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메일 보냈다.

2009/08/10 01:20 잡기장

답장을 하는 데 이토록 오래 걸리리라고는 예상치 못했었다. 그리고 그렇게 소요되는 시간만큼이나 지겨웠고 지쳤고 징그러웠다. 영어로 쓰는 대부분의 메일은 스트레스를 주긴 하지만, 이번 꺼는 기록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냥 내가 할 말을 하자-

 

라는 것과

 

어쨌든 상대방은 못 알아듣는다-

 

것이 서로 경쟁하듯이 번갈아 머리속을 채웠고, 둘 중 어떤 생각이 더 강한 시점이냐에 따라서 몇번 씩 문장이 더해지거나 빠지고, 메일의 분위기 역시 분노로 가득찼다가 감정이 없는 듯 냉랭해지거나했다. 결론적으로, 참 어려운 일이었다. 아무리 상대를 고려하지 않고, 내 자신의 정신건강만을 위해서 지껄여댄다 한들, 상대방이 분명히 그것을 보게 될 상황에서, 상대방이 내가 하는 말을 이해할것이라는 기대가 정말 전혀 없는 상태를 알면서 그렇게 하는 것은 참 어렵더라. 기대가 없는 이에게 보내는 메세지- 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아닌가?

 

 

결론적으로,

보내진 이메일은 내 생각에 둘의 적절한 믹스였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전송을 꾹 눌렀던 것으로 보아, 무엇이든 얼만큼의 양이든 간에 "해소"가 있었을 거라고 믿는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삐질나는 몽환적인 오늘 같은 밤이 그 이메일을 마무리짓기에 적절했던 것 같다.

 

 

여러번 내 자신에게 했던 말이지만 다시 한번,

 

독기가 서서히 빠질 때까지, 그 빠져나감을 피하지 말고 철저히 느끼면서

다음에 다가 올 관계에 대해서 조급해하지 말고 열린 마음을 유지하면서

그냥 내 인생 잘 돌보면서 살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08/10 01:20 2009/08/10 01:20
─ tag 

내 친구 우울증

2009/08/06 23:16 잡기장

제목 참으로 오그라든다 ㅎㅎㅎㅎㅎㅎ 그래도 저런 제목을 써보고 싶었다.

 

오늘은 참 뭐랄까. 힘들었다. 마음보다 몸이 되게 힘들었다. 그러니까, 몸과 마음이라는 뚝 떨어져서 한쪽만 아프고 다른 쪽은 안 아픈 성질의 것들은 아니지만, 굳이 찝자면 몸 쪽의 힘듦이 좀 더 컸다.

 

낮12시에 과외였다. 그런데 어제 새벽 2시쯤 자서 5-6시 사이에 깼다. 깬 거는 더워서 깼던 것 같은 데, 선풍기를 끌고와서 틀고 자려니 잠이 안왔다. 난 정말 잠에 예민해서 한번 그러면 절대 다시 못잔다, 근데 생각보다 컨디션이 그렇게 나쁜 건 아니라서, 뭐 이런 날도 있는 거지 하면서 일어났다. 문제는 어제 밤부터 먹고 싶었던 바질/오레가노 파스타를 해먹었다는 거다. 뭐 아침 든든히 잘 먹은 거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맛있으라고 넣은 마늘의 양이 좀 많았던 것 같고, 아주 살짝 덜 익은 것들이 그 중에 있었던 거 같다.

 

그래서 그걸 먹고 커피까지 마시도 해도 속이 계속 좀 좋지 않았고, 잠깐 졸았다가 깨니까 완전 최악이 되어있었다. 속에 열이 나는 것도 같고 더부룩하기도 하고 뭐 그런... 그래도 일나서 과외가려고 버스타는 데까지 가다가 정류장 앞 커피숍에 갔다. 이미 집에서 커피를 마신 상태라 커피는 분명 더 필요없었는 데, 텁텁한 입과 속을 조금이라도 가라앉혀줄 법한 차가운 음료를 1시간 가량의 버스여정에 첨가하고 싶었던 거다. 그런데 들어가니 막상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젤 싼 메뉴였고, 절약같은 거 개뿔 모르는 주제에 그 순간엔 왜 또 거기에 천원 더 얹어서 다른 거 먹는 게 아까웠는 지... 엄청나게 묽고 맛없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버스에 올랐다.

