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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선거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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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경채 동지에게 제 블로그의 글에 댓글을 단 것에 대해 얘기하는 김에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선거운동에 대해 말을 해볼까 합니다. 직접적인 답글이 되는 것도 있고, 그냥 제 사견을 얘기한 것도 있습니다.
 
진보불로그가 제가 글을 보이고 싶은 일부에게만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서 여기에 글을 쓰는 게 조금은 두렵기도 합니다. 제 감정이나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하고, 어떨 때는 남의 눈을 의식해서 약간은 가식적으로 될 때도 있고요.
 
하지만 블로그를 제 배설의 공간으로 뿐만 아니라 일종의 소통의 공간으로도 사용했기에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글로 인해 누군가의 감정이 상할 수도 있고, 일방적인 비난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지만, 이를 감추면서 속 깊은 얘기를 하지 못한다면 글을 공개적으로 쓰지 않는 것만 못하겠지요.
 
나아가 제가 미숙한 생각을 표현한 경우도 있을 겁니다. 지식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고, 인간관계에 흔들려서일 수도 있으며, 소통의 부족으로 정치적으로 올바른 인식에 도달하지 못해서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를 드러내지 않는다면 자신의 발전은 없을 겁니다. 물론 아예 공개된 게시판에서 대놓고 할 수 있겠지만, 그리 잘나지도 않은 얘기를 펼칠 필요는 없을 겁니다.
이제 들어갑니다.


2.
우선 저는 나경채 동지와 대선을 보는 상 뿐만 아니라 선거운동에 대한 개념도 다릅니다.
선거는 이번에만 있는 것이 아니며, 내년에도 있고, 3년후에도 있으며, 5년후에도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 얼마나 의미부여할 것인가는 자신의 위치에 따라 다를 겁니다. 저는 많은 기대를 하고 있지 않으며 제가 할 수 있는 정도의 활동을 하려고 합니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당원이라고 해서 당원으로서 제대로 된 규정도 하지 못하는 주제에 당원의 의무를 강요하는 것도 우습구요. 제가 당원이 아니고 당우라고 우기는 것은 억지 변명이겠지요.
 
나경채 동지는 선거운동으로 노래와 율동을 가지고 신나게 진보정당운동을 알리는 것을 상정하고 있습니다. 그 의미와 효과를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제가 몇 번 참여하고 지켜본 유세활동은 보수정당의 그것과 별로 차이가 나지 않더군요. 기호3번 민주노동당 권영길을 반복해서 외치는 것, 이러한 구호를 반복하는 로고송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인식될까요?
 
정책을 담은 내용으로 피켓팅도 하고, 민주노동당이 주장하는 내용들을 구호로 만들어 외치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이를 몰라서 외면하는 걸까요?
 
선거운동원들도 노래와 율동을 하면서 신나게 선거운동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게 불편하며, 저와 비슷한 감정을 가진 이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선거운동에서 유리되어 있다고 할 때 선거운동이란 유세활동입니다. 거기에 자주 나가지 않는다고 하여 선거운동을 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지요. 유세활동에 나와야 선거운동을 한다는 생각도 버려야 하겠구요.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잘할 수 있는, 스스로에게 맞는 선거운동이 주어지고, 이를 조율하는 역할을 당이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의 민주노동당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원들의 열정이나 의지가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겠지만, 이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당의 역량도 지적되어야겠지요. 다양한 선거운동의 유형들을 제시하면서 각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요.
 
나아가 득표율을 올리는 것만이 선거의 목표는 아니며, 선거투쟁이 되어야 하고, 당원들의 활동력이 제고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는 제가 맨날 떠들어왔던 것이니까 생략합니다. 선거 때마다 특별당비를 내도록 하고, 연가라도 내서 선거에 참여토록 하면서도, 선거가 끝나면 당원들은 지치고, 당과 지역위원회는 당원들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 악순환은 이제 끝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참고로 저는 관악구위원회의 집행부가 너무 선거에 매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단지 유세장에 나와서 율동하고 기호3번 권영길을 외치는 것만이 선거운동이라고 보는 듯하여 안타깝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당원들이 선거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활동하는 당원들이라도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선거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해야 할 것은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은 해야 합니다.
 
분회모임은 거의 무산되고, 성사되더라도 선거에 동원하기 위한 모임으로 전락되었습니다. 당원들 사이의 토론이나 교육도 없습니다. 당원들이 권영길 후보의 대선시기에 제출한 정책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코리아연방공화국 논란이 있었지만, 기본적인 정책들은 무난합니다. 민주노동당이 정책정당이라고 말할 자신이 있다면, 당원들이 이를 숙지하여 주위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당원들과 지지자들은 단지 구호성 공약 몇개밖에 모릅니다. 무상교육, 무상의료, 입시폐지, 대학평준화, 한미FTA 반대, 비정규직 철폐, 부패정치 청산...
 
물론 이 정도만으로 충분히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가 됩니다. 그러나 선거가 당원들이 단련되는 계기로서 작용하려면 의식적으로 당원들을 교육하고 쟁점들에 대해 토론하는 분위기 또한 형성되어야 합니다. 소위 선거 교양이라는 것이죠. 민주노동당에서는 현재 이것이 사라졌습니다. 율동을 배우는 열정은 있을지언정 당의 구체적인 정책을 몇몇 활동가를 제외하고는 모르고 있지요.
 
대구에서 각당의 지역 정책담당자들의 토론회가 있었을 때 민주노동당의 이연재 동지만 제대로 알고 있었을 뿐 다른 정당은 이 또한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서 빈축을 샀다고 합니다. 민주노동당 당원들은 어떠한지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요?
 
