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대결' MB·박근혜 때보다 국방비 더 올리겠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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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운동가의 2020년 국방예산 분석 ①] 무기도입 등에 대한 비용 증가... 삭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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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무보고하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10월 18일 서울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 |
| ⓒ 연합뉴스 | |
지금 국회에서 2020년도 국방예산(안)을 심의 중이다. 내년 국방예산은 50조1527억 원(일반회계)으로 올해보다 7.4%(금액은 3조4556억 원)가 오른 금액으로 책정됐다. 2019년 8.2% 증가에 이어 2년 연속 대폭적인 증가다.
지난 10월 22일 시정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의 운명을 남에게 맡기지 않고 우리 스스로 결정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강한 안보입니다. 지금 우리의 안보 중점은 대북억지력이지만, 언젠가 통일이 된다 해도 열강 속에서 당당한 주권국가가 되기 위해선 강한 안보능력을 갖춰야 합니다"라면서 내년 국방예산 대폭 증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한 군사력에 대한 대통령의 잘못된 신념
한반도에서 핵 대결이 2018년 봄 극적으로 멈춘 것은 남한의 강한 군사력에 북한이 굴복한 결과가 아니라 대화의 힘 때문이었다. 즉 억제론을 버리고 북한의 체제안보를 인정하고 북한과 대화로 선회하였기 때문에 비로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남북이, 북미가 합의할 수 있었다.
군사력이 아닌 대화가 평화를 가져온다는 것은 다름 아닌 문 대통령의 말이다. 문 대통령은 올해 6월 13일 스웨덴 의회에서 "남북 간의 평화를 궁극적으로 지켜주는 것은 군사력이 아니라 대화입니다. 서로의 체제는 존중되어야 하고 보장받아야 합니다"라고 역설했다.
대북 억제를 위해서 국방비를 크게 늘릴 필요가 있다는 문 대통령의 사고는 남과 북이 다시 힘 대 힘의 대결을 펼쳤던 과거로 되돌아가자는 것과 같다. 한국이 당당한 주권국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강한 군사력이 아니다.
군사력으로 따지면 한국은 세계에서 10대 군사대국이며 현재도 당당한 주권국가다. 어엿한 주권국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미국에게 양도된 전시작전통제권을 하루빨리 환수하는 것이다. 강한 군사능력을 갖춰야 당당한 주권국가가 될 수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사고는 세계가 기본적으로 군사력에 의해서 좌우된다는 현실인식의 단면을 보여준다.
이런 현실인식은 사실과 다를 뿐만 아니라 우리가 군사강국에게 지배되는 것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약소국들에 대해 우리나라가 군림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할 위험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6월 12일 오슬로 방문 때 "'평화란 힘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는 게 아니다. 평화는 오직 이해에 의해서만 성취될 수 있다'는 아인슈타인의 통찰이 우리 모두에게 새겨지길 간절히 바랍니다"고 연설했다.
당당한 주권국가란 상대를 공격하거나 위협할 수 있는 군사력을 추구하지 않고 다른 나라와의 문제를 군사력이 아닌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풀어나가는 나라일 것이다. 상대를 위압하는 강한 군사력을 추구하는 나라는 패권국가는 될지언정 당당한 주권국가는 될 수 없다.
한반도 정세와 거꾸로 가는 내년 국방예산
남북 대결이 최고조에 달했던 이명박 및 박근혜 정부 때의 국방비 평균증가율은 각각 5.2%와 4.1%다. 북과 종전 선언을 추진하고, 군사적 신뢰구축에 합의한 문재인 정부가 국방비를 남북대결이 극심했던 이전 정권보다 훨씬 높이, 7.4%나 올린다면 누가 이를 이해하겠는가. 국방비 증가의 내역을 보면 내년 국방비 증가가 정당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북한과의 신뢰구축을 위해 키리졸브연습이나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 등을 중지하기로 했는데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작전상황연습(한미연합연습이 중심) 예산은 299억 원으로 올해 188억 원보다 크게 오른다. 무엇보다 2020년 무기도입비(방위력개선비)는 전년보다 무려 8.6%가 오른다. 무기도입비 중에서도 북한을 선제타격하는 무기체계들인 핵·WMD 대응체계 예산(6조5608억 원)은 2019년보다 무려 29.4%(1조4917억 원)나 급등한다. 핵·WMD 대응체계란 3축체계(킬체인, 한국형 MD, 대량응징보복을 가리킴)의 바뀐 이름으로 북한 핵·미사일을 선제타격하는 체계를 말한다.
내년 예산에 편성된 대표적인 타격전력으로는 F-35A 전투기 도입(1조7957억 원), F-X 2차(F35A 20대 추가도입) 2404억 원, KF-16성능개량 2805억 원, 3000톤급 잠수함 추가건조(장보고Ⅲ-BatchⅠ, 장보고 Ⅲ-BatchⅡ) 6596억 원, 신형이지스구축함(광개토Ⅲ-BatchⅡ)건조 5555억 원,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427억 원, 장거리공대지 유도탄 2차(연구개발) 212억 원, 장거리 공대지유도탄(타우러스) 601억 원, 함대지 유도탄(수직형) 244억 원, 함대지 유도탄(경사형) 9.2억 원, GPS유도폭탄(2000파운드급) 4차 1125억 원, 지대지유도무기(KTSSM) 630억 원, 현무 2차 성능개량(연구개발) 748억 원, 현무 2차 성능개량 2421억 원, 해성 2(함대지) 성능개량(연구개발) 873억 원 등이 있다.
핵·WMD 대응 등을 위한 대대적인 무기체계도입에 대해서 국방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여전하고, 중국, 러시아, 일본 등 동북아 열강과의 군사갈등 요인 등 안보환경 불안에 따른 전방위 안보위협에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국방력 강화에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뉴시스 2019년 8월 29일)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여전하다는 정세관은 군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관한 남북 및 북미 정상 합의 자체를 불신하는 것과 다름 없을 뿐만 아니라, 이 합의 이후 한반도에서 핵대결이 멈추는 등 변화한 안보환경에도 맞지 않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여전하다는 인식은 군이 여전히 과거 냉전수구적인 위협관에 머물고 있다는 증거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은 군사력이 아닌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북 선제타격전력의 무분별한 도입은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 대북 선제타격용 무기들은 그 군사적 효용성도 큰 의문이지만 북한의 반발을 불러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합의 이행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북한은 "세상 사람들 앞에서는 평화의 악수를 연출하고 돌아앉아서는 우리를 겨냥한 최신 공격형 무기 반입과 미국과의 합동 군사연습을 강행하고 있는 남한 당국의 이중적 행태" 때문에 "역사적인 북남선언들은 오늘 이행단계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반발하고 있다. 판문점선언과 평양선언 및 군사분야합의서에 위배되고 침략전쟁을 부인하고 평화통일을 규정한 우리 헌법에도 어긋나는 북한 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무기도입은 중지되어야 하고 그 예산도 삭감되어야 한다.
'주변국과의 군사갈등 요인'이 국방비 대폭 증가 이유 될 수 없어
중국이나 러시아, 일본 등과의 군사갈등 요인을 빌미로 국방예산을 늘리는 것 또한 정당성이 없다. 군이 말하는 '군사갈등 요인'이 무엇인지 실체도 분명하지 않다. 중국이나 러시아와는 영토분쟁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일본이 독도를 자신들의 영유권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를 '군사적 갈등'으로 보는 것은 과도하다. 그리고 한국보다 경제규모(GDP)가 3∼8배나 큰 경제대국·군사강국들을 상대로 군비경쟁을 하겠다는 것도 무모한 발상이다.
지금 군이 천문학적 액수를 들여 도입하는 핵·WMD 대응무기체계들은 그 작전반경이나 공격능력으로 볼 때 한국 방어를 넘어서서 주변국에 대한 공격 작전도 가능한 무기체계들이다. F-35A 전투기, 장보고Ⅲ-BatchⅠ, 장보고 Ⅲ-BatchⅡ, 신형이지스구축함(광개토Ⅲ-BatchⅡ), 중항공모함인 대형수송함-Ⅱ,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등이 그렇다. 한반도 영역을 벗어나 주변국들을 공격하는 행위는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우리 헌법 또 무력사용 또는 사용 위협을 금지한 유엔헌장 2조를 위반하는 불법이다.
설사 주변국과 군사적 갈등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상대를 군사적으로 공격하는 방식이 아니라 동북아 다자 공동안보기구 등을 통해서 평화적 방식으로, 군사적 신뢰구축의 방식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위에서 언급된 무기체계들은 그 작전능력으로 볼 때 미국의 중국견제 전략인 인도·태평양전략이나 미국을 방어하는 작전에 동원될 가능성이 크다. 그 경우 한국은 미국의 안보이익 때문에 중국과의 전쟁에 휘말리게 된다.
중러의 한반도 부근에서의 연합훈련이나 최근 러시아 군용기의 카디즈(방공식별구역) 진입은 일본, 한국 등과 손잡고 중국과 러시아를 봉쇄하려는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대한 견제 목적이 크다. 이 점에서 최첨단 무기를 팔아 한국을 대중국 견제세력으로 키우려는 미국의 전략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 '주변국과의 군사갈등'을 이유로 주변국을 공격할 수 있는 최첨단 무기를 도입하는 것은 각 군이 예산을 늘려 기득권을 확장하려는 것이고 한국군을 대중국 견제세력으로 키우려는 미국의 욕구에 부응하는 것일 뿐이다.
우리의 부담 능력을 벗어난 국방비의 증가
내년도 대폭적인 국방비 증가는 우리 경제적·재정적 능력에 비춰서도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 국방비가 정부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SIPRI(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한국이 12.4%로 일본 2.5%, 중국 5.5%, 대만 10.3%보다 높고 프랑스 4.1%, 독일 2.8%, 영국 4.6%, 터키 7.1%, 미국 9.0%보다 높으며 심지어 이스라엘 11.1%보다 높다. 이는 우리 국방비가 재정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서민복지와 교육, 경제를 희생시키고 있다는 증거다.
또 GDP에서 국방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이 2.6%로 일본 0.9%, 중국 1.9%, 대만 1.8%보다 매우 높다. 또 독일 1.2%, 프랑스 2.3%, 영국 1.8%, 이탈리아 1.3%, 터키 2.5%보다 높다. 이는 한국이 자신의 경제적 지불능력에 비해 과도하게 국방비에 지출하고 있다는 증거다. 국민 1인당 국방비 부담 정도(SIPRI 자료, 2018년도 기준)를 보면 한국은 841.8 달러로 중국 176.7달러, 일본 366.5달러, 대만 452.2달러보다 월등히 많으며 독일 601.1달러, 영국 751.0달러, 터키 231.5달러보다 많다. 프랑스 978.0달러보다는 작은데 프랑스가 모병제임을 감안하면 한국이 더 적다고 볼 수 없다.
최근 10년간(2010∼2019) 국방비 연평균 증가율을 보면 한국은 5.1%로 일본 0.8%, 대만 2.2%, 미국 0.35%, 영국 1.1%, 독일(2010∼2018) 2.8%, 프랑스(2010∼2018) 2.2%보다 1.8∼14.6배나 높으며 다만 중국 9.0%보다 낮다. 중국을 제외하고 대만이나 일본, 미국, 독일 등 예를 든 나라들은 해당 기간 동안 국방비를 줄인 해도 여러 번이었지만 한국은 국방비를 줄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우리 국민의 국방비 부담이 큰 만큼 국방비를 삭감해 국민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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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탈자 신고미국이 이란·이라크와 전쟁을 벌인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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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코 출범과 영미석유협정의 무산에서 분명해진 것은 국제 석유시장의 운영과 통제는 전적으로 석유카르텔의 몫이라는 점이다. 즉 미국이나 영국 정부의 직접 통제는 허용될 수 없으며, 정부 역할은 석유카르텔의 시장 지배를 위한 정치군사적 지원에 한정된다는 것이다.
