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6/24

from 아무그리나 2007/06/24 23:28

아친 5주년 생일잔치를 파주사무실에 가졌다. 며칠전부터 은근히 압박으로 다가왔었는데 드디어 오늘 해치웠다. 작년보다 이주노동자들이 적게 온 것이 가장 아쉽게 다가오는 오늘이었다. 연락이나 조직을 거의 하지 않았던 것이 주원인인 것 같다. 그리고 국희샘이 빠진 자리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국희샘의 빈자리가 더 아쉬워보인 하루였다. 예상은 했던 것이지만 막상 현실로 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요 며칠간은 당게시판에서 이주와 관련된 논쟁을 하고 있다. 한 당원의 인종주의적인 주장에 대해 반박을 하면서 시작되었는데 당사자와는 더 이상 이성적인 논쟁을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고 다른 당원과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 당원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탄압에 반대하면서도 출입국에 대한 규제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 어찌보면 보편적인 민주노동당 당원 수준의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인종주의적인 당원의 주장과 맞물리면서 이 당원과도 합리적인 논쟁을 하기가 어렵다. 이 당원의 양비론적인 주장이 인종주의적인 주장을 옹호하는 듯이 비쳐지기 때문이다. 인종주의적인 주장을 하는 당원에 대해서보다는 인종주의를 반박하는 나의 주장에 주로 촛점을 맞추고 있어 인종주의적인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미운 상황이다.

 

인종주의 주장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기보다는 인간적인 유대관계를 앞세워 은근히 감싸도는 그런 늘쩍지근한 분위기가 정말 맘에 안든다. 당이 정치적 논쟁과 실천을 위한 조직이기보다는 비슷한 연령대의 친목모임처럼 되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당이 이런 식으로 가면 젊고 새롭게 급진화하고 있는 세대들로부터 점점 더 외면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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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4 23:28 2007/06/24 23:28
에버랜드 외국인 무용수 ‘노예계약’
머리염색 안해 ‘벌금 100달러’…태도불순땐 ‘계약파기’
한겨레 홍용덕 기자 이정아 기자
» 민주노총과 다산인권센터 등 1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삼성 에버랜드 공연단 이주노동자 노동권과 인권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21일 오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외국인 무용수들에 대한 반인권적 처우를 규탄하는 행위극을 벌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사쪽 “파견업체에 수정 요구”

경기 용인의 놀이공원 에버랜드에서 무용수로 일하는 우크라이나인 옥사나(29·여)씨는 강제 출국 위기에 놓였다. 5㎏의 나비옷을 입고 카니발 퍼레이드 등 각종 공연에 출연하다가 지난해 11월 허리를 다친 그는 지난 4월 디스크로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까지 받았지만 아직도 수술받지 못하고 있다. 대신 그는 비행기표를 사 한국을 떠나야 한다. 그를 에버랜드에 파견한 동일엔터테인먼트와 맺은 계약서에 “배우가 계약기간 중 다쳐도 에버랜드와 파견업체는 민·형사상의 책임을 지지 않으며 배우가 2주 이상의 치료를 요할 경우 집에 가야 한다”고 돼있기 때문이다. 에버랜드에서 일하는 외국인 무용수는 9개 나라 출신 150여명이다. 부푼 꿈에 한국에 왔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100만원 안팎의 임금에 ‘족쇄같은 계약’(표 참조)이었다.

» 에버랜드 공연배우들의 주요 의무와 제재
21일 에버랜드 정문 앞에서 열린 ‘삼성 에버랜드 공연단 이주노동자 노동권과 인권보장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남경호 수원외국인노동자쉼터 대표는 이 계약을 가리켜 “현대판 노예계약”이라고 했다. 파견업체 쪽 관계자는 “사장이 시정하겠다고 밝혔다”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에버랜드 안창훈 차장은 “배우의 인권을 침해하는 계약서 내용은 파견업체 쪽에 수정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용인/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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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1 23:03 2007/06/21 23:03

2007/06/21

from 아무그리나 2007/06/21 22:54

오전에는 고파이주연대 최저임금관련 토론회를 하였다. 내부토론이라 참여자조직에는 큰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4명이 참여하는 조촐한 토론회였다. 여러가지 내용이 오고가는 산만한 토론회였으나 한가지 성과는 최저임금을 정부가 강력하게 시행하여 이 제도가 안착화되어야 한다는데 공감한 것이었다. 얼마전 노무현이 말한 것처럼 '법으로 임금을 올릴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법이 정말 다수대중의 편이라면 최저임금제도 안정화를 위해 강력한 사법행정을 취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출입국관리에 들어가는 행정력에 절반도 안되는 의지와 노력이 들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의 논리만을 설파하는 정부는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다.