문제가 있더라도 일단은 선거운동에 올인하고, 대선 후에 철저히 평가하자는 의견이 있습니다. "다른 건 필요 없고, 지금은 선거운동에 전념할 때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논리 아닙니까? 그런 식의 총력투쟁의 논리에 스스로 좌파라는 이들이 빠져 있는 꼴이 참 한심하게 여겨집니다.
 
3.
제 주위에 권영길 후보가 대선에 출마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판단하는 사람은 거의 없더군요. 민주노동당에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원이든 비당원이든 상관없이 말이죠.
 
권영길 의원이 대선에 출마한 것 자체가 노욕이라고 봅니다. 대선에 세번째 출마하는 것 자체는 별로 문제삼고 싶지 않습니다. 내년 당 대표를 노리고 출마했다는 말도 있고,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출마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둘다 전혀 근거없는 소문은 아닐 겁니다. 한마디로 진보정당이 자신의 비전과 정책을 얘기할 자리를 사적인 이익 충족의 장으로 만들어버리는 행태입니다. 나아가 진보, 좌파를 대변하는 가치를 상징하기보다는, 경륜을 들먹이면서 노쇠한 낡은 정치인으로 인식되는 것도 문제이지요.
 
물론 그렇다고 하여 다른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고(보이코트라는 대안이 있긴 하지만, 개인적인 보이코트는 자족적일 뿐 의미가 없지요), 권영길 후보가 대변하는 정책은 한국사회에 요구되는 최소한의 내용이라는 점에서 권영길 후보에 표를 던지기로 했습니다. 제가 당우라서 그런 건 아니죠.
 
사회당의 금민 후보의 경우 민주노동당이 진보정당이 아니라고 하면서 새로운 진보를 이야기하지만, 전형적인 사민주의 정책을 내걸고 있습니다. 사회적 공화주의에서 조짐을 보이더니 생활정치 선언 이후 과거의 급진적인 모습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차별금지 내지 환경 정책이 돋보이긴 하지만, 성장을 동반한 진보, 한미 FTA에서의 애매한 입장 등을 보면 민주노동당과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선 시기에 사회당이 독자적으로 출마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고요.
 
문국현은 기본적으로 착한 자본가일 뿐이고, 창조한국당이라는 틀로 대응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문국현 개인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친 인물 중심의 정당입니다. 환경을 내세우고 있지만, 새만금 문제에 있어서 애매한 태도나 한미FTA에 대한 입장은 결코 대안으로 생각하기 어렵게 합니다.
내년 총선을 겨냥하여 세력을 규합하고 있지만, 잘 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지지율의 정체는 이를 반영한 것이고요.
 
권영길 후보의 득표율에 대해서는 많이 엇갈리는 듯 합니다. 2002년 선거에서 권영길 후보가 3.9% 96만표를 얻었는데, 최대한 150만표 정도 얻겠지요. 여론조사를 보면 2002년보다 더 낮게 나오고 있지만, 그 때와는 달리 고정지지층도 더 두터워졌고, 인지도도 올랐으니까요. 아무리 민주노동당에 대해 실망한 사람이라도 대선까지는 권영길 후보에게 표를 줄 것입니다. 그래도 상대적으로 다른 후보들보다는 낫다는 점을 고려해서 말이죠.
 
150만표 정도의 득표를 어떻게 볼 것인가가 평가의 기준이 될 것입니다. 지금 용써봤자 더 나오지는 않을 테니,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선거에 소극적인 이들을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선거운동을 열심히 해야 평가할 자격이 있다고요? 선거 때 유세에 결합해서 율동을 열심히 한 이들은 자신들이 뭔가 했다고 목소리를 높일지 모르지만, 많은 당원들이 민주노동당을 외면하는 상황에서 피상적인 활동만으로 평가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4.
이와 관련해서 나경채 동지가 지적한 것에 대해 말해보지요.
대부분의 당활동에 대해 생산적이지 않았던 분들을 언급했는데, 생산적인 당활동이 무엇일까요? 관악구위원회의 집행부 동지들부터 자기비판을 했으면 합니다.
 
활동당원 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분회와 일상활동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위원장 혼자서 뛰는 위원회가 위원회라고 할 수 있습니까? 당원교육시스템이 붕괴된 가운데 몇 안되는 당원토론회를 하면서도 선거에서의 표계산과 연결시키는 게 지역위원회 분위기가 타당합니까? 관악구에 널려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직화는 차치하고라도 그 실태조사라도 제대로 한 적이 있던가요?
 
집행부와 소통하지 않으면 지역위가 돌아가는 소식은 물론 중앙당 소식마저 캄캄하게 되는 상황이 생산적인가요? 저 같은 사람이야 정치조직에 속해 있어서 나름대로 당이 돌아가는 소식에 대해 파악한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당원들은 가끔씩 들어오는 집회나 모임 참여촉구 문자를 받을 뿐, 자신이 활동할 수 있는 방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역정치활동을 활성화하는 것도 좋지만, 노동운동과 함께하지 않고서 진보정당이 제대로 설 수 있다고까지 생각하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들 때도 있고요. 
 
뒷풀이 자리에서 뒷담화는 있을지 몰라도 자신의 문제의식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면서 당원들의 비판적인 의식들이 표출되는 일 또한 거의 없습니다. 지역위 홈페이지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는 별로 없을 겁니다.
 
