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원전 말고 안전!" "원전 옆 40년, 보상해야"

 

[에너지 대전환, 내일을 위한 선택 ①] 신고리 5·6호기 현장 엇갈린 민심

17.09.25 10:13l최종 업데이트 17.09.25 10:13l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미세먼지 오염, 그리고 후쿠시마 참사가 보여 준 원전재난의 가능성은 '더 이상 위험한 에너지에 기댈 수 없다'는 깨달음을 확산시키고 있다.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 중단으로 본격화한 탈핵 논쟁은 우리 사회가 민주적 절차를 통해 에너지체제를 전환할 수 있을 것인지 가늠 할 시험대가 되고 있다. <단비뉴스>는 기후변화와 원전사고의 재앙을 막고 '안전하며 지속가능한 에너지구조'를 만들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 지 모색하는 심층기획을 연재한다. (편집자) 

"지진은 예고 없다!"
"원전 말고 안전!"

지난 9일 오후 4시, 울산 남구 삼산로 롯데백화점 앞 광장에서 시민 수천 명이 일제히 목청을 높였다. 국내 관측 역사상 최강의 5.8규모 지진이 경주에서 일어난 지 1년(9월 12일)을 맞아 최대 원전밀집지역인 울산에서 열린 탈핵 집회였다.  

노인부터 어린이까지 목청 높여 '탈핵' 
 

 지난 9일 울산 롯데백화점 앞에서 열린 탈핵 집회에서 ‘원전 말고 안전’ 등 손팻말을 들어 올리는 참가자들
▲  지난 9일 울산 롯데백화점 앞에서 열린 탈핵 집회에서 ‘원전 말고 안전’ 등 손팻말을 들어 올리는 참가자들
ⓒ 서지연

관련사진보기


'안전한 사회를 위한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시민행동'이 이끈 이날 행사에서 시민 5천여 명(주최 측 추산)은 집회에 앞서 남구 번영로 울산문화예술회관부터 삼산로 롯데백화점까지 1.6킬로미터(km) 가량 가두행진을 벌였다. '핵발전소 14기도 모자라서 2기를 더 짓나'라고 쓴 현수막 뒤로 액운을 막아준다는 '삼두매' 조형물이 바람에 흔들리며 뒤따랐다. '핵발전소 14기'는 울산 반경 30km 내에서 이미 가동 중이거나 건설 중인 원전을 말한다. 그 뒤로 핵발전소를 덮칠 수 있는 해일, 붉은 악마 얼굴의 쓰나미, 멸종위기의 긴 다리 저어새, 방독면을 쓴 학생 등 다양한 상징물로 분한 참가자들이 발걸음을 이어갔다.   

탈핵 대회, 탈핵 콘서트 등 3부로 나뉘어 저녁 9시까지 이어진 집회에는 환경운동연합·전국YWCA연합회 등의 활동가 뿐 아니라 80대 노인에서 초등학교 어린이까지 다양한 세대가 참여했다. 이들은 전인권, 안치환, 크리잉넛 등 가수들과 사물놀이패의 공연에 맞춰 어깨춤을 추고 손뼉을 치며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등 탈핵 구호를 외쳤다.  
 

 가두행진에 앞장선 ‘신고리5·6호기 백지화 울산시민운동본부’ 현수막과 그 뒤를 따르는 삼두매
▲  가두행진에 앞장선 ‘신고리5·6호기 백지화 울산시민운동본부’ 현수막과 그 뒤를 따르는 삼두매
ⓒ 서지연

관련사진보기

 

 다양한 상징물로 분한 시민들이 가두행진에 나섰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방독면을 쓴 학생들과 저어새, 해일, 개구리로 분장한 참가자들. 개구리 분장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인근 개구리에서 고농도 세슘이 검출된 사건을 환기시킨다
▲  다양한 상징물로 분한 시민들이 가두행진에 나섰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방독면을 쓴 학생들과 저어새, 해일, 개구리로 분장한 참가자들. 개구리 분장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인근 개구리에서 고농도 세슘이 검출된 사건을 환기시킨다
ⓒ 서지연

관련사진보기


     
원전밀집지에 지진 공포, 수백만 시민 어쩌라고   

 

참가자들은 수백만이 살고 있는 울산, 경주, 부산 일대가 '세계 최대의 원전 밀집지대'가 됐고 지진 등 재난 가능성이 있는데도 핵발전소를 더 짓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장다울(39‧서울) 그린피스 활동가는 "부산과 울산에 위치한 고리원자력 발전소는 전 세계 186개 원전 단지 중 이미 가장 큰 규모이고 원전 인근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전을 짓지 않아도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가능하며, 향후 5~10년 내에 대체에너지의 경제성이 원전을 웃돌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원자력기구 원자로정보시스템(IAEA PRIS)을 보면 건설 완료된 신고리 4호기가 가동될 경우 고리‧신고리 원전 단지는 캐나다 브루스 원전 단지와 함께 각 8기의 원전을 보유한 세계 최대 원전밀집지가 된다. 여기에 신고리5‧6호기를 포함하면 총 10기로 캐나다 브루스를 밀어내고 단독 1위가 된다.

초등학생 아들의 손을 잡고 집회에 나온 조영(39‧여‧울산 매곡동)씨는 "지금 당장 우리가 사는 데는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위험은) 우리 아이, 그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가 짊어져야 할 몫이 된다"며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금 탈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버스로 3시간을 달려왔다는 곽이경(38‧여‧주부)씨는 "세계의 흐름이 탈핵인데 우리는 왜 거꾸로 가는가"라고 되물었다. 
 

 저녁 늦게까지 이어진 탈핵 집회에서 진지하게 연설을 듣고 있는 어린이
▲  저녁 늦게까지 이어진 탈핵 집회에서 진지하게 연설을 듣고 있는 어린이
ⓒ 윤연정

관련사진보기


신고리5·6호기 건설지역인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의 이종원(64) 상가발전협의회장은 "(과거에) 신고리3·4호기가 건설되면 관광객이 연 1천만 명 들어올 것이라고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이 말했지만, 실제로는 발전소가 들어선 후 지역경제가 다 죽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럼에도 탈핵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많은 데 대해 윤종오(45·새민중정당) 울산 북구 국회의원은 "한수원 등이 지역 언론을 매수해 여론을 호도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아이슬란드 부근의 섬나라 페로제도에서 온 케니스 폰슨(58·조선해양 엔지니어)씨는  "우리나라엔 원전이 없고 수력, 풍력 등을 사용한다"며 "해로운 에너지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시민적 합의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길가다 집회를 지켜보는 중이었다는 그는 "가장 걱정되는 것이 핵폐기물(사용후핵연료)인데, 처리하지 못할 거면 원전을 짓지 않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  '원전 말고 안전' 탈핵 집회 영상
ⓒ 서지연, 박진홍

관련영상보기


찬핵 집회에선 삭발 결의까지 

그러나 탈핵을 외치는 목소리만큼 찬핵 주장도 거셌다. 비슷한 시각 울산 남구 태화강역 광장에서는 신고리5‧6호기 건설 중단에 반대하는 단체가 맞불 집회를 열었다. 한수원 노조원‧가족과 울주군 서생면 주민 등 7개 단체가 참여한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8천여 명이 모였다. 

무대에 오른 김병기(55) 한수원 노조위원장은 "원전 시공사와 협력사, 원전을 자율 유치한 주민들 모두 나라를 생각한 죄밖에 없다"며 "원전을 없애면 에너지안보가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과 이상대(60) 서생면주민협의회장 등 4명은 신고리5·6호기 건설 중단 저지를 결의하며 현장에서 삭발을 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이후 "전기요금 폭등으로 국민요금 배가 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태화강역에서 터미널사거리까지 2.3km 구간을 행진했다.
 

 김병기 한수원노조위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이상대 서생면주민협의회장(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 4명이 삭발식을 하고 있다
▲  김병기 한수원노조위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이상대 서생면주민협의회장(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 4명이 삭발식을 하고 있다
ⓒ 손복락

관련사진보기


생업 잃은 주민, 이주 무산될까 '건설 중단 반대'

찬핵 집회의 구호가 '에너지안보'나 '전기요금 폭등 우려' 등이었던 것과 달리, 신고리5·6호기 건설예정지인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 신리마을 주민 다수의 걱정은 '이주와 보상 무산'이었다. 지난달 10일 <단비뉴스> 취재진이 마을을 찾았을 때, 한 달여 전(7월 14일) 공사가 중단된 78만 평(257만4002㎡) 가량의 부지에는 수십 미터(m) 높이의 크레인 9대가 멈춰선 채 흙먼지만 일고 있었다. 

공정률 30%에서 중단된 건설 현장은 땅바닥이 파헤쳐진 채 방치됐거나 파란색 비닐이 덮여 을씨년스런 모습이었다. 자줏빛으로 녹슨 철근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고, 깨진 돌무더기와 잡초 사이로 물이 고인 웅덩이는 폐수에 녹조가 엉겨 거무죽죽했다. 농지와 집이 수용돼 이주한 골매마을 주민들에게서 한수원이 어업보상으로 사들인 어선 20여 척은 공사장 한편에 방치돼 있었다. 인기척 없는 현장에는 세찬 파도 소리만이 적막을 깨고 있었다. 
 

 지난 8월 10일 찾아간 신고리5·6호기 공사현장. 왼쪽으로 보이는 건물은 신고리 3·4호기
▲  지난 8월 10일 찾아간 신고리5·6호기 공사현장. 왼쪽으로 보이는 건물은 신고리 3·4호기
ⓒ 강민혜

관련사진보기

 

 
▲  신고리 5·6호기 공사 반경 내 모습
ⓒ 서지연, 박진홍

관련영상보기

 

 신고리5·6호기 현장인 골매마을의 빈 집들이 헐린 자리에 한수원이 주민들에게서 사들인 어선들이 방치돼 있다
▲  신고리5·6호기 현장인 골매마을의 빈 집들이 헐린 자리에 한수원이 주민들에게서 사들인 어선들이 방치돼 있다
ⓒ 박진홍

관련사진보기


가까이에 이미 신고리 1·2호기와 3·4호기가 있는 신리마을의 주민 500여명은 원전으로 인해 일상이 거듭 무너졌다. 이곳이 고향이라는 정옥진(73·여·가명)씨는 "(2008년 공사가 시작된) 신고리3·4호기 때부터 근 10년 간 공사 분진 때문에 빨래를 널면 새카맣게 먼지가 묻었다"며 "호흡기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신고리 5·6호기 공사가 시작되고부터는 매일 밤 돌 깨는 소리(기초굴착작업)에 잠을 못 이루었을 정도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마을 중간쯤에 있는 박봉남(81·여)씨의 식품잡화점은 곧 무너질 듯한 모습이었다. 기초굴착작업 이후 지반이 흔들리면서 무너진 천장 틈으로 빗물이 새어 들어와 내부 모서리마다 검푸른 곰팡이가 슬었다. 건물 외벽에는 슬레이트 지붕을 타고 녹물이 흘러내려 언뜻 보면 폐가처럼 느껴졌다.  
 

 박봉남 씨의 점포. 공사 영향으로 곳곳이 무너지고 물이 새 곧 쓰러질 것 같은 모습이다
▲  박봉남 씨의 점포. 공사 영향으로 곳곳이 무너지고 물이 새 곧 쓰러질 것 같은 모습이다
ⓒ 박진홍

관련사진보기


그런데도 박씨는 집을 수리하지 못한다. 이 마을은 지난 2016년 집단 이주 및 보상을 조건으로 신고리5·6호기를 자율 유치했는데, 아직 협상과 보상 절차가 마무리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씨는 "집이며 농지며 다 가격 책정을 해 놓은 상태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한다"며 "지금껏 참고 살아온 대가로 이주비용을 대주겠다고 했는데, 건설 중단이 웬 말이냐"고 목청을 높였다. 
 

 박봉남 씨 집의 무너진 천장. 굴착공사 등의 영향으로 땅이 울리고, 그 충격으로 집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고 한다
▲  박봉남 씨 집의 무너진 천장. 굴착공사 등의 영향으로 땅이 울리고, 그 충격으로 집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고 한다
ⓒ 강민혜

관련사진보기


"원전 옆 40년 거주, 합당한 보상 필요"  

"신고리 1~4호기가 들어설 때는 우리 지역 주민들이 생업 전폐하고 매일 반대 시위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밀어붙였잖아요. 우리는 40년간 원전을 끼고 살면서 피해 본 사람들입니다."

이상대 서생면주민협의회장은 지난 2013년 신고리5·6호기 자율 유치에 앞장섰다. 어차피 지어질 원전이라면 1500억 원의 '자율유치 인센티브'를 받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서다. 이 회장은 "솔직히 원전 8개 있으나 10개 있으나 뭐가 다르냐"며 "우리 주민들 좀 잘 살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 설득해서 자율 유치하는 데 5년 걸렸는데, 공론화위원회에서 3개월 만에 신고리5·6호기 건설 중단(백지화) 여부를 결정한다고 하니까 납득이 가겠냐"며 "신고리 5·6호기는 예정대로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대 회장은 “40년간 원전 주변에서 희생한 주민들에게 합당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며 신고리5·6호기 백지화에 반대했다
▲  이상대 회장은 “40년간 원전 주변에서 희생한 주민들에게 합당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며 신고리5·6호기 백지화에 반대했다
ⓒ 박진홍

관련사진보기


이 회장은 현재 신고리5·6호기 건설중단 반대 울주군 범군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반대집회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달 1일에는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등과 함께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공론화위원회 활동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땅도 바다도 잃고, 떠날 수밖에 없는 사람들

"신리 마을은 '반농반업(반은 농업, 반은 어업)'이에요. 배 과수원을 비롯해 농가 소득이 괜찮았는데, 3·4호기부터 5·6호기까지 지으면서 부지에 과수원, 농지가 거의 다 편입됐어요. 바다 역시 마찬가집니다. 현재 우리 주민 생계수단이 없는 거예요. 이주 준비를 거의 다 했는데, 먹고 살 방도가 없어요."

최해철(65) 신리마을 임시 이장의 말이다. 그의 말대로 마을에는 '먹고 살 길이 없어진' 주민들이 많다. 최성근(60)씨는 1970년 고리 1호기가 들어서면서 고리에서 골매로, 신고리 3·4호기가 들어서면서 골매에서 신암으로 이주했다. 고기 잡던 배를 한수원에 팔아 어업보상을 받았다. 지금은 바다에 어망 몇 개를 던져두는 것 외에 벌이가 없어 "있는 돈을 까먹고 있다"고 말했다. 

