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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4/27
    새벽4시13분
    무화과
  2. 2006/04/25
    노래만 들었지(1)
    무화과
  3. 2006/04/25
    스스로에게 속다
    무화과
  4. 2006/04/24
    불구속, 이후(1)
    무화과
  5. 2006/04/24
    무엇을 할 것인가?
    무화과
  6. 2006/04/23
    메이데이에 사용할 수 있는 구호와 글귀(1)
    무화과
  7. 2006/04/21
    민망(3)
    무화과
  8. 2006/04/21
    아무일도 없었으면 좋겠다.(4)
    무화과
  9. 2006/04/21
    다리라도 부러져버렸으면 좋겠다
    무화과
  10. 2006/04/20
    하루(3)
    무화과

나의 눈은 핏발이 서서 감을 수 없다 - 메이데이를 위하여

나의 눈은 핏발이 서서 감을 수 없다
-메이데이를 위하여                                                               임화


눈이 부시게 푸른 나뭇잎 사이로
이따금 구름이 흘러가는 풀밭 우
행복한 짐승처럼 누웠으면
미풍은 조을 듯 불어오고

아아 나의 눈은 핏발이 서서 감을 수 없다.
저 峨峨한 산들과 보리밭과
點點한 마을과 도시와
끝없이 불행하였던 동포들의
피에젖은 가지가지의 추억
희망밖엔 아무것도 아니 가진
소년들의 빛나는 눈과 작은 손과 작은 다리와
주절거리며 뛰어가는 걸음걸이를

아아 너희는 또 다시 가져가려 한다

우리들의 어버이가 미어진 잔등에 짐짝과 더불어
우리를 업고 고향을 떠날 때
너희들은 어디에 있었느냐
우리들의 어린것이 낯선 도시에 와서
호올로 눈물지으며 외로이 잠자던 공장에서
너희들은 어떻게 살았느냐
우리들의 동무가 주림과 박해에 못 이겨
성난 이리처럼 싸움에 일어났을 때
너희들은 무엇을 하였느냐

너희들은 국외에서 싸우지 않고 승리를 기다리었고
너희들은 우리의 교만한 주인으로 행복하였고
너희들은 능히 일본군경의 良友이었다

아아 모처럼 돌아오려는 자유를 찾아 깃발을 날리는 메이데이
오늘에 또다시 이빨을 갈며 달려드는 너희는 대체 어느 나라 사람이냐

꾀꼬리 우는 시냇가에 발을 잠그고 해마다 조국에 향그런
五月一日이 오면
후파람 불며 불행한 동포의 지나간 이야기를
사랑하는 우리 어린것들에게 들려줄 메이데이를 위하여
대한의 병든 가축을 치는
너희들의 운명을 파멸로 인도해야겠다

아아 나의 눈은 핏발이 서서 감을 수 없다.

 

언제적인가 메이데이에 즈음해서 내마음에 남긴고 간 시하나.

해마다 메이데이가 다가오면 불현듯 이 시가 생각난다.

메이데이가 다른 이들에게는 어떤 어떤 감정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미련과 그리움의 감정이다.

아아 나의 눈은 눈물이 서려 감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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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4시13분

난 잠도 자지 않고 뭐하고 있는 것일까?

잠이 안온다.

내일 연락이 올것만같다.

그리고 이번엔 왠지 구속될것만같다.

불안과 짜증이 엄습한다.

검사 나쁜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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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만 들었지

가끔, 아주 가끔, 잘나가다가 갑자기 기분이 다운될때까 있다.

이유가 있을때도 있고 이유가 없을때도 있다.

사람들과 이야기하고싶지 않고 그냥 아무 생각하고싶지 않을때가 있다.

그럴때마다 주로 내가 택하는 것은 세가지가 있다.

자전거타고 무작정 다니기. 아무생각없이 오락하기

 

그리고 큰소리로 틀어놓구 노래듣기.

오늘은 이상은의 목소리가 귀에 감긴다.

 



이상은 새

          언젠가는

          벽

          Don't say that was yesterday

          Summer clouds

          공무도하가

          삼도천

롤러코스터 Last scene

                습관

                어디있나요

김광석 너에게

          잊어야한다는 마음으로

          먼지가 되어

          외사랑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015B 너에게 들려주고싶은 이야기

       5월 12일

       그녀의 딸은 세살이예요

       마지막 사랑

       너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

       단발머리

김현철 연애

          춘천가는 기차

          일생을

부활 비와 당신의 이야기

       네버엔딩스토리

산울림 너의의미

          내게 사랑은 너무 써

          청춘

          내마음은 황무지

          내가 고백을하면 깜짝놀랄거야

          그대 떠나는 날 비가 오는가

          안녕

          지금 나보다

          나 어떻게 해

윤건 갈색머리

이소라 이제그만

자우림 17171771

          파애

          나비

          애인발견

         헤이헤이헤이

나카시마미카 눈의꽃

샤프 연극이 끝난 후

함중아 내게도 사랑이

휘버스 그대로 그렇게

옥슨80 불놀이야

로커스트 하늘색 꿈

패닉 눈녹듯

       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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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속다

사람은 남한테 속느니보다 자기 자신에게 속고 있다.