당대회나 중앙위원회 이전에 안건에 대한 사전토론도 없고, 중앙위원들과 당 대의원들은 사전에 자신의 의견을 공표하지 않으며, 회의 이후 자신의 토론 및 표결 내용을 대부분 공개하지도 않습니다. 자신들이 입후보하면서 기본적이라고 했던 것마저 하지 않고 있지요. 제가 몇번 이를 할 것을 촉구했는데도 반응하지 않으니 이젠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중앙위원회에서 소위 '좌파' 동지들의 무책임을 언급한 것, 의미 있는 비판입니다. 그에 대해서는 이봉화 동지가 지역위 홈페이지 게시판에 중앙위원회 보고를 하면서 언급한 바 있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당 주류세력의 전횡이 이젠 제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반증 아닐지요. 그 중앙위원회 자리에서 안건에 대해 격렬하게 토론하고 통과된 안에 대해 비판하는 게 어떠한 의미가 있었을까요?
 
그건 민주노동당이 변화되고 혁신될 수 있는 가능성, 타협과 양보 속에서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의 여부에 대한 판단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거기에서 반발하기를 포기했던 중앙위원들은 더 이상 당이 전망이 없다고 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한 발 물러서서 그렇게 무책임하다고 얘기하는 관악의 중앙위원들은 도대체 뭘 했나 모르겠네요. 당내 정파들을 비판하면서 자신들은 표결한 내용을 보고했으니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요.
 
민주노동당이 이 지경까지 온 것에 대해 소위 좌파들도 자기비판을 반드시 해야합니다. 그것 없이 다른 이들에게 떠넘기는 것만으로 진보정치의 혁신은 이루어지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주사파의 전횡과 그들의 몰상식을 명분으로 신당을 얘기하는 것은 조금 약하다고 파악하고 있지요.
  
저는 민주노동당이 진보정당으로서 전망이 없다고 봅니다. 그에 대해서는 올 한해 민주노동당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되돌아보면 명확합니다.
 
아마도 대선 직후에 탈당 러시가 일어날 겁니다. 대선으로 인한 부채감 때문에 당에 남아있었던 이들이 당을 나갈 것이라는 얘기지요. 이미 지난 3개월 동안 자민통 성향의 젊은 당원들의 입당이 성황을 이루었고, 내년 초에는 범민련 계열의 3000여명이 입당한다고 합니다. 아마 그렇게 되면 확실하게 쪽수에서도 자민통 세력이 우위를 차지할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쪽수의 문제 때문에 민주노동당에 희망이 없다고 보는 것은 아닙니다. 노회찬, 심상정이 대선후보로 되었을지라도, 내년에 좌파로 분류되는 이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괜찮은 사람이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된다고 하더라도, 민주노동당이 가진 시스템, 조직, 교육 등의 문제로 인해 더이상 어렵다는 것입니다. 만약 권영길 후보가 당선권에 근접했다면 정말 고민했을 겁니다. 지금의 민주노동당이 집권하는 것은 그야말로 재앙이니까요. 역량도 되지 않고요. 노무현 정권이 개혁과 참여의 이름을 더럽힌 것처럼 말이죠.
 
분당준비론은 제가 작년부터 해왔던 얘기입니다. 나경채 동지와는 진지하게 얘기를 나눈 적은 없지만, 그런 얘기를 해왔다는 것은 아마 많은 이들이 아실 겁니다.
 
분당을 얘기하는 게 해당행위라고요? 해방연대는 이미 민주노동당이 맛이 갔다고 하면서 탈당할 것을 공언한 바 있으며, 혁신네트워크 또한 내부에서 분당의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 전진의 경우 내부에서 회원들 사이에 분당 논의가 있긴 했지만, 이를 결정한 적이 없으며, 대중들을 향해 이를 떠들고 다니지도 않습니다. 설마 개별 활동가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는 것조차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 건 아니겠지요?
 
저는 민주노동당의 오른쪽에 있는 당을 지지하는 것이 아닌 한 해당행위를 하는 게 오히려 정치적으로 올바른 것이 아닌가 싶네요. 관성인지 몰라도, 지금은 민주노동당에 한 표를 던질 것을 호소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 제가 조금 이상하게 여겨지고요.
 
나경채 동지가 얼마나 많은 당원들을 만나고 다니면서 그 정서를 잘 파악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많은 당원들은 민주노동당에서 더이상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지금은 선거운동에 열심이라서 유세에 열성적으로 결합하는 당원들만을 접촉하고 그들의 적극적인 활동에 '필'받고 있겠지요. 그래서 시간을 내지 못하는 것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대선이 끝나고 나서 대선에 얼굴이 보이지 않았던 당원들을 만나서 그들의 의견은 어떠한지 반드시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아마 그들은 지금 통화라도 하게 되면 자신이 선거운동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어 열심히 활동하는 이들에게 상당히 미안함을 토로할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말하는 게 당원된 도리이겠지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그러니 피상적인 의견을 취합하여 얘기하지 마시고, 대선이 끝난 후 당원들과 솔직한 소통을 해보시길 권유합니다. 저 또한 대선 이후에 당원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진보정치의 혁신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알아볼 겁니다.
 
5.
말이 길었습니다. 원래 이렇게 길게 얘기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말이죠. 그것도 중언부언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맨날 블로그에다 글을 퍼다나르는 짓만 하면서 뭐가 바쁘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나름대로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짬을 내서 이렇게 나경채 동지의 댓글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장황하게 쓴 것은 동지에 대해 애정이 있어서이고, 소통하기를 원하기 때문임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아마 애정이 없었으면 아예 무시했고 이런 글을 쓰지도 않았을 테지요.
 
남은 대선기간 동안 열심히 하시고, 대선 후에 많은 얘기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수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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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4 12:47 2007/12/14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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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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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블로그에 있던 것.

아침에 올렸던 '권영길과 함께 세상을 바꾸자'라는 노래도 좋지만, 더 신나는 노래는 역시 '내일의 노래'이다.

