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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요며칠 여행을 다녀왔다.
반가운 전화, 오래된 사람들, 낯선곳에서의 만남 그리고 풍경..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한 바람과 탁트인 시야..
그야말로 10년묵을 체증이 풀리는 것과 같은 신선한 느낌..
너무너무 행복한 여행이였다.



아부오름으로 거억.. 그리크지 않은 오름이다. 위에 오르니 말들이 뛰어논다.
구릉과 초원 꽤나 이국적 풍경이다.  멀리 보이는 풍력단지가 행원풍력단지인지?확실치는
않지만 바람많은 제주에 풍차는 정말 제격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제주의 무덤이다. 무덤을 쌓고 주변을 1m정도 폭, 1m정도 되는 높이로 쌓아올린 무덤들...
무덤의 모양이 참 재미나다. 간혹 밭 한가운데, 시내 한복판에서도 볼 수 있는데 무덤이 친근
하게 느껴지기는 처음이다. 이토록 자주 보이는 무덤들.. 얼핏 들은 얘기로는 죽음과 일상을
하나로 여기며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 단면이라고는 하던데.. 맞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다..^^
여튼 너무 친근한 무덤들.. 재미나다..

용눈이 오름이다.. 멀리보이는 산이 한라산.. 그앞에 보이는 언덕들이 죄다 오름인셈..ㅋㅋ
제주 백록담의 화산이 분출하고 여기저기 자그마한 분화구에서도 화산이 분출하고..
오름에 오르면 제주의 먼먼먼 그때 그 순간에 대한 상상이 맘대로 가능하다.



나... 바람부는 언덕에 올라.. 한컷.. 찰칵..
농사일로 까매진 얼굴, 더욱 페인 주름.. ㅠ.ㅠ

멀리보이는 바다 왼쪽에 있는 섬이 우도.. 오른쪽이 성산일출봉..
가까이서 혹은 그곳 안에 있을 땐 우도나 성산일출봉이 아름다운지 잘모르겠던데..
멀리서 보이 참으로 낭만적이다.. 해안가 주변이나 인기 관광지역은 마구 개발된 흔적들과
이곳만의 정취를 찾기 힘든 편인데.. 조금 높은데 오르니 그곳이 왜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었는지
살짝 이해되는 것 같기도 하다는...


제주는 지금 억새가 한창이다. 해지는 저녁 일행의 차를 잠시세워 억새와 놀았다.
사진도 많이찍고.. 한적한 섬 지방도로에는 다니는 차도 오가는 사람도 뜸한것이
괜시리 우수에 젖게 만드는 묘한 기운이 있는 듯하다.

들은 얘긴데, 제주 오름들이 모여있는 곳에 골프장이 엄청 지어졌다고 한다. 제주에 허가한것이
50여개 그중에서 20여개는 이미 지어졌고, 30개정도가 앞으로 지어질 예정이라고 한다. (두개의
숫자가 바뀌었을지도.. 기억 가물가물.. 여튼)그런데 이들 골프장이 삼다수 회사가 하루 뽑아내는
양의 물과 거의 맞먹을 정도의 지하수를 뽑아 쓴다고 한다. 골프장 관리및 등등등에..
게다가 지하수 발원지의 많은 경우가 골프장 예정지와 가까워서 제주도 물문제를 심각하게 위협
한다는 얘기까지.. 관광과 여행, 지역경제와 삶의 기반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대목이다.

여튼...
제주도가 이토록 아름다운 곳이구나.. 깜짝 놀랐다.
제주 오름의 선이 주는 풍성한 따뜻함은 무엇으로부터 기인하는 걸까?

바람의 강약, 내가 어디에 서있느냐에 따라
바람은 내게 다른 바람으로 다가왔다.

내가 오름 위 어디에 서있느냐에 따라
눈앞에 펼쳐지는 선들의 출렁임은 내게
세상속 100만가지 시선을 알려주었다.

담번에 제주에 가게 되면 오름에 푹 빠져 지내고 싶다.
그바람과 그햇살 서로다른 시선들의 만남을 다시한번 만나고 싶다.

제주 오름과 만나게 되어 너무 너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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