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 촉동마을에서 오도재를 넘어 함양까지(2006년 4월 30일)

 

<함양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30분 넘게 쉬어갔던 간판도 없는 조그만 가게 앞 평상>

 

8시가 조금 안된 시간에 출발했는데도 벌써 등 뒤가 따가울 정도로 햇살이 장난 아니다. 산장에서 조금 위쪽으로 오르니 당초 하루 머무르려고 했던 촉동마을이고, 왼편 산 아래쪽으로 사진으로만 보았던 아원농원도 보인다. 사람이 살기 가장 좋은 곳이 해발 600에서 700미터라고 하는데 이 마을이 바로 그렇다. 언제고 다시 들렀으면 하는 마을이다.

 

오도재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 있다고 하는 지리산조망공원까지 가는 길은 다시 걷기 싫을 마음이 생길 정도다. 가파른 길도 길이거니와 4월의 햇빛 같지 않은 따가운 햇살 때문에 연신 땀이 흐른다. 당연히 발걸음이 더딜 수밖에. 100 걸음 오르고 쉬고 또 100 걸음 오르고 쉬기를 반복한다.

 

산장 아주머니 말씀으로는 산책 삼아 30분이면 충분히 오른다고 했는데, 족히 한 시간은 걸어서야 ‘오도재휴게소’에 도착했다. 날씨가 흐려 또렷하게는 보이지 않지만 저 멀리 천왕봉에서 시작해서 노고단까지 이어지는 지리산 주능선이 보인다. 그리고 발아래로는 계단식 논이며 밭이 이어져 있다.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인데 이곳까지 오면서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바람까지 마중 나오니 몸도 한결 가뿐해진다.

 

쉴 때는 몰랐는데 다시 걸으려고 하니 뱃속이 요란하다. 건너 띈 아침 대신 뭐라도 요기를 해야겠는데, 휴게소 문이 굳게 잠겨 있다. 가게 안을 살펴보니 불은 켜져 있고 음악소리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잠시 다른 일을 보러 가셨나? 좀 기다려볼까? 그렇게 한참을 기다렸지만 사람은커녕 차 한 대 지나지 않는다. 주린 배를 움켜쥐고 그대로 출발해야 하는지. 결국 큰 소리로 사람을 불러본다.

 

“사람 없어요. 배고파 쓰러져요”

 

한참을 그리 떠들고 나니 휴게소 2층 창문이 빼꼼이 열리며 아저씨 한 분이 우리를 번갈아 가며 쳐다본다. 체면이고 뭐고 없다.

 

“아저씨. 문 좀 열어주세요”

 

  

 

덕분에 이제까지 맛보았던 그 어떤 라면보다도 맛난 라면을 먹을 수는 있었지만 우리가 그리 떠드는 통에 ‘얼마나 많은 동물들과 식물들이 놀랬을까?’하니 마음 한 구석이 편치만은 않다. 엊그제 노고단에서도 산에서는 아무리 조그만 소리라도 자연에게는 폭풍우 치는 소리와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배고픔에 그새 잊어버린 것이니, 너무 한심하다.

 

그래도 겉표지에 박정희가 죽었다는 글이 큼지막하게 쓰인 ‘썬데이서울’에, 옛 물건들을 장식 삼아 오도산방이라는 찻집까지 함께 운영하는 오도재휴게소는, 꼭 한번 들러 찬밥이라며 내어주기 어려워하시는 주인 내외의 넉넉함을 느껴야 할 곳이니 빠뜨리지 말자. 다만 주인장이 보이지 않거들랑 조용히 2층 창문으로 돌맹이 하나만 던지도록 하면 될 듯하다.

 

오도재 정상에서 함양으로 이어지는 24번 국도까지의 길은 반대편에서 걸어 왔더라면 십중팔구 포기했을 거다. 그만큼 오르막길도 길게 이어져있고 경사도 가파르다는 이야기다. 거기에 변변한 가게 하나 보이지 않는다. 이거야 원. 단단히 준비하지 않고서는 정말 난감한 길이다. 그래도 내려오는 길 이쪽저쪽, 외설적이라고만 알려져 있으나 실은 봉건질서 속의 지배계급과 민중들의 삶을 풍자한 ‘변강쇠가’의 변강쇠와 옹녀를 상품화한 여러 가지 볼거리가 있어 지루하지만은 않다.