 

노찾사에서도 활동했던 이현관 님이 곡과 가락을 쓴 이 노래는 참 오래되었다. 경쾌한 멜로디 덕에 80년대에도 학생회 선거할 때면 가사를 약간 바꿔서 사용되기도 하였지만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은 꽃다지의 전신인 노동자노래단의 1집에 실린 다음부터이다. 권영길 후보가 사용하는 곡은 민주노총에서 제작한 '총파업 투쟁의 노래'에 실린 것이다.    

원래는 가사는 '보람찬 평생 일터' 대신 '여덟시간 참노동'이었다. 이제는 8시간 노동은 확립된 것인가?

 

지난 선거 때에는 이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하기도 했던 듯한데, 이제는 그런 열정까지는 힘들다.

권영길 후보 선거대책본부에서 만든 듯한 동영상은 가사와 영상이 참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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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노래

  

어제의 모든 괴로움 털어 버릴 오늘은
기름밥 먼지밥 또 삼켜도 어제와 같진 않으리
우리 평생을 일만하고도 헌신짝처럼 버려질 때
그 누가 눈물 삼키며 고개숙이고 받아 들릴까
우리의 바램은 보람찬 평생 일터
우리가 뭉칠때 평등한 세상되리
어제의 모든 괴로움 털어 버릴 오늘은
헛된 두려움 벗어던지고 내일을 위해 살겠네

 

http://data.plsong.com/민주노총(전노협)/총파업%20투쟁의%20노래%20-%20b1.%20내일의%20노래.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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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1 17:46 2007/12/1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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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를 놓고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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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로젝트를 마감하느라 한시도 아까운 판국에 아침에 연구실로 오면서 어제 밤, 그리고 새벽에 작업하고 나서 쓴 글을 저장해놓았던 USB를 그냥 집의 컴퓨터에 그대로 끼워놓고 나왔다.

이런 실수를 한 적이 거의 없는데, 요새 정신이 없는 모양이다.

 

분량이 그리 많지 않지만, 그래도 연결해서 작업하는 게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일 될 것이다.

오전에는 다른 일(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점심 때 집에 가서 USB를 들고 오든지 해야겠다.

 

2.

아침에 나오려고 했더니 비가 온 흔적이 있었다.

아직 겨울이 제대로 오지 않은 건가 하면서 낮에는 비가 오지 않겠지 하면서 그냥 학교로 걸어왔더니 약간씩 빗방울이 떨어진다.

그러나 우산을 쓸 만큼은 아니어서 다행.

이렇게 비가 오면 서해 태안반도 연안에 있는 기름들은 어떻게 될까 궁금해졌다.

 

어제 뉴스에서 본 기름을 뒤집어쓴 새들, 그리고 죽어가는 조개, 해삼들을 보면서 너무 안타까운 생각이 들더라.

인간이 없었더라면 그렇게 죽어가지 않았을 텐데...

 

물론 나의 관심은 방제작업의 지휘체계나 이번 사고의 수습, 예방대책의 문제에 더 있다. 이는 해경 관련 프로젝트 때문인데, 이런 걸 보면 사람은 참 간사한 것 같다.

 

블로그들을 돌아보면 이 기름유출사건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듯하다. 언론에서는 사상최악의 기름유출사고라고 하고, 서해를 사해로 만들 것이라고 하는데도 말이다.

아무래도 자신과는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다고 생각해서일 것이다.

 

기름으로 범벅된 무인도의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3.

어제 집에 도착한 전진 12월호를 밤에 읽어보았다.

물론 모든 글을 전부 읽은 것은 아니고, 그냥 대충 훑어보면서 내가 쓴 글에 문제가 없는지만 살펴본 것이다.

100여페이지 중에서 내 글이 20페이지 분량이다. 내용도 없으면서 왜 그렇게 길게 쓰게 되었을까. 

스스로를 정리하지 못하면 간략하게 요약하지 못하고 주저리주저리 떠들게 된다는 사실을 새삼 인식하게 된다.

 

자고 있는 사이에 어머니가 기관지를 읽어보신 모양이다.

아침에 이렇게 민주노동당을 비판해도 되냐고 물으신다.

사실은 사실대로 쓰는 것이고, 이 정도는 괜찮다고 말씀드렸다.

당원이면서도 신랄한 글을 쓰는 게 이해가 잘 안되시는 듯하다.

그러면서 전진의 조직원 수, 회비 등에 대해서도 물으시고...

 

당내의 활동가 조직에 대해 당 밖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건 쉽지 않다.

어차피 당원만이 가입될 수 있다는 운영규정도 수정되어야 하겠지만, 진보정당의 운영메커니즘에 대해 좀더 쉽게 설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4.

지역위 사무국장인 황규수 동지가 이번 주 선거운동에 결합해달라고 하여 15일에 전일 참여하기로 했다. 그 전까지는 이러저러한 일로 바쁘기 때문이다.

대선에서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정도는 해야할 터이다.  물론 몸으로 선거운동에 결합하는 게 최적으로 선거투쟁하는 것인지는 의문이지만, 지금 상태로는 그런 정도밖에 할 수가 없을 듯하다.

 

치열한 대선 평가를 통해서 당 혁신의 과제를 부각시킨다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이미 당에 대한 의욕이 떨어진 이들에게 대선 때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돌을 던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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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1 09:53 2007/12/1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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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명 지지선언 대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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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조영이 끝나고 연이어서 대선후보 광고가 나온다.

문국현과 이명박의 광고이다.

둘 다 경제대통령이란다.

 

문국현은 인간중심 경영을 했던 것을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데 사용할 것이라고 하고,

이명박은 거친 손을 믿어달라고 한다.

