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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왜 남영동 대공분실 머릿돌을 탁본했나

[탁본에 남긴 잔혹한 기억 ①] 조작사건 피해자 김순자씨의 증언

19.02.25 07:42l최종 업데이트 19.02.25 07:42l

 

기록에는 사진과 글 등이 있습니다. 이것들에 더해 사람의 기억을 '탁본'으로 남기고자 합니다.  간첩조작 사건에 연루돼 고문 등의 '국가폭력'을 경험한 분들의 기억 말입니다. 평범하기 이를 데 없었던 사람들의 고통과 삶을 질감으로 기록해 더 많은 사람들이 이를 기억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국가폭력 피해자들이 자신의 손으로 기록하는 탁본 모임에 많은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 시민단체 '지금 여기에'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당했던 김순자씨
▲  남영동 대공분실은 남영역 바로 옆에 있다. 고통의 공간은 멀지 않다.
ⓒ 지금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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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찬바람이 불던 16일 토요일 아침, 나이 지긋한 어르신부터 청장년까지 좀처럼 접점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남영역 인근 골목길로 들어섰다. 이미 서로 아는 듯 안부를 물으며 발걸음을 옮기던 그들 앞에 어느 순간 검은 건물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건물은 왠지 모르게 을씨년스러웠다. 육중한 철문과 칙칙한 검회색의 벽돌, 다른 층과 달리 유난히 좁은 창문이 줄지어져 있는 5층은 이 건물의 쓰임새가 남다름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와서 보면, 이렇게 서울 한복판에 고문하려고 건물을 지었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예요? 사람 고문 하려고 건물을 지어 놓았다는 게?"

1979년 삼척 고정간첩단 조작사건으로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가족들과 함께 고문을 받았던 김순자는 다시금 마주한 검은색 건물 앞에서 분통을 터뜨렸다. 30여 년 전 두 눈을 가린 채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끌려왔던 그 때의 고통스러운 기억이 떠올랐을까. 가만히 건물을 응시하던 그녀는 한손에 굵은 목탄과 흰 화선지를 들고 입구 옆으로 다가갔다. 그곳에는 머릿돌이 있었다.

탁본... "이렇게 기록을 해놔야지, 안 그러면 잊어버려요"
 

 경찰청 인권센터의 간판이 사라진 남영동 대공분실
▲  경찰청 인권센터의 간판이 사라진 남영동 대공분실
ⓒ 지금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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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내무부장관 김치열의 이름이 적힌 머릿돌
▲  당시 내무부장관 김치열의 이름이 적힌 머릿돌
ⓒ 지금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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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부터 해보시려고요? 목탄을 살짝 뉘어서 긁어보세요. 이제 나오네. 김치열?"
"이놈이 친일파야. 일제 때는 독립군을 잡더니 나중에는 우리 같이 무고한 사람을 괴롭히고."

 

'정초(定礎)'라는 글자와 함께 내무부장관이라 새겨져 있는 김치열은 일제 치하 말기 검사로 시작하여 이승만 정권을 거쳐 박정희 정권 하에서 중앙정보부 차장, 검찰총장 등을 거친 인물이다. 유신헌법을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최종길 교수의 고문치사 사건을 투신자살로 위장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그러한 공로로 내무부장관에 오른 김치열이 당대 대표적인 건축가였던 김수근에게 발주한 건물이다.

"이곳을 누가 지었는지 이렇게 기록을 해놔야지. 안 그러면 잊어버려요."

첫 탁본을 끝낸 김순자의 말에 그녀와 마찬가지로 간첩으로 조작되어 고문을 받았던 피해자와 그 가족, 그들과 함께 국가폭력 피해자의 삶을 기억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2020년에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새로 개관할 남영동 대공분실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담기 위해 사람들은 삼삼오오 화선지와 목탄을 들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사람들과 함께 육중한 철문으로 된 정문을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에 도착했다. 과거 고문실로 쓴 방들이 서로 엇갈리게 배치되어 있는 5층 복도에 서자 그녀의 두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아들은 여기서 고문 받고, 아버지는 건너편 방에서..."
 
 5층의 고문실은 서로 마주볼 수 없도록 엇갈려 있다.
▲  5층의 고문실은 서로 마주볼 수 없도록 엇갈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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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순자는 박종철 열사가 사망한 방에서 고문을 받았다고 한다.
▲  김순자는 박종철 열사가 사망한 방에서 고문을 받았다고 한다.
ⓒ 지금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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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주일 늦게 들어왔는데, 그동안 고문을 받아가지고 아버지랑 동생들이 다 쓰러져 있고, 옆방에서는 비명이 다 들리고 너무 고통스러웠어. 고문 받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웠던 것 같아. 차라리 나를 고문하지, 내가 들어오니까 수사관한테 다른 가족 고문하라고 시키고. 이쪽 방에는 부자가 고문을 받았는데, 아들은 여기서 고문 받고, 아버지는 건너편 방에서 받고. 아들이 이 방에서 아버지 비명이 다 들렸다고 하잖아. 아이고, 억울해도 억울하다고 말도 못하고."

가족과 친척 12명의 비명이 쉼 없이 들려오던 그날의 기억 탓인지 그녀는 끊임없이 눈물을 흘렸다.

"한 번은 수사관이 저쪽 방에 있는 가족이 내가 다대포에 공작금을 받으러 갔다고 진술했다는 거야. 그래서 내가 안 갔다고 하니. 김태룡(남동생)이한테 가서 고춧가루를 주전자 물에 타서 코에다 부으라 하더라고. 그리고 전기 고문을 하라 이러더라고. 그래서 내가 갔다 왔습니다, 갔다 왔습니다, 했어. 그걸로 끝나는 줄 알았더니 대뜸 뭘 타고 갔다 왔냐는 거야. 나는 다대포가 어딘지도 모르는데. 그랬더니 또 동생한테 고문하라 하고."

과거에도 몇 차례 남영동 대공분실에 왔지만 그때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던 김순자는 "오늘따라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며 마음 속 깊은 곳에 새긴 아픔을 이야기했다.

"비명소리 들리면 다 우리 가족 같지요. 누가 있다 하더라도. 그때는 어떤 생각이 들었냐 하면, 와 이렇게 쥐도 새도 모르게 죽어가는구나. 그때는 내가 대신 다 받고 죽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그게 안 되더라고. 내가 얘기 했거든요, 수사관한테. 나를 죽이고 가족들 내보내 달라고. 그랬더니 수사관이 법이 그럴 수 없고 죄가 그럴 수 없다, 이러더라고. 법이 뭐고 죄가 뭐냐고 물어봤어. 생사람을 잡아다 고문하고 간첩으로 만드는 게 법이면 죄는 뭐냐는 거야."

고문을 받다가 악에 받친 김순자는 수사관에게 따져 물었다. 죄는 당신들이 지은 거 아니냐. 당신들이 죄 없는 사람 가두고 죽이니 당신들이 죄인 아니냐고 물으니, 수사관은 따지지 말고 시키는 대로 하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럼 당신이 나가서 사람 죽이라고 하면 내가 죽여야 하느냐 반문하니, 할 말이 없었는지 그냥 따지지 말라고 했다며 당시의 엉터리 수사를 한탄했다.

"나라가 갈라져 있으면 어떻게 통일을 할지를 고민해야지. 왜 그걸 이용해서 우리를 간첩으로 몰고 죄인이라고 조작하고. 나라 가른 놈이 잘못했고, 통일 안 하는 놈이 잘못됐지. 우리가 나라를 갈랐나, 통일을 못하게 했냐 이거예요."

남영동 5층을 돌며 분한 마음과 눈물을 삼키던 김순자의 발길이 멈춘 곳은 당시의 고문실을 원형 그대로 유지했다는 박종철 열사가 사망한 509호실이었다. 그곳은 박종철 열사가 고문을 받은 곳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김순자가 고문을 받았던 곳이기도 했다.

박종철이 당했던 방에서 그녀도 당했다
 
 당시의 모습을 간직한 고문실
▲  "어느 날 TV에서 박종철씨가 사망했다고 그 고문 받은 방이 나오는데 내가 고문 받았던 방이랑 똑같더라고요."
ⓒ 지금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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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게 옥살이 하고 나와서 있는데 어느 날 TV에서 박종철씨가 사망했다고 그 고문 받은 방이 나오는데, 내가 고문 받았던 방이랑 똑같더라고요. 나 말고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고문을 받았냐는 거야.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치가 떨리고."

그래서였을까. 김순자는 4층의 '박종철 기념 전시실'의 명패를 탁본으로 담았다. 화선지보다 큰 명패 탓에 한번에 다 담기 어려웠지만 김순자는 한 장의 종이에 그 모두를 담고 싶었다.

한 차례 탁본을 마치고 강당에 모여 각자 몇 장을 선정해 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그녀는 '김치열'의 이름이 적힌 탁본과 '박종철 기념 전시실' 명패의 탁본을 꼽았다. 하나는 국가폭력 책임자의 이름, 다른 하나는 그곳에서 희생된 또 다른 피해자의 이름이었다.
 
 박종철 기념 전시실을 담으려는 김순자
▲  박종철 기념 전시실을 담으려는 김순자
ⓒ 지금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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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자와 그녀의 가족은 2013년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미 다섯의 가족이 고문 후유증과 조작간첩 가족이라는 사회적 낙인으로 고통 속에 세상을 떠난 뒤의 일이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예전에는 말이에요, 아무리 조작된 거라 말을 해도 주변에서 죽일 놈이라 그러고 죽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했는데, 이제는 내가 그때 고문 받고 간신히 살아남았소 하면 애국자래, 애국자. 참 신기한 일이지."

흔히 과거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이야기 한다. 이전과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어두운 과거를 직면하고 성찰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서대문 형무소와 남영동 대공분실, 남산의 5국, 이문동의 중정 건물 등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어두운 역사의 현장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사라지거나 변형되고 있다. 그러나 그곳에서 고통을 경험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기억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그 시절, 간첩이 사라지면 곤란하다며 물고문, 전기고문, 구타 등으로 평범한 국민을 간첩으로 만든 이들은 조작간첩을 공로삼아 국가의 서훈을 받아 명예롭게 살아가고 있다. 진실은 숨겨져 있고 고통은 감춰져 있다. 절망의 끄트머리에서 살아남은 사람들과 그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던 이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같은 사회에 함께 살고 있다.

그 고통에서 살아남아 우리 주변에서 살아가는 그들이 고통의 공간과 대면하여 자신의 손으로 과거의 기억을 남기고자 한다. 그 공간을 경험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기억을 질감으로, 탁본으로 남기려는 작업이 바로 그것이다. 오늘 피해자들이 남영동의 벽과 바닥을 '쓰다듬는' 것은 그들 내면에 감춰두었던 상처를 보듬고 쓰다듬는 또 다른 치유일 것이다.

☞ 국가폭력의 기억을 질감으로 남기는 사람들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당했던 김순자씨
▲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당했던 김순자씨
ⓒ 주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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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물 앞 바닥의 표시석을 탁본으로 남기다
▲  건물 앞 바닥의 표시석을 탁본으로 남기다.
ⓒ 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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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2차 북미정상회담 기념 주화’ 판매

백악관, ‘2차 북미정상회담 기념 주화’ 판매“평화 위한 새로운 길”, “완전한 비핵화 전환점” 새겨
이광길 기자  |  gklee68@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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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24  11:3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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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백악관이 내놓은 2차 북미정상회담 기념주화. [사진출처-백악관 기념품 판매점]

제2차 북미정상회담(2.27~28, 하노이)를 앞두고 미국 백악관이 기념주화를 내놨다. 

백악관 기념품 판매점(white house giftshop)에 따르면, 기념주화 한쪽 면은 “평화 위한 새로운 길”(New Avenue Towards Peace) 구호 밑에 한글로 “하나의 평화 세 명의 지도자”라고 새겨 넣었다. 

중앙에는 숫자 “2” 밑에 “평화 정상회담”(Peace Summit)을 넣은 지구본 주위로 서쪽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트럼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지도자 김정은이라고 새겼다. 지구본 밑에 비둘기와 올리브 가지를 넣어 평화 의미를 강조했으며, 맨 밑에는 “비상한 시기에는 용기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새겨넣었다. 

다른 면 가장 바깥 원에는 “전환점-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노력”을 영어로, “평화 회담”을 한글로 새겨넣었다. 중앙에는 베트남 주석궁 사진과 “PEACE TALKS VIETNAM 2019”, 미국과 한국, 북한 국기를 나란히 넣었다. 

지난 6일 국정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사적 분투를 계속한다”는 명분을 들어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정상회담의 슬로건은 “평화”인 셈이다. 

기념주화 가격은 100 달러이며, 1,000개 한정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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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열차 대장정에 쏠린 언론의 시선

[아침신문 솎아보기] “중국 뒷배 강조”, 조선일보 사설은 조롱조… 조중동은 북한에 ‘결단’ 요구

김예리 기자 ykim@mediatoday.co.kr  2019년 02월 25일 월요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전용열차를 타고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를 향해 출발했다. 회담 공식일정은 27~28일이다. 25일 아침 종합신문은 모두 이 사진을 1면 상단에 실었다. 신문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5시간 걸리는 전용기를 두고 열차를 택한 이유를 추측하는 데 무게를 뒀다.

앤드류 김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은 지난 22일 공개 강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4월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 “나는 내 아이들이 핵을 이고 살아가길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비핵화 의향이 있느냐’고 물은 데 대한 답변이다. 아침신문들은 이를 일제히 보도했지만 해당 발언과 이를 공개한 배경을 둘러싼 해석은 갈렸다.

다음은 25일 아침종합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열차 탄 김정은 ‘북‧미 회담 장정’” 
국민일보 “북, 비건에게 ‘이번엔 영변 폐기까지’ 통보” 
동아일보 “열차로 대륙 관통… ‘중 뒷배’ 과시한 김정은” 
서울신문 “독립운동가 김원봉 재평가‧복권 1순위” 
세계일보 “60시간 대장정… 김정은의 ‘열차 외교’” 
조선일보 “김정은, 중국 종단 ‘남행열차 이벤트’” 
중앙일보 “김정은 열차 만리, 중국 60시간 관통” 
한겨레 “김정은의 ‘남순강화’ 열차 대장정” 
한국일보 “김정은 열차순방, 중‧베트남 발전상 곳곳 탐색” 

 

“중국 뒷배 강조” 입모아, 조선일보 사설은 조롱조 

 

김 위원장의 열차 대장정’이 중국과의 협력 관계 강조라고 풀이했다. 동아일보는 ‘혈맹관계를 선전해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했다. 한겨레는 ‘북중의 전략적 협력을 강조하려는 포석’이라고 했다. 신문들은 중국 남부의 개혁개방 거점을 시찰하고, 김일성‧김정일을 연상케 하려는 의도라고도 전했다. 