특히 2차 대전 이후 미국 석유메이저와 정부의 관계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석유메이저는 첫째 석유를 미국 및 동맹국에 합리적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둘째 중동지역의 우방 국가들에 대한 재정 지원의 통로 역할을 하며, 셋째 중동지역에 대한 미국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강화하고 소련의 남진을 막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 대가로 석유메이저는 거대한 독점 이윤을 보장받으며 미 국내법에 의한 반독점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묵계, 또는 관행이 확립된 결정적 계기가 바로 이란의 석유 국유화다. 모사데크의 석유 국유화는 국제 석유카르텔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었지만 이 도전을 막아내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카르텔의 위상과 역할이 증대됐기 때문이다.
그 과정을 살펴보기 전에 우선 미국 정부가 마셜플랜을 통해 미 석유업계를 지원한 실상을 알아본다. 미국은 서유럽의 경제 부흥을 위해 1948년부터 4년간 160억 달러를 지원했는데 그중 10% 이상이 바로 미국 석유 구입이었다. 단일 지출 항목으로 최대였다.
미국은 당시까지 석탄 위주였던 유럽의 에너지 소비를 석유 위주로 바꾸려 했다. 중동 지역에서 생산되는 값싼 석유의 소비처를 확보하려 한 것이다. 강력한 단결력을 자랑해온 서유럽의 탄광노조를 약화시키려는 시도라는 풀이도 있다. 어쨌든 미국은 마셜플랜 지원금의 10% 이상을 미국 석유 구매에 쓰도록 강제했으며 이에 따라 당시 서유럽 석유의 절반을 미국의 5대 석유 메이저가 공급했다.
전후 유럽 석유 시장을 지배한 미국 석유메이저는 1945년 배럴 당 1.05달러였던 석유 가격을 1948년 2.22달러로 2배 이상 올려 폭리를 취했다. 유럽 국가들은 귀중한 달러를 아끼기 위해 독자적인 정유공장을 설립하려 했으나 미국정부는 불허했다. 미국 석유업계의 강력한 로비 때문이었다. 이처럼 미국 정부는 미 석유업계의 판촉 도우미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미국 내 반독점 정서의 부활과 독점 규제의 좌절
앞에서 본 것처럼 2차 대전 발발 이후 석유의 전략적 중요성이 증대되면서 미국 정부도 국제 석유시장에 대한 다양한 개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 실패였다.
특히 1940년대 후반에서 1950년대 중반 사이 석유카르텔과 정부 간 관계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다. 집단으로서의 석유카르텔이 미영 정부보다도 강력해진 것이다. '반공'과 '안보'를 이유로 정부의 시장 규제를 저지한 것이 비결이었다.
2차 대전 직후 미국에서는 거대 기업, 특히 석유메이저들의 독점행위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의회와 법무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다양한 정부 기관에서 석유메이저의 담합과 불공정 거래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고 형사 처벌까지 추진됐다. 19세기 말-20세기 초의 반독점운동이 재연될 수 있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러한 반독점 규제는 아이젠하워 행정부 초기인 1953년경 무산되고 만다. 한국전쟁과 이란의 석유 국유화가 빌미였다. 냉전의 승리를 위해서는 석유의 안정적 공급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석유메이저를 처벌할 수 없다는 논리가 승리한 것이다.
1946년부터 미국 경제가 침체하면서 기업 집중이 다시 일어났다. 1920년대에는 동종 업종 간의 인수 합병으로 10년간 약 1100개의 기업이 사라진 반면 2차 대전 이후에는 수평 합병이 특징이었다. 예컨대 진공청소기 회사가 살충제 회사를 흡수하는 식의 문어발식 확장이었다. 즉 자본력 있는 기업이 닥치는 대로 기업 사냥을 벌였다.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사라졌고 그만큼 대기업에 대한 적대감은 높아졌다. 특히 대형 석유기업이 표적이었다.
석유기업은 전쟁 기간 떼돈을 벌었다. 군납 석유로 폭리를 취했는가 하면 제3국(스페인)을 통해 나치 독일에 석유를 공급했다. 뉴저지스탠다드는 독일 기업 I. G. 파르벤에 협력해 연합국의 합성고무 개발을 방해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한마디로 적국에 부역한 것이다. 몰락한 중소기업과 진보주의자를 비롯해 노동조합, 여기에 중소 석유사업자들까지 가세해 석유메이저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밝혀내고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법무부 반독점국, 연방 공정거래위원회(FTC), 상원 중소기업위원회 등에서 각기 독점행위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 이 가운데 FTC가 상원에 제출한 보고서(The International Petroleum Cartel: 국제석유카르텔에 관한 공정위 보고서)가 가장 영향력이 컸다.
FTC는 1949년부터 미국 석유산업에 대해 조사했는데 자료 제출 명령 권한(수사권)이 있었기 때문에 석유산업의 깊은 내막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아크나캐리 협정과 레드라인 협정이 체결된 1928년부터 1952년까지 오랜 기간 석유카르텔의 작동방식을 추적했다. 내용 중 상당 부분이 안보 이유로 삭제됐을 정도다.
한마디로 말해 오늘날 우리가 석유카르텔의 작동방식을 대략이라도 알게 된 것은 FTC 보고서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1904년 아이다 타벨의 역작 '스탠다드석유회사의 역사'에 필적하는 탐사 보도의 기념비적 저작이었다. 타벨의 탐사 보도가 스탠다드 트러스트의 해체를 가져온 것처럼 FTC 보고서는 석유카르텔의 몰락을 불러올 수도 있었다. 그런 만큼 이 보고서는 석유메이저에게 대단히 위험한 보고서였다.
당시 트루먼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이 보고서의 공개를 원치 않았다. 석유카르텔의 담합을 묵인할 심산이었다. 그러나 상원 중소기업위원회 위원장인 존 스파크먼 의원이 보고서를 언론에 유출하면서 철저 수사를 촉구했다. 대중들의 분노에 불을 지른 것이다. 보고서가 공개된 이상 독점행위에 대한 처벌은 불가피해 보였다.
트루먼 행정부는 둘로 갈라졌다. 국무부는 안보를 내세워 석유카르텔의 담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법무부는 공정을 앞세워 처벌을 주장했다. 결과는 국무부의 승리였다.
한국전쟁 이후 애치슨 국무장관은 미국의 카르텔 회원사들에게 국제 사회에 대한 석유의 안정적 공급을 요청했다. 한국전쟁으로 석유 수요가 늘어난 반면 이란의 석유 수출이 봉쇄됐으므로(1951년 7월-1953년 8월) 공급을 대폭 늘려야 유가가 안정될 터였다.
핵심 동맹국인 서유럽의 경제 부흥을 위해서는 유가 인상을 막아야 했다. 그러나 이러한 애치슨의 행동은 미국 정부가 사실상 카르텔의 담합을 인정한 셈이다. 즉 반독점법 위반이다.
법무부는 이의를 제기했다. 법무부는 독점행위 조사를 통해 형사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실제로 트루먼 대통령의 재가를 얻어 석유카르텔의 담합 행위를 형사 기소하기 위한 대배심 구성에 착수한 터였다. 이에 대해 애치슨은 국방부와 CIA까지 동원해 국가 안보를 위해 반독점 처벌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공정 경제를 위한 독점 규제보다는 국가 안보를 위한 석유의 안정적 공급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논리였다.
결국 트루먼은 애치슨의 요구에 굴복했다. 이로써 이란이 영국의 금수조치를 뚫을 가능성은 사라졌다. 이란 석유에 대한 금수 조치는 석유카르텔의 담합으로 가능했기 때문이다. 담합이 유지되는 한 금수 조치도 계속됐다. 이란은 미국이 "등 뒤에서 비수를 꽂았다"며 분노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란이 아무리 싼 값에 석유를 내놓아도 구매자가 없었다. 미 국무부는 카르텔 멤버가 아닌 미국 중소 석유기업의 이란 석유 매입도 금지했다. 1952년 2월 이탈리아가 구매한 이란 석유는 예멘 근해에서 영군 해군에게 압수됐다. 이란 경제에 대한 목조르기가 완벽하게 이뤄진 것이다.
트루먼 대통령은 퇴임 직전 석유카르텔에 대한 형사소송을 민사소송으로 전환시켰다. 형사 처벌을 포기한 것이다. 그는 국가안보회의(NSC) 결정이라고 변명했다. "안보적 이유 때문에 민사소송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오마 브래들리 합참 의장의 조언을 따랐을 뿐이라는 것이다.
한편 석유메이저는 이란 사태의 마무리에 나서는 조건으로 이후 자신들에 대한 정부 규제를 확실하게 원천 봉쇄했다. 모사데크 축출 이후 이란을 다시 국제 석유시장에 복귀시키려면 결국 카르텔이 나서야 했다. 이는 사실상 담합 행위다. 미국의 석유메이저는 아이젠하워 행정부에 대해 자신들이 뒷수습에 나서는 대신 이를 처벌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약을 요구했다.
국방부와 CIA의 강력한 요구에 못 이긴 법무부는 마지못해 그러한 약속을 했으나 메이저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 확실한 약속을 요구했다. 결국 NSC는 석유산업의 소관 부서를 법무부가 아닌 국무부로 이관하는 결정을 내린다. 석유메이저의 완벽한 승리였다. '안보'의 이름으로 미국 석유메이저는 정부의 모든 규제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이란 사태의 뒷마무리는 허버트 후버 전 대통령의 아들인 허버트 후버 2세가 맡았다. 비록 모사데크는 축출됐으나 이란 국민의 거센 반영 감정 때문에 영국이란석유회사(AIOC)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이란에 복귀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후버 2세는 1953년 10월부터 영국, 이란을 오가며 중재를 진행했다. 이란 석유는 석유메이저들의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하기로 했다.
지분 구성은 AIOC가 40%, 로열더치가 14%, 미국의 5개 석유메이저가 각 8%, 프랑스의 CFP가 6%였다(5대 미국 기업은 각자 1%를 갹출해 미국의 9개 중소기업에 배분했다. 반독점 세력을 무마하기 위한 조치다). 영국의 독점적 영역이었던 이란에 미국과 영국이 40%씩 동등하게 진출한 것이다. 어부지리라고나 할까,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되놈이 번' 격이다.
이로써 미국은 이라크 석유의 23.75%와 사우디 석유를 100% 독점한 데 이어 이란의 40%까지 갖게 됐다. 1960년이 되면 엑슨, 셰브론, 모빌, 걸프, 텍사코 등 5개 미국 석유메이저가 중동 석유(확정 매장량 1640억 배럴)의 60%를 장악한다. 특히 1944년 미국의 4분의 3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됐던 중동 석유의 확정 매장량은 1950년 130%, 1960년 4배까지 늘어났다.
반면 이란은 원유 수입의 50%만을 갖게 됐다. 당초 영국이 제안했던 것이다. 카르텔은 여기에 AIOC 총 이윤의 20% 배당까지 제안했었지만 모사데크 제거 이후 이는 없던 일이 됐다. 이란 석유 국유화 사태의 최대 승자는 미국, 최대 패자는 이란이 된 셈이다.
이란, 이라크의 자원민족주의
2차 대전을 고비로 세계 석유산업의 중심은 미국, 베네수엘라, 멕시코 등 서반구에서 사우디, 이란, 이라크 등 중동으로 넘어간다. 중동의 석유 매장량이 워낙 많은 데다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 있어 석유 운송에 최적의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1930년대 후반 석유 메이저들이 중동지역에 주목하게 된 또 다른 요인이 있었다. 바로 자원민족주의다.
