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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 "박근혜 정치 행태, 북한의 거울 이미지"

 
'국민 투표식 민주주의" 비판, "기업 엘리트, 국가에 계속 굴종하면…"
 
| 2016.03.07 17:08:14
 
"오늘의 시점에서 나는 한국 민주주의가 뭔가 잘못된 방향으로 치닫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떨쳐버릴 수 없다. (…) 새로운 종류의 권위주의 체제로 다가가는 어떤 경계선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깊은 불안감을 갖는다."

칠순이 넘은 정치학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평생 한국 민주주의 연구에 몸을 바쳐온 최장집 고려대학교 명예교수가 한국 정치의 현실을 진단하는 장문의 에세이를 공개했다.

최 교수는 <문학과사회>(문학과지성사 펴냄) 2016년 봄호(제113호)에 기고한 에세이(한국 정치의 문제, '국민 투표식 민주주의'를 논한다)에서 한국 정치를 "국민 투표식 민주주의(plebiscitary/plebiscitarian democracy)"로 명명하고, 그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의 실정(失政)에 대한 정면 비판이다. 

"'책임의 의무' 없는 대통령, 전제 군주보다 강력해" 

"나는 '국민 투표식 민주주의'를 대표 내지 통치자의 선출만 있고, 그를 선출한 시민 유권자들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는 정치 체제로 정의하고자 한다. 이는 유권자로서 시민이 한 번의 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으로 그 이후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뜻이다."

최장집 교수는 "현대의 대의 민주주의는 대표-책임이라는 두 측면으로 구성된다"며 "그러나 국민 투표식 민주주의라고 말하는 상황은, 선출된 대표는 있지만, 그 대표가 자신을 선출해준 시민 유권자에 대해 마땅히 책임져야 할 의무로부터 자유로운, 변형된 형태의 민주주의를 지칭한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최고 통치자로 선출됐다 하더라도 그/그녀의 권력 행사에는 분명한 조건과 한계 내지 범위가 있다"며 "만약 대표-책임 연계의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다면, 대통령이 모든 성인 남녀 시민들의 선거로 선출됐다 하더라도, 그것은 한 사람의 군주나 전제적 통치자를 선출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렇게 책임의 의무를 저버린 최고 통치자는 전제 군주("군주/왕")보다도 더 위험할 수 있다. 

최 교수는 "현대의 대표-책임의 연계의 원리에서 자유로운 권위주의적 통치자는 전통 사회의 군왕처럼 유교의 도덕적 규범이 부여하는 강한 내면적 제약에 의해 구속될 필요도 없고, 전통 사회에서는 생각할 수 없이 거대하고 잘 발달된 현대의 강력한 행정 관료 체제를 관장할 수 있는 엄청난 권력을 향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최 교수는 "선거를 통해 대표를 선출하는 것도 잘해야 하지만, 선출된 대표로 하여금 어떻게 그/그녀 자신의 권력/권한 행사를 통한 통치 행위에 대해 책임지도록 만드느냐 하는 문제 즉 선거에 의해 대표를 선출하는 것과는 달리 책임지는 행위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가? 그것이 민주주의에서 가장 애매하고 어려운 문제"라고 토로했다.

최장집 교수가 이렇게 민주주의에서 '책임의 문제'를 거론한 것은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07년 6월 27일 <프레시안> 등이 주관한 한 강연에서도 "한국 정치에서 가장 큰 문제가 견제되지 않는 대통령 권력"이라며 "민주화 20년간 강력한 대통령은 민주적으로 통제해야 할 관료와 오히려 결탁해 대의 민주주의의 핵심 원리인 대표-책임의 원리를 경시하는 방대한 권력을 행사하는 자로 출현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박근혜 정치 행태, 북한 체제의 거울 이미지" 

그렇다면, 최장집 교수가 다시 이 문제를 한국 정치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여기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북한 체제의 거울 이미지"라 할 만한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 행태 때문이다. 

최장집 교수는 "우리는 지난 2012년 대선 시기에 새누리당과 그 후보가 제시했던 크고 작은 주요 선거 공약들이 그 이후 공공연하게 파기되었다는 사실을 잘 안다"며 "그 가운데서도 경제 민주화, 복지 국가, 국민 통합과 같은 공약들은 선거에서 승리를 가져오는 데 크게 기여했던 중요한 것들이었지만 공공연하게 파기되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국내외적 상황이 크게 변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선거 결과를 기다렸다는 듯이 떳떳하게 그 폐기를 공언하는 것은 시민 투표자들에 대한 기만이자, 데마고그적 정치 행태(자기 이익을 위하여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여 대중을 선동하는 정치 행태)가 아닐 수 없다"며 "그러한 행태는 민주주의의 원리와 규범에 배치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더 나아가 최 교수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정책을 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된 심정을 털어놓았다. 

최 교수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정책에 대해 놀라게 되는 것은, 우리의 지적 사상적 자유를 포함하는 내면적 정신세계의 자유로움과 그 존엄성을 억압하는 것이 어떤 이념적 가치나 목적을 위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상 때문"이라며 "선진 민주주의 국가의 수장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대통령 권력에 대한 오해와 권력 남용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그것은 우리가 수용할 수 없는 북한 체제의 거울 이미지라 할 만한, 또 다른 이데올로기적 독재 체제를 닮겠다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며 "북한에 대한 비판과 부정은, 북한과 근본적으로 상이한 자유로운 체제를 발전시키는 것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최장집 교수는 "선출된 통치자와 정부는 선거에서의 승자와 패자를 포함하는 전체 사회의 공익에 봉사해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행보는 정반대라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현재 대통령은 자신의 권력 행사를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선거에서의 패자들, 즉 선거 시점에서의 소수자들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배제적일 뿐 아니라, 이들을 대상으로 법을 사용하면서 공정하지 못했다"며 "또 그들이 소외와 배제, 억압에 항변할 때, 그들의 소리에 반응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소외와 배제의 결과가 정부에 대한 항변, 비판, 나아가서는 집단 시위로 나타날 때 그들은 쉽게 권위주의 시기에서의 공안 사범이라도 되는 듯 적으로 다루어지기 일쑤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정치적 갈등은 격렬해지고, 온 사회에 편재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사회는 분열되고, 피폐화되었는데, 국민 투표식 민주주의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국가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최장집 교수는 에세이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서 이렇게 '국민 투표식 민주주의'가 한국 정치의 지배적인 정치 행태가 된 원인을 추적한다. 이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분석은 '강한 국가'를 강조하는 대목이다. 최 교수는 한국 사회의 힘의 균형추가 시장으로 넘어갔다는 통상적인 분석에 명확하게 선을 긋는다. 

최장집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의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갔다"는 말을 떠올리며, "이 말은 일면 사실인 점도 있지만, 맞지 않는 면이 더 크다"고 반박했다. 최 교수는 "국가와 재벌대기업 사이의 힘의 관계는 엄연히 국가의 우위가 관철된다"며 "한국 경제는 '관치 경제적 신자유주의'라는 형용모순적 표현으로 특징될 만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최 교수는 "한국의 재벌대기업은 국가권력에 의해 탄생하고 성장한 역사적 과정에서 형성된 특성을 벗어나지 못했고, 지금도 국가권력에 대해 자율성을 가질 수 없다"며 "또 한국의 대기업은 국가권력이 노동운동을 약화 또는 무력화시키는 환경 하에서 성장한 탓에, 노동을 자율적으로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갖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즉, 국가권력은 아직 시장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세월호 사건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런 '강한 국가'가 "무능하고 무책임하다"는 데에 있다.

최장집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이렇게 강한 국가가 성립한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서로 다른 이익과 목적을 추구하는 다원주의적이고 작은 공동체" 즉 "사회 경제적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직업, 직능적 이익을 조직하고 그것을 대표할 결사체"의 부재를 꼽았다. 바로 농민, 노동자, 서민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결사체의 부재를 꼬집은 것이다.

최 교수는 "사회 경제적 약자, 소외된 집단, 또는 국가 중심적 합의 구조에 대해 이견을 갖거나 거기에 포섭되지 않은 집단이나 부문들에 대해 결사의 자유가 심각하게 제한되고 있다"며, 당연히 "그런 다양한 집단들과 그들의 결사체를 하부 기반"으로 둔 "정당도 강하게 성장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는 참담하다. 

"(이렇게) 특수 이익들을 제대로 대표하지 못하는 조건 하에서 정당들 간의 경쟁과 그들 간의 정권 교체는 언제나 사회적 약자가 속해 있는 특수 이익을 배제하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한국의 경제 엘리트는 왜 국가에 굴종하는가?" 

그렇다면, 누가, 어떻게 변화를 추동할 것인가? 

최장집 교수의 분석대로, 현대 한국의 사회 세력의 힘의 배열은 "권위주의 시기에서 기원한 두 집단" 즉 "민간 정치인, 관료 그리고 언론을 수단으로 하는 일종의 국가 엘리트 집단"과 "산업화 과정에서 경제 발전과 더불어 성장한 재벌대기업에 기반을 갖는 경제 엘리트 집단"이 하나로 똘똘 뭉쳐 있는 상황이다. 

최 교수는 이런 "힘의 배열"을 염두에 두고서 "한국 사회를 실제로 움직이는 세 가지 힘, 즉 국가 엘리트, 자본, 노동이 민주주의적인 방식으로 각기의 정치적, 사회적 역할을 통해 한국 사회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대목에서 최 교수가 주목하는 것이 바로 "대기업 집단의 정치적 위상과 역할"이다. 

최 교수는 "한국의 경제 엘리트들은 세계적 수준의 기업으로 성장했고, 국가 경제를 좌우할 수 있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졌다"며 "그런데도 현재의 시점에서 그들은 시장 경쟁이 아니라 관치 경제를 권력 자원으로 하는 국가권력에 종속되고 의존하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권력을 향해 줄서기에 급급한, 정치적으로 형편없이 무력한 집단"이라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나는 한국의 경제 엘리트들이 이 극단적인 부조화를 어떻게 감내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탄한 뒤, "냉전 시기의 반공 이념, 격렬한 민족주의는 세계화의 이념과 가치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개방된 그들 경제 엘리트의 경제 활동 영역에 비해 너무나 폐쇄적"이라고 꼬집었다. 

최 교수는 "지금은 경제 엘리트들이 정치적 선택과 역할을 할 시점"이라며 강조하며 "그들은 한국 사회에서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자유주의적 정치 공간을 여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교수가 보기에 특히 그들에게 열려 있는 선택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냉전 시기의 반공, 반북 이데올로기를 벗어나, 평화 공존, 화해 협력의 지도적 역할을 떠맡는 것이다. (…) 둘째는 노동 문제에 대한 관념, 이해 방법을 바꾸는 것이다. (…) 내가 '노동 없는 민주주의'라고 말했던 것은 (…) 정치적으로 문제일 뿐 아니라, 이러한 적대적 노사 관계는 생산자 집단으로서의 자본과 노동 모두에게 자기 파괴적 효과를 불러온다."

이런 최 교수의 제안은 19세기 말 20세기 초 독일의 산업화 과정에서 독일 부르주아에게 정치적, 사회적 리더십을 발휘할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던 독일의 고전 사회학자 막스 베버의 목소리와 공명한다. 실제로 최 교수는 에세이 끝에 이런 사실을 지적하면서 이렇게 경고했다. 노(老)정치학자의 음울한 예언이다.

"독일 부르주아의 정치적 미성숙과 무력함이 1차 대전의 패전과 바이마르공화국의 붕괴, 나치의 등장과 2차 대전의 패전에 이르기까지 독일을 나락으로 떨어뜨렸던 것과 같이, 오늘의 한국 사회에서도 기업 엘리트들이 국가에 굴종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결코 유익한 일이 되지 않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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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대통령 3년, 여성 지위는 ‘뒷걸음’

남지원·유정인·김형규 기자 somnia@kyunghyang.com

ㆍ8일 세계 여성의 날
ㆍ임금·고위직 남녀 격차 심화 성격차지수, 145개국 중 115위
ㆍMB정부 때보다도 떨어져

<b>108년 맞는 ‘세계 여성의 날’</b> ‘세계 여성의날’을 하루 앞둔 7일 경남여성단체연합 등 10개 시민단체가 창원시 한 상가 앞에서 경남도의 여성정책 후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108년 맞는 ‘세계 여성의 날’ ‘세계 여성의날’을 하루 앞둔 7일 경남여성단체연합 등 10개 시민단체가 창원시 한 상가 앞에서 경남도의 여성정책 후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첫 여성 대통령 시대가 열린 지 3년이 흘렀지만, 제108주년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한국 사회가 받아든 ‘평등 성적표’는 참담하다. 성별 격차와 여성 지위를 나타내는 지표는 나빠졌고, 사회 진출도 여전히 바닥 수준이다. 이행된 여성 공약도 지표를 올리기 위한 생색내기에 그쳐 체감이 어렵다는 평을 받는다.

‘부끄러운 성차별 지표’들은 악화 일로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세계 성 격차 보고서 2015’를 보면 한국은 145개국 중 115위를 기록했다. 2012년 108위에서 더 미끄러졌다. 이 중 여성의 정치적 권한 부문은 2012년 86위에서 101위로 급락했다. 10년 이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꼴찌인 성별 간 임금격차도 2012년 36.3%에서 2014년 36.7%로 악화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년간 임명한 여성 장관은 여성가족부 장관 3명을 제외하면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유일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중 여성 장관 6명(여가부 3명)보다 후퇴한 것이다.

공공과 민간을 망라한 한국 여성의 사회 진출 현황은 바닥 수준이다.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6.3%로 191개국 중 공동 111위다. 여자대학을 제외한 전국 191개 대학 가운데 총장이 여성인 대학도 10여곳으로 전체의 5.2%에 불과하다.

박 대통령의 여성분야 대선공약은 ‘이행 수치는 높지만 알맹이가 없다’는 평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지난달 22일 발표한 공약 이행도 평가에서 여성분야는 75%의 완전이행률을 기록했지만 공약의 ‘질’이 아닌, 이행률만을 따진 결과다. 경실련 사회정책팀 남은경 팀장은 “실제 내용을 들여다보면 일상사업들을 잘게 나열했을 뿐 큰 의미는 없는 것들”이라고 평가했다.

‘여당당’ 대선 공약 어디로 갔나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여성 관련 공약을 발표하며 ‘여성이 당당하게 능력으로 인정받는 세상’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대선 당시엔 2017년까지 미래 여성인재 10만명을 양성하겠다고 했고, 2014년 경제혁신 3개년 담화문 발표에선 “여성 일자리를 150만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성 대통령 집권 3년간 남녀격차가 가장 커진 영역은 가장 대표적으로 내세웠던 노동 분야와 여성의 대표성 부분이라는 평이 나온다.

여성의 상대적 임금 수준은 더 낮아졌고, 일자리의 질도 더 나빠졌다. 정부는 여성 고용 확대 대책으로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충, 경력단절 여성 재교육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15~54세 기혼 여성 중 결혼이나 육아 등으로 경력이 끊긴 경력단절 여성의 비율은 2012년 20.3%에서 2015년 20.7%로 오히려 소폭 늘어났다. 남성이 받는 임금 대비 여성 임금의 비율은 2012년 64.4%에서 2014년 63.1%로 더 떨어졌다.

박차옥경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은 “근본적인 성별 불평등을 해소하지 않으면서 여성에게만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강요하고, 가사일과 함께 할 수 있는 불안정한 일자리를 대안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노동법 개정과 양대 지침 등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정책이 여성 노동자의 고용불안과 쉬운 해고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올해의 성평등 걸림돌’로 선정했다.

이에 대해 여성가족부는 "여성고용률이 2012년 53.5%에서 2015년 55.7%로 늘었고 시간당 성별 임금격차는 2012년 37.2%에서 2015년 35.4%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여성 대통령 시대에 역설적으로 여성의 정치적 권한은 축소됐다. 세계경제포럼(WEF)이 해마다 내놓는 성 격차 보고서에서 교육과 경제, 건강, 정치 부문 중 한국이 가장 취약한 부문은 정치적 권한 부문이다. 2015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의회 내 여성 비율, 내각 여성 비율은 각각 94위와 130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여성 공무원 비율은 50%에 가깝지만 2014년 기준으로 1~3급 고위공무원 중 여성의 비율은 4.5%에 불과하다. 공공기관의 경우 2014년부터 여성 관리자 임용목표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2014년 4급 이상 여성 관리자 임용목표 10.9%를 달성한 기관은 정부 업무 평가 대상 45곳 중 17개 기관(38%)에 불과했다.

민간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2014년 한국에서 전체 직원 대비 여성 임원의 비중은 0.4%로 남성(2.4%)의 6분의 1에 그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국가별 유리천장 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여성 고위직 비율은 전체 고위직 중 11%, 이사진 중 여성 비율은 2.1%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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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군사연습 중단하라..실제 핵전쟁 가능성도"


36개 단체들, 키리졸브-독수리연습 중단과 평화협정 체결 촉구 (전문)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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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07  12: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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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연합 ‘키리졸브-독수리’연습이 시작된 7일,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은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한반도 비핵화 길은 대북 군사적 압박 보다는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을 중단하거나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공세적 성격을 방어적 성격으로 전환해 북한에 대한 안보 위협을 해소시켜 주는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과 평통사, 민주노총, 한국청년연대 등 36개 시민사회(연대)단체들은 한·미연합 ‘키리졸브-독수리’연습이 시작된 7일 이 군사훈련의 중단과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했다.

이 단체들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주한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마디로 올(해)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은 북한 체제 전복과 점령, 흡수통일을 노리고 있는 군사연습”이라며 “북미, 남북 간 극한 대결과 위기관리 체계 부재는 사소한 군사적 충돌조차 걷잡을 수 없게 확전되어 2013년 봄의 한반도 핵전쟁위기를 능가하는 위기를 불러오거나 실제 핵전쟁으로 치달을 가는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 정종성 한국청년연대 공동대표는 'N포 세대' 청년들에게 '평화'까지 포기케 한다고 규탄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들은 박석민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이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초공세적인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의 실시에 따른 한반도의 전쟁위기 고조는 한반도 재침탈을 노리고 개헌으로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아베 정권에게 좋은 구실을 제공해 줄 것”이라며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에 대한 일본(군)의 개입은 사드 한국 배치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및 한일물품용역상호제공협정 체결에 대한 미일의 요구가 한층 드세지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남북 간 한반도 대결 격화는 미일-중러 간 동북아 대결도 함께 격화시킨다”며 한미(일) 군사연습 강화에 대응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움직임에 대해서도 적시했다.

