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여름이 다 있을까(8월 10일/무더움 23-29도)

 

장마, 집중호우, 폭염, 태풍. 참말로 여름에 할 거 한 달 사이에 다 한다. 잡곡 농사짓기 다행이지 과수나 채소, 벼 농사지었으면. 모르긴 몰라도 속이 시꺼멓게 타 들어갔을 터이다. 아무리 하늘이 농사짓는다고 해도 이건 좀 심하다 싶은 게. 또 인간이 저지른 온갖 악행에 벌을 내리는 것도 이만저만해야지. 땅, 하늘, 바람, 비와 함께 농사를 이어가는 사람들에겐 너무나 가혹한 시련이 아닐 수 없으니. 그래도 어쩌겠나. 한 알 한 알, 더 정성껏 돌보고 살펴야지.

 

이제 아래쪽 밭으로(8월 11일/무더움 24-32도)

 

위쪽 밭 정리하는데 보름 넘게 걸린 것 같다. 비가와도 엔간히 와야지. 하루, 이틀 일하고 사나흘 쉬고 하니. 이건 당해낼 재간이 없다. 하루만 지나도 풀 자라는 속도는 무서운데 말이다. 그래도 어찌어찌 고구마며 옥수수, 고추 등 채소를 심은 위쪽 밭은 정리가 다 됐다. 물론 아싸라하게 포기한 곳도 있다. 그런데는 풀이 무릎을 지나 허벅지까지 자랐다. 군데군데 그 틈에서 콩도 자라고 옥수수도 보이긴 하지만. 나중에 아래쪽 밭을 다 정리하고 나면 모를까. 지금은 영.

 

아무튼 이제 내일부턴 아래쪽 밭으로 가야 하는데. 어이쿠. 또 비 소식이다. 주말에 비. 월요일 하루 쉬었다가 화, 수에 다시 비. 비. 비. 비. 이러다 8월에 비 안온 날이 열흘은 되려나. 예년보다 빠른 추석에 비까지 이리 오니. 과수며, 채소며, 심지어 벼농사까지. 여기저기서 우려 섞인 얘기들이 많다. 가뜩이나, 잡을 생각이 없는 건지, 잡을 방법을 모르는 건지. 물가는 가파르게 오르는데. 이러다, 대체 747 공약이 뭐였더라. 물가 상승률 연 7%, 농산물 수입 증가율 연 47%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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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5 09:42 2011/08/15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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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밭 정리

from 11년 만천리 2011/08/07 15:30

고구마 밭 정리 - 첫째 날(8월 5일/무더움 23-34도)

 

그치지 않을 것 같던 비가 멈추니 이번엔 폭염이다. 이제 풀은 무릎까지 올라올 지경인데 이래저래 풀 잡기가 쉽지 않다. 한 이틀 바짝 일해서 한쪽 풀을 정리하고 나면 비 오고. 한 사나흘 쉬었다 밭에 나와 보면. 여전히 손을 못 대고 있는 곳은 풀이 쑥쑥. 정신없이 낫질을 해야 겨우 여기가 밭이었던가, 싶으니.

 

주말 지나고 나면 태풍 영향으로 또 비가 사흘 가까이 온다고 하니. 무슨 일이 있어도 일요일까진 고구마 밭을 다 정리해야 하는데. 옥수수 심어 놓은 곳도 눈에 밟히니. 하는 수 없다. 눈 가는 데부터 시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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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밭 정리 - 둘째 날(8월 6일/무더움 24-33도)

 

연 이틀 30도가 넘는 무더위다. 어젠 34도. 오늘은 33도. 이 정도면 가만있어도 땀이 흐르니, 새벽부터 나가야 겨우 몇 시간 일을 할 수 있는데. 어제에 이어 오늘도 고구 밭을 기어 다니려니. 세 시간도 채 일을 못한다. 9시가 조금 넘어 겨우 베어 낸 풀 사이로 고구마 줄기를 정리하니. 뱃속은 꼬르륵, 땀은 주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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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07 15:30 2011/08/0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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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 밭 - 셋째 날(7월 25일/비, 흐림 22-27도)

 

오락가락하는 날씨 덕에 아침부터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됐다. 분명 집에서 나올 때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아니 해가 보이지 않는 게 그저 또 안개 때문이겠거니 싶어 아무생각 없이 나오기는 했지만. 어제도 잠깐씩 후두둑 내리다가도 금새 그치고 해서 그러려니 싶었지만. 점점 굵어지는 빗방울이 심상치가 않다, 싶어 자전거에 오르지만. 이미 늦었다. 겨우 100미터도 못가 바지까지 다 젖고. 겨우겨우 집에 오니 그제야 비가 그친다. 결국 하루 종일 내렸다, 그쳤다. 하지만 그 덕분에 생각지도 않게 하루 푹 잘 쉬었다.

