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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확정, 중·러 반대로 원유 공급 중단 못해

 

정제유 200만 배럴로 축소·섬유 수출 전면 금지... 전문가 "김정은 셈법 바꾸긴 어려울 것" 전망

17.09.12 08:30l최종 업데이트 17.09.12 09:21l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해 대북 제재안을 확정했다. 원유는 현 수준에서 동결하고 휘발유 등 정제유는 200만 배럴로 제한, 전체적인 유류 제공을 30% 축소했다. 의류·섬유 수출은 전면 차단하고, 해외 파견 노동자는 신규 허가를 금지하기로 했다. 

미국이 만든 초안에 중국과 러시아가 반발하면서 원유 공급 중단이 빠지는 등 약화됐으나, 기존 8차례 제재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정제유와 의류·섬유 금지가 포함되면서, 북한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의류·섬유 수출은 전면 금지, 유류에 상한제 첫 적용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중장거리전략탄도미사일 화성-12형 발사 훈련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중장거리전략탄도미사일 화성-12형 발사 훈련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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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는 11일 오전(현지시각), 이 같은 내용으로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2006년 이후 역대 9번째 유엔 대북제재다.

 

원유와 석유나 휘발유 같은 정제유 등 유류에 대해 처음으로 '상한제'를 적용했다. 관심이 집중됐던 원유는 현재 북한 수입량으로 추산하는 400만 배럴(북한 50만톤, 러시아 4만톤 등 약 54만톤)을 유지하기로 했고, 정제유는 금년 4분기 석 달 동안 50만 배럴로, 내년 1년 동안 200만 배럴로 축소하기로 했다. 단,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가 사전 승인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수출이 가능하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유 제품의 경우 현 공급량 450만 배럴(추산치)에서 250만 배럴(약 35만톤)을 줄이는 점에서 이번 조치로 약 55% 감축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 제품인 컨덴세이트(비정제 초경질유)와 LNG(액화천연가스)의 수출은 완전 금지되며, 유엔 회원국들은 북한에 유류를 제공할 때 매달 그 내역을 제재위원회에 통보해야 한다. 

이번 제재안은 북한에 수출되는 원유와 정제유 제공을 기존 대비 30% 정도 축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과 중.러가 첨예하게 맞붙은 유류 부분은 미국의 초안이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 10억 달러 감소 효과 기대, 제재 대상서 김정은·김여정 제외

반면 의류·섬유 수출 금지에 대해서는 미국의 의견이 그대로 관철됐다. 지난해 7억5200만 달러(약 8500억원)를 수출해 수출 품목 2위(26.67%)로 추산되는 의류·섬유는 완제품과 부분품을 막론하고 90일의 유예기간 뒤에는 전면 금지하도록 했다.

정부가 40여 개국에 약 6만명이 나가 있는 것으로 추산하는 북한의 해외파견 노동에 대해서는 신규 고용때 안보리 허가를 받도록 해 중장기적으로 전체 규모를 줄여나가기로 했다. 

유엔 안보리와 정부는 북한이 해외 노동자 파견을 통해 얻는 수입 규모를 12억~23억 달러(1조3500억~2조6000억원)로 보고 있는데, 이번 조치로 이중에서 장기적으로 약 2억 달러 차단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교부는 의류·섬유  수출 금지와 해외파견 노동자 신규 고용 허가로 북한이 약 10억 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중 해외 파견 노동자 규제는 중장기 효과 항목이라는 점에서 정확하지 않은 액수다.

선박 검색 문제에 대해서는, 초안은 안보리가 제재를 위반했다고 규정한 화물용 선박에 대해 192개 유엔 회원국이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운항을 금지하고 수색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허나 최종적으로는 기국(선박 국적국) 동의 하에 공해상에서 검색하도록 촉구하고, 동의하지 않을 경우에는 적절한 항구로 이동시켜 검색하는 것으로 약화됐다. '의무·강제'가 '요청'으로 바뀐 것이다. 반면 이를 거부할 경우 제재위가 본선박의 자산을 동결하고, 등록 취소 대상으로 지정하도록 했다. 

또 미국은 러시아의 석탄이 북한 나진항을 통해 운송되는 예외조항도 빼려했으나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됐다. 금융 분야는 북한과의 합작 사업에 대한 설립·유지·운영을 전면 금지하고, 기존 합작 사업체는120일 내에 폐쇄하도록 했다. 

초안에는 여행금지 및 자산동결 제재 대상에 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과 여동생인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김기남 당 부위원장, 박영식 인민무력상(당 군사위원) 등 정권 지도부 및 핵심실세 5명과 고려항공 등 기관 7곳이 올랐으나, 최종적으로 개인은 박영식 인민무력상, 기관으로는 고려항공 등이 빠지면서 당의 중앙군사위와 조직지도부, 선전선동부 등 3곳으로 줄었다.

이번 제재안은 이전 제재안들과 마찬가지로 유엔 헌장 7장 41조 비군사적 조치를 인용해 군사적 조치는 배제했고, 역시 외교적 해결 촉구하는 문안과 평화적·정치적·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는 문구도 포함돼 있다.

"미국 초안을 중러가 대폭 수정... 북한 무역 90% 차지하는 중국의 힘 과시"

이번 2375호 제재결의에 대해 북중 관계 전문가인 박종철 진주경상대 교수는 "역대 가장 강력한 제재안이기는 하지만, 미국의 초안에 대하여 중러의 수정안이 대폭 수용된 것이라는 점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힘을 과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무역의 90%를 차지하는 중국 외에는 사실상 북한에 경제적 압력을 가할 수 있는 국가가 없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석유 정제품 250만 배럴 축소'에 대해 "적지 않은 규모이지만, 중국이 2009년부터 북한에 공급하는 품목들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자국 연구자들에게까지 공개하고 있지 않은 데다 이 품목들은 주로 비공식무역에 의존하는 분량이 많아 이 축소량이 실제 사용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북한이 제재에 대비해 수력, 태양광, 석탄액화설비 등으로 에너지 다변화를 위하여 노력해 왔기 때문에 제재 효과를 상쇄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제재안의 목적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폐기인데, 이번 제재로 김정은 위원장의 셈법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 외무성은 이번 제재가 확정되기 전, 미국 뉴욕 시각으로 10일 오후(한국 시각 11일 오전)에 낸 성명에서 미국을 겨냥해 "미국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보다 더 혹독한 불법무법의 '제재결의'를 끝끝내 조작해내는 경우 우리는 결단코 미국이 그에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 어떤 최후수단도 불사할 준비가 다 되어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가 취하게 될 다음번 조치들은 미국으로 하여금 사상 유례 없는 곤혹을 치르게 만들 것"이라고도 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 성명에 대해 "안보리 제재 결의를 앞두고 이에 대한 경고성 및 추가 도발의 명분을 축적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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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결국 문제는 미국이다

촛불민심은 ‘탈미자주’로 단결해야 한다

사드 추가배치 강행이 불러온 파장이 만만치 않다. 지난 7일 사드 추가배치를 강행하는 과정에서 60여명이 실신하고, 앰블런스로 이송된 사람이 30여명에 달하며, 부상자가 70명에 이르렀다. 일단 사드배치를 완료하고 나면 잠잠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사드 추가배치는 당일 몸을 내대어 싸운 사람들은 물론이고 촛불혁명에 참가했던 다수 국민들의 영혼에 상처를 남겼다. “이건 아닌데…”라는 의혹이 던져지기 시작하면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사건 때도 그랬다.

벌써부터 문재인 지지자와 동맹세력 내부에서 균열이 확산되고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사회서비스망(SNS)에서는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서로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발언들도 꽤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을 비롯해 내부에서부터 쓴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사드 추가반입은 충격적”이라고 말했을 때만 해도 국민들은 최순실, 록히드 마틴 등으로 이어지는 뿌리깊은 분단적폐 청산으로 진전될 것을 기대했다. 터무니 없는 한미동맹이라는 금기도 손댈 수 있겠구나 하는 상상도 해보았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드 추가배치를 인정하는 것으로 첫 단추를 바꾸어 달면서 모든 것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사드 추가배치 다음은 무엇일까? 전술핵이다. 
사드도 처음에는 반대했다. 그러나 결국은 배치했다. 지금 전술핵을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끝까지 그럴지는 두고 볼 일이다. 자유한국당은 전술핵 배치를 당론으로 정하고 1천만 서명운동을 하겠다고 나섰고, 장외투쟁마저 거두어 들였다. 자유한국당과 야당들은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가 예리하게 통찰했듯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하이재킹 작전(보수 볼모화)’에 들어갔다.

지금 전술핵 배치 주장이 나온 것은, 당장은 대중국 압박용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중국이 한반도에 전술핵이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거나 그것이 싫으면 원유공급 중단 등 최고강도 대북압박에 동의하라는 것이다. 미국이 한국에 전술핵을 배치하는 것은 북의 핵무장이 합법화되고 한국, 일본의 핵무장을 불러와 핵 비확산체제의 와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결코 선택할 수 없다는 지적도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그런데 사드도 그렇게 시작했다. 중요한 것은 전술핵 배치가 된다, 안 된다의 문제가 아니다. 이 논쟁을 둘러싼 정치군사구도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는가이다.

이후에는 필연적으로 전술핵 배치 주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북미간 대결이 치열해지면 치열해질수록 이른바 “북의 도발”에 대해 뭐라도 해야한다는 논리로 전술핵 배치 주장들이 목소리를 더 높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문재인 지지층의 논쟁과 균열이 가열되고, 보수는 더욱 집결하게 된다. 아직은 걱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견고한 지지는 흔들릴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폐족의 운명에 처한 분단적폐세력에 가했던 정치적 봉인이 풀릴 수 있다. 적폐세력이 귀환하도록 밑밥을 깔아주면서 적폐청산을 밀고 나간다는 것은 자가당착일 뿐이다. 좌우협공론이라며 그 누구를 탓하는 것도 더 먹히지 않을 것이다.

문제의 근원과 본질은 무엇인가. 결국 미국이다.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모든 억압과 갈등의 근원에는 미국의 지배가 있다. 70년 이상을 남과 북이 으르렁 거리고, 영호남이 분열되고, 지금에 있어서 각계각층의 균열 역시 그 근본 원인을 따지고 보면 결국 미국이다. 민족 내부의 원한과 갈등은 우리가 원한 것도 우리가 만든 것도 아니다.

해방 직후 친일분자를 비호하여 그들의 정권을 세우고, 혁명과 항쟁으로 일궈낸 민주주의를 5.16쿠데타, 광주학살, 친미수구보수 대연합정권을 통해 뒤집어 엎었던 전 과정의 배후에도 역시 미국이 있다. 자주없는 민주주의는 언제나 실패했다. IMF 외환위기를 더 큰 위기로 키워 오늘날 헬조선 사회로 만들어낸 배후에도 역시 미국이 있다. 당장 학교비정규직 교사의 정규직화와 교대생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뿌리 또한 따지고 들어가 보면 미국식 신자유주의에 있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 역시 동북아에서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을 완성함으로써 미 본토의 방어력을 높이고, 중국, 러시아, 북에 대한 핵선제공격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미국 군사전략의 산물일 뿐이다. 그 위대하고 어마어마했던 촛불혁명을 등에 업고 등장한 문재인 정부를 아랑곳도 하지 않고 “한미 FTA 재협상”으로 협박하고, “거지 같다”고 함부로 대하면서, 상상할 수도 없는 압력을 넣어 민족대결의 돌격대로 몰아대는 것 역시 미국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지금 “문재인을 지켜야 한다”, 아니 “비판해야 한다” 하면서 우리끼리 아웅다웅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미국의 외압에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보수 지지자들조차 예외가 아니다.

문제는 미국이다.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벗어날 준비를 해야 한다. ‘탈미자주’로 결집해야 할 힘을 다른 데 쏟지 말자. 미국을 보지 못하고 눈앞의 공권력만 보아서는 안 된다. 미국을 보지 않고 눈앞의 비판만 아파하면 안 된다. 촛불혁명을 완수하려면 미국에 저항하라. 문재인 정부를 지키고 싶으면 미국을 향한 촛불을 들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의 민심을 깊게 읽고 그 키잡이 역할을 해야 한다. 그만큼 민족사적, 시대적 임무가 막중하다. 개별 정당들의 당리당략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탈미자주로 가야 한다. 
굳이 선언하라는 뜻이 아니다. 지금부터 행보를 그렇게 하고 전략을 수정해야한다는 뜻이다. 사드 추가배치에도 불구하고 애써 문재인 정부를 옹호하는 시민들이 ‘문재인 정부가 무언가 있을 거야’하고 기대하는 ‘그 무언가’는 바로 탈미 플랜 말고 다른 것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지금 문재인 정부는 ‘친미자주’의 길을 가고 있다. 가도 너무 많이 갔다. 스스로를 부정하지 않으면 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 갔다. 문재인 대통령 특유의 성찰의 힘이 작용해야 할 시점이다.

문재인 정부가 탄핵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취임 초기, 인재부족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외교안보와 남북관계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는 힘들다. 북미대결에 대한 전망이 취약하고, 미국선택에 대한 개입전략에서 대담성이 떨어진다. 미국과 신뢰를 쌓으면 운전석을 내줄 것이며, 한국 정부의 말을 귀담아 들을 거라는 순진한 환상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전쟁은 안된다’는 언급 정도는 지금 미국에게는 의미있는 마지노선이 아니다. 한발 더 들어가야 한다. 이미 미국 본토가 북의 타격대상에 들어가고 전역이 한반도를 넘어 아메리카 대륙을 포괄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선택과 결단에 골몰해야 하는 처지에 몰려있다. 한국 정부가 전쟁은 안 된다고 주장해도 미국이 전쟁을 선택하면 전쟁을 하는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미국은 한국의 역할을 대북압력의 도구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북은 단기결전을 원하고, 미국은 장기화를 추구한다. 미국은 북미대결 장기화과정에서 한미일 동맹을 강화하고, 한일의 군비강화를 통해서 군사적, 경제적 이익을 실현해 가려는 것이다. 대중국 무역전쟁을 강화하고, 동북아에서 기득권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친미자주 노선은 미국의 장기화 전략에 종속되는 길이며, 미국의 대북협상에 대한 선택과 결단만 늦춰주고, 오판만 강화시켜줄 뿐이다. 그렇게 되면 남북관계는 결코 풀리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지속적인 코리아 패싱으로 이어지고, 무언가 개입력을 확보해야 하는 문재인 정부로서는 미국이 원하는 대로 대북제재의 첨병이 될 수밖에 없는 악순환 구조에 빠지게 된다. 이것은 국내 지지기반의 약화로 이어질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금 당장 친미자주 기조를 탈미자주 기조로 바꾸어야 한다. 
친미자주 전략은 북미간 조기협상을 끌어내는 전략이 아니라 동북아 핵무기 경쟁을 심화시키고, 한미동맹의 늪에서 헤어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만약 전격적 북미협상 국면이 열려 무임승차하는 기회가 생긴다해도 한국의 위상은 땅에 떨어질 것이고, 한국과 민족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에 적극적인 참여가 어려워질 것이다. 다른 한편 북미간의 대결이 장기화되면 결국 전쟁위기만 고조되고 문재인 정부의 입지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 때문에 친미자주 전략을 계속 밀고 나갈 아무런 이유가 없다.

사드 추가배치와 전술핵 논란으로 인해 벌어질 중국의 한국에 대한 역제재 역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금한령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이제 산출하기도 힘들 정도로 커지고 있다. 여행, 호텔, 면세점, 재래시장에 그치지 않고, 중국에 진출한 화장품, 대형마트, 자동차 등 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것이 문재인 정부에게 또 하나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군사적 조치까지 준비하고 있다. 북과 남 사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한국 정부는 어떠한 실마리도 찾지 못하고 있다. 탈미자주외교가 가시화될 때에만 중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

또한 친미자주 기조는 대결적 남북체제경쟁 시각에 갇혀 있다는 약점이 있다. 70년대 닉슨이 데탕트를 추구하고, 중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하며 아시아에서 손을 떼려할 때, 7.4남북공동성명이 있었다. 그런데 박정희 정권은 곧바로 이러한 남북간의 합의를 이행하기보다는 6.23선언을 통해 남북 체제경쟁을 택했다. 이것은 변형된 멸공전략에 불과한 것이었다.

경제적으로는 북에 비해 우위에 있으나, 핵으로 무장한 북에 밀리지 않기 위해 군비를 확장하고 방어력, 군사력을 높인다는 것은 일견 틀린 주장은 아니다. 그러나 이것이 대북 적대적 한미동맹 아래서 진행되는 친미자주 국방전략일 때는 의미가 다르다. 결국 미국과 손잡고 북을 적으로 삼아 치겠다는 것이다. 국방부 장관이 “참수부대 창설” 운운하는 것이 그렇다. 군사적으로 여전히 북을 주적으로 하는 수준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친미자주 외교전략의 필연적 결과이다. 6.15 민족공조의 시각은 실종되었다. 한국군을 한반도 평화군으로 개편한다든가 하는 탈미자주 전략에 기초한 국방전략이 없다. 오직 대북적대적 한미동맹만이 있을 뿐이다.

문재인 정부가 친미자주의 길에서 탈미자주의 길로 전환하는 것은 물론 쉽지 않다. 생각보다 너무 많이 왔고 뾰족한 방안을 찾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담한 전환이 시급하다. 일단은 너무 많이 나간 친미자주 기조에 브레이크부터 밟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탈미자주로의 대전환을 가능케 하는 유일한 길은 무엇인가. 주권자를 믿는 것뿐이다. 여전히 강력한 미국의 힘만 보지 말고, 무너져내리는 제국의 약점도 볼 줄 아는 시대적 혜안도 필요하다. 그러나 결정적인 것은 주권을 가지고 당당히 살기 위해 인류사적 대사건이라고 하는 촛불혁명을 만들어낸 국민의 힘을 믿는 것이다. 거기에 기초하여 문재인 대통령의 최대 장점인 성찰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것은 정치공학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철학의 문제이고 시대사적, 민족사적 사명의 문제이다.

현장언론 민플러스  webmaster@minplu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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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고 2,205m 화강암산 통째로 뒤흔든 거대한 폭발진동

[개벽예감265] 해발고 2,205m 화강암산 통째로 뒤흔든 거대한 폭발진동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7/09/11 [12:27]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전 세계에서 사상 처음 공개된 회백색 열핵탄두

2. 열핵탄두기폭시험까지 자력갱생 간고분투 30년 

3. 핵융합탄의 일반적인 기본구조, 구성요소, 작동원리

4. 조선의 열핵탄두에 대한 공학기술적 고찰 

5. 만탑산 통째로 뒤흔든 1Mt급 폭발진동

6. 조선핵무기연구소 앞에 남아있는 마지막 공정

 

▲ <사진 1>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9월 2일 핵무기병기화사업을 현지지도하는 장면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핵무기연구소 핵과학자들의 설명을 들으며 열핵탄두를 살펴보고 있다. 열핵무기는 기초과학분야에서 여러 가지 최첨단이론들을 습득하고, 응용과학분야와 기술공학분야에서 수많은 최첨단기술들을 확보해야 만들 수 있는, 현대과학기술이 응축된 최정상급 종합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전 세계에서 사상 처음 공개된 회백색 열핵탄두

 

조선핵무기연구소가 열핵탄두 실물사진을 세상에 공개하고, 그로부터 약 6시간 뒤 열핵탄두기폭시험을 단행한 2017년 9월 3일. 전 세계 핵과학자들과 군사전문가들은 충격을 받았고, 전 세계 진보정치계는 찬탄을 금지 못했으며, 백악관과 연방의회는 경악실색하였다.  

 

흔히 수소탄이라고 불리는 열핵무기(thermonuclear weapon)는 수학, 물리학, 화학 등 기초과학분야에서 여러 가지 최첨단이론들을 습득하고, 핵공학, 컴퓨터공학, 금속공학, 기계공학, 열역학, 유체역학을 비롯한 응용과학분야, 기술공학분야에서 수많은 최첨단기술들을 확보해야 만들 수 있는, 현대과학기술이 응축된 최정상급 종합체다. <사진 1>

 

조선보다 먼저 열핵무기를 만든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5대 핵강국들 가운데 마지막으로 프랑스가 열핵폭탄기폭시험을 진행한 1968년 8월 24일 이후 오늘까지 근 반세기 동안 열핵무기는 5대 핵강국들이 장악한 국제핵과두체제(international nuclear oligarchy)의 전유물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 5대 핵강국들로부터 유례없는 초강도 경제재재를 받고 있는 조선이, 영토는 미국에 비해 13분의 1밖에 되지 않고, 인구는 미국에 비해 76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조선이 5대 핵강국들만 만들 수 있다던 열핵무기를 자력으로 만들어냈으니, 전 세계 핵과학자들과 군사전문가들이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으며, 전 세계 진보정치계가 어찌 찬탄하지 않을 수 있으며, 백악관과 연방의회가 어찌 경악실색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국제핵과두체제를 장악한 5대 핵강국들이 유엔안보리 권위를 내세워 자기들 마음대로 나눠먹고 주물러온 불온한 국제정치현실은, 국제핵과두체제의 전횡에 단독으로 맞서 싸우는 조선이 열핵탄두기폭시험을 성공시킨 2017년 9월 3일을 기하여 마침내 지각변동을 일으키기 시작하였다. 이미 최종단계에 들어선 조미핵대결도 국제핵과두체제의 지각변동 속에서 종식될 것으로 예견된다. 조선의 열핵탄두기폭시험이 주는 정치적 의의가 거기에 있다.  

나의 정세전망에 따르면, 조선의 열핵탄두기폭시험은 마지막 격돌을 앞둔 조미핵대결을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종식시킬 결정적인 요인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그 마지막 격돌이 머지않아 어떤 양상으로 일어날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숨 막히는 절체절명의 위기와 그것을 단숨에 뒤집어버릴 극적인 대반전을 예감할 수 있다. 이것이 2012년부터 오늘까지 5년 동안 <자주민보>, <자주시보>에 내가 매주 월요일마다 발표해온 220여 편의 글에서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서술해오고 있는 ‘개벽예감’의 총주제다. 그러고 보면, ‘개벽’을 예감하기까지 꼬박 5년이 걸린 셈이다.    

