개 수거업체, 선별장 7곳,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25개 자치구 등과 간담회를 열어 “비닐류는 자원재활용법 제13조 및 환경부 지침에 의거, 재활용 가능 자원에 해당하므로 종량제 봉투에 넣어서 버리도록 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공지했다.

 

하지만 이날도 많은 아파트 단지들에선 비닐 쓰레기를 재활용품으로 내놓는 것을 막고 있었다. 정책과 현실이 따로 놀면서 주민들의 혼란은 여전했다.

 

이번 사태의 배경으로 꼽힌 재활용품을 아파트 단지와 수거업체들이 처리하는 방식에 변함이 없다면 ‘비닐 대란’은 계속되리라는 전망이다. 공덕동 450가구가 사는 한 아파트단지는 1년 동안 재활용업체에 폐지와 고철을 팔아서 번 돈이 5천만원을 넘었을 땐 집집마다 2만~3만원짜리 식용유 세트를 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재활용품 값이 급락하면서 몇년 전에 1가구당 1천원, 1년에 단지 전체에서 4500만원을 수거업체로부터 받았던 계약을 올해는 1가구당 660원, 1년에 3600만원을 받는 것으로 변경했다.

 

2천가구가 사는 성북구 석관동 두산아파트는 2015년엔 재활용품으로 1년에 3천만원을 벌었는데 올해는 1200만원을 받는다. 재활용품 가격이 떨어지면서 아파트 경비원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재활용 쓰레기 수집과 관리는 아파트 경비원들의 고유 업무가 아니다. 그래서 아파트 주민들은 재활용품을 팔아서 번 돈으로 경비원에게 특별수당을 지급해왔다. 그런데 재활용품 판매 수입이 줄면서 경비원들에게 주던 특별수당 7만원은 5만원으로 줄었고 올해는 그보다 적어질 전망이다.

 

이 아파트 전 입주자 대표였던 심재철씨는 “아파트 단지가 아니라 지자체에서 재활용품을 모두 관리하고, 이익이 많이 나는 단지에만 수익을 돌려주는 구조가 돼야 한다. 재활용품 판매 대금으로 아파트 단지의 비용을 충당하는 구조에서는 관리비나 경비원 임금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서울시는 이번 비닐 대란을 계기로 모든 재활용품 수거를 공공에 맡기는 단지는 자치구 수거체계로 전환하겠다고 했으나 대부분 공동주택들은 폐지, 고철 등 값나가는 재활용품은 직접 팔고 비닐, 스티로폼은 자치구가 가져가기를 희망하고 있어 갈등의 여지는 그대로다. 다른 나라들은 공공이 재활용품을 직접 처리한다. 아파트 단지가 업체에 재활용품을 개별 판매하는 방식은 세계에서 보기 드문 사례다.

 

재활용품을 이용하는 생산 시설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번 합의가 지속 가능할지도 불투명하다. 환경부와 업체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돈이 되지 않는 재활용 쓰레기를 처리할 곳이 없다’는 근본 문제는 고스란히 남기 때문이다. 박필환 재활용수집선별협동조합 사무국장도 “당장 업체와 합의는 했지만 현실적인 안이라고 보기 어렵다. 장기적으론 재활용품을 활용하는 생산 시설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838842.html?_fr=mt1#csidx9d555af2ffa76d9851c9ceae24462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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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간 단 한 번도 ‘4.3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던 제주 지사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8/04/03 10:07
  • 수정일
    2018/04/03 10:0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제주 4.3사건은 진실을 규명해야 할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
 
임병도 | 2018-04-03 08:44:5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오늘은 제주 4.3사건 70주년입니다. 제주를 비롯한 전국에서는 그동안 4.3사건을 알리기 위한 문화 공연과 동백꽃 배지 달기, 릴레이 인터뷰 등 다채로운 행사가 벌어졌습니다.

특히 그동안 제주 4.3사건 알리기에 소극적이었던 제주도민들도 적극 나서서 아픈 역사를 알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주 도민들의 노력에 제주 지사가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 원희룡, ‘문재인 대통령에 공식 사과 요청’

지난 3월 28일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 4.3 70주년을 맞아 ‘도민과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발표했습니다. 원 지사는 담화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4.3수형인’에 대해 명시적인 공식 사과를 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원 지사의 주장은 억지에 불과합니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제주도민에게 4.3사건에 대한 사과를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에 “내년 ‘70주년 4.3 추념식’에는 저 문재인이 대통령 자격으로 참석하겠다, 그 약속 반드시 지키겠다”며 “다시는 4.3이 폄훼되고, 모욕받지 않도록 저 문재인이 책임지겠다”고 약속까지 했습니다.