 

문국현 지지광고에 나온 이가 카이스트 재학중이라는 23살의 젊은이로 이번에 첫 투표권을 가진 새내기 유권자 1219명의 지지선언의 대표인데,

나와 이름이 같다.

 

다행이다. 앞으로 내 이름으로 검색을 하면 이 친구가 먼저 잡힐 테고, 나의 정치행위는 그 뒤에 묻힐 테니까 말이다.

아직까지 내 전공과 정치란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인식된다.

그래서 주위의 사람들에게 나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한다.

기껏해야 민주노동당 지지요, 사민주의에 대한 호감이다.

그것도 과격하게 생각하는 이들하고 무슨 말을 할까.

 

다시 돌아가서 동명이인인 그 친구가 문국현을 지지하는 건 좋은데, 경제대통령, CEO로서의 능력에 호감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경제와 관련되지 않은 게 있겠냐만, 기업과 국가가 다르듯이 CEO와 대통령이라는 자리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내가 정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다른 이들과 얼마나 잘 소통하고, 내 의견을 설득시킬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나만의 틀에만 갖혀 있는 건 아닐까.

 

2.

오전에 관악산에서 있었던 권영길 후보의 유세에 참여했다.

9시에 예정되었던 것이 8시 반으로 당겨졌고, 9시 10여분 쯤에 유세가 끝났다.

유세에 함께 하면서 생각났던 것들 몇 가지.

 

권영길 후보의 이후 일정이 있었던 모양인지 너무 유세시간을 빨리 잡았다.

권영길 후보의 유세 이후에 사람들이 쏟아져 산에 오른다.

자족적으로 관악산에서도 유세를 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시간을 좀더 조정하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단지 권영길의 세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소수의 몇명에게 보여준 것 뿐이다.

 

권영길 후보의 로고송은 박현빈의 빠라빠빠와 곤드레만드레를 개사한 것이다.

기호3번 권영길이 자주 언급되도록 노가바한 것인데, 이게 어떠한 효과가 있을지 생각해봤는지 모르겠다.

이명박도, 정동영도 빠라빠빠를 개사해서 로고송으로 하였다.

다 같은 노래를 하다보니 자주 보게 되는 후보의 곡으로 생각하게 된다.

결국은 이명박, 정동영의 노래가 되는 셈이다.

경쾌한 것도, 익숙한 것도 좋지만, 노래 선곡에 좀더 신경썼다면 좋지 않았을까.

 

중앙유세단에 속한 젊은 친구들이 노래가 나올 때마다 율동을 한다.

그리고 이를 연습했다고 몇몇 당원들이 이를 따라 율동을 하고...

나는 그냥 박수만 칠 뿐이었다.

그 율동을 하면 사람들에게 호감을 많이 줄까?

이것도 자족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율동이 멋있다고 민주노동당에게 표를 주지는 않을 것임은 명확하다.

 

내가 선거운동을 별로 하지 않다보니 대선이 나와는 유리된 느낌이다.

나에게 대선의 의미는 무엇일까.

나는 과거처럼 명확하게 권영길을, 민주노동당을 지지해달라고 말하지 못한다.

그래도 민주노동당과 권영길 후보에게 표를 던지라고 얘기하고 다니지만,

권영길 후보가 표를 많이 얻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인지 아직 분명한 판단이 들지 않는 현실,

그냥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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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9 23:13 2007/12/09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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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동안 뭐했나 (2007/11/28-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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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11. 28

 

- 저녁 때 전진 중장기 전략 TF 3차 회의가 있었다. 기관지 위원이라고 하여 나도 성원이 된 것인데, 오늘은 중장기 전략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대신 긴급안건을 다루었다. 그래서 내가 원래 준비해야 했던 진보정당 운동의 전망에 관한 글을 준비하지 못한 것이 면제되었기에 다행...

 

긴급안건의 내용은 의외로 내가 생각했던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 물론 시기나 역량의 문제에서 이견이 있긴 했지만, 분위기는 대세였다.

나도 조만간에 내 입장을 정식화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 키친을 다 보았다. 요시모토 바나나라는 이가 쓴 책이다. 헌책방에서 산 책인데,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본 후 일본소설도 나름 재미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싼 맛에 사서 틈틈히 보기 시작한 것이었다. 가지고 다닌지 일주일 정도 된 듯 한데 읽는 속도가 그리 늦진 않았던 듯하다.

 

키친, 만월, 달빛 그림자의 3개의 글 중에서 키친과 만월은 연작이다. 할머니를 잃고 할머니의 꽃집에 자주 들렀던 다나베의 집으로 이사한 미카게, 유이치 다나베, 다나베의 아빠였으나 그의 엄마가 죽은 후 게이로 정체성을 바꾸어 어머니 역할을 하는 에리코의 얘기가 중심을 이룬다. 만월에서는 유이치의 집에서 나간 후 에리코가 살해당한 후 유이치와 미카게의 얘기를 다룬다.

 

거참,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남자의 집에 들어가서 살 수가 있을까. 물론 읽으면서도 나름 이해도 되었으나 섹스도 하지 않고 친구 사이로 그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 게다가 둘 사이의 감정도 애듯한 듯 한데 말이지.

 

그리고 달빛 그림자는 더욱 황당하고... 약간 오컬트적인 신비적인 요소가 있어서 잘 이해되지가 않는다. 아무튼 세 개의 소설은 모두 상처 깁기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상실감에 따른 상처를 서로 치유해주는 그런 교감이 있다고 해야 하나.

 

소설에서 따로 언급할 만한 대목이 그리 많진 않다. 그래도 몇 가지를 인용해보면 이렇다.

