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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4/09/20 00:23

그대가 장예모 감독의 영화들을 봐왔다면?

다 안봤더라도 가장 최근의 [영웅]을 봤다면?

그런 그대가 [연인] 포스터를 보았다면?

 

영웅의 "天下"라는 테마에 기분 더러워졌으나 그 화려한 화면과 배우들의 연기를 떠올리며, 이연걸과 견자단의 기원 장면의 재현을 꿈꾸며, 결국 영화관에 들어가 [연인]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 결과라는 것이 참....^^;;



 
잘 이해가 안되겠지만 정말로! 진실로!
영화 보는 동안 거의 10분에 1번씩 관객석에서 폭소가 터져나왔다.
 
주로...
몸짱이나 연꽝(연기 완전 꽝난)인 금성무 등장할때,
이런 금성무와 유덕화가 덤앤더머식 대화를 나눌때,
아무리 뜯어봐도 장쯔이와 서있으면 원조교제 분위기가 나는 유덕화 등장할때,
장쯔이가 죽었는 줄 알았는데 계속 살아날때,
다들 황당함에 치떨어하며 흘러나오는 웃음소리때문에 이 영화가 결말에 어떻게 수습할지 처절한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고나 할까?-_-;;
 
그러나 기대는 어디까지나 기대일뿐.
유덕화와 금성무가 목숨 걸고 휘두르는 칼자루는
정신적 정화도, 화면에 대한 애착도, 연기에 대한 환상도 모두 앗아갔다.
 
장쯔이의 연기가 아깝고,
금성무의 캐릭터가 아깝고,
유덕화의 미덕과 연륜이 아깝고,
사용된 무술과 예술감독들의 재능이 아깝고,
쓴 돈도 아까운,
장담컨대 장예모 최악의 영화로 기록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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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0 00:23 2004/09/20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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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4/09/04 20:22

* 이글은 미갱 님의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에 트랙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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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불륜..

-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관람기 -

 

고요가 먼지만큼 깔린 공간.
한사람은 청소를 위해, 한사람은 그림을 위해 화실에 들른다.

 

화가의 그림과 화실에 묘한 감동과 긴장감을 느낀 하녀 그리트.
창가의 햇살을 받은 그리트의 얼굴을 보고 바로 붓을 잡아버리는 화가 베르메르.

 

그렇게
주변의 일상을 잠시 걷어내고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게 된 하녀와
평생 처음으로 자신의 예술을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 돈이 아닌 자신의 의지로 그림을 그리게 된 화가가 만났다.



 

그리고
세상의 수많은 색을 알게 되고 알려주고, 물감을 만들고, 모델이 되고 그림을 그리고,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이 영화에는 그 흔한 러브신도, 베드신도 없다.
영화의 순결성을 위한 거냐고?
별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베르메르는 그리트를 위해(?) 자신의 아내에게 잘보이려고 6번째 아이를 임신시키고,
그리트는 어느날 귀에 닿은 베르메르의 손에 흥분하여 그날밤 바로 남자친구를 찾아가 섹스를 즐긴다.

 

어떻든
그들은 서로를 부여잡을 용기도, 남은 자들을 버릴 비정함도 선택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냥 그대로 원래 존재하던, 또는 앞으로 존재하게 될 그 위치로 돌아갔다.

두 사람, 함께 할 수 있었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을지 모르겠지만,
평생을 두고 남을 애절한 사랑도 아니고,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사랑도 아니다.
한마디로 타인의 이목을 끌 위대한 사랑은 아니었다.
그야말로 눈 돌리면 볼 수 있는 세상의 흔한 사랑이다.
서로의 세상을 잠시 엿보고, 서로 갈구하고 긴장하고 소유하고 싶은, 그러나 모험하지 않은...

 

그런데 그 흔한 사랑이 엄청난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그들의 스킨쉽은 새끼손가락 살짝과 귀뚫을때 잠깐이었지만, 그들의 감정은 불륜이라 단언하게 만든다.
그들의 만남은 이내 끝났고, 둘이 도망쳤어도 곧 끝나버렸을지 모르겠지만 결국 예술이 남았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 순간들을 보여준다.

