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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위헌소지 있다”

대법원에 의견 제출 결정

 

 

 

 

양아라 기자 yar@vop.co.kr
발행 2017-12-19 10:20:40
수정 2017-12-19 10:20:40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들이 15일 서울 세종대로 청계광장 인근에서 법외노조 철회 교원성과급제, 교원평가제 폐기 등 3대 교육적폐 청산 촉구하며 가진 전국교사결의대회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들이 15일 서울 세종대로 청계광장 인근에서 법외노조 철회 교원성과급제, 교원평가제 폐기 등 3대 교육적폐 청산 촉구하며 가진 전국교사결의대회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김슬찬 인턴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통고처분이 헌법의 위배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대법원에 제출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18일 제19차 전원위원회를 열어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전교조 법외노조통보처분 취소소송에 관해 담당 재판부에 의견을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인권위는 "이 사건 처분의 근거 법령인 '노조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은 시정 요구 불이행에 대한 제재로 노조법상 향유할 수 있는 권리의 일시정지 등 덜 침익적인 형태의 방법을 강구하기보다는 신고증 철회와 같이 노동조합의 지위 자체를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가장 침익적인 방법을 택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헌법상 기본권 제한의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전교조는 1999년 합법화 당시에도 조합원 중에 해직 교원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이후 이 사건 처분을 받기까지 약 14년간 합법노조로 활동해 왔다. 이 사건 처분과 관련하여 문제가 된 해직 조합원수는 9명으로 전체 조합원 중 해직 조합원의 비중이 극히 미미했다. 인권위는 초기업단위 노조의 특성 상 해직 조합원의 존재가 전교조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많지 않음에도 9명의 해직 교원을 이유로 6만여 명에 달하는 절대 다수 조합원의 단결권 행사를 전면 중지시키는 처분을 한 것은 이로 인한 공익적 기대효과에 비해 전교조가 받은 피해가 매우 커 비례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봤다.

인권위는 '해직 교원의 교원노조 가입 자격 여부'와 관련해 "교원노조의 ‘초기업단위 노조’로서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이 사건 소송 1, 2심 재판부가 제시한 교원의 직무특수성(윤리성·자주성·중립성), 교육의 공공성 및 학생의 교육권 등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2004년 대법원 판결 이후 해고자, 실업자, 구직자 등이 초기업단위 노조에 가입하는 데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교원노조에 대해서만 해고자의 가입을 제한하는 것은 교원의 단결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또한 인권위는 "결사의 자유에 관한 국제인권조약 및 전교조 법외노조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권고를 적극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모든 사람의 자유롭고 차별 없는 노동조합 결성 및 가입 권리'는 유앤 사회권규약, 국제노동기구(ILO)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 등 국제인권규범에 명시된 기본적 인권 항목"이라고 밝혔다.

이에 전교조는 이날 논평을 통해 "인권위가 대법원에 제출할 의견이 구구절절 옳은 것이고 전교조의 입장과 부합함에도 이를 전적으로 환영하기 어렵다"며 "지금 인권위가 시급히 해야 할 일은 대법원보다도 정부에 대하여 고용노동부의 2013년 10월 24일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 통보'를 철회하라고 권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10월 고용부는 해직 교원 9명의 가입을 이유로 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처분을 했다. 현행 교원노조법 제2조에 따르면, 조합원 자격을 현직 교사로 제한하며, 노조법 제2조는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조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전교조는 그 후 법외노조 처분의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냈지만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했고,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하고 있다. 이로인해 노조 전임자 해고 등의 피해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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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보도 권고기준 2.0이 나왔지만, 변하지 않는 한국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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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7/12/19 10:35
  • 수정일
    2017/12/19 10:35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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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쓴 자살 사건 기사로 누군가는 죽을 수 있다
 
자살보도 권고기준 2.0이 나왔지만, 변하지 않는 한국 언론
 
임병도 | 2017-12-19 09:01:3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중앙일보 트위터에는 얼굴이 그대로 노출됐지만, 아이엠피터가 모자이크로 처리했다.

 

12월 18일 중앙일보 트위터에 <속보, 샤이니 종현, 청담동서 숨진 채 발견>이라는 기사를 링크한 트윗이 올라왔습니다. 이 트윗에는 ‘#종현자살’이라는 해시태그가 달렸습니다. 네티즌들은 해시태그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비판을 했습니다.

언론사 SNS 계정에서 검색이 쉬운 해시태그를 다는 것이 뭐가 문제이냐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트윗을 올린 시각은 오후 7시 15분이었고, 정확히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중앙일보는 해당 트윗을 삭제했습니다.

자살과 연관된 사망 사건 보도는 신중해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자살보도 권고안’까지 정해 놓았습니다. 그러나 샤이니 종현씨의 사망 사건 뉴스는 기준도 없이 보도됐습니다. 언론의 자살보도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자살 사건, 반복적으로 보도하거나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지 마라’

 

 네이버 급상승 검색어에는 기사에 나왔던 ‘갈탄’이 계속 상위권에 노출됐다.

 

WHO의 ‘자살보도 권고안’을 보면 ‘자살 관련 기사를 눈에 띄는 곳에 배치하거나 반복 보도하는 것을 피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언론은 ‘기회는 이때다’라며 클릭 장사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특히 연예 관련 기사를 주로 보도하는 매체의 뉴스를 타 언론사가 제목만 바꿔 올리는 일도 빈번하게 벌어졌습니다. <조선닷컴>은 <종현, 10년간 무대서 빛났던 샤이니..이젠 하늘의 별>이라는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이 기사는 원래 <OSEN>의 <종현, 10년간 무대서 빛났던 샤이니..이젠 하늘의 ★> 기사를 그대로 보도한 것입니다.

WHO는 ‘자살 사건을 보도할 때 자살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주는 것을 피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 언론은 샤이니 종현씨의 사망 당시 ‘갈탄’이 방 안에 있었다고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네이버 급상승 검색어를 보면 ‘갈탄’이 계속 상위권에 등장했습니다.


‘연예인 자살 사건 이후, 자살 급증’

 

▲ 연구팀은 “미디어의 유명인 자살보도가 일반인 중에서도 젊은 여성에게 더 큰 영향을 미쳐 모방 자살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WHO는 ‘연예인 자살을 보도할 때는 특별히 더 주의하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연예인 또는 유명인의 자살 이후 자살이 급증하기 때문입니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전홍진 교수팀이 2005~2011년 사이 국내에서 자살로 사망한 94,84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자살 사건의 18%는 유명인의 자살 사건 후 1개월 이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7년의 연구기간 동안 자살 사건으로 TV와 신문 매체에 1주일 이상 보도된 유명인은 총 13명이었는데, 이들의 사망 후 1개월 이내에 자살한 사람은 17,209명으로 전체 자살 사건의 18.1%를 차지했습니다.

유명인의 자살 전 1개월간 하루 평균 자살자가 36.2명이었습니다. 유명인 한 명이 자살한 후 1개월 동안 하루 평균 자살자는 45.5명으로 무려 9.3명이나 늘어났습니다.

전홍진 교수는 “유명인의 자살이 일반인의 자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주는 유명인이 사망한 경우에는 언론에서 감정적이나 자극적인 보도를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자살 보도 기준만 지켜도 자살을 막을 수 있다’

 

▲ 오스트리아 언론이 ‘자살보도 권고 기준’을 지키면서 자살보도가 줄었고, 자살률도 감소했다.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발간된 이후 유럽 전역에서 소설과 유사한 방식으로 발생한 연쇄 모방 자살이 발생했습니다. 이를 ‘베르테르(Werther) 효과’라고 부릅니다.

독일에서는 “어느 학생의 죽음(Tod eines Schülers)”이라는 자살 다큐멘터리가 방송된 이후 철도 투신자살이 175% 증가했습니다. 파라세타몰(Paracetamol) 과다복용으로 인한 자살 보도 이후 첫 주에만 동일 방식의 자살률이 17%나 증가했습니다.

1980년대 오스트리아의 지하철 자살률이 갑자기 급증했습니다. 학자들은 자살률이 높아진 이유가 미디어가 자살 사건을 상세히 보도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1987년 지하철 자살에 대한 ‘보도 권고안’이 도입됐고, 언론사들이 이를 따르자 지하철 자살률이 줄어들었습니다.


‘자살보도 권고기준 2.0이 나왔지만, 변하지 않는 한국 언론’

 

▲자살 보도 권고 기준안은 신문, 방송, 인터넷 신문 등 언론 미디어뿐만 아니라 블로그, 인터넷 카페, SNS 등을 통해 사회적 소통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에게 적용됩니다

 

한국에서도 언론의 자살 보도가 자살 빈도와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미 2004년에 ‘한국기자협회 자살보도 윤리강령’이 만들어졌습니다. 2013년에는 ‘자살보도 권고기준 2.0’도 제정됐습니다.

그러나 언론은 ‘자살보도 권고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반복적인 자살 보도 관련 기사를 쏟아냅니다. ‘자살’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사용하고, 자살 방법을 자세히 소개하기도 합니다. 동료 연예인을 동원해 연예인의 자살을 부각하거나 추측성 기사를 남발합니다.

고려대 심리학과 허태균 교수는 2013년 ‘자살보도 권고기준 2.0’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아래와 같은 말을 했습니다.

‘여러분이 쓴 자살 사건 기사로 누군가가 죽어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할 만큼 중요한 사안이면 쓰십시오.’

자살에 대한 보도는 무조건 자제해야 합니다. 사람의 생명보다 더 큰 보도의 가치는 없습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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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요? 아파트 한번이라도 살아보고싶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7/12/19 10:05
  • 수정일
    2017/12/19 10:0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지옥고에 산다 ②] 반지하에 사는 30대 김씨, 결혼 '유예'형을 받다

17.12.18 21:17l최종 업데이트 17.12.18 21:17l

 

주택법에는 최저주거기준이란 게 있다. 인간이 쾌적하게 살아가기 위해 최소한 확보해야 하는 주거 면적을 말한다. 1인 가구의 경우 대략 4평(14㎡)이 최저주거기준이다. 요즘 유행하는 '지옥고(반지하, 옥탑방, 고시원)'라는 주거유형은 대부분 최저주거기준 미달이다. 즉 사람 살 곳이 못 된다는 것. 하지만 지옥고에 사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고, 해결점은 보이지 않는다. <오마이뉴스>는 지옥고 경험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그 실상을 들여다복고, 대안을 모색해본다.- 기자 말
 
 반지하방 입구를 나오면 바로 계단이 있다. 일곱 계단을 오르면 빌라 밖으로 나가는 건물 현관이 나온다.
반지하방 입구를 나오면 바로 계단이 있다. 일곱 계단을 오르면 빌라 밖으로 나가는 건물 현관이 나온다. ⓒ 이희훈
"10분 정도 걸어야 하는데 괜찮으시겠어요?"

김아무개(32)씨를 만난 곳은 지난달 30일, 서울 관악구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 1번 출구 앞이었다. 그가 사는 집을 보고 싶다고 하자, 김씨는 "10분 정도를 걸어 가야 한다"고 했다. 10분 정도 걷는 건 대수롭지 않아보였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길이었다.

낙성대역에서 그가 사는 집까지 가는 길은 30도 되는 급경사길을 넘어야 했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골목길을 따라 15분을 걸었다. '10분 정도'란 말이 틀린 건 아니었지만, 상당히 멀게 느껴졌다. 거친 숨이 차오르는 걸 느낄 때쯤, 그가 살고 있는 집이 보였다. 

도로 옆에 있는 반지하, 먼지와 소음 그대로 전해져
 
 김씨의 집 창은 지면과 맞닿아 있다. 그 앞엔 어김없이 차 한 대가 주차되어 빛을 막았다.
김씨의 집 창은 지면과 맞닿아 있다. 그 앞엔 어김없이 차 한 대가 주차되어 빛을 막았다. ⓒ 이희훈
 101호, 김씨가 7개의 계단을 내려가 살고 있는 반지하방의 호수다.
101호, 김씨가 7개의 계단을 내려가 살고 있는 반지하방의 호수다. ⓒ 이희훈
역세권에서 15분 이상을 걸어야 하는 입지(일반 아파트 입지를 1~4 등급으로 나누면 3등급 이하다), 그것도 다세대 주택의 10평 남짓한 반지하방이 그가 머무는 공간이다. 

창문은 도로 옆에 있었다. 창문을 통해 오가는 사람들의 발, 차량의 바퀴가 그대로 보였다. 마침 집의 창문 앞에는 차량 1대가 주차돼 있었다. 차량의 알루미늄 휠이 창문 밖 풍경의 전부였다. 

주차된 차량이 시동을 걸면, 매연이 스며들었다. 도로와 인접한 창문 밖으로는 항상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소음과 먼지, 반지하방에 사는 그가 항상 마주하는 것들이다. 

"택배 차량이 자주 드나드는데, 항상 저희 집 앞 창문에 서더라고요. 그 차량이 서있는 동안 매연이 들어오는 거죠. 밤에 차량이 오갈 때면 차 헤드라이트 불빛이 창문을 통해서 들어오기도 해요. 차들이 오갈 때 먼지가 들어오는 건 당연하고요"

그의 목소리는 쇳소리가 났다. 예전에 겪었던 질병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반지하방으로 쉴새없이 들어오는 먼지도 적잖은 영향을 받았을 것 같았다. 반지하방에 사는 그의 미래는 아직 불투명하다.

집만 마련됐으면, 결혼 더 진지하게 생각했을지도
 
 김씨는 자신이 사는 집 바로 뒤로 아파트 단지를 바라 봤다. 반지하를 벗어나 아파트에서 사는 꿈을 가지고 있다.
김씨는 자신이 사는 집 바로 뒤로 아파트 단지를 바라 봤다. 반지하를 벗어나 아파트에서 사는 꿈을 가지고 있다.ⓒ 이희훈
 반지하 생활을 하면 내려온 계단 옆으로 공간이 있다. 이곳에는 집안에 두기 힘든 짐을 보관하기도 한다. 김씨는 몇 해 전 산 자전거를 세워뒀다.
반지하 생활을 하면 내려온 계단 옆으로 공간이 있다. 이곳에는 집안에 두기 힘든 짐을 보관하기도 한다. 김씨는 몇 해 전 산 자전거를 세워뒀다.ⓒ 이희훈
대학 석사 과정을 마친 그가 연구 활동을 하면서 버는 돈은 월 150만~160만원 남짓이다. 연구 활동 거리가 끊기면, 수입은 '0 원'이다. 내 집 마련을 꿈꾸기 어려운 형편이다. 

학사장교 생활로 모은 3000만원은 반지하 보증금으로 고스란히 들어갔다. 4년을 만난 여자친구가 있지만, '결혼' 얘기를 쉽게 할 수 없다. 반지하 신혼생활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집 문제가 해결됐으면, 좀 더 진지하게 결혼 이야기를 했을 거 같아요. 여자친구와도 하는 이야기가 집 걱정만 해결되면, 지금 고민의 90% 이상은 해결 됐을 거 같다는 이야기를 자주 해요. 집을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 이게 가장 큰 고민이에요."

이런 그에게 창문 너머로 보이는 '아파트'는 선망의 대상이다. 90년대식, 발코니 확장도 적용되지 않은, 평범한 공공 분양 아파트였다. 그는 이 아파트를 지나오면서 "정말 좋은 아파트"라고 칭찬을 거듭했다. 허름해 보이는 아파트는 그의 '꿈' 같은 존재였다.

"아파트가 이젠 꿈이 된 거죠. 항상 창문 밖을 바라보면서 그 생각을 해요. 아, 저 아파트에 살면 얼마나 좋을까. 아파트에 한 번 살아보고 싶은데...막상 들어갈 생각하면 비용 자체가 수억원, 만만치 않다는 걸 느끼죠."

부동산앱 켜고 아파트 얼마인가 확인하지만...
 
 김씨는 자신이 사는 집 바로 뒤로 아파트 단지를 바라 봤다. 반지하를 벗어나 아파트에서 사는 꿈을 가지고 있다.
김씨는 자신이 사는 집 바로 뒤로 아파트 단지를 바라 봤다. 반지하를 벗어나 아파트에서 사는 꿈을 가지고 있다. ⓒ 이희훈
그의 취미는 부동산 앱 보기다. 다른 지역을 갈 때마다, 부동산 앱을 켠다. 이 지역 아파트는 얼마인지 확인해본다. 가격을 보면서 또 한 번 탄식을 한다. 

"어딜 갈 때면 꼭 부동산 앱을 켜요. 근처 아파트는 얼만지 확인해 봐요. 습관이 된 거 같아요. 대부분 서울 아파트는 보통 6억이 넘어가요.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고, 언제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죠."

연구직에 있는 그는 조만간 유럽으로 유학을 떠날 구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유학을 다녀온 뒤 미래에 대해서도 확실히 답을 하지 못했다. 유학을 다녀온다고 집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사실 그는 행복주택 같은 정부의 공공 주택은 제대로 알아보지 않았다. 까다로운 자격요건을 맞출 수 없을 것 같아, 지레 포기했다.

"행복주택 같은 정부에서 내놓는 주택들은 사실 관심 있게 보진 않았어요. 제 소득도 기타 소득으로 잡혀서 별다른 세금 혜택이 없는 상황에서 (주택들은 더) 자격 요건이 맞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아파트를 구할 수 있을까' 1시간 대화에서 그는 공허한 물음을 반복했다. 서울에서의 반지하방 생활 10여년, 그 시간은 그에게 희망을 그릴 수 있는 '그림판'을 앗아 버린 것 같았다. 대화를 마치고 반지하방 계단으로 내려가는 그의 어깨가 유달리 쓸쓸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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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차 군수공업대회와 ‘2018년 조미전쟁설’

[개벽예감278] 제8차 군수공업대회와 ‘2018년 조미전쟁설’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7/12/18 [12:26]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조선의 국가핵무력을 완성에로 이끈 다섯 가지 ‘특대사변’들 

2. 세계에서 가장 빠른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열핵탄두 장착된다

3. 군사분계선 우발사태를 우려하는 펜타곤

4. 조선의 통일대전인가, 조선과 미국의 핵결전인가

 

1. 조선의 국가핵무력을 완성에로 이끈 다섯 가지 ‘특대사변’들 

 

2017년 12월 11일부터 12일까지 평양에 있는 4.25문화회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제8차 군수공업대회가 성대히 진행되었다.  

제1차 군수공업대회에서부터 제7차 군수공업대회까지 세상에 공개되지 않았으므로, 그 일곱 차례 군수공업대회들이 각각 언제 진행되었는지 외부에서는 알지 못한다. 이제껏 군수공업대회라는 말 자체가 외부에 알려진 바 없었다. 김일성 주석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4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경제건설과 국방건설의 병진로선을 제시하였던 때가 1962년 12월이었으므로, 군수공업대회는 196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반세기 동안 국방공업부문에서 획기적인 발전이 이룩될 때마다 한 차례씩 진행되어온 것으로 추측된다. 여기서 말하는 국방공업이란 국방과학연구와 군수공업생산을 포괄하는 개념인데, 조선 각지에 있는 국방과학연구기지들과 군수공장들이 그 실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지난 반세기 동안 한 차례도 세상에 공개되지 않았던 군수공업대회가 이번에 사상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조선의 국방공업부문에서 획기적 발전이 이룩되었으므로, 제8차 군수공업대회가 진행된 것이고, 그 대회를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진 1> 

 

▲ <사진 1> 위쪽 사진은 2017년 12월 11일부터 12일까지 평양에 있는 4.25문화회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제8차 군수공업대회의 한 장면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단 한 차례도 세상에 공개되지 않았던 군수공업대회가 이번에 사상 처음으로 공개된 것은, 조선의 국방공업부문에서 획기적인 발전이 이룩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아래쪽 사진은 조선에서 방영된 기록영화 '절세의 애국자 김정일장군 2 조국수호의 전초선에 계시여'에 나오는 한 장면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어느 군수공장 생산현장을 시찰하면서 기계 앞에서 공장일군들과 담화하는 장면이다. 조선의 국방공업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도에 의해 비약적으로 발전, 강화되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번에 진행된 제8차 군수공업대회에 관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몇 해 사이에 조선의 국방공업부문에서 이룩된 획기적인 발전은 두 가지를 의미한다. 