 

점심때는 결혼하여 부산으로 이주한 정국희선생이 왔다갔다. 오랜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아직 한달도 채 되지 않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자동차 에어컨을 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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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1 22:54 2007/06/21 22:54
올해 이라크 저항세력의 주요 폭탄공격 일지

▲1.16 = 바그다드 무스탄시리야 대학..70명 사망, 180명 부상

▲1.22 = 바그다드 바브 알-샤르지 중고품 상가..88명 사망, 160명 부상

▲2.1 = 이라크 중부 시아파 마을 힐라 시장..61명 사망, 150명 부상

▲2.3 = 바그다드 사드리야 시장..135명 사망, 305명 부상

▲2.12 = 바그다드 슈르자 도매상가..71명 사망, 165명 부상

▲3.6 = 힐라서 시아파 순례객 겨냥 연쇄 폭탄 공격..137명 사망, 310명 부상

▲3.27 = 북부 탈-아파르와 모술..152명 사망

▲3.29 = 바그다드 북쪽 할리스..104명 사망, 바그다드 북동부 알-샤브..75명 사망

▲4.14 = 중부 시아파 도시 카르발라..40명 사망, 70여 명 부상

▲4.18 = 사드리야 시장 등 바그다드 일대..191명 사망

▲4.28 = 카르발라..60명 사망, 170명 부상

▲5.13 = 북부 마크무르..50명 사망, 70명 부상

▲6.19 = 바그다드의 킬라니 시아파 모스크..최소 75명 사망, 130명 부상


(바그다?p>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2007.06.19 23:02:0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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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0 17:38 2007/06/20 17:38
지난주 금요일(15일)과 이번주 화요일(19일)에 각각 인천출입국보호소와 화성외국인보호소를 방문조사하였습니다. 이번 방문조사는 지난2월 여수화재참사 이후 국가인권위가 준비해서 이주관련인권단체들과 함께 진행하는 것입니다. 보호소 실태조사는 이미 지난 2005년에도 이루어진 바 있습니다. 그리고 꽤 괜찮은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국가인권위는 당시 보고서 이외에 시정권고는 하지 않았고 인권단체들도  그 이후 보호소와 관련한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후 10명의 인명을 앗아간 여수외국인보호소화재참사가 발생하였고 당시 조사에 참여했던 국가인권위와 인권단체들은 도의적인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번 조사는 이런 배경하에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이틀의 일정에만 참여하였으나 이번 조사는 지난 12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전국의 모든 보호실과 보호소 그리고 외국인교도소를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가인권위와 인권단체활동가들은 제대로 된 조사를 통해 이번에는 반드시 상당한 수준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각오들입니다.

그러나 이번 방문조사는 처음부터 심각한 난관에 부딪혀있습니다. 현재 출입국이 7월말까지를 계도기간으로 정해놓고 단속을 거의 실시하지 않고 있기때문에 보호외국인이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보호되어 있는 외국인들도 대부분 형사사건과 관련되어 경찰로부터 인계되었거나 꽃게잡이 중국어선의 선원들 또는 밀입국자들입니다. 출입국의 단속에 의해 보호중인 외국인들은 그 중에서도 소수입니다. 따라서 현재 보호소  내에는 넉넉한 공간과 직원들의 충분한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별다른 불만사항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은 상태입니다. 물론 어제 방문했던 화성보호소의 경우 1개월 이상 장기보호자들과 난민신청자들이 있어 이 분들을 상대로 활발한 심층조사를 하긴 하였습니다. 하지만 화성을 제외하고는 다른 곳에서는 장기보호자들이 거의 없으므로 별다른 소득을 얻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난주에 방문했던 인천출입국보호소는 가장 최근(2006년 말)에 문을 열어 스프링쿨러 등 화재예방시설을 비롯해 시설적인 면에서 현행법 하에서 갖출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보호 외국인도 20여명에 불과해 적정보호인원인 200여명에 훨씬 못미치는 숫자였습니다.

따라서 이번 조사는 반드시 8월 이후 단속이 강화된 시점에 보강조사를 통해 보충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조사는 출입국이 원하는 바를 선전해주는 결과만 낳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이번 조사를 통해 저는 개인적으로 보호소 내부를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여수에서 2개월 넘게 있으면서도 한 번도 그 내부를 들어가보지 못해 한이 되었었는데 그 억울함이 어느정도는 풀린 듯한 기분입니다. 하지만 이번 방문조사를 통해 보호시설이라는 것이 결국은 감옥과 같은 구금시설임을 다시 한번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잠시 경험한 구치소와 거의 다를 바 없는 시설이었습니다. 창살과 커다란 자물통, 외부에서 보이는 화장실과 샤워실, 제복입은 직원들, 창살 사이로 들어오는 식사, 짧은 운동시간, 똑같은 옷을 입고 지내는 보호외국인들.... 게다가 구치소에는 없는 CCTV까지 24시간 자신을 촬영하고 있는.... 지금은 그나마 보호외국인이 적어 숨통이 트이지만 그럼에도 젊은 남자들이 모여있는 내부공간은 벌써부터 후끈한 열기로 옷을 벗고 있지 않으면 안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커다란 문제는....사실 시설의 문제가 아닙니다. 보호소에 있는 사람들, 특히 1개월 이상 장기구금되고 있는 사람들의 가장 커다란 불만은 자신이 언제 이곳을 나가게 될 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물론 체불임금 등을 포기하면 바로 출국할 수 있겠지만 그러기전까지는 너무나 답답한 하루하루입니다. 구치소나 감옥은 오히려 언제 출소한다는 것이 확정되어 있지만 이곳은 언제 나가게 될 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것이 이 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요인입니다.

