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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남측 항공기 영공항로 직선 통과 제안

남북 항공 실무회의 열려..추후 논의하기로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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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16  18: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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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측이 남측 항공기가 직선으로 영공항로를 통과하는 새로운 국제항로 개설을 제안했다. ‘5.24조치’ 이전에 이용하던 동.서해 영공항로보다 북측 영토에 근접한 직선 항로를 새로 개설하자는 것이다. [자료제공-통일부]

북측이 남측 항공기가 직선으로 영공항로를 통과하는 새로운 국제항로 개설을 제안했다. ‘5.24조치’ 이전에 이용하던 동.서해 영공항로보다 북측 영토에 근접한 직선 항로를 새로 개설하자는 것이다.

남북은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항공 실무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금번 회의 시 북측은 남북 간 동.서해 국제항로 연결을 제안하였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오늘 북측이 제안한 동.서해 새로운 항로는 ‘5.24조치’ 이전에 이용한 항로를 보다 북측 지역 쪽으로 붙이는 항로”라며 “‘5.24조치’ 이전에도 북한 영공을 통과했지만, 다소 우회하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북측이 제시한 항로는 ‘5.24조치’ 이전에 이용한 항로보다 더 직선화하는 항로”라고 설명했다.

미주노선의 경우, ‘5.24조치’ 이전에는 우리 항공기가 북한 동해 영공을 통과하는 캄차카 항로를 이용했는데, 이보다 더 북측 영토에 근접한 직선 항로를 새로 개설하자는 것이다. 유럽 노선도, 서해 북극항로를 이용했는데, 이 또한 직선 항로로 바꾸자는 제안.

북측의 동.서해 새로운 국제항로 개설 제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북측은 국제협약에 따라 회당 80만 원의 이용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남측 항공기는 ‘5.24조치’ 이전 절감된 연간 4백억 원의 유류비보다 더 부담이 줄게 되고, 미주.유럽 노선 비행시간도 더욱 단축되는 이점이 있다.

이 관계자는 “‘5.24조치’ 이전까지 이용한 항로도 북한 공역을 이용하는 것이었는데, 더 직선화하는 항로를 만들자는 것은 우리가 볼 때 흥미가 당기는 매력 있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 남북은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항공 실무회의를 열었다. [사진제공-통일부]

북측의 제안에 남측은 추후 항공당국 간 회담을 통해 계속 논의하자고 제의했다. 북한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이기에는 ‘5.24조치’가 여전히 유효하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도 맞물려 있다는 판단에서다.

통일부는 “남북은 항공당국 간 최초의 회의로서 의미가 있음을 공감하였다”며 “향후 남북은 항공분야 전반에 대한 협력문제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이번 남북 항공 실무회의에는 남측 손명수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 등 5명과 북측 리영선 민용항공총국 부총국장 등 5명이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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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간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관계정상화” 문제 다룬 <2018 세계평화학술회의>(Ⅱ부)

11.6 미국 중간선거 및 트럼프시대 분석과 전망
  • 정기열 21세기연구원 원장
  • 승인 2018.11.15 13:08
  • 댓글 0
재미 동포연구소인 ‘21세기연구원’의 정기열 원장이 지난 9월29~30일 이틀 동안 뉴욕 콜롬비아대학(이태리아카데미)에서 북미간 종전선언, 평화협정, 관계정상화 문제를 다룬 ‘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GPFK, 세계평화학술회의)의 준비 과정과 전반 내용 등을 담은 글을 보내왔다. 6자회담 참가국에서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학자, 전문가 등 160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룬 세계평화학술회의의 의의 등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몇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편집자]

들어가는 말

“조미간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관계정상화” 문제를 다룬 <2018 세계(뉴욕)평화학술회의> Ⅱ부는 큰 틀에서 대회의 정치사상적 배경을 다룬 글이다. Ⅰ부는 학술회의가 성사되기까지의 크고 작은 이런저런 배경을 다룬 일종의 약식보고서다. Ⅱ부는 학술회의를 개최하게 된 정치사상적 배경인 ‘조미(핵)대결’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격동하는 ‘21세기 국제관계 문제’를 분석하고 전망한 글이다. 20세기말 소련방-동구권사회주의 붕괴 과정에서 워싱턴은 ‘반제, 자주, 사회주의는 망하고 자본주의가 승리했다’며 스스로를 “세계유일초강국” 지위에 등극시켰다. 역사에 유례없는 기고만장한 이 표현은 영어로 “The Only Global Superpower”다. 이후 이 말은 ‘21세기 세계제국’(The 21stCentury Global Empire)과 동의어가 됐다. 그 제국은 2차대전 뒤 줄곧 500년 서구식민주의, 제국주의를 대표하는 안하무인의 ‘지구촌 패권국가’(Global Hegemon)로 행세했다.

미국을 가리키는 이 여러 표현을 이글에선 편의상 ‘제국’이라 통칭해 부른다. 학술회의는 그 제국이 4반세기 만에 지구촌 패권국가 지위에서 강제 하차 당하는 과정, 격동하는 ‘21세기 국제관계 문제’를 다뤘다. 2018학술회의를 조직한 주체는 ‘21세기연구원’(이하 연구원)이다. 영문 명칭은 <Institute for 21stCentury International Relations>이다. 직역하면, ‘21세기 국제관계 연구원’이다. 제국이 퇴출되는 21세기 초 지구촌 국제관계는 그야말로 격동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때 ‘세계 최초, 최고, 최대’를 자랑하던 미국의 정치, 경제, 사회, 복지, 문화, 교육, 예술, 도덕, 군사 등 문자 그대로 제국을 떠받치던 모든 기반들이 오늘 근본에서부터 무너지고 있다. 관련해서 그들이 오래 틀어쥔 제국 중심의 국제관계 또한 도전 받고 있다. 다른 지역, 나라는 둘째 치고 ‘유럽의 전통적 맹방’들인 영·불·독부터 동요하고 있다. 제국의 독단, 만행, 전횡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럽만 아니라 온 세상이 이합집산으로 바쁘다.

‘제국의 쇠망’과 ‘지구 공멸의 핵전쟁’ 우려

제국의 쇠망이 시시각각 점점 더 현실화되면서 21세기 초 지구촌 국제관계는 오늘 모두 이합집산으로 바쁘다. 세상 양심들이 핵전쟁을 우려하는 이유다. 몇 년 세상이 염려하던 조미핵대전이 아니다. 러미핵대전이다. 조미(핵)대결은 이미 끝났다. 2017년 11월29일을 기점으로 조미관계는 ‘대결’에서 ‘대화’로 구도가 바뀌었다. ‘21세기 제국’의 쇠망은 과거 로마제국 쇠망, 대영제국 쇠망 때와 근본에서 다르지 않다. 오늘 제국은 그러나 과거 존재한 제국들과 근본에서 하나 큰 차이가 있다. 아주 큰 차이다. 제국 손에 핵무기가 들려 있다는 차이다. 세상이 염려가 아니라 공포에 젖을 만하다. ‘지구 공멸’ 가능성에 전율한다. 프린스톤대학 명예교수로 세계적 권위의 러시아전문가 제프리 콘(Jeffrey Cohn) 교수가 대표적이다. 그는 요즘 밤낮으로 러미핵대전을 염려한다. 주지하듯 러·미 두 나라는 지구촌 핵무기 보유량의 90%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조선 포함 핵무력국가 9개국이 보유한 무기수는 모두 1만4555기로 알려져 있다. 그 중 미국이 6600기, 러시아가 6800기를 소유하고 있다. 핵무기는 주지하듯 지구촌 모두가 공멸하는 무기다. ‘누구는 살고 누구만 죽는’ 무기가 아니다. 그러나 오늘 ‘쇠망한 제국’을 지배하는 세력은 다르다. ‘누구는 살고 누구만 죽는다’고 믿는다. 한마디로 ‘미친놈들’이다. 그들이 오늘 ‘싸이코집단’이라 불리는 이유다. ‘진짜 미친놈들’은 바로 그들이다. 그들이 소유한 온 세상 매체가 이구동성으로 ‘악마’라 선전하는 트럼프가 아니다. 오늘 존 볼튼 미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대표되는 ‘유태네오콘세력’이 그들이다. 어제오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트럼프는 그 세력에 속해있지 않다. 거꾸로 그는 바로 그 극우네오콘세력의 ‘제거 대상 1호’다. 트럼프가 ‘미친놈인가, 아닌가?’ 등 복잡다단한 이야기는 뒤에서 다시 논한다.

짧은 11.6 미국 중간선거 결과 분석 및 전망

중간선거 결과는 먼저 반트럼프 진영의 ‘탄핵카드’를 물거품 만든 것 같다. ‘트럼프 죽이기’에 앞장선 뮬러 특검부터 목이 날아가게 생겼기 때문이다. 참고로 뮬러는 9.11사건 1주일 전인 2001년 9월4일 아들 부시 1기 미연방수사국(FBI) 국장으로 임명됐다. ‘화려한 변신과 처세술’에 능한 그는 권력이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넘어간 뒤에도 4년을 더 일했다. 오바마 임기 1기 끝인 2013년 9월4일까지 장장 만 12년을 FBI 국장으로 재직한 인물이다. 그는 재임 중 다른 그 어떤 것보다 “이스라엘이 배후에 있는 ‘자작극’”(Inside Job) “9.11 (소위)‘이슬람테러사건’”의 진상을 덮은 것으로 악명 높다. 이후 거짓, 조작, 날조에 기초 ‘이슬람 악마화’, ‘반테러전쟁’에 법적, 정치적 정당성을 부여한 인물이다. 그가 민주당 때도 FBI 국장으로 승승장구한 이유다. 서울의 양승태 같은 존재다.

중간선거 바로 다음날 트럼프는 “100% 가짜, 거짓, 조작, 날조”에 기초한 ‘러시아게이트 특검’을 용인 ‘탄핵정국’을 허용한 자신의 법무장관 목부터 쳤다. 후임에 ‘뮬러 특검은 반헌법적’이라며 ‘뮬러 해임’을 주장한 연방검사 출신 40대 젊은 변호사를 법무장관 대리에 앉혔다. 뮬러 제거에서 그는 일종의 ‘살수’ 역할을 할 것 같다. 민주당은 ‘뮬러 구출위원회’로 배수진을 치나 상황은 이미 끝난 것 같다. 탄핵카드는 일단 ‘물 건너갔다’ 보아 틀림없다. 트럼프의 생존능력에 또 다시 놀란다. 극한의 위기를 또 한번 넘겼다. 2016년 대선 때와 같다. 지난 2년 지켜본 트럼프는 대중연설, 선전선동의 천재다. 무엇보다 두려움을 모른다. 도전을 피하지 않는다. 정면돌파한다. 최근 선출된 극우싸이코대통령을 “브라질 트럼프”라 부르는 것은 ‘똥, 된장 구분 못하는’ 것과 같다. ‘트럼프 악마화’ 연장이다.

중간선거 결과는 조미관계 포함 2020 재선에 일단 청신호가 켜졌다 해석해 틀리지 않다. ‘트럼프 제거’에 앞장선 소로스 작품으로 알려진 ‘중남미 카라반’ 같은 예측불허 변수들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만들어질 수 있다. 세상을 속이기 위해 모두 손쉽게 제작이 가능한 것들이다. 선거 직전 트럼프를 궁지로 몰아넣기 위해 미국 첩보조직 CIA와 영국 첩보조직 MI6가 관계된 것으로 알려진 ‘사우디 언론인’ 카쇼기 살해 사건 역시 같다. 그 역시 민주당이 배후로 알려진 카라반 작전과 같다. 선거가 목적이었다. 잊을만하면 또 다시 나오는 섹스스캔들 역시 ‘트럼프 죽이기’가 목적이다. 자본주의 정치권에서 약방의 감초 같은 존재다. 그런 류 사건들을 만들어내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이스라엘의 악명 높은 첩보조직 모사드(Mossad)와 제국의 숱한 첩보조직들에게 그런 것들은 일도 아니다. ‘반테러전쟁’ 명분 만들기에 이용된 ‘자작극’ 9.11은 3000명도 희생시켰다. 그 어떤 것도 그러나 아직 효과가 없다. 트럼프는 아직 건재하다.

제국 내부에 ‘제국의 쇠망을 인정하는’ 세력과 ‘그렇지 않은’ 세력 간의 전쟁이 계속되다

미국은 오늘 제국의 쇠망을 인정하는 세력과 그렇지 않은 세력 간에 전대미문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2016년 11월 대선, 2018년 11월 중간선거는 그들에게 총성 없는 전쟁터와 다름없다. 참고로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에 ‘자유민주선거’란 것은 없다. 돈이 모든 것인 세상에 진정한 ‘자유민주선거’는 없다. 가짜다. 허구다. 허상이다. 거짓이다. 제국주의 국가들이 입만 열면 주장하는 소위 ‘자유민주인권’은 주지하듯 세상을 상대로 한 지구촌 최대 속임수다. 세기를 이어 계속되는 대사기극이다. 제국의 침략을 정당화하고 한편 반제 자주국가들에 대한 봉쇄, 제재를 정당화하는 수단이다. 다시 강조한다. 진정한 뜻의 ‘자유민주인권’ 같은 것은 제국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세상 그 어디에도 없다. 모두 허구, 허상, 거짓이다.

유엔 국제인권위원회(IHRC)가 대표적 경우다. 그들은 세상의 진정한 인권문제와 아무 상관없다. 제국과 서구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유엔 모자 쓴 허수아비에 불과하다. 최근의 좋은 예가 있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미국의 불법을 지적하며 시정을 요구하자 자신들이 주도해서 만든 ICC에서 탈퇴하는 것이 제국이다. IHRC가 미국의 인권문제를 포함 세상의 진정한 인권문제에 관여할 경우 제국은 IHRC에서도 탈퇴할 수 있다. 유엔인권위는 따라서 세상에 탄생할 때부터 제국의 침략과 지배, 봉쇄, 제재를 정당화하는 수단에 불과했다. ‘인권문제’를 국제법적으로,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정당화해주는 서구 제국주의 거수기였다.

제국의 쇠망을 인정하는 세력과 그렇지 않은 세력간의 내부전쟁에서 트럼프는 어디에 속할까? 2016년 대선부터 오늘 중간선거에 이르기까지 지난 2년의 워싱턴 내부전쟁사를 조심스럽게 들여다보면 위의 질문은 일종의 우문일 수 있다. 제국 지배세상에서 그가 ‘악마’가 되고 ‘미친 놈’이 된 이유는 그가 제국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반대였을 경우 그는 제국이 지배하는 세상 모든 언론에 의해 ‘위대한 대통령' 반열에 올랐을 것이다. 반대 입장을 가졌기에 대통령 되기 전부터 그가 제국의 ‘제거 대상 1호’가 됐다. 그가 제국의 쇠망을 인정하면서 대선에 뛰어들었다고 해석할 자료, 근거가 한둘이 아니다. 그가 대선 때부터 제국 지배세력 거의 모두의 ‘제1의 공적’으로 몰린 이유다. 힐러리 클린턴이 제국의 쇠망을 인정치 않는 선두의 인물이라면 도널드 트럼프는 그 반대에 섰던 것이다. 워싱턴 지배세력 다수와 그들 수족에 불과한 ‘언론의 반트럼프 전쟁’은 따라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중간선거 결과는 그러나 일단 조미관계 포함 몇 가지 핵심사업에서 그가 자신의 전략구상을 좀 더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게 도울 것 같다. 선거 후 그는 최소 좀 더 길게 호흡할 수 있게 될 것이다. 100% 가짜(러시아게이트)를 날조, 조작 ‘선출직 대통령’을 ‘탄핵’으로 제거하려던 헌법 쿠데타세력에 대한 트럼프 반격은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을 제거하기 위한 탄핵돌격대 선두에 섰던 오바마-힐러리 시절의 악명 높은 CIA 국장 제임스 브레넌을 어떻게 처리할지 자못 궁금하다. 그들의 자금책인 “세계 제1의 반혁명 제국주의모략꾼”이라 불려야 옳을 조지 소로스가 배후에 있다는 사실 역시 눈여겨볼 일이다. 물론 오늘 힐러리로 대표되는 제국의 쇠망을 인정치 않는 민주당 세력이 탄핵모략사건의 주동인 것은 불문가지다. 트럼프 수하이면서 제국의 영속에 망상을 놓지 못하는 유태극우네오콘 볼튼이 자리에서 얼마를 더 버틸지 궁금하다. 인도계 미국시민권자로 볼튼과 같은 계열의 극우사이코 헤일리는 이미 유엔대사직에서 물러(쫓겨?)났다.

21세기 지구촌 국제관계 최대 명제: “‘세계제국의 쇠망’은 ‘70년 조미(핵)대결’에서 시작되고 종결되다”

제국의 쇠망과 함께 발생하는 기존의 지구촌 국제관계 이합집산과 ‘조미대화’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조미간 소위 ‘시소게임’(Seesaw Game: 밀고 당기기)은 근본에서 다르다. 오늘 지구촌 국제관계에 벌어지고 있는 거의 모든 사건, 즉 전자는 제국 퇴장 과정 조·중·러로 대표되는 새로운 반제 자주세력 중심의 이합집산이다. 오늘 지구촌엔 바로 그 인류사적 대사변을 막아보기 위한 제국의 마지막 힘겨루기가 경주되고 있다. 일극에서 다극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발생하는 일종의 자연발생 현상이다. 후자는 그러나 힘겨루기가 아니다. 조미간 대결은 이미 끝났다. 조미대화 둘러싸고 오늘 전개되는 모든 것은 그러므로 제국의 체면치레에 다름 아니다. 거짓과 위선, 처세술, 화려한 언술에 뛰어난 제국주의자들의 표현으로는 소위 ‘출구전략’(Exit Strategy)이다. 요사스런 그 어려운 말의 뜻은 그러나 체면치레다. 그러나 전자, 후자 모두 500년 서구 중심 일극독재체제가 붕괴하며 나타나는 현상이란 측면에서 같다. 모두 제국의 5세기 독점지배구도가 다자간협의체제로 바뀌며 나타나는 현상이다. 조미(핵)대결은 그러나 다르다. 이 글은 ‘21세기 초 지구촌 국제관계에서 발생하는 이 모든 세기적 현상의 근저에 조미(핵)대결이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에 기초해 집필됐다.

그 해석은 다음과 같은 명제를 가능케 한다: “‘세계 제국의 쇠망’은 70년 조미(핵)대결에서 시작되고 종결됐다.” ‘제국의 쇠락’은 정확히 자신의 첫 전쟁인 1950~53년 ‘코리아전쟁’에 패하면서 시작됐다. 달리 말해, 자신이 일으킨 첫 침략전쟁에서 이기지 못하며 시작됐다. 그러므로 70년 조미(핵)대결 전 과정은 제국의 쇠락-쇠망 과정에 다름 아니었다. 1953년 7월27일 이후 65년 전 기간 제국은 그러나 세상 모든 것을 다 동원하고 할 짓 안할 짓 다 했어도 상대를 굴복시키지 못했다. 단 한번도 ‘정권교체’라는 자신의 오래된 제국적 의도를 관철시키지 못했다. 그 전 과정을 ‘제국의 끝없는 굴욕 과정’으로 평가해 무리가 없다. 혹은 “제국이 끝없이 굴복한 과정”이었다 써도 하등 이상하지 않다. 아니면 아예 더 쉽게 “끝없이 패했다” 써도 된다.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괜찮다. 특기할 것은 유엔을 등에 업고 중·러까지 동원, 사면초가, 고립무원 상태에 빠진 조선을 상대로 장장 4반세기 가한 범세계적 차원의 고립압살전략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결과는 오히려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이다.

70년 모든 짓 다 해도 막지 못한 결과 앞에 모두 기가 막혔을 것임은 불문가지다. 제국에 추종한 세상 모든 어중이떠중이도 마찬가지다. 어처구니없을 것이다. 모두 ‘닭 쫒던 개 지붕 쳐다보는’ 모양이 됐기 때문이다. 낭패도 그런 낭패가 없다. 끝없는 낭패, 좌절, 절망 끝에 그러나 제국의 운명은 결국 2017년 11월29일을 기점으로 ‘쇠락에서 쇠망으로’ 바뀌었다. “‘세계 제국의 쇠망’이 70년 조미(핵)대결에서 시작되고 종결됐다”는 명제는 따라서 논리적으로 무리가 없다. 하등 없다. 이 명제는 오늘 온 세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 중인 구체적인 객관적 현실에 기초하고 있다. ‘낫 놓고 ㄱ자’ 아는 정도면 누구라도 알 수 있다. 물론 반대 경우도 있다. 생각보다 많다. 조·중·동, 자유한국당, 태극기부대가 좋은 예다. 그들은 여전히 모를 수 있다. 펜스, 볼튼, 헤일리, 아베, 홍준표 같은 싸이코극우들 역시 다르지 않다. 모두 허구(虛構)에 빠져 허상(虛像) 붙들고 살다 허망(虛妄)하게 사라질 무리들이 아닐 수 없다.