 

자신이 실은 혼자라는 사실을 가능한 한 느끼지 않을 수 있어야 행복한 인생이다. 앞치마를 두르고 꽃 같은 미소를 띠고, 요리를 배우고, 열심히 고민하고 방황하면서 사랑을 하고 시집을 간다. 그런 인생도, 멋지지, 하고 생각한다. 뾰루지가 났다거나, 쓸쓸한 밤에 이리저리 전화를 걸어대도 친구들이 다들 받지 않을 때, 태생도, 성장과정도, 그 모든 것, 나는 자신의 인생을 혐오한다. 모든 것을 후회하고 만다. (80쪽)

 

이렇게 밝고 따스한 장소에서, 서로 마주하고 뜨겁고 맛있는 차를 마셨다는 기억의 빛나는 인상이 다소나마 그를 구원할 수 있기를 바란다.

언어란 언제나 너무 노골적이어서, 그런 희미한 빛의 소중함을 모두 지워버린다. (103쪽)

 

세계는 딱히 나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까, 나쁜 일이 생길 확률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나 혼자서는 결정할 수 없다. 그러니까 다른 일에는 대범하게, 되는 대로 명랑하게 지내는 편이 좋다. (110쪽)

 

사람이란 상황이나 외부의 힘에 굴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자신의 내면 때문에 지는 것이다. 이 무력감, 지금 그야말로 바로 눈 앞에서 끝내고 싶지 않은 것이 끝나가고 있는데, 조금도 초조하거나 슬퍼할 수 없다. 한 없이 어두울 뿐이다. (124쪽)

 

인용된 부분이 모두 만월이다. 솔직히 이런 분위기의 소설은 별로다. 좀더 경쾌하고 재미난 소설이 좋은데...

 

ㅇ 11. 29

 

-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몽땅 대출했다. 이미 한권은 행정대학원 자료실에서 빌린 것이 있어서 19권을 빌렸다. 소설이 6권이고 복지국가에 관한 것이 6권, 나머지는 그냥 이것저것 체크해두었던 것들이다. 이 중에서 1/3 정도는 찾고자 했던 책 근처에 있어서 함께 빌리게 되었다. 생각했던 책들이 이미 대출되고 없는 상태에서 대출한도를 꽉 채워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굳이 오늘 갈 필요는 없었는데, 오늘까지 예약된 책을 대출 받아야 해서 간 김에 한꺼번에 빌린 셈이다.

책을 비닐 봉지에 넣어 들고 오면서 팔이 빠지는 줄 알았다.

 

- 저녁 때는 용산 CGV에서 베오울프를 보았다. 처음으로 본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보는 영화이다. 원래 14000원 짜리라고 하는데, 웬 일인지 10000원에 볼 수 있었다.

 

암튼 그 충격은 대단하다. 처음에 게르만족의 영웅서사시에서 따와서 닐 데이먼이 만든 것이라 그 전작인 스타더스트를 보지 않은 입장에서 뭐 별 거 있을까 싶었는데, 이런 영화는 아이맥스로 볼 필요가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베오울프 자체가 너무 잔혹한 영화라서 바로 눈 앞에서 피가 터지는 느낌은 그리 유쾌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 경험을 잊지는 못할 것 같다. 이 글을 쓰는 것도 이걸 기록해둬야지 하는 생각이 강했다.

 

올해 영화관에서 본 영화가 화려한 휴가, 디센트, 원스, 그리고 베오울프. 한 해에 4편씩이나 영화를 본 적이 없었던 듯한데... 

 

ㅇ 11. 30

 

- 국민대학교에서 5개 학술단체 연합 학술대회, '시장국가인가 복지국가인가'가 하루내내 예정되어 있어서 거기 가보려고 하다가 말았다. 요새는 이런 행사에 다니는 것이 귀찮다. 그래도 가면 얻을 것이 많은데...

 

ㅇ 12. 1 (토)

 

- 어느 새 한 것도 없이 2007년의 마지막 달을 맞이하는 느낌이 영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던 날이다.

12월은 되도록 알차게 보내자라고 다짐을 했는데 12월의 1/3이 지난 오늘까지 두드러진 것은 없다.

 

30일에 이어서 12월 1일에도 관악산에는 정동영 캠프의 유세차가 와서 커다랗게 앰프를 틀어놓고 로고송을 부른다. 아니 로고송에 맞춰 춤을 춘다.

민주노동당 색깔이었던 주황색 옷을 입고 춤을 추는 이들에 대해 조금은 기분이 나빴다. 앞줄은 젊은 친구들이지만, 뒤에는 아줌마들이다. 이들은 자원봉사자일까.

 

예전에 민주노동당 관악동작지부로 있을 때 당원이었던 이가 통합신당쪽의 관계자로 그 유세를 지켜보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에게 당이란 무슨 의미였을까.

  

- 아영씨가 토요일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나왔다. 감사 때문이란다. 교육부에서 15일 정도를 감사하는데, 이를 대비하느라 토요일에도 학교에 나온 것이다.

 

나 또한 작년에 마무리하지 못한 용역보고서와 정산 문제 때문에 골치 아프다. 이것을 미리 끝냈어야 하는데, 이것을 하지 못해서 얼마나 신경이 쓰였는지... 12월 초에는 다 마무리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ㅇ 12. 2 (일)

 

- 아침에 연구실에 가는 길에 관악산 유세현장에 들렀다.
아침에 밤에 정리하지 못했던 것을 마저 정리하고 가다 보니 유세에 늦었다. 하지만 들리는 것은 한나라당의 빵빵한 앰프 소리 뿐이다. 관악산 언저리에 이명박, 정동영, 권영길 후보의 유세단이 와 있었는데, 이명박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민주노동당에서 나오니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한나라당이 로고송을 크게 들어 방해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한마디로 예의없는 것들이다. 