40여 년째 해녀 일을 해온 장금자(66)씨는 "예전엔 바다에 전복, 해삼 등 해물이 많아서 돈을 잘 벌었다"며 회고했다. 하지만 신고리 3·4·5·6호기 유치 이후로는 발전소에서 8km 거리바다에 울타리를 쳐 못 들어가게 막는다고 한다. 장 씨는 "물질 할 수 있는 해역이 줄어 생계가 어려운 형편"이라며 "발전소를 마저 지어서 이주와 보상을 해주길 원한다"고 말했다.  
 

 장금숙(오른쪽)씨와 언니 장금자씨. “신리마을에서 수십 년 해녀 일을 하며 살았지만 원전이 들어선 후 물질이 어려워졌다”며 보상을 받아 이주하길 원했다
▲  장금숙(오른쪽)씨와 언니 장금자씨. “신리마을에서 수십 년 해녀 일을 하며 살았지만 원전이 들어선 후 물질이 어려워졌다”며 보상을 받아 이주하길 원했다
ⓒ 박진홍

관련사진보기


"원전 옆에 살고 싶은 사람이 어데 있노" 

그렇다고 신리마을 주민들이 원전의 안전성을 믿는 건 아니다. 3대 째 신리 마을에 산다는 이병철(75·가명)씨는 기자에게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정부가 탈핵을 추진하려면 먼저 원전 지역 주민들의 피해를 살피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웠다. 

"일본 원전사고 지역 사람들도 방사능 묻었다고 (다른 지역) 사람들이 근처에 못 오라 한단다. 원전 옆에 살고 싶은 사람이 어데 있노? 경북에서 쓰는 발전소 경북에다 짓고, 전국에 쓸 발전소 전국에 지어야 하는 거 아니가. 3·4호기 들어올 때 반대 시위도 했는데 안 되더라. 정부 정책이니 별 수 있나. 우리 주민들도 같은 나라 사람인데, 대책을 내 줘야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세명대학교 저널리즘 스쿨 대학원 온라인 미디어 <단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신고리5,6호기#울산#부산#원전#신고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정치보복'이라는 물타기

 
때 아닌 노무현 전 대통령 논란… 반복되는 '피장파장의 오류'김민하 / 저술가 | 승인 2017.09.25 09:23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법적대응을 예고하고, 이에 다시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반발하면서다.

정진석 의원의 글이 문제가 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최후를 왜곡했기 때문이다. 정진석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를 개인적 차원으로 축소해 서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측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글 자체도 문제지만 그 너머를 직시해야 할 필요도 있다. 애초에 정진석 의원이 문제가 된 표현을 쓴 것은 ‘정치보복’을 논하려 했기 때문이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정보기관을 동원한 권력남용에 대한 수사 움직임을 정치보복으로 규정하려다 헛발질을 한 것이다. 정진석 의원은 이후 해명(?)글에서도 “최대의 정치보복은 이명박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가한 것”이라는 박원순 시장의 말에 반박하기 위한 의도였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정진석 의원의 인식은 한국 정치가 선호하는 문법의 전형을 보여준다. 정진석 의원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재구성하면 ‘이명박 정권이 정치보복을 한 일이 없는데, 문재인 정권은 정치보복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된다. 일상어법의 차원에서 이 문장을 뒤집어보면, 이 주장의 전제가 ‘정치보복을 했다면, 정치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것임이 드러난다. 내가 한 대 때렸다면 너도 한 대 칠 수 있다는 식이다. 이런 인식 속에서 정치는 편을 갈라 싸우는 이전투구에 불과한 것이 된다.

이후 이어진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반응도 마찬가지 문법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보수진영의 대통령들은 마치 나쁜 짓을 하려고 정권을 잡은 양 무차별 조롱해대며 구악의 상징으로 만들고 있다”, “반면, 노무현 대통령의 ‘노’자만 꺼내면 용서할 수 없는 역사의 죄를 지은 양 발끈하고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난리를 친다”고 썼다. 왜 ‘너는 되고 나는 안 되느냐’는 것이다.

또, 장제원 의원은 “보수진영의 대통령들을 조롱하고 박해하면 할수록 자신들 진영의 전, 현 대통령에 대한 막말과 비난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면서 “이제 그만합시다”라고도 했다. ‘네가 안 때리면 나도 안 때리겠다’는 얘기다. 이런 식으로 피장파장의 오류를 몇 겹에 겹쳐서 쌓아 올리는 건 한국 정치의 일반적 문법이 된 지 오래이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자유한국당 서청원, 정진석 의원이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정권이 좌파 연예인 TF와 블랙리스트를 통해 국가정보원을 국내정치에 개입토록 한 이유는 그 자신들이 이런 문법의 신봉자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은 대통령 취임 직후에만 해도 대통령 선거에서 600만 표 이상의 차이로 정권을 되찾았다는 승리의 기쁨에 젖어 있었다.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누구나 알고 있듯 2008년의 광우병 촛불시위이다. 이명박 정권은 이 사태를 통해 온라인 공간의 여론이 여전히 자신들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됐다.

보수세력에게 온라인 공간은 오랜 기간 공포의 대상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탄생시킨 2002년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이회창’이라는 이름 석 자로 불리지도 못했다. 노사모와 ‘노풍’으로 대표되는 여론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는 ‘귀족 대 서민’의 프레임에 빠져 나오지 못해 조롱과 비아냥의 대상으로 전락했고 결국 정권 탈환에 실패했다. 보수세력은 이 때부터 인터넷 공간에 대해 일종의 트라우마를 가지게 됐다. 이명박 정권에게 2008년 촛불시위는 그렇기 때문에 ‘심리적 결정타’였다. 싸움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거였다.

이명박 정권은 크게 두 갈래로 이 상황에 대응했다. 하나는 인터넷 공간의 여론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거였다. 이는 국정원의 문화예술계에 대한 각종 공작과 민간인까지 동원한 여론조작팀의 운영으로 구체화됐다. 다른 하나는 그러한 활동이 정당화될 수 있도록 이 사태의 ‘불순한 배후’를 상정하고 한국정치의 고질적인 피장파장의 오류를 다시 한 번 반복하는 것이었다.

‘배후’로 지목된 것은 전직 대통령이었다. 정말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봉하마을이 촛불시위에 쓰인 초를 다 댔다고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전직 대통령 정도는 돼야 ‘배후’의 지위에 걸맞는다고 생각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지금의 여당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치보복’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는 것은 이런 맥락 때문이다.

정보기관을 필두로 한 정부 관련 부처들이 이런 황당한 인식에 코드를 맞춰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이유는 이 상황 자체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직접 개입해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한겨레는 2012년 총선 한 달 전 작성된 군 사이버사령부 내부 문건에 심리전단 인원의 증편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두 번에 걸쳐 지시했다는 표현이 나온다고 25일 지면에 보도했다. 이 문건에는 이명박 정권의 청와대가 “주요 이슈에 대한 집중 대응 요구”를 했으며 이 ‘주요 이슈’에는 한미FTA, 제주해군기지, 탈북자 인권 문제 등이 포함된다고 적혀있다고 한다. 당시 청와대가 여론 조작 전반을 지시하고 일상적으로 관리했다는 의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행태는 당연하게도 현행법을 위반한 것이므로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정보기관은 그 특성상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질 수밖에 없으므로 더욱 철저히 법에 의한 통제에 따르도록 해야 한다. 이는 누가 누구에게 어떤 보복을 했다는 맥락과는 관계가 없다. 잘못된 일을 바로잡자는데 ‘정치보복’만 되풀이해 말하는 것은 정치에 대한 냉소적 인식만을 확산시킬 뿐이다.

황당한 것은 보수세력의 기만적 논리를 공론 조성의 책임을 져야 할 언론이 함께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25일 사설을 통해 “비극적 최후를 맞은 전직 대통령에 대해 ‘부부싸움’ 운운한 정 의원의 태도는 바르지 못하다. 그렇다고 과거 보수 정권을 애초 ‘적폐’로 몰며 사전 각본이라도 짠 듯 일사불란하게 칼날을 들이대는 여권 행태도 문제다”라며 “부처마다 편 갈라 과거사나 파헤치고 있을 만큼 한가한 시국인가. 또 부처 내 분열과 이반은 어쩔 텐가. 위원회를 주로 진보 성향 인사로 채운 점도 걱정”이라고 썼다. 정부 여당과 자유한국당의 태도 모두가 문제라면서도 여전히 사건을 ‘똥 묻은 개와 똥 묻은 개의 싸움’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주장은 조선일보를 필두로 한 다른 보수언론들도 꾸준히 내놓아온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의혹은 박근혜 정권에서 수사를 한 결과 혐의가 없는 걸로 밝혀졌는데도 문재인 정권이 이를 재론하는 것은 정치보복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는 둥의 내용이 그것이다.

그러나 그 시절엔 밝혀낼 수 없었던 새로운 사실들이 연일 그야말로 ‘발굴’되고 있다. 오히려 언론이 물어야 할 것은 왜 이런 사실들이 박근혜 정권에선 밝혀지지 않고 문재인 정권에 와서야 밝혀질 수 있었느냐는 것이다. 모든 것을 ‘정치보복’으로 만들고 문제를 그냥 두자고 말하는 것이야말로 이 나라의 시스템을 위협하는 망가뜨리는 행위다.

김민하 / 저술가  webmaster@mediaus.co.kr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소똥구리 먹이 ‘생산’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소

 
이강운 2017. 09. 22
조회수 1142 추천수 0
 
생물학자 이강운의 24절기 생물 노트
사료 대신 풀만 먹고 종일 놀다 배설하면 일과 끝
애기뿔소똥구리 겨우 멸종 면해, 사료가 바꾼 생태계
 
c5.jpg» 전남 영광군 안마도의 풀밭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는 한우. 좁은 우리에서 사료만 먹는 소와 달리 소똥구리의 먹이를 배설한다.
 
오늘은 낮밤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추분(秋分). 아직 남은 여름의 뜨거움으로 벌레들은 못 다한 짝짓기도 하고 알도 낳고 통통하게 살이 붙은 애벌레는 번데기를 만들거나 고치를 서둘러 튼다. 방울벌레와 귀뚜라미는 날개를 서로 부딪치며 아직 목이 쉬지 않은 청아한 노래로 가을을 재촉한다. 
 
어른벌레나 알로 혹은 애벌레나 번데기처럼 노출되어 있는 상태로 겨울을 넘길 곤충은 세포가 얼지 않도록 몸 속 수분을 빼고 얼지 않은 물질을 껍질에 코팅하여 자신의 몸을 보호한다. 아늑한 집으로 고치를 만드는 나방이나 땅속으로 들어가 월동하는 소똥구리나 딱정벌레 종류는 솜이불을 덮고 있거나 따뜻한 방에 기거하는 셈으로 상대적으로 안전해 꿀잠을 자겠지.
 
깊은 산속 연구소의 첩첩한 산들이 고산준령은 아니건만 산을 구비 구비 돌아들 적마다 계절이 다가온다. 낮이 짧게 느껴지면서 열기는 사라지고 조금씩 가을로 달려가고 있다. 
 
해가 닿는 곳마다 꽃은 핀다. 솔방울 형태의 꽃 모양에, 꽃 가운데는 가루를 곱게 치는 체 모양을 하고 있는 솔체꽃, 계단 오르듯 층층이 꽃을 피워 결국은 하늘로 날아갈 것 같은 층꽃나무, 빽빽이 뭉쳐서 꽃이 피는, 종명이 ’’화려함’(splendens)이어서 이미 이름으로 화려함을 뽐내는 꽃향유까지. 모두 세련된 보라색 꽃을 피우면서 이름도 예쁜 우리꽃이다. 꽃이 뭉텅이로 피고 향기가 진해 특별히 곤충이 좋아하는 가을꽃이다. 
 
1980년대 충주댐 건설로 거의 멸종했다가, 2005년도 여주 남한강가에서 목숨줄을 이어 멸종위기생물로 연명하다가, 다시 4대강 개발에 쫓겨 강제 이주를 당하고. 우여곡절과 수난의 역사를 지닌 단양쑥부쟁이도 연한 보랏빛으로 가을을 상징한다. 솔체꽃에, 단양쑥부쟁이 꽃에 앉아 열심히 꿀을 빠는 네발나비가 잘 어울린다. 
 
c1.jpg» 네발나비 애벌레.
 
다리가 6개, 날개가 2쌍, 더듬이가 1쌍이며 머리, 가슴, 배 3 부분으로 몸이 나누어진 동물을 곤충이라 하는데 네발이라니. 어떻게 4개의 발만 갖고 나비가 되고 곤충의 범주 속에 들어갈 수 있나. 필요 없다 생각해 없앤 2개의 앞발이 흔적만 남아있다. 사용하지 않을 뿐 실제 6개의 다리가 있는 셈이다. 나비 중 가장 많은 종류가 네발나비과에 속하므로 ‘발’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 ‘진화’의 과정을 우리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겠지만 적응하기 위해 아마도 1000년 뒤 쯤에는 모든 나비들이 쓸데없다 생각하는 2개의 발을 없애버릴지도 모른다.
 
c6.jpg» 한반도 나비의 종 구성.
 
잡초, 사람이 심지 않으면 잡초라고 죽이려 하고, 외래종, 원래 살던 곳이 아니어서 서러운데 외래종이란 이름으로 따로 떼어 별종 취급하니 괴롭다. 잡초면서 게다가 외래종인 생물은 어떨까? 사나운 가시가 수없이 돋아나 줄기와 잎에 촘촘히 박혀있어 살짝만 닿아도 긁히기 십상이다. 살갗이 쓸리면 따갑고 쓰라린 정도가 넘어져 까진 것보다 훨씬 심하다. 생명력도 강해서 일단 자리를 잡으면 산이건 밭둑이건 길가건 가리지 않고 자라는 골칫덩어리라 오죽하면 마귀풀이라는 별명이 붙었을까.
 
c7.jpg» 외래종으로 왕성하게 번성하는 환삼덩굴.
 
하지만 네발나비 애벌레는 바로 이 가시투성이 마귀풀인 환삼덩굴만 먹고 산다. 아무도 가까이 하지 않는 그 잎을 이용해서 우산 모양의 아늑한 집을 만들고 안전한 집안에서 야금야금 잎을 파먹으며 자라는 애벌레. 잡초면서 외래종인 환삼덩굴을 모조리 없애는 순간 더는 네발나비도 살 수가 없다. 어떻게 잡초란 이름을, 외래종이란 존재를 잘 풀어갈 수 있을지?
 
닭이 울고 날이 새면 소똥구리의 소인 코프리스(Copris: 뿔소똥구리 속)와 이들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소인 업쇠가 어슬렁어슬렁 축사를 나와 산으로 출근한다. 곤충 연구소에서 소를 키운다는 이야기를 들은 방문객들이 소가 어디 있냐는 질문을 받으면 나는 얼른 ‘코프리스와 업쇠’로 이름을 고쳐 부른다. 멸종위기종인 애기뿔소똥구리의 신선한 밥을 공급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있는 내 가족이니까.
 