다시 강조한다. ‘전대미문의 21세기 최대 인류사적 사건’이라 정의해야 옳은 조미(핵)대결은 정확히 2017년 11월29일 종결됐다.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이 선포된 역사적 그날 조미관계는 ‘대결’에서 ‘대화’로 판이 바뀌었다. 근본 틀이 바뀌었다. 축이 바뀌었다. 조미간 모든 것이 180도 바뀌었다. 수백 년 세계를 지배한 판, 틀, 축이 모두 뒤집혔다. 따라서 그날은 제국이 조선에게 공식으로 패한 날, 굴복한 날, 무릎 꿇은 날로 역사에 기록되어야 옳다. 언젠가 모두 그리 기록할 것이다. 오늘 더 중요한 논거는 그러나 조미(핵)대결이 공식 종결된 바로 그날 ‘세계를 지배한 제국의 쇠망 또한 종결됐다’는 사실이다. 조미(핵)대결이 종식된 뒤 세상의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 조미대결구도가 대화로 바뀐 것이 최대 증거다. 인류사에 이보다 더한 기적은 없다. 연동해서 기존의 21세기 국제관계 또한 모두 급변하기 시작했다. 워싱턴에 ‘21세기 국제관계연구원’(약칭, 21세기연구원)을 내온 이유다. 조미관계가 근본에서 뒤집히면서 기존의 국제관계 또한 거의 모든 것이 뒤집히기 시작했다. 제국의 쇠망이 종결됨 없이 불가능한 변화다. 전자가 후자를 가능케 한 것이다. 아베조차 조선과 대화 못해 안달이다. 세상은 오늘 불가사의한 그 모든 것을 마치 하나의 위대한 인류사 대하드라마를 보듯 감격과 경이, 찬탄 속에 지켜보고 있다.

‘조미간 밀고 당기기’? ‘제국 내부 힘겨루기’? 트럼프, ‘제국 쇠망론자’?

그러나 오늘 세상 주류 매체를 가득 메우고 있는 ‘조미간 밀고당기기’는 그러면 무엇인가? 조미 사이에 대결이 여전히 계속된다는 말인가? 아니다!!! 2017년 11월29일 이후 전개되는 조미 사이 모든 것은 밀고 당기기가 아니다. 그 모든 소위 밀고 당기기는 대결이 종결되며 쇠락에서 쇠망으로 운명이 넘어간 앞에서 언급한 ‘제국의 체면치레’다. 트럼프가, 펜스가, 폼페오가, 볼튼이 혹은 주한미군사령관이 어떻고 등 모두 제국의 체면치레다. 정치쇼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미 대결은 끝났다. 종결됐다. 더 이상 대결은 없다. 이미 끝난 대결이다. 따라서 조미 사이엔 더 이상 밀고 당기기가 없다. 밀고 당기기는 대결이 계속될 때 이야기다. 대결이 끝난 자리에 더 이상 밀고 당기기 같은 없다. 밀고 당기기는 거꾸로 오히려 제국 내부에 있다. 조미(핵)대결이 종결됐음을 인정하는 세력, 즉 트럼프로 대표되는 쇠망을 인정하는 세력과 그렇지 않은 세력간의 밀고 당기기다. 그들 내부싸움이다. 이미 망한 집안싸움 같은 것이다. 트럼프는 그 경우 일종의 ‘제국 쇠망론자’인가? 좀 더 논해보자.

먼저 트럼프는 제국의 쇠망을 인정하는가? 그렇다고 본다. 경제문제에서 그는 일종의 제국 쇠망론자다. 35년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미국경제 다 망가뜨렸다’ 주장하며 ‘미국 다시 살리기’(Make America Great Again) 카드로 그는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신자유주의에 기초해 만들어진 EU, NAFTA, TTP, TTIP, WTO 등을 반대했다. 그가 500년 ‘대서양 세력’(Atlantic Power)의 붕괴를 상징하는 영국의 EU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를 지지한 이유다. ‘제국 수장’으로 넘어서 안 될 선들을 트럼프는 계속 넘었다. Brexit는 500년 서구 지배세계를 대표하는 ‘영미제국’(Anglo-American Empire)이 끝난 것을 상징한다. 위에 미국/유럽의 경제조직들은 신자유주의시대를 대표하는 국제경제조직들이다. 트럼프는 ‘신자유주의가 세계 최대 제조업 국가경제를 망가뜨린 주범’이라고 비판했다. 신자유주의시대 ‘세계화’를 대표하는 제3세계 값싼 노동력, 세금회피, 탈세 목적으로 본국 떠나 중국, 인도 등지 가서 장사하는 세계 최대 제조업체들을 본국으로 돌아오게 만들어 제조업 부문 일자리를 다시 창출, 사라진 중산층을 살려내어 미국경제를 다시 살리겠다는 ‘경제카드’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가 ‘인류의 적’처럼 몰린 이유, ‘금융지배세력’ 곧 ‘용의 역린’을 건드리다

당선 2년 뒤 치른 중간선거 승리는 그가 자신의 경제공약을 일정하게 달성했기에 가능했다. 2년 내내 제국의 모든 언론을 섹스스캔들, 러시아게이트 등 반트럼프 가짜뉴스로 가득 채운 탄핵 중심의 민주당 중간선거 전략이 대선 때처럼 경제카드로 맞선 트럼프에게 참패한 이유다. 그가 만약 위에서 논한 것과 반대였을 경우 그는 제국의 쇠망을 인정치 않는 세력에게 적으로 몰릴 이유가 없다. 그가 적으로 몰린 딱 하나 이유는 그가 반대기 때문이다. 죄목은 딱 하나다. 제국 쇠망론자로 감히 제국의 500년 기반을 허무는 일을 목적했고 바로 그 일을 다른 직도 아닌 대통령직에서 시도한 죄다. 약 150년 전 1865년 링컨이, 약 50년 전 1963년 케네디가 제거된 이유와 근본에서 같다. 그들 모두 지난 2~300년 온 세상을 지배하는 ‘금융지배세력”(The Financial Elites) 곧 ‘용의 역린’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제국의 모든 언론에 의해 트럼프가 천편일률적으로 ‘미친놈, 악마’로 매도된 이유다. 남녘, 일본 포함 제국 지배세상 또한 대부분 그를 그리 믿게 된 이유다. 그가 근본에서 제국 쇠망론자가 아니고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그를 무슨 ‘신고립주의자’, ‘미국우선주의자’ 같은 것으로 보는 것은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다. 대단히 잘못 본 것이다. 미국우선주의자일 경우 트럼프는 오늘 그와 마치 ‘철천지원수 관계’ 같은 CNN, New York Times, Washington Post 같은 제국을 대표하는 언론들과 적대관계에 놓일 이유가 없다. 달리 말해, 트럼프는 그들과 정반대 자리에 섰다는 것이다. 2016년 대선 때부터 제국을 실제로 지배하는 세력에게 그가 100% 적으로 몰린 이유는 그가 그들과 처음부터 반대 입장에 섰기 때문이다. 제국에게 용의 역린에 해당하는 FRB(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 해외주둔 미군철수, 해외 미군기지 철폐 같은 문제는 그가 누구든 목이 열 개라도 남아 있을 수 없는 문제다. 제국에게 근본 문제다. 그는 대선 전부터 틈만 나면 ‘경제문제’를 이유로 자신의 해외주둔미군 철수론, 해외미군기지 철폐론을 펼쳤다. 최근 FRB 의장 제넷 옐린 목도 쳤다. 그의 1기 임기 뒤 연준의장직은 트럼프 사람으로 교체됐다.

그 경우 트럼프가 제국이 제거해야 할 ‘제1의 주적’이 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트럼프 같은 경우는 미국 대통령사에 전례가 없다. 그래서 갖는 의문이다. ‘트럼프는 과연 누구인가?’ 글쎄…. 시간이 지나며 그러나 조금씩 더 분명해지는 것들이 있다. 그가 제국을 떠받치는 중추 구조물들을 하나둘씩 부수고 있다는 것이다. 그와 같은 언행을 계속하고 있다. 물론 미친 짓으로 보일 수 있는 행위를 한편으로 끝없이 반복하면서다. 대표적으로 해외주둔미군 문제, 해외미군기지 문제, NAFTA, TTP, TTIP, Brexit, EU, NATO 같은 제국의 중추들을 기회만 되면 철수, 폐쇄, 폐기, 지지, 혹은 낡아빠진 것들이라 주장한다. 모두 일관된 행동들이다. 그러나 제국을 떠받치는 그 모든 것을 그가 단번에 실천에 옮기려 했을 경우 그는 이미 어떤 방법으로든 제거됐다. 바로 이 지점에서 그가 ‘미친놈처럼’ 보이는 지난 2년의 모든 것에 대한 의문이 일정하게 풀릴 수 있다.

트럼프의 ‘미친 짓’들이 그러나 ‘지구촌 반제자주진영을 단합시킨다’?

핵심은 그 모든 것이 무엇인가 목적의식 없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하는 모든 ‘미친 짓’을 다른 각도에서 보면 그의 주장은 ‘미국경제가 다 망가졌으니’(달리 말해, ‘제국이 쇠망했으니’) 이제 그만 과거의 제국적 행태,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는 자신의 바로 그 주장을 앞장서 선전선동하고 행동에 옮기고 있다. 대표적으로 그는 500년 대서양세력을 깨고 있다. 어떻게? 유럽의 자존심을 끝없이 건드려 먼저 유럽의 맹방들을, 나아가 유럽 거의 전체를 점점 결과적으로 미국에게서 떨어져나가게 만들고 있다. 미친 짓으로 보이는 그의 모든 언행, 정책, 전략들이 결과적으로 세상 곳곳을 단결시키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근거다. 이유여하를 막론코 세상천지 모두를 결과적으로 제국에 반대해 나서게 만들고 있다. 제국의 존속을, 제국의 영속을 꿈꾸는/망상하는 세력에게 그가 ‘악마’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500년 제국의 근본을 무너뜨리는 놈을 용서할 수가 없는 것이다.

트럼프가 세상이 제국에 반대해 나서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그들을 서로 단합하게 만들고 있다는 해석은 어쩌면 틀리지 않을 수 있다. 대표적 예를 하나 들자. 작년까지만 해도 조선을 ‘고립압살’하겠다며 그는 동시에 중·러 악마화를 시도했다. 그것도 모자라 중·러에 대한 또 다른 고립압살전략을 동시에 펼쳤다. 제국 입장에서 전략적으론 모두 미친 행위다. 이유여하를 막론코 미국쪽에 섰던 중·러를 결과적으로 조선쪽으로 밀어준 결과가 됐다. 조·중·러를 분열, 고립시키겠다며 결과적으로 그들을 단합시켜준 것이다. 그 모든 대상을 분열, 고립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위에 언급한 전략들보다 더한 바보짓, 미친 짓은 없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다른 각도에서 들여다보면 트럼프의 그 바보짓, 미친 짓들은 결과적으로 조·중·러를 서로 깊게 전략적으로 연대협력하게 도운 것이 된다. 오늘도 같다. 중·러를 상대로 동시에 싸움 걸고 있다. 그 전략이 정말 목적한 것이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세상에 그보다 더 어리석은 경우는 없다. 아니면 과연 무엇일까? 물어야 한다. 중·러가 연대할 경우 그 어떤 제국도 그들을 동시에 제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반대 경우는 가능하다.

500년 제국이 세상천지가 다 아는 ‘디바이드 앤 콩커’(Divide and Conquer: 분열시켜 각개격파하는 대표적 제국주의/식민주의) 전략을 모른다? 아니다. 뭔가 다른 것이 있다. 그리 보아야 납득이 된다. 트럼프 행위는 ‘제국의 적’들 곧 지구촌 반제 자주진영을 결국 모두 단결시켜주고 있는 셈이 된다. 그래서가 아닐까? 제국을 실제로 지배하는 세력 모두가 그를 악마로 만들고 미친놈으로 몰아 그를 제거하기 위해 혈안이 된 것은 아닐까? 그리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유여하를 막론코 오늘 조·중·러는 그 어느 때보다 깊게 단합하고 있다. 전략적 연대가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공로다. 시리아, 이란, 터키도 같다. 트럼프의 미친 짓이 결과한 것이다. 과거 앙숙, 갈등, 대결 관계에 놓인 대상들을 지구촌 곳곳에서 결과적으로 하나로 묶어주고 있다. 그 경우 이민정책, 여성, 인종정책, 이스라엘 문제 등에서 트럼프가 미치지 않고 세상 그 누구도 감히 행할 수 없는 노골적인 선동적 발언, 극우적 행위들을 일삼는 것은 어쩌면 모두 그가 실제 목적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적들이 모르게 혹은 헷갈리게 만드는 일종의 양파껍질 같은 것은 아닐까 싶다. 해서 적들도 세상도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잘 모른다.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른다. 계속 헷갈린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트럼프 정책은 세상이 흔히 논하는 ‘신고립주의’는 아니다. 누구나 당연시하는 ‘미국우선주의’는 더더욱 아니다. ‘제국의 미친 황제’ 또한 더더욱 아니다. 세상에 유행하는 거의 모든 용어는 세상을 지배하는 제국 지배언론의 언어장난이다. 본질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말장난들이다. 온 세상에 ‘대단히 미친 제국의 위험한 황제’로 보이는 모든 논란은 따라서 결코 단순하게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제국의 쇠망에 대한 논란은 실은 제국 밖에서 시작되지 않았다. 안에서 시작됐다. 미국의 또 다른 대표적 양심으로 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의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크리스 헤지스(Chris Hedges) 박사가 있다. 노암 촘스키 교수는 물론이다. 미국의 양심들이 오래 전부터 논한 주제다. 즉 제국의 쇠망은 밖이 아니라 제국 내부에서부터 나온 주장이다. 오늘 제국 내부에 깨어있는 많은 양심들은 이구동성으로 제국의 쇠락을 논한다. 지어는 키신저도 나섰다. 최근 제국의 쇠락을 인정하는 정세인식이 그의 입에서 심심치 않게 튀어나오고 있다. 죽기 전 브레제진스키도 나섰다. 조미(핵)대결 관련 제국에게 더 늦기 전 대화로 나서라고 키신저와 함께 조언해 나섰다. 과거 ‘제국의 영광’을 논하던 자들이 오늘 제일 먼저 ‘제국의 쇠락/쇠망’에 대해 논한 것이다. 아이러니다. 핵심은 오늘 지구촌 국제관계 모든 논란은 제국 밖의 힘겨루기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제국 내부다. 내부다툼이다. 몰락을 인정하지 않는 세력과 그렇지 않은 세력의 힘겨루기다. 트럼프가 전자라면 클린턴은 후자다. 그리 보아 틀리지 않다.

‘조선 국가핵무력 완성’, 조미(핵)대결 종결, 강제성 동반된 조미대화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이 선포된 11월29일은 제국에게 마치 조종(弔鐘)이 울린 날과 같다. 미·일을 선두로 세상 모든 제국주의자들의 심장이 잠시라도 멈췄을 것 같다. 조·중·동·자유한국당으로 대표되는 외세와 분단에 기생해 세기를 넘어 호의호식하는 모든 반민족사대세력 또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중·러 포함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을 선두로 온 세상을 동원한 제국이 그리도 막아내려 안간힘 쓴 조선의 국가핵무력 개발이 드디어 완성됐기 때문이다. 제국에게 21세기 초 조선의 핵무력 완성은 중·러가 제국과 정반대 편에 섰던 1950~53년 첫 대결에서도, 그 과거와 정반대로 중·러가 그들과 한편에서 결과적으로 조선의 고립압살, 곧 정권교체를 시도했던 1991~2017년 ‘극단의 비대칭 대결’에서도 또 다시 패한 경험이다. 또 다시 경험하는 완벽한 패배다. 제국이 조선을 정치사상적으로, 그리고 군사전략적으로 단 한 번도 굴복시킨 적 없다는 해석은 따라서 무리가 없다. 장장 70년에 걸친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해석이다.

그렇다. 정치사상적으로 제국은 조선에 패한 경험밖에 없다. 총 한방 쏘지 않고 70년 조미(핵)대결이 종결된 이유다. 제국이 오늘 조선과의 대화 자리에 나와 앉은 이유다. ‘울며 겨자 먹기’지만 싫어도 대화에 응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오늘 쇠망한 제국의 처지다. 세상 대부분은 그러나 여전히 세기적인 오늘의 이 정치적 대사변을 거꾸로 말한다. 정반대로 말한다. 조(중)동이 선두다. 단연 선두다. 세상을 거꾸로 보고 말하고 왜곡하는 일에서 그들과 자유한국당은 늘 1등이다. 제국 주도 ‘유엔 제재, 압박에 조선이 결국 굴복해서 대화에 응했다’ 말한다. 그리 보도한다. 거꾸로 말하는 것이다. 왜곡하는 것이다.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을 고하는 것이다. 조선, 동아 경우는 일제 때부터 하는 짓이다. 그들이 아무리 현실을 왜곡해도 그러나 진실은 바뀌지 않는다. 진실을 영원히 감춰둘 수도 없다. 그들이 말하지 않더라도 진실은 스스로 드러나고 있다. 아니 이미 모두 드러났다. 2017년 11월29일이 70년 감춰진 진실을 세상에 모두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날은 정치군사적 의미에서 세기적 대사변이 발생한 분기점이다.

오늘 인류는 물론 세상의 모든 산천초목도 함께 외칠 판이다. 오늘 진척되고 있는 조미간 모든 대화는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 뒤 제국이 조선과 대화에 임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시작된 대화라고 외칠 판이다. 오늘 진행되는 대화는, 즉 강제성이 동원된 대화다. 우리민족에게 끝없는 갈등과 분쟁, 대결과 전쟁을 70년 넘게 강제한 당사자가 강제로 끌려 나와 이뤄진 대화다. 강제성을 띤다는 측면에서 조미대화는 오늘 러시아가 미국을 군사적으로 강제해 풀어내고 있는 시리아 문제와 일정하게 같다. 서방(워싱턴-텔아비브-런던)의 비밀첩보조직들(CIA-Mossad-MI6)이 기획하고 훈련시킨 뒤 사우디, UAE 등이 테러자금 대어 만든 극단적 테러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IS)” 내세워 8년째 벌인 시리아에 대한 제국주의(대리)침략전쟁은 2015년 9월 러시아의 전격적인 군사개입으로 판이 뒤집혔다. 시리아 정부 공식초청으로 개입한 러시아 군사력은 영토의 90%를 뺏긴 아사드 정부에 대한 정권교체가 코앞이던 당시 전세를 단번에 뒤집었다. 오늘 전개되는 시리아 다자평화회담은 미국과 서방의 군사력을 압도한 러시아 군사력이 강제한 결과다. 러시아가 주도하는 2017년 11월 오늘 시리아 평화회담에서 미국-이스라엘-영국은 제외됐다. 또 하나의 위대한 정치군사적 사변이다. 그들이 제외된 사실은 중동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오늘의 급변하는 지구촌 정세를 대변한다. 21세기 지구촌 국제문제에 발생한 또 하나의 위대한 사변이다. 반면 시리아 문제에서 미국 입장에 섰던 터키, 프랑스는 독일과 함께 러시아 주도 다국적 평화회담에 참가했다. 러시아의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미국을 강제한다는 측면에서 시리아 회담은 조미회담과 성격이 같다.

‘대화’는 제국에게 ‘패배’를 뜻한다, ‘제국의 보통국가화’는 스스로 가능하지 않다

70년 계속된 조미대결은 처음부터 단순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극단적 형태의 비대칭 대결’이다. 규모, 영토, 자원 등 외양으론 대결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대결이다. 조미대결은 따라서 그 자체가 하나의 기적이다. 불가사의한 세기의 기적이다. 오늘 조미 사이 진행되는 ‘대화’가 그 증거다. 제국이 대화한다는 사실 자체가 기적이다. 제국은 대화를 모른다. 그들에게 본래 대화는 없다. 대결과 전쟁이 그들의 체질이다. 본질이다. 제국이 대화에 임한다는 것은 따라서 그들이 대결과 전쟁을 포기했음을 뜻한다. 달리 말해, 군사적 방법이 없어 대화에 응하는 것이다. 대화에 응한 것은 따라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뜻이다. 제국이 조선과 대화에 응한 것 자체가 그러므로 70년 대북 적대전략이 실패했음을 뜻한다. 우리민족에게 분단과 대결을 강제한 워싱턴제국의 전통적인 ‘Divide and Conquer’ 전략이 완패했음을 뜻한다.

