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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삼일절마라톤대회

자연은 다가가면 무언가를 준다.

 

오늘 춘천에서 삼일절 마라톤대회에 참석하면서 큰 산에 한발 다가갔더니 그 산은 흰눈덮인 아름다운 모습을 내게 보여주었다. 나도 사람들에게 저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텐데......아니, 나도 꼭 다름사람들에게 나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그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찾아내면서 살아갈꺼야......

 

삼월에 눈이 내리는 것은 춘천에서는 매년 있어온 일이다. 어느해에는 거의 삼월말에 눈이 펑펑 쏟아지고, 정말 봄눈녹듯이 녹아버리기도 했었다.

 

오늘아침에도 눈발이 굵어지고 삽시간에 나무에 쌓이기 시작했으나, 대회가 다가오니 가까운 곳에는 눈이 다 녹았으나, 먼 산에는 눈이 쌓여 산은 상아색이 비치는 흰색과 감청색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절경을 이루었다. 알프스도 저렇게 아름답나? 노르웨이의 협곡을 갖다가 육지위에 얹어놓은듯한 모습이다. 오늘 나는 이 아름다움을 봤으니, 마라톤대회는 정말 성공했다!! 고 생각했다.

 

겨울내내 수영을 게을리하지 않고, 식사를 제때 챙겨먹고, 잠시간을 규칙적으로 지켜서 그런지, 달리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나는 오늘 진정한 마라토너가 된 느낌이었다. 아무런 미련과 집착도 없이 훌훌 털어버리고, 그저 평온한 마음으로 한발 한발 내딛으면 어느새 내가 달려온 곳을 뒤로 내버려둔채 나는 그렇게 달리고 있었다. 끝이 안보인다고 조급해하지도 않는다. 어디가 끝인가? 묻지도 않는다. 오직 나에게는 자연을 향해 달려가는 나의 자유가 있을 뿐이다.

 

오늘 부천에서 멀리 오셔서 같이 달려주신 장근형네 오십리팀 (우리 백오리팀에 비해 오십리만 한다고 하시면서^^)과 함께 해서 더욱 즐거웠다. 자유로운 인간들의 멋진 향연이었다.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나는 더 진중해졌다. 아 나는 그냥 이대로가 너무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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