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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석열 정권의 계엄령 시도를 조기에 분쇄하자

 

기자명

  •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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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9.0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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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계엄 문건에 드러난 ‘계엄 시나리오’
윤석열 정권의 계엄 음모
전두환 ‘하나회’ 닮은 윤석열의 ‘충암고’
계엄령의 역사적 교훈
계엄령과 미군의 군사작전지휘권

윤석열 정권이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주장은 결코 단순한 음모론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가 작성한 계엄 문건에서 드러났듯, 현 정부 역시 계엄령을 선포할 충분한 의지와 준비를 하고 있다. 김용현 경호처장의 국방장관 임명, 충암고 라인에 의한 군 정보 요직 장악,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이 끊임없이 언급하는 '반국가세력'은 그 음모를 더욱 구체화시키고 있다.

박근혜 계엄 문건에 드러난 ‘계엄 시나리오’

박근혜 정부 당시 드러난 계엄 문건은 국정이 위기에 빠졌을 때 계엄령을 통해 모든 권력을 장악하려는 구체적인 계획을 담고 있다. 탄핵 정국 당시 박근혜 정부는 국회의 계엄 해제 시도를 무력화하기 위해 여당을 회유하고, 야당 의원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하여 정족수를 미달시키는 시나리오까지 준비했다. 특히, 국회를 포위해 계엄 해제안 표결을 물리적으로 막으려는 계획까지 수립했다.

당시 계엄 문건에는 탱크 200대, 장갑차 550대, 4,800명의 무장병력, 1,400명의 특수전 병력이 동원되어 국회를 통제하는 방안이 포함되었으며, 계엄군이 국회의원들의 출입을 막고, 계엄 해제 시도 자체를 물리적으로 차단할 계획이었다. 이런 계획이 단순 음모로 그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실행에 옮길 수 있었음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

윤석열 정권의 계엄 음모

윤석열 정권 역시 이러한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이 지난 8.15 경축사에서 언급한 ‘반국가세력’이라는 용어는 국가보안법 상의 ‘반국가단체’와는 구별되는 개념이다. 특정 법적 근거가 없는 이런 용어가 사용된 맥락을 보면, 윤석열 정권이 자신을 반대하는 모든 세력을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하고, 탄압할 수 있는 명분을 마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개전 초기’와 ‘암약’이라는 표현은 계엄을 발동할 수 있는 전쟁 상황과 혼란을 조성하는 적대적 세력을 겨냥한 용어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이는 정권이 불안한 정치적 입지를 지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전쟁 위기를 조장하고, 군사적 통제를 강화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 윤석열 정권이 의도적으로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이유는 계엄령 선포의 명분을 마련하고, 국내의 정치적 반대세력을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하여 탄압하려는 목적일 수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북과의 긴장을 빌미로 정권의 군사적 통제를 강화하고, 한국 사회 내에서 윤석열 정권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무력으로 잠재우려는 의도와 결합되어 있다.

전두환 ‘하나회’ 닮은 윤석열의 ‘충암고’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등학교 선배인 김용현 후보자는 경호처장 시절부터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특히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되면서 계엄 음모에 대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김 후보자가 경호처장 신분으로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등 군 주요 인사를 비밀리에 불러 용산대통령실에서 만났다는 의혹은 단순한 소문이 아니다. 계엄령 준비를 위한 논의였다는 주장은 정황적으로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으며, 이런 회동은 계획된 행동일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행정안전부 장관인 이상민도 충암고 출신이라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방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은 계엄령 발동 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 인물들이다. 국방부 장관은 군 지휘를 통해 계엄령 실행을 지시할 수 있으며,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력을 동원해 계엄령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이 두 자리를 충암고 인사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윤석열 정권이 비상사태를 빌미로 권력을 집중시키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또한, 국군방첩사령관인 여인형 중장 역시 충암고 출신으로, 그는 군 내부의 방첩 활동을 담당하며 계엄령 발동 시 군 내부의 반발을 억누르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12.12쿠데타 당시 전두환의 보안사령관과 같은 방첩사령관은 계엄령을 반대하는 군내 인사들을 제압하고, 계엄령 시행에 맞서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여기에 777사령부의 박종선 사령관 역시 충암고 출신이다. 대북 신호정보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 부대는 계엄령 상황에서 정보 통제 및 감시에 있어 결정적 역할을 맡는다. 이처럼 충암고 출신 인사들이 군사 정보와 계엄령 집행의 주요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우연이 아니라 계획된 배치일 가능성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과거 전두환의 '하나회'가 주요 군 요직을 장악하고 독재 정권을 유지하는 데 사용된 것처럼, 윤석열 정권의 충암고 라인은 계엄령을 통해 권력을 집중시키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은 계엄령 발동 시 군과 경찰을 동원해 정부 비판 세력을 억누르고,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러한 인사 배치는 단순한 인사적 배려가 아니라, 체계적으로 계획된 음모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계엄령의 역사적 교훈

한국의 현대사에서 계엄령은 독재 정권의 마지막 카드로 자주 사용되었다. 이승만 정권의 여순항쟁과 4.19혁명, 박정희 정권의 5.16 군사정변과 부마항쟁, 전두환의 12.12 군사 반란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계엄령은 항상 국민의 목소리를 억누르고 군사적 힘을 통해 정권을 유지하려는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윤석열 정권이 계엄령을 준비하는 지금, 우리는 이 역사적 교훈을 다시 떠올려야 한다. 많은 국민은 국회가 계엄을 해제할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박근혜 정부의 계엄 문건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국회조차 군의 통제 아래에 놓일 수 있다. 계엄령의 위험성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도구이며, 이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계엄령과 미군의 군사작전지휘권

전시나 계엄령이 발동되는 비상상황에서 군사작전지휘권은 주한미군사령관에게 이양된다. 계엄령의 실제적인 실행과 군사적 통제권이 미군의 승인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윤석열 정권이 만약 계엄 선포를 기도한다면, 이는 미국의 승인 하에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근혜 정부의 계엄령 문건에도 ‘미군의 협조와 승인을 얻기 위해 미국 대사와 협의해야 한다’는 전략적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계엄령과 같은 중대한 결정이 미국의 승인 없이 독립적으로 추진될 수 없다는 현실은, 계엄령 선포가 자칫 미국의 내정간섭으로 비춰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윤석열 정권이 계엄령을 기도하고 있다면, 이는 단지 한국 내의 정치적 문제를 넘어, 미국의 내정간섭을 통한 권력 유지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미국이 윤석열 정권의 계엄령에 대한 협조를 제공한다면, 이는 곧 한미동맹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게 된다.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한미동맹은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수호자로 포장되어 왔지만, 실제로는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 아래에서 자주권을 침해당할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었다. 또한 미국은 한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계엄령 발동을 승인하거나 묵인함으로써 국제적으로도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

계엄 시도를 초기에 분쇄해야 한다

윤석열 정권이 계엄령을 선포할 가능성은 충분히 현실적이다. 박근혜 정부가 이미 계엄령을 준비하고 실행할 계획을 세웠던 것처럼, 윤석열 정권 역시 같은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우리는 계엄령의 성공 여부가 아니라, 그 시도 자체를 분쇄해야 한다. 계엄령은 단순히 군사적 통제 수단이 아닌,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도구다.

더 이상 "설마 계엄을 선포하겠어?"라는 안일한 인식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계엄령은 현실적으로 언제든 실행될 수 있는 위험한 도구이며, 그 시도 자체를 분쇄하지 않으면 우리는 민주주의의 파괴를 목도하게 될 것이다. 국민 모두가 이 음모에 경각심을 가지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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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 뭐였더라?" 상식 파괴한 윤 대통령의 반말

[박민중의 폴리팁스] 대통령의 기자회견 : 무지와 권위주의

24.09.03 18:02최종 업데이트 24.09.03 18:24
한국은 물론 국제 정치를 보면 의아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 정치를 바라보는 작은 'tip'을 같이 나누고 싶습니다.[기자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40분 간의 국정브리핑과 85분 간의 기자회견, 윤석열 대통령은 무려 125여 분간 수많은 말을 내뱉었으나, 그 기저에 흐르는 핵심은 '무지'와 '권위주의'였다.

대통령의 '무지'는 국정브리핑과 기자회견 내내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인사과정과 역사의식에 대한 대답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나는데, 대통령은 마치 무지한 것이 자랑인 것처럼 말한다.

윤석열 정부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이후 뉴라이트 인사들을 등용한다는 지적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두 가지를 자신 있게 말한다. 먼저 인사와 관련된 답변은 아래와 같다.

"김형석 관장에 대한 인사는, 저도 개인적으로 전혀 모르는 분이다. (중략) 보통 1, 2, 3등으로 심사한 서열을 매겨서 보내는 모양이다. 보통 1번으로 올라온 분을 제청한다. 저는 그런 인사 과정에 대해서 장관이 위원회를 거쳐서 1번으로 제청한 사람에 대한 인사를 거부해 본 적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의 답변이 사실이라면, 문제가 되고 있는 김형석 관장을 모른다는 것을 넘어, 어쩌면 그동안 윤석열 정부의 인사과정이 이번처럼 진행되었다고 실토한 것은 아닐까. 그저 대통령이 지난 2년 반 동안 진행한 상당수의 인사에서 모두 1번으로 추천된 사람을 선택했다면, 지금까지 대통령은 인사권자로서 무엇을 기준으로 인사를 했단 말인가. 도대체 지금 윤석열 정부의 실질적 인사권자는 누군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다음으로 최근 뜨거운 이슈인 뉴라이트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이 답한다.

"뉴라이트 이야기가 요새 많이 나온다. 저는 솔직히 뉴라이트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

판단력 없는 리더

2004년 5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연세대학교에서 진행한 특별 강연에서 한 학생으로부터 "지도자에게 필요한 덕목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받는다.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판단력"이라고 답한다. 왜냐하면 지도자인 리더는 많은 사람들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인데, 만약 그 리더의 판단력이 잘못되면 여러 사람이 낭패를 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그 판단력을 "역사를 꿰뚫어 볼 줄 아는 통찰력"이라고 정의한다.

그래서 "저는 솔직히 뉴라이트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답변은 단순한 의미의 무지가 아닌 역사의식의 부재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뉴라이트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등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기록된 대한민국의 역사를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임명한 독립기념관장이 누군지 모른다고 하는 대통령, 뉴라이트가 무엇인지 모른다고 하는 대통령. 엄밀히 말하면 대통령이 모르는 것도 문제지만, 우리 대통령은 알아야 할 내용조차 알려고 하지 않는 듯하다.

특정 국가와 사회의 사상을 형성하는 가장 결정적인 토대는 동일한 역사의 경험에서 비롯된다. 이런 관점에서 1910~1945년까지 대한민국 국민이 경험했던 식민지 역사와 항일독립운동의 역사를, 일본의 주장으로 왜곡하는 세력이, 또 그걸 "모른다"고 말하는 사람이 어떻게 대한민국의 방향을 정하는 리더가 될 수 있겠는가.

기자회견 중 대변인에게 반말로 질문하는 대통령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정혜전 대변인에게 취재진의 여러 개 질문을 재차 확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또 눈에 띄는 한 장면이 있다. 문화일보 기자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인사 관련 질문을 한다. 윤 대통령은 이 질문이 조금 불편했는지 기자의 질문이 끝나자마자 "질문을 3개쯤 하시니까 갑자기 뒤엣것만 생각나고, 지금 뉴라이트 이야기부터 하셨나요?"라고 반문한다. 이후 착석해 있던 기자들이 첫 질문이 무엇이었는지 정리해 주자 윤 대통령은 답변을 시작한다. 그리고 답변을 하던 중 마지막 질문을 까먹자 윤 대통령은 사회를 보던 정혜전 대변인에게 이렇게 질문한다.

"그리고 마지막이 뭐였더라?"

이 기자회견은 대통령의 기자회견이다. 그렇다면 기자의 질문을 숙지하는 책임은 사회자가 아닌 대통령 본인에게 있다. 기자가 질문할 때, 대통령은 당연히 질문을 경청하고 질문의 요지를 정리했어야 한다. 설령 잊어버렸다면 질문을 던진 기자에게 정중하게 물어보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대통령은 생중계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뜸 사회자를 맡은 대변인에게 반말로 질문을 했다.

카메라 앞에서도 대변인에게 반말을 하는, 권위주의적인 태도가 몸에 밴 대통령의 모습에서 그가 평소 부하 직원들을 어떤 태도로 대하고 있었을지를 상상해 보게 된다. 나아가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약 70%의 국민들을 향해 어떠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을지까지 예상할 수 있다고 하면 너무 심한 비약일까?

권위주의 시대에는 군대, 검찰과 같은 무력으로 정치적 상대와 국민을 제압했다면, 민주주의 시대에는 말과 글로 정치적 상대와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는 상대에 대한 배려는 고려하지 않은 수직적 관계가 보편적이었다면, 민주주의 시대는 상대에 대한 배려를 기반으로 한 수평적 관계가 기본이다.

2024년 현재, 우리 국민은 탈권위주의·민주주의 시대의 국민으로 살고 있는데, 우리 대통령은 마치 1960~70년대 권위주의, 독재 시대의 대통령으로 군림하고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어떤 대통령이 지금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지 명확하게 드러났다. 첫째는 일방적인 힘으로 강제하는 권위적인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의 자발적인 인정을 이끌어내는 권위가 있는 대통령이다. 둘째는 모르는 것이 당당한 무지한 대통령이 아니라 역사의식을 가진, 즉 역사를 꿰뚫어 볼 줄 아는 판단력을 지닌 대통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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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계엄문건을 통해 알게된 윤석열의 음모

기자명

  •  정강산 기자
  •  
  •  승인 2024.09.03 18:11
  •  
  •  댓글 0
 
 

윤, “군과 민이 하나 돼야”…박정희 계엄 담화문과 판박이
계엄시 요직 충암고 출신으로 채워…전두환 ‘하나회’와 닮은 꼴
여소야대라 계엄해제 가능?…방심은 금물
야당회유부터 체포, 국회 포위까지…계엄해제 대책 메뉴얼

▲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빌 해거티 미국 연방 상원의원 등 7명의 상원의원과 배우자들을 초청한 만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빌 해거티 미국 연방 상원의원 등 7명의 상원의원과 배우자들을 초청한 만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0퍼센트대의 낮은 지지율과 탄핵 여론에 맞서 계엄령을 발동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 “군과 민이 하나 돼야”…박정희 계엄 담화문과 판박이

지난달 19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느닷없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반국가세력들이 곳곳에 암약하고 있다”며 “군과 민간의 영역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모든 구성원이 하나로 힘을 모으는 국가 총력전 태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민의에 의해 선출된 정부를 부정 도괴시키려는 불순한 경향이 노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발언을 연상시킨다.