 
 
그저 자유롭게 산책을 다니며 신선하고 맛난 풀을 실컷 뜯어먹기만 하면 되는 코프리스와 업쇠는 행복하다. 방목지를 휘저으며 신나게 먹고 열심히 똥을 눠 애기뿔소똥구리 사육에 필요한 소똥만 싸 주면 되니까. 단 한 번도 풀밭을 밟아보지 못한 채 몸만 겨우 세울 수 있는 비좁고 갑갑한 축사에 갇혀 도축될 때까지 사료를 먹으며 그들로서는 평생인 3년여를 견뎌야 하는 일반 소를 생각하면 가슴 아프다. 
 
몸길이 13~15㎜ 정도. 애기뿔소똥구리 수컷 머리에는 뿔이 달려 있다. 5월부터 10월까지 활동하고 알에서 어른이 될 때까지만 부모가 보호하며 키우는 반사회성 곤충이다. 먹이인 똥은 여기저기 아무데나 흩어져 있고 빨리 말라붙기 때문에 빨리 먹고 번식해야 한다. 똥을 찾아내기 위한 정교한 감각기관이 있어야 하고 어디든 똥 냄새가 나는 곳으로 이동할 튼튼한 날개가 있어야 한다. 
 
c3.jpg» 영광 안마도에서 서식을 확인한 뿔소똥구리 수컷.
 
c2.jpg» 몸 길이에 견줘 뒷날개가 다른 곤충보다 긴 애기뿔소똥구리.
 
애기뿔소똥구리는 똥의 위치를 알아낸 뒤에 똥 밑으로 굴을 파고 똥을 묻는다. 이렇게 하면 똥을 더 오랫동안 먹을 수 있고 환경 변화에 견디기 좋은 서식처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생이나 포식 같은 천적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멋진 똥 처리 방법이다. 소똥구리가 먹어서 분해시킨 똥은 더는 환경을 오염시키는 골칫덩어리가 아니고 오히려 땅을 기름지게 하는 천연의 거름으로 재활용한다. 게다가 애기뿔소똥구리 머리와 가슴 연결 부위에 붙어 같이 다니는 응애(편승 응애)는 파리 애벌레인 구더기를 잡아먹어 주변을 청결하게 한다. 
 
소똥구리가 주는 혜택이 이렇게 훌륭하고 다양한데 소똥구리 종류는 총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똥 덩어리를 동그란 볼처럼 빚어서 뒷발질로 멀리 굴려간 뒤에 땅에 묻는 행동학적 특성이 있는 왕소똥구리나 소똥구리는 오래 전에 자취를 감춘 절멸 단계고, 애기뿔소똥구리는 멸종위기종이니 막을 방도를 찾아야겠다. 얼마나 값진 재산을 인간의 욕심으로 버리고 방치해서 영원히 없애려 하는 것인지? 
 
c4.jpg» 애기뿔소똥구리에 기생하는 새로운 응애를 보고한 논문 표지.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에서 증식하고 있는 애기뿔소똥구리와 뿔소똥구리에서 4종의 국내 미기록 편승응애(Copriphis hastatellus, Holostaspella scatophila, Macrocheles japonicus, Onchodellus siculus)를 찾아내어 안동대학교 금은선 박사, 정철의 교수와 함께 2016년 과학저널 아시아·태평양 곤충학 저널(JAPE)에 최초 보고하였다. 112년 전인 1904년 북한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기록만 있던 Parasitus consaguineus 란 편승응애를 다시 기록하고 응애의 역할을 재확인하는 작업도 동시에 진행해 큰 성과를 거두었다. 
 
국립생물자원관의 멸종위기곤충 애기뿔소똥구리 전국 개체군 조사차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전라남도 영광군 안마도에 갔다. 약 21만 여 평의 방목지를 샅샅이 살피고 돌아보느라 마음이 바빴다. 파란 하늘 올려다 볼 겨를 없이 조사하다가 목장 주인인 김영신 할아버지를 만났다. 단번에 쉽게 마음을 여시는데 소를 같이 키우는 동료의식인가 보다.
 
석양 무렵 뜰에 앉아 묻기도 하고 답하기도 하면서 퍽이나 진지하면서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소가 똥을 싸면 소똥구리가 따라와 똥을 먹어 치우니 파리도 많지 않았고 소똥구리가 지천이어서 가장 좋은 장난감이었는데, 방목을 하면서도 할 수 없이 살을 찌우기 위해 사료를 조금씩 먹였는데 사료 먹인 후부터 정말 귀신같이 없어졌어. 사료 먹인 똥은 많이 퍼져, 동글동글 모이지 않고. 소똥구리도 먹기 불편했을 거야” 
 
똥에서 시작되는 멋진 순환의 고리를 보고, 힘이 되면 끊어진 인연을 다시 이어 보겠다고 말씀하시는 안마도의 김영신 할아버지 이야기에 ‘환경과 자연과 인간이 같이 사는 게 중요 하다’라고 맞장구를 치면 너무 허무하고 가벼웠다. 소를 키우며 자연의 이치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자연 흐름의 결을 따라 살아야한다는 강한 믿음이 내게 전해져 마음 속 깊이 울리는 할아버지의 진심을 읽는다. 
 
“잘 하라고.” 
 
글·사진 이강운/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소장 

관련글

 
이강운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소장
한국서식지외보전기관협회 회장. 국립안동대학교 식물의학과 겸임교수. 저서로는 <한국의 나방 애벌레 도감(Caterpillars of Moths in Korea)>(2015.11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캐터필러>(2016.11 도서출판 홀로세)가 있다.
이메일 : holoce@hecri.re.kr      
블로그 : http://m.blog.naver.com/holoce58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4대강 사업 ‘국정원 개입’은 왜 규명대상에서 빠졌나

[단독]4대강 사업 ‘국정원 개입’은 왜 규명대상에서 빠졌나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입력 : 2017.09.23 12:54:00 수정 : 2017.09.23 14:54:44

 

2010년 2월 8일 서울 한강시민공원 양화지구에서 새마을운동 중앙회 주최로 열린  ‘녹색새마을 4대강·하천 살리기 실천 다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새마을 노래를 부르고 있다. /정지윤 기자

2010년 2월 8일 서울 한강시민공원 양화지구에서 새마을운동 중앙회 주최로 열린 ‘녹색새마을 4대강·하천 살리기 실천 다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새마을 노래를 부르고 있다. /정지윤 기자

 

“인터뷰할 때 95%는 망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다 망했습니다. 하천부지 점용허가가 취소된 후 점용허가가 있는 사람에 한해 평당 9300원인가 9700원인가 이전비가 나왔습니다. 당시 우리는 개간비를 달라고 했었는데 개간비는 줄 수 없다고 하고….” 

9월 21일 기자와 통화한 백선기씨(70·충남 부여군)의 말이다. 

“정비 후요? 이제 갈대도 나고 버드나무도 있긴 한데 잡초가 우거져 사람들 들어갈 정도는 못됩니다. 관리가 안돼서겠죠. 자전거 도로도 제방에 만들긴 했는데 외지 사람들은 거의 지나가지 않고 여기 주민이나 운동 삼아 산책하는 정도네요.” 

2009년 5월, 기자는 4대강 사업 금강지구로 선정된 충남 부여군 세도면에 가서 그를 비롯한 마을대책위원회 사람들을 만났다. 마을 주민들은 금강 하천부지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었다. 하천부지는 당시 국토해양부 관할이다. 하천부지가 국가 소유이므로 농민들은 매년 관례적으로 점용허가를 갱신해 이용했다. 4대강 사업으로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었다. 농민들은 대책위를 만들어 보상을 요구했다. 

특이했던 것은 이들의 하소연을 듣겠다고 방문한 사람들이었다. 국정원이라고 했다.

마을사람들이 기자에게 내미는 명함을 보니 틀림없었다. 이름과 전화번호 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명함. 전형적인 국정원 명함이다. 

국정원 직원 두 사람은 마을사람들을 만나 의견도 청취하고 토마토 밭, 제방 사진도 찍어갔다. 군청에도 들러 군 유지들과 식사자리를 가진 것도 확인되었다. 이들이 상경시위를 하려 하자 직원들은 전화를 걸어 “(위에) 밉보일 수도 있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기자는 취재 내용을 바탕으로 “국정원, 4대강 사업에 개입했다”는 기사를 작성했다.(<주간경향> 826호, ‘국정원, 4대강 정비사업 개입했다’ 기사 참조) 

운하 반대 교수모임 등의 사찰에 국정원 관여 정황 내지는 의혹이 나왔지만 구체적으로 개입한 직원 이름 등이 밝혀진 최초 케이스다. 

그해 국무총리실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이성남 의원이 <주간경향> 보도사례를 거론하며 서면문의한 자료에 대해 총리실 측이 “국정원의 4대강 살리기 사업 관여는 국정원의 직무범위 내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음”이라고 밝혔다가 “착오였다”고 정정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 4대강 국정원 개입 최초 케이스 

조국 당시 서울대 법대 교수(현 청와대 민정수석)가 당시 <주간경향>에 한 코멘트와 같이 “4대강 사업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고 작성·배포하는 것은 국정원 고유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일로, 명백한 위법”이다. 국정원 직원의 직무를 규정한 국정원법 3조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의 직무상 정보수집 대상은 “국외 정보 및 국내 보안정보(대공·대정부 전복·방첩·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당시 기자가 주목한 부분은 이들 국정원 직원 2인이 지역(대전·충남)이 아닌 서울에서 직파되었다는 점이다. 마을 주민들을 만난 국정원 직원들은 ‘청와대 높은 분’을 연결시켜주겠다는 제안도 했다. 당시 조국 교수는 “정황상 청와대 직보 체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4대강과 관련해 그런 식으로 청와대와 연결되는 것도 물론 위법”이라고 밝혔다. 

이 국정원 직원들은 당시 기자와 통화에서 앞서 총리실 서면답변처럼 “정보수집 차원”이라고 밝혔다. 

9월 20일, 이들이 쓰던 011번호 휴대폰에 전화를 걸어본 결과 모두 해지되어 있었다. 명함에 나와 있는 이들의 이메일(네이버, 다음메일)로 문의메일을 보냈으나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당시 <주간경향> 기사에 코멘트한 국정원 대변인실 서기관은 9월 21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이제는 정년퇴임한 상황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 국정원 직원에 대해서도 “부서가 달라 어떻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국민의 국정원으로 거듭나겠습니다.” 

국정원 홈페이지의 적폐청산TF 코너의 안내말이다. 

적폐청산TF는 조사사건 대상을 15개 범주로 제시하고 있다. 

15개 목록은 구체적이다. 1번으로 제시되어 있는 ‘국정원 간부의 청와대 비선보고 사건’은 “국정원 C 전 국장이 청와대에 비선보고를 해온 의혹”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이른바 우병우-최순실 인맥으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핵심 관련자로 거론되고 있는 국정원 추명호 국장 관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9번으로 제시되어 있는 ‘언론보도 현안 관련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도 ‘OO일보 보도문건 관련 작성 경위 및 청와대에 보고한 의혹’라고 부연 설명되어 있다. 세계일보의 2014년 정윤회 문건 보도 관련이다. 

‘15. 사회 주요인사 불법사찰 사건’ 역시 “종교계·문화예술계 등 사회 각계 유력인사에 대해 불법적으로 사찰한 의혹”으로 한정지어져 있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핵심 사업이었던 4대강 사업에 대한 개입은 국정원이 해명한 것처럼 ‘일상적인 정보수집 업무’ 차원이었을까. 

 

■“4대강 찬성 거절 후 탄압 노골화” 

“협박까지는 아니고 술을 마시며 굽실굽실하는 분위기였다. 처음에는 ‘왜 최열 대표님은 우리 이명박 대통령을 싫어하느냐’고 물었다. 싫어하긴 누굴 싫어하냐고, 왜 그런 소리를 하시느냐고 되물었다. 그런 식으로 두 번 만났는데 마지막 만날 때는 지금 대표님이 어려운 상황이지 않으냐, 환경재단이 연구용역도 하냐고 물었다. 그러더니 ‘용역 한 번 하시겠습니까. 4대강 관련으로. 단 결론은 찬성으로 나와야 한다’고. 4대강 관련으로 한 번 도와주시면 뭐든지 하겠다고…”

이미경 환경재단 사무총장의 말이다. 

‘4대강 사업에 찬성해달라’는 요청을 뿌리친 뒤, 국정원을 앞세운 이명박 정부의 환경재단과 최열 대표에 대한 공격과 탄압은 노골화되었다는 것이다. 

<주간경향>은 환경재단이 작성한 국정원 일지를 단독 입수했다.

일지에 따르면 박OO 조정관이라는 국정원 직원은 2009년 10월 27일 한 시민사회 인사의 소개로 만나자는 연락을 해온다. 이틀 후 재단 근처 찻집에서 첫 미팅이 있었다. 환경재단 측에서는 국정원이 환경부, 서울시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고, 또 기업들에 국정원 직원들이 찾아다니며 환경재단에 기부하지 말도록 압력을 행사한 것을 항의한다. 

이 총장이 언급한 위 발언이 나온 것은 이듬해 4월 5일 2차 면담 자리였다. 오고간 대화를 일부 옮기면 다음과 같다. 

국정원: 4대강에 대해 환경재단 입장 없더라. 

환경재단: 우리는 정치적 중립이다. 이사들도 그렇고. 

국정원: 최 대표님은 아직도 우릴 미워하나. 

환경재단: 언제 미워한 적 있었나? MB와 친했는데 이런 처우 받을 줄 몰랐다.

국정원: 정부 연구 프로젝트 받을 수 있나? 

환경재단: 있다. 

국정원: 단, 4대강 지지 연구가 되었으면 한다. 

환경재단: 결과를 예단하는 게 연구인가. 주면 해보겠지만 그쪽 의도와 다르게 나오면 어쩌나? 중립적으로 할 수 있다면 해볼 의향이 있다. 

국정원: 4대강만 찬성하면 다 해드릴 수 있는데…. 
 