 

가까운 백장암 계곡에는 변강쇠와 옹녀가 놀았다고 전해지는 옹녀탕과 변강쇠가 기력을 보충했다는 득독골 등을 찾아 볼 수 있고, 변강쇠를 응징하기 위해 모인 8도의 장승들을 재현한 ‘변강쇠 쌈지공원’도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지금 우리고 걷고 있는 이 길 주변에는 변강쇠 집터와 무덤자리도 있으니 참 재미나다. 마지막으로 마천의 벽송사는 팔도의 장승들로부터 응징을 받아 죽게 된다는, ‘변강쇠가’의 내용과는 다른 이유에서지만 머리 부분이 반쯤 타 있는 여장승이 있어 묘한 분위기를 풍기니 이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구불구불 참 재미난 길이다. 지안재 고갯길>

촉동마을에서 시작해 사진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한번쯤 찾아왔을 지안재 고갯길을 꾸불꾸불 돌아 내려오니 길은 24번 국도로 이어지는데 어째 슈퍼하나 보이지가 않다. 재를 넘으며 참았던 갈증은 더 심해지는 것 같다. 그래도 조금만 가면 함양이겠거니 ‘참자’ 하며 걸으니 정말 고갯길 돌아 함양 읍내가 눈에 들어온다. 때마침 간판도 달지 않았지만 평상 하나만은 커다란 동네 구멍가게가 눈에 들어오니 쉬어가기에 딱이다.

 

이젠 평상만 보면 신발 끈부터 풀고 올라선다. 그리고 누가 보든 말든 대자로 누워 눈을 감고 10분이고 20분이고 쉬는 게 몸에 배었다. 그렇게 30분을 넘게 평상에 누워 바람에 날리는 봄 향기를 맡다, 시원한 물 한잔 마시다 보니 어느새 서울행 시외버스 출발시간이 다가온다. 서둘러 길을 나서는데 몸과 마음 모두 가볍기만 하다.

 

* 여덟 번째 여행에서 걸은 길

뱀사골에서 산내까지는 861번 지방도로, 산내에서 실상사를 지나 오도재로 오르는 길 입구까지는 60번 지방도로, 오도재 가는 길은 1023번 지방도로, 다시 함양으로 가는 길은 24번 국도다. 거리로는 약 30Km다. 첫째 날은 약 6시간, 둘째 날은 8시간 정도 걸었다.

    

* 가고, 오고

지리산 뱀사골은 남원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시내버스와 시외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물론 시내버스는 시외버스보다 가격은 저렴하나 자주 있는 것도 아니고 시간도 들쭉날쭉하니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서울에서 남원은 기차 편도 그렇고 고속버스도 그렇고 쉽게 이동할 수 있으며, 함양에서 서울은 거창을 경유해 남부터미널까지 운행하는 고속버스가 하루 10차례 운행하고, 동서울터미널까지 운행하는 고속버스는 7차례 운행한다. 다행히 밤 10시 이후에도 심야고속이 있으니 안심이다.

 

* 잠잘 곳

산내를 제외하고는 오도재 정상 아래 촉동마을까지는 민박은 전혀 없고 간간이 음식점만 보인다. 촉동마을에는 우리가 머물려고 했던 ‘아원농원’과 머물렀던 ‘물레방아산장’이 있다. 다만 ‘아원농원’에서 하루 쉬어가고자 한다면 미리 연락을 취해야 할 것이다. 촉동마을에서 함양까지는 오도재 정상 지나 계곡에 민박과 음식점이 몇 있으나 그 이외에는 함양 초입까지 변변한 슈퍼하나 없으니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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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6 11:34 2009/06/26 11:34

첫째 날, 뱀사골에서 오도재 아래 촉동마을까지(2006년 4월 29일)

 

남원에서 출발한 뱀사골 행 시외버스는 지리산 계곡을 따라 굽이굽이 돌아가는 길을 거침없이 질주한다. 가만히 보니 오늘 오후 내내 걸어야 할 길이 채 30분도 걸리지 않는 것 같다.

 

뱀사골에서 산내까지는 지리산의 장대한 산세를, 그러면서도 푸근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길이다. 큰 산 만큼이나 큰 계곡, 큰 나무들이 있어 걷기 좋은데, 때마침 입산금지기간이라 인적마저 드물다.

 

<정말 소박하고 아담하다: 실상사 경내> 

 

산사라고 하지만 절 뒤로 보이는 지리산 자락이 아니라면 산사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너른 들판에 자리잡고 있는 실상사는 여느 절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어찌보면 아무렇겠나 버려 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하는 절간 풍경도 그렇고, 스님들이 거처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특별하게 경계 삼지 않은 것도 그렇고, 여느 절의 일주문과는 다른 일주문이 보여주고 있듯이 공동체적 귀농의 중심에 있는 것도 그렇고, 절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불거진 눈이며, 뭉툭한 코, 투툼한 입을 갖고 있는 석장승 얼굴에서 우리네 민중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그렇다.