 

그러나 ‘개벽’을 예감하지 못하는 미국의 핵과학자들과 군사전문가들은 조선이 열핵탄두기폭시험에서 성공하였다는 사실을 도무지 믿지 못하겠다는 볼멘소리를 늘어놓았다. 그들은 초강도 국제경제제재를 받을 뿐 아니라 핵기술이전도 철저히 봉쇄당한 동방의 작은 나라가 어떻게 열핵탄두를 자력으로 만들 수 있느냐고 하면서 설레설레 도리질을 쳤다. 하지만, 그들은 볼멘소리나 하면서 도리질을 칠 게 아니라, 조선의 과학기술발전사를 무지와 편견으로 대해온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해야 할 것이다.  

 

현대과학기술의 최고 정수가 응축된 열핵탄두를 만들려면, 손꼽을 수 없을 만큼 많은 과학이론난제들을 자력으로 풀어야 하고, 손꼽을 수 없을 만큼 많은 공학기술난관들을 자력으로 돌파해야 한다. 국제핵과두체제를 장악한 5대 핵강국들은 열핵탄두제조기술을 국가기밀로 철저히 은폐하고 있기 때문에 열핵탄두의 간단한 내부구조와 작동원리만 세상에 알려졌을 뿐, 열핵탄두제조법은 여전히 비밀에 쌓여있다. 5대 핵강국들은 열핵탄두를 촬영한 사진마저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5대 핵강국들 가운데 열핵공학기술분야에서 가장 앞섰다는 미국은 40여 년 전에 만든, 열핵탄두가 들어있는 재돌입체를 찍은 사진을 세상에 공개하였으나, 그 사진에 나타난 피사체는 재돌입체이지 열핵탄두는 아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미국이 만든 열핵탄두 재돌입체만 기억하고 있었을 뿐, 열핵탄두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지 못했다.  

 

미국이 실전배치한 열핵탄두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처음으로 알려준 것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지역언론매체 <쌘호제 머큐리 뉴스(San Jose Mercury News)> 1999년 6월 보도기사였다. 지금은 누구나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는, 열핵탄두구조를 보여주는 도해(diagram)는 그 보도기사에 간략하게 수록된 열핵탄두에 관한 서술내용에 바탕을 두고 형상한 상상도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누구나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는, 열핵탄두구조를 보여주는 간단한 구조도다. 조선보다 먼저 열핵무기를 만들었던 5대 핵강국들은 열핵탄두제조기술을 국가기밀로 철저히 은폐하고 있기 때문에, 열핵탄두의 간단한 내부구조와 작동원리만 세상에 알려졌을 뿐, 열핵탄두제조법은 여전히 비밀에 쌓여있다. 5대 핵강국들은 열핵탄두를 촬영한 사진마저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이 실전배치한 열핵탄두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처음으로 알려준 것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지역언론매체 <쌘호제 머큐리 뉴스> 1999년 6월 보도기사였다. 위의 사진은 그 보도기사에 간략하게 수록된 열핵탄두에 관한 서술내용에 바탕을 두고 형상한 상상도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놀랍게도, 열핵탄두 실물사진이 전 세계에서 사상 처음 공개되었다. 2017년 9월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무기병기화사업을 현지지도하였는데, 그 현지지도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사진에서 조선핵무기연구소가 만든 열핵탄두 실물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기존 5대 핵강국들이 지난 40여 년 동안 공개하지 못한 열핵탄두를 신흥 핵강국 조선이 보란 듯이 공개한 것은 열핵무기분야에서 5대 핵강국들과 겨루게 된 조선의 패기만만한 행동이라고 인정할 수 있다.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조선핵무기연구소가 열핵탄두를 만들어낸 것은, 기초과학성과들의 토대 위에서 지난 30여 년 동안 열핵공학기술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면서 그 분야의 정보와 기술을 축적, 개발해온 자력갱생 간고분투의 결실로 보일 것이다. 그래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9월 9일 핵과학자, 기술자들을 위한 축하연회에서 연설하면서 “이번에 울린 수소탄의 폭음은 간고한 세월 허리띠를 조이며 피의 대가로 이루어낸 조선 인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격찬하였던 것이다. 

 

 

2. 열핵탄두기폭시험까지 자력갱생 간고분투 30년 

 

열핵공학기술을 자력으로 개발하기 위한 조선핵무기연구소의 자력갱생 간고분투는 핵융합기술을 개발하는 데서 시작되었다. 공개된 자료들에서 그 배경과 사연을 찾아보면 아래와 같은 흔적을 더듬을 수 있다. 

 

첫째, 오늘날 5대 핵강국들이 개발하고 있는 핵융합기술은 관성집초융합(inertial confinement fusion)과 자기집초융합(magnetic confinement fusion)으로 구분된다. 관성집초융합이란 중수소(deuterium)와 삼중수소(tritium)로 구성된 아주 작은 알갱이 모양의 혼합연료에 금(gold)을 씌운 다음, 레이저를 쏘아 그 혼합연료를 초고온, 초고압으로 압축하는 방식으로 핵융합을 일으키는 것이다. 자기집초융합이란 자기장(magnetic field)을 사용하여 고온융합연료를 플라즈마 상태로 변환시켜 핵융합을 일으키는 것이다. 

조선은 그 두 종류의 핵융합기술 중에서 관성집초융합기술을 개발하는 길을 선택하였다. <문화일보> 2017년 9월 5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1980년대 중반 중국에서 레이저융합설비를 수입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조선이 이미 1980년대 중반부터 레이저를 사용하는 관성집초융합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하였음을 말해준다. 

 

둘째, 2013년 1월 20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조선의 핵과학자들은 기존 핵융합기술개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수소-붕소 집초융합에 대한 연구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한다. 이 보도내용은 조선의 핵과학자들이 관성집초융합기술개발에서 성과를 이룩한 뒤에 수소-붕소 집초융합기술을 새로 개발하고 있다는 뜻이다. 

원자력에너지와 핵무기를 연구, 개발하는 사업을 지휘하는 미국 연방정부 산하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는 2009년 3월 31일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awrence Livermore National Laboratory)에 국립점화시설(National Ignition Facility)을 완공하고, 그 시설에서 레이저를 사용하는 관성집초융합연구를 더욱 심화시키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조선의 핵과학자들은 관성집초융합방식보다 훨씬 더 우월한 최신 핵융합기술인 수소-붕소 집초융합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조선의 핵과학자들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미국의 핵융합기술과 열핵무기제작기술을 따라잡기 위한 연구사업을 빠른 속도로 진척시키고 있는 것이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원자력에너지 및 핵무기를 연구, 개발하는 데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에 있는 국립점화시설내부의 작업장 일부를 촬영한 것이다. 미국 연방정부 에너지부는 2009년 3월 31일 국립점화시설을 완공하고, 그 시설에서 레이저를 사용하는 관성집초융합연구를 더욱 심화시키도록 하였다. 그런데 조선의 핵과학자들은 관성집초융합방식보다 훨씬 더 우월한 최신 핵융합기술인 수소-붕소 집초융합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조선의 핵과학자들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미국의 핵융합기술과 열핵무기제작기술을 따라잡기 위한 연구사업을 빠른 속도로 진척시키고 있는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셋째, 2010년 5월 15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조선의 핵과학자들이 “우리 식의 독특한 방법으로” 핵융합반응을 성공시켰다고 한다. 조선의 핵과학자들이 핵융합반응을 성공시켰다는 사실은 다른 나라 과학자들이 발표한 연구논문들에서 입증되었다. 

스웨덴 국방연구원 소속 대기과학자 라스 에릭 데예르(Lars-Erik De Geer)는 2012년 2월 3일 과학전문지 <네이쳐(Nature)>에 발표한 논문에서 2010년 4월 15일경과 5월 11일경 한국, 일본, 러시아에서 포집된 대기표본들에서 평소보다 매우 높은 농도의 방사성핵종들이 검출된 사실을 지적하면서, 조선이 고농축우라늄을 사용한 소규모 핵시험을 진행하였다고 결론하였다. 또한 중국과학기술대학 지질학연구진은 2014년 12월 20일에 발표한 논문에서 미세지진을 검측하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여 조선이 2010년 5월 12일에 진행한 소규모 핵시험에서 발생된 약한 인공지진파를 포착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조선이 2010년에 진행한 소규모 핵시험들은 열핵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핵융합기술을 개발하는 핵시험들이었다. 레이저를 사용하는 관성집초융합기술을 습득한 조선은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 핵분렬로 열핵장약을 압축, 점화하여 핵융합을 일으키는 기술을 개발하였던 것이다.  

 

넷째, 조선 정부는 2016년 1월 6일 성명을 발표하면서 당일 오전 10시 조선의 첫 수소탄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밝혔다. 정부 성명에서 언급된 것처럼, 그 수소탄은 “시험용 수소탄”이었다. 시험용 수소탄이란 아직 무기화되지 못한 핵융합탄을 말한다. 조선은 핵융합탄을 만드는 데 필요한 핵융합기술을 개발하는 소규모 핵시험들을 연속 진행한 2010년으로부터 5년 뒤에 시험용 핵융합탄기폭시험을 진행한 것이다. 

 

다섯째, 위에 열거한 것처럼 수많은 연구, 개발, 시험을 거쳐온 조선의 핵과학자, 기술자들은 시험용 핵융합탄 기폭시험을 진행한 때로부터 약 1년 6개월 뒤에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하는 열핵탄두를 만들었고, 마침내 2017년 9월 3일 열핵탄두기폭시험을 성공시켰다.  

 

▲ <사진 4> 이 사진은 2017년 9월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병기화사업을 현지지도한 현장에 걸려있는 사진을 확대한 것이다. 다른 글씨들은 식별하기 힘들지만, "<화성-14>형 핵탄두(수소탄)"이라고 쓴 제목과 열핵탄두 구조는 식별할 수 있다. 이 사진이 말해주는 것처럼,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에 열핵탄두 1발이 장착된다. 화성-14형 전투부는 길이가 3.2m이고, 지름 1.3m로 추산된다. 거기에 들어가는 열핵탄두는 격발기를 제외하고 길이 1.4m, 가장 긴 부위의 지름이 65cm, 무게가 700kg인 것으로 추산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4>는 2017년 9월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병기화사업을 현지지도한 현장에 걸려있는 사진을 확대한 것이다. 확대과정에서 영상이 흐려져 사진에 나타난 작은 글씨들은 식별할 수 없지만, “<화성-14>형 핵탄두(수소탄)”이라고 쓴 제목과 열핵탄두 구조는 식별할 수 있다. 이 사진이 말해주는 것처럼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에 열핵탄두 1발이 장착된다. 

화성-14형 전투부는 길이가 3.2m이고, 지름이 1.3m로 추산되므로, 거기에 들어가는 열핵탄두는 격발기를 제외하고 길이가 1.4m, 가장 긴 부위의 지름이 65cm, 무게가 700kg인 것으로 추산된다. 격발기 무게까지 합하면 열핵탄두의 총중량은 850kg인 것으로 추산된다. 

 

 

3. 핵융합탄의 일반적인 기본구조, 구성요소, 작동원리

 

조선핵무기연구소가 열핵탄두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부닥친 수많은 공학기술난관들 가운데서 돌파하기 가장 힘들었던 난관은 방사능내폭설계기술과 열핵장약대칭압축기술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구체적인 내용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그 두 가지 열핵공학기술이 어떤 것인지 대략적으로 파악하려면, 핵융합탄의 기본구조, 구성요소, 작동원리에 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첫째, 핵융합탄의 기본구조는 다음과 같다. 핵융합탄은 1차계(primary stage), 주면체(cylinder), 2차계(secondary stage)로 이루어졌다. 1차계 외형과 2차계 외형은 구면체(sphere)처럼 생겼는데, 원통형으로 생긴 주면체가 1차계와 2차계를 연결한다. 조선의 열핵탄두 외형이 장구처럼 중간부분이 잘록하게 생긴 까닭이 거기에 있다. 

 

둘째, 핵융합탄의 구성요소는 다음과 같다. 1차계는 농구공처럼 생긴 구면체 핵분렬탄(핵폭탄)이다. 1차계와 2차계를 연결한 주면체의 내부표면은 방사선이 사방으로 흩어져 복사되지 않게 하는 반사재(reflector)로 만들어졌고, 주면체 안에는 방사선을 잘 통과시키는 무색투명한 합성수지의 일종인 폴리스티렌(polystyrene)이 채워졌다. 2차계에는 열핵장약이 이중구조로 채워졌는데, 안쪽에는 중수소화 리튬(lithium deuteride)이 들어있고, 바깥쪽에는 핵융합반응을 촉발시키는, 점화전(sparkplug)이라 불리는 무기급 고농축우라늄이 들어있다. 중수소화 리튬의 주입량에 따라 핵융합탄의 폭발위력을 조절할 수 있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이스라엘의 '항공 및 우주 전략연구 피셔연구원(Fisher Institute for Air & Space Studies)' 소속 연구원들이 컴퓨터로 작성한 조선의 열핵탄두 합성사진이다.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열핵탄두 1차계는 농구공처럼 생긴 구면체 핵분렬탄이다. 열핵탄두 2차계에는 열핵장약이 이중구조로 채워졌다. 1차계와 2차계를 연결한 주면체의 내부표면은 방사선이 사방으로 흩어져 복사되지 않게 하는 반사재로 만들어졌고, 주면체 안에는 방사선을 잘 통과시키는 폴리스티렌이 채워졌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셋째, 핵융합탄의 작동원리는 다음과 같다. 1차계에서 일어난 핵분렬(핵탄기폭)은 열핵방사능(thermoradiation)과 중성자(neutron)를 방출한다. 열핵방사능은 주면체의 방사능 반사재를 초고온으로 가열하면서 폴리스티렌을 플라즈마 상태로 만든다. 주면체의 방사능 반사재는 열핵방사능과 중성자를 2차계로 방사한다. 1차계에서 2차계로 방사된 열핵방사능이 2차계의 열핵장약을 압축하면 중수소와 헬륨(helium)이 융합되어 더 강력한 중성자가 방출된다. 강력한 중성자는 열핵장약 안에 있는 리튬과 반응하여 삼중수소를 생성시키고, 생성된 삼중수소는 중수소화 리튬 안에 내포된 중수소와 반응하여 핵융합을 일으킨다. 또한 중성자는 무기급 고농축우라늄에 충격을 주어 2차 핵분렬을 일으킨다. 핵융합탄은 이처럼 핵분렬 → 핵융합 → 핵분렬로 이어지는 순간연쇄반응으로 폭발위력을 엄청나게 증폭시킨다.  

  

▲ <사진 6>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9월 2일 핵무기병기화사업을 현지지도하는 장면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리홍섭 조선핵무기연구소 소장의 해설을 들르며 열핵탄두를 살펴보고 있다. 뒤쪽에는 그 열핵탄두가 들어갈 화성-14형 전투부가 세워져 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열핵탄두의 폭발위력을 타격대상에 따라 수십kt급으로부터 수백kt급에 이르기까지 임의로 조정할 수 있다고 한다. 열핵탄두 2차계에 들어가는 열핵장약의 주입량을 조절하면 폭발위력을 조정할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4. 조선의 열핵탄두에 대한 공학기술적 고찰  

 

위에 서술한 핵융합탄의 기본구조, 구성요소, 작동원리를 파악하면, 조선핵무기연구소가 만든 열핵탄두에 관해 설명한 그 연구소의 성명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사진 6>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9월 2일 핵무기병기화사업을 현지지도하는 장면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리홍섭 조선핵무기연구소 소장의 해설을 들으며 열핵탄두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에 나타난 열핵탄두는 장구처럼 중간부분이 잘록하게 생긴 회백색 금속물체다. 핵분렬탄이 들어있는 1차계는 거의 완전한 구면체이고, 열핵장약이 들어있는 2차계는 1차계보다 조금 더 큰, 약간 일그러진 구면체다. 열핵탄두 옆에 놓여있는 것은 핵분렬탄을 기폭시키는 격발기다.

 

그 사진에서 첫 번째로 주목되는 것은, 1차계에 들어있는 핵분렬탄의 크기가 조선에서 표준화, 규격화한 기존 핵분렬탄의 크기보다 조금 작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조선핵무기연구소가 열핵탄두에 들어가는 더 소형화된 핵분렬탄을 별도로 만들었다는 점을 말해준다. 열핵탄두에 들어간 핵분렬탄은 핵분렬로 열핵방사능과 중성자를 방출하는 일종의 기폭장치이므로, 적은 분량으로도 핵분렬이 잘 일어나는 무기급 플루토늄을 사용한 핵분렬탄인 것으로 생각된다. 플루토늄은 고농축우라늄에 비해 중량 대 폭발위력의 비율이 더 높기 때문에, 핵분렬탄에 적은 분량의 플루토늄을 장입해도 쉽게 기폭된다.  

 

그 사진에서 두 번째로 주목되는 것은, 2차계의 크기가 1차계의 크기보다 더 크다는 점이다. 2차계에는 열핵장약인 중수소화 리튬과 무기급 고농축우라늄이 들어있는데, 그 열핵장약의 주입량에 따라 열핵탄두의 폭발위력을 조절할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무기병기화사업 현지지도소식을 전한 조선의 2017년 9월 3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핵탄위력을 타격대상에 따라 수십kt급으로부터 수백kt급에 이르기까지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우리의 수소탄”이라고 하였는데, 열핵탄두설계에서 예정한 폭발위력에 맞춰 2차계의 열핵장약을 조절, 주입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 사진에 나타난 열핵탄두의 크기와 미국이 실전배치한 열핵탄두의 크기를 비교하면, 조선이 이번에 기폭시험을 진행한 열핵탄두의 폭발위력은 미국이 실전배치한 열핵탄두의 폭발위력보다 2배 정도 더 큰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핵무기연구소 성명에 따르면, “시험을 통하여 수소탄 1차계의 압축기술과 분렬련쇄반응시발조종기술의 정밀성을 재확인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1차계의 압축기술이란 무기급 플루토늄을 장입한 핵분렬탄을 기폭, 압축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분렬련쇄반응시발조종기술의 정밀성”이라는 말은 1차계의 핵분렬탄을 기폭, 압축시킬 때 일어나는 핵분렬반응을 정밀하게 조종하는 기술을 뜻한다. 그 성명은 1차 핵분렬반응을 정밀하게 조종하는 체계를 가리켜 “밀집배치형 핵폭발조종체계”라고 하였다. 조선핵무기연구소는 그 핵폭발조종체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되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핵분렬반응을 정밀하게 조종하는 고도의 기술로 핵분렬 폭발위력을 임의로 조정한 것이 분명하다.  

 

조선핵무기연구소 성명에 따르면, “1차계와 2차계의 핵물질리용률이 설계에 반영된 수준에 도달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1차계에 들어간 무기급 플루토늄의 이용률과 2차계에 들어간 열핵장약(무기급 고농축우라늄과 중수소화 리튬)의 이용률이 설계에서 예정된 수준에 도달하였다는 뜻이다. 핵물질이용률이 높을수록, 폭발위력이 강해진다. 핵물질이용률이 높다는 말은 열핵탄두를 정밀하게 설계하였다는 뜻이므로, 핵물질이용률은 열핵탄두설계의 정밀도를 말해주는 지표다. 조선핵무기연구소는 열핵탄두설계의 정밀화를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7>

 

▲ <사진 7> 이 사진은 2017년 9월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 인민극장에서 성대히 진행된, 열핵탄두기폭시험 성공을 축하하는 음악공연 중 공연무대에 설치된 대형화면에 나타난 장면이다. 세 사람이 열핵탄두를 조립하는 모습이다. 그들이 조립하고 있는 열핵탄두에 수소탄이라고 쓰인 글씨가 선명하게 보인다. 조선핵무기연구소는 성명에서 1차계와 2차계의 핵물질이용률이 설계에 반영된 수준에 도달하였다고 평가하였다. 이것은 1차계에 들어간 무기급 플루토늄의 이용률과 2차계에 들어간 열핵장약의 이용률이 설계에서 예정된 수준에 도달하였다는 뜻이다. 핵물질이용률이 높을수록 폭발위력이 강해진다. 핵물질이용률이 높다는 말은 열핵탄두를 정밀하게 설계하였다는 뜻이다. 조선핵무기연구소는 열핵탄두설계의 정밀화를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핵무기연구소 성명에 따르면, “수소탄 2차계의 핵융합위력을 높이는 데서 핵심기술인 핵장약에 대한 대칭압축과 분렬기폭 및 고온핵융합점화, 뒤이어 매우 빠르게 전개되는 분렬-융합반응들 사이의 호상강화과정이 높은 수준에서 실현된다는 것을 확증함으로써 우리가 수소탄제작에 리용한 1차계와 2차계의 지향성결합구조와 다층복사내폭구조설계가 매우 정확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고 한다. 이 인용문은 2차계의 열핵장약을 대칭적으로 압축하는 기술, 2차계의 무기급 고농축우라늄을 기폭, 압축시키는 핵분렬기술, 2차 핵분렬로 핵융합을 일으키는 열핵장약점화기술, 그리고 핵분렬과 핵융합의 연쇄내폭으로 폭발위력을 극대화시키는 기술이 이번 열핵탄두기폭시험에서 확증되었음을 말해준다. 