환경재단이 작성한 2009년에서 2010년까지 국정원 관련 일지. 2009년 4월 5일, ‘4대강만 찬성하면 다 해드릴 수 있다’는 회유를 거절하자, 국정원 및 이명박 정부는 후원 기업에 전화해 기부 중지 요구, 환경영화제 및 환경재단 행사관련 지자체·단체·기업에 대한 압박을 노골화했다. 환경재단 제공

환경재단이 작성한 2009년에서 2010년까지 국정원 관련 일지. 2009년 4월 5일, ‘4대강만 찬성하면 다 해드릴 수 있다’는 회유를 거절하자, 국정원 및 이명박 정부는 후원 기업에 전화해 기부 중지 요구, 환경영화제 및 환경재단 행사관련 지자체·단체·기업에 대한 압박을 노골화했다. 환경재단 제공

[전문공개]환경재단 국정원 회유·협박 일지 “4대강만 찬성하면 다해줄 수 있다” 경향신문 홈페이지(http://www.khan.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 국정원 직원이 ‘4대강만 찬성하면 다 해드릴 수 있다’는 대목이다. 또한 이 직원이 밝힌 자기 소속도 눈길을 끈다. 

4월 27일에는 최열 대표에게, 다시 5월 6일에는 환경 쪽 원로인 이세중 이사장에게 자기 상사와의 면담을 요청한다. 그는 ‘상사’가 박성도 2차장이라고 밝혔다. 환경재단 일지에는 2차장이 해외·북한 담당이라고 적혀 있지만 당시 국정원 직제에서는 2차장이 국내 담당이고 1차장이 해외, 3차장이 북한 담당을 하게 되어 있다. 통상적으로 대외적으로 공개되는 것은 원장과 차장급까지다.

9월 21일 박OO 조정관의 소속과 직제를 묻는 <주간경향>의 질문에 국정원 측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2차장 관여 부분은 더 짚어볼 필요가 있다. 

<주간경향>이 입수한 이명박 전 대통령 등에 대한 서울시·박원순 시장의 ‘고발(고소)장’에 따르면 이명박·원세훈 이외에도 민병주 국정원 심리전단장, 민병환 2차장, 이종명 3차장과 함께 신승균 국익전략실장 등도 지목하고 있다. 박 시장 고소의 계기가 된 이른바 박원순 제압문건과 반값등록금 문건은 “민병환이 차장으로 되어 있던 국정원 2차장 산하의 국익전략실에서 작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고발(고소)장은 적고 있다. 민병환 2차장은 전임 박성도 2차장에 이어 2009년 9월부터 2012년 5월까지 역임했다. 

고발(고소)장에 따르면 국익전략실은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대공정책실이 국정원 개혁의 일환으로 명칭과 기능을 바꿔 국내정치에 불개입하고 동북아 허브를 위한 기능을 수행하는 부서로 바뀌었던 부서’였지만 원세훈 청장 취임 이후 다시 국내정치 개입을 시도하며 위 문건들을 작성했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민간인을 동원한 국가정보원 ‘댓글 부대’를 운영한 혐의를 받는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과(가운데), 국정원 전직원 문모씨(뒤에 모자쓴 여성) 민간인 사이버 외곽팀장 송모씨가(모자이크) 9월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김창길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민간인을 동원한 국가정보원 ‘댓글 부대’를 운영한 혐의를 받는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과(가운데), 국정원 전직원 문모씨(뒤에 모자쓴 여성) 민간인 사이버 외곽팀장 송모씨가(모자이크) 9월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김창길 기자

2013년 5월 진선미 민주당 의원을 통해 공개된 이 문건들에 대해 당시 검찰은 “국정원이 제출한 문건과 양식이 다르다”며 불기소(각하) 처분을 했다. 하지만 이 문서들은 원세훈 청장의 지시로 일주일에 1건 청와대 민정수석 및 비서실장에게 보고되고, 대통령을 독대할 때는 국정원장이 지참하는 ‘특상보고서’ 양식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박원순 시장이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정치관여죄, 직권남용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고발한 것에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시킨 이유다. 
 

 

■박원순 고소에 MB 포함된 이유 

“우리가 조사하러 나가면 ‘북한 도발 옹호하는 4대강 반대세력 물러나라’는 플래카드도 붙여놓고 방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 일정을 어떻게 알았는지….” 

 

4대강 반대운동에 앞장섰던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의 말이다. 김 교수는 “그뿐 아니라 지방에 강의를 갈 때마다 강의장 앞에 스피커를 갖다놓고 유인물 나눠주며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국정원을 빼놓고 다른 배후를 생각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에 대한 교육부 감사도 석연치 않았다고 했다. “외부 강의 나간 것을 보고양식에 맞게 다 보고하라고 했는데, 아주 지저분하게 받았다. 결국 몇 년 전에 수업시간을 30분 늦게 시작한 것을 꼬투리 잡아 사유서를 쓰게 하고, 그 후 외부 강의는 일일이 보고하도록 했다. 나도 기억 못하는 몇 년 전 일을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박창근 관동대 토목학과 교수는 4대강 반대운동의 핵심 인사였다. 김두관 경남도지사 시절, 경상남도 낙동강특위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부산 쪽 국정원에서 그에 대한 ‘뒷조사’를 했다고 했다. “국정원이 학교에서 나와 관련된 자료를 다 가져갔다. 2011년, 2012년에도 용역과제를 진행했던 모 지자체와 국영기업에서도 국정원이 관련 자료들을 가져갔다는 말을 담당공무원들에게 들었다.”

국정원의 4대강 개입의 전모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4대강 문제, 좌파들이 계속 발목 잡으려는 부분에 대해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홍보·여론전을 하라 하면 ‘국정원이 4대강 관여합니까’, ‘국정원이 세부 정치 관여합니까’ 그러면 정보기관으로서의 정체가 없는 거야.”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가 8월 29일 공개한 원세훈 녹취록이다. 2009년 12월 18일자 발언이다. 

현재 나오고 있는 국정원 4대강 관련 자료는 댓글공작을 ‘키워드’로 찾아낸 자료 중 여기저기 분산돼 언급될 뿐이다. 

지난주 <주간경향>은 MB정부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 4대강 관련 공작이 소위 ‘박영준 비선과 국정원’을 통해 이뤄졌다는 의혹을 다뤘다. 

국정원을 활용한 비선활동이 두드러지는 시점은 박영준 전 총리실 차장이 청와대 비서관으로 있다가 바깥에 나와 머물렀던 2008년 하반기 6개월여다. 지금 드러나는 2009년에서 2012년까지 4대강 사업에 대한 국정원의 개입은 통상적인 불법 정보수집활동을 넘어선 내부전담 TF팀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부분의 진실은 앞으로 규명될 수 있을까. 

9월 21일 기자는 국정원 적폐청산TF에 과거 기자가 취재했던 ‘4대강 하천부지 농민들 반발에 국정원 개입’ 사건을 접수하면서 당시 국정원 직원들의 인적사항 및 기타 4대강 개입 의혹사건 등을 취합·정리해 정식 접수했다. 

그와 함께 “4대강 관련으로 국정원이 어떤 별도의 TF를 만들어 운영했고,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했는지” 규명해줄 것을 요구했다. 국정원 측은 ‘090201’이라는 사건번호를 부여했다.

국정원 개혁위 공보간사를 맡고 있는 장유식 변호사는 “들어온 제보 중 적폐청산TF 실장을 동시에 맡고 있는 국정원 감찰실장이 다뤄야 할 중대사안으로 판단해 안건으로 올리면 정식조사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는 기존 15개 범주 사건 조사만 하더라도 일정이 빠듯해 새로운 카테고리를 추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른바 4대강 사업에 대한 국정원 개입과 관련, 당시 4대강 반대운동을 벌였던 인사·단체들은 조만간 논의 테이블을 만들어 자료공개 및 진상규명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간경향> 인터뷰로 시작된 박원순 시장과 국정원의 ‘악연’

 

박원순 서울시장이 9월  19일 국회에서 열린 적폐청산TF(태스크포스)에 참석해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의 이른바 ‘박원순 제압문건’과 관련, 발언하고 있다./권호욱 선임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9월 19일 국회에서 열린 적폐청산TF(태스크포스)에 참석해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의 이른바 ‘박원순 제압문건’과 관련, 발언하고 있다./권호욱 선임기자

과이불개시위과의(過而不改是謂過矣). 잘못을 하고도 그것을 고치지 않는다면 진짜 잘못이라는 말이다. 공자의 말이다. 

9월 22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 라디오방송에서 인용한 말이다. 정권이 바뀐 뒤, 전 정권 인사들에 대한 ‘정치보복’이 아니냐는 반론에 대한 답이다. 사찰과 음해의 주체가 된 정보기관을 고발하는 것이 왜 잘못이냐는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시는 9월 19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MB정부 국정원 직원 9명, 그리고 성명불상의 어버이연합과 기타 문건작성, 실행 관여자 전부를 고소·고발했다.

박원순 시장과 국정원의 악연. 그 시작은 <주간경향> 인터뷰였다.

2009년 6월 9일 저녁. 기자는 홀로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사무실을 방문한 이종탁 당시 출판국 기획위원(현 신한대 언론학과 교수)은 “이번주 인터뷰할 인물을 아직 정하지 못했다”며 기자에게 추천을 부탁했다. 이 위원은 당시 <주간경향>에 ‘이종탁이 만난 사람’이라는 코너를 매주 연재하고 있었다. 

기자가 추천한 인사가 박원순 당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였다. 기자로부터 휴대폰 번호를 건네받은 이종탁 위원은 박 상임이사에게 전화했고, 박 상임이사는 바로 다음날인 6월 10일 오전 일찍 약속을 잡았다. 

“돌이켜 놓고 보면 작심하고 만나자고 한 것”이라고 이 교수는 말한다.

평이하게 흘러가던 인터뷰는 박 상임이사가 “이명박 정부가 배제의 정치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긴장이 흐른다. 그리고 폭로. 

“저는 이 정부에, 아마도 청와대나 국정원이겠지요, 배제의 정치를 총체적으로 지휘하는 사령부가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민간사찰이 복원되고 정치와 민간에 대한 개입이 노골화되면 이 정권의 국정원장은 다음 정권 때 구속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지요.” 

원세훈 원장은 박 상임이사의 예언대로 다음 정권인 박근혜 정부에서 구속되었다. 당시 그에게 적용된 죄목은 알선수죄였다. 

박 시장이 주장한 2009년 당시의 ‘민간인 사찰’과 ‘정치개입’은 다시 정권이 바뀌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에야 하나둘씩 전모가 드러나고 있다. 2015년 10월 보석으로 풀려난 원 전 원장은 2년 후인 지난 8월에 다시 법정구속됐다. 

기자는 박 상임이사가 이 인터뷰에서 국정원 개입 사례로 들었던 희망제작소 지역홍보센터 행정안전부 계약 취소, 그리고 하나은행과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 무산 사례를 취재했다.

행안부 등은 “지역홍보센터 이전 등은 원래부터 계획된 것”이라며 국정원 개입을 부인했었다. 국정원은 ‘대한민국’ 명의로 박 상임이사를 상대로 2억원 명예훼손 소송을 걸었다가 패소했다. 애초부터 국가는 명예훼손 소송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것이 당시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국정원 개입 폭로 이후 박 상임이사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된다.

희망제작소가 배제된 후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의 주도권은 뉴라이트로 넘어갔다. 지난 2012년 6월, 선진국민연대 출신이자 뉴라이트 활동을 하던 김모씨는 두 단체의 이름을 이용, 미소금융재단으로부터 총 75억원을 받아 23억3000만원을 유흥비 등으로 탕진해 징역 5년형을 받았다.(<주간경향> 983호, “뉴라이트 인사의 공적 지원금 횡령” 기사 참고) 

한편, 박 시장과 서울시의 고소·고발을 접수한 검찰은 9월 넷째 주 중으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소환조사하는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도 피해조사를 할 예정이다

.ⓒ 경향신문 & 경향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사드 가고 평화 오라” 청와대 앞서 故조영삼 씨 영결식 열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7/09/24 11:44
  • 수정일
    2017/09/24 11:4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조영삼님 시민사회장 장례위원회'가 주최로 열린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반대한다는 글을 남기고 분신했던 재독 망명가 고(故) 조영삼씨 영결식을 진행 참가자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조영삼님 시민사회장 장례위원회'가 주최로 열린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반대한다는 글을 남기고 분신했던 재독 망명가 고(故) 조영삼씨 영결식을 진행 참가자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사드는 가고 평화 오라!”

사드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청와대 앞에서 울렸다. 사드 반대를 외치며 자신의 몸을 불사른 고 조영삼 씨 영결식에 함께 한 이들은 그의 죽음을 추모하며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사드 반대’를 외치며 한반도 평화를 기원했다.

‘조영삼님 시민사회장 장례위원회’ 주최로 23일 오전 서울 종로 청와대 인근 효자치안센터 앞에선 조 씨를 추모하는 영결식이 열렸다. 이날 오전 그동안 입원해있던 서울 영등초 한강성심병원에서 발인 미사를 마친 뒤 조 씨가 유서를 남기고 분신을 한 서울 마포 상암동에서 노제를 연 뒤 이곳 청와대로 향했다.

영결식 참석자들은 “우리는 사드 배치와 관련된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사드를 철회할 것을 미국과 문재인 정부에 요구한다”며 “이것이 자신의 목숨을 던져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한 조영삼님의 뜻을 헛되이 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조영삼님 시민사회장 장례위원회'가 주최로 열린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반대한다는 글을 남기고 분신했던 재독 망명가 고(故)) 조영삼씨 영결식을 진행 유족과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조영삼님 시민사회장 장례위원회'가 주최로 열린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반대한다는 글을 남기고 분신했던 재독 망명가 고(故)) 조영삼씨 영결식을 진행 유족과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조영삼님 시민사회장 장례위원회'가 주최로 열린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반대한다는 글을 남기고 분신했던 재독 망명가 고(故)) 조영삼씨 영결식을 진행 유족이 발언을 하고 있다.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조영삼님 시민사회장 장례위원회'가 주최로 열린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반대한다는 글을 남기고 분신했던 재독 망명가 고(故)) 조영삼씨 영결식을 진행 유족이 발언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고인은 지난 19일 오후 4시경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비즈니스타워 18층 야외 정원에서“사드 가고 평화 오라. 문재인 정부는 성공해야 한다”고 외치며 분신을 했고, 이후 치료를 받다 지난 20일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당시 직접 손으로 쓴 유서를 통해 “저는 오래전 독일에 있을 때부터 대통령을 지지하고 존경해왔던 사람이다. 문 대통령도 사드는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긴장과 전쟁의 위험만 가중시킬 것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북미 간 적대적 공생관계’의 부산물인 사드배치로 인해 우리 민족의 미래에 먹구름이 잔뜩 밀려오고 있다. 우리 대한민국 정부는 촛불혁명으로 탄생했다고 미국에 당당히 말해 주었으면 좋겠다”며 사드 반대의 뜻을 남긴 바 있다.