 

에잇, 이런 영화를 보면 세상엔 천재가 너무 많아 짜증이 나려고 한다.
잘 만들었다! 꼭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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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걸이를 한 소녀]는 네덜란드 화가 베르메르의 작품을 소재로 한 소설을 영화화 했다고 함.
* 사진출처

 : 씨네21 - http://www.cine21.co.kr

 : 마이페인팅 - http://www.mypainting.co.kr/gal/modify.html?category_code=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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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04 20:22 2004/09/0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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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4/09/02 10:11
사이코메트러 에지




사이코메트리란, 사람과 접촉하면 그의 생각을 읽어낼 수 있는 초능력.

고급 사이코메트러의 경우에는 접촉없이 보는 거 만으로도 읽기 가능한듯...



이러한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가진 주인공 '에지'는 현재 고등학생이자, 중학교때 까지 무자비한 '주먹!'. 절친한 우등생 갈서는 그의 능력을 알아낸 덕에 친구된거지만, 대체로 한
'주먹!'하는 인간들이 친구랍니다.

간혹간혹 성추행적 발언과 행동들이 보여 기분 나빠질때도 있지만 대체로 재미있습니다.


주인공은 불멸불사의 인물들이긴 하지만, 문제에 주인공들을 엮기 위해 주변부의 인물들이 사고를 당하고 가차(?)없이 살해당합니다.
따라서 읽는 내내 '주변부의 인물들은 다 잘 살아남을 거라는 환상'이 버려집니다.

옆에 심리학을 전공한 여형사를 등장시켜 편편마다 살인마들의 독특한 심리 하나와 연결이 되면서 꽤 지적인 자극도 되는 만화입니다.

하지만 뒤로 가니까 단순 탐정추리물이 아니라 

한 주먹들 하는 친구들간 우애,
여형사와 희대의 살인마 사이의 '양들의 침묵' 재현,
전생을 읽는 소년의 등장등등...

뭔가 다채롭긴 한데, 왠지 인기에 밀려 이야기를 마구마구 만들어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결과적으로 단편단편 스토리는 그다지 부족하진 않지만, 다 모아놓으니 실크로 누더기 기운 형상이라고나 할까?

음....

중간에 한두권 빌리려면 '에지' 좋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시리즈로 보려면 '구니미츠의 정'이 더... 좋아여...

어떻든 사이코메트리...

진짜로 갖고 싶지 않은 능력이다...-_-;;

 

* 사진출처 : (바람검객의 만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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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02 10:11 2004/09/0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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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4/08/31 17:55

차마 두눈 뜨고 볼 수 없었던 하늘...
- 영화 [엘리펀트] 관람기 - 

 

평온함

 

고요한 음악과 깨끗한 구름이 빛나는 하늘...
흘러가는 영상이 마치 나의 눈을 통해 들어와 머리로, 심장으로, 팔다리로 '평온'이라는 혈액을 전달해주는 것 같다.


 



 

답답함

 

나른해짐도 잠시, 이내 카메라는 지상으로 렌즈를 돌린다.
시원하고 깔끔하게 구획된 마을의 모습이 무색하게도 가까이 줌인한 카메라에 비친 모습은 술취한 아버지를 간신히 달래 차키를 움켜쥐며 한숨을 몰아쉬는 소년이다.
그를 따라 들어간 학교의 복도를 거닐다보면 평범한 듯 평범치 않은 이 시대 고등학생들의 군상이 스쳐간다.
인기 커플, 왕따당하는 소녀, 사진찍고 현상하는 소년, 거식증 소녀들, 세미나중인 소년소녀들, 그리고 학교에서 총격전을 준비하는 소년들...
어두운 복도를 따라 아이들의 일상적 모습을 쫓다보니 왠지 모를 벽이 느껴진다. 진정 소통이 필요할 때 하지 못할 것 같은 느낌, 답답하다.

 

 

공포스러움

 

집에 도착한 총기를 시험하고 옷을 차려입고 학교를 향하는 두소년들...
그들에겐 살인자의 잔인한 미소도 영웅처럼 보이고 싶은 오버액션도 없다.
그저 평범하고 무표정한 고등학생의 얼굴일 뿐.
하지만 그들이 내달리는 복도, 그들을 피해 내달리는 아이들은 고통 그 자체다.
결국 손에 쥔 전단지로 눈을 가릴 수 밖에 없었던 공포스러움.