계엄령의 특징은 군대가 사회 전 영역을 통제한다는 것이다. 일단 계엄령을 발동하게 되면 민간 영역을 비롯해 입법·사법·행정 전 영역을 군과 국가원수가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게 된다. 윤 대통령이 말한대로 “군과 민간의 영역을 구분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당시 윤 대통령의 발언은 일반적인 국무회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계엄령 선포 담화문’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시민사회에 적대적이었다.

이에 각계각층에서는 공안사건을 터뜨려 낮은 국정운영 지지도를 만회하려는 게 아니냐는 염려를 표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반국가세력’이라는 말은 해방후 친일파와 독재정권의 하수인들이 즐겨 쓰던 표현”이라며 “빨갱이 소탕작전이라도 벌이겠다는 것이냐”고 꼬집었고, 한 시민단체는 “일제가 중일전쟁을 수행하며 전시 총력동원을 위해 만들었던 국가총동원법을 연상케 한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작성된 계엄문건 개요
▲박근혜 정부 당시 작성된 계엄문건 개요

계엄시 요직 충암고 출신으로 채워…전두환 ‘하나회’와 닮은 꼴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느닷없이 김용현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충암고등학교 1년 선배로, 경호처장 시절 진보당 강성희 전 국회의원을 폭행하고 카이스트 졸업생을 내동댕이친 바 있다. 

문제는 그는 육군 장성출신으로서 여전히 군부에 상당한 끈이 있는 강성 우익인사로 평가받는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이미 계엄 발동시 합동수사본부장을 맡게되는 국군방첩사령관을 충암고 9년 후배 여인형 전 중장으로 임명한 데 이어 경찰에 상당한 통제력을 행사하는 행정안전부에 충암고 4년 후배 이상민 장관을 앉혀놓은 상태다.

계엄령 발동 시 요직을 차지하게 되는 인사 전원을 충암고 출신으로 채운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전두환 등 육사 하나회 출신들에게 인사특혜를 베푼 것과 비견된다.

탄핵정국이 현실화되면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적인 이유다.

 

여소야대라 계엄해제 가능?…방심은 금물

역대 한국의 계엄령은 이승만 정권에서 9번, 박정희 정권에서 3번 등 총 16번 발동됐으며 대개 독재에 맞선 시민저항을 억누르고자 선포됐다. 

이승만 정부가 여순항쟁과 4.3항쟁, 4.19 혁명 당시 계엄을 선포했고, 박정희 정부가 5.16 군사정변과 6.3 항쟁, 10월 유신, 부마항쟁 당시 계엄을 선포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의 사례로는 촛불시위를 억누르기 위해 선포하려했으나 미수에 그친 박근혜 정부 시절의 계엄령이 있다.

현재 정부·여당은 ‘야당(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인 만큼 계엄해제를 요구하면 바로 계엄이 무력화된다’며 야당의 주장을 음모론 취급하고 있다.

실제로 국회의원 재적 과반수의 요구가 있다면 대통령이 바로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국회의 계엄해제 시도를 물리치고 계엄을 관철할 수 있는 대책이 있었다.

▲ 박근혜 정부 당시 작성된 계엄문건. 계엄해제 시도를 차단하는 방법을 메뉴얼로 정리하고 있다.
▲ 박근혜 정부 당시 작성된 계엄문건. 계엄해제 시도를 차단하는 방법을 메뉴얼로 정리하고 있다.

야당회유부터 체포, 국회 포위까지…계엄해제 대책 메뉴얼

당시 계엄문건 내 ‘국회에 의한 계엄해제 시도시 조치사항’에 따르면, △여당을 통해 최단 시간 내 해제를 약속하며 야당 회유 △여러 구실을 통한 국회의원 체포와 사법처리로 의결정족수 미달 유도 △그외 국회의 계엄해제안 직권상정 차단 강구 등이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달리 말해 야당을 안심시키거나, 사전 체포로 계엄해제안 통과 과반수를 무너뜨리거나, 군을 통한 국회 포위로 계엄해제 강행돌파를 저지한다는 말이다.

당시 계엄문건에는 계엄 선포 즉시 미국 대사를 만나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까지 담겨 있었다.

현재의 ‘여소야대’ 국면이 윤 정부의 계엄령에 대비하기에 충분한 조건이 못 되는 이유다.

윤석열 정부의 경우 최순실 게이트를 비롯 이재용 당시 삼성부회장에게 뇌물을 받는 등 비리 스캔들로 인해 정권 말기에 탄핵당한 박근혜 정부에서 학습효과를 받은 만큼, 박근혜 정부가 차마 밀어붙이지 못한 계엄령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

이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태에서부터 양평고속도로 개발 특혜, 영부인 명품백 수수, 채해병 순직 수사외압 등 대통령 부부의 사법리크스가 상당한 규모로 누적된 상황, 정권 말기 탄핵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정부·여당의 계엄기도를 유심히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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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디지털교과서의 실체(1) ‘세계 최초’의 함정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4/09/04 08:08
  • 수정일
    2024/09/04 08:08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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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AI 디지털교과서 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2023.06.08. ⓒ뉴시스
문해력 퇴행으로 이어진 디지털 기기 활용

지난 2017년, 전 세계 교육학자들을 들썩이게 한 놀라운 교육 정책이 도입됐다. 바로 스웨덴 국가교육청이 ‘세계 최초’로 예비학교(우리나라의 유치원에 해당)에서 디지털 기기 활용을 의무화한 것이다. 스웨덴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국가교육청 주관의 시험(Nationella Prov)을 모두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하고 종이 시험을 폐기하겠다고 밝히며, 교육 환경의 대대적인 디지털 전환을 선언했다.

반응은 곧바로 극명하게 갈렸다. 일부 학자들은 스웨덴의 정책을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미래 교육 혁명이라며 찬양하기 시작했고,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나치게 이른 디지털 기기 사용이 교육적 효과를 넘어 발달상의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경악했다. 그리고 스웨덴 정부는 ‘일부 부작용은 발생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했다. 스웨덴 학생들의 문해력 관련 성적이 급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2016년 국제 읽기 문해력 연구(PIRLS)에서 555점을 기록했던 스웨덴 학생들은 2021년 544점을 받으며, 5년 새 11점이나 하락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전국 단위 평가 결과를 도출하는 국제적인 지표가 11점 하락한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었다.

스웨덴 연구기관들은 문제의 원인을 찾기 시작했고,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2023년 8월 교육 디지털화 정책과 관련한 성명에서 “디지털 도구가 학생의 학습 능력을 향상하기보다는 오히려 저해한다는 명백한 과학적 증거가 있다”고 발표했다. 결국 2023년 9월, 스웨덴은 예비학교 디지털 기기 의무화, 디지털 시험 전환 정책을 전면 폐기하고 ‘종이책’으로 회귀할 것을 선언했다. 그렇게 ‘세계 최초’ 디지털 기기 의무화 정책은 문해력 퇴행이라는 부작용을 낳은, 스웨덴 교육계의 흑역사로 남았다.

AI의 예상치 못한 결과들

‘세계 최초’라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 정작 아이들을 놓친 스웨덴 국가교육청의 경험은 우리에게도 큰 시사점을 던져준다. 스웨덴이 디지털 기기 활용 의무화 정책을 추진했던 과정이 대한민국 교육부의 AI디지털교과서 추진 과정과 판박이처럼 닮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 2023년 1월 주요 업무 추진계획에서 돌연 AI 기반 코스웨어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했고, ‘세계 최초’의 AI디지털교과서를 전면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최초라는 것은 가장 먼저 앞서나간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변수들을 가장 먼저 체험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갑작스러운 세계 최초 AI디지털교과서의 전면 도입 선언에 수많은 교육‧시민사회단체들이 우려를 표했고, 교육부는 자신만만했던 스웨덴 정부처럼 ‘일부 문제는 발생할 수 있으나 일단 도입하고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AI를 활용한 코스웨어, 디지털교과서의 전면 도입은 이렇게 말 한마디로 간단하게 추진할 문제가 아니다. 세계 최대 교원단체인 국제교육연맹(Education International, EI)는 지난 2023년 ‘AI와 교육의 예상치 못한 결과들(The Unintended Consequences Of Artificial Intelligence and Education)’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하고, 급속도로 확산 중인 AI와 기술의 교육적 활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AI와 기술은 교육을 포함한 우리 일상에 점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AI가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것이 EI의 결론이다. 교육에서의 영향성은 장기간 종단 연구가 이뤄져야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 만큼 아직 AI를 전면적으로 교육 현장에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EI는 AI 교육 도구들이 디지털상의 각종 데이터를 학습한 만큼 기존의 편견과 불평등을 강화하고, 특히 소득이 낮은 지역일수록 특권계층의 권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OECD 역시 교육에서 AI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OECD가 EI와 함께 교육 영역에서의 AI 활용을 위한 지침서를 발간했는데, 특이하게도 이 지침서를 ‘가이드라인이자 가드레일(guidelines and guardrails)’이라고 지칭한다. AI와 기술을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사용할지 알려주는 지침서이기도 하지만, AI와 기술을 정교한 방식으로 제대로 활용하지 않으면 가드레일이 없는 절벽에서 운전하는 것과 다름없이 위험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당선인과 전희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1만명 개인정보 유출, 부실급조 AI 디지털교과서 규탄 및 교육부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5.27. ⓒ뉴시스

디지털 교육 정책의 기로

온 세상이 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AI와 기술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경고하는데, 유독 윤석열 정부는 자신만만하다. 지난 8월 22일 교육부는 2024년 AI디지털교과서 검정 심사에 착수하여 최종 결과를 11월 29일에 발표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의 AI디지털교과서 개발을 불과 3~4개월도 안 되는 기간에 개발 완료하고, 현장 검토를 3개월 남짓 거치겠다는 것이다. 심지어 현장 검토 기간은 학생들이 방학한 12월~2월이다.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짧은 심사, 부실한 검토 계획이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반년도 남지 않은 기간 안에 AI디지털교과서 개발과 검증, 도입을 모두 문제없이 마칠 수 있다고 공언한다. 마치 진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하염없이 이곳저곳을 헤매는 환자들을 외면하고, “응급의료 체계는 문제가 없다”고 호언장담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떠오르는듯하다. 윤석열 정부의 ‘AI디지털교과서 전면 도입’이 스웨덴의 ‘디지털 기기 사용 의무화’ 정책처럼, ‘세계 최초’만 앞세웠다가 치명적인 결과를 떠안고 대한민국의 흑역사가 될 것이라는 걱정은 그저 기우일 뿐일까.

대한민국 디지털 교육 정책은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세계 최초라는 업적에 홀려 막무가내로 추진할 것인가? 아니면 충분한 검증과 검토를 거쳐 AI와 기술의 도입 여부, 방향성을 결정할 것인가? 스웨덴의 디지털 교육 정책은 학교 현장과 학생들에게 미칠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결국 실패했다. 그리고 대한민국 교육부는 스웨덴과 같은 길을 선택했다.

잘못된 길을 가려는 정부를 꾸짖는 것은 국민의 몫이다. 이제 우리가 나서서 AI디지털교과서 전면 도입에 제동을 걸고, 디지털 교육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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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민주당 계엄령 괴담, 국민을 바보로 알기 때문”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국일보 “민주당 공당답지 못해”

한겨레 “국방장관 후보, 국군방첩사령관, 777사령부 수장, 행안부 장관 모두 충암고 출신”

한겨레 “안창호 인권위원장 된다면 우리나라 국제적 웃음거리 될 것”

기자명박서연 기자

  • 입력 2024.09.04 07:39

  • 수정 2024.09.04 07:40

▲지난 2일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 중인 '빌 해거티'(Bill Hagerty) 상원의원을 비롯한 美 연방 상원의원 7명과 그 배우자들을 청와대 상춘재에 초청하여 만찬을 가졌다. ⓒ대통령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가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일 열린 여야 대표회담 모두발언에서 “최근에 계엄 이야기가 자꾸 나온다. 종전에 만들어졌던 계엄안을 보면,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국회의원들을 계엄 선포와 동시에 체포, 구금하겠다라는 그런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거 완벽한 독재국가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다음 날인 지난 2일 한동훈 대표는 “맞다면 심각한 것 아니냐. 근거를 제시해달라. 차차 알게 될 것이라는 건 너무 무책임한 얘기다. 그건 일종의 ‘내 귓속에 도청장치가 있다’는 얘기랑 같다”고 맞받았다. 같은 날 대통령실도 “무책임한 선동이 아니라면 당 대표직을 걸고 말하라”며 “민주당 의원들의 머릿속에는 계엄이 있을지 몰라도 저희 머릿속에는 계엄이 없다”고 밝혔다.

한겨레 “김용현 경호처장까지 국방 장관되면 尹 충암고 선후배들이 군 요직 장악”

한겨레는 5면 <군·정보 요직 충암고 포진 민주 ‘계엄 준비설’ 불지펴> 기사에서 “한동안 잠잠했던 계엄 준비설이 다시 고개를 든 건 경호처 권한을 확대한 당사자인 김용현 경호처장이 지난달 12일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되면서부터”라며 “민주당이 무엇보다 주목한 건 김 후보자가 국방부 장관으로 옮겨 가면 ‘충암파’라 불리는 윤 대통령의 충암고 선후배들이 군정·군령권은 물론, 실병력의 동원과 통제에 필수적인 정보 계통의 요직을 장악하게 된다는 사실”이라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실제 김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다. 정보기관인 국군방첩사령관에 임명된 여인형 중장도 충암고 출신이다. 대북 특수정보 수집의 핵심 기관인 777사령부 수장인 박종선 사령관, 현행 계엄법상 국방부 장관과 함께 대통령에게 계엄 발령을 건의할 수 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충암고 출신”이라고 보도했다.

▲4일 한겨레 5면.

한겨레는 “하지만 열거한 사실들은 군의 최근 상황이 예사롭지 않음을 보여주는 여러 정황 가운데 일부일 뿐, 계엄 준비설을 뒷받침할 만한 ‘물증’은 되지 못한다는 게 군과 정치권의 중론이다. 민주당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그럼에도 민주당 지도부가 연일 계엄을 입에 올리는 건 ‘정치적 예방주사’ 성격이 짙어 보인다”고 해석했다.

