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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01/29
    거품처럼 사라지다
    무화과
  2. 2008/01/17
    혼자서도 잘해요(2)
    무화과
  3. 2008/01/13
    2008년 기아가 우승할 수 밖에 없다.(2)
    무화과
  4. 2008/01/13
    골목길 여행(4)
    무화과
  5. 2008/01/11
    눈처럼
    무화과
  6. 2008/01/11
    이명박 재미있다. (2)
    무화과
  7. 2008/01/08
    오락실(2)
    무화과
  8. 2008/01/08
    여행
    무화과
  9. 2008/01/02
    노래(8)
    무화과
  10. 2008/01/01
    다짐
    무화과

거품처럼 사라지다

인어공주는 거품이 되어 사라졌던가

나도 인어공주처럼 때때로 목소리를 잃게 되는데

나도 인어공주처럼 거품으로 사라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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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잘해요

무언가를 혼자서 하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했다.

어디를 가야해도 꼭 누군가를 꼬셔서 같이 가고

시험공부도 혼자서 하기 싫어서 꼭 모여서 했다.

사람들과 함께 있지 않으면 불안했던 것일까?

아니면 어렸을적 전학을 여러버 다니면서

새로 친구를 사귀어야한다는 강박이 나를 사로잡고 있었던 것일까?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아무래도 학교를 졸업할 즈음부터 하나씩 하나씩

혼자서 하는 것들이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혼자서 밥을 먹느니 차라리 굶고 말았던 나는

혼자서도 밥을 잘 먹게되었다.

친구와 집에 같이 가기 위해 몇시간씩 기다리고

걸어갈 수 있는 곳도 전혀 반대방향으로 가서 버스를 탔던 나는

언젠부턴가 혼자서 돌아다니고 움직이는게 편해졌다.

굳이 자전거를 타지 않더라도

 

이제는 혼자서 하는 것이 너무 편하다.

일을 할 때도 내가 책임 질 것들만 딱 책임지고

영호를 볼 때도 함께 보는 사람이 이 영화가 마음에 드는지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여행을 할 때도 힘들면 쉬고 걷고 싶은 만큼 걷고 갑자기 어디가 가고싶으면

중간에 여행경로를 마음대로 바꾸기도 하고.

 

특히나 나처럼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침묵을 견디지 못하는,

그래서 끊임없이 말을 꺼내놓아야 하는 사람들은 ,

어떨때는 누군가를 만나는것이

무슨 말이든 화제거리를 이어가야하기 때문에 굉장히 피곤하고 부담인데

혼자있으면 그런 억지스런 수고를 하지 않아서 좋다.

 

하지만 아직까지 혼자서는 못하는 것들이 남아있다.

할 수 있는데 잘은 못하는것들이 아니라

진짜로 나로서는 혼자서는 정말 못하겠는 것들

 

혼자서 술마시는 건 이상하게 못하겠다. 청승맞다거나 구질구질하다거나

그딴 이유가 아니다. 내가 술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술마시며

사람들과 수다떠는걸 좋아해서 그런가? 암튼 아직까지 혼자서 술은 못마신다.

 

혼자서 우는 것도 못한다. 눈물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은 아니지만

정말이지 너무나도 펑펑 울고싶은 마음일 때 혼자있으면 절대로

눈물 한 방울나지 않는다. 한바탕 울고나면 시원해질 것 같아서 울어보려고 해도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 물론 아무하고나 있다고 눈물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내 눈물샘이 알아서 상대방을 인식하고 내 마음을 인식하고

내 눈물을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일때만 열리는 모양이다.

 

이 두 가지의 것들을 혼자서도 잘하게 되는 것이 좋을까?

모르겠다.

모르겠는데, 혼자서도 잘하고 싶다.

안에서 계속 나를 괴롭히던 망상, 인간은 누구나 결국엔 혼자서 자신의 삶을

책임지고 살아내야 한다는 헛된 욕심을 아직 버리지 못했다.

그래서 그게 좋은지 모르겠지만 이것들 마저도 혼자서도 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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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기아가 우승할 수 밖에 없다.

작년도 꼴찌팀이 올해 우승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만약 가능하다면 그 리그의 수준이 정말 수준 이하일 것이다.

내가 아무리 기아 팬이라도

기아가 아무리 서재응과 리마와 발데스를 영입했어도

이현곤과 윤석민이 여전히 잘하고 이종범이 부활하고 김진우가 돌아와도

우승은 솔직히 힘들다(근데 써놓고 보니 살짝 가능할것 같기도 하다ㅋㅋ)

그래도 한 장의 사진을 보는 순간 기아가 우승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마구를 본적이 있는가?