따라서 이곳에 아무리 좋은 시설을 설치하고 금테를 두른다하더라도 신체의 자유가 구속되어 있는 이상 이곳은 감옥일 수 밖에 없고 억압적인 시설일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대안은 이런 시설들을 계속 줄여나가고 궁극에는 폐지하여야 한다는 것으로 돌아옵니다.

사람이 불법일 수는 없다는 이 당연한 명제가 모두에게 당면한 과제가 될때까지 우리는 지난한 싸움을 해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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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0 17:18 2007/06/20 17:18

학생이 많이 오면 선생님이 적게 오고, 선생님이 많이 오면 학생이 적게오고...

 

참 희안할 정도로 시소게임이 이뤄진다.

 

오늘도 선생님은 단 두분이 오신 상태에서 학생들은 10명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 게다가 새로 가입한 학생까지 3명이나 되었다. 어쩔 수 없이 고등학생 자원활동가인 김준한 학생까지 투입되었다. 늦게나마 지영씨가 와주어서 그나마 숨통이 좀 트일 수 있었다.

 

교사 : 김문희, 이혜정, 김준한, 김지영

 

학생 : 자야, 로히타, 로히타친구들 3명, 노미 등 파키스탄 3명, 새로가입한 베트남  친구들 3명, 사이드 칸, 알리굴

 

전반적으로 교재도 부족한 상황이다. 여성가족부에서 나온 교재가 쓸만하도 하니 그걸 어디서 좀 구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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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7 16:53 2007/06/17 16:53

컨설턴트 이희석

E-Mail : hslee@eklc.co.kr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겨울 저녁에도
마치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입니다.”
- 신영복
 
처음... 그것은 설레임 설레임 설레임.
떨림과 기대, 두려움과 자신감의 줄타기 속에서
빚어내는 내 삶의 창조의 순간.

 

 

책 내용을 몽땅 잊어버리더라도 독서를 지속해야 하는 3가지 이유

  “강사님, 저는 책을 읽는 당시에는 생각도 하고, 뿌듯한 기분도 느끼는데 다 읽고 난 후에는 내용을 하나도 기억 못 해요.” 이 질문은 독서 강연을 하면서 “좋은 책을 어떻게 고르나요?” 라는 질문과 함께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어떤 참가자들은 책의 제목까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그래도 괜찮다. 다 잊어도 괜찮다. 그래도 책은 읽어야 한다. 의아해하시는 분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다. 부제를 “지식의 넓이 확장하기” 정도로 하고 싶다.

  가끔씩 어떤 사람들은 책을 읽어도 조금만 지나면 책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며, 어떡해야 하는지, 그래도 계속 책을 읽어야 하는지 물어오곤 한다. 이럴 때마다, 나는 세 가지 답변을 하는데 첫 번째는 한 권의 책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을 수 있으니 현실적인 수준으로 낮추라고 말한다.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일수록, 한 권의 책을 읽고 영원한 유익을 기대한다. 하지만, 좋은 책이라도 평생 동안 지속적인 유익을 주는 경우는 많지 않다. 책 한 권을 읽고서 수일 동안 즐거운 기분을 누리고, 혹은 당면 과제를 해결했다면, 그 책에 대하여 무척 고마움을 느낄 일이다. 고작 한 권의 책이 너무나도 소중한 우리 인생에 유익을 준다는 것이 신기하고 고마운 일 아닌가! 오늘 아침 밥을 먹고 일주일 동안 배부르기를 기대하지 않듯이, 한 권의 책을 읽고서 일 년 동안 지속적인 성장이 일어나기를 기대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책을 읽는 것 자체가 끊임없이 지식의 넓이를 넓혀가고 있는 과정이니 부지런히 읽어나가자고 권한다. 두 번째 이유가 이 글의 목적이기에 다소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학문의 즐거움』의 저자 히로나카 헤이스케는 왜 배워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배움은 지식을 얻는 과정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지식이 무엇인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들려준다. 읽고 배우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잊어버리고 마는 우리들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것이 완전히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뇌에 축적해 두는 것이라고 말한다. 고등학교 때 배운 인수분해를 다시 사용해야 할 때, 우리는 예전에 그 지식을 배웠다는 것을 기억한다. 그리고 고등학교 수학 책을 꺼내 다시 공부하자마자 “아! 그렇군. 바로 이거야!”라고 배운 것을 다시 깨닫는다. 그것은 예전에 배운 지식이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뇌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처음 인수분해를 접하는 사람보다 빨리 이해할 수가 있다. 저자는 이러한 측면을 ‘지식의 넓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공부하고 계속 잊어버리는 사이에 우리의 두뇌 속에서 지식의 넓이가 계속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부의 효용을 의심하는 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말이다.