한국일보는 장시간 자리를 비워도 될 만큼 내부 단속이 돼 있다는 자신감과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과시하기 위해서라고 봤다. 국민일보는 실무협상이 아직 완결되지 않아 실시간 보고받기 위해서라고 했다. 한겨레는 “문재인 대통령의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에 힘을 싣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3면에서 “비핵화 의제보다 의전으로 시선을 돌리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사설에선 북한 행보에 조롱조를 내비쳤다. “4시간여면 갈 수 있는 비행기 대신 60시간이 넘게 걸리는 기차를 타고 간다. 쇼일 수도 있고 낡은 북한 비행기 탓일 수도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은 북핵 폐기인데 비핵화는 4시간 거리를 60시간 걸려 가는 것만큼이나 이상하다.” 

한편 서울신문만 북한이 열차를 택한 의도보다 먼저 비핵화 협상 의제를 둘러싼 소식을 1면 머리에 배치했다. 서울신문은 “미국은 초기 비핵화의 수준을 여변 핵시설 폐기가 아닌 동결로 낮추는 대신 범위를 모든 WMD 및 미사일 프로그램으로 넓히자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 25일자 한겨레 1면
▲ 25일자 한겨레 1면
 
▲ 25일자 조선일보 3면
▲ 25일자 조선일보 3면
 

서울신문 “미국, 북한의 큼직한 조치 바란다면 걸맞게 행보”

회담 성과를 둘러싼 전망은 어떨까. 신문들은 앤드류 김 전 센터장 발언을 보도하며 북미 양쪽의 의중을 풀이했다.  

경향과 한겨레는 양측 다 대화 의지가 높다고 평가했다. 한겨레는 김 센터장 발언이 “트럼프 행정부가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봤다. 그러면서도 “미국 의회와 언론에선 여전히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강한 불신과 함께 2차 정상회담 회의론이 거센 것 또한 현실”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인상적인 발언”이라며 “충심이 엿보인다”고 했다.

한겨레는 “북한이 영변 핵 폐기의 신고‧검증을 받아들이고 미국이 종전 선언이나 연락사무소 설치 등으로 화답한다면, 그것만으로 1차 회담과 다른 아주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제안했다. 경향신문은 “김 위원장은 구체적인 조치로 비핵화 의지를 입증하고, 트럼프 대통령도 과감한 제재 완화로 화답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신문은 김 센터장이 말한 비핵화를 이끌어내려면 미국도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1년 이상 핵‧미사일 시험의 중단이 확인된 만큼 비핵화는 2단계인 핵 폐기의 입구에 와 있다. 영변 핵시설 폐쇄가 대표적이다. 영변 시설만 폐쇄하더라도 북한의 핵 능력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은 현재 그 이상의 ‘큼직한 조치’를 바라고 있다. (…) 미국도 그에 걸맞은 조치를 내놔야 한다. 미국이 대북 신뢰 관계를 다지고 불가역적인 행동을 바란다면 북한을 죄는 각종 제재의 선제 완화와 함께 연락사무소 개설, 문화 교류, 종전선언 등의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동아와 조선, 중앙 등은 북한에 결단을 촉구했다. 동아는 김 전 센터장이 공개석상에서 북한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정상회담 회의론을 차단하고 북한에 비핵화 결단을 촉구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중앙은 “(김 센터장 발언이) 오히려 비핵화 행동을 내놓으라는 압박이라는 해석이 강하다”며 김 위원장이 열쇠를 쥐고 있다고 했다.

동아와 조선은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북미가 비핵화 개념조차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 신문은 비핵화 개념과 달성 시한을 적시하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주문했다. 중앙은 ‘북한 아이들의 번영은 김정은의 결단에 달렸다’ 사설에서 “김정은이 현명하고 통 큰 용단만 내리면 북한의 앞엔 번영을 향한 비단길이 펼쳐져 있다”고 강조했다.

 

▲ 25일자 서울신문 사설
▲ 25일자 서울신문 사설
 

북한 매체, 김 위원장 열차 행보 이례적 신속 보도

한편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출발 소식을 이례적으로 다음날 새벽 신속 보도했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 도착할 때까지 일절 보도하지 않은 것과 대조된다.  

경향신문은 이에 따로 기사를 냈다. “과감한 변화”라며 “정상국가 면모를 과시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을 것”이라고 봤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김 위원 행로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2차 회담에 대한 북한 쪽의 기대와 의지를 드러낸 것” 세계일보는 “김 위원장이 평양역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당‧정‧군 고위인사들이 김 위원장을 환송하는 사진도 게재했다”며 “(열차 선택이) 정치적 이벤트 성격이 짙다”고 했다. 

 

▲ 25일자 경향신문 3면
▲ 25일자 경향신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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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노동조합 힘으로 ‘정규직 전환’ 일궜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9/02/24 12:35
  • 수정일
    2019/02/24 12:3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인터뷰] 주재현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

“이제 우리 모두 정규직입니다” 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눈물바다가 됐다. 노동조합이 만들어진지 5년10개월, 6년도 채 안된 시간에 이뤄낸 성과에 노동조합 초기부터 같이 활동해온 간부들이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고 했다. 대형마트 최초로 ‘근속 1년 이상 조건없는 정규직 전환’을 이뤄낸 홈플러스 노동조합의 이야기다.

조합원이 많지 않던 시절, 외롭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지만 그 시절을 다 겪고도 온전히 조합원과 노동조합의 힘으로 이겨내고 맞이한 결과이기에 그 감격이 더 했을 법 했다.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기까지 초기부터 활동했던 주재현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도 마찬가지였다.

홈플러스지부는 전 지회(점포)에서 100여 차례가 넘는 ‘노사 잠정합의안’ 설명회를 한데 이어, 지난 15일 전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해 합의안을 가결(83.4%)했다. 18일엔 노사 조인식도 마쳤다.
주재현 위원장을 만나 ‘온전한 정규직 전환(직접고용)’ 투쟁의 과정과 노조활동 5년10개월의 소회를 들어봤다.

▲ 주재현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 [사진 : 선현희 기자]

“마트노동자도 정규직 될 수 있다”

인터뷰를 시작하자 주 위원장이 ‘홈플러스 정규직 전환’이 마트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겸손하면서도 당당하게 표현했다. 마트노동자들도 무기계약직,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바꾼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강원도에 있는 중소마트 조합원 한 분이 우리가 비정규직에서 정규직 됐다고 하니까 ‘홈플러스는 지금까지 비정규직이었대, 우린 정규직인데…’라고 얘기했다고 해요. 거기도 정규직이 아니고 무기계약직 이예요. 이처럼 세상은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이라고 하는데, 그게 맞다면 홈플러스가 이런 조치(정규직화)를 할 리가 없죠.” 주 위원장은 이번 정규직 전환은 무기계약직이 ‘온전한 정규직’이 아니었다는 것을 인정한 사례라고 칭했다.

노동조합의 ‘초심’과 그 ‘전략’의 승리

주 위원장은 이번 정규직 전환이 6년 전부터, 일관되게 밀고 온 노동조합 ‘전략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노동조합을 설립하고부터 지금까지 우리 노동조합은 흔히 표현하는 ‘경제주의’를 우선한 적이 없습니다. 임금을 몇% 인상할 것인가, 퍼센트(%)를 걸고 싸운 적이 없어요. 마트현장 내 차별을 없애고, 비정규직을 없애고, 제도를 개선하는데 집중한 전략을 세웠습니다.” 오늘처럼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제도개선을 통해서 자연적으로 임금 상승효과가 나도록 하는 교섭전략을 밀고 왔다는 얘기다.

대형마트는 여성, 비정규직, 최저임금 노동자들이 일하는 사업장이다. 홈플러스는 그 중에서도 가장 열악한 곳 중 하나였다. 0.5시간 근로계약제(30분 단위 계약)를 시행해 무기계약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차별하는 꼼수를 부리고, 같은 일을 하면서도 정규직과 임금이 다르고, 임금체계, 근무시간도 달랐다. 그러나 노동조합 하면서 달라졌다.

“0.5계약제도 없애고, 시급제도 월급제로 전환하고, 6시간·7시간의 노동도 8시간 전일제로 바꾸고…. 몇 달씩 파업해서 바꿔온 성과였습니다. 이런 힘이 축적돼 올해 온전한 정규직 전환도 이룰 수 있었던 거죠.” 대형마트 3사 최초로 비정규직 없는 회사가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

▲ 쟁의행위 기간이던 1월22일, 홈플러스지부 사전 총파업 결의대회. 확대간부들로 대회장이 꽉 찼다. [사진 : 마트노조]

“청심환, 수없이 먹었어요”

주재현 위원장은 정규직 전환의 공을 조합원들에게 돌렸다. 홈플러스지부 지난해 12월28일 현장투쟁을 시작했다. 모든 점포(매장)에서 하루도 쉬지 않고 꼬박 한달 동안 싸웠다. 매장에서 피켓을 들었고 구호도 외쳤다. 조합원들의 표정은 너무도 밝았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주 위원장이 그 ‘긴장감’을 모를 리 없다.

“조합원들이 내심 얼마나 떨렸겠어요? 마트에서 일 할 거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노동조합 활동에, 심지어 파업까지? 상상도 해보지 않았을 일,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일인데 그 떨리는 마음을 뒤로 하고 청심환까지 먹어가면서 이어온 거예요.” 노동조합과 지회(각 점포) 간부들, 조합원들이 서로가 서로를 믿고 한마음 한뜻으로 투쟁에 나섰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한다.

노동조합 초기에도 그랬던 것처럼 올해도 조합원들은 청심환을 많이도 먹었다고 했다. 홈플러스지부는 이번 임금협상 투쟁에서 현장(매장)투쟁에 처음 나서는 조합원이 절반에 달했다. 3년 만에 임(단)협 파업과 투쟁을 하게 된 올해, 그 3년 사이 노조에 가입한 지회(매장)가 40개 정도다. 40개 점포의 조합원들은 투쟁이 처음이었다는 얘기다.

▲ 홈플러스지부 조합원들은 노동조합의 요구가 담긴 선전물을 등에 붙이고 현장투쟁을 진행했다. [사진 : 마트노조]

“그동안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하고 억눌려 살다가 ‘투쟁’이라는 걸 처음하면서 자기 속에 있는 이야기를 외치는 건데, 전혀 상상해보지 않던 일을 너무나 당당하게 하면서, 자기 삶과 인생에서, 그리고 내 직장(현장)에서 스스로 주인이 되는 순간이었을 거예요.” 그렇게 흔들림 없이 한 달 내내 투쟁을 이어갔다. 전 지회(점포)에서 2천회 이상 현장투쟁이 진행됐고, 총 인원 1만여 명이 동참했다. 회사에 압박이 된 건 당연했다.

한 달 동안 조합원 800명이 늘었다. 일상적으로 조직확대 운동을 벌여온 홈플러스지부는 매월 조합원 ‘300명 가입운동’을 펼쳐왔다. 매월 100명 정도는 꼬박꼬박 늘어났지만 이번 투쟁과정에선 800명이다. “노조가 튼튼해지고 현장간부들이 튼튼해지고, 조합원들이 일심동체가 되니 조합원이 늘어요. 어느 때보다 피부에 와 닿는 의제로 투쟁하다보니 조합원들이 비조합원 동료들에게 적극적으로 함께 하자고 한 덕분이죠.”

“우리가 늘 ‘노동자가 단결해서 투쟁하면 이긴다’고 말하는데, 홈플러스에서는 그것이 기준입니다.” 말로만 하는 단결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힘을 믿고 동료를 믿고 단결해 싸우면 이긴다는 것, 이것이 노동조합과 조합원들의 분위기라고 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6년간의 노조 역사 자체가 남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싸워 승리해왔던 역사”라고 주재현 위원장은 강조했다.

▲ 결의대회 중 투쟁보고문을 낭독하고 있는 홈플러스지부 지역본부장들 [사진 : 마트노조]

1년 앞당긴 ‘정규직 전환’… 이제 올리는 일만 남았다

홈플러스지부 올해 투쟁의 시작은 마트노동자의 최저임금을 지키기 위한 투쟁일 수밖에 없었다. 노조가 생기고 처음이다. 그도 그럴 것이, 최저임금이 지난해 16.4%, 올해 10.9%로 연속해서 높은 수준으로 오르자, 홈플러스도 최저임금에 상여금(기본급대비 200%) 산입을 고려했다. 그러나 노조의 동의 없인 산입할 수 없어 ‘근속수당’을 이용하려 했다.

홈플러스에 근속수당이 없던 시절엔 10년을 일해도 회사에 기여해온 노동자들의 근속과 숙련도는 인정받을 수 없었다. 노조가 생기고서야 근속수당이 더 강화되면서 장기근속자는 자신의 노동을 인정받았다. 그런데 홈플러스는 이 근속수당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켜 기본급 인상률을 떨어트릴 계획이었다.

“근속수당은 임금 인상률을 낮추는데 있어서 회사에게 유리한 항목이에요. 법으로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할 수 있는 항목이니까요. 최저임금은 매년 오를 거고, 근속수당은 매년 근심거리가 될 항목이죠.” 그래서 노조는 노동조합의 일관된 목표였던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다. 정규직이 되면 정규직 임금체계에 따라 해가 지날수록 임금이 더 나아지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이 노동자들의 임금체계가 더 나아지도록 제도개선 투쟁을 벌일 것이기 때문이다.

홈플러스지부는 2019년 말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정규직 전환’을 두고 회사와 단판을 준비할 예정이었다. 마트 노동자들의 결심과 현장투쟁으로 ‘정규직 전환’은 1년이 당겨졌다. 무늬만 정규직이 아니다. “새로운 직군의 정규직을 만들거나, 홈플러스 리테일과 같은 자회사를 만드는 것이 아닌, 비정규직과 다를 게 없는 처우를 받는 게 아닌, 1만 5천여 명이 온전히 본사 법인의 정규직(직접고용)이 됩니다.”

