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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주부'인척을...

'어설픈'이라는 단어를 제일 싫어 하는데, 오늘 갑자기 왜 이 단어를 끄집어 냈는지는 모르겠다. 사실은 지난주 산에 가면서 산오리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올라 갔는데 산오리네는 벌써 김장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배추 한포기에 3천원 하더라고.. 헉~! 배추 한포기값이 그렇게 비싸요? 했더니, 배추 한포기 값도 모르는 사람이 '주부'맞냐고 한다.(배추값이 얼만지를 알아야 주부가 맞다고 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도 나는 왜 '뜨끔'해야 했는지...) 내가 보기에도 난, 주부라는 영역에선 그다지 완벽한 모습은 아니다.  말 그대로 어설픈 모양이며, 주부와 비주부의 boundary(경계) 쯤에 있는게 분명하다.  더 정확히 말하면, 결혼이라는 묶인 생활 보다는 비혼 이라는 자유로운 생활의 구분아직도 여전히 잘 못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하며 스스로 고민에 잠기기도 한다. ㅡㅡ;;(그렇다고 절대 기죽지는 않는다. 단, 주부와 주부 아님의 차이를 조금더 진지하고 수준 높은 기준으로 평가 할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어젠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한살림에서 장을 무려 6만 얼마치를 봐왔다.  평소에 보던 양 보다는 약간 많기도 했고 한살림만 가면 이것저것 사고 싶은게 너무 많아서 장바구니에 담다 보면 보통 4만원은 기본이다. ㅡㅡ

지지난주에 봐온 물건이 아직도 냉장고에서 뒹굴고 있는데 또 뭘 그리 샀는지...안되겠다 싶었고, 저러다 썩으면 버릴까 무서워 과감히 냉장고 문을 열고 이것저것 꺼내어 새로 사온 재료들로 무엇을 만들지를 결정했다. 그리곤 곧바로 요리 시작~!

 

난, 웬만하면 음식할때나 뭘 할때나 시간 배분을 무척 타이트하게 잡는 편이다. 한치의 시간도 헛되이 버릴 수 없다는 강박관념 때문인지 뭔지는 몰라도...다시 말해 세월아, 네월아는 내게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스탈이다.(단, 공적인 업무는 예외..ㅎ) 해서, 씻고 다듬고 자르고 볶고 하면서 무려 네가지 음식을 두시간만에 후다닥 해치웠다.  이렇게 두어시간을 싱크대에 서서 왔다갔다 하면서 일을 하면 이것 처럼 고된 노동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다리까지 후들거리기도 하니깐..

 

그렇게 만든 작품이 바로 이것들이다.

 

 

연근조림(이건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림, 따라서 요걸 조리는 동안에 다른걸 만들면 시간이 무지 절약됨.), 멸치 볶음, 계란 장조림(요것도 계란을 따로 삶았다가 다시 졸여야 하는것이므로 시간이 좀 걸림), 양송이 버섯 볶음.

 

밑반찬을 만들어 놓으니 괜히 밀린 빨랫거리라도 한것처럼 속이 개운하다. 저것들로 한 1주일은 버텼으면 좋으련만...우리 집 동거인은 보통 사람 먹는 양의 배는 먹어 치우니 모.. 그래서 내가 허리가 휜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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