 

통합신당과 민주노동당의 운동원들이 모두 주황색의 옷을 입고 있어서 유세차가 없었으면 한 후보의 연설원으로 착각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몇 년 묵은 주황색 잠바를 입고 나갔고... 

 

그런데 정책으로 승부를 한다면서 민주노동당 또한 연설하는 이들 빼놓고선 후보의 기호와 이름을 연호하고 춤을 추는 것 말고 할 일이 없다. 이런 식으로 우리의 주장을 얼마나 알릴 수 있을까.

유세가 끝나고 사무실로 가서 춤을 배우기로 했단다. 내가 언젠가 블로그에서 비판했던 빠라빠빠를 개사한 노래에 맞춰 마임을 한다는 것이다. ('반대해 FTA (빠라빠빠 개사곡)' 유감)

 

그렇게 노래부르고 춤추는 것과 후보 및 당에 대해 알리는 것 사이에 얼마만한 연관이 있을까. 이런 것은 한총련 출신의 젊은 당원들이 잘하던 것이었다. 뒤늦게 지역위 선대본에서 이를 집단적으로 배우기로 한 모양인데, 그게 그렇게 자랑스러울까. 

 

나중에는 지역위 홈페이지에도 연습하고, 실제 거리에서 마임하는 모습이 올라왔다. 아마 대선에서 자신들이 뭔가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데는 최고이다. 사실 이런 거라도 하지 않으면 일반 당원들이 할 것이 별로 없는 현실 때문에 그런 것임을 이해는 한다. 하지만 이런 것을 하려고 진보정당을 만들자고 했던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이렇게 당원들을 대상화하는 선거법에 대해 저항하고, 선거가 바로 참여의 장이 되도록 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너무 까칠한가. 주변인처럼, 관객처럼 지켜만 보고 있다고?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이미 닥쳐온 대선이니 일단은 하고 나서 보는 건 아니지 않은가. 자족적인 선거운동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 해경 프로젝트 땜에 골치다. 이를 하면서 돈을 받는 건 좋은데, 투입이 너무 많았다. 이것 땜에 날샌 것이 며칠인가. 그게 얼마나 쓸모있는 일이었는지...

 

이제 최종보고서만 내면 되는데, 내가 맡은 부분은 대국민 서비스의 확충 및 개발에 관한 것이다. 창의력과 상상력이 필요한데, 기존의 것에서 나아가기가 쉽지 않다.

 

4시에 있었던 회의는 일주일간 해온 내용을 체크하는 것이었다. 3일에 연구책임자인 교수님이 돌아오시기 때문에 그 전에 준비를 하자는 것인데, 하루 정도만 준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환성이의 수요예측모형의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고...

 

나는 전날부터 전진 기관지에 쓸 글 땜에 고민을 했는데 그 때까지도 쓰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이날 연구실에서 날새면서 3일 새벽에야 글을 다 쓸 수 있었다.

2007년도에 진보정당이 무엇을 했는지 평가하는 글이었는데, 민주노동당 백서가 되어버렸다. 게다가 긍정적인 내용은 거의 없고, 부정적인 내용으로만 점철된... 이것저것 관련 글들을 짜집기해서 하다보니 길어지긴 했지만, 아쉬운 점이 많다. 올해는 정말 당 활동을 하지 않았구나.

 

ㅇ 12. 3 (월)

 

- 아침에 있는 해경 미래전략 마련 회의에 간신히 초안글을 쓸 수 있었다. 이렇게 대충 마무리되는구나.

 

하루내내 헤롱헤롱했다.

 

ㅇ 12. 4 (화) 

 

- 회의, 토론회에 참석하다 시간을 보낸 하루였다. 1시부터 희망제작소 주민참여클리닉 창립기념세미나 '참여정부의 참여민주주의를 논한다'에 갔다가 2시부터 실제 시작한다는 것을 알고 발제문이 있는 자료집만 받아서 1시만부터 만해NGO 교육센터 2층 대교육장에서 열린 행개련의 차기정부 조직개편과 기능 재조정 과제 제5차 토론회에 참석했다. 

 

발제자인 김동욱 교수와 이창원 교수는 이전에 했던 얘기를 되풀이했다. 오히려 토론내용이 훨씬 시사점이 많았다. 플로어의 토론은 다들 이해관계자들이 자기와 관련된 부처의 조직개편에 대해 묻는 통에 별로 와닿지가 않았다.

 

5시부터 예정된 사회서비스 공대위 집행위 회의에는 이전의 토론 땜에 조금 늦었다. 거기에서 주미순 동지를 다시 만났다. 예전에 소개팅을 주선했던 동지였는데, 공공노조에서 일하는 줄 이번에 알았다. 그 때나 지금이나 주미순 동지는 참 쾌활하다.

 

다읍부터 사회서비스 공대위의 정책팀에 결합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빈곤사회연대의 최예륜 동지가 주로 했던 모양이다. 이번 기회에 사회서비스에 대해서 제대로 정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그럴 여유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인데,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밤에 과메기를 먹으러 전진 사무실로 갔다가, 과메기는 먹지 못하고 회의를 마친 노아세 동지들과 술을 마셨다. 참 고민들이 많구나. 결론은 나오지 않고... 

 

ㅇ 12. 5 (수)

 

- 이번 주말까지 정부조직 개편에 관한 글을 쓰기로 했는데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루 내내 관련 논문들을 정리했는데도 견적이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 당장 정리해야 하는 글이나 기사들도 있고...

이젠 버릇이 되어버려서 이런 것을 멈추기도 어렵다. 

