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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혐중 때문에 기껏 키운 ‘K문화’에 부정적 이미지 우려” 한목소리

[중국인 관광객 막자는 국민의힘 2] ‘불법체류 증가’ 제기하는 국민의힘...전문가들 “단체관광객은 이중 제재 받아”

  •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 가운데 극우세력을 중심으로 '혐중 시위'를 벌이는 등 혐중 여론 부추기기에 한창이다. 국민의힘을 비롯해 여당 일부에서도 이번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으로 인해 중국인으로 인한 범죄, 불법체류가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를 제기하면서 공포심을 심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혐중 여론으로 인해 중국을 상대로 한 관광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관광객들에게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이 같은 혐중 여론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지난달 29일부터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에 대한 무비자 입국이 허용됐다. 이에 따라 국내·외 전담 여행사가 모집한 3인 이상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15일 이내 무비자 체류할 수 있다. 이는 내년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허용된다.

정부는 이번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허용으로 약 100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추가로 한국을 더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소비쿠폰 효과에 이어 중국인 단체관광객 증가가 국내 경제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023년 중국 '리오프닝' 당시 중국인 단체관광객 100만명이 늘어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GDP, 국내총생산)이 0.08%p(포인트) 오를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의 평균 지출액 감소와 국내 경제규모 성장 등을 고려하더라도 0.05%p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극우단체들은 '혐중 시위'를 벌이며 중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반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회복 시점에 온 국내 관광산업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희교 광운대 동북아문화산업학부 교수는 "명동을 포함해 중국 단체관광객이 몰리는 곳은 팬데믹 이후 회복 시점에 있는데 '혐중 시위'로 인해 관광객이 줄어드는 등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겸임교수도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이 활성화되면 관광업계뿐 아니라 한국에서 일상 생활도 하면서 잡화도 소비하면서 내수 진작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그런데 한국은 중국을 싫어한다든지 이런 이미지가 퍼지면 가면 반한 감정으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단순한 관광 산업에 타격 뿐만 아니라 'K-문화'로 한창 각광받고 있는 한국의 국가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겸임교수는 "더욱 걱정되는 것은 중국 내에서도 SNS 통해서 혐중 시위가 알려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태국이 지난해 한국 전자입국신고(K-ETA)에 대한 거부율이 많아지자, SNS에 반한 태그를 붙이기도 했다. 국가 이미지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SNS인 웨이보에서는 한국에서 혐중 시위를 목격했다며 관련 사진과 영상을 전하는 게시물들이 보인다. 한 중국인 네티즌은 "바로 눈을 돌려 모른 척했다"며 두려움을 전하기도 했다.

국가 이미지에 대한 타격은 의도치 않은 경우에도 발생한다. 지난해 태국에서는 SNS에 한국에 대한 보이콧을 뜻하는 '밴 코리아(Ban Korea·한국 금지)' 해시태그가 유행하기도 했다. 당시 한국 정부가 태국의 불법 체류 문제로 입국 심사를 강화하면서 K-ETA 허가율이 감소하자 불만을 표한 것이다. 태국의 반한 분위기는 크게 확산되지 않았지만, 한국도 언제든지 다른 나라에서 여러 이유로 혐오와 반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나타난 사례다.

김강민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 교수도 K-문화에 대한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명동 같은 대표적인 관광지역에서 시위, 집회가 상시적으로 벌어진다면, 부정적인 효과는 관광 지역에 대한 이미지에 타격으로 온다. 상인에도 여파가 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K-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많은데, 반대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긴다면 간접적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혐중'을 부추기는 극우단체와 일부 정치권에서는 이번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으로 불법체류가 증가하고, 중국인 범죄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우려는 근거가 없다고 지적한다. 정란수 교수는 "정치권 등에서 이번 무비자 입국으로 불법체류가 늘어날 것이라든지 이야기하지만 무비자 허용자체는 파급력이 크지 않다"며 "이미 중국인 개별 관광이 8~90% 차지하고 있는데 이번 무비자 입국으로 중국인들이 어마어마하게 몰릴 것이란 것도 과장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 대상은 단체관광객이다. 단체관광객들은 미리 명단을 한국에 제출하고 심사를 받는 등 제약을 받는다. 정부에 따르면 여행사들은 단체관광객이 입국하기 24시간(선박 입국시 36시간) 전까지 정부에 관광객 명단, 체류지, 여권 정보를 올려 심사받아야 한다.