이 단체들은 “우리는 불법적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을 즉각 중단하고 양자, 다자회담을 재개해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폐기와 한반도 비핵화를 함께 실현하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에 나설 것을 한미 당국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 이날 기자회견에는 각 단체별로 다양한 피켓과 홍보물을 준비해 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발언에 나선 조승현 평통사 평화군축팀장은 “한·미연합 특수부대는 북에 침투해서 핵과 WMD(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는 작전을 실시할 것이고, 심지어는 북·중, 북·러 경계선까지, 북한의 후방지역까지 점령하는 안정화 작전까지 추진하려 하고 있다”며 “이것은 모두 북에 대한 체제를 붕괴시키고 점령하겠다는 정책에 따라서 진행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한·미연합군과 북한군이 서로 선제공격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같이 대립이 극대화돼 있는 상황에서는 자그마한 군사적 충돌이 언제든 국지전과 전면전으로, 핵전쟁으로 비화될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으로 한반도가 빠져들고 있다”며 “미국은 이와 같은 군사적 위기를 이용해서 한·미·일 동맹을 구축해나갈 것이고, 일본은 한반도 재침략과 평화헌법 개정에 대한 좋은 명분과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은 “예년에는 연례적, 방어적 훈련이라 했지만 이제는 노골적으로 평양정권 무너뜨리고 전면 통치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핵 선제공격을 하겠단다. ‘5015 작전계획’이 바로 그것이다”고 말하고 “이렇게 노골적인 핵 선제공격, 이것이 바로 핵문제를 불러온 근본원인”이라고 짚었다.

또한 “자위적 핵 억제력, 인공위성 발사가 왜 제재의 대상이 되고 압박의 대상이 되느냐”면서 북한의 맞대응 위협에 대해 “미국 핵공갈 위협에 대한 자위적 억제력”이라고 주장했다.

이준혁 사회진보연대 활동가는 “이번 북한의 4차 핵실험 역시 마땅히 비판받아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면서도 “지금의 군사연습이 의미하는 것은 미국은 언제든지 한반도에 핵무기를 날릴 수 있다는 협박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CTBT)에 절대 비준하지 않고 있는 나라가 미국”이라며 “자신들부터 먼저 핵실험 금지하고 핵무기 전략자산 폐기해야 하는 것이 협상의 수순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앞서 같은 자리에서 6.15청년학생본부 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는 정종성 한국청년연대 공동대표는 “대한민국에서 청년들에게 자꾸 포기를 강요하고 있다”며 “연애, 결혼, 출산을 넘어서 주거, 인간관계, 모든 것을 포기하라고 하더니 이제는 평화를 포기하라고 하는 것이 바로 박근혜 정부가 청년들에게 요구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하는 날 러시아에서도 인공위성 발사했다. 며칠 지나지 않아 일본이 인공위성 발사했다. 그리고 2월 말에는 미국에서 ICBM ‘미니트맨(Minuteman) Ⅲ’를 발사했다”고 예시하고 “이것이 바로 국제사회에서 보이고 있는 기만적인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 홍정식 활빈단 대표가 기자회견장 곁에서 1인시위를 벌이다 경찰의 제지를 받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코리아연대 활동가가 주한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함형재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는 각 단체 대표와 관계자 50여명이 다양한 피켓과 홍보물을 들고 나왔으며, 홍정식 활빈단 대표가 기자회견장 옆에서 ‘한·미연합훈련 성공’을 기원하는 1인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한국과 미국 양국 군은 7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사상 최대 규모의 ‘키리졸브(KR)-독수리(FE)’ 연합훈련을 실시하며, 지휘소 훈련(CPX)인 키리졸브 연습은 이달 중순 종료되며 실기동 훈련(FTX)인 독수리 연습은 다음 달 말까지 계속된다.

 

<기자회견문(전문)>
한반도 핵전쟁위기 불러오고 동북아 대결 격화시키는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을 중단하라! 

 
북한 핵실험과 인공위성 발사를 빌미로 한 한미 당국의 대북 군사적 압박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대북 선제공격과 체제 붕괴까지를 상정한 ‘작전계획 5015’에 따른 한미 양국군의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이 역대 최대 규모로 실시되고 이에 맞서 북한도 선제공격을 공언하는 등 한반도에서 극한 대결 구도가 조성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에서의 북-미, 남-북 간 극한 대결은 동북아에서 미일-중러 간 대결도 한층 격화시키고 일본군의 한반도 개입과 침탈의 길을 더욱 활짝 열어주게 될 것이다. 이에 우리는 민족의 생명과 한반도, 동북아 평화를 담보로 한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의 즉각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     

이번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은 북한이 핵과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 징후만 보여도 선제공격한다는 초공세적 ‘4D’(억제→교란→파괴→방어) 작전개념이 처음 적용된다. 이에 올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에 동원되는 한미 양국군의 전력과 훈련도 대북 선제공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표적인 선제공격 전력인 핵항모와 핵잠수함, B-2, F-22 등 스텔스 전폭기와 전투기 등이 동원되며, 이러한 선제타격 전력의 한반도 배치 소요 시간을 최대로 단축하기 위한 훈련도 병행된다. 
한미 양국군은 이러한 선제공격전력으로 북한 핵미사일 시설 등에 대한 ‘족집게식’ 타격, 해병대의 북한 상륙작전과 내륙 진격작전, 특수부대의 핵과 WMD 제거 작전을 전개하며, 북한 지도부에 대한 참수작전 연습까지 실시한다. 나아가 북중, 북러 접경 지역을 포함한 북한 최후방 지역까지 점령하고 안정화(?) 작전 연습도 실시된다. 한 마디로 올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은 북한 체제 전복과 점령, 흡수통일을 노리고 있는 군사연습이라고 할 것이다. 선제공격이 헌법 등 국내법과 유엔헌장을 비롯한 국제법 위반이라는 사실은 새삼 지적할 필요조차 없다. 

이에 북한도 “ … 군사적 대응 방식을 선제공격적인 방식으로 모두 전환시킬 것” 이라며 한미 양국군의 대북 선제공격전력과 장비 등에 대한 선제타격과 청와대와  아태 지역 미군과 미군기지, 미 본토에 대한 보복전을 공언함으로써 전례 없이 초공세적인 대남, 대미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와 같은 북미, 남북 간 극한 대결과 위기관리 체계 부재는 사소한 군사적 충돌조차 걷잡을 수 없게 확전되어 2013년 봄의 한반도 핵전쟁위기를 능가하는 위기를 불러오거나 실제 핵전쟁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은 일본군의 한반도 침탈 명분과 기회를 확대해 주게 된다. 미일 신방위협력지침 개정과 안보법(전쟁법) 제․개정 과정에서 대북 선제공격 가능성을 시사해 온 아베 정권은 미일 공동의 대북 선제공격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호시탐탐 대 한반도 군사적 개입을 노리고 있다. 초공세적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의 실시에 따른 한반도의 전쟁위기 고조는 한반도 재침탈을 노리고 개헌으로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아베 정권에게 좋은 구실을 제공해 줄 것이다. 한미일 합참의장이 지난 달 가진 화상회의에서 일본 합참의장이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을 전폭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공세적 한미연합연습에 따라 조성될 한반도 위기 속에서 일본이 기대(?)하는 숨은 야욕을 함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하겠다. 
특히 이번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에서 수행될 한미 탄도미사일 방어 훈련은 기존 한미일 탄도미사일 방어 훈련(‘태평양 드래곤’)과 함께 사드 한국 배치와 한미일 3각 MD 및 동맹 구축을 위한 고리가 될 것이다. 일본군의 집단자위권 행사의 주된 의도 중 하나가 미군 함정과 미군기지를 겨냥한 북중 탄도미사일을 일본군이 요격해 주는 것으로,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에 대한 일본(군)의 개입은 사드 한국 배치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및 한일물품용역상호제공협정 체결에 대한 미일의 요구가 한층 드세지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북미, 남북 간 한반도 대결 격화는 미일-중러 간 동북아 대결도 함께 격화시킨다. 중러는 한미일 동맹 강화와 군사연습 강화에 맞서 서해와 블라디보스톡 연안 해상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해 오고 있으며, 중국은 산둥성에 한반도를 겨냥한 고성능 지상 레이더를 배치한 데 이어 최근 북한과의 접경 지역에 최신예 주력 전투기 젠-10과 홍류-H 폭격기를 배치하는 등 한미(일) 군사연습 강화에 대응하고 있다.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의 “질량적 강화”(한민구 국방장관)가 북핵 폐기는커녕 2차, 3차 수소폭탄 실험을 통한 북한 핵전력 강화로 귀결될 뿐이라는 것은 북한 핵전력 강화 과정이 잘 보여주고 있다. 이에 한반도 비핵화 길은 대북 군사적 압박보다는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을 중단하거나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공세적 성격을 방어적 성격으로 전환해 북한에 대한 안보 위협을 해소시켜 주는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미국의 한반도 전술핵 철수, 한반도 비핵화 선언과 남북 기본합의서 체결, 팀스피리트 훈련 중단 등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남북미가 한반도 비핵화와 한미군사연습 중단을 선순환적으로 해결한 좋은 전례라고 할 것이다. 이에 북핵을 둘러싼 현 시기 한반도 대결 국면도 북한의 제안대로 핵실험과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을 동시에 중단하는 데로부터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제안은 중러는 물론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북한 담당관이나 뉴욕 타임즈 등 미 언론들도 공감하고 있다. 나아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제안하고 케리 미 국무장관이 인정한 것처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동시에 달성해 간다면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우리는 불법적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을 즉각 중단하고 양자, 다자회담을 재개해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폐기와 한반도 비핵화를 함께 실현하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에 나설 것을 한미 당국에 강력히 촉구한다.   

2016년 3월 7일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노동인권회관,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민주노동자전국회의,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민주주의자주통일대학생협의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변혁재장전, 불교평화연대, 사월혁명회, 사회진보연대, 새로하나,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우리민족연방제통일추진회의, 예수살기, 자주통일민주주의코리아연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사), 전국빈민연합,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전국학생행진, 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 통일광장, 통일의길,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평화재향군인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진보연대, 한국청년연대,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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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은? "박근혜!"

 
[주간 프레시안 뷰] 위기로 치닫는 한국 경제
 
 
암울한 세계 경제, G20의 무대책

지난 2월 27일 중국 상하이에서 G20 재무부 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모임이 막을 내렸습니다. (그 결론이라고 할 수 있는 코뮤니케의 번역문은 아래 기사를 참조하십시오.) (☞관련 기사 : 
중국 상하이 G20 재무 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코뮤니케 전문)

이 코뮤니케는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중국이 경착륙한다느니, 2008년 금융 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느니, 세계 경제에 대한 암울한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별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G20 회의에 앞서 배포된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는 지난 7~8년간 반복한 '완만한 회복세'가 주는 느낌보다 훨씬 칙칙한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이미 IMF는 금년(2016년)과 내년(2017년)의 경제 성장률 예측을 0.2%포인트씩 낮췄고 앞으로도 더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관련 자료 : IMF Note on Global Prospects and Policy Challenges)

세계 언론은 경제 위기의 원인으로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을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헤지 펀드들은 실제로 투기 공격에 나섰습니다. 중국의 주식 시장과 환율 시장이 요동을 쳤죠. 하지만 중국 경제 상황은 경착륙(hard landing)이라기보다 울퉁불퉁한 착륙(bumpy landing) 쯤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듯합니다. 

전 세계적 침체 속에서 중국은 이중의 구조 전환을 꾀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외환 제도의 개혁이고, 또 하나는 산업 구조 조정이죠. 2015년 8월의 위안화 고시 환율 결정 전환, 9월 역내 은행 간 외환 시장의 개방, 11월 위안화의 SDR(IMF의 인출권) 편입, 12월 13개 통화의 환율로 구성한 위안화 인덱스 발표 등은 위안화 국제화를 향한 일련의 개혁입니다. 이 과정에서 위안화 가치가 요동을 쳤고 국제 투기꾼에겐 좋은 먹잇감으로 비쳤을지도 모릅니다. 

다른 한편 중국은 부품의 국산화와 소비 중심 경제로의 전환을 내건 산업 구조 조정에도 박차를 가했습니다. 물론 중국의 성장률이 7%대 이하로 떨어진 것도 공격의 빌미가 됐죠. 중국의 통계를 의심해서 실제론 3%대라는 주장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습니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중국의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은 고도성장기의 과잉 설비를 더욱 부풀렸습니다. 결국 중국 제조업은 2010년 이후 성장률이 뚝 떨어졌고, 지방 정부와 국영 기업의 부채 역시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중국 정부의 계획적인 산업 구조 전환과 맞물려 있다는 점, 그리고 중국 공산당의 장악력을 무시해선 안 됩니다. 2015년 중국 GDP 성장에 대한 소비의 기여는 66.4%로 14년에 비해 15%포인트 이상 늘어났고 서비스업의 GDP 비중은 50%를 넘어섰습니다. 전통적 중화학 공업은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동시에 정보 기술(IT) 등 첨단 산업은 눈이 부실 정도로 성장하고 있는 거죠. 그야말로 전광석화와 같은 구조 전환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중의 대대적 구조 전환은 당연히 '울퉁불퉁한' 요동을 초래했고 금융 시장의 혼란을 빚었습니다. 세계 경제는 '중국 리스크' 외에도 많은 위험 요소를 안고 있습니다. 뉴욕 대학교 교수 누리엘 루비니는 여섯 가지를 더 꼽았습니다. 

신흥 경제가 겪고 있는 심각한 거시 불균형, 미연방준비제도(FRB) 이사회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 중동 등의 지정학적 위험, 유가 하락으로 인한 미국과 세계 주가의 하락, 음의 이자율 정책 등으로 인한 글로벌 은행의 수익 저하, 그렉시트나 브렉시트(그리스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으로 인한 EU와 유로존의 금융 불안 등이 그것입니다. 해서 루비니는 2008년이 재현되지는 않겠지만 2009년 이후 가장 심각한 금융 혼란을 예상합니다. 

무엇을 해야 할까요? IMF 보고서와 G20 코뮤니케는 이례적으로 재정 정책과 국제 공조를 강조했습니다. 지난 8년간의 비전통적 금융 정책이 별로 효과가 없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셈입니다. 인도의 재무 장관이 된 라구람 라잔은 이들 비전통적 금융 정책의 효과를 IMF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죠. 

양적 완화 등 각종 금융 완화 정책으로 통화가 증가했어도 이 돈은 다시 중앙은행으로 돌아가거나 수익성이 높았던 신흥 경제로 빠져나갔으니까요. 결국 은행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면 오히려 수수료를 물리는 마이너스 이자율까지 등장한 겁니다.

현재 은행은 돈을 배분하는 금융 기능을 거의 상실했고, 결과적으로 금융 정책은 자국 통화의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을 늘리자는, "이웃 가난하게 만들기" 정책으로 활용되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IMF 보고서나 G20 코뮤니케 모두 환율 전쟁의 중지를 호소한 겁니다.

IMF는 독일과 같은 흑자국에 확장적 재정 정책을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독일 재무 장관 볼프강 쇼이블레는 "부채 주도 성장"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단호히 반대했습니다. 결국 G20 코뮤니케는 금융-재정-구조 정책 모두에 관한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고 선언했지만 실제로 세계 경제의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하지 못한 겁니다. 경제는 수렁 속으로 빠져 드는데 아무도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는, 답답한 상황입니다.

자화자찬과 남 탓으로 일관하는 대통령 

2016년 들어 발표된 경제 통계는 하나 같이 한국 경제가 심각하다고 말합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 동향은 2011년 이래 평균 소비 성향(소득 중 소비에 지출하는 비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 한국의 평균 소비 성향 추이. ⓒ통계청


한국은행이 25일에 발표한 '2016년 2월 소비자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2월의 소비자 심리 지수(CCSI)는 메르스 사태가 불거졌던 2015년 6월(98)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소비자 심리 지수는 기준선(2003∼2015년 장기 평균치)인 100을 웃돌면 소비자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가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뜻합니다. 이런 비관적 전망이 역전될 가능성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객관적인 소비 성향과 주관적인 소비 심리를 떨어뜨리는 데 가계 부채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한국은행의 '2015년 4분기 가계 신용'은 2015년 말, 가계 부채가 1200조 원을 돌파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한국은행


(그림 상으로는 미미하게 보이지만) 가계 부채 증가율은 2014년 이후 높아졌는데 최경환 당시 경제 부총리의 주택 정책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소비와 함께 한국 GDP의 50% 가량을 차지하는 수출은 어떨까요? 22일 세계무역기구(WTO)가 집계한 올해(2016년) 1월의 한국 수출액은 362억2300만 달러로 작년(2015년) 1월에 비해 18.8%포인트 감소했습니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월 무역 지수 및 교역 조건'에서는 수출 금액 지수도 비슷하게 17.8%포인트 감소했습니다. 특히 전기 및 전자 기기, 수송 장비, 화학제품 등 한국의 주력 상품이 크게 줄었습니다.

소비나 수출의 감소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중장기 추세라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당연히 산업 생산도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16년 1월 산업 활동 동향에 따르면 전 산업 생산(광공업·서비스업·건설업·공공 행정 등)은 2015년 12월에 비해 1.2%포인트 감소했습니다. 제조업 재고율은 128.4%를 기록했고 평균 가동률은 72.6%를 기록했습니다. 세계 금융 위기로 인해 생산이 위축된 2009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정책 실패가 현재의 위기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3년 평가"는 자화자찬 일색입니다. 세계의 악조건 속에서 가장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는 거죠. 예의 엉터리 국제 순위나 무디스의 신용 평가가 또 등장합니다(우리 모두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 원본을 제시하지는 않겠습니다).

단 한 가지만 통계로 보여드리려 합니다. 요즘 박근혜 정부는 거의 모든 정책에서 청년을 앞세웁니다. 청년 고용에 정부의 운명을 건 듯 합니다. 하지만 통계청은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 실업자 및 실업률 추이. ⓒ통계청


통계청의 1월 고용 동향을 보면 청년 실업률은 9.5%로 치솟았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3년 평가에서 청년 고용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국제 통계는 반대로 말합니다. 
 

▲ 청년(15-24세) 고용률 국제 비교. ⓒIMF


위 그림을 보면 한국의 청년 고용률은 26.9%로, 지금 위기에 빠져 있는 스페인보다 조금 나을 뿐, 장기 침체를 겪고 있는 일본(40.7%)이나 미국(48.6%)보다 훨씬 낮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게 다 서비스 민영화와 원샷법(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법), 해고를 원활하게 하는 노동 4법을 통과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변할 겁니다. 대통령이 목숨을 걸고 있는 법들은 공급 사이드의 정책들입니다. 하지만 지금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의 문제는 심각한 총수요 부족입니다. 남은 열 달이 결과를 말해 주겠죠. 경제는 위기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데 대통령은 자화자찬과 남 탓만 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한심한 상황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자화자찬에 대해 외신 기자의 평가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관련 기사 :외신 기자가 본 대한민국…84% "민주주의 후퇴" 경제 정책 '3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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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미사일로 대승한 후티반군의 교훈

각종 미사일로 대승한 후티반군의 교훈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3/07 [06:04]  최종편집: ⓒ 자주시보
 
 
▲ SS-21 토치카, 일명 스캐럽(독사)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후티반군     © 자주시보
▲ SS-21 공격을 받은 사우디연합군 비밀기지가 거대한 화염에 뒤덮여버렸다. 152명의 장병의 희생은 물론 많은 헬기와 장비들도 함게 파괴되고 말았다.     © 자주시보

 

▲ 단거리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은 사우디연합군 비밀기지의 처참한 모습     © 자주시보

 

▲ SS-21 토치카 미사일 공격으로 희생된 장병들의 시신을 수습하는 모습   © 자주시보

 

▲ SS-21 토치카 미사일 공격으로 100여명 사망했다는 디펜스뉴스 보도     © 자주시보

 

2015년 12월 14일 디펜스뉴스(Defense News) 어워드 무스타파(Awad Mustafa) 중동지부 편집장은 (예멘 아덴시)남부 사우디아라비아 중심의 연합군의 주요한 전략적 요충지인 바발 맨답 지역을 예멘의 후티반군이 단거리 탄도 미사일로 공격해 152명의 연합군 병사가 처참하게 사망하였다는 연합군 대변인 발표를 보도하였다.

