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지 멀칭 - 셋째 날(5월 23일/흐림 12-26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http://blog.jinbo.net/attach/4673/1388199407.jpg)
신문지 멀칭 - 셋째 날(5월 23일/흐림 12-26도)
신문지 멀칭 - 둘째 날(5월 17일/맑음 7-24도)
일주일 전 농협에서 사다 심었던 모종 가운데 참외와 오이가 하나씩 죽고 말았다. 심을 때부터 영 미덥지 않았는데 결국 살아남지 못한 것이다. 유난히 잎도 작고 뿌리도 잘 뻗어 있지 않았던 것들이긴 하지만. 그래도 설마 죽기까지야 하겠나, 싶었는데. 모종 심고 사흘 내리 게릴라성 폭우를 맞은 게 어린 모종을 살려두지 못한 것 같기도 하고.
모종 몇 개 사러 농협까지 가는 건 아니다 싶어 중앙시장으로 갔더니 모종 값이 장난이 아니다. 한 두 개니 그냥저냥 사고 말았지 몇 십 개, 몇 백 개 단위였다면 도로 나왔을 터. 또 8시가 넘은 시간에 나온 터라 까딱 지체하면 땡볕에 일할 듯해서 두말 않고 모종을 받아들었다. 그리고는 서둘러 밭으로. 물 길어 모종 심고 다 못 끝낸 신문지 멀칭을 마저 다하고 나니. 11시. 적당한 시간에 돌아올 수 있어 다행이다.
두 번째 이것저것 심은 날(5월 19일/흐림 15-24도)
비 소식에 마음은 급한데 서울서 오는 식구들이 늦는다. 작년엔 5월말까지 팔았던 것 같았던 농협이 벌써 모종을 철수 시킨 탓이다. 다시 중앙시장까지 가서 모종을 사서 오느라 7시 조금 넘어 출발했다는데 집에 오니 10시 30분. 서둘러야겠다.
처음 모종을 심어 보는 지라 이것저것 가르쳐주며 씨앗을 심으려니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도 어려운 게 있으랴. 한, 두 번 하니 금방 또 뭐든 할 수 있다. 해서 혼자였다면 배는 시간이 걸렸을 일들이 금방이다. 한 사람이 죽 씨앗 심을 자리를 만들며 또 한 사람이 그 자리에 씨앗 심고, 마지막 뒤따라오는 사람이 물주고 흙 덮으면 끝. 역시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군.
그나저나 벌써 열흘이나 됐는데. 지난 번 심은 것들이 당체 싹이 나질 않는다. 어찌 된 걸까. 아직은 아침 기온이 한참 낮은데, 그것 때문일까. 도무지 알 수 없으니 일단은 기다리는 수밖에. 그래도 걱정은 걱정이다.
서리태 심기(5월 20일/비 오락가락 17-21도)
자전거에 올라 한참을 달리니 비가 오고. 서리태 심을 땐 비가 안 오고. 다 심고 집에 오려 자전거 타니 다시 비가 오고.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이다. 그래도 때맞춰 내리는 비에 서리태를 다 심었다. 배 쫄쫄 굶어가며.
콩 고르기(5월 9-11일/줄곧 비)
올 농사계획 세우자 - 첫째 날(5월 2일/짙은 황사 7-23도)
농사짓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준비했던 시험이 끝났다. 막판엔 시험 자체에 목메는 바람에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지만. 그래도 뭔가 알아간다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 그나저나 노동절에 웬 시험이람.
올 농사는 작년보다 더 다양한 작물을 심는다. 따라서 밭 만드는 일도 신중해야 한다. 일단 귀농본부에서 받은 종자들은 널찍이 따로 떼어서 만들어야 할 판이고. 여기저기에서 많은 사라들이 보내준 씨앗들도 또 따로 떼어서 만들어야 한다. 거기에 서울 동생네 밭도 쪼그맣게 만들어야 하고 우리 먹을 과일 심을 곳도 따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나머진 죄다 서리태와 팥.
내일도 오전까진 황사가 심하다고 하니 오후에 느지막이 밭에 나가 어떻게 밭을 만들어야 할지 찬찬히 생각해봐야겠다. 시험이 끝났으니 잠깐 놀고는 싶지만 그럴 수 없다. 이미 많이 늦었으니. 그러나 저러나 어제가 노동절이었니, 한마디.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그대가 잃을 것은 착취의 쇠사슬이요. 만국의 농부는 유기농하라. 그대가 잃을 것은, 음. 석유의 쇠사슬이다.
