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1/10/24
  2. 고구마 캐기 끝 2011/10/15
  3. 고구마 캐기 2011/10/09
  4. 쌀쌀해진 날씨 2011/10/03
  5. 수확 2011/09/26

from 11년 만천리 2011/10/24 10:44

팥(10월 17일/맑음 3-16도)

 

5일 만에 밭에 나온다. 금요일 하루 비가 오긴 했지만 고구마도 다 캐고 해서 좀 쉬었다. 메주콩 베어 너는 것 빼곤 이틀에 한 번 정도 나와 팥과 녹두만 거두면 되니까. 헌데 날씨가 갑작스레 추워진다고 하니 걱정이다. 내일은 영하로 떨어진다고까지 하고. 그러면 딴 거는 몰라도 팥이 제일 큰 문제인데. 다행히 수요일부턴 다시 평년 기온을 되찾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계속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그게 다 작년에 있었던 일 때문인데. 하지만 어쩌겠나. 날씨를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 하늘이 하는 일이라 생각해야지. 들깨 베어놓고 한 시간 넘게 팥꼬투리 따냈다.

 

결국 팥이.....(10월 19일/맑음 1-20도)

 

딱 하루 0도 가까이 떨어진 날씨에 팥이 심상치 않다. 잎은 다 시들시들 채 여물지 않은 꼬투리들도 시들시들. 그나마 조금이라도 여문 것들은 어찌 건질 수 있겠지만. 그것도 따서 까봐야 알 듯. 결국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는 건지, 참 답답하다. 허한 마음 때문이지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겨우겨우 정신 차리고 위쪽 밭에 심었던 메주콩만 베어서 널어놨다.

 

춘천 날씨, 팥(10월 21일/맑음 8-21도)

 

날씨 탓만 할 순 없는 노릇이다. 죽은 것 죽은 거고. 얼은 건 얼은 거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여문 상태였던 것들이라도 따서 건져야지. 그것마저 그냥 뒀다간. 그야말로 팥은 반도 못 건질 듯. 그러고 보면 작년엔 작년대로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올해를 보면 그래도 작년이 나으니. 아무래도 춘천 날씨로는 팥 재배가 쉽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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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4 10:44 2011/10/2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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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캐기 끝

from 11년 만천리 2011/10/15 18:01

고구마 캐기 - 다섯째 날(10월 10일/안개 후 맑음 10-21도)

 

고구마 캐고 오늘이 제일 안 좋다. 크기도 자잘한 것만 나오고 양도 적고. 덕분에 일은 빨리 끝났고 자전거도 가벼워 오르막길이 편하긴 했지만.

 

고구마 캐기 - 여섯째 날(10월 11일/안개 후 맑음 11-22도)

 

언제 서리가 내릴지 모르니 팥만 보면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이제 막 수확을 하기 시작했으니 꼬투리 대부분이 아직 파랗고. 그러니 작년처럼 또 절반도 다 따지도 못할까봐서다. 해서 급한 마음에 채 여물지도 않은 걸 따는 건 어쩌나 싶기도 하지만. 일단 여물었다 싶은 것들은 매일 매일 따낸다. 고구마 캐내고 캐낸 고구마 잠깐 일광욕 시키는 틈에.

 

고구마 캐기 - 마지막 날(10월 12일/안개 8-17도)

 

오늘로 고구마는 다 캐냈다. 이제 밭에 남은 건 메주콩, 서리태, 팥. 비 그치고 다음 주 후반쯤에 메주콩은 베어 널고. 팥은 틈틈이 따 내고. 서리태는 이달 말까진 더 키우고. 오며가며 지주 옮기면 올 농사도 끝이다. 아니 만천리 밭농사가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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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5 18:01 2011/10/1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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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캐기

from 11년 만천리 2011/10/09 21:13
밭이 팔렸다(10월 5일/맑음 10-21도)
 
한 달 쯤 됐나. 갑자기 밭을 네 등분으로 나누고 끈을 쳐놓더니. 츄레라도 아닌 것이 냉동차도 아닌 것이. 자물쇠까지 채워놓은 거 보니 버린 건 아닐 터인데. 박스차 한 대가 밭 한귀퉁이에 서 있었다. 밭에 끈이 여기저기 쳤을 때도 주인은 말이 없었고. 급한 사람이 물  구한다고. 먼저 전화를 했더니 그제야 밭을 팔 거라고 한다. 박스차를 누가 갔다 놨나 궁금은 했지만 뭐 그쪽엔 심은 것도 없으니 별 생각 없이 지났는데.
 
