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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 미 인

이엘리 너를 처음보는 순간 말할 수 없는 친밀감을 느꼈어. 어둠속에서만 살아가야하는 널 보며, 너도 지독히 혼자구나. 나도 모르게 낮은 탄식이 흘러나왔어. 아아 너는 얼마나 외롭고 쓸쓸했을까? 네가 아빠라고 부르던 사람의 병실에서 그 사람의 피를 받아먹고 나서 오스칼에게로 갈 때 사람들은 알까? 너의 슬픔을.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의 희생을 통해서 살아남아야하는 너의 그 해결할 수 없는 존재자체의 슬픔말이야 사람들은 때로는 흡혈귀를 악마처럼 생각하자나 십자가를 두려워하고 신을 두려워하고 심장에 말뚝을 박아야한다는 둥 살기 위해서 죽인다는 너의 말, 그 감정 하나 안실린듯한 무뚝뚝한 말에서 나는 너의 눈물을 봤어. 사람들은 고상한척하지만 오히려 뱀파이어가 더 도덕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래, 너는 네가 살기위해서 다른 사람을 죽일 수밖에 없자나. 먹을것이 아니어도, 혹은 자신의 목숨에는 아무 상관없어도 다른 생명을 죽이는 것은 어쩌면 인간밖에 없을테니까. 그리고 사람들도 모두다 누군가의 희생을 바탕으로 살아가자나. 혼자 고상한척 해도 다른 이들의 희생이 없으면 자신의 삶이 지금처럼 영위될 수 없다는 것을 모르고. 넌 오히려 솔직한 편이지. 암튼 이러저러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이 있지만, 오랫동안 열두살로 지내왔던, 피냄새나는, 너의 어두운 낮과 음침한 밤이 끝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널 만나게 되어서 참 기쁘기도 하지만, 모르겠어. 이 묘한 감정을. 마치 잊고 있었던 기억이 되 살아나는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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