 

▲ 무스타파 기자는 디펜스뉴스 중동판 편집장으로 권위있는 언론인이다.     © 자주시보

 

 

월요일 오후 현장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그 공격에 의해 죽은 시체들 가운데에는 콜 압부둘라 알 사햔 사우디 특수전 사령관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도 확인되었으며 더불어 아홉 명의 에미레이트 병사들, 일곱 명의 모로코인들 그리고 23명의 사우디인도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보도했다.

 

▲ SS-21토치카 미사일에 희생된 사우디 특수전 사령관 콜 압부둘라 알 사햔 (왼쪽)   © 자주시보

 

디펜스뉴스는 이 사우디 중심 연합군의 기지는 현 정부(신 예멘정부)의 비밀 지휘본부였는데 후티반군의 탄도미사일 공격으로 밥 알-맨답의 군사적 지휘력은 전략적으로 매우 곤경에 처했다고 중동 미이어 정치 분석가 이자 전략가인 세합 알 마칼레가 말도 함께 보도하였다.


그러면서 마칼레는 비밀 지휘본부를 정확히 공격한 것을 보면 예멘의 후티반군들의 정보능력이 높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전했다.

 

▲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용하고 있는 스커드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의 것과 똑 같다.     © 자주시보


패트리어트도 아이언돔도 못 막는 탄도미사일

 

디펜스뉴스는 이번 공격에 사용된 미사일은 OTR-21(SS–21) 토치카, 일명 스캐럽(독사) 미사일로 차량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이용하여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후티반군은 2015년 초 사우디연합군이 반군지역 주민 거주지에 대한 섬광이 이는 핵무기 의심 폭탄까지 동원하여 무차별 공중폭격을 시작한 후 그 보복차원에서 이런 대량파괴무기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는데 지난해 6월 스커드 지대지 탄도미사일로 사우디 본토의 킹칼리드 공군기지를 타격하여 사우디 공군사령관과 이스라엘 모사드 요원 20여명 등 총 100여명의 장병들을 사망케 하는 등 지속적인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해 비밀기지나 핵심 지휘관이 머무는 곳을 공격하여 심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

 

2016년 2월 5일 후티 반군은 SS-21 토치카 미사일로 민간 용병 회사 블랙워터 진영에 공격을 가해 블랙워터 미국인 지휘관도 사망했다. 이 블랙워터 용병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우디군과 UAE군이 PAC-2, 3포대와 판찌르 S-1등을 배치했지만 후티반군의 미사일을 막아내지 못했다.

 

▲ 블랙워터 용병들이 전쟁참여를 거부했다는 보도     © 자주시보

 

컨플릭뉴스(conflict news) 2015년 12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블랙워터 용병)콜롬비아 용병들이 사우디의 전쟁 참여 명령을 거부하였다고 한다. 2016년 2월 16일 AMN뉴스에서도 블랙워터 용병들이 참전을 거부했다는 소식을 또 보도했다. 이유는 자신들은 보안업무 담당이지 교전이 아니라고 했다는 것이다. 실질적인 이유는 후티반군의 ss-21 토치카 미사일 공격으로 12월에만 60여 명의 블랙워터 용병이 죽는 등 후티 반군의 탄도미사일을 막아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더 크다.

 

물론 유튜브를 보면 SS-21 탄도미사일을 사우디 요격미사일이 격추시키는 장면이 하나 소개되고는 있고 포격으로 이 미사일 차량이 파괴된 사진도 하나 보이지만 탄도미사일이 발사되자마자 가속도를 완전히 붙이기 전에 격추하는 것은 있어도 본격적으로 비행하는 단계나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단계에서 요격하는 장면은 찾을 수 없다.

 

20-30초면 마하 5를 넘어서는 본격적인 속도를 내는 탄도미사일을 요격미사일로 막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다만 러시아의 s-300급과 s-400급은 마하 8의 탄도미사일까지 자체 요격 시험에서 격추시킨 바 있다고 하는데 실전에서 아직 증명된 바는 없다. 
참고로 북은 번개 5호가 이 s-300급으로 알려져 있고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실전배치 되어 있다고 한호석 대북군사전문가가 주장하는 번개6호는 s-400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티반군은 스커드나 토치카 단거리 탄도미사일 뿐만 아니라 SA-2 지대공 미사일로 가장 강력한 화력을 자랑하는 미국제 아파치 헬기와 F-15 전투기는 물론 프레데터와 비슷한 중국제 훙치 드론과 미국제 드론도 속속 격추시켜버리고 있다.
나아가 스틱스계열로 보이는 대함미사일로 사우디 함선도 격침시키고 있다. 이 후티 반군의 대공, 대함 미사일 공격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자세히 분석 보도할 예정이다.

 

▲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미국제 브래들리 장갑차가 저 멀리에서 불타고 있고 M1A1에이브라함 미국제 탱크도 후티반군의 손에 넘어가 있다.     © 자주시보



후티반군과 시리아정부군의 차이

 

사실 러시아의 막강한 공중지원과 러시아산 T-90최신 탱크, 장갑차 등 최첨단 장비가 동원된 시리아 정부군보다 변변한 전투기, 탱크, 장갑차도 없이 AK소총을 들고 발로 걸어다니며 싸우는 후티반군의 전과가 더욱 혁혁하다.
후티반군은 거대한 첨단 장비는 없어도 매우 위력적인 각종 미사일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들고 다니는 로켓이 RPG 대전차 로케인데 일반탄두만이 아니라 텐덤탄두 즉 이중 폭발장치가 되어 있는 로켓탄과 메티스 대전차 미사일을 가지고 있어 첨단 반응장갑을 장착한 브래들리 미국제 사우디 장갑차나 M1A1에이브라함 탱크도 이들에게는 플라스틱 레고처럼 녹아내리고 있다.

 

▲ 메티스 대전차 미사일로 조준사격을 가하는 후티반군     © 자주시보
▲ 대전차 로켓 공격을 가하는 후티반군     © 자주시보
▲ 대전차 로켓을 메고 이동하는 후티반군 배낭에도 로켓탄이 가득하다.     © 자주시보

 

이들 대전차 로켓과 미사일은 가벼워서 휴대가 쉽다. 후티 반군들 5-6명의 분대원들이 이동할 때 보면 최소한 메티스 대전차 미사일 2기와 여러 발의 대전차 로켓을 주렁주렁 매달고 다닌다. 장비 밖으로 나와 있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우디 군들은 장비 안에만 있다 보니 이들이 가까이 접근해도 잘 눈치 채지 못하기에 최대한 가까이 접근해서 로켓과 대전차 미사일로 조준사격을 가해 탱크와 장갑차 험비차량을 박살내버리고 요행이 장비에서 빠져나와 도망치는 사우디 특수부대원들을 몰사격을 가해 소멸하고 있다. 항복하면 매우 신사적으로 포로 대우를 해준다.

 

그리고 핵심 거점은 지대지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초토화를 시키는데 장병들은 물론 그 기지 안에 있던 헬기나 장비들도 무더기로 불타고 있다. 특히 전투기가 발진하는 곳은 어디든 탄도미사일이 초토화시켜버리기에 사우디 정부는 공식적으로 공중폭격을 중단하겠다는 발표까지 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예멘 후티 반군에게 공중폭격을 중단한다는 사우디 공군 관계자의 공식 발표 모습, 사우디 공군기지를 후티반군이 스커드미사일로 초토화시켜버리자 어쩔 수 없이 이런 발표까지 한 것 같다. 현재 사우디는 후티반군과 치열한 전투를 하고 예멘 동남부를 빼았겼짐나 전투기는 물론 헬기도 함부로 띄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사일만 많이 있으면 상대의 거점을 얼마든지 무력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사실상 패트리어트 요격시스템은 이런 빠르고 강력한 미사일 공격을 막는 것이 불가능하다.     ©자주시보

 

사우디에서 민간인 지역에 화염이 아니라 섬광이 이는 등 전술핵폭탄으로 의심되는 무서운 파괴력의 폭탄을 전투기를 통해 떨어뜨리자 후티반군은 사우디와 전면전을 선포하고 사우디 대형 함선에 대함미사일을 그것도 당일 야간에 무더기로 발사해서 1척을 격침시키고 2척이나 중파시켰으며 킹칼리드 공군기지도 초토화시켜버리고 반군측 특수부대원을 투입하여 장비와 특수폭탄까지 모조리 걷어가는 등 경천동지할 공격을 가해었다.


공중의 전투기를 향에 무서운 중거리 대공미사일 SA-2까지 발사하여 F-15전투기까지 격추시키자 결국 공중폭격 중단 발표를 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후에도 사우디는 드론 공격을 가하기는 했는데 그것마저 속속 격추되고 있는 상황이다.

 

스틱스 미사일 한 발과 대형 군함, SA-2 대공미사일 한 발과 F-15전투기, 400여만원이면 암시장에서 살 수 있는 메티스 대전차 미사일 한 발과 브래들리 장갑차, M1A1 에이브람스  전차의 가격은 감히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엄청난 차이가 난다. 그런데도 그 값싼 미사일에 맥없이 당하고 있다. 저렴한 미사일은 무한정 공급이 가능하지만 저런 값비싼 대형장비들은 그럴 수가 없다.

 

▲ 후티반군에게 사우디 군함히 격침되었다는 소식을 보도한 한 뉴스의 그래픽화면, 아래 목록은 후티반군이 피해를 입힌 사우디 군함 목록이다.     © 자주시보

 

결국 지금까지의 예멘전쟁은 각종 저렴한 미사일과 값비싼 대형 장비의 싸움이었는데 미사일의 완승으로 끝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후티반군은 사우디 영토인 사우디 동남부의 핵심 거점 지잔주를 후티반군이 차지했으며 인근 사우디 아리시주로 진격해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사우디에서는 휴전하자는 말까지 흘리고 있는 상황이다.

 

사우디는 시리아 내전에도 군대를 파견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예멘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시리아에는 끼어보지도 못하고 있다. 예멘반군이 현재 중동 전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북에서 나온 미사일

 

문제는 예멘 반군이 사용하고 있는 대전차 로켓과 미사일, 대공과 대함 미사일, 스커드와 토치카 지대지 미사일을 어느 나라에서 공급해주었냐는 점이다. 대공, 대함 미사일 그리고 스커드나 토치카 미사일과 같은 핵심 무기를 러시아 자신들이 직접 운용할 수는 있어도 반군에게 공급해 줄 리가 없다. 러시아도 체첸 반군과의 전투에서 가장 어려울 때 토치카 미사일을 사용하는 등 자신들만 보유하고 있어야할 무기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미사일을 마음대로 만들어낼 기술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북이다. 그리고 그것을 수출해서 귀중한 외화를 많이 벌어들이고 있다고 공개한 나라도 북뿐이다. 그것도 김정일 국방위원정이 2000년 남측 언론사 사장단이 방북했을 때 그 많은 사장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한 이야기이다. 
후티반군이 스커드 미사일로 사우디 공군기지를 공격했을 때 SBS뉴스에서 북한제 스커드 미사일이라고 보도한 것도 다 이런 근거가 있어서였던 것이다.

 

사실 2002년 12월 9일 예멘으로 가던 북 상선 서산호를 스펜인 군대가 나포하여 조사해보니 스커드 미사일이 15기나 실려 있었다. 당시 미국의 강한 항의를 받았던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이런 중요한 미사일을 사올 곳은 북뿐이다. 또 북의 것이 싸고 잘 맞기에 사왔다고 당당히 밝혔었다. 그런 것을 미국에게 알리고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었다. 그래서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 논의 를 본격화한 계기가 되었었다. 어쨌든 서산호 사건으로 북이 스커드미사일을 해외에 대대적으로 수출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그때 미국에게 미운털이 박혔던지 이후 살레 대통령이 실각은 했지만 지금 후티반군과 손잡고 사우디와 신 예멘정부를 상대로 그 미사일을 이용하여 대승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미사일의 위력을 이처럼 적나라하게 보여준 전투는 예멘전투가 처음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로써 로켓과 미사일이 발전한 조건에서 대형 장비 중심의 신화는 산산이 깨져버렸다. 위력적인 미사일만 많이 보유하고 있다면 천하무적인 셈이다. 그 로켓과 미사일에 있어서 북은 사실상 세계 최강의 경지에 올라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북이 공개한 화성-14호 대륙간탄도미사일은 그 어떤 나라에도 없는 복잡한 노즐을 탄두에도 장착하고 있는 무시무시한 미사일이었다. 탄두자체가 마음대로 불규칙적인 지그재그비행을 하기 때문에 도저히 요격할 수 없는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런 탄두를 미 본토까지 능히 보낼 수 있는 로켓 기술이 있다는 것을 인공위성 발사를 통해 명백히 보여주었다.

나아가 최근에 신형 레이저유도대전차미사일, 300미리 대구경 정밀유도 방사포까지 공개하고 있다. 이런 북에게 항공모함이나 대형함선은 심심풀이 간식거리밖에 되지 않을 것이며 미 본토나 주일미군기지도 초토화될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 모사드 요원 수십명이 특수폭탄가지고 가서 후티반군 거점에 대한 공격을 논의하고 있던 킹칼리드 사우디 공항을 당시에 패트리어트 미사일 요격망과 아이언돔 요격망으로 이중 삼중 방어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후티반군의 스커드미사일이 날아오고 있는지도 몰랐기 때문에 사우디공군사령관과 모사드 요원들이 미처 피할 틈도 없이 일시에 희생되었던 것이다. 주일미군기지도, 미국 본토의 핵심 군기지도 현재 패트리어트 방어망 외에 다른 방어수단이 없지 않는가.

 

 

미국과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부터 전쟁도 불사하겠다면서 강력한 무력을 총동원하여 대북선제타격훈련, 그것도 북 수뇌부 참수작전이 포함된 5015작전계획에 따른 북 점령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매우 위험하다. 북도 지금 선제타격도 불사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는데 결코 빈말로 들리지 않는다.

 

언론들도 미국의 전략자산 총동원이요 뭐요 하면서 마치 전쟁이 나면 남측은 아무 피해도 없이 이번 기회에 북의 정권을 시원하게 교체라도 할 것처럼 연일 보도하고 있는데 어떻게 대도시 한복판 곳곳에 미군기지가 존재하는 이 땅에서 전쟁의 피해가 없을 수 있겠는가. 북은 미군기지부터 공격할 것이다. 서울 중심 용산미군기지, 부산 중심 하야리야미군부대 등 대도시 중심부에 북의 방사포탄과 미사일이 우박처럼 쏟아질 것인데 어떻게 그런 전쟁을 쉽게 입에 담을 수 있는가.

 

미국과 우리 정부 그리고 언론들이 부디 신중하고 지혜롭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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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내가 결단할 때 김종인은 새누리당 위해 헌신”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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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6/03/07 08:35
  • 수정일
    2016/03/07 08:35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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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기자회견, “수도권 연대도 없다” “한 손에 칼 들고 악수 청하는 협박이자 회유”

조윤호 기자 ssain@mediatoday.co.kr  2016년 03월 06일 일요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을 거부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김종인 대표의 제안이 “진정성 없는 제안”이라며 다시 한 번 야권통합 거부 의사를 밝혔다.

안 대표는 6일 오전 당사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손에 칼을 들고 악수를 청하는 건 명백한 협박이고 회유”라며 김종인 대표의 야권통합을 협박으로 규정했다. 국민의당은 앞서 4일 최고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를 열고 ‘통합 논의 불가’ 방침을 결정했다.

안 대표는 “(통합) 제안 이틀 전에 우리당 천정배 공동대표를 떨어뜨리려 영입인사를(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자객 공천해놓고 통합을 말할 수 있나”라며 “당에 와 있는 분들도 컷오프 명단으로 발표한다고 무례한 행동을 했다. 국민의당 의원들을 모욕하면서 합치자 돌아오자 한 것은 진정성 있는 제안이 아니라 정치공작”이라고 비판했다.

김종인 대표는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을 향해 연일 ‘야권통합을 거부하면 새누리당이 이긴다’고 공세를 가하고 있다. 안 대표는 이에 대해 “저는 정치 시작하기 전인 2011년 한나라당의 세가 확산되는 것에 반대한다고 분명하게 밝혔다”고 반박했다.

 

▲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당사에서 야권 통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포커스뉴스



안 대표는 자신이 통합을 위해 세 차례에 걸쳐 양보했음을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에 후보직을 양보한 것, 대선후보시절 사퇴한 것, 독자창당을 준비하다 합당해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든 것이 사례다. 

안 대표는 “말로만 한 게 아니라 (야권통합을) 행동으로 옮겼다. 국민 앞에 세 번이나 저를 믿고 지지해달라고 연대보증을 섰다”며 “한 번은 성공했고 두 번은 실패했다. 박원순 시장은 제 양보가 헛되지 않게 승리하셨고, 참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또한 “그러나 두 번의 보증은 실패했다. 약속한 정권교체 이루지 못했고 야당 다운 야당으로 변하지도 못했다. 두 번의 잘못된 보증은 제가 꼭 갚겠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김종인 대표를 직접 공격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안철수가 새누리당에 맞서 야권통합을 위해 일관되게 세 번 결단하는 동안 김종인 대표는 새누리당의 세 확산을 위해 헌신했다”며 “(내가) 문재인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문재인 후보 함께 다니는 동안 김종인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하면서 문재인과 민주당에 정권을 맡기면 안 된다고 한 분이다. 지난 4년 간 안철수 김종인의 선택 비교해보라. 누가 통합을 말할 자격 있나”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또한 “작년 12월, 탈당하기 전에 문재인 대표의 혁신안만으로는 부족하니 더 담대한 혁신을 하라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배타적이고 이분법적인 낡은 진보를 청산하자고 했더니 새누리당 사고방식이라고 비난했다”며 “그런데 저를 내보내면서까지도 지키려고 했던 그 혁신안은 지금 어디갔나. 그렇게 강조하던 정체성은 어디 갔나”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원칙 있는 패배’를 강조했다. 안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원칙 있는 승리가 힘들다면 원칙 있는 패배를 택하겠다고 했다. 원칙 있는 패배가 원칙 없는 승리보다 낫다고 했다”며 “그런데 지금 더민주는 원칙 없는 승리라도 좋다는 태도 아니냐. 어떻게 노무현 정신 계승한다고 할 수 있나”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또한 “저를 포함해서 모두 이 광야에서 죽을 수도 있다. 그래도 좋다”며 “힘든 걸 알면서 나왔다” “내가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는 것보다 대한민국 정치가 바뀌는 것이 더 중요하다” “죽는다면 이 당에서 죽겠다” 등 지난 4일 연석회의 때 의원들의 발언을 소개했다.