1938년 멕시코가 자국의 석유산업을 국유화했고 베네수엘라에서도 국유화 논의가 끓어올랐다. 베네수엘라는 2차 대전 동안 석유 수요 증가로 수입이 늘어나면서 국유화까지 나아가진 않았지만, 1949년 석유메이저와 원유 수입의 50 대 50 배분에 합의한다. 산유국 중 최초였고, 최대치의 양보를 이끌어낸 셈이다.
이처럼 산유국들의 권리 요구가 거세지자 석유 메이저들은 중동에 눈을 돌린 것이다. 실제로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등은 워낙 작은 나라인 데다 영국의 지배 아래 있었기 때문에 석유메이저들이 통제하기 쉬웠다. 또한 사우디는 미국과 전략적 동맹 관계를 맺었기에 미국과 한 몸처럼 움직였다. 게다가 이들 국가는 왕정, 또는 토후국이었다. 민주국가가 아닌 탓에 국민 여론을 고려할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사우디와 함께 중동의 3대 산유국인 이란, 이라크는 사정이 달랐다. 영국의 오랜 지배와 착취에 대한 반감이 매우 강했다. 바로 이 두 나라가 중동의 자원민족주의를 이끄는 주역이 된다. 모사데크의 석유 국유화가 그 시발점이다.
이란의 경우, 1932년 영국은 대공황을 이유로 AIOC의 로열티를 전 해의 4분의 1로 일방 감축했다. 레자 샤는 공개적으로 회계장부를 불태우며 항의했다. 이에 대해 영국은 "상황에 따라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군사 위협으로 샤를 굴복시켰다. 자본주의 국가들 간에는 그토록 신성시 되는 '계약 이행의 의무'가 제3세계 국가에는 간단하게 무시되었던 것이다.
이라크는 1차 대전 이후 생겨난 신생 국가로 영국의 보호령이었다. 영국이 내세운 인물이 이라크 국왕이 됐다. 북부의 쿠르드족, 중부의 수니파, 남부 시아파 등으로 갈라진 이라크는 애당초 하나의 국가로 존립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영국은 철권통치로 다스리면서 이라크의 국부를 최대한 착취했다.
1921년 남부 시아파가 반란을 일으키자 영국은 공중 폭격으로 주민 저항을 분쇄했다. 국내 치안을 위한 공습은 이것이 세계 최초다. 이후에도 영국은 조세 징수관을 파견하기 전에 공중 폭격을 감행했다. 현지 주민의 저항 의지를 꺾기 위한 조치다. 반란의 소문만 돌아도 폭격기를 보내 경작지를 불태워 버렸다. 단 한 푼이라도 쥐어짜내기 위한 야만적 조치였다. 이러한 영국의 공습 정책에 대해 당시 이라크 주재 미국 영사는 "야만적"이라고 비판했고, 영국 의회에서도 문제가 될 정도였다.
결국 이라크에서는 1958년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나 국왕이 살해됐고 영국은 축출된다. 이후 이라크는 소련과 협력해 석유산업 자립화 정책을 펼치며 1960년 석유수출국기구(OPEC) 창설과 1973년 1차 석유파동 등 자원민족주의 운동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다.
한편 1953년 8월 이후 미국의 맹방이었던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에 의해 반미로 180도 급선회한다. 그 여파는 이란-이라크전쟁(1980-1988년)을, 이란-이라크전쟁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1990년 8월), 이는 1차 이라크전쟁(1991년 2월)과 2차 이라크전쟁(2003년 3월)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석유 통제권을 둘러싼 미국과 산유국 간의 투쟁이 대중동전쟁이라는 참화를 일으키는 도화선이 된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의 시작에 모사데크의 석유 국유화와 미국 비밀공작에 의한 모사데크 제거가 있다. 비밀공작은 단기적으로는 이란을 친미국가로 만들었지만 결국에는 훨씬 더 심각한 역작용을 초래했다. 비밀공작이 이란을 극단적 반미국가로 만드는 결정적 원인이 된 것이다. 이른바 '역풍(blowback)'이다. 다음 회에는 중앙정보국(CIA)의 비밀공작(covert action)에 대해 알아본다.
북 외교력에 쩔쩔매는 미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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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외교력에 쩔쩔매는 미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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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합동군사훈련 ‘비질런트 에이스’에 대해 “미국은 자중하여 경솔한 행동을 삼가”하라는 북 국무위원회 대변인의 담화가 발표하자,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나서 군사훈련 조정을 언급했다. 이어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에스퍼 장관의 발언에 유의하겠다면서 “미국이 남조선과의 합동군사연습에서 빠지든가 아니면 연습자체를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취지로 리해하고 싶다”고 응수했다. 연말까지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한 북한(조선)이 ‘대화를 하고 싶다’면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대한 보다 명백한 입장을 밝히라는 대미 압박으로 풀이된다. 결국 한차례 깨진 북미 실무협상 재개 여부는 12월 ‘비질런트 에이스’에 대한 미국의 태도에 달렸다.
한편 북한(조선)은 최근 국무위원회와 외무성 담화를 연이어 발표하며 북미 협상에 대한 입장을 더욱 분명히 밝혔다. 북한(조선)은 13일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의 담화를 통해 연말까지 미국이 준비할 ‘새로운 계산법’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김명길 대사는 “정세변화에 따라 순간에 휴지장으로 변할수 있는 종전선언이나 연락사무소 개설과 같은 부차적인 문제들을 가지고 우리를 협상에로 유도할 수 있다고 타산한다면 문제해결은 언제 가도 가망이 없다”면서, “미국이 우리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김 대사는 이날 담화에서 ‘종전선언’과 ‘연락사무소’ 개설을 부차적인 문제로 취급했다. 종전선언으로 말하면, 미국이 지난해 6.12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때 약속했지만 회담 이후 미국 내 여론에 부딪혀 1년이 넘도록 이행하지 못한 사안이다. 연락사무소 설치 문제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합의문 초안에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평양-워싱턴 연락사무소 문제는 공개도 되기 전에 회담 결렬로 사장되었다. ‘종전선언’과 ‘연락사무소’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미국에 북한(조선)은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대북제재 해제와 군사훈련 영구중단 및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한 것이다. 과연 미국은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할 수 있을까? 평상시 미국이라면 어림없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 미국은 대선이 코 앞이고, 더구나 트럼프 미 대통령은 탄핵 국면에 몰려있다. 만약 북한(조선)이 연말 시안이 지나 부득불 핵‧미사일 실험을 재개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하던 유일한 치적은 사라지고, 대선은 참패할 수밖에 없다. 북한(조선)은 13일 발표한 국무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점을 다시 한번 상기했다. 담화에서 “이러한 우리의 노력에 의하여 미국대통령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기의 치적으로 꼽는 성과들이 마련될 수 있었던 것이다”면서, “우리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미국대통령이 자랑할 거리를 안겨주었으나 우리가 미국 측으로부터 받은 것이란 배신감 하나뿐이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연 딮스테이트(Deep State)로 알려진 미국 주류의 만류를 뿌리치고, 대선 승리를 위해 북한(조선)에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할 수 있을까. 이날 에스퍼 장관이 다급하게 한미합동군사훈련 조정을 언급, 북한(조선) 눈치를 살피며 쩔쩔매는 데는 이처럼 복잡한 정치‧군사적 계산법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미, “외교 지원 위해” 공중연습 조정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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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15 15: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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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정부의 대북정책 전면 전환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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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북 “금강산 개발에 남쪽 낄 자리 없어” 일방 철거 최후통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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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북 “금강산 개발에 남쪽 낄 자리 없어” 일방 철거 최후통첩
등록 :2019-11-15 08:35수정 :2019-11-15 10:10

북한이 지난 11일 남쪽에 금강산 시설 철거를 재차 요구하면서 “부질없는 주장을 계속 고집한다면 시설철거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일방적으로 철거를 단행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15일 관영 매체를 통해 밝혔다. 북한은 그동안 남쪽과의 합의에 따라 금강산 시설 철거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일방적 철거’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금강산은 북과 남의 공유물이 아니다’라는 기사를 내어 “우리는 11월 11일 남조선 당국이 부질없는 주장을 계속 고집한다면 시설철거를 포기한것으로 간주하고 일방적으로 철거를 단행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며 “이에 대해 남조선당국은 오늘까지도 묵묵부답하고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기사에는 정부 기관이나 개인 등 발신 주체가 명확히 드러나 있지 않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우리의 금강산을 민족앞에, 후대들앞에 우리가 주인이 되여 우리가 책임지고 우리 식으로 세계적인 문화관광지로 보란듯이 훌륭하게 개발할 것”이라며 “거기에 남조선이 끼여들 자리는 없다”고 못박았다.
이 매체가 지적한 “남조선 당국의 부질없는 주장”은 지난 10월25일 북한이 금강산에서 남쪽 시설을 철거해갈 것을 통일부와 현대아산 쪽에 통지한 뒤 우리 정부가 보여온 입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매체가 논평에서 “남조선당국이 ‘창의적해법’이니, ‘실무회담제안’이니 하고 가을뻐꾸기같은 소리를 하기에 말귀를 알아듣지 못한 것 같아 10월 29일과 11월 6일 우리의 확고한 의사를 거듭 명백하게 통지해주었다”며 “외래어도 아닌 우리 말로 명명백백하게 각인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남조선당국은 ’깊이있는 논의’니, ’공동점검단의 방문필요’니 하고 오리발을 내밀었다”고 지적한 데서도 그런 취지가 드러나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논평에서 다시 한 번 시설 철거를 강조하며 “지난 시기의 관계를 생각하여 비록 볼품없는 ’재산’들이나마 스스로 철거해가라고 마지막 아량을 베풀었다는것을 알아야 한다. 남조선 당국은 이마저 놓친다면 더는 어디가서 하소할데도 없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즉각 우리의 요구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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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917151.html?_fr=mt1#csidxa2a50363b30cc8a9492bb6ed4f3e741 
추위야 물렀거라~ ‘지소미아 연장 압박’ 물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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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 ] 서울겨레하나, 국방부·미대사관 향해 12시간 항의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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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종료는 국민의 결정이다.” 15일 한미 국방장관 회의(51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 SCM)가 열린다. 오는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미국이 전방위적으로 지소미아 연장 압박에 나선 가운데, 진보시민단체들의 항의 행동도 계속되고 있다.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영하 날씨인 14일, 서울겨레하나는 SCM을 하루 앞두고 ‘12시간 행동’에 나섰다.
서울겨레하나는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일본 스가 장관이 정례회견에서 ‘한국 측의 현명한 대응’을 요구하며 노골적으로 지소미아 연장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 국방장관과 미 합참의장 등이 15일 지소미아 재연장을 강하게 요구할 것이 예상된다”면서 12시간 행동에 나선 이유에 대해 “지소미아 종료는 ‘국민의 명령’이라는 것을 명확히 하고 미국의 지소미아 연장 압박에 항의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날 아침 8시 국방부 앞에서 한 글자 피켓 항의 행동을 벌인 서울겨레하나는 12시엔 미 대사관 앞 1인 시위를 진행했다. 또, 오전과 오후 서대문역과 신촌역 인근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 번복 말라’는 긴급 서명운동 벌인 후, 오후 5시부턴 일본대사관 앞에서 긴급 서명운동과 37차 목요행동을 이어간다. 이날 미 대사관 앞에선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방위비 분담금 인상 미국 규탄’ 각계각층 1인 시위도 이어졌다. 1인 시위는 오는 29일까지 계속된다.