 

마지막으로 심는 콩, 팥(7월 26일/흐린 후 비 22-27도)

 

어제 쫄딱 비 맞은 게 컸나보다.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하늘을 보니 땅이 또 젖었고. 하늘은..... 해가 아직 안 뜬 건지 잔뜩 흐린 건지 잘 모르겠지만. 주차돼있는 차들 앞 유리창에도 물기가 아직 남았고. 아스팔트 바닥도 마르지 않은 걸 보니. 비가 그친지 얼마 되지 않은 듯. 잠깐 어찌할까, 망설이다. 또 속옷까지 젖으며 자전거 타고 다니기 싫어 다시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간다. 하지만, 한 시간이나 지났을까. 한 번 깬 잠이라 그런지 다시 자기가 쉽지 않다. 뒤척뒤척. 밥이라도 먹어야겠다, 싶어 부엌으로 나오니. 구름인지 안개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무래도 비가 올 것 같진 않아 보인다. 이런.

 

서둘러 아침을 먹고는 서리태, 메주콩, 팥을 챙겨 밭으로 나간다. 인터넷으로 확인하니 비는 오후 늦게나 내릴 예정. 이달 초, 한 차례 싹이 나지 않은 곳이 있을 채우기는 했는데. 어찌된 게 군데군데 빈 곳이 있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심을 요량으로. 더 늦으면 심어도 꼬투리가 생기기 힘드니 이번이 마지막일 터이고.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아 가져간 콩이며 팥을 다 심고. 풀도 좀 뽑고. 방울토마토, 오이도 따오고. 한 시간이나 일을 했을까. 일 한 시간은 쬐끔인데, 땀으로 젖은 옷은. ㅋ 서너 시간 땡볕에서 일한 것 같다.

 

팥 심은 곳 풀베기- 첫째 날(7월 30일/안개 24-32도)

 

염병. 적자가 수십조 원이니 수백조 원이니 하면서 뭔 돈이 있다고. 홍수 피해 예방한다고 4대강에 20조가 넘는 돈지랄을 하더니. 정작 물난리는 딴 데서 나고. 내 이럴 줄 알았다고 혀를 차는데 이걸 정쟁이라 몰아붙이니. 대체 그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하기야 지가 만들었다고 자랑질하는 대궐도 빗물이 샌다고 하는데. 더 웃긴 건. 기사를 올리자마자 어디서 뭔 소리를 들었는지 금방 또 내려버리는 포털 사이트는 또 모꼬.

 

물폭탄을 맞아도 일단은 강남에, 그것도 잘사는 쪽에 살아야만 하는 나라. 연일 만 명이 넘는 군병력과 공무원이 동원됐다고 자랑질이나 하고 있고. 또 한쪽에선 니가 공문을 언제 보냈느니, 문자를 안 보냈는지 싸움박질이나 하면서 도망갈 궁리나 하고 있고. 곳곳에서 삽질 때문에 둑이 터지고 물이 넘쳐나는데도 홍수 피해가 없다는 장관은 어디 부처 장관일까.

 

아무리 팥 심은 곳이며 콩 심은 곳에 풀이 무릎까지 올라와 ‘내 코가 석자’라지만. 또 수십 명이 죽어가는 모습에 무너진 집들이며 물에 잠긴 논, 밭을 보며 가슴이 미어터지기도 하지만. 가슴엔 분통만, 분노만 쌓이고. 나 원, 이거 제 정신으론 눈뜨고 볼 수 없다.