  사람은 자기 인식의 넓이 안에 들어와 있는 새로운 것은 쉽게 받아들인다. 『역사 속의 영웅들』을 읽으며 어떤 챕터는 조금 지루했고, 어떤 챕터는 아주 재미있었다. 나는 이 책의 ‘12장 네로와 아우렐리우스‘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이전에 『로마인 이야기』를 조금 읽은 덕에 로마사에 대하여 조금 알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반면, 그리스 고대사에 대한 부분은 조금 지루했다. 만약 그리스 고대사에 대한 선이해가 조금 있었더라면 이 책의 첫 부분을 얼마나 재미있게 읽었을까?
나는 20대 초반에 조선사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었는데, 그 때 읽은 책으로 인해 언제나 조선사에 대한 책들은 낯설지 않고 즐겁고 재밌다. (『탕탕평평』, 『토정비결』등의 책 제목이 기억난다.)

  낯설지 않음이 주는 유익은 그저 익숙함 뿐만이 아니다. 지식근로자들에게는 주요한 교양거리에 대한 익숙함도 경쟁 우위가 된다. 굳이 세부적이고 명확한 지식이 아닌 ‘아, 이 사람 이름은 들어봤어’ 라는 정도의 익숙함 말이다. 그 익숙함으로 인해 우리는 덜 당황하게 되고, 전혀 모를 때의 상황보다 조금 더 나은 자신감으로 전진하게 된다. 따라서, 교양거리와 역사 속의 영웅들에 대하여 익숙해지는 과정 자체가 훌륭한 지성을 향한 진보의 여정이 된다. 누군가가 ‘에우리피데스’라는 사람의 이름을 살짝 언급하고 지나갈 때, 그 사람에 대하여 전혀 모르게 되면 그저 스쳐지나가고 만다. 하지만 그리스 사람이라는 것, 혹은 유명한 시인이라는 것 정도를 알고 있으면 이 새로운 이름이 언급되었을 때에 갖는 익숙함이 새로운 텍스트를 보다 재미있게 받아들이고 빨리 이해하게 만드는 힘이 되는 것이다.

  내용을 잊어버리더라도 계속 책을 읽어야 하는 세 번째 이유는 감정을 지배하는 언어의 힘 때문이다. 언어는 감정을 만든다. 나는 ‘어머니’라는 음성 언어를 말할 때마다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일어난다. 좋은 언어는 좋은 감정을, 나쁜 언어는 나쁜 감정을 만든다. 따라서 훌륭한 정서를 만드는 책을 읽는 것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심력을 강화하는 과정이 되는 것이다.

나는 『역사 속의 영웅들』을 읽으며 위의 3가지 이유 중에 두 번째 ‘지식의 넓이’를 키워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절히 느꼈다. 예를 들어, 만약에 내가 젊은 날에 『명장 한니발 이야기』라는 책을 읽었더라면, 지금 조선사에 대하여 살짝 알듯이 카르타고의 역사에 대하여 이렇게 무지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랬더라면, 카르타고의 역사가 세세하게 기억나진 않더라도, 카르타고의 여러 인물들의 이름이나 주요 사건을 듣게 되면 낯설지 않고 익숙함을 느꼈을 것이다. 익숙함은 곧 나에게 독서의 재미를 안겨다 주었을 것이고, 독서의 재미는 나에게 보다 빠른 지식의 확장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다.

  조선 시대 역사에 대한 약간의 내 지식은 어디에서 왔는가? 독서에서 왔다. 다방면에 대한 나의 무지는 어디에서 왔는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비독서가 하나의 원인이다.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에 ‘지식의 넓이’를 끊임없이 넓혀가고 싶다. '지식의 넓이 확장하기'는 요즘 내 공부의 화두 중 하나다. 『역사 속의 영웅들』은 지식의 넓이를 이전보다 더욱 넓혀 준 고급 텍스트였다. 내 앞에 차려진 ‘연구원 독서 리스트’ 수십 권이 무척 반가워 보이는 요즘이다.

“지식의 넓이는 계속 공부하고 잊어버리는 사이에 두뇌 속에서 자연스레 키워진다.”
- 히로나카 헤이스케

  책은 비슷한 내용을 다룬다?

  햇살이 따사로운 2006년 어느 봄날이었다. 어느 대학생과 함께 포스코 센터 앞의 벤치에 앉아서 얘기를 나누었다. 몇 달 전, 강연을 통해 만난 청년이었는데, 자기 경영에 대하여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얘기의 주제가 독서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의 질문이다.
“책을 좀 읽다보면 다 비슷비슷한 내용인 것 같아요. 그러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게 돼요. 이럴 땐 어떡해야 해요? 그래도 책을 계속 읽어야 하나요?” 이런 이야기는 비단 이 청년에게서만 들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전적으로 옳은 얘기가 아니다.
탁월한 명저는 저마다의 일가견을 제시한다. 이류, 삼류급의 책들이 비슷한 내용을 다루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명저는 다르다. 분명히 그 책이 명저가 된 이유가 있다. 명저는 시시한 책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놀라운 통찰력을 담고 있다. 책이 모두 비슷한 내용을 다룬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명저를 읽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대학생들은 아직 젊다. 정민 교수님은 젊은 사람은 혈기가 안정되지 않아 늘 낯설고 신기한 것에 눈을 판다고 그의 책에 썼다. 그들은 새로운 것과 괴상함을 혼동하기도 하고 남들이 많이 간 길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생전 처음 보는 길로 모험 떠나기를 즐긴다. 한 분야의 기초가 되는 공부를 하고 있는 이들이 대학생들이니, 그들 사이에 전문가가 있을 리 없다.