 

첫째, 각종 첨단무기들이 개발, 완성된 것이다. 제8차 군수공업대회 개막식 보고에서 태종수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은 “적대상물들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각종 공격수단들과 우리 식의 위력한 저격무기, 땅크, 장갑차, 반땅크로케트 그리고 현대적인 함상무장장비들과 무인전투장비 등 첨단무기들과 전투기술기재들이 마련된 것은 인민군대의 싸움준비완성에서 커다란 의의를 가지는 성과들”이라고 지적하였다. 이 지적 중에서 무인전투장비라는 말에 관심이 쏠린다. 전투장비의 무인화는 최첨단 현대군사과학기술의 응축이기 때문이다. 조선에서 만들어진 무인전투장비들 가운데 무인타격기만 세상에 공개되었고, 다른 무인전투장비들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래서 조선이 어떤 무인전투장비들을 만들어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무인타격기 이외에 무인정찰공격기, 무인잠수정, 무인전투함 등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둘째, 국가핵무력이 완성된 것이다. 제8차 군수공업대회 개막식 보고에서 태종수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은 “우리 조국은 남들이 수십년을 두고도 이루지 못할 군사적 기적들을 불과 1~2년 안에 이룩하며 세계적인 핵강국, 군사강국의 전렬에 당당히 들어설 수 있었다”고 하면서, 조선의 국가핵무력을 완성에로 이끈 다섯 가지 ‘특대사변’들을 열거하였다. 

(1) 2016년 1월 6일에 수소탄기폭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고, 2017년 9월 3일에 수소탄두기폭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조선에서 이 수소탄두기폭시험을 ‘대륙간탄도로케트 장착용 수소탄시험’이라고 부르는 것만 봐도, 그 기폭시험이 국가핵무력을 완성시킨 계기들 가운데 하나였음을 알 수 있다. 

(2) 2017년 3월 18일 대출력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조선에서 이 대출력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3.18혁명’이라고 부르는 것만 봐도, 그 지상분출시험이 국가핵무력을 완성시킨 계기들 가운데 하나였음을 알 수 있다.   

(3) 2017년 7월 4일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제1차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조선에서 이 제1차 시험발사를 ‘7.4혁명’이라고 부르는 것만 봐도, 제1차 시험발사가 국가핵무력을 완성시킨 계기들 가운데 하나였음을 알 수 있다.

(4) 2017년 7월 28일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제2차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조선에서 이 제2차 시험발사를 ‘7.28의 기적적 승리’라고 부르는 것만 봐도, 제2차 시험발사가 국가핵무력을 완성시킨 계기들 가운데 하나였음을 알 수 있다.

(5)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조선에서 이 시험발사를 ‘11월 29일의 위대한 대승리’라고 부르는 것만 봐도, 그 시험발사가 국가핵무력을 완성시킨 계기들 가운데 하나였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이 첨단무기들을 만들어내고, 국가핵무력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국방공업을 주체화, 현대화, 과학화, 정보화하였기 때문이다. 제8차 군수공업대회 개막식 보고에서 태종수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은 “국방공업의 주체화, 현대화, 과학화, 정보화를 실현하여 국가핵무력 완성과 우리 식의 위력한 주체무기들을 개발생산하기 위한 사업에서 커다란 성과를 거두었다.”고 지적하였다. 

  

▲ <사진 2> 이 사진은 2017년 12월 12일 <조선중앙텔레비죤방송>이 방영한 보도사진들 가운데서 제8차 군수공업대회가 진행되는 4.25문화회관 내부모습을 촬영한 사진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커다란 은백색 구면체처럼 생긴 핵탄두를 살펴보는 장면이다. 핵탄두 표면에 마치 꼭지처럼 생긴 작은 물체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듬성듬성 튀어나온 것이 보인다. 이 사진은 2017년 12월 13일 영국 에서 방영되어 군사전문가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사진에 나타난 핵탄두는 1999년에 조선을 방문하였던 파키스탄의 핵개발 총책임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에게 조선이 보여주었던 바로 그 핵탄두다. 당시 조선은 그에게 핵탄두 3발을 보여주면서 '관찰학습'을 하도록 배려하였는데, 그 핵탄두의 직경은 약 60cm이고, 뇌관 64개가 장착되어 있었다고 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 세계에서 가장 빠른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열핵탄두 장착된다

 

영국 <BBC> 2017년 12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2017년 12월 12일 중국의 어떤 트위터 사용자 한 사람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려놓은 사진 한 장이 세계 각국 군사전문가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 사진은 2017년 12월 12일 <조선중앙텔레비죤방송>이 방영한, 제8차 군수공업대회가 진행되는 4.25문화회관 내부모습을 촬영한 보도사진인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탄두를 살펴보는 장면이 보인다. 사진에 나타난 핵탄두는 커다란 농구공처럼 생긴 은백색 구면체인데, 표면에는 마치 꼭지처럼 생긴, 크기가 작은 은백색 물체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듬성듬성 튀어나왔다. <사진 2>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살펴본 그 핵탄두는 1999년에 조선을 방문하였던 파키스탄의 핵개발 총책임자였던 압둘 카디르 칸(Abdul Qadeer Khan) 박사에게 조선이 보여주었던 바로 그 핵탄두이고, 당시 칸 박사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직경이 약 60cm이고 뇌관 64개가 장착된 바로 그 핵탄두이며, 그가 “완벽한 핵탄두, 파키스탄의 핵탄두보다 기술적으로 더 진보된 핵탄두”라고 평하였던 바로 그 핵탄두인 것이다.   

 

제8차 군수공업대회 개막식 보고에서 태종수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은 “나라 사정이 제일 어려웠던 시기 우리 조국이 핵보유의 민족사적 대업을 이룩하고 세계적인 군사강국으로 전변된 것은 위대한 장군님의 강철의 담력과 불굴의 공격정신이 안아온 력사의 기적”이라고 지적하였다. 나라 사정이 제일 어려웠던 시기에 핵보유의 민족사적 대업을 이룩하였다는 말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에 핵탄두를 생산하였다는 뜻이다. 

 

나는 2016년 6월 20일 <자주시보>에 발표한 글 ‘핵탄생산 20년, 동방의 핵대국이 등장하다’에서 “이미 1990년에 시험용 핵기폭장치를 완성한 조선은 1996년부터 실전용 핵탄을 생산하기 시작하였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에 생산된 핵탄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6년 3월 8일 핵무기병기화사업을 현지지도하면서 살펴본 핵탄두와 다른 것이다. 은백색 구면체로 생김새는 똑같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살펴본 핵탄두 표면에는 꼭지처럼 생긴, 크기가 작은 은백색 물체들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살펴본 핵탄두는 1세대 핵탄두이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살펴본 핵탄두는 2세대 핵탄두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2016년 3월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병기화사업을 현지지도하면서 핵탄두를 살펴보는 장면이다. 은백색 구면체로 생긴 것은 <사진 2>에 나오는 핵탄두와 똑같지만, 이 핵탄두에는 표면에 꼭지처럼 생긴 물체들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살펴본 핵탄두는 1세대 핵탄두이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살펴본 핵탄두는 2세대 핵탄두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2017년 11월 29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에는 이전 핵탄두들과 전혀 다른 열핵탄두들이 장착되었다. 시험발사에서는 폭발이 일어나지 않도록 장약을 넣지 않으므로, 화성-15형에는 장약 없는 열핵탄두가 장착되었다. 이 열핵탄두는 조선이 2017년 9월 3일 기폭시험에서 성공한 대륙간탄도미사일 장착용 열핵탄두다. 화성-15형에 장착된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 안에 들어가는 열핵탄두는 화성-13에 장착된 단발재돌입체 안에 들어가는 핵탄두와 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은 핵탄두를 생산하기 시작한 때로부터 20년 만에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 열핵탄두를 생산하였음을 알 수 있다. 조선에서 말하는 국가핵무력 완성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물론 열핵탄두만 생산한다고 해서 국가핵무력이 완성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 열핵탄두를 지구 반대쪽으로 날려 보내는 강력한 운반수단인 대륙간탄도미사일도 생산해야 국가핵무력이 완성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데, 2017년 9월 3일 열핵탄두기폭시험에서 성공을 거둔 조선은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서도 성공을 거두었다. 

 

미국 정부 소식통이 전해준 정보를 인용한 <디플로맷(Diplomat)> 2017년 12월 6일 보도에 따르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총비행시간은 53분 49초였는데, 그 가운데서 1단 로켓 연소시간은 2분 8초였고, 2단 로켓 연소시간은 2분 41초였다고 한다. 

위에 열거한 수치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려면, 미국이 운용하고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닛맨(Minuteman)-III의 연소시간과 비교할 필요가 있다. 미닛맨-III의 총비행시간은 약 30분인데, 그 가운데서 1단 로켓 연소시간은 1분 2초이고, 2단 로켓 연소시간은 1분 18초이고, 3단 로켓 연소시간은 약 1분이다.  

 

2단형으로 설계된 화성-15형의 총연소시간은 4분 49초이고, 3단형으로 설계된 미닛맨-III의 총연소시간은 약 3분 20초다. 다시 말하면, 화성-15형은 4분 49초 동안 상승비행하여 최고정점고도 4,475km에 도달하였고, 미닛맨-III은 약 3분 20초 동안 상승비행하여 정점고도 1,120km에 도달하였던 것이다. 이것은 화성-15형의 평균상승비행속도가 초속 11.5km이고, 미닛맨-III의 평균상승비행속도는 초속 5.6km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므로, 화성-15형은 미닛맨-III보다 2배 빠른 속도로 상승비행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2017년 11월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진행된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준비장면이다. 9축18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린 화성-15형이 조립공장에서 밖으로 나가는 장면이다. 자료에 의하면, 화성-15형의 평균상승비행속도는 초속 11.5km이고, 미국의 미닛맨-III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평균상승비행속도는 초속 5.6km다. 화성-15형이 미닛맨-III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상승비행을 한 것이다. 화성-15형은 미국, 러시아,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비행을 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놀랍게도, 화성-15형은 미국, 러시아,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비행을 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인 것이다.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하였다는 말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생산하였다는 뜻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12월 12일 제8차 군수공업대회 폐막식 연설에서 “조선로동당의 위대한 령도가 있기에 우리의 국방공업, 자위적 국방력은 상상할 수 없이 비상한 속도로 강화되고 우리 공화국은 세계 최강의 핵강국, 군사강국으로 더욱 승리적으로 전진비약할 것이라고 천명”하였다. 이 인용문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2017년에 핵강국의 지위에 올라선 조선을 ‘세계 최강의 핵강국’으로 더 높이 올려세우기 위해 국가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하는 사업에 계속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9월 15일 화성-12형 중장거리전략탄도미사일 발사훈련을 현지지도하면서 천명한 것처럼, “미국과 실제적인 힘의 균형을 이루어 미국 집권자들의 입에서 함부로 우리 국가에 대한 군사적 선택이요 뭐요 하는 잡소리가 나오지 못하게” 할 때까지 조선은 국가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할 것이다. 지금 미국이 이런 엄청난 현실을 외면한 채, 무턱대고 조선의 핵무력을 포기시키겠다는 ‘비핵화’를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억설이 아닌가.   

 

 

3. 군사분계선 우발사태를 우려하는 펜타곤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이 2017년 12월 13일 <워싱턴포스트>에 실렸다. 그 공개서한이 관심을 모으게 된 까닭은 미국 육군 퇴역장성 28명, 미국 해군 퇴역장성 12명, 미국 공군 퇴역장성 11명, 미국 해병대 퇴역장성 7명을 비롯하여 퇴역장성 58명의 이름으로 작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군 퇴역장성 58명이 미국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낸 것은 특이한 사건이다. 공개서한은 아래와 같은 세 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1) 조선의 핵포기를 추구해온 미국의 대조선정책이 실패하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판단이다. 그들은 공개서한에서 “미국이 택하고 있는 현재의 해결방법은 북조선의 핵기술 및 미사일기술 개발을 중지시키는 데서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들은 실패하고 있다는 현재진행형으로 서술하였지만, 조선은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성공으로 핵무력을 완성하였다고 선포하였으므로, 미국의 대조선정책은 실패로 끝났다는 과거완료형으로 서술해야 더 정확하다.   

(2) 대조선정책에서 실패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군사적 선택방안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만일 미국이 조선을 먼저 공격하면 조선의 보복공격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혹심한 전쟁피해를 입을 것이 그들의 우려다. 그들은 공개서한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의 군사행동은 서울에 대한 즉각적인 대량보복을 촉발시켜 수백만 명의 사상자를 내게 될 것이다. 한국에 거주하는 150,000명이 넘는 미국인들의 생명도 위험에 처해있다”고 지적하였다. 

(3) 트럼프 대통령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조미전쟁위험을 피해야 하고, 조선의 핵동결 및 긴장완화를 위한 외교해법을 시급히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제안이다. 그들은 공개서한에서 “미국은 북조선의 핵개발 및 미사일개발을 동결시키고, 지역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공격적이고, 긴급한 외교노력을 개시하고 주도해야 한다. 군사적 선택방안들이 바람직한 행동으로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  

 

이 특이한 공개서한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미국군 퇴역장성 58명은 미국의 선제공격으로 조미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였고, 조미전쟁이 일어나면 한국이 상상을 초월하는 혹심한 전쟁피해를 입게 될 것이며, 그와 함께 재한미국인들도 위험에 빠지게 될 것으로 우려하였다. 

그러나 그런 우려는 오판과 뒤섞여 있는 것이다. 현역에서 물러난 퇴역장성들은 최신 군사정보를 접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판한 것으로 생각된다. 퇴역장성들의 오판은 접어두고, 미국 국방부가 우려하는 이른바 ‘2018년 조미전쟁설’에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7년 1월 23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입각하자마자 미국 국방부에 있는 합참본부 회의실에서 미국군 고위지휘관들과 회의를 진행하는 장면이다. 지금 미국에서는 '2018년 조미전쟁설'이 떠돌고 있고, 펜타곤은 군사분계선 우발사태로 조미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조섭 던포드 미국군 합참의장은 중국 군부에게 한반도에서 우발사태가 일어나는 경우 그것이 전쟁으로 비화될 위험이 있다고 하면서, 이 문제를 다룰 상설회의체를 내오자고 중국 군부에게 제안하였다. 그리하여 미국군과 중국군은 2017년 11월 29일 워싱턴에서 미국-중국 합참대화기구 제1차 회담을 열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미국 국방부는 미국의 선제공격으로 조미전쟁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군사분계선에서 발생한 우발사태(contingency)로 조미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우발사태로 조미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첨예하게 대치하는 한국군과 조선인민군이 전혀 예상치 못한 우발사태에 휘말려 총격전을 벌이면, 그것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 비화되면서 조미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하여 조섭 던포드(Joseph F. Dunford) 미국군 합참의장의 행동이 눈길을 끈다. <AP통신> 2017년 11월 29일 보도에 따르면, 2017년 8월 중순 베이징을 방문한 그는 팡펑후이(房峰輝) 중국인민해방군 총참모장과 만난 고위급 군사회담 중에 한반도에서 우발사태가 일어나는 경우 그것이 곧바로 전쟁으로 비화될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이 문제를 다룰 상설회의체를 내오자고 제안하였고, 중국 군부와 합의하여 2017년 11월 29일 워싱턴에서 미국-중국 합참대화기구 제1차 회담이 열렸다고 한다. 이 군사회담에 관해서는 2017년 12월 11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조용한 군사회담에서 펠트먼 평양방문까지’에서 상세히 논하였는데,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미국군 지휘부가 예상치 못한 우발사태로 조미핵대결이 폭발하여 전면전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는 점이다.(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7085

 

그런데 누구도 예상치 못한 우발사태가 2017년 11월 13일 군사분계선에서 실제로 일어났다. 미국-중국 합참대화기구 제1차 회담은 그 우발사태로부터 보름 뒤에 진행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우발사태라는 것은, 조선인민군 비무장 탈영병 한 명이 군용차량을 몰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으로 접근하더니, 차량을 버리고 남측으로 탈주하면서 군사분계선을 넘어서자 조선인민군 경비병들의 집중사격을 받고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졌는데, 한국군 장병 3명이 포복으로 접근하여 사경을 헤매는 그를 끌어내 헬기편으로 후송한 사건이다.  

 

군사분계선을 넘어 적측으로 탈주하는 탈영병을 사살하는 것은 군율이다. 이런 군율은 북측이나 남측이나 마찬가지다. 한국군 탈영병이 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탈주하는 경우라도, 한국군 경비병들은 탈주장면을 구경만 하는 게 아니라 집중사격으로 그를 사살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우려되는 문제는, 군사분계선에서 일어난 그런 우발사태가 쌍방의 무력충돌을 불러올 수 있고, 무력충돌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 비화되어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하면 아래와 같다.

 

한국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세계일보> 2017년 12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탈영병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분계선을 넘어 남측으로 탈주하였을 때, 한국군 지휘부는 2개 소대 병력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남측 지역에 긴급증파하였고, 인근 전방사단 포병부대는 K-9 자주포와 천무 다련장로켓포를 조선인민군 제4경비초소를 향해 발사할 사격준비를 갖추고 비상대기하고 있었다고 한다. 

판문점에서 서울로 통하는 작전지대에 배치된 한국군 제6야전포병단은 3개 K-9 자주포대대와 2개 K-55 자주포대대로 편성되었는데, 1개 자주포대대마다 자주포가 18문씩 배치되었으므로, 5개 자주포대대는 총 90문의 자주포로 무장하였다. 또한 천무 다련장로켓포는 2015년 8월부터 한국군 제1군단에 실전배치되기 시작하였는데, 생산량이 제한되어 제1군단에 1개 대대밖에 배치하지 못했다. 1개 대대에 천무 27문이 배치되었다. 그러므로 당시 사격준비를 갖추고 비상대기하고 있었던 한국군 화력은 자주포 90문과 천무 다련장로켓포 27문이었다. 

그처럼 긴박한 상황에서, 만일 쌍방 경비병들이 판문점 일대에서 치열한 총격전을 벌였다면, 판문점 인근에 있는 한국군 포병부대와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제각기 포문을 열고 불을 뿜었을 것이다. <사진 6>

 

▲ <사진 6> 이 사진은 2017년 10월 27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송영무 국방장관과 함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남측 지역에서 북측을 바라보면서 촬영한 사진이다. 사진에서 등을 보이고 있는 왼쪽이 매티스 장관이고, 오른쪽이 송영무 장관이다. 사진에서 보이는 판문각이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거리에 있다. 그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남측 초소를 시찰하면서, 송영무 장관은 언덕 너머 북측 지역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매티스 장관에게 군사분계선 너머 북측에 21개 포병대대가 있다고 하면서, 저들의 엄청난 화력을 방어하는 것은 실행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군사분계선에서 발생한 우발사태가 포격전으로 확대되는 경우,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는 압도적인 화력으로 한국군을 단숨에 제압할 수 있을 것으로 예견된다. 펜타곤이 우발사태를 우려할 만도 하다.     ©

 

위의 보도기사에 나오는 한국군 소식통은 한국군 포병부대가 포사격으로 조선인민군 제4경비초소를 완전히 파괴할 것처럼 말했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뉴욕타임스> 2017년 10월 27일 보도에서 감춰진 진실이 드러났다. 보도에 따르면, 2017년 10월 27일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 미국 국방장관이 송영무 국방장관과 함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남측 초소를 시찰하였을 때, 송영무 장관은 언덕 너머 북측 지역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매티스 장관에게 “저쪽에는 21개 대대가 있다. 내 견해로는 이처럼 많은 장거리포들에 맞서는 방어는 실행할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고 한다. 