 

 

당연 과외내내 디질것 같앴다. 속은 부대끼고, 애는 오늘따라 relieve 는 believe로, national을 international로 해석하는 혈압 올리는 곡예를 펼치며 나의 얼마 없는 에너지를 쪽쪽 빨아먹었다.

 

 

집에 오면서 고민했다. 쌀밥을 넣어주면 좀 나을 것 같았따. 그래서 먹고 좀 나아졌다. 그런데 그 밥집이 정말 엄청나게 더워서 실신하게 땀을 흘렸다. 브라자에 땀차는 그 더러운 느낌... 그래서 진짜 버스타고 집에 가다가 집으로 바로 못가고 커피숍에 갔다. 과외땜에 가방은 너무 무겁고 더위먹어서 미칠거 같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물로 절대 커피를 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스크림 못 먹는 나에게 유제품이 안 들어가는 셔벗이 메뉴에 있다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먹고나니 엄청나게 졸렸고, 피곤했고, 어이없게도 갑자기 몸이 너무 추웠다.

 

그래서 진짜 겨 우 겨 우 집에와서 브라자 벗고 살짝 샤워하고 왁스바른 머리 타올로 싸매고 잤다.

 

3시간쯤 자다 깨니, 진짜 지독한 마늘같으니.. 여전히 속이 썩어있길래 소화제 먹고, 댄스학원 고고씽.

이럴 땐 진짜 운동하는 게 완전 축복같다,

 

 

아우 그런데 얼마전에 뭔 동작하다가 아프기 시작한 오른쪽 무릎이 다리찢기를 못할 정도로 아픈거다! 그래서 오늘 나름 안무 되게 잘 따라했는 데, 무릎때매 너무 속상하고.. 역시나 몸이 고달프니까 우울해졌다. 비도 막 오구..

 

 

무릎이 얼렁 나아야 하는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08/06 23:16 2009/08/06 23:16
─ tag 

한 없이 바닥으로

2009/08/03 22:00 잡기장

떨어지고 있게 될까봐 겁이 난다.

 

오늘 아침에도 저번주 월요일과 수요일때처럼 속이 아프고 화장실에서 폭풍을 일으킨 후 춤을 배우러 갔다. 난 정말 뭐 하는 애인지 모르겠다. 나는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다. 그 스트레스가 감당이 안되서 속이 다 뒤집어 지고, 수업 시작 전 까지 내내 불안함이 지속된다. 그리고 수업을 시작하면 계속 잘해야한다는 압박과 긴장 속에 실수를 연발하고, 동작엔 힘만 들어간 채 자연스럽게 이어지지가 않고, 새로운 동작은 습득하지 못하면서 자신감만 뚝뚝 떨어지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정확히 어디부터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르겠다.

 

선생님과 좀 가까워지는 것이 괜한 기대를 낳아서 상처받는 일이 생길까봐 무서워서.

너무 잘하고 싶어서. 제일 잘하고 싶어서.

 

 

나는 경쟁에 강하지만, 경쟁이 아주 맞지 않는 사람.

경쟁을 시작하면 내 자신을 끝까지 밀어부쳐서 결국 죽을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사람.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고 사랑받고 싶지만, 그럴 가능성이 보이면 잘못될까봐 너무 무서워하고 있다. ,

 

아마 이메일이 다시 온 것도, 다음주가 생리주기라는 것도 모두모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우울하다.  다시 우울증이 나를 방문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08/03 22:00 2009/08/03 22:00
─ tag 

2009/08/01

2009/08/01 01:46 잡기장

오늘은 기분이 훅 또 다운되어서 걱정했지만, 춤을 추러 가서 기분이 좋아졌고, 또 춤이 많이 늘었다는 걸 알게 되서 기쁜 날이었다.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오늘 찍은 동영상을 보니 이제 안무를 하면서 음악과 잘 맞출수도 있게 된 것 같고, 노래의 느낌을 좀 생각해서 추게 되기도 했고, 전보다 동작도 많이 깔끔해진 것을 알게 되었다. 아마 저번주와 저저번주 정도가 과도기 같은 시기라서 자꾸 잘 안된다는 느낌을 받았었나보다. 정말 다행이다. 뿌듯하다. 몇번 씩 이번주에 한 춤 동영상을 혼자 돌려보았다. 그래도 그간 차근차근 늘었다는 거 참 기분 좋다. 여러가지 춤을 배운 것이 서로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 더 좋다.