“노조의 힘으로 정규직이 됐으니, 역시 노조의 힘으로 정규직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는 게 홈플러스지부의 포부다. “회사가 임의로 정했던 비직책인 선임-주임-대리의 상여금을 이번 임금협상에서 기본급200%로 정한 것처럼, 정규직 전환 후 정규직의 임금체계도, 임금도, 처우도 올려서 명문화 해야죠. 이제 올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2018년 12월31일 기준 근속 1년 이상의 무기계약직원 전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근속 1년이 채 되지 않은 직원에 대한 후속 협의도 남아있다.

▲ 사진 : 마트노조

“이제 큰 산을 하나 넘었다”

주재현 위원장은 마트노조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 정규직 전환 투쟁 승리엔 마트산별노조인 ‘마트노조’가 있었다는 것. “마트노조가 생기고 작년에 이마트 투쟁에 힘 쏟으면서 최저임금 꼼수를 가만 놔두지 않고 신세계를 압박했어요. 그래서 이마트도 올해 임금이 인상됐고, 홈플러스도 이마트 합의결과를 보면서 정규직화 전환이라는 결과도 만든 거죠.” 이 결과가 마트3사에, 마트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홈플러스지부는 “이제 큰 산을 하나 넘었다”며 “현장투쟁 경험과 투쟁 승리의 기쁨, 그리고 더욱 커지고 튼튼해진 산별노조와 조합원을 믿고 마트현장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각오다.
“조합원들과 늘 얘기해요. 우리는 그래도 힘 있고 튼튼한 노조가 있어 이렇게 정규직도 되는데 이 좋은걸 우리만 하면 되느냐. 사실 홈플러스 매장, 마트라는 곳에 우리 옆에서 같이 일하는 협력업체 직원들이 있는데, 협력업체 언니들은 우리보다 더 힘들고 우울해도 하소연 할 곳도 없지 않느냐, 이 좋은 거 우리만 하지 말자고….”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에서 일하는 마트노조 조합원들은 고용관계 때문에 선뜻 노조를 선택하기 어려운 협력업체 노동자들에게도 마트노조로 함께하자고 먼저 손 내밀고 있다고 했다. “마트 안에 차별을 없애고, 모든 비정규직을 없애고 현장을 바꾸는 데에 홈플러스 조합원들이 결심해서 더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조혜정 기자  jhllk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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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년, 평화의 줄당기기로 맞이하자

[기고] 갈라진 우리, 모두 하나 되자
2019.02.23 10:59:47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리는 '민족평화 신명천지 축전'을 맞아 <프레시안>은 이이화 역사학자(민족평화신명천지축전 공동대회장)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기념사를 게재한다. 다음은 백기완 소장의 글이다. 편집자.
 
아, 3.1혁명 백주년 어찌할 건가?
 
올해로 3.1혁명 백주년, 그 도막에 우리들은 자생적 발전단계를 어기차게 이어왔다고 할 것이다. 
 
첫째, 3.1혁명은 마치 언 땅을 어영차 지고 일어서는 새싹 ‘나네’처럼 일체의 새싹을 죽여 왔던 일제와 맞서 인류의 참 목숨인 ‘살티’를 일으켜 세운 자랑과 영광의 단계를 빚어왔다.
 
둘째, 그 뒤 일제는 세계대전을 일으킬 만치 그 범죄를 전면화하는 던적(죽을 죄)을 떨었으나 우리의 3.1혁명 정신은 보다 더 전투적인 항쟁을 통해 최후의 승리였던 8.15 해방을 거머쥔 이물(앞장)이었으니 3.1혁명은 무엇이었을까.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세계사 변혁의 알기(주체)로 어기어차 나서왔다고 할 것이다. 
 
셋째, 하지만 그 빛나는 8.15 해방의 알기(주체), 하제(희망), 거둘(업적)에도 매이질 않고 미국은 이 땅을 강제로 둘로 쪼개 동서 냉전의 전초기지로 전락시키자 어떻게 되었을까. 그야말로 세계가 가팔(위기)과 혼란에 빠지게 했다.  
 
보길 들면 미국은 8.15 뒤 마땅히 청산해야 할 일제 앞잡이들 친일파 민족반역자들을 청산하지 못하게 했을 뿐더러 뻔뻔스럽게도 분단 체제의 요직에 올려 세웠다. 더구나 8.15 뒤 일제로부터 다시 찾은 남쪽 재산의 9할 5부나 되는 재산을 모두가 고루 잘사는 이 나라의 물질적 기초인 그것을 모두 친일파 민족반역자와 분단에 동조하는 반역자들한테만 쪼개주어 이 피눈물의 분단의 땅을 아주 까놓고 도둑처럼 분단을 체제화 해버렸다. 그리하여 분단을 국가주의적으로 굳힘으로써 통일을 염원하는 사람들을 범죄자 또는 반역자로 때려 몰아온 지가 어느덧 일흔 해. 
 
이제야 이 땅의 예술인들이 앞장서서 우리는 하나다, 아니 둘로 쪼개지면 그게 바로 반역이라, 참짜 삶은 곧 한목숨이라는 굿판을 열게 되었다니 아, 얼마나 뿌듯한가.
 
더구나 갈라진 우리가 하나라는 뜻으로 줄당기기를 한다니 참말로 눈물겹다. 줄당기기는 무언가 말이다. 줄을 한축 잡으면 누구나 꾀를 쓸 수가 없이 온힘과 함께 온몸으로 일구는(실현하는) 놀이다. 마침내 줄과 함께 붕~ 떠 새 우주를 빚는 것이니 젊은 벗들이여, 그날 우리들은 줄당기기와 함께 '불림'인 '이어차 쳐라쳐라'를 소리 높여 울부짖자.
 
제주의 아낙들이 물질하러 나가면서 몰려오는 몰개(파도)를 짓부수고 더 어마어마한 살티(참목숨)의 몰개, 그 아우성이었던 불림 '이어차 쳐라쳐라, 이어차 쳐라쳐라.'
 
길 가던 이들도 '이어차 쳐라쳐라', 집에서 설거지 하던 이들도 '이어차 쳐라처라', 학교에서 또는 일터에서 일하던 이들도 그 때박(순간)만큼은 모두 목을 돋우어 '이어차 쳐라쳐라', 아니 남북 칠천만 뿐이랴, 이 땅별(지구)의 온 인류, 날아가던 들새, 구름과 바람까지도 다함께 '이어차 쳐라쳐라, 이어차 쳐라쳐라.' 
 
자그마치 일흔 해의 맺힌 한을 한꺼번에 몰아쳐버리는 아, 우리들의 불림, 땀과 피눈물 어마어마한 아우내로 불러버리자.   
 
이 세상 그 모든 장벽, 있는 이 없는 이로 딱하니 갈라놓은 이 죽음의 얄곳(사람이 사람으로 살 수가 없는 세상)을 짓부수는 아 불림, 불림을 다함께 외쳐보자.
 
'이어차 쳐라쳐라', '이어차 쳐라쳐라.' 
 

▲ 3·1 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우정사업본부가 오는 28일 발행할 기념 우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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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기·태극기 부대는 쓰레기장으로"

[현장] '5.18 망언 규탄 범국민대회'에서 나온 분노의 목소리들

19.02.23 18:01l최종 업데이트 19.02.23 18:01l

 

5.18망언규탄 범국민대회 개최 ‘5.18민주화운동 왜곡 모독 망언 3인 국회의원 퇴출, 5.18학살 역사왜곡 처벌법 제정, 자유한국당 해체 범국민대회’가 23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5.18시국회의와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 주최로 열렸다.
▲ 5.18망언규탄 범국민대회 개최 ‘5.18민주화운동 왜곡 모독 망언 3인 국회의원 퇴출, 5.18학살 역사왜곡 처벌법 제정, 자유한국당 해체 범국민대회’가 23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5.18시국회의와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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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혁명, 6월 항쟁, 5.18 민주화운동으로 우리가 민주주의를 만들었기 때문에 지만원과 국회의원들이 이런 망언을 할 수 있는 겁니다. 민주주의를 위해 힘쓰신 모든 분들 마음이 얼마나 아프겠습니까? 저도 이런 말을 들으면 울분이 터질 것 같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규정하는 등 이른바 '5.18 망언 파문'을 일으킨 극우논객 지만원씨와 일부 국회의원들을 향해 5.18 당시 시민군으로 활동했던 곽희성씨가 23일 이 같이 부르짖었다. 이날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왜곡 모독 망언 3인 국회의원 퇴출, 5.18 학살역사왜곡처벌법 제정, 자유한국당 해체 범국민대회(아래 범국민대회)'에서 그는 무거운 표정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5.18망언규탄 범국민대회 개최 ‘5.18민주화운동 왜곡 모독 망언 3인 국회의원 퇴출, 5.18학살 역사왜곡 처벌법 제정, 자유한국당 해체 범국민대회’가 23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5.18시국회의와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 주최로 열렸다. '5.18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지만원씨에 의해 북한 황해남도 인민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권학춘이라고 지목된 5.18시민군 출신 곽희성씨가 발언하고 있다.
▲ 5.18망언규탄 범국민대회 개최 ‘5.18민주화운동 왜곡 모독 망언 3인 국회의원 퇴출, 5.18학살 역사왜곡 처벌법 제정, 자유한국당 해체 범국민대회’가 23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5.18시국회의와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 주최로 열렸다. "5.18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지만원씨에 의해 북한 황해남도 인민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권학춘이라고 지목된 5.18시민군 출신 곽희성씨가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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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곽씨는 "저는 북한군 184호라고 한다"며 "내 말에 따라 함성을 질렀기 때문에 (대회에 참석한) 여러분들은 북한군"이라는 농담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앞서 지씨가 그를 두고 북한에서 내려온 특수군 '184번 광수'로 지목한 것을 두고 이 같이 언급한 것. 이어 그는 "저는 군대를 만기 제대했고, 저희 아들 둘도 만기 제대했다"며 "지만원의 발언은 있을 수 없는 망언"이라고 덧붙였다. 곽씨는 "국민 여러분께서 조금 더 (5.18 민주화운동을)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원순 "나치 찬양한 교수 처벌받아... 역사왜곡 처벌 마땅"

앞서 지난 8일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만원씨를 초청해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를 열고 5.18 유공자를 '괴물'로 지칭하는 등의 망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자유한국당은 14일 뒤늦게 윤리위원회를 열어 이종명 의원을 제명했지만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해선 전당대회에 출마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유예한 상태다. 

 

5.18망언규탄 범국민대회 개최 ‘5.18민주화운동 왜곡 모독 망언 3인 국회의원 퇴출, 5.18학살 역사왜곡 처벌법 제정, 자유한국당 해체 범국민대회’가 23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5.18시국회의와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 주최로 열렸다.
▲ 5.18망언규탄 범국민대회 개최 ‘5.18민주화운동 왜곡 모독 망언 3인 국회의원 퇴출, 5.18학살 역사왜곡 처벌법 제정, 자유한국당 해체 범국민대회’가 23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5.18시국회의와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 주최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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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5.18 망언 파문' 이후 이날 처음으로 서울에서도 대규모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이날 광장을 가득 메운 5000여 명(주최측 추산)의 참석자들은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한 자유한국당 의원 3인의 퇴출과 5.18역사왜곡 처벌법, 자유한국당 해체 등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16일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가 광주광역시 금남로 일대에서 '광주범시민궐기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범국민대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여야가 합의해 5.18민주화운동특별법을 만들고, 이 법에 따라 진상조사가 이뤄진 끝에 광주 영령이 묻혀있는 곳이 국립묘지로 지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5월 18일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했는데, 이것을 폭동이라고 왜곡하는 것을 용납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얼마 전 오스트리아에서는 나치를 찬양하는 대학교수가 처벌받았다"며 "역사를 왜곡하는 사람은 처벌받아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늘날 민주주의, 광주항쟁에서 흘린 피로 인한 것"

 

박석운 5.18 시국회의 대표는 "광주 민주항쟁 이후 수많은 시민들이 그 정신을 계승하는 투쟁을 전개해 왔다"라며 "1980년대 이후 (2016년) 촛불항쟁까지 이어지는 우리나라 민주항쟁은 5.18운동을 계승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박 대표는 "범국민대회가 박근혜 퇴진을 위한 촛불항쟁이 시작된 청계광장에서 개최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며 "오늘날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누리게 된 것도 광주항쟁에서 피 흘린 거룩한 혼의 힘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철우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광주시민들은 계엄군에게 폭행당하고, 자식들을 먼저 보냈지만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앞당기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자부심 하나로 고통의 세월을 견뎌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지만원을 국회로 불러들여 (공청회를 열고) 자기 당 국회의원들을 참여시켜 망언을 쏟아냈다"고 개탄했다. 이 이사장은 "(5.18 운동) 폄훼 세력을 절대로 용서하면 안 된다"며 "국회가 5.18왜곡 처벌법을 신속하게 제정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5.18 민주화운동은 역사적으로, 법적으로 철저하게 검증돼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됐고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민주역사"라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는 "역사는 올바르게 기억되고 기록될 때 강한 힘을 가진다"며 "이제 5.18 운동은 피해자와 광주만의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자부심이 돼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경북 사람이지만 응원... 5.18왜곡 처벌법 만들어야"

또 본 대회에 앞서 자유발언에 나선 10대 김경주씨는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한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을 향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던졌다. 김씨는 "저는 경북에서 태어나 광주와 관련이 없는 사람이지만 5.18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안다"며 "저희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경북 경주에 계시지만 (대회 참석자와 광주시민) 여러분들을 응원한다"고 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이어 그는 "5.18 정신을 모독하는 자유한국당을 그대로 놔둬서야 되겠는가"라며 "다시 한번 국민의 힘으로 징계해야 한다, 5.18왜곡 처벌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크게 외쳤다. 
 
5.18망언규탄 범국민대회 개최 ‘5.18민주화운동 왜곡 모독 망언 3인 국회의원 퇴출, 5.18학살 역사왜곡 처벌법 제정, 자유한국당 해체 범국민대회’가 23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5.18시국회의와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 주최로 열렸다. 경북 경주에서 온 한 학생이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 5.18망언규탄 범국민대회 개최 ‘5.18민주화운동 왜곡 모독 망언 3인 국회의원 퇴출, 5.18학살 역사왜곡 처벌법 제정, 자유한국당 해체 범국민대회’가 23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5.18시국회의와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 주최로 열렸다. 경북 경주에서 온 한 학생이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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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범국민대회가 끝난 직후 참석자들은 청계광장 - 광화문 북측광장 - 세월호 광장 등을 행진하며 "전두환을 처벌하라", "5.18역사왜곡처벌법 즉각 제정하라", "역사왜곡하는 지만원을 구속하라"고 외쳤다. 이 과정에서 참석자들은 광화문역 인근에서 '광주 5.18 유공자 명단 공개' 촉구시위를 하던 일부 보수시민단체와 마주쳤지만 별다른 충돌 없이 행진을 이어나갔다. 