이것은 굉장히 피곤한 일이다.

어쩌면 나는 남을 속이는 동시에 나에게도 속고있는 것같다.

이것은 굉장히 고단한 일이다.

 

많이 근심과 걱정이 늘어났나보다.

많이 불안과 조급함이 늘어났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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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구속, 이후

불구속으로 나올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인사를 다했는데, 그래서 더 민망하다.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면서 판사의 태도를 보면서 불구속으로 나올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와서...

토요일은 결혼식에 갔다가 야구를 보러가고

일요일은 평택엘 다녀왔다.

 

불구속으로 나오니까 참 좋다.

보고싶은 얼굴들을 마주하니까 행복하다.

못난놈들은 얼굴만봐도 즐겁다고 하지 않나

축하해야할지 어쩔지 몰라하는 친구들을 앞에두고

나또한 축하받아야할지 어쩔지 모르고 있다.

감옥에 있으면 평택에 군대가 투입된다는 소식을 들어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텐데,

이렇게 나와서 무언가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물론 조만간 다시 구속될것이고,

황새울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할지 막막하기 그지 없지만,

그래도 무언가를 해보려고 하는 이 상황이 소중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구속으로 나와있는 이 시간이 고통이다.

다시 구속을 기다리기 때문에도 그렇지만,

역설적이게도 내가 불구속으로 나온 후 우리 엄마의 밝은 표정이 나에겐 고통이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전날부터 몸살을 앓은 엄마는 동생 생일 미역국도

안끓이고, 친척 결혼식도 안가려고 했단다.

내가 나온 시간 이후부터 몸살은 사라지고 다시 밝은 표정으로 돌아왔다.

뒤늦게 미역국도 끓이고 결혼식도 가고 아빠랑 친구분들 만나서 놀다가

다음날 아침에 들어왔다(이건 처음있는 일이다ㅋㅋ)

다시 감옥에 가야하는 걸 아시면서도 지금 당장 감옥에 안가있다는 것이

그렇게나 소중한가보다. 그런데 나는

우리 엄마의 표정과 마음이 변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보게 되었고

감옥에 다시 들어가야만 한다는 사실이,

다시 우리엄마가 몸살을 앓아야 한다는 미래가,

예정된 미래를 향해 서서히 다가가고 있는 시간이 너무 고통스럽다.

지금 웃고 있는 만큼 더 엄마가 아플까봐,

물론 엄마는 나보다 강한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이건 예상외의 고통이고 생각보다 강도가 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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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할 것인가?

대추리에 가서 대략의 상황과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듣고

인권단체 활동가들과 우리는 무엇을 할것인가 이야기를 나누었다.

많이 답답하고 어려운 상황임엔 틀림없다.

무엇을 할것인가. 잘 모르겠다. 어떻게 해야 대추초등학교를 지킬 수 있을지.

대추초등학교를 지키고 또한 평택의 싸움을 승리하는 과정에서

내가 지켜야할 나의 원칙들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평소엔 비폭력이 나의 원칙이라고 너무 쉽게 이야기를 잘했지만,

막상 이 상황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행동할건지 잘 모르겠다.

대추초등학교를 꼭 지켜야 하지만, 어떻게 해야 지킬 수 있는지 모르겠다.

일단 생각안나면 제껴놓자.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노력하면 그래도 조금은 더

가능한 방법들을 모색할 수 있을거 같다.

 

그래서 항상 그렇듯 특유의 무책임함으로 일단 할 수 있는 것 부터 하자고 생각을 잡았다.

 

대추리에 군대가 투입된다고 한다. 물론 무식하게 군대로 밀고 들어와서 민간인과 군인이 부딪히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거라고 모두들 예상한다. 어쨋든 군대가 민간인과 직접적으로 충돌하지 않더라도, 군대의 투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백번을 양보해서 군대가 필요악이고, 외부로부터의 위협에서 군대가 수행하는 역할이 있다손 치더라도 군대가 평택에서 할 일은 하나도 없다. 80년 광주에서 처럼 말이다.