안그래도 수준급마무리인 한기주, 안그래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한기주인데

어느 만화책을 보고 배웠는지 이런 마구를 익혔다.

이건 장풍도 아니고 뭐라도 해야하나... 암튼 저 공이 드래곤볼 손오공의 에네르기파보다 더 강력할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저 공은 아주 느리지만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체계를 넘어선

어떤 변화를 하게 될는지 모른다. 그게 움직임의 변화일지, 공의 화학적인 성분의 변화일지, 아니면 의표를 찌르는 무변화일지... 2008년 시즌이 개막하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이 마구가 완성된다면 한기주는 지구를 대표하는 투수가 될것이다.

전성기때의 외계인 페드로는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한 3승 47세이브 방어율 0.11 정도 하지 않을까?

기대된다 한기주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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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여행

며칠전 내린 눈 덕분인지 하늘이 오랫만에 너무도 깨끗했다.

강 건너편은 고사 바로 뒤의 인왕산도 보이지 않는 죽어 있는 하늘을

생각해본다면 이런 하늘을 만난 날 어찌 집에 처박혀있을 수 있으랴

 

여행은 충정로에서 시작했다. 아마도 만리동, 서계동, 청파동, 공덕동

이런 동네들을 거닐지 않았나 싶다.

 

원래의 계획은 그냥 손기정 기념공원에 한 번 가보자는 거였다.

손기정 공원에 오르니 저 멀리 남산과 반대쪽으로 안산과 인왕산이 

너무도 뚜렷히 보였다. 공원 벤치에서는 모닥불을 피워놓고

모여앉은 할아버지들이 그 옛날의 이야기들, 당신들이 어렸을 적

어른들에게 들었던 이야기들을 풀어내놓고 있었다.

 

갑자기 남산에 올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만리동의 골목길들을 따라서 내려가서 남산으로 가야지 했는데

걷다보니 코스가 대폭 수정되었다.

 

골목길들은 익숙함과 낯설음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언젠가 어디에선가 본 듯한 친숙한 분위기와

한 번도 와본적 없는 동네들, 난생처음 걷고 있는 길들의 낯설음

어쩌면 살아가면서 단 한 번 만날 뿐인 길들

그 골목 골목들을 다시 걸을 일이 있을까?

그렇게 단 한 번의 만남이 사는 동안 얼마나 있을까.

 

골목길들은 서로서로 비슷하되 절대로 어느 한 구석도 똑같은 곳은 없다.

꼬불어진 길의 각도와 길이, 경사진 정도, 계단의 넓이와 높이

일직선의 곧게 뻗은 선은 존재하지 않는다. 곡선과 직선이

서로 어울어져서 사람이 만들 수 있는 아름다운 공간이 탄생한다.

좁은 골목길의 길가에 꾸며진 화분정원들.

하늘로 맞닿은 계단길 중간에 쉼터를 마련해 놓은 처량한 겨울나무.

길이 끝난줄 알았던 곳에서 또 다른 길을 시작되고

어떤 길은 둥근 선들이 땅으로 내려앉아 포근한 느낌이었고

어떤 길은  하늘로 솟은 직선의 어울림이 나름의 웅장함을 뽐내고 있었다.

길가의 가로등은 담벼락을 훌쩍 넘어온 나무와 사랑에 빠져있었고

조그만 동네 외곽 길을 따라 서울역쪽으로 보이는 도시의 스카이 라인은

좁은 골목길이 넓은 우주로 통하는 통로임이 분명할 것이다

집앞 조그만 빈공간에 즐비하게 늘어놓은 화분들에 이름표들을 달아놓은

친절함은 골목길의 마음이다.

 

바람은 어느 한 곳에서 불어와서 이 곳을 스치고 다른 곳으로 달아나버리지 않는다.

어디서 온지도 모를 바람이 골목길을 따라 돌고 돈다. 그 바람따라 나도 돌고 돈다.

한 참 돌다 보면 아까 그자리에 다시 돌아와 있는 나를 보고 바보같이 웃게된다.

골목길 거리를 걸으며 이 생각 저 생각을 해본다.

 

2008시즌은 결국 7개 구단으로 시작하는 것인가?

김진우는 과연 돌아올 수 있을까?

오늘 저녁 반찬은 뭘 해먹지?

이 동네는 집값이 얼마정도 하려나?

내일 아침에 예매해놓은 영화는 재미있으려나?

나는 연애를 할 수 있을까?

나는 앞으로 죽을 때까지 몇 리터의 눈물을 더 흘리려나?

20세기소년은 언제 완결될까?

양치질 못해서 입안이 너무 답답하다.

