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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부스러기로 살겠다

이건, 내심 좋아하며 만나는 그와의 관계에 대해 때로 '이것은 연애다', 때론 '이것은 연애가 아니다'라고 제멋대로 뒤죽박죽 생각하는 거나 마찬가지의 언설이다. 아무튼 당분간 부스러기로 살기로 했다. 실은 그렇게 살고 있다. 줄곧 부스러기로 살아왔다고 정리해 버리면 그렇게 말할 수도 있는 게 이 말의 함정이다. 그러니까, 진심일 수도 있고 진심이었을 수도 있고 거짓이 될 수도 있는 거다.

 

좋은 글을 읽었다. 하지만 거슬리는 단어가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가장'이라는 단어. 최상급을 표현하는 '가장'이라는 단어는 주의를 요한다. '가장 무엇무엇한 것'이라고 표현된 것들 중에 동의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다. 글쓴이에게는 그러할 지 몰라도, 그렇게 단정지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는 게 내 결론이다. 특히 고통과 어려움에 있어서 '가장'이란 말은 때로 오만하기까지 하다. 그건 애초에 비교가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이나 위대함도 실은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에서 산타 마을이 핀란드의 라플란드가 아니라 터키의 미라라고 구태여 부연하는 건 좋은 태도는 아니다.

 

오늘 보니 황진이는 아마데우스였네? 혹자는 대장금과 황진이를 두고 비슷한 이야기구조라 하던데, 대장금을 보지 않은 내가 알 리 있나. 아무튼 황진이는 아마데우스고 부용이나 매향은 살리에르인 셈인데. 매향의 대사는 그러했다. 예인으로 가장 아끼는 이는 명월이되, 내심 가장 아끼는 이는 부용이라는 것. 끊임없이 수련하여 최고를 꿈꾸는 부용이, 언젠가는 명월을 이겼으면 좋겠는데 그 이유는 그것이 자신을 포함한 평범한 이들에게 따뜻한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고, 명월의 존재이유 역시 부용의 어느 멋진 날을 위한 것이라는. 그렇게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보는데..

 

그리고 용화 오빠와 김아중의 열애설. ㅎㅎ 개구리 반찬, <자반고등어> 엔딩크레딧에 흐르던 no surprises, 유머, 큰형님 삘.

 

아무튼 부스러기지만 괜찮아. 즐거운 부스러기~ 굳이 어딘가에 속하려 할 필요는 없다고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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