국민의당은 일각에서 나오는 ‘수도권 연대’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안 대표는 수도권 연대는 열려있나는 질문에 “기득권 양당체제 깨는 것이 목표”라고 답했다. 이후 최원식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수도권 연대는 없다”며 “그 날 연석회의에서 ‘당 대 당 통합’을 주제로 이야기한 건 맞지만 ‘연대도 아니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최원식 대변인은 ‘지역 간 후보 연대’ 가능성에 대해 “총선은 전체적 전략을 짜는 선거인데, 중앙당의 승인 없는 지역 단위의 후보연대는 있을 수도 없고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한길 선대위원장 등 당내에서 안 대표와 달리 통합과 연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가진 의원들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 대변인은 이에 대해 “김한길 위원장은 그날 회의에서 그냥 듣기만 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한 의원들과 굳은 악수를 나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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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공천 '시작'부터 '난동'…탈락자들 반발

 
1차 컷오프 후보들 줄이은 항의…무소속 출마 시사도
 
| 2016.03.06 17:22:34
"억울합니다. 당을 위해 그렇게 헌신했는데…."
"상향식 공천에서 뛸 기회도 주지 않는다니 가혹합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이한구)가 지난 4일 발표한 공천 1차 컷오프(공천 배제) 결과를 두고 낙천이 확실시된 예비 후보들이 '억울하다'며 줄지어 반발하고 있다. 
 
특히 복수의 예비 후보들 중 특정인 1명을 총선 후보로 확정한 단수 추천 지역이나, 청년 후보나 여성 후보로의 공천을 확정한 우선 추천 지역에서 반발이 공개적으로 터져 나오는 모습이다.  
 
두 공천 방식 모두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한구 위원장이 상향식 공천을 고집해 온 김무성 대표와 대립하며 꺼내 든 반전 카드였다.  
 
새누리당 내 비박계는 친박계가 이 단수 추천이나 우선 추천 제도를 활용해 비박계 현역 의원을 공천 대상에서 배제하고 친박계 중심의 공천 대진표를 만들 거라는 우려를 계속해 왔다.  
 
공천 결과 '불복자'들 중 일부는 당에 이의를 신청한 상태다. 새누리당 탈당 후 무소속 상태로의 출마도 시사하는 이들도 줄 지어 등장하고 있다. 
 
새누리당 공관위는 내주 중 2차 경선 지역 및 우선·단수 추천 지역을 발표할 예정이라 이와 같은 낙천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공천 파동의 예고편이 이번 주말 사이 벌어지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충성했지만…' 세월호 특조위 석동현·현역 친박 김태환 컷오프
 
새누리당 공관위는 현재까지 단수 추천 지역으로 9곳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부산 사하을과 경북 구미을에서 당내 레이스에서 배제된 인사들이 보도자료나 기자회견으로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부산 사하을에선 더불어민주당에서 최근 탈당해 새누리당으로 합류한 조경태 의원이 사실상 '전략 공천'됐다.  
 
그러자 조 의원과 경쟁 중이었던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공관위 결정이 당 최고위원회에서 통과된다면 상향식 공천에 정치 생명을 건다고 수차 공언한 김무성 대표는 대표직 사퇴를 포함해 상응하는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석 전 지검장은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에서 여당 몫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하다가 총선 출마를 위해 지난해 9월 위원직 사의를 표했던 인사다. 
 
그는 그러나 사의 표명을 하고 약 보름 후에 특조위 전원회의에 돌연 참여해 '사고 관련 대통령 및 청와대의 지시 대응 사항' 조사를 결정하기 위한 표결에는 참여했다. 그는 당시 '조사 대상에서 대통령 행적을 제외한다'는 수정안에 찬성 의사를 표했으나 수정안이 부결되자 회의 장소에서 퇴장했다.  
 
경북 구미을이 장석춘 예비 후보를 본선 후보로 하는 단추 추천지역으로 선정되며, 이 지역 현역 의원인 김태환 의원은 공관위에 이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3선 의원이기도 한 김 의원은 "당은 분명히 국민 공천제를 한다고 했는데 그 결과는 밀실 공천이 돼 버렸다"면서 특히 "최근 불거진 공관위의 사전 여론조사 결과 및 이른바 '살생부 '유출과 관련해 공관위의 투명성이 의심받고 있는데 우선 추천 지역이 선정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친박계로 분류된다. 그러나 얼마 전 김무성 대표가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에게 '친박 핵심 인사로부터 40명의 공천 배제 명단을 받았다'고 하면서 일어난 이른바 '살생부 파동' 당시, 이 살생부에 김 의원의 이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이한구)가 사실상의 1차 컷오프 명단을 발표하자 공천에서 배제된 후보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6일 오전 새누리당 당사 앞. ⓒ연합뉴스

  
"현행법 위반자가 공천 받나…우선 추천지 선정 철회해야"
 
청년 우선 추천 지역과 여성 우선 추천 지역으로 발표된 서울 관악갑과 부천 원미갑의 일부 예비 후보들도 "선정의 이유를 모르겠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 관악갑은 청년 우선 추천 지역이 됨에 따라, 38세의 원영섭 변호사가 공천이 될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원 변호사는 전 새누리당 서울시당 20대 총선 공약개발단 부단장이기도 하다.  
 
이에 충청향우회 중앙회 부총재를 지낸 임창빈 예비 후보와 그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 앞에서 우선 추천 지역 선정 철회와 이한구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임 예비 후보는 "인지도, 적합도, 본선 경쟁력이 현저히 미달한 것도 모자라 변호사 신분임에도 음주 운전 전과가 있는 등 중대한 도덕적 흠결을 가진 후보를 청년이라는 이유로 공천하려는 공관위 결정은 낙하산 공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여성 우선 추천지역이 돼 이음재 전 (사)한국유치원총연합회 경기도회 회장의 공천이 유력시된 부천 원미갑에서는, 정수천 예비 후보가 반발 중이다. 
 
정 예비 후보와 지지자들은 이날 주말임에도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취재진을 직접 만나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정 예비 후보는 이음재 예비 후보를 겨냥해 "사립학교법 위반 등으로 조사 대상이 되었고 벌금도 내야 하는 사람이다.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서 "컷오프돼야 할 사람을 우선 추천 지역으로 (공천) 해 준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너무나 억울하고 가혹하다"고 말했다. 
 
이음재 예비 후보는 지난해 12월 14일 운영하던 부천의 한 유치원장 원장직을 사퇴하고 이튿날 새누리당 예비 후보로 등록했다.  
 
이에 자연히 '유치원 원장 등 교원은 정당 활동을 금지한다'는 사립학교법 2조에 따라 경기 유치원연합회 회장직뿐 아니라 회원 자격도 상실된 상태다. 
 
그럼에도 이 예비 후보는 1월 12일 연합회장 자격으로 회원 10여 명을 이끌고 경기도 교육청과 도의회를 쳐들어가 "보육 대란을 막기 위한 누리 과정 예산을 당장 편성·집행하라"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서울 종로 지역에서 예비 후보로 활동하던 김막걸리 씨는 이날 오전 당사 앞에서 공천 배제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다 경찰에 체포되는 일도 벌어졌다. 공관위는 지난 4일 김막걸리 후보를 배제하고 박진·오세훈·정인봉 후보만 이 지역에서 경선토록 한다고 발표했다. 
 
아직 컷오프 발표가 나지 않은 지역에서도 벌써부터 잡음이 나오고 있다. 
 
울산울주 지역 현역 의원인 강길부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지난 4일 중앙당에서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내가 원천 배제되고 소위 친박 후보 2명만 상대로 조사가 시행됐다"고 주장하며 "참담한 심정이다. 당헌·당규로 정한 상향식 공천은 어디로 갔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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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검사들 태도가 어땠냐고? 노무현의 극단적 선택 이해되더라"

[인터뷰①] 뇌물수수 사건 1심 무죄 조현오 전 경찰청장

16.03.06 20:54l최종 업데이트 16.03.06 20:55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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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청탁 명목의 뇌물수수 혐의에서 1심 무죄 판결을 받은 조현오 전 경찰청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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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검 특수부(부장 김형근)는 지난해 8월 11일 조현오 전 경찰청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조 전 청장이 경찰관 인사청탁 명목으로 두 차례에 걸쳐 총 5000만 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재임기간 중 수사권 독립을 앞장서 주장했고, 인사청탁자까지 공개했던 전직 경찰 총수가 집무실 등에서 인사청탁 뇌물을 받았다는 점에서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두 얼굴을 가진 전직 경찰총수'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하지만 조현오 전 청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부산지역 사업가(정진용씨)의 진술에만 의존한 검찰의 공소사실은 허술했다. 정진용씨는 지난 2010년 8월 19일 3000만 원을 인출해 조 전 총장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제의 3000만 원은 같은 해 8월 30일까지 전혀 인출되지 않았다. 게다가 돈을 건넸다는 '시기'(경찰청장 인사청문회 준비기간)나 '방식'(은행봉투째)도 상식에 반하는 것이었다. 이와 함께 2000만 원을 건넸다는 지난 2011년 7월 25일과 26일 조 전 청장의 알리바이가 증명됐고, 같은 시기 정진용씨가 돈을 건넸다는 장소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2000만 원 수수 혐의도 무너졌다. 

결국 1심 재판부(부산지방법원 제5형사부)는 지난 2월 17일 조현오 전 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현오가 정진용으로부터 3000만 원이라는 큰 돈을 수수할 정도로 서로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손가방에 5만 원 권으로 6묶음을 넣고 갔다는 뇌물공여의 방법도 사회통념상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미) 횡령죄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어 (또 다시) 횡령 혐의가 인정될 경우 집행유예의 선고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앞선 집행유예도 실효됨으로 인하여 장기간의 수형생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정진용이 자신 및 가족들의 횡령 혐의로 인한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진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판결했다.    

정진용씨는 40억 원의 횡령과 조세포탈 혐의로 긴급체포됐지만 검찰은 1억여 원의 횡령과 뇌물공여 혐의만 기소했다. 거액의 횡령과 조세포탈 혐의가 사라진 것이다. 이로 인해 정씨와 검찰이 플리바기닝(유죄협상제도)을 벌였다는 의혹이 일었다. 1심 판결문도 이러한 플리바기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검찰은 나를 '매관매직이나 하는 놈'으로 만들었다"

지난 2일 <오마이뉴스>와 만난 조현오 전 청장은 "검찰은 부산지검 특수부 모든 인력을 동원해 나와 가족, 주변친구들을 팠다"라며 "표적수사가 분명하다"라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과정에서 한 동창은 조 전 청장과 가장 많이 통화했다는 이유로 네 차례 밤샘조사를 받았고, 농협조합장이었던 다른 동창은 126일간 억울한 옥살이를 하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조 전 총장이 다니던 골프장과 초등학교 산악회는 물론이고, 국내 모든 항공사의 탑승기록까지 뒤졌다.   

조 전 청장은 "우연이라도 내가 정진용과 같은 비행기라도 탔으면 완전히 뒤집어 쓸 뻔했다"라고 토로하며 가슴을 쓸어넘겼다. 이어 조 전 청장은 "검찰은 나를 '(앞에서는 수사권 독립을 주장하면서) 뒤꽁무니로는 매관매직하는 겉다르고 속다른 놈'으로 만들었다"라며 "검찰은 나를 '검찰의 공적 1호'라고 하는데 나는 경찰청장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그동안 성역이었던 검찰의 불법행위를 수사선상에 올려 수사했고, 수사권 조정에 나선 것 말고 검찰과 대립각을 세운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조 전 청장은 "죄도 없는 사람을 126일 동안이나 옥살이를 시키는 일이 어떻게 가능한가? 그것은 수사구조가 잘못됐기 때문이다"라며 "적어도 수사권과 기소권은 분리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사권, 기소권 분리를 얘기하면 자꾸 검찰과 경찰이 밥그릇 싸움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밥그룻 싸움이 아니다"라며 "국민 인권을 위해서 어떤 수사제도를 운영하는 게 좋은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조 전 청장은 '수사검사들의 태도가 어땠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얘기는 밖에서 하지 않기로 했다"라면서도 "다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이해할 만했다는 것만 이야기하겠다"라고 짧게 답변했다.

재판부가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들을 대부분 배척했다는 점에서 1심 판결은 '검찰의 완벽한 패배'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조현오 뇌물수수 사건' 수사는 그동안 지적되어온 검찰수사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오랫동안 동력을 상실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다시 환기시켜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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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2시간 30분간 진행된 조현오 전 청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검찰 주장은 증인 신문과정에서 다 깨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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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청탁 명목의 뇌물수수 혐의에서 1심 무죄 판결을 받은 조현오 전 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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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17일 뇌물수수 사건 1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는데 당시 심정이 어땠나? 
"검찰수사가 시작됐을 때 참 억울하고 황당하다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 재판 진행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저 나름대로는 재판 진행과정에서 검찰 기소내용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사실이 아닌 걸로 드러났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판단이 어떻게 날지 상당히 신경을 곤두세웠다. 다행히 진실을 제대로 밝혀주고, 그것을 바탕으로 무죄를 판단해준 재판부에 무한한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 

- 처음부터 '무죄 판결'을 확신했나? 
"제가 돈을 받은 사실 자체가 없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재판이 진행되고 정상적으로 판단된다면 당연히 무죄일 걸로 생각했다. 그런데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 사건 때 저는 진실을 얘기했고, 임경묵 등 다른 관련자들은 위증했는데도 이런 사람들의 말을 진실로 받아들여 유죄를 선고하는 것을 봤다. 그래서 이번 재판 결과도 어떻게 나올지 많이 불안했다. 검사가 노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 사건은 정치적 사건이라고 말했는데 이번 사건은 단순 뇌물사건이기 때문에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질 거라고 많이 기대했다. 재판부가 현명하게 판단해주었다."

- 어떤 점에서 '무죄 판결'을 확신했나? 
"검찰은 나와 정진용(부산지역 사업가) 사이에 그렇게 돈을 받을 만한 신뢰관계가 있었다고 봤다. 그것을 바탕으로 나와 정진용이 호형호제하는 사이였고, 관사로 불러 술까지 마셨다고 본 것이다. 제주도 더호텔 사건도 내가 정진용의 청탁을 받고 경찰관을 내려보냈다는 얼토당토않는 내용을 주장했다. 그런 검찰의 주장들이 증인 신문과정에서 다 깨져 나갔다." 

- 검찰이 뇌물수수로 기소했던 사건으로 돌아가보자. 이 사건을 알게 된 때는 언제인가? 
"작년 5월이다. 정진용이 검찰에 체포되기 바로 직전에 제가 아는 사람으로부터 그런 움직임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 검찰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출두하라고 통보했을 때 심정은 어땠나? 
"제가 공직생활하면서 나름 청렴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억울하고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제가 경찰개혁을 추진하고 수사권 독립을 소리 높여 주장했던 것도 어느 누구보다 주변을 잘 관리해왔다고 확신해서였다. 그런데 매관매직을 일삼은 부패공직자로 간주돼 검찰 조사를 받고, 법정에까지 서게 돼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었다."

"'조현오의 두 얼굴' 쓴 <조선>, 무죄 판결 보도하지 않아"

- 특히 전직 경찰 총수여서 심리적으로 더 부담스러웠을 것 같다.
"부담이라기보다 방금 얘기한 것처럼 정말 황당하고 억울했다. 누구보다 깨끗하게 공직생활해온 내가 검찰에서 조사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굉장히 참담했다. <조선일보>에서는 '두 얼굴을 한 조현오 전 경찰청장' 이런 식으로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제가 돈받았다는 사실은 엄청 크게 보도했지만 내가 무죄받은 것은 보도하지 않았다. 언론행태가 그러면 안 된다. 진실을 보도해야지, 진신을 보도하지 않은 언론사는 존재 가치가 없다. 

<조선일보>만  보는 사람들에게는 내가 아직도 돈을 받은 사람으로 인식될 것이다. 아직도 내가 무죄받은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은 것은 아는데 무죄받은 것을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더라." 

- 두 차례에 걸쳐 총 5000만 원을 건넸다고 주장한 정진용씨와는 어떤 사이인가? 
"내가 항소심을 앞두고 있어서 되도록 재판과 관련해서는 얘기를 안하려고 하는데…. 내가 부산지방경찰청장이었던 2008년 2월 27일 정진용이 경찰행정발전위원으로 위촉됐더라. 그 위촉식 때 처음 만났다고 하는데 저도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처음 알게 됐다. 

정확하게 기억나는 정진용과의 만남은 딱 두 번밖에 없다. 부산지방경찰청 인근 한정식집에서 점심식사를 한 것은 분명하게 기억난다. 그때 철강을 파는 건실한 기업인이라고 보고받았다. 정진용은 단 둘만의 식사를 서너 차례 했다고 하는데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는다. 또 하나 정확하게 기억나는 것은 2011년 초 경찰청장 관사를 방문했을 때다. 그런데 경찰청장 인사청문회 때 집무실에 왔다 간 것은 법정에서 인정했다. 나는 기억나지 않지만 내 수행비서가 정진용이 왔다갔다고 해서 인정하게 된 것이다."

- 정진용씨나 검찰은 "호형호제하는 사이"라고 주장한다. 
"호형호제했다는 것과 관련해 법정에서 내가 얘기했고, 정진용에게도 직접 물어봤다. '정말 나랑 호형호제했다고 하는데 그게 맞는 얘기냐, 나는 그렇게 하기로 한 적이 전혀 없다, 정진용이 술을 마셔서 기분이 업(up)돼서 나한테 형님이라고 한 적이 있는지는 몰라도 나랑 정진용이랑 호형호제한 기억은 없다, 정진용이 청장님이라고 불렀던 기억밖에 없다'고 말이다. 정진용도 법정에서 자기 입으로 내 이야기가 맞다고 했다. 

그런데 신삼길(전 삼화저축은행 회장) 운전기사가 정진용이 청장 관사를 방문했을 데 나한테 형님이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정진용이 '형님 저 왔습니다'라고 한 것을 들었다는 것이다. 나는 정황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 정진용이 업돼서 그런 말을 했을 수는 있지만…." 