 
5.18망언규탄 범국민대회 개최 ‘5.18민주화운동 왜곡 모독 망언 3인 국회의원 퇴출, 5.18학살 역사왜곡 처벌법 제정, 자유한국당 해체 범국민대회’가 23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5.18시국회의와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 주최로 열렸다.
▲ 5.18망언규탄 범국민대회 개최 ‘5.18민주화운동 왜곡 모독 망언 3인 국회의원 퇴출, 5.18학살 역사왜곡 처벌법 제정, 자유한국당 해체 범국민대회’가 23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5.18시국회의와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 주최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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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범국민대회에는 5월 민주유공자 3단체 대표, 광주운동본부 100여개 단체 대표자와 회원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김영록 전남도지사, 장휘국 광주광역시 교육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등이 참석했다. 또 설훈·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의원,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추혜선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 등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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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배워, 통일로 가자요”

이쿠노조선초급학교 예술발표회 열려..길원옥 할머니 참석
오사카=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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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23  22: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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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쿠노조선초급학교 제28회 예술발표회가 23일 오후 5시 일본 오사카 텐노지구 구레오오사카 중앙회관에서 열렸다. 무용부 학생들이 '우리는 통일올림픽선수!' 춤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우리 더욱 열심히 배워갈래요. 통일미래 얼마나 좋은가. 통일로 가자요.”

재일 조선인의 삶은 치열했다. 재일 조선인이 걸어온 길은 일본 정부의 차별에 맞서 우리말과 역사를 지키는 운동이었다. 그리고 재일 조선학교는 우리말과 역사를 지키는 근간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재일 조선학교 학생들은 우리말과 역사를 공부하면서, 조국의 통일을 염원했다. 그리고 일본 오사카 이쿠노조선초급학교 학생 2백 명은 예술로 염원을 표현했다.

23일 오후 5시 일본 오사카 텐노지구 구레오오사카 중앙회관에서 이쿠노조선초급학교 제28회 예술발표회가 열렸다.

약 3시간 가까이 진행된 발표회에서 학생들은 1년 동안 준비한 공연을 선보였다. 40여 명의 유치반 아이들이 한복을 입고 무대에 등장하자, 5백여 명의 학부모와 관중들은 박수로 환호했다. 귀여운 표정으로 어깨를 들썩이며 아이들은 ‘민속놀이 하자요’ 등의 노래를 우리말로 불렀다.

초급학교 2학년 학생들은 장구와 북, 징, 꽹과리를 치며 흥을 돋웠고, 4년 보육반 아이들은 노래와 춤으로 재롱을 선보였다. 그리고 저학년 학생들은 서도아리랑 등을 불렀다. 또한, 올해 1학년이 되는 아이들이 상모를 돌리자 공연은 절정에 이르렀다.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그려진 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이 현실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이날 재일 조선초급학교 학생들의 공연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교육 현장이 많이 바뀌고 있다고 하지만, 상모돌리기, 사물놀이 등을 초등학교 때부터 배우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

   
▲ 유치반 아이들이 한복을 입고 '민속놀이 하자요'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초급학교 2학년 학생들의 사물놀이 공연.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초급학교 1학년에 올라가는 학생들이 상모돌리기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여기에 통일에 대한 감성도 사뭇 달랐다. 지난 12일 통일부가 발표한 ‘2018년 학교통일교육 실태조사’에서 초.중.고등학생 10명 중 6명이 통일이 필요하고 답한 결과에 비춰, 이날 아이들의 공연은 많은 것을 시사했다.

통일되면, ‘단일기(한반도기)’를 가슴에 달고 역도 선수가 되거나 무용가가 되고 싶다는 초급학교 1학년 학생들의 ‘출발! 통일미래에로!’ 공연, 하나가 되면 세계 무대를 떨칠 수 있다는 ‘우리는 통일올림픽선수!’ 무용공연 등에서, 재일 조선학교 학생들의 통일 열망이 묻어났다.

일본 정부의 재일 조선학교 차별에 맞서 우리말과 역사를 열심히 배우겠다는 아이들의 다짐도 무대를 장식했다.

올해 1학년이 되는 아이들은 ‘넌 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세요’라는 노래를 부르고, 곧 졸업하는 6학년 학생 15명은 ‘우리 학교, 우리 행복’이라는 공연으로 재일 조선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표출했다.

그리고 고학년이 ‘우리 학교 영원하여라’라는 합창을 한 뒤, 전교생이 모두 무대에 올라 이쿠노조선초급학교의 교가인 ‘긍지높은 배움의 요람’을 부르며, 우리 말과 역사를 열심히 배우겠다고 다짐했다.

   
▲ 이쿠노조선초급학교 학생 2백명이 모두 나와 교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이날 이쿠노조선초급학교 예술발표회의 백미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의 무대 등장이었다.

‘김복동의 희망’ 관계자들과 함께 이날 일본을 방문한 길원옥 할머니는 예술발표회에 참석, 노래 ‘한 많은 대동강아’로 학생들의 공연에 답했다. 그리고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길 할머니는 오쿠노조선초급학교와 조선학교를 지원하는 일본의 시민단체 홍길동기금에 각각 후원했다. 그리고 학생 수만큼의 연필도 선물했다.

고 김복동 할머니와 길원옥 할머니의 삶을 배운 이쿠노조선초급학교 학생들은 길 할머니를 만나자 “안녕하세요”를 외치며 환호했고, 너 나 할 것 없이 할머니를 만나고 싶어 했다.

   
▲ 예술발표회에 참석한 길원옥 할머니가 '한많은 대동강아'를 부르며 학생들의 공연에 화답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학교에서 길원옥 할머니의 삶을 배운 학생들이 할머니를 찾아와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한편, ‘김복동의 희망’은 오는 24일 오후 조호쿠조선초급학교 예술발표회에도 참석한다. 그리고 일본군위안부문제해결을 위한 간사이네트워크 관계자들과 만나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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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 2차 북미정상회담 위해 평양 출발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9/02/24 11:03
  • 수정일
    2019/02/24 11:0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김정은 위원장 2차 북미정상회담 위해 평양 출발
 
 
 
김영란 기자 
기사입력: 2019/02/24 [10:24]  최종편집: ⓒ 자주시보
 
 

 

▲ 김정은 위원장이 23일 오후,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역을 전용열차 편으로 출발했다.     © 자주시보

 

▲ 김정은 위원장이 23일 오후,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역을 전용열차 편으로 출발했다.     © 자주시보

 

▲ 김정은 위원장이 23일 오후,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역을 전용열차 편으로 출발했다.     © 자주시보

 

▲ 김정은 위원장이 23일 오후,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역을 전용열차 편으로 출발했다.     © 자주시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23일 출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주체108(2019)년 2월 27일부터 28일까지 윁남 사회주의 공화국 하노이시에서 진행되는 제2차 조미수뇌상봉과 회담을 위하여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전용열차 편으로 23일 오후 평양역을 출발했으며김영철리수용김평해오수용 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노광철 인민무력상김여정 당 제1부부장최선희 외무성 부상그리고 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위원회 관계자들이 함께 떠났다.

 

평양역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최룡해 부위원장박봉주 내각총리를 비롯한 당과 정부무력기관 간부들이 김정은 위원장을 환송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당과 정부무력기관의 간부들은 최고령도자동지께서 제2차 조미수뇌상봉과 회담에서 훌륭한 성과를 거두고 안녕히 돌아오시기를 충심으로 축원하였다고 보도했다.

 

 

또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은 윁남 사회주의 공화국 주석인 웬 푸 쫑동지의 초청에 의하여 곧 윁남 사회주의 공화국을 공식 친선방문하며 방문 기간 두 나라 최고지도자들의 상봉과 회담이 진행되게 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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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정상회담, 한반도 새 역사를 쓸 것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 한반도 새 역사를 쓸 것이다
  • 손정목 4.27시대연구원 국제분과장
  • 승인 2019.02.22 17:36
  • 댓글 2
▲ 오는 27~28일(이하 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림에 따라 21일 하노이 거리의 가로등에 한 남성이 미국, 북한 그리고 베트남 국기를 설치하고 있다.[사진 : 뉴시스]

1. 하노이 공동성명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실행방안

이달 말 개최될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의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수립의 청사진을 보여주는 역사적 회담이 될 것이다. 지난 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북미 간 오랜 적대관계를 끝내고 관계정상화로 나아가는 원칙적 합의를 담았다면 이번 정상회담은 그 실현을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을 합의할 것이란 점에서 가히 전환적 의의를 가질 것이다. 이것은 지난 해 남북정상 간의 9월 평양공동선언이 판문점 선언 실행방안을 담은 것과 같은 이치다. 그렇기 때문에 하노이 공동성명은 싱가포르공동성명의 3대 합의 사항(관계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한반도 비핵화)실현을 위한 전면적이고 구체적 합의 사항을 담을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을 포함 국내외 대부분 언론들은 자신들의 상상력을 발동하여 이번 회담을 스몰딜, 빅딜로 나누거나, 한반도 비핵화가 아닌 북의 비핵화에만 초점을 맞춰 북한(조선)이 핵시설 폐기 이외에도 패전국에게나 적용할 만한 ICBM 폐기나 반출, 핵신고 리스트의 제공 심지어 핵개발 기술자명단 제출 등도 마치 미국이 북에 요구한 것처럼 보도하였다. 그리고 북한(조선)이 이를 수용하면 미국이 그에 대한 상응조치로 부분적 제재완화와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설치 등을 할 것이라는 식의 제한적, 시혜적 성격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종전선언이나 연락사무소 설치는 미국이 베푸는 시혜적 조치가 아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양국이 관계정상화 합의를 실현하기 위한 공동의 필요조치다. 그리고 백번 양보해서 이번 회담이 이와 같은 제한적 수준의 합의만 시도한다면 정상회담은 실무협상 수준으로 격하될 것이다.

이런 류의 보도는 여전히 회담의 성격을 모르는 무지의 소산이거나 아니면 의도적인 왜곡보도다. 이들은 미국 우위의 시각에서 북한(조선)의 일방적 핵폐기가 정상회담의 핵심인양 그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여전히 패전국에게나 적용 가능한 방안을 마치 미 정부가 조선에 요구하거나, 해야 하는 것 인양 들이밀고, 만약 북한(조선)이 이에 합의하지 않으면 회담실패라느니, 트럼프대통령이 패배했다는 식의 가짜뉴스를 양산해 북미합의를 흔들려고 하는 것이다.

북미정상회담의 기본 성격은 핵보유국간의 대화와 담판이다. 이 회담의 본질은 북한(조선)이 핵무력을 완성하여 상호간에 핵공격이 가능해진 조건에서 고조된 핵전쟁 위험을 피하기 위한 평화회담이다. 그렇기 때문에 북미간에는 과거 미‧소, 미‧중 회담처럼 핵보유국간 대등한 입장에서 상호주의 원칙(단계별 동시행동원칙)이 적용된다.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의 교착상태는 미국이 이런 원칙에 합의하고도 북한(조선)의 선도적 비핵화 조치에 상응한 신뢰조치를 취하는 대신 북한(조선)에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와 제재압박을 계속하였기 때문이다. 
이렇듯 ‘단계별 동시행동 원칙’은 핵보유국간 대등한 협상을 받아들이는가 아닌가를 가르는 관건적 기준이다. 이제 북‧미가 2차 정상회담을 합의한 것은 미국이 이 원칙을 재확인하고 실행할 것을 약속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조선신보>는 “제2차 조미수뇌회담은 그동안의 미국의 그릇된 협상태도가 시정되어 공동성명의 정신에 기초한 동시행동조치가 확정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또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북한(조선)과의 협상에서 '동시적·병행적 기조를 재확인‘ 한다고 하였다.

사실 미 정부차원에서는 북한(조선)을 자극하는 리비아 방식이나 FFVD 같은 발언들이 거의 사라졌다. 오히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민의 안전이 최우선 목표"라고 재확인하고, 그 방안으로 “완전한 비핵화”라고 하였다. 싱가포르공동성명 합의사항 그대로 표현한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는 비핵화뿐 아니라 한반도에 안보 메커니즘, 평화 메커니즘을 창설하는 것에 관해서도 얘기하고 있다“며 동북아 다자 안보체제와 평화협정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러한 일련의 전개는 이번 조미정상회담이 비로소 그 성격대로 상호주의 원칙에 의거 진행될 것임을 예고한다.

2. 2차 북미정상회담 준비과정의 특징

2차 조미정상회담 준비과정은 1차 때와 비교하여 정상간 친서가 오고 갔다는 공통점 이외 몇 가지 점에서 중대한 특이점을 보여준다.

우선 김혁철-스티븐비건이라는 전권을 위임받은 새로운 조미간 실무협상 창구가 열렸다는 점이다. 두 사람은 직함 그대로 대미, 대조선협상을 위한 특별대표의 자격으로 <한겨레신문>은 전직 고위관계자의 말을 빌어 “북‧미 정상이 1차 회담 때 많은 공격을 받은 ‘톱다운’ 방식의 단점을 보완하려고 고안한 새로운 협상 방식”이라고 보도하였다. 톱다운 방식에 따른 실무협상 부족과 여러 장애발생을 기존 협상창구가 아닌 양 정상의 의중을 충실히 반영해 실행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을 내세워 협상을 성공시키려는 것이다.

실무협상과정에서의 특이점은 지난 1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처음으로 남북미 3자간 실무회담이 열렸다는 점과 지난 2월초 스티븐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이 ‘협상이 아니고' "양측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설명하는 시간"이었다고 밝힌 점이다. 정상회담이 얼마 남지 않은 촉박한 상황에서 한국을 참가시켜 여러 현안을 논의하고, 또 방북하여서는 이견을 좁히는 협상이 아니라 상호간 바라는 바를 장시간에 걸쳐 설명하고 확인하였다는 것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북‧미간 합의가 이루어져 있지 않으면 나타나기 어려운 현상이다.