 

팥 심은 곳 풀베기- 둘째 날(7월 31일/무덥고 비 22-16도)

 

오후부터 또 폭우가 내린다고 한다. 매년 그렇지만 이제 진짜 여름 장마가 열대성 우기로 바뀌나보다. 장마가 끝났다던데 장마 때보다 더 비가 자주 오고 많이 오니. 이리 날씨가 요동을 치면 제일 먼저 피해를 입는 게 농사일인데. 그냥 열대성 작물로 바꿔 농사지으면 되는 걸까. 답답한 마음이야 끝이 없지만 그래도 오늘 일은 또 해야겠지. 비가 온다고 해서 그런지 기온은 안 높아도 무덥기만 한 날씨다. 비 오듯 쏟아지는 땀에 젖어 정신없이 낫질을 하니 밥을 먹어도 영 기운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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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01 12:45 2011/08/01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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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만에 밭에 나가다(7월 18일/무더위 22-26도)
 
딱 열흘 만이다. 어제도 잠깐 밭에 나가긴 했지만 일은 않고 물 빠짐만 보고 왔으니. 해서 급한 마음에 새벽부터 분주하다. 마저 다 김을 매지 못한 콩 밭도 그렇고. 신문지 덮어놨다고 신경도 안 쓴 고구마 밭도 그렇고. 풀이 발목을 넘어 무릎이어서 여기부터 손을 봐야 하는데. 진작 순을 따 줬어야 할 콩들도 눈에 걸리고. 지주를 세워준 토마토, 오이, 호박도 다시 튼튼히 매줘야 할 듯. 이래저래 일이 쌓였다. 하지만 급하다고 바늘, 허리에 매어 쓸 수 없듯.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는 수밖에. 일단 오늘은 콩 순 따주고 콩 밭 김매기하고. 내일은 콩 밭 고랑에 자란 풀 베어내고. 모래는 고구마 밭 김매기하고. 그리고 글피는.....
 
급한 곳부터 손대자 - 첫째 날(7월 19일/무더위 23-30도)
 
다행히 태풍 때문인지 바람이 많다. 안 그랬음 무더위에 금방 돌아와야 했을 뻔. 9시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벌써 햇볕은 쨍쨍.
 
장맛비가 시작되기 전, 대충 한 번씩은 풀을 매줘 그나마 조금은 나은데. 메주콩을 심어 놓은 곳은 김매기를 해주지 않아 풀이 무릎까지 자랐다. 아차, 하는 순간 콩을 덮을 듯. 아무래도 제일 급한 곳은 여기다. 해서 새벽부터 두 시간 넘게 열심히 풀 매주고. 틈틈이 고추밭도 정리.
 
급한 곳부터 손대자 - 둘째 날(7월 20일/무더위 23-30도)
 
어제보다 더 바람이 세다. 정말 다행이다. 열사병까지 나는 마당에 바람이라도 불지 않으면. 새벽 댓바람부터 나가지만, 밭에서 일하는 시간이 턱 없이 부족할 뻔. 바람 불 때 많이 일 해놔야겠는데. 아무래도 진도 나가는 걸 보니. 금요일까진 열심히 메주콩 심은 곳 풀 매주면서. 틈틈이 채소 심은 곳하고 고구마 밭까지 손 봐줘야할 듯. 그래야 대충 급한 일이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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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이 장난아니다. 그래도 고구마 밭은 좀 나은게...신문지 멀칭을 한 덕인데. 그럼 다른 곳은....?>

 

급한 곳부터 손대자 - 셋째 날(7월 21일/무더위 19-30도)

 
오늘도 콩 밭이다. 잠깐 쉬는 동안 율무 심은 곳 김매고. 애호박이며 오이며, 비 그치고 미처 따지 못한 것들 따고. 그 외엔 계속 풀 맨다.
 
위쪽 밭 - 첫째 날(7월 22일/무더위 17-28도)
 
가운데 돌무더기가 있는 곳을 경계로 밭이 두 부분이다. 편의상 동쪽에 있는 밭을 위쪽 밭, 서쪽에 있는 밭을 아래쪽 밭이라고 하는데. 위쪽 밭엔 주로 야채와 고구마, 고추, 옥수수와 같은 것들을 심고 아래쪽 밭엔 서리태와 팥을 심었다. 서리태와 팥은 5월 말 가까이에 심어 심기도 전부터 풀 매주느라 신경을 많이 썼더니 지금은 괜찮다. 하지만 위쪽 밭은 팥, 서리태 심고도 한 번 더 김매는 동안 쳐다도 안 봤더니 풀이 장난이 아니다. 특히나 씨앗을 심었다 싹도 나지 않은 곳엔, 엄두도 안 난다. 이번 주엔 급한 곳부터 한다고 위쪽 밭 콩 심은 데 풀을 매는 동안. 가만 보니 이거 그냥 두면 안 되겠다, 싶다. 해서 한 삼일은 옥수수며 고추, 야채 심은 곳 풀 매주고. 이틀은 고구마 심은 곳 풀 매주고, 또 이틀은 율무와 녹두 심은 곳 풀 매주기로 한다.
 