  그들도 삶을 살아가다 어떤 문제에 직면하게 될 때가 있다. 대부분 그들은 친구를 찾아간다. 교수님이나 전문가를 찾아가는 경우는 드물다. 이 때, 이 친구, 저 친구를 찾아가 얘길 나눠 봐도 뾰족한 해답을 주는 친구는 없다. 모두 비슷비슷한 얘길 할 뿐이다. 하지만, 이때 전문가에게 한번 상의해 보면 친구들에게서는 들을 수 없었던 놀랄 만한 의견이나 해결책을 얻게 된다.
마찬가지다. 책에도 전문가와 같은 명저가 있고, 아직 초보적 지성의 단계인 대학생 같은 시시한 책이 있다. 명저를 읽어보지 못한 채, 시시한 책 몇 권을 읽어 본 사람은 책에 실망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실망은 합리적인 판단이 아니다. 시시한 책 몇 권을 읽고 너무 성급하게 책의 무익함을 일반화하지 말아야 한다. 명저를 읽으면 탁견을 만나게 된다. 그 분양의 정상급 책들은 다들 하나씩의 일가견을 제시한다. 명저를 곁에 두어라. 친구와는 우정을 나누고, 삶의 문제가 발생하면 전문가를 찾아가듯 명저를 펼쳐라. 그 속에 길이 있고, 빛이 있다. (물론, 친구와 술잔을 기울이며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함께 나누며 고민하는 것에도 인생의 의미와 낭만이 있다. 이러한 낭만도 즐겨라. 누군가가 이해해 주기만 해도 우리 삶의 무게는 절반으로 줄어든다. 나의 모든 것을 이해해 주는 친구가 있다면 그에게 고맙다는 전화라도 한 통화하자. 그렇지만, 오늘 글에서는 젊은 날의 독서에도 낭만과 깨달음, 그리고 행복이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명저는 결코 고만고만하지 않다. 혹 내가 지적 편식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좁디 좁은 나의 편견을 깨고 인식의 바다에 뛰어들자. 편협함을 벗고 원대한 지식의 세계에 발을 들이자. 인생은 짧고 읽어야 할 책은 많다. 그러나 부담가질 필요는 없다. 우리에게 주어진 24시간은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하고 싶은 모든 일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지만, 나의 사명을 이루기에는 아주 적절하고 충분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좋은 책부터 차근차근 읽어나가면 된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하냐고?

  이런 책을 읽자

  앨빈 토플러는 『부의 미래』에서 ‘무용한(obsolete)’이라는 단어와 지식(knowledge)을 합하여 ’무용지식(obsoledge)'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그에 의하면 모든 지식에는 한정된 수명이 있고, 어느 시점이 되면, 지식은 더 이상 지식이 아닌 것이 되어 무용지식이 될 수도 있다. (『부의 미래』 p.169)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시간이 지난 모든 지식이 무용지식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모든 지식’이 아니라, ‘어떤 지식’이 시간의 검증을 버텨내지 못하고 거짓 지식임이 탄로 나는 것이다. 앨빈 토플러는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말을 썼다.

"오늘날 데이터와 정보, 지식이 우리 주변에서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들의 많은 부분이 점점 더 진실에서 멀어지고 있다." (p.168)

  무용지식은 앞서 말한 지식의 넓이에 해당되는 지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범람하는 지식의 홍수 속에서 진실과는 거리가 먼 담론들, 혹은 쓸모가 없게 된 과거의 지식들을 일컫는다. 정보의 홍수와 함께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 지식이 ‘무용 지식’이다. “변화의 가속도에 따라 무용지식의 축적 속도도 그만큼 빨라진다.”는 무용지식의 법칙이 적용된다면, 앞으로 이런 무용지식은 점점 많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개인, 기업, 국가는 어떻게 유용한 지식을 쌓아갈 수 있을까? 앨빈 토플러의 말에서 무용지식의 조건 2가지를 생각해 볼 수가 있다. 하나는 진리와 거리가 먼 지식이고, 다른 하나는 유효기간이 짧은 지식이다.