민주당 “尹 정부 계엄령 준비” 주장에 조선일보 “국민을 바보로 알기 때문”

조선일보는 <국민을 바보로 아는 ‘계엄령 괴담’> 사설에서 “지금 세상에서 정부가 계엄령을 발동하면 군에서 이에 따를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도 거의 동시에 정부가 무너질 것이다. 그런 자해 행위를 할 정부가 어디에 있겠나”라며 “만에 하나 정부가 계엄령을 발동한다 해도 헌법상 국회가 재적 과반수 찬성으로 해제를 요구하면 계엄은 즉시 해제된다. 민주당과 야권이 192석을 차지한 상황에서 곧바로 해제될 게 뻔한 계엄령을 대통령이 왜 선포하겠나. 계엄령 해제를 막으려 야당 국회의원들을 체포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의원 체포엔 국회 동의가 필요한데 절대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동의해 줄 건가”라고 물었다.

▲4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같은 충암고 출신들이 계엄령과 관련된 군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충암고 출신 장성은 전체 400명 중 4명에 불과하다”며 “‘계엄령’ 주장이 현실성 없다는 것은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도 잘 알 것이다. 그런데도 상식 밖 음모론을 펴는 것은 지지층이 좋아하기 때문에 손해 볼 것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곧 있을 이 대표 판결을 앞두고 대통령 탄핵 정국을 조성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계엄령이 괴담이라는 걸 알면서도 주장한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민주당은 광우병·천안함·세월호·사드·후쿠시마 괴담을 퍼뜨려 정치적으로 이용해왔다. 이 괴담 중에 사실인 것은 하나도 없다. 민주당도 알고 있을 것이다. 알면서도 괴담을 주장하는 것은 결국 국민을 바보로 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일보도 민주당이 무책임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일보는 <‘계엄 음모론’ 증폭 민주당, 공당답지 못한 행태 아닌가> 사설에서 “총선 압승 이래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도 공공연히 언급하며 이에 초점을 맞춰 의혹들을 제기하고 있다. 계엄 음모론 역시 그 연장선상의 ‘정치행위’일 수밖에 없고, 대통령 지지율이 바닥권인 정치구도상 이는 야당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근거도, 실현 가능성도 거의 없는 수준의 얘기로 정쟁을 증폭시키는 건 수권을 지향하는 공당으로선 적절치 못한 행태다. 정부·여당이 계엄 추진 가능성을 일축한 만큼, 민주당도 이젠 공연한 정쟁을 접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겨레 “안창호 인권위원장 된다면 우리나라 국제적 웃음거리 될 것”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가 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한다면서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공산주의 혁명에 이용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안창호 후보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지금의 형태로는 반대한다. 많은 국민은 반대하고 있다” “차별금지법에 의해 다수의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수 있다” 등의 발언을 이어갔다.

한겨레 1면 <인권위원장 후보 안창호 극단적 혐오 안 멈췄다> 기사를 보면 안 후보자는 “신체 노출과 성충동으로 인해 성범죄가 급증할 수 있다”는 자신의 저서 내용에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이 “성인지 감수성이 매우 떨어지는 인식”이라고 말하자, 안 후보는 “외국에서 그런 보도가 있으니까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답했다. 노 의원이 “이런 인식이 성범죄를 두둔한다는 지적을 받는다는 사실을 모르냐”고 묻자, 안 후보가 “왜 성범죄를 두둔하는 거냐”고 되물었다.

관련기사

▲4일 한겨레 3면.

한겨레는 <인권 부정하는 안창호, 인권위원장 자격 없다> 사설에서 “이 법(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동성애가 확산된다거나 공산주의 혁명으로 가는 수단이 된다는 주장은 일부 극단적인 사람들만 공유하는 근거 없는 편견이다. 그런데 그런 극단적인 편견을 지닌 사람이 인권위원장이 되겠다고 나선 것”이라며 “안 후보자는 학교에서 진화론과 함께 창조론도 가르쳐야 한다거나 여호와의 증인의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는 투로 답변하는 등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과학과 인권에 대한 상식조차 부정하는 모습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안 후보자가 인권위원장이 된다면 우리나라는 국제적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안 후보자는 우리나라의 인권 향상을 위해 스스로 물러나는 편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성소수자 차별 발언하는 ‘안창호 인권위’ 국제적 망신이다> 사설에서 “갖은 혐오 표현을 불사하며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고 유엔의 권고를 대놓고 무시하는 안 후보자가 인권위원장이 된다면 명색이 선진국이라는 한국이 국제 사회에서 어떻게 낯을 들겠으며, 인권외교에서 무슨 발언권이 있겠는가. 그 자체가 국제적 망신이요, 국격 추락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4일 경향신문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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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에 정신팔린 사이 공고해지는 '불평등'

[장석준 칼럼] 피케티가 역설하는 우리 시대의 과제 - 21세기 사회국가와 민주적, 생태적, 다원적 사회주의

장석준 출판&연구집단 산현재 기획위원 | 기사입력 2024.09.04. 04:01:25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공정'이란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다른 한편에서는 '공정'을 비판하고 '평등'을 복권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런 반격은 '공정'론의 밑바탕에 흐르는 능력주의를 이모저모 따지며 비판하는 방향에서 전개되기도 했고, '공정'에 정신이 팔린 사이에 한국 사회에서 더욱더 공고해지는 계급 불평등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형태를 취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사회학자 조돈문 전 가톨릭대 교수가 <불평등 이데올로기: 수저 계급 사회에 던지는 20가지 질문>(한겨레출판, 2024)을 통해 '평등'이 '공정'보다 더 근본적인 가치이면서 더 시급한 과제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또한 이 책은 최근에 겉으로 드러난 추세와는 달리 현대 한국인이 꼭 '평등'보다 '공정'을 중시하는 것은 아니라는 논쟁적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한데 이에 더해, 이런 현재진행형 논쟁에 풍부한 지적 자원과 자극을 줄만한 번역서도 나왔다. 이제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인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평등의 짧은 역사>(전미연 옮김, 그러나, 2024)다. 피케티라고 하면, 이미 우리말로 소개된 두 대표작 <21세기 자본>과 <자본과 이데올로기>가 떠오를 것이다. 앞의 책은 국역본 분량이 800쪽이나 되고, 뒤의 책은 아예 1000쪽이 훨씬 넘는다. 독서 의욕을 원천봉쇄할만한 두께다. 이 점에서 피케티의 새 책은 더욱 반갑다. 제목부터, 평등의 '짧은' 역사가 아닌가. 장벽 하나가 치워진 느낌이다.

짧지만 풍성한, (불)평등의 역사

한데 <평등의 짧은 역사>도 한국 출판계 추세로 보면 그다지 '짧은' 책은 아니다. 300쪽이 조금 넘으니, 사회과학 서적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라면 여전히 적지 않은 분량이라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의 깊이와 넓이에 비하면, 확실히 '짧다'. 이 정도 내용을 어떻게 단행본 한 권에 다 담을 수 있었는지에 대해 의문이 일만큼 이 책은 평등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이야기를 참으로 풍부하게 전한다.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은 '추천사'에서 그 미덕을 이렇게 정리한다. "저자가 저명한 경제학자임에도 불구하고 결코 '경제학'이라는 좁은 테두리에 갇혀 있지 않다는 점", "자본주의에서의 (불)평등 문제의 핵심이 바로 권력관계에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비껴가지 않고 또렷하게 직시한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권력관계에 환원해버리는 또 하나의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이 세 가지에 더해, 불평등에 맞서고 실질적 평등을 이룰 대안으로 "민주적, 생태적, 다원적 사회주의"를 명쾌하게 제시하는 것 역시 장점으로 다가온다(5-10쪽).

<평등의 짧은 역사>를 읽다 보니 과연 이런 특징들이 눈에 들어온다. 깊은 인상을 받은 특징으로 적어도 세 가지를 말하고 싶다. 첫째, 정말로 짧은지 아닌지를 논외로 한다면, 이 책은 제목에 아주 충실하다. 그야말로 평등의 '역사'다. 근대가 처음 동터오던 시기부터 현재까지 수백 년에 걸친 시간 속에서 (불)평등이 어떻게 장기 변동했는지 간단명료하게 보여준다. 피케티의 방대한 전작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요약정리다.

그리고 여기에서 '역사'란 결코, 알면 좋지만 몰라도 상관없는 상식의 더미가 아니다. 우리가 자신을 알기 위해 반드시 직시해야 할 수단, 하나의 거울이다. 국가나 시장 같은 가장 기본적이면서 거대한 제도들을 둘러싼 사회 세력들의 집단적 결정에 따라 노도와 같은 장기 추세가 형성됐고, 보통사람들의 삶은 8, 9할이 그 흐름에 의해 결정됐다. 자기계발 소재들인 개인의 지능이나 성정, 의지보다는 납세 유권자 선거제와 결합한 초기 산업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느냐, 보통선거제와 결합된 사회국가 시대를 살아가느냐에 따라 삶의 색깔이 정해졌다. 이런 근본적 사실을 확인하는 것은 확실히, 주식 가격과 아파트 값 변동에만 골몰하며 살아갈 때와는 다른 눈으로 삶을 바라보게 만든다.

ⓒ그러나

둘째, <평등의 짧은 역사>는 평등의 실로 다양한 얼굴을 아우른다. 물론 뼈대를 이루는 논의는 소득과 자산의 세계사적 변화다. 여기까지는 경제학자가 지은 책에서 누구나 기대할만한 내용이다. 그러나 피케티는 전작, 특히 <자본와 이데올로기>에서 그랬듯이, 이 수준을 넘어선다.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한 분포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교육을 별도 주제로 다룰 뿐만 아니라, 성별, 인종 등에 따른 불평등 역시 생색내기 식으로 몇 마디 덧붙이고 지나가는 게 아니라 심도 깊게 짚는다. 흔히 '정체성 정치'와 연관되는 이 주제들이 실은 분배 문제와도 직결된 (불)평등의 또 다른 측면임을 부정할 수 없게 만든다.

특히 의미심장하게 읽은 것은 "제4장. 배상의 문제"다. 이 장에서 피케티는 식민지 노예제의 과거가 현재 자본주의 중심부와 주변부 사이에 나타나는 심대한 불평등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를 프랑스와 아이티의 관계를 사례 삼아 검증한다. 피케티의 논의는 주변부 사회의 여러 양상을 장황하게 늘어놓으며 식민주의 문제를 기껏해야 여러 요인 중 하나로 얼버무리는 주류 발전경제학과는 딴판이다.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식민주의라는 핵심으로 육박하고, 총배상액이라는 형태로 그간의 모순을 깔끔하게 집약한다. 제국주의를 반성하려면, 이쯤은 해야 한다.

셋째, 홍기빈 소장도 '추천사'에서 강조하듯이, <평등의 짧은 역사>는 단순한 '경제학자'의 저서가 아니다. 오늘날 보기 드문 인간 유형인 '사회과학자', '사회사상가'의 작품이다. 익숙한 초역사적 경제 모델을 만사에 들이밀기는커녕 역사라는 캔버스 안에 경제, 정치, 사회, 문화 같은 인간 삶의 필수적 측면들을 총출동시킨다. 이것은 단지 경제학자가 다른 분야에도 해박하다는 정도가 아니다. '경제학자'라는 강제적 규정을 넘어 삶과 사회, 세계를 총체적으로 바라본다는 본래의 '사회과학'을 실현한 결과다. 또한 이것이, 특히 <자본과 이데올로기>가 나온 이후에 주류 경제학자들이 피케티를 그토록 경원시하거나 무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경제 바깥 영역에 접근하는 저자의 자세가 이러하기에 <평등의 짧은 역사>는 좁은 의미의 경제를 넘어선 주제에서도 이 책만의 독창적 통찰을 선사한다. 나는 무엇보다 사회국가(국역본은 '사회적 국가'라 옮겼다)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논의에서 이를 확인했다. 물론 사회국가의 주된 수단이자 기능인 누진적 조세제도는 <21세기 자본>부터 피케티가 깊이 파고들고 정열적으로 설파해온 주제다. 한데 평등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짚고 더 나아가 미래까지 전망하는 이런 '역사' 안에 사회국가와 조세제도 논의를 배치하니, 그 함의가 더욱 깊게 다가온다.

탈자본주의의 출발점 – 조세재정국가의 진화

피케티는 사회국가(복지국가)를 조세재정국가라는 보다 일반적인 국가 형태의 진화 속에 자리매김한다. 모든 국가는 고대부터 어떤 식으로든 조세제도에 의존했지만, 실제로 세수가 국민소득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국가는 비교적 최근에야 등장했다. 적어도 유럽의 경우는 그렇다. 동아시아에서는 훨씬 일찍부터 원시 조세재정국가라 할 만한 형태가 등장했지만, 유럽에서는 18세기나 되어서야 조세재정국가 체제가 완비됐다. 다만 유럽의 조세재정국가는 처음부터 발달한 화폐경제와 결합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기계제 산업과 결합했기에 처음부터 그 현재적, 잠재력 역량이 막강했다.

18세기-19세기 중반에 이르는 시기에 조세재정국가의 1차 도약이 전개됐다. 국민소득의 1-2%에 불과하던 세수가 6-8%로 증가했다(173쪽). 다만 이때 증가한 재정은 관료제의 뒤늦은 확대와 전 세계를 들쑤시고 다닐 군사력 확충에 투입됐다. 그러다 제1차 세계대전부터 신자유주의 등장 직전까지의 시기에 조세재정국가의 2차 도약이 나타났다. 유럽 주요국들의 경우, 세수가 국민소득의 40-50%로까지 급증했고, 대폭 늘어난 재정은 이제 교육과 의료, 교통과 공동체 인프라, 각종 복지제도에 주로 사용됐다(168쪽). 이렇게 2차 도약을 거친 조세재정국가가 바로 사회국가다.

말하자면 피케티는 조세재정국가의 좀 더 긴 진화 과정 안에서 사회국가의 출현과 발전을 바라본다. 유럽과 북미에서 조세재정국가가 등장해 발전하다가, 불평등, 특히 계급 불평등에 대한 격렬한 항의와 이에 따른 보통선거제 민주주의의 출현을 통해 조세재정국가의 더 진화된 형태인 사회국가가 대두했다는 것이다.

피케티의 이런 조세재정국가-사회국가론은 사회주의운동이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이 운동을 분열시킨 첨예한 논쟁 구도에서 개혁적 사회주의, 즉 '사회민주주의'에 속했던 이들이 실제 역사 속에서 해온 일이 무엇이었는지 새삼 되돌아보게 한다.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개혁주의자들이 부르주아계급의 역사적 산물인 현존 국가를 계승한다는 점을 호되게 비판했다. 그런데 과연 무엇을 계승했고 심지어는 더 발전시켰는지 따져봐야 한다. 개혁주의자들은 이제 막 2차 도약에 나서려던 조세재정국가의 중앙권력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2차 도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 결과로 등장한 사회국가는 그러니까 애초 혁명주의자들이 비판 대상으로 삼았던 역사적 부르주아 국가를 일정하게 초과하는 셈이다.