-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총 4-5차례 서울지방경찰청장 집무실이나 경찰청장 관사 등에서 만났고, 정진용씨에게 경찰행정발전 유공 감사장을 수여했을 정도라면 좀 가까운 사이라고 볼 수 있지 않나? 
"정진용 본인은 나랑 되게 가깝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내가 정진용을 만난 횟수에 비해 다른 사람들보다 낯설지 않았던 것은 가끔씩 전화를 걸어왔기 때문이다. 부산지방경찰청장으로 있을 때도 전화를 몇 번 받았다. 술자리 같은 시끌벅적한 데서 전화를 건 뒤에 '청장님 저 경발위(경찰행정발전위원회) 정진용입니다,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청장님 편입니다, 다 청장님 좋아하는 사람들입니다, 청장님 도와 드릴 테니 격려 말씀 한마디 해주세요' 이런 식으로 전화했다. 

그래서 나중에 정진용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니 평도 좋아서 '아 괜찮은 사람이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경발위에서 정진용보다 더 자주 만나는 사람들도 그렇게 전화를 걸어오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런데 정진용이 그렇게 전화를 해오니까 머리에 확실하게 각인됐다. 내가 감사장을 준 사람 수가 2500명이 넘는다. 경발위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사람들은 이미 감사장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정진용이 특별히 살갑게 전화도 걸어오고 하니까 내가 감사장 하나를 챙겨준 거다." 

"우리는 돈을 주고받을 만한 관계가 아니었다"

- 그런데 정진용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했을 때는 이미 경발위원에서 해촉된 상태였다. 
"나는 몰랐다. 법정에서도 이것이 논란이 됐는데 2009년에 경발위원에서 해촉됐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잘 안만났던 사이니까 해촉된지도 몰랐다."

- 경찰에서는 행발위원, 검찰에서는 범방위원이 있는데 이들이 경찰 간부나 검사들과의 관계를 부풀려 과시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없지 않다. 하지만 부산 경발위원들은 상당히 괜찮았다. 단순한 경제인이 아니라 부산지역사회에서 존경받는 인물들이었다. 강희락 청장 때 부산 경발위원을 인선했는데 멤버들이 아주 좋았다. 범방위원들과도 겹쳤다. 잘 안나오는 사람은 정리하고 새로 영입하곤 했는데 정진용은 그때 들어온 것 같다." 

- 정말 정진용씨에게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면 왜 정씨가 검찰에서 이러한 내용을 진술했다고 생각하나? 
"판결문에 다 나와 있는데, 그 판결문에도 그 이유가 극히 일부만 나와 있다. 우리 변호사 주장을 들어보면 그것(횡령 혐의)보다 훨씬 큰 것을 가지고 검찰이 정진용을 협박하고 회유했다. 판결문에도 적시돼 있지만 장기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궁박한 상황에서 뇌물건을 허위로 진술한 것이다." 

- 정진용씨는 지난 2015년 5월 9일 횡령 혐의로 긴급체포됐지만 1-3회까지의 피의자 신문까지는 뇌물공여건을 진술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뭐라고 보는가? 
"돈을 준 적이 없으니까 당연한 거다. 설사 자기가 돈을 줬더라도 뇌물공여죄로 처벌받을 수 있는데 그것을 진술하겠나. 우리는 돈을 주고받을 만한 관계가 아니었다. 제가 할 얘기가 많다. 항소심이 끝나면 아주 구체적으로 얘기할 계획이다."

- 정진용씨가 뇌물공여건을 진술하기 시작한 시기는 횡령, 조세포탈 혐의와 관련해 부인과 내연녀 등이 강도 높은 검찰의 조사를 받기 시작한 직후였다. 
"우리 변호사가 법정에서 그렇게 주장했고, 재판부도 그것을 받아들여서 판결문에 반영했다."

- 결국 1심 재판부의 판단처럼 "자신과 가족들의 횡령 혐의로 인한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으로 뇌물사건을 허위로 진술했다고 보는가? 
"우리 변호사도 계속 그렇게 주장했고, 1심 판사도 그것을 받아들였다."

"처음부터 '조현오'를 노린 표적수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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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적수사였다. 그렇게 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분명하다. 정진용 구속영장 청구가 두 차례 기각됐다. 수사하는 사람들은 구속영장 청구가 두 번이나 기각되면 그 수사는 끝난 것으로 간주한다. 그런데 검찰은 정진용 구속영장 청구가 두 번이나 기각됐는데도 부산지검 특수부 모든 수사인력을 동원해서 나를 팠다. 저와 가족, 주변 친구들을…."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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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처음부터 조현오 전 청장을 노리고 관련진술을 받아냈다고 보는가? 아니면 정진용씨가 살기 위해 조현오 전 청장을 끌여들였다고 보나? 
"사실 송영조 조합장(부산 금정농협)을 취재하면 제가 이것을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모든 수사의 초점은 처음부터 조현오에 맞춰져 있었다. 판결문을 보면 정진용이 40억 원 횡령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돼 있다. 40억 원도 재판부가 인정한 액수다. 그 40억 원 횡령만 해도 정진용은 장기형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생각해보라. 정진용이 나한테 3000만 원 준 것과 집행유예 기간에 있는 사람이 40억 원을 횡령한 것 가운데 어느 것이 더 크게 처벌받겠나? 그런데도 검찰은 조현오에 집중적으로 초점을 맞추었다. 정진용이 긴급체포됐을 때 그 사유가 횡령이었다. 하지만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에는 횡령액수가 대폭 줄었고(1억여 원), 조현오 뇌물공여 부분만 집중적으로 부각됐다."

- 검찰이 처음부터 조현오 전 청장을 노렸다고 보나? 
"표적수사였다. 그렇게 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분명하다. 정진용 구속영장 청구가 두 차례 기각됐다. 수사하는 사람들은 구속영장 청구가 두 번이나 기각되면 그 수사는 끝난 것으로 간주한다. 그런데 검찰은 정진용 구속영장 청구가 두 번이나 기각됐는데도 부산지검 특수부 모든 수사인력을 동원해서 나를 팠다. 저와 가족, 주변 친구들을…."

- 정진용씨는 신삼길 전 회장의 여비서 계좌에 3000만 원을 송금한 뒤 거기에서 3000만 원을 인출해 2011년 8월 19일 조현오 전 총장에게 건넸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정진용씨가 송금한 3000만원은 2011년 8월 30일까지도 인출되지 않았다. 
"정진용이 신삼길 여비서 계좌를 빌려서 거기에 돈을 송금한 뒤 그 돈을 찾아서 나에게 갖다 줬다고 하는데 그 돈이 안 빠져나갔다. 그런데 신삼길은 여비서를 시켜서 자기 사무실 금고에 있는 돈을 종이봉투에 넣은 뒤 쇼핑봉투에 담아서 운전기사를 통해서 아미가 호텔에 있던 정진용에게 줬다고 했다. 하지만 신삼길 운전기사는 법정에서 자기는 돈을 전달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 이 사건 주요 인물들의 진술이 그렇게 크게 엇갈렸는데. 
"조폭인 이승우는 '정진용과 내가 식사를 하고 있는데 신삼길 운전기사가 그 돈을 가져왔고, 정진용이 그것을 받아서 조현오 전 청장에게 줬다'고 했다. 그런데 정진용은 자기가 돈을 인출해서 내게 줬다고 했다. 이렇게 네 사람(정진용-신삼길-이승우-운전기사) 이야기가 다 다르다."

- 그렇게 되면 검찰의 공소사실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데.  
"그러니까 무죄받았지 않나. 심지어 가방 부분도 웃긴다. 정진용은 돈을 인출해 손가방에 넣어서 나한테 갖다 줬다고 했다. 그런데 잠자는 시간 이외에 정진용과 항상 붙어다닌다는 이승우는 법정에서 '정진용이 손가방을 들고 다니냐?'는 질문을 받고 '정진용은 손가방 안들고 다닌다, 카드와 돈만 넣는 머니클립 반지갑만 갖고 다닌다'고 답변했다. 정진용은 손가방에 돈을 넣어서 내게 갖다 줬다는데 이승우는 '정진용은 가방 같은 것 들고 다니는 거 싫어하는 성격이다'고 했다. 이것은 완전히 코미디다."

[관련기사] 

[인터뷰②] "검찰은 나를 '검찰 공적 1호'로 보고 있었다"

 

[인터뷰③] "3급 한국 검찰은 5급 일본 검찰보다 나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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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각종 수소탄 이미 미사일에 장착 주장

북, 각종 수소탄 이미 미사일에 장착 주장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3/06 [09:47]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조선이 시험 발사한 신형 대구경 방사포는 파편 지뢰탄, 지하 침투탄, 산포탄에 의한 여러 가지 사격 방식의 무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켓 발사 후폭풍만 봐도 이 대구경 방사포가 얼마나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위력적인 로켓포인지 한 눈에 알린다.     ©이정섭 기자

 

▲ 민족통신 노길남 대표와 대담을 나누고 있는 북 정기풍 교수     © 자주시보

 

북이 1월 6일 수소탄 시험을 전격 단행하여 성공했다고 발표하고 2월 7일 광명성-4호 위성까지 발사하자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대북제재움직임이 강화되고 이에 강력하게 북이 반발하는 등 한반도 정세가 긴장국면으로 접어들자 북 현지취재의 길에 나선 민족통신 노길남 대표가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북 김철주 사범대 정기풍 교수 대담 기사에서 정 교수는 인민군 장령의 말을 인용하여  "북이 이미 소형화, 표준화, 규격화된 탄도로케트장착용 수소탄까지 완전무결하게 완성되여 장비되여있으며 다종의 핵탄들을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제한없이 운반할수 있는 최첨단타격수단들이 그쯘히(거뜬히) 장비되여있다"고 언명하였다.

 

그러면서 "털어놓고 말해서 수소탄을 보유한 우리의 코앞에서 미군과 남조선군이 파철더미같은 미국제 무기들을 끌어다놓고 우리를 반대하는 전쟁연습이라는것을 벌려대고있는것을 보면 가소로움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근 북 국방위원회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인민군대에 300mm 대구경 방사포 시험발사 현지지도 당시 언제든 핵무기를 쏴버릴 수 있게 준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북의 보도가 나왔는데 그 핵무기가 바로 각종 미사일에 장착된 수소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같은 북의 보도에 대해 미국에서는 북이 핵무기를 개발하여 실전배치했다는 어떤 증거도 아직 보여준 것이 없다며 빈말일 뿐이라고 일축하였다.

 

정기풍 교수는 대담에서 핵무기도 계속 개발 강화하면서 경제발전도 동시에 추진하는 핵-경제 병진 노선을 추진하는 의도도 밝혔다.

 

그는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을 병진시킬데 대한 우리 당의 노선은 위대한 장군님께서 물려주신 핵무력을 강화발전시켜 나라의 방위력을 철벽으로 다지면서 경제건설에 더 큰 힘을 넣어 우리 인민들이 사회주의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는 강성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전략적 노선입니다.》라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3월전원회의 연설 내용을 언급하면서 병진 노선의 첫번째 의도는 "미제와 추종세력의 핵위협을 핵으로 맞받아 쳐갈기고 우리의 사회주의제도를 수호하자는것"이며, 다음으로는 "미제와 추종세력의 제재, 봉쇄도 핵위력으로 짓부시고 강성대국건설위업을 완성하자는것"이라고 지적하였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다시말하면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의 핵위협과 무분별한 침략책동을 꺽어버릴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핵무력으로 조국의 안전을 확고히 지키자는것이며 핵무력을 담보로, 기초로하여 경제건설의 평화적환경을 마련하고 과학기술발전, 동력, 자금조성, 투자확대 등의 문제들을 해결함으로써 경제강국건설을 다그치자는것이다."고 언급하였다.

 

결국 강력한 핵무력으로 경제건설의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여 해외투자 등도 적극 유치하여 경제강국건설을 다그치겠다는 것으로 그간 지속적으로 잠수함발사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당창건 70돌 기념 열병식의 최첨단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공개 등 미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핵무기 운반 수단을 공개한 것도 그런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미국과 국제사회가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장면, 수소탄이 터지는 장면 등도 공개하지 않아 이를 믿지 않고 있어 지금까지는 북이 완벽한 핵억제력을 구축하여 누구나 투자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만들었다고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여전히 국제사회에서는 북은 미국에게 아직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인식이 퍼져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래서 어제도 친미국 필리핀에서 유엔대북결의안에 따라 북 선박을 몰수하는 조치까지 취했던 것이다.  

 

북도 이를 익히 알고 있어 최근 신형 대전미사일과 300미리 대구경 방사포가 목표를 명중시키는 시험발사 장면을 공개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멀지 않아 강력한 위력의 수소탄 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시험도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견된다.

 

실제 정기풍 교수는 "국가과학원의 한 책임일꾼은 우리 과학자, 기술자들은 지리적조건의 제한이 없고 영토만 넓다면 미국땅 전체를 일시에 없애버릴 몇백Kt급, Mt급수소탄까지 연거퍼 터뜨릴 기세에 충만되여있다고 당당히 선언했다."고 언급하여 북이 중국과 같은 거대한 사막이 있다면 수소탄 지상 폭파 시험도 단행할 의지가 있음을 알렸다.

 

북 내부에서는 영토가 좁아 그런 시험을 할 수는 없겠지만 태평양 공해상 등지에서 사전 공개 후 시험을 단행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소탄은 원자폭탄을 기폭장치 즉, 방아쇠로 이용하기 때문에 방사능 오염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폭발력에 비해 오염 정도가 매우 약하다. 특히 북은 핵폭탄을 기폭장치로 사용하지 않는 특수한 수소폭탄 개발에 성공했고 지난 1월 6일 그것을 시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실제 폭발력을 놓고 보았을 때 핵폭탄을 기폭장치로 사용한 것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을 정도로 약한 폭발력을 보여주었다. 그래도 핵시험임은 지진파 분석을 통해 구분할 수 있어 북이 무슨 핵폭탄인지는 몰라도 소형 핵폭탄을 터트렸다는 점만은 명백하게 확인된 상황이다. 방사능 오염 문제를 없애기 위해 분열핵폭탄을 기폭장치로 사용하지 않고 핵융합만을 이용하는 순융합폭탄을 미국 등에서 개발하고 있는데 아직 실전배치했다는 소식은 없는 상황이다.

 

북이 그런 종류의 방사능 오염이 없는 수소폭탄을 만들었다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핵무기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된다. 실제 북이 수소탄 핵시험을 단행한 후 유의미한 방사능물질을 어떤 나라도 아직 포집했다고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북에서는 환경적으로 안전한 수소탄 시험이었음이 증명되었다고 발표하였다. 따라서 북이 핵분열탄을 기폭장치로 이용한 구형 수소탄 시험이 아닌 방사능 오염이 없는 신형 수소탄 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이는 말로서가 아니라 실제 지상 시험을 통해 보여줄 때만 완전하게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을 것이다. 정말 방사능 오염문제가 없는 수소탄 개발에 성공한 것이라면 지상 폭발시험도 곧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미국만이 아니라 전통적인 혈맹국인 중국과 러시아마저 대북제재에 나서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는 지하 수소탄 시험만으로는 경제발전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북이 많은 경제특구를 지정하고 국제사회의 투자를 받기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번 7022유엔대북제재결의안으로 해서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견된다. 이는 정기풍 교수가 밝힌 환경조성과 거리가 멀다.

 

따라서 대북투자가들의 안전을 확고하게 담보할 수 있는 힘을 명백하게 보여주는 조치가 이후 북에서 연이어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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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진짜 변화'를 원한다

필리버스터의 교훈…야권 총선 승리하려면?
[주간 프레시안 뷰] 국민은 '진짜 변화'를 원한다
 
| 2016.03.04 17:41:35

"정치란 열정과 균형감각 둘 다를 가지고 단단한 널빤지를 강하게 그리고 서서히 뚫는 작업입니다. 만약 지금까지 '불가능’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계속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인류는 아마 가능한 것마저도 성취하지 못했을 것입니다."(막스 베버 <직업으로서의 정치>)


20대 총선 레이스의 서막을 가장 강력하게 열어젖힌 '필리버스터'가 멈췄습니다. 38명의 야당 국회의원들이 펼친 무려 192시간 25분의 대장정이 막을 내렸습니다. '국회로 온 나꼼수' '마국텔(마이 국회 텔레비전)' 등 20-40을 중심으로 필리버스터는 하나의 현상이었습니다.  


시민들은 야당 국회의원들의 '존재 증명'을 기꺼이 시청하고 퍼날랐습니다. 이 현상은 소셜 미디어의 울타리를 넘어 술집에서도 주요 이슈였습니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정치사에 이런 강력한 메시지 폭풍이 또 있었을까요?  
테러 방지법을 반대하기 위한 이번 필리버스터 대장정은 단순히 의사진행 방해 발언을 넘어 하나의 운동으로 승화됐습니다. 젊은이들에겐 또 하나의 거대한 정치 페스티벌이었습니다. 국회의원들이 한계에 도전하는 정치 스피치 리얼리티 쇼를 관람하면서 '한국의 야당에게도 이런 국회의원이 있었구나' 하는 감탄을 쏟아냈습니다.


지난 2월23일 오후 7시6분에 시작해 3월2일 오후 7시31분에 종료된 필리버스터는 정의화 국회의장의 돌연한 직권상정 방침이 빚어낸 우연의 산물이었습니다. 사전에 기획된 퍼포먼스가 아니었던 것이죠. 필리버스터가 국회선진화법의 규칙을 넘어 하나의 현상으로, 새로운 운동으로 발전해 간 것도 그것의 자연발생성, 육체적 한계에 도전하는 과감한 헌신성, 국민의 기본권 침해 우려가 상당한 테러 방지법 반대라는 정의로운 목적성, 고루한 국회TV를 소셜 미디어로 퍼나르고 참여의 공간을 넓혀낸 강력한 소통성 등이 융합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파장은 강력했습니다. 선두타자 김광진이 안타를 치고 문병호가 번트를 쳤을 때까지만 해도 이런 폭발력을 가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필리버스터를 필리버스터 현상으로 만든 것은 은수미였습니다. 10시간 18분 동안 이어진 은수미의 필리버스터에는 테러 방지법을 막아야 한다는 진정성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고 사람들은 그 진정성에 마법처럼 빨려들었습니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쓴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모든 사람에게 기적을 부르는 요정이 찾아온다고 했었죠. 그 영감을 받아 외화시키는 것은 행운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그 요정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 같지만, 준비된 사람에게만 발견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국가정보기관으로부터 고문을 당하고 아직도 그 후유증을 앓고 있는 은수미에게 테러방지법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공포였을 겁니다. 그리고 정부여당의 테러방지법은 거의 무제한 개인 사찰이 가능한 법이었구요. 정의화가 직권상정을 결정했을 때 은수미는 선거의 유불리를 떠나 국민의 기본권이 파괴될 수 있는 테러방지법을 막아야겠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이것은 의원총회에서 '테러방지법을 막을 순 없더라도 국민들에게 그 위험성을 알리고 최대한 지연시킬 수 있는 필리버스터라도 하자'는 의견으로 이어졌고 이종걸 원내대표가 이를 전격 수용하면서 거대한 정치 록페스티벌이 시작된 것입니다.