관광객 이탈이 발생하면 여행사에도 각종 책임을 부과한다. 여행사를 통해 관광객이 여행사 직원과 공모해 이탈하는 등 고의 이탈 사례가 발생하면 즉시 해당 여행사는 전담 여행사 지정이 취소된다.

또 관광객이 무단으로 이탈하는 비율이 분기별로 평균 2% 이상일 때도 역시 전담 여행사 지정이 취소된다. 기존에는 분기별 평균 이탈률이 5% 이상일 때 전담 여행사 지정이 취소됐던 것에서 기준이 강화됐다. 전담 여행사 지정이 취소되면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더 이상 모객할 수 없다.

정 겸임교수는 "이번에는 자유일정이 없는 형태의 단체관광만 입국해서 불법체류나 이탈을 막기도 했다"며 "이런 제도적 장치가 있음에도 잘못 알려지거나, 일부러 왜곡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희교 교수도 "단체관광객은 이중 제약이 있다. 출입국 관리소에서 검사를 받지 않고 들어오는 게 아니"라면서 "여행사에도 사전에 가이드라인을 주고 체크하기 때문에 일반 관광객보다 단체 관광이 위험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강준영 교수는 "(혐중 여론에서) 팩트도 아닌 것을 가지고 주장하는데, 중국도 굉장한 불이익을 본다"면서 "불법 체류를 하더라도 한국에서 불리하게 살아야 하는데 대부분은 그렇게 하려고 하지 않는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마치 그런 일을 하려고 온 것인 양 호도하는 건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벌어지는 '혐중 시위'가 다른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희교 교수는 "한국이 세계에서 문화의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1년에 2천만명 가까이 몰려드는 이유도 한국이 안전하고, 한국의 문화가 포용적이라는 이미지가 크다"면서 "이런 혐중 시위들이 중국인들만을 향한 시위로 보이지 않고, 외국을 배척하는 시위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인 관광객만 줄어드는 게 아니라 다른 관광객도 줄어들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정 겸임교수는 "관광이라고 하는 부분은 사람들과의 교류이기 때문에 개방성에 기초해야 한다. '나도 환영받고 있다'는 환대받는 분위기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어떤 지역에서는 '중국인들을 막자'라고 반대하는 시위를 하면 좋게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들이 조금 한국보다 사회질서 인식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인종 자체를 무시하는 건 문제"라며 "(다른 나라의 외국인도) 그것이 자기한테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철회 주장까지 나온다. 송언석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에서는 "중국 무비자 입국 제도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여당 일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중국 범죄자들이 한국으로 들어올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무비자 입국 문제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조치는 중국이 먼저 한국에 대한 무비자 입국 허용한 것에 따라온 상대적인 조치다. 이를 무작정 철회한다면 외교 문제로 번질 수 있다.

앞서 중국은 지난 2024년 11월부터 한국, 일본을 포함한 9개국 국민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주변국에 대한 관계 개선를 위한 선제 조치로 해석된다. 이에 한국은 한시적으로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나선 것이다. 일본도 지난해 연말부터 중국인 관광비자 유효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고, 체류기간도 연장하는 등 완화 조치를 취했다.