 

 

그래도 오늘은 또 이멜을 받고 기분이 다운 된 날이었다. 아마 잠정적으로 마지막 메일에 해당하는 메일을 받았다. 그리고 그게 불쾌했다. 왜 불쾌한가에 대해서는 더 차분히 생각을 해봐야하는 거겠지만, 떠오르는 것들을 말해보자면,,, 우선 어쨌든 그런 식으로 그 일을 정리해내는 게 너무 싫었던 것 같다. 내가 가지고 있는 그 때의 그에 대한 기억은 매일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며 나가라는 소리만 대놓고 안했지 그에 비준하는 제스츄어는 다 했는 데, 이제 와서 나에게 자기가 당시 하고 있던 학술작업을 보내주며 네가 머물러준 덕에 좋은 글을 써 낼수 있었다라니... 그의 각종 감정의 쓰레기통이 되어주는 것이 그의 저술에 도움이 되는 행위였다니.. 그걸 감히 그렇게 말하다니... 그래서 감사하다니.. 나 화나려고 한다.

 

명확한 것은 그것을 그렇게 말하는 사람과 더 이상 소통하지 않는 것이 아주 올바른 선택이라는 것. 혹시 그런 말을 해서 내 기분을 누그러뜨리려는 의도였다고 한다면, 그런 식의 멘트가 관계를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될거라고 믿는 그의 멍청함이 치가 떨리도록 싫다.

 

 

아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08/01 01:46 2009/08/01 01:46
─ tag 

2009/07/29

2009/07/29 22:53 잡기장

오늘은 낮에 춤을 추고 나서 기분이 확 다운 되었다. 그래서 그 이유를 좀 되짚어 봐야 겠다.

 

좀 안좋았던 일 먼저...

 

1. 우선 어젯밤에 집 근처 학원에서 춤을 추고 돌아와서, 오늘 낮 수업에 시험볼 루틴을 연습했다. 근데 계속 어느 한 부분이 헷갈렸다. 항상 학원 끝나고 나서 배운 루틴을 메모해놓는 데, 그 메모로 해결되지 않는 어떤 부분이 생각나지 않았다. 스텝을 하고 발을 올리는 것인지, 스텝중간에 올리는 것이 너무 답답했다. 하지만 물어볼 사람도 없고, 집에서 폭이 좁고 길쭉한 전신거울만 보고 움직임이 많은 동작들을 연습하려니 잘 되지 않아서 짜증도 났다. 그러다가 그 수업을 같이 듣는 다른 남자애들에 대해서 질투와 짜증이 났다. 걔네는 지네끼리 많이 친해져서 연습도 같이 하고 하던데, 나는 어쩌다 혹은 의도적으로 끼기 싫어서 하나도 안 친해져버렸다. 사실 그건 상관업긴 한데 - 원래 남자애들 뭉치는 거 사랑하는 거 잘 알고, 각오하고 시작한 힙합이니 괜찮다 - 그래도 뭐 뻘쭘할때가 있는 건 사실이다. 어쨌든 평소에 나만 잘배우면 된다! 라고 생각해서 잘 다녔는 데, 어제 같은 상황이 되니 그냥 막 짜증났다.

 

 

2. 그리고 오늘 아침에 일어났는 데, 정말 컨디션이 너~~~~~~~무 안 좋은 거다! 몸 전체가 너무 무겁고, 근육통에 온 몸이 쑤셨고, 잠은 엄청 안 깨는 데 좀 더 잘까 하면 잠은 더 안오는 거다! 그래도 아침을 챙겨먹고 가자는 생각에 빵을 데우고 커피물을 끓이는 데, 세상에 올리브유가 다 떨어진 것이다! 항상 빵+올리브유라는 춤추기 전에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이 식단을 충족시킬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다 싱크대에 아직 물에 담궈지지 않은 어제 찍어먹다 남은 올리브유가 조금 종지에 있길래 냉큼 꺼내서 그거라도 먹었다. 근데 몸이 안 좋아서 그랬는 지, 잘 먹히지도 않고 소화도 막 안 되는 거 같고 그러다가... 결국 화장실 폭풍으로 이어졌다. 나는 항상 맘이 불안하면 소화 안되고 배탈나는 사람이라서, 아마 이 부분은 컨디션도 그랬지만 오늘 시험 볼 루틴 땜에 불안해서 그랬던것도 있었을 거다.