필리버스터 10시간을 넘긴 은수미의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사람들이 하나둘씩, 시간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TV나 소셜 미디어 앞에 몰려들었습니다. 은수미는 가누기조차 힘든 몸을 연단에 기댄 채 마지막 말들을 이어갔습니다. 눈물이 흘러내렸고, 영상 앞에 모여든 수많은 시민들이 함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눈물엔 매우 복잡한 의미, 젊은날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열정과 오랜 투옥생활, 아주 미흡하다고 느낀 4년 간의 국회의원 생활, 그가 대변하려고 했던 비정규직을 비롯한 '을'들의 고단한 삶, 청년들의 절망, 나아가 혼신을 다해 무제한 토론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러 방지법을 막을 수 없다는 자괴감 같은 것이 뒤섞여 있었을 겁니다. 발밑에서부터 머리끝까지 광속으로 오가는 회한과 연민이 눈물이 되어 흘러내렸고 그 감정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도 전달됐습니다. 은수미의 길고 긴 필리버스터의 흔적인 국회속기록에는 이런 말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제발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물론 저는 대한민국 국민을 믿습니다. 이 법이 통과된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바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또 누군가 고통을 당해야 될지도 모릅니다. 단 한 사람이라도 덜 고통을 당할 수 있는 방법을, 좀 덜 고통받는 방법을 제발 정부 여당은 좀 찾읍시다. 이것은 저는 사람을 위하는 것은, 약자를 위한 정치에는…여당도 야당도 없고, 보수도 진보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직 국민을 위해서 생각하고요." 


지난 2월23일부터 이 글을 쓰고 있는 3월4일까지 트위터, 블로그 등 소셜 미디어에서 필리버스터를 언급한 글은 무려 338만8766건이 검색됐습니다. 정말 놀라운 숫자입니다. 이 같은 언급량은 2014년 4월16일부터 열흘 동안의 세월호 언급량 214만5028건을 웃도는 폭발력입니다. 은수미가 활약한 지난 2월24일 하루 언급량만 83만5218건을 기록해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세월호 일일 최다 언급량을 기록했던 2014년 4월17일엔 33만3312건이었습니다. 인물 연관어 분포에서도 은수미가 압도적 1위를 차지해 가장 강력한 '필리버스타'임을 증명했고 김광진, 박원석, 정청래, 신경민, 박영선, 이종걸, 강기정, 홍종학, 김용익, 이학영, 문병호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24일 은수미 하루 언급량은 50만 건을 돌파해 소셜 빅데이터 관측사상 일일 최다 인물 언급량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기존 기록은 2012년 대통령선거가 임박했던 12월16일의 박근혜 43만 건과 문재인 36만 건을 훨씬 웃도는 수치입니다.

 

 

ⓒ유승찬


필리버스터는 정치 의제로는 보기 드물게 긍정어 분포가 부정어 분포를 압도한 것도 특징이었습니다. 긍부정 연관어를 살펴보면 합법적 반대, 응원, 중요하다, 필요하다, 잘하다, 기막힌, 좋은 같은 단어들이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습니다. 다소 길게 필리버스터가 어느 정도의 크기로 우리에게 다가왔는지를 몇 가지 데이터를 곁들여 살펴보았습니다. 필리버스터는 한국 정치사에 가장 뜨거운 한순간으로 기록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필리버스터 현상을 주도했던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돌연 필리버스터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놀라운 일이죠. 담대한 마음으로, 테러 방지법을 막겠다는 각오로 필리버스터를 더 진행했다면 판을 완전히 뒤흔들 수 있었는데 말이죠. 


물론 여기에 대해서는 많은 이견이 존재할 겁니다. 혹자는 앞서 인용한 베버의 열정(필리버스터)을 제어할 균형감각(중단)을 발휘한 것이라 말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것은 균형감각이 아닙니다. 역풍을 우려했다는 소리도 들리고, 안보 프레임으로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는, 보수언론의 협박성 프레임 말고는 뚜렷한 근거도 찾을 수 없는 것이 중단을 결정한 더민주 지도부의 논리였습니다. 그들은 중도층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경제 프레임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선거에서 역풍이란 이기고 있는 정당이 두려워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야권분열 이후 1여다야 구도가 형성됐고 새누리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 가운데 야당은 판을 흔들 모멘텀을 일부러라도 찾는 것이 상식일 것입니다. 그런데 더민주 지도부는 새누리당의 일방독주를 막을 수 있는 기적 같은 기회를 날려버렸습니다.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은 균형감각이라기보다 두려움의 소산이고,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려는 정의로운 결정이라기보다 비대위 지도부의 권력체계를 위한 선택이었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19대 국회 들어 거의 처음 주도권을 쥔 더민주가 전투에서의 유리한 고지를 일부러 내준 기이한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가령 김종인 비대위는 문재인 안철수 갈등의 화근이었던 혁신안마저 버리고 당무위 권한까지 위임받는 등 무소불위의 권력체계를 완성했습니다. 혁신안을 부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당내 반대여론조차 형성되지 않을 만큼 강력한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필리버스터가 권력의 수렴청정 흐름에 원심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늘(4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정례 여론조사는 필리버스터가 더불어민주당의 존재감을 상당히 끌어올렸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더민주 지지율이 지난 주 대비 4%포인트 급등한 23%를 기록했고 새누리당 지지율은 4%포인트 급감한 38%를 기록했습니다. 필리버스터를 이어갔다면 이 같은 추세는 더 가파르게 형성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필리버스터를 통해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알려지면서 20~40세대와 특히 여성층이 크게 움직였습니다. 20대 지지율은 새누리당의 경우 전주(27%) 대비 10%포인트가 줄어든 17%를 기록했고 더민주는 전주 대비 5%포인트 증가한 31%를 기록했습니다. 30대 지지율도 새누리당은 전주 대비 7%포인트 감소했고, 더민주, 국민의당, 정의당은 각각 3%포인트, 4%포인트, 3%포인트 증가했습니다. 40대와 50대 초반에서도 지지율 이동이 감지되는데 특히 40대 새누리당 지지율은 8%포인트 감소했고,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각각 5%포인트씩 상승했습니다. 새누리당 콘크리트 지지율을 보이는 60대 이상에선 의미 있는 변동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여성의 경우에도 움직임이 뚜렷했습니다. 새누리당 여성 지지율은 42%에서 37%로 5%포인트 감소했고, 더민주 여성 지지율은 19%에서 26%로 7%포인트나 껑충 뛰었습니다. 테러방지법에 대한 찬반 여론도 반대 39%, 찬성 51%로 나타났고 박근혜 대통령 국정지지도도 30%대로 미끄러졌습니다. 필리버스터가 테러방지법에 대한 국민 여론을 실제로 움직였다는 사실을 뒷받침했습니다.  


필리버스터는 테러 방지법의 위험성을 알리고 국민의 기본권 침해에 대한 우려를 국민적으로 확산시킨 매우 효율적인 방식이었습니다.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에 이렇게 강렬한 정치 퍼포먼스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데도 더민주 지도부가 '안보 프레임으로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는 낡고 단순하며 수세적인 프레임에 갇혀 끓어오르는 대중의 열정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두고두고 회자될 것입니다.  


물론 선거에서 경제 이슈는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불평등 문제와 청년실업, 경제민주화 등의 이슈는 국민의 삶과 직결된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제기된 문제, 즉 국민의 사생활 침해 위험성이 매우 큰 법안을 회피하는 정당이 경제 이슈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테러 방지법은 단지 안보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여성들이 여론조사 데이터로 말하고 있습니다. 나의 핸드폰과 계좌를 뒤질 수 있다는 공포는 상존합니다. 최근 텔레그램으로의 이주 현상이 다시 나타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메시지는 대중의 관심의 크기에 따라 전파됩니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비롯한 내부 시스템 정비 문제가 시급한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판을 뒤엎을 수도 있었던 거대한 흐름을 역동적으로 껴안지 못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리버스터가 불러일으킨 극적 깨달음은 아직 멈추지 않았습니다. 국회 안의 필리버스터 정신을 국회 밖에서 창조적으로 이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매우 담대한 정치적 상상력이 대중의 패배주의를 새로운 가능성으로 '새로고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야권이 이번 총선에서 집권여당의 공세를 뚫고 승리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강한 열정을 조직하며,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가령 "주 40시간 일하는 사람들이 가난해서는 안 됩니다"라는 샌더스의 공감과 "캐나다 국민들이 변화를 원하면, 세상의 모든 자본도 변화를 멈춰세울 수 없다"는 트뤼도의 열정, 연두연설에서 최저시급 '텐텐법안'을 발의한 버락 오바마의 프래그머티즘을 구현할 수 있다면 아직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필리버스터 운동'이 보여줬듯이, 국민들은 '진짜 변화'를 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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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스물여덟, 영원히 위대한 서정시의 탄생


등록 :2016-03-04 22:10수정 :2016-03-05 16:25

시인 윤동주(1917~1945). 사후에 단 한편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남겼다. 윤동주의 시는 내일도 스물여덟살이다. 빼앗긴 시대, 괴로워하던 스물여덟이 괴로우나 괴로운 줄 모르는, 괴롭다고 고백할 수 없는 오늘날에 찾아왔다. <한겨레> 자료사진
시인 윤동주(1917~1945). 사후에 단 한편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남겼다. 윤동주의 시는 내일도 스물여덟살이다. 빼앗긴 시대, 괴로워하던 스물여덟이 괴로우나 괴로운 줄 모르는, 괴롭다고 고백할 수 없는 오늘날에 찾아왔다. <한겨레> 자료사진
[토요판] 특집 / 동주가 돌아왔다
▶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숨진 윤동주의 장례가 1945년 3월6일 뒤늦게 치러졌습니다. 올해는 윤동주 서거 71주기입니다. 윤동주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판본이 지난 2월24일~3월1일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4위에 올랐고, 시인의 일대기를 그린 저예산 영화 <동주>도 조용한 흥행몰이 중입니다. 몰락한 시대, 끝없이 부끄러워했던 윤동주의 시가 어깨 곁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그의 시가 다시 불어오는 것은 부끄러움을 잊고 사는 탓일까요.

 

황혼이 짙어지는 길모금에서
하루 종일 시든 귀를 기울이면
땅거미 옮겨지는 발자취 소리.

 

발자취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나는 총명했던가요.

 

이제 어리석게도 모든 것을 깨달은 다음
오래 마음 깊은 속에
괴로워하던 수많은 나를
하나둘 제 고향으로 돌려보내면
거리 모퉁이 어둠 속으로
소리 없이 사라지는 흰 그림자,

 

흰 그림자들
연연히 사랑하던 흰 그림자들,

 

내 모든 것을 돌려보낸 뒤
허전히 뒷골목을 돌아
황혼처럼 물드는 내 방으로 돌아오면

 

신념이 깊은 의젓한 양(羊)처럼
하루 종일 시름없이 풀포기나 뜯자.

 

-‘흰 그림자’, 1942.4.14.-

 

 

이름 잃은 사내가 빛 잃은 거리를 서성이다 모퉁이 속으로 사라지는 흰 그림자를 바라본다. 사랑하는 그림자를 어둠 속에 소리 없이 보내고 뒷골목을 돌아 찾아온 방. 시들어간 귀를 안고 황혼으로 물드는 작은 방에 앉는다. 양처럼 풀포기를 뜯자. 그제야 소리 없이 중얼거린다. 이름 잃은 사내는 히라누마 도주(25). 시인 윤동주.

 

일본 도쿄 이케부쿠로역 근처에 자리한 릿쿄대학 영문과 선과(先科) 1학년 윤동주는 1942년 4월14일 일본인들 사이를 서성이다 돌아와 시를 쓴다. 12일 전 입학한 신입생은 어쩐지 괴롭고 그립다.

 

태극기 날리는 간도 명동소학교
잃어버린 조국 밖의 조국
윤동주, 송몽규, 문익환은
나라 잃은 설움에도 꿋꿋했다
몽규와 동주는 문학을 사랑했다

 

열일곱 몽규가 신춘문예 등단
동주는 시에 날짜를 적기 시작했다
몽규는 열여덟에 무장투쟁 위해
중국으로 떠나고 동주가 남았다
‘잃어버린 완고하던 형’이 그립다

 

시 ‘십자가’ 육필 원고.
시 ‘십자가’ 육필 원고.

 

흐르는 거리

 

윤동주는 1942년 1월29일 이름을 잃었다.

 

조선총독부는 1939년 11월10일 총독부 제령 19호로 ‘창씨개명’을 공포하고 참여가 저조하자 소설가 이광수 등을 동원해 1940년 8월 창씨율을 79.3%로 끌어올린다. 1941년 11월 개명을 거부한 조선인에게 제재조치를 공표한다. ‘자녀는 학교 입학과 진학을 거부한다. 행정기관은 모든 민원 사무 취급을 안 한다. 비국민·불령선인으로 단정해 경찰 수첩에 기입해 철저히 사찰한다….’ 윤동주는 1942년 1월29일 창씨개명계를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에 제출한다.

 

유학을 결심한 윤동주와 고종사촌 송몽규는 창씨개명을 하지 않고선 일본 대학에 입학할 수 없었다. 창씨개명계를 제출하기 닷새 전 그는 한 편 시를 원고지에 적는다.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 이십사년 일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참회록’, 1942.1.24.-

 

 

그가 ‘참회록’을 쓰고 원고지 아랫부분 왼쪽에 끄적거려본다. ‘詩人의 告白’(시인의 고백). 연필이 쉬이 그를 놓지 않는다. 그 아래 적는다. ‘渡航 證明’(도항 증명). 일본으로 떠나는 도항을 증명한다. 시는 길을 일러주지 않는다. 그가 종이 위에 답한다. ‘詩란 不知道’(시란 부지도). ‘시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동주는 1942년 고종사촌 송몽규와 일본행 배를 탔다. 언제인지 정확한 날짜는 확인되지 않는다. 교토제대 사학과에 입학한 송몽규, 릿쿄대 영문학과생 윤동주는 미리 유학와 있는 당숙 윤영춘을 만난다. “나는 둘의 손목을 잡고 우에노 공원과 니혼바시를 내 집 뜨락처럼 쏘다녔다. 문학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가운데서 (…) 시와 조선이라는 이름은 말버릇처럼 동주의 입에서 자주 튀어나왔다.”(윤영춘, ‘명동촌에서 후쿠오카까지’, <나라사랑> 23집 1976년 여름호)

 

넉넉한 집안의 아들 동주는 대학노트를 끼고 강의실에 들어간다. 어느 밤 바닥에 그려진 낯선 그림자처럼 부끄러움이 그를 길게 따라다닌다. 그런 밤 동주는 잠이 들지 않고 원고지에 자신을 써내려갔다. 창밖으로 밤비가 속살거린다.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보면 어릴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쉽게 쓰여진 시’, 1942.6.3.-

 

 

일본으로 건너오기 전 윤동주와 송몽규는 1938년 언더우드 선교사의 아들 원한경이 교장으로 재직하는 연희전문학교에 입학했다. 일본의 탄압 정책으로부터 거리를 유지하며 자유로운 학풍 가운데 공부하고자 했다. 윤동주는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새로운 길’)을 잠시 그려보지만 중일전쟁이 확대되면서 다시 수난의 시간을 맞는다. 1941년 3월 조선어가 교육과정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1940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가 폐간된 데 이어 이듬해 4월 문학잡지 <문장>과 <인문평론>이 폐간된다. 윤동주가 존경한 한글학자 최현배 교수는 1938년 11월 강제 해직됐다가 도서관 직원으로 복직된다. 연희전문은 이제 수탈된 조국에서 숨을 트는 호흡기가 아니다. 대학 4학년 가을, 시인은 잃어버린 길 위에 섰다.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길’, 1941.9.31.-

 

꿈은 깨어지고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
내 백골이 따라와 한방에 누웠다.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 속에 곱게 풍화작용하는
백골을 들여다보며
눈물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백골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혼이 우는 것이냐.

 

지조 높은 개는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
어둠을 짖는 개는
나를 쫓는 것일 게다.

 

가자 가자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백골 몰래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에 가자.

 

-‘또 다른 고향’-

 

 

 

윤동주는 중국 만주 간도의 명동마을에서 자랐다. 1917년 12월30일 명동마을에서 태어나 1945년 2월16일 일본에서 옥사하기까지 그는 본토를 떠나 타지로 갔다. 만주 간도에서, 경성으로, 다시 일본으로. 그가 태어나고 자란 명동마을을 고 문익환 목사는 1976년 4월 <월간중앙>에서 이렇게 기억한다. 윤동주, 송몽규, 문익환은 1925년 명동소학교에 입학했다.

 

“안수길의 ‘북간도’를 읽어보면, 한국인들은 북간도에서 중국인들에게 행패를 당해 망국민의 설움을 톡톡이 당한 것처럼 되어 있다. 물론 그런 곳도 적지 않았고 그런 사건도 있었다. 명동만은 그렇지 않았다. 명동에서 이야기된 일이 밖으로 새는 일이 없을 정도로 전 주민이 민족애로 뭉쳐 있었다. (…) 동주와 내가 졸업하던 1931년까지 명동학교는 행사 때마다 태극기를 걸고 애국가를 불렀다. 작문시간에는 어떤 제목이 나오든 조선독립으로 결론을 끌고 가지 않으면 제대로 점수를 못 받았을 정도였다. 망국의 울분을 짓씹으면서도 우리는 조국의 품 안에 안겨 있는 느낌이었다. 거기는 우리 선조들이 쌓았던 성터가 남아 있었고 땅속에서는 우리 선조들이 쓰던 활촉들이 무더기로 나왔고 절구 같은 생활도구들이 땅을 가는 보습에 걸려 나왔다. 거기는 남의 나라가 아니었다. 거기만은 조국이 살아 있었다.”

 

윤동주의 아버지는 중국 베이징에 유학을 다녀온 명동학교 교원이었다. 그의 외삼촌은 김약연 목사. 김약연 목사는 1918년 한일병합 이후 최초의 독립선언서인 ‘무오독립선언서’에 서명한 39인 중 한 명이다. 천주교 신부들로부터 협조를 거부당한 안중근이 명동마을 뒷산에서 권총 사격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에 두 명의 주인공이 출연한다. 동갑내기 고종사촌 송몽규와 윤동주. 둘은 명동소학교, 은진중학교, 연희전문학교, 일본 유학,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까지 함께했다. 시인과 무장투쟁 독립운동가, 가고자 하는 길은 달랐지만 그 길 끝은 죽음이었다. 둘은 문학을 사랑했다. 명동소학교 동급생인 시인 김정우의 기억에 따르면 윤동주와 송몽규는 5학년 때 잡지 <새 명동>을 몇 호 발간했다. 몽규는 동주보다 먼저 두각을 드러냈다. 1934년 12월 은진중학교 3학년, 열일곱 나이에 동아일보 신춘문예 콩트 부문에 ‘술가락’으로 당선된 것. 몽규가 당선된 그해 12월24일부터 동주는 시에 날짜를 기록한다. “동주는 ‘대기(大器)는 만성(晩成)이지’라는 말을 가끔했다. 몽규를 의식하는 말이었다.”(고 문익환 목사, 1976년 4월 <월간중앙>)

 

송몽규, 윤동주, 문익환. 세 사람은 은진중학교에서 한 명의 은사를 만난다. 동경제대에서 동양사를 전공한 명희조 선생. 명희조 선생은 유학 시절 일본인에게 돈을 주지 않으려 전차를 타지 않았다. 명희조 선생은 몽규를 눈여겨봤다. 민족주의 정신과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세워진 은진중학교는 교실마다 태극기를 걸고 삼일절과 단군 기념일을 지켰다.