오전에 고구마 캐고 팥꼬투리 따고 있는데 봉고차 한 대가 박스차 뒤에 조용히 선다. 그리곤 두 사람이 왔다 갔다 하며 자물쇠를 열고 뭔가를 꺼냈다, 넣었다를 하는데. 밭에서 일하는 사람은 보이지도 않나 말도 없다. 해서 뭐하는 사람들이냐, 왜 밭에 세워놨냐 했더니. 허참, 밭주인이란다. 그리고는 전 주인이 얘길 안 했나 본데, 밭을 내가 샀고 여긴 풀밖에 없으니 그랬다고 한다. 이런 전 주인이나 새 주인이나 어찌 다 이러냐. 어차피 내년엔 농사를 잠시 접어야 하니 다행이지 이래서야 뭘 하겠나 싶다.
 
아무튼 이래저래 새 주인과 일단 밭에 심어놓은 거 수확할 때까진 다른 일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는 걸 확인하고. 전 주인에게 밭이 팔렸으면 팔렸다 얘길 해줘야지 그럼 되느냐며 따끔하게 한 마디 하고. 꼬투리 따던 거 마저 따고. 고구마 캔 거 흙 털어 봉지에 담으니. 어이쿠 12시가 훌쩍 넘었다. 이런, 젠장.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고구마 캐기 - 첫째 날(10월 6일/맑음 9-21도)
 
오늘부터 다음 주까진 줄기차기 고구마를 캐야 한다. 간간이 녹두, 팥꼬투리 따고. 마저 기장 수확하고. 메주콩 다 여물면 베어 너는 것 빼곤.
 
고구마 캐기 - 둘째 날(10월 7일/맑음 6-21도)
 
일교차가 크다. 15도나 되니. 자전거에 오르면 춥고 일하다 보면 덥고. 딱 감기 걸리기 좋은 조건이다. 몸 조심해야겠다.
 
고구마 캐기 - 셋째 날(10월 8일/박무 후 맑음 8-22도)
 
하루에 한 고랑씩 캐고 있으니 이제 4일만 더 캐면 되는 건가. 오늘도 고구마 캐고, 녹두 꼬투리 조금 따왔다.
 
고구마 캐기 - 넷째 날(10월 9일/박무 후 맑음 8-20도)
 
매년 하는 일이지만, 자전거로 고구마 나르는 일은 참으로 더디다. 맘 잡고 하면 하루면 끝날 일을 일주일씩이나 해야 하니 말이다. 그래도 어쩌겠나. 어차피 팥이며 녹두 꼬투리 따러 이틀에 한 번은 나와야 하니. 하루걸러 운동하느니 매일 하는 게 낫다, 생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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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9 21:13 2011/10/09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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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해진 날씨

from 11년 만천리 2011/10/03 09:20

사용자 삽입 이미지고추(9월 26일/안개 후 맑음 11-25도)

 

고추 값이 장난 아니다. 물론 고춧가루 값도 그렇다. 재작년에 빻아 놓은 고춧가루가 여적 남아 있어 다행이지. 고작 여름 내 풋고추 따 먹은 걸로 만족해야 할 만큼 올 고추 농사 망한 거 보면.

 

그래도 집에서 김장을 담가 먹는 것도 아니고. 반찬을 많이 맹글어 먹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한 번 떡볶이나 해먹고. 찌개에 조금 넣고. 부추 겉절이 무쳐 먹으니. 남은 고춧가루만 가지고도 이년은 더 먹을 수 있겠다. 

 

그제 땅콩이며 고구마 캐고 나서 고추 밭에 썼던 지주를 다 뽑아냈는데. 자전거로 옮기려니 역시. 적어도 세 번은 해야 할 듯.

 

일단 흙을 탈탈 털고. 이단은 끈으로 묶고. 삼단은 자전거에 단단히 묶고. 조심조심 오르막, 내리막길을 달려 집으로 오니. 아침, 저녁으론 쌀쌀해도 등 뒤는 아직 뜨겁다.  