                                                                                                                               

절 구경을 마치고 오도재를 향하는데, 인월에서 시작해 이곳 실상사를 지나 함양까지 이어진 이 길이 느림의 상상력을 쏟아내고 있어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얼마 전 실상사 인근 마을주민들은 국도건설을 반대하는 나섰으니,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땅을 무조건 파헤치는 방향으로 길을 내지 말자면서, 지금의 길을 조금만 폭을 넓혀 보행자와 자전거, 농기계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들자고 했단다. 그리고 얼마 후 우리가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은 4차선의 길로 넓혀지거나, 산이 뚫리거나, 다리가 새로 놓이지 않고, 농군들을 위한 갓길만이 넓어지게 됐으니, 사방에서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가는 길을 내려는 것과는 반대 방향으로 나아간 큰 발걸음이다.

 

오도재로 오르는 길은 1023번 지방도로는 오가는 차도 없어 무척 한적한 길이다. 오른편으로는 뱀사골, 백무동, 칠선 등에서부터 흘러온 물들이 모여 제법 큰 계곡을 이루며 따라오니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오랜만에 신발까지 벗고 물장난이다.

                                                                                                   

오도재로 향하는 길로 접어드니 그새 5시가 넘었다. 당초 오도재 정상아래 촉동마을에 자리잡은 ‘아원농원’에서 머물려고 했는데 그만 연락처를 가져오지 않아 어찌해야 할지. 더구나 농원 외에는 아무런 정보가 없어 하루 머물다 갈 수 있는 곳이 있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나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이것저것 물어볼 수라도 있으련만. 해가 떨어지기 전에 촉동마을까지 간다면야 별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한참을 지도를 보며 어쩔까 하지만 답이 없다. 결국 밤길을 걷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 출발이다.

 

두 시간쯤 지났을까? 해는 점점 짧아지고 길은 점점 가팔라 오는데 촉동마을은 보이지 않는다. 다행히도 버스정류장이 있어 다음 마을이 촉동인 거는 알겠는데 당체 끝간데 없이 오르기만 하고 마을은 보이지 않는 거다. 씩씩대며 또 한참을 오르는데 인심 좋게 생기신 아저씨 한 분이 차를 멈춰 놓고는 우리를 불러 세운다.

 

“어디꺼정 가는고? 날이 지는디. 타소”

“죄송한데요. 저희는 걸어서 여행하는 중이거든요. 혹시 이 근처에 민박할 만한 곳이 어디 없나요?”

“걸어서 여글 넘는다꼬? 어허. 어째쓰까나. 어. 민박이라꼬? 일단 타소. 저 위에 올라가면 뭐가 있긴 있거든”

“예”

 

모르겠다. 일단 트럭에 오르고 본다. 헌데 이런. 코앞에 민박을 겸한 식당이 있는 거 아닌가? 다시 내릴 수밖에.

 

“아저씨 고맙습니다”

 

여기가 촉동마을인가? 문을 열고 들어가니 역시나 인심 좋게 생기신 아주머니 한 분이 우리를 맞이한다.

 

“저 죄송한데요. 여기 아원농원이라고 혹시 아시나요?”

“아. 알죠. 우리 마을 사람인디. 거그 갈라고 허요? 거그는 어떻게 아셨지? 요그 길 따라 쭉 올라가믄 마을이거든요. 그 마을 위쪽에 아원농원이 있어요. 마을 들어가기 전 다리에서 왼쪽 길로 쭉 올라가면 되는디”

“예. 감사합니다”

 

어찌할까 잠시 고민이다. ‘방 값은 하루 밤 묵으시는 건 3만원이며 갖고 계신 어떤 물건으로도 숙박 값 지불 가능하며, 하루 4시간 품앗이에 하루 숙식제공 등 모든 수단도 환영입니다. 진보 활동을 하시는 분은 무료로 쉬어 가시길 바라며 제가 담은 술로 대접도 해드리고 싶습니다’라며 손길을 기다리는 아원농원에 하루 머물며 살아가는 이야기와 술맛을 볼까, 이것도 인연인데 여기 물레방아 산장에서 하루 머물까. 이미 해는 지고 있고 어둠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결국 나중 인연을 따르기로 한다. 다만 인심 좋은 아저씨 덕에 고갯길 100여 미터를 거꾸로 걸어 내려갔다 다시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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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4 00:08 2009/06/14 00:08

지리산을 넘다(2006년 4월 16일)

 

어제는 밤이 꽤 깊어서야 천은사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토요일, 일요일 일정은 몸도 마음도 무척 피곤해 웬만하면 피하려했는데 오후 늦게 서야 “또 가자!”며 나선 바람에 그리된 것이다.