 

송영무 장관이 지적한대로, 판문점 인근 북측 지역에 배치된 조선인민군 21개 포병대대의 화력은 얼마나 강할까? 조선인민군 방사포부대와 자행포부대가 최전방에 배치되었는데, 12개 방사포대대와 9개 자행포대대가 배치되었다고 보면, 그 화력은 아래와 같이 엄청나다. 조선인민군 1개 방사포대대는 3개 방사포중대로 이루어졌는데, 방사포중대마다 방사포가 9문씩 배치되었다. 그러므로 12개 방사포대대는 총 324문의 방사포로 무장한 것이다. 또한 조선인민군 자행포대대는 2개 자행포중대로 이루어졌는데, 자행포중대마다 자행포가 9문씩 배치되었다. 그러므로 9개 자행포대대는 총 162문의 자행포로 무장한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송영무 장관이 언급한, 판문점 일대에 배치된 조선인민군 21개 포병대대는 방사포 324문과 자행포 162문으로 무장하였음을 알 수 있다.  

 

자주포 90문과 천무 다련장로켓포 27문으로 무장한 한국군 포병부대와 자행포 162문과 방사포 324문으로 무장한 조선인민군 포병부대의 화력격차는 너무 크다. 포격전이 벌어지는 경우, 압도적인 화력을 가진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단숨에 한국군을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펜타곤이 군사분계선에서 우발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할 만도 하다.   

 

 

4. 조선의 통일대전인가, 조선과 미국의 핵결전인가

 

조선외무성은 2017년 4월 6일에 발표한 ‘미국의 반공화국전쟁책동과 우리의 선택’이라는 제목의 비망록에서 “우리의 통일대전은 외세에 의하여 강점된 령토를 되찾기 위한 정정당당한 국가자주권의 행사로 되며 어떤 경우에도 침략으로 매도될 수 없다”고 지적하였다. 조선외무성이 비망록에서 통일대전의 정당성을 언급한 것 자체가 미국에게 우려를 안겨주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관리들은 군사분계선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난 무력충돌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 비화되면, 조선이 주저 없이 통일대전에 돌입하게 되리라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 정기기고자인 대니얼 드레즈너(Daniel W. Drezner) 미국 터프츠대학교 국제정치학 교수는 2017년 12월 14일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자신의 글에서 지난 12월 초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관리들을 만난 경험을 이렇게 서술하였다. 그의 서술에 따르면, 국가안보관리들은 미국이 조선을 억제할 수 없게 되어 전쟁은 불가피한 귀결이라고 믿고 있는 듯하며, 조선이 통일대전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기묘한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는 것이다. 그의 견해를 요약하면,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관리들은 조미핵대결→우발사태→조선의 통일대전으로 전개될 대사변을 우려하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관리들이 더욱 우려하는 것은, 조선이 통일대전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다. 조선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성공으로 국가핵무력을 완성하였으므로, 그들은 조선이 통일대전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우려하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조선은 자국의 핵무기가 동족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태평양작전지대와 미국 본토를 겨냥한 것이라는 점을 이미 여러 차례 분명히 밝혔다. 조선이 남조선이라고 부르는 자국 영토를 핵무기로 파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알 수 있다. 자기 핵탄을 자국 영토에 떨어뜨리는 나라는 없다.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한국군과 조선인민군의 화력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조선인민군은 통일대전에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한국군을 이길 수 있다고 그들 스스로 믿고 있다. 

그러므로 지금 조선인민군은 통일대전에서 자기들이 이길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전쟁피해를 극소화하고 통일대전을 단숨에 결속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이전에 <자주시보>에 발표한 글들에서 여러 차례 거론하였던 ‘72시간 통일대전씨나리오’는 전쟁소설이 아니라 현실예상이다. <사진 7> 

 

▲ <사진 7> 이 사진은 6.25전쟁 정전 62주년에 즈음하여 2015년 7월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진행된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지휘성원들의 전투비행술경기대회-2015'의 개막식 장면이다. 조선인민군 군악대가 땅바닥에 깔아놓은 미국 국기를 발로 밟고 전승곡을 연주하는 장면이다. 아래쪽 사진은 전승곡을 연주하는 중에 군악대 성원 두 사람이 땅바닥에서 짓밝힌 미국 국기를 두 쪽으로 찢어버리는 장면이다. 이 사진은 조선인민군의 대미적개심이 얼마나 고조되었으며, 미국과 싸우면 반드시 이긴다는 그들의 신념이 얼마나 강렬해졌는지를 극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조선이 우려하는 문제는 미국이 조선의 통일대전에 무력으로 개입할 가능성이다. 조선이 통일대전에서 한국군과 주한미국군을 압도적인 화력으로 제압하고, 재한미국인 20여 만 명의 발을 묶어놓으면, 미국은 조선에게 항복하든지 아니면 조선과 전면전을 벌이든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만일 미국이 정세를 오판하여 조선의 통일대전에 무력으로 개입하여 조미전쟁이 벌어지면, 그 전쟁은 핵강국과 핵강국이 맞붙는 미증유의 핵결전으로 될 것이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조미핵대결→우발사태→조선의 통일대전→미국의 무력개입→조미핵결전으로 전개될 새로운 전쟁씨나리오를 거론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올해 들어 미국 언론매체들은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이 예상한 조미핵결전씨나리오를 몇 차례 기사화하였다. 

 

하지만 조선의 핵무력에 대한 심층정보를 알지 못하는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이 조선과의 핵전쟁에서 혹심한 피해를 입겠으나 최종승리는 미국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판박이 결론’을 이구동성으로 전파하고 있다. 잘못된 가정과 잘못된 전제 위에서 내리는 그런 ‘판박이 결론’을 논박하려면, 이 글의 지면이 너무 모자라므로, 여기서는 그들이 예상한 조미핵결전 인명손실에 대해서만 언급한다. <워싱턴포스트> 2017년 12월 8일부에 실린 가상씨나리오에 따르면, 조미핵결전에서 조선의 핵공격으로 미국, 한국, 일본에서 근 200만 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내셔널 인터레스트> 2017년 11월 22일부에 실린 가상씨나리오에 따르면, 조미핵결전에서 조선의 핵공격으로 미국인 800만 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조미핵결전에서 미국이 그처럼 참혹한 인명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은 조미핵결전이 사실상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는 ‘숨겨진 진실’을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처럼 참혹한 인명손실을 예상한 미국은 조선과 핵결전을 감히 벌이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미국이 조선과 핵결전을 감히 벌이지 못하도록 억지한다는 점에서, 조선의 핵무력은 가장 확실한 대미핵억지력으로 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미핵대결→우발사태→조선의 통일대전으로 전개될 72시간 통일대전씨나리오가 실제상황에 가장 가까운 가상씨나리오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 까닭에,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관리들은 조미핵대결이 고도의 긴장상태에 들어선 최종국면에서 군사분계선 우발사태가 일어날 위험성을 무엇보다 우려하는 것이다. 

 

그런 심각한 우려는 펜타곤만이 아니라 백악관에서도 대조선핵공포지수가 날로 높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백악관은 날로 높아가는 핵공포지수를 보면서도 조선의 핵포기를 유도해보겠다는 억설만 계속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철군협상을 시작하여야 할 것이다. 조선의 핵무력 완성으로 너무 절박해진 국가안보파탄위험에서 벗어날 미국의 마지막 탈출구는 그것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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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태 인터뷰] "분권형 개헌‧선거구제 개편, 2019년에도 가능"

"민주당-한국당, 권력구조‧선거구제 서로 양보해야"
 
2017.12.18 08:04:32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겠다."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사사건건 다투던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후보가 한 목소리로 약속했다.
 
개헌의 내용과 방향은 제각각이었다. 그래도 각 당을 대표한 여야 대선후보들이 국가적 대사의 '시간표'에 합의한 의미는 적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2018년을 '개헌의 적기'로 꼽았다. 
 
집권 뒤 개헌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했던 과거 대통령들과 달리, 문 대통령은 당선 뒤에도 개헌 의사를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저는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기를 놓친다면 국민들이 개헌에 뜻을 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국회에서 일정을 헤아려 개헌을 논의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개헌과 함께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선거제도의 개편도 여야 합의로 이뤄지기를 희망합니다.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으로 새로운 국가의 틀이 완성되길 기대하며 정부도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겠습니다."(11월 1일 국회 시정연설)
 
약속을 뒤집은 쪽은 제1야당을 이끄는 홍준표 대표다. 그는 지난달 30일 "개헌을 지방선거에 붙여서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개헌 시기를 못 박을 것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에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때부터 상황이 변했다. 116석을 가진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면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은 불가능하다. 국회 개헌특위 차원의 개헌안 마련(2월) → 국회 개헌안 발의(3월) → 국회 개헌 의결(5월) → 개헌 국민투표(6월)로 이어지는 '순조로운' 일정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권력구조 변경과 짝을 이루는 선거구제 개편도 난항에 빠져들었다. 개헌특위와 함께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활동 시한도 올해로 끝난다. 5년 단임 대통령제와 국회의원 소선거구제는 현재로선 철통같다. 
 
오래전부터 분권형 개헌과 소선거구제 개편을 주장해온 유인태 전 의원을 만나봤다. 그는 "홍준표 대표의 태도로 봐선 이번에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개헌안을 발의하더라도 "한국당이 더 반대할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통과될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매듭을 단번에 풀 왕도가 없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치권의 대승적 결단이라는 원칙이 중요하다. 자유한국당 다수가 선호하는 분권형 개헌을 여권이 수용하고, 그 대신 한국당이 소선거구제에 대한 고집을 버리는 대타협이다. 
 
유 전 의원은 "선거구제 변경은 자유한국당이 양보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선거제도를 바꾸려면 자유한국당이 원하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수용하는 협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 때 할 수 없다면, 2019년에 추진할 수도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분권형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이 필요한 이유로 그는 "국민통합"과 "다원화된 정당체제"를 들었다. 정파간 연정이 일상화되는 권력구조로 갈등 비용을 줄이고, 국회를 대타협의 장으로 바꾸려면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이 맞물려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문 대통령의 임기 내에 개헌이 이뤄지기 위해선 두 가지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본다. 의회에 대한 불신 탓에 분권형 개헌에 미온적인 문 대통령의 변화, 그리고 리더십 없이 표류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변화다. 아직, 개헌의 문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 유인태 전 의원 ⓒ프레시안(최형락)

"한국당 의원 다수는 분권형 개헌 찬성한다" 
 
프레시안 : 예산 국회가 끝나고 개헌 이슈가 떠올랐다. 오래전부터 분권형 개헌을 주장해 온 입장에서 여야의 개헌 논의를 어떻게 보나. 
 
유인태 :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투표를 동시에 하는 방안은 지금으로선 거의 어려워진 상황이다. 홍 대표가 그런 일정 자체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헌은 모든 당의 합의 속에서 가능한데, 제1야당이 지방선거 때 개헌을 국민투표 부치는 방안 자체를 거부하면 불가능하다.  
 
홍준표 대표를 이해 할 수 없다. 올해 1월 상황을 보자.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대통령 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같이 하자고 주장했다. 대선 때 홍 대표는 문 대통령을 향해 개헌을 거부하는 후보라고 압박까지 했다. 1년도 지나지 않은 일들을 이렇게 새카맣게 잊어버려도 되나 싶다. 문 대통령이 개헌 공약을 안 지킬까봐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봤던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홍 대표가 이제와 개헌 국민투표를 거부한다? 말이 안 된다. 
 
이처럼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면 내년 6월 개헌은 어렵지만 개헌 이슈 자체가 물 건너간 것은 아니다. 구심점 없이 표류해온 자유한국당은 개헌 문제를 놓고 진지하게 의견수렴을 못했을 것이다. 내가 아는 한 한국당 다수의 의원들은 분권형 개헌에 찬성한다. 분권형 개헌안이 관철 될 수 있다면, 선거구제에서 양보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프레시안 : 홍 대표가 반대하는 이유로 개헌이 엮이면 지방선거에 불리하기 때문이라는 해석들이 나온다. 
 
유인태 : 그렇게 보지 않는다. 그동안 자유한국당은 구심점 없이 좌충우돌 표류해왔다. 개헌 정국은 제1야당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다. 개헌 정국에선 국민의당 39석보다 116석 자유한국당이 중요하다. 개헌안을 내년 3월까지 도출한다면, 국가적 중대사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상당히 올라갈 수 있다. 친박-비박 내분 탓에 10%대 초반인 지지율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 하기 나름인 거다.
 
자유한국당의 방황과 표류가 개헌의 장애물이다. 이제 새 원내대표가 뽑혔으니 새로운 리더십으로 개헌에 대해 전향적으로 임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유한국당이 달라지지 않으면 국회에 행정권을 맡기는 분권형 개헌에 국민들은 더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프레시안 : 홍 대표와 자유한국당 다수 의원들 사이의 인식 차가 존재한다는 얘기인데.
 
유인태 : 그렇다. 내부에서 시시비비가 많다. 예를 들어 김무성 의원도 2014년 당 대표 시절에 개헌 얘기를 꺼낸 바 있다.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은 김무성 의원의 개헌안에 공감했다. 그 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김무성 개헌론'에 반대했다. 
 
그러던 박 전 대통령도 20대 국회가 여소야대로 바뀌면서 개헌에 관한 생각을 바꿨다. 작년 6월, 그러니까 최순실 사건이 터지기 전부터 공개적으로 얘기는 하지 않았지만 박 전 대통령도 개헌 준비를 결심했다. 이렇게 볼 때,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다수 의원들의 견해를 잘 수렴해서 전향적으로 임하면 국면이 바뀔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보여준 홍 대표의 태도로 봐선 이번에는 어려울 것 같다. 조금 시간을 가지고 문 대통령 임기 내에 할 수만 있다면 가능성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 2020년은 총선이 있기 때문에 어렵다. 내년 지방선거 때 할 수 없다면, 2019년에 추진할 수도 있다고 본다.
 
프레시안 : 여야가 합의하는 개헌안 도출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지면서 플랜B가 거론된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국회가 해결하지 못하면 대통령에게 개헌 발의를 요청할 수도 있다고 했다. 
 
유인태 : 그건 상당히 우려스럽다. 갈등만 유발할 것 같다. 대통령이 개헌안을 내면 자유한국당이 받겠나.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반대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개헌안을 던지면 한국당은 더 반대할 것이다. 물론 지난 대선 때 있었던 여야 합의를 환기시키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대통령의 개헌안이 실제로 통과될 가능성은 없다. 100석이 넘는 한국당의 반대로 인해서. 
 
프레시안 : 자유한국당을 뺀 정당들이 합의안을 도출해 발의할 가능성은?
 
유인태 : 개헌은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면 아무리 용을 써봐야 될 수가 없다. 설령 그렇게 처리가 된다면 날치기라고도 볼 수 있다. 현상 변경을 하려면 정파 간 합의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프레시안 : 권력구조를 뺀 개헌 추진이라면 어떤가. 문 대통령은 지방분권과 기본권 신장 등 낮은 수위의 개헌을 생각하는 듯하다. 
 
유인태 : 기본권과 지방분권을 추진하는 개헌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개헌안을 대통령이 발의하면 자유한국당이 반대할 것이기 때문에 국회 통과가 현실적으로 더 어려워진다.
 
"선거제도 바꾸려면 한국당과 협상해야" 
 
프레시안 : 대통령과 민주당 다수는 4년 중임제를 선호한다. 권력구조 문제에서 분권형과는 다른 방향인데. 
 
유인태 : 대통령은 분권형 개헌에 대한 생각이 없어 보인다. 지방분권, 감사원의 국회 이관, 대통령 권한을 국회로 조금 이관하는 정도에 관심을 두고 있지 권력구조 자체를 바꿀 의지는 크지 않다고 본다. 문 대통령 입장이 그렇다 보니 민주당 내 분권형 개헌론자들도 목소리를 내지 않고 애매한 태도를 보인다.  
 
프레시안 : 문 대통령이 분권형 개헌에 소극적인 이유는 뭔가?
 
유인태 : 문 대통령은 의회에 대한 불신이 깊은 편이다. 4년간 국회에서 겪은 경험이 컸던 것 같다. 권한을 국회에 넘겨도 괜찮을까 하는 의심을 하는 것 같다. 국회가 합의해오면 권력구조 문제도 수용하겠다고 했을 뿐,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바꿀 것 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민주당에 분권형 개헌에 신념이 있는 의원들도 있다. 본래 자유한국당 다수가 분권형 개헌을 선호하는데, 개헌과 세트가 되는 선거구제 문제에서 한국당의 양보를 받아내는 협상이 필수다. 문 대통령도 국회가 합의하면 권력구조 문제를 수용하겠다고 했다. 
 
프레시안 : 자유한국당이 선호하는 분권형 개헌을 여권이 수용하고, 한국당은 선거구제 변경을 수용해야 한다는 얘기인가? 
 
유인태 : 그렇다. 분권형 개헌이 필요한 이유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연정을 던졌던 근본적인 고민은 국민통합을 이루지 않고는 한 발짝도 앞으로 못 나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갈등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국민들이 행복하게 사는 나라들은 사회적 대타협이 잘 된 나라들이다. 우리처럼 진영이 극도로 분열된 나라는 그렇게 되기 어렵다. 사회적 대타협을 하려면 분권형 개헌으로 정파 간 연정이 원활해져야 한다.  
 
선거구제도 마찬가지로 변해야 한다. 현행 소선거구제가 바뀌면 4당 체제 정도가 예상된다. 바른정당이 주장하는 소위 합리적 보수 블록도 생기고 정의당과 민주당 내 진보파 등 진보 블록도 안정적인 정당이 될 수 있다. 다원화된 우리사회를 반영하는 정당 체제다. 이렇게 되면 어느 세력도 자기 주장대로 국정을 끌고 갈 수 없다. 설령 1당이 되더라도 연정을 하게 되고 국회가 대타협의 장으로 바뀌는 것이다.  
 
선거구제 변경은 자유한국당이 양보 없이는 불가능하다. 현행 소선거구제에서 가장 이익을 누리는 당이 한국당이다. 지지율만큼의 의석을 확보하는 선거제도로 바꾸려면 자유한국당이 원하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수용하는 협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권력구조는 그대로 두고 선거구제만 바꾸자고 하면 될 리가 만무하다. 꿈을 깨야한다. 그만큼의 주고받기를 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프레시안 : 이인영 의원이 최근 개헌을 공론화위원회 논의를 통해 풀어가자는 제안을 했다. 
 
유인태 : 정치권이 합의하려는 노력을 통해서 해야 한다. 국민들 의견을 수렴하는 분야는 여러 기본권에 관련된 것이지, 권력구조 문제는 어렵다. 주권자의 참여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하고 많은 국민들의 의견을 여러 경로를 통해서 수렴해야겠지만, 권력구조 문제를 공론화위에서 논의하자는 제안은 궁여지책으로 나온 것 아닌가 싶다. 정파 간에 분권형 개헌에 대타협을 먼저 하면 국민여론도 우호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프레시안 : 평소 유 의원은 선거구제 개편 없는 개헌은 반대한다고 했다. 권력구조와 선거구제가 서로 조응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한다. 현행 소선거구제를 그대로 두면, 분권형 개헌이 이뤄져도 문제가 된다고 보나.  
 