▲<21세기 자본>, <자본과 이데올로기>의 저자 토마 피케티 ⓒAFPJ, OESL SAGET

피케티가 제시하는 "민주적, 생태적, 다원적 사회주의"는 이런 조세재정국가-사회국가의 역동적, 복합적 진화 과정에 바탕을 두며, 신자유주의와 벌일 대결의 결과에 따라 사회국가가 미래에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그렇다고 피케티가 20세기형 사회민주주의의 단순한 부활이면 충분하다는 순진한 생각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다. <자본과 이데올로기>의 결론을 이어받아 <평등의 짧은 역사>에서도 "소유의 재분배만으로는 자본주의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강조한다. 소유 구조를 변혁해야 하며, 그러려면 생산과 서비스가 이뤄지는 현장, 즉 기업에서 권력관계가 바뀌어야 한다. <평등의 짧은 역사>는 이를 위해 1970년대 스웨덴의 임노동자기금 구상을 새롭게 다시 추진하는 방안까지 제시한다(220-223쪽).

이 대목에서 탈자본주의 이념-운동의 오랜 난제인 개혁과 혁명의 문제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 조세재정국가의 2차 도약이 이뤄지기 전인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개혁 대 혁명 논쟁의 주된 내용은 의회민주주의의 수용 여부를 중심으로 기존 국가를 이어받을 것인가, 단절할 것인가로 나타났다. 하지만 사회국가의 등장과 발전, 후퇴까지 한 차례 경험한 역사적 상황에서 피케티가 제시한 도식에 따르면, 개혁과 혁명의 문제는 조세재정국가-사회국가를 이어받아 더욱 발전시키는 과제와 이런 사회국가 확대만으로는 자동으로 실현될 수 없는 기존 권력관계의 역전이라는 과제를 어떻게 결합할 것이냐는 고민으로 재정리될 수 있다. 이 경우에 두 과제의 관계는 더 이상 대립이나 양자택일이 아니라 공존과 중첩, 시너지다.

물론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경로는 단 하나일 수 없다. 아니, 각 사회가 밟을 경로는 과거보다 훨씬 더 다양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머레이 북친의 지역자치적 코뮌주의(<착취 없는 세계를 위한 생태정치학>, 서유석 옮김, 동녘, 2024)에서 영감을 얻은 쿠르드 자치정부의 로자바 혁명처럼, 조세재정국가-사회국가의 진화 과정을 반복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경로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조세재정국가-사회국가의 역사적 경로가 열린 사회(한국 같은)에서는 피케티가 제시한 탈자본주의론의 기본 구도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민주주의의 지속적인 확대와 활성화를 통해 조세재정국가-사회국가를 복구하거나 새로 구축하거나 확장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계급 세력 관계를 실질적으로 역전시키는 도전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피케티도 지적하듯이, 21세기에 사회국가를 성장시키는 힘은 무엇보다 기후위기와 인구/돌봄위기 대응에서 나올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최대 과오 - 조세재정국가의 후퇴와 역량 훼손

하지만 생각을 이렇게 굴려가다 보면, 우리의 현재가 더 답답해진다.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관해서는 이미 지겨울 정도로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느닷없는 '공산전체주의'에 대한 선전포고부터 핵발전소 복고주의, 정파적 목적에서 시작된 의료 파국, 모험적인 대북 강경 기조와 교조적인 한미일 군사동맹 맹신, 이를 위한 뉴라이트 역사관 맹종까지 지면이 모자랄 정도다.

한데 그 중에서 정말 심각한데도 그만큼 주목을 받지 못하는 과오가 있다. 부자 감세를 통한 조세재정국가 역량의 심각한 훼손과 후퇴가 그것이다. 대한민국의 국가기구는 오랫동안 조세재정 역량이 국내 자본주의 발전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감세국가'(김미경, <감세국가의 함정>, 후마니타스, 2018) 기조를 이어왔지만, 그래도 윤석열 정부 전까지는, 심지어는 박근혜 정부도 기존 역량을 후퇴시키는 짓까지는 차마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그 일이 벌어지고 있다.

<평등의 짧은 역사>를 읽으며 확인한 것처럼, 조세제도는 단지 현대 국가의 여러 정책 영역 중 하나가 아니다. 현대 국가의 요체인 조세재정국가의 존립과 재생산을 위한 기본 토대다. 그리고 피케티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모든 사회 개혁(심지어는 혁명까지도)이 출발할 원점이다.

윤석열 정부는 지금 이 싹을 짓밟고 있다. 과거와 현재만이 아니라 미래가 수탈당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재정 실패에 대해 더 많이 주목하고 더 많이 공격하며 더 많이 투쟁해야 할 이유다.

장석준 출판&연구집단 산현재 기획위원

장석준 전환사회연구소 기획의원은 오랫동안 진보 정당 운동의 정책 및 교육 활동에 참여해왔으며, 자본주의 위기에 맞선 진보적 사회과학을 재구성하고자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에서 연구 및 출간 사업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레프트 사이드 스토리 : 세계의 좌파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나>, <사회주의>, <장석준의 적록 서재>, <신자유주의의 탄생 : 왜 우리는 신자유주의를 막을 수 없었나>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국가 대 시장 : 지구 경제의 출현>, <안토니오 그람시 : 옥중수고 이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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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불러놓고 '임금 깎자'만 외치는 오세훈, 싸게 쓰자가 답인가

[경제뉴스N시선] 돌봄 노동의 가치부터 재평가를

안진이 더불어삶 대표 | 기사입력 2024.09.03. 05:01:44

월급 238만원' 필리핀 이모님 비싸다더니… '뜻밖의 상황' [이슈+](24.08.21 한국경제)

[사설]외국인 가사도우미·간병인만이라도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24.08.22 한국경제)

'238만원' 필리핀 이모님 월급 깎이나…오세훈 "인하 논의 환영"(24.08.22 뉴스1)

홍콩은 월급 87만원인데…"필리핀 가사관리사, 한국서 더 받아야" 왜?(24.08.04 머니투데이)

2곳 이상서 일 가능해 관리 어려워…아이와 소통도 문제 ['필리핀 이모' 문제점과 해법 (상)](24.08.18 파이낸셜뉴스)

대만·홍콩, 외국인 가사도우미는 '최저임금 적용' 제외(24.08.23 조선일보)

요즘 오세훈 서울 시장이 불만을 많이 표시한다. 지난 2022년 국무회의에서 자신이 제안한 '외국인 육아 도우미' 사업이 정부 정책이 되어 이제 시범사업 시작 단계인데도 만족하지 못한다. 오 시장이 원했던 것은 '값싼 인력'인데 시범사업을 위해 입국한 100명의 필리핀 가사관리사에게 최저임금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오 시장이 다급해진 이유는 또 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 사업이 강남 3구 고소득층에게 혜택을 주는 사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범사업 참여를 신청한 731가구 중 312가구(42.6%)가 소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있는 가구였다. 지난 21일 <한국경제>는 "맞벌이 가정의 가사·돌봄 부담을 덜겠다며 도입한 제도가 결국 '강남'과 '영어'라는 키워드로 함축된 셈"이라고 평했다.

▲오세훈 시장이 8월 23일자로 페이스북에 올린 글. "필리핀 가사도우미는 시범사업을 앞두고 있지만 동일 최저임금 적용으로 높은 비용이 계속 문제로 지적됐다"면서 "가사도우미의 인력난과 높은 비용 때문에 많은 분이 고통을 받고, 혹은 인생의 기회를 포기하고 있다."

돌봄 비용이 부담스러우니 비용을 낮추자, 외국인 노동자를 데려오고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자, 그게 어려우면 사적 계약이라는 방법을 써보자. 지난 3월 한국은행이 내놓은 '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 부담 완화 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 시작된 이야기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일제 맞벌이 부부가 하루 10시간 가사 및 육아도우미를 고용하면 2023년 기준 월 264만 원의 비용이 든다. 왜 하루 10시간을 기준으로 잡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월 264만 원은 30대 가구 중위소득 509만 원의 절반을 넘는 금액이다.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서 한국 정부는 필리핀 정부와 협의를 통해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법적 검토를 거친 결과 필리핀 가사관리사에게도 하루 8시간 기준 월 238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외국인 노동자에게만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할 경우 국적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근로기준법상의 규정과 판례에 위배된다. 국제노동기구(ILO)가 고용과 직업에 있어서 모든 형태의 차별을 철폐할 목적으로 채택한 협약과도 상충된다. 또한 최저임금제가 도입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외국인에게만 그 적용을 배제하는 사례는 없다.

오 시장의 해결책은 "사적 계약의 형태로 사용자가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직접 고용"해서 최저임금 적용을 비켜 가자는 것이다. 서울시는 올해 초에 정부에 공문까지 보내서 사적 계약 형태로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고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비자를 신설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국내 노동법, ILO 협약, 국제 무역 관행을 모두 거슬러가며 오 시장의 편을 드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직도 최저임금 차등 적용에 미련을 못 버린 경제신문들만 이때다 하고 말을 보탠다. <한국경제>는 사설을 통해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이 당장 어렵다면 외국인 가사도우미·간병인의 최저임금 적용 제외 또는 차등 적용부터라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희망사항에 가깝다.

오 시장의 시각에서 본다면 필리핀 가사관리사 사업은 악순환의 고리에 갇혔다. 맞벌이 부부의 돌봄비용 부담 → 외국인 노동자를 도입하자 → ILO 협약 등에 따라 최저임금 차별 불가 → 강남 3구 중산층 이상에게만 혜택 → 외국인 노동자에게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 지급할 방법 찾자 → 개별 가정이 사적 고용하자 → 명백한 차별, 여론의 반발 등 현실적 어려움….

정책이 문제 해결과 멀어져 빙빙 도는 것은 출발점부터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가사 및 돌봄 시장의 현황이 어떻고 구인난은 왜 그렇게 심각한지를 먼저 알아봐야 했다. 돌봄 노동의 가치와 적정임금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했다. 그런데 다 생략하고 '30대 맞벌이 가구의 비용 부담'을 거론하며 임금을 깎자는 이야기부터 했다.

질문 하나. 사람을 싸게 쓰자가 답인가?

사람을 싸게 쓰자는 것은 새로운 주장이 아니다. 한국은 박정희 때부터 줄곧 그렇게 해 오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번에는 해외에서 사람을 100명이나 불러와 놓고 임금 깎자는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으니 기본적인 예의에도 어긋난다.

필리핀 가사관리사의 경우 지금 책정된 임금도 최저임금이다. 오 시장은 여기서 얼마나 더 낮추자는 걸까? 지난 5월 서울시청 브리핑에서 오 시장은 "처음 홍콩·싱가포르에서 얻은 아이디어로는 100만 원에 해결이 가능했습니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홍콩이나 싱가포르의 경우 외국인 가사노동자를 처음 도입한 1970년대부터 형성된 관행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OECD 국가인 한국이 2024년에 그런 관행을 그대로 가져와서 제도화할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다.

저출산 대책을 고민하면서 홍콩과 싱가포르를 모델로 삼는 것도 적절하지 못하다. 홍콩과 싱가포르에는 공적 돌봄 체계가 없어서 개인이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 홍콩과 싱가포르 모두 인구밀도가 높고(홍콩 6,849명/제곱킬로미터, 싱가포르 7,988명/제곱킬로미터) 경쟁이 극심하며 출산율은 낮다(홍콩 2023년 기준 0.75명, 싱가포르 2023년 잠정 기준 0.97명).

그래도 서비스 수요자의 입장에서는 비용이 낮은 게 좋지 않을까? 당장 내는 돈만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돌봄 비용은 뒤집어 생각하면 돌봄 노동자의 ‘임금’이다. 그렇다면 다른 질문도 필요하다. 돌봄 노동은 최저임금 또는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아야 할 정도로 가치가 낮은 노동인가?

시장가치만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아이 돌봄의 경우 2024년 현재 시급이 1만2000원~1만5000원에 형성되어 있다. 이미 돌봄노동의 시장가치는 최저임금 위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업체 수수료 등을 제하고 나면 아이를 돌보는 노동자가 실제로 받는 임금은 최저임금을 밑돌기도 한다. 지난 2022년 6월부터 가사근로자법이 시행되었지만, 이 법은 '정부 인증을 받은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에 직접 고용된 가사노동자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에 국내 가사노동자와 돌봄노동자의 98%는 여전히 4대 보험,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을 적용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돌봄노동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고, 돌봄노동자의 처우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 결과가 돌봄과 간병 분야의 인력난이다. 최근 한국의 고용률이 높게 유지되는 것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업종이 사회복지서비스업이지만, 이 분야에는 사람이 많이 유입되는 만큼 실망하고 떠나가는 사람도 많다. 외국인 노동에 의존하면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할 경우 전반적인 임금 수준이 낮아져서 국내 인력의 이탈은 더 심해질 것이다. 그러면 더 많은 외국인 노동자를 데려와야 하는데, 그게 언제까지 가능할까?

질문 둘. 구인난은 왜 발생하는가?

그래도 비용 부담을 덜어야겠다면 공공서비스에 주목해야 한다. 아이 돌봄의 비용만 따진다면 민간 시장의 돌봄서비스보다 여성가족부에서 운영하는 아이돌봄서비스가 더 저렴하다.

아이돌봄서비스는 소득에 따라 비용이 지원되는 합리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다. 중위소득 150% 이하(가, 나, 다형)가 아닌 가구(라형)이라 해도 기본 이용요금은 2024년 시간제 기본형 기준 시간당 1만1,630원으로 시장가격보다 저렴하다. 영아종일제 서비스와 시간제 서비스가 모두 가능하고, 지난해 12월부터는 긴급돌봄 서비스도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만약 정부와 서울시가 진심으로 중산층과 서민 가구의 돌봄 비용을 걱정했다면 왜 아이돌봄서비스의 확대 개편을 선택지에 넣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수요자 입장에서 아이돌봄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는 이용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 아이돌봄서비스를 4시간 시간제로 신청해 봤지만 아이돌보미와 매칭된 적은 한 번도 없다. 아이가 만 4세가 될 때까지 매칭이 되지 않았으니 그 이후로는 아예 시도하지 않았다. 결국 연회비를 내야 하는 민간 돌봄업체를 이용하고, 때로는 온라인에서 1대 1 채팅으로 도우미를 구하고, 시터 앱도 2가지나 사용했다. 아이돌봄서비스를 통해 정말 좋은 돌보미 선생님을 만난 가정을 주변에서 본 적은 있었다. 딱 한 집만 그랬다. 주 5일 5시간 고용이었다.