* 이번 주 계획
- 토요일 비 소식이니 목요일까진 밭을 만들고
- 금요일 오전엔 골에 호밀, 율무 심고, 오후엔 참외, 토마토 등 모종 심자
올 농사계획 세우자 - 둘째 날(5월 3일/황사 11-19도)
오랜만에 밭에 나가 괭이질을 했더니 팔뚝이 다 쑤신다. 8시 반쯤부터 11시 조금 넘어서 까지 일했으니 겨우 2시간 반인데. 배고픈 건 10시부터고 10시 반이 지나니까 괭이 잡은 손이 후들후들. 아무래도 목요일까진 꼬박 밭 만들기 해야 겨우 될까 싶다. 토요일에 비가 온다고 하니 무조건 금요일엔 호밀을 뿌려야하니, 내일부터라도 속도를 내야 한다. 정 안되겠음 오후에도 나가봐야겠다.
* 5월에 할 일
- 10일 이전에 호밀, 옥수수, 율무, 토종오이 심기와 각종 모종내기(올 핸 토마토와 참외만 심는다. 고추는 50주)
- 20일 이전에 조, 수수, 고구마 심기
- 30일 이전에 기장, 들깨, 서리태, 메주콩, 쥐눈이콩 심기
밭 만들기 - 첫째 날(5월 4일/약한 황사 6-22도)
어젠 팔뚝이, 오늘은 종아리가 땡긴다. 아무리 운동부족이라고는 하지만 좀 심하지 싶다. 겨우 두, 세 시간씩밖에 일한 것 치곤 말이다. 겨우겨우 모종 사다 심을 곳하고 귀농본부에서 보내준 종자들, 다음 카페에서 얻은 씨앗들 심을 자리만 만들었는데도. 시간은 훌쩍 지나고 다리는 저리고. 배고프단 핑계로 또 일찍 돌아온다.
밭 만들기 - 둘째 날(5월 5일/맑음 8-24도)
아침 일찍 나와 한참을 일하고 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이거. 내일 고랑에 쭉 호밀을 뿌릴 것인데 그때 두둑 만들기를 하면 두 번 일하지 않아도 될 듯. 서둘러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는 밭 이쪽저쪽 귀퉁이로 물 빠질 길만 낸다. 지난 번 밭 갈고 배수로를 안 팠더니 어떤 데는 아직도 질퍽질퍽. 내일 밤부터 비, 하루 쉬었다 또 월요일, 화요일 비가 온다고 하니 배수로 만드는 일도 급한 셈.
모르긴 몰라도 1년에 300일은 어린이 날일 터인데도 뭔 어린이 날인지. 차도 1개가 주차장이 되고 쏟아져 나온 아이들에 그 부모들까지. 그 어수선한 틈을 헤치고 학곡리 농협에 나가 내일 심을 모종 이것저것을 사다 나르니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다. 맘 같아선 베란다에 쌓여 있는 콩도 치우고 싶지만 그건 정말 마음뿐. 방바닥에 널브러져 있다 겨우겨우 일어나 내일 심을 호밀만 챙겨둔다.
* 고추 모종 50개
* 아삭이, 오이고추 각 4개씩
* 방울토마토 10개, 토마토 4개
* 애호박 4개
호밀(5월 6일/맑음 8-27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골에 호밀을 심었다. 예보로는 밤늦게나 온다던 비가 한창 일할 때 와 고생을 좀 했지만. 그래도 작년엔 이틀 걸려 했던 일을 하루에 다 마쳤으니 몸은 힘들어도 기분은 좋다. 또 토마토며 고추 모종 몇 개도 같이 심었는데, 따로 물을 길러오는 수고를 하지 않았으니 시간도 절약된 셈. 하지만 빗속에서 괭이질을 했더니 손바닥 여기저기에 물집이 잡히고. 옷은 호밀 물이 또 여기저기 들어 알록달록. 모종도 모종이지만 씨앗을 심지 못한 것도 마음에 걸린다. 4월 말에는 심었어야 할 것들도 있는데다 월요일부터 또 비가 온다고 하니 일요일 하루에 다 심을 수 있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고구마도 심어야 하고 사다 놓은 고추도 심어야 하고. 휴~. 일이 몰리고 있군.