한편, 고인의 유해는 주한 미대사관 앞과 경북 성주 소성리에서 각각 노제를 지낸 뒤 경남 밀양성당 ‘천상낙원’에 봉안될 예정이다.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조영삼님 시민사회장 장례위원회'가 주최로 열린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반대한다는 글을 남기고 분신했던 재독 망명가 고(故)) 조영삼씨 영결식을 진행 참가자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조영삼님 시민사회장 장례위원회'가 주최로 열린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반대한다는 글을 남기고 분신했던 재독 망명가 고(故)) 조영삼씨 영결식을 진행 참가자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조영삼님 시민사회장 장례위원회'가 주최로 열린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반대한다는 글을 남기고 분신했던 재독 망명가 고(故)) 조영삼씨 영결식을 진행 참가자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조영삼님 시민사회장 장례위원회'가 주최로 열린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반대한다는 글을 남기고 분신했던 재독 망명가 고(故)) 조영삼씨 영결식을 진행 참가자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조영삼님 시민사회장 장례위원회'가 주최로 열린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반대한다는 글을 남기고 분신했던 재독 망명가 고(故)) 조영삼씨 영결식을 진행 참가자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조영삼님 시민사회장 장례위원회'가 주최로 열린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반대한다는 글을 남기고 분신했던 재독 망명가 고(故)) 조영삼씨 영결식을 진행 참가자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조영삼님 시민사회장 장례위원회'가 주최로 열린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반대한다는 글을 남기고 분신했던 재독 망명가 고(故)) 조영삼씨 영결식을 진행 유족이 헌화를 하고 있다.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조영삼님 시민사회장 장례위원회'가 주최로 열린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반대한다는 글을 남기고 분신했던 재독 망명가 고(故)) 조영삼씨 영결식을 진행 유족이 헌화를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조영삼님 시민사회장 장례위원회'가 주최로 열린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반대한다는 글을 남기고 분신했던 재독 망명가 고(故)) 조영삼씨 영결식을 진행 유족과 참가자들이 사드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조영삼님 시민사회장 장례위원회'가 주최로 열린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반대한다는 글을 남기고 분신했던 재독 망명가 고(故)) 조영삼씨 영결식을 진행 유족과 참가자들이 사드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조영삼님 시민사회장 장례위원회'가 주최로 열린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반대한다는 글을 남기고 분신했던 재독 망명가 고(故)) 조영삼씨 영결식을 진행 유족과 참가자들이 사드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조영삼님 시민사회장 장례위원회'가 주최로 열린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반대한다는 글을 남기고 분신했던 재독 망명가 고(故)) 조영삼씨 영결식을 진행 유족과 참가자들이 사드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박근혜, '백남기 살인' 죄목 추가해야"

 

[현장]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 요구

17.09.23 21:38l최종 업데이트 17.09.23 21:38l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백남기 농민의 장녀 백도라지씨가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발표하고 있다.
▲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백남기 농민의 장녀 백도라지씨가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발표하고 있다.
ⓒ 소중한

관련사진보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이 광장에서 몇 달 동안 촛불이 이어졌고 박근혜를 탄핵했습니다. 몇 달 만에 이곳에 다시 오니 그때 우리가 얼마나 간절했었나 기억이 납니다."

고 백남기 농민의 딸 백도라지씨가 광화문 광장에 서서 지난 1년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백씨는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이라고 했다. 백남기 농민이 지난 2015년 11월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뒤 680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난해 9월 25일 사망 후, 지난 6월 20일이 돼서야 백남기 농민의 사인이 '병사'에서 '외인사'로 바뀌었다. 정부의 공식 사과도 사망 1주기를 며칠 앞둔 지난 19일에서야 나왔다. 

백민주화씨는 "열 달 동안의 투병 끝에 돌아가신 지 1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해결된 것이 없다. 어느새 시간만 지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면서 "국가폭력에 희생된 가족으로서, 시민으로서 경찰이 '인권 경찰'로 거듭날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 강신명 이하 '살인 경찰' 7명을 고발한 지 1년이 돼간다. 아직 기소조차 안 돼서 가족들의 속이 타들어 간다"며 검찰에 빠른 수사를 요구했다.

유족 비롯해 박원순·이정미 등 참석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추모대회 참석자들이 '임을위한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추모대회 참석자들이 '임을위한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 소중한

관련사진보기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추모대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우리가 백남기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추모대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우리가 백남기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소중한

관련사진보기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부인 박경숙씨와 자녀 백두산, 백도라지씨 등 유가족을 포함해 이정미 정의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정현찬 백남기투쟁본부 공동대표,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김민문정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최종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직무대행,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송경동 시인 등이 참석했다. 추모대회에는 약 3000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이 참가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백도자리씨와 마찬가지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일제히 외쳤다. 

정현찬 백남기투쟁본부 공동대표는 "살인자를 즉각 체포하고 지금 강신명 즉각 체포해야 한다. 국민의 명령이다"라면서 "최고 우두머리인 박근혜는 죄목을 하나 더 붙여야 한다. '살인자 박근혜'라는 죄목을 붙여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종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직무대행도 "이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재발방지대책 수립으로 지체 없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모대회 맨 앞에 자리 잡은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백남기 농민의 안타까운 죽음 때문에 많은 국민이 '이제 더 이상은 안 된다'며 촛불을 들었지 않았나"라며 "고인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진짜 좋은 세상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1차적으로 백남기 농민의 죽음 원인을 정확하게 밝히고 책임을 묻는 과정이 잇달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시민들의 평화적인 집회에 대해서 물리적인 탄압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추모대회에 참여한 '이소선합창단'이 공연을 하고 있다.
▲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추모대회에 참여한 '이소선합창단'이 공연을 하고 있다.
ⓒ 소중한

관련사진보기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추모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휴대폰 플래시를 켠 채 노래를 부르고 있다.
▲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추모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휴대폰 플래시를 켠 채 노래를 부르고 있다.
ⓒ 소중한

관련사진보기


시민들도 '국가폭력 재발 방지'를 염원했다. 추모대회에 참석한 시민 임지섭(24)씨는 "서울 한복판에서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리고 애초에 요구했던 것이 별다른 게 아니라 한국 사회를 더 나아지게 하고 싶다는 것들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씨는 "경찰이 집회의 자유를 탄압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아야 개혁이 될 것 같다"며 "민주주의에 복무하는 경찰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석교(55)씨도 "경찰은 시민이 목소리를 내는 것을 보호·보장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민중의 몽둥이가 아닌 민중의 지팡이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물대포 없는 집회, 대신 노래와 시로 채워져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추모대회 직전 행진을 벌인 참석자들이 광화문광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추모대회 직전 행진을 벌인 참석자들이 광화문광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소중한

관련사진보기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추모대회에 참여한 이상은씨가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고 있다.
▲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추모대회에 참여한 이상은씨가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고 있다.
ⓒ 소중한

관련사진보기


이날 대회에서 폭력, 차벽, 물대포는 볼 수 없었다. 대신 노래와 시, 시민들의 박수 소리로 가득 찼다. 이소선합창단이 백남기 농민을 위해 만든 <불바람 그대>라는 노래를 처음 선보였고, 송경동 시인이 추도식에 바치는 시 <시대의 밀알이 되어 우리 함께 가리>를 낭독했다. 가수 이상은씨도 자신의 노래 <언젠가는>을 부르며 힘을 보탰다.

일부 시민들은 밀짚모자를 쓰고 쌀을 들었다. 추모대회는 시민들이 "우리는 백남기다", "국가 폭력 끝장내자"를 외치며 마무리됐다.

이에 앞서, 전국농민총연합(전농) 등 농민단체는 추모대회 직전인 이날 오후 4시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장소인 서울 종로1가 르메이에르 건물 앞에서 '백남기 농민 뜻 관철과 농정개혁 실현을 위한 전국농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농민대회 참가자들은 쌀값 보장을 위한 정부 정책을 9월 중에 발표하고 10월 내로 시행할 것, 농민이 참여하는 농정 개혁을 진행할 것, 개헌 논의에 농민의 권리보장과 권리 증진 내용을 포함할 것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24일에는 백남기 농민의 묘지가 있는 광주 망월동 5.18 구 묘역에서 광주전남추모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리용호 외무상, 가차 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 취할 것

리용호 외무상, 가차 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 취할 것
 
 
 
박한균 기자 
기사입력: 2017/09/24 [07:25]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리용호 북 외무상은 23일(현지시간)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우리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우리 공화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 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인터넷>     


리용호 북 외무상은 23(현지시간)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우리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우리 공화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 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 외무상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반공화국 군사 행동에 가담하지 않는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는 절대로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핵무기로 위협할 의사가 없다"면서 이같이 경고했다.

 

앞서 리 외무상은 지난 22일 '초강경 대응 조치'와 관련해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신성한 이 유엔 회의장을 심히 어지럽힌 미국 대통령이라는 자의 연설에 대해 논평하고 본론에 들어 가려 한다면서 자살공격을 시작한 것은 다름 아닌 트럼프이다이 공격 때문에 미국 땅에 무고한 생명이 화를 입는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트럼프의 책임으로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어 "트럼프로서는 자기 입에서 무슨 말이 나가는지 몰랐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반드시 트럼프로 하여금 그가 한 말 이상의 후과그가 책임지려야 도저히 책임질 수 없을 정도의 후과가 치러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외무상은 또 기조연설에서 본 회의의 주제는 인간을 중심으로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깨끗한 행성에서 평화롭고 유족한 생활을 위하여 모든 나라와 인민들이 평화롭고 유족한 생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진정한 국제적 정의가 실현되어야 한다며 국제적 정의를 실현하는 것은 유엔의 기본 사명의 하나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유엔 헌장 제 1조 평화를 파괴할 수 있는 국제 분쟁이나 사태를 평화적 방법으로 그리고 정의와 국제법 원칙에 맞게 조정 해결할 것을 규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러나 지금 유엔에서는 한 대국의 횡포한 강권과 전횡에 대하여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을 비롯한 공인된 국제관계의 기본 원칙들이 공공연히 무시되고 있다며 국제적 정의가 제일 심하게 유린되고 있는 곳이 하나가 바로 조선반도이다고 주장했다.

 

리 외무상은 조선반도 사태 본질에 대해 우리를 적대시하며 핵위협을 가하고 있는 미국과 그에 맞서 나라와 민족의 존엄과 자주권을 지키려는 우리 공화국 사이의 대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 세상에서 제일 처음 핵무기를 만든 나라이이며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핵무기를 실전에 사용하여 수십만의 무고한 민간인들을 대량살육한 나라이다며 냉전시기에 시작된 공화국을 반대하는 대규모 합동 군사 연습들을 냉정 후에는 더 큰 규모로 더 공격적인 성격으로 더 많은 핵전략자산들을 동원하여 한해에도 몇 차례씩 해마다 벌려오고 있는 나라라고 설명했다.

 

리 외무상은 또 "세계 최대의 핵보유국 최고당국자가 우리에게 '화염과 분노'를 들씌우겠다, '완전파괴'시키겠다고 폭언하는 것보다 더 큰 핵 위협이 또 어디에 있겠느냐"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철두철미 미국 때문에 핵을 보유하지 않으면 안 됐으며미국 때문에 핵 무력을 오늘의 경지로 강화·발전시키지 않으면 안 됐다"고 주장했다.

 

리 외무상은 "국제적 정의가 실현되지 않는 한 오직 힘에는 힘으로 맞서야 하며 폭제의 핵은 정의의 '핵 마치'로 내려쳐 다스려야 한다는 '철리'만이 성립될 수 있다"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핵 억제력을 보유하게 된 것은 바로 이 '철리'에 따라 최후의 선택으로 취한 정정당당한 자위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얼마 전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국가 핵무력 완성의 완결 단계 목표 달성 일환으로 대륙간탄도로케트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단행했다고 말했다이어 이로써 우리 공화국은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의 병진 노선에 따르는 국가 핵무력 완성의 완결 단계에 들어서게 됐다"면서 "우리의 국가 핵무력은 철두철미 미국의 핵위협을 끝장내고 미국의 군사적 침공을 막기 위한 전쟁 억제력이며 최종목표는 미국과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6차 핵시험 성공에 대해 언급하고 우리는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와 핵 타격 능력에 대한 그 누구의 인정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우리의 핵 보유의 결심은 미국의 의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그 결실로 이루어진 오늘의 핵 강국 지위로케트 강국의 지위는 영원 불멸한 공화국의 운명으로 되었다고 핵 보유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한편 리 외무상은 유엔안보리 개혁문제가 매해 유엔 총회에 상정되고 있지만 25년째 아무런 진전도 없이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는 사실 자체가 현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이 시대착오적인 기득권에 얼마나 집착하고 있는 가를 잘 보여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 연단에서 안보리가 만들어 낸 반공화국 결의들이 부당성과 불공정성에 대하여 다시금 상기시키고자 한다며 3가지 근거를 들었다.

 

첫 번째로 그는 유엔안보리가 우주 공간의 평화적 이용을 매개 국가들의 자주적 권리를 명시한 국제법에 위반되게 그리고 위성발사를 진행한 다른 나라들에 대해 문제시함이 없이 유독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해서만 위성발사를 금지한다는 불법적이고 이중기준적인 결의를 만들어 냈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로 핵시험 금지에 관한 국제법이 아직 발효되지 않았음으로 이 문제는 철저히 매개 나라의 자주권에 속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게다가 핵 시험을 훨씬 많이 진행한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는 하나도 문제시함이 없이 유독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해서만 제 멋대로 핵 시험을 금지한다는 불법적이고 이중적인 결의를 만들어 냈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로 그는 매개 국가의 자위권을 인정한 유엔헌장 제 51조에 어긋나게 그리고 각종 신형무기들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는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는 문제시 함이 없이 유독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해서만 핵무기 개발을 국제 평화 안전의 위협으로 매도하고 그 근거로 제재를 가하는 불법적이고 이중기준적인 결의를 만들어 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부당하고 불공정한 결의들이 계속 통과되는 것은 핵보유국들인 상임이사국들이 저들의 핵독점 지위를 고수하는데 공통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리 외무상은 우리 국가 핵 무력 완성의 종착점을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 공화국이 적대세력들의 제재가 더 악착해진다고 하여 흔들리고 태도를 바꾸리라 생각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망상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머지않아 우리 공화국에 가해진 반인륜적이고 야만적인 제재로 인하여 나라의 평화적인 경제 발전과 인민생활향상에서 입은 피해무고한 여성들과 아이들노인들을 포함한 전체 우리 인민이 당한 피해를 계산하게 될 날이 반드시 오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공화국은 이미 각종 제재로 인한 피해를 전면적으로 조사하는 국가적인 피해조사위원회가 조직되었다며 이 위원회는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 그리고 미국의 강박에 굴복한 일부 나라들이 우리 공화국에 끼친 물리적 및 도덕적 피해를 철저히 조사 집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만약 이러한 제재 압박소동이 한계점에 이르러 조선반도 정세가 끝내 통제 불능상태로 넘어가는 경우에도 그 책임을 따지는 데서 이 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중요하게 고려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 외무상은 공화국 정부는 강 위력한 핵 억제력에 의거하여 반드시 우리 힘으로 우리 국가의 평화와 안전을 지켜낼 것이며 세계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는데도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은 23일(현지시간) 리용호 외무상의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앞두고 전략폭격기 B-1B를 비무장지대(DMZ) 최북단까지 출격시켰다. 