군대가 대추리에 있다는 것 자체가 애시당초 군대의 본분(그런게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난 사실 어차피 이게 군대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을 어기는 것이다.

 

그래서 병역거부자들과 함께 이번 국방부의 결정에 대해서 태클을 걸어보려고 한다.

어차피 존재하는 군대라면, 지금당장 없앨 수 없는 군대라면,

가능한한 시민들의 통제하에 군대가 있어야 한다. 시민들을 통제하려는 군대는

존재의 가치가 정말도 천번을 양보해도 요만큼도 없다.

 

그런데 무엇을 할 것인가? 대추초등학교를 지켜내는 일만큼 어려운 답은 아니겠지만,

이또한 무엇을 할 것인가 후딱 떠오르지 않는다. 내일 사람들과 모여서 머리맞대고 이야기해보면 무언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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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데이에 사용할 수 있는 구호와 글귀

지음님의 [현재까지 진행상황] 중 제안된 구호에 관련된 글.

 

왠지 이번 메이데이는 재밌을거 같은 기대가 마구마구 든다. 무언가 재미난 일들이 일어날 듯한 좋은 예감. 기대를 마구마구 가지게 만든 지음의 노고를 치하하며, 나도 무언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야겠다고 느끼고 있다. 더구나 지음이 내 글 하나를 덜컥 트랙백해가기도 했으니, 나도 이미 참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예전에 평화수감자의 날을 준비하면서 모아두었던 좋은 글귀와 구호들을 이곳에 올려놓겠다. 아마 지음이 알아서 트랙백을 해가든, 퍼가든 하겠지...ㅋㅋ

 

 

The pioneers of a warless world are the youth that refuse military service.
You cannot simultaneously prevent and prepare for war

군대를 거부하는 젊은이들은 전쟁이 없는 세계를 개척하는 사람들이다.
전쟁을 준비하는 것과 막는 것은 동시에 할 수 없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When the power of love overcomes the love of power, the world will know peace

사랑의 힘이 무력에 대한 사랑을 극복할 때 세계에 평화가 찾아올 것이다.

- 지미 핸드릭스(Jimi Hendrix)


Nonviolence means avoiding not only external physical violence but also internal violence of spirit. You not only refuse to shoot a man, but you refuse to hate him

비폭력은 단지 외부의 물리적 폭력뿐만 아니라 영혼의 내면적 폭력까지도 피하는 것이다. 사람을 쏘는 것을 거부하는 것뿐만 아니라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까지 거부해야 한다.

-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 Jr.

All we are saying is give peace a chance

우리가 말하려는 바는, 평화에 기회를 주자는 것입니다.

- 존 레논(John Lennon)


War is so unjust and ugly that all who wage it must try to stifle the voice of conscience within themselves

전쟁은 그것을 수행하는 모든 사람이 그들 자신 내에서 양심의 소리를 질식시키려고 노력해야만 할 정도로 부정의하고 추하다

- 레오 톨스토이(Leo Tolstoy)


They wrote in the old days that it is sweet and fitting to die for one's country. But in modern war, there is nothing sweet nor fitting in your dying. You will die like a dog for no good reason.

옛날에는 국가를 위해 죽는 것은 당연하고 즐거운 것이었다. 그러나 현대 전쟁에서 당신의 죽음이 당연하고 즐거울 이유는 없다. 당신은 아무런 정당한 이유 없이 개죽음을 당하는 것이다.

- 어네스트 헤밍웨이(Ernest Hemmingway)

 

만약 파괴의 기술이 점점 더 발달을 해서
언젠가 인류가 이 지구상에서 없어진다면
이 인류 멸종의 이유가 인간의 잔인성이나,
그에 대한 보복에서 나온 행동 등이 아니라
그 실제 이유는
온순하고 책임감이 결여된 현대인들이
각종 야비한 계율을 비열하게
복종적으로 받아들이는데 있다고 본다.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끔찍한 역사적인 경험과
또 앞으로 그보다 더 전율할만한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반항하고 길들이기 힘든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순종적이고 온순한 사람들의 숫자가
계속 늘고 있다는 데 있다.

- 프랑스 작가이며 저널리스트인 죠지 버나(George Bernanos)


우리는 이 낡아빠지고 야만스러운 관습으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해방하기 위해, 그리고 노예의 족쇄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해방하기 위해 힘이 닿는 한 모든 것을 해야합니다. 이를 위해 두가지 제안을드리겠습니다. 그 중 하나는 이미 시도된 바 있으며 실질적인 행동입니다. 그것은 어떠한 상황에 부딪치더라도, 전쟁과 관련한 어떠한 종류의 복무에도 참여하지 않는 것입니다. 비록 커다란 개인적 희생과 고난이 따를 지라도 세계 평화를 위해서 무엇인가 구체적인 일을 하려고 하는 모든 이들은 전쟁과 관련한 모든 복무를 거부해야만 합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불의의 법들이 존재한다. 우리는 그 법을 준수하는 것으로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그 법을 개정하려고 노력하면서 개정에 성공할 때까지는 그 법을 준수할 것인가. 아니면 당장이라도 그 법을 어길 것인가?

