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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형, <뉴라이트 사용후기>

 

한 마디로, 열등감 팍팍 느껴지게 하는 책이다.

저자 한윤형은 기껏해야 나보다 학교를 2년 일찍 들어갔고,

나이는 83년 생으로 겨우 나보다 한 살 더 많은 것 뿐인데 (아마 빠른 83인 듯...)

그가 이 책에서 펼쳐보이는 지적세계는 나와 적어도 10년 이상 차이 나는 것 같다.

 

물론 그는 기왕에 고등학교때부터 조선일보-서울대 주최 논술대회에서 대상을 먹을 정도로

글빨 날리시던 분이기에 그렇다 하더라도 이건 당췌 용납이 안되는 수준이다.

책에 나온 참고문헌 제목만 보고 판단하건데

그는 강준만의 <한국 현대사 산책> 시리즈 5권 모두를 독파한 것은 물론

서중석, 윤해동, 한홍구, 박노자 등 국내 역사학자들의 수많은 연구성과를 섭렵하고,

또 뉴라이트들의 관점을 담은 온갖 출판물들을 쥐잡듯이 파헤치며 읽어온 듯 하다.

 

이 책의 부제 '상식인을 위한 역사전쟁 관전기'가 보여주듯이

이 책은 전문-학술적인 연구서라기 보다는 역사학자, 정치인, 언론 등에서 제기된

온갖 자료들을 탈민족주의의 관점에서 새롭게 직조해 내어 뉴라이트와 민족주의적 개혁진영

모두를 비판하고 있는데, 이게 당췌 보통 내공을 가지고는 되는 일이 아닌 것 같다.

 

사실 그가 참고한 책들이 고매한 학자분들 처럼 어려운 학술논문이나

해외 문헌들은 거의 없고, 기왕에 알려진 대중 역사서적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사실 누구라도 이 책들을 좀 읽어봤다면 그와 비슷한 생각을 가져봤을 법하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가져봤을 법 한 거랑, 실제로 그걸 글로 재구성할 능력이 있는 거랑은

다른 거다. 그런 면에서 이 양반은 사람 기가 눌려 버리게 하는 데가 있다.

제기랄....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뉴라이트-민족주의자와 논쟁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그의

'대한민국 정통성'에 대한 입장은 예전에 장석준씨가 주대환의 '대한민국 긍정론'에 대해

반박하면서 쓴 '진보좌파에게 대한민국은 무엇인가'라는 글과

김상봉 교수가 경향신문에서 박명림 교수와의 서면 대화를 통해 밝힌 공화국 논의의 필요성과

여러 모로 접속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이들의 논의를 잘 버무리면

진보좌파에게 어울리는 '대한민국론'을 정초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주대환에 대한 입장에서 장석준과 한윤형이 조금 갈리는 것 같긴 하지만... 뭐 둘 다 동의할 만한 입장이긴 한데, 내 생각으론 주대환이 뜬금없이 뉴라이트 편을 들면서 대한민국을 긍정해야 한다고 말하는 의도가 과히 불순하여 얼마간 장석준의 입장이 더 옳은 것 같기는 하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아들러의 개인심리이론에 기초하여

'열등감과 보상'을 통해 지적 성장을 이루고자 하시는 20대 여러분은

꼭 이 책을 읽기를  강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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