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20

from 아무그리나 2008/01/20 23:57

어제는 파주한국어교실 교사들과 처음으로 서울에서 만나 영화도 보고 이번학기 준비를 위한 모임도 하였다. 이런 모임이 익숙하지 않은 나는 떠밀려서 모임을 추진했지만 가끔 이렇게 파주가 아닌 곳에서 만나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인사동 민속주점에서 솔가루동동주에 얼큰히 취해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가장 큰 소득은 최근 개인적으로 무척 어려운 일을 겪었던 K선생님이 남편과 함께 밝은 모습으로 이 모임에 참여했던 것. 그리고 한동안 연락을 못해 소원했던 J선생님이 한걸음에 달려오신 것이다.

한국어교실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많다. 한국어교육에 큰 뜻을 품고 있는 분도 있고, 그냥 이주노동자들과 친해보고자 하는 분도 있다. 그리고 나 처럼 한국어교육을 통해 이주노동자들의 권리의식을 깨우치고 싶은 사람도 있다. 이런 다양한 사람들이 한국어교육이라는 하나의 매개로 조금은 어색하지만 큰 탈 없이 움직이고 있다. 각자의 생각을 그대로 존중해주면서 다양한 방식들을 실험해볼 수 있도록 약간 느슨한 형태의 지금의 모습이 그리 나빠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한국어교실이라는 형식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준비들(출결과 진도체크같은)만 꼼꼼히 챙긴다면 되리라 본다. 너무나 큰 기대를 가지고 많은 요구들을 하게되면 과부하로 인해 부작용이 더 클 것이다.

 

오늘은 하얀초록공부방과 함께 눈썰매장을 다녀왔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가는 것인데, 올해 이주노동자는 단 네 명만 참여하였다. 최근의 아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결과다. 하지만 그와 무관하게 하얀초록의 해맑은 영혼들과 함께 한 시간은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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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20 23:57 2008/01/20 2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