루스벨트 때부터 트루먼,… 부시, 클린턴, 오바마 거쳐 트럼프에 이르기까지 장장 6~70년 제국 지배세력이 이구동성으로 ‘군사적 방법 없다’ 고백한 것이 증거다. 그 경우 제국은 패한 첫 전쟁 때 얻었을 피의 교훈을 반세기 넘게 잊고 산 셈이다. 역사상 존재한 제국이 그러나 실은 모두 같다. 과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제국주의는 모두 같다. 6~70년 계속된 ‘군사적 방법 없다’는 고백은 그들이 조미대결에서 끝없이 패했음을 공식으로 인정한 것에 다름 아니다. 제국에게 대화는 그러나 패배를 뜻한다. 제국주의는 본질에서 대화를 모른다. 그들에게 세상사람 보통의 상식, 도리 같은 것은 없다. 보통 사람들의 대화, 상식, 도리 같은 것은 제국과 거리가 멀다. 인연이 없다. 제국주의는 그래서 그 자체가 본질에서 비정상, 비상식이다. 극단의 비정상, 비상식이다.

최근 몇 년 ‘세계제국’ 미국을 ‘극단의 비정상’이라 정의했다. 그러나 극단적 비정상인 제국이 패배한 경우 그들이 과연 ‘보통국가’로 거듭날 수 있는가? 수백 년 그들이 아는 언어는 침략, 약탈, 수탈, 파괴, 학살, 사기, 거짓, 교활, 위선, 역사왜곡, 부정 같은 것뿐이다. 아베의 일본 또한 바로 그 경우에 속한다. 그들에게 대화는 따라서 패배를 뜻한다. 총칼 곧 무력 앞세운 제국주의 전략이 막힐 때 해서 조선처럼 군사적 방법이 없을 때 그들은 하나의 방편으로 ‘대화카드’를 꺼낸다. 그들이 나서는 대화에 거의 언제나 진실성, 진정성이 없는 이유다. 대화를 원하나 진정성이 없는 아베가 바로 그 경우다. 그들에게 대화는 대부분 일종의 억지춘향이다. 군사적 방법이 부재할 때 궁여지책으로 취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진실, 진정과 아무 상관없다. 그들과의 대화를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자기들 의지가 관철되지 않고 한편 다른 방안이 생길 때 그들에게 대화는 언제고 버릴 수 있는 카드다. 제국이 보통국가가 되기 어려운 것은 삼척동자도 알 일이다. ‘제국의 보통국가화’는 그 경우 과연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나? 그들의 대화가 진실하고 진정성을 갖게 되는 것은 과연 어떤 경우일까? 쇠망한 제국이 보통국가로 거듭날 수 있는 길은 그들을 오직 ‘힘으로 강제’하는 방법 외에 없어 보인다. 오늘 조선, 러시아가 하는 방법이다.

나가는 말

앞 <들어가는 말>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난 9월29~30일 뉴욕에서 21세기 숱한 지구촌 국제관계 문제 중 그 모든 문제의 중심, 핵심에 위치한 코리아문제 곧 <우리민족의 분단과 자주적 평화통일 문제>를 먼저 다룬 이유다. 지구촌 문제의 핵심에 위치한 조미관계 문제 곧 우리의 분단과 자주통일 문제를 먼저 다룬 것이다. 2018학술회의가 다룬 ‘조미간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관계정상화’ 문제는 오늘 우리가 가닿아야 할 최고 최대목표다. 우리민족이 직면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뛰어넘어야 할 핵심 요체다. 그러나 조미관계에는 우리민족의 운명만 걸려있지 않다. 1세기 넘게 우리민족이 싸우고 있는 문제는 수세기에 걸쳐 계속되는 지구촌 곳곳의 숱한 문제들과 근본에서 같다. 곧 우리의 운명은 지구촌 곳곳의 숱한 민족의 운명, 곧 인류의 운명과도 맞닿아 있다. 하여 인류가 직면한 아마도 가장 복잡다단한 문제인 코리아 문제를 우리가 먼저 풀어낼 경우 지구촌 곳곳의 우리와 같은 다른 문제들도 온전하게 풀어낼 수 있는 지혜와 모범이 창출될 수 있다 믿는다.

오래 주장한 또 다른 명제다. 2500만 북녘동포들이 1990년대 초 당시 인류가 풀지 못한 채 주저앉을 뻔했던 ‘500년 제국’의 문제를 2017년 11월29일을 역사적 분기점으로 완벽하게 해결했기에 그리 말할 수 있다. 미·일도 말을 그렇게는 못하지만 내심 모두 인정하는 명제다. 미국이 조선과 대화하며 말이라도 종전선언, 평화협정, 관계정상화를 시작한 이유다. 아베도 대화 못해 안달인 이유다. 세상 모두가 오늘 조미관계를 그리 보기 시작했다. 따라서 위에서 논한 명제는 과거에 비해 오늘 그리 큰 이견이 없다. 그리 믿는다. 70년 피땀 흘리며 인류의 가장 난제, 인류의 최대 숙제를 결국 스스로 온전히 혼자의 힘으로 풀어낸 위대한 주인공들인 2500 북녘동포들은 그러나 범세계적으로는 오랜 세월 극단적 고립상태에서 참으로 외롭게 홀로 싸웠다. 그러나 한편 북녘동포들은 민족적으론 외롭지 않았다.

무엇보다 재일동포들이 북녘동포들과 70년 내내 함께 했다. 온갖 고난 속에서도 함께 했다. 그분들 표현처럼 ‘적구’에 다름없는 ‘식민지 종주국’ 일본에서 북녘 조국과 호흡과 숨결을 같이 하겠다는 이유만으로, 유네스코에 세계인류문화유산으로 이미 등재되어야 했을, 하여 문화교육 차원에서 전대미문의 위대한 인류사적 사건으로 기록되어야 할 ‘민족교육운동’을 온갖 탄압, 불이익에도 멈추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70년 내리 온갖 박해, 탄압, 제재 받으면서도 뜻과 의지를 굽히지 않은 수십만 ‘재일본 조선인들’이 북녘동포들과 함께 했다. 우리민족의 자주통일운동사, 반제자주운동사는 재일동포들의 피눈물로 감당한 또 다른 위대한 민족운동사를 길이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다. 북녘동포들의 외로운 투쟁에는 물론 재일동포들만 함께 한 것이 아니다. 중국, 러시아, 미국, 캐나다, 유럽, 호주 등 지구촌 곳곳에서 분단과 통일문제를 붙들고 나름 평생 활동하신 모든 분들, 모든 통일운동가들도 북녘동포들과 함께 하기 위해 노력했다. 즉 남북해외 우리민족 8000만 겨레 모두가 함께 노력했다. 그 노력의 위대한 결과가, 우리민족이 흘린 피와 땀의 위대한 결과가 오늘 우리민족의 운명만 아니라 인류의 미래 운명 또한 바꾸어 낼 수 있으리라 감히 믿는다.

머리말에서 언급한 것처럼 I부의 보고서 형식 글과 달리 Ⅱ부는 주로 대회를 세상에 내놓게 된 정치사상적, 군사전략적, 철학적 배경을 다룬 글이다. 다시 강조하게 된다. 우리민족의 운명은 오늘 21세기 인류의 운명과도 맞닿아 있다. 그리 믿는다. 우리민족의 미래가 인류의 미래 운명과 다르지 않다 믿기 때문이다. 2018학술회의는 ‘21세기연구원’이 세상에 내놓은 첫 작품이다. 부족한 것이 한둘 아니지만 대회 성공 뒤에는 숱한 분들의 땀과 수고, 희생이 깃들어 있다. 남북해외 우리민족을 중심으로 세상의 양심들이 함께 노력해서 만든 작품이다. 그래서 남달리 학술회의 성과 의의가 크다 믿는다.

21세기 초 지구촌 정세는 지난 몇 년 지정학적(地政学的) 측면에서 지구의 중앙(中央), 그것도 정중앙에 위치한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전개되고 있다. 그 경우 지구의 중앙에 위치한 조선의 지정학적 위치는 우연일까? 아니면 필연인가? 다음 글 Ⅲ부에서 트럼프 시대에 대한 또 다른 하나의 해석과 함께 우리민족의 지정학적 위치가 우연인가, 필연인가에 대한 해석을 시도한다. 끝으로 오늘 글은 우리나라 한(조선)반도의 남과 북, 북과 남, 그리고 해외 800만 동포들을 하나의 민족, 하나의 겨레, 하나의 정치문화경제공동체, 하나의 운명공동체, 즉 동일한 하나의 통일된 존재로 상정한 근거에서 썼다. 이글에서 주장하는 모든 근거에 “우리민족은 하나!”라는 절대 명제가 자리하고 있다. ‘5000년 우리민족은 하나’라는 대명제는 70년 우리민족사를 관통하는 특히 오늘 문재인-김정은시대, 남과 북, 북과 남 두 최고지도자의 ‘9.19공동선언’과 특히 ‘5.1경기장’ 15만 군중 앞에서 연설한 문 대통령의 감동적인 연설 핵심 기조다. ‘문재인-김정은-트럼프시대’ 세 분 최고지도자의 지혜, 노력으로 우리민족의 자주적 평화통일이 가까운 장래 실현될 수 있기를 꿈꿔본다.(Ⅲ부에 계속)

* 독자들에게 참고가 될 것 같아 아래 뉴욕 콜롬비아대학에서 열린 <2018세계평화학술회의>가 대회 뒤 채택한 “코리아와 온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촉구하는 뉴욕선언문(New York Declaration of Peace and Prosperity for Korea and the World)”을 영어 원문 그대로 소개한다. 시간 관계상 우리말로 번역해서 독자들에게 소개하지 못함을 양해를 구한다.

New York Declaration of Peace and Prosperity for Korea and the World

September 29, 2018

This year, 2018, marks the sixty-fifth anniversary of the Armistice which ceased the brutal three-year Korean War and effectively and painfully divided the Korean people. Heretofore, the Korean Peninsula has lived under a constant threat of war. Under the cease fire, Korea became a global hot spot where both military and nuclear clashes have the potential to be triggered.

The year 2018, however, presents the world a unique and historic opportunity, not only for lasting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 and a formal treaty to end the Korean War, but the beginning of a progressive process to reconcile and begin to reunify the divided Korean people.

In the political arena, courageous steps have been taken by the governments of the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 and the Republic of Korea (ROK) to establish a lasting peace.

This includes a series of important inter-Korean summits held by the leaders of the DPRK and ROK, respectively Chairman Kim Jong-Un and President Moon Jae-In, and the important Panmunjom Declaration that was made by both leaders on April 27, 2018.

Being aware of the thirst of Koreans for peace and unity, the US government under the administration of President Donald Trump, has also taken some encouraging steps. In this regard, an important dialogue has started between the DPRK and the US. This has resulted in the historic DPRK-US Summit in Singapore on June 12, 2018.

Encouraged by these events, regardless of faith, political orientation, personal conviction, or nationality, we, the gathered participants of the 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 (GPFK), held at Colombia University in New York City, declare with good judgment and sound conviction:

(1) That the time has arrived for the signing of a formal peace treaty ending the Korean War. We believe it is a critical matter in moving forward that such a peace treaty be signed and ratified between the governments of the DPRK and the United States;

(2) That a win-win approach should be used where each respective government takes reciprocal steps in the de-escalation of longstanding tensions, normalization of relations, and building of strong positive relationships;

(3) That the positive steps taken by the DPRK be dually recognized and supported by immediately lifting all sanctions that impede humanitarian relief or development assistance as well as sports, academic, cultural and people to people exchanges with the people of the DPRK and the outside world.

(4) That as relations are normalized and sanctions are eliminated that the Korean Peninsula be declared a Nuclear Free Zone, where nuclear weapons are eliminated and the Nuclear Free Zone is protected from nuclear threats by international treaty.

Therefore, we the gathered participants of 2018 GPFK strongly believe that the right time in history is before us: to end the hostilities in the Korean Peninsula and urge all respective parties to take the courageous and bold steps of making peace.

Columbia University, New York

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 (GPFK)

정기열 21세기연구원 원장  webmaster@minplus.or.kr

관련기사icon“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조미관계 정상화” 문제 다룬 <2018 세계평화학술회의>(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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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너희는 누구니?

[인터뷰] <한국, 남자> 저자 최태섭
2018.11.15 22:47:21
 

 

 

 

한국에서 '남성'은 질문받지 않는 존재였다. 일본의 식민지 통치를 경험하고 해방 이후 냉전의 틈바구니에 끼여 분단을 겪게 된, 남한과 북한이 적대적인 체제 경쟁을 하면서 70년이 지난, 한국 사회에서 성장한 '남성'은 과연 어떤 존재인가?

70년 동안 한 번도 질문받지 않았던, 의심받지 않았던, 어떤 요구도 받지 않았던, 존재 그 자체로 존중받았던 한국의 남성들에게 이제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이수역 폭행 사건'에서나 '거제 폭행 사망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어떤 이유든 여성을 죽기 직전까지 때리거나, 아니면 실제로 때려서 죽이는, 또 이들의 폭력을 정당화("쌍방폭행이었다")하거나 심정적으로 동조하면서 온갖 인터넷 사이트를 도배하는 한국 남성들, 이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이들은 왜 같은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가치나 권리조차 인정하지 못할 정도로 '여성'들에게 화가 나 있는가?  

의도적으로 남성들을 미러링하겠다고 공표하고 나선 '메갈리아(메갈)'이나 '워마드'와 같은 일부 젊은 여성 집단들에 대한 각종 보도와 논란은 넘쳐나는데, 실제 행동으로 여성들을 죽이거나 때리는 한국 남성들에 대해선 왜 아무런 질문이 없는가?

<한국, 남자>(최태섭 지음, 은행나무 펴냄)은 최근 많은 논란의 중심에 있는 한국 남성의 '남성성'에 대해 역사적으로 고찰한 책이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나 장애인 등 소수자에 의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며 화를 내는 이들을 '너의 피해의식이 정당하다'며 마냥 두둔할 수도, '그런 식으로밖에 생각하지 못하느냐'며 마냥 비난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에 대한 남성들의 격렬한 '백래시'(반격)은 미국의 저널리스트인 수전 팔루디가 쓴 <백래시>라는 책에서도 확인된 것처럼 가부장제가 무너지지 않는 한 전(全) 지구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시민혁명'을 경험하지 못했다. 정치적 주체로서의 개인(시민), 보편적 인간으로서의 인권 등에 대해 전 사회적인 공감대도 형성되어 있지 않다. 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이에 대해 교육 받지도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표출되는 '화난 남성들의 분노'는 사회 전체를 큰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이제라도 '한국, 남자'에 대해 질문하고, 알아야 한다는 문제 의식으로 동년배(30대 중반) 한국 남성인 최태섭 씨가 책을 썼다. 그는 <한국, 남자>를 시작으로 한국 남성들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를 계속할 생각이라고 한다.  

다음은 지난 12일 있었던 인터뷰 전문이다. 
 

▲ 문화평론가이자 사회학 연구자 최태섭 씨. ⓒ프레시안(최형락)


한국, 남자 

프레시안 : 책 제목이 인상적이다. <한국, 남자>의 의미는?

최태섭 : 제목 그대로 '한국 사회 남성성'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 남자'라는 말을 들으면, 요즘에는 바로 생각나는 단어('한남')가 있지 않나. 그래서 '한국'과 '남성' 사이에 있는 쉼표(,)가 중요하다. 그냥 '한국 남자'가 아니라, '한국 사회'라는 맥락에서 '남성성' 혹은 '남자라는 존재'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보자는 의미의 쉼표다.  

프레시안 : '한국 사회 남성성' 문제를 연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최태섭 : 최근 모든 논란의 중심에는 '한남'이 있다. 한국 사회에서 '한남'과 싸우거나 공존해야 한다면, 이들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이런 고민 끝에 '한국 사회 남성성'에 대해 통사적으로 훑어보자는 생각을 했다.  

한국의 남성학 연구는 1990년대 영유아보육을 연구하던 정채기 교수(강원관광대 교육학)가 관련 문헌을 소개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당시 남성학 연구는 '좋은 아버지'가 되는 것이 목표였다. 남성들에 의한 남성성 연구는 2000년대 들어오면서 반(反) 페미니즘이 주된 목표가 되어 사실상 명맥이 끊겼다. 대신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식민지 남성성이나 군사주의 연구를 비롯한 비판적 접근이 이루어졌다. <한국, 남자>도 이런 연구에 많은 부분을 빚지고 있다. 

프레시안 :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는 '남성성'에 의문을 가진 적이 없었다.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오히려 더 문제였다.  

최태섭 : 1990년대 이후 남성성에 동요가 일기 시작했다. 90년대 전반기에는 남성성에 대한 고민이나 대안적 시도들이 있었지만, 1997~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고개 숙인 남자' 담론이 나오면서 동정 여론에 휩쓸려버렸다. IMF 이전부터 한국 사회에서 생계 부양자로 대표되는 남자의 입지는 흔들리고 있었다. 단지 그렇지 않은 척했을 뿐이다. 

존재하지 않았던 허구'남성=생계 부양자' 
 

▲ <한국, 남자>(최태섭 지음, 은행나무 펴냄)의 부제목은 '귀남이부터 군무새까지 그 곤란함의 사회사'이다. ⓒ은행나무

프레시안 : 책에서는 자본과 젠더의 문제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페미니즘에서 자본주의와 젠더의 복잡한 상호작용은 주요 연구 주제 중 하나다. 남성성 연구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IMF 이후 '한국 사회 남성성'은 사실상 실추됐다. 

최태섭 : '서구 사회 남성성'은 부르주아 사회의 성립과 함께 나타났고, 성별 분업을 바탕으로 한다. 남성은 생계 부양자이자 공적인 일을 맡고, 여성은 이른바 사적 영역인 가정에서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는 식이다. 한국 사회 역시 '남성=생계 부양자'라는 도식을 그대로 받아들였고, 이는 동원 논리의 중요한 축을 담당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 또는 '책임진다'는 미명 아래, 실제로 죽도록 일했다. 반면, 생계 부양자가 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좌절감도 상당했다. 

프레시안 : 지금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분노도 그에 기반한 걸까? 

최태섭 : 현재를 살고 있는 남성들이 생계 부양자가 되고 싶어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온라인에서 남성들이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할 때 자주 하는 말이 '남자는 돈 벌어오는 기계'라는 표현인데, 이런 말을 하는 남성들이 실제로 그런 역할을 했을까 의문이다. 게다가 남자 혼자 외벌이로 가계를 지탱는 게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남자들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남성 생계 부양자는 그에 대한 실현 가능성과 관계없이 여전히 남성성의 규범으로 작동한다. 그 규범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은 결격 사유로 여겨지기 때문에, 남성들에게 좌절감을 준다. 이런 좌절감이 잘못된 분노를 불러오는 지점이 있다고 본다. 

프레시안 : 한국 사회를 지배해온 남성성이 허구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제 막 성별 권력 구조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 남자들은 이미 남녀평등이 많이 진전됐으며 오히려 남성들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며 엄청난 피해의식을 호소하며, 멀찌감치 물러나 있다. 이 같은 인식의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최태섭 : 지금 20대 이하를 기준으로, 남성보다 여성이 대부분의 면에서 우수하다. 20대까지는 고용률 또한 여성이 높다. 물론 30대가 되면 역전돼 남녀 간 어마어마한 고용률 격차가 벌어진다. 그러나 10대나 20대에 한정해 보면, 남성들은 계속해서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세상은 여성에게만 관대하고 남성에게는 혹독하다'고. 

최근 떠오른 페미니즘 이슈에 반응하는 남성들은 자신이 기득권이기 때문에 그걸 지키기 위해서 싸운다기보다 스스로를 '피해자'나 '소수자'라고 주장한다. 이들의 피해의식은 진짜다. 물론 더 많은 차별을 당하고 있는 여성들의 사회적 실체에는 맞지 않는 주장이지만.
 

▲ MBC에서 1992년 10월에서 1993년 5월까지 방송된 주말 드라마 <아들과 딸> 장면들. 이란성 쌍둥이인 귀남이(최수종 분)와 후남이(김희애 분)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의 남아선호 사상과 가부장제를 실감 나게 다루었다. 귀남이와 후남이의 아버지인 이만복(백일섭 분)은 집안일을 돌보지 않는 한량으로 묘사되어 있다.


'남성성'을 찍어내던 군대, 더는 명예롭지 않다 

프레시안 : '한국 사회 남성성'의 근간이 되는 역사적·사회적 경험을 꼽자면, 식민지 경험과 분단에 따른 징병제도라고 할 수 있다. 각각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나?

최태섭 : 사실 식민지 남성성은 식민지의 많은 남성들이 경험하는 문제다. '진짜 남자'는 식민본국에 남자들이고, 식민지의 남자들은 '가짜 남자', '여성화된(거세된) 남자'로 취급됐다. 프란츠 파농의 <검은 피부, 하얀 가면>(노서경 옮김, 문학동네 펴냄)에는 알제리 흑인 남성들이 정신병이 있는 프랑스 백인 여성과 하룻밤 자고 오는 걸 명예롭게 여긴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식민지 문제가 젠더의 문제와 교차되며 벌어진 일이다. 