 

햇살이 창문에 들어오는 것을 느끼자마자 일어났는데도 7시 밖에 되지 않았으니 해가 길어지긴 길어졌나보다. 번갈아 가며 세수를 하고 아침 뉴스를 보니 낮은 기온에 바람까지 강하게 분다고 한다. 최대한 짐을 가볍게 한다고 겉옷을 준비해오지 않았는데, 걱정이다. 신발 끈을 조여 매고 민박집을 나서니 정말 바람이 장난 아니다. 이러다 지리산을 코앞에 두고 돌아가야 하는 건 아닌가 걱정이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천은사 구경이라도 하고 갈 생각으로 산길로 접어드니 한결 바람이 가셔진다. 다행이다.

 

09:08 천은사

천은사를 둘러보고 나니 출출하다. 절 입구 슈퍼, 인심 좋은 아주머니 덕에 맛난 갓김치와 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비록 차를 위해 닦여진 길이지만 지리산으로 한 발 한 발 들어간다. 햇빛이 정면에서 얼굴을 내리쬐고 있어 무척이나 따갑다.

 

<지리산 하면 으례 화엄사나 실상사를 떠올리지만 천은사는 이에 견줄만 한 숨겨진 보물이다>

 

10:07 해발 600m

산 아래는 벚꽃이 이미 졌고 나무마다 파란 잎새들이 달려있지만 이곳은 이제야 새순이 머리를 내밀고 있다. 구불구불 고갯길을 한참 올랐지만 아직은 거뜬하다.

 

10:35 해발 700m

바람이 거세진다. 아무래도 옷을 너무 얇게 입은 것 같다. 산행을 위해 두터운 옷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가파른 오르막에 이젠 숨도 조금씩 차 오른다. 잠시 쉬면서 숨을 고른다.

 

10:45 해발 800m

10분만에 100m를 더 올랐다. 그만큼 길이 가파르다는 이야기다. 그래도 ‘300m만 오르면 된다’며 힘을 낸다. 평지 길에서는 콧노래도 부르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하는데 지금은 둘 다 땅만 보고 걷는다.

 

10:58

아찔한 벼랑끝 굽이 길을 돌아서니 해발 900m다. 이런 길이 아니더라도 운전대를 잡는 게 무서운 우리들로서는 어찌 이런 길에 차를 끌고 갈 수 있는지 그저 궁금할 따름이다. 곳곳에 ‘이곳은 올 해 추락사고로 0명 사망, 00명 부상’ 플랑카드가 걸려있고, 어떤 것은 사고 당시 사진까지 걸어놨는데도 말이다.

 

11:13 시암재 휴게소

두 고개만 돌아서면 시암재인데 바람이 점점 거세 진다. 햇빛을 가리기 위해 쓴 모자가 오히려 바람 때문에 거추장스럽기만 하다. 시암재 휴게소에 도착하니 저만치 발아래 구례 땅이며 하동 땅이 보이는데, 어디선가 난데없이 바람에 날려온 똥 묻은 알록달록한 휴지들 덕에 경치구경은 뒷전이고 모처럼 목젖이 보일 만큼 크게 웃는다.

 

11:29 해발 1,000m

천은사를 출발한지 2시간 20여분만에 해발 1,000m에 도달하다. 하지만 기쁘기보다는 ‘무엇 때문에 이 높은 곳에까지 길을 내었을까?’라는 생각뿐이다. 남원~정령치~심원의 지리산 진입로와 달궁~성삼재~천은사의 일주도로 덕분에 노고단이 쉬이 열리기는 했지만 지리산의 생태계뿐만 아니라 조용했던 인근의 마을들까지도 덩달아 세상을 향해 열린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위는 시암재에서 성삼재를 향해 바라본 모습이고 아래는 반대로 성삼재에서 시암재를 본 모습이다>

 

11:44 해발 1,100m

천 미터를 지나고 나니 천백 미터는 그저 안내판에 적힌 숫자, 그 이상의 의미가 없다.

 

11:55 성삼재 휴게소

드디어 차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 도착했다. 멀리 굽이굽이 지나온 길이 아득하기만 하다. 헌데 이곳은 봄철 입산금지에서 벗어난 유일한 곳이라 그런지 노고단으로 오르려는, 화엄사계곡으로 내려가려는 등산객들로 매우 혼잡해 오래 머물 곳이 못된다. 요기만 하고 서둘러 달궁으로 향한 내리막길로 접어든다.

