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오래된 건물에 산다.

오래된 건물은 말썽이 많다.

 

방에서 늑장부리고 누워있을라치면 공사 하는 소리가 심심찮게 들린다.

보일러며 수도관이며 늙을 대로 늙어서 툭하면 터진다. 얼어서가 아니라, 늙어서 그렇다.

아침부터 땅 파는 소리가 들려서 이번엔 또 누구집이여, 하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린다.

우리집이여? 줸...

 

인부들을 불렀던 윗집 할매네 며느리는, 얼굴 한가득 안도감을 띄우고서, 좀전까지 온전히 제몫이었던 근심을 나에게 성공적으로 토스하고 돌아선다.

좋겠수...

 

처음 기숙사에서 자던 날, 무서웠고.

처음 이삿짐을 혼자 싸던 날, 힘들었고.

처음 보일러가 터진 날, 울고 싶었는데.

 

오늘은 그럭저럭 담담하다.

그저 모든 공사가 내일 안에만 끝나길..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