유인태 : 선거구제를 이대로 둔 채 분권형 개헌은 위험하다. 영남(66석)은 호남(30석)보다 의석수가 두 배가 넘는다. 공업화 과정에서 인구 자체가 비대칭이 됐기 때문이다. 지역주의가 완화됐다고는 해도 아직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칫 일본 자민당처럼 영남당 장기 집권 체제가 될 수 있다. 소선거구제에선 지금의 대통령제가 그나마 더 낫다. 선거구제를 바꾸지 않는 분권형 개헌은 반대할 수밖에 없다. 
 
프레시안 : 선거구제만 먼저 바꾼다면? 
 
유인태 : 그건 자유한국당이 받지 않는다. 사실 나는 선거구제만이라도 바꿨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다당제는 내각제와, 대통령제는 양당제와 세트다. 결국 함께 가야한다. 
 
프레시안 :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은 사실상 어렵다. 앞서 2019년 개헌을 언급했는데, 지방선거 이후에도 개헌의 동력이 남아 있을까? 
 
유인태 : 할 수 있다면 총선 전에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을 하고, 바뀐 선거구제로 2020년 총선을 치르는 게 좋다. 그리고 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에 새로운 분권형 대통령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러면 2022년부터 제7공화국이 된다. 2019년까지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을 할 수 있다면 이런 일정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 협치 노력 아쉬워" 
 
프레시안 : 개헌이나 선거구제 문제도 그렇지만, 당장 정기국회는 물론이고 이번 임시국회에서도 개혁입법 실적이 매우 저조하다.  
 
유인태 : 대통령의 협치 노력이 부족했다고 본다. 처음엔 당선 되자마자 야당도 방문하고 여야 원내대표도 청와대로 초청했다. 그 뒤로는 대통령이 의회에 협력을 구하는 노력이 충분치 않았다고 본다. 아쉬운 대목이다. 
 
내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할 때는 야당 대표와 청와대 만찬, 오찬도 많이 했다. 각 당별로 당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사무총장까지 초청해서 식사를 같이 했다. 만찬을 하면 최고위원들까지 10여명을 부르기도 했다.  
 
아무리 자유한국당이 표류한 측면이 있다고는 해도, 대통령이 한국당 지도부를 초청해서 국회 관련 얘기도 듣고, 국민의당 지도부에도 그렇게 하면 어떤가. 홍준표 대표가 다른 당들과 같이 참석하는 게 싫다고 하면 따로 만날 수도 있는 것이다. 홍 대표가 한국당을 대표할만한 리더십이 있느냐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영수회담을 못할 이유도 없다. 문 대통령이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허심탄회하게 만나면 대화를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는 좋은 결과가 나온다. 
 
프레시안 : 자유한국당의 태도로 봐선 여야 협치가 더욱 어려워지지 않을까? 이번에 당선된 김성태 원내대표도 대여 투쟁을 내걸었는데.   
 
유인태 : 자유한국당도 지방선거가 다가오니 10%대 지지율이라도 유지해보려고 몸부림치는 것이다. 상식적인 행태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제 어떻게 해야 중도보수를 다시 지지층으로 회복할 수 있을지 상식에 기반해 판단을 하기 바란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한국노총에서 잔뼈가 굵었고, 중도, 합리적 보수를 하려고 했던 바른정당에서 복귀한 사람 아닌가. 기대는 해본다. 
 
프레시안 : 내년 지방선거 구도와 관련해서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론은 어떻게 보나.
 
유인태 : 지금 봐선 통합까지 가기는 어렵다. 잘해야 선거연대 정도 아닐까 싶다. 안철수 대표가 마음을 비워야 한다. 모든 계산을 자기 대권에 맞춘 것처럼 속이 너무 훤히 보였다. 바른정당과의 연대 문제를 제대로 된 개혁을 하기 위한 연대로 가야했는데 자기 욕심만 앞세우는 것으로 국민들 눈에 비쳐졌다. 이미 국민의당에서 안철수 현상을 지지했던 젊은층은 다 떠나갔다. 지금 국민의당을 지탱하는 건 오히려 호남과 문 대통령을 대립하게 만든 박지원 전 대표 역할이 컸다. 
 
프레시안 : 적폐청산 드라이브는 어떻게 보나. 자유한국당 등은 정치보복이라고 한다.
 
유인태 : 적폐청산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과거 국가기관의 드러난 문제조차도 그냥 넘어가면 촛불 들었던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에게 뭐라고 하겠나. 지난 9년 동안 국정원이 개판을 친 것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면 촛불혁명으로 태어난 정권이라고 할 수 있겠나? 정치보복은 먼지털기식 표적수사가 정치보복이다. 지금은 그런 것이 아니지 않나. 최경환 의원 문제도 국정원 특수활동비 조사를 하다 보니 드러난 것이다. 
 
프레시안 :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하다고 보나.
 
유인태 : 국정원 문제나 사이버사령부 의혹을 보면 MB와 박근혜는 견원지간이었음에도 (MB 임기 말) 두 사람의 청와대 회동에서 대타협을 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국가기관을 동원한 국기문란 행위를 박근혜 정부가 바통 터치 한 것이다. 그 점을 이 정부에서 덮고 넘어갈 수는 없다고 본다. 
 
임경구 기자 hilltop@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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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꽁꽁 얼어붙은 ‘염천교 수제화 거리’ 장인들의 ‘한숨’

양아라 기자 yar@vop.co.kr
발행 2017-12-18 10:02:44
수정 2017-12-18 10: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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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천교 수제화 거리 모습
염천교 수제화 거리 모습ⓒ민중의소리
 

옛 서울 고가도로인 '서울로 7017' 인근에 있는 염천교 수제화 거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겨울바람에 옷 매무새를 만지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분주했고, 바로 옆 가지런히 놓인 수제화에 눈길을 주는 손님들은 보기 드물었다. 하지만 장인들은 가게를 지키며 따뜻한 봄을 기다리고 있다.

'모던보이의 고향'이라고 불리는 염천교 수제화 거리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렇다. 이곳은 1925년 일제시대 때 서울역 인근에 피혁창고가 만들어지면서 구두상인들이 모여들며 형성된 공간이다. 광복 후에는 미군들의 군화를 수선해 팔기 시작하면서 자리를 잡았다.

호황기 시절인 1970~1980년대 염천교 수제화가 국내 구두 시장을 주름잡았다. 주로 멋쟁이라면 하나쯤 가지고 있을 법한 번쩍이는 신사화, 숙녀화 등 이른바 '살롱화'가 불티나게 팔렸다. 염천교 수제화 거리는 지역의 명물이 됐다.

어디에나 흥망성쇠의 역사는 있는 법, 1990년대 후반부터 대형 제화업체와 값싼 중국산 제품의 등장, 온라인 쇼핑 등으로 수제화를 찾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염천교 수제화 거리의 명맥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 거리에는 약 50개의 구두 가게와 공장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사람 구경하기 힘들죠" 구두 가게 주인의 한숨

염천교 수제화 거리 가게에 댄스화가 진열된 모습
염천교 수제화 거리 가게에 댄스화가 진열된 모습ⓒ민중의소리

15일 오전 염천교 수제화 거리를 걸어 다니다 형형색색의 '댄스화'가 눈에 들어왔다. ㅂO 제화 사장인 전모(45)씨는 "매일 적자죠. 어쩔 수 없이 버티고 있어요"라고 말하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전 사장은 뜨개질을 하며 손님을 기다리는 무료한 시간을 달래고 있었다.

고가공원 공사로 침체됐던 수제화 거리의 경기는 서울로의 개방 후에도 꽁꽁 얼어붙었다. 그는 가게 안에서 보이는 자동차가 달리는 도로를 가리키며 "사람보다 자동차를 더 많이 봐요. 여기가 사람이 다니는 길은 아니잖아요"라고 말했다.

고가도로 공사 이후에도 가게 앞 도로인 칠패로가 온종일 정체를 빚으면서 주차를 할 수 없는 곳이 됐다. 상인들은 이전에는 차를 대 놓고 신발을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물건의 하역작업이나 택배를 받기에도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차가 없는 이른 새벽에야 간신히 차를 댈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이제 거의 마지막이지" 장인들의 한숨

수제화를 만드는 공장의 모습
수제화를 만드는 공장의 모습ⓒ민중의소리
수제화 공장에서 장인들이 구두를 만드는 모습
수제화 공장에서 장인들이 구두를 만드는 모습ⓒ민중의소리

상인들의 한숨 섞인 사정을 들은 후 상점들 사이에 있는 지하에 으슥한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그곳으로 들어가 문을 열어보니 가죽 냄새와 본드냄새가 섞인 냄새가 올라왔다. 이후 '탕 탕 탕' 일정한 박자에 맞춰 망치질 소리가 들려왔다. 도매를 전문으로 하는 ㄷO제화의 구두 공장이었다.

"여기 있는 분들이 다 구두 장인이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쑥스러운 듯한 구두 장인은 "다들 기술자지. 여기 30년 넘은 사람들이야"라고 소개했다. 5명의 구두 장인들은 점심 식사를 마치자 마자 작업대로 돌아가 구두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 신발 본을 내주는 사람인 패턴사, 재단사, 거기에 맞게 신발 앞 가죽을(가피)를 붙여주는 사람과, 발모양에 맞춰 바닥(저부) 작업으로 나뉘어 일한다.

바쁜 손놀림으로 구두를 만들던 장인들은 "요즘 누가 수제화를 만들려고 하겠어... 구두 만드는 거 배우는 사람은 없지"라고 말하며 못내 아쉬워 했다.

공장에서 일하는 장인들도 일거리가 줄어드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일 자체가 도급제야. 하는 대로 먹는거지. 한 켤레 하면 얼마 먹고. 한달 월급제가 아니고. 요즘에는 일이 없으니까 오후 2~3시에 끝나. 하루 평균 20~30켤레씩 만들어."

"지금은 가면 갈수록 제조업들이 자꾸 죽는 거야. 젊은 사람들은 핸드폰 하나로면 온라인 쇼핑 다 하고 결제도 다 하고. 길거리 매장에 있는 사람들이 점점 죽지. 공장 같은 경우 거래처가 길거리 매장 쪽에 있다보니까 이 사람들이 장사가 안 되니까. 자동적으로 일의 양이 줄 수밖에 없지..."

작업하는 손 사진을 찍어도 되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 장인이 "손이 못 생겨서"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 옆에 있던 다른 장인은 "왜? 금손이지"라고 받아쳤다. 장인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동료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하게 작업을 이어나갔다.

"수제화를 안 신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신은 사람은 없다"

수제화 만드는 장인이 구두의 하부 작업을 하는 모습.
수제화 만드는 장인이 구두의 하부 작업을 하는 모습.ⓒ민중의소리
온라인 쇼핑을 통해 판매가 되는 수제화의 모습
온라인 쇼핑을 통해 판매가 되는 수제화의 모습ⓒ민중의소리

수제화 거리의 한쪽에서는 변화가 꿈틀거리고 있다. 허름한 간판들 사이로 갓 들어온 새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OO슈즈 김모(35)사장은 15년 동안 수제화 거리에서 장사해온 부모님을 이어받아 같은 장소에서 다른 이름으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가게를 꾸몄다. 가게의 사정도 전보다는 나아졌다. 기존의 도소매 거래가 아닌 인터넷 블로그에 구두 사진을 올리고, 고객들에게 인터넷 주문을 받고 있다.

그는 "수제화를 안 신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신은 사람은 없다"며 "한 번 사면 계속 주문하는 손님들이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내피에서부터 외피까지 이태리산 가죽으로 만들어서 가격은 좀 나가지만, 메이커보다는 가격이 덜 나가고, 기성화보다는 발이 편안하다"라고 말했다. 그에겐 수제화에 대해 자부심이 있었고, 그 밑천을 바탕으로 새롭게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손님들이 차 어디다 댈 때 있습니까?" 상인들의 고충

염천교 수제화 거리 옆 칠패로 도로
염천교 수제화 거리 옆 칠패로 도로ⓒ민중의소리

하지만 수제화 거리 상인들에게는 고충이 있다. 바로 주차장 문제다. 서울역 염천교 상우회 회장인 권기호 ㅁO제화 대표는 "손님들이 차 어디다 댈 때 있습니까?라고 물어보면 얘기를 못 한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여기엔 식당에도 있는 주차공간이 없다, 전체적인 경기도 어려운데, 차까지 못 세우니까 더 어렵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저기 서부역 주차장이 있는데 저기다 박아놓고 여기까지 올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냐"며 "가까운 곳도 올까 말까 한데 저 밑에까지 누가 주차해놓고 오겠냐"라고 하소연했다.

고가공원 개방 후 보행관광객이 늘어날 것이라 기대는 예상을 빗나갔다. 권 대표는 "고가를 막아놓아서 차들이 앞으로 다니는 통에 차량 통행이 많아지다 보니까 손님들이 와서 신발 사가는 손님도 줄어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고가도로로 가던 교통량까지 염천교 옆에 있는 칠패로로 다니다 보니 가게 앞에 잠시라도 차를 댈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고가도로가 없어진 후, 수제화 거리 상인들은 매출 감소라는 직접적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고 말했다.

수제화 거리 바로 길 건너에 있던 서소문공원도 공사가 한창이다. 상인들은 서소문 공원에 있던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세워두고 오던 손님들이 있었다고도 말했다. 상인들은 공사가 끝나면 주차장 문제가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하는 눈치였다.

염천교 수제화 거리는 서울 미래유산에 선정됐다. 권 대표는 "올해 초 서울시가 미래유산으로 선정했지만, 정작 지원해주는 것은 없다. 서울시가 주차장 문제를 해결하고, 수제화의 가치를 지키고 있는 장인들을 위해 수제화 거리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곳에서 60년 가까이 가게를 했어요" 가게를 지키는 상인들

수제화 거리는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일터이자, 삶의 터전이다. 이곳을 지키며 자신의 '업'이자 '일생'을 바친 사람들이 이곳을 지키고 있다.

"아버지 때부터 가게를 시작해서 저까지 이어받고 있어요. 이곳에서 60년 가까이 가게를 운영하고 있어요" 수제화 가게를 2대째 가업으로 이어오고 있다고 말하는 ㅅO제화 송모씨(45).

"여기 계신 분들은 내년 봄 되면 잘되겠지 생각하면서 버티고 계신 거예요. 제 생각에는 이 정도로 가면 올여름만 되면 가게들이 많이 빠져나갈 거 같아요" 점심을 먹지 않고 난로 곁에 앉아서 손님들 기다리는 송 사장. 먼지 하나 없이 반질반질한 신사화들도 주인을 애타게 기다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결과적으로 도태되는 것 보면 집집마다 특성이 없는 거예요"라고 자조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를 지키고 계신 분들은 이곳을 잃고 싶지 않은 거예요. 한평생 이곳에서 일한 사람들에겐 소중한 일터니까..."라고 수제화 거리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그러면서 "여기 국민대 학생들도 콜라보(협업)를 하려고 하는데 초기 과정이지만 진행되고 있는 상태라 나아지려고 하는 상황"이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수제화 거리의 사람들은 추운 겨울을 지나 따뜻한 봄을 기대하며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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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비어천가 부르던 언론, ‘문재인 지지자 일베 닮았다’

언론이 문재인 대통령 방중을 어떻게 보도했는지 박근혜 정권 때와 비교
 
임병도 | 2017-12-18 09:25:2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박근혜씨가 방중했던 2013년 6월 29일 조선일보,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1면과 문재인 대통령이 방중했던 2017년 12월 15일 1면

 

박근혜씨가 2013년 중국을 방문했던 6월 29일 신문 1면과 2017년 12월 15일의 지면을 비교해봤습니다. <조선일보>는 박근혜씨와 시진핑 주석이 마주 보면서 선물 교환을 하는 사진을 배치했습니다. 12월 15일 <조선일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서명식을 마치고 떠나는 사진을 배치했습니다. 조선일보 사진만 보면 마치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사이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한국일보>는 2013년 6월 29일에는 박근혜씨와 시진핑 주석이 악수를 하는 사진을 2017년 12월 15일에는 중국인 경호원에 폭행당한 한국 기자의 사진을 1면에 배치했습니다. 신문 지면 1면 사진은 가장 중요한 사건을 의미합니다. <한국일보>는 한국 기자 폭행을 더 중요하게 보도한 셈입니다.

<매일경제>는 박근혜씨 방중 때는 <박 대통령.한 중 기업인들과 세일즈 외교, 중국 내수시장 개척 정부가 적극 지원>이라는 제목과 함께 선물 교환 사진을 배치했습니다. <한국경제>도 <중국 내수시장 적극 진출하자>라는 제목으로 시진핑 주석과 박근혜씨의 사진을 배치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방중 때 <매일경제>는 폭행당한 기자를 병문안 하고 있는 청와대 관계자의 사진을 배치했습니다. <한국경제>는 <롯데 사드 피해 2조, 기업에 국가는 무엇인가>라는 제목으로 한국 기업 피해 사례를 1면에 보도했습니다. 마치 박근혜씨 방중은 기업을 위한 외교를 했고, 문재인 대통령 방중은 기업을 살리는 데 실패했다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 인용, 박근혜 방중은 성공, 문재인 방중은 실패’

 

▲ 고려대 서진영 교수가 2013년 박근혜 방중 성과를 평가했던 한국경제 인터뷰와 문재인 대통령 방중을 평가한 2017년 12월 중앙선데이

 

2013년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는 박근혜씨 방중을 ‘중국 서열이 총출동한 호의를 보여줬다’라며 ‘북핵 문제에 대한 한미중 삼각협력체제가 형성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외교적 업적이 분명하다’라고 평가했습니다.

2017년 서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을 ‘미국과 일본의 신뢰를 잃었다’라며 ‘한국은 미국 입장에선 배신자, 중국 입장에선 기회주의자로 비친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진영 교수는 ‘잘못된 외교를 계속해 나갈까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의 말은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전문가가 의도적으로 누군가를 실패자로 규정하면 그 말은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어쩌면 기자가 하고 싶은 말이 서 교수의 입을 빌려 나온 것이 아닐까요?


‘같은 기자, 그러나 정권에 따라 전혀 다른 보도’

 

▲한국일보 김광수 기자가 2015년 핫라인과 관련해 보도한 기사와 2017년 문재인 대통령 방중과 연관된 핫라인 기사. 김 기자의 기사 제목과 내용은 일부 수정됐다.

 

2015년 한국일보 김광수 기자는 <한중 국방 핫라인 가동도 초읽기>라는 제목으로 ‘핫라인은 북한의 군사위협을 놓고 공조체제를 공고히 하는 상징적인 성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2017년 김 기자는 <핫라인? 수화기 안 들면 그만>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상대방 전화번호를 저장해도 스팸으로 돌리거나, 착신을 전환하거나, 아예 수화기를 꺼버리면 그만이다. 왜 그럴까? 전화 받기가 귀찮고 성가시기 때문이다.”라며 핫라인에 대해 전혀 다른 견해를 보입니다.

김광수 기자의 기사는 이후 <[뒤끝뉴스] 한중 핫라인 개설, 갈 길이 멀다.>라는 제목으로 수정됐습니다. 기사 내용도 아래와 같이 수정됐습니다.

<수정 전>
그런데도 기존 라인부터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정상간 핫라인을 또 만들겠다니 한편으로는 기가 찰 노릇이다. 아빠가 기껏 사다 준 네발 자전거를 창고에 처박아 놓고는 두발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누비겠다는 철부지 아이와 영락없이 닮았다.