한국의 경우, 일제 식민 치하였다는 사실은 비슷하지만 백인과 흑인이라는 인종적 차이는 없었다. 이 점이 오히려 조선 남성의 혼란을 가중시켰을 것이다. 또한 조선은 민족주의적 열망이 팽창하던 시기 일본을 통해 호전적이고 진취적인 서양의 남성성을 받아들였지만, 정작 자신을 내던질 수 있는 국가가 없었다. 상당수의 민족주의자가 친일파가 된 것도 진정한 남자가 되기 위해 더 큰 제국에 투신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은 아닐까? 
 

▲ 1997년 8월 한 청년이 서울 명동 한 복판에서 이회창 신한국당 대선 후보 아들의 신체조건(키 179㎝, 몸무게 45㎏)과 비슷한지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리고 군대 문제. '한국 사회 남성성' 문제를 다룰 때 군대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 특히 박정희 정권은 군대를 남성성을 찍어내는 기관으로, 또 군 복무를 신성불가침한 것으로 여기게끔 했다. 1950~60년대 군대는 글과 기술을 가르쳐 주는 일종의 학교 역할도 했다. '군대 다녀오면 사람 된다'는 말은 그래서 나온 말이라고 생각한다. 박정희 정권 이래로 한국 사회는 급속하게 군대화(化)됐다. 학교, 직장 등 많은 곳이 군대식 문화와 논리로 운영됐다. 

하지만 지금은 군 복무가 명예로운 일이 아니다. 지금은 징병 대상자 상당수가 대학 교육을 받은 이들이다. 특히 민주화 이후 개개인의 권리가 중요해지면서 병역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그러나 국가는 이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군대 자체도 계층화된 지 오래다. 크게는 부유층과 사회지도층의 병역 비리가 있다. 명문대생들이 카투사, 공군 장교, 해군 장교 순으로 지원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그 외 대부분은 육군으로, 일반 사병으로 복무한다. 군대가 한때는 '평등'이 강조된 곳이었지만, 지금은 군 복무를 해결하는 방식에서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개인에 따라서 군대란 또 다를 격차를 경험하는, 그로 인해 박탈감을 느끼는 곳이 되어 버렸다. 

'된장녀' '김치녀' 조롱 잔치 이면에는 공포심이 

프레시안 : 한국 남자들이 한국 여성에게 '된장녀' '김치녀'라는 멸칭을 붙인 배경에는 그들이 백인 남성에게 갖고 있는 심리적 열등감과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최태섭 : 19세기 말 <독립신문>은 "우리 인종"이 태생적으로 "우수"하기 때문에 식민 치하라는 "임시적 어려움"은 언제든지 "노력만 잘하면" 극복될 수 있다며 "중국인보다 더 총명하고 부지런하고 깨끗하고, 일본인보다 체골이 더 튼튼한 조선 사람들"이라고 주장한다. 또 예전부터 '한국 사람이 이스라엘 사람 다음으로 머리가 좋다'는 말이 있지 않았나. 이런 주장과 말에 대해 인종주의적 사고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1990년대 '오렌지족'이라는 말도, 따지고 보면 굉장히 인종주의적인 표현이다. 그전에는 가기도 쉽지 않은 나라인 미국을 다녀온, 그래서 서양의 질서를 경험하고 온 이들에 대한 선망이 내재되어 있다.  

특히 '된장녀' '김치녀' 같은 멸칭에는 인종주의적 질서에 대한 냉소적인 체념이 담겨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은 사실 '된장'이고 '김치'일 수밖에 없다. 반도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이 같은 열등감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특히 강한 가부장제적 질서 속에서 살아가던 동양 남성에게 더욱 강렬하게 나타난다. 또한 자신들보다 여성이 훨씬 더 자유롭게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질투가 '된장녀' '김치녀'와 같은 멸칭에 담겨있는 것이다. 결국 이렇게 떠들썩한 조롱 잔치 이면에는 공포심이 자리해 있다. 서구의 남성들과의 경쟁에서 패배하고, 자국의 여성들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식의 자의적이면서도 인종주의적인 불안이 존재하는 것이다.  

"게다가 이 멸칭과 냉소주의의 문법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너도 어차피 똑같다'의 의미는 인간성의 한계나 바닥을 향하고 있다기보다는, 다분히 자신의 지식, 상황, 욕망이라는 한계들 속에서 만들어진다. 가령 '남자는 섹스를 원하고 여자는 돈을 원한다'라고 단정하는 이들의 냉소적 세계관은 동물적 차원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들로부터 도출된 것이고, 이것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문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고민 없이 인간의 본능이나 영점으로 설정된다."(220쪽) 
 

▲ 홍대 몰카 사건으로 촉발된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혜화역 시위)'에서 여성들이 '나의 삶은 너의 포르노가 아니다(My Life Is Not Your Porn)'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프레시안 :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 페미니즘 이슈가 불거지자, 한국 남자 중 특히 기성세대들은 '페미니즘을 이해하고 있다'는 식으로 행동했다. 한국 사회에서 이들은 성별 위계를 통해 가장 큰 혜택을 누리고 있는 이들이다. 남성들 간의 세대별 인식 차이도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최태섭 : 10대 20대와 달리, 자신들은 위협당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엄청난 모순이다. 따지고 보면, 기성세대 엘리트 남성들이야말로 사회적 자원을 독차지하고 있다. 이들 역시 '한국 사회 남성성' 문제의 한 축이다.  

사실 한국 남성 간 격차 문제도 심각하다. 많은 남자들이 '이재용'과 '정용진', 혹은 그보다는 덜하지만 부자를 선망한다. 그러나 누구나 부자가 될 수는 없다. 대부분은 야근과 박봉에 시달리며 직장 생활을 한다. 그런데 또 따지고 보면, '이재용'과 정용진' 같은 사람들이 만든 착취 구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분노는 오로지 자신보다 더 약한 계층을 향해 있다. 결국은 효능감 때문이다. 누군가를 때렸을 때 '누가 더 아파하느냐'의 문제다. 

한국 남자, "곤란한 존재"가 되다  

프레시안 : 수전 팔루디의 <백래시>(황성원 옮김, 손희정 해제, 아르테 펴냄) 등 다른 나라 사례를 보면 페미니즘 운동에 맞서는 남성들의 반격은 다른 나라, 다른 세대에도 있었다. '분노한 남성들'의 존재는 한국만의 특수한 현상은 아닌 것 같다.
 

ⓒ프레시안(최형락)

최태섭 : 책 서문에서 한국 남자를 "곤란한 존재"라고 표현하며 "이 곤란함은 이중적"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상적인 상(像)을 구현해내지 못했다. 그리고 2000년대 이후 남성들은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지 않겠다' '페미니즘이 싫다'고 분노하면서도 자신의 존재를 여성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고, 다양한 측면에서 그들을 필요로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한국 사회는 즐거움과 욕망을 유보한 채 학창 시절을 보낸다. 가령 많은 부모들이 대학만 가면 연애가 절로 되는 양 미래를 약속한다. 하지만 현실은. 남성 입장만 예를 들면, 이성 교제가 절로 되기는커녕 대학에서도 여성 동기생과 눈에 불을 켜고 경쟁해야 한다. 부모가 약속한 미래는 현실이 되지 않고, 오히려 박탈감만 쌓인다. 

프레시안 : 한국 남자를 "곤란한 존재"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가 남성들이 여성에게 분노하면서도 동시에 의존적이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아들'이라는 존재가 늘 그렇듯 모순적이다.  

최태섭 : 일단 자존감이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자신보다 약한 대상 앞에서만 자존심을 세운다.  

한국 남자는 대표적으로 아버지와 아들로 집약된다. 그런데 한국의 아버지들은 자기 아들과 참 안 친하다. 심지어 가정 내에서 늘 부재 상태다. 특히 '아버지=생계 부양자'라는 역할이 허구라는 사실이 드러난 IMF 이후, 우리에게는 의문이 생겼다. '그럼, 가족 안에서 아버지의 존재는 뭔데? 무엇을 하는 사람인데?'와 같은 

적당한 롤모델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아들 세대는 사실 아버지 세대에서도 실현된 적 없는 '가부장제 유토피아'를 그리워하고 있다. 실현된 적도, 경험한 적도 없는 과거에 대한 향수에 빠져있는 것이다.

 

 

"PC 묻었다"는 무슨 말?…놀이가 된 혐오  

프레시안 : 10대 또래 문화만 놓고 보면, '남성은 일베(일간베스트) vs. 여성은 메갈리아 및 워마드'로 양분된 채 엄청난 성별 갈등을 겪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최태섭 : 사춘기에 이성에게 적대감을 갖는 것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동시에 서로에 대한 관심도 왕성해지기 마련이다. 그런 만큼 사춘기에 서로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환경과 교육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의 교육, 특히 부모들은 학업성적이 떨어지고 사고가 날까 싶어 자녀들이 이성 친구를 사귀는 것을 못 마땅해한다. 학교에서도 학업을 이유로 이성 교제를 금지한다.  

이것이 10대 또래 문화가 거칠어지고 상호 간 배타성이 강해지는 원인이 아닐까? 단순히 이성 교제를 할 수 있다 없다가 아니라, 10대들을 온전한 주체로 대우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른들은 청소년들을 자의적으로 흔들어 대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요한다. 이는 오히려 무책임한 태도를 강화하는 것이다.
 

▲ 'PC(Political Correctness)' 논란이 일어난 게임 '배틀필드 5' 이미지.


프레시안 : 10대에게 친숙한 게임과 유튜브 등 놀이 문화조차 혐오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게임은 여성을 대상화하며 하위 계층으로 설정해 놨다.  

최태섭 : 게임은 이미 10대 남성들의 핵심 놀이 문화다. 놀이를 통해 습득하는 것은 교육을 통해 습득하는 것보다 소구력이 강하다. 모든 게임이 여성을 부적절하게 묘사하고 있지는 않지만, 여전히 그런 묘사가 다수를 차지한다. 북미를 중심으로 문제제기가 있었고 개선의 움직임도 있었지만, 동시에 동서양을 막론한 수많은 남성 게이머들의 저항에 부딪혔다.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 묻었다"라는 말이 있는데,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묘사를 지양하거나 인종이나 동성애 등의 소수자 관점을 반영한 게임이나 만화에 대한 비난이다. 게임은 거대한 산업이자 동시에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매체 중 하나다. 영화나 다른 영상매체들이 그렇듯 게임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많은 남성 게이머들은 게임을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하며 소비자의 욕구를 존중하라고 외치지만, 게임을 하는 것은 남성만이 아니다.  

"게임 문화 안에서 실제의 여성은 게임을 방해하는 존재다. 엄마, 선생님, 사회, 부인(애인)은 게임을 하려는 남자들의 욕망을 무시하고 쓸데없는 일로 치부하며 적극적으로 그것을 방해하려 한다. (중략) 청년 남성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는 여성가족부를 주적으로 여기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여성가족부가 셧다운제 주무부서이기 때문이다."(242쪽) 

프레시안 : 놀이를 통해 혐오를 배우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인데도 사회도, 학교도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부모 역시 마찬가지이다.  

최태섭 : 누구를 탓하기는 어렵지만, 이 같은 비극은 '내 자식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시작됐다. 미래를 위해 학습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다양한 놀이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개발할 시간 및 자원이 부족하다. 그로 인해 놀이 문화가 천편일률적이 되고 특정한 것의 영향력 또한 커진다. 

10대 남성 문제를 해결하려면, 10대 여성을 포함하여 청소년들에게 좀 더 많은 권리와 권한을 줘야 한다. 교육은 개인이 시민이 되는 과정이어야 하고, 인권의 보장을 통해 자신에게 있는 권리와 권한이 다른 사람에게도 있다는 것을 깨우칠 수 있게 해야 한다. 
 

ⓒ프레시안(최형락)


'한남' 아닌 '주체적 인간'을 꿈꾸다  

프레시안 : 모순 덩어리인 한국 남자의 문제, 어떻게 해야 할까?

최태섭 : '대안을 모색하자'고 말하는 것마저 어려워진 게 사람들이 너무 냉소적이다. 심지어 댓글 양상도 달라졌다.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그냥 무시한다. 일명 '거른다'라고 표현하는데, 내가 상대방과 맞부딪혀서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는 게 아니라 그냥 무시하고 건너뛰는 거다. 

이는 한국 사회 신뢰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사람들이 힘을 모아서 함께 하면 된다'라는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탄핵 촛불'이 그런 경우였지만, 이후 사람들은 계속해서 실망하고 있다. 굉장히 좋지 않은 신호이다, 이런 흐름이라면, 한국도 미국과 프랑스·이탈리아처럼 극우정치와 대중이 결합할 가능성이 있다. 

 


프레시안 : 세계적으로도 두 가지 흐름이 있다. 젊은 정치인이 나오거나 극우가 집권하거나. 하지만 한국의 보수는 이런 흐름과 너무 동떨어져 있지 않나?

최태섭 : 비록 한국의 보수가 수준 이하라고 해도, 대중과 영합하는 포퓰리즘 세력이 태동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한국에서도 '트럼프' 같은 존재가 나타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는 등 약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 중 하나인 민주당을 엘리트 집단으로 몰아 대중의 반감을 부추기는 프레임도 동시에 작용했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책을 쓰면서 새로운 질문이 많이 생겼다고 했다. '한국 사회 남성성'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는 건가?  

최태섭 : 책을 시작하면서 또 끝내면서도 고민은 하나다. 우리 모두가 어떻게 하면 누군가를 억압하지 않으면서도, 한 사람의 주체로, 또 타인과 연대하고 돌보는 자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특히 '한국 사회 남성성' 문제의 답은 '진정한 남자가 되자'도, '좋은 아빠가 되자'도 아니다. 스스로 묻고 답할 수 있는 '주체적인 인간이 되자'는 것이다. 그리고 남성, 여성 혹은 그 외 다양한 성 정체성이 다양한 차별과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고, 결국에는 모두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 그런 관점으로 책 <한국, 남자>를 봐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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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감귤 받은 김정은 위원장 “청소년과 평양시민들에 전달” 지시

노동신문 “김 위원장, 남녘 동포들 뜨거운 마음 담긴 선물 보낸 문 대통령에 사의”

 

신종훈 기자 sjh@vop.co.kr
발행 2018-11-16 10:15:06
수정 2018-11-16 10: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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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평양남북정상회담 당시 5.1 경기장에서의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
지난 9월 평양남북정상회담 당시 5.1 경기장에서의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이 선물로 보낸 제주산 귤을 청소년들과 평양시 근로자들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했다고 북한 매체가 16일 보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 남조선의 문재인 대통령이 뜻깊은 선물을 보내왔다"며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신문은 "문 대통령은 역사적인 평양수뇌상봉시기 경애하는 최고영도자(김정은 위원장)께서 동포애의 정을 담아 송이버섯을 보내주신 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다량의 제주도 귤을 성의껏 마련해 보내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문 대통령이 남녘 동포들의 뜨거운 마음이 담긴 선물을 보내온 데 대해 사의를 표시하시면서 청소년 학생들과 평양시 근로자들에게 전달할 데 대해 지시하셨다"고 전했다.  

앞서 청와대는 9월 평양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이 남측에 보내온 송이버섯 선물에 대한 답례로, 지난 11일 군 수송기편으로 북측에 제주감귤 200t을 선물로 보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남측에 송이버섯 2t을 보내왔을 당시 미상봉 이산가족 중 고령자를 우선으로 4천명에게 추석 선물로 전달한 바 있다. 

지난 11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서 북측으로 보낸 제주산 감귤을 준비하는 모습.
지난 11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서 북측으로 보낸 제주산 감귤을 준비하는 모습.ⓒ뉴시스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측에 선물로 보내온 송이버섯 2t. 문재인 대통령은 미상봉 이산가족들에게 추석 선물로 보냈다.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측에 선물로 보내온 송이버섯 2t. 문재인 대통령은 미상봉 이산가족들에게 추석 선물로 보냈다.ⓒ평양사진공동취재단
 

신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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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금강산관광 20주년 맞아 남북공동행사 개최

통일부, 107명 방북 승인... “금강산관광 재개와 무관”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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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15  14:4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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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그룹이 오는 18일부터 이틀 동안 금강산관광 20주년을 맞아 금강산에서 남북공동행사를 연다.[자료사진-통일뉴스]

현대그룹이 오는 18일부터 이틀 동안 금강산관광 20주년을 맞아 금강산에서 남북공동행사를 연다.

통일부 당국자는 15일 기자들과 만나, “금강산관광 20주년 남북공동행사 개최를 위한 현대그룹의 18~19일 금강산 방북을 오늘 승인했다”고 밝혔다.

‘금강산관광 시작 20돐 기념 남북공동행사’에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배국환 현대아산 사장, 장병우 현대엘리베이터 사장,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등 임직원 30명과 임동원.정세현.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김성재 전 문화관광부 장관, 최문순 경기도지사, 안민석,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지원 민주평화당 국회의원, 이동섭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김종대 정의당 국회의원 등 107명이 참가한다.

북측에서는 행사를 공동주최하는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등 80여 명이 함께한다.

이번 공동행사는 금강산 관광선인 ‘현대금강호’가 출항한 지 20년이 되는 18일과 금강산 고성항에 도착한 19일에 맞춰 마련됐다. 기념식과 북측 ‘평양통일예술단체’ 축하공연, 기념식수, 축하연회 등으로 진행된다.

금강산관광 시작 기념 공동행사는 2008년 관광 중단 이후에도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개최됐지만, 2015년 이후부터는 행사를 열지 못했다.

현정은 회장의 방북으로 금강산관광 재개 논의 여부가 주목된다. 현대그룹 측은 “비록 금강산관광이 중단돼있지만, 금강산관광 20주년 행사를 남북공동으로 개최하게 돼 뜻이 깊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평화와 협력의 상징이었던 금강산관광이 재개될 수 있는 여건이 조속히 마련돼 정상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행사는 사업자 차원의 순수 기념행사로, 현대가 제기하고 북측이 호응해서 개최되는 것으로 안다”며 “금강산관광 재개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금강산관광은 1989년 고 정주영 회장이 북측과 금강산 공동개발 협정서를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1998년 두 차례 소 떼 방북 이후 고 정몽헌 회장이 그해 10월 북측 아태위와 ‘금강산관광사업에 관한 합의서’를 맺은 뒤, 11월 18일 동해항에서 실향민과 관광객, 승무원 등 1천4백여 명을 실은 ‘현대금강호’ 출항으로 본격화됐다.

이후 2003년 육로관광을 시작했으며, 2007년 내금강 지역으로 확대 운영하다가 2008년 7월 박왕자 씨 피격사건으로 금강산관광이 중단됐다. 이후 몇 차례 이산가족 상봉이 금강산에서 진행됐고, 2015년 11월 남북 종교인모임에 이어 지난 11월 3-4일 남북 민화협 연대모임이 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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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시간은 누구의 편인가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8/11/16 11:00
  • 수정일
    2018/11/16 11:0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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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급할 것 없다”는 두 사람

[뉴스분석]시간은 누구의 편인가
 

|트럼프의 편? 

제재는 중·러에 막혀 이완 조짐 
하원 장악 민주당은 성과 압박

|김정은의 편? 

핵무력 대신 채택한 경제노선 
북 주민에 ‘옳은 선택’ 입증해야

북한과 미국이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의 문턱에서 서로 상대에게 먼저 움직일 것을 요구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및 김정은 국무위원장 면담으로 양측은 대화의 돌파구를 찾을 것처럼 보였으나, 이후 뉴욕 고위급회담이 전격 연기되고 실무차원의 접촉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북한과 미국은 교착국면 장기화 조짐에도 ‘손해 볼 것 없다’는 태도로 맞서고 있다.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곧바로 불리한 협상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북·미 모두 느긋한 상황은 아니다. 비핵화 조치와 제재 완화 등 상응조치를 교환하기 위한 협상이 빠른 시간 내에 본궤도에 진입하지 못할 경우 양측 모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고위급대화가 연기된 직후인 지난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대북 제재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급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실험은 멈췄고 대북 제재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현 상태가 길어져도 미국이 불리할 것은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핵실험·미사일 발사 유예는 언제든지 되돌릴 수 있고 국제적 대북 제재 시스템은 시간이 갈수록 이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CESRC)는 14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이미 대북 제재 이행을 완화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북·미 고위급회담이 연기된 직후 대북 제재 완화를 논의하기 위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소집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 소식통은 15일 “현 상태가 장기화되면 대북 제재 무력화는 시간문제”라며 “미국은 제재가 작동하고 있을 때 북한과 협상을 벌여 비핵화 조치와 제재 완화를 교환해야 한다”고 했다.

중간선거로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협상 방식에 대한 공격을 준비 중인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불거진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보고서 파동은 지금까지의 대북 협상 결과가 성공적이라고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물증을 내놓으라’고 압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에 북한과의 협상을 재개해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국내정치적으로 곤경에 처할 수 있다. 