 

조선핵무기연구소 성명은 “이번 시험을 통하여 우리는 1차계와 2차계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물리적 과정들에 대한 우리식의 해석방법과 계산프로그람들이 높은 수준에 있으며 2차계의 핵장약구조 등 주체식으로 설계한 핵전투부로서의 수소탄의 공학구조가 믿음직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9월 2일 핵무기병기화사업을 현지지도하면서 “분렬 및 열핵장약을 비롯한 수소탄의 모든 구성요소들이 100% 국산화되고 무기급 핵물질생산공정으로부터 부분품정밀가공 및 조립에 이르기까지 핵무기제작에 필요한 모든 공정들이 주체화됨으로써 우리는 앞으로 강위력한 핵무기들을 마음먹은 대로 꽝꽝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5. 만탑산 통째로 뒤흔든 1Mt급 폭발진동

 

조선은 2017년 9월 3일 평양시간으로 정오에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에 있는 지하핵시험장에서 열핵탄두기폭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조선이 기폭시킨 열핵탄두의 폭발위력수치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으나, 폭발과정에서 발생된 인공지진규모는 외부에서 측정되었다. 인공지진은 폭발위력에 직결되는 요소이므로, 인공지진규모를 파악하면 폭발위력이 얼마나 강한지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인공지진규모를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아래와 같은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첫째, 핵시험장의 지질 및 지층구조, 기폭심도, 갱도의 차폐능력에 따라 인공지진규모가 다르게 나타난다. 특히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있는 지하핵시험장에서는 다른 핵보유국들이 사용한 지하핵시험장들에 비해 인공지진규모가 실제보다 적게 나타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사진 8>

 

▲ <사진 8> 어느 한 남녘 보도에 소개된 만탑산 지하핵시험장 상상도다. 조선의 핵시험장 기폭실은 화강암층으로 이루어진 해발고 2,205km의 만탑산 정상 지표면에서 수직으로 약 2km 아래 깊은 땅속에 있다. 이것은 기폭실이 2km의 화강암층 안에 설치되었음을 의미한다.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기폭실 가까운 곳의 지하갱도는 달팽이처럼 감겨있고, 지하갱도에는 10개의 강철차폐문이 설치되었다. 조선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차폐시설을 건설한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조선의 지하핵시험장이 자리 잡은 만탑산 해발고는 한라산 해발고보다 255m나 더 높은 2,205m다. 더욱이 만탑산은 암석 중에서도 강도가 가장 높은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돌산이다. 조선은 한라산보다 더 높은 돌산을 파내어 지하핵시험장을 건설한 것이다. 

(2) 조선의 핵시험장 기폭실은 만탑산 정상 지표면에서 수직으로 약 2km 아래 깊은 땅속에 있다. 이것은 기폭실이 2km의 화강암층 안에 설치되었음을 의미한다.  

(3) 조선의 핵시험장 갱도입구에서 기폭실까지 가려면, 수평갱도에 설치된 10개의 강철차폐문을 차례로 열고 들어가야 한다. 기폭실 가까운 곳의 지하갱도는 달팽이처럼 감겨있는 모양으로 굴설되었다. 조선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차폐시설을 건설한 것이다.

 

둘째, 인공지진파가 발생한 기폭점으로부터 지진관측소까지의 거리 및 지질상태에 따라 인공지진규모가 다르게 나타난다. 그래서 조선에서 진행된 열핵탄두기폭시험에서 발생한 인공지진규모를 측정, 분석한 결과는 측정기관들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왔다. 이를테면, 일본기상청과 포괄적핵시험금지기구는 각각 6.1이라고 발표하였고, 미국지질조사국과 중국지진국은 각각 6.3이라고 발표하였으며,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지질물리국 캄챠카지부는 6.4라고 발표하였다. 그런데 한국 기상청만 5.7이라고 축소발표하여 신뢰도를 스스로 떨어뜨리고 국제망신을 샀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을 살펴보면, 조선의 열핵탄두기폭시험에서 발생한 인공지진규모는 가장 적게 추산해도 6.1에 이른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인공지진규모를 폭발위력으로 환산하는 계산법이 측정기관들마다 서로 다르기 때문에 폭발위력 추산값이 매우 큰 편차를 드러냈다. 이를테면, 미국 정보기관은 140kt(킬로톤)으로 추산했고, 중국과학기술대 연구진은 약 150kt으로 추산했고, 일본 방위성은 160kt으로 추산했고, 동아시아 영문매체 <디플로맷(Diplomat)> 2017년 9월 6일 보도기사는 500kt 이상일 가능성을 언급하였고, 러시아는 1,000kt으로 추산했다. 1kt은 상용폭약(TNT) 1,000t이 폭발하는 위력이고, 1,000kt은 1Mt(메가톤)이다. 1Mt는 상용폭약 1백만t이 폭발하는 위력이다. 상용폭약 1백만t은 적재중량이 10t인 대형 화물차 10만대로 실어 나를 엄청난 분량이다. 10t급 화물차 10만대가 5m 간격을 두고 일렬종대로 운행하면, 그 행렬의 길이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의 3.4배에 이른다. 

 

▲ <사진 9> 위쪽 사진은 포괄적핵시험금지기구의 지진측정장치에 나타난 조선의 열핵탄두기폭시험 인공지진파장을 보여준다. 그들은 인공지진규모가 6.1이라고 발표하였다. 아래쪽 사진은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지질물리국 캄챠카지부의 지진측정장치에 나타난 조선의 열핵탄두기폭시험 인공지진파장을 보여준다. 그들은 인공지진규모가 6.4라고 발표하였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연구진이 2006년에 작성한, 지진규모를 폭발위력으로 환산하는 '켈리 킬로톤 지표'에 따르면, 6.0의 지진규모를 폭발위력으로 환산하면 1Mt이고, 6.1의 지진규모를 폭발위력으로 환산하면 1.4Mt이다. 그러므로 조선의 열핵탄두기폭시험에서 발생한 인공지진규모를 6.0-6.1로 보면, 폭발위력은 1-1.4Mt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나는 조선이 이번에 기폭시험을 진행한 열핵탄두의 폭발위력을 1Mt으로 추산한다. 그렇게 추산하는 네 가지 논거들은 아래와 같다. 

 

(1)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연구진이 2006년에 지진규모를 폭발위력으로 환산하는 ‘켈리 킬로톤 지표(Kelly Kiloton Index)’를 만들었는데, 그 지표에 따르면 6.0의 지진규모를 폭발위력으로 환산하면 1Mt이고, 6.1의 지진규모를 폭발위력으로 환산하면 1.4Mt이다. 그러므로 조선의 열핵탄두기폭시험에서 발생한 인공지진규모를 6.0~6.1으로 보면, 폭발위력은 1~1.4Mt이다. <사진 9> 

 

(2) 현재 미국이 실전배치한 열핵탄두들 가운데 공학기술적으로 가장 진보되었다는 열핵탄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트라이던트(Trident)-2 전투부에 8~12발 들어가는 W88인데, 이 열핵탄두의 무게는 360kg이다. 그런데 조선이 이번에 기폭시험을 진행한 열핵탄두의 무게는 700kg으로 추산된다. 무게가 2배 더 무거우면, 폭발위력이 2배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W88의 폭발위력은 475kt이므로, 조선이 이번에 기폭시험을 진행한 열핵탄두의 폭발위력은 그보다 약 2배 강한 1Mt으로 추산된다. 

 

(3) 조선의 열핵탄두기폭시험 폭발시각으로부터 약 8분 30분초 지났을 때, 지하핵시험장 갱도에서 인공지진규모가 4.6에 이르는 함몰지진이 발생했다. 조선이 이전에 진행한 지하핵시험들에서 발생하지 않았던 함몰지진이 이번에 처음 발생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지하핵시험에서는 폭발위력에 상응하는 초고온과 초고압이 발생하는데, 기폭점 주변의 암반이 초고온과 초고압으로 30배 이상 팽창되고, 그에 따라 동굴 같은 팽창공간이 땅속에 생기고, 그 팽창공간이 무너지면서 함몰지진이 발생한다. 이번 열핵탄두기폭시험에서 처음으로 강력한 함몰지진이 발생한 것은 폭발위력이 엄청나게 컸음을 의미한다. 만일 폭발위력이 1Mt 미만이라면, 인공지진규모가 4.6에 이르는 강력한 함몰지진이 일어날 수 없다.  

 

(4) 미국 온라인매체 <38 노스(North)> 2017년 9월 5일 분석기사에 실린 상업위성사진은 조선이 열핵탄두기폭시험을 진행한 이튿날 만탑산을 촬영한 것인데, 그 위성사진을 보면 조선의 지하핵시험장이 자리 잡은 만탑산 정상과 그 주변 골짜기들에서 열핵탄두기폭시험에서 발생한 폭발진동으로 산사태가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만탑산 전체가 거대한 폭발진동으로 덜덜 흔들리는 놀라운 장면을 상상할 수 있다. 만일 폭발위력이 1Mt 미만이라면, 한라산보다 더 높은 화강암산을 통째로 흔드는 폭발진동이 발생하지 않는다.  

 

 

6. 조선핵무기연구소 앞에 남아있는 마지막 공정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9월 2일 핵무기병기화사업을 현지지도하면서 “핵무기연구소가 국가핵무력완성을 위한 마감단계의 연구개발전투를 빛나게 결속하기 위한 총돌격전을 힘있게 벌려야 한다고 강조”하였다고 한다. 2017년 9월 4일에 발표된 조선핵무기연구소 성명도 이번 열핵탄두기폭시험은 “국가핵무력완성의 완결단계목표를 달성하는데서 매우 의의있는 계기로 된다”고 지적하였다. 

 

조선핵무기연구소가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하는 소형화, 경량화된 열핵탄두를 만들었으니, 이제는 조선의 핵무력이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위의 인용문들은 조선의 핵무력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인정하였다. 그렇다면 이번에 기폭시험에 성공한 열핵탄두 이외에 무엇을 더 만들어야 핵무력이 완성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열핵탄두를 더 소형화, 경량화하여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 안에 여러 발 장착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조선은 자기의 핵무력이 완성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시 말하면, 각개발사식 재돌입체들(MIRVs)에 들어가는 소형화, 경량화된 열핵탄두를 만들어내는 마지막 공정이 조선핵무기연구소 앞에 남아있는 것이다.  

 

현재 미국이 실전배치한 열핵탄두들 가운데 공학기술적으로 가장 진보되었다는 W88 열핵탄두는 길이가 85cm이고, 가장 긴 부위의 지름은 40cm로 추산되는데, 조선이 이번에 기폭시험을 진행한 열핵탄두는 길이가 1.4m이고, 가장 긴 부위의 지름이 65cm로 추산된다. 지름이 65cm인 열핵탄두는 크기가 너무 커서 화성-14형 전투부에 1발밖에 넣을 수 없다. 

조선의 열핵탄두를 각개발사식 재돌입체에 넣으려면, 열핵탄두 지름을 40cm 정도로 줄여 좀 더 소형화, 경량화해야 한다. 그렇게 소형화, 경량화된 열핵탄두 재돌입체들은 전투부 지름이 화성-14형보다 60cm 정도 더 긴 전투부를 얹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다. 지름을 40cm 정도로 줄여 소형화, 경량화된 신형 열핵탄두들은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105주년 열병식에서 7축14륜 발사대차와 8축16륜 발사대차에 실려 등장한, 아직 시험발사를 하지 않은 대륙간탄도미사일들에 장착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열핵탄두 8발을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출현하게 되는 것이다. 

 

열핵탄두를 그 정도로 소형화, 경량화하면, 폭발위력은 500kt으로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500kt급 열핵탄두 8발을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총폭발위력은 약 4배가 커진 4Mt으로 크게 증폭될 것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에 500kt급 각개발사식 재돌입체 열핵탄두 8발을 장착하는 과제, 다시 말해서 소형화, 표준화, 규격화된 대륙간탄도미사일 장착용 열핵탄두를 만들어내는 과제, 바로 이것이 조선핵무기연구소가 핵무력을 완성하기 위해 달성해야 할 마지막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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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줄면서 천연 에어컨, 저수지, 피난처 잃었다

 
이은주 2017. 09. 11
조회수 137 추천수 0
 
지난 10년 새 16% 감소…밭 전용, 택지 개발, 공공용지로
춘천댐 24배 저수, 소양댐 8배 지하수, 가뭄 때 생명 피난처
 
03160265_P_0.JPG» 논에 물을 대기 위해 조성해 물이 마르지 않는 둠벙은 습지 생물의 마지막 피난처이다. 충남 홍성군의 한 둠벙에서 생물다양성을 조사하는 모습. 조홍섭 기자
 
밥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매일 먹는 주식이다. 밥은 쌀에 물을 부어서 조리해 먹기 좋게 만든 것이다. 그 쌀을 생산하기 위해 벼를 재배하는 곳이 논이다. 벼농사는 단순하게 쌀을 생산하는 농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환경과 생물다양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논이 가지는 다양한 부가 가치는 무엇일까?
 
동아시아 중심에 자리 잡은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고 6월부터 8월까지 장마전선이 형성되어 일 년 강우량의 60%가 넘는 비가 이때 내린다. 이러한 이후에 잘 맞는 농작물이 바로 벼이다. 벼는 원래 아열대 및 열대지역이 원산지이므로 따뜻한 곳을 좋아한다. 우리 선조는 이런 벼를 온대기후에 잘 맞게 순화시키고 선발해서 우리 주식 농작물로 정착시켰다. 구한 말에는 우리 선조들을 따라 만주지역으로, 또다시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까지 벼농사가 전파되었다. 
 
05051571_P_0_김경무.JPG» 더운 곳이 원산인 벼를 우리 조상이 온대기후에 맞게 선발해 주식 농작물로 정착했다. 김경무 기자
 
벼농사란 우기에 강우량이 집중돼 홍수피해가 심하고, 고온다습해서 수변 잡초가 잘 자라는 몬순지대에서 진화·발달한 농업이다. 이 때문에 유럽과 달리 아시아지역은 밀 대신 벼농사를 짓게 되었다. 지금도 전 세계 쌀 생산량의 90%가 이 지역에서 나오며 대부분 국가에서 주식으로 먹고 있다. 미국과 호주는 수출하기 위해 상업적으로 많이 재배하고 있으며, 쌀 생산 방식 역시 생태적으로 차이가 있다. 즉 우기 때 몬순 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겨울비나 눈 녹은 물을 인공적으로 저수해 이용하고 있다. 이런 벼농사 방식은 인위적인 물 대기, 기계화 농법 및 화학물질 투입에 의존하는 반환경적인 농법이다. 
 
볍씨를 뿌리고 수확하기까지 약 6개월이 걸리지만 이 기간에 벼는 기후에 잘 적응하면서 우리의 주식을 제공해 주고 동시에 기상재해를 방지하고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 구실을 한다. 만약 벼농사를 짓지 않는다면 장마철에 쏟아지는 그 많은 빗물은 어디로 가며, 무엇으로 홍수를 조절할 것인가? 장마 때 전국 논에 가둘 수 있는 물의 양은 춘천댐 저수량의 24배(36억t)이며, 논에서 지하수로 스며드는 물의 양은 전 국민이 사용하는 수돗물양의 2.76배(소양댐 저수량 8.3배)가 된다고 한다. 벼농사는 수질정화 기능도 있다. 논에 가두어 놓은 빗물의 45%는 지하로 침투해서 우리가 필요로하는 정수된 맑고 깨끗한 지하수 물이 된다. 생활하수가 논에 들어오면 질소는 52∼66%, 인산은 27∼65% 제거된다고 한다. 논만으로 전체 생활하수의 36%를 정화할 수 있다. 
 
00934967_P_0.JPG» 태풍 때 물에 잠긴 전남 나주평야의 모습. 논은 다량의 빗물을 머금어 홍수를 완화해 주는 기능을 한다. <연합뉴스>
 
더불어, 논은 여름철 냉각 기능이 있다. 자연 에어컨 기능이다. 논에 있는 물이 증발할 때마다 주위의 열을 빼앗는데 이러한 증발 잠열에 의해 우리나라 논에서 하루에 조절되는 열량은 원유 543만㎘에 해당하는 열량을 빼앗아 가기 때문에 여름에 시원해진다. 호수에 둘러싸인 마을을 생각해 보라. 이러한 호수 구실을 우리 주변에서는 여름철 물에 잠긴 논이 대신한다. 또한 벼는 광합성 작용을 통해 대기로부터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우리가 호흡할 때 필요한 산소를 방출하는데, 그 효과가 다른 작물에 비해 높다. 
 
논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자연 습지의 기능을 보완해 준다. 논은 주변 야산과 하천을 연결해 주는 완충지 역할을 하며, 자연스럽게 습지 생물을 키우는 습지생태계 기능을 한다. 특히 농사용 작은 연못인 둠벙은 생물의 좋은 서식지이다. 서부 민통선 안에 있는 둠벙은 관개시설 기능이 잘 유지되고 있으며, 다른 논 습지에 비해 생물다양성이 높았다. 서부 민통선 안 46개의 둠벙에서 발견된 수서곤충은 총 137종이고, 둠벙 당 평균 19종이 발견되었다. 
 
04726582_P_0.JPG» 전남 강진군이 2010년 새로 조성한 둠벙. 둥범의 생태적 가치가 알려진 결과이다. 전남도청.
 
올해처럼 봄 가뭄이 심한 해에는 수심이 깊어 물이 완전히 마르지 않는 둠벙이 다양한 습지 생물의 좋은 피난처 노릇을 하였다. 또한 둠벙 주변에 다양한 습지식물이 있는 경우 생물다양성이 높았다. 다른 연구자의 결과에서는 둠벙이 있는 논이 없는 논에 비해서 서식종이 35∼47% 더 높았다. 따라서 둠벙은 논과 달리 일 년 내내 물이 존재하기 때문에 생물다양성이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논 면적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으며 둠벙 또한 관계시설 확충으로 감소하고 있다. 농경지 면적은 전체 국토 중 16.4%이며 이중 논 면적이 9%이다. 즉 국토 면적의 10분의 1이 논이다. 통계청에 의하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 동안 논 면적은 16.4% 감소했다. 한편 밭 면적은 지난 10년 동안 거의 감소하지 않았다. 이는 기존의 논을 개간하여 밭으로 전환한 것도 한 요인이다. 논 면적의 감소 이유는 밭으로의 전환, 대규모 택지개발, 공공시설 조성 순이다. 통계청은 “경기에서 논 면적이 2500㏊ 줄어 전체 시·도 중 가장 많이 감소했다”며 “수도권인 경기 지역이 도시화하면서 논에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한 건축물이 많이 들어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05823513_P_0.JPG» 논은 오랫동안 이 땅의 사람들을 먹여살렸다. 그러나 식량 이외의 다양한 환경 기능을 한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지리산의 다락논. 이병학 기자
 
논농사는 단순한 경제적인 이유로 포기할 수 없는 다양한 환경적 가치를 가지며, 농사용 작은 연못인 둠벙은 요즘처럼 가뭄이 심할 때는 다양한 습지 생물의 마지막 피난처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유지·관리 방안이 필요하다. 
 
이은주/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환경과 공해연구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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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라!”

 

[언론포커스] KBS·MBC 적폐 경영진 퇴출, 공영방송 정상화의 첫걸음

신태섭 민언련 이사·동의대 교수 media@mediatoday.co.kr  2017년 09월 11일 월요일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의한 공영 미디어 장악·악용의 본질은 다음 두 가지에 있다. 첫째는 정권의 핵심이 기획·집행한 불법 정치공작이라는 사실, 둘째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헌정유린이라는 사실이다.

이명박근혜 정권 공영 미디어 장악의 경과와 수순

 

2008년 1월2일, 이명박 정부 인수위는 문체부에 언론사 간부들의 정치적 성향을 조사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이후 KBS 비여권 성향 이사들의 전향·사퇴·해임을 도모, 이사회를 장악했다. 이어서 감사원·검찰·국세청·방통위 등 국가기구들의 전방위적 압박과 공작으로 KBS 정연주 사장을 해임·구속하고, 공영방송은 정부정책의 추진도구라는 정권의 반민주적 언론관을 구현할 낙하산 사장을 투입했다. 그리고 낙하산 사장과 함께 정권홍보 방송을 도모할 간부인사를 단행했다. 인적 장악을 완료한 것이다. 

 

 
▲ 2008년 방송 장악을 위한 MB정부의 사정기관 압박으로 해임됐던 정연주 전 KBS 사장이 뉴스타파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사진=뉴스타파
▲ 2008년 방송 장악을 위한 MB정부의 사정기관 압박으로 해임됐던 정연주 전 KBS 사장이 뉴스타파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사진=뉴스타파
 
이후 이들은 이전 사장이 내적 자유와 효율 제고를 위해 폐지했던 상명하달의 관료주의적 통제체제를 부활시키고, 정권이나 사회기득권층을 감시·비판해온 프로그램들을 축소·폐지시키고, 친정부·친기득권 홍보방송을 편성·실행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방송독립성 훼손과 정권호위 불공정·편파 방송에 비판적인 사내구성원들을 징계·축출하는 과정이 병행됐다. 권력호위를 위한 여론 조작·동원의 국민기만 체제는 이렇게 완성, 가동됐다.

 

이는 MBC·YTN·연합뉴스 등 다른 공영 미디어들에서도 구체적 양태만 다를 뿐 본질적으로 동일했다. 박근혜 정권도 이를 그대로 계승했다. 다른 것은 이명박 정권이 친정권 홍보방송을 국민의 눈에 잘 안 보이게 요구하려 한 반면, 박근혜 정권은 노골적으로 강압했다는 점이다. 

 

그 본질은 헌정유린과 저널리즘 파괴의 불법 정치공작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잘못된 점, 책임을 져야 할 점, 향후 다시는 재연돼선 안 될 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그 과정이 불법과 비윤리로 점철됐다는 사실이다. 방송장악의 결정적 순간인 공영방송 경영진 교체의 방식이 불법적인 정치공작(정연주 KBS 사장 해임)이거나 저널리즘윤리를 파괴하는 정치공작(엄기영 MBC 사장 자진 사퇴, 낙하산 사장 밀실 투하)이었다. 해임·징계 무효판결 양산에서 보듯 내부의 비판과 저항을 제압하는 방식도 불법으로 점철되었다.  