지금 돌봄 시장의 구인난은 단순히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에도 원인이 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초등학교가 오후 1~4시에 끝나기 때문에 부모의 퇴근 시간까지 공백이 생긴다. 그래서 민간의 아이 돌봄 수요자가 서비스를 원하는 시간대는 정해져 있다. 주로 오후 시간에 3~5시간의 시간제 돌봄을 원한다. 그런데 노동자 입장에서는 더 일하고 싶어도 하루 3~5시간의 파트타임 일거리만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동시간 등을 고려하면 좋은 조건이 못 된다. 그래서 파트타임 일만 하다가 금방 떠나간다. 공공에서 운영하는 아이돌봄서비스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기 때문에 아이돌보미 수요에 비해 공급이 현저히 모자란다.

▲2024년 기준 아이돌보미의 시간당 기본 시급은 1만110원이다. 아이돌보미가 '시간제 기본형'으로 아동 1명을 주 5일, 하루 4시간씩 돌본다는 조건을 설정하고 활동수당 모의계산을 해봤더니 총 활동수당은 주당 20만2,200원으로 나왔다. 출처: 아이돌봄서비스 아이돌보미 홈페이지

서울시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번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신청 가구 중에서도 68.0%는 하루 4시간 이용을, 13.1%는 하루 6시간 이용을 희망했다. 80% 이상이 하루 4~6시간 시간제로 도움을 받기를 원했던 것이다. 아마도 오후 시간에 신청이 몰렸을 것이다. 그래도 서울시는 어떻게든 가사관리사 100명을 수요자와 매치하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면 아이돌봄서비스 운영 과정에서도 매치에 이 정도로 공을 들여서 수요자 측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돌봄 노동자인 아이돌보미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처우 개선 조치를 적극적으로 시행한다면 공공에서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여지가 충분히 있지 않을까?

질문 셋. 가사인가, 돌봄인가?

이번에 입국한 필리핀 노동자 100명을 부르는 공식 명칭은 '가사관리사'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에서 가사노동자의 새로운 명칭으로 "가사관리사"를 사용하자고 홍보하기 시작했다. "도우미", "아줌마", "이모님" 대신 "관리사님"이라고 불러달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오세훈 시장은 페북에서 "필리핀 가사도우미"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언론은 '필리핀 이모' 또는 '필리핀 이모님'이 들어가는 기사 제목을 뽑는다.

▲2023년 9월 고용노동부가 온라인에 배포한 '가사관리사' 명칭 홍보 자료. 출처: 고용노동부 블로그

필리핀 가사관리사는 기본적으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어기버(Caregiver)'다.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소지한 돌봄자격증(Caregiving NC Ⅱ)은 돌봄 업무와 어린이 발달과정, 응급조치 요령 등에 관한 교육을 780시간 이상 이수해야 취득 가능한 고급 자격증이다. <머니투데이>도 홍콩에서 일하는 필리핀 가사도우미와 이번에 한국에 온 필리핀 가사관리사는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홍콩에 가는 노동자는 '도메스틱 헬퍼(Domestic Helper)'로서 케어기버보다 자격요건이 낮고 관련 교육 시간도 적다는 것이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힘든 이유 중 하나는 가사와 육아를 동시에 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설거지, 쓰레기, 빨래, 청소, 소독해야 할 물건들이 금방 쌓이기 때문에 아이와 눈 맞추고 웃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일을 맡긴다면 아기도 보면서 틈틈이 집안일도 처리해 주기를 바라게 된다. 그러나 그건 돌봄 수요자의 단순한 생각이고,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그런 요구를 들어줄 수가 없다. 어린아이를 돌보다가 잠시라도 눈을 떼고 다른 일을 하면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 이유로 국내 시장에서 가사와 돌봄은 어느 정도 분리되어 있다. 서로 합의해서 아이를 돌보지 않는 시간에 가사 서비스를 일부 제공하는 특별한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돌봄과 가사는 구인 자체가 따로 진행된다. 여유 있는 가정에서는 파트타임 돌봄 서비스와 가사 서비스를 따로 이용한다. 그 정도의 여유가 없는 가정에서는 '3대 이모님'이라 불리는 식기세척기, 건조기, 로봇청소기를 모신다.

한국 고용노동부와 필리핀 이주노동자부가 맺은 양해각서(MOU)에 따르면 필리핀 가사관리사의 기본 업무는 아이 옷 입히기와 씻기기, 기저귀 교체, 음식 먹이기, 아이 방 청소 등 아이 돌봄과 관련된 것들이다. 국내 돌봄 노동자의 업무 범위와도 대략 일치한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필리핀 가사노동자의 업무에 '동거 가족을 위한 부수적이고 가벼운(incidental and light) 가사 서비스'를 추가했다. 정부가 선정한 서비스 중개기관들은 부수적 업무에 어른 옷 세탁과 식기 설거지, 청소기·마대걸레를 이용하는 바닥청소 등이 포함된다고 안내한다.

돌봄과 가사가 모호하게 섞여 있다. 이렇게 되면 가정에서 가사노동을 요구할 경우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어디까지 수용하느냐를 두고 갈등이 생길 여지가 있다. 또 국내 돌봄 노동자와 가사 노동자의 업무 영역에도 다시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 아무리 봐도 정부는 돌봄서비스 시장과 가사서비스 시장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사업을 진행한 것 같다. 그리고 오 시장은 케어기버의 개념도 모르고, 그저 필리핀 노동자가 와서 100만 원쯤 받고 육아와 가사를 다 해주기만을 바라는 것 같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값싼 돌봄이 우리의 목표가 되어버렸다. 돌봄과 관련된 중요한 정책을 논의하면서 아무도 '돌봄 노동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 정반대의 상상을 한번 해본다. 대통령이나 서울 시장이 돌봄 노동자를 직접 만나서 다음과 같은 감사 인사부터 했다면 어땠을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 아이들과 고령자들의 돌봄을 맡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돌봄은 우리 사회를 떠받치는 일이고 미래의 성장 동력을 준비하는 일이다. 말로만 감사하다고 하지 않고, 앞으로 여러분이 일하면서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저임금에 고통받는 일은 없도록하겠다." 이렇게 출발했다면 정책도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다. 너무 이상적인 생각일까?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할 필리핀 노동자들이 지난달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진이 더불어삶 대표

안진이 더불어삶 대표는 더불어삶 회원들과 함께 해고노동자 지원, 인터뷰, 강연 기획 등 노동 현장에 도움 되는 활동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모순을 파악하고 공론화하는 일에도 기여하고 싶어서 경제 뉴스와 각종 문헌을 뚫어져라 들여다본다. <김헌동의 부동산 대폭로>, <톡 까놓고 이야기하는 노동>에 공저자로 참여했다. 더불어삶 뉴스레터 구독 링크 https://livetogether.substa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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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부녀는 '경제공동체', 윤석열 부부는 아니다?

[이충재의 인사이트] 현직 대통령 배우자가 받은 명품백은 뇌물 아니고, 전 대통령 사위 급여는 뇌물이라는 검찰

24.09.03 06:27최종 업데이트 24.09.03 06:55

▲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딸과 함께 '경제공동체'로 엮어 뇌물죄로 기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 연합뉴스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딸과 함께 '경제공동체'로 엮어 뇌물죄로 기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형평성 논란이 제기됩니다. 현직 대통령 배우자가 받은 명품백은 뇌물이 아니고, 전임 대통령의 사위가 받은 급여는 뇌물이라는 검찰의 논리는 일반법 상식으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독립 생계를 유지하는 딸을 경제공동체로 연결시키는 것은 허점이 많다는 지적입니다. 이런 이유로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을 기소하더라도 법원에서 인정될 가능성은 적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검찰이 문 전 대통령 부녀를 경제공동체로 보는 근거는 딸 부부의 생계비를 문 전 대통령 쪽이 일부 부담해왔는데 전 사위인 서씨 취업 이후 이 문제가 해결됐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서씨가 타이이스타젯 전무로 채용된 것 자체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이익이므로, 부녀가 '같은 지갑', 즉 경제공동체에 해당한다는 주장입니다. 검찰은 서씨가 받은 급여 등 2억여원을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액수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법조계에선 검찰의 경제공동체 주장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당초 경제공동체라는 용어는 201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부부 사이를 지칭하면서 처음 사용한 것입니다. 이를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검팀이 박근혜와 최순실 간의 공동정범 성립을 증명하고자 고안한 것인데, 이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얘깁니다. 실제 국정농단 사건 이후 뇌물죄 관련 사건에서 법원이 경제공동체 논리를 수용해 유죄로 인정한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결혼한 자녀가 경제공동체?...곽상도 아들, 1심에서 무죄

가장 큰 쟁점은 문 전 대통령 딸이 결혼 후 독립 생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입니다. 사위 서씨는 타이이스타젯 취업 직전까지 게임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독립 생계를 꾸려갈 벌이가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문 전 대통령 쪽에서 생계비 일부를 지원해줬다고 해도, 미성년자도 아니고 결혼까지 해서 출가한 자녀인데 경제공동체라는 주장은 과도한 법리 적용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해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 50억 뇌물수수 혐의 1심 재판에서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것도 결혼해 독립적 생계를 유지한 아들과 곽 전 수석을 경제공동체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검찰의 문 전 대통령 부녀에 대한 경제공동체 주장은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과 대조된다는 점에서도 논란입니다.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 여사야말로 대법원이 인정한 대로 경제공동체의 전형적인 형태입니다. 최재영 목사가 단순히 가방을 선물한 게 아니고 대통령을 보고 김 여사에게 뇌물을 건넸다면 부부 공동의 이익이라는 점에서 경제공동체 적용을 피해가기 어렵습니다. 대통령 부인은 엄청난 권한을 지닌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한 알선을 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윤 대통령은 박영수 특검에서 최순실에 제공한 뇌물을 박근혜에게도 제공한 것으로 법리를 적용한 당사자입니다. 당시 동원한 경제공동체 논리로 보면 박근혜와 최순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친밀한 관계인지는 따질 필요조차 없습니다. 최순실과 김 여사가 각각 박근혜와 윤 대통령에 미치는 영향을 보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당연한 사실조차 외면한 채 문 전 대통령을 경제공동체라는 억지 논리로 옭아매려는 것은 정치적 의도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지지율 하락 등으로 수세에 몰린 윤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검찰이 국면 전환을 꾀한다는 의심을 거두기 어렵습니다. 온 국민이 목격한 김 여사의 뇌물수수 의혹엔 면죄부를 주면서 전임 대통령과 그의 가족엔 무자비하게 칼을 휘두르는 검찰의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전직 대통령과 그의 딸이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지만 살아있는 권력은 건드리지 못해서야 검찰의 존재 가치가 있을 리 없습니다.

#문재인 #경제공동체 #명품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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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심야노동, 건강에 치명적 위험...정부의 공적 규제 필요”

쿠팡 심야노동 규제 방안 토론회 “새벽배송 위한 사회적 합의 필요”

김백겸 기자 kbg@vop.co.kr

2일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쿠팡 심야노동의 위험성과 공정규제방안 마련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쿠팡 로켓배송을 하던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쓰러져 사망한 가운데 쿠팡의 강도 높은 새벽배송이 노동자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해 연속적인 심야 노동을 금지하는 등 공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쿠팡 심야노동의 위험성과 공정규제방안 마련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쿠팡 로켓배송으로 택배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심야시간 장시간·고강도 노동에 대한 위험성을 지적했다.

발제를 맡은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은 "(쿠팡 택배노동자들이 겪는) 연속되고 고정된 야간노동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문은 찾을 수 없었다"면서 "이게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이건 너무나 해서는 안 되는 노동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도 시행되지 않는 노동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임 원장은 최근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에서 새벽 로켓배송일을 하다 자택에서 쓰러져 사망한 택배노동자 고(故) 정슬기 씨의 사례에 대해 연속적인 야간 장시간 노동과 사망의 관련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 씨는 쿠팡CLS 남양주2캠프에서 새벽 로켓배송을 하다 지난 5월 28일 자택에서 쓰러져 사망했다. 사망원인은 '심실세동'과 '심근경색의증' 등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과로사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정 씨는 평소 오후 8시 30분에 남양주2캠프에 출근해 최대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주 6일을 근무했다. 주 평균 노동시간은 63시간으로, 산업재해 판정기준에 따라 야간노동시간(오후 10시~오전 6시) 30% 할증을 적용하면, 주 평균 노동시간은 77시간 24분이다. 반면 쿠팡CLS 측은 정 씨의 주당 근무시간을 55시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배송지에서 캠프를 3번이나 왕복하는 3회전 배송을 했고, 모든 배송을 오전 7시에 마쳐야 하는 등 노동의 강도도 높았다.

임 원장은 쿠팡 측 주장대로 주당 55시간을 일했다고 하더라도 과로사 문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1주간 평균 60시간을 초과하면 과로사로 인정한다. (근로기준법에 정한) 주당 52시간에서 초과한 시간이 길수록 관련성이 증가한다는 것"이라며 "정 씨는 주당 60시간을 이상 일했고, 쿠팡 측에서 55시간 일했다고 해도 당연히 장시간 노동을 한 다음날에 바로 연속으로 업무를 하는 경우는 (과로사에 대한 가중 요인이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정된 야간노동만 했고, 보통은 월 8일인 휴일이 정 씨는 월 4일인데 휴일이 부족한 업무였다"면서 "또 육체적 강도가 크고,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 원장은 "정 씨의 사망 원인은 급성 심근경색증이다. 정 씨가 41세인데, 40세에서 44세까지 남성 중에서 10만명당 5명 정도밖에 발생하지 않는 아주 희귀하고 드문 질환"이라며 "정 씨는 자기 질환은 없었지만 장시간 노동, 고정되는 야간 노동, 휴일이 부족한 업무, 정신적 균형이 큰 업무 육체적인 강도가 높은 업무 등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장 씨가 겪었던 고정된 야간노동의 위험성에 대해 "야간 노동은 2급 발암물질"이라며 "밤에는 멜라토닌이라는 게 많이 나오는데, 빛 아래 있으면 멜라토닌 생성이 감소된다"면서 "멜라토닌의 감소로 항암 효과가 감소되고, 항상 긴장하는 자세로 몸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체온 감소, 각성 효과 감소, 반응속도 감소, 수면장애, 위장장애, 등 증상이 심야노동을 통해 나타날 수 있다고 임 원장은 설명했다.