강 교수는 "외교라는 게 상대적인 것인데 우리만 안 하겠다고 하면 되겠느냐"라며 "무비자 입국 때문에 결정적 문제가 있으면 철회하자는 주장도 가능하겠지만, 대량 불법체류나 범죄 같은 문제는 아직 없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선제적으로 철회하는 하는 건 어렵다"면서 "중국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할 때 한국은 '우리는 비자를 받겠다'고 하든지, 지금 와서 철회할 순 없다. 그런 식으로 가면 한국 외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극우단체와 국민의힘의 '혐중'이 중국의 어떤 문제 때문이 아닌 국내 정치양극화에서 발생했다는 지적도 있다. 김강민 교수는 "이번 혐중 시위가 이슈가 되는 이유는 정치적으로 양극화된 상태에서 수단과 방법으로 활용된 것"이라며 "혐중이 정치 양극화의 근본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말했다. 정치 양극화된 상황에서 극우진영의 상대방을 향한 공격과 진영 확대를 위한 수단으로 '혐중'을 들고 나왔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혐중이라고 구호를 외치는데 이게 자신들의 뜻을 전하는 실질적인 메아리인지, 아니면 자신들의 사상과 이념에 일상을 동화하려는 도구인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혐중이라는 수단과 방법으로 큰 효과가 없다면 해당 진영은 다른 방법을 만들 것"이라며 "(혐중은) 수단과 방법에 불과하다. 양극화된 쟁점 중에서도 피상적인 이슈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혐중 시위로 인해 우려되는 문제들을 막기 위해선 정부와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희교 교수는 "한국이 혐오 사회가 되는 출발점에 있다"며 "한국이 수많은 인종주의 국가처럼 혐오분자로 인해 정치적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어 "법률로 다스릴 수 있는 건 다스려야 하고, 새로운 법을 만들어서 라도 대처할 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치권에서 '친중 공세'를 우려해 쉬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더 중요한 것은 지금 혐중 여론이 사회적 병리 현상이라 법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괜히 친중으로 몰리는 게 겁이 나서 주요 정치 리더가 손을 놓고 있다면 급속히 혐오사회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겸임교수도 법적인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별금지법 등을 통해서 범죄화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일본은 혐한시위를 금지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었는데 그런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은 지난 2016년 '헤이트스피치 해소를 위한 법률'을 제정했다. 실제 처벌 조항은 없지만, 특정 국적이나 출신 지역을 이유로 차별적 언동을 하는 행위를 "용납될 수 없다"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의의가 있다.

정 겸교수는 "지난 정부에서 주장한 것이라거나 어떤 정치 단체에 대한 문제여서 방관해야 할 게 아니라 정부나 지자체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준영 교수도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함께 중국 정부와도 적극적으로 협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정부도 사실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정보를 알려주고, 어떤 범죄든 국내법에 의해 당연히 처벌하겠다는 걸 확실하게 해야 한다"면서 "중국도 관광객을 보낼 때 신원이 분명한 사람만 보내는 등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중이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이러한 시스템을 위해 좀 더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양국이 밝히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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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효녀'를 아십니까? 정은경 장관이 알아야 할 현실

[2025 공동리포트 - 국민제안위원회] 농어촌의 돌봄통합, 도시와는 다른 길을 찾자

사회 김새롬(saeromkim)

25.10.22 06:41최종 업데이트 25.10.22 06:41

'국민제안위원회'는 생활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와 정책 아이디어를 직접 제안하는 참여형 의제 제안 프로젝트입니다. 시민과 정부를 연결하는 가교로서 다양하고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해 국민주권정부의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합니다.[편집자말]

의료계에는 '효자 MRI'(자기공명영상), '응급실 효녀'라는 은어가 있다. 연휴에 고향을 찾은 자녀들이 오랜만에 본 부모의 쇠약해진 모습에 놀라 응급실로 달려오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매일 들여다보지 못했던 자녀로서 지금 당장 무슨 검사를 해서라도 부모의 상태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 이해하기 어려운 건 아니다. 하지만 의료진으로서는 모두가 쉬는 황금연휴에 밀려오는 환자, 보호자들이 그저 부담스럽고 피곤한 것도 인지상정이다.

저마다 사정이 있겠지만 입맛이 씁쓸해지는 은어를 써가며 이런 상황을 조롱하는 건 다소 징후적이다. 다급함 뒤에 놓여 있는 보호자의 죄책감을 다 헤아릴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의료는 본질적으로 돌봄의 책무를 가진다. 이 '조롱'은 의료가 감당해야 할 돌봄의 성격과 범위를 서로 다르게 바라보는 데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때를 놓쳐 치료가 어려워지는 사정이 적지 않기에, 돌봄의 공백을 메우려는 정책은 폭넓은 지지를 받는다. 도시에 사는 자녀가 명절에야 부모를 찾기 전에 누군가 먼저 문제를 알아차리고 대응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식사량이 줄고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진 어르신을 보며 '지금 뭔가 해야 하지 않을까'하고 나서는 이가 곁에 있었다면? 의사나 간호사가 혼자 사는 노인을 찾아가 상황을 판단하고 적절한 때 대책을 마련할 수 있게끔 돕는 미래는 어떻게 가능할까.