 

▲ 2010년 5월 동아일보 앞에서 열린 광우병 촛불집회에서 참가자가 이명박 탄핵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2010년 5월 동아일보 앞에서 열린 광우병 촛불집회에서 참가자가 이명박 탄핵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다른 하나는 정권친위대의 공영방송 접수부터 내부 언론인 탄압 및 정권홍보 방송체계로의 전환·운영에 이르는 그 모든 과정이 헌정유린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그 모든 과정을 관통하는 것이 ‘방송의 정부로부터의 독립성’과 ‘기자·PD 등 저널리즘 관련 제작자의 자율성’에 대한 파괴이다. 이는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훼손하는 과정이었고, 헌법이 추구하는 가치이자 체제인 민주주의의 토대를 허무는 과정이었고, 방송법이 정한 방송독립성을 파괴하는 과정이었다.

 

“저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워라!” 

KBS와 MBC의 기자·PD 등 내부 구성원들은 지금 적폐 경영진 퇴출을 요구하는 총파업에 나서 온 힘을 다해 투쟁 중이다. 이들의 공영방송 정상화 염원은 온 국민의 간절한 소망이기도 하다. 많은 시민들이 이 투쟁에 성원을 보내고 동참하고 있다. 참여연대 등 5백여 시민단체가 함께하는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전국 238개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도 방통위의 조속한 공영방송 정상화 조치와 KBS·MBC의 적폐인사 퇴출을 외치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자사 언론인의 입에 족쇄를 채우고 권력의 하수인이 되어 불공정·편파 방송을 일삼은 KBS‧MBC의 적폐 경영진을 퇴출시켜 다시는 권력에 의한 방송 장악이 재연되지 않도록 하는 것,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이 제도적으로 보장되고 꽃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용산참사 8주기인 1월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당시 대통령과 경찰청장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을 ‘광화문교도소’에 입소시키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용산참사 8주기인 1월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당시 대통령과 경찰청장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을 ‘광화문교도소’에 입소시키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공영방송에 똬리 틀고 앉은 저들을 떼어내 공영 미디어를 이전의 인적장악 상태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은 공영 미디어 정상화의 실질적인 첫걸음이다. 이제 국민들의 단호한 목소리가 총파업투쟁의 목소리와 함께 울려 퍼져야 할 때다. “언론장악의 공범들은 즉각 퇴진하라!” “언론장악의 주범들과 공범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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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궤도 수정을 요청한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7/09/11 11:30
  • 수정일
    2017/09/11 11:3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김민웅의 인문정신] 얻은 것은 없고 잃은 것만 있다면?
2017.09.11 09:15:12

 

 

 

전선(戰線)을 추가 확대한 오류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위기 해법이 수렁에 빠졌다. 북의 핵무장 대응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배치를 결정했으나 그것이 핵무장을 저지하거나 평화로 가는 길을 확대할 수 있을까? 물론, 행동반경이 극도로 제약된 조건 속에서 깊은 고민 끝에 내린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드 배치는 전쟁에 대한 억지력 강화도 아니고 평화를 기대하게 하는 방식도 아님은 분명하다. 둘 중에 하나라도 된다면 혹 모르겠다. 하지만 잃은 것만 있고 얻은 것이 없다면 그것은 조속히 궤도 수정이 요구되는 사안이다. 
 
국내적으로는 지지기반에 균열이 생기고 소성리 현장의 분노는 날로 높아가고 있다. 이에 더하여 상호 파멸적인 전술핵 도입과 핵무장까지 거론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으로부터의 무기 구매 부담이 엄청나게 증가하고 중국의 반격은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일본은 한-일관계의 역사적 사안에 대한 논란에서 빠져나와 미국을 대리하여 한-일 협력이라는 틀 아래 한반도 위기 관리자로 행세하려는 움직임이다. 러시아는 대북 압박 정책의 동반자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 과정에서 대통령의 외교적 체면이 깎이고 말았다. 이 가운데에서 문재인 정부가 원했던 것이 하나라도 있는가? 
 
사드 배치는 기본적으로 한반도 남쪽이 미국의 대 중국 미사일 시스템에 편입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사드 개발이 미국의 미사일 시스템의 핵심요소라는 것은 공식적인 사실이며 이로써 경상북도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는 미국과 중국 간 대치전선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북한의 핵무장 체제 억지나 해체 내지 대응효과에도 가치가 없고 한반도 위기의 평화적 해결에도 기여하지 못하는 사드 체제다. 이로 말미암아 한국은 기존의 대북 전선에 남쪽 지역의 전선이 추가되어 2중 전선이 형성되고 만 것이다.  
 
전선의 추가와 확대가 뜻하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평화보다는 전쟁의 가능성이 보다 높아진 것이 사드배치의 가장 중요한 의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드배치 결정은 위기의 평화적 해법을 위한 영토를 축소시켜버린 결과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이토록 우려가 깊은 것이다. 사드배치와 함께 수조원대의 이른바 첨단무기 구입이 예정되어 있다는 점은 이를 말해준다. 이와 같은 미국의 무기시장 확대는 이 지역의 군사적 긴장유지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구조적 요인이 된다. 평화는 미국의 군산복합체에게 적이다. 평화로 가는 길에 장애요인이 더욱 두터워지게 되는 것이다.  
 
압박받은 당사자는 북이 아니라 도리어 우리 아닌가? 
 
결국 정작 사방에서 압박을 받게 된 것은 북이 아니라 우리다. 미국으로부터 가해지는 사드 배치와 무기구입 압박, 중국의 경제 압박, 북한의 핵무장 압박, 대북 대응을 내세운 일본의 고압적 자세와 군사대국화 가속, 북을 통과하는 러시아와의 북방경제협력체제 난망이라는 사태는 그야말로 사면초가(四面楚歌)다. 이는 대북 전략에서 핵심적 판단이 되어야 할 북한의 논법과 태세에 대한 이해가 분명치 않고, 국제협력체제 구성에서 요구되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정세의 본질과 우리의 해법이 주도할 수 있는 지점을 포착하지 못한 결과이다. 관점과 예측에 오류가 있으면, 즉각 수정하는 것이 답이다. 
 
북에 대한 국제적 제재와 군사적 압박은 통하지 않은 지 이미 오래다. 그러한 방식은 도리어 북의 위기의식을 높여 핵무장의 정당방위적 절실성을 확신하는 쪽으로 몰아갔다. 지난 시기의 과정이 이를 입증해준다. 비핵화의 경계선이 무너지고 핵무장의 문이 열린 것은 그 사이에 평화적 해법에 기대를 걸어도 통하지 않았던 상황이 존재한 결과다. 미국에게 관계 정상화를 위한 대화를 계속 요구했던 것은 북이었고, 이를 거부하고 군사적 소멸 대상으로 북을 대했던 것은 미국이라는 사실은 북에게 무엇을 의미했을까? 그 반대가 아니었다. 
 
가령 2000년 클린턴 정부 당시 북의 2인자 조명록 차수의 방미와 잇따른 올브라이트의 방북, 그리고 북미 공동선언은 그간의 꾸준한 대화노력으로 북한과 미국 사이의 수교 직전의 상황을 뜻했다. 하지만 이는 이후 들어선 부시정부에 의해 좌절된다. 수교논의의 대상이었던 북은 그간 미국과 진지하게 서로 오갔던 이야기와는 달리, 졸지에 미국에 의해 박멸되어야 할 악의 축이 되고 만다. 그 충격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였을 것이다. 
 
북의 의도와 관련해 던져야 할 질문 
 
이런 식으로 적대적 군사정책 앞에 놓인 국가가 평화적 대화의 가능성이 봉쇄되어 있다고 여긴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지는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압박에 굴복을 하거나, 이에 끝까지 저항하면서 자기 방식으로 생존의 길을 확보하는 두 가지 가운데 하나다. 미국은 전자를 원했고, 북은 후자를 택했다. 북한의 핵무장이 가진 본질은 여기에 있다. 당연히 이는 핵무장의 정당성을 지지하는 것과는 별도의 분석이다. 이때 현실적으로 필요한 질문은 북이 미국과 적대적 관계를 끝까지 불사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수교를 통한 관계 정상화가 최종 목적인가 하는 것이다.  
 
북의 행태에 대한 이해와 관련해서 또 하나의 판단요소가 있다. 체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상존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고,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막강한 자위력이 부재할 경우 미국이 적으로 지목했을 때 어떤 운명에 처하게 되었는지는 이라크의 후세인과 리비아의 가다피가 이미 잘 보여준 역사적 사례가 있다. 미국은 이렇게 끝날래, 아니면 말 들을래?라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저렇게 되지 않으려면 자기 방어력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선택으로 기울 수 있다. 
 
그런 점을 고려하자면, 점령정책과 함께 정권교체(regime change)와 참수작전(decapitation operation)까지 준비되어 있는 미국의 전략지침이 수시로 언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결정적 비중을 가진 자기방어체제로 인식하고 있는 핵무장 해체를 일방적으로 요구한다고 해서 상대가 이를 받아들일까? 더군다나 북한과 미국의 수교를 좌절시킨 아들 부시 이후 미국의 핵 태세(nuclear posture)의 기본전략은 "핵 선제공격(nuclear pre-emptive strategy)"이며 참수작전은 상대방 지휘부에 대한 핵공격과 지도부 제거까지 포함하고 있다. 
 
그렇다면 북은 어떤 선택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체제의 생존은 우리 자신을 포함해서 그 어떤 체제도 예외 없이 절대적인 요구다. 상대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체제보장과 자신이 주도권을 그마나 놓치지 않고 잡고 있는 방식 가운데 어느 쪽이 지속가능하고 유리한 방식인지는 자명하다. 우리의 대북정책과 한반도 해법의 출발점은 이와 같은 북의 인식과 관점, 태세를 이해하는 작업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 없다. 제 아무리 강력한 압박과 제재라고 할지라도 체제의 생존을 내어주는 방식은 항복하기 이전에는 결코 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상호 위협요소의 동시소멸과 평화보장의 구조 확보  
 
해법은 분명하다. 북한의 핵무장은 남쪽의 군사력 강화에 대한 대응이 아니다.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한 대응이다. 핵과 미사일 실험의 실제적 방향이 미국을 향한 것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당연히 핵무장과 이에 기초한 전략은 해체되어야 한다. 결국 상호 위협이 될 조건을 함께 소멸시키면서 평화와 수교를 위한 대화로 가는 길을 여는 것 외에는 없다. 이에 주저하거나 이를 가로막으려는 행위는 한반도 평화를 방해하는 책동에 말려들거나 그 책동 자체일 수밖에 없다. 북의 편인가, 남의 편인가, 아니면 미국이나 중국 편인가 하는 논란은 위기의 본질에 다가서는 노력을 가로막을 뿐이다. 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큰 피해는 남과 북 우리 민족 전체에게 집중되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활동과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을 동시에 중단하는 쌍중단 (雙中斷)과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체제 협상을 병행 추진하는 것을 뜻하는 쌍궤병행(雙軌竝行)은 중국의 시진핑만의 제안이 아니다. 최종 목적지는 북한과 미국의 수교다. 동북  아시아의 적대구조는 이로써 사라진다. 문재인 정부로서도 충분히 주도할 수 있는 대안이다. 상대에게만 대화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라는 요구는 비현실적이다. 게다가 대화는 조건이 맞아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조건을 만들기 위한 돌파형 대화도 있는 법이다. 
 
상대가 위협하면 이쪽도 위협수단을 추가로 갖추어 폭력의 상승과정(escalation of violence)을 밀고 나가면 긴장이 최고도에 달한 어느 지점에서 멈추고 대화가 시작될 것이라는 벼랑 끝 치킨 게임은 우발적 요소가 가세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어리석은 선택이다. 예상 가능한 방식으로 위험요소를 하나하나 관리하면서 상호 합의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적대적 관계를 정상화하는 절차에 가장 필요한 방식이다. 
 
평화협정과 북한-미국 수교로 가는 길을 여는 것은 우리에게 절체절명의 평화정책이다. 이런 목표와 의지가 분명할 때 남북대화도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다. 평화협정 논의 시 북이 제기할 미군철수 문제는 과거에도 이미 남북이 나눈 구상대로 미국의 지위와 역할 변경을 통해 풀어갈 여지가 충분한 사안이다.  
 
문재인 정부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역사가 열린다. 그런 차원에서 촛불시민혁명의 성과 위에 서 있는 정부로서 이번 선택의 불가피성을 고뇌스럽게 토로한 것도 충분히 이해한다. 지지자들이 비판을 자제하고 그 고충을 이해하는 가운데 방향 전환을 기대하고 있는 까닭도 문재인 정부를 통한 역사의 전환을 갈망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정책 변화를 위한 제언 
 
세 가지 제언을 한다. 
 
첫째, 이번 결정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설명의 의무가 부족했다. 따라서 깊은 논의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것을 공개하면서 할 수 없는 사안이겠으나 민족의 운명이 달린 문제라는 점에서 시민사회 각계의 목소리를 진솔하게 듣고 정책의 역량으로 바꾸어낼 수 있는 장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그에 더하여 우리 사회에서 존경받는 이들의 견해를 듣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역대 통일부 장관들의 전문가적 의견을 경청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상황이 이전과는 달라졌기에 과거의 논리와 정책을 적용할 수 없다는 논리가 존재한다. 그러나 그 어떤 일도 역사적 과정 위에 있다. 단절된 경험과 인식은 위태롭다. 아마추어리즘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남북 관계와 한반도 문제의 해법에 관련된 본질적 원리는 한국 전쟁 이후 달라진 바가 없다. 남쪽이 함께 하는 평화협정 체결과 북한-미국 관계의 정상화가 그 초점이다. 남북 대화를 직접 담당해온 역대 통일원 장관들의 경험과 고견은 오늘의 정세를 풀어 가는데 긴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셋째, 북이 핵무장하고 있는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라는 기조를 바꾸어야 한다. 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대화가 절실한 국면이다. 대화의 의의는 여기에 있다. 이를 부정하는 순간, 군사적 대응의 길만 열린다. 그러다가 대화로 돌아오기에는 매우 먼 길에 가 있을 수 있다.  대화 제의를 해도 상대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멈추거나 지레 포기할 일은 아니지 않는가? 특사, 밀사, 비밀협상 등 할 수 있는 일은 여전히 많고 많다. 민족의 목숨이 달린 일인데. 주변 강대국들과의 외교와 설득은 이런 토대 위에 있을 때 강력한 힘을 갖게 될 것이다. 
 
고래 싸움에 괜하게 휘말리지 말고, 더욱 강력한 물리적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끌려가지 말며 인내와 지혜로 차분하게 대응할 일이다. 우선, 사드 4기는 현장에 옮겼으니 더 이상의 조처는 그걸로 멈추고 사드 배치의 구체적 절차는 동작 중지해야 옳다. 명분과 논리는 간단하다. 한반도 평화 구상에 대한 새로운 기조 마련을 한 이후에 배치 여부를 확정하는 순서를 밝겠다고 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임시배치라고 했으니 이런 결정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을 것이다. 지금과 같은 방식의 사드 배치는 감당할 수 없는 갖가지 재앙의 시작일 뿐이다. 
 
잘못된 궤도 수정은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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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소개
미국 진보사학의 메카인 유니온신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동화독법>, <잡설>, <보이지 않는 식민지> 등 다수의 책을 쓰고 번역
했다. 프레시안 창간 때부터 국제·사회 이슈에 대한 연재를 꾸준히 진행해 온 프레시안 대표 필자 중 하나다.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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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두번 죽인 언론인들 파업, 왜 지지 하냐면"

 

세월호 유가족 유경근씨, 파업 언론인 향한 '통한의 절규' 화제

17.09.10 17:24l최종 업데이트 17.09.10 18:07l

 



세월호참사 유가족인 '예은 아빠' 유경근씨(416가족 협의회 집행위원장)가 지난 8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돌마고'(돌아오라 마봉춘 고봉순)에서 한 '내가 방송사 파업을 지지하는 이유' 연설이 화제가 되고 있다.

파업에 돌입한 KBS-MBC 조합원들을 향해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돌마고 행사를 SNS에서 알렸는데 '너희 파업을 지지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망가진 언론의 피해자는 여러분들이 아니라 국민들, 예은 아빠인 바로 나다", "세월호 참사 당시 진도체육관과 팽목항에서 나를 두번 죽인 건 사장이나 보도본부장이 아닌 그 현장에 있던 바로 여러분들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사 유가족으로 MBC·KBS 기자들로 인해 고통을 받았다는 유 위원장은 이들의 파업을 적극 지지하는 이유를 "여러분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편하게 근무하라는게 아니라, 바로 내가 또다시 죽고 싶지 않아서, 내가 언론때문에 또다른 고통을 받고 싶지 않아서"라고 했다. 

유 위원장은 듣고 있는 KBS·MBC 파업 참가자들을 향해 "공부하십시요, 분석하고 비판하십시요", "사실보도라고 하는 그 중립성 뒤에 숨지 마시기 바란다"고도 했다. 무비판적이고 받아쓰기에 익숙해져버린 언론인들의 각성과 공영방송 보도의 환골탈태를 역설한 것이다. 
 

파업 언론인을 향한 세월호 유가족 '통한의 절규' 8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돌마고'(돌아오라 마봉춘 고봉순) 행사에서 세월호참사 유가족인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의 연설. (화면켭춰)
ⓒ 권우성

 

파업 언론인을 향한 세월호 유가족 '통한의 절규' 8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돌마고'(돌아오라 마봉춘 고봉순) 행사에서 세월호참사 유가족인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의 연설. (화면켭춰)
ⓒ 권우성

 

파업 언론인을 향한 세월호 유가족 '통한의 절규' 8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돌마고'(돌아오라 마봉춘 고봉순) 행사에서 세월호참사 유가족인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의 연설. (화면켭춰)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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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우성

 

파업 언론인을 향한 세월호 유가족 '통한의 절규' 8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돌마고'(돌아오라 마봉춘 고봉순) 행사에서 세월호참사 유가족인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의 연설. (화면켭춰)
ⓒ 권우성

 

파업 언론인을 향한 세월호 유가족 '통한의 절규' 8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돌마고'(돌아오라 마봉춘 고봉순) 행사에서 세월호참사 유가족인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의 연설. (화면켭춰)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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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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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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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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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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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외교안보 라인 물갈이 해야” 여론 확산

국가안보실 ‘친미 일변도’ 비판 고조… 문 대통령도 대북 행보 점검 기회로
▲문재인 대통령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이 시작된 지난달 21일 오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 청와대 홈페이지]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을 물갈이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민주개혁성향의 언론인은 물론, 정치인들과 한반도문제 전문가들이 사실상 청와대 국가안보실 개편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국가안보실에 대해선 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안팎에서 ‘제2의 외교부’, ‘친미 일변도’란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온 터다.

더욱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 회담에서 드러난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추종, 제재 일변도의 대북 외교행보가 도를 넘어선 수준이란 우려이기도 하다.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의 자문그룹 ‘10년의 힘 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7일 문 대통령의 푸틴 러시아 대통령 회담 때 ‘대북 원유 중단’ 발언을 두고 “문 대통령이 완전히 아베처럼 돼 가고 있다”며 쓴소리를 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저녁 한반도평화포럼 월례토론회에서 “일본도 아닌 한국 외교부가 유엔 대북제재를 선도하고 나서면 어떻게 하느냐”고 개탄하면서다. 앞서 정 전 장관은 지난 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미동맹을 이용해서 거꾸로 미국으로 하여금 (북한과)협상 테이블에 앉도록 설득하는 것이 한국 정부가 할 일”이라며 “대한민국 정부가 지금 그걸 안 하면 직무유기”라고 현 정부의 외교정책 방향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전략부재의 근시안적인 외교안보와 대북 정책의 기조와 방향을 수정하지 않을 경우 ‘한반도 운전자론’은 고사하고 과거 수구보수정권들처럼 대북관계에서 돌이킬 수 없는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걱정이기도 하다. 외교안보 라인 물갈이를 통해 문 대통령 역시도 그동안의 대북 행보를 돌아봐야 한다는 주문이기도 하다.

7일 개혁성향의 한겨레는 <한국 외교에 전략가가 없다>는 제목의 박민희 국제 에디터 칼럼에서 “북한의 막무가내 도발과 핵·미사일 문제 악화라는 변수를 중심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지각판이 요동치고 있다. 쉬운 해법은 없다”면서 “한국의 시각에서 명확한 전략적 중심을 잡고 새 지도를 그려 길을 뚫어갈 수 있는 전문성과 담대함을 갖춘 전략가들로 새 외교안보팀을 짜야 한다”고 밝혔다. 이유는 “북한의 도발 때마다 제재 강화와 새 무기 도입 주문만 외워서는 위기에서 헤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드 배치에서 약점을 보인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가장 만만한 상대로 여기며 한국이 거액을 내야 할 명세서들을 계속 내밀고 있다”며 “미사일 탄두중량 제한 철폐를 인심 쓰듯 했지만, ‘수십억달러 미국산 무기와 장비 구입’이 대가”라고 비판했다.