북한 역시 교착국면 장기화가 달갑지 않다. 핵무력 대신 ‘경제건설 총집중노선’을 채택한 북한은 김 위원장이 말한 것처럼 이 선택이 옳았음을 주민들에게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최근 들어 자력갱생과 자립적 민족경제건설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미가 대외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조기 협상재개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교착상태는 길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 경향신문 & 경향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11160600085&code=910303#csidx0535f0b174b8459bb964e1fb6b3be2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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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련, 최악 최대의 탄압 광풍을 뚫고

[기획연재] 총련과 그 역사를 알아보다(7) - 최대의 시련기에 맞서 2000년대운동
  • 오규상 재일조선인역사연구소 부소장
  • 승인 2018.11.15 09:14
  • 댓글 0

2000년대, 21세기의 총련사업은 격란하는 시대에 상응하게 심각한 투쟁과 흥분에 휩쌓인 활동이 착잡하게 교잡된 시기의 활동이었으며 그것은 오늘도 계속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6.15공동선언

2000년 6월의 북남수뇌자들의 상봉과 공동선언의 발표는 새로운 통일시대, 6.15통일시대를 열었다. 총련은 공동선언을 열렬히 지지환영하였으며 지지환영하는 청년축제, 중앙모임 등을 가져 6.15시대에 맞게 통일운동을 벌렸다.

▲ 6.15공동선언을 지지하는 《하나마두리》, 오사카 동포들과 일본 사람들 3만명이 모였다.(2001.3.25)

총련동포 고향방문단사업(9.22∼27, 이후 계속진행), 금강산가극단의 서울공연(12.11∼17), 재일학생예술단의 서울, 전주공연(2002. 9.2.∼9)등이 진행되었다.

《가와사키동포하나페스타》(2000. 8.26), 《오사카하나마두리》(2001. 3.25, 일본사람까지 포함하여 3만명이 모임)를 비롯하여 각지에서 총련과 민단산하 동포들과의 공동모임이 개최되어 선언 이행을 결의하였다.

2006년 5월17일, 총련과 민단 사이에 획기적인 사변이 있었다. 총련중앙대표들과 민단중앙대표들 사이의 역사적인 상봉과 회담이 이루어지고 두 단체간에 오래동안 지속되어온 반목과 대립을 화해와 화합으로 확고하게 전환시킬 것을 확인한 《총련과 민단 5.17공동성명》이 발표된 것이다.

그 이후에 민단 단장이 성명을 내여 일방적으로 《성명》을 백지철회(7.6)함으로써 공중에 뜬 상태에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 자체는 의미있는 것이었다.

그 이후에도 북남의 수뇌분들이 상봉하고 북남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2017년 10.4선언)이 발표된 데 대해서도 총련은 역시 열렬히 지지 환영하였다.

그런데 이명박 박근혜가 정권 자리에 앉으면서 북남관계가 냉각되었으며 재일동포들의 고향방문, 학술교류, 인사내왕을 비롯하여 많은 분야에서 큰 지장을 받게되었다. 총련은 북남관계가 경색된 조건에서의 통일운동을 계속 모색하고 꾸준하게 활동을 벌렸다.

조일평양선언

2002년 9월17일, 김정일 국방위원회 위원장과 일본 고이즈미 수상과의 수뇌회담이 진행되고 조일평양선언이 발표되였다.

조일관계에서 획기적 변화가 있으리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그 이후의 조일관계는 극도로 악화되였다. 일본 정부당국은 납치문제 해결을 일본정치의 최우선 해결과제로 내세웠다.

납치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조일관계 해결의 선차적 문제로 위치규정함으로써 조일관계 전진은 어렵게 되었다.

일본정부는 납치문제를 공화국의 핵실험, 미사일 문제와 결부하여 《핵, 미사일, 납치》를 동시에 해결하지 않고서는 조일관계 개선이 있을 수 없다고 하였으며 일본정세는 반공화국, 반총련의 살벌한 분위기가 형성되여 나갔다.

총련은 납치사건은 극히 비정상적인 조일관계 속에서 일부 망동분자들이 일으킨 것으로서 공화국의 이념과 법을 어긴 용서 못할 행위이며 공화국은 이 사건에 대하여 유감을 표시하고 책임자의 처벌과 사건의 재발방지 조치를 취했으며 납치 피해자들에 대해서 최선의 성의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였다고 보고 있다.

총련중앙은 납치란 있을 수 없다고 믿었으며 반동들의 모략으로 보았다. 총련중앙은 결과적으로는 일군들과 동포들에게 틀리게 말한 것으로 되며 이에 대해서는 미안한 감을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일본에서의 문제는 납치문제와 총련조직을 결부하여 총련이 납치에 관여한 것처럼 여론을 오도하여 반총련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총련이라는 말만 들어도 반일본적인 단체이고 범죄단체시하는 경향이 확대되고 고착화되어 있는 것이다.

총련과 결부시키면 무엇이나 악질적이고 반사회적인 것으로 된다는 것이다. 총련은 납치문제와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관계가 있다고 근거를 명확히 내놓은 일본의 보도기관도 경찰당국도 없다.

▲ 총련의장 앞으로 보내온 산사람의 자른 새끼손가락과 《천주》(天誅)라고 쓴 우편물(2006. 9.16)

일본당국에 의한 전면적 탄압공세

납치문제가 명확히 된 이후 일본정부는 공화국의 화객선 《만경봉92》호에 대한 입출항 금지, 수출입의 전면 금지(2006. 7.5의 미사일 발사, 10.9의 핵실험도 결부)를 비롯한 공화국에 대한 일본정부의 소위 독자적 제재를 연달아 내놓았다. 이 흐름 속에서 일본정부 당국 주도의 총련에 대한 전면적 탄압공세가 감행되어 나갔다.

▲ 총련의 산하단체인 류학동과 해산한 조선문제연구소 구사무소를 강제수색하는 일본 경관들(2007. 4.25)

일본당국의 반총련 반재일조선인 책동의 의도를 주시해보면 공화국과 총련, 공화국과 재일조선인을 이간시키자는 것이며 또 그를 위하여 총련을 재정적으로 고갈시켜 그 조직활동의 숨통을 끊자는데 그 본심을 볼 수 있다.

일본은 정부당국, 자치체, 매스컴, 시민단체가 우발적으로가 아니라 목적의식적으로, 단발적으로가 아니라 중단함이 없이 장기적으로, 그리고 전면적 공세로 공화국과 총련 그리고 조선학교에 대한 탄압공세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정부는 《법의 엄격한 집행》이라는 명목 밑에 우선 총련의 시설물들에 대한 고정자산세와 도시계획세의 징수를 적극 추진하였다.

도도부현을 사촉하여 면세 또는 감세되던 총련 시설에 대한 세금을 100% 징수하게 조치를 취하였다.

특히 지난 40여년간 해오던 감세, 면세조치를 이시하라 신따로 도쿄도지사가 없애게 한 것(2003. 2.19 기자회견에서 언명, 그해 9월에 납세를 지시)을 계기로 총련 전조직의 시설물들에 대한 납세의무를 강요하였다. 그리고 조선학교에 대한 조성금, 보조금도 핵, 미사일, 납치를 전면에 걸어 중지 또는 감액하도록 하였다.

일본당국의 책동 속에서 현저한 것은 애국적인 동포상공인에 대한 집중적인 공격이다. 총련애국사업과 조선학교에 대한 상공인들의 찬조금은 큰 몫을 담당한다. 그런데 이 상공인들에게 여러 가지 구실을 붙여 위협 공갈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세리사법 위반, 소득세법 위반, 외체법 위반, 노동자파견법 위반 등의 용의를 구실로 한 강제수색을 빈번히 일으켜 상공인들의 행동을 견제하는 것이다.

▲ 재일본조선 도쿄도 상공회의 한 지역조직인 신쥬구 상공회를 습격하는 무장경관들 (2008. 11.27)

이러한 탄압공세 속에서 총련은 조직사수, 조직의 강화발전에 선차적 힘을 넣고 일꾼들과 열성 동포들의 의지과 힘을 결속하여 곤란을 이겨나가도록 하였다. 이와 함께 총련의 활동내용을 동포들의 현실적 요구에 밀착시켜 교육문화사업과 생활봉사, 복지사업을 기둥으로 전개해 나가도록 하였다.

또한 일본당국의 부당한 탄압책동에 대하여서는 제때에 항의규탄, 요청사업, 시위행진 등 적극 대응하였다.

하나만 예를 든다면 《3.1인민봉기 88주년, 일본당국의 총련과 재일동포들에 대한 부당한 정치적 탄압과 인권침해 행위를 반대규탄하는 재일본조선인중앙대회》(2007. 3.3)를 가지고 7000여명의 시위행진을 벌렸고 깅끼 지방에서도 고베시 중심지에서 5000명 규모의 집회와 시위를 벌렸다.

중앙대회에 관해서는 히비야 야외음악당을 도쿄도가 당일에 큰 혼란이 예상된다고 사용허가를 취소하는 방법으로 방해해왔다. 총련측은 집회의 자유를 억누르는 언어도단이라고 해서 도의 처분의 효력 정지를 도쿄지방재판소에 신청(2.27)했다.

지방재판소는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고 사용을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니 도측은 즉시 항고하였다. 도쿄고등재판소는 도의 항거를 기각하는 결정(3.1)을 내였다.

총련의 주장이 법적으로도 인정된 셈이다. 결국 총련측의 주장대로 그 자리에서 집회도 하고 시위도 한 것이다. 이미 총련측은 사용료도 지불하고 허가도 받은 것인데 도쿄도 당국은 이렇게 방해하였고 총련측은 그것을 박차고 동포들의 규탄집회를 거행한 것이다.

고등학교 무상화제도에서 조선고급학교를 제외하는 조치에 대한 투쟁

2010년 4월부터 일본정부는 고교무상화법을 정규학교, 전수학교 그리고 각종학교인 외국인학교도 대상으로 하였다. 조선학교에 대해서는 심사를 한다고 하였는데 2011년 11월에 연평도 포격사건이 발생하자 당시 일본 수상은 무상화 지정수속을 정지시키게 된다.

그 이후에 정권이 바뀌고 제2차 아베정권이 2012년 12월26일에 발족하자 문부과학대신은 취임되자 2일 만에 납치문제에 진전이 없으므로 고교무상화에서 조선학교를 제외하는 조치를 취한다고 선포하게 된다.

▲ 일본문부과학성 앞에서 고급부 학생들이 진행하고있는 금요행동 모습

당사자인 조선고급학교 학생은 물론이고 학부모들 교육관계자와 변호사들, 그리고 일본의 각계인사들과 주민들은 고교무상화법을 적용하도록 온갖 형태의 활동을 벌리고 있다. 서명운동, 요청활동 특히 문과성 앞에서 매주 금요일에 하는 금요행동(2013. 5 시작), 오사까부청 앞에서 하고 있는 화요행동(2012. 4 시작)을 계속하고 있으며 재판투쟁도 벌리고 있다.

고교무상화 재판은 도쿄, 나고야, 오사카, 히로시마, 후쿠오카 5군데서 벌리고 있다. 2018년 10월말 현재, 오사카지방재판소 판결(2017. 7.28)은 문과대신의 불지정처분을 취소하고 오사카 조선급학교를 취학지원금 지급대상교로 지정할 것을 의무화(1심 승소)하였으나 그 이후의 오사카고등재판소는 1심을 기각하고 일본정부측의 승소판결을 내렸다. 도쿄고등재판소도 원고(졸업생측)의 요구를 도쿄지방재판소에 이어 기각했다. 각지의 원고들과 동포들은 끝까지 굴하지 않고 싸울 결심으로 계속 투쟁하고 있다.

2011년 3.11동일본대지진 피해자에 대한 구원사업

대진재와 쓰나미와 원자력발전소의 사고로 일본주민과 함께 재일동포들, 그리고 도호꾸 조선초중급학교 건물, 총련본부 회관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총련은 즉시로 《총련중앙긴급대책위원회》를 내오고 관련 지방과 연계를 맺어 피해상황을 장악하고 구원대를 파견하고 구원금, 구원물자를 모집하여 구원사업을 전동포적으로 벌렸다. 이재민 동포들은 《대지는 흔들려도 웃으면서 가자》고 어려움을 극복하고 생활을 안착시켜나갔다.

오규상 재일조선인역사연구소 부소장  minplus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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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회계·삼성바이오’ 대신 공포 마케팅만 하는 ‘중앙일보’

주식시장 악재를 강조하며 삼성을 옹호하는 중앙일보
 
임병도 | 2018-11-15 08:41:25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의혹에 대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고의적 분식 회계’라는 최고 수위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한국거래소는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대상에 해당한다며 주식 거래를 정지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 회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대다수 언론이 앞다퉈 이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언론 보도를 모니터링했더니 중앙일보의 편파 보도가 확연하게 드러났습니다.

▲11월 15일 조선,중앙,동아일보 1면. 중앙일보는 분식회계, 삼성바이오로직스라는 단어를 제목에서 사용하지 않았다.

11월 15일자 조선, 중앙, 동아일보의 1면입니다. 조선일보는 <삼성바이오 22조 주식 거래정지>라고 되어 있지만, 그 이유는 제목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이에 반해 동아일보는 <삼성바이오, 고의분식회계 주식거래 정지>라며 고의적인 분식회계임을 명시했습니다.

중앙일보는 분식회계와 삼성바이오로직스라는 단어 대신에 <삼바 주식거래정지… 피 마르는 22조>라며 주식거래 정지의 규모만 강조했습니다.

특히 중앙일보는 제목에서 22조를 표기함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 가치만을 내세웠습니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적인 범법 행위를 감추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네이버에서는 20조를 내세운 중앙일보

▲11월 15일 네이버 뉴스스탠드 중앙일보. 분식 회계와 삼성바이오로직스라는 말 대신 삼바라는 용어와 20조를 제목에 내세웠다. 뉴스스탠드는 네이버가 아닌 중앙일보가 직접 편집한다. ⓒ네이버 뉴스스탠드 화면 캡처

중앙일보는 포털사이트에 기사를 제공하는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도 분식회계나 삼성바이오로직스 대신에 <삼바 거래정지 최장1년 간다 … 20조 묶인 개인·기관 대혼돈>이라는 제목으로 주식거래 정지만 강조했습니다.

이상한 것은 지면 신문에는 22조라고 해놓고 네이버에는 20조라고 표기한 점입니다. 중앙일보 조현숙 기자는 기사 본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 총액은 14일 기준 22조 1321억 원’이라고 써놓았지, 왜 20조인지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주식시장 악재를 강조하며 삼성을 옹호하는 중앙일보

▲11월 15일 중앙일보 3면. 분식회계라는 말 대신에 증시 악재, 충격이라는 단어를 제목에 사용했다. 하단에는 문제 없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입장을 담은 기사 ⓒ중앙일보 PDF

중앙일보 조현숙 기자가 네이버에 송고했던 기사의 지면 제목은 <주가 33만 4500원서 스톱… 증시 초대형 악재에 충격>입니다. 비록 20조라는 숫자는 빠졌지만, 주가를 내세우면서 ‘악재’,’충격’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11월 15일자 3면에 나왔던 이 기사 아래에는 <삼성바이오 “금감원도 전문가들도 문제없다 결론냈는데, 증선위가 뒤집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제목만 보면 증권선물위원회가 의도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거래를 정지시켰다는 느낌이 듭니다.

중앙일보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대신에 주식시장을 강조하는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망하면 경제가 혼란에 빠지고, 주식시장이 마비된다는 공포 마케팅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중앙일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적적인 분식 회계가 이재용 삼성부회장의 승계작업과 연관돼 있음에도 <다시 주목받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라며 이재용 부회장의 이름은 제목에서 제외합니다.

기사 본문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경영 승계 내용을 담았음에도 제목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 이상한 기사가 됐습니다.


이건희-홍석현이 공동으로 소유 운영하고 있는 ‘중앙일보’

▲이병철 회장이 중앙일보 윤전기를 시찰하고 있다. 이병철 회장(사진 오른쪽),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사진 왼쪽), 이건희 회장(이병철 회장 뒤), 이재용 사장(사진 가운데) ⓒ삼성그룹

중앙일보는 왜 삼성을 옹호하는 보도를 할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중앙일보가 원래 삼성 오너 일가의 회사였기 때문입니다.

1965년 삼성 이병철 회장은 중앙일보를 창간합니다. 이병철 회장은 중앙일보 창간 이전에 직접 일본 아사히, 마이니치, 요미우리 신문사 등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중앙일보 창간 당시 이병철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홍진기는 부사장을 맡습니다. 홍진기는 일제강점기 판사를 지닌 친일파로 4.19 혁명당시에 발포 명령을 내려 사형선고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후 이병철 회장의 도움을 받아 박정희의 특사로 살아남았습니다.

홍진기는 이병철 회장의 후원으로 중앙라디오방송 사장으로 취임했고, 이후 중앙일보 창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병철 회장은 이건희를 홍진기의 장녀 홍라희와 결혼시킴으로 혼맥으로 관계를 유지합니다.

▲중앙일보 대주주 변동 현황 ⓒ미디어오늘

삼성 이건희 회장은 1970년대 초반부터 중앙일보 경영에 참여했고, 부인 홍라희는 1980년 초반까지도 중앙일보 편집국과 문화부 등에서 활동했습니다.

홍라희의 동생 홍석현이 중앙일보 경영에 참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건희 회장이 중앙일보 지분을 넘겨줬기 때문입니다.

1996년 중앙일보는 30억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합니다. 당시 최대 주주였던 이건희 회장은 청약을 포기했고, 홍석현은 주식을 사들일 돈도 없음에도 지분을 모두 사들여 최대 주주가 됩니다.

2016년 중앙일보의 최대주주는 중앙미디어네트워크입니다. 그런데 중앙일보미디어네트워크에 대한 지분 정보는 공개돼 있지 않습니다.

김춘효 자유언론실천재단 기획편집위원은 <삼성미디어 제국 징검다리는 중앙일보>라는 기사를 통해 ‘2018년 이 회사(중앙일보)는 이건희-홍석현이 복합 미디어 기업으로 공동 소유 운영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유독 삼성 오너 일가에 우호적인 기사를 쏟아내는 중앙일보를 보면, 언론인지 삼성 홍보실인지 착각에 빠집니다. 그 배경에는 삼성과 중앙일보의 관계가 혼맥과 지분 등으로 끈끈하게 이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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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치졸한 탄압이 아니라 청와대 분수대 광장으로 나와라”

민주노총, 11.21 총파업 투쟁승리 시국농성 돌입 기자회견
 
백남주 객원기자
기사입력: 2018/11/15 [01:33]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민주노총 지도부들이 11.21 총파업 투쟁승리를 위한 시국농성에 돌입했다. (사진 : 노동과세계)     © 편집국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지도부들이 시국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노총은 14일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탄력근로시간제 기간확대 저지 ILO 핵심협약 비준 노동법 전면개정 비정규직의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등을 위해 11월 21일 총파업에 나설 것임을 선언하며 20일까지 농성에 들어갔다.

 

민주노총은 지난 11월 5일 여야가 탄력근로 확대 노동법 개악과 추가적인 규제완화 악법 처리광주형 나쁜 일자리 모델에 대한 초당적 지원을 합의했다며 “‘생산적 협치로 포장된 명백한 친 재벌 반 노동 야합이라고 규정했다.

 

민주노총은 11월 21일 총파업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평일 날 일손을 놓는 첫 총파업이며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일에 몰두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를 더 이상 지켜볼 수만 없어 결단한 총파업”, “2018년 마지막 정기국회마저 빈 손 국회로 끝내게 할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결단한 총파업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민주노총은 탄력근로 확대적용 근로기준법 개악을 중단하라며 자본에게 덜 주고 더 일을 시킬 수 있는 도깨비 방망이를 쥐어 주는 것이고노동시간을 주60시간대로 되돌리는 노동지옥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집권 초기 일말의 기대를 가졌던 노동자시민들이 등을 돌리고있으며 정권의 지지를 지탱했던 촛불의 약효가 2년도 안 돼 끝나가고 있다며 노동자와 노동단체를 분리하는데 헛심 쓰지 말고노동자의 조직된 힘노동조합의 요구를 들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기자회견 후 연좌농성에 들어간 민주노총 지도부. (사진 : 민중의소리)     © 편집국

 

기자회견 후 민주노총 지도부들은 청와대 분수대 앞 연좌농성에 들어갔다하지만 경찰은 오후 3시 30분 경 농성 중인 민주노총 지도부를 강제로 끌어내 인도로 몰아냈다.

 

▲ 경찰에 의해 강제오 끌려나오고 있는 민주노총 지도부. (사진 : 노동과세계)     © 편집국

 

이에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존중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을 수 없는 문재인 정부의 민주노총에 대한 공식적인 탄압으로 규정한다며 입만 열면 소통을 이야기하면서 청와대 코앞에서 농성하고 있는 민주노총 지도부를 찾아와 대화할 노력은 하지 않고 오히려 강제로 끌어내는 행태는 재벌과 손잡고 노동자와 담 쌓는국정운영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규탄했다.

 

민주노총은 청와대정부집권여당은 낡은 수법인 민주노총에 대한 비난과 언론플레이로 노동존중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자신의 군색한 실체를 숨기지 말고 분수대 시국농성장을 열고 그곳으로 와라며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민주노총 지도부들은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천막 없이 노숙농성을 이어가기로 했다.

