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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환씨의 <제국기계비판>에 대한 단상

며칠전에 이 책을 2회독 하였습니다. 오래간만에 <전략 구상>에 관한 책을 보아서인지 쉽지는 않았습니다.
이 책은 우선 변화하는 현실을 새로운 개념으로 인식하려는 노력이라는데 우선 그 이론의 정합성을 따지기 전에 제게는 의미있게 느껴졌습니다.
<전략 구상>이라는게 사실 이 땅위에 두다리로 굳게 서서 꿈꾸는 작업이기 때문이기 때문입니다.
신영복씨의 [강의]에서도 공통으로 인식하고 있는 '저항의 거대담론'의 형성(조정환씨는 '공통의 언어, 공통의 정신'으로 표현하고 있더군요)이 역사적 과제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주요 테마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우리는 그동안 맑스에게서 '포섭(subsumption)'의 개념을 간과하였다.
형식적/실제적--->가상실효적
2. 제국주의론의 비판으로서 '제국론'- 변증법적인식으로서의 현실 : 계급투쟁과 자본의 자기운동
3.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태도 <--> 꼬뮤니즘
4. 변화한 현실-전 지구적 네트워크화에 대한 인식 그리고 새로운 역사 주체로서의 <다중>-계급에 대한 새로운 인식

너무 간단하게 정리 했나요^^;;
아무튼 이 책은 기존의 개념들의 한계를 비판하고 새로운 개념을 정립하고 있습니다.

아참 가장 중요한 개념을 놓쳤군요. 위 논리 전개에 가장 핵심적 기반은 <자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튼 풍성한 논의가 있어야 겠지만 현실 투쟁에 이러한 이론들이 어떻게 현실화 될 수 있을지가 우리의 관심사 입니다.

당장 떠오르는 문제 의식 몇가지를 지적하면

첫째, 우리는 개념화된,관념화된 적의 면상을 갈길 수 없다는 점입니다.
'제국기계'와 '다중'의 갈등 구조에서 제국에 대한 직접적인 투쟁(반세계화 시위 같은)과
개별 민족국가권력에 대한 투쟁의 연관성/위계 등에 대한 실천적 이해가 요구 됩니다

둘째, 국가권력의 존재 자체에 대한 저항과 현실 권력 분배(예를 들면 선거)의 관계
자율적 다중 자신의 투쟁과 현실 정치 권력 분점의 관계에 대한 실천적 이해

셋째, 자율성은 그동안 전위-대중운동의 주의주의적 편향을 비판하는 의미있는 잣대이지만
자율적 운동은 현실적으로 고립적이고 '제국기계'에 의해 각개격파 당하는 근본적인 한계를
갖고 있지 않나요. 자율이 자생생으로 오해되는 과정이 어떻게 극복될까요.
(조정환님의 말씀하시는 혁명은 분명 '아(我)와 비아(非我)간의 계급전쟁' 즉 권력을 유지
강화하려는 힘과 권력 자체를 협동으로 바꾸려는 힘의 무마될 수 없는 충돌입니다.)

현실 운동에서 이 이론의 화신을 보아야 좀 이해가 쉬울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투쟁중인 현자 비정규직 동지들 가운데 이 책을 실천적으로 읽는 분이 있다면 함께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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