 

이로써 북미간의 군사적 충돌을 피할 수 없게 됐으며, 한반도 정세는 예측 불가능 상태에 놓이게 됐다. 이제 곧 김정은 국무 위원장이 직접 성명을 통해 밝힌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리 외무상이 유엔 총회 기조 연설에서 “가차 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과 조직된 피해조사위원회를 통해 모든 피해 보상을 미국뿐만 아니라 그의 추종 세력들까지도 철저히 받아내겠다고 밝힌 대목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는 미국과의 최후 결산을 국제사회에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과 다를 바 없다.

 

한반도 정세를 올바로 판단하고 현명한 선택을 내릴 때만이 평화와 안정을 지킬 수 있다. 그 누구도 전쟁을 바라지 않기에 이제는 미국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북미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김정은 “사상 최고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 고려”

김정은 “사상 최고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 고려”

등록 :2017-09-22 10:57수정 :2017-09-22 11:05
 
북 최고지도자 사상 첫 본인 명의 성명 발표
“트럼프, 나와 국가의 존재 자체 부정하고 모욕…
공화국 없애겠다는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관계자들과 6차 핵실험 결정을 논의하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관계자들과 6차 핵실험 결정을 논의하는 모습.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완전 파괴’ 발언에 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본인 명이 성명을 내놨다. 신년사를 제외하고 북 최고 지도자가 자신 명의로 성명을 내놓은 건 사상 처음이다. 김 위원장이 성명에서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를 언급하면서, 한반도 주변 긴장감이 정점을 향해 치닫는 모양새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미 합중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과 관련하여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께서는 9월21일 당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성명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당중앙위 청사에서 직접 발표했다는 사실을 전한 것으로 미뤄, 북한이 <조선중앙티브이> 등을 통해 김 위원장이 성명을 낭독하는 육성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성명에서 “트럼프가 세계의 면전에서 나와 국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며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각)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김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부르며,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가 있지만,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국가와 인민의 존엄과 명예, 그리고 나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우리 공화국의 절멸을 줴친(떠든) 미국 통수권자의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트럼프가 우리의 어떤 정도의 반발까지 예상하고 그런 괴이한 말을 내뱉었을 것인가를 심고(고심)하고 있다”며 “트럼프가 그 무엇을 생각했든 간에 그 이상의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또 “나는 그래도 세계 최대의 공식 외교무대인 것만큼 미국 대통령이라는자가 이전처럼 자기 사무실에서 즉흥적으로 아무 말이나 망탕 내뱉던 것과는 다소 구별되는 틀에 박힌 준비된 발언이나 할 것으로 예상하였다”며 “그러나 미국 집권자는 정세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발언은 고사하고 우리 국가의 ‘완전 파괴’라는 역대 그 어느 미국 대통령에게서도 들어볼 수 없었던 전대미문의 무지막지한 미치광이 나발을 불어댔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숨김없는 의사 표명으로 미국의 선택안에 대하여 설명해준 미국 집권자의 발언은 나를 놀래우거나 멈춰 세운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길이 옳았으며 끝까지 가야 할 길임을 확증해주었다”며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김정은 위원장,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 최초 직접 성명

[전문] 김정은 위원장,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 최초 직접 성명
 
 
 
박한균 기자 
기사입력: 2017/09/22 [09:05]  최종편집: ⓒ 자주시보
 
 

 

▲ 김정은 위원장이 21일 직접 성명을 발표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 대해 사상최고의 초강경조치 대응을 경고했다.[사진출처-통일뉴스]     

 

북 김정은 국무 위원장이 2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에 대응해 직접 성명을 발표하고 “우리도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미국에 대해 사상 초유의 초강경 대응조치를 선언했다.

 

연합뉴스, 인터넷 매체 소식에 따르면 북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정은 동지께서 미 합중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과 관련하여 성명을 발표했다"라며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9월 21일 당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성명을 발표했다"라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북 완전 파괴’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어느 정도 짐작은 하였지만 나는 그래도 세계 최대의 공식외교무대인 것만큼 미국 대통령이라는 자가 이전처럼 자기 사무실에서 즉흥적으로 아무 말이나 망탕 내뱉던 것과는 다소 구별되는 틀에 박힌 준비된 발언이나 할 것으로 예상하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미국 집권자는 정세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발언은 고사하고 우리 국가의 ‘완전파괴’라는 역대 그 어느 미국 대통령에게서도 들어볼 수 없었던 전대 미문의 무지막지한 미치광이 나발을 불어댔다”고 비난했다.

 

이어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레 짖어대는 법”이라며 “트럼프에게 권고하건대 세상을 향해 말을 할 때에는 해당한 어휘를 신중하게 선택하여 상대를 보아가며 가려서 하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의 정권을 교체하거나 제도를 전복하겠다는 위협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한 주권국가를 완전히 괴멸시키겠다는 반인륜적인 의지를 유엔 무대에서 공공연히 떠벌이는 미국 대통령의 정신병적인 광태는 정상 사람마저 사리분별과 침착성을 잃게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오늘 나는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트럼프를 두고 ‘정치문외한’, ‘정치이단아’이라고 조롱하던 말을 다시 상기하게 된다”면서 “대통령으로 올라 앉아 세계의 모든 나라들을 위협 공갈하며 세상을 여느때 없이 소란하게 만들고 있는 트럼프는 한 나라의 무력을 틀어쥔 최고통수권자로서 부적격하며 그는 분명 정치인이 아니라 불장난을 즐기는 불망나니, 깡패임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숨김없는 의사 표명으로 미국의 선택안에 대하여 설명해 준 미국 집권자의 발언은 나를 놀래우거나 멈춰 세운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길이 옳았으며 끝까지 가야 할 길임을 확증해 주었다”고 역설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가 세계의 면전에서 나와 국가의 존재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며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 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고 제할 소리만 하는 늙다리에게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국가와 인민의 존엄과 명예 그리고 나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우리 공화국의 절멸을 줴친 미국통수권자의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낼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이것은 트럼프가 즐기는 수사학적 표현이 아니다. 나는 트럼프가 우리의 어떤 정도의 반발까지 예상하고 그런 괴이한 말을 내뱉었을 것인가를 심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가 그 무엇을 생각했든 간에 그 이상의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늙다리미치광이를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성명(전문)

 

최근 조선반도정세가 전례없이 격화되고 각일각 일촉즉발의 위기상태로 치닫고있는 심각한 상황에서 유엔무대에 처음으로 나선 미국집권자의 연설내용은 세계적인 관심사가 아닐수 없다.

 

어느 정도 짐작은 하였지만 나는 그래도 세계최대의 공식외교무대인것만큼 미국대통령이라는자가 이전처럼 자기 사무실에서 즉흥적으로 아무 말이나 망탕 내뱉던것과는 다소 구별되는 틀에 박힌 준비된 발언이나 할것으로 예상하였다.

 

그러나 미국집권자는 정세완화에 도움이 될수 있는 나름대로 설득력있는 발언은 고사하고 우리 국가의 완전파괴라는 력대 그 어느 미국대통령에게서도 들어볼수 없었던 전대미문의 무지막지한 미치광이나발을 불어댔다.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레 짖어대는 법이다.

 

트럼프에게 권고하건대 세상을 향해 말을 할 때에는 해당한 어휘를 신중하게 선택하여 상대를 보아가며 가려서 하여야 한다.

 

우리의 정권을 교체하거나 제도를 전복하겠다는 위협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한 주권국가를 완전히 괴멸시키겠다는 반인륜적인 의지를 유엔무대에서 공공연히 떠벌이는 미국대통령의 정신병적인 광태는 정상사람마저 사리분별과 침착성을 잃게 한다.

 

오늘 나는 미국대통령선거당시 트럼프를 두고 정치문외한,정치이단아이라고 조롱하던 말을 다시 상기하게 된다.

 

대통령으로 올라앉아 세계의 모든 나라들을 위협공갈하며 세상을 여느때없이 소란하게 만들고있는 트럼프는 한 나라의 무력을 틀어쥔 최고통수권자로서 부적격하며 그는 분명 정치인이 아니라 불장난을 즐기는 불망나니,깡패임이 틀림없다.

 

숨김없는 의사표명으로 미국의 선택안에 대하여 설명해준 미국집권자의 발언은 나를 놀래우거나 멈춰세운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길이 옳았으며 끝까지 가야 할 길임을 확증해주었다.

 

트럼프가 세계의 면전에서 나와 국가의 존재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며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력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사상최고의 초강경대응조치단행을 심중히 고려할것이다.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고 제할소리만 하는 늙다리에게는 행동으로 보여주는것이 최선이다.

 

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국가와 인민의 존엄과 명예 그리고 나자신의 모든것을 걸고 우리 공화국의 절멸을 줴친 미국통수권자의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낼것이다.

 

이것은 트럼프가 즐기는 수사학적표현이 아니다.

 

나는 트럼프가 우리의 어떤 정도의 반발까지 예상하고 그런 괴이한 말을 내뱉았을것인가를 심고하고있다.

 

트럼프가 그 무엇을 생각했든간에 그 이상의 결과를 보게 될것이다.

 

미국의 늙다리미치광이를 반드시,반드시 불로 다스릴것이다.

 

주체106(2017)년 9월 21

 

김 정 은

(출처-통일뉴스)

 

 
 
트위터 페이스북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기린은 왜 목이 길까, 끝나지 않는 논쟁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7/09/22 10:58
  • 수정일
    2017/09/22 10:5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조홍섭 2017. 09. 21
조회수 1105 추천수 1
 
라마르크 용불용설부터 다윈의 자연선택 이론 공방
최근 체온조절설 유력…더우면 해바라기 자세로 보완
 
Giraffe_(Giraffa_camelopardalis)_femalesCharlesjsharp.jpg» 기린은 지난 1500만년 동안 다리는 3배, 목은 4배 길어지는 진화를 이룩했다. 그 원동력이 무언지는 아직도 논란거리다. 찰스 샤프,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기린은 왜 목이 길어?” 아이가 동물 그림책을 보기 시작한 뒤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일 것이다. ‘목이 길면 다른 동물은 닿지 못하는 나무 꼭대기의 잎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지’라는 당연한 답이 뒤따른다. 과연 그럴까.
 
19세기 초 프랑스 박물학자 라마르크는 점점 더 높은 곳의 잎을 따먹느라 기린의 목과 다리가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다윈과 월러스는 획득형질이 유전된다는 라마르크의 주장을 반박해, 긴 목의 기린이 먼저 출현했고 그런 기린은 짧은 기린보다 높은 곳의 잎을 먹을 수 있어 번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Flickr_-_Rainbirder_-_Reticulated_Giraffe_drinkingSteve Garvie.jpg» 물을 마시는 기린. 어정쩡해도 큰 어려움은 없다. 스티브 가비,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그런데 다윈 이후에도 기린 논란은 계속됐다. 1949년 채프먼 핀처는 다리가 먼저 길어졌고 물을 마시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목이 길어졌다는 기발한 가설을 제기했다. 그렇지만 현재의 기린 이전에 목이 짧고 다리는 긴 기린이 잘 살았음이 화석 기록으로 증명되면서 이 가설은 생명이 다했다.
 
수컷이 경쟁자를 제압하는 무기로 긴 목을 쓰고, 암컷도 목이 긴 수컷을 매력적으로 간주한다는 성 선택 가설도 있다. 그러나 이 가설은 암컷이 목이 긴 수컷을 특히 좋아한다는 증거가 없고, 암·수 사이에 목 길이에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약점으로 제기된다.
 
Giraffe-Necking-Etosha_Bjørn Christian Tørrissen.JPG» 기다란 목을 휘두르며 힘을 겨루는 수컷 기린. 매우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도 있다. 비외른크리스찬 퇴리센,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키가 큰 기린이 먹이 획득에 유리하다는 다윈 가설은 가장 큰 수컷에만 해당하지 종 전체에 적용되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다. 키가 작은 암컷과 어린 기린에게는 그런 이점이 나타나지 않는다. 영국 생물학자 브라운리는 1964년 덥고 건조한 지역의 인종이 키가 크고 마른 데 착안해 기린은 체온조절과 포식자로부터 도망치기 쉽게 목과 다리가 긴 체형으로 진화했다고 주장했다.
 
최근까지도 동물학자와 진화생물학자에게 가장 인기 있는 체온조절 가설의 핵심은 상대적으로 표면적이 큰 길고 마른 체형일수록 열을 쉽게 방출한다는 것이다. 최근 컴퓨터를 이용한 계산 결과 체중 1611㎏의 기린 표면적은 17.7㎡로 같은 무게의 포유류보다 25%나 컸다.
 
Flickr_-_Rainbirder_-_High-rise_livingSteve Garvie.jpg» 다른 초식동물이 닿지 못하는 높은 나무의 어린 잎을 먹을 수 있다는 건 기린이 키가 큰 원인이 아니라 결과일 수 있다. 스티브 가비,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당연해 보이는 이런 사실에 의문을 품은 과학자가 있었다. 그레이엄 미첼 미국 와이오밍대 교수 등 국제 연구자들은 짐바브웨에서 도살되는 기린 암·수 각 30마리의 가죽을 벗겨 표면적을 직접 측정했다.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기린의 표면적은 같은 체중의 포유동물에 견줘 크지 않았다. 가늘고 긴 다리와 목은 당연히 체중 대비 표면적이 컸지만 짤막한 몸통은 오히려 같은 크기의 포유류보다도 표면적이 작아,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연구자들은 표면적 자체는 특별히 크지 않아도 기린의 체형이 체온조절에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가는 다리와 목은 몸보다 열전달 효율이 매우 높고, 이동할 때 바람이 부는 효과까지 더해진다. 다리와 목에 많이 분포하는 땀샘도 도움이 된다.
 
Miroslav Duchacek.jpg» 기온이 체온을 넘는 뜨거운 낮 동안 기린은 목을 태양을 향해 뻗음으로써 햇볕에 쬐는 단면적을 줄인다. 미로슬라프 두차체크,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연구자들이 가장 주목한 것은 기린의 행동이었다. 아무리 열전달이 뛰어나도 체온보다 기온이 높으면 역효과가 날 터이다. 이럴 때 기린은 태양을 향해 머리를 뻗는 행동을 한다. 나미비아 에토샤 국립공원에서 관찰했더니, 이런 행동은 기온이 20도일 때 기린의 35%에서 나타났지만 37도에서 60%로 치솟았다. 태양을 향해 목을 뻗으면 햇볕이 쬐는 단면적이 줄어든다.
 