어긋난 관계는 과연 회복 가능할까?

이명박정권은 대체복무를 도입할까?

내가 연락을 전혀 안해도 관계가 지속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아르바이트 한 돈이 입급되었을까?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질문들. 걸음들. 바람들.

아마도 오늘 밤엔 살짝 피곤한 발바닥 아른하게 잠이 잘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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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처럼

갑자기 초코 다이제스티브가 먹고 싶어서

사무실 앞 슈퍼에 사러나갔다가 펑펑 내리는 함박눈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까 사무실 올 때 까지만 해도 가늘디 가는 눈발이 그냥

흩날리는 정도였는데, 어느샌가 포도알만큼이나 굵은 눈송이가 하늘을 뒤덮었다.

 

참 예쁘게 눈이 내리고 내리고 쌓인다.

눈처럼

예쁘게 말하고

예쁘게 웃고

예쁘게 걷고

예쁘게 살고 싶다.

 

딱히 못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사는건 꽤 어려운 일인거 같다.

하물며 눈처럼 예쁘게 사는건 더욱더 어려운 일이겠지만

 

그래도 저렇게 예쁘게 내리는 눈을 보고 있으면

내 눈을 빼앗기고 귀를 빼앗기고 마침내 마음을 빼앗기고

나도 눈처럼 가볍게

나도 눈처럼 조용하게

저 눈처럼 예쁘게 살고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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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재미있다.

연일 들려오는 이명박 괴담들

노동부를 없앤다고도 하고

교육부를 없앤다고도 하고

여성부를 없앤다고도 하고

통일부를 없앤다고도 하고

세상에 없애야 할 것이 하 많은데

그 많고 많은 것들은 다 피하고 어쩌면 저리도 엉뚱하실까

의료보험 민영화 되기 전에 가족친지친구동료이웃

모두 건강검진 받아야겠다

 

아무튼 이명박이 우리에게 두려움만을 주지는 안으려나보다

역시 대통령쯤 하려면 사람을 웃기는 센스도 필요하겠거니와

더군다나 역사에 길이 남는 대통령이 되려면

유행에 부합하는 개그가 아닌 그야말로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혹은 세대를 초월하는 개인기쯤은 가지고 있어야할 것이다

 

역시나 대단한 몰표로 대통령 당선되신 분은 유머감각도 남다르시다

 

사진은 오마이뉴스에서 잘라왔다.

 

 

난 그다지 맞춤법 따위 신경안쓰지만, 사실 나도 맞춤법 띄어쓰기 자신없어서 남들 흉 안보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하자나ㅋㅋ 87년도 나 초등학교 들어갈때 즈음 바뀐

'읍니다-습니다'도 모르고, 그리고 난 맞춤법 자신없으면 완전히 다른 단어를 찾아서

쓰는데 어쩜 저리도 매사에 당당하실까. 글씨체 마저 맘춤법 따위 틀리든 말든 아주 당당하시다.

청소년들만 논술지옥에서 살게 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 후보들에게 논술시험을 보게하면 좋겠다. 논술첨삭 경험상 맞춤법 이정도 틀리면 무조건 불합격이다.

그래도 이명박 덕분에 한바탕 크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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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실

우편물 부치러 우체국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잠시 오락실에 들렀다.

1945 한 판과 야구게임 한 판 가뿐하게 해주고 왔다.

 

난 또래의 친구들에 비해 오락실에 잘 가지 않는 편이었다.

사실 초등학교 때는 부모님과 선생님의 말을 철썩같이 믿고

오락실가면 큰일나는 줄 알아서 안갔다.

어쩌다가 친구들과 어울려 가는 일도 있었지만 마음이 불편했다.

머리가 크면서 어른들의 새빨간 거짓말을 알게되었지만

오락실은 여전히 내겐 너무나 먼 당신이었다.

이유는 단 하나. 오락을 너무 못해서...

사실 몸으로 하는 거 다 못한다. 노래, 그림, 만들기, 각종 스포츠

예체능 과목 제발 '우' 한 번 받아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아무리 시험을 잘봐도(잘보지도 못했지만) 실기를 죽써서

정말 '미'안하게도 성적표는 최대치가 '미'였다.

 

오락실도 마찬가지...

순발력과 손놀림이 중요한 오락실 오락들이 나에겐 게임이 아니라 시험이었다.

친구들은 200~300원이면 한 시간을 버티던데 나는 한시간 동안 오락하려면

2000~3000원은 깨진다ㅠㅠ

더구나 사람 때리는 것에 취미가 없던지라

스트리트파이터 부터 해서 킹오브파이터, 철권 등등의 대전 게임은

그야말로 내 동전의 무덤이었다.