조혜정 기자 jhllk20@gmail.com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탈원전’에 시비거는 언론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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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원전’에 시비거는 언론들에게 | |
| 편집국 | 등록:2019-11-14 11:19: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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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특권 없애면 의원 400명도 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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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6400억 국회예산, 고질적 예산낭비 잡으면 640억 절감"… 내년도 300억 증액 예정송창한 기자 승인 2019.11.14 15:24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내년도 국회 예산이 올해 6409억 원에서 300억 원 가량 증액된 6711억원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국회의원의 부당한 특권과 각종 낭비로 소요되는 예산을 줄이거나 없애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녹색당은 국회의원의 특권을 없애고, 의원정수를 확대하는 것이 정치개혁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녹색당(공동운영위원장 하승수, 신지예)은 14일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업무추진비, 주유비, 해외출장비 등 국회에 집행되고 있는 예산의 고질적 문제 10가지를 지적하고, 관련 예산 삭감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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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당(공동운영위원장 하승수, 신지예)은 14일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업무추진비, 주유비, 해외출장비 등 국회에 집행되고 있는 예산의 고질적 문제 10가지를 지적하고, 관련 예산 삭감을 촉구했다. (사진=미디어스) |
우선 지적된 건 삭감된 특수활동비 대신 증가한 업무추진비다. 올해부터 국회는 특수활동비 예산을 62억 7000만원에서 9억 8000만원 수준으로 대폭 삭감했다. 문제는 동시에 업무추진비 항목을 전년도 98억 7900만원에서 올해 123억 8900만원으로 증액했다는 것이다. 내년도에는 128억 4500만원으로 편성돼 있다. 사실상 업무추진비가 특활비를 상당부분 대체하는 '눈 가리고 아웅'식 예산 집행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 국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는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은 국회 사무총장, 사무차장, 부서장 정도이다. 각 교섭단체 정당 지원금 등의 집행 내역은 공개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2019년의 경우 입법 및 선거관리, 의정활동지원, 의정지원, 입법활동지원 등의 항목으로 총 41억 4700만원의 업무추진비가 배정되어 있는데, 이 중 총·차장실에 배정된 금액은 2815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그 외에 교섭단체 정책위의장실 운영에 4억 5200만원, 교섭단체 정책지원 4억 5200만원, 교섭단체 운영지원 10억 3500만원, 교섭단체 활동지원 3억 4500만원, 비서실 업무협의비 1억 930만원, 국회의전행사지원 1억 3800만원, 국회운영협의 및 조정 1억 1800원 등의 큰 항목들이 있지만 사용내역은 확인할 수 없다.
국회의원들이 유권자에게 발송하는 문자메시지도 국회예산에서 쓰인다. 국회 예산 중에는 '의원 사무실 공공요금'이라는 항목에 매월 의원 1인당 95만원이 쓰인다. 국회의원들은 이 돈으로 문자를 보낼 수 있다. 그런데 이와 별도로 '정책자료 발간 및 의원홍보물유인비', '정책자료 발송비' 항목이 있다. 녹색당은 "이 두 항목은 정책자료집을 발간·발송하는데에도 쓰이지만, 문자 발송료로도 쓰인다"면서 "국회의원이 보내는 문자가 정책자료인 셈이다. '지역구 예산 얼마 따왔다', '모 방송에 출연한다' 등의 문자가 과연 정책자료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국회의원은 모두 월 110만원의 주유비를 정액으로 지급받고 있다. 영수증 증빙처리가 필요 없는 사실상의 급여이다. 지역구가 먼 국회의원들의 경우 '의원 공무출장비 지원' 항목이 별도로 있다. 차량유지비에도 문제가 있다. 국회의원 차량 유지비는 월 35만원인데, 의원이 상임위원장일 경우에는 월 100만원의 차량유지비를 지급받는다.
국회의원은 1년에 2700만원의 입법·정책개발비를 지원받는데, 이 중 건당 500만원 이하의 소규모 정책연구용역을 발주할 수 있게 돼 있다. 이렇게 발주되는 소규모 정책연구용역의 전체 규모는 연간 12억원 정도다.
문제는 이 중 상당수 연구용역이 엉터리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뉴스타파와 시민단체들의 조사 결과 수행하지도 않은 정책연구용역을 한 것처럼 허위서류를 꾸미거나, 선거운동원이나 유령단체에 여러 건의 연구용역을 발주한 사례, 타 연구기관의 연구결과를 통째 표절한 사례 등이 다수 드러났다. 현재 11명의 국회의원이 사기, 저작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된 상황이다. 2018년 이전 정책연구용역보고서 중 80% 가량이 공개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많은 문제사례들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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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당이 계산한 국회예산 삭감가능액 (표=녹색당) |
국회의원들의 해외출장비는 외유성 논란 등 고질적인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지만 내년도에도 국회예산안에 76억 5200만원이 책정되어 있다. 국제회의 참석, 의장단 외교활동 등에 책정된 부분들도 있지만, 의원친선협회 외국방문 6억 6700만원 등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부분이 여전히 있다.
상임위원회 별 해외출장의 경우 그 내역과 목표가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에를 들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경우 구괴업무여비 2억 2200만원이 책정돼 있는데 그 내역은 의회예산회계제도 시찰, 재정제도 개선사업 현지출장 등으로 각각 10일~15일 가량의 해외출장 일정이다.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내역을 보면 굳이 외국에 가지 않아도 다 알 수 있는 내용이다. 관련 보고서는 넘쳐난다"고 비판했다.
전직 국회의원들에게 지원되는 모순적 예산도 있다.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전직 국회의원들의 단체인 '대한민국 헌정회'에 지원되는 예산액은 64억 3500만원이다. 이 중 '연로회원 지원금'이 370명에게 매월 120만원씩, 총 53억 2800만원이 지원된다. 전직 국회의원에게 지급되는 변칙적 특혜가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라, 18대 국회 이전에 국회의원을 한 전직 의원들 중 370명에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를 포함한 1억 5000만원 수준의 국회의원 연봉은 법률에 정의된 금액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녹색당은 국회의원 연봉이 법대로라면 최저임금 수준이어야 한다며 의원연봉 삭감을 주장했다.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회의원 연간 수당은 1216만원이다. 그 외 입법활동비는 월 120만원, 특별활동비는 월 30만원 수준으로 합쳐도 월 251만원이다.
그러나 현재 국회의원들은 자신이 받을 연봉을 사실상 직접 책정하고 결정한다. 국회의원 연봉은 기획재정부가 관련 예산을 편성하면 국회 운영위와 예결위에서 의결한 후 '국회의원 수당 등 지급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최종 결정된다. 이밖에도 과도한 개인보좌진의 수, 원내교섭단체 정책위원회 지원, 영수증 없이 사용하는 특정업무경비 등이 지적됐다.
하승수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적한 10가지 국회예산 문제들에 대해 각각 20%~50%의 예산삭감을 이루면 약 640억 원 가량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승수 위원장은 "국회 예산은 상당부분 거품이다. 특권을 줄이고 국회의원을 늘려 쓰자는 요구사항인데, 거대정당이 의원 수 확대를 반대하고, 특권 폐지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면서 "왜 국회의원 400명 쓸 수 있는 예산으로 300명을 써야 하는가"라고 국회예산 삭감을 촉구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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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농민 쓰러진 지 4년... 촛불정부가 이러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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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백남기농민기념사업회' 창립... "문재인 정부, 농업포기 하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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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 백남기 농민 투쟁을 함께 이끌었던 농민단체와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생명평화일꾼 백남기농민 기념사업회 창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
| ⓒ 유성호 | |
"백남기 농민의 죽음은 전국적으로 천만 촛불을 밝히는 불쏘시개가 돼 박근혜를 탄핵시킨 계기가 됐습니다."
경찰 물대포에 맞아 숨진 고 백남기씨 3주기를 맞아 사단법인 '생명평화일꾼 백남기농민기념사업회'(이사장 정현찬, 아래 기념사업회)가 14일 오후 5시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창립했다. 이날 창립식에는 백남기씨 유족 박경숙씨와 백도라지씨를 비롯해 농민·노동·시민사회단체 대표와 시민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은 백남기씨가 박근혜 정권 당시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지 정확히 4년째 되는 날이었다. 백씨는 지난 2015년 11월 14일 광화문 앞에서 열린 제1차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 살수차가 직사한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다. 백씨는 당시 서울대병원 중환자실로 옮겼으나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했고 317일 만인 이듬해 9월 25일 숨졌다. 향년 70세였다.
"백남기 농민 희생으로 1700만 촛불이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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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 백남기 농민 투쟁을 함께 이끌었던 농민단체와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생명평화일꾼 백남기농민 기념사업회 창립식’에서 고인의 정신을 기리며 제작한 추모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 |
| ⓒ 유성호 | |
| ▲ 백남기농민기념사업회 창립식 참석한 딸 백도라지씨 “조금씩 바꿔나가는 첫걸음 됐으면…” 경찰 물대포에 맞아 숨진 고 백남기씨 3주기를 맞아 사단법인 '생명평화일꾼 백남기농민기념사업회'가 14일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창립했다. | |
| ⓒ 유성호 | |
가톨릭농민회에서 고인과 함께 활동했고 '백남기대책위(생명과 평화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았던 정현찬 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이날 "백남기 농민이 재단에 바쳐져 1700만 촛불이 일어났다"면서 "1700만 명이 모여도 폭력집회가 아닌 평화로운 집회로 박근혜를 권좌에서 끌어내린 것도 생명평화일꾼 백남기의 정신, 이 땅의 노동자와 농민의 힘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정 이사장은 "노동자, 농민의 삶이 박근혜 정권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면서 "(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는 농업을 포기하는 정책이다"라고 현 정부에 화살을 돌렸다. 정 이사장은 "큰 기대는 안 했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권보다는 농업 정책이 나아지리란 희망을 가졌는데 그 희망마저 분노로 변하고 있다"면서 "이 기념사업회가 할 일이 백남기 정신, 이 땅의 농민의 정신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남기씨 딸 백도라지씨는 "아버지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이 모여서 감사하다"면서 "시간이 꽤 흐르긴 했지만 농민들이나 국민의 현실이 확연히 나아진 것은 없지 않나, 마음을 모아 하나씩 바꿔나가는 첫걸음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기념사업회는 이날 "백남기 농민의 거룩한 나라사랑, 농업·농촌사랑을 기념하고 그의 가치를 계승·기억할 수 있는 기념사업회 창립은 살아 있는 자들의 의무"라면서 "기념사업회는 농어민과 도시공동체 장학사업, 농어민 교육·문화사업, 귀농정착 사업, 우리밀 산업 활성화 사업, 노동자·빈민 연대사업, 현장체험 사업, 생명평화, 통일세상 구현 등을 꾸준히 전개해 나가면서 백남기 농민의 가치와 철학을 계승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경찰 과잉진압으로 사망", 국무총리-경찰청장 사과, 책임자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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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 백남기 농민 투쟁을 함께 이끌었던 농민단체와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생명평화일꾼 백남기농민 기념사업회 창립식’에 참석해 고인의 정신을 기리며 노래 <농민가>를 부르고 있다. | |
| ⓒ 유성호 | |
지난 2015년 11월 24일엔 '백남기대책위'가 발족해, 박근혜 정부 폭력을 고발하는 농민대회, 시국미사 등 활동을 이어갔고, 2016년 9월 12일에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백남기 농민 청문회가 열렸다. 백씨 사망 직후인 9월 29일에는 각계인사 3천 명이 고 백남기 농민 사망 국가폭력 규탄 시국선언을 발표했고, 10월 1일 대학로를 시작으로 매주 추모대회가 이어졌다.
백남기씨 추모 열기는 박근혜 퇴진 촛불로 이어졌다. 2016년 11월 5일에는 광화문광장에서 백남기 농민 영결식과 박근혜 퇴진 2차 촛불집회가 함께 열렸다. 백씨의 유해는 다음날인 11월 6일 보성군 생가와 광주 금남로 노제를 거쳐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지에 안장됐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인 2017년 6월 16일 경찰청장이 공식 사과했고, 이낙연 국무총리도 1주기를 앞둔 그해 9월 17일 정부를 대표해 공식 사과했다. 경찰청 인권침해사건진상조사위원회도 지난해 8월 21일 백남기씨가 경찰 과잉진압으로 사망했다고 결론지었고,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 7월 26일 피해 당사자들을 직접 만나 사과했다.