 

 

3. 우여곡절끝에 집을 나왔는 데 정말 온 몸이 혼수상태였다. 뭔가 단것을 먹으며 가야겠다는 생각에 냉유자차를 먹기로 했다. 근데 시간이 매우 애매해서, 그걸 파는 곳에 가서 사가지고 학원에 가면 춤추기전에 나 혼자 신나게 즐기는 스트레칭을 할 시간이 없을것 같았다. 그래서 어쩌지하는 데 집 앞 커피숍에서 그걸 파는 거다! 근데 들어갔더니 유자차를 차갑게 먹고 싶으면 유자슬러쉬나 유자홍차만 가능하다는 거다. 난 그냥 차가운 유자차면 되는 데! 맘에 안 들지만 슬러쉬를 사고 나와서 버스를 기다렸는 데 안 오는 거다. 그래서 어떻게든 스트레칭 시간을 가지려는 마음에 택시를 잡아탔다. 학원에 내렸다.

 

 

4. 학원 문이 잠겨있었다. 일찍 온 보람도 없이 1시가 다 되어서 학원 사무 보는 언니가 부랴부랴와서 문을 열었고, 당연 스트레칭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

 

 

5. 몸 컨디션 탓이었을까, 아니면 선생님 말씀대로 방학반은 진도가 빨라서 그런걸까... 저번시간부터 이상하게 자꾸 잘 못따라하겠는 거다! 물론 처음보다 배우는 게 어려워지기도했지만 어쩌면 그렇게 자꾸 틀리는 지... 몸상태도 역시 영향을 미쳐서 잘 안됐다 정말. 루틴 시험은 통과되었지만, 내가 나한테 기대한 만큼 잘하지는 못해서 좀 속상했다.

 

 

6. 오늘 다들 루틴 시험 잘 통과했다고 선생님이 근처 커피숍에 가서 음료수를 쐈다. 원래 아이스크림을 쏘기로 했었는 데, 길에서 9명이 그거 빨고 있기 그렇다고- 너무 덥기도 했고- 비싼데 암튼 커피숍에 가자고 하셨다. 내가 아이스크림을 못먹는 다고 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 라고 혼자 생각했다. 근데 커피숍에서 시킨레몬에이드가 정말 오질라게 맛 없었다. 그냥 레몬맛사이다 마운틴듀였다. 그리고 약간 뻘쭘하기도 했고, 사실 쌤이랑 더 친해질 기회였는 데 너무 몸 상태가 안 좋아서 말을 먼저 걸거나 하지 못했다.

 

 

7. 그러고 혼자 쪄죽겠는 홍대 거리에서 멍하니 앉아있다가 스파게티를 먹으러 갔더니, 휴식시간이라고 해서 정말 죽을 듯이 걸어서, 더 비싸지만 맛은 그저그런 스파게티집에 갔다. 집에 돌아와서 내내다운 다운 다운.

 

 

좀 좋았더 일은...

 

 

1. 그래도 루틴 춘 거 안 틀리고 했던 거.

 

2. 2NE1 화보 나온 numero 한정판 산 거.

 

3. 쌤이 내가 다시 말해준 병원도 가시고 밀가루도 줄이고 있다고 - 그래서 좀 나아졌다고 하신 거.

 

4. 나한테만 한 얘기는 아니지만, 이번 클래스가 역대 방학반 중에 젤 열심히 하고 최고라고 쌤이 하신 거.

 

4. 저녁에 째즈댄스 수업 가기 전에 집에서 그래도 잘 쉬어서 무리없이 해낸 거.

 

5. 발레 3개월 마쳐서 이제 또 3개월 재등록 하게 된 거.