 

-소로우

 


우리는 먼저 인간이어야 하고, 그 다음에 국민이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법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먼저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가 떠맡을 권리가 있는 나의 유일한 책무는 어떤 때이고 간에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행하는 일이다.

 

-소로우

 

 

 

 

그리고 이것들은 전용철씨 홍덕표씨를 떠나보낸 후에 촛불집회와 갖가지 관련 집회 기자회견들에서 경찰들의 뻔뻔한 태도에 열받아서 경찰들을 상대로 피켓을 만드려고 준비했던 구호들... 결국 만들지는 못했지만...ㅋㅋ 이 구호들은 경찰대응팀이나 이런곳에서 준비해놔두었다가 경찰들이 폭력을 행사할 분위기에서 사용하면 좋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군인이기 이전에 먼저 인간이다.

 

부당한 군사 명령을 거부하라.

 

명령을 어기는 것이 죄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예의를 어기는 것이 죄다.

 

생각하라. 그리고 옳은 것을 행동하라.

 

명령에 대한 복종보다

인간에 대한 존중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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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망

민망한 상황...

열심히 해서 민망한 상황을 만회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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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일도 없었으면 좋겠다.

아직 그다지 긴 인생은 아니지만

살다보니 인생의 몇 가지 부분은 알 것도 같다.

이별은 언제나 순식간에 찾아온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것 같던 사람도,

 항상 변하지 않을거라 믿었던 관계도,

심지어 예정되어 있어서 준비해왔던 이별조차도

어느날 갑자기 다가온다.

 

헤어진 사람은 반드시 다시 만난다는 말을 믿고싶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기도하고 편지 쓰는 것 밖에 없다.

다시 만날때, 모두가 행복해보였으면 좋겠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들이 슬프다.

예정된 이별을 기다리는 짧은 시간이 고통스럽다.

 

한밤의 꿈이면 좋겠다.

내일 아침이면 늘 같은 일상이 나를 포근하게 감싸면 좋겠다.

아침밥 먹으라고 엄마가 깨우면, 동생 깨우면서 장난좀 걸어주고

아랫집에 가자마자 피자매연대와 평화인권연대 문열고 인사하고

전쟁없는세상 사무실에서 일을 하다가

저녁때 누구를 꼬셔서 술이나 한잔할까 전화기를 뒤적거리면 좋겠다.

너무 늦게까지 술을 마시다 보면 흑석동에서 자고 갈 수도 있고

백기형님 석직씨와 택시를 탈 수도 있겠다.

 

1년6개월 짧은 시간이지만

아무일도 없었으면 좋겠다.

누구에게도 아무일도 없었으면 좋겠다.

마치 꿈처럼 지난 시간들이 아무일도 없이 지나가있으면 좋겠다.

지나고 나서 대부분의 전화번호를 내가 기억해내지 못할 수도 있지만

인터넷 아디디와 비밀번호들이 헤깔릴 수도 있지만

버스노선과 지하철 막차시간이 가물가물할 수도 있지만

그런것들은 아무래도 좋다.

 

앞으로 살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더 큰 슬픔의 이별들도 있을 것이다.

고통스러운 이 시간도

몰래 벼갯잎 적시는 엄마의 슬픔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의 아픔도

착한 사람들의 고마운 마음도

황새울 들판의 농부의 땀방울도

모두 아무일도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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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라도 부러져버렸으면 좋겠다

출근하는 엄마를 보내놓고

다리를 주먹으로 마구쳤다.

차라리 다리가 부러져 오늘 집에서 나갈 수 없게 되고 싶었다.

세상에서 못할짓 참 많지만 불효는 정말 못할 짓이다.

평생을 고생하고 살아온 엄마에게

또 한 가득의 근심과 슬픔을 가져다 줄 수밖에 없다.

울고 울고 또 울어도 미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

정말 못할짓이다 정말 못할짓이다

 

그저 건강하시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편지 자주 써 드리는 수밖에 없다.

평생을 자식을 위해 살아온 엄마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달랑 이것뿐이다.

 

나를 위해서 일부러 소리내 울지 않는 엄마의

벼갯잎이 축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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