돌봄통합지원법이 그리는 미래, 그리고 지역의 현실적 고민

9월 30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통합돌봄정책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상상을 구체적으로 해보게 되는 이유는 새로운 정책 시행이 코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보건복지부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돌봄통합지원법)의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입법예고 했다. 내년 3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이 법은 일상생활이 어려운 이들이 시설에 입원하는 대신,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의료·요양·돌봄을 통합적으로 제공한다는 청사진을 담고 있다. 누구라도 귀가 솔깃할 만한 약속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를 고심에 빠뜨리고 있다. 지역마다 사업 수행 여건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끄는 통합돌봄정책위원회의 주된 걱정거리 역시 이 지역 격차 문제다. 관련 부처 고위직들이 위원으로 참여해 범부처 협력을 다짐하지만 쉬이 협력이 될 것 같지도 않다. 경기와 경남 부지사, 광주 북구청장, 충북 진천군수와 강원 춘천시장이 위원회에 참여하는 구성 자체가 지역별 편차와 현장의 목소리가 돌봄통합 사업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돌봄통합을 위해 필요한 서비스의 긴 목록 중 지역 간 격차가 가장 큰 영역은 단연코 의료다. 재택의료와 가정간호 등 집으로 찾아가는 방문형 의료서비스는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대신 집에서 노후를 보낼 수 있게 하는 핵심 축이다. 그러나 이 서비스의 혜택을 받는 이는 소수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도시 거주자들이 대부분이다. 전국 229개 시군구 중 재택의료센터를 운영하는 곳은 113개(49%)에 그친다. 가정간호를 제공하는 의료기관 역시 도시에 몰려 있고, 의료기관들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가정간호 확대에 소극적이다.

영국과 이탈리아, 캐나다처럼 공공이 의료의 주축이었다면 상황은 좀 달랐을지 모른다. 20여 년 전 참여정부의 공약이 지켜져 의료의 30%를 공공이 책임지고 있다면 어땠을까? 인구가 줄고 산업이 쇠락한 지역에도 경찰서와 초등학교가 있듯 최소한의 공공의료 인프라를 갖출 수 있었다면 많은 것이 다르지 않았을까? 이런 질문을 무망하게 만드는 것은 2025년 공공병상 비율이 5% 남짓이라는 아픈 현실이다.

한국에서 돌봄통합을 위해 필요한 서비스는 거의 전적으로 민간의 손에 달려있다. 정부가 건강보험이나 복지바우처로 서비스 구매를 보조해도, 수익이 나지 않는 지역엔 민간사업자가 발을 들일 리 없다. 방문진료 수가가 전국 어디서나 동일하다면, 촘촘하게 밀집해 사는 도시와 띄엄띄엄 떨어진 촌집들을 찾아가야 하는 농어촌 지역에서 수익성 차이는 명백하다. 여기에 가능하면 서울의 삶, 적어도 대도시를 선호하는 의료인들의 성향까지 보태면, 농어촌에서 재택의료가 잘될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다.

농어촌 일차의료의 마지막 보루, 보건지소, 보건진료소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내 통일촌 마을에서 주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보건진료소연합뉴스

정부는 모든 시군구에 재택의료센터를 한 개 이상 설치하겠다며 방법을 찾는 모양이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 시장 논리에 충실한 민간 의료는 움직일 리 없고, 공중보건의사가 농어촌 일차의료의 새로운 모형을 만들어 낼 거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농어촌 지자체들이 돌봄통합사업에서 의료를 아예 포기해 버리면 어쩌나 하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현실적으로 남은 선택지는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가 거의 유일하다. 주로 농어촌 의료취약지에 자리한 이 기관들은 도시 사람들에게는 다소 낯설지만, 지역 주민들에게는 중요한 생활기반시설이다. 보건지소에서는 공중보건의사가 일차진료를 제공하고, 보건진료소는 간호사 면허가 있는 진료전담공무원이 사전에 정해진 범위 안에서 일차진료를 맡는다.

안타깝게도 이들 기관의 역할은 강화는커녕 계속 축소되어 왔다. 공중보건의사 수는 가파르게 감소 중이고, 의료대란 시기에 현역 입대한 의대생이 많아 앞으로 더 줄어들 예정이다. 공중보건의사들이 첫해에는 지방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에서 수련받고, 2~3년 차에는 의료취약지에서 지역의료 전문가로 성장하도록 지원하자는 제안도 나오지만, 실현까지는 갈 길이 멀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의사가 되는 이들의 계급적 기반이 농어촌 의료취약지에서의 삶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집단으로 쏠리는 경향은 더 큰 장벽이다.