백남기씨 가족과 농민들은 당시 경찰 책임자들을 살인미수 혐의로 고발했는데, 법원은 지난 8월 9일 항소심에서 구은수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과 총경급 간부, 현장요원 등 4명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다.(관련기사 :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에 관한 항소심 판결의 의의 http://omn.kr/1koji )
서울대병원은 당시 백남기씨 사망진단서에 '병사'로 잘못 적어 사회적 공분을 샀지만, 지난 2017년 6월에야 뒤늦게 '외인사'로 바로 잡았다. 또 법원은 지난 10월 서울대병원과 당시 주치의였던 백선하 교수가 백남기씨 유족에게 54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화해권고 결정을 해 서울대병원과 유가족은 수용했으나 백 교수는 불복했다.
[백남기의 삶] 박정희 독재에 맞섰던 '밀농사꾼', 박근혜 정권에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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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 백남기 농민 투쟁을 함께 이끌었던 농민단체와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생명평화일꾼 백남기농민 기념사업회 창립식’에 참석해 고인의 정신을 기리며 노래 <우리밀밭에서>를 부르고 있다. | |
| ⓒ 유성호 | |
백남기씨는 1947년 8월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광주서중과 광주고를 졸업했고 1968년 중앙대 행정학과에 입학했으나 박정희 정권에 맞서 학생운동을 벌이다 제적과 복교를 반복했다(중앙대는 지난 2017년 12월 6일 백남기씨에게 명예학사 학위를 수여했다). 지난 1980년 5월 17일 전두환 신군부의 비상계엄 확대 조치로 계엄군에 체포돼 징역 2년 선고를 받고 이듬해 가석방으로 출소한 뒤에는 고향 보성으로 돌아가 마지막까지 농민으로 살았다.
백씨는 지난 1986년부터 가톨릭농민회에서 활동하며 전남연합회장과 전국부회장을 지냈고, 우리밀살리기운동 광주전남본부 공동의장을 맡아 끝까지 우리밀밭을 지켰다. 가톨릭농민회,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등에서 백남기씨와 함께 활동했던 동지들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백남기농민기념사업회' 준비 작업에 들어가 이날 발기인총회와 창립식에 이르렀다.
백남기 추모곡도 중앙대 후배들이 직접 만들고 불렀다. 중앙대 출신 작곡가인 김정희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강사는 지난 5월 '우리밀밭에서'라는 노래를 만들어 백남기 3주기 추모제에서 처음 공개했다. 이날 노래도 중앙대 졸업생들이 지난 2월 만든 노래패 '어울소리'가 불렀다.
"송글송글 땀방울이 옷깃을 적실 때 밀 이삭은 노랗게 물들어 가는데, 사나운 비가 퍼붓던 날에 온몸으로 맞으시며 떠나가신 그대, 그 모습 아련히 우리밀밭에 떠오를 때 비 그친 언덕에 무지개 찬란하네, 황금물결 춤추는 우리 밀밭에서"(김정희 작사·작곡 '우리밀밭에서' 2절 가사)
[정현찬 이사장 인터뷰] "백남기 정신은 이 땅 농민들의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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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남기대책위(생명과 평화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았던 정현찬 기념사업회 이사장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생명평화일꾼 백남기농민 기념사업회 창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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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의장과 가톨릭농민회 회장을 지냈고, 백남기대책위 공동대표를 맡았던 정현찬(71) 백남기농민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백남기 정신은 이 땅 농민들의 정신"이라면서 "한국 농업과 농민의 생존권을 지키는 활동, 아울러 백 농민과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인권, 민주주의, 정의를 지키는 활동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가톨릭농민회에서 함께 활동하면서 지켜 본 고인의 모습은 어땠나.
"평소 자기 자신을 드러내거나 자기 주장을 내세우지 않고 항상 낮은 자세로 지역 농민들과 함께한 모습이 기억에 남고, 현장 농민과 어울리는 마당, 논두렁 밭두렁에서 막걸리 한잔이라도 나누던 게 기억에 남는다. 백남기 농민과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많이 나눴다. 그 당시만 해도 우리밀이 사라지고 있는데, 우리 농업이 벼랑 끝에 몰렸는데, 어떻게 하면 우리밀을 살릴 수 있는가 현실적인 얘기를 많이 했다."
- 고인이 우리밀 농사에 애착이 컸다. 이유가 궁금했다.
"농촌 현장에서 손수 농사지으면서 우리밀을 살려야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미국 밀을 98% 이상 갖다 먹는데 방부제나 살충제가 많이 섞여 있어 우리 국민 건강을 책임질 수 없다, 우리밀이라야 국민이 건강하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꼭 우리밀을 살려야 한다, 이런 생각을 갖고 적극적으로 앞장섰다."
- 기념사업회를 통해 되살리려는 '백남기 정신'은 무엇인가.
"고인이 살아온 길을 더듬어보면 군사독재정권 하에서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싸워왔고 농촌에서도 정치하라는 말도 있었지만 욕심내지 않고 농민들 속에 들어가 농사를 지으면서 한국 농업과 먹거리 고민을 더 깊이 했다. 백남기는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이 땅의 농업과 식량, 먹거리를 위해, 통일된 뒤 남북한 식량 문제까지 같이 고민했던 사람이다. 그게 백남기 정신이고 우리 일상생활 속에 그 정신이 묻어 있다고 생각한다."
- 최근 우리 정부가 WTO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하기로 하면서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백남기 촛불이 꺼지지 않고 광화문 1700만 촛불로 이어져 박근혜 살인정권을 물러나게 하고 새 정권이 들어서 많이 농민들이 많이 기대했다. 촛불로 만들어진 정권은 농민, 노동자 생활에 관심이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개도국 지위 포기는 한국 농업을 포기한 걸로 본다. 개도국은 지금까지 WTO에서 관세나 보조금을 예우해줬다. 선진국에 맞서 농업이 경쟁력이 갖도록 하자는 게 개도국 지위다. 전체 경제가 아닌 농업만 놓고 보면 계속 개도국 지위를 받아 한국 농업을 보호해야 하는데 이걸 포기한 것은 한국 농업을 포기한 거나 다름없다. 농민단체에서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에 걸었던 기대에 상당히 어긋나고 실망스럽다."
- 백남기씨도 당시 한국 농업을 살리자고 투쟁했다.
"당시 민중총궐기는 노동자, 농민, 빈민들의 생활을 책임지는 대회였다.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를 맞고 죽음에 이르게 된 것은 박근혜 정권에게 농민의 삶을 보장하고 식량을 안심하고 생산하게 보장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었는데 그 정신은 어디 가고 없고, 박 정부가 백남기 농민 사태를 수습하는 데 급급해 본래 정신을 잃었는데 지금 이 정부도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제대로 장례 치르고 보상받고 끝내는 게 백남기 정신이 아니다."
- 그동안 공권력에 의한 사망에 주로 초점이 맞춰졌는데, 고인의 투쟁 목적이었던 농민 생존권 문제는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다는 건가.
"농민문제는 하나도 해결된 게 없다. 백남기 정신을 살리려면 농업문제, 식량문제 다 해결해야 한다. 우리가 외국에서 수입하지 않고 자급할 수 있는 식량이 20% 안팎인데, 기본 식량만이라도 우리가 생산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 고인에 대한 정부의 공식 사과와 책임자 처벌로 명예회복은 어느 정도 됐다. 기념사업회에게 남은 숙제는 무엇인가.
"백남기 정신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이 땅 농민들의 정신이다. 이 땅의 농업을 지키기 위한, 농민 생존을 위한 투쟁이었는데 새 정부에서도 그 정신이 온데 간데 없어졌다. 앞으로 기념사업회가 바로 할 일이 그런 백남기 정신, 이 땅의 농민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면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쓰러졌을 때 인권, 민주주의, 정의 문제가 다 사라졌다. 우리가 백남기 농민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것도 박근혜 체제 때문 아니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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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탈자 신고방위비 압박에 굴복한다면 나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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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19/11/14 11:27
- 수정일
- 2019/11/1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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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회담 이후 북미협상이 교착되면서 남북관계도 거의 단절되었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반환점을 돌았고, 북한이 미국에게 자신의 선제적 조치에 대한 상응조치를 제시하는 새로운 셈법을 요구한 연말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탄핵과 대선 국면에 들어선 트럼프 정부는 북미 협상의 새로운 셈법을 제시하지는 않은 채 한국에게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으로 약 6조 원을 요구하는 등 동맹의 새로운 셈법을 압박하고 있다. 올해 한국 정부의 외교통일 분야 전체 예산이 5조 1000억이었고 여성가족부 예산이 1조 700억 원 수준이었다.
상징적으로 보자면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인 여성을 위한 예산의 3배 이상을 주한미군의 주둔 비용으로 써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트럼프의 미군 소요 플러스 50% 공식에 따르면 한국은 70조를 부담해야 될지도 모른다.
미국의 새로운 동맹 셈법은 단순히 비용의 문제를 넘어서 기존의 한미동맹 혹은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해온 한국의 기대를 철저하게 붕괴시키는 것이다. 한국의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부가 미국 오바마 정부와 추진한 전략동맹의 기초는 안보와 경제 및 가치의 선순환적 관계였다. 그런데 트럼프의 미국은 민주주의의 전범도 아니고 자유무역 등 기존 국제규범의 수호자도 아니다.
게다가 트럼프 정부는 자국의 이익을 확대할 때는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무역전쟁을 진행하는 것처럼 안보와 경제를 연계시키지만, 동맹의 안보적 기여를 이유로 동맹에게 경제적 특혜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시각에서 동맹은 미국 민중을 착취하며 공짜 안보를 누려왔으며 이제는 그에 대한 보상 혹은 부채를 갚아야 할 의무를 질뿐이다. 동맹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있다면, 그것은 자동차 수출에 대한 관세 부과 면제나 유예처럼 강압을 자제하는 부정적 혹은 소극적인 것이다.
동맹 딜레마로 보자면, 트럼프 정부의 새로운 셈법은 주한미군의 철수라는 방기를 위협하면서 미군을 '용병'으로 쓰라는 요구와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에 적극 동참하여 미중 경쟁에 연루될 위험을 감수하며 (냉전시기의 베트남 파병과 비교하면) 자비를 쓰는 미국의 '용병'으로 참여하라는 요구를 동시에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화웨이 사용 금지의 압박은 한국의 미래 경제발전에 대한 통제이고, 유엔사 강화는 한국의 미래 주권에 대한 잠재적 개입이자 훼손이다.
일본의 식민지 역사 사죄 거부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은 일체 언급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협력의 공동이익을 강조하고 지소미아 연장을 압박하는 것 역시 일본의 식민통치와 관련된 한국의 역사적 정체성(과거)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판결(민주주의의 현재)을 부정하는 동시에 한국의 경제적 발전권(미래)에 대한 부당한 개입이다.
이러한 압박의 근거는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이라는 것이고 공유하는 가치의 근본은 민주주의인데, 극심한 분열을 겪고 있는 미국의 민주주의나 한국의 민주주의는 가치의 공유가 갈등의 부재를 의미하지 않음을 웅변한다. 적어도 선출된 권력이 (비록 미국 선거인단 제도의 특수성 때문에 표의 왜곡이 심하더라도) 민의를 대변하다고 보면, 기존의 글로벌리즘과 대립되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미국 민주주의의 요구가 기존 동맹의 문법을 거부함을 의미한다.
