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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책 : 노동자는 계급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해결책 : 노동자는 계급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곤약(노동해방학생연대 회원)


  지금까지 파업이 노동자에게 있어 어떤 의미가 되는지에 대해서와 지금 현재 일어나고 있는 노동운동에 대한 탄압, 그리고 주되게는 노동자의 유일한 무기인 파업에 대한 자본과 정권의 이데올로기 공격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지금 노동계급의 운동은 어떠한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 것인가? 그리고 학생사회에서 우리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


귀족노동자?? 있긴 한거야??


  저번 열린 토론회 때도 귀족노동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풀어낸 것 같다. 귀족노동자들.. 그들은 다른 하청 노동자들, 이주노동자들, 여성노동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받으면서 일한다. 이건 맞는 말이다. 왜냐하면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자본의 폭력적 수탈로 인해 일을 뼈빠지게 하면서, 임금은 쥐꼬리도 못받기 때문이다. 그럼 소위 귀족노동자들은 일한 것보다 많이 받아가나?


  예시를 들어보자. 필자의 고향이 영남지방인 관계로 우리 사촌들은 거의가 현대에서 일하고 있다. 현대해상, 현대강관,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업종도 다양하다. 필자가 가족모임에서는 아직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급이 아니기에 그냥 듣고만 있는 상황이지만 사태 파악은 빠르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조선일보를 열심히 구독하시는 울 고모부 : $^야. 요즘 신문보니깐. 너희들 영 이상하던데~ 느그 노조애들은 연봉이 6천은 더 넘어가는데도 돈 더 달라꼬 난리라메? 나라경제가 이 모양 이 꼴인데 왜 계속 그라노?

  현대중공업 다니는 울 이종사촌형 $^ : 이모부. 그거 순 거짓말 아닙니꺼. 글마들 말대로 연봉 6천 정도 받을라믄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압니꺼? 진짜 말그대로 24시간 기계처럼 일해야 됩니더. 365일중에 360일을 잔업, 특근, 야근까지 다 뛰어야제 그래 안 받습니꺼. 그래 일하믄 완전 사람 죽습니더. 그거 가지고 우리 돈 많이 받아간다꼬 하면 얼마나 복창터지는 줄 압니꺼?


  그렇다. 그들은 기계가 아닌데, 그들의 계산속에는 노동자가 쉬지 않고 일하는 기계라고 생각하면서 연봉을 계산하는 것이다. 이런 일가지고 그들을 귀족노동자라고 부른다. 귀족은 귀족인데 24시간 기계처럼 일하는 귀족봤는가? 과연 태어나자마자 수십억의 재산을 보유하는 사람이 귀족인지 24시간 기계처럼 일해다 죽어나가는 사람이 귀족인지는 너무 명확하지 않은가?


  사실 이런 경우는 있다. 상대적으로 노조 조직율이 높은 대공장 정규직 노동자들은 자본의 노동자 분할정책으로 말미암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방패막이이고, 우리는 저들과는 다르다는 인식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같이 긴밀히 연대하지 못하고, 단지 생색내기 수준으로 비정규직노동자의 요구를 협상테이블에 들고 갔다가 슬그머니 치우기도 하고, 이상한 합의 사항을 도출하기도 한다. 이상한 합의 사항들 가운데는 ‘사회공헌기금’이란 것이 있는데, 이는 임금협상때 노조쪽으로 유리한 언론형성을 위해서 제시한 것이다. 노조와 자본쪽이 공동으로 기금을 조성하여 비정규직을 먹여살리자는 것이 그 주요 취지이다. 그런데 이런 것이 과연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는가? 일단, 사회공헌기금이라는 것은 비정규직노동자를 같은 노동자로서 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단지 보호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사회적 합의주의라는 허울된 명목으로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자발적 투쟁의식을 통제해 버리고, 투쟁의 발현을 막아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비정규직이 투쟁을 하려고 할때, 자본가들은 이렇게 이야기 할 것이다. ‘너희한테 돌아가는 기금도 있는데, 너희는 왜 투쟁하려고 하는것이냐!! 확 짤라버린다!!’ 사회공헌기금이라는 것 자체가 비정규직을 일단 인정하고 들어가는 정책이기에 정규직도 더 이상 비정규직에게 연대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할 만큼 했다.’라고 하면 끝이다. 정규직노조는 진정으로 자신들이 연대할 세력인 비정규노동자가 아닌 자본의 이데올로기에 휘말려서 자본가들과 협력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합의주의의 올가미에 걸린 것이다.


  일각에서 이러한 정규직노조들이 파업하는 것을 가지고, ‘배부른 놈들이 파업한다. 저거 다 짤라버려!!’라고 이야기한다. 그들의 논리중 하나는 이런 경제상황에서 빠르게 경기 회복을 이룩해야 하는데, 강성노조 때문에 경기회복이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정규직이 더욱 확산되는 것이란다. 과연 이 말이 옳은 말인가? 우리는 단연코 이러한 논리가 헛소리라고 규정하는 바이다. 경기가 침체하는 것은 강성노조 때문이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의 특징인 호황과 불황 때문이다. 자본주의 체제가 안고 살아가는 근원적 본질인 것이다. 이를 노동자의 투쟁 때문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자본의 무차별적 엉터리 공세일 뿐이다. 체제의 변혁을 통하지 않고서 아무리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하려고 한다고 해도, 이는 결국 정규직의 비정규직화 말고는 이루어내는 것이 없을 것이다.