 

▲ 청와대 사랑채 앞 인도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민주노총 지도부. (사진 : 민중의소리)     ©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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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21 총파업 투쟁승리민주노총 시국농성 돌입 기자회견문

 

저항과 투쟁이 없으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변치 않는 진리다우리는 불과 2년 전 1700만 촛불항쟁으로 끝까지 버티던 대통령 파면과 정권 퇴진을 완수한 경험이 아직도 생생하다성난 촛불민심이 4개월 간 광장과 거리를 가득 메웠기에 박근혜의 2선 퇴진 등 안전한 퇴로를 마련해주기 위한 정치적 야합과 흥정을 막아낼 수 있었다.

 

지난 11월 5, 2년 전과 달리 정권과 여야가 바뀐 여야정이 다시 손을 잡았다탄력근로 확대 노동법 개악과 추가적인 규제완화 악법 처리광주형 나쁜 일자리 모델에 대한 초당적 지원을 합의했다. ‘생산적 협치로 포장된 명백한 친 재벌 반 노동 야합이다촛불 이후 노동자의 삶이 단 한 걸음이라도 전진해야하는데 다시 2년 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민주노총은 11월 21일 적폐청산-노조 할 권리-사회대개혁 총파업에 돌입한다문재인 정부 출범 후 평일 날 일손을 놓는 첫 총파업이다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일에 몰두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를 더 이상 지켜볼 수만 없어 결단한 총파업이다. 2018년 마지막 정기국회마저 빈 손 국회로 끝내게 할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결단한 총파업이다.

 

탄력근로 확대적용 근로기준법 개악을 중단하라노동시간 단축좋은 일자리 창출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다자본에게 덜 주고 더 일을 시킬 수 있는 도깨비 방망이를 쥐어 주는 것이고노동시간을 주60시간대로 되돌리는 노동지옥 법안이다탄력근로 확대적용은 가장 힘없는 노동자들에게 집중적으로 피해를 주는 최악의 노동법 개악이다.

 

정부는 ILO핵심협약을 비준하고 국회는 비준동의와 노동법 개정에 나서라정부출범 1년차는 준비가 안 되었다며 기다려 달라했다집권 2년차가 다 지나가고 있지만 ILO핵심협약 비준의 자도 나오지 않고 있다. ILO핵심협약 비준과 노조 할 권리 보장노동3권을 봉쇄하고 있는 노동법 전면개정은 지금 정부와 국회가 발 벗고 나서야 할 과제다.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사용자 책임을 다해야 한다전환예외자회사 강요처우는 그대로인 기만적인 정규직전환은 희망고문도 모자라 계약해지집단해고사태로 악화되고 있다비정규직 제로시대 선언은 좋았으나 과정은 엉망이며 결과는 참혹하다공공부문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은 전 사회적인 비정규직 제로시대의 출발이다.

 

민주노총은 오늘부터 20일까지 총파업투쟁 승리를 위한 지도부 시국농성에 돌입한다정부와 국회에 노동자의 요구를 분명히 하고 위력적인 총파업을 만들겠다는 대표자들의 의지다총파업 전열을 흩트리기 위해 당정청은 물론 대통령까지 나서 연일 민주노총을 향해 날선 공격을 하고 있다노동정책 후퇴와 공약 불이행노동법 개악추진으로 군색한 처지에 내몰린 저급한 정치공세다그러나 총파업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재벌자본과의 동행이라는 잘못 들어선 길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국회는 반 노동 친 기업 개악국회로 도로 박근혜 시대를 만드는 첨병노릇을 중단해야 한다집권 초기 일말의 기대를 가졌던 노동자시민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정권의 지지를 지탱했던 촛불의 약효가 2년도 안 돼 끝나가고 있다노동자와 노동단체를 분리하는데 헛심 쓰지 말고노동자의 조직된 힘노동조합의 요구를 들으라이것이 민주노총의 총파업 요구다.

 

탄력근로 기간확대 노동법 개악 중단하라!

- ILO핵심협약 즉각 비준하라!

노동법 전면개정 노동기본권 보장하라!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비정규직 철폐하자!

적폐를 청산하고 사회대개혁 쟁취하자!

총파업 투쟁으로 사회대개혁 쟁취하자!

 

2018년 11월 14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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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미 상응조치’.문대통령 ‘북 비핵화’ 강조

싱가포르서 한-러 정상회담, 푸틴 “김정은 방러 협의중”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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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15  01: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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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출처 - 청와대 페이스북]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시간 가량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조치 등을 협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37분(이하 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이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앞두고 있는데, 그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한국은 국제무대에서도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다”면서 “특히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현지 브리핑을 통해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주도적인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그동안 큰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하고 “푸틴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을 지지하며 러시아도 그 실현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 한-러 정상은 미국의 상응조치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언급했다. [사진출처 - 청와대 페이스북]

김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조처에 진전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처가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피력”했고 “문 대통령은 북한이 좀 더 과감하게 비핵화 조처를 취할 수 있도록 러시아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늦어지고 있는 북미관계 개선을 촉진할 수 있는 미국의 상응조치, 즉 대북 제재완화를 푸틴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추가 조치를 문재인 대통령이 각각 언급하는 모양새를 취해 북미 양국의 양보를 촉구한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분 다 포괄적으로 제재 완화에 대해서 말씀을 나눴다”며 “현재 한반도 상황에 대해서 두 분이 가지고 계신 생각과 평가를 서로 교환하는 그런 솔직한 자리였다”고 전하고 “그 조건과 상황, 분위기에 대해서 두 분께서 포괄적으로 이야기를 나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다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러 정상회담 관련 질문을 받고 “푸틴 대통령이 그에 대해서 표현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방러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현재 협의 중이다’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특히 올해 평창 동계올림픽부터 시작해서 한반도 평화의 큰 흐름을 만들어나가는 데 있어서 푸틴 대통령의 관심과 지원이 큰 힘이 되었다”고 사례하고 “수교 30년 되는 2020년에는 양국 간 교역량이 300억 달러, 인적 교류 100만명이 달성되는 목표를 반드시 이루기를 기대한다”고 제시했다.

   
▲ 한-러 정상회담에는 양국 외교부 장관 등이 배석했다. [사진출처 - 청와대 페이스북]

회담에 우리측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김현철 경제보좌관, 김의겸 대변인 등이 참석했고, 러시아측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부 장관, 유리 트루트네프 경제부총리,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대변인,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 데니스 만투로프 산업통상부 장관,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부 장관, 막심 오레시킨 경제개발부 장관, 올렉 벨로제로프 러시아철도공사 사장, 알렉세이 밀러 가스프롬(Gazprom) 이사회 의장 등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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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지 못할까 두려워한다" 바닥까지 추락한 마크롱의 심리상태

부자정책에 나치 협력자 찬양 논란까지... 위기의 프랑스 대통령

 

등록 2018.11.15 07:50 수정 2018.11.15 07:50
 
특유의 격정적 언어와 날카로운 통찰로 사랑받아온 목수정 작가의 연재 '목수정의 바스티유 광장'은 매월 첫째, 셋째 주 목요일 <오마이뉴스>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편집자말]
찬 비가 도시를 하루 종일 적신 지난 일요일(11일) 오후 외출을 했다. 영화 보러. 집에서 가까운 지하철 1호선 역에 들어서자, 콩코드와 샹젤리제, 샤를드골 에투알 등 파리 시내를 관통하는 1호선역들이 줄줄이 1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행사로 폐쇄되었다는 안내방송이 울려 퍼진다. 이 역들은 금요일 밤부터 폐쇄된 상태였다. 11월 11일, 한국의 청춘들이 빼빼로데이를 기념하며 소박한 유희를 즐기는 동안, 파리의 샹젤리제에선 72개국의 정상들이 모여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을 기념하고 있던 것이다.

종전을 기념하는 날 즉, 마침내 도래한 평화를 축하하고, 앞으로의 평화를 다짐하는 날, 시민들의 참여는 왜 이토록 철저히 봉쇄되어야 할까? 군대가 도열하고, 트럼프·푸틴·메르켈 등 각국 정상들이 모인 자리에서,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은 과연 무엇을 도모하려 한건가?

봉쇄된 거리, 도열한 군대... 그 앞에서 낭송된 '평화'
 

▲ 지난 11월 11일 파리 1차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 연합뉴스/EPA

 
"애국주의는 민족주의의 정반대이며, 민족주의는 애국주의의 배반입니다... 낡은 망령이 혼돈과 죽음을 완성하기 위해 되살아나고 있음을 나는 압니다."

마크롱은 이날 연설에서 민족주의자임을 천명한 트럼프를 직접 겨냥했고, 그에 견주어 자신은 평화주의에 헌신한 지도자의 모습으로 극대화시켰다.
 
"우리 모두, 여기서, 다시 한 번 맹세합시다. 평화를 다른 그 무엇보다 높은 곳에 놓겠다는 맹세를. (중략) 여기 모인 세계 지도자들은 아이들에게 우리가 꿈꿔왔던 그 세상을 전해주어야 한다는 그 엄청난 책임감을 확인해야 합니다. (중략) 우리는 지구를 위협하고 있는 지구온난화와 가난과 기아, 질병, 불평등, 무지를 극복해야 합니다."
 
인류의 숭고한(?) 염원들을 집합시켜놓은 듯한 이날의 연설에 대해, 프랑스 좌파 신문 <위마니떼>는 "전쟁을 후원하고, 독재자를 지지하면서 '동시에' 평화를 기원하는" 마크롱 정부의 위선을 비난하는 글을 실었다. 개선문 앞에 잠시 등장했다 바로 끌려간 3명의 페멘(FEMEN) 활동가들도 "가짜 평화주의자들(Fake Peace Makers)"이라는 문구를 몸에 새겨, 평화를 말하는 각국 지도자들의 허구를 폭로했다.

독일과 프랑스의 정상은 2차 대전 종식 후 70여 년간 유럽에서 전쟁이 없었던 사실을 자축했다. 그러나 그들은 다른 방식으로 전쟁을 벌여왔을 뿐이다. 신자유주의 세상이 펼쳐진 이후 빈부격차는 사상 유래 없이 커졌고, 이들은 자국에서만 전쟁을 안 했을 뿐, 뒤로 무기를 대며 세계 곳곳에서 전쟁을 지속해왔다.

이날 세계 최대 무기 수출국의 정상이 나란히 모여 평화를 축원하는 자리에서, 그나마 메르켈만이 덜 부끄러운 사람일 수 있었다. 그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과 관련해 진상이 완전히 규명될 때까지 사우디에 무기 수출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00년 전, 1천만 명이 총구 아래 쓰러져간 끝에, 마침내 독일이 손을 들어 전쟁이 종결되었을 때, 프랑스인들은 거리를 가득 메우며 환호했고 함께 평화를 희구했다. 100년 뒤, 거리를 물샐 틈 없이 막아놓고, 70여 명의 타국 원수들과 도열한 군대 앞에서 '평화의 대서사'를 낭송한 마크롱의 연설에 귀 기울인 프랑스인은 얼마나 될까?

한계 없는 추락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주요국 정상들이 지난 11월 11일 파리 1차 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모습. ⓒ 연합뉴스/EPA

 
바로 직전 마크롱은 나치와 협력한 비시 정부의 수장 페탕 장군을 "위대한 군인"이라 칭하며, 1차 대전에서 활약한 8인의 장군을 향해 경의를 바치는 행사에 그를 포함하겠다고 해 그야말로 대형 스캔들을 일으켰다. 좌우정당들은 물론이고, 그 어떤 언론도 600만의 유대인 학살에 협력한 페탕에게 경의를 바치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을 수용할 수 없었다.

나치에 협력한 기업들을 국유화하고, 협력 언론은 싸그리 폐간했으며, 협력자 9천 명을 처형한 나라에서 그 나치 협력자 우두머리에 해당하는 자가 바로 페탕이었다. 도저히 수용될 수 없는 마크롱의 이 발언은 거센 후폭풍을 불러왔다.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발언은 철회됐지만 분노한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지난 여름 마크롱은 자신의 경호 담당 보좌관인 알렉상드르 베날라가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폭행한 사실이 알려져 내내 곤혹을 치렀다. 가을에는 두 달 사이 환경부, 체육부, 내무부 등 3명의 장관이 그에게 작별을 고하고 내각을 떠났다.

환경부 장관 니콜라 윌로는 "더 이상 내 자신에게 거짓말을 할 수 없다"는 고백과 함께 환경정책에 대한 마크롱 정부의 위선적인 태도를 고발했다. 프랑스 최초의 신자유주의자 대통령이었던 지스카르 데스탱마저도 고령(92)의 몸을 이끌고 방송에 등장해 "슈퍼 리치들을 점점 더 부유하게 만들고 있는 지금의 정책에 아무도 저항하지 않는 사실에 분노"를 표할 만큼 마크롱은 특유의 집중력으로 자본가를 위한 정책에 몰두해 왔다.

부자 감세, 공공부문 일자리 축소, 사회부문 예산 긴축... 그는 세상을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과 성공한 사람"으로 나누는 자신의 이분법적 관점을 그대로 정책에 실현해왔다. 동시에 불평등을 줄이자는 연설을 거침없이 만인 앞에서 행한다.

그 결과, 11월 초 그의 지지율은 21%까지 추락했다. 나치 협력 군인 페탕에 대한 실언은 마크롱이 불안한 행보 끝에 날린 결정타였다. 급기야 사람들은 마크롱의 머릿속이 지금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묻기 시작했고, 그 물음은 시사주간지 <옵스>(l'Obs)가 정신분석가들에게 그의 심리 상태 진단해 달라고 의뢰한 것으로 실현됐다. 

"그는 자신도 속이고, 우리도 속이고 있다"
 

▲ 마크롱 반대 시위 연 프랑스 노동자들 2018년 10월 9일 프랑스 니스에서 노동자들이 마크롱 정부에 대한 반대 시위를 연 모습 ⓒ 연합뉴스/EPA

 
"그는 모든 유혹자들이 그러하듯, 사랑받지 못할까봐 두려워한다. 그는 우리에게 자신의 공감능력을 연기하듯 과시적으로 보여준다. 마크롱에게 자신이 겪고 있는 정치적 위기를 인정하는 것은 천재지변을 겪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그를 안심시키지 않는다. 그의 두려움은 자아의 붕괴에 대한 두려움이다. 마크롱의 경우처럼, 그런 상황에 처한 사람이 국가의 지도자일 때,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알리 마구디)

"마크롱은 자신을 속이고 우리들을 속인다. 그는 마치 프랑스인들이 왕의 목을 치길 원하지 않았으며, 왕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 마치 자신의 사명인양 호도하려 한다. 그것은 철저한 실수다! 민주주주의 사회에서 권력은 모두에게 있는 것이며, 그것은 그 누구 한사람에게 속하지 않는다. 자신을 속이고 있는 그의 카리스마적 권위는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중략) ...나르시스트를 진화하게 만드는 것은, 뜻밖에도, 절망이다. 더 큰 허세를 부리거나 현실을 부정하며 그 부정에 갇히는 것보다, '절망이 갖는 능력'에 기대어 솔직히 한발자국 물러나, 슬픔과 비탄에 잠기는 것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그를 돕는 방법, 그리하여 우리들을 이 사이코드라마에서 나오도록 하는 방법은, 그의 정책에 대해 비판해야 할 모든 것을 비판하는 것이다." (롤랑 고리)

정신분석가들의 입에서 주저 없이 솔직한 진단과 처방들이 흘러 나왔다. 어쩌면 모두가 이미 알고 있는. 단 한사람, 그 당사자가 간절히 알게 되기를 바라는.
 
12일 프랑스 교사들은 일제히 정부의 교원수 감축 결정에 항의하는 파업을 단행했다. 평화를 염원할 뿐 아니라 아이들에게 우리가 꿈꿨던 세상을 물려주자고 호소하던 대통령이 실제 행동에선 아이들로부터 교사들을 앗아갈 때, 할 수 있는 행동은 이것뿐이다. 그렇게 해서는 세상이 돌아갈 수 없음을 알려주는 것.

오는 17일 프랑스 전역에서는 'BLOCAGE'(멈춤) 라는 이름의 집회와 단체 행동이 준비 중이다. 정권이 잘못된 방향으로의 질주를 멈추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나서서 잠시나마 세워주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게임의 룰이기에. 민주주의는 끊임없이 시민을 고달프게 하는 시스템이다. 늘 왕이 되고자 하는 원심력으로 권력자는 회귀하고, 시민들은 거기에 맞서 구심력으로 달려나가야 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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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11.21 사회 대개혁 위한 총파업 선언

금속노조, 11.21 사회 대개혁 위한 총파업 선언
 
 
 
백남주 객원기자
기사입력: 2018/11/14 [08:39]  최종편집: ⓒ 자주시보
 
 
▲ 금속노조가 ‘재벌개혁’과 ‘노동법 개정’을 내걸고 11.21 총파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진 : 금속노동자)     © 편집국

 

금속노조가 재벌개혁과 노동법 개정을 내걸고 11.21 사회 대개혁을 위한 총파업에 나설 것임을 선언했다.

 

금속노조는 13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에서 ‘11.21 사회적 총파업 승리를 위한 금속노조 결의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지역지부가 11월 21일 파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노동존중사회를 만들겠다더니 현실은 세계은행이 선정한 기업하기 좋은 나라 세계 5라며 최저임금은 산입범위 확대로 인상의 효과가 사라졌다노동시간 단축은 형평을 맞춘다며 변형 근로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일자리 정권이 되겠다는 호언장담은 어디 가고 제조업의 공동화를 손 놓고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속노조는 무엇보다도 재벌체제 개혁이 필요하다며 재벌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서 하청업체와 협력사를 수탈한다재벌은 정규직 일자리를 만들지 않고 불법파견비정규직만 늘리고 있다남아있는 노동자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길거리로 몰아내고 있다쫓겨난 노동자는 다시 하청으로자영업자로 내몰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속노조는 이들 하청업체와 자영업자를 기다리는 것은 또 재벌이라며 재벌은 하청업체와 프랜차이즈라는 이름으로 이들을 수탈한다이 악순환은 고용 사슬의 가장 아래에 있는 청년 알바와 저임금노동자를 쥐어짜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속노조는 건강한 사회는 노동조합이 강한 사회라며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노동조합을 만들고교섭하고투쟁할 권리가 전면적으로 보장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는 아직도 너무 많은 노동자가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단결권을 부정당하고 있다며 방위산업체라고 파업할 수 없고 합법파업도 손해배상을 물리는 나라에서는 노동3권이 실현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는 정권의 개혁도 골든타임이 있다이미 현 정권의 개혁 시간표는 빨간불이 들어왔다며 다음이라는 기회는 이제 없다우리 눈앞에 있는 것은 재벌개혁과 노동법개정의 마지막 기회다며 총파업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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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왼손엔 재벌개혁오른손에 노동법개정가슴엔 총파업!

 

너무 많은 것들이 개악됐다최저임금은 산입범위 확대로 인상의 효과가 사라졌다노동시간 단축은 형평을 맞춘다며 변형 근로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일자리 정권이 되겠다는 호언장담은 어디 가고 제조업의 공동화를 손 놓고 바라보고 있다자동차산업 생태계가 위기인데 광주에 중복투자과잉투자로 미래를 보장하지 못하는 일자리를 이벤트처럼 만들려 한다자동사 부품사를 살리고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열기 위해 줄곧 노정교섭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침묵이다막대한 지원금을 삼켜버린 지엠의 법인분리 횡포에도 무력하고무책임 경영 현대중공업 재벌의 무분별한 사람 자르기에는 눈을 감아버렸다불법파견은 시정되지도 처벌받지도 않고 있다노동존중사회를 만들겠다더니 현실은 세계은행이 선정한 기업하기 좋은 나라 세계 5위다지난 주말 전국에서 모인 6만의 노동자가 선언했다문재인 정권에 남은 것은 실망과 절망뿐이라고.

 

실망과 절망을 딛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벌체제를 개혁해야 한다재벌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서 하청업체와 협력사를 수탈한다재벌은 정규직 일자리를 만들지 않고 불법파견비정규직만 늘리고 있다남아있는 노동자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길거리로 몰아내고 있다쫓겨난 노동자는 다시 하청으로자영업자로 내몰리고 있다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또 재벌이다재벌은 하청업체와 프랜차이즈라는 이름으로 이들을 수탈한다이 악순환은 고용 사슬의 가장 아래에 있는 청년 알바와 저임금노동자를 쥐어짜고 있다갑질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재벌체제를 개혁해야 한다세계경제 10위의 대한민국이 아직도 최저임금 1만 원조차 실현하지 못하고 장시간노동에 시달리는 것도 모두 재벌체제의 폐해다.