  우리는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가?
그 첫 번째는 진리에 기반을 둔 텍스트를 담은 책들이다. 진리에 기반을 둔다면 자연스레 유효기간도 길어질 것이다.
이를 테면, 고통에 대한 얘기를 한 번 해 보자. 고통은 사력을 다하여 피하여야 할 불청객이 아니라, 더 깊은 온전함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상실의 느낌은 무기력해지고 비관적이 되는 것이다. 초조해지고 식욕을 잃어버리거나 잠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극도의 분노에 휩싸이기도 하고 쉽게 피곤을 느낄 수도 있다. 이런 고통들은 '피하는 것이 최고'라는 말은 거짓 유혹이다. 완벽한 치유는 이런 고통을 통과하여 고통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고통의 치유에 대한 책들 중에도 거짓 진리를 담은 책들이 있고, 진실과 진리를 담은 책들이 있을 것이다. 삶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삶의 진리를 담은 텍스트가 있고, 거짓 문화에 물든 책들도 있다. 우리는 일차적으로 진리를 담은 텍스트를 읽어야 한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웬 시대착오적인 주장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믿는 것은 대답은 있다는 것이다. 명저 『한국사신론』의 저자인 이기백 선생은 진리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하여 평생의 연구를 진행하였다. 민족도 중요하고, 민중도 중요하지만, 결코 진리의 중요함에는 비할 바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의 묘비명은 “민족에 대한 사랑과 진리에 대한 믿음은 둘이 아니라 하나다”라는 글이다. 그가 이렇게 써 주길 유언했던 것이다. 나 역시 진리를 좋아한다. 나의 믿음은 진리는 시퍼렇게 살아있고, 정답도 있다는 것이다. 진리는 지혜를 낳는다는 것이다. 진리는 영원하다는 것이고, 순간적인 어둠에 가려질 수 있지만 진리는 결코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통에 대한 진리를 담은 텍스트라면, 『상실수업』,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등이 될 것이다.

  두 번째, 우리가 읽어야 할 책들은 우리의 마음을 닦아주는 글은 담은 책들이다. 우리의 정서를 아름답게 만들고 더 높은 곳을 향한 용기를 북돋아 주며, 아름다운 가치를 품도록 도와주는 글이다. 걸레로는 매일 방을 닦고, 책으로 우리의 마음을 닦자. 문자 언어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는 이미 언급했으니 여기서는 마음청소에 도움이 되는 책 몇 권을 소개해 본다.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나 현대물이나 『팡세』와 『채근담』, 성경의 『잠언』 등 고전도 좋다. 내가 좋아하는 저자는 신영복 교수님, 잭 캔필드, 파커 팔머 등이다. 신영복 교수님만 잠깐 소개하고 넘어가자.
신영복 교수의 글들은 영롱하다. 그 분의 글을 읽노라면 그의 영혼을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신영복 교수의 책을 아직 한 권도 읽지 않은 당신이라면 『처음처럼』부터 편안히 읽어보길 권한다. 그림과 시가 곁들여진 이 책이 주는 울림이 깊고 지속적일 것이다. 지치고 희망이 없어진 때면 어려운 책은 읽기에 힘겹다. 그럴 때 이러한 시나 짧은 에세이들은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 우리의 희망과 피로를 회복시켜 준다. 이러한 책들로 류시화의 잠언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과 정채봉의 글들(『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눈을 감고 보는 길』 등)을 추천한다.

  세 번째, 자신의 삶을 총체적으로 업그레이드시켜 주는 책을 읽자. 자기 경영 서적만으로는 진정한 의미의 성공을 이루기는 힘들다. 자기 경영은 기술이고 수단이다. 자신만의 철학과 사고의 얼개를 짜 두어야 정신 차리기 힘든 변화의 속도에서도 어지러워하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다. 올바른 신념과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발견하고, 삶을 총체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공부의 목적이다. 내가 공부하는 목적은 단지 일신뿐만 아니라 세상에 유익이 되는 인재가 되는 것이다. 한 분야의 천재가 되기보다는 나의 능력에 맞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함으로 어제보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배움의 목표를 출세나 합격에 두지 말자. 우리 삶의 행복에 두자. 감겨진 내 눈을 뜨게 해 주고, 잠들어 있는 내 머리를 흔들어 깨워주는 책을 읽자. 어떤 책이냐고? 내가 생각하기에는 구본형 선생의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정민 교수의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공자의 『논어』,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 할 길』 등이다.

[덧붙임글]
긴 글이었습니다. 끝까지 읽기 쉽지 않으셨을 텐데, 읽어준 당신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 에 대한 질문에 조금은 추상적으로 답변을 해 보았습니다. 그래도 책 제목을 원하시는 분들에게 10-2편에서는 수많은(?) 추천도서 리스트를 작성해 보려 합니다. 사실 이것은 위험한 작업입니다. 왜 위험한지, 어떤 책들인지에 대한 답변을 들고 10-2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그간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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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3 10:38 2007/06/13 10:38

법과 제도로 이민자 평등대우 보장
⑦ 유럽의 해외 이민자 정책
내일신문 2007-06-11 오후 3:32:05 게재

인종차별행위 처벌 … 의무교육·사회보장 적용
EU “경제성장이 이민자들로 가능했다” 인식 확고
각국 장기 불법이민자들 대규모 합법화 활발

유럽의 이민자 정책을 살펴보면 한국이 어떤 방향으로 결혼이민자 정책을 펼쳐야 하는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럽에서 이민자들은 주택·의료·교육 부문 등에서 내국인과 동등한 혜택이 주어진다. 게다가 불법이민자의 자녀도 학교교육을 받을 수 있다. 유럽에서도 불법이민은 골치 거리다. 한해 유럽연합으로 유입되는 합법 이민자 수는 130만명이며, 이보다 훨씬 많은 700만명이 불법이민을 시도한다.
하지만 유럽은 막무가내 추방 대신 대규모 사면정책을 통한 양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대표적인 국가다.
그 이면에는 경제성장과 세수확보에 이민자들이 크게 기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EU보고서에 따르면 회원국확대 이전 EU 15개국이 연 2%의 1인당 GDP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이민자들의 힘이었다.