<수정 후>
그런데도 기존 라인부터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정상간 핫라인을 또 만들겠다니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패션 외교에 네티즌 반응까지 보도, 문재인 지지자는 일베와 닮았다’

 

▲2013년 박근혜 방중 때 매일경제는 패션 외교를 칭찬했으며 한국경제는 중국 네티즌들이 박근혜 관련 글을 올리고 검색했다고 보도했다. 2017년 MBN은 한국 기자 폭행과 김정숙 여사를 연관시키는 뉴스를 보도했고, 한국경제 정치부 기자는 문재인 지지자들이 일베를 닮아간다고 주장했다.

 

2013년 6월 29일 <매일경제>는 박근혜씨의 방중을 많은 지면을 통해 중요하게 보도했습니다. 특히 <패션외교, 노랑,황금색.. 중국인 사로잡고 품격도 살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박근혜씨의 패션외교를 칭송하다시피 했습니다. <한국경제>는 박씨의 방중이 중국에서 연일 화제라며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서 박근혜라는 단어가 검색순위 14위에 올랐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2017년은 전혀 달랐습니다. <중국경호원 기자 폭행 나눌 때 김정숙 여사는 스카프 나눠>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 기자가 폭행당할 때 김정숙 여사는 중국인들의 환심을 사기 바빴다는 식으로 보도했습니다.

<한국경제> 유승호 기자는 <중 공안에 기자가 맞을 짓 했다. 극성 문 지지자들, 어느나라 국민?>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일베를 닮아가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기자의 폭행으로 한국 언론사와 기자들이 분노하고 있음을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왜 문재인 지지자들이 기자의 폭행에 냉소적으로 반응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는 공익적인 보도를 위해 존재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과거 MB와 박근혜 정권 때 기자들이 작성했던 기사들은 ‘공익’이 아닌 권력자의 ‘사익’을 위한 보도가 많았습니다. 문재인 지지자들이 원하는 것은 ‘박비어천가’와 같은 기사가 아니라 ‘진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사드로 인한 경제적 보복 철회 등의 성과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중국인 경호원의 ‘한국 기자 폭행’이라는 가슴 아픈 일도 벌어졌습니다. 한국 기자 폭행 사건으로 기자들과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많은 설전이 오고 갔습니다.

가장 논란이 됐던 부분이 ‘언론의 문재인 홀대론’이었습니다. 과연 대한민국 언론이 문재인 대통령 방중을 어떻게 보도했는지 박근혜 정권 때와 비교해봤습니다.


‘신문 1면 보도에서 드러난 의도적인 폄하’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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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핵무력 완성 vs 최대의 압박 캠페인

<2017 송년특집 ②> 북미관계
이광길 기자  |  gklee68@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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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18  06: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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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은 ‘박근혜 탄핵’에 이어 문재인 새 정부가 들어섬으로써 남북관계의 복원에 따른 한반도 정세 변화가 기대됐으나 모든 게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남북관계에서는 일말의 변화의 조짐도 없었으며, 오히려 북미관계는 ‘말폭탄’에 이은 ‘말전쟁’으로까지 나아가 설전(舌戰)이 실전(實戰)으로 비화할 정도로 험악해져 한반도는 몇 차례에 걸쳐 ‘전쟁 위기설’에 시달렸습니다. 

특히 북한은 11월 29일 발사한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급인 화성 15호 성공을 두고 ‘국가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미국 역시 실제 완성 단계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상당 수준에 이른 것으로 인정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에서는 화성 15호가 북핵 해법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이른바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인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국은 얼어붙은 한반도 정세로 인한 좁은 운신의 폭에 허덕이다가, 지난 10월 31일 그간 한중관계 경색의 원인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 해법을 담고 있는 합의문 발표를 계기로 한숨을 돌렸다가, 이번 12월 14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 평화적 해결 등에 합의하고 사드 문제를 사실상 봉합함으로써 새로운 한중관계 발전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올해 한반도 정세에서 유일하게 변화가 온 한중관계가 향후 한반도 정세에 어떤 변화를 줄지 주목하면서, 통일뉴스는 <2017년 송년특집>으로 ①북한 내부 ②북미관계 ③남북관계 ④한미·한중관계 순으로 게재합니다. / 편집자 주

 

올해 9월 3일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시켰다. 11월 29일에는 (이론적으로) 미국 본토 타격 가능한 ICBM ‘화성-15형’ 시험발사를 성공시키고,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으로 갑작스럽게 권좌에 오른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력 건설을 ‘지도’한지 6년만이다. 2012년 미국과의 ‘2.29 합의’ 파기, 핵문제 전면 재검토(외무성 비망록, 2012. 8. 31)를 거쳐,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을 천명(2013. 3. 31)한지 4년 8개월만이다. 

올해 1월 20일 미국에서는 정계의 이단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새로운 행정부가 출범했다. 대북 접근법도 ‘전략적 인내’에서 ‘최대의 압박과 관여’로 바뀌었다. 

두 접근법의 공통점은 억지(군사)-제재(경제)-고립(외교)을 통해 북한이 ‘비핵화’ 테이블에 나오도록 압박한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제재-대화 투트랙 접근법에서 대화(협상)의 문턱을 높이고 제재(압박)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둘 다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다. 

차이점은 (명목상으로라도) 군사 공격을 옵션으로 갖고 있느냐 여부다. ‘전략적 인내’를 실행한 오바마 행정부는 한국 등 동맹을 배려하여 선제타격 옵션 등을 거론하지 않았다. 반면, ‘최대의 압박 캠페인’을 이끄는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되풀이하고 있다. 올해 4월과 8월 ‘한반도 전쟁 위기설’이 잇따라 불거진 배경이다. 
     
‘물밑접촉’에서 ‘8월 위기’까지

   
▲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첫날 신년사를 발표했다. [노동신문 캡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첫날 신년사에서 새로 등장하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대해 ‘관망’ 자세를 취했다. 핵 억제력 강화 조치를 꾸준히 실시하는 한편, 미국 신 행정부의 의중을 탐색하는 외교도 병행했다. 북한식 ‘투트랙’을 운용한 것이다. 

북미관계에 밝은 전직 고위당국자는 “양측이 협상으로 갈 좋은 기회를 최소 두 차례 놓쳤다”면서, 올해 2월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사건’, 6월 북한에서 풀려난 오토 왐비어 씨의 사망 사건을 거론했다.
 
오바마 행정부 말기, 수전 디매지오 뉴아메리카재단 선임연구원과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 등이 뉴욕에서 북한 외교관들과 20여 차례 만나 ‘오토 왐비어 석방’을 매개로 북미관계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이를 통해 양측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인 3월초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국장과 조셉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 간 뉴욕 회동을 주선했으나, 2월 13일 ‘김정남 암살사건’으로 무산됐다. 

여진이 잦아든 5월초 최 국장과 윤 특별대표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조용히 만났다. 6월 6일 북한은 지난해 7월 미국의 김정은 위원장 제재에 반발하여 폐쇄했던 ‘뉴욕채널’을 다시 열고, 왐비어 씨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알렸다. 윤 특별대표는 6월 12일 의사 2명과 함께 평양을 방문해 13일 혼수 상태인 왐비어 씨를 데리고 나왔으나, 6일 후 왐비어 씨가 사망했다. 북미관계의 문도 다시 닫혔다. 

   
▲ 미 항공모함 '칼 빈슨호'(CVN 70)가 3월 15일 부산항에 입항했다. [사진출처-주한미군사령부]

‘김정남 암살사건’으로 북미대화가 중단된 직후, 전략폭격기 ‘B-1B’와 항공모함 ‘칼빈슨’ 등이 동원된 한미연합군사연습이 시작되면서 한반도는 ‘4월 위기설’에 휩싸였다. 

‘왐비어 사망사건’으로 다시 대화가 끊어지자, 북한은 7월 14일과 28일 ICBM ‘화성-14형’을 발사했다. 미국 측 허버트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예방전쟁(8.5)’,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8.8)’와 ‘군사행동 장착완료(8.9)’ 발언이 쏟아졌다. 8월 9일과 10일 북한은 각각 전략군 대변인, 김락겸 사령관 명의로 ‘화성-12형에 의한 괌도 포위사격 방안’을 발표하며 맞섰다. 8월 14일 김정은 위원장이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면서 “당분간 미국의 행동을 좀더 지켜보겠다”고 한발 물러서고, 8월 16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이 매우 현명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평가하면서 ‘8월 위기’가 가까스로 봉합됐다.

테러지원국 재지정 vs 핵무력 완성 

8월 15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각국의 노력으로 긴장됐던 조선(한)반도 정세에 일부 완화 신호가 나타났으나 8월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도 “미국과 한국이 조만간 군사연습을 거행함에 따라 조선반도 정세가 다시 격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8월 21일 한.미는 ‘을지프리덤가디언’ 군사연습을 시작했다. 이에 맞서, 북한은 8월 29일 일본 열도 너머로 ‘화성-12형’을 발사했고, 9월 3일 ‘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실시했다.   
   

   
▲ 트럼프 대통령이 9월 19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 완전파괴를 위협했다. [미 국무부 페이스북 영상 캡처]

9월 19일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를 통해 “대북 압박 최대화”에 합의했다.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를 가졌으나, 자신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을 것”이라 협박하고, “‘로켓맨(김정은)’은 그 자신과 그 정권의 자살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조롱했다.

사흘 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가 세계의 면전에서 나와 국가의 존재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며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사상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9월 15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 이후, 북한은 75일 간 휴지기를 가졌다. 미국 국무부 일각에서 ‘60일 도발 중단 시 대화’ 구상을 제기했으나, 백악관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1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다고 발표했다. ‘김정남 암살사건’과 ‘왐비어 사망사건’을 이유로 들었다. 

11월 29일 북한은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또 하나의 신형 대륙간탄도로켓 무기체계’인 ‘화성-15형’을 시험발사하고, 국가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12월 4~8일 미국은 한국과 함께 스텔스 전투기 F-22 6대 등 항공기 230여대를 한반도 인근에 투입해 대대적인 무력시위를 벌였다. 캐나다가 주최하는 유엔사 파견국 회의를 통해 대북 해상봉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 측에는 대북 원유공급 중단을, 러시아 측에서는 북한 노동자 고용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접점은 없나? 

북한의 기본 입장은 지난 10월 20~21일 ‘모스크바 비확산회의’에서 최선희 국장의 발표에 충실하게 담겨 있다. 

최 국장은 “조선(북)은 군사적 활동과 제재·압박 등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지속되는 한 절대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고 핵보유국으로서의 조선과 공존하는 올바른 선택을 취한다면 출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적대시 정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적 트윗 등 비방.중상, △군사연습과 전략자산 전개 등 군사.핵 위협, △미국 국내법(양자) 및 유엔 안보리 결의(다자)에 기초한 경제 제재를 열거했다. 

최 국장은 “조선은 현실을 직면하고 문제를 조미 간에 해결할 것”이나 “미국의 적대시 정책 포기 등 올바른 선택을 유도하고, 대조선 제재 부과를 반대하는 데 있어 여타국들의 공동노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입장은 북한을 절대로 핵 보유국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북한이 진지한 비핵화 협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최대의 압박 캠페인’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한.미의 대규모 군사훈련 중단을 비핵화-평화협정 협상의 출발점으로 삼자는 중국의 ‘쌍중단’ 구상에 반대하고 있다. 비핵화가 실현될 때까지 제재 해제 의사도 없으며, 북한 내 인권침해자들을 추궁하는 캠페인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미가 지금처럼 제 갈 길을 간다면 ‘공포의 균형’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IFANS 주요 국제문제분석 2017-46』) 트럼프 1기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북한이 2차 핵타격 능력을 확보하여 핵 억제력을 완성하고 한미가 확장억제 등 대응군사력을 증강하여 전쟁 위기와 군비경쟁이 고조되는 악순환이 상시화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회의 창이 아주 닫힌 것은 아니다. 지난 12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 측에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했다. 15일에도 “소통 채널은 열어놓고 있다”고 확인했다. 외교소식통은 “백악관 관리들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명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싶다”고 말했다.  

   
▲ 펠트먼(왼쪽) 유엔 사무차장이 지난 7일 평양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만났다. [사진출처-조선의오늘]

지난 5~9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은 리용호 외무상 등과의 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 및 안보 상황의 심각성에 뜻을 같이 하고 유엔과 북한 간 의사소통 정례화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과의 소통 채널 구축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북한이 유엔을 중재자 또는 완충지대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내년 신년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대화 메시지를 발신한다면 그것 또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백두산에 오른 것이 국면 전환을 위한 첫발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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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주째 비어 있는 피고인석…‘불통’ 박근혜는 바뀌지 않았다

등록 :2017-12-17 09:44수정 :2017-12-17 10:14
 
[토요판] 법정 다큐-수인번호 503
⑫ 박근혜 탄핵 1년

 

 

최다 공범 최순실엔 25년 구형
이영선·장시호 등 유죄 판결문엔
일관되게 “대통령 지시” 판단
국정농단 1심 ‘박근혜 재판’만 남아

 

 

탄핵 법정에선 “사회 통념”
형사 법정에선 “정치 보복 당해”
피고인 없는 궐석재판만 세 차례
국선변호인이 ‘내심’ 짐작해 변론

 

 

 

지금으로부터 꼬박 1년 전인 2016년 12월9일 금요일 오후 4시10분. 영상 기온을 가까스로 웃도는 추운 날씨에 사뭇 뜨거운 공기가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주변을 데웠다. 헌정 사상 두번째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의원 234명의 찬성으로 의결되는 순간이었다. 1시간40분 뒤, 헌법재판소에 사건이 접수됐고 사건번호 일곱 글자가 이후 대한민국의 1년을 바꿨다. ‘2016헌나1 대통령(박근혜) 탄핵.’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과 비리 그리고 공권력을 이용하거나 공권력을 배경으로 한 사익의 추구는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고 심각하다. 국민은 이러한 비리가 단순히 측근에 해당하는 인물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 본인에 의해서 저질러졌다는 점에 분노와 허탈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 (…) 이 탄핵소추로서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이며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국민의 의사와 신임을 배반하는 권한행사는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는 준엄한 헌법 원칙을 재확인하게 될 것이다.”

 

탄핵소추 의결서 속 피청구인 박근혜는 대통령이라기보다는 민간인 최순실씨의 대리인에 가까웠다. 대통령으로서 법률과 헌법 수호 의무에 눈감은 채 ‘40년 지기’ 최씨에게 권력을 위임하다시피 했단 내용이었다.

 

박 전 대통령 생각은 달랐다. 직무가 정지된 지 이레 만에 헌재에 낸 첫 답변서를 통해 그는 침묵을 깼다.

 

“대통령이 국정 수행 과정에서 지인의 의견을 들어 일부 반영했다고 해도 이는 사회 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일(White House Bubble·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갇혀 외부와 고립되는 상황).”

 

“대통령이 최씨와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최씨의 행위에 대한 모든 책임을 대통령의 형사상 책임으로 구성한 것은 헌법상 연좌제 금지의 정신에 위배된다.”

 

“최순실의 국정 관여 비율은 대통령의 국정 수행 총량 대비 1% 미만이다.”

 

어떠한 정치적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결연함이 엿보였다. 주말마다 광화문광장을 채우며 ‘박근혜 퇴진’을 외치던 촛불과도 온도 차가 나는 답변이었다. 이후 92일간 탄핵심판이 이어지는 동안 박 전 대통령 쪽은 헌재 재판관을 ‘국회 수석대리인’으로 묘사하고, “부양해야 할 자식 없이 대한민국과 결혼한 (박 전 대통령의) 애국심을 따뜻한 시각에서 봐달라”는 등 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지는 발언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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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정치투쟁 고수하는 ‘피고인 박근혜’

 

1년 뒤, 탄핵심판 피청구인이 아니라 형사재판의 피고인이 된 박근혜는 달라졌을까? 안타깝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오늘 아침에도 역시 구치소로부터 인치 보고서가 왔습니다. 피고인이 법정에 나가기를 거부하고 있고 법정에 인치하기 곤란하다는 취지의 보고서입니다. 박근혜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고 교도관의 인치도 현저히 곤란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형사소송법에 의해서 피고인 출석 없이 그대로 공판 절차 진행하겠습니다.”(12월12일 김세윤 부장판사)

 

지난 10월16일 박 전 대통령이 재판부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정치투쟁을 선포한 뒤 피고인석은 8주째 덩그러니 비어 있다. 피고인 없이 열리는 궐석재판만 세 차례 열렸다. 접견을 거부하는 피고인 대신 다섯명의 국선변호인이 그의 내심을 미루어 ‘짐작’하며 변론할 뿐이다.

 

“(문체부로부터 지원 배제 리스트를) 받은 뒤 여러 가지 고민을 했습니다. 이름이 튀거나 청와대로 보냈을 때 배제될 수 있는 단체들은 아예 문체부에 (명단을 보낼 때부터) 단체명과 대표자명을 바꿨습니다. 일종의 허위보고 내지는 조작을 한 겁니다. 선정이 위험한 단체들에는 전화해서 ‘이번에 말고 다음번에 신청해줬으면 좋겠다’고 얘기도 했습니다. 심의위원들에게는 ‘상부기관에서 이런 게 왔으니 심의위원 보이콧을 해줬으면 좋겠다’고도 말씀드렸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조건부 탈락’이란 걸 만들었습니다. (지원 대상에서) 탈락했다고 보고하고 실제로는 일정 조건이 되면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세번째 궐석재판이 열린 지난 12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김아무개 본부장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집행 과정을 증언했다. 문체부와 윗선으로부터 “청와대가 싫어하는 단체”에 대한 지원 배제를 요구받았고, 배제 대상을 줄이기 위해 갖은 고육지책을 썼다는 게 그의 말이다.

 

“저도 왜 지난 3년 동안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운 삶을 살아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20년 동안 몸담은 현장에서는 저더러 부역자라며 손가락질합니다. 박 전 대통령한테 책임을 꼭 물었으면 좋겠습니다.”

 

‘블랙리스트’ 업무는 피해자뿐 아니라 대다수 집행자에게도 고통스러운 일이었던 걸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김씨 말을 들어야 할 피고인 박근혜는 자리에 없었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지난 14일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지난 14일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궁극적 책임은 대통령 자신에게 있다”

 

박 전 대통령은 파면이란 현실도, 국정농단의 정점이란 혐의도 부정하지만, 법의 판단은 다르다.

 

“피청구인의 이 사건 헌법과 법률 위배 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행위로서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 행위라고 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피청구인의 법 위배 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게 된 부정적 영향과 파급 효과가 중대하므로, 국민으로부터 직접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은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할 것입니다.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2017년 3월10일, 헌재 파면 결정)

 

탄핵심판은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생명’을 끝내는 데 그쳤지만, 형사재판은 그의 자유를 박탈할 수 있다. 16개 혐의를 받는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 밖으로 나오긴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일주일에 한번꼴로 속속 날아드는 공범들의 유죄 판결은 박 전 대통령에겐 암울한 소식이다. 박 전 대통령 지시로 최씨에게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11월15일 선고), 케이티(KT) 인사 청탁 및 68억 광고 수주 압력 행위의 공범인 차은택씨(11월22일)에 이어 최씨 조카 장시호씨 등이 삼성과 문체부 산하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영재센터) 지원을 강요한 혐의로 지난 6일 유죄를 선고받았다. 일찌감치 선고가 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포함하면 관련 사건 8건 중 6건이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상황이다.

 

판결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박 전 대통령이 빠져나갈 구멍은 더 작아 보인다.

 

“피고인의 지위나 업무 내용 등에 비추면 무면허 의료 행위를 청와대 내에서도 받으려는 대통령의 의사나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인 책임은 대통령 자신에게 있다.”(서울고법 형사5부,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 ‘의료법 위반 방조’ 2심 선고)

 

“삼성전자의 영재센터 지원은 박 전 대통령의 이 부회장에 대한 요청과 이 부회장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다.”(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 장시호씨 1심 선고)

 

11개 혐의 ‘최다 공범’ 최순실씨 역시 내년 1월26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4일 최씨에게 징역 25년을 구형하며 1년을 달린 국정농단 ‘1호’ 재판을 마무리했다.

