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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희의 편지

날이 갈수록 더욱더 보고싶고 그리워지는 동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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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무들이 남조선으로 랍치되여간지 두달이 훨씬 넘었습니다.

이 나날 같이 생활해온 지난 2년간 행복한 생활들과 언제나 랑만적이였던 동무들의 모습이 날이 갈수록 더욱더 그리워집니다.

건강하여 일을 잘하고 몸도 마음도 더 크게 성장한 모습으로 조국에 돌아오라 하시던 부모님들과 친척, 친우들의 당부를 가슴에 안고 뜨거운 바래움속에 조국을 떠나던 그날부터 나이도 다르고 사는곳도 달랐던 우리는 모두가 친형제가 되였습니다.

동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즐겁고 재미있었던 일들은 언제나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그중에서 제일 잊혀지지 않는것은 우리가 중국에서 처음으로 부모님들의 편지를 받았을 때의 일입니다.

아직은 집에서 응석받이로 사랑을 받아야 할 어린 나이에 고향과 부모들의 곁을 떠난 자식들이 정말 보고싶다는 부모님들의 편지를 보며 누구나 부모님들의 모습을 그려보았고 밤을 새며 종이가 닳도록 보고 또 보군했던 우리들이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집에서 외동딸로 모든 사랑을 독차지하던 김설경, 전옥향동무들이 몇날동안을 편지를 계속 들여다보며 눈물을 흘리던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선합니다.

휴식시간마다 그리고 잠자리에 누워서도 저마끔 조국에서 있었던 일들로 이야기꽃을 피우며 시간가는줄 모르던 일이며 날로 번영하는 조국의 소식을 전해듣고 기뻐하던 동무들의 모습이 어제일처럼 생생히 떠오릅니다.

남달리 형제의 정이 두터웠던 류송영, 리봄, 서경아동무들이 제일 그리워하고 보고싶어한것은 동생들이였습니다.

맛있는것이 하나 생겨도 동생들을 먼저 생각하고 옷을 하나 사도 동생것을 먼저 사군 하였으며 늘 하는소리도 공부도 잘하고 설맞이공연에도 참가한 동생들의 자랑이였습니다.

동무들! 생각이 납니까?

박옥별, 전옥향 동무들이 추던 민족무용 《날 좀 보소》가 얼마나 많은 손님들의 절찬을 받았는지. 한행복, 리지예동무들의 재치있는 손풍금2중주는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냈는지…

김혜성동무의 노래를 들으면서 정말 노래를 잘한다고 모두들 부러워하며 저마다 휴식시간에도 쉬지 않고 열심히 훈련하던 동무들의 모습,

정말 그때는 평범하게만 느껴지던 일들이 지금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자그마한 잘못으로 비판받은적도 있고 자그마한 오해도 리해로 풀어가며 우리의 우정은 더 깊어졌습니다.

지금도 나에게 가장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잡고있는것은 연길에서 내가 처음으로 맞은 생일날입니다.

조국과 멀리 떨어져 처음으로 맞는 생일이라고 동무들이 진심어린 축하와 선물도 안겨주고 축하의 노래도 불러줄 때 나는 이런 고마운 동무들이 곁에 있다는 생각에 눈물을 감출수 없었습니다.

집단의 맏언니로서 동무들을 친동생처럼 돌봐주고 아파할세라 약도 가져다주고 입맛이 떨어지면 자기가 직접 죽도 끓여주던 리은경언니, 언니의 그 따뜻한 사랑이 정말 그립습니다.

정말이지 아무리 시간이 가도 그때의 즐거웠던 기억은 어제런듯 저의 가슴에서 지워지지 않습니다.

동무들과 같이 있을 때 더 사랑해주고 더 아껴주지 못한것이 정말 얼마나 후회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속탈로 자주 앓군하던 리선미, 지정화동무들이 지금 그 차디찬 남녘땅에서 앓지는 않는지, 단식투쟁에서 쓰러지지는 않았는지…

이렇게 걱정만하면서 만나보지 못하는것이 정말 안타깝기만 합니다.

우리의 심정이 이럴진대 하루아침에 딸자식을 잃은 부모님들은 얼마나 가슴찢어지는 아픔에 몸부림치겠습니까?

우리가 조국에 돌아온 그 날 우리들을 부여잡고 왜 너희들만 왔냐고, 우리 딸들은 어디에 갔는가고 통곡하던 부모님들의 비분에 찬 목소리가 지금도 나의 가슴을 허비고있습니다. 

지금 동무들의 부모님들은 사랑하는 딸들을 다시 만나는 그날을 위해 투쟁하고있습니다.

신문과 방송을 통하여 남조선의 진보적인 시민단체들도 동무들의 송환을 위해 잘 싸우고있다고 알고있습니다.

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가 동무들에 대한 괴뢰정보원놈들의 극악한 유인랍치행위에 분노하고있으며 동무들을 송환하기 위하여, 그토록 기다리는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하고있습니다.

지금 괴뢰패당은 《자진탈북》이요, 《동경》이요 하는 허튼 수작들을 불어대며 동무들을 끝끝내 우리 공화국으로 돌려보내지 않으려고 온갖 비렬한 책동을 다 감행하고있습니다.

얼마전에 남조선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동무들의 신상공개를 요청했지만 괴뢰정보원패거리들이 이를 거부하고 동무들을 완전히 격리시킨것은 저들의 유인랍치범죄행위를 가리워보기 위한 오그랑수이며 이 자체가 저들이 감행한 치떨리는 랍치만행을 인정한것으로 됩니다.

우리들은 동무들을 믿습니다. 아니 온 나라 인민이 동무들이 돌아올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있습니다.

동무들이 지금은 비록 남조선땅에 갇혀있어도 동무들의 곁에는 우리 7명 동무들의 마음이 있고 언제나 동무들을 가슴에 꼭 품고 사는 부모님들과 친척들의 마음도 있으며 온 나라 인민의 변치않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러니 동무들은 절대로 주저앉지 말고 신념과 의지의 화신 리인모동지처럼 적들과의 투쟁에서 굴함없이 싸워이기리라 믿습니다.

온 세계가 부러워하는 사회주의조선의 딸답게 사랑하는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는 그날까지 굴함없이 싸워주십시오.

                                                                                                  자나깨나 동무들을 그리는 한윤희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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