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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어떤 '안녕'은 왜 '안녕'이어야만 하는지 의심스럽다. 적당한 거리와 호감의 표시이기도 하지만, 무심함의 성의없는 표현이기도 하다. 난 세상이 무섭다. T.T

 

오랜만에 잠 안 오는 울렁이는 밤을 견뎌내려니 머리 속이 헝크러지는군. 어쩌면, 절망의 시기에 또하나의 절망이 된 점에 대해 미안한 마음과 변명 같은 것들이 한 편으로 떠오르고.

 

왼쪽에는 쇼프로를, 오른쪽에는 바둑을 보며 트레드밀을 열심히 걷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표정으로 앉아있는 유시민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난 처음에 그가 유시민인 줄도 몰랐다!)

뒷편에서는 상체가 터져나갈 듯한 한 무리의 남자들이, 하얀 스커트가 달라붙은 여자의 엉덩이를 클로즈업 한 색즉시공의 한 장면을 일제히 쳐다보는 걸 보면서, 나는 내셔널 지오그래피에서 불곰 한 쌍이 교미하는 걸 보면서 살짝 얼굴을 붉히다가,

나는 왜 크지 않는가, 오후부터 계속되는 질문에 또다시 전두엽이 시큰해지고...

 

운동은 잡생각을 없애주어 좋다는 사람들의 말이 맞다는 걸 알게 됐다. 적어도 운동하는 동안엔 숫자만 센다. 더러는 과연 나에게도 근육이란 게 생길까, 라는 의문을 가져보기도... 아무튼 일주일에 5일 운동, 오늘로써 성공. 운동하러 가느라 집으로 들어가는 동선을 약간 수정했는데 의외로 신선했다. 며칠만 더 신선함을 잃지 말길. 더 바라지는 않을 터이니.

그런데 운동을 하니 하루가 너무 짧고, 집에서 책 읽을 여유가 없다. 아직 몸에 익지 않아서 더 피곤한 거겠지만, 이래 가지고선 백년 동안의 고독을 백년 동안 읽게 생겼다. 부엔디아 대령의 전체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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