이 연구는 브라운리의 가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브라운리의 주장으로 논문을 마무리했다. “날씬하고 키가 큰 체형은 열 손실을 돕는다. 덕분에 덩치와 키를 이렇게 키울 수 있었는데, 그 결과로 포식자로부터 도망치고 자신을 지키는 능력도 얻고 또 그렇지 않았으면 엄두도 못 냈을 먹이를 확보할 수 있었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Mitchell, G., et al., Body surface area and thermoregulation in giraffes, Journal of Arid Environments(2017), http://dx.doi.org/10.1016/j.jaridenv.2017.05.005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평화’ 강조한 문 대통령 유엔연설에 조선일보 “한가한 소리”

 

[아침신문 솎아보기] 문재인 대통령 취임 첫 유엔총회 연설, ‘평화’ 30차례 언급 하면서도 대북압박 필요성 강조

정민경 기자 mink@mediatoday.co.kr  2017년 09월 22일 금요일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취임 이후 첫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에 임했다. 언론은 문 대통령 연설에 대해 전반적으로 균형 잡힌 연설이라고 평가했으나 ‘메시지가 없다’(한국일보)거나 ‘한가한 소리’(조선일보)라는 비판도 나왔다.

국회가 21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언론은 진보성향의 대법원장 등장에 본격적인 사법개혁을 포함한 사법부의 일대 변화를 기대를 보이기도 했으며 이념 정쟁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문을 내놓기도 했다.

다음은 22일 아침에 발행하는 종합 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김명수 대법원’…사법개혁 물꼬 텄다” 
국민일보 “정부 칸막이 없애고 미래전략 협업해야” 
동아일보 “美, 이란식 세컨더리 보이콧 대북제재” 
서울신문 “文대통령 ‘우발적 군사충돌로 평화 파괴 안 된다’”
세계일보 “文 대통령 ‘北 추가 도발 땐 새 조치 모색해야’” 
조선일보 “파리바게뜨에 ‘5378명 고용 압박’” 
중앙일보 “디지털은 아예 없다 ‘87년 아날로그 헌법’” 
한겨레 “문 대통령 ‘평창을 평화의 빛 밝히는 촛불로’ 유엔서 호소”
한국일보 “문 대통령 ‘북핵, 유엔 다자주의 대화로 풀자’”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뉴욕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동북아시아 안보의 기본 축과 다자주의의 결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평화’를 30차례 언급하는 등 평화적 촛불혁명으로 집권한 대통령인 점을 강조하면서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엔헌장이 말하고 있는 안보 공동체의 기본정신이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구현돼야 한다”며 “동북아 안보의 기본 축과 다자주의가 지혜롭게 결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다자주의 대화를 통해 세계 평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유엔정신이 가장 절박하게 요청되는 곳이 바로 한반도”라고 말했다.  

 

 

▲ 22일 한겨레 1면.
▲ 22일 한겨레 1면.
문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유엔 차원의 압박과 함께 평화를 언급하면서 균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앙일보는 22일 사설 ‘균형 잡힌 대통령 유엔 연설, 대북 지원은 최대한 늦춰야’에서 “예상대로 ‘평화’를 강조하면서 강력한 ‘제재와 압박’의 필요성도 부각했다”고 썼다. 중앙일보는 이런 연설이 나온 배경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 연설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연설은 한·미 동맹 사이에서 엇박자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수위조절의 결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22일 중앙일보 사설.
▲ 22일 중앙일보 사설.
한겨레 역시 “문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를 높이 평가하고, 제재와 압박의 필요성도 강조”했다며 연설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보였다.

 

다만 한국일보는 “전반적으로 인상적 메시지를 던지지 못한 채 기존의 ‘제재-압박-대화’ 병행 주장을 되풀이한 수준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며 “‘유엔정신의 전면적 실현’과 ‘평화의 지속화’ 등을 강조하는 것도 좋지만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실천적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는 말의 성찬으로는 한반도 문제를 풀어 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 22일 한국일보 사설.
▲ 22일 한국일보 사설.
반면 조선일보는 문 대통령이 연설을 하기 직전 통일부에서 800만 달러 상당의 대북 인도 지원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을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 파괴’ 경고를 하자마자 대북 지원 결정부터 내린 셈”이라며 “북핵의 최대 피해국인 한국이 마치 다른 세상에 사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고 썼다. 이어 조선일보는 “군 통수권자가 한가한 소리나 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면서 “아직도 북 집단을 향해 착한 소리를 하면 착한 대답이 올 것으로 믿고 있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 22일 조선일보 사설.
▲ 22일 조선일보 사설.
김명수 16대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통과

 

국회가 21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켰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출석 의원 298명 가운데 찬성 160명, 반대 134명, 기권 1명, 무효 3명 의견으로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가결 처리했다. 김 후보자는 24일 임기를 마치는 양승태 대법원장에 이어 16대 대법원장에 취임할 예정이다.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표결 때 반대 입장을 냈던 국민의당 의원들이 상당수 찬성입장을 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121명 전원과 정의당 소속 6명, 새민중정당 소속 2명에 여권 성향인 무소속 정세균 국회의장 등 130명이 모두 찬성한 것으로 가정하면, 국민의당과 보수야당에서 30명의 찬성표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언론은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통과에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이 ‘코드인사’라며 ‘좌편향된 인물’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 22일 경향신문 1면.
▲ 22일 경향신문 1면.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대법원장 후보로 지명한 것은 안 대표가 말한 ‘사법부 독립’과는 정반대되는 이유 때문이었다. 자신들과 코드가 맞기 때문”이라며 “정권과 코드가 맞는 대법원장이 임명된 것은 사법부 독립을 위태롭게 하는 일”이라고 썼다. 

 

이어 조선일보는 “김 후보의 지명을 놓고 그간 논란이 벌어진 것은 그의 경력·경험 부족과 함께 법원 내 특정 성향 판사 모임 회장을 지내는 등 정치·이념 편향을 띤 인물이라는 점”이라며 “법원 내 서클 수장(首長)처럼 지냈던 사람이 사법부 대표자로 임명되는 것이 옳으냐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 22일 조선일보 사설.
▲ 22일 조선일보 사설.
동아일보 역시 ‘새 대법원장, 이념대결 넘어선 국민의 사법부 만들어야’라는 제목으로 사설을 내고 “김 후보자가 사법부를 이념 대결을 넘어 법과 양식이 승리하는 정의로운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한겨레는 “수구보수 야당이 사법개혁의 대의는 팽개치고 과도한 색깔론과 치우친 종교적 잣대로 무리한 주장을 편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인권과 소수자 보호를 위한 판사들 연구모임을 ‘진보’나 ‘좌파’로 평가하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 이념논쟁이 얼마나 수구보수 편향으로 기울어 있는지를 말해준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겨레는 “판사들을 진보-보수로 편가르기 하는 일부 언론과 야당의 시각은 매우 부적절할 뿐 아니라 정략적”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북 리용호, “개 짖는 소리” 트럼프 연설 일축

이란 “불량한 신참”, 베네주엘라 “새로운 히틀러” 비난
이광길 기자  |  gklee68@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17.09.21  12:43:33
페이스북 트위터
   
▲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19일 유엔 총회 참석차 평양을 출발하고 있다. [사진출처-조선의오늘]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0일(이하 현지시간) “북한 완전 파괴”를 공언한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설을 “개 짖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리 외무상은 이날 유엔본부 부근 호텔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가 짖어도 행렬은 간다(Even when dogs bark, the parade goes on)’는 말이 있다”고 했다. 

리 외무상은 “그가 개 짖는 소리로 우리를 겁먹게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면 그것은 정말로 개꿈”이라고 꼬집었다고 <CNN>이 보도했다.

‘로켓맨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리 외무상은 “그의 측근들이 불쌍하다”고 쏘아붙였다. 

리 외무상은 22일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핵문제 등에 대한 북한 측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유엔총회 계기에 리 외무상과 만날 가능성을 낮게 봤다고 <CNN>이 전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유엔총회 데뷔 연설에서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를 가졌으나, 자신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을 것”이라고 협박했다. 또 “로켓맨(김정은)’은 그 자신과 그 정권의 자살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북한과 함께 ‘불량 정권’으로 지목당한 이란과 베네주엘라도 강력 반발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0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핵 합의가 국제정치의 ‘불량한 신참(rogue newcomer)’에 의해 파괴된다면 대단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 핵 합의의) 블록 하나라도 빼낸다면 전체 건물이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주엘라 대통령은 19일 국제정치의 “새로운 히틀러”라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난했다.

(추가, 13:57)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단독]차장 출신 80% 대법관·헌법재판관 영전 ‘승진 보증수표’

 
이범준·박광연 기자 seirots@kyunghyang.com


입력 : 2017.09.21 06:00:21 수정 : 2017.09.21 06:05:58
 

ㆍ2005년 이후 고법 부장 승진 대상자 중 탈락자 전무
ㆍ퇴직 후 89%, 김앤장·태평양 등 대형 로펌에 ‘둥지’

[단독]차장 출신 80% 대법관·헌법재판관 영전 ‘승진 보증수표’
 

2005년 이후 법원행정처(행정처) 출신 판사들이 고등법원 부장판사에 전원 승진하고 행정처 차장 출신자 대부분(80%)이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에 오르는 것은 행정처가 사법부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행정처 출신 판사들은 퇴직 후에도 대부분 김앤장 등 대형로펌에 들어가면서 법원 안팎의 핵심 연결고리까지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행정처 출신 전원 고법 부장에 

2005년 이후 행정처를 거쳐 고법 부장판사 승진 시기를 맞은 44명의 판사들은 모두 승진했다. 고법 부장판사가 되면 차관급 대우를 받아 공용차를 타고, 법원장과 대법관이 되는 데도 유리해 다수 판사들이 선망한다. 과거에는 승진에 실패하면 상당수가 법복을 벗기도 했다.

올해 처음 고법 부장판사 승진 대상인 연수원 24기 판사 가운데 행정처 출신 5명이 승진했다. 아직 승진하지 못한 행정처 출신 23·24기 판사 5명이 있지만 같은 기수 판사들이 3년에 나눠 승진하기 때문에 1~2년의 기회가 더 있다. 

 

법원 내부에서는 행정처 출신이라는 이유로 고법 부장판사가 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지방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보통 판사 7~8년 차에 행정처 심의관으로 가는데 행정처에만 가면 이후 경력이 관리되고 미래가 보장된다”고 했다. 이 때문에 행정처를 가기 위해 평정권자인 법원장의 눈치를 살피는 판사들도 있는 게 현실이다. 

■ 고위직은 대법관 ‘로열로드’ 

행정처 차장은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보좌하며 행정처 실무를 총괄한다.

이들은 곧바로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행정처 경험이 짧아도 차장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대법원장이 대법관에 제청하기 전에 경력을 관리해주는 것이라고 법조계는 분석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차장을 하면서 국회의원이나 언론인들을 집중적으로 만나면서 외부 인맥을 빠르게 흡수한다”며 “대법관이 되려면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인식이 대법원 내부에 있다”고 말했다. 

행정처에서 국회 등 대외 업무를 맡는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5명 가운데 4명(80%)도 대법관·헌법재판관이 됐다. 

박병대 전 대법관은 기조실장을 3년 하다가 법원장 등을 거쳐 2011년 대법관이 됐다. 강일원 재판관도 기조실장으로 2년 있다가 2012년 헌법재판관이 됐다. 목영준·권순일 전 실장은 이후 행정처 차장까지 거쳐 각각 헌법재판관·대법관에 올랐다. 

조사 기간 동안에 차장을 거친 인물 가운데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이 되지 못한 사람은 임종헌 전 차장과 강형주 서울중앙지법원장이 유일하다. 

임 전 차장은 국제인권법연구회의 사법개혁 학술대회 저지 사건에 연루돼 지난 3월 퇴직했다. 강 전 차장의 경우 문재인 정부로 갑자기 바뀌면서 탈락했다는 설이 나온다.

■ 퇴직 후 88.9%가 대형 로펌행 

행정처 출신 판사들은 대형로펌의 핵심 영입 대상이다. 대형로펌이 이들을 찾는 이유에 대해 법조계 관계자는 “행정처에 있으면 전국 판사들의 성향과 친분관계에 정통하기 때문에, 특정 사건에서 어떤 변호사를 배치하고 어떤 식으로 변론을 펼칠지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며 “그래서 행정처 인사심의관 출신의 인기가 특히 높다”고 말했다. 

조사대상 행정처 출신 변호사 36명 가운데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19명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2위권 로펌인 태평양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의 변호인인 송우철 변호사(55) 등 4명을 확보하고 있다. 


이용훈 대법원장 시절 사법정책실장인 우리법연구회 창립멤버 이광범 변호사(58)가 대표인 LKB&파트너스에도 3명이 있다. 지금은 법무부 법무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용구 전 변호사(53)가 이곳 소속이었다. 그 외 화우·바른에 2명, 세종·율촌에 1명 등이 있다. 

 

오늘의 핫클릭!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9210600215&code=940301#csidxc5d3630bc35093f81d48f945d44e369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나를 찾아 가는 지혜, 나는 누구인가?

나를 찾아 가는 지혜, 나는 누구인가?
 
 
 
김용택 | 2017-09-21 09:32:2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근대의 문을 연 철학자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思惟)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했다. 생각하는 존재로서의 나, 사유(思惟)하는 존재로서의 나는 누구인가? ‘내가 누구인지… 왜 사는지, 어떻게 사는 게 바르게 사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내가 알고 있는 나는 객관적인 나인가? 이 세상 사람들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객관적이고 명확한 정의를 내린 사람이 있을까?

데카르트를 비롯한 수많은 철학자들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했고. 타고르는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야말로 확실하고 영원한 생명의 경탄’이라 했다. 몽테뉴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찌하면 내게 진정 나다워 질 수 있는가는 아는 일’이다. 쇼펜하우워는 ‘각개인은 타인 속에 자기를 비추는 거울을 갖고 있다’고 해 알 듯 모를 듯한 정의를 해 놓았다.

종교에서 ‘나’는 세속의 나보다 또 다른 정의를 한다. 인간이 신의 창조물이라고 보는 기독교는 ‘인간이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된 것’이기 때문에 다음 세상에서 ‘영생을 누리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 나의 삶’이라고 했다. 불교에서는 ‘나라는 존재는 물질(몸뚱이, 色), 느낌(受), 인식(想), 심리현상들(行), 알음알이(識)의 다섯 가지 무더기 오온(五蘊)의 적집’이 나라고 했다. 그래서 반야심경에서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오온(照見五蘊皆空)’이라고 정의했다.