위쪽 밭 - 둘째 날(7월 24일/안개, 가끔 비 23-29도)
 
날씨가 오락가락한다. 국지성 소나기가 내리다가도 해가 쨍 하고 뜨고. 마른하늘에 갑자기 또 비가 내리기도 하고. 폭염주의보라는데 기온은 높지 않고. 대신 습도가 많아 후덥지근하니. 일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도 아침 일찍 나가면 좀 낫겠거니 싶어 새벽부터 밭에 가지만. 에구구. 10시는커녕 8시도 안 됐는데 윗도리가 흠뻑 젖는다. 땀을 많이 흘리니 배도 고프고. 얼른 얼른 들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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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5 20:11 2011/07/2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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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 - 셋째 날(7월 4일/맑음 22-29도)

 

어제 또 비가 내렸다. 대충 70미리 정도. 이젠 머 내렸다하면 하루에 30미리, 50미리는 기본인가 보다. 그제 열심히 배수로를 파놓았긴 했어도 또 걱정이다. 물이 고인 상태로 하루, 이틀도 아니니. 해서 밭에 도착하자마자 웅덩이부터 살피고 괭이로 배수로 다시 파고. 서리태 심은 곳 풀 뽑다 다시 또 가서 물 잘빠지나 둘러보고. 그것도 모자라 집에 오기 전에 다시 들여다보고. 하지만 여전히 불안, 불안. 아무래도 내일까지 해서 단단히 물길을 내놔야겠다.

 

지루한 김매기(7월 5일/안개 후 맑음 19-30도)

 

매고 또 매고. 지루한 김매기다. 풀 올라오는 속도는 겁나 빠른데 하루걸러 비가 오고. 비 오지 않는 날은 10시만 되도 뜨끈뜨끈. 결국 딸랑 아침나절에 한 이랑, 저녁나절에 또 한 이랑이. 통 속도가 나질 않는다. 게다가 겨우겨우 콩 심은 곳 끝내나 싶으니. 이젠 팥 심은 곳이며 고구마 심은 곳이 난리도 아니다. 이래저래 열심히 풀만 매다 올 여름 다 갈듯. 아, 아무리 밭농사는 풀을 어떻게 잡느냐, 라고는 하지만. 지루한 김매기에 몸이 지친다.

 

서리태, 팥 또 심다 - 첫째 날(7월 6일/안개 후 맑음 19-30도)

 

풀을 매기 전엔 잘 몰랐는데 장마가 시작되기 전 짧은 가뭄에 팥이며 콩이 여럿 죽었다. 팥은 이미 보름 전에 한 차례 더 심기는 했는데도 여기저기 싹이 나질 않은 곳이 있고. 서리태는 풀 사이로 잘 자리를 잡는 가 싶었는데 이른 더위와 봄 가뭄에 시들시들 잎이 다 떨어진 게 꽤 많다. 해서 오늘은 아침나절 서리태, 팥 심은 곳 초벌 김매기를 끝내고 오후엔 서리태와 팥을 또 심었다. 헌데 양을 잘 못 헤아려 각각 한 이랑씩을 못 심고 말았다. 내일부터 또 장마라는데 나머진 또 언제 심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아무리 서리내릴 때까지 기른다고해서 서리태고. 늦께까지 심어도 수확할 수 있어 대파작물로 대표적인 게 팥이라고는 하지만. 더 늦어지면 안 될 터이니 말이다.

 

서리태, 팥 또 심다 - 둘째 날(7월 8일/비, 흐림 다시 비 22-26도)

 

아침까지 내리던 비가 잠깐 그치니 해가 나온다. 서둘러 팥과 서리태를 챙겨 밭에 나가 미쳐 다 심지 못한 곳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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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10 21:26 2011/07/10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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