 

6. 이제 기분 다운되면 방치하지 않고 이렇게 저렇게 돌보게된 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07/29 22:53 2009/07/29 22:53
─ tag 

어쩌다가

2009/07/29 10:24 잡기장

인터넷 상에서 최근 유진박의 근황에 대한 글을 봤는 데.. 인터넷 글이라 정말 어디까지가 진짜인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뭔가 가슴이 아프다. 이 사람 어렸을 때 티비에 나와서 어눌한 한국말하고 전혀 방송에 관심없는 태도로 나름 인기가 있었던 거 같은데... 그런 태도 때문에 더 천재라고 불리웠던 것도 같고..

 

암튼 그 내용은 뭐 아주 간단히 말하자면 한국에서 나쁜 기획사 사장/매니저에게 걸려서 각종 폭력에 시달리다가 미국으로 돌아가서 쉬고 있는데 그 트라우마로 거의 제정신이 아니라는 거였다. 근데 이사람이 어릴때부터 조울증이 있어서 그게 더 악화되었다는 얘기 한 줄에 뭔가 정말 좀 가슴이 아팠다. 어릴때도 엄마가 완전 스파르타로 바이올린 연습시키고 손가락 다칠까봐 아무것도 못하게 했다는 데... 암튼 조울증 상태에서 저런 폭력에 시달렸으면 얼마나 끔찍했을까 생각하니 소름이 끼친다.

 

물론 저런 기획사 사장들 다 나쁘고 누구도 그런 대접을 받아서는 안되지만, 조울증이 있는 사람에게 그랬다는 거랑 항우울제 같은 약을 단시간에 너무 많이 먹여서 정신 건강에 이상이 왔다는 게 너무 소름끼친다.

 

뭔가 모르지만 남일 같지 않게 느껴진다.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을 까. 그래도 죽지 않아서 다행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07/29 10:24 2009/07/29 10:24
─ tag 

모세혈관

2009/07/27 22:49 잡기장

처음 알게 되었는 데, 스트레칭을 심하게 하면 모세혈관이 터지기도 한다고 한다. 발레 선생님이 물론 카더라 통신이긴 하지만, 손담비도 스트레칭을 하다가 다리 안 쪽이 바바박 다 터져서 벌게져서 다녔다고 했다.

 

 

사실 나는 오늘 그렇게 심하게 스트레칭을 한 거 같지는 않은데... 얼마전에 허벅지 뒷쪽을 스트레칭하다가 갑자기 살이 찢어지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가 무시하고 ㅎㅎ 그냥 했던 기억은 있는 데.. 그것 때문에 그랬나. 그래도 아픈 곳은 허벅지 뒤였는 데, 왜 살 안에 피멍이 든 듯이 된 쪽은 무릎위일까... 선생님이 병원안가봐도 된다고는 하셨는 데, 나는 워낙 건강염려증이라서 그런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되는 건지... 오늘  무릎을 치는 동작이 있었어서 그런가... 아 모르겠다..

 

 

오늘 춤추고 나서 까페에서 쉬면서 보니까 벌써 7월이 다 갔다. 정말 올해는 전혀 시간관념없이 마구 지나가고 있다. 이제 한 해의 절반도 안 남은 거다. 그러면 2010년이 올테고 진짜 SF에 나올듯한 숫자 아닌가! 간지난다 간지나.

 

 

우연히 길가다 만난 지인과 커피 한잔을 했을 때, 정말 문득 11월이 되면 어떡하지 하고 생각했다.  수능이 끝나면 과외는 안녕이고 나의 현재 유일한 돈벌이가 빠이빠이 그리고 나는 대안이 없다. 솔직히 말은 이렇게 해도 대책을 세우는 일조차 하기 싫어서 고민하지 않을 거라는 거 잘 알고 있다. 올2월에 일 그만둘때 정말 올해 내내 이렇게 보내게되리라고는 생각 안했는 데.. 그 때 그 지인은 다시 과외를 구하면 되지~라고 했는데 난 진짜 일하기가 싫다. 지금도 과외준비 5%정도 하는 것 가지고 미치겠는 데, 새로운 학생 환경 나의 업그레이드되는 거짓말 아 모르겠다. 고민하지 않을 테다.

