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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가을 날엔 지하철을 타야한다.

비가 오는 가을날엔 지하철을 타고 시내에 나가야 한다. 버스가 막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막장같은 어둠의 땅속에서 참고참고 견디다 못해 빠른 속도로 땅위로 뛰쳐나온 지하철은 한강과 만난다. 상류쯤에서 흘러내려온 빗물들이 섞여서 한강은 높고 거칠고 투박하다. 지하철 바퀴의 반복적인 기계음에 익숙해질 무렵 누런 한강물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소리가 귓가에 아른거린다. 물리적인 시공간에선 불가능한 소리의 전달이 풍경을 타고 흘러 내 귀에서 무정형의 연주를 들려준다. 아... 이 순간을 위해 그 어두컴컴한 지하의 숨막히는 공기도 꾹 참아가며 지하철은 냅다 달렸는지도 모른다. 비가와서 자전거를 탈 수 없지만 비오는 가을날 지하철을 타고 한강을 건너는 순간은 자전거를 타고 안양천변을 달리는 순간만큼이나 소중하다. 덧글) 잠시 깼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꿈을 꿨다. 결혼식이었다. 한화의 류현진이 결혼을 하고 있었다. 근데 신부가 혹시나 했는데 세상에 강유미였다. 강유미가 강유미와 결혼을 하다니. 갑자기 문득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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