지난 5일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국회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5대 긴급 제안’을 하면서 “준비되지 않은 한-미 정상회담부터 추진해 한반도 평화외교의 주도권을 상실하고, 실책을 거듭하고 있는 외교안보 참모라인을 전면적으로 쇄신해야 한다”고 목소리르 높였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북한에 대통령 특사를 보내 조건 없는 대화를 시작하고, 주변국 정상과의 적극적 평화외교를 전개해야 한다”며 “여건이 성숙되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외교의 틀을 제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정부 때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도 지난 4일 페이스북에 “지금까지의 경과만 놓고 보더라도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초기정책은 실패했다. 실패를 인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실패를 인정해야 새 출발이 가능하다”면서 “새 출발을 위해 외교안보 사령탑을 교체하라. 그것이 새로운 전략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외교안보 사령탑의 교체를 주문했다. 정 의원은 “사드를 배치하고, 제재에 매달리고 한미일 삼각공조를 강조하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논리다. 문재인 정부가 왜 이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지 안타깝다”면서 “동북아 질서를 한-미-일 삼각공조 대 북-중-러 북방삼각 구도로 끌고 가는 한 북은 남을 상대할 까닭이 없고 북핵 해결을 위한 한중-한러의 협조 또한 어려워진다”고 정부 외교정책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또 “한반도 문제에 대해 우리가 역할을 해보겠다는 ‘한국 운전자론’은 문재인 정부 스스로 의지를 포기한 듯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5일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길 잃은 외교안보, 대전환하라>는 제목의 기명칼럼에서 “당장 외교안보 참모를 바꿔라”고 채근했다. 이 위원은 “도전적이고 과감한 돌파, 상황 주도하기는 현재와 같은 외교관료 중심의 참모를 두고는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한반도 안보환경이 고착되고 나면 너무 늦었다고 후회할 수 있다. 아직 여지가 있을 때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그러면서 “초기 실패는 교훈이 되고 그 교훈이 좋은 결실을 거둘 수 있다면, 초기 실패는 감내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며 “성공을 위한 보약, 지금 먹어야 한다. 외교안보 컨트롤타워를 교체, 문대통령이 제 길로 들어섰음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동원 기자  ikaros0704@g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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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추가배치에 흔들리는 국내기업들

 
윤정헌 기자 yjh@vop.co.kr
발행 2017-09-09 17:25:51
수정 2017-09-09 18:4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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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잔여발사대의 추가 배치를 위해 관련 장비를 실은 미군 차량들이 사드기지로 진입하고 있다.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잔여발사대의 추가 배치를 위해 관련 장비를 실은 미군 차량들이 사드기지로 진입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한국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설치에 따라 그동안 중국의 ‘사드보복’에 피해를 입어 온 국내 기업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사드 추가 배치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올해 중국 시장에 대한 최소한의 기대조차 접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정부는 7일 경북 성주에 사드 잔여발사대 4대를 추가 설치했다. 앞서 설치한 2대와 함께 사드 1개 포대가 완성됐다.

이에 중국 정부는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환구시보는 사드가 추가 설치된 7일 “사드도 북한 핵무기와 마찬가지로 악성종양”이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실제 주중한국대사관은 “중국인과의 접촉시 불필요한 논쟁을 삼가라"라는 내용의 공지를 홈페이지에 게재, 중국 현지의 불안한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양국 간 긴장 상태가 고조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실제 중국에 진출한 화장품 업계와 중국 관광객(유커)들을 상대로 하는 호텔업계 등은 손쓸 방안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7 대만 한류상품박람회(KEBB)’ 자료사진
‘2017 대만 한류상품박람회(KEBB)’ 자료사진ⓒ뉴시스

정치·외교 문제 '사드보복'... 대응책 마련조차 어려워

국내 화장품 업계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사드 추가 배치 전부터 중국 내 반한 감정과 중국인 관광객 급감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 1위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의 피해는 한마디로 ‘반토막’이었다. 중국 시장에 집중했던 아모레퍼시픽이었기에 2분기 영업이익이 절반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2분기 매출 1조4130억원, 영업이익 1304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8%, 57.9% 감소한 수치다.

매출 감소는 LG생활건강 역시 마찬가지였다. 화장품 부문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 올 2분기 화장품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812억원, 1487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4.7%와 2.7%씩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과 비교해 감소 폭이 적은 편이지만 양쪽 모두 화장품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감소했다는 얘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사드가 추가 배치되자 화장품 업계가 바라보는 중국 시장에 대한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앞선 '사드보복'으로 발생한 피해에 비해 얼마나 더 큰 피해가 발생할지 짐작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 “국내 추가 배치된 사드로 인한 향후 여파에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자세한 언급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드 배치가 국가의 정치·외교적인 문제인 만큼 회사가 나설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한정적”이라며 “대책 마련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이 또한 사드에 대한 대책이라기보다 현지에 맞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일뿐”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에서 북적이던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 쇼핑을 하고 있다.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에서 북적이던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 쇼핑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중국 관광객 감소 이미 ‘최악’... 
“사드여파 지속시 영업포기 저가 호텔 속출할 것”

이번 사드 추가 배치는 중국 관광객 급감으로 흔들리던 호텔업계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드 추가 배치 전부터 한국 여행상품 판매금지 즉, '금한령' 조치로 급감한 유커들로 인해 유례없는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호텔업계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 3월 전년대비 38.9% 줄어들었다. 4월 65.1%, 5월 61.5% 등이 감소하며 석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중국의 사드 보복이 중단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추가 사드 배치로 ‘사드 사태’의 장기화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국내 대형 호텔들의 경우 단체가 주를 이루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인한 영향이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저가의 중·소규모 호텔들의 경우 주 고객층의 이탈로 큰 피해를 입은 상황이다.

장기화될 '사드보복' 사태에 대해 '버티기' 밖에 방법이 없다는 것이 호텔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난 3월부터 이어진 '금한령'으로 중·소규모 호텔들의 자금 사정이 한계에 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저가용 호텔들의 경우 기존 사드 여파로 인해 이미 최악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라며 “추가 사드 배치로 인해 현 상황이 지속되면 사실상 영업을 포기하는 곳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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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수소탄폭음, 간고한 세월 이긴 인민의 위대한 승리"

ICBM용 수소탄 시험 성공 관계자에 축하공연.축하연회.기념촬영 등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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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0  10: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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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장착용 수소탄 시험에 성공한 핵과학자, 기술자 등을 위한 축하공연에 리설주 부인과 함께 참석했다. [캡쳐사진-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 장착용 수소탄 시험에 성공한 핵과학자, 기술자 등을 위한  축하공연과 축하연회를 개최하고 이들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사진 촬영을했다고 <노동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축하공연과 연회, 기념사진 촬영은 북한 정권 창건 69주년인 9일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부인 리설주와 함께 축하공연장인 인민극장에 나온 김정은 위원장과 국방과학부분 책임일꾼들과 핵과학자, 기술자들이 관람석에 나와 있는 가운데 "출연자들은 존엄높은 우리 공화국이 탄생한 경사로운 9월에 수소탄의 거대한 뇌성을 가장 장쾌한 승전가로 어머니 조국에 삼가 드린 개선영웅, 우리의 자랑스러운 핵과학자, 기술자들을 축하하여 환희로운 공연무대를 펼쳐놓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공연은 애국가로 시작해 김 위원장의 핵무력건설 업적을 칭송하고 당의 병진노선을 옹호하며 충성을 다짐하는 내용으로 남녀 독창과 합창, 중창이 이어졌다.

   
▲ 김 위원장은 이날 축하연회에 참석해 지난 수소탄 시험에 대해 '간고한 세월 허리띠를 조이며 피의 댓가로 이루어낸 조선인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강조했다. [캡쳐사진-노동신문]

이날 목란관연회장에서는 김 위원장과 함께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박봉주 내각총리, 최룡해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해 당과 국가, 군대의 책임일꾼들이 참가한 가운데 당 중앙위원회와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핵과학자, 기술자, 관계자들을 초대해 축하연회를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연회장에서 수소탄 시험성공에 기여한 관계자들과 함게 육.해.공군 및 노농적위군 명예위병대를 사열한 뒤 "조선노동당의 병진노선을 높이 받들고 국가핵무력 완성의 완결단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일환으로 되는 역사적인 수소탄 시험에서 완전 성공함으로써 당 제7차대회정신을 결사보위하고 백두산대국의 선군혁명 병기창을 더욱 튼튼히 다지는데 기여한 핵과학자,기술자들에게 뜨거운 답례를 보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핵개발자들을 '핵전투원'이라고 부르면서 '조선노동당 제7차대회가 제시한 부문별 과업을 제일 당당하게 현실적으로 관철'했다며, "그들에게 당과 국가를 대표하여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고 치하했다.

또 "당 제7차대회 결정관철을 위한 투쟁의 선봉에서 기치를 들고 나아가는 핵전투원들의 투쟁정신, 투쟁기풍을 모든 부문, 모든 단위들에서 본받을데 대하여" 언급했다.

이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행업적을 떠올리면서 "이번에 울린 수소탄의 폭음은 간고한 세월 허리띠를 조이며 피의 대가로 이루어낸 조선인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강조하했다.

김 위원장은 "자위적인 핵억제력을 튼튼히 다져나가기 위한 과학연구사업을 더 야심차게 벌려나갈데 대한 과업을 제시"한 후 "위대한 수령님들(김일성.김정일)께서 마련해주신 튼튼한 자립적 경제토대가 있으며 비상한 두뇌를 가진 과학자 대군과 백두의 혁명정신으로 무장한 군대와 인민, 자력갱생의 투쟁전통이 있기에 주체혁명의 최후승리는 확정적"이라고 강조했다.

리만건 당 중앙위원회 군수담당 부위원장은 이날 축하연설에서 '공화국 핵무력의 총사령관'인 김정은의 위임에 따라 수소탄 시험에서 완전성공한 핵과학자, 기술자, 관계자들을 열렬히 축하한다면서 "핵개발자들의 남모르는 수고와 희생적이며 헌신적인 노력으로 안아 온 이번 특대사변은 어머니조국의 힘을 보다 더 강하게 하였으며 온 세상이 초강력 수소탄을 장착한 실전화된 대륙간탄도로케트까지 가진 책임있는 핵보유국으로서의 우리 공화국의 실체를 직접 확인하게 하였다"며, 이들을 '온 나라가 떠받들어야 할 진짜애국자, 숨은 공로자들'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이번 수소탄시험 성공의 축하를 제일 먼저, 제일 열렬히 받으셔야 할분은 우리의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김정은)"라며, "핵무기 병기화를 강국 건설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주체적 열핵무기의 개발전략과 방도를 제시하였으며 몸소 그 실현을 위한 기발한 명안도 안겨주고 무한대의 힘과 용기를 부어준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의 노고와 헌신의 만단 사연은 몇백, 몇천권의 책에도 다 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녕 초강도 폭발력을 가진 우리의 수소탄은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의 조국과 인민에 대한 열화같은 사랑이 응축된 김정은 동지의 수소탄, 조선노동당의 열핵탄"이라고 역설했다.

   
▲ 김 위원장은 금수산태양궁전앞에서 핵과학자, 기술자,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캡쳐사진-노동신문]

김 위원장은 금수산태양궁전으로 자리를 옮겨 이들 핵과학자, 기술자,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기념촬영에는 리만건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핵개발 책임자로 알려진 홍승무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이 함께 참가했다.

   
▲ 김 위원장 부부가 공연장에 자리를 함께 했다.[캡쳐사진-노동신문]
   
▲ 이날 축하공연은 인민극장에서 진행됐다. [캡쳐사진-노동신문]
   
▲ 공연은 애국가로 시작해 김 위원장의 핵무력건설 업적을 칭송하고 당의 병진노선을 옹호하며 충성을 다짐하는 내용으로 남여 독창과 합창, 중창이 이어졌다. [캡쳐사진-노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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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명의 탈북 종업원, 국정원이 '특별관리'해야 하는 이유

 

[집중분석-국정원 9대 적폐사건⑨] 기획탈북 의혹 사건

17.09.09 20:43l최종 업데이트 17.09.09 22:50l

 

 

문재인 정부의 출범으로 국정원은 중대한 기로에 섰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국정원은 '정보기관의 가장 나쁜 선례'였다. '국가안보'가 아닌 '정권안보'만을 수호했기 때문이다. 그 9년의 시간 동안 일어난 '적폐'들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국정원 개혁을 얘기할 수는 없다. <오마이뉴스>는 국정원개혁발전위(13개)과 국정원감시네트워크(15개)가 선정한 국정원 적폐사건 목록 가운데 총 9개를 추려서 '어떤 사건'인지, '무엇'을 재조사해야 하는지를 집중 분석한다. [편집자말]

한국의 선거에는 '분단 특수성'이 작동한다. '북풍공작'이 대표적이다. 원래 북풍공작은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한 안전기획부(안기부)의 공작을 가리키는 용어였다. 1997년 대선을 앞두고 터진 '오익제 편지사건'이나 '재미교포 윤홍준 베이징 기자회견', '충풍사건', '흑금성 사건' 등이 'DJ 낙선'을 목표로 한 '협의의 북풍공작'이었다.  

그런데 나중에는 보수적인 집권세력이 남북분단이라는 특수성을 이용해 안보위기를 조장하고, 안보논리로 야당을 공격함으로써 선거에서 승리하려는 시도를 모두 '북풍공작'이라고 부르게 됐다. 그런 광의의 의미에서 보자면 국가정보원(국정원)이 지난해 4.13 총선을 앞두고 북한 종업원 12명(아래 탈북 종업원)의 탈북 사실을 전격 발표한 것도 '북풍공작'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북풍공작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당이 과반 의석(총 167석)을 차지하며 '여소야대'의 구도가 만들어졌다. 북풍공작이 1997년에 이어 이번에도 실패한 셈이다. 하지만 '선거용 기획탈북'이라는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이틀 만에 류경식당→푸동공항→쿠알라룸푸르공항→인천공항
 

 통일부는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북해 지난 7일 입국했다고 밝혔다.
▲  통일부는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북해 2016년 4월 7일 입국했다고 밝혔다.
ⓒ 통일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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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용 기획탈북 의혹의 출발지는 중국 저장성(浙江省) 닝보에 위치한 '조선식당 류경'(아래 류경식당)'이다. 식당의 이름인 '류경'(柳京)은 평양의 별칭에서 따왔다. 옛날 평양에는 버드나무(柳)가 많아 '류경'(柳京)이라는 별칭이 붙었다고 한다. 닝보 외에도 심양·단둥·연길 등에서도 '류경'이라는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 북한식당이 있다.      

 

닝보는 상하이와 항저우에서 자동차로 2시간 안팎 거리에 있고, 상하이에 이어 중국의 제2의 항구인 닝보항이 있는 항구도시다. 그런 입지조건 때문에 닝보는 '제2의 푸동'으로 불리기도 한다. 대만을 건국한 장제스의 고향으로도 유명하다.  

북한은 외화벌이를 위해 직영이나 합작 등의 형태로 해외식당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닝보의 류경식당은 '조선식당 류경'이라는 간판을 달았지만 소유주나 경영자가 모두 중국인(닝보 출신)이었다. 직영 형태의 해외식당이 아니라 인력(여성 종업원)만을 공급하는 합작 형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두 개 층을 쓰는 류경식당에는 총 21명의 북한 사람들이 근무했다. 남성 지배인과 부지배인 2명, 여성 종업원 19명이 상주한 것이다. 지배인과 부지배인은 여권 관리 등 여성 종업원들을 관리·감시하는 역할을 맡았다. 여성 종업원들은 홀에서 서빙했고, 점심과 저녁 때 각 30분씩 무대에 올라 공연도 열었다. '봉사무역 접대원'으로 불리는 이들이 북한 대외문화연락위원회 소속이라는 설이 있다.       

그런데 지난해 4월 5일 1명의 남성 지배인과 12명의 여성 종업원들이 상해 푸동공항으로 급하게 이동했다. 이들이 '어떻게' 이동했는지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날 식당 뒷문에 도착한 소형버스를 타고 이동했다는 주장도 있고, 택시를 타고 순차적으로 이동했다는 주장도 있다.  

상해 푸동공항으로 이동한 이들은 다음날(4월 6일) 새벽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말레이시아의 안가에 머물다가 저녁 때 다시 쿠알라룸푸르공항으로 이동했다. 중무장한 말레이시아 경찰이 이들을 공항까지 호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대한한공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4월 7일). 

이들이 입국한 다음날인 4월 8일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북한 해외식당에서 근무하는 남자 지배인 1명과 여자 종업원 12명 등 13명이 집단 탈출해 7일 서울에 도착했다"라고 발표했다. "북한식당 이용 자제 계도 등 한국의 독자적 대북제재가 집단탈북으로 이어졌다"라는 '정치적 의미'가 곁들여졌다. 게다가 이들이 입국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까지 제공됐다. 20대 총선일(4월 13일)을 고작 닷새 앞둔 때였다. 

'기획탈북 의혹'을 자초한 몇 가지 이유

하지만 불분명한 탈북 동기, 이틀 만의 입국, 입국 다음날 탈북 사실 전격 발표, 입국 사진 제공 등은 '기획입북 의혹'을 자초했다. "박근혜 정부가 '북풍'을 일으켜 여당에 유리한 선거국면을 만들기 위한 기획탈북이다"라는 지적이 나왔다. 북한쪽도 "국정원이 식당 지배인을 매수해 종업원들을 유인해 납치극을 벌였다"라고 비난했다. 

먼저 탈북 동기다. 통일부는 당시 "해외에서 생활하며 한국 TV와 드라마, 영화, 인터넷 등을 통해 한국의 실상과 북한 체제 선전의 허구성을 알게 돼 최근 집단 탈북을 결심했다"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경제적 문제가 있거나 불미스런 사건에 휘말린 경우 탈북해왔다는 경험칙에 어긋나는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지배인 허아무개씨에게 '돈문제'가 생기자 허씨가 식당을 중국에서 말레이시아로 옮긴다고 종업원들을 속여 탈북시켰다는 시각이 있다. 허씨가 중국인 사장에게 150만 위안(한화 2억6500만 원)의 빚을 졌다는 증언이나 북한으로 돌아간 나머지 7명의 종업원들이 "말레이시아로 가는 줄 알았다"라고 증언한 것 등이 이러한 시각을 일부 뒷받침한다. 

신속한 입국 과정도 의혹투성이다. 탈북민들이 제3국을 거쳐 한국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보호요청, 합동심문조사, 입국을 위한 서류 준비 등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탈북 종업원들이 류경식당을 떠나 말레이시아를 거쳐 한국에 들어온 데는 이틀밖에 걸리지 않았다. 국정원이 정부 당국과 협의해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면 탈북민들이 이렇게 짧은 시간에 입국하기는 불가능하다.  

지난해 8월 18일 지배인 허아무개씨를 접견했던 채희준(민변 통일위원장) 변호사는 "해외 탈북민이 한국에 가겠다고 하면 북한 사람이 맞는지, 진짜 한국행을 원하는지, 동기가 무엇인지 등 현지에서 4주간 조사하는 절차를 밟는다"라며 "그런데 식당을 떠난 지 이틀 만에 한국에 들어왔다, 국정원에 연락한 지배인은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종업원들을 제대로 조사도 안 하고 데리고 온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탈북 종업원 12명과의 변호인 접견을 시도해왔던 장경욱(민변 '북 해외식당종업원 기획탈북의혹사건 대응 TF 팀장) 변호사는 "국정원이 허씨에게 비행기값으로 1000만 원을 줬다는 진술이 나왔고, 사전에 말레이시아 당국의 협조를 구해서 중무장한 경찰들의 호위를 받은 것 등을 감안하면 사전에 허씨와 국정원이 기획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입국하기 두 달 전에 '한국행'이 결정됐다는 얘기도 있다. 채희준 변호사는 "허씨가 '한국 드라마를 본 것이 문제돼 송환될 것 같아서 두 달 전 토론을 벌여 전부 한국에 가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당일 7명의 종업원이 갑자기 안 가겠다고 해서 그들만 남았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허씨가 진술한 대로 탈북 종업원들이 두 달 전에 한국행을 논의했다면 국정원이 이들의 입국을 준비할 시간은 있었던 셈이다. 다만 한국 드라마 시청 때문에 본국으로 송환될 것이 두려워 한국행을 결정했다는 허씨의 진술은 상당히 허술해 보인다. 

탈북 종업원들의 입국 사실을 전격 발표하고, 입국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까지 제공한 것도 매우 이례적이다. 통일부가 2000년 이후 탈북민의 신분과 탈북 경로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비공개 원칙'을 스스로 어긴 것이다. 그동안에는 탈북민이 김씨 일가 등 로열 패밀리거나 고위급 인사일 경우에만 탈북 사실과 신분 등을 공개해왔다.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처조카였던 이한영씨나 고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지난해 입국한 북한 종업원들은 해외식당에서 근무해온 종업원들이다. 통일부는 "북한의 해외식당에 파견되는 직원들은 대체로 중산층에 속하고 성분이 좋은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지만, 이들은 로열패밀리나 고위급 인사와는 거리가 멀다. 지배인 허씨조차 "입국 사실을 공개할 줄 몰랐다"라고 언론에 토로한 바 있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5월 29일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정보기관의 기획탈북이었다"라고 지적하자 서 후보자도 "어떤 연유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너무 빠른 시간에 언론에 공개됐다는 점은 평소와 다르다고 느꼈다"라고 답변했을 정도다.  

그런 점에서 '무엇' 때문에 탈북 종업원들의 입국사실을 서둘러 발표해야 했는지 등이 밝혀져야 한다. 특히 복수의 정부 당국 관계자들로부터 "집단 탈북 공개 브리핑은 청와대의 지시로 갑작스럽게 하게 됐다"라는 증언이 나왔다는 점에서 '청와대 지시 여부'도 조사해야 한다. 당시 통일부는 "북쪽에 남은 가족의 신변이 위험해지고, 탈북 사실을 비공개로 해온 전례에도 어긋나는 일이다"라며 집단 탈북 공개를 반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원에 입소하지 않고 보호센터에서 바로 사회 진출?
 

 경찰청이 지난 8월 25일 서울 고등법원에 제출한 '사실조회 회보서'.
▲  경찰청이 지난 8월 25일 서울 고등법원에 제출한 '사실조회 회보서'.
ⓒ 민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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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무엇보다 탈북 종업원들이 입국한 이후에 벌어진 '특별관리'가 기획탈북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통상 탈북민이 입국하면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아래 보호센터, 옛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70일(위장 탈북이나 간첩 혐의 등이 있을 경우 최장 180일) 동안 합동신문을 받은 뒤 통일부 산하 탈북민 정착지원시설인 하나원에 입소해 12주 동안 정착교육을 받고 사회로 나온다. 이후 하나원에서 나온 탈북민들의 신변관리 업무는 통일부와 경찰로 넘어간다.  

하지만 탈북 종업원들은 하나원에 입소하지 않았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바로 보호센터에서 나와 올 3월 대학에 특례입학했다(이것조차도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 당국이 밝힌 대로 탈북 종업원들이 사회에 나왔다면 대체로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데도 이들의 행적은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지배인 허씨조차 지난해 5월 하순부터 종업원들과 완전 분리됐다. 이들과 접촉한 곳은 국정원(보호센터)이 거의 유일하다.   