 

 

오늘 배운 루틴은 어려웠다. 선생님께 사랑 받아야하는 데! 잘 따라하기 힘들었따. 다른애들도 힘들었을거라 믿어본다 ㅎㅎ 게다가 저번주 숙제를 혼자 잘 못들어서 저번주 루틴 전체가 아닌 일부동작만 연습을 해가서 자신있게 그 앞에서 했다... 그 순간엔 뭐지.. 했는데 생각해보니 좀 쪽팔린다. 그래도 쌤이 지금까지 내가 한 동작중에서 가장 멋있었다고 했다 ㅋㅋㅋㅋ 힘있게 잘했다고.. 쌤이 저번주에 헤어질때 분명 두가지 동작만 언급했었는 데... 억울하다!

 

 

아 귀여운 우리 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07/27 22:49 2009/07/27 22:49
─ tag 

방구 고민

2009/07/22 00:31 잡기장

몸에 좋다는 현미, 콩, 된장찌개 같은 것을 먹으면 기분은 좋다.

뭔가 내가 내 몸을 위해서 한 것 같기도 하고, 속도 기름지거나 양념 많은 거 먹었을 때보다 훨 좋다.

 

근데 이 좋은 것들을 먹은 날에는 꼭 폭풍 방구가 나온다. 

흰쌀밥 먹었을 때랑 현미찹쌀 먹었을 때의 방구는 양이나 독함을 비교할 수도 없다. 

 

그래서 너무 고민이다.

 

 

사실 그냥 요즘처럼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을 때에는 거의 상관없긴 한데.. 내가 뀌고 내가 마시니까..

 

문제는 춤추러 갈 때마다 내 주변 인들에게 끼치는 어마어마한 민폐가 진심 민망하다. 

 

전에는 이 학원에 사람이 별로 없어서 좀 띠엄 띠엄 서가지고 그나마 좀 안전했는데.. 요새 방학이라서 정말 딱 내 춤출 공간 넘어가자마자 사람이 있는 상황이라서, 뀌면 백퍼 누군가는 그 냄새를 공유하는 것이다. 아무리 에어컨 빵빵해도 좋은음식이 만들어준 폭풍방구는 빨리 정화가 되지 않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좀 웃기기도 한데, 난 진짜 고민된다. 일주일 내내 춤을 추고 있는 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사실 그래서 저번주에는 현미,콩,된장 세트를 피해봤었는 데, 역시 내 예상대로 춤출때 당황스러운 일은 전혀 생기지 않았다.  근데 저것들을 피하고 뭘 먹을라치면 특히 밖에서 사 먹는 음식들은 몸 썩을거라고 딱딱 써있다.

 

 

원래 현미밥 먹으면 폭풍방구는 피할 수 없는 걸까.

 

오늘 아침/점심을 저렇게 먹고 춤추러가기 전까지 정말 너무 두려웠다.. 그리고 역시나 오늘도 춤추는 내내 몇번은 참았지만 뭐 어쩔수 없는 방사를 여러번 해버리고 말았다. 독한 애들이 소리는 작으니까 확 들키지는 않지만, 뭐 그 냄새가 모든 걸 설명해주니 정말 민망하기 그지없다.

 

 

아웅 어케 어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07/22 00:31 2009/07/22 00:31
─ tag 

마지막

2009/07/20 22:35 잡기장

마지막이라는 말은 사실 그 말 자체가 참 아쉬움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나는 복잡한 감정을 이기고 마지막 메일을 보냈다.

 

가슴이 아프다.

 

왜 가슴이 아프냐면, 나는 그가 "진심"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간의 일들과 그 진심을 꺼내놓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해보면 사실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던 것이 맞다. 하지만 누군가의 "진심"을 거절하는 것은 어쩌면 거절당하는 사람만큼이나 상처받는 일인 것 같다.

 

 

비꼬는 말을 쓰고 싶은 욕망도 조금 있었다. 그리고 되도록 짧게 쓰려고 했던 것은 나를 내보이지 않음으로써 더 괴롭게 만들고 싶다는 알량한 복수의 욕망도 섞여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어쨌든 저쨌든 그냥 더 이상 쓸 수 있는 말이 없었다.