 

“피고인은 국정농단 사태의 시작과 끝입니다. 피고인은 박 전 대통령과 40년 지기로서 친분관계를 이용해 소위 지난 정부의 ‘비선 실세’로서 정부조직과 민간기업의 질서를 어지럽히며 국정을 농단해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탄핵된 국가위기 사태를 유발한 장본인입니다.”(검찰)

 

“재판 내내 피고인이 본건 범행을 전면적으로 부인하고 별다른 근거 없이 검찰 및 특검을 비난하는 법정 태도를 보며 참으로 후안무치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마지막 순간까지라도 반성하는 모습을 보고 양심의 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국민의 가슴에 다시 한번 큰 상처를 줬습니다.”(특검)

 

징역 25년 구형에 최씨는 무너졌다. 비명과 오열이 섞인 말을 늘어놓으며 격렬히 저항한 뒤 조기퇴정했다.

 

“저는 박 대통령이 젊은 시절 그분이 겪은 고통과 아픔을 딛고 일어난 그분의 강한 모습에 존경과 신뢰를 가졌기 때문에 그분을 40년 동안 곁에서 지켜온 것뿐입니다. 사실 그분과 함께했던 시간은 어려운 시간이 많았고 박 대통령을 탄압하기 위해 정권마다 저희에게 이뤄진 세무조사와 의혹 제기는 완전히 제 삶을 무너지게 했고 딸아이는 마음의 상처를 받아 어린 학생의 꿈은 없어져버렸고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다시 회복할 수 없는 삶이 되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대통령이 되셨을 때 떠났어야 하는 마음을 늘 가지고 있었으나 떠나지 못했던 것이 후회스럽고 이런 국정농단 논란이 된 것에 대해 고통스러워했을 박 대통령과 충격을 받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싶습니다.”

 

사과는 했지만 반성은 없었다. 최씨는 ‘비선 실세’라는 말을 극구 부인하면서도 자신은 ‘투명인간’이라고 했다. 이경재 변호사 역시 “최씨는 드러나지 않은 대통령의 조력자”라며 거들었다. 투명인간이든 숨은 조력자든 공직자에겐 그 존재만으로 치명적이라는 문제의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는 박 전 대통령과의 사적 인연과 그를 보좌한 자신에 대한 연민을 토해내며 23분간의 최후진술을 끝맺었다.

 

“그동안 박 대통령 곁에서 투명인간같이 살아온 삶은 정말 어려웠고, 제 개인의 삶은 실종되었고 결국 가족들의 많은 희생을 가져왔습니다. 저는 결코 박 대통령과 공모하여 어떤 사익도 추구하지 않았고 어떤 이익을 나눈 적도 없습니다!”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수감된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공판에 출석한 뒤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수감된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공판에 출석한 뒤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최씨를 끝으로 ‘국정농단’ 사건 1심 재판은 박 전 대통령 사건만 남겨 두게 됐다. 이 모든 사태의 시발점이 된 탄핵을 막을 기회는 있었을까? 안타깝게도 그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탄핵 직전 박 전 대통령의 참모들은 진실을 말할 기회를 여러 차례 얻었다. 하지만 이들은 줄곧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거짓말을 내놓으면서 국민의 분노를 부채질했다. 지난해 12월7일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장에 나온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꿋꿋했다.

 

“최순실을 제가 알았다면 무언가 연락을 하거나 통화라도 한번 있지 않겠습니까?”(김기춘 전 실장)

 

“최순실을 언제 알았습니까?”(이용주 국민의당 의원)

 

“이번에 태블릿피시가 노출되어 가지고 이름이 나와서 알았습니다.”(김)

 

“(정윤회 문건을 제시하며) ‘최태민 목사의 5녀(女) 최순실’ 이렇게 ‘정윤회 부’라고 등장하거든요.”(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착각했습니다.”(김)

 

“정말 어떻게 이렇게 거짓말을 하십니까? 여기 첫 문장에 등장하는 것이 바로 최순실입니다.”(박)

 

“본 지가 오래돼서 착각했습니다.”(김)

 

“아직도 대통령을 매력적(charming)이고, 위엄(dignity)하고, 엘레강스(elegance) 우아하다’고 생각합니까?”(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

 

“대답하세요.”(안)

 

“그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김)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말씀입니까?”(안)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김)(2016년 12월7일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

 

지근거리에서 국정농단에 눈감았던 참모들은 탄핵을 막지 못했고, 끝내 함께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과오로만 남은 박근혜 정부 4년을 돌이켜보며, 박 전 대통령과 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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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년만의 졸업장, 故백남기 명예학사학위 수여식…김상곤 “농민열사로 부르고자 한다”

눈물 흘리는 故백남기 농민의 아내 박경숙 여사

이승훈 기자 lsh@vop.co.kr
발행 2017-12-16 20:13:22
수정 2017-12-16 20: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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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대학원 건물에서 ‘故 백남기 동문 명예학사학위 수여식’이 열렸다.
16일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대학원 건물에서 ‘故 백남기 동문 명예학사학위 수여식’이 열렸다.ⓒ민중의소리
 

“저는 고인을 ‘백남기 농민열사’로 불러드리고자 합니다. 고인의 정의로운 희생은 촛불혁명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문재인 정부의 탄생으로 이어졌습니다. 백남기 농민열사께서는 우리 곁을 떠나갔지만, 그 정신은 시대와 함께 숨 쉴 것이라 생각하며 저부터 그 정신 이어받아 선생님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6일 ‘故 백남기 동문 명예학사학위 수여식’에 참석한 김상곤 사회부총리의 말이다. 그는 고인을 “농민열사”라고 칭하며 “문재인 정부는 고인의 뜻을 받들어 부당하고 억울함이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것이 적폐청산의 정신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수여식 가장 앞자리에 앉아 있던 백남기 농민열사의 아내 박경숙 여사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중앙대학교는 이날 서울캠퍼스 대학원 5층 대회의실에서 수여식을 열었다. 수여식에서 대학 측은 유가족 대표인 백도라지씨에게 백남기 농민 명예졸업증서 및 공로패를 전달했다. 수여식에는 김 부총리 외에도 김영진·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창수 대학총장이 참석했다. 유가족으로는 백남기 농민의 아내 박경숙 여사와 딸 백도라지, 아들 백두산씨가 참석했다. 정현찬 가톨릭농민회 회장과 백남기 농민과 함께 학생운동을 했던 이명준씨 및 선후배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각계각층의 시민사회 대표자들도 수여식을 찾았다.

16일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대학원 건물에서 ‘故 백남기 동문 명예학사학위 수여식’이 열렸다.
16일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대학원 건물에서 ‘故 백남기 동문 명예학사학위 수여식’이 열렸다.ⓒ민중의소리
16일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대학원 건물에서 ‘故 백남기 동문 명예학사학위 수여식’이 열렸다.
16일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대학원 건물에서 ‘故 백남기 동문 명예학사학위 수여식’이 열렸다.ⓒ민중의소리

故백남기 농민열사, 49년만의 졸업장
“중앙대에 백남기 동상을 세워달라”

이날 故 백남기 농민열사는 중앙대학교 68학번 행정학과 명예졸업생이 됐다. 대학입학 이후 49년만의 일이다.

그는 대학입학부터 마지막 숨을 거두는 날까지 한 평생 자기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1968년 중앙대학교 행정학과에 입학한 그는 1971년 위수령 시위로 제적을 당했고, 1973년 교내에서 유신 철폐 시위를 주도했다가 수배생활을 해야만 했다. 1980년 복교한 뒤 유신잔당 장례식과 의혈중앙 4000인 한강도하 등을 주도했다. 이같은 활동으로 5월17일 신군부의 계엄군에 체포돼 가혹한 고문과 수감생활을 겪었다. 학교에서마저 퇴학을 당했다. 이후 고향 보성으로 귀향해 가톨릭농민회에 가입, 농촌살리기 운동에 전념했다. 그러다가 2015년 11월14일 농민총궐기대회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뒤 317일 동안 깨어나지 못했다. 결국 백남기 농민은 중환자실서 생을 마감했다.

백남기 농민 유가족에 따르면, 중앙대학교 민주동문회가 백남기 농민열사의 명예졸업장을 추진하고 학교가 준비해 이날 수여식이 열리게 됐다. 딸 백도라지씨는 “아버지께 49년 만에 졸업장을 받는 기분이 어떠냐고 물어볼 수는 없지만… 하늘에서 기뻐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라는 빡빡한 시스템 안에서 이례적인 명예수여식자리를 마련해 준 아버지 동문들과 학교관계자들, 이 자리를 찾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수여식에서 백남기 농민열사와 함께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중대 신문방송학과 69학번 이명준(70)씨는 “의혈 탑에 백남기 농민의 동상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화운동과 농민운동에 평생을 몸 바친 사람은 몇 없다”며 “백남기 농민은 중앙대학교의 창학이념인 ‘의와 참’ 정신이자 촛불혁명의 중요한 상징이기에 동상을 세워줄 것으로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촛불의 출발을 백남기 농민이 이루었고, 평화적 시위로 가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촛불혁명을 말할 때 백남기 농민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16일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대학원 건물에서 ‘故 백남기 동문 명예학사학위 수여식’이 열렸다.
16일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대학원 건물에서 ‘故 백남기 동문 명예학사학위 수여식’이 열렸다.ⓒ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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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수치 침묵 속에 아이들이 산채로 태워지고 있다

[함께 사는 길] 제국주의가 낳은 로힝야족의 비극
 
 
"군인들이 아이들을 산채로 태웠고, 여성들을 집단 성폭행했다. 달아나는 주민들에게는 총격을 가했다. 미얀마 군의 인권유린은 사실이며 폭력은 폭넓고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휴먼라이츠워치'(HRW)를 비롯한 58개 국제 시민사회 인권단체들이 지난 11월 2일 미국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앞으로 보낸 서한의 일부다. 이들은 잔혹 행위를 벌이고 있는 미얀마에 대해 관련 법령에 따른 경제 제재를 촉구했다. 미얀마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 보트를 타고 미얀마를 탈출해 방글라데시에 도착한 로힝야족. ⓒDan Kitwood


미얀마의 소수민족 로힝야족  

소수민족인 로힝야(Rohingya)족에 대한 인종청소 문제는 미얀마 라카인(Rakhine)주에서 발생하고 있다. 미얀마는 수십 년에 걸친 군부독재 끝에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를 향한 과도기를 밟아 가고 있던 터였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 8월 일어났다. 로힝야족 반군인 아라칸로힝야구원군(ARSA)이 8월 25일 라카인주에서 미얀마 정부를 상대로 항전을 선포하고, 국경 인근의 경찰 초소 30여 곳을 습격한 것이다. 이에 미얀마 군은 반군을 소탕한다는 명분으로 대대적인 병력을 투입해 군사작전을 펼쳤다. 토벌과 다름없는 무차별 군사작전은 두 달 넘게 계속됐고, 그 결과 60만 명 넘는 로힝야족 난민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로힝야족 난민들은 미얀마 군이 토벌 작전을 벌이며 살인, 방화, 성폭행 등을 일삼았다고 주장했으며 이는 국제 민간기구를 통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미얀마 정부는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하며 국제사회의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미얀마 군의 이번 로힝야족 사태를 '인종 청소'로 규정, 미얀마 정부를 향해 군사작전의 즉각 중단과 국제 구호단체가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협조를 촉구하고 있다. 

인구 5500만 명의 미얀마는 여러 민족으로 구성된 다민족 국가다. 불교를 믿는 버마 족이 68퍼센트로 제일 많으며 샨족(9퍼센트), 카렌족(7퍼센트), 라카인족(4퍼센트) 등 소수민족의 수도 매우 다양하고 많다. 로힝야족은 인구 2퍼센트를 차지하는 소수민족이며 불교 국가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교를 믿는다.  

로힝야족은 전 세계에 200만 명이 있으며, 미얀마에 13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미얀마가 영국의 식민지가 되기 전까지 로힝야족은 원래 남아시아 출신으로 인도 인근 지역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살았다.  

하지만 1885년 영국은 미얀마를 인도의 한 주로 편입하면서 로힝야족을 비롯한 인도인들을 미얀마로 강제이주 시킨 뒤, 미얀마 인들을 소작농으로 관리하도록 했다. 이는 영국의 분리통치 지배방식의 일환이었다. 분리통치란 언어, 인종, 이념 등이 다른 부족들을 서로 싸우게 해서 약해진 양쪽을 적은 힘으로 동시에 제압하는 전략을 뜻한다. 

로힝야족은 영국의 비호 아래 미얀마 정부의 요직을 차지했고, 각 지방의 주요 관직에 배치되어 영국의 미얀마 수탈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미얀마의 독립운동 과정에서 로힝야족은 영국 편에 서서 많은 미얀마 인을 살상하기도 했다.  

르완다 인종청소 이후 최악의 참사 
 

▲18살 소년은 로힝야족이란 이유로 버마 군인들이 쏜 총에 맞았다. ⓒDan Kitwood

로힝야족 갈등은 과거 제국주의 전쟁의 소산인 한편 현대 미얀마 정부가 야기한 문제이기도 하다. 미얀마는 1948년 1월 4일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다. 하지만 미얀마는 로힝야족에게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고 이들을 불법체류자로 취급해왔다.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을 방글라데시와 인접한 라카인 주에 몰아넣고 다른 지역으로의 이주를 금했다. 모든 참정권을 박탈하고 2인 이상 자녀를 갖는 일도 막았다. 이 같은 악조건에서 로힝야족 청년들은 IS 등 이슬람 근본주의에 빠져들게 됐고 미얀마-로힝야족 사태는 폭력의 악순환에 걸려들었다. 

역사적 증오 속에 반목해 왔던 로힝야족에 대해 미얀마 정부군은 지난 8월 로힝야족 ARSA의 공격을 빌미로 탄압을 본격화했다. 무자비한 폭력과 강간, 살인을 피해 로힝야족은 이웃 나라인 방글라데시로 향할 수밖에 없었고 이번에 이동한 난민만 60만 명을 넘어섰다고 알려졌다. 방글라데시에 있는 11개 로힝야 난민 수용소 가운데 6개가 최근 지어졌다. 세계 최빈국 방글라데시 정부는 난민 대란을 치르며 미얀마에 항의하는 중이다.  

하지만 난민송환을 위한 방글라데시-미얀마 간 양국 회담에서 미얀마는 하루에 300명만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얀마는 꼼꼼한 신분확인 절차가 필요하다는 게 이유지만 이 경우 전체 난민송환에 6년 이상이 소요돼 방글라데시로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난민 대부분이 실제 미얀마 국적이 없고, 미얀마 내 거주 사실을 증명할 서류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로힝야족 사태로 인해 미얀마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국가자문역을 맡고 있는 아웅산 수치가 현 상황에 침묵하는 것에 대하여 실망스럽다는 여론이 높다. 한 편에서는 아웅산 수치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철회해야 한다는 서명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유니세프는 8월 25일 이래 방글라데시에 도착한 로힝야 난민 아동 5만9000여 명을 진찰한 결과, 1970명이 심각한 영양실조에 걸려 있으며 7000명은 보통 상태의 영상실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와 휴먼라이츠워치는 미얀마 군인들이 로힝야족 여성과 소녀들을 상대로 집단 성폭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은 이번 사태를 1994년 르완다 인종청소 이후 최악의 참사로 규정했다. 

미얀마 정부가 폭력의 악순환 끊어야  

유엔난민기구는 전 세계 75개국 320만 명이 국적 없이 살고 있는 문제가 있으며 실제 무국적자는 10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얀마 로힝야족, 시리아 쿠르드족, 옛 유고연방의 집시, 케냐 펨바족 등이 무국적자로 방치되어 기본적인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국주의 전쟁으로 인한 과거사는 안타깝지만 폭력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미얀마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잔혹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으며 숨긴다고 숨길 수 있는 일이 아니다.
arqus@ekara.org다른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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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임시정부는 대한민국의 뿌리이자 법통"

(추가) 충칭 임정청사 방문,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와 오찬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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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16  14: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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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함께 16일 오전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를 방문, 김구 흉상에 헌화 묵념하고 있다. [사진출처 - 청와대페이스북]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우리의 뿌리입니다. 우리의 정신입니다. 2017.12.16.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충칭(中京)시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를 둘러보고 방명록에 이같이 썼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30분(이하 현지시간, 한국시간 10시 30분) 수행단과 함께 ‘대한민국임시정부사전람관’을 찾아 김구 주석이 사용했던 ‘주석 판공실’ 등을 둘러봤다.

문 대통령은 이어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간담회를 갖고 “여기 와서 보니 우리 선열들이 중국 각지를 떠돌면서 항일 독립운동에 바쳤던 그런 피와 눈물, 그리고 혼과 숨결을 잘 느낄 수가 있었다”며 “우리 선열들의 강인한 독립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광복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임시정부는 우리 대한민국의 뿌리이다. 우리 대한민국의 법통이다”며 “우리는 임시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건국으로, 건국의 시작으로 그렇게 보고 있다”고 재확인하고 “2019년은 3.1 운동 100주년이면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고, 그것은 곧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이 된다”고 분명히 했다.

또한 “해방 정국에 임시정부가 대한민국을 이끌지 못했다는 점이 우리로선 한스러운 부분”이라며 “앞으로 기념사업 통해서라도, 임시정부 기념관 통해서라도 법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뉴라이트 계열 등이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수립일을 건국절로 삼자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임시정부사전람관’ 내부에 있는 김구 주석이 사용했던 ‘주석 판공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출처 - 청와대페이스북]
   
▲ 문재인 대통령 ‘대한민국임시정부사전람관’에 전시된 사진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출처 - 청와대페이스북]

문 대통령은 “100주년 이 기간 동안 국내에서도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을 건립하려고 한다”며 “부지는 마련이 돼 있기 때문에 정부가 모든 힘을 다해 조기에 임시정부 기념관이 국내에서도 지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중국 각지에 흩어진 과거 우리 독립운동 사적지도 제대로 보존할 수 있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아직까지 광복군 총사령부는 복원되지 못했다”며 “총사령부 건물도 빠른 시일 내에 복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말 여기 와서 보니 가슴이 메인다”며 “우리가 역사를 제대로 기억해야 나라도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히고 “우리가 2019년에 맞이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국 100주년의 정신을 제대로 살려내는 것이 국격 있는 나라가 되는 것”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임정청사를 찾아간 문재인 대통령이 수행단과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사진출처 - 청와대페이스북]
   
▲ 문재인 대통령은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출처 - 청와대페이스북]

김자동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사업회 회장은 “이렇게 대통령께서 방문한 것에 대해 정말 기쁘다”며 “이 지역은 당시에 내 집이라 할 정도로 살다시피 했다”고 과거를 회고하고 참석자들을 소개했다.

이종찬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추진위원장은 “여기(중국) 유족들은 사실은 서울에 와서도 갈 데가 없었다”며 “대통령께서 용단을 내리셔서 이 기념관(서울 임정기념관)을 마련해 주신 것은 참으로 감동스러운 일”이라고 사례했다.