임 원장은 "이 같은 조건 내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계속 있다면 계속되는 죽음의 행렬을 우리는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 원장은 쿠팡 택배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위해 최소한 야간노동을 고정적으로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야간노동은 워낙 위험한 노동이지만, 최소한 야간근무와 주간근무를 교대하도록 하고, 8시간 이상 근무를 안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온전히 24시간을 쉴 수 있는 휴일을 제공하기 위해 주 5일제를 도입하는 등 충분한 휴일과 휴식시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씨의 경우 주 1일을 쉴 수 있었지만 아침에 퇴근한 뒤 그 다음날 저녁에 출근하는 휴일이었다. 온전히 하루를 쉬었다고 보기 힘든 휴일이다. 임 원장은 "주 5일제를 해야지만 하루를 온전히 쉴 수 있다"면서 "가능하다면 캠프에 갔을 때 물도 마시고 잠깐 눈도 붙일 수 있게 최소한 30분 정도의 휴식시간 같은 걸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 원장은 이런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적정한 업무량이 얼마인지에 대한 조사·연구 등을 통해 사회적인 공감대를 만들어야 된다"면서 "소비자단체들도 노동자들을 보호하려는 기본적인 생각이 있기 때문에 새벽배송을 줄어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쿠팡 심야노동의 위험성과 공정규제방안 마련 토론회'에서 고 정슬기 씨의 아버지인 정금석 씨가 발언하고 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지난 사회적 합의로 부족...새벽배송 포함한 새로운 사회적 합의 필요"

이어진 토론에서는 쿠팡의 심야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해 제도적인 공적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에서 활동 중인 류현철 일환경건강센터 이사장은 근로기준법 밖에 있는 특수고용노동자까지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쿠팡CLS의 택배노동자들은 형식적으로 개인 사업주다. 사장님이다. 그런데 세상에 어떤 사장님이 매일 밤새도록 개처럼 뛰어다니면서 일하겠느냐"라며 "이런 비상식적이고, 살인적인 야간 노동이 사회적 규제 없이 만연한 상황은 바뀌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노동자들을 포괄할 수 있는, 위장된 자영업자들까지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는지 논의하는 장이 먼저 생겨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쿠팡과로사대책위원회의 전주의 서교인문사회실 연구원은 불안정한 고용 환경이 어쩔 수 없이 심야노동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류산업 등 새로운 산업에서 고정 야간노동이 증가하고, 취약한 노동조합 조직률, 청년·여성 일자리의 취약성 등이 중첩되면서, 노동자가 야간노동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강제적 선택에 놓인다"면서 "서비스직을 중심으로 한 고정 야간노동을 노사자율에 맡기는 것은 취약한 노동자 집단의 생명권의 과도한 수탈를 정부가 묵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야간노동은 2급 발암물질이기 때문에 생명을 위협하는 긴박한 위험으로 간주해서 정부가 작업중지 명령 권한을 확대 적용하는 것도 검토해야 된다"면서 "적어도 과로사가 발생한 사업장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을 게시하는 것과 같은 절차를 도입해서 노동 감독 실태를 개선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정부, 택배사, 노동자 등이 합의했던 사회적 합의가 새벽배송이 등장하기 전에 도출된 것인만큼 새벽배송을 공적규제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선범 택배노조 정책국장은 "지난 2021년 7월에 나온 사회적 합의는 주간 배송에 관한 이야기로, 오후 9시 이후 배송이 금지돼 있다"면서 "새벽 배송이 본격화되지 않았던 시기에 맺어졌던 합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새벽배송이 본격화됐고, 과로사가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사회적 합의가 이 규율하고 있지 못하는 새벽 배송 문제에 대해서 다시 논의를 해야 된다"면서 "쿠팡 외에 다른 택배사들은 쿠팡이 사회적 합의에 불참하면서 발생하는 역차별 문제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인만큼 다 같이 모여서 새벽 배송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최근 쿠팡CLS의 택배기사 사망 사고를 계기로 국토부에서는 쿠팡CLS 종사자의 처우 개선하도록 권고조치를 한 바 있다"면서 "쿠팡CLS에서는 종사자 근로 여건 개선을 위한 대책을 발표한 바 있는 것으로 파악을 하고 있고, (국토부는) 그 대책을 이행토록 철저히 관리 감독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안전보건법에도 야간 근로에 대해서는 주간 노동에 비해 조금 더 규제를 지금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안전보건법을 통해 이 문제를 일률적으로 규제를 하는 게 맞는지 아니면 특별히 야간 배송이 필요한 분야에 한정해서 (규제를) 하는 게 맞는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저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야간 노동에 대해 어떤 식으로 접근을 해야 할지 논의를 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심야노동을 하다 과로로 숨진 노동자의 유족들이 참석해 쿠팡 심야노동에 대한 공적 규제를 호소했다. 고 정슬기 씨의 아버지인 정금석 씨는 "제 아들은 14개월동안 심야에 개처럼 일하다 쓰러졌다"면서 "국회의원과 정부, 시민사회에 호소한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기계처럼 일하다 쓰러진 쿠팡 노동자들이 사람답게 일하는 세상을 만들어 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과로사로 숨진 고(故) 장덕준 씨의 어머니 박미숙 씨도 "지금도 덕준이와 같은 노동자들이 배송 현장에서, 물류센터에서 쓰려지는 죽음의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런 일이 멈추지 않고 반복된다면 4년 뒤 23대 국회에서는 3명의 유족이 똑같이 야간노동을 규제해 달라고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제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달라. 쿠팡의 비인간적 처우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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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장관 인사청문회에 소환된 '계엄령' 음모, "단순한 소문이 아니었다"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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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4/09/03 07:53
  • 수정일
    2024/09/03 07:53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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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  김준 기자
  •  
  •  승인 2024.09.02 18:35
  •  
  •  댓글 0
 
 

계엄, 8년 전에도 음모론 취급
군 동원, 야당 국회 출입 저지
현행범으로 체포해 정족수 미달
민주당, "전자투표 도입해야"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 국회 정기회 제1차 국방위원회의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시스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 국회 정기회 제1차 국방위원회의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시스

김용현 국방부장관 후보 인사청문회에서 가장 큰 쟁점은 ‘계엄령 선포’ 가능성이었다. 여당은 말도 안 되는 음모론으로 치부하지만, 그렇게 보긴 어렵다. 과거에도 음모론으로 취급했던 논란이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연이어 특정세력을 향해 ‘반국가단체’라고 지칭하며 ‘총력대응’까지 언급하고 있다. 동시에 대통령의 최측근에서 심기 경호를 맡아 논란이 됐던, 김용현 경호처장이 국방부장관 후보로 지명됐다. 야당은 “계엄령을 염두에 둔 지명 아니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위원은 김 후보에게 “어제 이재명 대표가 계엄 얘기한 것에 대해 대통령실에서 말도 안 되는 거짓 정치공세다는 입장에 동의하냐” 물었다. 김 후보는 “그렇다”고 답했다. 여당 위원들도 합세해 민주당이 거짓 정치 선동을 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여당은 “과반이 넘는 민주당만으로 계엄 해제가 가능하다”며 근거없는 음모론 취급을 하고 있다. 그러나 2017년 드러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계엄 문건을 보면 단순 음모론으로 치부하긴 어렵다.

우선 계엄이 선포되면 대통령은 지체없이 국회에 이를 통보해야 한다. 이에 국회는 표결을 통해 재적의원 과반으로 계엄 해제를 의결할 수 있다. 이 경우, 대통령은 계엄을 즉각 해제해야 한다.

여당이 계엄령 선포는 음모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계엄 해제 표결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정족수를 미달시키는 계획을 꾸몄다. 

국군기무사령부 계엄대비 문건
국군기무사령부 계엄대비 문건

계엄법 13조는 ‘계엄 시행 중 국회의원은 현행범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당시 계엄령 문건은 ‘시위 참여자들을 현행범으로 규정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시위에 참석한 야당 의원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정족수를 미달시키려 한 거다. 

 

육군에서 탱크 200대, 장갑차 550대, 무장병력 4800명, 특수전사령부 병력 1400명 등을 동원해 계엄군을 구성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이들의 역할은 계엄령이 선포될 경우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을 체포하거나 국회를 물리적으로 통제하는 것이었다. 야당 의원들의 국회 출입 자체를 막으려 한 거다.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민주당은 국회 외부에서 전자투표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2일, 이종배 서울시의원은 정부의 계엄령 준비 의혹은 언급한 이재명 대표를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했다. 

2016년 11월, 당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도 돈다”며 처음 계엄령을 언급했다. 당시에도 여당을 비롯한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는 추 대표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했다. 

당시에는 음모론으로 취급했지만, 정권이 바뀐 뒤, 박근혜 정부의 계엄령 음모는 사실로 밝혀졌다. 이번 정부의 계엄령 역시 단순 음모론으로 취급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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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행동 “100일 안에 윤석열을 반드시 탄핵하자!”…범국민총력운동 선포

이영석 기자 | 기사입력 2024/09/02 [17:09]

   

© 촛불행동

 

2일 오후 3시 20분 촛불행동과 한창민 사회민주당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윤석열 탄핵을 위한 100일 범국민총력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국회 소통관에서 열었다.

 

사회민주당 대표인 한창민 의원은 지난 8월 29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에서 “국민은 초상집인데 혼자 잔치를 벌이고 있는 한 사람을 봤다. 결코 바뀌지 않는 이 정권, 그리고 그 권력 최고의 정점에 있는 권력자의 노골적인 민낯을 봤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살아야 되고, 민생을 살려야 되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살리기 위해서 이제 국민이 결단해야 한다. 그리고 국회도 국민과 함께 결단해야 한다”라며 “오늘 국회 정기회의가 시작되었다. 앞으로 있는 100일, 우리 국민들과 함께 그 길을 뚜벅뚜벅 힘차게 가겠다”라고 밝혔다.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오늘 우리는 윤석열 탄핵 100일 범국민총력운동을 선포”한다면서 “국민들은 준비가 끝났다. 그 준비를 탄핵 집중총력운동으로 모아내기 위한 탄핵 100일 작전을 기세 높고 강력하게 수행할 것이다. 지난 2년 간의 거리 투쟁의 성과를 범국민적 항쟁의 수단으로 태세 전환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계각층 시민사회와 정치권 모두 굳게 단결하여 탄핵 전선에 합류, 거대한 바다가 되어 단호하게 역사를 바꿔내자”라고 강조했다.

 

구본기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위기감을 느낀 윤석열 정부가 최근에 위기를 타파해 보고자 마지막 발악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대대적인 공안몰이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야기 나오고 있는 계엄령도 그 일환으로 보여진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미 경찰이 시민들을 향해 폭력을 행사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근혜 정권 탄핵 정국보다 지금의 윤석열 탄핵 정국에서의 야당 국회 의석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즉 박근혜 탄핵보다 윤석열 탄핵이 훨씬 더 쉽다”라면서 “100일 안에 끝장내겠다”라고 밝혔다.

 

윤경애 송파촛불행동 대표와 윤경황 종로성북동대문촛불행동 대표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촛불행동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민심은 확고히 탄핵”이라며 “정치, 언론, 진보단체 등 각계에서 범국민 탄핵 항쟁의 기운이 높아지고 있다. 주권자의 힘으로 100일 안에 윤석열을 반드시 탄핵하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탄핵은 대세이며 제도적 절차만 남았을 뿐이다. 22대 국회는 민심을 받들어 즉각 윤석열 탄핵소추안을 발의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문]

 

100일 범국민총력운동으로 올해 안에 윤석열을 기필코 탄핵합시다!

 

22대 정기국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촛불행동은 윤석열 탄핵을 위한 100일 범국민총력운동에 돌입했습니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이후 대한민국은 총체적 위기 상황입니다. 부정부패와 국정농단, 친일매국 굴종외교, 전쟁위기, 민생파탄 등 연일 사건과 사고입니다.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습니다.

 

민심은 확고히 탄핵입니다. 탄핵국회를 만들기 위해 총선승리를 만들어냈고, 143만 탄핵 청원 운동을 통해 탄핵을 대세로 만들었습니다. 윤석열이 무슨 짓을 하던 탄핵민심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제 윤석열의 지지율은 고작 23%입니다.

 

확고한 탄핵민심은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정치, 언론, 진보단체 등 각계에서 범국민탄핵항쟁의 기운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주권자의 힘으로 100일 안에 윤석열을 반드시 탄핵하자!

탄핵은 대세이며, 제도적 절차만 남았을 뿐입니다. 22대 국회는 민심을 받들어 즉각 윤석열 탄핵소추안을 발의해야 합니다.

 

촛불행동은 100일 범국민총력운동에 돌입하며 254개 지역구 국회의원들에게 탄핵소추안 발의에 동참하라는 유권자 서명운동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시작했습니다. 이 서명운동의 열기를 모아 전국 각지에서 지역별 탄핵 유권자대회를 진행합니다.

매주 주말 촛불대행진은 물론, 9월과 10월, 11월 전국집중촛불대행진은 더 많은 단체와 정당, 시민들과 함께 더욱 큰 규모로 진행할 것입니다.

또한 촛불행동과 함께하는 국회의원 모임을 정식 발족하고 탄핵소추안 발의에 돌입할 것입니다.

탄핵기금 5억 모금운동과 매주 목요일 용산에서 윤석열 탄핵 목요 촛불을 비롯하여 전국이 탄핵으로 물결치게 만들기 위해 탄핵 스티커 행동, 탄핵 현수막 행동, 탄핵 시국선언 등의 범국민운동도 진행할 것입니다.

 

국회는 민심을 받들어 윤석열을 즉각 탄핵하라!

이제 탄핵을 완성 시킬 시간입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탄핵으로 모이고, 탄핵으로 단결합시다!

전 국민이 떨쳐나서 100일 안에 윤석열을 기필코 탄핵합시다!

 

2024년 9월 2일

촛불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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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 지지율 23%...친일인사 기용 의료대란, 국민이 버리고 있다

 
민주, 정당지지도 국힘에 역전...民 31% 국 30%
 
임두만 | 2024-09-02 09:55:31  
 

尹 대통령 지지율 23%...친일인사 기용 의료대란, 국민이 버리고 있다

가까스로 20%대 후반을 지키던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다시 23%로 떨어졌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하면서 나타난 4월 3주 지지율 23%와 동일하며 5월 5주 21%에 이은 두번째로 낮은 지지율이다.

이는 6개월 째 이어진 의료대란과 뉴라이트 논란에도 불구하고 임명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노골적 친일파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임명 등 친일인사 기용 때문으로 보인다.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잘하고 있다’ 23%, ‘잘못하고 있다’ 66%

▲ 도표제공, 한국갤럽 ©

30일 한국갤럽은 “2024년 8월 다섯째 주(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현재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23%가 긍정 평가했고 66%는 부정 평가했으며 그 외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4%, 모름/응답거절 7%)”고 발표했다.

이날 갤럽 조사 발표를 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인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지난주 27%에서 4%p하락한 23%다. 나아가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부정평가는 지난주 63%에서 3%p오른 66%다. 이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해 비판적으로 돌아선 국민이 1주일만에 7%p나 된다는 것이다.

