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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관산-'역사와산'과 함께 다녀오다
참으로 오래간만에 '역사와 산'(171회)과 함께 전남 장흥에 있는 천관산에 다녀왔습니다.
2008년 10월 11일(토) 밤 10시 30분에 출발,
12일(일) 새벽 6시 30분에 도착 후 11시쯤까지 대략 4~5시간 가볍게 산을 오르내렸습니다.
<중턱에서 억새 사이로 내려다 보이는 마을과 남해, 사진;김기헌>
높이가 723m 정도되는 아담하고 이쁜 산입니다.
이런 산이 동네에 있다면 매일이라도 올랐을 겁니다.
능선으로 오를 때 눈앞에 남해 바다가 훤하게 보이고, 산등성이에는 한참 억새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정원암에서 바라본 천관산, 사진;김기헌>
1시간쯤 오르다 정원암 조금 못미쳐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사실 오래간만이라 아침식사를 싸와야 한다는 걸 몰라서
빌붙어 먹었습니다.
산에서 먹는 밥은 진짜 꿀맛입니다.
그것도 빌붙어 먹는 밥은 더욱 꿀맛입니다.
<중턱에서의 아침식사, 사진;김기헌>
연대봉에 서면, 멀리 소록도도 보이고, 두륜산과 주작산도 보입니다.
누군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라도의 정감어린 산의 풍취를 보여준다”고.
<연대봉에서, 사진;김기헌>
천관산 가을 억새가 유명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만 때쯤, 억새를 보러 천관산으로 많이 온다고 합니다.
사실 그랬습니다.
내려올 때,
산을 오르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산등성이에 있는 억새들>
억새풀 사이의 산등성이길을
둘째 현이와 함께 걸으며 얘기를 나눴습니다.
처음 알았습니다.
현이가 히말라야 등반을 꿈꾸고 있고, 암벽 등반을 원한다는 것을.
그것도 한방에 하고 싶다는 것을.
현이에게 얘기했습니다.
“세상에 한 방은 없다. 세상은 준비한 사람에게만 기다려 준다”고.
현이가 이 말뜻을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함께 산을 오르고, 함께 얘기한다는 것만으로도
아빠는 즐겁습니다.
<산등성이 억새길을 현이와 함께 걸으며, 사진;김기헌>
환희대는 연대봉에서 1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이곳에서 산아래를 내려다 보면
왜 이름이 환희대인지
설명하지 않아도 금방 느낄 수 있습니다.
산을 오르면, 멀리까지 한 눈에 볼 수 있어 좋습니다.
<환희대에서 마당쇠와 함께, 사진;김기헌>
<환희대에서 김기헌, 사진;박성인>
무릎이 아프긴 해도
내려오는 길은 한결 가볍습니다.
오늘 다시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마음을 가볍게 합니다.
끙끙대며 올라가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웬지 뿌듯해집니다.
다 내려온 다음
다시 올려다보는 산은
마음을 더욱 뿌듯하게 합니다.
<환희대에서 내려다본 능선, 사진;김기헌>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24시간 여 함께한 '역사와산' 분들이
마치 1~2년 함께 지낸 벗들처럼 정겨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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