 

 

내가 하는 말을 상대방이 이해하겠지 라는 희망같은 거는 정말 다시 품을 수 없게 된 상황이고, 뭔가 설명하는 게 예의일까 생각해서 그래도 뭔가를 꺼내놓으려고 하면 그냥 턱턱 막혔다. 그냥 그건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과거의 나를 상정한 채 쓰여져 있는 그의 메일은 사실 가관이다. 하지만 정말 변한 것은 나지 그가 아니다. 그냥 원래 그런 사람이었고, 그 당시의 나는 그런 사람이 필요했다. 근데 지금은 견디기 힘들만큼 곁에 머물지 않았으면 하는 종류의 사람이 그와 같은 소통을 하는 사람이다. 각종 포장과 오만한 충고들이 아무렇지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는 그 메일 속에 있는 그의 "진심"을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좀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 진심이라는 것이 참 그렇고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그 진심 자체는 나쁜게 아니니까, 그것에 대해서 거절할 수 밖에 없었던 것에 미안함을 느낀다.

 

 

하지만 곧 죽어도, "유감이다"라는 의미로도 sorry라는 말은 쓰고 싶지 않았다. 그냥 나 혼자 그렇게 조금 느낀다 하더라도 그런 감정을 그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 그런 걸 보면 난 여전히 화가 나 있다. 하지만 그 화를 처리하려고 다시 달겨들기에는 그냥 좀 치워버리고 싶은 마음이 지금으로써는 더 크다.

 

 

원래 메일을 받고 그냥 한숨 쉬고 씹는 게 최선이다 싶었다가, 메일을 써야한다고 생각하고 어제 딱 3문장이 들어간 메일을 썼다. 영문 메일을 쓸때 소위 격식이라고 불리우는 것들은 하나도 써먹고 싶지 않았다. 그냥 딱 3문장. 그게 나의 마음이었다.

 

 

근데 그 메일을 보낸 어젯밤부터 오늘까지 다른 각종 트라우마들도 떠오르면서 몸이 좀 아프다. 메일 보내지 말자 라고 생각했던 시간동안에는 사실 거의 까먹다 시피 하고 있었는 데, 막상 보내고 나니 몸이 아프다는 게 참 아이러니 하다. 진짜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걸까.

 

 

생각해보면 참 슬프다. 예전에 그렇게 받고 싶었던 사과도 받았고, 내가 원했던 시나리오대로 다시 나랑 잘 지내고 싶다고 그 쪽이 먼저 말해왔다. 하지만 그냥 복수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그러는 것이 아님에도, 나는 다시 그와 소통하는 관계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그것을 거절했다. 차라리 상처줘야지!라는 결심으로 거절했다면 그러고 말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그와 나는 될법한 관계가 아닌거다. 그래서 나는 거절할 수 밖에 없었다. 과거의 나와 그라면 거절할만한 관계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거절한다. 그래서 그냥 그런 시간의 흐름과 변화와 진심과 거절과 막 그런 것들이 다 슬프다.

 

 

진심이라는 것을 잘 아는 데도 거절해야한다는 게 참 가슴 아프다. 하지만, 나는 스스로 그것 이외에 선택의 여지가 정말 정말로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안다. 사실 선택이고 뭐고도 없다. 그냥 그런 거다.

 

 

 

이제 좀 이 관계에 대한 애도가 끝나리라고 생각했는 데, 메일을 보내고 나면 진짜 끝!이라고 생각했는 데, 다시 또 감정이 넘쳐나게 되었다. 오늘 아침에는 뜬금없이 어릴 때 아빠한테 맞아서 입술에서 피가나는 엄마가 울면서 못산다고 절규하던 영상이 눈 앞에 떠올랐다. 이건 또 뭐람.

 

 

아마 한 며칠 또 아플것 같다. 그래도 이 모든 감정을 충분히 느껴주고, 안녕을 고할만 할때 안녕을 막  고해줄테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07/20 22:35 2009/07/20 22:35
─ tag 

M&M

2009/07/18 14:31 잡기장

 

에미넴 노래 중에 Mockingbird 라는 노래가 있다.

 

에미넴의 엄청난 욕지거리들 사이에 꼭 끼어있는 한 두개의 노래들 중에는 꼭 이 노래처럼 자기 딸한테 주절거리는 노래들이 있다. 에미넴은 어쩔때는 유치하다 싶을 정도로 과도하게 감정을 엄청 실어서 노래 가사를 쓴다는 느낌을 줄 때가 있는 데, 이 노래는 특히 참 구차하다 싶게 딸에게 열심히 설명을 하는 노래라고 나는 개인적으로 느낀다. 왜 엄마아빠가 왜 헤어졌는 지, 당시 어떤 일들이 배경에 있었는 지 등등을 딸에게 대화하듯이 설명하고 있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참 기분이 묘하다.