 

- 박민규의 '핑퐁'을 결국 끝까지 다 읽었다. 엄청나게 실망. 삼미 슈퍼스타즈의 미지막 팬클럽도 생각한 것보다는 못해서 실망했는데, 핑퐁은 정말 그의 소설을 읽어야 하나 생각이 들게 했다.

 

도대체 왜 이 책이 그렇게 계속 대출중이었을까. 무슨 내용이 있다고... 완전히 속았다. 이 소설을 통해서 박민규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ㅇ 12. 6 (목)

 

- 르귄의 '어둠의 왼손'을 보려다가 대출예약했던 책이 나와서 일단 이를 반납하고 공공부문을 다룬 책을 빌렸다. 공공부문에 대해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 내일이 아버지 기일이라서 미리 광주로 내려갔다.

차를 타자마자 잠들어서 일어나니 터미널에 도착했더라.

 

그래서 8시부터 있었던 대선후보 토론회를 지켜보지 못했다.

차라리 그게 잘된 것인지도 모른다. 언제부터인지 권후보가 나오는 토론회는 조마조마해서 못보겠다. 물론 내가 그 만큼 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안타까운 것은 사실이지 않은가.

 

여기저기서 권후보 대신 노, 심이 나왔으면 민주노동당을 찍었을 텐데하는 말을 듣는다. 누가 나오든지 민주노동당에는 더이상 희망이 없었겠지만, 권후보가 나옴으로 인해 그 파국의 시기가 앞당겨지는 것 같다. 이게 오히려 잘된 것일까.

 

ㅇ 12. 7 (금)

 

- 집에서 어머니가 하지 못했던 일도 하고, 전도 부치고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틈틈히 시간을 내서 자료들을 정리하고...

 

- 저녁에 동생네가 도착했다. 엊그제 생일을 맞이했던 민서는 더 큰 느낌이고, 더 영악해졌다.

그래도 너무 귀엽다.

 

아버지 제사 때 담배피고 있는 사진을 내걸었다. 아버지가 매우 좋아하던 사진이다. 담배 피는 게 그렇게 멋있는 것이었을까.

조율이시, 어두육미, 홍동백서 등 음식을 놓는 정해진 방법이 있지만, 책자를 따로 보지 않고 상을 놓았다. 내년 설부터는 좀더 간소하게 차려야겠다고 동생과 합의를 하였다. 

 

벌써 아버지가 돌아가신지8년이 지났다. 바로 어제일 같은데...가끔씩 아픈 아버지와 함께 지하상가로 가서 샀던 구두를 신다가 아버지 생각을 한다. 아버지가 보고 싶다.

 

- 제사를 마치고 상을 치운 후 새벽에 오전에 있을 회의자료를 만들었다. 하지만 인터넷 서핑을 하느라 제대로 하지는 못하고 간신히 어느 정도 형식을 갖춘 후 마무리하고 서울로 올라왔다.

피곤해서인지 동생네와 어머니 모두 일어나지 않는다. 전 몇개와 떡, 귤을 챙겨서 터미널로 향했다. KTX를 타려다 그 돈도 아끼려고 고속버스터미널로 간 것인데, 새벽에는 일반은 없고 우등만 있다. 시간이 없어서 맨 뒷자리이지만 되도록 빠른 차를 타려고 했다.

 

아무튼 이렇게 우등 중심으로 고속버스가 운영되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아닌지 싶다. 돈 있는 사람들에게는 갈수록 좋은 세상이지만, 돈이 없으면 참 고달프다.

 

ㅇ 12. 8 (토)

 

- 회의에 늦었지만, 참석을 했고, 무난하게 마무리되었다. 수요일까지 내가 맡은 부분을 써내야 하는데, 화요일 쯤에 하면 되지 않겠나 싶다. 그 전에 최종원 교수에게 자료를 달래야겠네. 쉽지 않다.  
 

- 회의 마치고 전진 중앙위원회를 참관했다. 회의가 참 재미있다. 나름대로의 합의점도 있었고...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는구나. 이에 대해서도 내 입장을 정리해야 하는데...

저녁 식사를 하면서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누었다. 하다보니 남은 이들이 다들 당 활동가들이다.

 

- 돌아온 집은 썰렁하다. 보일러를 꺼놓았기 때문인데, 밤내 틀어놓았더니 지금은 온도가 조금 올라왔다.

전을 밤에 와서야 냉장고에 넣었는데, 문제가 없을지 모르겠다. 지금 먹어버려야지.

 

- 밤에 대조영이 끝난 후 KBS에서는 정몽준이 이명박 지지연설을 하고, MBC에서는 이범이 나와서 정동영 지지연설을 한다. 범이가 나올 줄은 미처 몰랐다. 자신이 고액강사임을 밝히면서 교육을 중심으로 얘기를 한다. 사교육의 폐해와 자사고 100개를 짓겠다는 이명박을 열라 씹는다. 다 맞는 말인데, 그 친구가 보수정당의 지지연설을 하는 게 참 어색하다.

 

하긴 이제는 자신이 속한 계급적 이해를 반영해야 하겠지. 나의 계급적 이해는 무엇일까.

내가 계급정당, 좌파정당을 얘기하는 게 타당한 것일까.

 

12. 9 (일)

 

- 12시가 못되어 일찍 잤더니 5시도 못되어 일어났다. 일어나서 인터넷 서핑을 조금 하다가 이렇게 일기 같은 글을 쓰고 있다. 

 

씻고 관악산 유세에 참여해야겠다. 8시반에 권영길 후보가 온단다.

오늘은 좀 글을 쓸 수 있을까. 시간은 없고, 집중은 안되고...

 

7시 정도에도 날은 어둡다. 완연한 겨울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앞으로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지.

올해도 20여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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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9 07:38 2007/12/09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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