하루 종일 이것저것 심다(5월 8일/맑음 11-18도)
8시 조금 넘어 오라는 말에 느긋이 나섰던 농협엔 훨씬 전부터 나와 있어 보이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 안 그래도 한창 바쁠 때인데다 때맞춘 비 소식에 오늘 중으로 모종 심기를 마치려는 듯. 다들 바쁜 마음에 길게 늘어선 줄 뒤로 여기저기서 난리도 아니다. 들어오는 모종을 전산처리가 돼야 다시 팔 수 있는데 그게 시간이 걸리니 말이다. 벌써 해는 중천에 떴고 한 시간을 넘게 기다렸다는 사람들도 있고.
결국 삼십분을 기다렸다 겨우 고구마와 참외 모종을 사들고 다시 집으로. 또 집에서 전전날 사뒀던 고추 모종까지 자전거에 싣고 밭으로 향하니 벌써 9시. 목 뒤로 햇볕이 따갑다. 점심 전까지 고구마를 다 심고 옥수수며 이것저것 씨앗들도 다 심으려 했는데 결국. 겨우 고구마 200주 심고 나니 12시가 훌쩍 넘는다. 이러다 이거 가져온 거 오늘 내로 다 심을 수나 있으려나.
결국 밥은커녕 대충 빵으로 요기하고. 참외 심고, 옥수수 심고, 고구마 모자란 것 같아 중앙시장 가서 다시 100주 한 다발 사다 더 심고. 귀농본부와 다음카페에서 여러 사람들이 보내준 씨앗들 이것저것 심고. 물집 잡힌 손가락이 쥐어지지 않을 때쯤 되니 그럭저럭 마무리. 하아 힘들다. 대체 몇 시나 된 거야. 허걱. 4시 반. 꼬박 7시간을 내리 밭에서 일한 셈이다.
* 고구마 300주
* 참외 10개
* 오이 4개
밭 갈기(4월 29일/가끔 비 2-17도)
늦었다. 지난주부터 이틀 걸러 내리는 비도 비지만 일요일에 있는 시험 때문에 농사 준비가 많이 늦게 됐다. 내리 사흘간 오락가락 하던 비는 그쳤지만 내일 또 제법 많은 비가 온다고 해 서둘러 밭 갈아주는 아저씨와 약속을 했기에 다행이지. 까딱했음 5월 돼서야 밭을 갈 뻔 했으니.
분명 아침 10시에 밭에서 보기로 했는데 10시 30분이 되도 보이질 않는다. 작년 일도 있으니 집을 나오면서 확인 전화를 해야 했는데, 역시나. 딴 곳에서 가서 일을 하고 계신다. 그러면서도 자기 때문이 아니라 비 때문에 일이 그렇게 됐다고 한다. 어허. 분명 오후에 했으면 하고 말을 꺼냈지만 아저씨가 먼저 아침에 하자, 해서 약속을 그리 잡았건만. 영 딴소리다. 언제쯤 올 수 있으세요, 하니 세 시간은 있어야 한다고 한다. 이런. 그러지 말고 아예 오후 늦게 보자고 하니 그럼 4시에 만나자고 한다. 별 수 없다. 기계 가진 사람은 저쪽이니 그리 하는 수밖에.
작년에 썼던 플래카드를 걷어내고 있으려니 할머니 한 분이 저만치 오신다. 밭에 있는 나물 좀 뜯어가도 되겠냐고 하시는데, 오후에 밭을 갈려고 하니까 천천히 뜯어 가세요, 하고 일어서니. 할머니, 이것저것 물어보며 이바구를 거신다. “이 밭 혼자서 다 하누?” “이제 뭐 심을라구?” 에라, 이참에 밭에 나고 있는 나물이 대체 뭐가 있는 건지 물어나 보자. 덩덜아 할머니께 이것저것 묻고, 답하고. 여긴 개망초가 많이 있다며 삶아 무쳐 먹으란다. 가만 보니 지천에 개망초다. 아니 이건 개망초 밭이다.
일요일에 시험만 아니었음 밭에 더 있으면서 다른 나물도 찾아봤을 터인데. 잠깐 밥 먹고 도서관가서 책보다 다시 밭으로 나가니. 밭 입구에서부터 벌써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다행이다. 그새 위쪽 밭은 다 로터리를 치셨고, 골내고 아래 쪽 밭 만들면 되니 한 시간이면 될 듯. 작년 속 썩였던 밭 한가운데 돌덩이도 치우고, 동네 아주머니 한 분 오셔서 아저씨랑 노닥노닥. 예상보다 조금 늦게 끝나긴 했지만. 그래도, 내일 비가 온다는데 이제라도 밭을 다 갈았으니 참 다행이지 싶다.
이 글에 관한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 주세요![](https://blog.jinbo.net/skin/blog/myskin/4673/character-seevaa__1295258908/images/emoticon06.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