 

“명 선생이 몽규를 중국으로 보낸 일이 있었다. 그것이 중학교 3학년 때의 일이 아니었나 싶다. 나는 끝내 그가 무슨 사명을 띠고 중국으로 갔었는지 묻지 못하고 말았다. 그 일로 해서 몽규는 몹시 고생했고 기어이 은진중학교를 못 마치고 같은 용정에 있는 대성중학교를 마치고 연전(연희전문)으로 올라온다. 일본 경찰은 동주보다 몽규를 주목하고 있었으리라.”(문익환)

 

송몽규는 1935년 4월 4학년으로 진급하지 않고 난징에 있는 중앙군관학교 낙양분교의 한인반으로 떠났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 김구 선생이 반일 민족독립전쟁에 나서려는 군사 간부를 양성하는 학교였다. 명희조 선생의 소개였다. 몽규는 신춘문예 당선으로 열린 출세의 길 대신 다른 길을 택했다.

 

“1935년 은진중학교에 다니던 윤동주, 문익환, 송몽규는 각기 다른 선택을 한다. 3월에 윤동주는 용정중앙교회의 주일학교에서 유년부 학생을 가르치기 시작했고 문익환은 상급학교 진학에 대비해 5년제인 평양숭실중학교로 먼저 편입했다. 당시 연희전문 같은 상급학교에 진학하려면 5년제 중학교를 졸업해야 했다. 4년제 중학교를 나오면 상급학교에 진학하기 불리했다. 송몽규는 중국으로 떠났다.”(김응교, <처럼>, 문학동네, 2016)

 

윤동주는 문익환보다 늦은 1935년 9월 편입시험을 보고 평양 숭실중학교에 입학한다. 민족애국주의 학교를 다녔던 두 사람은 침략된 조국의 좌절을 처음 맞닥뜨린다. 당시 기독교는 신사 참배파와 반대파로 갈등을 겪었고 1935년 12월4일 숭실중학생들이 신사 참배를 거부하고 해산했다.

 

“학생들은 모두 와카마쓰 신학교 앞에 모였다. 서울 남산의 조선신궁 다음으로 크고 장엄하게 지었다는 평양신궁은 모란봉 산정 부근에 위치했다. 신궁에 올라가기 위해서 가파른 돌계단을 한참이나 올라가야 했다. 돌계단을 오르고 있을 때 이미 참배를 마친 다른 학교 학생들이 찡그린 표정으로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숭실학교는 참배 대열의 맨 꼴찌였다. 계단의 한가운데쯤 올라갔을 때였다. 당시 5학년이었던 학생장 임인식 형이 갑자기 ‘제자리에서’ ‘뒤로돌아’ 고함쳤다. 학생들은 마치 일시에 전류가 통한 듯 ‘와’ 하는 함성과 함께 그대로 돌계단을 뛰어 내려오고 말았다. 그것은 이심전심의 무서운 결속이었다. 이 일로 숭실학교의 조지 S. 매퀸 교장(한국명 윤산온)은 다음해인 1936년 1월20일 파면됐다. 그 며칠 후 2월 초였다. 윤 교장의 파면 소식을 듣고 학생들이 두 명씩 세 명씩 교정에 모여들었다. 새로 학생장이 된 유성복 형의 인솔로 교장을 내놓으라며 데모가 시작됐다. (줄임) 이 일로 인해 숭실학교는 무기 휴교가 되고 나를 포함한 주동 학생들이 피검되었다. 당시 급우였던 애국 시인 윤동주는 광명학교로 옮겨야 했다.”(김두찬, ‘혹독했던 신사참배 강요’, <동아일보> 1982년 8월16일)

 

열아홉 윤동주는 깊은 겨울밤 불 꺼진 화독을 품에 안았다. 재만 남은 가슴으로, 문풍지 소리에 떠는 가슴으로 시를 쓴다.

 

소리 없는 북
답답하면 주먹으로 뚜드려보오

 

그래 봐도 후-
가-는 한숨보다 못하오.
-‘가슴 1’, 1936.3.25.-

 

불 꺼진 화독을
안고 도는 겨울밤은 깊었다.

 

재만 남은 가슴이
문풍지 소리에 떤다
-‘가슴 3’, 1936.7.24.-

 

 

윤동주와 문익환은 1936년 3월 평양 숭실중학교를 자퇴하고 간도의 용정으로 돌아온다. 둘은 경영난에 허덕이다가 일본인에게 매각된 광명학원 중학부에 입학한다.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자퇴한 학생들이 조선인의 황국화를 위해 세워진 학교에 입학한 것이다. 고 문익환 목사는 “솥에서 뛰어내려 숯불에 내려앉은 격”이라고 회고한다. 한달 뒤 중국 산둥성 지난(濟南)에서 지난 주재 일본 영사관 경찰부에 체포된 송몽규는 일본 경찰 블랙리스트에 기록된다. 함경북도의 어느 교도소에 투옥된다. ‘이런 날에는/잃어버린 완고하던 형을/부르고 싶다.’(‘이런 날’, 1936.6.10)

 

자유로운 학풍, 연희전문에 입학
곧 조선어 교육이 금지되고
암흑의 시기에 오래 침묵한다
시인은 창씨개명계를 내고
‘참회록’ 시로 부끄러워한다

 

동주는 시집을 출간하려다
원고를 후배 정병욱에게 맡긴다
후배는 시집을 어머니에게 부탁하고
땅속 항아리에서 기다린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무서운 시간

 

1938년 윤동주와 송몽규는 연희전문학교에 입학한다. 윤동주는 기숙사와 하숙 생활을 번갈아 했는데 1940년 두 학년 아래인 정병욱을 기숙사에서 만난다. 윤동주가 4학년, 정병욱이 2학년으로 진급하던 1941년 봄, 기숙사를 떠나기로 하고 누상동 마루터기에 있는 하숙방을 구했다. 한 달이 지나고 하숙집 사정으로 떠나야 할 신세가 되어 새 하숙을 구하러 길을 나선다.

 

“누상동에서 옥인동 쪽으로 내려오는 길목 전신주에 우연히 ‘하숙 있음’이라는 광고 쪽지를 발견했다. 누상동 9번지였다. 그길로 우리는 그 집을 찾아갔다. 그런데 집주인의 문패는 김송이라 씌어 있었다. 우리는 서로 바라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설마 하고 대문을 두들겨 보았더니 과연 나타난 집주인은 소설가 김송씨 바로 그분이었다. 1941년 5월 그믐께 우리는 소설가 김송씨의 식구로 끼어들어 새로운 하숙 생활이 시작되었다. 김송씨의 부인 조성녀 여사는 성악가로서 아름다운 목소리를 우리에게 가끔 들려 주셨고 저녁 식사가 끝나면 대청마루에서 홍차를 마시며 음악을 즐기고 문학을 담론하기도 했었다.

 

연희전문학교 학생 시절의 윤동주(왼쪽)와 정병욱. 정병욱은 1942년 4월 윤동주가 일본 릿쿄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건네받은 자필 시고를 고향의 어머니에게 맡겼다. 이 시집은 1948년 윤동주 사후에 출간된다.
연희전문학교 학생 시절의 윤동주(왼쪽)와 정병욱. 정병욱은 1942년 4월 윤동주가 일본 릿쿄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건네받은 자필 시고를 고향의 어머니에게 맡겼다. 이 시집은 1948년 윤동주 사후에 출간된다.

 

동주의 시집 제1부에 실린 많은 작품들이 1941년 5월과 6월에 쓰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하겠다. 비록 쓸모는 없어도 마음을 주고받는 글벗이 곁에 있었고 우울한 세태 속에서 환대하는 하숙집 주인 내외분을 만난 기쁨 가운데 시를 쓸 수 있었다. (…) 빈틈없고 알찬 일상생활에 난데없는 횡액이 닥쳐왔다. 당시에 요시찰 인물로 되어 있었던 김송씨가 함흥에서 서울로 옮겨온 지 몇 달이 지난 후인지라 일본의 고등계(지금의 정보과) 형사가 거의 저녁마다 찾아오기 시작했다. 하숙집 주인이 요시찰 인물인데다가 그 집에 묵고 있는 학생들이 연희전문학교 문과 학생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눈초리는 날이 갈수록 날카로워졌다. 무시로 찾아와서는 서가에 꽂혀 있는 책 이름을 적어가고 고리짝을 뒤지고 편지를 빼앗아가는 법석을 떨었다.”(정병욱, <바람을 부비고 서 있는 말들>, 집문당, 1980)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별 헤는 밤’, 1941.11.5.-

 

 

두 사람은 1941년 가을학기가 시작될 때 소설가 김송씨의 집을 나와 북아현동의 하숙집에 살았다. ‘별 헤는 밤’은 이때 쓰인 시다. 윤동주는 정병욱에게 시를 보였다. “어쩐지 끝이 좀 허한 느낌이 드네요.” 윤동주는 정병욱의 말을 듣고 마지막 네 줄을 썼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현재 시집의 제1부에 해당하는 부분의 원고를 정리하여 ‘서시’까지 붙여서 나에게 한 부를 주면서 ‘지난번 정형이 별 헤는 밤의 끝부분이 허하다고 하셨지요. 이렇게 끝에다가 덧붙여 보았습니다’ 하면서 마지막 넉 줄을 더 넣어주는 것이었다. 내 말을 듣고 이 마지막 넉 줄을 덧붙인 것이 과연 이 시를 살렸는지 사족이 되게 하였는지는 독자들이 판단할 일이려니와 나의 하찮은 충고에도 귀를 기울여 존중할 줄 아는 태도란 시인으로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에 동주의 너그러운 아량에 다시금 머리가 수그러지고 존경하는 마음이 새삼스레 우러나게 된다.”(정병욱, 위의 책)

 

윤동주는 연희전문을 졸업하면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엮은 자필 시고 3부를 만들었다. 한 부는 이양하 선생에게, 한 부는 정병욱에게 주고 나머지 한 부를 본인이 가졌다. 이 시집의 이름은 ‘병원’으로 지으려다 바뀐 것이다. 세상이 온통 환자투성이여서 앓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는 뜻이다. 이양하 선생은 검열에 통과할 수 없다며 출판 보류를 권했다.

 

윤동주가 1942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고 독립운동 혐의로 검거된 후 반년이 지나 정병욱도 학병으로 끌려갔다. 정병욱은 어머니에게 시집을 맡기며 “나나 동주가 살아서 돌아올 때까지 소중히 잘 간수”해 달라고 부탁한다. 혹시 다 죽고 돌아오지 않더라도 조국이 독립되면 시집을 연희전문학교로 보내 세상에 꼭 알려달라는 유언이었다. 정병욱의 어머니는 전남 광양시 망덕리 집 마루 아래에 흙을 파내 명주 보자기로 겹겹이 싼 시집을 묻었다. 땅속에 오래도록 묻힌 시집은 1948년 정음사에서 출간된다.

 

광명중학교 재학 시절의 윤동주(왼쪽 끝)와 고종사촌 송몽규(오른쪽 끝). 송몽규는 대성중학교에 다니던 시절로 추정된다. <한겨레> 자료사진
광명중학교 재학 시절의 윤동주(왼쪽 끝)와 고종사촌 송몽규(오른쪽 끝). 송몽규는 대성중학교에 다니던 시절로 추정된다. <한겨레> 자료사진

 

슬픈 족속

 

윤동주는 릿쿄대학을 자퇴하고 1942년 10월1일 교토의 도시샤대학에 입학한다. 송몽규와 윤동주의 집은 걸어서 4~5분 거리. 1942년 겨울 윤동주를 만난 당숙 윤영춘의 기억이다.

 

“그날 밤 집에 돌아와 밤이 깊도록 시에 대한 이야기로 일관했다. 독서에 너무 열중해서 얼굴이 파리해진 것을 퍽이나 염려했다. 6조 다다미방에서 추운 줄도 모르고 새벽 두시까지 읽고 쓰고 구상하고. 이것이 거의 그날그날의 과제인 모양이다.”(윤영춘, ‘명동촌에서 후쿠오카까지’)

 

이듬해 여름 일본 경찰은 두 사람을 체포했다. 체포된 시기는 송몽규 1943년 7월10일, 윤동주 7월14일. 둘을 포함해 같은 공부 모임에 있던 학생 7명이 체포됐다. 죄명은 재경도 조선인 학생 민족주의 그룹 사건 책동. 체포된 윤동주는 교토경찰서 형사의 지시로 자신의 원고를 일어로 번역했다.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윤동주는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감됐다. 판결은 이러하다.

 

“소무라 무케이(송몽규)와 소화 18년(1943) 4월 중순경 같은 사람의 하숙집으로부터 교토시 사교쿠 시타시라가와 히가시히라이초 60번지 시미즈 에이치 댁에서 회합을 하고 같은 사람에겐 조선 만주 등에 있는 조선 민족에 대하여 차별 압박의 근황을 청취하면서 서로 교환하며 논쟁과 비난을 격렬히 하면서 함께 조선에서의 징병제도에 관하여 민족적 입장에서 서로 비판하며(…) 위 사람과 찬드라 보스를 지도자로 하는 인도 독립운동의 대두에 대해 논의하고….”

 

윤동주의 독립운동 혐의가 어느 층위의 것인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송몽규와 주도한 것인지, 몽규의 모임에 참석만 한 것인지는. 해방을 앞둔 1945년 2월16일 윤동주는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사망한다. 당숙 윤영춘이 형무소를 찾아갔다.

 

“죽은 동주는 후에 찾기로 하고 산 사람부터 먼저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몽규를 먼저 찾았다. (…) 몽규가 반쯤 깨어진 안경을 눈에 걸친 채 내게로 달려온다. 피골이 상접이라 처음에는 얼른 알아보지 못하였다. 어떻게 용케도 이렇게 찾아왔느냐고 여쭙는 인사의 말소리조차 저세상에서 들려오는 꿈같은 소리였다. 입으로 무어라고 중얼거리나 잘 들리지 않아서 왜 그 모양이냐고 물었더니 ‘저놈들이 주사를 맞으라고 맞았더니 이 모양이 되었고 동주도 이 모양으로 하고’ 말소리가 흐려졌다. 물론 이때는 우리말로 주고받은 것이다. (…) 일본 청년 간수 하나가 따라와서 우리에게 하는 말이 ‘동주가 죽었어요. 참 얌전한 사람이…. 죽을 때 무슨 뜻인지 모르나 외마디 소리를 높이 지르면서 운명했다’며 동정하는 표정을 보였다.”(윤영춘, 위의 책)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1943년 64명, 1944년 131명, 1945년 259명이 옥사했다. 윤동주가 죽은 열흘 뒤인 3월7일 송몽규도 숨졌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일경(일본 경찰)은 이 남의 나라란 어느 나라를 말하는 거지? 이렇게 물었을 테고 동주는 그렇다고 머리를 끄덕이고 죽은 것이 아닐까? ‘너는 유태인의 왕이냐?’ 하고 묻는 빌라도의 물음에 ‘네 말이 맞다’고 하고 십자가를 진 예수의 모습이다. 빌라도가 예수의 대답에 담긴 깊은 뜻을 알려고도 하지 않았듯 일경도 동주의 말뜻을 알려고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닐까. 동주가 ‘육첩방은 남의 나라’라고 했을 때 그는 일차원적인 고향만을 생각한 것이 아니었을 텐데.”(고 문익환 목사)

 

윤동주의 장례는 1945년 3월6일에 치러진다. 윤동주는 가장 몰락한 시대에 서정시를 썼다. “서정시는 가장 외소할 때 가장 거대하고 가장 무력할 때 가장 위대하다.”(신형철, <몰락의 에티카>, 문학동네, 2008) 시인 윤동주의 죄는 끝없이 부끄러워했다는 것이다.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서시’)

 

박유리 기자 nopimuli@hani.co.kr

 

*기사는 <처럼>(김응교, 문학동네, 2016), <바람을 부비고 서 있는 말들>(정병욱, 집문당, 1980), <월간중앙>(1976년 4월호) 등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소제목은 윤동주의 시 제목을 차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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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평화대회 “한반도 긴장 고조 전쟁 연습 안돼”

장대 빗 속 “한미 전쟁연습 중단” 함성
 
시민평화대회 “한반도 긴장 고조 전쟁 연습 안돼”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6/03/05 [23:33]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시민사회평화연대가 장대 빗 속에서도 한미 전쟁 연습을 중단하라는 집회를 열었다.     ©이정섭 기자



장대비가 쏟아지는 속에 시민 사회단체들이 한.미 양국이 진행 예정인 한미연합 키리졸브 전쟁연습과 독수리훈련, 쌍용훈련이 한반도 전쟁 위기를 고조 시킬 수 있다며 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시민사회평화연대회의는 5일 오후 3시 서울역에서 집회를 열고 오는 7일부터 4월 30일까지 두 달 가량 사상 최대의 규모, 최대의 핵전력이 배치되는 이번 훈련은 ‘평양진격훈련’. ‘김정은(김정은 제1위원장) 참수작전’등이 진행되는 등, 호전성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로 인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단체들은 “존 C 스테니스 항모전단과 로널드 레이건호 항모전단 예하 일부 선단 및 병력이 참여한다.”면서 “미국이 핵 항모 전단을 2개나 운용하는 가운데 예년보다 5천700여 명이 증원된 미군병력, 전투기 45대 추가 투입, 스텔스 전투함을 이끌고 한미 해병대 훈련에 참가하는 미 본토 해병대 등 역대 최대의 규모의 전력이 한반도에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 집회 참가자들은 이번 훈련은 방어훈련이라는 허울 바져 벗어 던진 전쟁연습으로 한반도 전쟁 위기를 고조 시킨다며 전쟁연습 반대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그러면서 “훈련의 내용으로는 선제공격의 성격이 전면 강화된 작전계획 5015를 기반으로, 미군 최강의 특수부대라고 불리는 네이비 실과 델타포스를 참가시켜 ‘평양진격훈련’. ‘김정은(김정은 제1위원장) 참수작전’훈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은 또, 한미연합 상륙훈련에서 중형 항모급 기동상륙지원선(MLP·Mobile Landing Platform)을 동원하여 수십 척의 상륙함을 동원하지 않고도 최단시간에 대규모 상륙작전이 가능한 차세대 상륙작전을 한반도에서 처음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사실을 전했다.

