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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7

밤늦게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그를 보았다.

전동휠체어 깊숙히 들어앉은, 참 작은 사람인데 존재감은 큰.

 

그냥 알은 체 눈인사를 해도 나쁘지 않을 텐데,

나는 언제나 그 사람이 어려워 얼마 전에도 옆얼굴로 인사를 하고 말았다.

아마 인사인 줄도 몰랐을 거다. 하긴, 나는 그를 알지만 그는 나를 알지 못 할 테고.

 

어제 그는 모자를 쓰지 않고 있었고, 잘 빗어넘긴 머리에..

웃고... 있었다..

 

몇 년 째 거리에서 마주치곤 하는 그의 얼굴은 늘 무표정했다.

여러 해 전에, 그 무표정에게 다가가 인터뷰를 청했고...

그는 인터뷰 내내, 그 후로도 늘 무표정했다.

그래서 그렇게 어려워했던 것 같기도 한데...

 

웃는 얼굴은 그에게 참 잘 어울렸다.

스치는 순간, 무심결에 표정이 먼저 들어오고,

지나치고 나서야 그가 누구인지 떠올렸건만..

무척 인상적이었다..

 

뭐랄까, 다행이었다.

마음이 놓이는, 그런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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