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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06/01/17

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1/17
    상처(5)
    무화과
  2. 2006/01/17
    흐린겨울날
    무화과
  3. 2006/01/17
    오랫만의 잔차질(4)
    무화과

상처

'아름답다'의 어원이 '앓다'에서 나왔다는 이야기를 언젠가 들었다.

앓는 것은 스스로를 치유해가는 과정이다.

감기가 걸렸을 때, 열이 나는 것이 '아픈'것이 아니라 몸이 감기와

싸우는 과정이듯이, 앓는 것은 무언가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일이다.

우리는 대체로 즐거운 상황보다는 아픈 상황에서 성숙하기 마련이다.

H2의 히로도 그랬다. 이기는 경기보다는 지는 경기에서 배울 것이 더 많다고...

 

또 어디선가 읽은 글귀가 생각난다. 아는 것은 상처받는 것이라고.

사랑이 끝날 경우, 사랑을 받는 사람보다는 사랑을 주는 사람이 더 상처받기 마련이다.

우리는 사랑을 받는 것에서보다는 사랑을 하는 것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사랑뒤 찾아오는 아픔은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한 대가인것이다.

사랑으로부터 배울바 없는 사랑받는자는 아플 필요도 없는 것이다.

 

인권활동가대회에서 약골과 경내씨와 이야기를 하면서

새삼 느끼게 되었다. 난 상처받지 않는다. 어쩌면 상처받기를 두려워한다.

난 눈물이 많은 편이었다. 친구가 나에게 붙여준 별명중의 하나는 '내마음은 물두부'였다.

언제부턴가눈물을 흘리지 않게 되었다. 아마도 그 이후부터 나는

상처를 잘 받지 않고 사실은 기대를 잘 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그래서 나는 사랑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있었고, 아픔을 겪지 않으려 노력하고

그것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배우지 못하였다.

 

크게 앓고 난 후 부쩍 아름다워져 있는 내가 되기를 소망한다.

이제 두려움의 문을 열어야 한다.

마음 속 깊이 숨겨둔 나조차도 속여버린 내 아픔을 울어준 그 사람의 마음으로.

그 마음을 다시는 모른척하거나 배반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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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겨울날

이렇게 흐린 겨울날이 좋다.

맑은 날 또한 내 마음을 환하게 해주겠지만,

맑은 날만 있는 세상은 끔찍하다.

우리 삶이 그러하듯이 흐린날도 있고,

또 사람들은 대체로 아픔속에서 성숙하고

흐린날에 나는 더 많은 성찰을 한다.

흐린하늘밑을 하늘하늘 발걸음을 옮기며

지나온 길들을 돌아보고 마주쳤던 사람들을 기억하며

스쳐간 사람들을 떠올린다.

 

지나온 길들은 나즈마한 언덕배기

나는 그 길을 슬프게 울면서 걸어왔다.

 

몇 일 전 만난 여러 사람들.

중의 한 명은 자신의 과거를 통째로 부정했다.

난 그 모습이 싫다. 싫든 좋든 예전과는 생각이 어떻게 변하든

그 때의 나도 나이고 지금의 나도 나이고.

지금이나 예전이나, 이제나 저제나 세상은 흐리고

내 마음 또한 흐린기운을 잔뜩 머금고 있다.

 

항상 즐거운 세상살이에

흐린날씨가 제법 어울린다.

 

흐린 날의 하늘밑을 걸어가는 기분은

슬프고 아름답고 고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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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의 잔차질

다음주에 지리산에 가기때문에 준비운동도 할 겸

내 무릎의 상태가 어떤지 체크도 할 겸

오랫만에 자전거를 탔다. 서대문에서 흑석동까지. 흑석동에서 온수까지.

사실 한달이 넘게 사무실에 세워뒀던 자전거에게 미안하기도 했다.

또한 머릿속이 온갖 잡념으로 가득차고 마음속이 답답하여

자전거를 타고 겨울바람에 다 날려버리고 싶었다.

그리고 활동가대회 자전거방이 자전거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자전거에 대한 feel을 마구마구 불어넣었다.

 

오랫만에 잔차질은 몸을 고되게하여

내 몸안의 땀찌거기와 복잡하게 얽혀있는 생각의 타래를

삐질삐질 몸밖으로 배출해버렸다.

 

이제 남은 2006년의 시간을 되도록 많이 여행을 다니려고 한다.

어딘가 먼곳으로 가는 것 만 여행은 아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모든 곳은 여행이 된다.

한동안 만나지 못할 사람들과 하늘과 물과 익숙한 풍경들을

더 느끼고 싶다.

 

자전거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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