 

싸늘함

 

마지막 희생자들의 주검이 예상되며 천천히 바뀐 마지막 장면은 첫 장면에서 보여줬던 맑은 구름의 하늘. 그 하늘의 절반은 움켜쥔 전단지 때문에 보지 못했다. 더이상의 희생자를 보기엔 가슴이 너무 쓰려서.
'평온'이라는 이름의 혈액은 '한기'로 변해버렸다.

올 여름, 그 어떤 호러물보다 공포스럽게 본 영화.

 

참으로 더럽고 화창한 날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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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엘리펀트]는 미국 콜럼바인고등학교의 총기 난사사건을 영화화한 작품. 감독은 구스반산트.

* 사진 출처 :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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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31 17:55 2004/08/3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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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4/08/10 17:27

슬슬 도를 넘는 인간의 의인화
- 영화[아이로봇] 관람기 -

 

아무리 뜯어봐도 로봇 액션영화.

 

책 한권 읽어본 적없는 -어쩌면 한권 정도는 읽었을지도 모르는- 1920년대생 아시모프에 대한 기대가 컸나?
아님 윌 스미스는 코미디언이라는 생각이 강했나?
그도 아니면 젤리형 로봇메카닉은 영 내 취향이 아니었던건가?



여하튼 70년대 나온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무한한 감탄사를 연발할 수 있으나,
2000년대 온갖 SF 에서 다뤄진 메인 컴퓨터의 반란은 안타깝게도 별다른 감동을 주지 못했다.

 

하다못해 캐릭터중 하나만이라도 카리스마 넘쳐줬으면 볼만했으련만,
윌 스미스는 나올때부터 계속 건들거렸고,
기타 인간 캐릭터들은 기억조차 나지 않았으며,
서니라는 로봇은 얼굴만 달라진 이전 SF 로봇 캐릭터의 복사품이었다.

 

그리하여 이 영화를 굳이 정의하자면 '로봇'과 '액션'의 2단어로 정리하고 싶지만,
그나마 인간 닮은 로봇들의 인간적인 액션이라니...
윌 스미스의 총구를 벗어난 총알이 로봇들의 관자놀이를 관통하는 순간엔 전쟁영화를 방불케 하는 잔혹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관자놀이 맞았다고 로봇이 죽다니, 말이 되냔 말이다. 내가 느낀 간담 서늘함에 스스로 당황스럽다.)

 

 


로봇을 바라보는 관점

 

이 영화에 등장한 사회 전복 세력은 모든 단말 로봇의 콘트롤이 가능한 메인컴퓨터 비키(VIKI). 비키는 인간이 만들어준 로봇의 3원칙을 회로속 깊이 새긴 컴퓨터다.

 

제1조 로봇은 인간이 위험해 처하지 않도록 한다.
제2조 로봇은 제1조에 반하지 않는한 인간의 명령에 복종한다.
제3조 로봇은 제1,2조에 반하지 않는한 스스로를 보호한다.

 

비키에게 있어서 인간의 보호는 인간이 로봇에게 요청한 것이며,
인간이란 매우 불합리한 존재인지라 언제고 전쟁의 주범이 되어 서로를 파멸시킬 가능성이 꽤 높다.

그리하여 비키는 어느날 자신의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되는 신형 로봇모델들과 함게 인간들의 통금시간 지정과 이동의 자유 박탈을 감행한다.

그리고 대충 예상하겠지만 비키는 인간+로봇의 동맹세력의 손에 곧 최후를 맞게 된다.

 

이 영화에 나타나는 비키나 윌스미스를 돕는 로봇으로 나오는 서니는
로봇중에서도 마치 로봇다운 생각을 넘어(?) 자의식을 소유하게되는 장치로 등장하게 된다.

이러한 관점은 로봇천재 래닝박사의 TV속 연설장면에서 마치 고도의 규칙성을 입력받은 로봇이 예상치못한 코드간 공백속에서 새로운 논리, 전혀 다른 의식의 탄생에 도달할 가능성을 언급함으로써 외화시킨다.

 

그러나 비키가 재해석한 로봇의 3원칙, 즉 인간의 규제로 귀결되는 그 원칙은 과연 예상치 못한 새로운 의식의 탄생인가?

내가 보기에 비키는 신세계의 창조를 위한 기획을 한 것이 아니다.
그저 인간이 던져준 3개의 원칙을 고도로 계산해낸 초특급 컴퓨터일 뿐이다.