 

건강한 사회는 노동조합이 강한 사회다그러나 한국의 노동조합은 강하지 않다아니 강할 수가 없다노동법이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고 보호하기는커녕 족쇄를 채우고 있다구속된 대통령들이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해 만든 타임오프와 강제창구단일화가 여전히 살아있다. 20세기에 머물러있는 법은 산별교섭을 부정하고 있다아직도 너무 많은 노동자가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단결권을 부정당하고 있다또한방위산업체라고 파업할 수 없고 합법파업도 손해배상을 물리는 나라에서는 노동3권이 실현될 수 없다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노동조합을 만들고교섭하고투쟁할 권리가 전면적으로 보장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노동조합이 상식이 되는 나라가 진정한 글로벌 스탠다드고국격의 상승이다.

 

정권의 개혁도 골든타임이 있다이미 현 정권의 개혁 시간표는 빨간불이 들어왔다다음이라는 기회는 이제 없다우리 눈앞에 있는 것은 재벌개혁과 노동법개정의 마지막 기회이다민주노총의 총파업 전선에서 금속노동자의 어깨는 항상 무거웠다그러나 그 사명을 마다하지 않고 금속노조는 항상 민주노총 투쟁의 가장 앞자리를 지켜왔다지역의 작은 사업장부터 대공장의 조합원까지 모두 사회대개혁의 대의를 인정하고 투쟁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공감하고 있다재벌과 악법이라는 적폐가 둑을 쌓고 물길을 막아도 노동자는 총파업으로 둑을 부수고 세상을 앞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다오는 11월 21일 세상을 바꾸는 사회적 총파업 투쟁에 금속노조는 우리 앞에 놓인 책임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가자 총파업으로세상을 바꾸는 투쟁으로!

 

2018년 11월 13

전국금속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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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아나키스트 김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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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이 만난 사람들을 함께 만나보세요. 또 '인간은 변하는가, 변하지 않는가'란 인류정신사의 가장 큰 주제를 오해 테마로 한 인터뷰와 이에 대한 목사와 신부, 스님, 주역의 대가와 심리학자 등 10명이 모여 토론한 대담을 선보입니다.

최후의 아나키스트 김미령

조현 2018. 11. 13
조회수 785 추천수 0
 

 

미령-.JPG» 서울 한 달동네에 있는 자립지지공동체에서 자신이 돌보는 '이모들'과 '아이들'에 대해 얘기하는 김미령 대표

 

누군가 훌륭한 일을 한다고 다 취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취재한 것을 다 밝힐 수도 없다. 자립지지공동체 김미령(62) 대표의 경우가 그렇다. 그는 성매매출신 여성들인 ‘이모들’, 그리고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아이들 5명을 자식 삼아 함께 살아가고 있다. 국가 지원을 받는 사회복지시설도 아니다. 보통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살아가는 그들의 이름이나 사는 지역을 밝힐 수 없다. 예수는 ‘창녀와 세리가 너희들보다 먼저 천국에 가리라’고 말했지만, 영문도 모르고 태어난 아이들까지 세인들의 편견에 돌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서울시내에서 고도가 높은 한 달동네에서 김대표를 만났다. 폐가로 둘러싸인 집이었다. 간판도 없다. 13명의 공동체원중 9명이 사는 곳은 경기도의 한 도시 교외다. 3천만원으로 방 세개짜리 전세집을 구하려다보니 그곳까지 갔다. 그런데 사춘기가 된 아이가 ‘바보같은 이모들과 같이 살기 싫다’ 고 해 그 아이를 위해 이곳에 피난처를 마련했다. 이 마을엔 6살 두딸과 이들을 돌볼 이모가 사는 집도 있다.  김대표는 서울과 경기도 집을 오가느라 분주하다. 그와 전화 한번 하기가 왜 그렇게 어려웠는지 함께 있어보니, 바로 감이 온다. 어둑어둑해지면서 ‘언제 올거냐’는 이모들의 전화가 빗발친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마련한 쉼터를 며칠이라도 거쳐간 1천여명의 성매매여성 가운데 밥벌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곧 떠나고, 홀로서는 자립하기 어려운 정신지체 등의 장애가 있는 여성들만이 남았다. 갖 돌지난 아이를 둔 한 여성 모녀와 이모들이 사는 경기도 집에서 애타게 찾으니, 그가 다시 길을 재촉하지않을 수 없다. 서울집의 아이들은 이제 성년이 되어 인근에 사는 그의 친아들이 자주 들러 돌보곤한다. 

미령아이-.jpg» 김미령 대표가 돌보는 아이들

 

 경기도 집으로 가는 김대표의 양손엔 야채가게 아저씨가 버리기 전에 문자를 보내 알려줘 챙긴 야채더미가 가득 들려있다. 공동체원들 가운데 생활보호 대상자로 지정 받아 정부보조금을 지원 받은 이들이 5명이다. 이 보조금의 절반가량을 모은 200여만원이 13가족의 생활비다. 직원 한명 없이 김 대표가 외부 강연비를 받아 벌충하면서 반찬을 만들어먹어야하니 버린 야채라도 챙기지않으면 생활이 안된다. 그러나 야채가게에서 버린 야채를 손발이 부르트도록 다듬어도 결국 버려야할 쓰레기가 절반이 넘는다. 이렇게 빠듯한 살림을 하는 그의 처지는 아랑곳 없이 ’이모’는 60만원의 정부보조금 중 14만5천원을 담뱃값으로 지출하지만, 그는 “고귀한 성을 남에게 판매하지않는 것만으로 족하다”며 “술·담배까지 뺏어버리면 무슨 재미로 살겠느냐”고 한다.

 자립지지공동체는 김대표가 1998년 서울 양평동에서 성매매여성 자립을 돕기 위해 떼밀이학원을 만들며 시작됐다. 성매매를 금지한 특별법이 시행된 2003년엔 속칭 미아리텍사스촌에서 성매매여성피해자위기지원센터를 운영했다. 애초 성매매업소들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정부의 하청을 받아 25명의 직원을 두고 시작한 이일을 하며 김 대표는 포주들로부터 2번의 테러를 받아 죽을뻔했다. 그리고 1년반만에 그 하청을 끝냈다. 그러나 그를 찾는 성매매여성들까지 외면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정부의 시설도 아닌 시설이 이처럼 이어져왔다. 시설이 아니니 후원해도 세금감면 혜택이 없어 거의 후원금도 들어오지않는 일을 홀로 감당해온 것이다.

 

미령2-.JPG» 공동체에서 아이들 먹을 과일과 밤을 챙기고 있는 김미령 대표 

 그가 지금까지 상담한 3천여명의 성매매여성들은 어느 누구하나 불면증에 시달리지않는 이들이 없었다. 그들이 돈에 팔려서 그랬든 먹고살기위해서 했든 성매매 과정에서 새겨진 깊은 상흔을 지워지지않았다. 그가 성매매 초범들이 받아야하는 16시간 의무교육 현장에서 최고의 강사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여자들이 당신들과 알몸으로 붙어있을 때 들려주지 못한 이야기를 내가 대신 해주겠다”고 시작한다. 그는 “성적권력이 동등하지않은 채 했던 것은 섹스가 아니”라고 한다. 1회용 플라스틱컵을 돈을 주고 구매했다고 해서 지구를 오염시킨 죄까지 사면받을 수 없듯이 돈을 주고 섹스를 했다고해서 가해에서 면죄되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늙은 창녀의 노래’를 말로서 들려주는 셈이다.

 연세대 아동교육과를 나온 김대표는 재벌집 아이들이 줄서서 기다린다는 연대 부설유치원 연구원 겸 교사로 10여년을 일했다. 그러면서도 밤엔 연대 적십자동아리에서 운영하던 야학 상계적십자청소년학교에서 봉사하며 교장까지 했다. 터부를 넘는 그의 성격은 종교에서도 드러났다. 대학생때는 연세대연합교회에 나가는 개신교인이었다. 그러다 1970년대엔 가톨릭 사회운동의 영향을 받아 가톨릭노동청년회 활동을 하면서 ‘막달레나’라는 세례명까지 받았다. 이어 1985년 성공회 신부가 된 남편과 결혼하며 성공회 신자가 되었다. 그가 ‘동지로 살아가는 실험을 해보자’며 1985년 임시정부수립일에 성공회대성당에서 올린 결혼식에서 신부는 드레스를 입던 관행을 깨고 색동저고리를 입었고, 식후 7시간동안 마당에서 친구들과 난장을 펼치며 놀았다. 개신교 내 여성차별을 저항하며 여성 안수를 이끌어낸 여성교회 운영위원장이자 성공회에서도 여성성직위원장으로서 여성사제 탄생에 선구적인 구실을 한 그지만 그는 자신을 페미니스트가 아닌 ‘아나키스트’라고 칭했다.

 

 그의 이런 아타키스트적 성깔은 내력이 있다.  그의 부친은 윤동주가 나온 간도 용정중학교와 니혼대 예술학부를 나온 연극인 김익환이다. 그 부친이 결핵성늑막염으로 서울대학병원에 입원해 내과 간호부장이던 그의 어머니 백옥심씨를 만났다. 당시 어머니는 의사들이 곧 죽을것이라던 남편을 살리기 위해 남편의 고향인 전북 부안으로 낙향해 남편을 살려내고, 산파와 초등학교 교사를 해 세자녀를 교육시켰다고 한다. 그 어머니는 2011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함께 살며 김 대표에게 “나는 산파로서 아기를 받기만 했는데 너는 기르기까지 하니 나보다 낫다”며 아이들을 지극히 귀여워하며 딸을 응원했다. 아버지 김익환은 1955년 제작된 최초의 유성영화 <피아골>에서 국군 대장으로 나온 배우 허장강과 함께 북한군 대장으로 출연했다고 한다. 그 부친은 막내딸에게 “나는 우리나라 최후의 아나키스트”라고 했다. 박열의 아내로 일본 천왕제를 거부했던 가네코 후미코의 제삿날마다 일본으로 직접 달려가는 그야말로 이제 ‘최후의 아나키스트’라 할만하다.

 

미령책-.JPG» 김미령 대표가 사랑하는 책들. 그는 예수와 함석헌도 일체의 권위를 거부하는 아나키스트로 본다.

 

  그는 아나키스트는 무질서가 아니라 “내가 합의하지 않는 질서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한다. 모든 권력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것을 거부하는 것이며, 동의하지않는 것은 다수결이라도 따르지 않고, 동의한 것이라면 전체의 결정이라도 자신의 결정한 것처럼 따른다는 것이다. 성매매여성들이 쉼터에서 쉬었다가 다시 성매매를 위해 가겠다고 할 때 주저앉히지않고 그들의 자결권을 존중한데서도 그의 아나키스트적인 면모가 엿보인다. 함석헌이 창간한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이기도 한 그는 “함석헌이 이미 노인일 때 젊은여성과 ‘관계’를 가지며 사랑했다는 점에서 ‘미투의 대상’으로 볼 수도 있지만, 가네코 후미코가 당시 일본 사회의 가치관과 통념을 거부했듯이 함석헌의 사랑도 아나키즘적 실험이라고 보기에 당대의 윤리에 맞지않다고 단죄하고 싶지않다”고 했다. 

 그의 남편은 은퇴 뒤 전북의 산골에서 공동체에 들어온 아이들 가운데 유일한 아들을 데리고 살아가고 있다. 김 대표 부부는 함석헌의 스승 유영모나 마하트마 간디처럼 50살이 되자 결혼을 졸업하는 ‘해혼’부부가 되기로 했다. 법적인 이혼을 하지않았지만 육적인 관계를 끝내고 동지로만 남자는 것이다. 아이들의 부모로서만 함께하면서 말이다.

  그는 권력, 폭력, 권위 같은 강한 것들을 거부하는 아나키스트지만 강한 것들로부터 버림 받은 약한 이들을 보듬고 살아가고 있다. 지인들은 그에게 “성매매여성들 가운데서도 뒤쳐진 그런 이들속에서 한나절만 있으면 돌아버릴것 같은데 어떻게 살아가느냐”고 묻는다. 그러면 그는 “평균 지능지수  70이하인 그들을 나처럼 살게 할수는 없지만, 내가 그들처럼 함께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한다. 지능지수가 낮고 세상에 잘 적응하지못하는 이들을 억압하지않고 함께 뒹굴뒹굴 할 때 그들 만이 아니라 자신도 치유된다는 것이다. 그는 “집에 가면 10여명이 ‘언니’, ‘엄마’하고 한꺼번에 달려든다”며 “내 나이에 이런 복 누리는 사람 봤느냐”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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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택배사망 3명 CJ대한통운, 심야노동에 청소년 불법 동원

수년에 걸쳐 고교생들 택배 상하차 알바에 투입... 회사 "처음 듣는 이야기" 부인

18.11.14 07:41l최종 업데이트 18.11.14 07:41l

 

 

 CJ대한통운 물류센터 현장 사진
▲  CJ대한통운 물류센터 현장 사진
ⓒ cjlogis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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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석 달 사이 감전 등으로 3명의 노동자 사망 사건이 발생한 씨제이(CJ)대한통운에서 수년에 걸쳐 18세 미만 청소년들을 불법적으로 심야 택배 분류 업무에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마이뉴스>는 최근까지 이곳에서 일한 청소년들의 증언을 확보했다.

이들 청소년이 했던 업무는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다. 이는 보통 '극한알바' 혹은 '헬(Hell) 알바'로 불리는데, 탑차에서 내린 택배 물건을 컨베이어벨트에서 분류한 뒤 다시 탑차에 싣는 업무를 말한다.

상하차 업무에 투입된 노동자들은 컨베이어벨트 속도에 맞춰 쉴 틈 없이 일해야 하며, 수십kg에 달하는 택배 물건도 끊임없이 들고 날라야 한다. 업무를 진행하다 자칫 컨베이어벨트에 손이나 다리, 몸이 끼어 끌려갈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대전물류센터에서 17살에 상하차 알바 시작"

 

<오마이뉴스>가 지난 7일 대전광역시에서 만난 고등학생 김대훈(가명, 2년 재학중)군은 CJ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에서 2017년 심야 알바를 처음 시작했다. 김군뿐 아니라 같은 나이 친구들도 중학생이었던 2016년부터 2018년 초까지 수년 동안 비정기적으로 CJ대한통운 대전과 옥천물류센터 등에서 불법 야간 아르바이트를 해왔다고 폭로했다. 또 일부 학생의 경우 지난 여름방학 때 CJ대한통운 청원물류센터에서 일하기도 했다.

김군은 "고1 때부터 택배회사 아르바이트를 다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로 오후 6시에 모여서, 이미 그곳에서 일해왔던 형들의 차를 타고 물류센터로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김군은 "대개 오후 7시쯤에 회사에 도착해서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한 후에 본인 인증 검사를 한다"면서 "하지만 대부분 인력업체를 통해서 형식적으로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고등학생인 그는 이후 아무런 제지없이 상하차 아르바이트 노동현장에 투입됐다.

김군은 또 "나처럼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이 우리 학교에만 최소 수십 명이 넘는다"면서 "기념일 등 학생들이 용돈이 필요할 때 한번이라도 택배 알바를 해본 것까지 합하면 이런 아르바이트를 한 학생은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행법상 심야에 청소년들이 일용직 노동자로 고용돼 일을 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특히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청소년의 야간노동은 엄격히 금지돼 있다. 물론 본인의 동의와 고용노동부의 인허가가 있을 때는 예외적으로 청소년 노동을 인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같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

"우리 학교 최소 수십 명 이상"... 청소년 심야 노동은 명백한 불법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CJ대한통운은 고용노동부로부터 청소년 고용과 관련해 어떤 인허가도 받지도 않았다. 이곳 물류센터에서 일한 청소년들 역시 회사나 고용노동부쪽에 어떤 동의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이번 청소년 심야 노동과 관련해) 물류업체로부터 고용 동의서 등이 들어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렇게 고용된 청소년들이 무수한 불법과 위험에 노출된 채 일해왔다는 사실이다. 김군도 마찬가지였다. 용돈이 필요할 때마다 밤샘 알바를 12시간 가까이 일했지만, 손에 쥐는 금액은 6만5000원에서 8만 원에 불과했다. 성인들이 밤샘 노동을 할 경우 보통 12만 원에서 15만 원 정도 받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낮은 금액이다.

김군은 "정확하게 얼마를 받아야 하는지 몰랐다"면서 "인력업체 사장이 주는 대로 받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번에 갑자기 연락이 왔는데 '인력이 펑크가 나서 급하게 택시라도 타고 오라'고 해서 갔는데 택시비를 받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같이 일하던 친구는 나르던 물건이 파손됐다면서 (업체쪽에서) 3만 원을 받아간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 "청소년 고용은 처음 듣는 말... 인력은 협력업체로부터"
 
 CJ대한통운 택배 차량 (사진 출처: CJ대한통운)
▲  CJ대한통운 택배 차량
ⓒ CJ대한통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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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CJ대한통운은 청소년 심야 노동 자체를 부인했다. 회사쪽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청소년들이 대전과 옥천물류센터에서 심야에 일한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이어 물류센터 인력 운용에 대해 "협력업체를 통해서 인력을 받고 있다"면서 "(대전물류센터는) 2015년에 안면인식 시스템을 도입했고, 2017년 10월경 모바일 인증 시스템으로 바꿔 적용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회사쪽에선 전산 시스템상 청소년이 신분증을 위조해가면서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오마이뉴스>가 만난 학생들은 회사쪽의 본인 인증 자체가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김군 역시 "처음에 오면 검사를 하긴 하는데 (업체에 의해) 전부 그냥 넘어간다"면서 "일할 때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CJ대한통운 옥천물류센터에서 안면인식용 사진을 앞뒤로 찍었지만 그것뿐이었다"고 말했다.

최영연 민주노총 법률원 노무사는 "청소년은 노동법을 잘 몰라서 본인들이 불법을 자행했다 생각하지만, 청소년 심야 노동은 사업자의 잘못이 분명하다"면서 "고용노동부가 사업주를 강력히 단속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CJ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에서는 지난 8월 20대 청년이 감전사로 사망한데 이어 지난달 29일에도 후진하던 트레일러에 치여 30대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 8월 31일에는 CJ대한통운 옥천물류센터에서 심야 노동을 하던 50대 노동자가 갑자기 쓰러져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고용노동부는 CJ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에 대해 지난달 30일부터 '작업중지명령'을 내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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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독립선언서, 무력으로 국권회복을 해야”

 김종성 국학연구소 이사장, 대한독립선언서 백주년 학술회의 개최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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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13  15:5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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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7일 대한독립선언서 발표 100주년 기념 학술회의를 개최하는 국학연구소 김종성 이사장과 12일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정부와 민간 모두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준비 중인 가운데, 오는 17일 ‘대한독립선언서 선포 100주년 기념 학술회의’가 열려 눈길을 끈다.

1919년 3.1운동 당시 ‘기미독립선언서’가 발표된 된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지만, 그보다 한해 앞서 만주지역에서 일명 ‘무오독립선언서’로 알려진 ‘대한독립선언서’가 발표된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기미년보다 한해 앞선 무오년에 이미 대한독립선언이 나왔고, 이듬해 일본의 2.8독립선언과 3.1기미독립선언이 이어진 것.

학술회의를 주최하는 (사)국학연구소 김종성 이사장은 12일 오후 5시 30분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통일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무오독립선언서 반포 100주년을 맞이하여 당시의 간절했던 대한독립운동의 의지와 정신을 살펴봄으로써 잊혀져 가는 민족정신을 회복하여 다시는 민족의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국민들에게 알리는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국학연구소는 벌써 30년이 된 연구단체로서 어떤 의무감도 가지고 있고, 그동안 민족의식이 척박한 한국적 토양에서 국학의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서 노력한 단체”라며 “무오독립선언서 100주년을 맞이해서 기념행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기획했다”고 말했다.

“서명자 3분의 2정도는 대종교와 관련된 분들”

   
▲ 올해 4월부터 4년 임기의 국학연구소 이사장을 맡은 김종성.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사)국학연구소가 주최하는 ‘대한독립선언서 선포 100주년 기념 학술회의’는 주말인 17일 오후 2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열리며, 개회식에 이어 학술회의가 네 가지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제1주제는 윤명철 동국대 교수가 ‘대한독립선언서의 민족사적 의의’를 발표하며, 제2주제 ‘대한독립선언서에 담긴 사상’은 정영훈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발표를, 김동환 국학연구소 연구위원이 토론을 맡는다.

제3주제 ‘대한독립선언서’의 발표시기와 서명자에 대한 분석‘은 신운용 한국외국어대 강사가 발표를, 박용규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가 토론을, 제4주제 ’대한독립선언서와 무장독립운동‘은 김병기 대한독립운동총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이 발표를, 이숙화 한국외국어대 강사가 각각 맡는다.

김종성 이사장은 “이번 학술회의는 선언서에 담긴 사상을 세밀하게 분석하여 발표함으로써 사상적 논점을 부각하여 정립하는 것이며, 발표 시기에 대하여도 여러 설이 있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 내용이 발표될 것이며, 다양한 독립운동가로 구성된 서명자들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 연구가 시도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대한독립선언은 1919년 2월 발표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김 이사장은 “1918년 11월 13일 발표됐다는 문헌이 있다”며 “대외 발표는 2월이지만 실질적인 선언서 작성과 서명하기 위한 정신적인 결집은 무오년에 이미 이루어져 끝났다”고 말했다.