철학이란 무엇인가? 철학이란 학창시절 윤리시간에는 철학이라는 말을 배운 것 같기는 한데 딱히 내 머리 속에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별로 없다. 기껏 배웠다면 윤리와 사상 시간에 인간의 삶과 윤리사상, 동양과 한국윤리사상에서 유교와 불교, 도교와 서양윤리사상에서 그리스도의 윤리사상에 대해 배우긴 했지만, 시험을 위해 준비한 지식이라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게 없다.

철학이란 ‘지혜에 대한 사랑’이라고 한다. 학교에서 공부한 철학이란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거나 플라톤 철학이니 학파가 어떻고… 하며 가르친다. 철학이란 정말 그런 철학자가 나긴 말 몇 마디를 암기하는 공부일까? 나는 누구인가(자아관)? 왜 사는가(생사관)? 어떻게 사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것인가(인생관)? 역사란 무엇인가(역사관)? 경제란 무엇인가(경제관)? 종교란(종교관)? 정치란 무엇인가(정치관)… 를 볼 수 있는 안목(世界觀)이 철학이라고는 왜 가르치지 않을까?

<이미지 출처 : 동아일보>

철학공부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나는 학기가 시작되는 첫시간에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라고 질문하곤 했다. 그러면 학생들은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게 ‘돈, 지위, 명예, 부모, 가족…’ 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그 모든 것을 다 가진다고 해도 자기 자신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이 세상에서 가정 소중한 것은 자기 자신이다. 이렇게 시작한다. 이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나… 그 나를 나는 사랑하는가?’로 첫 시간을 보내곤 했다.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안다면 그 나를 어떻게 다듬고 준비하는 것을 배우는 게 학교교육의 핵심이요 학습자가 공부할 목표가 되어야 한다. 내 소중한 몸과 마음을 지키고 다듬는 것…그것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기 전에 학습할 핵심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오늘날 학교는 교육과정에서는 지덕체를 겸비한 조화로운 인간을 양성하겠다고 하지만 학교는 정작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나를 다듬고 가꾸는 일이 뒷전이다.

낯선 곳에서 길 찾기를 해 본 사람들은 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방향 감각을 잃은 삶은 방황이다. 같은 길을 가더라도 알고 찾아 가는 길과 방황하는 길은 다르다. 삶의 시행착오는 되돌릴 수 없는 불행이다. 세상을 보는 안목, 삶의 목적과 자아관, 인간관 인생관 세계관, 그리고 역사관이며 경제관, 종교관… 없이 인생을 산다는 것은 방황이요 시행착오다. 시행착오를 최소화해 행복한 삶을 가꾸는 내일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철학의 문을 연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30&table=yt_kim&uid=622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MB 국정원, 아침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집중 ‘사찰’

 

 

[아침신문 솎아보기] 손석희 시선집중, 김현정의 뉴스쇼 등 주요 프로그램 성향 및 제작진 사찰… KBS 이사회 출석 고대영 “안 나간다”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2017년 09월 21일 목요일

21일자 주요 종합일간지 머리기사 제목 모음이다. 

경향신문 “‘재판하지 않는’ 판사 사법부를 장악하다”
국민일보 “‘北 아기들 지원 늦으면 영구적 장애 우려’”
동아일보 “최후의 경고… 모든 대북 옵션 꺼냈다”
서울신문 “트럼프, 북·중·러 겨냥 ‘위험한 말폭탄’”
세계일보 “내달 러에 한국기업지원센터 출범”
조선일보 “SK 하이닉스 연합 일본 도시바 품다”
중앙일보 “‘시키는 대로 해’ 벤처 갉아먹는 짭스병” 
한겨레 “MB 국정원, ‘출근길 여론’ 라디오프로도 현미경 사찰”
한국일보 “‘특수학교 들어서도 집값 안 떨어졌다” 

 

 

▲ 한겨레 21일자 1면.
▲ 한겨레 21일자 1면.
 
국정원, 라디오 방송 ‘현미경 사찰’

 

한겨레는 21일자 1면에서 국가정보원의 방송사 사찰 보도를 이어갔다. MB정부의 국정원이 2010년 지방 선거를 앞두고 2009년부터 아침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을 사찰했다는 내용이다.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격인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근길 여론을 장악하겠다는 심산이다. 서영지 기자의 단독 보도다.  

한겨레에 따르면, 2009년 말 국정원은 ‘라디오 시사프로 편파방송 실태’ 조사를 한 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 비판 보도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방송사 차원의 노력과 함께 행정제재와 왜곡 활동에 대한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겨레에 따르면, 국정원 조사 대상은 KBS, MBC, CBS, SBS, PBC, BBS 등 6개 방송사 아침 프로그램이다. 사실상 아침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전부를 사찰한 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엣가시는 MBC였다. MBC 간판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대해 “안팎의 지탄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좌파 논리에 경도된 편파보도로 정부 흠집내기”, “출근길 민심 호도” 등 노골적 표현을 썼다.

같은 방송사 ‘성경섭의 시사터치’에 대해선 “한겨레 기자 등 좌파가 고정 출연하는 게 문제”, “홍아무개 피디가 ‘골수좌파’로 좌편향을 주도한다”고 평가해놨다.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 대해서도 “악의적 멘트로 여론을 선동”한다고 썼다.

 

▲ 한겨레 21일자 2면.
▲ 한겨레 21일자 2면.
 
국정원은 KBS에 대해서 “‘사원행동’ 소속 피디들이 방송을 정치투쟁의 도구로 전락시켰다”며 진행자와 PD 성향을 세세하게 분류했다. KBS 라디오 프로그램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대해서 “진행자가 청취율 경쟁을 의식해 좌파에 유리한 무분별한 발언을 한다”고 밝혔고 지아무개 피디를 겨냥해 “‘사원행동’ 핵심인물”이라고 평했다.

 

‘사원행동’은 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전신 격으로 2008년 8월 정연주 전 KBS 사장 해임을 반대하며 MB 정부와 대척에 섰던 KBS 기자·PD의 결사체였다.

KBS ‘열린토론’에 대해선 “진행자 민경욱씨(현 자유한국당 의원)가 중량감이 떨어져, 발언 시간 배분에만 급급해 일방적 정치공세를 방치한다”고 평가절하했고 패널이었던 김만흠 가톨릭대 교수, 김민용 성공회대 교수,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팀장 등을 ‘좌파 선전꾼’이라고 낙인찍었다.  

CBS에 대해선 구성원 전체를 ‘좌편향’으로 봤다. 국정원은 “반정부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시사자키 양병삼입니다’ 진행자를 교체했는데도 좌편향 피디와 작가가 왜곡보도를 한다”고 밝혔다. ‘김현정의 뉴스쇼’에 대해선 “김진표 의원, 박지원 의원 등 야권 및 좌파 인물 등만 출연시키고, 시청자들의 잇따른 편파보도 지적에도 시정 없이 방송을 강행한다”고 평가했다.  

SBS 라디오 프로그램인 ‘SBS 전망대’와 ‘한수진의 오늘’에 대해선 “중립 논조에 얽매여 정부 지원 보도를 외면하고 (정부에) 우호적인 여론을 반영하지 않아 균형성이 떨어진다”고 평했다.  

이러한 사찰 결과에 대해 국정원은 “라디오 제작국은 기피 부서로, 극렬 노조원 등 문제 직원이 대부분이고 얼굴이 보이지 않아 도덕적 해이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 2017년 4월 대선 후보 토론회 사회를 맡았던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2017년 4월 대선 후보 토론회 사회를 맡았던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국정원은 또 “좌편향 진행자 퇴출 등 가시적 성과가 미흡할 때는 봄철 프로그램 개편으로 문제 프로그램을 폐지하거나 포맷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편파방송을 근절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방송 개입을 시사했다.

 

정부 비판 프로그램에 대해 정부 각 부처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동원한 정황도 있었다. 국정원은 “각 부처가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야 한다. 정부 정책을 왜곡해 보도하면, 반론권 행사는 물론 명예훼손 손해배상 소송 등 법적 대응으로 경각심을 환기하라”는 지침을 내놨다.  

보수 단체를 동원한 정황도 눈에 띄었다. ‘방송개혁시민연대’ 등을 동원해 편파 프로그램에 대한 문제 제기 등 공론화 유도 방안을 제안한 것. 이 단체는 2009년 뉴라이트전국연합 출신이 주축이 돼 결성된 단체다.  

고대영 KBS 사장 “사퇴 안한다” 버티기 

지난 20일 오후 KBS 이사회가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렸다. 20일로 언론노조 KBS본부 총파업이 17일째였지만 고 사장은 스스로 사임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국정원의 KBS 장악 문건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며 “사장 임명된 후 정치권으로부터 인사 청탁 받은 적 없고 거기에 따라 인사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KBS 구야권 이사가 파업 책임에 따른 사퇴 가능성을 묻자 고 사장은 “파업에 원인을 제공한 것이 없다”며 ‘자진 사퇴 거부’ 입장을 밝혔다. 파업의 적법성을 판단했냐는 질문에는 “외부 로펌에 이미 의뢰를 해놨다”며 “거기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노조가) 겉으로 내세우는 건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 파행)인데 사실상 불법”이라고 말했다. 

 

▲ 한겨레 21일자 8면.
▲ 한겨레 21일자 8면.
 
이인호 KBS 이사장은 “고 사장이 나가겠다고 해도 새 사장이 임명될 때까지 (청문회 등)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고 야당이 호락호락 거기에 응하겠느냐”며 “사장 결원이 이 나라를 위해 도움 되는 일일까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두둔했다.

 

파업 뒤 처음으로 열리는 이사회였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날 서울 본관에 모여 ‘KBS 이사회 해체’를 요구하며 KBS 구여권 이사들을 압박했다. 뉴라이트 계열의 강규형 이사(명지대 교수)는 집회를 하는 조합원을 조롱해 논란을 빚었다. 

[관련기사 : 퇴진시위에 ‘포옹’ ‘브이’ 뉴라이트 KBS 이사의 조롱 논란]

강 이사는 이사회에서 노조에 대해 “양아치 집단”이라고 비난한 뒤 “노조가 나를 폭행, 협박하고 직장까지 찾아와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의 방송장악 안건대로 착실히 따라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고 주장하는 조우석 이사도 “조합원들이 민노총의 똘마니가 돼 천둥벌거숭이로 날뛰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경영진이) 직장폐쇄라도 각오하고 윽박질러서라도 돌아오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법부를 장악한 ‘재판하지 않는’ 판사 

경향신문이 20일 이용훈·양승태 대법원장 시절(2005년 9월~2017년 9월) 법원행정처에 근무한 전·현직 판사 456명(연인원)을 전수조사한 결과, 행정처 출신 판사 100%가 법원장·대법관으로 가는 길목인 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승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향신문은 “일선 판사들 가운데 15% 남짓만 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하는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라며 “행정처의 사실상 1인자인 차장은 80%가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에 올랐다. ‘재판하지 않는 판사들’이 사법부를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행정처 판사들은 퇴직 후 절반 이상 국내 1위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법무비서관 8명 중 판사 출신은 6명이고 이 가운데 5명이 행정처 출신이었다. 행정처가 청와대를 잇는 핵심 연결축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경향신문 21일자 1면.
▲ 경향신문 21일자 1면.

경향신문은 “지난 12년간 행정처를 거치고 고법 부장판사 승진 시기를 맞은 44명은 빠짐없이 승진에 성공했다”며 “행정부로 치면 차관급에 해당하는 고법 부장판사 승진율은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최근 10년 사이 사법연수원 기수별로 10~15%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행정처를 거치고 퇴직해 변호사가 된 36명 가운데 32명(88.9%)이 대형 로펌에 들어갔다”며 “고법 부장판사나 대법관 등 사법부 핵심과 친분이 깊은 이들이 대형 로펌에 영입되는 셈이다. 이들 가운데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들어간 사람은 19명으로 행정처 출신 변호사의 과반(52.8%)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MB로 향하는 사정, ‘보복 프레임’ 짜는 언론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정 정국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정원의 ‘박원순 제압 문건’을 이유로 이 전 대통령을 고소했고 각종 국정원 블랙리스트가 불거지면서 이 전 대통령 수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MB 측은 “졸렬한 정치 보복”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각종 증거는 MB를 가리키고 있다.  

보수 언론은 연일 ‘보복 프레임’에 열중이다. 조선일보는 21일자 사설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자살로 몰고 갔으니 똑같이 만들어주겠다는 보복 심리가 깔려 있다”며 “민주당은 정부 출범 후 최근 4개월여간 당 논평과 회의 발언 등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을 100여 차례 언급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고선 다음과 같이 밝혔다.  

“국방부는 ‘군 적폐 청산 위원회’를 만들고, 몇 번이나 조사했던 광주 5·18을 특별조사위에서 또 조사한다고 한다. 교육부는 역사 교과서 조사, 외교부는 한·일 위안부 합의 조사, 문화체육관광부는 블랙리스트 조사, 통일부는 개성공단 중단 점검을 한다고 한다. 한국당 원유철 의원의 전 보좌관에게 돈을 건넨 의혹을 받는 사업가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한국당 엄용수 의원은 지난 6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한국당 권성동·염동열 의원은 공공기관 채용 청탁 의혹과 관련해 수사 대상에 올랐다.” 

 

▲ 조선일보 21일자 사설.
▲ 조선일보 21일자 사설.
 
이 신문은 “모든 정치 보복은 불법에 대한 단죄라는 얼굴을 하고 있다”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혐의를 꺼낸 뒤, “지금 정권도 5년 뒤엔 같은 일을 당할 것이란 사실만은 누구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동아일보는 “의혹의 중심인 원 전 원장과 윗선인 이 전 대통령이 어디까지 보고받고 무엇을 지시했는지를 밝히는 것도 필요하다”며 조선일보에 비해 합리적 태도다. 다만 동아일보는 “적폐청산이 정치 보복성 수사를 분칠하는 수사(修辭)가 될 순 없다. 보복으로 받아들여지면 정권 교체 후 반드시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일보는 “여당은 MB정부의 4대강 사업과 자원 외교, 방위산업 비리 의혹과 함께 ‘BBK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재수사까지 주장한다”며 “BBK 의혹은 과거 검찰이 ‘혐의 없음’ 결정을 내린 것이다. 정치보복은 또 다른 정치보복을 낳는다. 국민 통합이란 시대적 과제도 요원해진다”고 우려했다.  

한겨레는 “문성근·김미화씨 등 방송·연예인을 탄압해온 블랙리스트뿐 아니라 이미 유죄 판결이 난 댓글공작만으로도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이 전 대통령”이라며 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개혁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수구언론과 수구정당의 ‘적폐 연대’가 한참이나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