 

13:25

일곱 번째 여행만에 드디어 전라북도로 들어선다. 작년 6월 첫 여행을 시작했으니 근 1년여만에 남도를 벗어난 셈이다. 그동안 사고 없이 이곳까지 온 것에 대해 감사해주고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또 앞으로의 여행에서도 지금까지와 같이 아무 탈 없었으라는 기원도 해본다.

 

15:20 뱀사골입구 반선마을

구례에서부터 시작된 861번 지방도로를 따라 지리산을 넘어온 길을 되짚어보니 20km가 넘는다. 평지 길이면 5시간으로 충분히 걸을 수 있는 거리지만 꾸불꾸불한 산길을 오르고 내려오면서도 6시간밖에 걸리지 않았으니 참 장하다. 계곡물에 발까지 담그고 시원하게 주무르며 전주로 나가는 시외 버스를 기다린다.

 

* 일곱 번째 여행에서 걸은 길

구례에서 시작되는 861번 지방도로는 성삼재를 지나 전라북도로 넘어가면서 굽이굽이 돌아 실상사 입구까지 이어진다. 우리는 이 길을 따라 천은사에서 뱀사골입구 반선마을까지 약 20km를 걸었다. 걸은 시간은 약 7시간.

 

* 가고, 오고

구례까지는 서울남부터미널에서 시외버스가 다니며, 뱀사골에서는 전주나 남원을 경유해야 서울로 올 수 있다. 뱀사골 차편은 뜨문뜨문 있는 것도 문제인데, 시간마저 제 멋 대로니 사전에 꼼꼼히 확인해야 함은 물론이고 웬만하면 버스정류장 한쪽 의자에 앉아 버스가 출발하기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 잠잘 곳

천은사 인근과 성삼재 너머 ‘하늘아래 첫 동네’ 심원마을에는 민박이 몇 있으나 시암재와 성삼재 휴게소를 제외하고는 민박, 음식점이 전혀 없다. 다만 성삼재 넘어 심원마을, 달궁, 반선까지는 군데군데 휴게소를 겸한 매점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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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31 17:33 2009/05/31 17:33

첫째 날, 조계산을 넘어 송광사로(2006년 4월 7일)

 

순천 터미널에 도착하니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우리를 반기고 있다. 여의도 윤중로 벚꽃축제가 내일부터니 지천에 벚꽃일터인데 이 먼 곳까지 와서야 볼 수 있다니. 도시 생활이란 게 얼마나 숨가쁜 것인지.

 

강남터미널에서 6시 40분 순천행 고속버스 첫차, 11시 순천 도착해 송광사행 버스, 잠깐 터미널 앞에서 벚꽃 구경한 것 말고는 지체한 것도 없는데도 송광사에 도착하니 그새 12시다. 오늘은 조계산을 넘어 송광사까지 산행 아닌 산행을 해야 하므로 아쉽지만 선암사 구경은 지난번으로 만족하고 서둘러 산길로 접어든다.

 

선암사 굴목재를 넘고 다시 송광사 굴목재를 넘어 송광사까지 이어지는 등산로는 완연한 봄기운을 여기저기서 느낄 수 있다. 흐르는 계곡 물이 그렇고, 파릇파릇 올라오는 새순이 그렇고, 진달래가 활짝 얼굴을 내밀고 있는 것이 그렇다. 또 몸에 찰랑찰랑 부딪쳐 떨어지는 풀잎 하나 하나에서도 봄 향기가 묻어난다. 다만 만만치 않은 오르막 산길로 조금은 숨이 가빴고, 어중간한 시간 때문에 그 유명한 보리밥 맛도 못보고 그냥 지나친 것이 아쉽다. 봄 계곡의 맑은 물에 손도 담가보지 못한 건 해가 지기 전에 산을 내려가야 한다는 핑계로 돌리지만 못내 아쉽다.

 

  <선암사와 송광사를 이어주는 굴목재>

 

다행이 해가 떨어지기 전에 당도했는데 송광사는 선암사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왕대 숲을 지나 만나게 되는 이 절은 통도사, 해인사와 함께 3보(三寶) 사찰의 하나인 승보사찰(僧寶寺刹)인 만큼 규모 면에서는 꽤 크지만 큰 가운데 아기자기하고 적당한 법당들이 여기저기 제 자리를 잡고 있어 선암사에서와 같이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또 이곳의 지형이 바람이 불면 함께 흔들거리는 형상이라 ‘불일보조국사감로탑’ 하나만을 제외하고는 돌로 된 건물이 하나도 없다는데 이 또한 색다른 맛이다.