이들 23%의 윤 대통령 지지자 그룹은 현재 윤 대통령이 현재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국민의힘 지지자(57%), 70대 이상(50%) 단 2그룹 뿐이다.

특히 지금까지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불리던 성향 보수층, 연령별 60대, 지역별로 대구/경북, 나아가 우호적 지지층이었던 부산/울산/경남 등의 계층이 모조리 등을 돌리고 있다. 즉 지지층보다 비토층이 더 많은 것이다. 

▲ 도표제공, 한국갤럽    

여기에 질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층은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지지자(90%대), 연령별로 40대(84%), 30대(76%), 20대(73%), 50대(71%), 지역별로 광주/전라(86%), 인천/경기(70%), 정치성향별로 진보층(89%) 중도층(70%) 등에서 모두 70%를 넘기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윤 대통령에 비판적 여론이 들끓고 있는 이유는 직무 수행 부정 평가자 659명의 자유응답에서 보듯 ‘경제/민생/물가’(14%), ‘의대 정원 확대’, ‘소통 미흡’(이상 8%), ‘독단적/일방적’, ‘전반적으로 잘못한다’(이상 7%), ‘일본 관계’, ‘외교’(이상 5%), ‘인사(人事)’(4%), ‘경험·자질 부족/무능함’, ‘김건희 여사 문제’(이상 3%) 등이다.

즉 친일인사 기용문제로 비판적이 된 것으로 보이는 ‘일본 관계’, ‘외교’(이상 5%), ‘인사(人事)’(4%)를 지적한 계층이 9%이고, 의료대란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 ‘독단적/일방적’, ‘전반적으로 잘못한다’(이상 7%), ‘의대 정원 확대’, ‘소통 미흡’(이상 8%) 합이 15%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윤 대통령에게서 민심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즉 국민이 윤 대통령을 버리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날 갤럽은 2024년 8월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의 평균치를 25%로 발표했다.

▲ 도표제공, 한국갤럽    

이날 갤럽은 “현 정부 출범 이래 월별 통합 대통령 직무 긍정률 흐름을 보면 2022년 6월 평균 49%에서 7월 32%, 8~11월 20%대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2023년은 1월 36%로 출발해 4월 30%, 5월 이후 30%대 초중반을 오르내리며 횡보했으나, 2024년 4월(총선 후) 급락해 5개월째 20%대”라며 “성·연령별로 보면 2022년 6월에는 20·30대 남녀 간 대통령 평가가 상반했으나(남성은 긍정적, 여성은 부정적), 그해 7월 이후로는 남녀 모두 부정 평가 우세로 방향성이 일치한다”고 전했다.

이 조사는 한국갤럽 자체조사로 2024년 8월 27~29일까지 사흘간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에서 무작위 추출한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했다(응답률: 12.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더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에 있다.

 


 

민주, 정당지지도 국힘에 역전...民 31% 국 30%, 8월 통합 양당 모두 31%

더불어민주당이 한국갤럽이 실시한 전화면접 조사의 정당지지도 조사에서도 국민의힘에 미세하지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8.18 전당대회를 통해 이재명 지도부를 완성하고 新 지도부가 대국민 이미지 전환에 나선 가운데, 국민의힘은 채상병 특검, 김건희 여사 검찰 무혐의, 의정갈등을 두고 한동훈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이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기 대문으로 보인다.

정당 지지도: 국민의힘 30%, 더불어민주당 31%, 조국혁신당 7%, 무당(無黨)층 26%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은 30일 “2024년 8월 다섯째 주(27~29일) 현재 지지하는 정당은 국민의힘 30%, 더불어민주당 31%, 조국혁신당 7%, 개혁신당 2%, 진보당 1%, 이외 정당/단체 2%,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無黨)층 26%”라고 밝혔다.

▲ 도표제공, 한국갤럽    

이날 갤럽이 공개한 여론조사 도표에 따르면 지난주 정당 지지율에서 32%로 31%의 지지율을 보였던 민주당이 1%p 앞섰던 국민의힘이 이번주 2%p하락하면서 31% 그대로의 지지율을 보인 민주당에 1%p 뒤진 결과가 나왔다.

이로 보면 양당 중 지난주 정치권 변화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이 이탈했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는 앞서 언급한대로 현재의 정치현안에서 용산 대통령실과 여의도 국민의힘이 엇박자를 내고 있는데 대한 지지층의 이탈로 보인다.

이와 관련 갤럽은 “국민의힘 경선 기간인 7월 한 달간 벌어졌던 양대 정당 지지도 격차가 지난주 비등한 구도로 되돌아갔다"며 "성향별로는 보수층의 61%가 국민의힘, 진보층에서는 51%가 더불어민주당, 15%는 조국혁신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즉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창당한 개혁신당이 보수정당으로 있기는 하지만 지지율이 2%에 그치는 미미한 추세인 바, 사실상 단일 보수정당임을 알 수 있는 국민의힘 고정 지지층인 보수층 지지율이 61%에 그치고 있는 점이 보수층 이탈로 보인다는 것이다.

▲ 도표제공, 한국갤럽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 도표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역별로 기존 텃밭인 광주/전라(60%)의 지지율을 제외하더라도 서울(민 32%, 국 30%), 인천/경기(민 33%, 국 26%) 등 수도권은 물론 중부권인 대전/충청(민 27% 국 26%)도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앞선다.

또 연령별로도 20대(민 25% 국 16%), 30대(민 29% 국 22%), 40대(민 48% 국 13%), 50대(민 31% 국 31%) 등에서 앞서거나 동일한 반면 국민의힘은 60~70세대에서만 고정 민주당에 앞서고 있다. 그리고 중도층에서는 국민의힘 24%, 더불어민주당 32%, 조국혁신당 6%,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가 31%로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앞선다.

한편 이날 갤럽은 2024년 8월 정당 지지도와 관련 양당 공히 31%임도 밝혔다.

▲ 도표제공, 한국갤럽    

이날 갤럽은 “2024년 8월 통합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각각 31%, 조국혁신당 8%, 개혁신당 2%, 무당층 24%”라며 “총선 전후 양대 정당 지지도는 비슷하지만, 3월 조국혁신당 등장으로 범야권이 확장·분화했고 7월은 여당 전당대회 주목도가 높았다”고 지지율 분석표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현재의 정당지지도 흐름에 대해 “20·30대에서는 무당층이 가장 많은 가운데 여성은 더불어민주당, 남성은 개혁신당 지지세가 두드러진다”고 밝히고 “40대 이상에서는 성별 정당 지지 구도가 유사하다”며 “민주당은 20~40대, 국민의힘은 60대 이상에서 상대적 강세”라고 분석했다.

이 조사는 한국갤럽 자체조사로 2024년 8월 27~29일까지 사흘간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에서 무작위 추출한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했다(응답률: 12.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더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에 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28&table=c_flower911&uid=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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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향한 검찰 칼날에 한겨레 “김건희는 뭉개면서 낯 뜨겁지 않나”

[아침신문 솎아보기] 검찰, 문재인 뇌물 혐의 피의자로… “억지 수사”

조선일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직접 받은 돈 없는데도 감옥 갔다”

11년 만에 열린 여야 대표 회담, 동아일보 “용산, 회담 결과 존중해야”

기자명윤수현 기자

  • 입력 2024.09.02 07:36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9년 11월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 뒤쪽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 연합뉴스

검찰의 칼날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을 뇌물 혐의 피의자로 보고, 지난달 30일 문 전 대통령 딸 문다혜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이를 두고 한겨레·경향신문은 검찰이 억지 수사에 나섰다고 지적했으며, 검찰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에 무혐의 결정을 내려 비판 여론이 높아진 상황에서 전 대통령 수사 속도를 내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는 이상직 전 의원이 설립한 저가 항공사 타이이스타젯 전무이사로 영입돼 2018년 7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일했다. 검찰은 문다혜씨 부부가 문 전 대통령에게 사위 취업 전까지 생활비를 받고 있었던 만큼, 사위의 취업이 뇌물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문 전 대통령 수사를 둘러싼 주요 일간지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친윤 이창수 전주지검 부임 후 속도”… “일반 법상식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워”

한겨레는 사설 <‘김건희 사건’ 뭉개면서 또 전 정권 수사, 낯 뜨겁지 않나>에서 “현 정권 출범 2년 반이 되도록 전 정권 수사에만 매달리는 검찰이 과연 정상인지부터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친윤’인 이창수 지검장이 (전주지검에) 부임한 지난해 말부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5월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돼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무혐의 처분을 주도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권력 앞에선 꼼짝도 못 하면서 그 반대편을 향해선 먼지털기식 수사를 일삼으니, 검찰이 어떤 수사·기소를 해도 불신받는 지경에 이른 것”이라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사설 <‘사위 월급이 뇌물’이라는 검찰의 문 전 대통령 억지 수사>에서 “살아 있는 권력은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하는 검찰이 ‘죽은 권력’을 겨냥해 2년 넘도록 억지 수사를 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현직 대통령 배우자가 받은 명품가방은 뇌물이 아니고, 전임 대통령의 사위가 받은 급여는 뇌물이라는 검찰의 논리는 일반 법상식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9월2일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반면 조선일보는 사설 <‘文 가족 비리’ 감싸려면 ‘朴 경제 공동체’ 판결문부터 보라>에서 “(문 전 대통령 수사가 정치 보복이라는 민주당) 주장을 보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박 전 대통령은 직접 받은 돈이 한 푼도 없는데도 최순실씨와 ‘경제 공동체’로 엮여 감옥에 갔다”며 “일반적으로 ‘경제 공동체’는 부부와 같은 가족을 이른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와 가족이 아닌데도 최씨가 딸을 위해 받은 돈 때문에 뇌물 유죄가 됐다. ‘경제 공동체’라면 문 전 대통령과 딸 관계가 박 전 대통령과 최씨보다 더 가까울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문재인 정권은 집권 후 전 정권을 먼지 털 듯 수사해 2명의 전직 대통령 등을 구속했다. 민주당 사람들은 문 전 대통령 관련 수사에 대해 ‘정치 보복’이라고 따지기 앞서 두 전직 대통령의 판결문을 읽어볼 일”이라고 밝혔다.

▲9월2일 조선일보 6면 갈무리

조선일보는 6면 <“김정숙, 친구에 5000만원 주며 딸에게 부쳐달라 했다”>에서 김정숙 여사 지인이 문다혜씨에게 5000만 원을 송금해 검찰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중간에 사람을 끼워 돈거래를 하는 것은 보통 돈의 출처를 감추려고 ‘돈세탁’을 할 때 쓰는 방법”이라는 검사장 출신 변호사 인터뷰를 전했다.

중앙일보·국민일보 등은 검찰이 정치보복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엄정한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피의자 문재인’ 적시…검, 공정하고 원칙 있는 수사 하길>을 내고 “이 사건의 구조는 비교적 단순하고, 고발된 지도 3년이 넘었다. 의혹이 있다면 서둘러 조사해 기소하거나 혐의가 잡히지 않으면 신속히 종결해야 했다”며 “ 수사를 질질 끌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서야 갑자기 속도를 내기 시작했으니 나빠진 여론을 돌리기 위한 국면전환용이란 뒷말이 나오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9월2일 한국일보 사설 갈무리

한국일보는 <결국 文 전 대통령도 수사, 논란 없게 신속·공정해야> 사설에서 “정권 초기엔 뭉개고 있다 지금에서야 갑자기 먼지떨이식 수사에 나서는 것도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권력이 여론에서 고립되는 등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 역시 수사 명분인 범죄척결의 순수성을 믿기 어렵게 한다”며 “김건희 여사가 관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의 지지부진, 명품백 수수에 대한 무혐의 결론에 여론 비판이 커지는 시점에 이렇게 수사 속도를 내는 게 단지 우연이라고 보는 국민이 얼마나 되겠나”라고 했다.

국민일보는 <‘피의자 문재인’ 압수수색… 정치보복 오해 사지 않아야> 사설을 통해 “검찰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정치보복이라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혐의 사실을 입증할 증거를 밝혀 엄중하고 신속하게 수사를 마무리하기 바란다”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채상병 특검법,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논의하는 여야 대표 회담에 앞서 발언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능성과 한계 보여준 여야 공식회담 “용산도 힘 실어야”

여야 대표의 공식 회담이 11년 만에 열렸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쟁점 현안에서 구체적 합의를 하진 못했으나 ‘민생공약 협의 기구’를 구성하기로 하며 대화를 이어 나가기로 했다. 여야 대표들이 대화에 나서려고 시도한 것 자체가 긍정적이라는 언론의 평가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양당 대표들이 쟁점 현안에 대해 합의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향신문은 1면 <채 상병 특검도 의료대란도 ‘빈손’>에서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의료대란 대응,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 금융투자소득세 등에 대한 이견만 확인하거나 구체적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사실상 ‘빈손’ 대표회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기대 못 미친 여야 대표회담, ‘의료대란’ 대처라도 힘 모아야>에서 “민생은 힘겨운데 갈등만 하는 무기력한 정치의 돌파구를 기대했던 국민들로선 아쉬움이 크다”며 “민생의 책임감을 느낀다면 두 대표는 이번 만남을 끝이 아닌 시작으로 삼아 정치 복원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9월2일 중앙일보 1면 갈무리

중앙일보는 여야 대표가 대화 복원을 시작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중앙일보는 1면 <여야 대표 174분 회담 대화 복원 첫발은 뗐다>에서 “양당 대표의 시각차는 컸으나 공동의 관심사와 접점은 분명히 존재했다. 11년 만에 이뤄진 여야 대표회담에서 정치 복원의 싹을 찾아볼 수 있던 이유”라며 “회담 시작부터 두 대표는 확고한 정치 복원 의지를 드러냈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현안 합의 못한 여야 대표, 정치복원 물꼬는 살려라>에서 “최대 이슈에 이견을 확인했지만 공통공약 즉각 실행방안 등 민생과 직결된 우선 과제에 합의를 이룬 건 절망을 덜게 한다”며 “여야 대표 간 공식회담이 열린 자체가 2013년 이후 11년 만이다. 협치가 실종된 여의도에 정치 복원의 계기가 되도록 모두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바란다”고 했다.

