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를 하루 앞둔 12월 23일, 저녁에 열린 '드렁큰 밴드 Druken Band' 공연을 다녀왔다.
이날 공연은 밴드의 일렉트릭 기타를 맡고 있는 '개똥이'의 초대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합정역 근처 공공일 Bar에서 열린다고 해서 미리 이 바에 대해 검색을 좀 해봤다. 직장인 밴드나 작은 규모 밴드들의 공연이 주로 열리는 모양이었다. http://www.001bar.co.kr
원래 이 팀의 이름은 '연습부족'이었다.
참여연대 상근자들로 이루어진 밴드로 틈나는대로 지하 연습실에서 연습을 해오면서,
간간히 회원들의 결혼식 등지에서 무대에 섰지만 그때마다 실패를 맛봤다는 엄살...
엄청 추웠지만 우걱우걱 가보았다. 우리를 맞은 건 '드러큰 밴드'와 브리트니 스피어스였다.
10,000원의 입장료를 내면 맥주가 무제한 공급된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5,000원을 더 내야 했지만, 어느 독지가의 후원으로 5,000원이 깎였다는 후문...)
그러나 전날의 과음으로 실력 발휘를 할 수 없는 처지.
맥주를 홀짝이며 주위를 둘러봤다.
상당수는 게스트, 또 다른 상당수는 참여연대 다른 상근자들과 회원들이었다.
온전히 관객으로 온 사람들은 우리를 포함해 몇몇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는 의혹!
하지만, 가족잔치라는 게 그렇듯이 조금 틀려도, 실수가 있다손 치더라도 웃고 어우러지는 분위기.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썩 좋았다.
'이음' 씨는 일면식도 없지만 건너건너 이런저런 이야기는 들었던 바, 생각보다 무대 매너도 좋고 리드도 잘해 보기 좋았다.
무대에 선 걸 두 번째 보는 '개똥이'는 실력이 좋았다. 집에서 앰프 틀어놓고 연습하는 것도 안 보여주더니, 무대에서 얼굴 빨개지지 않고 연주를 끝낸 것만 해도 어디냐.
'안돼요' 씨는 처음 봤는데, 브로콜리 너마저의 전담 보컬이래나 뭐래나. 깜짝 서프라이즈 남친까지 나와 마이크를 잡는 기회를 누렸다.
중간에 무대에 선 게스트 팀은 참여연대 회원들로 이루어진 팀이라고 했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클래식기타, 오카리나 등으로 이루어진 연주도 좋았고, 실력도 상당했다.
드렁큰 밴드의 공연은 이어졌다. '딴따라' 님이 나와 노래를 열창했다. '큰큰곰'이라는 신입회원도 나왔고, '민슈', '첫마음' 등도 무대에 섰다. 또 나중엔 참여연대 김민영 사무처장도 무대에 올라그룹 부활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공연은 시종일관 유쾌했다. 촛불정국에서 만난 연인의 사랑이야기도 있었고, 공연을 끝낸 드렁큰밴드 팀이 '100% 만족하지 않는다'며 다시 무대에 올라 연주를 이어가는 시간도 있었다.
연말, 이렇게 또 한 해가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