그나마 흥미를 붙인 게임들은 슈팅게임과 스포츠 게임

하지만 스포츠 게임도 번번히 지기만 하기 때문에 돈이 솔찬히 들었고

오락실 밖에서는 말싸움으로는 내 밥이었던 LG팬들에게

농락당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슈팅게임도 그 수많은 미사일들 앞에서 나는 폭탄만 쓰다가

폭탄 떨어지면 그냥 죽어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가정용 게임기에 있던 트윈비같은 귀여운 슈팅게임이면 얼마나 좋았을까

 

게다가 내 신체적인 조건도 오락실과 안 맞았다.

난 대체로 평균 이상으로 건강하지만 몇군데 평균 이하로 병원신세 져야하는

곳들이 있는데, 나쁜눈과 약한 목과 치아가 그 곳들이다

치아는 둘째치고라도 시끄럽고 번쩍번쩍 정신없는 오락실은

내 육체에겐 좀 커다란 고통이었다.

 

그래도 나도 오락 잘하고 싶었다.

100원짜리 하나가지고 원더보이 끝판까지 가보고 싶었다.

철권 16연승 해보고 싶었다.

1945 끝판까지 깨고 지겹다는 표정 지어보고 싶었다.

 

축구나 농구는 열심히 뛰면 악착같이 뛰면 실력이 모자라는 것을

커버할 수 있는데, 오락실은 그러지 못했다. 물론 남들보다 돈을 더

많이쓰면 되겠지만, 나의 학생시절은 그다지 여유있지 않았다.

지금도 여유는 없지만, 그 때는 정말 더 많이 가난했다.

 

그래서 난 아직도 오락실가면 금방 나오게 된다.

오늘도 두판하는데 5분이나 걸렸을까?

야구게임은 세계최강 쿠바팀을 선택해서 한국팀(컴퓨터)과 하는데

세상에 3:3 비겼다. 처음에 게임에 익숙해지는 동안 1회에

3실점한 것이 패인이었다

1945는...ㅠㅠ 세상에는 아무리 노력을 안되는 것들이 있다.

 

역시 나는 오락실 체질이 아니다.

오락 정 하고 싶으면 컴퓨터에다 삼국지 같은거 깔아서 해야한다.

슈팅이나 액션게임 스포츠 게임 이런 순발력 필요한거 하면 안된다.

전략시뮬레이션이나 퍼즐 같은 거 이런게 딱이다.

그래도 스타크래프트는 왠만큼은 했었는데, 하면서도 살짝 마음이 거시기했었는데

다행히도 이제 안한다. 그냥 오락하지 말자

그 시간에 책이나 한 글자 더 읽자. 노래나 한 곡 더 듣자.

 

그래도 가끔씩 오늘처럼 주머니에 동전이 너무 많아

고민의 무게보다 무거워지면 한 번씩

오락실가서 털고 와야겠다.

어차피 시간도 얼마 안걸리니까

일 할 시간 공부할 시간 빼았는 것도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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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어디로 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 곳을 떠나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나를 아는 이가 아무도 없는 곳

내가 아는 이가 아무도 없는 곳이면 충분하다

익숙한 풍경과 오래된 거리와 새로운 바람이면

낯선 사람들이면, 그걸로 충분하다

 

조선시대 어느 읍성 높은 망루에서 내려다보이는

저 멀리 소나무 밭과 빙그르 돌아가는 하천과

땅으로 내려앉은 낮은 건물들이 올망졸망 모여있는

그런 곳이면 좋겠다

 

어느덧 스멀스멀 자라난 손톱과

면도를 하지 못해 까칠한, 풍성하지 못한 턱수염

언제나 욕심은 새롭게 자라난다

 

애시당초 무언가를 찾기위해서 떠났던 것은 아니었다

무언가를 버리기 위해서 떠났던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돌아온 서울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은 어두운 안개에 휩싸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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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출소하고 나서 지금까지 총 5장의 음반을 구입 또는 선물 받았다.

다 너무너무 좋다. 바보같이 실없어 질 때나

세상에 나 혼자 있는 것처럼 쓸쓸할 때나

대책 안 설 정도로 기쁠때나

혹은 그 어느 순간에도 노래를 듣는 일은 즐겁기만 하다.

우울할 때는 우울한 노래를

우울할 때는 신나는 노래를

신나있을 때는 차분한 노래를

고독하고 싶을 때는 차분한 노래를

듣고 있으면 울고 웃고 춤추고 떠들고 그러다가 잠들 수 있다

 

이상은 13집   The third place

 

출소하자마자 샀다. 이미 출시된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뭐 평론가들은 그 동안 그녀의 음악이 정체되어있었다고 그러던데

난 잘 모르니 그냥 좋기만 했는데 이번 앨범을 들으니

이전 앨범들에 대해서 왜 그렇게 평가했는지 알겠다.