채희준 변호사는 "탈북민들이 하나원을 나와 사회에 배출되면 보통 탈북민 네트워크를 통해 행적 등이 확인된다"라며 "하지만 탈북 종업원들의 경우 지금까지도 행적이 전혀 확인되지 않을 정도로 철저하게 사회에서 격리돼 있다"라고 말했다. 

민변이 지난해 5월부터 지배인 허씨를 제외한 탈북 종업원 12명과의 변호인 접견을 여러 차례 신청했지만 국정원은 이를 거부했다. 박영식 보호센터 인권보호관은 지난해 5월 탈북 종업원 12명을 면담한 직후 "모두 민변과 접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라며 "종업원들은 특히 '우리를 잊어 달라'고 한다"라고 전한 바 있다.   

장경욱 변호사는 "지난 7월 6일 보호센터장을 만나서 '북에 있는 가족들이 애타게 찾고 있다'며 종업원 접견을 요구했고, 센터장도 '접견을 주선하겠다'고 했다"라며 "하지만 '당사자들이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결국 접견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장 변호사는 "(국정원 등 정부 당국은) '자진탈북이 확인되면 북의 가족이 위태로워진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왜 총선 전에는 집단 탈북을 발표했나?"라고 꼬집었다. 

또한 민변은 지난해 5월 북한쪽 가족들의 위임을 받아 법원에 인신구제를 신청했고, 법원도 이를 받아들였다. 법원은 심문기일을 1주일 연기하면서까지 여성 종업원 12명이 모두 법정에 나올 수 있도록 하라는 출석명령 소환장을 국정원에 보냈지만 종업원들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그런 과정에서 국정원은 "탈북 종업원들의 보호결정이 해제돼 경찰과 통일부가 이들의 신변을 관리하고 있다"라고 주장하면서 경찰청에 사실조회를 신청했다. 이에 경찰청 보안국은 지난 8월 25일 서울고등법원에 제출한 '사실조회 회보서'에서 ▲ "작년 8월 보호센터를 퇴소했고" ▲ "희망하는 지역에 거주지를 배정받아 개별적으로 거주하고 있고" ▲ "전화통화, 서신교환, 대면방문 등 외부와의 접촉 및 왕래도 자유롭다"라고 답변했다. 

경찰청이 법원에 제출한 사실조회 회보서에 따르면, 탈북 종업원 12명은 "신변이 노출되는 것이 싫다", "다른 탈북민처럼 조용하게 살게 해 달라", "신변이 노출되다 보면 제가 이 나라에서 살 수 없다", "더 이상 이런 의사를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탈북 종업원 모두가 법정에 출석해서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의사를 피력했다는 것이다.  

통일부 고위인사 "탈북 종업원들은 국정원의 특별보호대상" 

경찰청은 자신들이 탈북 종업원들의 신변을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청은 사실조회 회보서에 "경찰에서는 2016년 8월 사회배출 이후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아래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법) 및 동법 시행령'에 의거하여 일반 탈북민과 동일한 신변보호를 실시하고 있다"라고 적시해놓았다.  

보호센터쪽도 "탈북 종업원들이 지난해 8월 퇴소해서 국정원은 손을 뗐다"라며 "통일부에서 이들을 일반 탈북민들과 똑같이 관리하고 있고, 경찰이 신변관리를 위해 첩보를 수집하고 있다, (보호센터 등 국정원은 탈북 종업원 신변관리에서) 주도권이 없다"라고 밝히고 있다. 
 

 국정원 민원담당관이 지난 7월께 채희준 변호사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  국정원 민원담당관이 지난 7월께 채희준 변호사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 민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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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민원담당관도 지난 7월께 채희준 변호사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보호센터는 신변보호 경찰관을 통해 집단 귀순 북한식당 종업원들이 변호사님들과 면담할 의사가 있는지를 개별적으로 확인했다"라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신변보호 경찰관으로부터 종업원들이 한 명도 예외없이 변호사님들과의 면담을 거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국정원이 아닌 통일부와 경찰에서 탈북 종업원들의 신변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호결정이 해제돼 경찰과 통일부에서 탈북 종업원들의 신변을 관리하고 있다"라는 국정원의 주장과 전혀 다른 증언이 나왔다. 통일부의 고위인사가 "탈북 종업원들은 국정원의 특별보호 대상으로 지정돼 있다"라고 말한 것이다. 

장경욱·채희준 등 민변 소속 변호사들이 지난 7월 28일 정승훈 통일부 공동체기반조성국장(현 정세분석국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정 국장은 "탈북 종업원들은 국정원에서 보호를 결정한 특별보호대상이어서 통일부에서는 이들의 교육과 주택만 지원했다"라며 "특별보호대상으로 지정되면 별도의 해제절차가 없다"라고 말했다. 

당시 면담에 참석했던 장경욱 변호사는 "당시 정 국장이 '무슨 일반보호냐, 국정원이 특별보호하고 있다, 국정원이 통제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라고, 채희준 변호사는 "정 국장이 '국정원이 특별관리대상으로 지정해놓고 있어서 우리도 맘대로 접촉할 수 없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6월 통일부의 한 관계자도 "집단탈북이란 특성, 북한의 선전 공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변보호를 위해서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법 제8조에 의해서 국정원장이 6개월 동안 보호를 결정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제8조 ①항에 따르면, 통일부장관이 협의회의 심의를 통해 탈북자 보호 여부를 결정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예외'가 있다. "국가안전보장에 현저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사람"의 경우는 국정원장이 보호여부를 결정한 뒤 통일부장관에게 통보한다는 것이다.

정 국장의 발언에 따르면 탈북 종업원들은 국정원의 특별보호대상이다. 즉 "국가안전보장에 현저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사람"에 해당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은 '가'급 경호대상으로 분류돼 밀착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경욱 변호사는 "그로 인해 여종업원들은 '국가안전보장에 현저한 영향을 주는 사람'으로 신분이 급상승했다"라고 꼬집었다. 

시행령 제14조에는 '국가안전보장에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는 사람의 범위'를 ▲ 형법(내란), 군형법(반란), 국가보안법에 따른 죄를 범하였거나 범할 목적으로 있다가 전향 의사를 표시한 사람 ▲ 북한의 노동당 등에서 북한체제 수호를 위하여 적극 활동한 사람 ▲ 첨단과학에 첩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하지만 탈북 종업원들이 '국가안전보장에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는 사람의 범위'에 해당하는지, 국정원으로부터 특별보호를 받아야 할 대상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13명의 집단탈북'이라는 점을 제외한다면 이들에게 '특별한 무엇'을 찾기는 어렵다. 

게다가 경찰에 지난 1년간 탈북 종업원들을 관리해왔음을 증명하는 신변보호 담당관의 업무일지 등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국정원 특별관리'를 뒷받침한다. 장경욱·채희준 변호사 등이 지난 8월 24일 이재열 경찰청 보안국장을 만났을 때 이 국장은 "탈북 종업원들의 신변을 관리하면서 작성한 자료도 없고, 신변보호 담당관의 보고도 없었고, (국정원 등으로부터) 어떠한 면담 신청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채희준 변호사는 "형식적으로는 경찰이 탈북 종업원들의 신변을 보호·관리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장소만 보호센터에서 모처로 바뀌었을 뿐 국정원이 실질적으로 계속 보호·관리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라고 말했다. 

채 변호사는 "탈북민들이 하나원을 나오면 이들을 관리하는 주무부서는 국정원에서 통일부로 바뀌고, 통일부가 경찰이나 지자체에 요청해 이들의 신변을 보호한다"라며 "그런데 (국정원이 이들을 특별보호대상에 지정해놓고 있어서) 통일부가 이런 역할을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1명이라도 자진탈북 아니라면 북으로 돌려보내야"

채희준 변호사는 "북의 가족들이 딸들의 신변과 안위를 확인하기 위해 어렵게 우리에게 위임장을 보내줬는데도 불구하고 정부 당국은 기를 쓰고 접촉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라며 "이것도 이들이 들어올 때부터 문제가 있었음을 반증한다"라고 지적했다. 

채 변호사는 "식당에서 서빙하고 무대에서 공연하는 종업원들이 '국가안전보장'하고 무슨 관계가 있나?"라며 "종업원들은 지배인의 지시를 받아 일하는 사람이지 자율성을 갖고 일하는 책임자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채 변호사는 "종업원 12명 가운데 1명이라도 자진해서 탈북하지 않았다면 그것을 확인해서 북한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라며 "그 1명에게 나머지 11명을 위해 희생하라고 얘기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통일문제 전문가인 A씨도 "탈북 종업원들 중에 돌아가기를 원하는 이들이 있다"라고 말했고, 여권 인사인 B씨도 "몇 명은 한국행을 원했지만 12명을 다 데리고 온 데에는 공작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의심했다.  

장경욱 변호사는 "총선 전에 당당하게 공개했으면 계속 공개 원칙으로 가야지 북가족, 신변 위협 등을 운운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다"라며 "자진해서 집단 귀순했다고 한다면 왜 이제까지 기자회견 한번 안하나? 그 전에 기자회견했던 귀순자들은 북에 가족이 없었나?"라고 지적했다.

장 변호사는 "국정원 외에 누구도 이들을 접촉한 적이 없기 때문에 자진해서 탈북한 것인지, 타의에 의해 납치된 것인지, 지난해 8월에 보호센터에서 출소했는지, 올 3월에 대학에 입학했는지 등을 알 수 없다"라며 "이제라도 탈북 종업원들을 제대로 조사하고, 공개하고, 검증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장 변호사는 "국정원개혁발전위에 의견서를 냈지만 답변이 없다"라며 "(국정원개혁발전위가 국정원을) 확실히 장악하기 힘든 구도가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기획탈북 의혹이 '국정원 적폐 목록'에 오르지 않는 이유

국정원개혁발전위 산하 적폐청산TF가 작성한 '국정원 적폐 청산 목록'에 기획탈북 의혹 사건은 없다. 북한 종업원 집단 입국이 국정원에 의한 기획탈북으로 확인될 경우 이것이 남북관계과 국정원의 존폐 등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여권 인사 B씨는 "확실한 공작으로 확인되면 국정원 문을 닫으라는 해야 할 사안이어서 목록에 들어가기 어렵다"라며 "설령 사실이라도 해도 묻고 가야 할 사안이다, 이것은 개별 정권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B씨는 "서훈 국정원장에게 확인했는데 돌이킬 수 없는 사안이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억류할 때와는 다르다면서 대한민국 국민이 됐기 때문에 돌려보낼 수 없다고 했다"라며 "북한으로 돌려보낼 경우 우리가 국가의 책임을 버리게 되고, (돌려보내야 한다면) 역망명을 해야 하는 문제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B씨는 "(탈북 종업원 문제를) 남북적십자회담 카드로 쓰기도 어렵다"라며 "북한이 핵 이외에 쓸 카드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북한이 이것을 카드로 쓰다가 얼버무릴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에서 두세 번 의사를 묻고 확인했는데, 탈북 종업원들이 공개석상이나 또는 제한된 공개석상에 나와서 자기들 의사 밝히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채희준 변호사는 "탈북 종업원들의 진실이 꼭 확인될 것이다"라며 "감춘다고 해도 밝혀질 수밖에 없다, 이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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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선 미국을 극복해야 합니다”

 

함세웅 신부 “문재인 대통령의 사드 배치가 아쉬워…어떤 동맹도 민족보다 나을 수 없다”

함세웅 신부 media@mediatoday.co.kr  2017년 09월 09일 토요일
 

지난 7일 정부는 경상북도 성주군 주한미군 기지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잔여 발사대 4기를 배치 완료했다. 지난 7월29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대응해 사드 추가 배치를 지시한지 40일만이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북한의 ICBM도발과 6차 핵실험 등으로 상황이 바뀌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사드가 대한민국 영토 방어에 효용이 없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며 사드 배치의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배치를 강행한 것은 문제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함세웅 신부가 자신의 의견을 담은 글을 미디어오늘에 보내왔다. 이 글은 ‘사제들을 위한 강론 길잡이 115권, <선포와 봉사> 서론’에 담긴 글이다.<편집자 주> 

민족의 얼과 생기를 되새겨야 

저는 7월23일-8월4일까지,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 시베리아 횡단 6,500km 철도 순례에 함께 했습니다. 바이칼 호수 산정에서는 남북의 화해와 일치, 세계 평화를 위한 공동체 기도를 올리고 카자흐스탄 알마티 대학에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 학술 모임으로 일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두 주간의 순례는 평화와 기억, 다짐과 활력, 단절과 비약을 체험하고 재현한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러시아 문학 작품에서 읽고 상상했던 자작나무 숲 벌판을 가로 지르며 쉴 틈 없이 달리고 또 달리는 기차 속에서 80년 전 고려인들이 끌려갔던 고난의 여정을 떠올리며 많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아니, 그보다 훨씬 전인 3500여 년 전, 히브리 인들이 이집트의 노역과 그 억압을 뚫고 나온 모세의 해방 여정도 되새기고 또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 그리고 빼앗긴 나라를 찾기 위해 이역만 리 이곳 시베리아 벌판에서 오로지 독립을 위해 목숨 바친 항일선열들을 생각했습니다.

아침에는 햇반을, 점심에는 식당 칸에서 러시아 음식을, 저녁은 라면 등을 먹으면서 한 기차 칸에서 4명이 함께 한 과정도 옛 신학교 생활의 조별을 떠올리며 우리 모두를 동심의 세계로 이끌었습니다. 힘들고 불편했지만 죽음의 행진을 거쳐간 고려인 선조들을 생각하면 우리의 여행은 보장 받은 아주 화려한 여정이었습니다. 여러 역을 거치면서 우리는 각자의 삶과 과정 그리고 민족의 고비고비를 생각하며 산상에 오르는 구도자의 발길과 숨결을 재현했습니다. 

 

 
▲ 함세웅 신부. 사진=미디어오늘 자료사진
▲ 함세웅 신부. 사진=미디어오늘 자료사진
 
리즈돌 노예역에서 우리는 순례의 첫 발길을 멈추었습니다. 1937년 9월9일, 고려인들의 첫 강제이주자 수백여 명을 화물칸에 싣고 떠난 역, 이 역을 우리는 ‘통곡의 역’이라 부릅니다. ‘통곡의 역’에서 우리는 고려인 선조들, 항일 순국선열들을 마음에 모시고 묵념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갈라진 민족의 일치와 화해를 위해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통일을 이루자! 통일을 이루자!’를 간절한 마음으로 함께 부르며 하느님께 기도 드렸습니다.

 

 

고려인들의 고난의 과정에서 새삼 뜨거운 ‘민족애’를 확인하며 연해주의 높은 하늘을 응시했습니다. 1862년 함경도 지방의 첫 12가족이 찾아와 일군 개척의 땅 연해주, 이곳이 바로 남북의 일치와 화해를 위한 이정표이며 길잡이 임도 확인했습니다.

첫날 저녁 블라디보스톡 고려인 문화센터에서 우리는 고려인들의 아리랑 노래와 부채춤 등 선조들의 귀중한 삶과 문화를 대면하며 민족 공동체를 새롭게 확인했습니다. 최재형, 이상설, 안중근 등 애국지사, 독립선열들의 발자취를 따라 그리고 대한민국 첫 임시 정부가 태동한 ‘한인촌’을 둘러보면서 선열들의 130여 년 전의 뜨거운 숨결을 확인했습니다. 

이튿날 저녁 우리 일행은 기차역으로 향했습니다. 갑자기 소나기가 퍼부었습니다. 험난한 옛 여정을 상징적으로 알려주는 하늘의 징표였습니다. 이 첫 여정이 바로 고려인들의 고난의 길, 그 재현이고, 독립선조들의 발길이었습니다. 우리는 하바롭스크, 치하 등을 거쳐 3일 후에 이르쿠츠크에 도착했습니다. 시베리아의 빠리라는 별칭을 지닌 이 도시가 바로 러시아 저항적 지성인들이 유배당했던 곳, 그리고 1921년에 우리 선조들이 고려 공산당을 창설한 현장입니다. 선열들의 숨결을 되새기고 조국독립을 위해 함께 싸웠던 우리 선조들이 상해파와 이르쿠츠크파 등으로 나뉘어, 공산당 주도권 다툼으로 2000여 명의 무장 독립군들이 서로 싸워 목숨을 잃은 슬픈 사건, ‘자유시 참변’ 얘기는 우리 모두의 가슴을 무섭게 찢었습니다. 결국 소련 공산군이 개입해 상해파와 우르쿠츠크파 모두를 전멸시켜 끝냈다는 이 사건으로 항일독립 무장 부대의 시대가 마감되었다는 가슴 아픈 얘기입니다. 

주도권 다툼으로 결국 함께 죽어간 무장 독립군들, 참으로 안타까운 사건에서 저는 탐욕이 바로 분열의 뿌리임을 새삼 깊이 생각했습니다. 주도권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그 주도권 때문에 항일 독립 투쟁의 큰 가치를 놓쳤을까 하는 생각으로 온 몸이 저려왔습니다. 남북 분단의 현실도 한가지입니다. 동족임에도 불구하고 이념적 갈등으로 서로 헐뜯고 죽이는 이 분단의 현실이 바로 100여 년 전 항일 독립군들이 서로 죽이고 갈라져 결국 소련 공산군에게 전멸 당했다는 과거의 사건의 재현임을 생각하고 더욱 부끄럽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바로 오늘 우리 남북이 제 정신을 찾지 못할 때, 미국이 또는 중국이 제 3국이 무력으로 남북 공동체 모두를 전멸시킬 수 있다는 역사적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바이칼 호수 산상에 올라 남북의 일치와 화해,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제를 올리고 샤머니즘의 본산지인 이곳에서 조상들의 옛 문화, 우리의 뿌리를 확인했습니다.

노보시비르스크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레닌 동상 앞에서 우리는 1917년의 러시아 혁명의 과정과 진전 사항을 생각했습니다. 그 후 우리는 버스로 고려인들의 첫 도착지인 카자흐스탄, 우슈토베에 도착해 추모제를 가졌습니다. 두어 시간의 추모제에서 우리는 조상들을 기억하며 특히 80여 년 전의 고려인들을 기리며 민족의 역사를 마음에 품고, 하늘의 천사들과 함께 하느님을 칭송하며 은총의 시간을 확인했습니다.

민족사적 진한 체험과 교훈 그리고 꿈을 안고 고향에 돌아오니 온통 슬프고 안타까운 소식만이 그득해, 시베리아 순례 체험에서 축적한 생기로, 다시 투쟁의 여정을 설정해야 할 때임을 깨닫고 있습니다.  

2000년 남북 공동선언을 기초로 화해와 대화를 우선해야 

북이 수소폭탄 실험을 했습니다. 그 위력은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3-4배가 된다고 합니다. 온통 방송과 신문은 북의 핵 실험 소식으로 ‘그득’차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 청와대 관계자들은 연일 모임과 강한 발언을 쏟아내고 트럼프 아베 등은 북을 규탄하고 있고 중국도 발끈하고 있습니다. 북의 계속된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에 온 나라가 아니, 온 세계가 떠들썩합니다. 

 

▲ 지난 4월15일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진=노동신문
▲ 지난 4월15일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진=노동신문
 
일제의 침략과 억압을 거치고, 6.25의 비극을 겪고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이명박, 박근혜 등 역대 수구 독재자 정치인들의 탄압과 거짓 음모에 맞서 싸워온 우리에게는 글쎄, 내공이랄까 타성이랄까, 눈앞에 폭탄이 떨어져야만 전쟁이 터졌구나 하고 생각할 정도의 여유와 힘이 있습니다. 방송과 신문, 정치인과 시민, 전문가 등 우리는 모두 할 것 없이 나름대로 일가견은 갖고 있지만 어쨌든 속수무책이라 답답한 상황에서 의지적으로 덤덤한 자세를 지니고 있습니다.

 

글쎄, 주일미사에 오는 착한 교우들에게 사제들은 성경말씀을 어떻게 풀이하여 무슨 강론을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합니다. 바로 지금 예수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실지 진지하게 여쭙고 그 답을 얻어 기도하며 교우들에게 전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청천벽력과 같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야 합니다. 더욱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새삼 칼 바르트의 가르침을 떠올립니다. 설교란 바로 성경과 신문을 번갈아 읽으며 그 안에서 세상의 문제점을 포착해 하느님의 말씀으로 녹여 해석하고 방향을 제시해야 합니다. 미사 때마다 우리는 평화를 염원하고 평화의 인사를 주고받습니다. 평화! 그렇습니다. 평화를 확신하고 평화를 신념으로 평화를 복음으로 크게 아주 크게 외쳐야 합니다. 이사야 예언자와 같이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어라”(2,4) 는 말씀을 더 크게 외쳐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에 우리 사제들도 무덤덤하기만 합니다. 평화를 크게 외치지도 않고 평화에 대한 확신도 의지도 뚜렷하지 못합니다. 재의 수요일, 요엘 예언서의 말씀대로 바로 오늘 우리는 민족의 일치와 화해를 위해 ‘심장’을 찢어야 합니다. 회개의 기도를 올려야 합니다.  