윌 스미스에게 친구끼리의 인사중 하나인 '윙크'를 배운 서니가
극적인 상황에서 윌스미스에게 보내는 '윙크'메시지 역시 인간을 알고 생존하기 위한 학습의 효과로 보일 뿐이다.

 

계산의 진화와 인간에 대한 앎의 욕구는 과연 로봇의 생각인가?
아니면 로봇의 그러한 모습을 바라는 인간의 생각인가?
[아이로봇]이 보여준 로봇은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로봇이 아닌, 인간의 치밀한 프로그래밍이 진화한 보다 로봇다운 로봇이었다.

그저 인간은 비키를 비롯한 다양한 로봇들에게 3가지 원칙 이외에 보다 구체적으로 행동해도 되는 영역의 선을 그어주지 않았을 뿐이다.

 

아시모프가 이야기했다는 인간이 자신의 피조물에 공포를 느끼는 '프랑켄 슈타인 신드롬'은 역설적으로 마치 인간이 인간 자신에게 느끼는 공포를 의미하는 것 같다.
 
인간을 부러워하고 인간이 궁금한 로봇 상(象)이라니...
궁극적으로 인간이 바라는건 삶의 편리가 아니라 혹시나 질투어린 애정과 관심 아닐까?

 

* 蛇足

촌스러운 바이러스 디스켓도 아니고 이상한 액체 주사 맞고 바로 뻗는 비키~!

인간의 눈높이에 맞춰 악당스럽게 최후맞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사진출처 :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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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10 17:27 2004/08/1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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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4/08/09 23:41

정신없이 뛰고, 소리지르고, 짐을 나르는 시장판.
귀마개 모자를 눌러쓴 10~18세 아이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포장하실래요?" 를 외치며 지나가는 이의 소매를 잡아보지만 매정히 뿌려쳐지고,
"일꾼 5명!"이라는 소리에 미친듯이 달려가보지만 낙오되어 서로 주먹다짐하는 아이들.

 

해가 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기위해 밀수 트럭에 몸을 맡긴 그들은 이런 노래를 읊조린다.

"인생이라는 놈은 나를 산과 계곡으로 떠돌게 하고 나이들게 하면서 저승으로 이끄네"

 



 

아이낳다가 어머니가 죽었고,
밀수하다가 아버지가 죽었다.
첫째 로진은 동생 마디의 치료를 위해 결혼으로 팔려가고,
둘째 마디는 15살이지만 1살박이 막내보다 키가 더 작은 장애인이다.
셋째 아윱은 12살밖에 안되었지만 공부도 포기하고 가장노릇을 위해 밀수 전선에 뛰어들고,
이 모든 가족사는 넷째 아마네의 입을 통해 이야기된다.

 

삶이 고단한 이들을 위해 바라던 소망이라도 이루어졌으면 좋으련만,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


로진은 이웃마을로 팔려가지만 결국 마디를 데려가지 못하게 되었고,
마디는 의사선생님만 보면 도망가지만 결국 잡혀 주사를 맞아야 한다.
아윱도 마디의 수술비를 위해 열심히 일하지만 겨우 살림살이 꾸릴 정도.

 

결국 아윱은 로진의 결혼 지참금으로 받은 말과 마디를 데리고 총성과 지뢰가 가득한,
그러나 말을 비싸게 팔고, 마디를 수술시킬 수 있는 이라크로 향한다.

 

영화잡지에서 평소 괜찮게 생각하는 영화평론가는 이 영화를 아래와 같이 평했다.
"살아내기가 힘들고 버겁다고 느끼는 당신에게!"
그러나 이번 평론은 그다지 감격스럽지 않다.
'그래도 내가 사는 세상은 아름답다'고 생각해봐야 하는건가?

 

80분이 너무 짧아 아쉬웠고,
눈넘김이 녹녹치 않아 아른거리는 장면이 한둘 아니고,
한여름 눈발위에 오들오들 떠는 마디의 모습에 소름끼쳤던,
그래서 긴장되고 한기도는, 그러나 아름다운 영화.

 

귀마개모자와 머플러를 둘러쓴 아이들이 전해주는 인생 이야기.


"인생이라는 놈은 나를 산과 계곡으로 떠돌게 하고 나이들게 하면서 저승으로 이끄네..."

 

 

* 사진 출처 :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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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9 23:41 2004/08/09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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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4/08/01 17:48

* 다른 사람들 관람기도 궁금해서, 토론방에 올려놔봤습니다.