 

고추대 실어 나르기(9월 27일/맑음 11-28도)

 

낮 기온이 28도다. 도로 여름인가? 아침 밥 먹고 잠깐 밭에 나가 고추대만 싣고 왔다. 아, 다른 것들보다 일찍 여문 팥, 녹두들이 있어 그것도 따왔다.

 

고양이(9월 28일/흐림 10-22도)

 

고추대를 자전거에 싣고 팥 여문 게 있나 들여다보는데. 어라, 웬 고양이. 그것도 새끼 고양이가. 가만 생각해보니 지난 번 고구마 캤을 때도 잠깐 봤던 것도 같고. 그땐 한 마리가 아니라 세 마리였던 것 같은데. 두 마리는 어디가고 혼자서? 사진이라도 한 장 밖아 두려고 연신 따라가보는데. 새끼치곤 눈치도 빠르고 잽싸기도 하다. 괜히 고양이 못살게 구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고. 금세 고양이 쫓기도 그만두고 집에 오니. 딱 한 시간 반 걸렸다.

 

쌀쌀해진 날씨(10월 2일/맑음 4-18도)

 

유기농대회 GMO 세미나에 갔다 온 목요일에 비가 온 후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다. 들리는 얘기론 설악산과 대관령에 얼음이 얼고 산간지방엔 서리가 내렸다고 한다. 어디는 초여름 날씨고 어디는 초겨울 날씨. 단풍도 안 들었는데 얼음이 얼고 서리가 내리고. 작년에도 이랬나 싶다. 생각난 김에 농사일지를 보니. 그래도 이달 중순쯤부터 추워진 것 같으니. 갈수록 날씨 종잡기가 쉽지 않다.

 

갑자기 추워지니 팥과 고구마가 걱정이다. 메주콩이야 하루 날 잡아 베어 널면 되고. 서리태는 서리 내릴 때까지 기른다고 서리태니 제쳐놓고. 고구마는 모르긴 몰라도 꼬박 일주일은 캐내서 날라야 되는데다. 팥은 작년에 1/3 가량을 서리 때문에 거두지도 못했던 기억이 있는지라.

 

마음 같아선 한 열흘 아니 일주일이라도 더 두었으면 하는데. 조마조마한 마음에 밭에 나올 때마다 조금씩이라도 옮겨야겠다 싶어 고구마도 캐고. 이틀 동안 여문 팥, 녹두 꼬투리도 따고. 한 시간이면 되겠거니 싶어 마실 물도 안 가져오고 담아갈 것도 안 가져왔는데. 눈 깜짝할 새 밥 먹을 시간. 게다가 목도 마르다. 서둘러 집에 오니 배 속에서 ‘꼬르륵, 꼬르륵’ 이거 난리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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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3 09:20 2011/10/0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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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

from 11년 만천리 2011/09/26 19:01
기장(9월 23일/안개 후 맑음 10-24도)
 
지난주에 나왔을 땐 종자용으로 쓸 거 몇 대만 먼저 베어와 베란다에 널어놨는데. 다시 일주일이 지나고 나니 꽤 많이 익었다. 어떤 건 빨간 알들이 튀어나오려고도 하고. 어떤 건 아직 덜 성숙돼 파랗긴 하지만. 해서 조심스레 낫 대신 가위로 잘 익은 것들만 골라 이삭 팬 바로 아래 부분을 잘라내 수확한다. 뭐 시험 삼아 심은 거라 워낙 양이 적기도 하지만 말이다. 
 
땅콩과 고구마(9월 24일/안개 후 맑음 11-25도)
 
워낙 조금 심기도 했지만 이리 양이 적을까. 그래도 작년엔 한 뿌리에 꽤 여럿이 달렸었는데. 다 캐내도 겨우 한 봉지도 안 되니. 쩝. 그래도 조심조심 줄기를 걷어내고 파낸 고구마가. 아직은 더 키워도 되겠지만. 조금만 파냈는데도 실하기도 하고 양도 많다. 3년째 심지만 한 번도 기대를 저버린 적이 없는 걸보면. 봄에 지나가던 어떤 사람이 “고구마 심으면 잘 되겠어요.” 했던 말이. 아무래도 농사 좀 지어본 사람이 아니었던가도 싶고. 이 밭이 고구마 농사에 잘 맞는 땅인 것 같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1/09/26 19:01 2011/09/2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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