특히 스웨덴 스톡홀름 회의는 애초 북‧미간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협상이란 예상을 뛰어넘어 한국대표도 참여하는 남북미 회담이 열렸다는 점과 “핵군축, 경제개발, 지역안보전문가”들이 참여한 회담이었다는 점에서 이전 실무회담과 구별된다. 한국대표가 참석하였다는 것은 단지 중재자 역할 때문이 아니라 예견되는 한반도 평화협정의 한 주체로서 한국도 북미간 진행상황을 알고, 삼자간의 의견교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여러가지 지역 안보 체제(different mechanisms for regional security)가 논의“됐다는 것은 한반도 평화체제의 일환으로 동북아 다자안보체제가 논의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논의 전개는 북‧미간 이견이 많았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여기에 회담결과가 만족스러워 회담이 원래 일정보다 일찍 끝난 점까지 고려하면 북미 간에는 이미 상당한 수준의 의견일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3. 북미 관계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

이렇듯 2차 조미정상회담은 1차 때와 달리 충분한 사전 준비와 논의에 기초하여 그야말로 세기에 남을 합의서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이 “우리가 6월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공동성명의) 각 조항마다 진전을 이뤄내길 희망한다”고 밝힌 것은 언론들의 왜곡보도와 달리 2차 조미정상회담에서는 상호주의원칙에 의거하여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전면적이고 구체적 실천방안이 균형 있게 합의되어 발표될 것임을 예고한다. 이를 지금까지 나온 발표를 토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북미 관계정상화 :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밝힌 “새로운 조미관계를 수립”은 양국간의 수교를 의미한다. 이를 위해 하노이정상회담에서는 미국의 제재완화와 연락사무소 설치를 비롯하여 양국의 상호왕래 및 상호교류를 추진하고, 상시적인 연락체계를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 정부가 3월 짐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의 방북을 승인했다는 것은 제재완화를 동반해야 하는 것으로, <조선신보>는 “조미관계에서 획기적인 진전이 있음을 보여주는 징조”라고 보도하였다.

(2) 한반도 항구적 평화체제 :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밝힌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은 한반도 평화협정과 동북아 다자안보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조미간 평화협정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미 신년사에서 “조선반도의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을 적극 추진할 것을 밝힌 바 있다. 하노이 정상회담은 이 평화체제 실현을 위한 평화협정 테이블을 공식화 될 것으로 보인다. <JTBC>방송은 14일 외교관계자의 말을 빌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평화협정으로 가는 플랫폼을 만드는 안이 합의안에 들어갈 것"이라고 이를 ‘평화협정위원회’라고 보도하였다. 한반도 평화협정은 조‧미가 중심이 되어 한국과 중국이 참여하는 4자 회담의 형식을 갖출 것이다.

평화협정의 핵심 의제는 미군철수 문제다. 최근 아프카니스탄 평화협정을 위한 협상에서도 18개월 내 미군철수가 합의된 것으로 보도된 것처럼 모든 교전국 사이의 평화협정은 외국군 철수를 핵심 의제로 한다. 한반도 평화협정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해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후 미군철수가 목표라고 밝힌 바 있고, 최근 미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주한미군 철수와 관련 “누가 알겠느냐. 하지만 그곳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것이 매우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하여 철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여기에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12일 한반도에서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주한미군 주둔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는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이 철수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이미 미군당국은 이와 관련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밝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북한(조선)의 일방적 핵폐기가 아니라 미국의 상응한 안정보장을 전제로 한다. 이를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는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이란 표현으로 보다 명료하게 표현했다. 즉 핵무기를 없애려면 상대의 핵위협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의 핵위협이 엄연한 조건에서 자국만 핵무기를 폐기하는 바보는 없을 것이다. 이는 조선이 비핵화하려면 미국에 의한 핵위협이 상호주의에 따라 균형있게 제거되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미국이 조선에 대한 핵위협을 없애기 위해 자신들의 핵무기를 폐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조선 역시 미국의 핵위협이 남아있는 조건에서 조선 핵무력의 완전한 제거는 불가능한 것이다. 결국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한반도라는 지리적 범위에서부터 단계적 동시행동으로 점차 그 수준과 범위를 넓혀 나가는 방향이 될 것이다. 단계적 군비통제와 군축이다. 트럼프대통령의 “서두르지 않는다”는 발언은 이런 의미로 읽힌다.

이와 관련 북미는 어느 정도 합의를 이룬 듯하다. 김정은 위원장은 4불원칙(핵무기 생산, 시험, 사용, 전파중지)에 의거한 핵동결, 비확산을 현 단계 비핵화의 수준으로 제시하였다 즉 핵무기 생산을 하지 않기 때문에 영변핵시설을 비롯한 생산시설을 해체할 수 있고, 핵 시험을 하지 않기 때문에 핵 시험장, 미사일 발사대 등을 폐기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사용, 전파 중지를 담보하기 위하여 새로운 별도의 조치 등도 합의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 역시 “우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확장 능력을 줄이기를 원한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 핵 위협이 실질적으로 감소하게 되길 기대’한다. “핵확산 문제와 핵무기가 세계에 가하는 위험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폼페이오), “우리는 단지 실험을 원하지 않는다(We just don't want testing)”(트럼프)는 등 핵동결과 비확산에 호응하였다. 특히 트럼프대통령의 “비핵화를 위한 괜찮은 기회”(decent chance of denuclearization)라는 발언은 ”골대를 옮겼다“라는 의미로 해석되어 비핵화의 규칙과 수준을 하향조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게 볼 때 하노이 정상회담에서는 북미간 핵동결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방안으로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한반도 평화체제와 한반도 비핵화는 상호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북미 간 관계정상화를 추동할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북미의 군사적 조치를 필연적으로 동반하고, 이를 법적으로 담보할 한반도 평화협정과 국제적으로 담보할 동북아 다자안보체제로 귀결될 것이다. 이 과정은 북미가 수차례 공언해 온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인 2020년 안에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가 본격적으로 구축되기 시작하면 동시에 남북은 화해와 번영, 통일의 길에 들어설 것이다. 이제 한반도는 적대와 대결의 역사를 종식한 세계적 모범으로서 그리고 세계적인 평화와 번영의 주역으로서 새 역사를 쓰게 될 것이다. 이 실현을 위해 사상과 정견, 소속과 지위를 떠나 하나로 단결해야 할 때다.

손정목 4.27시대연구원 국제분과장  webmaster@minplu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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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으로 입증된 4대강의 허구... '물그릇론' 붕괴

[삽질의 종말 ②] 22일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 발표의 의미...한국당 '물전쟁' 선포했지만

19.02.22 20:52l최종 업데이트 19.02.22 22:07l

 

4대강사업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2월22일에 발표한 '금강과 영산강의 보 처리 방안'을 계기로 <오마이뉴스>는 긴급 기획 '삽질의 종말'을 시작합니다. <오마이뉴스>는 4대강 사업을 소재로 한 최초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을 제작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 개봉합니다. 오는 4월경에는 단행본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오마이북)이 출간될 예정입니다.[편집자말]

 

금강·영산강 보 평과 결과 발표하는 홍종호 공동위원장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 홍종호 공동위원장과 홍정기 단장, 연구책임자, 분과 위원장 등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금강·영산강 5개 보의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위원회는 금강의 세종보, 영산강의 죽산보를 해체하는 안을 제시했다.
▲ 금강·영산강 보 평과 결과 발표하는 홍종호 공동위원장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 홍종호 공동위원장과 홍정기 단장, 연구책임자, 분과 위원장 등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금강·영산강 5개 보의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위원회는 금강의 세종보, 영산강의 죽산보를 해체하는 안을 제시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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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16개 보 중 5개에 대해 사실상 사망선고가 내려졌다. 이에 정치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공동위원장 홍종호·홍정기, 이하 기획위원회)는 22일 금강과 영산강 5개 보 중 3개는 해체하고, 2개 보의 수문은 상시 개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5개 보는 강물을 가로막는 구조물로서의 존재 의미를 잃는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굳게 닫혔던 4대강 보의 붕괴가 시작된 것이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물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지난 2018년 11월 구성된 기획위원회는 2017년 6월부터 진행한 금강, 영산강 보 개방에 따른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5개 보 처리 방안을 검토해 왔다. 이들은 세종보와 죽산보 해체, 공주보는 공도교 기능만 유지한 채 부분 해체, 백제보와 승촌보는 상시 개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망가진 강을 4대강 사업 이전으로 되돌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기획위원회는 이후 민관협의체 회의와 전문가 토론회, 국제 심포지엄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오는 6월에 구성될 국가물관리위원회에 보 처리 방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5개 보에 대한 최종적인 처리 방안은 국가물관리위원회가 결정한다. 기획위원회는 또 올해 연말까지 한강과 낙동강의 11개 보 처리 방안에 대한 방침도 제시할 계획이다.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밝힌 부문별 주요 평가결과.
▲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밝힌 부문별 주요 평가결과.
ⓒ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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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영산강 5개 보의 처리방안 제시하는 홍정기 단장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 홍정기 단장과 홍종호 공동위원장과 연구책임자, 분과 위원장 등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금강·영산강 5개 보의 처리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날 위원회는 금강의 세종보, 영산강의 죽산보를 해체하는 안을 제시했다.
▲ 금강·영산강 5개 보의 처리방안 제시하는 홍정기 단장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 홍정기 단장과 홍종호 공동위원장과 연구책임자, 분과 위원장 등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금강·영산강 5개 보의 처리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날 위원회는 금강의 세종보, 영산강의 죽산보를 해체하는 안을 제시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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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편익 분석, 세종보 2.92] 밑 빠진 독... 결론은 명확

 

4대강 사업에 대한 파산선고는 사실 작년 감사원 감사 때 내려졌다. 당시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의 경제성을 분석(비용 대비 편익, B/C)해 '0.21'이라는 수치를 내놨다. 100원을 투자하면 거기서 겨우 21원을 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기획위원회 발표는 수십조 원을 들여 만든 4대강 보의 존치 여부였다. 실패한 사업으로 탄생한 보의 존치-해체의 경제성을 분석한 것이다.

가령 세종보만 해체하는 데 114억 원이 든다. 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물이용 대책을 강구하려면 추가로 86억 원이 든다. 이것만 해도 총 200억 원. 하지만 수질과 수생태 개선비용으로 867억 원의 이득이 생기고, 유지관리비 83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 기획위원회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62년까지 세종보 해체에 따른 비용은 총 332억 원이 드는데, 편익 비용은 972억 원에 달했다.

기획위원회가 이런 계산을 통해 발표한 세종보 해체시 B/C 값은 2.92. 100원을 투입하면 292원의 이윤이 발생한다는 분석이다. 4대강 사업을 밀어붙였던 자유한국당 등은 수천억 원의 세금을 들여서 만든 보를 왜 철거하느냐고 비판하고 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더 많은 세금을 낭비해야 한다는 게 기획위원회가 내린 결론이다.
 
 20일 하늘에서 내려다 본 세종보.
▲  하늘에서 내려다 본 세종보.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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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 1.08 - 죽산보 2.54] 죽산보는 완전 해체, 공주보는 교량 기능만

공주보 해체 비용은 533억 원으로 세종보보다 훨씬 많다. 물이용 대책 비용 137억 원을 합치면 해체 비용은 총 670억 원이다. 하지만 수질과 수생태 개선으로 650억 원의 이익이 발생한다. 572억 원의 유지관리비도 절감할 수 있다. 공주보 해체 시 소수력 발전을 하지 못해서 2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기획위원회가 매긴 공주보 B/C값은 1.08. 세종보처럼 해체가 정답이라는 결론이다.

하지만 기획위원회는 공주보 완전 해체 방안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현재 공주보를 공도교로 이용하는 차량은 하루 평균 3500여대. 4대강 사업 당시 공도교로 만든 것은 아니었지만, 이명박 정부가 이를 용인하면서 교통량이 증가했다. 이에 기획위원회는 교통권을 보장하는 해체 방안을 제시했다. 고정보와 수문은 철거하고 교량 기능은 살려둔다는 것이다.

최근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 등은 공주보를 해체하면 지하수와 농업용수가 고갈된다고 반대하고 있지만, 이날 기획위원회는 이 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박재현 4대강조사평가단 전문위원회 수리수문분과장(인제대 교수)은 "금강 지역은 대청댐 물을 생활-공업용수로 사용하기에 수위가 낮아지는 것에 영향을 받지 않고, 농업용수의 경우 양수-취수장을 개선하고, 취수 수위에 대한 임시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죽산보도 해체 방안이 제시됐다. 기획위원회가 죽산보 해체에 매긴 B/C 값은 2.54. 보를 해체하는 비용 및 불편익 비용은 총 622억 원인데, 편익 비용은 1580억 원에 달했다. 기획위원회는 "하굿둑으로 인한 물 흐름의 제약, 황포돛배 운영과 같은 지역 문화관광 여건 등을 검토한 뒤 추가 모니터링 결과를 국가물관리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강, 영산강 보 경제성 분석 결과.
▲  금강, 영산강 보 경제성 분석 결과.
ⓒ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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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제보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공주보 구조물이 유실된 상태로 물 밖으로 드러났다.
▲  공주보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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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보 0.96 - 승촌보 0.89] 해체 보류... 하지만 상시 개방

하지만 백제보 해체의 B/C 값은 0.96. 해체보다 유지하는 게 나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에 분석한 5개 보 중 4개 보는 해체하면 수질이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기에 '편익 비용'이 추가됐는데, 백제보는 285억 원이나 마이너스로 기록됐다. 따라서 기획위원회는 백제보를 해체하지 않고 상시 개방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향후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운명이 바뀔 수 있다.

홍정기 기획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보 개방 기간이 짧아 수질 평가에 필요한 실측 자료가 충분치 않았고, 보가 설치되기 전 자료를 이용한 평가 결과로도 보 해체의 경제성을 확인하지 못했다"면서도 금강의 장기적인 물 흐름 개선을 위해 백제보를 상시 개방하는 처리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승촌보 해체의 B/C값은 0.89로 이번에 분석한 5개의 보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489억 원을 들여 보를 해체해도 물이용 대책비용 300억 원, 주민들의 교통 불편 비용 172억 원이 추가되기에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획위원회는 "수질과 생태 개선 효과를 지속하기 위해 주변 지역 물이용에 지장이 없도록 보를 운영하면서 상시 개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결론적으로 이날 기획위원회는 3개 보의 철거와 2개 보의 상시 개방을 제시했다. 이명박 정부가 내걸었던 소위 '물그릇론', 보에 물을 채워놓겠다는 정책의 폐기를 선언한 셈이다. 또 4대강 사업을 통해 지역 경제를 살리고 국운을 융성시키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장밋빛 청사진도 완전한 허구였다는 것을 정치 논리가 아니라 경제 지표로 증명했다.
 