한국 민주주의의 시각에서 보면, 미국과의 동맹이 예산에 대한 민주적 통제나 국익을 결정하는 주권적 권리에 우선할 수는 없다. 미국의 국익을 미국 자신의 (아무리 왜곡되었더라도!) 민주적 절차에 따라 결정하듯이 한국의 국익도 한국이 결정한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따져보면, 두 나라의 민주주의 혹은 민중이 군부나 워싱턴-서울의 엘리트 네트워크를 우회해서 진정으로 민주주의 가치의 공유가 경제적, 안보적 이익으로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를 고민해본적도 사실 없다. 예를 들어, 사드배치와 지소미아 등은 모두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한국의 정치적 위기 속에서 공개적, 민주적 논의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진행된 것이었다.
오바마 임기 말기 대법관 임명 시도를 공화당 의회가 거부한 사례를 기준으로 보자면, 한미 양국의 동맹 관리자들이 한국 민주주의를 우회 혹은 훼손한 것이다. 미국이 중국의 사드 경제보복이나 일본의 수출규제로부터 한국을 보호해주지는 못하면서, 더 나아가 한미 FTA 재개정이나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한 무차별적인 관세부과의 무역전쟁을 실시하면서, 동맹의 새로운 셈법을 압박해서는 기존의 한미 전략동맹은 물론 한미관계도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 이러한 압박에 굴복한다면 나라도 아니다. 동맹을 위한 나라는 없다.
"지금 딱 한 사람 설득하라면... 윤석열이다"
본문
| 검찰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 이후, 검찰 개혁이 전 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내달 검찰개혁 법안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사회적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검찰개혁 연쇄 인터뷰를 통해 검찰개혁을 둘러싼 다양한 목소리를 다루고자 한다. 그 첫 번째로 검찰개혁의 이론과 경험을 갖춘 김인회 인하대 로스쿨 교수를 만났다.[편집자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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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김인회 교수 | |
| ⓒ 이희훈 | |
"군부도 개혁했는데, 검찰을 못하겠습니까."
순간 기자의 말문이 막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를 두고 검찰개혁을 불안해 하는, 검찰공화국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질문에 돌아온 답이었다. 김인회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목소리에는 전혀 흔들림 없었다.
그는 1993년 사법시험 합격 후 연수원 시절부터 법원과 검찰개혁에 관심이 있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활동으로 문제의식을 벼려왔고, 노무현 정부에선 대법원 사법개혁위원회 전문위원과 대통령자문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 기획추진단 간사로 일하며 사법개혁의 실무를 맡았다. 또 2011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를 쓴 뒤 2015년 <문제는 검찰이다>를, 최근에는 <정의의 미래 "공정">을 발간하는 등 꾸준히 검찰개혁을 고민해 왔다.
또 "가능한 빨리 (검찰개혁의) 성과를 보는 게 국민과 정치권, 더 나아가 검찰에도 좋다"며 "그래야 검찰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검찰개혁의 성공을 위해, 딱 한 사람을 설득하라면 누구를 꼽겠냐고 물었다. 이번에도 망설임 없이, 김 교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죠"라고 답했다. 그는 법무부와 검찰이 싸우는 구조가 아니라 같이 검찰개혁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의 위험한 진화... "조국 수사, 가혹하고 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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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희훈 | |
- 변호사 시절부터 검찰개혁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사법개혁의 실무자로, 이후에는 연구자로 이 문제를 들여다봤다. 시기별로 검찰개혁의 포인트가 달랐을 것 같은데.
"군부독재시절 검찰은 '정치권력의 하수인' 이미지가 강했다. 그런데 1990년대 들어 검찰이 12·12 반란사건 수사 때 전두환·노태우 불기소 결정 등을 내리면서 '정치를 같이 하는구나'라고 보이기 시작했다. 노무현 정부 이후 검찰은 정치권력을 좌우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끝이 노 전 대통령 수사였다. 박근혜 정부 들어 검찰은 민정수석을 중심으로 행정부를 장악, 국가 공권력 전체를 사적기구로 만들어 사적이익에 동원하는 행태를 보였다.
최근의 검찰은 좀 달라졌다. 이제는 정치권력을 좌우하는 단계로 나아간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조국 전 장관 수사를 보면, (검찰이) 어떤 설명을 하더라도 결국엔 가혹하고 집요한 수사를 통한 장관지명자 비토(veto, 반대)로 비친다. 장관이 자신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낙마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검찰의 힘을 보여줬다. 굉장히 위험하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선거로 선출된 권력(선거로 뽑힌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이라는 점에서 선출된 권력이라는 뜻 - 기자 주)을 좌우하는 문제가 드러났다.
서초동(검찰개혁 집회)에 나온 사람들은 군부쿠데타를 막으니 검찰의 위협이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생각한다. 여든 야든 부당한 권력에 저항해온 역사가 있기 때문에 용납하기 어려웠던 거다. 그게 오해라면 오해인 대로, 사실이면 사실인 대로 빨리 해소돼야 한다. 민주주의에 대한 큰 위기이기 때문이다."
- 조국 전 장관 수사가 가혹하고 집요하다고 했는데, 어떤 부분을 그렇게 봤나.
"실시간으로 수사가 (언론보도로) 중계된다든가, 아주 많은 사람이 동원돼 신상털기식으로 수사한다든가 하는 점에서. 수사대상에는 제한이 없지만, 수사방법은 항상 시대의 제약을 받는다. 지금은 인권친화적 시대다. 관행 때문에 그렇다, 봐줄 수 없었다고 하는데 그래도 반인권적이고 잔혹한, 집요한 수사를 정당화하긴 어렵다.
그래서 이 부분의 개혁 요구도 폭발했는데, 인권친화적 수사는 사실 제도개혁이 되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하지만 제도개혁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 대통령이 챙겼고, 조 전 장관도 초기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윤석열 총장도 이견이 없기 때문에 신속하게 안을 냈다. 다만 결국 장관이 리더십을 갖고 해야 하는데... 장관이 없는 상태에서 여러 안들이 나와 있어 어수선한 느낌이 든다. 잘 정리만 하면 충분히 성과가 있을 거다."
-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검찰개혁을 되짚어보자면?
"검찰개혁에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 보장과 제도 문제가 있다. 제도개혁은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무부의 탈검찰화다. 법무부 탈검찰화의 경우 많이 시행됐다. 다만 법무부를 전문화하고 법무부가 검찰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검찰을 잘 견제하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제대로 됐느냐. 그게 잘 됐다면 수사방법의 개선이 (이미) 잘됐을 텐데... 다른 법무행정 부분도 시간을 끌어서 성과가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 그러나 제도개혁의 핵심은 역시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제도)으로 간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 공수처 문제다.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에선 2018년 6월 법무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의 (검경수사권 조정) 합의문이 중요하다. 앞으로 변화는 조금 있겠지만, 큰 틀에선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당장) 이보다 더 많이 개혁하는 건, 즉 검찰 직접수사를 줄이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좀더 기다려봐야 하는 문제다. 공수처도 좀더 논의해서, 반드시 설립해야 한다.
다만 공수처는 반부패의 문제다. 대검 중수부가 권력형 비리 등을 수사하다보니 정치권력 의도에 따라 사건을 제대로 처리 못하는 문제가 드러났다. 그걸 극복하려고 특검을 도입했는데 국회에서 법을 만들어야 출범할 수 있고 (활동기한도) 한시적이라 공수처안이 나왔다. 근데 만들어놓고 보니 검찰의 권한을 분리하는 역할이 부각됐다. 2004년 노무현 정부안에는 (공수처에) 기소권이 없었다. 당시엔 검찰개혁이 (사회 의제로) 공식화하기 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중요과제가 됐기 때문에 공수처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갖는 게 타당하다."
- 하지만 검찰의 권한을 다른 기관으로 넘기는 것에 불과하지 않냐는 지적도 나온다.
"공수처 수사대상은 제한적이다. 부패범죄나 권한 남용 문제 등만 다루기 때문에 방대한 조직이 필요하다고 얘기하기 어렵다. 패스트트랙안도 검사 25명 정도로 공수처를 구성한다고 돼 있다. 조금 큰 규모의 특검이라 권한 남용 위험 등은 없어 보인다. 또 검찰총장처럼 공수처장도 행정부 구성원이다. 대통령이 임명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대통령이 대법원장을 임명해도 사법부 독립이 보장된다.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도 보장될 수 있다.
문제는 대통령의 영향력을 차단한다는 이유로 국회가 지나치게 많이 개입하게 했다는 점이다. 공수처장을 국회로 불러서 국회의원들의 질의를 받게 하면 수사에 영향을 끼친다. 법무부 장관은 국회에 출석하지만, 수사를 담당하는 검찰총장은 아니다. 공수처장도 마찬가지로 수사를 담당한다. 또 최근 우리 국회 상황을 보면 정파적이고 개인의 이해관계에 빠진 경우가 많아서 위험하다."
- 국회의원 개인의 이해관계라는 것은 가령 패스트트랙 관련 국회법 위반 수사 등을 뜻하나.
"그것도 있고, (다른) 수사와 재판 대상자들이 많다. 자기 문제로 (수사기관장과) 질의응답하며 수사를 좌우하려고 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은 좀 조심해야겠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으니까."
- 어쨌든 관련 법안이 패스트트랙에 올라가는 등 검찰개혁의 현실화가 가까워진 분위기였는데 조국 전 장관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이 개혁에 반기를 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이유였다.
"수사대상에는 제한이 없다. (검찰은) 범죄가 있으면 수사하는 게 의무다. 다만 그걸 어떤 방식으로 하냐는 다른 문제인데, (조국 전 장관 수사는) 방법론에서 문제가 심각했다. 검찰이 공식적으로 개혁에 반대한 것은 아니지 않나. 개별적으로야 반대할 수 있지만 중요하지 않다. (이번 문제는) 수사형태로 드러났고."
"시간은 개혁 편 아니지만... 빨리 해야 검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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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희훈 | |
- 이번 사건이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에 어떻게든 영향을 주지 않을까.
"지금 유리하다, 불리하다 말하긴 어렵다. 이전보다 (검찰)개혁하겠다는 사람들의 숫자가 많아지고 의지가 높아지긴 했다. 둘째, 문무일 총장 때까진 (검찰 내부에서) 개혁에 저항하는 숫자가 줄고, 그들의 움직임이 없던 걸로 보였다. 또 국민들의 검찰개혁 이해수준이 높아졌다. 예전에는 대통령과 제가 쓴 책이 없었지만 지금은 있잖아요? 농담이고(웃음). 이 세 가지가 큰데... 개혁을 하겠다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날 것 같진 않다. 시간이 그걸 허용하지도 않을 거다. 시간은 개혁을 하려는 쪽 편이 아니다. 또 개혁 반대 세력은 시간을 끄는 쪽으로 움직일 거다. 그래서 국민들이 답답해서 거리로 나와 강하게 주장한 것 아닐까.
좀더 길게 보면, 검찰개혁이 굉장히 중요한 과제가 됐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돼야 하고, 해결될 것이라고 100% 확신한다. 우리나라에서 국가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적이 없다. 김영삼 정부 시절 하나회 문제나 금융실명제, 김대중 정부 때 IMF 외환위기와 남북정상회담 등을 리더십으로 돌파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여러 가지 사법개혁을 해냈고 지방분권도 어느 정도 이뤄냈다. 국민들이 잘 해왔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그걸 잘 받아들이기만 하면 다 성공시킬 수 있다. 이 정부 아래에서, 단기적으로 보면 어려울 수 있지만."
- 임기 반 바퀴를 돈 상황이라...
"그래도 한 번 과제로 올라온 건 (해결)된다. 검찰개혁도 노무현 정부 때부터 문제됐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 본격적으로 했다. 다음 정부면 충분히 결실을 볼 거다. 물론 이 정부에서, 가능한 빨리 성과를 보는 게 제일 좋다. 국민한테, 정치권 전체에 좋고 검찰에도 좋다. 검찰이 불신과 개혁의 대상에서 벗어나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을 위해 검찰을 키운 것 아닌가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검찰의 권한을 분산하고, 견제한다는 검찰개혁의 기본 기조와 달랐다는 얘기다.
