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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봄의 가족, 친척의 편지

리봄의 어머니 김해순이 사랑하는 딸에게 보낸 편지

꿈에도 보고싶고 보고싶고 또 보고싶은 사랑하는 나의 딸 봄이에게

사랑하는 봄이야. 건강은 어떻니?

네가 남조선으로 끌려갔다는 천만뜻밖의 너무도 믿기 어려운 소식을 들은 때부터 어느덧 65일, 1 560시간이라는 너무도 긴 날과 시간이 흘렀구나.

그 하루하루, 한시간한시간, 한초한초가 얼마나 고독스럽고 정신적고통, 육체적고통이 전신을 압박하는 순간들로 이어졌는지 아느냐.

사진들마다에서 밝게 웃는 너의 모습을 보면서 네가 독감방에서 얼마나 상했을가 하고 생각하니 이 가슴이 저리고 심장이 아파나고 눈물이 글줄을 가리는구나.

어머니와 네 동생 분이 그리고 친척들과 네 동창생들, 동네사람들모두가 네 걱정을 하면서 네가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있단다.

봄이야, 너무 상심하지 말아.

나라에서는 우리 부모들보다 더 너희들을 걱정하며 하루라도 빨리 데려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있다.

너희들은 반드시 부모들의 품으로, 조국의 품으로 꼭 돌아온다.

그러니 신심을 가지고 이겨내거라.

조국의 품으로 기어이 돌아가겠다는 굳은 각오를 가지고 싸워야 모진 고통과 시련을 이겨낼수 있다.

사랑하는 내 딸이 승리하고 돌아오면 이 어머니는 두팔벌려 장한 딸을 품에 꼭 껴안고 온 세상에 소리높이 자랑하겠다.

내가 바로 이애의 어머니라고 말이다.

사랑하는 봄이야.

하고싶은 말 많고많으나 네가 돌아온 다음 하루종일 밤새껏 이야기를 하자꾸나.

어머니는 너와 다시 만날 그날만을 기다리겠다.

어머니로부터

 

 

리봄의 동생 리분이 그리운 언니에게 보낸 편지

자나깨나 꿈속에서도 보고싶은 나의 언니에게

그리운 언니.

정말이지 언니를 보고싶은 내 심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

언니가 남조선으로 끌려갔다는 천만뜻밖의 소식을 듣고 난 정말 믿을수가 없었어.

언니가 독감방에 두달나마 갇히워있다고 생각하니 막 분해죽겠어.

언니와 언니의 동무들을 남조선으로 끌고간 그놈들은 사람이 아니야.

언니, 언니가 걱정이 돼.

언니와 함께 끌려간 동무들중에 나와 나이가 같은 서경아라는 동무가 생사기로에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어떻게 되였는지?

언니가 남조선으로 끌려간지도 이젠 두달이 지났는데 건강은 어떻니.

난 요즘 매일 언니와 함께 있는 꿈을 꾸군 해.

그러다가 깨여나면 얼마나 아쉬운지…

언니가 보고싶어. 언니도 내가 보고싶겠지.

어제 큰이모랑 윤경이랑 그리고 막내이모랑 모두들 꿈속에서 언니를 보았다면서 전화가 왔댔어.

언니에게서 무슨 소식이 없는가고말이야.

그러면서 인차 언니소식이 있을거라고 힘을 주군해.

언니몸이 지금 몹시 축갔겠지.

언니야. 자기를 절대로 연약하다고 생각지 말아. 자기를 키워주고 지켜주는 무진막강한 힘을 가진 조국이 있는데 무서울게 뭐가 있어.

놈들과 용감히 싸워 떳떳하게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래.

엄마도 나도 언니가 무사히 돌아올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있어.

난 언니사진을 품에 넣고 다니면서 하루에도 몇번씩이나 들여다보며 언니생각 하군 해.

언니에게서 좋은 소식만 오기를 기다리고있어.

우리 가정뿐만이 아니야.

만나는 사람들마다 언니와 언니네 동무들 걱정을 하고있어.

비전향장기수선생님들처럼 신념의 강자, 의지의 강자가 되여 돌아올 언니를 어머니와 나는 기다리고있어.

온 나라가 언니와 언니의 동무들을 손꼽아 기다리고있어.

언니야. 빨리 돌아와. 언니가 집에 돌아오면 어머니와 함께 모여앉아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밤새껏 하자.

상봉의 그날까지 언니가 앓지 말기를 바라면서 이만 쓰겠어.

부디 건강해.

언니의 동생 리분 씀

 

리봄의 외사촌동생 조윤경이 사랑하는 언니에게 보낸 편지

 

꿈결에도 보고싶은 나의 언니에게

사랑하는 봄이언니. 지금 어떻게 지내고있나요?

언니와 언니의 동무들이 남조선으로 끌려갔다는 뜻밖의, 믿을래야 믿을수 없는 소식을 나는 중국의 하남성 정주시에서 듣게 되였어요.

언니의 소식을 듣고 난 언니가 너무도 걱정되여 며칠밤 잠을 자지 못했어요.

나에게 친언니와도 같은 언니가 그렇게 되였다는것이 편지를 쓰는 지금도 믿어지지 않아요.

꿈속에서 언니를 보군 하는데 그때마다 잠에서 깨여나는것이 정말 싫어요.

언니. 정말 보고싶어요. 언니가 막 걱정이 돼요.

하지만 한쪽으로는 언니가 자랑스럽기도 해요.

사람 못살 남조선땅으로 끌려가서도 조국의 품을 잊지 않고 모든 난관을 이겨내고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얼마나 기쁘고 자랑스러운지…

나를 만나는 사람들도 언니들이 모두 장하다고들 해요.

우리가 비록 멀리 떨어져있지만 마음이야 언제나 하나가 아니나요.

언니에게 하고싶은 말, 묻고싶은 말 많지만 언니가 돌아온 다음에 만나서 이야기하자요.

언니가 신심을 잃지 말고 건강한 몸으로 하루빨리 어머니품으로 돌아오길 손꼽아 기다릴게요.

약속하자요. 언니.

꼭 돌아와 우리 함께 그동안 수많이 변모된 조국의 모습을 함께 돌아보며 마음껏 즐겨보자요.

이 편지에 우리 어머니의 마음까지 모두 담았어요.

그럼 언니가 건강한 몸으로 조국의 품으로 하루빨리 돌아오길 바라며 이만 씁니다.

사랑하는 동생 윤경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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