 

정말 이렇게 설명해주면 좀 상처 덜 받는 걸까.

나중에 그 딸이 커서 이 노래 가사를 다 알아듣게 되면 (뭐 지금도 알아는 듣겠지만) 막 아버지한테 고마울까. 이렇게 열심히 나한테 설명해주려고 했구나, 이렇게 내가 받은 상처에 대해 사과하려고 했구나 라고 생각하며 막 감사하려나. 아니면 온 세계에 집안 얘기를 떠들고 다닌 애비가 더 철없게 느껴지고 그 때문에 더 원망을 하게 될까.

 

 

 

에미넴이 처음 등장했을 무렵, 나는 진짜 그 노래들을 혐오했고 비판했다. 하지만 요새는 오히려 그게 누구한테는 비난받을 취향일진 몰라도 노래를 들으면서 대리만족이랄지 공감대를 느끼곤한다. 물론 몇몇 가사들은 여전히 들으면 헐 하는 게 있긴 하지만, 시시콜콜 엄마와 마누라를 욕하면서 소리를 빽빽 지르고 있는 걸 듣고 있노라면 사실 맞아 맞아 할 때도 있다. 특히 거지 같은 부모가 있다는 걸 잘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더 에미넴의 노래들이 생각나기도 한다. 예전에는 에미넴이 보여주는 구체적인 복수의 세계나 욕설들이 정말 위협적이라고 생각했다면, 요새는 오히려 참 이 사람은 이 정도까지 사랑받고 싶었나봐.. 하고 혼자 맘대로 생각한다. 특히 Kim이라는 노래에서 자기 마누라 역할까지 혼자 다 해가면서 욕을 욕을 하는 걸 듣노라면 무슨 상담할때 빈의자 기법 같기도 하고... 진짜 내가 에미넴에 공감할 날이 올 줄은 몰랐는데...

 

 

 

나의 부모는 에미넴과는 완전 다르다. 사실 뭐 저렇게 세세한 설명은 커녕 진정된 모습을 보여준 것도 참 아주아주 오래전의 일이다.  Mockingbird를 듣다가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내 부모가 이렇게 나에게 이렇게 설명해준다면, 나의 분노와 상처는 나아질까. 아니면 결국 이렇게 사과함으로써 지네들이 편하려고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더 화가 날까. 뭐 어차피 "만약"이라는 얘기니까 어떨지는 모른다. 그치만 분명한 건 그렇게 설명해주는 부모라는 것 자체가 참 낯설다.

 

 

Kim에서는 그렇게 마누라를 죽일듯이 까더니 Mockingbird에서는 딸한테 엄마가 왜 떠날 수 밖에 없었는 지를 설명하려고 하고 엄마는 그냥 잠깐 없을 뿐이다.. 긍까 다시 돌아올거다 라는 뉘앙스를 준다. 이런 두 곡 사이의 갭이 나름 나는 인간적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도 설명이 필요할까.

내가 에미넴 딸내미처럼 어리진 않은 데.. 하긴 뭐 나이 먹었다고 설명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설명을 원할까. 그 모든 지랄같은 과정들을 다 지켜본 나도 그들의 설명이 필요할까. 사과를 받고 싶을까. 에미넴처럼 그들이 노래해주길 바라고 있을까.

 

 

자녀가 어릴때 부모는 그야말로 자녀의 "세계"라서 그 둘이 갈라서면 세계가 조각나는 것으로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 조각남에 대해서 어처구니없게도 죄책감을 갖는다. 내 탓인가봐 생각하면서. 그걸 알고 그러는 지 에미넴은 노래 내내 아빠가 곁에 있다, 아빠가 널 진짜 사랑한다, 넌 사랑받고 있다 막 이런걸 전달하려고 애쓰는 느낌이 든다.

 

 

 

진짜 궁금하다. 헤일리는 나중에 커서 혹은 사춘기때가 되면 이런 아버지한테 열라 감사할까. 아님 뭐 나나 걔나 비슷한 감정을 갖는 건 마찬가지일까. 아 궁금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07/18 14:31 2009/07/18 14:31
─ t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