 

단체들은 “이는 그동안 형식적이나마 표방했던 방어훈련'의 허울조차 던져버린 극단적이고 도발적인 무력시위”라고 규탄했다.

 

또한 북이 지난 23일 인민군 최고사령부가 성명을  통해 “한미 군 당국의 특수작전무력과 작전장비들이 사소한 움직임이라도 보이는 경우 그를 사전에 철저히 제압하기 위한 선제적인 정의의 작전수행에 진입할 것”이라며,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을 북에 대한 적대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직접 사전에 제압하겠다고 밝힌 사실을 상기했다.

 

이어 지난 3일,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이른바 참수작전과 체제붕괴와 같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마지막 도박에 매달리고 있어 현 정세가 더 이상 수수방관할 수 없는 험악한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이제는 적들에 대한 우리의 군사적 대응방식을 선제공격적인 방식으로 모두 전환시킬 것"이라 경고했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일촉즉발의 충돌위기가 심각한 전쟁의 참화로 비화될 수 있는 심각한 국면”이라면서 “이런 국면 속에 박근혜 정부의 ‘북 붕괴론’과 ‘흡수통일론’에 기반한 대북적대정책, 제출 11년 만에 국회에서 통과 된 북인권법 사례에서 보여지는 야당의 태도는 현재의 위기 상황을 해결하는 방향이 아닌, 한층 더 악화시키는 길로 나아가고 있다. 전쟁이 아닌 평화를 요구하는 정치권의 목소리는 찾아볼 수 없다.”고 현 정부와 정치권을 싸잡아 비난했다.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벌이는 위험천만한 전쟁훈련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국민은 전쟁이 아닌 평화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집회참가자들은 ‘전쟁연습 중단!’, ‘평화가 민생이다’, ‘평화정책 실패, 박근혜정부규탄’, ‘평화협정체결’등의 구호 현수막을 펼치며 빗속 시위를 이어갔다.

 

한편 시민사회평화연대는 오는 12일 진행되는 호전적인 상륙훈련에 대응하여, 전쟁연습중단과 평화를 요구하는 평화버스가 훈련예정지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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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폐쇄.남북관계 파탄, 홍용표 통일부장관 사퇴하라!"

민권연대 통일부앞서 기자회견, '통일부 존재가치 의문' (전문)
백남주 통신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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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05  15:5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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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권연대는 4일 통일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사진 - 통일뉴스 백남주 통신원]

3월 7일, 키리졸브-독수리 훈련을 앞두고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민권연대)는 4일 오전 11시 통일부가 있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홍용표 통일부 장관 사퇴를 촉구했다.

민권연대는 한반도 전쟁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박근혜 정부는 위기관리 능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현재 남북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되었고, 전쟁위기는 더욱 고조되었으며, ‘한반도 리스크’가 증가하고 증시가 불안정해지는 등 국내경제도 타격을 입고 있다고 민권연대는 주장했다.

민권연대는 통일부의 존재가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마지막까지 남북 간 대화채널을 유지하고 평화통일의 물꼬를 트기 위해 노력해야 마땅할 통일부가 오히려 남북관계 파탄과 전쟁위기 고조에 앞장서는 행동들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최근 미국과 중국 등이 UN제재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북한과의 대화 이야기가 언급되고 있지만 남북 간 모든 대화채널을 막아 버린 통일부가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민권연대 원로들도 직접 행동에 나섰다. 왼쪽부터 윤한탁 민권연대 명예의장, 권오창 우리사회연구소 이사장, 홍갑표 민권연대 고문. [사진 - 통일뉴스 백남주 통신원]

특히 얼마 전 명확한 근거 제시 없이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의 핵과 로켓 개발에 유용되었다는 주장을 펴며 개성공단 폐쇄에 일조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홍용표 통일부 장관에 대해서는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일부가 제대로 된 기능을 하고 있지 못한데 대해 책임을 져야하며,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 과정에서 보여준 홍 장관의 말 바꾸기로 인해 이미 홍 장관의 신뢰는 바닥을 쳤다는 것이 민권연대의 주장이다. 그런 인사에게 민족의 대업인 통일사업을 맡길 수 없다는 것이다.

3월, 한반도 전쟁위기는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3월 박근혜 정부가, 특히 통일부가 어떤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기자회견문 (전문)>
개성공단 폐쇄, 남북관계 파탄. 홍용표 통일부장관 사퇴하라!

오는 3월 7일 키리졸브-독수리 훈련이 시작된다.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될 예정인 이번 훈련에 전략핵무기를 비롯해 최첨단 군사장비들이 동원된다고 한다. 특히 선제공격에 이어 북한 지도부를 제거한다고 하는 작전계획 5015, 일명 '참수작전'을 훈련예정이라 북한이 강력반발하고 있어 전쟁위기에 대한 우려가 어느 때보다 높다.

어떠한 경우라도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막아야한다. 한반도 전쟁은 승자없는, 우리 민족의 공멸로 마무리 될수밖에 없다. 한반도 평화의 유일한 길은 남북간 대화와 협력뿐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는 남북관계와 한반도 전쟁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 특히 통일부는 마지막까지 남북간 대화채널을 유지하고 평화통일의 물꼬를 트기 위해 노력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지금 통일부는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은커녕 오히려 남북관계 파탄과 전쟁위기 고조에 앞장서는 행동들을 벌이고 있다.

특히 통일부의 수장인 홍용표 장관은 근거도 없이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의 핵과 로켓개발에 유용되었다는 주장을 펴며 개성공단을 폐쇄하는데 앞장섰다. 개성공단 폐쇄는 북측에 대한 제재효과는 없이 남측 기업들에게만 악영향을 주며, 우리 안보에도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수많은 비판이 제기되었음에도 홍 장관은 듣지 않았다.

그로인해 남북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되었고, 전쟁위기는 더욱 고조되었다. ‘한반도 리스크’가 증가하고 증시가 불안정해지는 등 국내경제도 타격을 입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도산위기에 처해있고, 해당기업 노동자들은 실업자가 되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 개성공단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노동자 2000여명 중 80~90%가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더구나 정부는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노동자들의 보상요구마저 묵살하고 있다. 정부는 각종 대책을 내놓는 것처럼 여론몰이를 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보상은 없다. 관련 기업들은 보상이 어렵다면, 피해구제나 손실보전이라도 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정부는 법적 규정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통일의 징검다리가 되어왔던 관련 기업들의 이익을 옹호해 줘야할 통일부는 실질적인 대책은 없이 생색내기에만 급급하다.

남북간 모든 대화채널을 막아 버린 통일부의 행동은 통일부의 존재가치를 의심스럽게 한다. 해외언론에서는 북한과 미국과의 협상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미국과 중국에서 UN제재의 목적이 북한과의 대화개시를 위한 것이라는 등의 말이 나오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그에 대한 아무런 영향력도 없을뿐더러 제대로 된 정보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오로지 앞 뒤 가리지 않고 대북압박만을 이야기 할 뿐이다.

통일부가 남북간 마지막 대화통로가 되고 남북관계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어야 함에도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이렇게 통일부의 위신을 땅에 떨어뜨리고 제 역할을 못하게 만든 책임자인 홍용표 장관은 직접 책임을 져야한다.

특히나 홍용표 장관의 경우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의 군사력 증강에 전용됐다며 개성공단 폐쇄에 앞장서다가 ‘확증은 없다’고 말을 바꾸기까지 했다. 야권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도 홍 장관 사퇴의 목소리가 크다. 이미 홍 장관의 신뢰는 땅에 떨어져있다. 이런 인사에게 어떻게 앞으로 통일사업을 신뢰하고 맡길 수 있단 말인가.

허위사실로 개성공단을 폐쇄시키고 남북관계 파탄에 앞장선 홍용표 통일부장관은 사퇴해야 한다.

2016년 3월 4일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민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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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유엔 제재결의, 수수방관할 우리 아니다"

北 "유엔 제재결의, 수수방관할 우리 아니다"공화국 정부 대변인 성명 발표.."유엔 결의 인정한 적없다" (전문)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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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04  17: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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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비롯한 대국들과 그 추종세력들이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로골적으로 짓밟는 길에 들어선 이상 우리의 단호한 대응이 뒤따르게 될 것이다. 나라의 자주권과 생존권이 유린당하는 것을 뻔히 보면서 수수방관할 우리가 아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지난 3일(한국시간) 북한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에 대한 '대북 제재 결의 2270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한 데 대해, 북한은 "수수방관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4일 '우리 공화국의 존엄과 자주권을 난폭하게 유린한 유엔안보리사회의 대조선 제재 결의에 단호한 대응조치로 맞서나갈 것이다'라는 제목의 북한 정부 대변인 성명을 보도했다.

공화국 정부 대변인 성명은 외교부 대변인 성명 보다 격이 더 높다. 유엔안보리 대북 제재결의에 대한 북한의 공식입장인 셈이다.

성명은 "제재결의는 이미 예견된 것으로서 별로 놀랄 것도 새로운 것도 아니다"라면서도 "제재결의가 당치않은 구실로 자주적이며 정의로운 주권국가를 고립압살하기 위한 가장 노골적이며 가장 극악한 국제적 범죄행위"라고 반발했다.

그리고 4차 핵 실험(수소탄 실험)은 '핵억제력 확보조치'이고 장거리 로켓 발사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주권국가의 합법적인 권리행사'라며 세 가지 입장을 밝혔다.

성명은 먼저, "악랄한 대조선 제재결의를 존엄높은 자주독립국가인 우리 공화국에 대한 가장 극악한 도발로 낙인하고 단호히 배격한다"며 "원래 우리는 공화국에 대한 유엔의 모든 제재결의들을 단 한번도 인정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미국을 비롯한 대국들과 그 추종세력들이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노골적으로 짓밟는 길에 들어선 이상 우리의 단호한 대응이 뒤따르게 될 것"이라며 "우리의 대응에는 강력하고 무자비한 물리적 대응을 포함한 여러가지 수단과 방법들이 총동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라의 자주권과 생존권이 유린당하는 것을 뻔히 보면서 수수방관할 우리가 아니다"라며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서 누구도 바라지 않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대국들과 그 추종세력들, 유엔 제재결의에 가담한 자들이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 번째로 "이번 특대형 국제범죄를 계기로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국제정치질서를 결정적으로 깨버리기 위한 범세계적인 투쟁의 불길을 더욱 세차게 지펴나갈 것"이라며 "미국을 비롯한 대국들의 자대에 따라 합법성과 비법성이 제멋대로 재단되고 정의와 진리가 무참히 짓밟히는 현실을 절대로 허용할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은 "그 누가 뭐라고 하든 앞으로도 병진노선의 기치를 억세게 틀어쥐고 자위적 핵억제력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며 위성대국의 영마루를 향해 이미 선택한 길을 따라 과감히 전진할 것"이라며 "국제적 정의와 공정성을 어떻게 바로잡아나가는가를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공화국의 존엄과 자주권을 란폭하게 유린한 유엔안보리사회의 대조선《제재》결의에 단호한 대응조치로 맞서나갈것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대변인 성명(전문)-

     우리의 수소탄시험과 인공지구위성 《광명성-4》호의 완전성공에 기절초풍한 미국을 비롯한 대국들과 그 추종세력들은 3월 3일 새벽 드디여 유엔안전보장리사회의 이름을 도용하여 악랄한 대조선《제재결의》 제2270호를 조작해내였다.
    《결의》가 채택되자마자 미국의 오바마는 《환영메쎄지》라는것을 발표하고 국무장관 케리를 내세워 《지지성명》을 공표하게 하였으며 잇달아 어중이떠중이들은 멋없이 그에 맞장구를 치고있다.
    미국은 유엔안전보장리사회 《제재결의》의 효과성을 떠들어대면서 우리 군대와 정부의 핵심일군들을 《특별제재》대상으로 지명한 《독자제재》까지 덧붙여 발표하였다.
    일본도 덩달아 아베의 《지지론평》과 기시다외상의 《지지담화》를 내보내였다.
    지어 남조선의 박근혜패당까지 한밤중에 《성명》이라는것을 내고 《가장 강력하고 포괄적인 제재》니,《단호한 메쎄지》니 뭐니 하고 고아대고있다.
    새해를 맞으며 세계를 진감시킨 우리의 수소탄뢰성과 《광명성-4》호의 성공적발사에 질겁한 미국을 비롯한 대국들과 그 추종세력들이 57일간이나 숙덕공론을 벌린 끝에 조작해낸 이번 《제재결의》는 이미 예견된것으로서 별로 놀랄것도 새로운것도 아니다.
    문제로 되는것은 이번 《제재결의》가 당치않은 구실로 자주적이며 정의로운 주권국가를 고립압살하기 위한 가장 로골적이며 가장 극악한 국제적범죄행위라는데 있다.
    이미 천명한바와 같이 우리 공화국의 수소탄시험에 대해 말한다면 그것은 미국의 침략적인 대조선적대시정책과 가증되는 핵위협으로부터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생존권을 수호하기 위한 자위적인 핵억제력확보조치이며 우리의 위성발사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주권국가의 합법적인 권리행사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는 미국을 비롯한 대국들과 그 추종세력들이 공모결탁하여 우리의 자주권을 엄중히 위협하고 우리의 정의의 위업에 전면도전하는 유엔안전보장리사회《제재결의》를 조작해낸것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립장을 세계앞에 천명한다.
    첫째,유엔안전보장리사회의 악랄한 대조선《제재결의》를 존엄높은 자주독립국가인 우리 공화국에 대한 가장 극악한 도발로 락인하고 단호히 배격한다.
    이번 대조선《제재결의》는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여야 할 유엔안전보장리사회가 자기의 사명과 임무를 줴버리고 미국을 비롯한 대국들과 그 추종세력들의 장단에 놀아나 국제적정의와 공정성을 란폭하게 유린하고 조작해낸 범죄적인 문건이다.
    원래 우리는 공화국에 대한 유엔의 모든 《제재결의》들을 단 한번도 인정해본적이 없다.
    둘째,미국을 비롯한 대국들과 그 추종세력들이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로골적으로 짓밟는 길에 들어선 이상 우리의 단호한 대응이 뒤따르게 될것이다.
    우리의 대응에는 강력하고 무자비한 물리적대응을 포함한 여러가지 수단과 방법들이 총동원될것이다.
    나라의 자주권과 생존권이 유린당하는것을 뻔히 보면서 수수방관할 우리가 아니다.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서 누구도 바라지 않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대국들과 그 추종세력들,유엔《제재결의》에 가담한자들이 지게 될것이다.
    셋째,유엔안전보장리사회가 저지른 이번 특대형국제범죄를 계기로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국제정치질서를 결정적으로 깨버리기 위한 범세계적인 투쟁의 불길을 더욱 세차게 지펴나갈것이다.
    정의와 공정성이 유린되고 이중기준과 부정의가 판을 치는 세계의 흐름을 더이상 보고만 있을수 없다.
    미국을 비롯한 대국들의 자대에 따라 합법성과 비법성이 제멋대로 재단되고 정의와 진리가 무참히 짓밟히는 현실을 절대로 허용할수 없다는것이 우리의 립장이다.
    우리 공화국은 그 누가 뭐라고 하든 앞으로도 병진로선의 기치를 억세게 틀어쥐고 자위적핵억제력을 더욱 강화해나갈것이며 위성대국의 령마루를 향해 이미 선택한 길을 따라 과감히 전진할것이다.
    세계는 유엔《제재결의》를 천백배의 대응조치로 맞받아나가는 우리 공화국이 미국을 비롯한 대국들과 그에 추종해나선 얼간망둥이들의 독판치기로 전락된 유엔의 죄많은 력사를 어떻게 끝장내고 국제적정의와 공정성을 어떻게 바로잡아나가는가를 똑똑히 보게 될것이다.

    2016년 3월 4일
    평양

<출처-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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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바보

싸움만 하면 이기니 재미를 붙일 수밖에 없을 것 같기는 하다
 
강기석 | 2016-03-04 12:33:0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래 한국인들의 기피 1호 식품인 일본산 수산물이 지난해부터 수입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보도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생각은 인간의 적응력이다. 좋은 의미에서 적응력이고 나쁘게 말하면 포기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처음에는 저항하다가도 얼마 안 가 될 대로 되라, 포기하고 마는 것이다. 자기 합리화라는 말이니, 인지부조화 이론이란 것들이 그래서 생기는 모양입니다. 일본산 수산물 뿐 아니라 미국산 쇠고기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그렇게 압도적 힘에 굴복하거나 상황논리에 빠져 저항력을 잃어버리고, 이리 오라면 이리 오고, 저리 가라면 저리 가는 그런 한심한 상황이 국내 정치에서도 온 것 아닌가 두렵다. 히틀러 치하의 독일 국민이 그랬다.

 

 
지금 ‘헬조선’ 박근혜 여왕님의 폭주가 무섭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일방적인 개성공단 폐쇄, 테러방지법 밀어붙이기 등등… 국회를 무시하고 거리에 나가 국민들을 선동하지 않나, 범 무서운지 모르고 사드를 들고 중국에 대해서까지 종주먹을 들이대고 있다. 경제는 바닥을 헤매고 청년실업률은 하늘로 치솟는데 박 정권은 “법 통과 안 시켜주는 야당 때문”이라고 야당 탓을 하며 정치게임에만 몰두하고 있다. 싸움만 하면 이기니 재미를 붙일 수밖에 없을 것 같기는 하다.

 

막강한 국정원과 검찰이 칼을 휘두르고, 기꺼이 종노릇하는 여당 국회의원들, 입속에 혀처럼 노는 언론, 시녀 사법부를 거느리고 있으니 정치게임에서 지고 싶어도 질 수가 없겠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1992년 대선에서 클린턴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슬로건이다. 아무리 정치게임을 잘 해도, 아무리 책임 전가를 잘 해도 경제가 나쁘면 민심은 결국 집권세력을 탓하게 마련이다.

더민주당이 4월 총선전략으로 ‘경제실정 심판’을 제시하고 나선 가운데, 조중동이 어제 일제히 사설을 통해 박근혜 정권의 경제무능을 정면 비판하고 나선 것이 눈길을 끈다. 경제는 나날이 심각한 위기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데 낙관론과 대증요법, 남탓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을 질타하고 있다. 보수지들이 재계 등 보수진영의 불만을 대변했다는 분석이다.

 

 

역사는 설사 지배를 당하는 세력이 저항을 포기해도, 지배세력 내부의 배신과 의혹으로 폭압정권이 무너지는 경우를 종종 보여주고 있다. 새누리당 벽에 붙였다가 뗐다는 ‘한 방에 훅 간다’는 슬로건이 마음에 쏙 든다. 아니면 나라가 망하게 생겼기 때문이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0&table=gs_kang&uid=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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