9월6일 경향신문 30쪽에서 이대근 논설 주간은 “여섯 번째의 실패로 충분하다”는 칼럼에서 북이 여러 차례 핵 실험하는 동안 미국과 한국이 무엇을 했는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실 우리 남한은 미국 식민지 처지와도 같다는 것입니다. 이대근 논설주간은 남북 관계의 근원적 개선을 위해 남북 양자회담과 함께 6자회담을 재개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여러 차례 대화 제안에도 불구하고 북이 외면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언행이 바로 북보다는 늘 미국을 우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지난 6월24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사드 철회 평화행동’ 집회에 성주 주민들이 사드 철회 촉구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 지난 6월24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사드 철회 평화행동’ 집회에 성주 주민들이 사드 철회 촉구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나 우리는 우선 미국을 극복해야 합니다. 그리고 북과 미국이 대화하도록 우리가 나서서 도와줘야 합니다. 어느 분이 신문 칼럼에서 북 핵은 결코 북이 포기할 수 없는 심장과 같다고 표현했습니다. 심장을 떼어버리면 죽는데 어떻게 그 심장을 떼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현실을 인정하자고 했습니다. 저는 그 분의 제안에 정치인들과 우리 모두가 진지하게 동의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아쉬운 점은, 국방부 관계자들이 사드 배치에 대해 대통령에게 보고도 누락한 채 거짓 보고를 했으니, 무엇보다도 먼저 이것을 조사하고 철저히 그 과정을 밝혀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거짓 과정은 오간대가 없고 북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했다고 해서 비록 임시라는 단서를 붙이기는 했지만 사드 4기를 추가 배치하기로 한 것은 도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큰 모순입니다. 아무리 급해도 바늘허리를 실로 묶어서는 안됩니다. 급할수록 천천히 돌아가는 결단의 지혜를 지녀야 합니다. 미국은 우리에게 어떤 나라인가? 를 진지하게 되물어야 합니다. 이 점에 있어서 문재인 대통령은 스스로를 속이고 역사와 민족을 결과적으로 배신했습니다. 가슴 아픈 일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늘 초심을 되새겨야!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에서의 취임사를 되새깁니다.

“거듭 말씀드립니다.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소박한, 그러나 눈물을 자아낸 감동적 선언이었습니다. 그에 앞서 그는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을 방문했습니다. 그 초심과 그 감동을 문재인 대통령이 5년 내내 재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취임사 전문을 다시 읽고 묵상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사제로서 첫 마음을 간직하고 첫 미사 때 감동을 늘 되돌아보며 기도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여론은 초반 87%에서 성주의 사드를 배치 한 이후 9월8일 현재 69%로 떨어졌습니다. 69% 지지도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이니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저도 문재인 대통령이 생각보다 훨씬 잘해 마음이 흐뭇합니다. 그런데 사드배치를 지켜보는 지금은 불안할 뿐 아니라, “이것은 아닌데!” 라는 근원적 회의와 함께 깊은 좌절에 빠져있습니다. 이에 더 기도하고 혹시 누가 문 대통령에 대해 지적을 해도 열심히 변명하고 또 함께 걱정하면서 고민하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시베리아 철도 순례 중에 7월말 북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 뒤에 문재인 대통령이 당황했었는지 또는 북에 대해 실망했었는지 어쨌든 그는 임시라는 단어를 붙이며 사드를 전면적으로 배치하겠다고 선언했고 9월 6일에는 기습적으로 사드 6대를 모두 다 배치했습니다. 큰일입니다. 사드배치 과정에서 국방부와 청와대의 관계자들이 대통령을 속이면서 제대로 보고조차 하지 않았던 사안을 끝까지 조사하고 나서 응분의 조치를 취한 뒤에 결정했어야 할 일을 북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했다고 해서 느닷없이 북에 제안한 대화를 취소한 꼴이 되었으니 더욱 걱정이고 중국과의 관계도 더 꼬이고 있으니 참으로 큰일입니다.

 

특히 블라디보스톡에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을 만나 나눈 대화는 더욱 씁쓸합니다. 동족인 북을 끝까지 껴안아야 하는데 북에 대해 원유공급을 하지 말라는 요청을 했으니 형제로서 얼마나 부끄러운 일입니까? 저는 이에 근원적인 물음을 제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미국 등 큰 나라들만 핵을 보유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가? 왜 북은 자신의 방위를 위해 핵을 가질 수는 없는가? 또 유엔에서도 모든 나라들이 평등해야 되는데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등 5개국이 상임이사국으로 특권을 가지고 있는가? 이것은 민주주의, 평등의 원리에 어긋납니다. 이렇게 근원적 물음을 제기하며 자주와 평등을 지향하는 아름다운 민주공동체를 이룩했으면 하는 꿈을 꿉니다.

이에 고승우 민언련 이사장은 사드배치논란의 핵심이 바로 1953년 10월에 남북 전쟁의 상흔을 안고 있던 바로 그 시절, 당시 미국 중심으로 체결한 “한미 상호 방위 조약”에 있음을 지적하며 그 4조를 문제 삼고 있습니다. 이를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사드에 대한 고승우 민언련 이사장의 핵심적 주장 

지구촌이 주시하는 사드 배치가 추진된 근거는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입니다. 이 조항에 따라 미국은 한반도 방위에 필요할 경우 자국 무기나 병력을 한국에 배치할 ‘권리’를 수용하고 한국은 양허하게 되어 있습니다. 군사적으로 수십 년 묵은 대미 종속은 1953년 10월 체결된 이 조약의 4조에 따른 것입니다. 

이 조약에 따르면 한국은 군사적으로 미국과 동등한 주권국가가 아닙니다. 미국은 슈퍼 갑이고 한국은 반대가 거의 불가능한 을에 불과합니다. 심각한 군사적 종속관계입니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제 4 조는 “상호적 합의에 의하여 미국의 육군해군과 공군을 대한민국의 영토내와 그 부근에 배치하는 권리를 대한민국은 이를 허여하고 미합중국은 이를 수락합니다.(영문 The Republic of Korea grants, and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accepts, the right to dispose United States land, air and sea forces in and about the territory of the Republic of Korea as determined by mutual agreement.)”로 되어 있습니다. 

제 4조의 영문 표기를 보면 그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미군의 한반도 방위에 필요한 군사력을 한국에 배치하는 것을 미국의 권리(right)로 규정하면서 미국은 이 권리를 수용(accept)하고 한국은 수락(grant)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accept와 grant 단어는 대가없이 받거나 주는 것을 나타냅니다. 이 외교적 단어에 의해 한국의 군사주권에 대해 미국이 사전에 협의하나거나 동의를 구하는 여지가 전혀 없는 것입니다.

복잡할수록 원칙이 최선입니다. 이제라도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문제점을 공론화 시켜 사드는 물론 한미군사 불평등관계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것이 국방을 포함한 전반적인 자주를 회복하는 길입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우리는 미국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해, 우방이니, 혈맹이니 하는 시대착오적 기계적 표현을 넘어서야 합니다. 1993년 2월 김영삼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사에서 “어느 동맹국도 민족보다 더 나을 수는 없습니다”라는 선언을 우리는 모두 가슴 깊이 되새기고 남북 8천만이 온 세계를 향해 크게 외쳐야합니다.

2017년 9월 8일 

성모님 성탄 축일에 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 가족들과 함께 함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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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으로 돌아온 '낮은 한의학'

 
[인터뷰] 소설 <허임>의 저자 한의사 이상곤
2017.09.09 11:06:26
 

 

 

 

허임은 조선시대 최고의 침의다. 그런 그의 이름이 지난 8월 27일 포털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최근 들어 주말마다 포털 검색어에 종종 등장한다. 

 

허임(김남길 분)과 흉부외과 의사인 최연경(김아중 분)이 400년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의술을 펼치는 타임 슬립 드라마 <명불허전>(홍종찬 연출, 김은희 극본, 본팩토리 제작)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명불허전> 이상곤 갑산한의원 원장이 쓴 소설 <허임>(성인규·이상곤 지음, 황금가지 펴냄)을 모티브로 했으며, 이 원장은 현재 드라마 자문을 맡고 있다. <명불허전>은 매주 토,일 오후 9시 tvN에서 방송된다.  

 

<동의보감>을 쓴 허균조차 허임의 침 실력에 고개를 숙였다지만, 그의 명성이나 그에 대한 기록은 허균에 비해 턱없이 적다. 이 원장은 그 이유에 대해 "성리학을 중시하는 조선 시대의 관념적인 분위기 속에서 실천을 중시하는 그의 침법이 제대로 전수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명한 세도가 출신인 허균에 비해 허임은 어머니가 노비로 천민 출신이기도 했다. 신분제 사회에서 평생 그를 따라다녔던 '천출'이라는 꼬리표가 이후 그의 의술과 업적을 후대에 남기는데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도 있다.  

 

허임의 침술을 복원해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진 이상곤 원장은 그의 소설을 모티브로 한 드라마의 인기가 누구보다 반갑다. 이 원장이 허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침은 그 무엇보다 '낮은 한의학'에 걸맞는 치료 방법이기 때문이다. 값비싼 약재가 아니라 침과 의사의 지식이 만나 질병을 치료하는 침술이야말로 일반 대중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허임의 침술이 그 진가를 인정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약재를 구할 수 없는 임진왜란을 겪었기 때문이다.  

 

허임이 살아있던 당시 중국과 일본에서 일제히 "침은 조선"이라는 칭송을 할 정도로 국제적인 인정을 받았던 '조선의 침술'을 부활해 21세기에도 '대한민국의 침술'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하고 싶다는 게 이 원장의 바람이다.  

 

이상곤 원장을 지난 5일 서울에 있는 그의 한의원에서 만났다. 이 원장은 2009년부터 5년 동안 <프레시안>에 '낮은 한의학'이라는 칼럼을 연재해 동명의 책 <낮은 한의학>(사이언스북스 펴냄)을 냈다. 그 외에도 책 <왕의 한의학>(사이언스북스 펴냄>, <코, 음기로 다스려라>(우원북스 펴냄), <신한방 임상이비인후과>(정담 펴냄)이 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 tvN 주말 드라마 <명불허전> 공식 포스터.

 


'조선 제일침' 허임을 부활시키다 

 

프레시안 : 최근 '조선 제일침' 허임을 다룬 tvN 드라마 <명불허전>의 자문위원으로 바쁘게 지내고 있다고 들었다. 드라마의 모티브가 된 소설 <허임>을 쓰기도 했는데, 배우 김남길과 허임의 싱크로율은?  

이상곤 : 김남길 씨가 허임보다는 잘생긴 것 같다. 그런데 또 '혜민서(惠民署)' 의녀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허임을 생각하면, 김남길 씨보다 더 나았을 것 같기도 하고.(웃음) 

김남길 씨와 김아중 씨 모두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되기 전 한의원 와서 허임이라는 인물에 대해 이야기하며 침 놓는 법을 배웠다. 김남길 씨는 한의한에 대한 기본 지식뿐 아니라, 허임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해왔다. 김아중 씨도 외과 전문의 연기를 위해 심장을 직접 만져보고 수술방도 대여섯 번 참관했다고 하더라.  

프레시안 : <명불허전> 시청률이 매주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특히 드라마 8회(9월 3일 방송)에서 천민 출신(천출(賤出)) 허임이 양반의 폭거 앞에서 "개돼지만도 못한 이놈들, 대감의 노여움이 풀릴 수야 있다면 죽어 마땅"하다며 오열하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신분사회였던 조선에서 침술이라는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나, 천출이 어의(御醫)까지 올라갔다는 것 자체가 정말 드라마틱하다. 

이상곤 : 한마디로, 허임은 천재다. 역사상 허임과 같은 인물이 또 있을 수 있을까? 임진왜란이 일어나 허임이 선조(宣祖)를 호종(護從)한 때가 스물네 살이다. 20대에 어의가 된다는 게 가능한 일인가. 심지어 천출인데 

(선조는 조선 제14대 왕으로 소화불량, 이명, 편두통 등을 앓았다. 재위 기간(1567~1608년) 임진왜란이 발발했다. 편집자 주) 
 

신시 초, 전의감 의관이 방문을 붙이자 탄식과 탄성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하아, 아쉽군. 절호의 기회였는데." 
"약시 허임이 됐군!"
"소문이 사실이었던 모양일세. 허어어! 단숨에 종6품이 되었구먼."
(중략)  
혜민서 의관들은 허임이 내의원과 전의감의 콧대를 눌러줬다는 것에 기쁨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몇몇은 이제 스물두 살에 불과한 허임이 치종교수가 되자 질시와 불만의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 <허임> 1권 424~425쪽 

 

▲ tvN 주말 드라마 <명불허전> 8회(9월 3일 방송) 화면 갈무리.


프레시안 : 조선시대 한의하면 대부분 허준을 떠올린다. 허준과 허임은 동시대 인물이기도 한데, 허준에 비하면 허임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소개를 해 달라. 

이상곤 : 허준은 '양천 허 씨'라는 세도가 집안의 서자다. 허준은 조선 중기 문인인 허균과 같은 집안이다. 반면 허임은 악공인 아버지와 노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천출로, 천민 중에서도 천민이다.  

허임이 혜민서 의학생도로 초시(初試)를 치를 당시 허준은 선조의 어의로 '태의(太醫)'라고 불렸다. 하지만 침이라면, 허준도 허임 앞에서 꼬리를 내렸다. 허임이 가진 침술 자체가 독특하고 대단해서 '허임의 보사법(補瀉法)'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선조 37년(1604년) 허준이 임금의 물음에 이렇게 답한다. 

"신은 침을 잘 모릅니다만 허임이 평소 말하기를 경맥을 이끌어 낸 다음에 아시혈에 침을 놓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허준은 <동의보감>의 질병마다 침과 뜸을 놓을 혈 자리를 표시했던 침구학의 대가다. 나이를 보더라도 허준의 나이가 58세, 허임의 나이가 34세에 불과했던 점에 비추어 보면 대단한 상찬이 아닐 수 없다. 

 - <낮은 한의학> 43~44쪽  

 

하지만 성리학의 관념과 교조주의에 사로잡힌 조선 사회에서 실천에 기반한 그의 치료법은 제대로 전승되지 못했다. 그가 쓴 <침구경험방>은 당시 조선에 유학 왔던 일본 의사가 돌아갈 때 가지고 가서 1725년 일본에서 간행할 정도로 중국, 일본에서도 인정 받았는데 정작 조선에서 잊혔다.  

 

▲ tvN 주말 드라마<명불허전>의 자문을 맡고 있는 이상곤 원장.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드라마 <명불허전>에서도 허임이 침을 놓는 장면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이상곤 : 조선의 언어(한글)를 만든 사람은 세종이고, 조선의 한의학(<동의보감>)을 정리한 사람은 허준이고, 조선의 침(보사법)을 발전시킨 사람은 허임이다. 특히 "허임의 침법은 겉보기엔 단순하지만 천지인의 변화를 한데 담으려는 웅혼한 기상을 가진 실천적 비법"이다.(<낮은 한의학> 46쪽)  

<조선왕조실록> 중 <선조실록> 151권, 선조 35년 6월 12일 기록을 보면 "의관 김영국, 허임, 박인령 등은 모두 침을 잘 놓는다고 일세를 울리는 사람들"이라고 되어 있다. 또 허임이 쓴 <침구경험방>은 중국과 일본 등 "국제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낮은 한의학> 44쪽)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허임은 실력만큼이나 배짱도 대단했던 것 같다. 

"침의(鍼醫) 허임(許任)이 전라도 나주에 가 있는데, 위에서 전교를 내려 올라오도록 재촉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닌데도 오만하게 집에 있으면서 명을 따를 생각이 없습니다. 군부(君父)를 무시한 죄를 징계하여 다스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잡아다 국문하도록 명하소서."(<광해군일기> 27권, 광해 2년 윤3월 12일) 

"어제 상께서 '내일 침의들은 일찍 들어오라'는 분부를 하셨으니, 허임은 마땅히 궐문이 열리기를 기다려 급히 달려 들어와야 하는데도 제조들이 이미 모여 어려 번 재촉한 연후에서 비로소 느릿느릿 들어왔습니다.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이 모두 경악스러워하니, 그가 임금의 명을 무시하고 태연하게 자기 편리한 대로 한 죄는 엄하게 징계하지 않아서는 안 됩니다."(<광해군일기> 79권, 광해 6년 6월 11일) 
 

▲ tvN 주말 드라마<명불허전>의 모티브가 된 소설 <허임>(성인규·이상곤 지음, 황금가지 펴냄). ⓒ황금가지

 


'대한민국 침법은 허임 침법이다' 


프레시안 : 책 <낮은 한의학>에서 허임을 "조선 침구학의 진정한 자존심"이라고 평가했다. 허임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면? 

이상곤 : 콜롬비아 의대 교수 한 명이 국내에서 한의학을 다시 공부한 뒤 미국으로 돌아갔는데, 그 교수가 말하길 외국 사람들은 '한의학'이라고 하면 무조건 '중국 의학(Chinese Medicine)'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중국인이 뉴욕에서 운영하는 한의원은 예약도 안 되고 현금 계산만 가능한 데도 외국인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고 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중의학과는 또 다른 한국 한의학을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한국 한의학은 국가의 전략적 자산이기 때문에 문화로도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특히 허임의 침술이 한창일 때가 한국 한의학의 절정기였다. 그래서 허임의 침구학을 재조명하며 개인적인 치료법도 다시 섭렵했다. 이를 더 발전시켜 '대한민국 침법은 허임 침법이다'라고 브랜드 네이밍할 계획이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중국이 드라마 <명불허전>의 인기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연합뉴스>는 지난 8월 30일 "중국 매체들이 최근 한국의 한의학 드라마 방영을 놓고 중의학이 한의학의 원류인데 왜곡되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상곤 : 중국이 의도를 정확하게 꿰뚫어 봤다. 한국 한의학이 세계 침구한의학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5년을 준비해 책을 쓰고 드라마를 만들었다. 

중국은 13억 인구를 대상으로 한 임상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국가가 나서서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중의학 알리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문화 콘텐츠로 한류 열풍을 일으킨 한국이 한의학 중에서도 침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만들었으니, 뒤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중국 의학은 한방과 양방이 상호 보완하는 식이다. 중의에선 치료 과정에 스테로이드 등 양약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은 한방과 양방의 구분이 확실하다. 한약에 아스피린이나 항생제 같은 양약이 들어가면 안 된다. 따라서 끊임없이 양방, 양약, 양의와 경쟁해야 한다. 역설적이지만, 한국 한의학은 살아남기 위해 경쟁하다 보니 질병을 끝까지 컨트롤하는 힘을 갖게 됐다. 그런 점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한국 사람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한의학을 폄하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상곤 :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의료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질병의 고통에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한 기술이다. 여기에 동양 의학이나 서양 의학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삶의 질을 높여주고 존엄을 지켜주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면,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 아닌가. 드라마 <명불허전>에서 한의와 양의가 함께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다. 한방과 양방의 조화 또는 화해, 동서양 의학의 만남 등. 

죽음의 문턱에 있는 사람에게 알약을 먹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하면, 엄청난 절망에 빠질 것이다. 인간은 암에 의해서 죽는 게 아니고, 암이 수반한 공포 때문에 사람이 오그라들어서 죽는다고 말한다. 절망만큼 무서운 것은 없지 않나. 그런데 알약 외에 다른 방법, 즉 침과 뜸이 있다면 희망이 생기지 않을까?  

프레시안 : 한방 인이비인후피부과 전문의다. 일상에서 환절기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이상곤 : 일단 찬 음식과 음료를 될 수 있으면 먹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생강, 대추, 파뿌리를 끓인 후 흑설탕 한 숟가락을 넣어 따뜻하게 마시면 환절기 감기를 효과적으로 없앨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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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수 이병진교수 8년 만기출옥, 어머니와 뜨거운 포옹

양심수 이병진교수 8년 만기출옥, 어머니와 뜨거운 포옹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9/09 [03:47]  최종편집: ⓒ 자주시보
 
 

 

▲ 2017년 9월 8일 새벽 5시 전주교도소에서 8년 만기출옥하여 어머니와 포옹하는 이병진 교수     © 자주시보

 

▲ 2017년 9월 8일 새벽 5시 전주교도소에서 8년 만기출옥한 이병진 교수     © 자주시보

 

2017년 9월 8일 새벽 5시 전주교도소에서 8년 만기출옥한 이병진 교수가 눈물로 옥바라지를 해온 어머니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었다.

이를 지켜본 100여명의 친지, 친우와 동지들이 열렬한 박수와 함성으로 상봉을 축하해주었다.

 

이병진 교수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인도로 유학을 가서 인도와 제3세계 진영의 역사와 정치 경제 문화에 대해 깊이 연구한 자타공인 국내 1호 인도전문가로서 귀국 후 교수로 활동하면서 국내 대기업들의 인도진출에 귀중한 조언을 해 주는 등 우리기업들의 인도시장 개척과 한-인도 교류협력사업에 적지 않은 공헌을 한 정치학자이다. 

 

하지만 인도 유학 당시 제3세계 진영의 정치 경제 문화 등을 연구하는 차원에서 비공개 북을 방문했던 점이 공안기관에 포착되어 8년 실형을 선고받고 만기 출소한 것이다. 

 

그는 옥중에서 자주시보에 기고한 여러 글을 통해 포스코가 인도에 건설하려고 하는 일관제철소부지는 원주민과 정부의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 적절한 장소가 아니라는 우려를 여러차례 표명한 바 있는데 실제 원주민의 격렬한 반대로 포스코는 10년 넘게 투자만 해 놓고 공장 기초공사도 못하면서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

 

이병진 교수를 기소한 검찰이나 판사 모두 극악한 반북반공관념에 쩔어 이런 애국자에게 너무도 가혹한 8년이란 중형을 선고한 것이다. 특히 순수한 정치학자였던 이병진 교수도 재판에 어찌 대처해야할 지를 몰라 민변이 아닌 공안관련 비전문 변호사에게 변론을 맡기는 바람에 거의 도움을 받지 못해 이런 극한 형을 살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극형도 모자라 수구 반북 보수세력들은 그 아내가 운영하는 약국 앞에 연이어 나타나 빨갱이 약국이라며 소란을 피우고 아내를 압박하여 결국 아내가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혼까지 하게 만드는 천인공노한 만행을 저질렀으며 결국 애어린 딸과 아들마저 아버지의 품에서 떼어내갔다.

 

이병진 교수는 그간 관심을 가져주고 옥바라지를 해준 가족들과 벗들 덕에 무사히 출옥하게 되었다고 물기어린 눈빛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8년의 감옥 생활이 고통스러웠지만 그 고통이 있었기에 분단의 아픔을 절절히 체현할 수 있었다면서 만약 이런 고통이 없었다면 분단의 아픔을 피상적으로 이해했을 것이라고 이제부터 이 분단을 하루 빨리 극복하고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모든 열정을 다 바쳐가겠다는 뜨거운 결의를 밝혔다. 