대륙으로 연결된 지리적 조건과 오랜 식민역사로 유럽은 다른 인종과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
이민2세 테러와 소요사태 게토화 등 문제를 안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민자들을 배척하거나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이민자들을 차별하는 자국민을 처벌한다.
유럽에서는 이민자들은 주택·의료·교육 부문에서 내국인과 동등한 혜택을 누릴 권리를 갖는다. 불법이민자의 자녀도 학교교육을 받을 수 있다.

◆스페인 경제성장 절반은 이민자 역할 = 서유럽국가들이 이민자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은 1960년 대 이후 경기호황으로 노동력 부족현상이 나타나면서 부터다.
그러다 90년대 이후 경기침체로 실업문제가 가중되자 이민자들이 가해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하지만 유럽국가들은 자국의 성장이 이민자들 덕분이었다는 것을 인식해 여론에 휘둘리지 않았다.
EU보고서에 따르면 회원국확대 이전 EU 15개국이 연 2%의 1인당 GDP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이민자들의 힘이었다. 이민자들이 없었더라면 1인당 GDP는 -0.2%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페인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정부 보고서에서 경제성장의 절반이 이민자 덕분이라고 지적했다. 이민자들이 나라로부터 받은 것보다 더 많이 기여하면서 성장에 결정적 역할을 해 왔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민자들의 기여도는 지난 10년간 경제성장의 30%, 5년간 경제 성장의 50%에 달했다. 또 지난 2001년 이래 이민자들이 납부한 세금은 230억유로(약28조원)에 달한다.
영국에서 실시된 조사에서도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동유럽 이민노동자들은 젊고 의욕에 넘치며 80%가 18~34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극소수만이 사회보장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민자 취업 및 상담 훈련 프로그램 마련 = 유럽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자국민과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또 특정 인종이나 민족에 대한 차별을 금지·처벌하고 있다.
외국인이 전체의 10%를 차지하는 독일의 경우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내국인과 동등한 수준의 사회보장 제도를 적용한다. 외국인 노동자도 사회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되고 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 이민자를 위한 직업상담 및 훈련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상대적으로 현지 정보나 근로환경에 어두운 이민자들의 피해를 막고 이들의 실업으로 인한 사회불안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프랑스도 다른 유럽 국가와 마찬가지로 자국에서 태어난 이민자 2세에게 시민권과 투표권을 인정한다. 또 합법적으로 체류 및 노동허가를 받은 외국인 노동자에게 내국인과 동등한 연금과 의료보험 혜택, 가족수당, 주택지원비를 지급한다. 불법이민가정 자녀도 학교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영국은 모든 이민자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며 스웨덴은 5년이상 거주자들에게 스웨덴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외국인 이민자에게 스웨덴어를 가르치는 교육과정도 운영한다.
유럽에게도 불법이민은 골치 거리다. 한해 유럽연합으로 유입되는 합법 이민자 수는 130만명이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많은 700만명이 불법이민을 시도한다. 하지만 유럽은 막무가내 추방 대신 대규모 사면정책을 통한 양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대표적인 국가다.

◆스페인·이탈리아 불법체류자 사면으로 세수확보 = 스페인은 2005년 6개월 이상 스페인에 체류하고 있으며 최소 6개월 동안의 취업계약을 보유하고 전과가 없는 60만명의 ‘불법체류자’들을 합법화했다.
스페인 정부는 “최근 몇년간의 대규모 불법이민자 사면으로 세수 측면에서 이익이 됐으며 사회보장 재원이 마련되게 됐다”고 대규모사면 이유를 설명했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17만명에서 51만7000명으로 이민자 쿼터를 늘이고 35만~100만명에 이르는 불법이민자들을 사면하기로 했다.
이탈리아 정부 역시 “불법노동자들의 합법화로 이들이 세금을 내게 되면서 세수증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시행목적을 밝혔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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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2 15:39 2007/06/12 15:39
한국 `장시간 노동빈도' 49.5%..세계 2위
[연합뉴스   2007-06-07 18:13:58] 
ILO 권고 이행 촉구 전국노동자대회(자료사진)
관계자 "후진국 패턴..소득수준 대비 극히 예외적"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49.5%가 1주에 48시간 이상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산하 국제노동기구(ILO)가 7일 발표한 `전세계의 노동시간'에 따르면, 2004∼2005년 통계를 기준으로 비교 가능한 41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의 `장시간 노동빈도'(incidence of long working hours)는 49.5%로서 페루(50.9%)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장시간 노동빈도는 전체 근로자 중 1주에 48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의 비율이다.

3∼5위는 에티오피아(41.2%), 마카오(39.1%), 아르메니아(29.9%)가 차지했고, 6∼10위에는 과테말라(28.5%), 아르헨티나(28.4%), 멕시코(26.2%), 이스라엘(25.5%), 뉴질랜드(23.6%)가 포함됐다.