 지난 8월 백제보에 녹조가 창궐하여 최악의 상태로 빠졌다. 이런 강물에서 수상레저를 줄기고 농사를 지어야 했다.
▲  녹조가 창궐한 백제보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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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수생태] 보 해체하면 3000억 원 편익 발생

4대강 사업으로 강의 수질과 생태를 살리겠다는 게 이명박 정부가 내건 주장의 하나였다. 하지만 기획위원회는 이 정치논리의 허구성도 경제 수치로 반박했다. 4대강 사업에 찬성했던 학자들은 '이수와 치수' 기능은 좋아졌다고 하지만 보에 물을 가득 채워 놓음으로 인해 홍수 위험이 증가하는 등 치수 기능은 악화됐다. 이수 기능은 약간 호전되는 데 그쳤다.

기획위원회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보를 해체하면 수질이 대체로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5개 보를 종합하면 수질 개선 편익 비용은 무려 1389억 원이었다. 생태계 개선비용도 1583억 원에 달했다. 지하수 활용 등 이수 기능은 다소 악화되지만, 친수 기능, 즉 사람들이 강가에 가서 놀 수 있는 등의 편익을 계산하면 154억 원이었다.

이철재 4대강조사평가단 전문위원회 사회경제분과 간사는 "보는 홍수 소통에 지장물이 될 수 있고 홍수기에 수문조작에 실패하면 피해가 확산될 수 있어서 구조물을 철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한편으로는 4대강 사업은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강으로 만들어 버렸는데 자연성이 회복되면 여울에서 물고기가 헤엄치고, 우리 아이들이 멱을 감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전쟁 선포?] 자유한국당의 반발... 홍종호 위원장 "정쟁으로 몰지 말라"

자유한국당은 이날 기획위원회의 발표에 반발하면서 '물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공주가 지역구인 정진석 의원은 주민들에게 보낸 핸드폰 문자를 통해 "세종보 공주보 해체, 백제보 상시 개방은 4대강 사업 전면 폐기로 가는 첫걸음"이라면서 "금강의 우리 물을 지키기 위해 '물 전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자유한국당 '4대강 보 파괴 저지 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이날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기획위원회가 보 해체 방안에 대해 '보수정권 지우기'로 규정하면서 성토했다. 그는 "보수 정권이 한 것을 전부 부정하면 본인들이 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4대강은 정말 문재인 대통령 개인 소유물이 아닌지, 그동안 투입된 세금과 해체 비용은 어디서 나오는지 묻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종호 공동 기획위원장(서울대 환경대학원 원장)은 "이명박 정부는 한반도대운하 사업의 어설픈 B/C 분석 자료를 내세우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라는 꼼수를 써가면서 4대강 사업을 추진했는데, 우리는 이수와 치수, 수질과 생태, 지역 여론까지도 종합적으로 연구평가해서 내놓은 결과"라면서 "이번 조사에 참여한 학자들을 좌편향이라고 몰고 '과거 정권 지우기'라는 식의 정쟁으로 몰아가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모든 데이터를 공개하면서 전문가들과 토론하고 소통할 자세가 되어 있는데, 자극적인 발언으로 농민들을 추동하고 막무가내로 비판하는 것은 문제"라면서 "보 처리 방안 제시안은 금강과 영산강의 자연성 회복에 기여하면서 지역 주민과 미래세대개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고심한 결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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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서울이 함께’ 5.18 망언 규탄 범국민대회, 23일 광화문서 개최

시국회의 “자유한국당 제외한 여야 정치인, 지자체장, 서울시민들 모일 것”

이소희 기자 lsh04@vop.co.kr
발행 2019-02-22 21:07:10
수정 2019-02-22 2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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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망언 국회의원 퇴출, 자유한국당 해체 범국민대회 포스터
5.18 망언 국회의원 퇴출, 자유한국당 해체 범국민대회 포스터ⓒ사진 = 5.18 시국회의

'5.18 망언'논란을 일으킨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국회에서 퇴출하고, 5.18 역사왜곡처벌법을 제정하자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23일 서울 광화문에 울러퍼진다.

5.18 시국회의(이하,시국회의)와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이하, 광주운동본부)는 23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5.18 민주화운동 왜곡 모독 망언 3인 국회의원 퇴출, 5.18학살 역사왜곡 처벌법 제정, 자유한국당 해체 범국민대회'(이하, 범국민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범국민대회는 극우인사 지만원을 앞세워 '5·18 공청회'를 개최하고 이 자리에서 망언을 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퇴출과, 5·18 역사왜곡처벌법 제정, 신속한 5·18 진상조사위원회 출범 등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광주운동본부 측에 따르면, 범국민대회에는 광주 전남 지역 5월 단체, 시민사회·노동·학생 단체, 기관·정당 관계자 등 시민 2천여명이 참석한다. 이들은 당일 아침 광주시청, 5.18기념 문화센터 등지에 모여 함께 상경한다.  

16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한국당 망언 의원 퇴출, 5·18역사왜곡처벌법 제정을 위한 범시민궐기대회'가 열린 가운데 이용섭 광주시장이 개회사를 발표하고 있다.
16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한국당 망언 의원 퇴출, 5·18역사왜곡처벌법 제정을 위한 범시민궐기대회'가 열린 가운데 이용섭 광주시장이 개회사를 발표하고 있다.ⓒ제공 = 뉴시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도 시민들과 함께 상경해, 광주 민·관·정이 똘똘 뭉쳐 문제 해결에 나선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 시장은 이날 무대에 올라 광주 시민들의 분노를 전국의 시민들에게 전하고, 각 지자체에서도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줄 것을 당부한다.

5.18을 겪었던 피해자도 무대에 올라 당시의 참혹했던 상황을 전하고, 극우세력과 자유한국당의 망언 행태를 비판한다. 광주 오월어머니합창단은 무대에서 '광주출정가'를 부른다.

(사)생명나눔실천 광주전남본부는 세 가마 분량의 쌀로 가래떡을 만들어 서울 시민들과 함께 나눈다. 이들은 "전국에서 오신 분들과 (5.18 당시처럼) 주먹밥을 나누고 싶지만, 거리가 너무 멀고 여의치 않아 가래떡으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광주운동본부 측 관계자는 "범국민대회에서 나눠 먹으라며 빵, 음료 1,500여명 분을 전달한 시민도 있다"고 밝혔다.  

6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자유한국당 5·18망언 의원 3인 퇴출과 5·18역사왜곡처벌법 제정을 위한 광주범시민운동본부' 주관으로 '한국당 망언 의원 퇴출, 5·18역사왜곡처벌법 제정을 위한 범시민궐기대회'가 열리고 있다. 2019.02.16.
6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자유한국당 5·18망언 의원 3인 퇴출과 5·18역사왜곡처벌법 제정을 위한 광주범시민운동본부' 주관으로 '한국당 망언 의원 퇴출, 5·18역사왜곡처벌법 제정을 위한 범시민궐기대회'가 열리고 있다. 2019.02.16.ⓒ뉴시스

시국회의는 이날 집회 규모를 5~6천여명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정치인과 지자체장, 서울시민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측했다.  

시국회의 관계자는 "이번 집회는 5.18 망언 관련해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리는 대규모 행사"라며, "광주와 서울이 함께 만나 이같은 의지를 표명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행사가 열리는 청계광장은 2016년 10월 29일 박근혜 정권 퇴진 1차 촛불이 열렸던 곳이고, 이후 행진이 진행되는 광화문 광장 일대는 수백만의 시민들이 2016년~2017년 동안 박근혜 퇴진 촛불을 들었던 상징적 장소"라고 개최 장소의 의미도 짚었다.  

앞서 지난 16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는 광주운동본부 주최로 '5.18역사왜곡 처벌을 위한 광주범시민궐기대회'가 열려 1만여명(주최측 추산) 시민들이 참여한 바 있다. 23일 서울 범국민대회를 통해 광주시민들의 분노가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시민들의 '5.18 망언의원 퇴출' 등 문제 해결 열기가 높아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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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왜곡·날조 처벌법 내용은

5·18 민주화운동 왜곡·날조, 허위사실 유포 최대 7년 징역
예술·학문, 연구·학설, 시사사건 보도 목적이면 처벌 제외

노지민 기자 jmnoh@mediatoday.co.kr  2019년 02월 22일 금요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3당 소속 의원 166명이 5·18민주화운동을 부인·비방·왜곡·날조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한 경우 처벌하는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권미혁·바른미래당 채이배·민주평화당 장정숙·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직접 제출했다. 5·18특별법 개정안 처리를 당론으로 채택한 더불어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 소속 의원들은 전원이, 바른미래당은 과거 국민의당 출신 의원 16명이 개별로 이름을 올렸다. 무소속 손금주·손혜원·이용호 의원도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2010년 제정된 5·18특별법에 5·18민주화운동 정의를 구체화하고 5·18민주화운동 부인·비방 또는 허위사실 유포 금지 조항을 추가하는 내용이다.

개정안은 5·18민주화운동을 “1979년 12월12일과 1980년 5월18일을 전후해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범죄와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대항해 시민이 전개한 민주화운동”으로 정의했다. 기존 특별법이 “1979년 12월 12일과 1980년 5월 18일을 전후해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범죄행위”라고 명시한 데 비해 ‘민주화운동’으로 5·18 성격을 더 명확히 했다.

 

▲ 더불어민주당 권미혁(왼쪽부터), 정의당 추혜선, 민주평화당 장정숙,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이 22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 '5.18민주화운동 특별법 개정안'을 여야4당 공동으로 제출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권미혁(왼쪽부터), 정의당 추혜선, 민주평화당 장정숙,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이 22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 '5.18민주화운동 특별법 개정안'을 여야4당 공동으로 제출하고 있다. ⓒ 연합뉴스
 

5·18민주화운동을 부인·비방·왜곡·날조 또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자에겐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는 처벌 조항을 뒀다. △신문, 잡지, 방송, 그 밖에 출판물 또는 정보통신망의 이용 △전시물 또는 공연물의 전시·게시 또는 상영 △기타 공연히 진행한 토론회, 간담회, 기자회견, 집회, 가두연설 발언 등이 처벌 가능한 대상으로 명시됐다. 

이는 공연성이 없는 5·18 부인 행위까지 처벌하는 것이 침해의 최소성에 반할 위험성이 있다는 법조계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등의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량학살)’ 부인 처벌법도 처벌 대상 행위의 공연성 요건을 두고 있다.

형량의 경우 기존에 발의된 5·18특별법 개정안과 큰 차이는 없다. 앞서 발의된 개정안들은 5·18민주화운동을 부인, 왜곡, 날조 행위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박지원 의원안)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석현 의원안)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박광온, 이개호 의원안)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김동철 의원안) 등에 처한다고 제시했다.

김재윤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3일 더불어민주당 ‘5·18 망언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5·18민주화운동 부인행위는 허위사실에 해당하며 그 행위방법도 공연성이 폭넓게 인정되는 출판물과 정보통신망에 의한 방법으로 행해지므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 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2항과 동일하게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법익의 균형성에 부합하는 적정한 형벌이라 보인다”고 제안했다. 

또 개정안은 왜곡·날조 등 행위가 예술·학문, 연구·학설, 시사사건이나 역사의 진행과정에 관한 보도, 기타 이와 유사한 목적에 기여하는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도록 위법성 조각사유를 뒀다.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이철희 의원은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고려해 둔 조항”이라며 “독일 등 입법례를 참고해 이 정도 위법성 조각사유를 넣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 조항이 실제 처벌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한계도 언급되고 있다. 

이철희 의원은 “5.18민주화운동은 시민들에 의한 대표적 민주화운동으로 당시 헌정질서 파괴범죄의로 민주주의가 크게 후퇴했고, 국가권력에 의한 대규모 인권유린과 학살로 인해 전국민적 고통과 해악이 매우 컸다”며 “5.18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중요성뿐만 아니라, 고통이 끊임없이 재생산된다는 측면에서, 더 이상 우리 사회가 5.18의 부인・왜곡을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입법 필요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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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남측위, ‘국민적인 공동선언 이행운동’ 결의

공동대표회의, 이창복 의장 연임...‘통일방안 논의 시작’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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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22  18: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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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5남측위원회는 22일 오후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2019년 정기공동대표회의(총회)를 개최하고 결의문을 채택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4월 27일부터 9월 19일까지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활동기간’에 남측 전 지역과 부문, 계층과 연령을 모두 망라하는 국민적인 선언이행운동을 힘차게 벌여 나가자.”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이하 6.15남측위원회)는 22일 오후 2시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2019년 정기공동대표회의(총회)를 개최하고 결의문을 채택,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새해 2019년은 한반도가 뒤돌아가지 않는 평화와 번영, 통일로 나아가느냐, 마느냐를 가늠짓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남북공동선언들을 중단 없이 이행해 나간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는 새로운 통일시대를 맞게 될 것”이라고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이들은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다짐한 뒤 “합동군사훈련, 무기도입 등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고 ‘불가침’을 훼손하는 일체의 행위들을 반대하며,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여 나가자”고 결의했다.

또한 “올해 우리는 남북공동의 기념일들을 계기로 한 민족공동행사들을 비롯하여 남북의 각계각층의 다방면적 교류를 추진하고 활성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운동을 비롯해 대북제재의 유예, 완화, 해제를 위한 운동을 적극 벌임으로써 남북관계 발전을 가로막는 대북제재의 장벽을 반드시 넘어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들은 특히 “지금이야말로 성큼 다가온 한반도 평화, 번영, 통일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준비해 나가야 할 때”라며 “역사적인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과 6.15공동선언에서 밝힌 통일의 원칙과 ‘남과 북 통일방안의 공통성에 기초하여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한 합의에 토대하여 평화, 번영, 통일을 위한 전 사회적, 전 민족적인 논의를 시작해 나가자”고 제안해 주목된다.

6.15북측위원회 등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전민족적 합의에 기초한 평화적인 통일방안’을 언급한 이후 전 민족적 통일방안 마련을 주창하고 있다.

   
▲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창복 상임대표의장의 사회로 진행된 총회에서는 규약을 개정, △상임대표(10인→15인 내외)와 운영위원(30인 내외→40인 내외) 증원 △상임집행위원회, 지도위원 신설 △재정마련과 사업영역 확대를 위한 (사)남북공동선언실현평화디딤돌 설립 등을 의결했다.

임원 선출에서는 상임대표로 이창복 상임대표의장을 비롯해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김삼열 독립유공자유족회 회장, 이규재 범민련남측본부 의장, 조성우 겨레하나 이사장 등을 선출해 이창복 상임대표의장이 연임하게 됐고, 정성헌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과 김태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새로이 포함시켰다.