원희룡 지사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에는 사과를 요구하지 않았던 점과 비교하면, 그저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들여 정치적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려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원희룡, ‘역사상 첫 현직 대통령이 참석’

<MBC 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

진행자 > 그러게요. 말씀하신 것처럼 억눌린 역사라고 하셨는데 사실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은 재임 기간 동안에 4.3 희생자 추념식 참석을 안 했지 않습니까? 그래서 내일 이제 70주년 추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을 할 거라고 전망하는데 이뤄진다면 9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을 하는 거네요?

원희룡 > (이뤄진다면) 9년 만이 아니고 역사상 처음으로 오시는 겁니다.

진행자 >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인가요?

원희룡 > 네, 그렇습니다. 그런 만큼 의미가 크고요. 노무현 대통령님은 4.3추념식에는 아니었지만 제주방문 당시에 국가원수로서 공식사과를 하셨죠.

원희룡 제주지사는 4월 2일 ‘MBC 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4.3 추념식 참석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역사상 처음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원 지사는 노무현 대통령은 공식 사과만 했지, 추념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2006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58주기 4.3위령제’에 참석했습니다.

제주도 관계자는 원 지사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추념식과 위령제의 명칭 때문이었다고 변명했습니다. 하지만 2014년 ‘4.3 희생자 국가 추념일’이 공표되기 이전이라도 대통령이 참석한 공식 행사였기에 역사상 처음이라는 말은 틀렸습니다.

#12년 동안 4.3 위령제에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던 원희룡

원희룡 제주 지사는 제주 4.3사건 위령제나 추념식 등에 대한 역사를 잘 모릅니다. 왜냐하면 그는 제주 도지사로 당선되기 이전에는 단 한 번도 ‘4.3위령제’에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원 지사는 2014년 새누리당 후보로 도지사에 출마했을 때야 비로소 “지난 세월 사정이 있고 없고를 떠나 위령제에 참석하지 못했던 것도 미안한 마음”이라고 사과를 했습니다.

지난 10년간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단 한 번도 ‘4.3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제주 도민들은 갈수록 격이 떨어지는 4.3국가 추념일 행사로 분노했지만, 원 지사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습니다.

# 4.3 위원회 폐지 법안에 찬성했던 원희룡

2008년 1월 21일, 한나라당은 제주도민의 아픔과 4.3사건의 진상규명 등을 노력했던 ‘4.3위원회’를 폐지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당시 제주에서는 1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4.3위원회 폐지 반대 도민대책위원회’가 구성됐고, 한나라당 심판 운동이 전개됐습니다. 오죽하면 한나라당 제주도당조차 개정안 발의를 철회하라며 중앙당에 건의문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제주4.3위원회 폐지를 골자로 한 ‘제주4.3사건 진상규명과 희생자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공동 발의자 명단을 보면 원희룡도 있었습니다. 제주 출신이 오히려 제주 도민을 괴롭히는 법안에 서명한 셈입니다.

제주 4.3사건을 말하면서 화해와 치유, 평화를 말합니다. 그러나 진실이 규명되지 않은 사건에서 도대체 누구와 화해하고, 누가 치유받아야 할까요?

민간인 학살을 자행한 가해자와 피해자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알리고 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저 ‘평화’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 아무 일도 없었듯이 지나간다면 똑같은 일이 되풀이됩니다.

제주 4.3사건은 진실을 규명해야 할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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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미-러 알래스카 거래의 비밀

[동아시아사 연구가 김종성의 역사 강의] 1867년 3월 30일 알래스카 매매

18.04.03 07:51l최종 업데이트 18.04.03 07:51l
글·영상: 김종성(qqqkim2000)

 

▲ 미-러 알래스카 거래의 비밀
ⓒ 황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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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7년 3월 30일, 러시아와 미국이 알래스카 매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적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영토 매매대금치고는 헐값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720만 달러(현재 한화 약 2조원)에 거래됐습니다. 러시아가 그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뭘까요? 

단순히 알래스카의 가치를 몰라서였을까요? 러시아가 그렇게 한 진짜 이유를 탐구하다 보면, 19세기 세계 정치의 구도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 동영상은 당시 국제질서의 관점에서 알래스카 매매계약을 조명했습니다. 

(기획 : 김종성 시민기자, 영상편집 : 황지희 기자)
 

 알래스카의 마지막 원시지대, 얼음산 맥킨리(본래 이름은 디날리)
▲  알래스카의 마지막 원시지대, 얼음산 맥킨리(본래 이름은 디날리)
ⓒ 박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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