 

http://blog.jinbo.net/chat 에 읽을거리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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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본 사람들마다 어찌나 말이 많은지...
무어 너무 귀여움, 다큐의 정수, 영화가 발휘할 수 있는 힘이란 이런 것, 무어는 별로 안좋아하지만 영화는 좋음, 정치적인 효과 별로 없을듯, 그래봤자 잘 빚어놓은 상업영화, 막판에 등장한 미국 아줌마는 너무 국수주의적 아닌지...

그 만큼 이 영화, 여러모로 감탄스럽고 여러모로 갑갑스럽다.




이 영화 감탄스럽다...

무어의 영화라고는 '볼링포콜럼바인'과 '화씨9/11'밖에 본 게 없지만 근거없고 두서없는 판단의 칼날을 잠시 들이댄다면 이러하다.
확실히 마이클 무어는 노출증이 있고, 스스로 캐릭터화하여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고자하는 의지가 만빵으로 감지된다.
그런데 심지어 재능도 있어보인다~!
볼링포콜럼바인, 주인공은 무어가 아니던가?

그런데 '화씨9/11'에서 과감히 주인공의 자리를 부시에게 내주었다.
지난 미국대선부터 시작되어 이번 대선에서의 재선 저지를 다짐하는 엔딩에 이르기 까지...
이 영화는 그야말로 정치적 목적에 충실하게 편집되었다.
그냥 말주변 좋고 야심만만한 코미디언으로 치부할 수 없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 재능을 배치한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훤히 보이고,

무게를 잴 필요도 없다. 그야말로 부시+@들은 나쁜 놈이었던 것이다.

영화의 전개에는 부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전쟁이 있다. 그 황당하고 열받는 자본과 권력의 오만이 공존한다.
전쟁을 다룬 이야기, 영웅으로 미화하지 않은 이야기는 정말 힘겹다.
화씨 9/11 역시 중반을 넘어서면서 이마리오 감독의 '미친시간'을 보는 것과 비슷한 고통이 밀려온다.
숨이 턱턱 막히고 옆에서 건드리면 눈물이라도 왈칵 쏟아질 것 같다.
그러나 무어는 이것조차도 적절히 안배한다.
전쟁이야기와 부시이야기, 힘겨운 이야기와 코믹엽기황당스토리, 계속 오가면서 감정의 수습을 도와준다.

무엇보다 이 영화를 보면 그 전쟁을 알 수 있다. 그 '부시'가 더러운 돈과 권력의 이름으로 만들었고, 조작했고, 세뇌시킨 바로 그 전쟁을...


이 영화 갑갑스럽다...

한편 이 영화, 전쟁을 보여주지만 전쟁이야기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주인공은 부시 였다.

지난 대선 당시 흑인 참정권 침해에 항변했던 수많은 흑인하원의원들은 감동적이지만,
나같은 제3세계인에게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은 그다지 다른 존재이던가?
과연 고어였다면 달랐단 말인가?

전직 대통령은 어느 기업 고문이고, 빈라덴가문은 미국 기업 대주주이며, 미국 경제의 7%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것이라는 현실속에서,
사우디 사람이 일으킨 여객기 폭파사건의 여파가 여차저차하여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라크로 넘어가는 소설같은 현실속에서,
짜고 치는 고스톱판을 저지할 수 있는가? 과연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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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1 17:48 2004/08/0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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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4/08/01 06:05

[천지 개벽 이전의 시대]

 

아직 하늘과 땅이 없던 때, 세상은 어둑어둑할 뿐 형상이 없었다.
그러나 태초에 하나의 존재가 있었으니, 이름하여 '帝江'.
제강은 '혼돈'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우게 되었다.

 

혼돈은 온몸이 마치 불꽃과 같은 색을 띄었고 여섯 개의 다리와 네 개의 날개를 지녔으며, 몸에 어떠한 구멍도 얼굴도 없었다.

( 그림 출처 : 이야기동양신화 에서... 원본은 명나라 호문환의 [산해경도]랍니다. )


한편 혼돈은 춤과 노래를 즐겼으며 곧 세계를 다스리는 임금이 되었다.

혼돈에게는 숙(?)과 홀(忽)이라는 벗이 있었는데, 각각 남쪽 바다와 북쪽 바다를 다스리는 존재들이었다.