 

둘째 날, 벚꽃 70리 길을 걷다(2006년 4월 8일)

 

송광사 입구에서부터 시작되는 벚꽃나무에 정신이 어질어질하다. 순천터미널 앞 벚꽃은 맛보기였던 모양이다. 주암호를 끼고 도는 18번 국도 변은 그야말로 벚꽃행렬이고 지나는 차마저 없어 우리들만의 벚꽃 놀이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조금 걷다 꽃구경하고, 조금 걷다 주암호 구경하고, 발걸음이 더디기만 하다. 30분 걷고는 아예 아침도 먹을 겸 벚꽃과 주암호를 함께 볼 수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아본다.

 

 

<송광사 입구에서 시작된 벚꽃이 구례까지 이어진다>

 

창촌마을에서 죽곡면까지의 길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는 길이다. 남도의 푸근함을 느끼기에는 충분한데, 어째 특색이라 할 만한 것도 없고 고만고만한 마을들과 들과 산이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그래도 죽곡에서부터는 대황강이라고도 불리는 보성강을 오른편으로 두고 걷는, 곡성 군 길 벚나무들이 다시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즐겁기만 하다. 게다가 넓은 갓길에 쉬어가기 좋은 원두막들이 있어 벚꽃 70리 길이 힘든 줄 모른다.

 

압록은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그리 번잡스럽지는 않았으나 특별히 볼만한 것도, 마땅히 쉴만한 곳도 없어 오히려 썰렁한 느낌마저 준다. 여름철 피서지로는 적격일지 모르겠지만 보성강과 섬진강이 만나는 곳이라는 것 이외에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아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래도 식당이며, 민박집에서의 푸근한 동네 인심에 편안히 쉬어간다.

 

셋째 날, 섬진강을 따라 지리산 관문 구례로(2006년 4월 9일)

 

오늘은 섬진강을 왼편으로 두고 지리산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구례까지 걸어야 한다. 다만 일요일 오후 늦게 출발했다가는 봄맞이 구경나온 사람들과 뒤엉켜 늦을 수 있다. 해서 아침도 거른 채 일찍부터 길을 나선다.

 

구례로 가는 길은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17번 국도와 10번 군도가 있는데 10번 군도를 따라 걷는 것이 나을 듯하다. 어제 70리 길에 이어 벚나무가 또 있는 것도 그렇고 오가는 차가 없는 것도 그렇고 쉬엄쉬엄 쉬어갈 만한 곳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가 걷고 있는 17번 국도변에도 심심지 않게 벚나무를 만날 수 있으며, 식물도감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이름 모를 들풀들과 철 이른 야생화들이 반기고 있으니 어떤 길이 더 나은지는 알 수 없다.

 

<섬진강을 따라 걷는 길가에서 만난 들꽃>

 

어제오늘 섬진강과 함께 했으니 재첩국 맛은 봐야겠는데 구례구역 앞 꽤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처럼 보이는 식당이 바로 그곳이다. 섬진강 물빛을 닮은 재첩국을 시켜놓고 지도를 펼쳐보니 ‘이제야 땅 안쪽으로 조금씩 들어오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든다. 다음은 지리산을 넘어야 한다. 둘 다 지리산을 다녀온 지 몇 년씩은 지났으니 아무래도 단단히 준비해야 할 듯하다. 잘 포장된 일주도로라 등산하는 맛은 없겠지만.

 

* 여섯 번째 여행에서 걸은 길

- 첫째 날 : 선암사에서 조계산을 넘어 송광사로. 산길 7km를 약 5시간 동안 걷다.

- 둘째 날 : 송광사에서 압록까지 18번 국도 벚꽃 70리 길을 걷다. 걸은 시간 약 8시간.

- 셋째 날 : 여전히 18번 국도. 압록에서 지리산 아래 구례까지 섬진강을 왼편으로 두고 약 4시간 동안 15km를 걷다.

 

* 가고, 오고

선암사까지 내려가는 것은 다섯 번째 여행 때와 반대방향으로, 즉 순천을 경유해서 쉽게 갈 수 있었는데, 구례에서 서울로 올라올 때 문제가 있었다. 우리는 구례에서 서울로 직접 가는 시외버스 시간을 놓쳐 시간을 절약해보고자 남원을 경유해서 올라왔는데 실제 시간상으로는 구례에서 다음 차편을 기다리는 것이 남원을 거쳐 서울로 오는 것보다 나은 듯하다. 구례에서 남원까지 이동하는 시간도 그렇고 남원에 도착해서 다시 고속버스터미널로 움직여 서울행 버스시간표를 맞추는 것도 그렇고 만만치 않은 시간이 소요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비용도 엇비슷하게 든다.