또한 서명자들에 대해서도 “일부는 안 들어간 분들도 있었다는 이야기도 들리는데, 당시 만주에서 활동을 많이 하셨던 서일 총재, 홍범도 장군도 정신적으로 지지하지 않았겠느냐”며 “학술회의에서 새로운 사실이 발표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예고했다.

김 이사장은 “대한독립선언서는 당시 만주, 노령, 상해, 북경 그리고 미주 지역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하고 있던 해외 저명인사 39인이 선언했는데, 김교헌 대종교 2대 교주를 비롯하여 신규식, 여준, 김동삼, 박은식, 박찬익, 이시영, 이상룡, 윤세복, 문창범, 이동녕, 신채호, 김좌진, 김규식, 이동휘 뿐만 아니라 심지어 미주에서 활동하고 있던 이승만, 안창호, 박용만 등도 동참한 그야말로 해외독립운동 지도자들의 총합된 선언”이라며 “3분의 2정도는 대종교와 관련된 분들 아닌가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명자 중 첫 번째로 이름을 올린 김교헌은 홍암 나철에 이은 대종교 2대 교주이고, 윤세복은 이후 3대 교주가 된다. 신규식, 이동녕은 대종교 서도본사 책임자다. 선언서를 기초한 조소앙 선생도 대종교와 밀접하다.
 

   
▲ 무오년(1918년) 발표돼 <기미독립선언서>에 영향을 끼친 <대한독립선언서> 원본. (자료출처 - 국가기록원)

大韓獨立宣言書

我 大韓同族男妹와 曁我遍球友邦同胞아. 我 .大韓은 完全한 自主獨立과 神聖한 平等福利로 我 子孫黎民에 世世相傳키 爲하야, 玆에 異族專制의 虐壓을 解脫하고.大韓民主의 自立을 宣布하노라.
我 大韓은 無始以來로 我 大韓의 韓이오, 異族의 韓이 아니라 半萬年史와 內治外交는 韓王韓帝의 固有權이오, 百萬方里의 高山麗水는 韓男韓女의 共有産이오, 氣骨文言이 歐亞에 拔粹한 我 民族은 能히 自國을 擁護하며 萬邦을 和協하야 世界에 共進할 天民이라, 韓一部의 權이라도 異族에 讓할 義가 無하고 韓一尺의 土라도 異族이 占할 權이 無하며, 韓一個의 民이라도 異族이 干涉할 條件이 無하니, 我韓은 完全한 韓人의 韓이라.
噫라 日本의 武孽이여. 壬辰以來로 半島에 積惡은, 萬世에 可掩치 못할지며 甲午以後의 大陸에 作罪는 萬國에 能容치 못할지라, 彼가 嗜戰의 惡習은 曰 自保 曰 自衛에 口를 籍하더니, 終乃 反天逆人인 保護 合倂을 逞하고, 後가 渝盟의 悖習은 曰 領土 曰 門戶 曰 機會의 名을 假하다가, 畢竟 悖義非法의 密款脅約을 勒結하고, 後의 妖妾한 政策은 敢히 宗敎와 文化를 抹殺하얏고, 敎育을 制限하야 科學의 流通을 防遏하얏고, 人權을 剝奪하며 經濟를 籠絡하여 軍警의 武斷과 移民의 暗計로 滅韓殖日의 奸凶을 實行한지라, 積極消極으로 我의 韓族을 磨滅함이 幾何뇨. 十年 武孽의 作亂이 此에 極하므로 天이 彼의 穢德을 厭하사 我에 時機를賜 하실새, 吾人等은 順天應人하야 大韓獨立을 宣布하는 同時에 彼의 合倂하던 罪惡을 宣布懲辦하노니,

一. 日本의 合邦動機는 彼所謂 汎日本主義를 亞洲에 實行함이니, 此는 東亞의 敵이오,
二. 日本의 合邦手段은 詐欺强迫과 不法無道와 武力暴行이 具備하얏스니, 此는 國際法規의 惡魔이며,
三. 日本의 合倂結果는 軍警의 蠻權과 經濟의 壓迫으로 種族을 磨滅하며, 宗 敎를 抑迫하며, 敎育을 制限하야 世界文化를 沮障하얏스니 此는 人類의 賊이라, 所以로 天意人道와 正義法理에 照하야 萬國立證으로 合倂無效를 宣布하며, 彼의 罪惡을 懲膺하며 我의 權利를 回復하노라.

噫라 日本의 武孼이여.小懲大戒가 爾의 福이니 島는 島로 復하고, 半島는 半島로 復하고, 大陸은 大陸으로 復할지어다. 各其 原狀을 回復함은 亞洲의 幸인 同時에 爾도 幸이어니와, 頑迷不悟하면 全部禍根이 爾에 在하니, 復舊自新의 利益을 反復曉諭하노라.
試看하라. 民庶의 魔賊이던 專制와 强權은 餘熖이 已盡하고, 人類에 賦與한 平等과 平和는 白日이 當空하야, 公義의 審判과 自由의 普遍은 實로 曠刦의 厄을 一洗코자하는 天意의 實現함이오, 弱國殘族을 濟하는 大地의 福音이라.
大하도다 時의 義여. 此時를 遭遇한 吾人이 共進하야 無道한 强權束縛을 解脫하고 光明한 平和獨立을 回復함은, 天意를 揚하며 人心을 順應코자함이며, 地球에 立足한 權利로 世界를 改造하야 大同建設을 協贊하는 所以일새, 吾人 等이 玆에 二千萬 大衆의 赤衷을 代表하야, 敢히 皇皇一神께 昭告하오며 世界萬邦에 誕誥하오니, 우리 獨立은 天人合應의 純粹한 動機로 民族自保의 正當한 權利를 行使함이오, 決코 眼前利害에 偶然한 衝動이 아니며, 恩怨에 囿한 感情으로 非文明인 報復手段이 自足함이 아니라, 實로 恒久一貫한 國民의 至誠이 激發하야 彼異類로 感悟自新케 함이며, 우리의 結實은 野卑한 政軌를 超越하야 眞正한 道義를 實現함이라.
咨홉다 我 大衆아. 公義로 獨立한 者는 公義로 進行할지라, 一切方便으로 軍國專制를 削除하야 民族平等을 全球에 普施할지니 此는 我 獨立의 第一義오, 武力兼倂을 根絶하야 平均天下의 公道로 進行할지니 此는 我 獨立의 本領이오, 密約私戰을 嚴禁하고 大同平和를 宣傳할지니 此는 我 復國의 使命이오, 同權同富로 一切同胞에 施하야 男女貧富를 齊하며, 等賢等壽로 知愚老幼에 均하야 四海人類를 度할지니 此는 我 立國의 旗幟오. 進하야 國際不義즐 監督하고 字宙의 眞善美를 體現할지니 此는 我 大韓民族의 應時復活의 究竟義니라.
咨我 同心同德인 二千萬 兄弟姉妹아.
我 檀君大皇祖께서 上帝에 左右하사 우리의 機運을 命하시며, 世界와 時代가 우리의 福利를 助하는도다. 正義는 無敵의 劍이니 此로써 逆天의 魔와 盜國의 賊을 一手屠決하라. 此로써 五千年 祖宗의 光輝를 顯揚할지며, 此로써 二千萬 赤子의 運命을 開拓할지니, 起하라 獨立軍아, 齋하라 獨立軍아. 天地로 網한 一死는 人의 可逃치 못할 바인즉, 犬豕에 等한 一生을 誰가 苟圖하리오. 殺身成仁하면 二千萬 同胞와 同體로 復活하리니 一身을 可惜이며, 傾家復國하면 三千里 沃土가 自家의 所有 이니 一家를 犧牲하라.
咨我 同心同德인 二千萬 兄弟姉妹아. 國民本領을 自覺한 獨立인 줄을 記憶할지며, 東洋平和를 保障하고 人類平等을 實施키 爲한 自立인 줄을 銘心할지며, 皇天의 明命을 祇奉하야 一切 邪網에서 解,脫하는 建國인 줄을 確信하야, 肉彈血戰으로 獨立을 完成할지어다.

建國紀元 4252年 2月

가나다順
金教獻 金奎植 金東三 金躍淵 金佐鎭 金學萬 鄭在寬 趙鏞殷
呂凖 柳東說 李光 李大爲 李東寧 李東輝 李範允 李奉雨
李相龍 李世永 李承晩 李始榮 李鍾倬 李沰 文昌範 朴性泰
朴容萬 朴殷植 朴贊翊 孫一民 申檉 申采浩 安定根 安昌浩
任(방) 尹世復 曹煜 崔炳學 韓興 許(혁) 黃尙奎
 

대한독립선언서

우리 대한 동족 남매와 온 세계 우방 동포여, 우리 대한은 완전한 자주독립과 우리들의 평등복리를 우리 자손 여민에게 대대로 전하게 하기 위하야 여기 이민족 전제의 학대와 압박을 벗어나서 대한 민주의 자립을 선포하노라.
우리 대한은 예로부터 우리 대한의 대한이요, 이민족의 대한이 아니라, 반만년사의 내치 외교는 한왕한제의 고유권이요 금수강산의 고산려수는 한남한녀의 공유 재산이요 기골문언이 구아에 뛰어난 우리 민족은 능히 자국을 옹호하며 만방과 화합하야 세계에 공진할 천민이라 우리 나라의 털끝만한 권리라도 이민족에게 양보할 의무가 없고 우리 강토의 촌토라도 이민족이 점령할 권한이 없으며, 한 사람의 한인이라도 이민족이 간섭할 조건이 없는 것이어서 우리 한토는 완전한 한인의 한토이다,
슬퍼라! 일본의 무력이여. 임진 이래로 반도에 쌓아 놓은 악은 만세에 엄폐할 수 없을지며, 갑오 이후 대륙에서 지은 죄는 민국에 용납치 못할지라. 그의 기전의 악습은 자보 자위의 구실을 만들더니, 마침내 반천역인인 보호합방을 강제하고, 그의 윤맹패습은 영토보존이니 문호개방이니 기회균등이니 구실을 삼다가 이어 몰의무법한 조약을 강제로 맺고 그의 요망한 정책은 감히 종교를 압박하여 신화의 전달을 저희하얐고, 학자를 제한하야 문화의 유통을 막고, 인권을 박탈하고 경제를 농락하며 군대 경찰의 무단정치와 이민이 암계로 한족을 멸하고 일인을 증식하려는 간흉을 실행한지라. 적극 소극으로 한족을 마멸시킴이 얼마이뇨 십년 무단의 작폐가 여기서 극단에 이르므로 하늘이 그들의 예덕을 꺼리어 우리에게 좋은 기회를 주실세, 하늘에 순종하고 인도에 응하야 대한 독립을 선포하는 동시에 그가 우리나라를 강제로 병탄한 죄악을 선포하고 징계하노라.

1.일본의 합병 등기는 그들의 소위 범일본주의를 아시아에서 사행함이니, 이는 동양의 적이요,
2. 일본의 합방 수단은 사기와 강박과 불법무도한 무력폭행을 극도로 써서 된 것이니, 이는 국제법규의 악마이며,
3, 일본의 합방 결과는 군대 경찰의 야만적 힘과 경제 압박으로 종족을 마멸하며 종교를 강박하고 교육을 제한하야 세계 문화를 저장하얐으니 이는 인류의 적이라.

그러므로 하늘의 뜻과 사람의 도리와 정의 법리에 미쳐서 만국의 입증으로 합방 무효를 선포하며 그의 죄악을 응징하며 우리의 권리를 회복하노라.
슬퍼라! 일본의 무력이여. 소징대계가 너희의 복이니, 섬은 섬으로 돌아가고, 반도는 반도로 돌아오고, 대륙은 대륙으로 회복할지어다.
각기 원상대로 회복함은 아시아의 행인 동시에 너희도 행이러니와 만일 미련하게도 깨닫지 못하면 전부 화근이 너희에 있으니 복구자신의 이익을 반복 효유하리라.
보라! 인민의 마적이었던 전제와 강권의 잔재는 이미 다 없어졌고 인류에게 부여된 평등과 평화는 명명백백하야 공 의의 심판과 자유의 보편성은 실로 광겁의 액을 일세코자 하는 천의의 실현이요, 약국잔족을 구제하는 대지의 복음이라. 장하도다. 시대의 정의여! 이때를 만난 우리는 무도한 강권속박을 해탈하고 광명한 평화독립을 회복하야 하늘의 뜻을 높이 날리며 인심을 순응시키고자 함이며, 지구에 발을 붙인 권리로써 세계를 개조하야 대동건설을 협찬하는 소이로서 여기 2천만 대중의 붉은 충성을 대표하야 감히 황황 일신에 밝혀 세계 만방에 고하나니 우리 독립은 하늘과 사람이 모두 향응하는 순수한 동기로 민족자존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함이요, 결코 목전의 이해에 우연히 충동한 바가 아니며, 사원에 관한 감정으로써 비문명한 보복수단에 자족한 바가 아니다. 실로 항구 일관한 지성의 격발로써 저 이민족으로 하여금 깨닫고 새롭게하야 우리의 결심은 야비한 궤정을 초월하야 진정한 도의를 실현함에 있다. 우리 대중이여, 공의의 독립자는 공의로써 진행하게끔 일체의 방편을 다하야 군국전제를 삭제하고 민주 평등을 세계에 널리 실시함이 우리 독립의 제일의이다.
무력 겸병을 근절하야 평등한 천하의 공도를 진행하는 것은 곧 우리 독립의 본령이다. 밀맹사전을 엄금하고 대동평화를 선전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 복국의 사명이다. 권리와 부를 모든 동포에게 베풀며 남녀․빈부를 고르게 조화하며, 등현등수를 지우노유에게 평균하게 하야, 사해 인류를 건질 것이다.
이것이 우리 건국의 기치이다. 나아가 국제 불의를 감독하고 우주의 진선미를 구현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 대한 민족의 시세에 응하고 부활하는 궁극의 의의이다. 우리 마음이 같고 도덕이 같은 2천만 형제자매여, 단군황조께서는 상제좌우에서 명을 내리시어 우리에게 기운을 주셨다. 세계와 시대와는 우리에게 복리를 주고자 한다. 정의는 무적의 칼이므로 이로써 하늘에 거스르는 악마와 나라를 도적질하는 적을 한 손으로 무찌르라. 이로써 4천 년 조정의 영휘를 빛내고, 이로써 2천만 적자의 운명을 개척할 것이다.
궐기하라, 독립군! 독립군은 일제히 천지를 바르게 한다.
한번 죽음은 사람의 면할 수 없는 바이니, 개․돼지와도 같은 일생을 누가 원하는 바이랴. 살신성인하면 2천만 동포는 같이 부활할 것이다.
일신을 어찌 아낄 것이냐. 집을 기울여 나라를 회복하면 삼천리 옥토는 자가소유이다. 일가의 희생을 어찌 아깝다고만 하겠느냐.
아아! 우리 마음이 같고 도덕이 같은 2천만 형제자매여! 국민 된 본령을 자각한 독립인 것을 명심할 것이요, 동양평화를 보장하고 인류평등을 실시하기 위해서 자립인 것을 명심하도록 황천의 명령을 받들고 일체의 사악으로부터 해탈하는 건국인 것을 확신하야 육탄혈전함으로써 독립을 완성할 것이다.

건국기원 4252년 2월

가나다순
김교헌 김규식 김동삼 김약연 김좌진 김학만 정재관 조용은
여준 유동설 이광 이대위 이동녕 이동휘 이범윤 이태우
이상룡 이세영 이승만 이시영 이종탁 이탁 문창범 박성태
박용만 박은식 박찬익 손일민 신규식(신정) 신채호 안정근 안창호
임방 윤세복 조황 최명학 한흥 허혁 황상규

(자료출처 - 국학연구소, 국사편찬위원회)


“무장독립투쟁 노선을 표방”...봉오동, 청산리 승전

   
▲ 김종성 이사장이 '청산리 항일대첩 기념비'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제공 - 김종성 이사장]
   
▲ 중국 연변 화룡현에 자리한 대종교 3종사 묘역을 참배한 김종성 이사장. [사진제공 - 김종성 이사장]

김 이사장은 대한독립선언서 반포에 대해 “기미독립선언의 기폭제 역할을 함으로써 국내에서의 독립운동과 독립정신 고취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을 먼저 꼽고, 이어 “해외 독립운동가들을 결집하여 통일된 독립운동의 기틀을 다졌으며 이후에 상해 임시정부와 한성임시정부를 만드는 기초가 되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주권재민의 민주국가를 선포하고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방법으로 평화적 방법이 아닌 무장투쟁 노선을 택함으로써 만주지역에서의 청산리, 봉오동 전투와 같은 무장독립운동의 조직적 전개가 가능했다는 점”을 주요한 특징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일제가 직접 통치하던 영역이기 때문에 무력에 의한 폭력을 주장할 수 없었을 것이고, 기미독립선언서는 비폭력 선언 형식을 띠었지만 국권을 뺏긴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일본을 쳐부수기 위해서는 무력으로 국권회복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 않았겠느냐”는 것.

나아가 “이 선언서에서 나타나듯이 ‘병합수단은 사기.강박과 불법.무도, 무력.폭행에 의한 것’이므로 무장독립을 주장했던 것”이라며 “무장독립투쟁 노선을 표방함으로써 이후 봉오동 전투, 청산리 전투가 실제적으로 일어났고 승리의 원인이 되지 않았나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독립선언에는 “살신성인”, “일가(一家)를 희생하라”, “육탄혈전(肉彈血戰)으로 독립을 완성할지어다” 등의 죽음을 무릅쓴 전면 무장항쟁을 촉구하는 강경한 기조가 흐르고 있다.

“국학대학을 세워 한국학 인재를 양성하고 싶다”

   
▲ 김종성 국학연구소 이사장은 국학대학 설립과 국학대상 수상식을 추진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김종성 이사장은 1979년 우연한 기회에 대종교를 알게 됐고, 1984년 대종교를 중광(重光)한 홍암 나철 대종사의 증손녀 나도숙 씨와 부부의 연을 맺게 됐다. 그는 30년 전 국학연구소가 문을 열 때부터 참여했고 내년이면 대종교를 만난지 40년이 되니 연륜이 적지 않은 셈이다.

김 이사장은 대한독립선언과 대종교의 활동이 역사 속에 묻힌데 대해 “일제 강점기 국내적 기반의 약화와 해방 후 일제 친일분자들의 재등장, 6.25전쟁으로 인한 민족주의자들의 몰락에 큰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역사적 맥락을 짚고 “잘 잊어버리는 민족의 단점”과 “새로운 사대사상의 풍조에 매몰된 상황” 등을 들면서도 “가장 큰 잘못은 인재 육성을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선배 독립운동가들은 독립운동을 하면서도 항상 학교를 만들어 교육구국의 이념을 실천해 왔다”며 “대종교 3대 교주인 윤세복 선생의 환인현 동창학교, 이회영 선생 일가의 유하현 신흥무관학교, 북로군정서 총재 서일 선생의 명동학교, 이상룡 선생의 서전서숙, 임시정부의 기반을 닦은 신규식 선생의 상해 박달학원 등이 그 예”라고 제시했다.

특히 “해방 후 친 대종교 인사들이 세운 홍익대학이 그 역할을 해주길 바랐으나 하지 못했다”며 “5.16 쿠데타 이후로 넘어가 시간이 너무 흘러 새롭게 찾아온다는 것은 조금 어려울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홍익학원은 대종교 지도자였던 독립운동가 이흥수가 사재를 털어 1948년 8월 설립됐지만 정치권력의 강압 등으로 재단이 바뀌면서 대종교와 무관한 학교가 되고 말았다.

김 이사장은 “국학대학을 세워 한국학을 심도있게 연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싶다”며 “범국학단체연합이랄까 그런 것도 구상해보면서 앞으로 역사광복과 국사교과서 왜곡된 내용을 바꾸는 운동도 같이 해보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4월 임기 4년의 (사)국학연구소 이사장을 맡은 그는 취임 첫 사업으로 서울 청운동 소재 연구소 사무실을 세종대 인근으로 옮겼지만, 장서 3만여권의 무게 탓에 지하 신세는 여전히 면치 못하고 있다고 웃었다.

그는 “1만년 역사를 관통하는 정신사적 맥을 일관되게 연구하는 사업, 국학의 대중화를 위한 강좌와 연찬회의 지속적 개최”와 “국사 교과서 내용의 일제 잔재 청산을 위한 타 민족사 연구 단체와의 협력강화” 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나아가 “연구소 연구원들한테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도 조성해 주면서 재정적 지원까지 해줄 수 있으면 좋지 않겠느냐”면서 “만약 앞으로 더 여유가 된다면 ‘국학 대상’을 만들어서 국학에 열심히 연구하고 헌신하는 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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