"개혁에 크게 영향이 있었을까? 적폐수사를 많이 했지만, 그래도 정부 출범 1년 만에 검경수사권 조정 합의문을 만들었다. 좀 늦었다고 할 수 있지만 빨라봤자 5~6개월 앞당기는 것이었을 텐데, 그렇게 했어도 (지금처럼) 국회에서 법안 처리가 안 되니까... 다만 지금 많이 (개혁안으로) 나오는 수사방법의 개선은 적폐수사와 관계 없이 할 수 있었다. 별건수사 금지라든가 밤샘조사 금지 등은 (진작) 충분히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실기한 측면도 있다. 그게 됐으면 조국 전 장관 수사도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됐을까. 이 부분은 아쉽지만, 수사방법과 법무행정 개혁은 다른 문제다."
- 검찰이 형사사법절차에서 막대한 권한을 갖고 있긴 하지만 법률가로서 일정부분 역할을 해왔는데, 수사권을 조정하고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 증거능력을 제한하는 것 등은 사법통제를 약화한다는 의견도 있다.
"경찰 수사를 믿을 수 있느냐는 얘기인데, 그럼 검찰은 잘못하지 않았는가? 무죄율 등 데이터를 보면 비슷하다. 버닝썬 사태에서 경찰이 (제대로) 수사를 안 했다? 그럼 검찰은 다 잘했나? 아니다. 스폰서 검사, 벤츠 검사 그런 사건들이 더 했다. 대검 중수부 사건 중에 왜곡된 것 하나하나 따져가며 얘기해야 할까? 사례를 갖고 와서 얘기하면 끝이 없다. 정책결정은 오로지 데이터와 증거, 확실한 논리를 갖고 해야 한다. 또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느냐를 검토해야 한다."
- 그럼 현재의 패스트트랙 안은 지금껏 품어온 문제의식이 잘 반영됐다고 보는 편인가.
"네. 일단 해서 결과를 내고, 조금씩 손을 보는 식으로... 미흡한 부분은 있지만 그렇게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검찰이 최근 '세월호 특별수사단'을 꾸린 것은 어떻게 보는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특수부를 줄이기로 했는데 특수부 사람들이 (세월호 특별수사단으로) 간다는 것 아닌가. 모순이다. 특수부는 선거, 금융, 부패수사 등을 해온 곳인데 세월호를 거기서 한다는 점도 잘 이해가지 않는다. 특수부를 살리려고 그렇게 선택한 거죠. 또 세월호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지만, 그걸 검찰이 꼭 해야 하느냐도 의문이다."
-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검찰이 직접 움직였고, 시민들은 '검찰공화국'을 더 실감하게 됐다. 결국 검찰이 너무 비대해졌는데, 검찰개혁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그럴 리야 있겠나. 개혁이야 충분히 가능하다. 군부도 개혁했는데, 검찰을 못하겠나."
"군부도 개혁했다, 검찰도 충분히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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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희훈 | |
- 검찰개혁을 위해서 딱 한 사람만 설득할 수 있다면?
"윤석열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이 손잡고 같이 하는 모습을 보이면 갈등수준이 확 낮아지지 않을까? 지금은 어쨌든 둘이 싸우는 구조다."
- 무엇을 설득하고 싶은 건가.
"같이 검찰개혁하자고. 큰 틀은 패스트트랙으로 갔고, 작은 개혁안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런 문제가 아니다. 사람들이 검찰개혁을 불안해한다. 왜 그럴까? 그 불안감을 없애주고, 검찰개혁을 위해 행정부 전체가 힘을 기울이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선 장관과 윤석열 총장이 호흡을 맞추는 게 필요하다. 그렇게 하면 대통령의 생각도 잘 받들게 되고, 국회도 함부로 관여하기 어려워진다."
- 다음 법무부 장관은 어떤 인물이어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할까.
"지금은 검찰개혁이 리더십 없는 상태로 떠다니고 있다. 리더십을 회복해 핵심과제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타협하며 진행해야 한다. 확고한 개혁 의지를 가지고 리더십이 있는 사람, 중요한 개혁과제를 선정하고 그걸 통과시킬 추진력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검찰개혁은 누가 누구를 압박하고 장악하는 문제가 아니다. 그러면 서로 갈등만 더 높아진다. 현재도 많이 높은 상태인데.
또 검찰개혁이 중요하지만, 개혁의 전부는 아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국정농단 후 국가가 제대로 서는 상황이다. 검찰개혁도 큰 틀에선 사회개혁, 정치개혁의 일부다. 지금 사태가 공정의 문제, 정의의 문제를 제기하듯 검찰개혁도 여러 문제가 걸려있다. 다른 개혁과 함께 해야 사회 전반 수준이 높아지고 현재 한국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검찰개혁도 어렵다."
- 혹시 (청와대로부터 법무부 장관 제의) 전화 안 받았나.
"하하(크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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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탈자 신고“평화협정체결, 6가지 중대현안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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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호석 대담] “평화협정체결, 6가지 중대현안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 | ||||
| 기사입력: 2019/11/14 [05:46] 최종편집: ⓒ 자주시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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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2018년부터 지금까지 한반도 정세를 개괄적으로 돌아보고 이후 전망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미국 현지에서 한호석 통일연구소 소장과 만나 진행한 대담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1. 2018년과 다르게 2019년은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에서 별다른 변화가 없이 오히려 악화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변화된 이유는 무엇인지요?
[한호석] 2019년 2월 3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CBS 대담프로그램에 나와서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북을 엄청난 경제 거인(tremendous economic behemoth)으로 만들 기회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세계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번영한 나라들 가운데 하나가 될 기회다. (중략) 북은 러시아, 중국, 남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얼마나 좋은 위치인가. 부동산업자인 내가 봐도, 정말 좋은 위치다. 그들은 경제 강국이 될 기회를 가지고 있다”
2019년 2월 8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 메시지에 “북은 김정은 위원장의 영도 아래 대단한 경제 강국이 될 것”이라고 하면서 “다른 종류의 로켓을 쏠 것이다. 경제 로켓이다!”라고 얘기했습니다.
북미관계에서 생각하는 강조점이 경제에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2019년 1월 31일 스탠퍼드대학 아시아태평양연구소가 주최한 강연에서 질의응답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북이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하면, 우리는 적절한 시기에 남 및 다른 나라들과 함께 북에 대한 투자, 북 사회기반시설 확충 등을 위한 최상의 경제지원을 실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
비건이 말한 “최상의 경제지원”이라는 말과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대단한 경제 강국이 될 것”이라는 그 말의 뜻을 연결하면 일맥상통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트럼프 행정부는 자기들이 최상의 경제지원을 하면 그 경제지원으로 북이 경제 부흥을 일으켜서 대단한 경제 강국이 될 것이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거에요. 언론에서 별로 다루지 않은 것인데 굉장히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돼요.
왜냐하면 그들이(미국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성취하려고 하는 목적 중의 하나가 바로 이 경제지원입니다. ‘북에 대한 경제지원’, 이것을 내세우고 있는 거죠. 그러면 북에 대한 경제지원이 무조건 경제지원을 하겠다는 것은 절대 아니지요.
거기에는 반드시 조건이 붙는데 그 조건은 ‘북이 완전한 비핵화를 실행했을 때 미국이 경제제재를 풀고 경제지원을 하겠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1차로 열렸을 때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경제지원 문제가 들어있지 않아요.
새로운 북미관계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조항이 들어 있지 북에 대한 경제지원이라는 조항은 들어 있지 않습니다. 합의사항이 아니에요.
그런데도 트럼프 행정부는 북에 대한 경제지원을 매우 중요한 비핵화의 연결고리로 끌어다가 붙이고 있는 거죠.
이것은 관심사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평양과 워싱턴 사이에 북미정상회담을 보는 시각이 이처럼 다르다고 하는 사실을 우리들이 알 수 있습니다.
지난 2월 말에 하노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다시 열렸는데 그때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제시한 방안 중에 이런 게 있습니다.
“북이 완전한 비핵화를 실행하면, 미국은 경제제재를 풀고 경제지원을 하겠다.”
완전한 비핵화를 실행해야 경제지원을 한다는 이것 때문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원인 중의 하나가 됐었는데 지난 10월 스톡홀름 북미 실무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이야기를 조금 바꿔서 그 자리에 참석했던 비건 대표를 통해서 새로운 형식의 제안을 했습니다.
“북이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하면, 미국은 북의 석탄 수출과 섬유 수출을 금지한 제재를 일시적으로 유보한다.”
스톡홀름에서의 제안이 상당히 바뀌었지요. 북이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하면, 경제제재 일부를 유보해주겠다는 내용으로 바뀌었습니다.
문제는 김정은 위원장은 그런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는 이유는 경제지원을 미국으로부터 받겠다는 게 아니에요.
북이 북미정상회담, 다시 말해서 넓은 의미에서 북미협상을 추진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항구적이고 공고한 한반도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세 가지 사항 중에 가장 중요한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이라는 사항을 외면하고 무슨 경제지원으로 경제 강국의 기회를 주고 있다는 이야기를 계속 반복하고 있기 때문에 북미협상이 진전되고 있지 않고 지금 교착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해석하는 것이지요.
2. 북은 미국에 연말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모습을 보면 ‘새로운 계산법’을 준비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마련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한호석] 트럼프 행정부는 왜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지 못할까요? 그 이유는 명백합니다. 북이 미국에 제시한 평화협정체결 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할 수 없는 겁니다.
미국이 평화협정체결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까닭은 평화협정에 철군 문제가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지금까지 적대적인 나라들, 혹은 미국과 갈등을 빚었던 나라들과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여러 가지 국제협정을 체결한 경험이 있는데 그 경험을 종합해 보면 평화협정에는 반드시 철군 문제가 들어가 있어요.
철군 문제를 배제한 평화협정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이론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협정 체결 요구를 받아들이게 되면 철군 문제를 해결해야 해요. 다시 말해서 주한 미국군을 철수를 해야 하는 겁니다. 이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죠. 한반도 안보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문제일 뿐만 아니라 주변 나라들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전체의 안보 환경에 커다란 변화를 주는 중차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주한 미국군을 미국이 철수하겠다는 정치적인 의사는 여러 차례 과거에도 표현돼 있었어요.
실질적으로 감축하기도 했었고,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시절 1970년대 말에 철군론이 워싱턴에서 제기되었고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철군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어요. 비록 그것이 시행되지 못했지만 그런 역사적인 사례가 있었습니다.
또 닉슨 전 대통령 시절 전투부대 7사단과 2사단 중의 7사단을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통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철수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철수문제, 혹은 철군문제라는 것은 그렇게 새로운 문제도 아니고 전 세계적인 판도에서 보면 당연히 해야 될 문제고 특별한 일도 아니에요.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각료들, 백악관 보좌관들, 연방의회, 언론매체들, 군수산업자본 및 금융자본이 철군 문제가 포함되는 북미평화협정체결을 반대하고 있는 거죠. 그러면서 트럼프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거죠.
이 때문에 트럼프는 철군반대세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고, 따라서 평화협정체결 요구를 받아들이기가 힘든 상태에 있는 겁니다.
하지만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트럼프에게 필요한 것은 주한 미국군 감축을 시작할 수 있는 뚜렷한 명분을 찾아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주한 미국군 감축을 위한 뚜렷한 명분이 있으면 감축을 시작하는 것이죠. 그 감축의 끝은 완전철수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트럼프 행정부에 필요한 감축 명분이 무엇이냐 하는 것입니다. 두 가지 명분을 생각했습니다.