‘노동자는 하나다.’ 허튼 소리가 아닌, 실천에서 풀어내기!!


  지배자가 피지배자들을 통치할 때 쓰는 방법 중 가장 효율적인 것이 분할정책이다. 피지배계급을 여러 사항으로 나누고, 그들이 쉽게 단결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정규직노동자/비정규직노동자, 여성노동자/남성노동자, 이주노동자/한국노동자 등등 자본의 분할 정책은 우리 상상을 초월한다. 이런 공세 때문에 노동자들은 자신이 아닌 다른 그룹을 공격하는 것을 자신에 대한 공격이 아닌 줄 안다. 하지만 이것은 옳은 상황판단이 아니다. 노동자는 하나로 이어지고, 같은 계급이기에 같은 운명이다. 예를 들어 비정규직노동자를 정부가 양산한다고 해서 정규직 노동자가 맘 편히 있을 때가 아니다. 비정규직이 늘면 늘수록, 자본은 임금이 한참이나 싸고 짜르기도 편한 비정규직을 쓴다. 그럼에 따라서 정규직은 자신의 처지를 항상적으로 낮추어야 하고, 자본의 눈치를 보며 설설 기어야 할 것이다. 각개 격파 당하는 노동자들은 저항다운 저항도 하지 못하고, 결국 자신의 처지를 알아서 낮추며, 취업하러 다녀야 할 것이다. 분할정책이후 각개격파가 자본가들이 잘 쓰는 방법이다.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말은 공문구가 아니다. 역사에서 철저히 검증된 진리이다. 87년 7, 8, 9월 노동자 대투쟁이 있었기에 민주노조가 일어설 수 있었고, 90년 현대중공업의 골리앗 투쟁이 있었기에 노동자들의 투쟁이 들불처럼 일어날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잘 조직된 노동자들이 자신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열심히 투쟁하였기에 다른 노동자들도 그 힘을 이어받아 투쟁할 수 있었다. 노동자의 이름으로, 단결된 모습을 보였기에 자본가들은 그 힘에 눌려 조그마한 개량이라도 내주었던 것이다.


  지금의 모습은 어떤가? 단지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내가려고 하지는 않는가? 자본가들의 관대한 처우를 바라면서 단지 기도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옆에서 탄압받는 노동자를 보면서 ‘우리는 그렇지 않아’라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지는 않은가? 같이 연대해야 할 노동자들을 보지 않고, 자본가만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그리고 단사의 문제에만 급급하여 큰 틀의 노동자 문제는 보지 못했던 것은 아닌가? 이제는 단사를 뛰어넘어야 한다. 계급의 운동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단지 ‘우리는 이런 상황이 아니야’라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 자본과 노동자와의 대결에서 한부분의 공격은 전체를 향한 공격이기 때문이다. 상황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해 투쟁할 것을 강요한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


  이 시점에서 우리 청년학생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단지 노동자들의 투쟁은 그들만의 투쟁이라면서 마음속으로 지지만하면서 가슴 졸여야만 하는 것인가? 절대로 그렇지 않다. 변혁의 심장 노동자계급의 철의 동맹군 학생대오도 할 일이 많다. 우선 간단한 일. 학내에서 열심히 선전한다. 특히 그때 그때의 사안으로 노동자 투쟁에 함께 할 것을,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부르주아의 이데올로기를 깨뜨려주는 것으로도 학생들은 대단한 선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느 시기에 어느 적절한 정세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가이다. 단지 ‘노동자는 하나다.’, ‘비정규직 철폐하라.’ 는 식의 구호는 소귀에 경읽기 밖엔 되지 못한다. 공무원노조의 투쟁이 지난번에 펼쳐졌었다. 그런때는 ‘공무원도 노동자다. 노동3권 보장하라.’는 식의 이야기를 가지고 풀어나가야 한다. 그리고 당시에는 공무원노조에 대해 안 좋은 소리를 자본과 정권이 언론을 통해서, 그리고 다른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하여 대대적으로 유포했다. 이런 이야기에 찌들어 있는 학생들에게 하나하나 자세히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간략히 논리적인 선전물을 제작하여 붙이는 것이다. 아무리 평소에 대자보를 안 읽는 학생이어도, 그렇게 이슈화되는 쟁점에 대해서 자보가 붙는다면 한번씩 보고 지나가게 마련이다. 그들이 그 당시에는 바로바로 설득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들에게 의문점을 던져주는 것. 그들의 생각에 파문을 일으키는 것도 굉장한 방법이다. 특히 매년 초기에는 그런 작업이 굉장히 유용하다. 왜냐하면 새내기들은 모든 자보를 다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자보 백날 붙여봐야 지속적으로 고민을 풀어내가지 못한다면 허망하게 끝난다. 우리의 옆에 있는 사람들은 우리가 하는 이야기는 같이 차근차근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일상적으로 이야기하며 실천하자. 그리고 노동자계급중심의 정치를 알려나가자. 이것이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최대의 선전방법이다. 물론 노동자투쟁에 긴밀히 연대하는 것은 필수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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