'새벽 세 시의 편의점에서 우는 그대여~' 라니... 새벽 세 시의 편의점에서

울어본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 시간에 잠들어 있거나 술들어 있는 나로서는

그 서러움을 도무지 짐작조차 못하겠다

 

 

루시드폴 3집   국경의 밤

 

우연히 벅스뮤직 들어갔다가 이 앨범이 출시된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는 바로 샀다. 구속되기 직전에 루시드 폴 2집 오!사랑에 푹 빠져

있었던 나로서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세상에는 전 편보다 못한

후속편이 얼마나 많더냐. 살짝쿵 걱정도 했더랬다.

그런데 맙소사... 어쩌면... 어떻게... 이렇게 추악한 자본주의를 저렇게

아름다운 노래로 이야기할 수 있다니. 전율이 흘렀다. 이런게 정말 가능하구나.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으로도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할 수 있구나.

'혼자라는게 때론 지울 수 없는 낙인처럼 살아가는게 나를 죄인으로 만드네'

아...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시와

 

그녀를 처음 본 곳은 광화문 촛불집회에서였다. 조용히 바람에 몸을 맡기고

흐느적 거리는 촛불보다 더 투명하고 마침내 고요한 목소리로 그녀는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 평택 대추리의 노을만큼이나 긴 여운을 남기는 아름다운

목소리와 노랫말로 시와는 우리의 입을 닫고 마음을 열게 하였다.

그녀가 앨범을 냈다니 어찌 그냥 넘어갈 수 있겠는가

노래를 들으며, 길을 걸으며, 눈을 감고, 마음을 열으며,

행복이 아니라도 괜찮아... 조용히 따라불러 본다.

 

 

ONCE

 

출소하고나서 제일 처음으로 본 영화다. 안에 있을 때 부터 여러가지 평을

접하면서 꼭 보고싶었던 영화였다. 참 참하고 소박하고 따뜻한 영화였다.

그리고 주인공들이 너무 노래를 잘해서 부러웠다.

내 어릴 적 꿈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거리에서 기타하나메고

온갖 슬픔과 기쁨이 나에게 존재하는 것 마냥 있는 감정 없는 감정 다 잡아가면서

노래를 부르는 거리의 노래꾼이었다. 그러기엔 너무 약점이 많다

음치에다가 약간의 박자치에다가 타고난 약한 목.

암튼 워낙 가사를 중시하는지라 외국노래들은 친해지기 힘들었는데

부르뎅이 선물해준 이 OST는 그래도 영화를 봐서인지 가사는 안떠올라도

영화의 사랑스러운 장면 장면들이 떠오른다.

 

 

소규모아카시아밴드 3집   우리는 소규모아카시아밴드입니다.

 

최근에 알게 된 밴드. 어디선가 슬픈사랑의 노래를 듣고 홀딱 반해버렸다.

그러던 중 홍대앞 음반가게에 갔다가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새음반이

나온지 얼마 안되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어쩜 멜로디만큼이나 귀여운

핑크색의 음반이라니. 사무실에서 계속 틀어놓고 있었더니 여옥이가 선물해줬다.

며칠동안 죽도록 듣고다녀야겠다. 산뜻한 느낌으로 퐁퐁 튀는 물방울 같은 노래들

롤링폴링 롤링폴링 롤링폴링 롤링폴링~ 마구마구 기분 좋아진다.

너무 들뜨지도 않고 아주 조용히 살며시 세상이 나를 보고 웃는다.

나도 살며시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게 웃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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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짐

내게 존재하지 않았던 2007년을 떠나보낼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건 마치 내가 떠나오지 않았던 것들로 돌아가야하는 것과 같은

모순적인 상황, 나로서는 은근히 난감한 일이다.

그래도 2008년은 기쁘게 맞이할 수 있다.

아무리 이명박이 대통령 됐어도 난 기쁘게 2008년은 살아내고 싶다.

 

새해 다짐 몇 가지

 

1.줄여야할 것들

실없이 뱉어내는 농담들과 쓸데없는 말들. 말들. 말. 말. 말.

컴퓨터앞에 앉아있는 시간

 

2.늘여야 할 것들

책읽는 시간

자전거타는 시간

 

너무 많은 계획은 독이다

계획같은거 세우지 말자. 그리고 잘살자

내 다짐들만 스스로 만족스러울 정도로 지키기만 해도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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