첫 번째 명분은 남과 북이 군사분야합의를 전면적으로 실행하고, 단계적 군비감축을 합의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미군이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주한 미국군이 단순히 북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 주둔하는 게 아니라 미국과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미국이 군대를 한반도에 주둔시키고 있다는 얼토당토않은 말을 하고 있는데 그건 거짓말입니다. 철수 명분을 지워버리려고 하는 거짓말입니다.
왜냐하면 미국은 한반도에서 중국을 견제할 수 없어요. 군사적으로 보나, 정치적으로 보나, 일본에 주둔시켜야 하지요.
오키나와와 괌에 주둔하고 있는 미국 군대의 막강한 전력으로도 얼마든지 중국을 견제할 수가 있고, 하고 있어요. 한반도에 미국 군대가 주둔하는 것은 불필요한 것이며 오히려 미국에 불리한 것입니다. (미군은) 우리민족에게는 반드시 내 보내야 할 대상이 되는 것이죠.
따라서 주한 미국군 감축을 트럼프 대통령이 명령할 수 있는 뚜렷한 명분을 우리민족끼리, 다시 말해서 남과 북이 만들어 내야 합니다. 이미 작년 9월에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서 합의한 군사분야합의서를 이행하면서 단계적 남북군비감축을 하자고 두 번째 합의하면 됩니다.
두 번째 명분은 주한 미국군 주둔비 협상입니다.
지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문제로 이것은 철군문제와 직결돼 있어요.
만일 주둔비 협상에 문재인 정부가 트럼프의 전액 부담요구를 거부해서 협상이 중단돼 버리면 트럼프 대통령은 철군의 뚜렷한 명분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문재인 정부가 주한 미국군 주둔비를 부담하지 못한다고 했을 때, 협상이 깨지고 트럼프는 그것을 명분으로 주한 미국군 감축을 명령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계적 철군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는 이렇게 단계적 철군을 시작하는 것보다는 우리 민족이 주체적으로 단계적 군비감축을 먼저 하자 이거에요. 그것이 더 확실한 것이며, 중요하고 유익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019년 11월 6일 놀라운 사실이 보도되었습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한미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상에서 미국이 문재인 정부에 연간 47억 달러(5조4천억 원)를 내라고 요구했습니다. 현재 분담금(1조389억 원)의 5배를 내라는 겁니다. 47억 달러를 내라는 것은 주한 미국군 주둔비 전액을 부담하라는 소리입니다.
중요한 것은 전액 부담요구가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이 전액부담요구를 트럼프 대통령은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어요. 국방부 차원, 각료들 수준이 아니에요.
원래 기록에 보니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에 백악관에 들어가자마자 각료들을 모아 놓고 ‘한국에 500억 달러를 내라고 요구하라’고 이렇게 얘기했어요. 각료들이 깜짝 놀랐어요. 각료들이 너무 놀라서 ‘그건 아닙니다’고 하니 깎아서 약 50억 달러로 줄인 겁니다.
(이걸) 내라는 거에요. 못 내죠. 어떻게 냅니까. 낼 수도 없고 내서도 안 됩니다. 아니 이 땅의 수많은 민중이 지금 민생 파탄 속에서 허덕이고 있는데 국민의 혈세를 거둬서 50억 달러를 미국에 상납해?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이 땅의 수많은 젊은이가 학비가 없어서 대학 등록금이 없어서 어려움을 당하고 있고, 이 땅의 수많은 아이가 보육비, 양육비가 없어서 지방 정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뭐 50억 달러를 내라고? 이거는 말이 안 되는 얘기입니다.
문제는 왜 그런 말이 안 되는 허튼소리를 꺼내 놓느냐. 내가 생각하기에는 주한 미국군을 감축하기 위한 명분을 세우기 위해서 꺼내 놓은 거로 생각합니다.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은 이번에 협상을 진행하면서 제임스 드하트 방위비 협상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라’고 하면서 주한 미국군 6,000명을 감축하는 문제를 제기하였다는 사실입니다.
미국의 언론매체들은 지난 2월 27일 하노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시작되기 직전에 여러 가지 보도들을 쏟아냈는데 그중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 미국군 감축 문제를 북미정상회담에서 거론하지 않을까 하고 우려하였다’고 한 것입니다. 그 우려가 지금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우려이지만 평화체제 수립을 원하는 우리 민족에게는 좋은 소식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알고 있을 겁니다. 청와대도 정보 분석을 하니까 알 겁니다. 아니까 상당히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려하지 말고 나는 주도적으로 평화체제 수립해 나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남북군사합의를 작년에 했으면 올해는 한 걸음 더 진전해서 단계적 군비감축을 준비해야 해요. 철군에 대한 공포를 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민족도 살고 미국에도 이익입니다.
전액 부담요구는 단호히 거절하고 남과 북이 단계적 군비감축을 합의하면 문제는 해결되리라 생각합니다.
3.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북미관계 전망을 어떻게 예상하고 계시는가요?
[한호석] 미국이 전략적 오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올해 말까지 시한을 넘겨서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지 못하면 북은 새로운 길을 택하게 될 것입니다.
북이 택할 새로운 길이란, 내 생각에는 북미협상을 완전히 중단하고 북미협상 기간에 그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서 취했던 중대한 조치를 변경시키겠다는 것입니다.
특히 올해 들어 북에서 여러 차례 신형 화력 타격수단들을 동원하는 대규모 발사훈련을 단행한 것을 주시해야 합니다. 이것은 새로운 길에 대한 예고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략적 오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낡은 계산법에 계속 매달리다가 시한을 넘겼을 때 취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북은 이미 행동으로 보여주었어요.
전술 미사일 발사훈련, 400m 방사포 발사훈련, 600m 핵 방사포 발사훈련, 북극성-3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등 일련의 군사적 행동이었습니다.
미국도 그걸 알고 있을 겁니다. 새로운 길이란 무슨 뜻인지 알고 있겠죠. 대단히 곤혹스러운 지경에 백악관이 처해 있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다 바라지 않는 겁니다. 그런 대결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백악관도 원하지 않고 우리도 원하지 않고.
해결책을 찾아야죠.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답할 차례가 됐습니다.
4. 북미관계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으로 전진해온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재임과 미국의 전망을 예측해 보았을 때 북과 관계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말이 얼마 남지 않은 속에서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평양에 직접 가서 회담한다던가.
[한호석]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두 가지 시급한 문제가 걸려 있습니다. 연말 시한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할 수 있느냐 못하느냐, 2020년 11월 초 진행될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자신이 재선되느냐 못되냐 하는 이 두 가지가 그의 정치적 생명을 결정할 중요한 문제일 겁니다.
최근 뉴욕타임스 여론조사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사이에 막상막하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왔어요. 어느 쪽도 우세하지 않는 상태에 있는 거죠. 대선까지는 아직 1년이 남아있고, 예상치 못한 여러 가지 변수들이 돌발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대선의 방향을 1년 전에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대단히 힘들고 어렵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 공세가 그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민주당의 탄핵 공세가 너무 늦었습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1973년 1월 20일 제2기 닉슨 행정부가 출범했습니다. 같은 해 5월 19일에 미국의 특별검사가 닉슨 전 대통령의 비리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이게 언제 끝났냐? 닉슨 전 대통령이 텔레비전방송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밝힌 1974년 8월 8일입니다. 수사가 시작된 이후 약 1년 3개월이 걸렸습니다.
이를 보더라도 최소한 1년이 이상이 걸리리라 생각합니다.
탄핵 혐의도 미약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압력을 넣어 조 바이든의 아들이 운영하던 우크라이나 현지 기업에서 부정비리를 저질렀는지 조사하라고 요구한 것이 탄핵 혐의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서 빠져나올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만약에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서 빠져나오면, 민주당은 내년 대선에서 완전히 몰락하게 되겠지요. 민주당은 자기들에게 불리한 대선 판세를 탄핵 공세로 뒤집어보려는 엄청난 모험을 벌이고 있는 겁니다.
또 미국 경제가 ‘트럼프 효과’에 의해 파탄 위기를 면하고 버텨주고 있는 것은 트럼프에게 결정적으로 유리한 요인이죠.
미국의 부유층 유권자들이 트럼프에게 막대한 선거자금을 지원하는 것도 트럼프에게 결정적으로 유리한 요인으로 되고 있습니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 미국군 6천명을 감축하고, 평양에서 가서 정상회담을 진행하면 북미 핵대결은 재개되지 않을 것입니다. 북미협상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게 될 것이며 진전될 것입니다.
6천 명 감축과 평양방문,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원하는 노벨평화상도 어쩌면 받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가 2020년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반드시 6천 명을 감축하고 평양을 방문하는 이 역사적인 길을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최선의 행동이죠.
5. 평양을 방문할 거라고 보십니까?
[한호석]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8월 초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요청했습니다. ‘올해 안에 평양을 방문해서 정상회담을 합시다’, 아직 트럼프가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시간은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나는 미국의 가장 큰 명절인 11월 마지막 주 목요일, 추수감사절에 아마 마지막 결정을 내리고 마러라고 휴양지에 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6. 한반도 정세가 어려운 속에서 남측의 개혁진보 진영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호석]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평화협정체결’을 촉구하는 운동을 대중적 차원에서 범국민적으로 벌여야 합니다.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잖아요. 개혁진보 진영 뿐만 아니라 이 땅의 평화를 갈망하는 남녀노소, 각계각층 민중들이 ‘평화협정체결’촉구 운동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평화협정체결촉구 범국민운동’을 만들어서 적극적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일부에서는 ‘평화실현’이라는 모호한 개념을 쓰는데 그러한 모호한 개념이 아닌 ‘평화협정체결’이라는 명백한 투쟁목표가 제시돼야 합니다. 그래야 범국민운동으로 확산시킬 수가 있습니다. 연말 시한을 앞두고 긴급히 제기되는 ‘평화협정체결’ 운동에 힘을 모으고, 그런 움직임들이 일어났으면 합니다.
특히 여섯 가지 중대 현안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문제가 ‘평화협정체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중대현안) 첫 번째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 미국군 주둔비로 뜯어가려는 50억 달러를 빼앗기지 않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유엔의 이름을 불법적으로 사용하는 ‘유엔’사령부를 해체시킬 수가 있습니다.
세 번째는 ‘핵전쟁돌격대’로 주둔하는 미국 군대를 우리 땅에서 철거시킬 수가 있습니다. 뚜렷한 명분과 뚜렷한 목표를 우리들이 ‘평화협정체결’로 쟁취할 수가 있습니다.
네 번째는 8천만 겨레를 위협하는 ‘미국의 핵우산’을 철거시킬 수 있습니다.
다섯 번째는 정전협정 체제에서 불안정하게 유지돼 오고 있는 한반도 전쟁위험을 ‘평화협정체결’로 해소할 수 있습니다.
여섯 번째는 종국적으로 8천만 겨레가 함께 사는 위대한 자주통일 국가를 건설할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이 여섯 가지를 ‘평화협정체결’이라는 결정적인 사변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설득하고 해설하고 알려서 각계각층이 참여할 수 있는 ‘평화협정체제’촉구 운동을 시작해야 합니다.
7. 마지막으로 자주시보 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한호석] 자주시보에 매주 월요일마다 ‘개벽예감’이라는 글을 써오고 있는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자주시보는 어둠 속에서 빛나는 새벽별 같은 존재다’
새벽별은 어둠 속에서부터 빛납니다. 새벽별은 밝은 아침이 올 것이라는 새로운 조짐을 우리에게 안겨주는 존재입니다.
새벽별이 있기 때문에 밝은 아침을 기대할 수가 있습니다. 분단과 예속의 어둠 속에서 새벽별 같은 자주시보를 우리 독자들이 아끼고 사랑합시다. 저도 아끼고 사랑합니다. 새로운 아침이 올 때까지 아끼고 사랑했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소중한 시간을 내주신 한호석 소장님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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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다면 일본이 재판에 나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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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13 22: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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