이어 “임시정부의 정신은 자주, 화합, 평화와 민주”라며 “이제 2019년이 되면 또 다른 세기가 시작이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테이프 끊는 첫 대통령이 돼서 새 임시정부 기념관이 서울에 섦으로써 그런 것이 다시 강조되는 시기가 오길 기대해 마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달 선생의 후손 이소심 여사는 “충칭은 우리 대한민국에게 매우 의미 있는 곳이다. 임시정부 청사는 6년간 있었는데 정치, 군사, 외교 등 여러 가지 방면에서 성과가 많았다”며 “한․중 양국 우의가 앞으로 영원히 계속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충칭 임정청사 방문에는 김정숙 여사와 강경화 외교장관, 노영민 주중국대사,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등 수행단과 특별수행원인 이해찬․송영길․박병석․박정 의원, 김구 선생 주치의였던 유진동 선생의 후손 유수동 선생 등 독립유공자 후손 6명이 참석했다.

   
▲ 충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와 오찬을 가졌다. [사진출처 - 청와대페이스북]
   
▲ 오찬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천민얼 당서기가 환담하고 있다. [사진출처 - 청와대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은 이어 오전 11시 35분 충칭시 유주빈관 3호에서 천민얼(陈敏尔) 충칭시 당서기와 오찬을 갖고 상호 관심사를 논의했으며 ‘광복군 총사령부 터 복원 사업’ 재개에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충칭은 우리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초한지와 삼국지의 역사적 배경이기도 하지만 우리 임시정부 마지막 청사와 광복군 총사령부가 있던 곳이고 또 주은래 등 중국 지도자들과 활발히 교류를 하고 협력했던 그런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며 “그간 충칭시 정부가 우리 독립운동 사적지 보호 관리를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주신데 대해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어 “충칭은 역사의 도시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 중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그런 대단히 중요한 도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한-충칭 간 경제협력의 확대가 중국의 서부대개발과 또 중국의 균형발전에 아주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한국 정부로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천민얼 서기는 “이번 중국 방문 기간에 특별히 우리 충칭시를 방문해 주신데 대해 뜨거운 환영의 말씀드린다”고 인사하고 “한편으로 우리의 역사적 관계, 우리 사이의 공동적 우정하고 기억할 만한 옛날의 일도 기념할 수 있고, 또 현실적으로도 우리 사이의 실무적 협력을 강화할 수가 있다”고 화답했다.

   
▲ 오찬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천민얼 당서기가 환담을 나누고 있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 국빈방문 수행단과 충칭시 간부들이 배석했다. [사진출처 - 청와대페이스북]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오찬 간담회가 끝난 뒤 문재인 대통령과 천민얼 당서기가 충칭시 독립운동 유적지 중 하나인 ‘광복군 총사령부 터 복원 사업’을 재개한다는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광복군 총사령부 터 복원은 이전 정부에서 합의됐으나, 사드 문제로 중단됐고, 문 대통령이 14일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각별한 관심을 요청했던 사안이다.

윤 수석에 따르면, 천민얼 당서기는 “충칭시는 중·한 관계 우호협력을 위해 특별한 역할을 하겠다”며, “충칭 내 한국의 독립운동 사적지를 보호하기 위해 연구하고, 충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천민얼 당서기와의 오찬에는 김동연 부총리, 강경화 외교부장관, 노영민 주중국대사, 정의용 안보실장,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홍장표 경제수석 등 우리 측 공식수행원과 특별수행원 등이 배석했으며, 중국측에서는 장궈칭 충칭시장, 추궈홍 주한국대사, 탕량즈 충칭시 부서기, 왕센강 충칭시당위 상무위원, 류구이핑 충칭시 부시장 등이 참석했다.

천민얼(57) 충칭시 당서기는 지난 10월 19차 당대회에서 중앙정치국 위원(25명)에 선출된 3명의 1960년대생 위원 중 한 명으로 시진핑 주석의 이후 차기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추가,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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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탄을 연발케 한 낙동강의 '무서운' 복원력

[현장] 보 개방 이후 ‘낙동강 네트워크’의 현장조사에 동행해보니

17.12.16 19:00l최종 업데이트 17.12.16 19:00l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자, 황강 합수부에 돌아온 거대한 모래톱. 합천보 쪽으로 드문드문 보이는 모래톱까지 상당히 넓은 면적의 모래톱이 돌아왔다.
▲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자, 황강 합수부에 돌아온 거대한 모래톱. 합천보 쪽으로 드문드문 보이는 모래톱까지 상당히 넓은 면적의 모래톱이 돌아왔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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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온 모래톱은 강 반대편까지 길게 뻗어있다.
▲  돌아온 모래톱은 강 반대편까지 길게 뻗어있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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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 모래톱 좀 봐라, 정말 놀랍데이, 강이 이렇게 흐르기만 하면 강은 지가 알아서 회복해간다 카이. 4대강사업 전의 여 모습이 그대로 돌아온 거 같다 카이. 모래톱이 조금만 더 위로 올라가면 마 옛날 그대로다. 아이 좋아라."

수문을 연 낙동강 모니터링의 안내를 맡은 '낙동강 네트워크'(낙동강의 수질과 수생태계 복원을 목표로 결성된 민관협의 기구로 낙동강 전수계 환경단체 회원 및 낙동강유역청의 실무자들로 구성됨)의 임희자 공동집행위원장은 감탄을 연발했다.

모래톱의 회복과 강의 무서운 복원력

그랬다. 합천창녕보(이하 합천보) 아래는 황강 합수부에서부터 그 상류 쪽으로 모래톱이 훤히 드러나 있었다. 지난달과는 그 모습이 또 달랐다. 깨끗하고 드넓은 모래톱은 강의 한가운데를 지나 반대쪽 제방으로 내달려 거의 50미터 정도의 거리만 남겨두었다. 반대편 제방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조금만 더 모래톱이 회복되면 반대편까지 완전히 덮어버릴 것만 같았다.
 

 돌아온 모래톱이 강 건너편까지 길게 뻗어 곧 강 전체를 완전히 뒤덮을 것 같다.
▲  돌아온 모래톱이 강 건너편까지 길게 뻗어 곧 강 전체를 완전히 뒤덮을 것 같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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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되면 이 일대는 완전히 재자연화가 완성된 모습일 터. 임희자 공동집행위원장이 감탄을 연발하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식물사회학이자, 저서 <식물생태보감>으로 유명한 계명대학교 생물학과 김종원 교수가 말하는 4대강 사업의 가장 심각한 생태적 문제인 이른바 "건너지 못하는 강으로서의 4대강사업의 병폐"를 완전 극복하게 되는 현장인 것이다.

4대강 사업은 강의 수심을 평균 6미터 깊이로 파고, 거대한 보로 물을 막았기 때문에 평균 강 수위가 6미터 이상이고 깊은 곳은 10미터가 넘어가는 곳도 있다. 그로 인해 그동안 낮은 낙동강을 맘껏 건너다녔던 야생동물들은 더 이상 강을 건너지 못하게 되어, 서식처가 반토막 난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김종원 교수는 "서식처가 반 토막 나면서 야생동물의 로드킬도 많이 늘어날 것"이라 했고, 그의 주장은 강 주변에서 심심찮게 목격되는 로드킬 현장이 증명해줬다. 
 

 낙동강 네트워크 소속 단체 회원들이 낙동강으로 걸어들어가, 되돌아 온 모래톱 위를 밟아보고 있다.
▲  낙동강 네트워크 소속 단체 회원들이 낙동강으로 걸어들어가, 되돌아 온 모래톱 위를 밟아보고 있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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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가? 모래톱 곳곳에서 수달의 흔적들도 발견된다. 수달이 놀고간 모래톱의 흔적과 그 위에 싸질러 놓은 앙증맞은 수달 똥(이날 수달 똥에는 기생충인 리굴라 촌충이 포함돼 있었다. 아마도 기생충에 감염된 물고기를 잡아먹고 그것이 배변을 통해 바깥으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배설물의 흔적은 낙동강에서 왕왕 목격이 되었다)은 이곳의 낙동강 생태계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증거이리라.
 

 모래톱 위 수달의 흔적. 모래톱이 복원되면서 강이 되살아나자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수달도 돌아왔다.
▲  모래톱 위 수달의 흔적. 모래톱이 복원되면서 강이 되살아나자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수달도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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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달의 똥.
▲  수달의 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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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황강 합수부 일대는 창녕함안보(이하 함안보) 관리수위의 영향을 받는다. 12일 현재 함안보의 수위는 2.8미터로 원래 관리수위 4.8미터에서 2미터나 내려가 있는 상태다. ㅊ최대 2.2미터까지 내리기로 했으니 아직 60센티미터 수위가 더 내려갈 수 있다. 그리되면 이 모래톱이 또 어떻게 변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앞선다.
 

 낙동강 황강 합수부가 4대강 사업 이전의 모습으로 거의 돌아왔다. 강의 복원력이 무섭다.
▲  낙동강 황강 합수부가 4대강 사업 이전의 모습으로 거의 돌아왔다. 강의 복원력이 무섭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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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무서운 복원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랄까. 그래서 이곳을 찾는 발걸음이 가볍고, 이곳에서 대자연의 경외감을 절로 느끼게 된다. 

낙동강의 지천도 다시 살아난다 

자연의 무서운 복원력은 조금 더 상류에 위치한 지천인 회천에서도 목격할 수 있었다. 회천은 합천보 2킬로미터 상류 지점에서 낙동강과 만나는 지천으로 4대강 사업 전에는 모래톱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낙동강 제1지류인 모래강 내성천에 견줄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4대강 사업으로 합천보 관리수위를 해발 10.5미터로 관리하면서 회천의 수위도 동반 상승했다. 회천의 모래톱들은 거의 강물에 잠겨버렸다. 회천 합수부부터 강이 흐르지 못하고 그 상류 4~5킬로미터 지점까지 낙동강 물로 뒤덮여 버리게 된 것이다.

 합천보 수문을 열기 전 낙동강 강물이 역류해 회천의 모래톱을 완전히 뒤덮은 모습
▲  합천보 수문을 열기 전 낙동강 강물이 역류해 회천의 모래톱을 완전히 뒤덮은 모습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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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더 이상 회천의 모래톱을 구경할 수 없게 되었다. 그 많던 회천의 재첩들도 동시에 자취를 감춰버렸다.

그런 회천에도 합천보 수문을 열자 변화가 찾아온 것이다. 12일 현재 합천보 수위가 7.8미터(합천보 관리수위는 원래 해발 10.5미터)로 관리수위보다 2.7미터가 내려갔고 놀라운 변화가 시작됐다. 아직 합수부는 물에 잠겨 있지만, 그 상류 1킬로미터 지점부터 모래톱이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 

"깨끗하고 드넓은 회천의 모래톱을 다시 보게 되니, 정말 가슴이 쿵쿵 뛰는 것 같았어예, 놀랍지 않습니꺼."  

낙동강 네트워크 임희자 공동집행위원장은 감격에 겨워 함께 모니터링 나온 낙동강 네트워크 소속 회원들에게 신나서 설명했다.  
 

 강물이 빠지자 되돌아온 회천의 모래톱. 거의 4대강 사업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  강물이 빠지자 되돌아온 회천의 모래톱. 거의 4대강 사업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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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또 힘주어 말했다.

"우리가 내려가 확인을 해보니까 모래톱 바로 밑에는 펄이라예, 그리고 그 아래는 또 모래고예, 그러니까 펄, 모래, 펄, 모래... 이런 식으로 층층이 쌓인 거라예."

그러니까 비가 올 때 위에서부터 몰려왔던 모래가 강바닥에 쌓이면 그 위헤 펄이 쌓이고, 그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모래톱이 퇴적됐다는 소리다. 보에 의한 강의 변화를 여기에서도 확인하게 된 셈이다.  

모래톱 대신 사석, 위험한 낙동강 보

그러나 합천보 수위 변동에 따른 변화의 끝인 달성보 직하류의 모습은 그리 유쾌하지 못했다. 

달성보 바로 아래 모래는 온데간데없고 드문드문 펄밭이 보였다. 그 위에 사람 머리통만 한 각진 사석들이 어지러이 널려 있었다. 대체 저 사설들은 어디서 온 것이란 말인가.
 

 합천보 수문을 열자 강물이 빠지면서 달성보 아래 하상이 드러났다. 강 바닥에 모래 대신 사석이 가득하다.
▲  합천보 수문을 열자 강물이 빠지면서 달성보 아래 하상이 드러났다. 강 바닥에 모래 대신 사석이 가득하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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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발견한 사석 망태가 그 이유를 설명해주고 있었다. 달성보 하류의 심각한 세굴현상을 막기 위해 4대강 공사 당시 엄청난 양의 사석 망태를 달성보 아래 처박아 넣었다. 그 모습을 당시 현장 모니터링을 하던 기자도 목격했다.

가톨릭관동대 박창근 교수는 달성보 하류가 모래 대신 사석들로 채워진 까닭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낙동강 보 아래마다 저런 사석 망태가 엄청나게 깔려 있을 겁니다. 4대강 공사 당시에도 보 아랫부분이 엄청나게 세굴되었고, 그때마다 사석 더미나 사석 망태 등을 강에 집어넣었으니 그것들이 떠밀려 강 가장자리로 몰려오게 된 것입니다."
 

 세굴 현상을 막기 위해 보 바로 아래 집어 넣었던 사석 망태.
▲  세굴 현상을 막기 위해 보 바로 아래 집어 넣었던 사석 망태.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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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습은 합천보 하류에서 그대로 목격된다. 흐르는 강을 인위적인 구조물로 막았고, 그 구조물은 강한 강물의 힘을 받으면서 조금씩 균열이 일어난다. 그 균열의 일단을 우리는 저 사석 더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달성보 고정보에 누수의 흔적도 발견됐다. 이는 고정보에서 물이 샌다는 것으로, 누수된 부분이 겨우내 얼어 팽창되면 누수는 가속화 될 것이 뻔하다. 거대한 바윗돌도 반복되는 한 방울의 물 때문에 깨지기 마련이다. 결국 누수는 보의 균열을 불러올 수도 있는 것이다.
 

 달성보 고정보의 누수 흔적. 보의 안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  달성보 고정보의 누수 흔적. 보의 안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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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8개 보가 모두 열려야 하는 이유

지난달 13일부터 낙동강의 8개 보 중 함안보, 합천보 두 개의 보가 열렸다. 단 두 개의 보만 열렸을 뿐인데 강은 벌써부터 많은 변화를 보여준다.  

낙동강 8개 보가 모두 열려야 하는 까닭이다. 낙동강은 상류에서부터 하류까지 길게 이어진 강이다. 상류에서부터 하류까지 고르게 흐를 때 비로소 낙동강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다. 
 

 황강에서 맑은 물과 모래가 계속해서 흘러들어온다. 낙동강 보의 수문을 모두 열어라. 그러면 낙동강이 흐를 것이고, 흐르는 낙동강은 저 황강처럼 회복될 것이다.
▲  황강에서 맑은 물과 모래가 계속해서 흘러들어온다. 낙동강 보의 수문을 모두 열어라. 그러면 낙동강이 흐를 것이고, 흐르는 낙동강은 저 황강처럼 회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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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이 기다려진다. 환경부는 낙동강 6개 보의 추가개방을 약속했다. 내년 봄 농번기가 시작되면 다시 수문을 닫기로 했다. 내년 봄까지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그러니 수문을 빨리 열어야 한다. 이번 보 개방을 통해 확인한 강의 변화상을 통해 보의 존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추가 개방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환경부의 시급한 결단이 요구된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연합 활동가로 지난 9년간 4대강사업 현장과 이후의 낙동강의 모습을 꾸준히 모리터링하고 있고, 그 결과로 쓴 기사입니다. 지역 인터넷 매체 <평화뉴스>에도 함께 실립니다.

태그:#보 수문개방#황강 #달성보#낙동강#모래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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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지 옆 '노란집'의 정체, 그땐 알지 못했네

[시골에서 책읽기] 미국 사람이 쓴 미군기지 이야기 <기지 국가>

17.12.16 13:31l최종 업데이트 17.12.16 13:31l

 

 
 겉그림
▲  겉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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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 국가>(갈마바람 펴냄)라고 하는 두꺼우면서 묵직한데다가 아픈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온갖 생각이 갈마들었어요. 책을 덮고 나서도 숱한 생각에 휩싸였습니다. 

책을 살짝 잊고 제 어릴 적에 지켜본 몇 가지를 조각조각 맞추어 보려고 합니다. 인천이라는 고장에서 나고 자라면서 본 여러 가지를 어릴 적에는 잘 몰랐으나 나이가 들면서 하나하나 조각을 맞출 수 있었는데, <기지 국가>를 읽는 사이에 어느덧 수수께끼 같은 흩어진 조각이 오롯이 모이는구나 싶기도 했어요.

미국 땅에는 독립된 외국 기지가 하나도 없는 데 비해, 외국에는 현재 약 800개의 미군 기지가 있으며, 수십만 명의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23쪽)
 
전 세계에서 미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가 보유한 해외기지를 합하면 약 30개가 된다. (26쪽)

해외에 군인 한 명을 주둔시키기 위해 미국 납세자들이 부담하는 비용은 연평균 1만∼4만 달러에 달한다. (31쪽)

제가 살던 집하고 제가 다니던 국민학교는 시내버스로 두 정류장만큼 떨어졌습니다. 국민학교 1학년 1학기까지는 시내버스를 타고 학교를 오갔어요. 그때에는 집하고 학교가 얼마나 멀리 있는지 몰랐어요. 그저 아는 한 가지란 어머니 말씀. "종규야, 집하고 학교는 버스로 두 정류장이야. 알겠니? 버스가 한 번 서고 나서 다음에 설 적에 내리면 돼."

그런데 제 국민학교 무렵인 1982∼1987년은 학교마다 콩나물시루였어요. 그나마 제가 다닌 국민학교는 한 반에 고작 쉰다섯에서 예순이었고, 다른 학교는 웬만하면 일흔이나 여든을 넘겼고, 한 반에 백이 넘기도 했어요. 저는 3학년까지 아침반하고 낮반으로 나누어서 한 교실을 두 학급이 썼는데요, 이런 콩나물시루인 학교로 시내버스를 타고 다니는 아이는 대단히 많았어요. 아침마다 버스에서 찜쪄 죽는 줄 알았지요.

버스가 너무 괴롭고 숨조차 쉴 수 없기에 2학기부터는 걸었어요. 저는 6학년을 마칠 때까지 학교를 걸어다녔는데, 우리 마을에서 학교를 걸어다닌 동무는 아무도 없었어요. 그리 먼 길은 아니지만 너무 위험해서 둘레 어른들은 그 길을 걸으면 안 된다고 했어요. 
 
 1898-2015년 사이에 쫓겨난 사람들
▲  1898-2015년 사이에 쫓겨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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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를 확산시킨다는 미사여구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미국 정부의 지난 기록을 보면 비민주적 국가, 심지어 카타르나 바레인 같은 독재 국가에 기지를 두는 쪽을 선호한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32쪽)

미국은 1944년 괌을 일본에게서 다시 빼앗은 뒤 수천 명을 강제 이주시키거나 주민들이 섬으로 돌아오는 것을 막았다 … 군은 결국 섬의 약 60퍼센트를 차지했다. 군은 1945년 오키나와 전투 중에 오키나와의 넓은 구획의 땅을 빼앗고, 주택을 불도저로 밀어버렸다. 미국은 1년 만에 오키나와섬 경작지의 20퍼센트에 이르는 4만 에이커를 차지했다. 1950년대에 이르면, 군은 오키나와 경작지의 40퍼센트 이상을 차지해서 결국 섬 주민의 약 절반인 25만 명을 강제 이주시켰다. (114쪽)

1980년대 첫무렵에 국민학교 어린이는 왜 그 길을 걸으면 위험했을까요? 먼저 우리 마을하고 학교 사이에 고속도로가 있었어요. 경인고속도로인데, 인천항에서 내린 원자재를 엄청나게 큰 짐차가 싣고서 고속도로로 들어서는 어귀가 바로 마을 앞이자 학교 앞입니다. 또는 원자재가 월미도 쪽 공단으로 달리는데, 우리 학교는 바로 그 길가였어요. 그러니 아이를 둔 어버이는 무시무시하게 커다란 짐차가 무시무시한 짐을 잔뜩 싣고 무시무시하게 달리는 '학교 가는 짧은 길'에 되도록 걸리려 하지 않았습니다.