 

* 잠잘 곳

송광사 인근은 관광지라 그런지 숙박시설이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고 음식점도 여느 관광지와 같이 매우 요란스럽다. 둘째 날 머물렀던 압록은 이름만 요란했지 부담 없이 쉴 수 있는 숙박시설이나 음식점이 별로 없다. 가까운 구례나 곡성은 음식점도 많고 숙박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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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6 10:50 2009/05/26 10:50

<선암사 경내에 들어서기 전 만나게 되는 승선교와 강선루>

 

첫째 날, 해가 꼴까닥 넘어갈 때까지 정신없이 선암사로(2006년 3월 25일)

 

정말 해가 꼴까닥 넘어갈 때까지 정신없이 걷고 나서야 겨우 선암사에 도착했다. 도중에 낙안읍성에서 한 시간 정도 머물며 이것저것 구경하느라 시간을 보내기는 했어도 시간이 이리 많이 걸릴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덕분에 길을 걷는 재미를 느끼지도 못했고 제법 높은 고개를 두 개나 넘으면서 제대로 쉬지도 않았다. 게다가 순천시에서 만든 관광안내도가 길잡이 노릇을 해주기는 하지만 걷고 있는 이 길이 오르막길인지 내리막길인지, 얼마나 왔는지 얼마나 남았는지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무척이나 답답했다.

 

후에「청연」이라는 영화 속에서 다시 볼 수 있었던 낙안읍성은 마치 잘 꾸며진 세트장 같았다. 재작년 제천 어디에선가 보았던 드라마 촬영장과 역시 재작년 부안 채석강 인근에서 보았던 불멸의 어쩌구처럼. 그래도 여느 세트장과는 달리 지금도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들이 있어 그런지 ‘대체 이런델 왜 구경 오는 거지?’ 라는 생각보다는 다른 느낌을 주기는 한데 딱히 그게 뭐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휴일을 맞아 몰려든 사람들 때문에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하고 사람들을 피해 성곽만 따라 걸으며 잠깐 잠깐씩 기웃거렸는데도 한 시간이 금새 지난다. 해서 천연염색을 한 갖가지 물품들을 파는 곳에서 따가운 햇살을 가릴 요량으로 모자를 하나씩 사서 머리에 얹고는 다시 길을 나선다.

 

읍성을 지나자마자 고개다. 관광안내도를 보니 별다른 표시가 없어 금방 모퉁이만 돌면 내리막길이겠거니 하면서 걸은 게 꽤 됐는데도 아직 한참이다. 쉬고 싶은 마음은 굴뚝이고 발걸음은 무겁지만 내리막길에서 쉬어가자며 고갯마루까지 쉼 없이 오른다.

 

두 번째, 율치재다. 헌데 이 건 좀 전에 넘었던 고개와는 또 다르다. 아래에서 봐도 만만치 않은 높이고 경사도 가파르다. 다시 안내도를 펼쳐드는데 이것 역시 어떤 표시도 없다. 아마도 차를 타고 여행하는 이들에게는 여기가 고개인지 고개면 얼마나 높은 고개인지가 별 필요가 없겠지. 길만이 아니라 관광안내도 역시 걸어서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인색하다는 것을 확인한다. 하지만 어쩌랴. 마음을 단단히 먹는 수밖에. 하지만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는데 이건 매 앞에 장사 없는 격이다. 차길을 벗어나 산길을 오르기도 했지만 고갯마루까지는 숨을 헉헉거리며 그렇게 한 참을 더 올라야 했다.

 

죽학삼거리까지는 줄곧 내리막길이다. 고개를 넘자 왼편으로 호수도 보이나 크기도 작고 볼 것도 그다지 없다. 다만 길 양편으로 죽(竹)이 많아 틈틈이 죽 구경에 한눈을 판다. 그러고 보니 간간이 마주했던 마을들 이름에 ‘죽’ 한 글자씩은 꼭 들어간 것 같으니 사방이 ‘竹’인가 보다.

 

선암사 입구에 도착하니 해는 이미 산 너머로 넘어간지 한참이고 길게 헤드라이트를 켜고 지나는 차 이외에는 오가는 사람도 없다. 어둠 속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다. 서둘러 묵을 곳을 찾아 나서는데 걷기여행 중에 처음 보는 찜질방까지 있어 그리 어렵지 않다.