 

▲ 2017년 9월 8일 새벽 5시 전주교도소에서 8년 만기출옥한 이병진 교수 어머니의 하염없는 눈물     © 자주시보

 

▲ 2017년 9월 8일 새벽 5시 전주교도소에서 8년 만기출옥한 이병진 교수     © 자주시보

 

▲ 2017년 9월 8일 새벽 5시 전주교도소에서 8년 만기출옥한 이병진 교수, 부모님     © 자주시보

 

▲ 2017년 9월 8일 새벽 5시 전주교도소에서 8년 만기출옥한 이병진 교수     © 자주시보

 

▲ 2017년 9월 8일 새벽 5시 전주교도소에서 8년 만기출옥한 이병진 교수와 아버지     © 자주시보

 

▲ 2017년 9월 8일 새벽 5시 전주교도소에서 8년 만기출옥한 이병진 교수와 환영나온 지인들     © 자주시보

 

▲ 2017년 9월 8일 새벽 5시 전주교도소에서 8년 만기출옥한 이병진 교수와 동지들이 조국통일 완수를 결의하였다.     © 자주시보

 

▲ 2017년 9월 8일 새벽 5시 전주교도소에서 8년 만기출옥한 이병진 교수 환영식     © 자주시보

 

▲ 2017년 9월 8일 새벽 5시 전주교도소에서 8년 만기출옥한 이병진 교수가 옥바라지를 해준 단체들과 지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자주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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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장-임원진이 한 일을 고발합니다, 이게 회사냐?

 

[어게인 MBC⑤] MBC 사옥에서 "김장겸은 퇴진하라" 페북 중계했던 김민식 PD의 증언

17.09.09 11:55최종업데이트17.09.09 11:55
2012년 170일 파업. 그 후 5년이 지났습니다. 이 시간에도 MBC 구성원들은 싸움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쫓겨나고, 좌천당하고, 해직당하고, 징계받으면서도 끊임없이 저항했습니다. 끝도 없이 추락하는 MBC를, 누구보다 가슴 아프게 지켜보면서도 싸움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이제 그만 '엠X신'이라는 오명을 끝내고, 다시 우리들의 마봉춘, 만나면 좋은 친구 MBC로 돌아오고 싶다고 말합니다. 

<오마이뉴스>는 다시 싸움을 시작하는 MBC 구성원들의 글을 싣습니다. 바깥에서 다 알지 못했던 MBC 담벼락 안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다섯 번째 글은 사내에서 "김장겸은 퇴진하라"고 외친 후 징계위에 회부됐던 김민식 피디의 글입니다. 김 피디는 9월 1일 열렸던 인사위의 소명서를 보내왔습니다. 김민식 PD가 이 소명서를 읽던 도중 인사위가 정회돼 이 글은 공개되지 못했습니다. 

 
 11일 인사위원회를 마치고 나온 김민식 PD. 김 PD는 사내에서 "김장겸은 퇴진하라"를 외치는 모습을 페이스북 중계했다는 이유로 인사위원회에 회부됐다.

김민식 PD는 사내에서 "김장겸은 퇴진하라"를 외치는 모습을 페이스북 중계했다는 이유로 인사위원회에 회부됐다.ⓒ 언론노조 MBC본부

 
'해고 위기' 인사위 출석하는 MBC 김민식 PD ’김장겸 사장 물러나라’는 구호를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외친 이유로 해고 위기에 처한 MBC 김민식 PD가 21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리는 인사위원회 출석을 앞두고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장겸 사장 물러나라’는 구호를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외친 이유로 인사위에 회부된 MBC 김민식 PD가 7월 21일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리는 인사위원회 출석을 앞두고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권우성


9월 1일 인사위원회 날, 인사위 소명서를 읽는 도중 임원들은 "정회!"를 외치고 차례로 퇴장했습니다. 9월 7일, 저의 징계는 무효가 되었습니다. 8월 18일부터 시작한 출근정지 20일은 9월 6일부로 끝났습니다. 재심을 위한 인사위를 임원진이 정회하였고, 기간 내에 재개되지 않았기에 징계는 원천 무효가 되었습니다. 처음 사내에서 '김장겸은 물러나라'고 외쳤을 때, 해고까지 거론하며 사측은 저를 압박했지만 결국 제대로 된 징계 하나 못했습니다. 회사를 떠나야 할 사람은 분명해졌습니다. 다시 한 번 김장겸 사장의 퇴진을 요구합니다. 

나의 인사위 소명서

오늘(9월 1일) 인사위에서 이뤄지는 소명은 페이스북 라이브로 진행됩니다. 이에 대해선 이미 법률적 자문을 마쳤습니다. 서울중앙법원 제50부 민사부의 판단까지 고려한 행위입니다. 법에 의해 보장된 저의 소명권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즉각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만약 제지하려거든 우선 저의 소명권에 대한 법적 근거에 대해 듣고 의견을 말씀해주십시오.

처음 징계를 위한 인사위에 출석했을 때 페이스북 라이브를 진행하려고 했습니다. 사측에서 막았습니다. 인사위는 비밀 사항이고, 임원들의 초상권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촬영을 허가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셀프 카메라 모드인데 왜 초상권이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에 대해 법률적 자문을 구했습니다. 도움을 주신 김장겸 사장님께 먼저 감사드립니다. 사장님은 영화 <공범자들>에 대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김정만 수석부장판사)는 8월 14일 영화 <공범자들>(감독 최승호)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공익적 목적으로서의 <공범자들> 취지를 충분히 공감하고, MBC 전현직 임원진이 공적인 인물에 해당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기각 사유를 설명했습니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언론의 공공성, 공익성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이고, 채권자 문화방송을 비롯한 영화의 대상이 주요 방송사이어서 영상, 음성 등을 통하여 방송이 이루어지므로, 채무자들이 공범자들에 채권자 임원들(MBC 전현직 임원)의 사진, 영상, 음성을 공개함으로써 달성하고자 하는 이익의 정당성, 중대성은 충분히 인정된다"고 명시했습니다.

이어 법원은 "채권자 임원들은 언론사의 전·현직 핵심 임원으로서 공적인 인물에 해당한다"며 "채권자 임원들의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방송한다고 하여 채권자 임원들의 어떠한 이익이 침해된다고 쉽게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법원은 "임원들 스스로도 자신의 피해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임원들의 과거 행적이나 발언이 재조명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는 언론인인 채권자 임원들이 마땅히 수인해야 할 것에 불과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제가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어떤 발언을 하고 어떤 영상을 촬영할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리 촬영을 제지할 수 없습니다. 저의 발언을 방해하는 것은 저의 소명권을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해고 위기' 인사위 출석하는 MBC 김민식 PD ’김장겸 사장 물러나라’는 구호를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외친 이유로 해고 위기에 처한 MBC 김민식 PD가 21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리는 인사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7월 21일 인사위원회에 출석하는 김민식 PDⓒ 권우성

 
'해고 위기' 인사위 앞두고 페이스북 라이브하는 MBC 김민식 PD ’김장겸 사장 물러나라’는 구호를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외친 이유로 해고 위기에 처한 MBC 김민식 PD가 21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리는 인사위원회 출석을 앞두고 자신의 심정을 페이스북 라이브방송을 통해 전하고 있다.

김민식 피디가 인사위원회 출석을 앞두고 자신의 심정을 페이스북 라이브방송을 통해 전하고 있다.ⓒ 권우성


김장겸 사장님, 왜 답변 안 하십니까

제가 이 자리에 왜 와 있습니까? 출근정지 20일이라는 가혹한 징계 형량에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입니다. 출근정지 20일이라니, 저랑 장난하십니까? 징계 사유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저의 징계 사유는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있는 공영방송 사장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것입니다. 김장겸 사장이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저는 경위서에서 밝혔습니다. 2017년 6월 7일회사에 낸 경위서에서 저는 김장겸 사장이 저의 일일연속극 연출을 방해했다고 밝혔습니다. 보도국장으로 본부장을 대리출석한 임원회의에서 드라마 본부장의 업무 보고 도중 '김민식의 일일극 연출을 용납할 수 없다, 노조원인 피디가 연출하는 드라마가 뉴스데스크 앞에 편성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라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저의 주장에 대해 석 달이 되도록 사장님은 아무런 입장 표명이 없습니다. 첫 번째 인사위에서 제가 여러분께 여쭈었습니다. 저의 경위서에 대해 김장겸 사장님의 답변은 무엇이냐고요. 이중 그 누구도,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위의 경위서를 경향신문 온라인 기사로도 올렸습니다. [전문]"PD로서 명줄을 잘라놓겠다는 살의를 느꼈다" <내조의 여왕> MBC 김민식PD의 경위서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 경위서를 올렸음에도 아직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습니다. 제가 사장의 명예를 훼손했다거나, 누군가 사장님을 모함했다거나, 반응이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기자는 질문을 하는 사람입니다. 기자 출신인 김장겸 사장은 왜 본인에게 주어진 질문에 답변하지 않습니까? 영화 <공범자들>에서도 김장겸 사장은 시종일관 도망만 다닙니다. 

여기서 잠깐 영화 홍보, <공범자들>, 정말 재미있습니다. 아직 못 보신 분들은 꼭 보십시오. 국내 영화사상, 최초로 법원이 사실 검증을 마치고 상영을 보장한 영화입니다.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의 판결문을 다시 보겠습니다. 영화 '공범자들'에는 백종문 현 부사장이 최승호 피디와 박성제 기자를 증거 없이 해고시켰다고 말한 녹취록 내용이 나옵니다. 

법원은 "백종문의 음성을 녹음된 그대로("왜냐하면 그 때 최승호하고 박성제 해고시킬 때 그럴 것을 예측하고 알고 얘들을 해고시켰거든. 그 둘은. 증거가 없어. 이 놈을 가만 놔두면 안 되겠다 싶어가지고 해고를 시킨 거예요") 사용함에 따라 백종문의 명예가 침해된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백종문은 자신의 위와 같은 발언이 악의적인 편집에 의해 왜곡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면서도, 그 발언의 의미를 설명해 줄 것을 요구하는 최승호의 인터뷰 요청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UHD 방송의 개국을 축하하는 자리입니다. 방송의 미래를 막지 마세요"와 같이 납득하기 어려운 대답을 하면서 그 해명을 회피하였다. 자신의 발언에 대한 해명 요청조차 거부하면서 자신의 발언을 인용하는 것이 명예권을 침해한다는 백종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합니다.

저는 거듭 김장겸 사장에게 사장으로서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 나의 드라마 피디로서의 업무를 방해했고, 나를 유배지로 내쫓았던 장본인이라 말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해명을 회피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꼭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그 답변을 듣기 위해 저는 이 자리에 찾아왔습니다.

 
'공범자들' 김민식 PD, 죄갚는 심정으로... 김민식 MBC PD가 9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공범자들> 시사회에서 암 투병 중인 이용마 해직기자 이야기와 파업 당시의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공범자들>은 <자백>을 제작한 최승호 감독의 신작으로 KBS와 MBC 등 공영방송을 망친 주범들과 공범자들의 실체를 다룬 기록영화다. 17일 개봉.

김민식 MBC PD가 8월 9일 <공범자들> 시사회에서 암 투병 중인 이용마 해직기자 이야기와 파업 당시의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정민

 
최승호 감독과 김민식 MBC PD, '공범자들' 물러나라 최승호 감독과 김민식 MBC PD가 9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공범자들> 시사회에서 구호를 외치며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공범자들>은 <자백>을 제작한 최승호 감독의 신작으로 KBS와 MBC 등 공영방송을 망친 주범들과 공범자들의 실체를 다룬 기록영화다. 17일 개봉.

▲ 최승호 감독과 김민식 MBC PD, '공범자들' 물러나라ⓒ 이정민


이제 인사위원회를 페이스 북 라이브로 중계하는 것에 대한 법률적 근거를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우리 헌법에서는 모든 회의를 공개하라고 천명하고 있습니다.
헌법 50조 1항에서는 "국회의 회의는 공개한다"고 천명하고 있습니다.
이를 헌법학자들은 "의사 공개의 원칙"이라고 말합니다.
헌법 109조 역시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한다"고 하여
재판 공개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가장 내밀하고 보수적인 영역인 사법부에서조차 공개 심리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헌법이 회의를 공개하라고 한 것은 '밀실논의를 차단'하기 위한 것입니다. 또 대표자들이 직무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수행하는지 감시를 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헌법 정신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 회의는 '공개를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MBC 사규 인사규정 제38조에는 "원에 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를 도모하기 위하여 인사위원회를 둔다"고 하고 있습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위원회가 되려면 무엇보다 밀실회의가 되는 것을 막고, 공개를 하여 투명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인사규정 제45조는 서면결의를 할 수 있게 돼 있으나, 이 경우 "사원에게 불이익을 주지 아니하는 의안"이어야 합니다. 
저는 한국의 대표 공영방송 MBC 인사위원회가 공개되지 않고, 밀실에서 진행되어야 할 하등의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공영방송의 임원들은 공인이이어서 초상권 보호 대상이 아니고 공개에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이것은 김장겸 사장님이 저를 대신해 법원에 법률적 자문을 구해주신 결과 다시 한 번 확인한 일입니다. 그리고 징계 당사자인 제가 공개에 찬성하고 있어 개인정보보호의 문제도 없습니다.

'해고' 정해 놓고 인사위?

제가 오늘 인사위에서 페이스북 라이브를 하기로 결정한 것은 임원 여러분 때문입니다.

지난 인사위에서 한 본부장님이 어떤 문서를 읽으면서 "개요를 보니 대표이사의 업무를 방해하였기에 해고를 요청한다고 되어 있는데 사상의 자유도 있고 행위의 자유도 있는데 이걸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중요하다. 김민식 차장은 여기 문서에 나온 대로 진술하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저는 그런 문서를 받은 적이 없습니다"하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인사부 직원과 부장이 당황해서 해당 본부장의 자리로 달려가 "이 문서는 인사위원들 열람용이고 김민식 차장은 이 문서를 받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지요? 그 순간 제가 "그 문서에 '해고를 요청한다'라고 나와 있나요? 그 문서에? 이미 해고를 정해놓고 지금 인사위를 여신 겁니까?"하고 말씀드렸습니다. 모두들 말을 못하시더군요. 해당 본부장은 본인의 실수에 난감해하며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보다 못해 옆자리에 앉아있던 다른 본부장께서 "아이고, 김차장. 다시 보니 문서에는 회부를 요청한다고 되어있네. 해고가 아니라 회부를 요청한다고." 아니 이미 인사위를 열어서 불러놓고 새삼 회부 요청이라고요? 잠시 후 인사위는 정회되고 '해고'라고 말씀하신 본부장님은 인사부 직원을 통해 자신의 서류를 수습해 급히 방을 빠져나가셨습니다. 

자, 지난번에 있었던 인사위 상황, 인정하십니까? 말실수였다면 당시 문서를 공개해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 드립니다.

mbc 인사위원회 사규를 읽어드리겠습니다.

제38조 (설치) 직원에 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를 도모하기 위하여 인사위원회를 둔다.
제45조 (서면 결의)
   1. 직원에게 불이익을 주지 아니하는 의안으로서 그 내용이 경미하거나 정례적인 것일 때에는 서면으로 심의 결정할 수 있다.
(참고로 출근정지 20일은 저에게 엄청난, 막대한 불이익을 주었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회사에 20일씩이나 오지 못하고, 전국의 극장을 돌며 영화 <공범자들> 홍보에 매진해야 했습니다. 체력적으로 힘듭니다. 다음부터는 이런 가혹한 징계는 재고해주십시오.)
제46조 (의사록) 위원회 간사는 회의경과 내용과 그 결과를 기재한 의사록(양식1)을 작성하여 위원장과 출석한 위원의 서명날인을 받아 보존하여야 한다.

당시 의사록을 확인하면 제가 앞서 말씀드린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사위 위원장은 백종문 부사장입니다. 최승호와 박성제를 이유 없이 해고 했다고 한 백종문 부사장은 그 자리에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궐석인 백종문 부사장이나 김장겸 사장이 인사위원에게 저의 해고를 요청했다고 저는 의심하고 있습니다. 저의 의심을 풀어주실 수 있습니까? 당시 문서와 의사록을 공개해주십시오. 지난 인사위에서 녹음이나 녹화 없이 인사위를 진행했기에 해당 발언을 증명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페이스북 라이브로 전 과정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동기와 원인을 제공한 것은 임원진 여러분입니다. 

 
 MBC노조 조합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방송문화진흥회 앞에서 이사회를 앞두고 고영주 방송문화이사회 이사장과 김장겸 MBC 사장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MBC노조 조합원들이 9월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방송문화진흥회 앞에서 이사회를 앞두고 고영주 방송문화이사회 이사장과 김장겸 MBC 사장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이희훈

 
 MBC노조 조합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방송문화진흥회 앞에서 이사회를 앞두고 고영주 방송문화이사회 이사장과 김장겸 MBC 사장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 이희훈


김장겸 물러나라고 외친 이유

자, 김장겸은 물러나라고 외친 이유, 소명하겠습니다.

김장겸 사장은 보도국 편집회의에서 세월호 유족을 가리켜 "완전 깡패네, 유족 맞아요?"라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지금도 믿기 어려운 말입니다. 그런 말이 술자리나 사석이 아니라 MBC 뉴스의 보도 방향을 제시하는 편집회의에서 나왔다는 것은 심각한 사안입니다. 이후 MBC는 세월호 유족을 폄훼하는 보도를 일관적으로 내보냈습니다.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들어보겠습니다. <공범자들>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법원은 이렇게 판결했습니다.

 "김장겸은 문제되는 발언(세월호 유가족을 지칭하며 "완전 깡패네. 유족 맞아요?")에 대하여 무혐의처분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채무자들이 그러한 발언이 존재하였던 것처럼 허위사실을 적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김장겸에 대한 불기소처분은 '세월호의 유가족을 깡패로 지칭한 표현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자체로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취지에 불과할 뿐이고, '김장겸이 그와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는 아니다.

이에 더하여 다수의 문화방송 소속 기자가 김장겸이 위와 같은 발언을 한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점, 문제된 발언이 이루어졌다는 편집회의에 참석한 기자가 작성한 자필메모에도 그와 같은 발언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와 같은 표현이 진실이 아니라는 점이 소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돌아오라! 마봉춘 고봉순’(돌마고) 공연에서 MBC 김민식 PD가 노래패와 함께 개사곡을 열창하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돌아오라! 마봉춘 고봉순’(돌마고) 공연에서 MBC 김민식 PD가 노래패와 함께 개사곡을 열창하고 있다.ⓒ 권우성


자, 법과 원칙을 존중하는 임원진 여러분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세월호 유족 깡패라는 김장겸 사장의 발언은 사실일까요, 거짓일까요?

지난번 인사위에 올라와 저는 김장겸 사장이 물러나야할 이유가 바로 이 자리에 앉아계시는 인사위 여러분이라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여러분처럼 무능하고 부도덕한 사람들을 임원 자리에 앉혀놓고 어떻게 제대로 회사를 운영한단 말입니까? 인사가 만사인데 말입니다.

보도국 출신 김장겸 사장이 보도를 통제하는 동안, 편성과 TV 제작은 김도인 본부장의 통제하에 있습니다. 영화 <공범자들>에도 모습을 보이시지요. 김장겸 사장에게 인터뷰를 시도하는 최승호 감독을 막고 나서자 최승호 감독이 "자네는 또 왜 이러는가? 이 친구야, 이러다 영화에 나오네. 난 다 자네를 생각해서 하는 이야기야"라는 대목에 나온 분입니다.

김도인 본부장의 라디오 국장 시절 일화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당신의 아들이 강원도의 한 고등학교 학생회장에 출마하자 자신의 휘하에 있던 프로그램 디제이에게 응원 영상을 찍게 합니다. 직무를 이용한 위계지요. 이게 고등학교 학생회 선거 선관위에서 문제가 되어 자신의 아들이 학생회장 입후보 자격이 박탈되자 바로 회사 일을 내팽개치고 강원도로 쫓아갑니다. 

자정이 남은 시간에 후배 피디에게 전화해서 자신 아들의 숙제를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그 후배가 이건 좀 아닌 것 같다고 하자 그제야 물러납니다. 그 후배는 나중에 보복인사를 당합니다. 

"이게 나라냐?"라는 말이 있는데요, 임원 여러분께 여쭤보고 싶습니다. "이게 회사인가요?" 

9월 4일 00시를 기해 언론노조 MBC 본부는 총파업에 들어갑니다. 이번 파업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파업이 될 것입니다. 제작을 거부하고 마이크를 내려놓는 피디 기자 아나운서들의 간절함을 외면하지 마십시오. 누구보다 MBC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싸움에 나서는 사람들입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MBC를 살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 이 자리에 계신 임원 여러분이 결단해야 할 때입니다.

"9월 4일 0시 이전에 김장겸 사장과 현 경영진은 조건 없이 사퇴하라.
김장겸이 물러나지 않는 한 총파업은 이제 우리의 선택이 아닌 의무이다. 국민의 명령이다."

다시 한 번 외칩니다.

김장겸은 물러나라, 김장겸은 물러나라, 김장겸은 물러나라.

페이스북 라이브로 함께 해주신 페이스북 시청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다시 싸울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이번 페이스북 라이브 투쟁에 대한 전략을 세워준 불세출의 전략가 이용마 기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용마야, 고마워." 

 
 MBC 김민식 피디가 지난 29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김장겸 퇴진!"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MBC 김민식 피디ⓒ 유지영


* 김민식 PD는 96년 MBC에 입사해 청춘 시트콤 <뉴논스톱>, 드라마 <내조의 여왕> 등을 만들었고, 2012년 언론노조 MBC 본부 편제부문 부위원장으로서 170일 파업을 함께 했습니다. 지난 5년, 김장겸 사장의 집요한 방해로 드라마 연출을 하지 못해, 작가로 전업을 고민하다 올해 초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펴냈습니다. 김장겸 사장이 떠난 후, 드라마국으로 복귀해 다시 로맨틱 코미디 연출가로 일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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