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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럴 수만 있다면

만약 그럴 수만 있다면 ---

 

<노동자의힘>154호(종간호)

 

만약 그럴 수만 있다면,

노동자의힘 10년은 결코 헛되지 않은 시간이었을 겁니다.

10여 년간 희노애락을 함께 나누었던 동지들 모두가 다시 사회주의당에서 10년, 아니 그 이상의 희노애락을 함께 하자고 결의할 수 있다면.

처음부터 함께 하지 못했거나, 혹은 함께 하다가 노동자의힘을 떠난 동지들이 사회주의당에서 함께 어깨를 걸 수 있다면.

 

만약 그럴 수만 있다면,

노동자의힘 10년은 사회주의운동과 노동운동의 역사는 물론, 모두의 가슴 속에 살아남게 될 것입니다.

노동현장, 사회의 현실, 그리고 일상에서 자본의 논리, 지배계급의 논리에 분노할 줄 알고, 분노할 뿐만 아니라, 그런 문제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왜 일어날 수밖에 없는지 설득할 줄 알며, 나아가 상식과 일상의 논리로 반자본의 지적⋅정서적 공감과 투쟁을 조직할 줄 아는 능력을 갖고 있다면.

생태주의적 가치를 수용하면서 생활의 ‘불편’함을 즐겁게 감수할 수 있고, 여성주의적 가치를 수용하면서 일상의 ‘피곤’함을 기꺼이 감수할 수 있으며, 직접민주주의를 위해 ‘효율성’을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다면.

가장 인간적인 것을 가장 정치적이게 하고, 가장 일상적인 것을 가장 혁명적이게 하며, 가장 현장적인 것을 가장 전국적이게 할 수 있는, 거꾸로 가장 정치적인 것을 인간적이게 하고, 가장 혁명적인 것을 가장 일상적이게 하고, 가장 전국적인 것을 가장 현장적이게 할 수 있는 ‘혁명적인 센서리모터(Sensory Motor, 감각체계)’을 가질 수 있다면.

 

21c 한국사회에서 ‘사회주의자’로 살아간다는 것, 아니 살아남는다는 것은 참으로 불편하고 힘들고 피곤한 일이었습니다.

많은 활동가들이 내팽겨쳐 버린 사회주의라는 꿈 하나를 미련하게 붙들고, 힘겹게 부둥켜안고 온 10년이었습니다.

‘노동자의힘’이라는 조직이 있었기에 함께 고통을 나누고, 견딜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인간적인 미숙함과 정치적 견해의 차이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지만, 그 상처까지도 함께 보듬으면서 온 10년 세월이었습니다.

때로는 정치적 불명확함 때문에, 때로는 능력의 부족으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안팎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스스로 좌절하기도 했지만,

‘노동자의힘’이라는 전국적 정치조직이 있었기에, 노동자⋅민중들의 투쟁에 아낌없이 함께 할 수 있었고, 또 현실에 대한 정치적 긴장과 실천을 팽팽하게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지난 10여 년의 경험과 성과에 바탕하여 이런 바람을 가져봅니다.

21c 한국사회에서 ‘사회주의자’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서로를 ‘해방’시키는 과정이자 만남이었으면 합니다.

건설할 사회주의 노동자당이 서로 머리와 가슴과 손발을 맞대서, 함께 ‘해방’을 상상하고 기획하고, 조직적으로 실천하고, 그래서 더욱 풍부하고, 더욱 설레이고, 더욱 즐거운 삶과 운동의 터전이었으면 합니다.

그 풍부함과 설레임과 즐거움이 노동자민중들에게는 ‘정치적 희망’으로, 지배계급에게는 날카로운 ‘비판의 칼날’로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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