선진국 가운데는 스위스(19.2%.16위), 미국(18.1%.19위), 일본(17.7%.공동 20위), 프랑스(14.7%.23위) 등이었다.

특히 최근 각종 국가경쟁력 지수에서 늘 상위 10위권안에 드는 노르웨이와 핀란드는 각각 5.3%(37위)와 9.7%(31위)로 장시간 노동빈도가 매우 낮으면서도 고도의 국가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룩셈부르크와 네덜란드도 4.2%(40위)와 7.0%(35위)로 각각 나타나 역시 명실상부한 선진국임을 증명했다.

하지만 구 소련 및 동구권 국가들의 경우 러시아가 조사 대상 41개국 가운데 `장시간 노동빈도'가 3.2%로 4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리투아니아(4.6%.39위), 불가리아(6.5%.36위), 슬로바키아(9.2%.33위), 크로아티아(11.9%.27위), 체코(17.7%.공동 20위), 루마니아(18.2%.18위) 등과 같이 과거 사회주의 영향 탓인지 장시간 노동빈도가 낮은 편에 속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ILO 관계자는 "선진국의 노동시간 변동의 역사를 살펴보면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경쟁력을 노동시간 위주에서 자본집약적 방식이나 작업조직의 개편 등을 통해 확보하는 쪽으로 전환해 나가고 있으나, 한국의 경우에는 아직까지도 노동시간 위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은 국민소득 대비 장시간 노동빈도가 지나치게 높다"면서 "최근 실제노동시간을 줄이려는 한국의 법정노동시간 단축 정책과 그 결과에 주목하고는 있지만, 실제 효과를 감안해 만든 실효노동시간 규제지수(effective working-hour regulation index)도 세계 평균에 크게 떨어지는 등 한국은 극히 예외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의 경우 일반 제조업에서는 연장근로를 통해 소득을 보전하려는 경향이 있고 화이트 칼라의 경우에도 조직의 문화로 인해 노동시간을 줄이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한국이 대체로 후진국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1주당 48시간 일하는 근로자는 전세계 노동인구의 22%에 달하는 6억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이들은 단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일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존 C. 메신저 ILO 노동조건 및 고용프로그램 담당 수석연구관은 "개도국 등에서 정상적인 노동시간을 규제하는 데서 진전이 있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지나친 장시간 노동이 전반적으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은 매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장시간 노동은 또한 도.소매 거래, 호텔 및 레스토랑, 운송.저장, 그리고 통신 업계 등과 같은 서비스 부문에서 일상화되어 있으며, 선진국의 대다수 자영업자들도 상당히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끝으로 보고서는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생산성 및 양성간 평등성을 제고하는 것 뿐만아니라, 근로자의 건강과 가족의 생활, 산업재해의 감소 등에 보탬이 되는 등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l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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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2 12:39 2007/06/12 12:39
[동십자각] 외국인 근로자의 최저임금제




한기석 <성장기업부 차장> hanks@sed.co.kr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최근 외국인 근로자의 최저임금 적용 배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고 이를 정부에 건의하는 등 관철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업차 두바이를 수십 차례 가봤는데 그곳 외국인 근로자의 임금은 월 500달러 미만에 불과했다”며 “국내의 경우 1,000달러를 넘는 수준이어서 도저히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의 대답도 한결같았다. “겨우 일좀 가르쳐놓으면 임금 조금 더 준다는 곳으로 도망가버린다” “국내 근로자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는데 임금을 똑같이 줘야 하는 것은 잘못이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서는 체불에 대비한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등 오히려 국내 근로자보다 근로환경이 더 낫다” 등등 불만이 상당했다.

십분 이해가 가는 얘기들이다. 일도 잘 못하는 것 같고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등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국내 근로자와 같은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된다는 게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그런 주장을 해서는 안될 분명한 사실이 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고용 및 직업 차별에 대한 협약(제111호 협약)을 정해 국적에 따른 임금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ILO 가입국가인 한국은 이 협약을 지켜야 된다.

그리고 또 하나, 최저임금 도입 취지를 생각해보자. 최저임금은 사회적으로 용납하기 어려운 저임금 근로자의 최저 생계비를 보장하기 위해 국가가 정해놓은 임금의 최저 수준이다. 최저 생계비는 노동력 재생산에 필요한 최저 한도의 생계비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근로자의 국적과 상관없이 최저 생계비 이하의 임금으로는 노동력이 재생산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벌써 몇 년째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결국 ILO에서 탈퇴하라는 실현 불가능한 주장을 반복하는 이유는 뭘까. 중앙회의 존립 근거인 중소기업이 그걸 원하기 때문에 하는 립서비스 아닌가.

김 회장이 취임한 지 100일이 지났다. 이제 유권자의 표에서 벗어나 진정 그를 뽑아준 유권자들을 위해 실천 가능한 일을 해야 할 때다. 외국인 근로자의 최저임금 적용 배제는 실천 불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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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1 14:48 2007/06/11 1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