운영위원은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과 박불똥 한국민예총 위원장, 최경환 민주평화당 의원, 이상규 민중당 대표 등을 선출하고 증원된 인원들을 추후 운영위 회의를 통해 보강키로 했다.

이들은 6.15민족공동위원회 확대발전를 목표로 ‘민간 통일운동 협력강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3월 중에 중국에서 6.15민족공동위원회 정책협의를 개최해 남북해외 정책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총회는 지난해 사업보고와 결산 심의, 올해 사업계획과 예산 심의 등을 의결하고 결의문 낭독으로 마무리됐다.

   
▲ 2019년 정기공동대표회의는 결의문 채택으로 마무리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8기 1차년도(2019년도) 정기 공동대표회의 결의문 (전문)


2018년, 한반도는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했다.

전쟁과 대결을 끝내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로 나아가려는 남과 북 두 정상의 담대한 의지와 결단으로 한반도는 화해와 평화의 시대, 자주통일 새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남과 북 두 정상이 전 세계와 온 겨레 앞에 엄숙히 선언한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에는 우리 민족의 나아갈 길이 정확히 밝혀져 있다. 남북공동선언들을 중단 없이 이행해 나간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는, 새로운 통일시대를 맞게 될 것이다.

새해 2019년은 한반도가 뒤돌아가지 않는 평화와 번영, 통일로 나아가느냐, 마느냐를 가늠 짓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이에 우리는 새로운 통일시대를 반드시 실현하자는 의지를 담아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1. 역사적인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이행하여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 남과 북 두 정상이 확약한 선언들을 이제 온 겨레가 이행하고 발전시켜 한반도 평화, 번영, 통일을 실현해 나가야 한다. 남과 북 해외, 각계각층이 이번 <새해맞이 연대모임>에서 합의하고 결의한 대로, 4월 27일부터 9월 19일까지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활동기간>에 남측 전 지역과 부문, 계층과 연령을 모두 망라하는 국민적인 선언이행운동을 힘차게 벌여 나가자.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작은 차이를 넘어 단결하고 연대하여 남북공동선언들을 이행하는 길에 함께 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가자.

2. 한반도에 영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에 모두 다 주저함 없이 나서자.

판문점선언 남북군사분야합의서가 발효되고, 지난해 11월 1일,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의 적대행위가 전면 중지됨으로써, 한반도는 정전 이래 가장 평화로운 시대를 맞게 되었다. 분단과 정전, 군사적 적대관계로부터 이어져온 정전체제를 해체하고 한반도에 영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남북 사이에 시작된 ‘불가침’을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합동군사훈련, 무기도입 등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고 ‘불가침’을 훼손하는 일체의 행위들을 반대하며,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여 나가자.

3. 남북의 다방면적인 교류협력을 활성화해 나가자!남과 북 각계각층이 교류와 협력을 바라고 있지만 현실은 요원하다. 지난해 개성연락사무소 개소와 남북 철도연결 착공 등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당국 간에 추진했던 일들도 사사건건 제동이 걸려 왔다. 미국이 우리 정부나 기업, 은행, 그리고 민간단체들의 교류까지 간섭하고 통제해 온 것은 명백한 주권침해로써 즉시 중단되어야 마땅하다.

올해 우리는 남북공동의 기념일들을 계기로 한 민족공동행사들을 비롯하여 남북의 각계각층의 다방면적 교류를 추진하고 활성화해 나갈 것이다. 또한 남북교류, 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재를 위한 운동을 비롯해 대북제재의 유예, 완화, 해제를 위한 운동을 적극 벌임으로써 남북관계 발전을 가로막는 대북제재의 장벽을 반드시 넘어설 것이다.

4. 남북의 평화, 번영, 통일을 위한 방안을 비롯해 평화통일을 위한 전 사회적, 전 민족적 논의를 시작하자. 오늘날 역사적 전환점에 선 한반도의 모든 구성원들은 우리가 만들 새로운 미래에 대해 누구나 주인답게 참여해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지금이야말로, 성큼 다가온 한반도 평화, 번영, 통일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준비해 나가야 할 때이다. 역사적인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과 6.15공동선언에서 밝힌 통일의 원칙과 ‘남과 북 통일방안의 공통성에 기초하여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한 합의에 토대하여, 평화, 번영, 통일을 위한 전 사회적, 전 민족적인 논의를 시작해 나가자.

2000년 6.15공동선언과 함께 탄생한 6.15민족공동위원회와 남측위원회는, 공동선언의 기치를 들고 자주, 평화, 통일의 길에 흔들림 없이 달려왔다. 역사적인 시대에, 6.15남측위원회는 이제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

대전환의 이정표인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비롯한 남북공동선언들을 앞장서 이행해 나가자!

각계각층과 더 크게 단결하고 연대하여 6.15남측위원회를 확대발전시켜 나가자!

온 겨레의 단결된 힘으로 기어이 한반도의 평화, 번영, 통일의 시대를 완성해 나가자!

2019년 2월 22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8기 1차년도(2019년) 정기공동대표회의 참가자 일동

(수정,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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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도 트럼프發 북풍이 불고 있다"

[프레시안 人스타] 안병진 경희대 교수
2019.02.22 08:41:18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미국과 외교 갈등으로 고생하던 피델 카스트로가 1973년 "미국이 아프리카계 대통령을 선출하고, 세계가 남미계 교황을 선출하면 그때 협상하러 오라"고 농담을 했다고 한다. 놀랍게도 이 '농담'이 40년이 지나 현실이 됐다.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는 2015년 미국의 첫 아프리카계 대통령인 오바마 정부에서 이뤄졌다. 

2019년 한반도 상황을 이해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상황을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은 '미국'에 대한 맥락적이고 역사적인 이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트럼프라는 '블랙 스완'의 등장으로 전개된 미국과 북한의 협상은 닉슨 정부 이래로 미국이 제3세계 국가들과 협상에서 활용해온 '광인 이론'의 관점에서 예측불가능성에 무게를 둘 수도 있지만, 오랫동안 미국 외교 정가를 지배해온 군산복합체와 매파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정치 전문가인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이런 문제의식에 기반해 '쿠바 미사일 위기'를 통해 '2019년 한반도 평화를 위한 21가지 교훈'을 도출했다. 

안 교수는 지난 18일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눈 앞으로 다가온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재선을 앞두고 성과를 내야 하는 트럼프의 이해와 이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하는 김정은의 이해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예상보다 큰 진전을 이룰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제까지 '피스 메이커' 역할을 훌륭하게 해온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한 발 더 앞선 고민과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돌고 돌아 1999년 '페리 프로세스'로 돌아왔지만, 남한 정부는 '페리 프로세스' 이상의 장기적 로드맵을 준비해야 한다. 안 교수는 "북미 관계, 한반도 문제는 고차방정식"이라며 "모든 가정을 다 열어놓은 상태로 질문하고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 안병진 경희대 교수. ⓒ프레시안(최형락)


2019년 한반도를 이해하기 위해 1962년 쿠바를 보라 

프레시안 : 책 <예정된 위기>(모던아카이브 펴냄)에서 앞으로 한반도에서 벌어질 일에 대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쿠바 미사일 위기'를 복기해보자고 했다. 참 신선했다. 

안병진 : '쿠바 미사일 위기'는 워싱턴 정가에서 북한을 언급할 때 자주 등장한다. 또한 쿠바의 위기는 오늘날까지 느리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진행형이다. 

1962년 미국과 소련 간 미사일 맞교환이라는 빅딜이 성사되고, 2015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미국과 쿠바 간 국교 정상화를 선언하면서 쿠바의 위기가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뒤집기(Anythig but Obama)'에 집중하면서 미국과 쿠바와의 관계는 다시 악화됐다. 

'쿠바의 미사일 위기'를 재조명하는 것은, 곧 한반도의 위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작업이다.  

프레시안 : '쿠바 미사일 위기'는 미국과 소련의 체제 경쟁 하에 벌어진 일이다. 그러나 지금은 냉전시대가 아니다. 

안병진 : 그렇다. 당시와 지금은 차원이 다르다. 당시 쿠바는 체스판 말에 불과했다. 피델이 있었지만,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과 니키타 후르쇼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 사이에 놓인 체스판 말이었다.  

북한은 쿠바와 또 다르다. 김일성 주석은 일본 제국주의 시절부터 중국과 소련 같은 강대국에게 엄청난 적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로 인해 강대국 간 균열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등거리 외교'를 전략으로 삼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역시 중국과 미국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등거리 외교'를 잘하고 있다. 북한의 위기는 자칫 한 발만 잘못 내디디면 벼랑 아래로 떨어지는, 김정은의 포석 하나하나가 사실은 목숨을 건 포석이다. 지금까지 행보를 보면, 김정은은 외교적 감각이 상당히 뛰어난 것 같다.  
 

▲ <예정된 위기>(안병진 지음, 모던아카이브 펴냄). 모던아카이브

프레시안 : 김정은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안병진 : 제3세계 전체주의 국가의 리더들을 잘 이해해야 한다. 라울과 김정은 모두 실용주의적 DNA를 가지고 있다. 형과 달리, 할아버지·아버지와 달리 국가의 전략 노선을 전면적으로 전환했다. 

미국과 쿠바 간 국교 정상화는 오바마가 아닌 라울이 주도권을 가지고 진행했다고 봐야 한다. 라울은 오바마 취임 직후인 2009년 1월 미국과 직접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의 동력 역시 트럼프가 아닌 김정은이 만들었다. 김정은의 ICBM은 일부 보수주의자의 생각과 달리, 미국을 향한 구애 목적이었다. ICBM으로 위기를 최대한 끌어올려 국제사회의 제재를 풀고 시장을 개방하기 위한 것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같은 측면에서 보면, 쿠바와 북한의 위기는 강대국이 아닌 제3세계 리더들에 의해 돌파구가 마련된 것이다. 라울과 김정은이 위기 타파를 주도한 셈이다. 다만, 라울과 김정은 모두 잔혹한 이미지와 온화한 미소가 공존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쿠바와 북한의 결정적인 차이는 '문재인'이라고 하는 훌륭한 '피스 메이커(Peace Maker)'의 존재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한 공동의 위기인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탁월한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트럼프 정권의 예측불가능성과 연속성 

프레시안 : 국가와 국가 간의 위기라는 것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정보를 가지고 협상에 나서면서 그게 전부인 양 오해하고 왜곡하는, 그런 상황 아닐까? 그런 면에서 우리는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이면서도 북한과 미국을 단선적이고 몰역사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안병진 : 일반 시민뿐 아니라 지식인도 '미국'이라는 나라의 의사결정 구조에 환상을 가지고 있다. 체스를 하듯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계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국의 의사결정이 꼭 합리적인 것만은 아니다. 오늘날 '트럼프의 시대'는 특히 더 불확실한 시대다. 

프레시안 : 2017년만 해도 한반도의 전쟁 위기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하지만 이듬해 문재인 정부의 노력과 여러 변수의 영향으로 한반도의 위기는 평화 모드로 바뀌었다. 2018년은 그래서 트럼프 정권의 예측불가능성이 두드러진 해이기도 하다. 

안병진 : 예측불가능성과 연속성의 측면으로 볼 수 있다. 

먼저 예측불가능한 측면에서 보면, 트럼프의 행보는 '광인 이론(Madman Theory)'에 가깝다. 협상 상대자에게 자신을 미치광이로 인식시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끄는 전략으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전 세계적인 핵전쟁 공포를 조성해 베트남 전쟁을 종결시키려고 했던 데서 유래했다. 그러나 '광인 이론'을 활용하는 데 있어 트럼프와 닉슨은 차이가 있다. 트럼프는 충동적이고 위험한 경향성을 가진 반면, 닉슨은 벼랑 끝 전술처럼 절제하며 하나의 전략으로 활용했다. 

연속성이라는 측면으로 보면, 오바마조차 이란의 핵개발을 중지시키기 위해 사이버전을 벌였다. 북한을 상대로도 사이버전을 펼쳤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트럼프도 사이버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북한의 사이버전 수준은 어마어마하다. 2014년 김정은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더 인터뷰>(에번 골드버그·세스 로건 공동 감독)를 제작한 '소니 피쳐스 해킹'에서도 봤듯이. 

그리고 오바마 정권의 오판이 있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이렇게 빨리 완성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게다가 북한의 ICBM이 미국 본토를 겨냥하고 있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아마 '쿠바 미사일 위기'와 '9.11 테러'를 동시에 떠올렸을 것이다. 따라서 그 위기를 봉합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데, 결국 돌고 돌아 '페리 프로세스'로 가는 것이다. 영국의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은 "미국은 온갖 그릇된 결정 뒤에 올바른 결정에 도달한다"고 말했는데, 그릇된 생각을 했던 트럼프도 결국은 '페리 프로세스'라는 올바른 방안으로 회귀했다.  

('페리 프로세스'는 1999년 10월 클린턴 정권의 윌리엄 페리 대북조정관이 북한 비핵화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적은 보고서다. 미국의 개입 정책, 한국의 햇볕 정책, 북한의 생존 전략을 절충했다. 그러나 2000년 클린턴에서 부시로,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여야가 교체되면서 폐기됐다. 편집자)  

프레시안 : 트럼프 정권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논의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트럼프보다 오바마에게 기대했던 측면이 있다. 

안병진 : 트럼프와 오바마, 모든 면에서 다른 사람 같지만 어떤 면에서는 '혁신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오바마는 초선 상원의원(일리노이주) 신분으로, 2007년 2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2008년 11월 미국의 44대 대통령이자 미국 최초의 유색인종 대통령이 됐다. 트럼프 역시 마찬가지다. 두 사람 모두 워싱턴 정가의 기존 문법과 고정 관념에 좌우되지 않았다. 

반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굉장히 준비된 대통령 후보였지만, 시대의 역행이기도 했다.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집권 전에는 리버럴 중에서도 혁신가였지만, 이후 보수 진영의 공격을 받으면서 스스로 기득권이 됐다. 기득권 입장에서 힐러리는 오바마에 대해 사사건건 불만이었다. 이란에 대해서도, 쿠바에 대해서도. 다만, 북한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했다. 