그들은 혼돈의 극진한 우정에 감복받아 보답을 하고자 하였는데, 몸에 아무런 구멍도 없는 혼돈을 보고, 숨쉬고 보고 듣고 먹을 수 있는 구멍 7개를 뚫어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리하여 두 친구는 하루에 1개씩 7일동안 혼돈의 몸에 구멍을 뚫었는데, 아뿔싸~! 혼돈은 그만 목숨을 잃고 말았다.

 

 

두번째 이야기 읽기 ->  http://blog.jinbo.net/jineeya/?pid=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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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뜬금없이 무슨 글이냐고요? ^___^


정재서교수가 쓴 [이야기 동양신화]를 읽는 중이다.
동양신화는 워낙 낯설어인지 책넘김이 꽤 좋다.

내가 발붙이며 살고 있는 이 동네 주변에서는
이런 신도 있었고, 저런 존재도 있었고, 그런 생명체도 있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책.
하지만 소설체가 아닌지라 한참 이야기가 전개되다가 갑자기 안경 너머 교수님의 얼굴이 불쑥 나오면서 한바탕 해설 들어가고~!

그냥 이야기만 쭉 듣다가 설명은 몰아서 뒤에 듣고 싶었던 나는 생각해봤다. 그냥 이야기만 뽑아서 정리하면 어떨까하고... 어차피 신화인데 뭘...
덕분에 내가 쓴 글은 비평도 독후감도 아니며 원본 책의 내용을 심하게 각색, 윤색 (심지어 퇴색)시킨 것이니 세심하게 믿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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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 의하면 우리는 무수히 접해온 그리스로마의 신들의 너무나도 인간적인 모습에서 부터 관점을 달리 두고 편견의 굴레를 벗어나야 한다.

동양신화에서 말하는 태초의 혼돈이라는 존재는 인간중심 사상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며, 인간도 자연도 심지어 혼돈의 상태 조차도 자연적인 것이다.

이러한 자연적인 혼돈이 시간을 의미하는 숙 과 홀('잠깐', '순간'의 뜻을 지님) 에 의해 본의아니게 죽임당하게 되는데, 이제 자연의 지배가 시간의 지배, 인간의 지배 시대로 전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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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1 06:05 2004/08/0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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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4/07/22 21:20

아직도 미친 시간중.
- 다큐 [미친시간] 을 보다

 

둘러앉은 할아버지들이 이야기 한다.
지난 전쟁에 잃어버린 당신의 가족은?
8명, 10명, 16명...
어머니, 아내, 동생, 자식들...

 

우리가 "베트남 패망"이라 배웠던 그 전쟁,
그들이 "민족 해방"이라 부르는 그 전쟁,
복받치는 눈물을 겨우 참으며 이야기하는 베트남인들의 모습이 무척 낯익다.

 

그렇구나.
고래고래 소리지르거나 울부짖는 것이 아니라 한으로 똘똘 뭉친 그 모습,
안으로 삭히고 삭히지만 분노는 감소할 줄 모르는 그 모습은,
전쟁을 온몸으로 겪어낸 일군의 동양인들에게서 볼 수 있었던 정제되어보이는 슬픔,
그러나 가슴에 납덩이를 달게 만드는 바로 그 슬픔이다.

 

화면에서 발견하게 되는 또다른 슬픔의 모습은 바로 베트남 파병에서 살아온 군인들.
자신의 모습을 장난감병정처럼 서술하는 그들과의 인터뷰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었던 그날의 기억들이 담겨져있다.
그들에게 남은건 아마도 너무나도 긴 시간 지속되었던 미친 시간속에서 파괴되어버린 자아와,
별로 남기고 싶지 않았지만 깊게 자리매김해버린 죽어간 자들의 영혼의 무게일 것이다.

보면 볼수록 가슴이 답답해진다.

이 답답함의 굴레는 과연 해소될 수 있는가?

인간이란 전쟁을 멈출 수 있는가?

인간이란 타인을 파괴하는 자신의 권력욕을 멈출 수 있는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미친 시간속에 내던져지는 것, 전쟁은 정말 미친 짓이다.


* 미친 시간(mad minutes)이란?
“베트남 전쟁 당시 베트남에 파병된 미군 병사들의 무료함을 달래주기 위하여 2개월에 한 번 정도 2-3분의 시간을 주어 부대 안의 목표물을 제외한 어떠한 것에도 자유로이 총격을 하도록 허용하는 시간”라는군요.