▲9월2일 동아일보 사설 갈무리

동아일보는 <韓·李 민생 공통 공약 추진 기구 합의… 이에 용산도 힘 실어야> 사설을 통해 “한 대표가 대통령실과의 관계 재정립을 추진한다지만 그렇다고 국정의 한 축으로서 대통령과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낼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런 처지에서 여야 대표가 국가적 현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고 추석 응급의료체계 구축을 정부에 함께 주문한 것은 주목할 대목”이라며 “대통령실과 정부도 이런 회담 결과를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좌파 방송 장악” 주장하는 사람이 만든 역사교과서는

한국학력평가원의 고등학교 역사교과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경향신문은 1면 <“좌파들이 방송 장악” “일제가 만행?” 이런 사람들이 역사교과서 만들었다>에서 “친일 인사·이승만 독재 옹호, 일본군 ‘위안부’ 축소 서술을 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한국학력평가원 고등학교 역사교과서 필진이 뉴라이트 성향에 가까우며 교과서에도 이 같은 인식을 반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과거 ‘좌파 성향 인물이 방송 미디어에 진출해 각 분야를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한 인사가 교과서 필진에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9월2일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경향신문은 사설 <‘뉴라이트’ 교과서 검정 통과, 역사교육 우경화 우려한다>를 내고 “처음 검정을 통과한 ‘한국학력평가원’ 교과서는 역사교육 우경화 징후를 보여준다. 이 교과서는 이승만·박정희의 공을 부각한 반면 일본군 ‘위안부’ 기술을 축소하고 ‘친일’을 희석했다”며 “세월호 참사에 대해 선장 유죄 선고 사실, 검찰 수사 결과 등을 나열하면서도 국가 책임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집필자 중 한 명이 교과서 검정을 앞두고 이주호 교육부 장관 보좌관이 된 것으로 나타나 검정 신청 자격 시비도 일고 있다”며 “역사 연구의 다양성은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독립운동가와 독립운동의 역사를 존중하고, 국가 건설이나 근대화에 공이 있다고 하더라도 독재의 역사를 미화해서는 안 된다는 이 사회의 합의된 원칙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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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배 협동의 경제학] 윤석열의 반국가 세력 타령이 진짜 코미디인 이유

  • 행 2024-09-02 07:21:21
  • 이완배 기자 peopleseye@
  • 2022년부터인가? 윤석열 대통령이 하도 아무 데나 반국가 세력을 같다 붙이기에 나는 내심 ‘나 정도면 반국가 세력에 포함되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난달 을지 국무회의에서 그가 “우리 사회 내부에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반국가세력들이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다”고 씨불이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 나는 일단 아니구나 하는 확신을 얻었다.

    왜냐? 난 암약(暗躍)을 한 적이 없거든. 암약이란 ‘어둠 속에서 남들 모르게 맹렬히 활동함’이라는 뜻인데, 나는 내 맹렬한 활동을 다 남들이 알게 했다. 나는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도 알아줬으면 하는 스타일이라 글을 쓰건 방송을 하건 다 공개된 자리에서만 했다.

    물론 친구도 별로 없고 혼자 뒹굴거리는 걸 좋아해서 집에서 혼술을 많이 하긴 했다. 기분 좋으면 불 끄고 노래 들으면서 홀짝이기도 했고. 그런데 설마 집에서 어둡게 하고 술 좀 마셨다고 그걸 암약이라고 부르진 않을 것 아닌가? 그래서 ‘암약’이라는 조건에 해당이 안 되므로 난 일단 반국가 세력이 아니다.

    말의 앞뒤도 못 맞추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기록을 찾아보니 생각이 또 바뀌었다. 작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윤석열이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 치고 있다”고 말한 기록을 확인한 것이다.

    이번에 암약이 아니라 활개를 친단다. 잘 못한 게 없으니 나는 어디 다닐 때 어깨도 좀 펴고 당당하게 다니는 편이다. 그러면 나도 비교적 활개를 치는 쪽이므로 반국가 세력 자격이 생겼나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묻는다. 도대체 이 나라의 반국가 세력은 암약을 하고 있다는 거냐? 활개를 치고 다닌다는 거냐? 정의를 정확히 해야 내가 반국가 세력인지 아닌지 인식을 할 것 아니냔 말이다.

    별 시답잖은 말꼬리를 잡는다고 비판하지 말라. 사실 이건 매우 중요한 문제다. 왜냐하면 대통령이 시도때도 없이 반국가 세력 타령을 하는데 그게 광복절 경축사에 2년 연속으로 등장해야 할 정도로 중요한 이야기인지 아닌지를 국민이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라. 윤석열의 말에 따르면 이 나라에 반국가 세력 문제는 대통령이 시도때도 없이 언급해야 할 정도로 준엄한 문제다. 그러면 그걸 왜 안 잡는데? 잡아야 할 것 아닌가? 무려 반국가 세력인데! 심지어 활개까지 치고 다니는데 그걸 안 잡으면 그게 대통령이냐? 좀 잡아라.

    그러면 그러겠지. 걔들이 암약을 하고 있어서 못 잡는다고. 그러면 또 물어보자. 너무 암약을 잘 해서 도대체 어디 숨어있는지 모르겠는 그 반국가 세력이 그렇게 많다는 건 또 어떻게 알았는데? 숨어서 안 보인다매?

    그러면 그러겠지, 반국가 세력이 활개를 치는 건 다 아는 사실이라고. 아니, 다 아는 사실이면 좀 잡아! 활개까지 치고 다니는데 그걸 왜 못 잡아? 그러면 또 그러겠지. 암약을 하고 있어서 잡기 힘들다고. 그렇게 암약을 잘 하는데 그런 게 있다는 건 또 어떻게 알아? 그러면 또 그러겠지. 그들이 존재하는 건 기정사실이라고. 내가 다 안다고. 아니 너님이 그렇게 잘 알면 좀 잡으라니까!

    벌써 말의 앞뒤가 하나도 안 맞는다. 나는 이념투쟁이 벌어졌을 때 양쪽에서 나오는 말이 꽤 험악할 수 있다는 걸 인정하는 사람이다. 원래 이념투쟁이란 게 그런 면이 좀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최소한의 앞뒤를 못 맞추는 비논리가 나오면 짜증부터 난다. 나와 뜻이 달라도 말의 앞뒤가 일단 맞으면 반박과 재반박이 가능하다. 그러면서 이념투쟁은 결론을 향해 전진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 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 2024.08.29. ⓒ뉴시스

    그런데 윤석열의 반국가세력 이야기처럼 말의 앞뒤가 안 맞으면 해결책이 없다. 반국가 세력이 그렇게 활개를 치면 잡아야 한다. 못 잡는 이유가 그들이 어디 숨어있는지 모르는 거라면, 그런 존재가 활개를 친다고 주장해서는 안 된다. 지도 어디 있는지 모르면서 국민들보고 그런 게 어딘가에 있고 엄청 위험한 존재라고 떠들면 그게 말이냐? 항문에서 새어나오는 가스냐?

    인지적 유창성

    내가 정치 지도자들이 절대 삼가야 하는 태도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게 한 줄 요약으로 세상을 다 설명하려는 것이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걸 인지적 유창성(cognitive fluency)이라고 부른다. 인지적 유창성이란 “사람의 뇌는 문제를 쉽게 처리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뜻이다. 어려운 설명과 쉬운 설명이 있을 때, 뇌는 본능적으로 쉬운 설명을 택한다는 이야기다.

    이유는 이렇다. 어려운 해답이 제시되면 뇌는 그것을 해석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쓴다. 반면 제시된 해답이 간단하면 뇌는 에너지를 거의 소모하지 않는다. 그래서 뇌는 본능적으로 간단하고 쉬운 설명을 좋아하고, 간단한 해답이 진실이라고 착각한다.

    예를 들어보자. 조선시대 민중들이 가뭄으로 농사를 망쳤다. 이러면 가뭄이 들었을 때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하는지 정부가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야 한다. 이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울 수 있다.

    문제는 사람들이 그런 복잡한 설명을 싫어한다는 데 있다. 그래서 왕이 해법을 들고 나온다. “이 모든 게 다 짐이 부덕한 탓이니라!” 이런다. 그래서 나온 결론이 왕이 며칠 밤을 지새우며 기우제를 지내는 거다. 듣기는 쉬워도 이런 건 절대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내가 야구를 좋아해서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응원하는 팀이 지면 감독 사퇴하라는 목소리가 커뮤니티에 넘친다. 이 모든 게 감독 탓이라는 거다. 하지만 그 팀이 그날 진 이유는, 혹은 그 팀이 그 시즌에서 못하는 이유는 매우 복합적이다.

    문제를 제대로 해석해야 해법도 정확해진다. 하지만 뇌는 “이 모든 게 감독이 개자식이어서”라는 간단한 설명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감독을 시도때도 없이 바꿔봐야 팀 사정은 절대 개선되지 않는다.

    정치인들은 이런 유혹에 빠지기 쉽다. 뭐든 한 줄로 요약해서 대충 퉁치면 사람들이 알아서 그걸 이해해 주는 게 편하다. 윤석열은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거나 위기 국면 때마다(3년 내내 곤두박질이긴 했다) 반국가 세력 타령을 한다. 그런데 그게 어떻게 진실일 수 있나?

    하여간 윤석열은 무능한데다 불성실하고, 황당할 정도로 비논리적이기까지 하다. 암약을 했다는 건지 활개를 쳤다는 건지 자기도 잘 모르는 그 반국가 세력이 당최 어디 붙어 있는지 우리도 좀 알자. 그걸 그렇게 못 잡는 윤석열은 뭐든 부여잡고 반성부터 좀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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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특활비' 불법의혹 셋, 검찰총장 후보는 답하라

3일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합니다

24.09.02 07:10최종 업데이트 24.09.02 07:10

▲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가 지난 8월 12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8월 29일, 집에 와 보니 9월 3일 열리는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달라는 출석요구서가 도착해 있었다. 그 전에 메일로도 출석요구서를 전달받았다.

참고인 신문 요지는 '검찰 특수활동비 관련 검증'이라고 되어 있었다.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하는 것은 처음이라서, 발언할 기회가 얼마나 주어지는지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최대한 질의에 성실하게 답하려고 한다.

심우정 인사청문회에서 따질 특활비 '포인트'

필자가 생각하기에 심우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검찰 특활비와 관련해서 따질 부분은 크게 두 가지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검찰총장이 되면 특수활동비를 사용하게 될텐데 ▲ 과거의 특활비 관련 불법의혹에 대한 입장은 무엇이고 ▲ 본인은 어떻게 특활비를 사용할 것인지에 관한 내용이다.

과거의 특활비 관련 불법의혹 중엔 수사가 필요한 부분들이 많다. 지금도 대검찰청에는 필자와 시민단체들이 재항고를 한 '특활비 자료 불법폐기 의혹' 사건이 계류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 건은 2017년 상반기까지 검찰 특수활동비 자료를 전국 59개 검찰청에서 무단폐기한 사건이다.

지난 1월 16일 시민단체들이 고발했지만 서울중앙지검이 불기소를 해서, 항고를 거쳐 재항고를 한 사건이다. 그래서 지금 대검찰청에 재항고 사건이 계류되어 있다. 여기에 대한 심우정 후보자의 입장은 무엇인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명백한 불법폐기가 검찰조직 내부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졌는데, 아무도 사과를 하지 않았고 수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공기청정기 렌탈비, 상품권 구입, 기념사진 촬영비용부터 시작해서 명절 떡값, 퇴임(이임) 전 몰아쓰기, 자의적인 격려금 지급 등 지금까지 드러난 각종 불법 및 세금오·남용 의혹들에 대한 심우정 후보자의 입장도 밝혀야 할 것이다. 또 이원석 현 검찰총장이 지난해 6월 전국 검찰청 민원실에 격려금 명목으로 특활비를 뿌린 사건에 대한 입장도 밝혀야 할 것이다.
 

▲ 지난 8월 29일, 오는 9월 3일 국회에서 열리는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달라는 출석요구서를 받았다. ⓒ 하승수


윤석열 특활비 불법의혹에 대한 입장도 밝혀야

또한 지금까지 대검찰청 내부에서 반복적으로 이뤄진 '현금저수지 조성'에 대한 심우정 후보자의 생각도 밝혀야 한다. 지금까지 드러난 내용을 보면, 대검찰청 운영지원과에서 거액의 특활비를 현금화해서 검찰총장 비서실로 전달한 후에, 검찰총장이 임의로 특활비를 사용해 왔다. 이런 '현금저수지 조성'은 편법은 물론이고 위법으로 볼 여지도 상당하다.

윤석열 대통령도 검찰총장 시절에 이런 식으로 거액의 현금저수지를 조성해서 사용했다. 그 금액이 17개월 동안에만 무려 70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대한 심우정 후보자의 입장을 밝히는 것은 물론이고 본인도 이런 식으로 특활비를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혀야 한다. 이는 2025년부터 검찰 특활비를 폐지할 것인지 여부와 관련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전임 검찰총장인 윤석열 대통령의 특활비 관련 불법의혹들에 대한 입장도 밝혀야 할 것이다. ▲ 윤석열 전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에 4번의 명절을 앞두고 2억 5천만원을 '명절 떡값'으로 뿌렸다는 의혹 ▲ 대전지검에서 수사중이던 월성 원전 사건과 관련해서 윤석열 총장이 거액의 특활비를 지급했고 이를 받은 수사팀이 무리하게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을 구속기소했다가 무죄판결이 나온 의혹 ▲ 윤석열 총장 시절 검찰 특활비 정보공개소송이 제기되자 수천쪽의 서류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정보부존재'를 주장하는 허위공문서를 작성하여 법원에 제출했다는 의혹 등등 윤 대통령과 관련된 불법 및 세금·오남용 의혹들이 무수히 많은 상황이다.
검찰총장 후보자라면 당연히 여기에 대한 견해를 밝혀야 한다.
 

▲ 윤석열 검찰총장이 2019년 10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에 참석하고 있다. ⓒ 이희훈


심우정 본인의 특활비 의혹들

한편 <뉴스타파>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도 특활비를 지침에 맞지 않게 오·남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심 후보자가 서울동부지검장 시절, 자신에게 주어진 검찰 특수활동비를 명절 직전과 연말에 집중적으로 몰아 쓴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특수활동비를 기밀수사 같은 특수활동이 아니라 '명절 떡값'과 '연말 격려금'으로 오·남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는 것이다. 또한 법무부 차관 시절 법무부 장관 특활비 정보공개청구가 접수되자 심우정 후보자가 정보공개를 막았다는 의혹도 있다. 심 후보자는 본인에게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해명해야 한다.

또한 국회는 심우정 후보자의 해명이나 의견이 납득할 만한 것이 아닐 경우 그에 대해 엄중한 의견을 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검찰 특활비를 둘러싼 각종 불법의혹들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2025년 예산부터 검찰 특활비를 폐지하는 것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다른 기관이나 개인들에 대해서는 '먼지털이' 식으로 수사하면서, 검찰 조직 내부에서 벌어진 불법들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이 지금의 검찰이다. 이들을 제대로 견제·감시하는 첫 걸음은 검찰 특활비 문제부터 제대로 짚는 것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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