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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질문

요즘 만나는 이들 중에,  행복하냐고 묻는 이들이 많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힘들어요' 혹은 '글쎄요'라고 대답했다간 질문하신 분들이 급실망할 기세.... ㅡ.ㅡ

 

사실, 직장을 옮기기 전에도, 그렇게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었다.

사람마다 고통의 무게가 다른 법이기는 하지만, 내가 처해있는 상황이 우리 사회 전반에 비추어 결코 최악이 아니었기에,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이?"라고 투덜거리는 것은 인지장애가 아니고서는 나오기어려운 반응....

따라서 지금의 일터로 옮겼다고 해서, "이제 새 삶을 살게된 것 같아요. 여자라서 햄볶아요" 하며 호들갑을 떠는 것은 좀 웃긴 일이다  (무엇보다 '나는 행복한가' 류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안 하는 편....그래서 뭐 어쩌라구?)

 

나는 그저, 내가 조금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 때문에 활동의 공간을 옮긴 것 뿐이다.

새 일터라고 문제가 없을 것도 아니고, 앞으로 내외적인 갈등이 없지도 않을 것이다.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누군가, "거봐라"라고 조소 혹은 진심이 담긴 나무람을 한다 해도 어쩔 수 없다.

나름, 쪼금 득도해서 매 상황에 일희일비하지는 않는 편이다 ㅋㅋ

번뇌의 바다에서 어떻게 어려움과 고통이 없을 수 있나?

그냥, 바람에 걸리지 않는 그물처럼... 묵묵히 가는거다....

 

또, 지금의 일터로 옮긴 것을 대단한 희생이나 결의로 보는 시선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교수가 뭐 그리 대단한 자리라고... 

그리고  교수직만 그만두면 갑자기 실천활동이 수백배 증폭되는 것도 아닌데....

 

사회적 지위나 명망 따위야 원래부터 관심도 없었고,

다만 안정된 생계에 대한 걱정만 좀 있는데,

부부가 전문직에 월 가계소득이 천만원 넘는 이들도 다들 생계걱정하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어쩔 수 없다고 하소연하는 걸 보면 이것도 끝이 없는 걱정 아닌가 싶다.

사회보장 강화하자고 싸울 이유가 하나 더 생긴 것 쯤으로 생각하면 될 듯 싶다....

 

나의 인생이 진심으로 걱정되시는 분들은 연구소 후원이나 쫌....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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