이에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문재인 정부 통일외교안보특보)나 한반도 전문가들은 힐러리를 중심으로 한 민주당 리버럴을 보면서 한반도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아닌 절망감만 느꼈다. 다소 불확실하더라도 평형이 붕괴되면, 어떤 가능성이 열린다. 트럼프는 바로 그런 가능성이었고, 지금 상황을 보면 문정인 교수의 판단이 맞았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1차 정상회담을 가졌다. ⓒAP=연합뉴스


남한, '페리 프로세스' 이상의 장기적 로드맵이 필요하다

프레시안 : 미국의 리버럴도 그렇지만, 한국의 리버럴도 정말 북한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안병진 : 미국의 리버럴들이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관점에서 전향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의 대북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한반도의 위기가 평화로 전환된다면 미국은 미중 간 파워 게임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결코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문재인 정부가 트럼프 정부와의 역지사지는 잘하고 있지만,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제사회와의 공감은 부족한 것 같다. '종전 선언' '평화 협정'과 같은 현실주의자로서의 조정도 중요하지만, 전(全) 지구적 인간 경험을 공유할 보편적 표현으로 현실을 재구성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만약 유엔총회에서 다시 연설하거나 미국 의회에서 연설을 하게 된다면, 1989년 '벨벳혁명'의 지도자로 체코 민주화를 이끈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의 연설을 참고해 한반도의 이슈이면서도 지구적 보편성이 담긴 아젠다를 공론화하길 바란다. 

프레시안 : 북한 인권 문제가 하나의 예가 될 것 같은데, 진보 입장에서 참 난감한 문제다. 

안병진 : 북한 인권 문제, 뒤로 미룰 수만은 없는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신중하면서도 유연하게 점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냉전시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도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서기장에게 비공개적이지만 지속적으로 인권 문제를 제기했다. 오바마도 쿠바와의 관계에서 같은 입장을 취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두 가지 의미에서 중요하다. 첫째, 인권이라는 것은 국제 시민사회가 공감하는 보편적인 아젠다다. 둘째, 북미 간 국교 정상화 및 '평화 협정'이라고 하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상황까지 나아가려면, 국제사회를 설득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초석을 다져야 한다. 아주 신중하게.  

한국의 진보 지식인들조차 북한 인권 문제를 금기시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열린 태도를 보였으면 좋겠다. 보수 진영 일부에서는 북한 붕괴라는 목적을 위해 인권 문제를 악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수 중에서도 진정성을 가지고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프레시안 :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한국의 안내가 필요해 보인다. 

안병진 : 케네디가 '엑스콤(EXCOMM)'이라고 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 집행위원회를 만들어 초당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듯 문재인 대통령도 다수의 합리적 보수가 참여하는 합의기구를 구성해 '페리 프로세스' 이상의 더 긴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김정은 방미'와 같은 엄청난 변화가 생겼을 때 이 합의기구를 통해 미국 의회와 시민사회를 설득하고, EU 등 국제사회의 공감을 끌어내야 한다. 
 

ⓒ프레시안(최형락)


북미 정상회담, 상당한 진전이 예상된다 

프레시안 : 2.27 북미 정상회담, 분위기는 좋아 보인다. 예측이 쉽지는 않겠지만, 어떻게 전망하나. 

안병진 : 한반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한계는 있겠지만, 전반적인 지형상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지금 트럼프나 김정은 둘 다 조금 더 대담하게 전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처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보수, 진보할 것 없이 '대북 제재를 완화하면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고 생각하고 있다. 국제정치 무대에서 상대방에게 약하게 보이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베두인 전설'을 바탕으로 한 미국의 편견이다. 그것도 아주 오만한. 그래서 트럼프라는 변수가 중요한데, 트럼프는 이런 고정관념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사람이다. 

최근 트럼프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것을 보면, 현실의 문법을 조금 더 이해했다고 볼 수 있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2020년 대선에 내세울 게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짐작건대, 트럼프는 2.27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워싱턴 정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행동할 것이다.  

김정은도 다소 위험하더라도 대담하게 행동할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인민들에게 경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시점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대외 선전매체 <메아리>가 지난 17일 김정은이 '고르디우스의 매듭'과 같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주도했다며 "이제는 미국이 화답해 나설 차례"라고 강조한 것 역시 내부 여론을 다지기 위한 것이다. 

프레시안 : 김정은의 ICBM으로 문이 열리고 트럼프의 예측불가능성 덕에 북미 간 대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한반도의 위기'는 미국의 보수 전략가나 군산복합체에게는 여전히 호재일 수 있다. 나중에라도 이 같은 힘이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안병진 : 트럼프 시대도 그렇지만, 트럼프 이후에도 신중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트럼프의 연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트럼프의 집토끼 중에서는 일부는 벌써 상당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한국의 일부 지식인들이 지난해 11월 치러진 중간선거 결과에 대해 '트럼프가 선방했다'고 분석했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트럼프는 중간선거에서 참패했다. 공화당은 트럼프 당선 후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 특정 후보자나 특정 정당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획정하는 것)'에 주력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지형을 만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은 하원을 민주당에 내줬다. 이건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국의 경우, 국내 정치 상황이 흔들릴 때마다 '북풍'이 분다. 그런데 지금 트럼프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절박하게 바라며, 베네수엘라를 향해 '군사 개입'을 언급하고, 미군을 시리아에서 철수시킨 것 등은 사실 미국판 '북풍'이라고 볼 수 있다. 
 

▲ 2018년 9월 남과 북의 정상이 백두산 천지에서 손을 맞잡은 장면은 오늘날 한반도가 '위기'에서 '평화'로 대전환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합뉴스


불확실성의 시대, 결정론적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프레시안 : 문재인 대통령이 정말 잘하고 있지만, 미국과 북한 양측의 선한 의지에 기댄 채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입장에서는 또 다른 계획이 필요하지 않을까?  

안병진 : 북미 관계, 한반도 문제는 고차방정식이다. 모든 가정을 다 열어놓은 상태로 질문하고 답해야 한다. 특히 트럼프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트럼프는 좋게 말하면 유연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즉흥적인 사람이다. 10년 바라보고 가는 사람이 아니다. 

이렇게 불확실한 시대에 '미래'를 단선적으로 설정해놓고 움직이는 것은 '20세기 리더십'이다. 미군 철수에 대한 전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전제, 북한은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와 같은 기존의 전제에 대해 새롭게 질문해야 하는 시기다. 

한국의 많은 지식인들은 2016년 탄핵 정국 당시 디스토피아를 예견했다. '1000만 촛불'을 예상하지 못했다. 얼마나 협소한 생각이었나. 남북 정상에 이어 북미 정상이 만난다? 지금과 같은 한반도 상황을 누가 예측했겠는가. 그런데 지금보다 더 한 기적이 생길 수 있다. 

프레시안 : 책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21가지 교훈'을 제시했다. 21가지 중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게 있다면? 

안병진 : 핵심 키워드 중 하나인 '베두인의 전설'이다. '베두인 전설'이 힘을 발휘할 때도 있지만, 지금과 같이 큰 축이 흔들리는 변화의 시대에는 '베두인 전설'과 같은 고정관념에 발목이 잡힐 수도 있다. 따라서 '베두인 전설'의 심리적 고비, 즉 고정관념을 뛰어넘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역지사지(易地思之)', 교차방정식처럼 복잡한 사안일지라도 '역지사지'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보면 해법이 나온다.  

마지막으로, 미래 결정론적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오바마 시대 이전만 해도 미국이 쿠바와 국교 정상화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은 비웃음을 샀다. 피델은 1973년 "미국에서 흑인이 대통령이 되고 바티칸에 남미 출신 교황이 생기면 미국이 우리와 대화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말은 미국은 쿠바와 절대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2015년 그의 동생 라울은 오바마와 국교 정상화를 선언하지 않았나.  

"하지만 이 모든 교훈보다 더 중요한 건 결국 리더와 대중이 미래 세대를 위해 정치적 의지를 발휘하는 것이다. (중략) 케네디는 기념비적인 아메리칸 대학교 연설에서 미래 지구행성에 살아갈 세대를 위한 현재 세대의 책임을 진정성 있게 강조했다. (중략) 결국 모든 것은 정치적 의지로 귀결된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가능하게 만들어내는 것은 정치적 용기와 미래에 대한 책임의식이다."(<예정된 위기> 323쪽) 

'프레시안 人스타'는 프레시안이 선도적으로 제기하거나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이슈와 연관된 인물을 선정해 진행하는 인터뷰입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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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는 폭락중인가

문재인정부 부동산 정책, '발등에 불 끈' 정도에 불과... 보유세 강화 일정표 제시해야

19.02.22 09:53l최종 업데이트 19.02.22 09:53l

 

단도직입으로 묻자.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는 폭락하고 있는가? 통계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아래는 한국감정원이 발표하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가운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를 토대로 만든 표와 그래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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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표와 그래프는 13년 8월부터 19년 1월까지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의 흐름을 잘 보여준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13년 8월 85.1로 2010년 이후 최저점을 찍은 후 횡보하다 박근혜 정부가 재건축 아파트 관련 시장정상화 조치들을 무력화하고 LTV 및 DTI 완화를 본격화하기 시작한 14년 가을부터 상승추세로 돌아선 후 상승기조를 계속 유지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96.8이었는데 17년 11월에 이 지수의 기준점을 돌파한 후 18년 11월에 109.1로 최고점을 찍었다. 그리고 9.13대책 등의 여파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19년 1월에 108.5로 극히 미미하게 하락했다.

정리하자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13년 8월 85.1로 저점을 찍은 후 줄기차게 올라 18년 11월 109.1로 정점을 찍었고 지금 고작 0.6퍼센트 포인트 하락한 108.5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를 기준으로 볼 때 지난 5년간의 상승폭에 비해 지난 2개월의 하락폭은 하락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그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의 추세는 어떨까? 아래는 한국감정원이 발표하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가운데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지수를 토대로 만든 표다.
  

ⓒ 한국감정원/이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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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표를 보면 2017년 11월 100을 돌파했던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지수가 18년 2월 100.7을 거쳐 18년 6월 99.5로 약간 떨어졌다 9.13대책 이후인 18년 10월 100.4로 오히려 반등한 것을 알 수 있다. 역전세난 운운하는 미디어들의 호들갑과는 달리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지수는 19년 1월 현재 99.7에 머문다. 18년 2월의 정점인 100.7과 비교할 때 고작 1퍼센트 포인트 하락한 데에 불과하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주효했는가?

 

위의 통계가 잘 보여주는 것처럼 서울 아파트는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상승을 멈추고 하락세에 돌입한 수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작년 여름과 가을, 서울을 온통 불태웠던 투기열풍이 가라앉고 시장이 소강상태에 빠졌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이런 질문이 가능하다. 서울 아파트 시장이 하락세에 접어든 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때문인가?

여기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2014년 가을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상승한 배경과 원인을 알아야 한다. 2010년 이후 꼼짝도 하지 않던 서울 아파트 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한 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투기심리를 부추기기 위해 올인한 덕분이다.

먼저 이명박 정부가 보유세 및 양도세 등의 불로소득 환수장치를 무력화시켰다. 뒤이어 박근혜 정부가 재건축 관련 시장정상화조치를 형해화시키고, 그래도 시장이 움직이지 않자 LTV 및 DTI를 풀었다. 그런 정책들이 누적적으로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 2014년 가을 무렵부터였다.

투기라는 괴물은 우리에서 풀려나면 잡기가 매우 어렵다. 2014년 가을 이후 우리에서 탈출한 투기라는 이름의 괴물은 계속 기승을 부렸다. 문재인 정부 들어 보유세 등이 강화될 거라는 시장의 예측이 빗나가자 투기심리가 더욱 창궐하여 2018년 여름 같은 대폭등 랠리가 일어난 것이다.

공급이 부족해 서울 아파트 가격이 폭등한다는 주장은 객관적 근거 없는 곡학아세다. 공급이 부족해 서울 아파트 가격이 뛴다면 2010년 이후부터 2014년 가을까지 사실상 거래절벽 상태이던 서울 아파트 시장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또한 2018년 11월 이후 하락세로 접어든 서울 아파트 시장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2010년부터 2014년 사이에는 서울에 아파트가 남아돌았나? 작년 여름부터 가을 사이에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됐던 서울 아파트 가격 폭등세가 하락세로 반전된 게 공급 때문인가?

그렇다면 작년 11월 이후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서울에 갑자기 아파트 수십만 호가 들어서기라도 했단 말인가? 이런 상식에 비추어 봐도 공급부족론은 서울 아파트 가격 폭등을 합리화해주는 사후적 견강부회에 불과하다.

서울 아파트 가격 폭등의 원인이 전적으로 투기적 가수요에 의한 것이라면 해법은 명확하다. 보유세를 높여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대출을 조여 레버리지를 없애는 것이 그것이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대책은 9.13대책이 극명히 보여주듯 금융규제가 중심이다. 매우 미약하긴 하지만 공시가격 인상, 세율 인상 등을 통해 보유세도 높이고 있긴 하다.

결론적으로 말해 서울 아파트 시장이 2018년 11월을 정점으로 꺾인 데에는, 비록 늦긴 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강한 금융규제 + 약한 보유세 강화' 조합이 주효했다고 평가하는 것이 공정할 것이다. 거기에 더해 5년간의 대세상승 랠리로 서울 아파트 가격이 이미 오를 만큼 오른 측면도 크다.

문재인 정부, 무엇을 할 것인가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을 앞둔 13일 오후 서울 도심에 밀집해 있는 아파트의 모습들.
▲  서울 도심에 밀집해 있는 아파트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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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시장을 진정시킴으로써 문재인 정부는 발등에 붙은 불을 끈 상황이다. 그렇다고 만족하거나 안심할 처지는 결코 아니다. 앞으로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과 관련해 해야 할 과제들이 무언지를 살펴보자.

우선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을 경기부양의 수단으로 쓰려는 유혹을 멀리해야 한다. 최근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논란이 보여주듯 문재인 정부도 과거 정부들처럼 토건에 의존한 경기부양책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만약 문재인 정부가 지표에 매몰된 나머지 겨우 안정을 찾은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으려고 시도한다면 그 결과는 재앙으로 귀결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과 관련된 정책기조를 투기에 친화적인 방식으로 퇴행시켜서는 절대 안 된다.

다음으로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 할 보유세 강화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참여정부가 2005년 5·4대책을 통해 2017년까지 보유세 실효세율 1%달성을 천명한 것과 같은 수준의 담대한 보유세 개혁 로드맵을 문재인 정부가 설계해 발표한다면 만악의 근원 부동산 문제 해결의 영구적 실마리가 형성됨은 물론이고 공정경제와 공평과세의 기틀이 마련될 것이다.

부동산 가격의 하향안정화는 덤이다. 모쪼록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공화국 혁파의 첩경인 보유세 강화 로드맵을 마련하길 간절히 바란다.
 
 
태그:#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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