 

 

다큐 [미친시간] 감독:이마리오

♪ 미친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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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22 21:20 2004/07/2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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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4/07/15 01:05

 

그를 아시나요?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라고.
모르신다고요? 꽤 유명한 사람인데..

미술시간에 왠만큼 졸지 않으면 모르기도 쉽지 않은 '달리', 1904년에 태어났으니 올해 꼭 100년째다.
모르긴 몰라도 전 세계가 '달리' 전시회 붐일거다.
그 여파로 우리나라에서도 9월까지 전시가 있을 예정이라는데, 지금은 예술의전당에서 전시중이다.

 



[ 내가 알던 달리 ]

 

 책에서 본 달리는 언제나 -스트레스가 아닌 - 삶의 활력이 될만한 정도의 긴장감을 주는 존재였다.
나무위에 흘러내리는 시계, 공중에 떠있는 호랑이, 나체의 여성, 아슬아슬한 창끝, 기이한 공간에 존재하는 초상화 등...
그림을 따라가다보면 언제나 그림 속의 이야기를 고민하게 만들고, 솜씨좋은 뎃생에 감탄하면서도 구도가 위태로워 절벽위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두려움을 갖게 한다.
한편 색감은 밝고 온후하다고나 할까? 게다가 초현실주의가 아니던가?
덕분에 절벽은 절벽인데 떨어져도 별 탈은 없을 것 같다는게 달리의 작품을 접한 후의 한결같은 결론이다.


[ 이번에 본 달리 ]


미리 밝히자면 내가 책으로 봐왔던 달리의 유화작품은 이번 전시에 한 점도 없다. 그 대신 대부분이 브론즈 소재인 조각상과 책의 삽화들을 볼 수 있었다.

삽화는 대체로 소품과 같은 사이즈의 연필화나 수채화들이고 대부분 목판이나 동판으로 제작되어졌다고 한다. 이번에 들어온 것은 성경(bible)과 단테의 신곡 등에 삽입된 삽화들이었는데 성경의 삽화는 작품수가 꽤 방대했다.
안타까운 건 성경이든 신곡이든 내용을 안다치더라도, 유럽의 문화와 언어를 모르는 대한민국의 범인이 그 삽화에 감동받기란 불가능에 가까운게 아닐까 싶은 점이다.
결국 삽화들은 처음 몇점만 유심히 쳐다보는 척하다가 결국 대부분 그냥 흘려버리게 되었다.

 

반면 브론즈상들은 꽤 감동이다. 사실 달리는 유명해도 거장이라는 느낌을 가져본 적은 없는데 브론즈상을 보니 무게감이 남다르다. 동물상도 바로 뛰쳐나갈 것 같지만, 특히 사람모양에 가까운 브론즈상들은 당연히 현실에 없는 환상이면서도 왠지 곧 살아나 눈을 마주칠 것 같았다.


 

가장 눈길을 끈 작품은 '불타오르는 여인'상. 불타서 죽는 건지 불길에 괴로워하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불길이 올라오는 여인의 뒷모습은 마치 작은 날개가 돋아 지금이라도 당장 승천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달리의 그 유명한 늘어지는 시계는 조각품으로도 여러점 남아있는데, 아마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그림이 아니었을까 착각했을 거다.

한편 달리의 작품에 영감을 받은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의 의상과 가구도 전시되어있는데, 음... 보기 싫다.
의상은 정말 별로... 바느질도 엉망, 디스플레이도 엉망, 왜 이런 기획이 들어갔는지 당황스럽다.
더불어 전시관 자체는 꽤 규모가 있지만, 디스플레이는 너무 어둡게 해서 작품을 살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맛을 없애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결론적으로
브론즈상들이 없었다면 상당히~! 우울했을 전시였다.
관람료도 비싸고 디스플레이도 않좋고...
게다가 아무리 컨셉이라도 미술책에서 봤음직한 유화 한점 볼 수 없었던 건 정말 안타까운 점이다.
이런 거장의 전시라면 유럽의 미술관에 갈 수 없는 자들의 대리만족에 나름대로 복무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면 내가 너무 촌스러운건가?

그래도... 홈피는 예쁘네. http://www.ilovedali.com/

 

그림 출처 : 전시 팜플렛 + 네이버('불타오르는 여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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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15 01:05 2004/07/15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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