  

       

<선암사 경내에서 만난 풍경>

 

둘째 날, 선암사 뒤깐구경과 굴목재 오르기(2006년 3월 26일)

 

오늘은 요전에 초당과 백련사를 이어주는 만덕산 오솔길을 걸었듯이 선암사와 송광사를 이어주는 조계산을 넘는 오솔길을 걸어야 한다. 거리상으로는 6.8Km밖에 되지 않으나 선암사 굴목재와 송광사 굴목재, 이 두 고개를 넘어야 하므로 오솔길을 걷는다기보다는 등산을 한다 해야 옳을 듯한데, 등산화도 준비하지 못해 걱정이다.

 

승선교, 달마전, 원통전 등을 품고 있는 단아한 자태의 선암사는 어느새 터뜨린 벚꽃과 목련들의 꽃망울들로 아름다움 그 자체다. 또 이름 모를 나무들에 돋아난 파릇파릇한 새순들은 또 어떤가. 그저 넋을 놓고 바라볼 수밖에. 그러다 돌담길을 걸으며 한껏 봄 내음을 맡기도 한다. 그리고 볼일이 없을지라도 세상사를 잊기에 알맞은 곳이지만 이제는 너무나 유명해진 선암사 ‘뒤깐’도 둘러본다. 하지만 뒤깐은 본래의 용도보다는 사람들의 사진기와 비디오카메라 속에만 담겨지고 있어 왠지 모르게 씁쓸하다. 송광사 스님들, 이제 어디서 해우(解憂)를 하실런지.

 

선암사 뒤편으로 이어진 대나무 숲과 편백나무 숲을 지나니 오르막길이다. 마음을 다잡고, 신발 끈도 단단히 조여 묶고 산길을 오르기 시작하는데 30분도 채 안돼서 숨이 턱밑까지 차오른다. 내려오는 사람들 이야기로는 조금만 오르면 굴목재 정상이라고 하는데 아래에서 보니 가파른 오르막길의 끝이 보이질 않는다. 시간은 충분한 것 같은데 아무래도 준비를 너무 하지 않았나 보다. 사람들의 말 한마디에 기를 쓰고 오르기보다는 내려갈 길을 걱정하고 있으니.

 

결국 1시간 넘게 올랐던 길을 다시 되짚어 내려왔다. 무리해서 더 가다가는 무릎과 발목이 고장 날 듯해서다. 아쉽지만 조계산 등산은 다음번으로 미룰 수밖에. 어제 하루해가 꼴까닥 넘어갈 때까지 정신없이 걸었던 길을 버스를 타고 거꾸로 거슬러 순천에 도착하니 어느새 해가 저물고 있다. 서울 가는 버스는 있으려나?

 

* 다섯 번째 여행에서 걸은 길

- 첫째 날 : 벌교에서 낙안읍성까지는 평탄하고 한가로운 길이나 이후 선암사까지는 두 개의 큰 고개를 넘어야 한다. 하지만 고개 너머로는 주암호를 끼고 걷는 매우 호젓한 길이다. 벌교에서 죽학삼거리까지는 857번 지방도로를 따라 걷는다. 걸은 시간 약 7시간. 20km.

- 둘째 날 : 선암사와 송광사를 이어주는 조계산의 선암사굴목재까지 산행. 걸은 시간 약 4시간.

 

* 가고, 오고

서울에서 벌교까지는 이른 아침부터 부산을 떨지 않으면 하루를 그냥 다 길 위에서 보낼 수 있으니 가능하면 강남터미널에서 6시 10분에 출발하는 순천행 첫차 또는 영등포에서 07시에 출발하는 무궁화호 열차를 이용해야 한다. 가격은 우등고속이 26,200원, 무궁화호는 22,000원이고 시간은 열차보다 고속버스가 30분 가량 빠른데 대략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우리는 서두른다고 했는데도 첫차를 놓치고 6시 40분에 출발하는 우등고속버스를 이용했다. 순천에서 벌교는 터미널 앞 또는 기차역 앞에서 수시로 오가는 시내버스를, 선암사에서 순천은 선암사 입구에서 출발하는 직행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 잠잘 곳

낙안읍성에는 초가집에서 체험민박을 할 수 있다. 선암사 입구는 요란한 관광지의 모습을 갖고 있지 않으나 민박, 음식점 등이 다수 있고,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찜질방도 하나 있다. 벌교에서 선암사까지 가는 길에는 읍성 주변을 제외하고는 음식점은커녕 변변한 슈퍼하나 찾기 힘드니 생수나 간식거리는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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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2 11:10 2009/05/12 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