다음으로 마을하고 학교 사이에 식품공장이 있었어요. 가공식품을 내놓는 커다란 공장인데 이곳에서 내뿜는 매연하고 폐수가 끔찍하도록 코를 찔렀어요. 학교 오가는 길에 늘 이 냄새를 맡아야 하니, 아이를 둔 어버이는 또 아이를 걸리려 하지 않았습니다. 학교 운동장에서도 식품공장 커다란 굴뚝이 보였고, 날마다 엄청나게 내뿜는 코를 찌르는 매연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마을하고 학교 사이에 군부대가 한 곳 있었어요. 여기에 연탄공장도 한 곳 있었지요. 연탄공장 옆을 지나갈 적마다 숨을 참으려 했지만 늘 매캐한 탄가루를 잔뜩 들이마셔야 했습니다. 여기에다가 마을하고 학교 사이에 시외버스역이 있어서 커다란 시외버스가 늘 끊이지 않고 지나다녀서 배기가스가 대단했어요. 커다란 버스도 아이들한테 위험했고요.

그런데 아직 끝이 아닙니다. 우리 마을하고 학교 사이에는 '옐로우하우스'가 있었어요. 이 '노란집'은 요즈음도 그곳에 그대로, 다만 크기는 줄어든 채 있어요. 어릴 적에는 노란집이 어떤 곳인지 까맣게 몰랐고, 노란집이 있는 그곳에 오락실이 있어서 학교를 마치거나 일요일이 되면 그 오락실에 가느라 바빴어요. 그러나 오락실은 저녁 대여섯 시가 가까우면 문을 닫고 아이들을 내쫓았습니다. 우리는 너무 일찍 내쫓는다며 툴툴거렸는데요, 오락실 아저씨가 우리를 내쫓은 까닭을 안 지는 국민학교를 마치고 한참 뒤입니다.
 
 1945년 미군 해외 군사기지
▲  1945년 미군 해외 군사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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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이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06년 한국에서 미군은 서울 이남의 미군을 통폐합하는 계획의 일환으로, 이미 점유하고 있던 2제곱마일의 캠프 험프리스를 확장하려고 했다. 미군의 요청에 따라 한국 정부는 토지 수용권을 발동해 대추리와 평택시 인근의 다른 지역에서 농민들의 땅 2841에이커를 확보했다. 농민들이 저항하자 한국 정부는 경찰과 군대를 보내 퇴거를 집행했다. 전투경찰이 불도저와 포클레인을 앞세우고 대추리에 진입해서는 시위대를 구타하고, 학교를 부수고, 농민들의 논과 관개수로를 망쳐 놓았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계속 이주를 거부하자 한국 정부는 경찰, 군인, 철조망으로 마을을 에워쌌다. (120쪽)

작은아버지 작은어머니가 사는 서울에 가끔 나들이를 가면 서울에서는 공장을 보기 어려웠습니다. 어릴 적에는 구로공단을 몰랐어요. 그저 인천은 어디를 가다 공장투성이인데 이 공장이 하나같이 서울로 물건을 보내는 곳이라고만 알았어요. 그리고 마을하고 학교 사이에 있던 '노란집'이 주한미군 사내한테 성매매를 하는 곳인 줄 스무 살이 넘어서야 알았습니다.

우리 어른들은 우리 아이들을 어떤 터전에서 낳아 기르거나 돌보면서 가르친 셈일까 헤아려 봅니다. 마을이나 학교 바로 옆에 공장도 가득하고, 군부대도 있고, 연탄공장도 있고, 고속도로하고 기찻길이 있으며, 시외버스역에 주한미군 성매매촌까지 있습니다. 

마을은 왜 이러한 얼거리가 되어야 했을까요. 제가 나고 자란 인천뿐 아니라 이 나라 구석구석에는 왜 미군 기지가 숱하게 많을 뿐 아니라 주한미군 성매매촌은 골골샅샅 있을까요? 그리고 미군 기지 둘레뿐 아니라 '한국 군부대' 둘레에도 왜 성매매촌이 있어야 할까요?
 
 1989년 미국 해외 군사기지
▲  1989년 미국 해외 군사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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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많은 석유를 필요로 하다 보니 미국 군대가 하루에 소비하는 석유량은 스웨덴 전체의 소비량보다도 많다 … 석면, 납이 함유된 페인트, 기타 위험 물질 등 독성 물질을 강과 개천에 그냥 흘려보냈다. 또 툭하면 먼지를 막기 위해 비포장도로에 기름을 뿌렸다. 일부 기지에서는 핵무기, 생물무기, 화학무기와 관련된 위험 물질들을 바다에 버렸다. 육군의 한 대변인은 미국 11개 주의 수역에서 육군이 "비밀리에 신경가스와 머스터드가스 물질 6400만 파운드를 바다에 버렸고, 화학물질이 함유된 폭탄, 지뢰, 로켓탄 40만 개, 500톤이 넘는 방사성 폐기물을 바다에 버리거나 배의 짐칸에 넣어 통째로 가라앉혔다"고 인정했다. (194, 195쪽)

두툼하고 묵직한 <기지 국가>는 미국사람이 미국을 걱정하면서 쓴 책입니다. 그런데 이 <기지 국가>에는 한국이나 일본이나 필리핀 이야기가 꽤 길게 나옵니다. 세 나라에는 미군 기지가 참으로 많거든요. 

더욱이 세 나라는 사람들 앞에서는 안 밝히는 숨은 짓을 많이 했대요. 미군 기지 관리비를 엄청나게 몰래 댈 뿐 아니라, 온갖 뒷거래를 하고, 미군 PX에서 내보내는 물건으로 주둔지 공무원이나 군 관료를 사로잡는다고 하며, 갖은 범죄에 성매매를 일삼고, 끔찍한 독극물이나 화학무기나 폭탄조차 그냥 아무 땅에나 파묻는다고 합니다.

기지촌과 성매매는 전쟁의 참화에서 벗어나고자 분투하던 한국 경제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정부 문서를 보면, 남성 관리들이 휴가를 받은 미군 병사가 일본에 가지 않고 한국에서 여성들에게 돈을 쓰도록 장려하는 전략을 세웠음을 알 수 있다. (한국) 관리들은 기초 영어와 예절 수업을 제공해 여성들이 좀더 효율적으로 자기를 팔고 더 많은 돈을 벌도록 장려했다. (232쪽)

2002년 한 보고서에서 (미국) 국무부는 한국이 인신매매 피해 여성의 종착지라는 점을 확인했다. 그리고 2007년, 3명의 연구자는 한국의 미군 기지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 유라시아 출신의 여성들을 한국과 미국에 공급하는 초국가적인 여성 인신매매의 중심축"이 되었다고 결론지었다. (235쪽)
 
 북미 원주민 영토와 미국 초기 해외 군사기지
▲  북미 원주민 영토와 미국 초기 해외 군사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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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하지만 <기지 국가>는 미국사람이 한국이나 일본이나 필리핀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를 걱정하면서 쓴 책이 아닙니다. 미군 기지 때문에 크게 피해를 입는 독일이나 이탈리아를 걱정하지 않습니다. 중남미나 아프리카 여러 나라를 걱정하지 않아요. 이 책을 쓴 분은 바로 미국을 걱정합니다.

지구별 거의 모든 나라에 군사 기지를 세운 미국을 걱정하는 책입니다. 엄청난 군사 기지하고 군인하고 전쟁무기 때문에 등허리가 휘는 미국사람을 걱정하는 책이지요. 미국은 미국 스스로 평화롭지도 아늑하지도 않은데, 이런 전쟁 소용돌이를 미국뿐 아니라 다른 거의 모든 나라에 잔뜩 심는 몸짓을 안타깝게 여기는 이야기가 흐르는 책입니다.

해외에서 PX의 혜택을 누리는 것은 (미국) 군대만이 아니었다. 미 공군은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 바로 위에 제트기를 띄우고 있었지만,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다. 스페인 고위 장교들에게 미군 PX와 장교클럽을 이용하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334쪽)

미군 기지가 있는 곳이면 거의 어디서든 항상 인명 사고, 폭력 범죄, 현지인의 분노 등을 목격할 수 있다. (360쪽)

사드 같은 미사일은 왜 한국에 있어야 할까요? 사드 같은 미사일이 참으로 평화를 지켜 줄까요? 대추리에서 일어난 끔찍한 주먹다짐은 누구를 돕는 몸짓이었을까요? 제주 강정마을에 때려짓는 해군 기지는 참으로 이 나라에 평화를 심는 몸짓일까요?

<기지 국가>가 온갖 자료와 인터뷰로 낱낱이 밝히는 이야기가 많습니다만, 숱한 이야기 가운데에서 성매매촌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미군 부대이든 한국군 부대이든 군부대 옆에 나란히 달라붙는 성매매촌'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봐야지 싶습니다. 군부대에서 엄청나게 쓰는 지구자원이란 무엇이며, 군부대마다 몰래 엄청나게 버리는 독극물이나 쓰레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도 생각해 봐야지 싶어요.

한국도 미국도 다른 모든 나라도 군부대를 크게 두기 때문에 평화하고 자꾸 멀어지면서, 민주나 복지하고도 동떨어진 길을 가지 않나 하고 짚어야지 싶습니다.
 
 일본 오키나와. 미군은 아직도 일본 오키나와에 드넓게 미군 기지를 거느린다.
▲  일본 오키나와. 미군은 아직도 일본 오키나와에 드넓게 미군 기지를 거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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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를 일본에 돌려준 1972년의 거래는 '반환'이라고 널리 알려졌지만, 일본은 오키나와 반환 협상의 일환으로 대미 섬유 수출 할당량을 준수하고, 6억 8500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비밀리에 합의했다 … 현재 일본은 미군 병사 1인당 연간 15만 달러가량의 배려 예산을 미군에 지원한다. 2011년 한 해에만 일본 납세자들은 전체 기지 비용의 4분의 3 정도인 71억 달러를 제공했다. (368, 369쪽)

<기지 국가>를 쓴 분은 미군 기지가 있는 모든 나라를 찾아다니면서 독일이나 일본뿐 아니라 한국 같은 나라에서 깜짝 놀랐다고 해요. 미국에서는 어림도 할 수 없는 대중교통이 매우 잘 뻗었을 뿐 아니라, 기본의료 혜택이 잘된 모습에 혀를 내둘렀대요.

미국에는 기본교육도 기본의료도 기본복지도 아예 없다시피 하다고 합니다. 그러면 미국사람은 무엇을 누릴까요? 엄청난 세금에 짓눌린 채 산다고 해요. 그리고 엄청난 세금에 눌리고 싶지 않은 이들이 '군인이 되는 길'을 간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군인이 되면 기본교육과 기본의료뿐 아니라 높은 교육과 의료와 복지에다가 집까지 거저로 얻을 수 있다고 해요. 미국에서 '군인이라는 일자리'는 더없이 훌륭하거나 멋진 '직업'이라고 합니다.

독일, 일본, 한국,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노르웨이, 벨기에 등과 달리 미국은 자국 시민 전부에게 의료보장을 해 주지 않는다. 사람들은 종종 국민 의료보험은 너무 비용이 많이 든다면서 포기하자고 한다 … 나는 독일, 일본, 한국같이 미국 기지를 수용하는 몇몇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던 인상적인 대중교통 시스템을 보고 깜짝 놀랐다 … 미국의 기지 투자는 수십 년 동안 교통, 의료, 교육, 주거, 기반 시설, 기타 인간의 필수품을 무시하고 희생시켰다. 매년 전 세계 기지에 투입되는 700억 달러 이상의 절반 정도만이라도 미국인의 삶을 개선하는 데 쓴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생각해 보라. (434, 435쪽)
 
 미군이 그냥 버린 무기들. 미군은 해외 군사기지이든 자국 군사기지이든 엄청나게 많은 생화학무기와 폭탄 들을 그냥 땅에 파묻거나 바다에 집어던져 버렸다고 한다.
▲  미군이 그냥 버린 무기들. 미군은 해외 군사기지이든 자국 군사기지이든 엄청나게 많은 생화학무기와 폭탄 들을 그냥 땅에 파묻거나 바다에 집어던져 버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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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 국가>라는 묵직한 책이 밝히기로는 미국이 세계 곳곳에 끝없이 기지를 늘리면서 '리틀아메리카'를 심는다고 합니다. 마치 '차이나타운'처럼 '작은 미국'을 심는다는데, '리틀아메리카'는 이름하고 다르게 작은 미국마을은 아니라고 해요. 이 '리틀아메리카 미군 기지'는 새로운 도시하고 같으며, 극장에 야구장에 골프장에 대형마트에 놀이공원에 학교에 종합병원에 공항에 …… 갖은 편의시설을 다 갖춘 곳이라고 합니다.

이 '작은 미국마을'에 군인으로 들어가서 일할 적에는 오직 이곳에만 있어도 남부러울 것 없이 느긋하게 '군인으로서 일'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성매매촌은 '작은 미국마을' 바깥에 현지인이 현지 정부를 등에 업으면서 큼직하게 마련하고요.

북한의 관점에서 보면 세계 최강의 군대를 코앞에 두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자국의 군사력과 핵 역량을 증강하는 게 타당하다. 중국으로서도 북한이 붕괴해 한반도가 통일되면 이미 아시아 대륙 본토에 있는 수만 명의 미군이 중국 국경에 가까이 배치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므로, 북한을 지원할 타당한 이유가 존재한다. (441쪽)

기지가 스스로 생명을 얻으면서 발생하는 위험은 돈과 국가 자원의 낭비를 훨씬 뛰어넘는다. 소방관과 달리, 해외기지가 할 일을 찾는 경우 그 결과는 잠재적 낭비와 비효율을 한층 뛰어넘는다. 여러 면에서 해외기지는 안보를 제공하기는커녕 종종 세계를 더 위험한 곳으로 만드는 데 일조한다. (447쪽)

미군 기지가 있는 곳마다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독재자 감싸기, 마피아와 함께 지내기, 환경 더럽히기, 성매매, 군인 사이에 남성 폭력·남자 군인이 여자 군인 성폭행, 엄청난 예산 집행·횡령, 전쟁·내전 부추기기, 미국 복지·교육·의료·기반 시설에 등돌리기 따위라고 해요. 미국은 미국에 있는 군부대하고 전쟁무기를 건사하는 돈을 뺀, 미국 바깥에 있는 기지를 건사하는 데에만 해마다 700억 달러를 웃도는 돈을 쓴다고 합니다. 게다가 700억 달러 말고도 알려지지 않은 숨은 돈(비밀 집행 예산)이 대단히 많다고 합니다.

<기지 국가>를 쓴 분은 참으로 미국을 걱정할 만합니다. 평화도 민주도 교육도 복지도 의료도 아닌 전쟁무기에, 이 가운데 '미국 바깥 기지'에만 해마다 (밝혀진 예산만) 700억 달러를 웃도는 돈을 펑펑 쓰는 미국을 걱정할 만합니다.

미국이 외국 기지를 없앨 수 있다면, 또 미국이 '제 나라 전쟁무기와 군부대'를 줄일 수 있다면, 이뿐 아니라 러시아도 중국도 일본도, 남녘하고 북녘 두 나라도 전쟁무기하고 군부대를 줄일 수 있다면, 나아가 전쟁무기하고 군부대를 송두리째 없앨 수 있다면, 어쩌면 우리는 모든 사람이 다달이 수백만 원에 이르는 돈을 살림돈으로 받을 만할는지 모릅니다. 국방이라는 이름으로 전쟁무기에 돈을 안 쓸 적에는 모든 교육이나 공공시설을 '간접세'만으로도 넉넉히 댈 만할는지 모릅니다.

쉽게 생각해 보아야지 싶습니다. 남녘에 사드라는 미사일을 놓으면 북녘은 무엇을 하고 싶을까요? 미국이 외국 기지를 자꾸 늘리면서 어마어마한 돈을 전쟁무기에 쏟아부으면 러시아나 중국 같은 나라는 무엇을 하고 싶을까요? 우리는 미군 기지 등쌀에 밀리면서 자꾸자꾸 평화나 민주나 평등하고 동떨어진 길을 걷지는 않나요?

부디 미국이 '기지 국가'도 '전쟁무기 넘치는 나라'도 벗어던질 수 있기를 빌어요. 평화로운 미국을 이루자면, 또 평화로운 지구별을 이루자면, 여기에 평화로운 남북녘을 이루자면, 우리가 걸어갈 길은 하나이지 싶어요. 이 땅에 '외국 기지'도 '모든 전쟁무기'도 몰아내는 길을 걸을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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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유엔 안보리에서 정면 ‘설전’... ‘비핵화’ vs ‘핵보유국’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7/12/16 13:35
  • 수정일
    2017/12/16 13:3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틸러슨 국무장관, “위협 지속적 중단해야” 핵 포기 강조 vs. 자성남 대사, “미국 겁에 질려 있다” 비확산 의무 이행

김원식 전문기자
발행 2017-12-16 10:28:47
수정 2017-12-16 10:2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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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5일(현지 시간) 유엔 안보리 장관급회의에서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발언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5일(현지 시간) 유엔 안보리 장관급회의에서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발언하고 있다.ⓒ뉴시스/AP
 
 

미국과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정면으로 설전을 벌였다.

15일(현지 시간) ‘핵 비확산’을 주제로 열린 안보리 장관급회의에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할 수 없다”며, 비핵화를 강력히 촉구했지만,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북한(DPRK)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이라며 반박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북한과의 대화가 이뤄지기 전에 위협적인 행동의 지속적 중단(sustained cessation)이 있어야 한다”면서 최근 북한과 ‘조건 없는 대화’를 주장했던 기조에서 한발 물러났다.

그는 “대화를 위한 전제조건은 없다”면서도 “우리는 북한이나 다른 이들이 제시하는 전제조건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틸러슨 장관은 특히, “우리(미국)는 북한과의 전쟁을 추구하거나 원하지 않는다”고 전제하면서도 “방어를 위해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압박은 북한의 비핵화가 달성될 때까지 지속돼야 한다. 미국은 평양 정권이 세계를 인질로 잡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의 무모하고 위협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계속 책임을 지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안보리 15개 이사국의 1차 발언이 마무리된 후 발언권을 얻은 자성남 북한대사는 “북한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이며,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라면서 “비확산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틸러슨 장관의 발언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이익이 침해당하지 않는 한 북한은 어떠한 국가에도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비확산’과 관련해서도 “(북한은) 핵무기 기술의 불법적인 이전을 막을 절대적으로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 대사는 특히, “미국은 핵무기를 완성이라는 위대한 역사적 사명을 성공적으로 달성한 우리 공화국의 엄청난 힘에 의해 겁에 질려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을 비난했다.

한편, 틸러슨 장관은 이날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이 ‘대화 전제조건’에 관해 재차 질의하자, “대화와 관련해 우리는 (북한의) 전제조건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핵·미사일-군사훈련) ‘동결을 위한 동결’이나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 인도주의 지원 재개 등을 대화 전제조건으로 수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문제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입장(same page)’이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대북) 압박 캠페인을 이끌어 갈 것이라는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분명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국제사회를 단결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압박을 지속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다만 북한과 대화에 관해서는 “우리 대화 채널은 열려있고, 북한도 그것을 안다. 그들은 문이 어디 있는지 알고, 그들이 대화를 원할 때 걸어 들어올 문을 안다”면서 ‘대화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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