보건진료소의 상황 역시 여의치 않다. 전국 1900여 개 보건진료소에는 평균 경력 12년이 넘는 숙련된 보건진료소장들이 일하지만, 이용자는 줄고 기능은 약화하고 있다. 1인 근무 체제라 진료소를 비우고 교육받으러 가거나 환자 집 방문을 나가기도 어렵고, 의학 기술의 발전을 따라잡을 연수 기회도 부족하다. 1980~90년대부터 지역주민들과 호흡을 맞춰온 진료소장들은 은퇴를 앞두고 있는데, 신규 진료소장들의 역할은 예전 같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일각에서는 법적 근거를 갖춘 보건진료소의 역할을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깎아내리기까지 한다.

농어촌의 돌봄통합, 도시와는 다른 길을 찾자

그럼에도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의 가능성을 다시 살피는 이유는 명확하다. 달리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교통이 나아지는 속도보다 빠르게 늙어가는 의료취약지 주민들도 살던 곳에서 여생을 보내길 원한다. 의사들이 도무지 가서 살고 일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지역에는 도시와는 다른 방식으로 일상을 꾸려나가는 주민들이 있고, 이들이 바지런한 매일의 노동으로 지역사회를 돌보고 있기에 지역의 삶이 가능하다.

이런 자명한 사실을 굳이 설명까지 해야 하는 건 농어촌 지역보건기관의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하고 적극 활용하기 위한 정책이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오랜 기간 방치되어 왔기 때문이다. 보건진료소를 고령화 시대에 맞게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은 지역보건을 고민하는 이들의 오래된 숙제다. 다만 지역보건기관의 가능성에 대한 적극적인 상상과 기획을 추진해 낼 만한 정치적 동력과 의지가 부족했을 따름이다.

정부가 돌봄통합을 위한 노력을 약속한 지금, 낡은 편견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 농어촌의 주민들도 충분히 민간의료기관을 찾아 나설 수 있다는 말, 보건진료소 대신 응급이송체계를 개선하고 원격의료를 활용하면 된다는 말은 농어촌의 사정에 대한 무지와 오만 위에 서 있다.

몇 년에 한 번 들어오는 대학병원의 의료봉사 버스, 몇 달에 한 번 들어오는 무료 검진 버스는 돌봄통합과 거의 관련이 없다. 농어촌에 필요한 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인 일차의료다.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을 돌보고, 퇴원한 환자의 콧줄과 소변줄을 집에 찾아와 돌봐줄, 역량 있는 의료인이 읍면 지역에도 있어야 한다.

의사가 방문해 재택의료를 제공한다면 이상적이다.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오지 않을 의사를 기다리다 의료를 포기하는 상황을 방치하고 조장해선 안 된다. 도시에 맞춰진 의료의 양식을 고수하는 대신, 농어촌의 사정과 주민들의 필요에 맞는 일차의료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낡은 핍박과 편견을 넘어 농어촌 의료를 위한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돌봄통합지원법 #보건지소 #보건진료소 #농어촌통합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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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혐오표현 규제 만드는 것으로 물꼬 틀 수도”

[사상통제 100년 기획강좌④] 이정희, 혐오표현 규제와 국보법 폐지

‘국가보안법,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한 혐오’

이정희 국가보안법폐지교육센터 대표는 14일 오후 광화문 조영래홀에서 “혐오표현 규제와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제로 강연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유일하게 단 하나 바뀌지 않는 혐오의 자유가 있습니다. 오히려 한 글자도 건드리지 못하고 법률에 80년 동안 계속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한 차별입니다.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한 폭력이고,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한 혐오입니다. 그것이 바로 국가보안법이죠.”

이정희 국가보안법폐지교육센터 대표는 14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변호사회관 조영래홀에서 열린 ‘치안유지법-국가보안법 사상통제 100년 기획강좌’ 네 번째로 “혐오표현 규제와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제로 강연에 나서 “국가보안법은 철저한 차별과 편견의 법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정희 대표는 지난 세 번에 걸친 기획장좌의 내용을 “12.3 계엄의 근본 원인은 사상 혐오와 혐오 공격을 정당화해 온 100년의 역사 속에서 지금까지 유지됐던 국가보안법이다. 그리고 일상의 혐오들이 계속됐던 것이 그 바탕이다”라고 요약하고 “국가보안법 폐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이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 계엄을 선포한다”고 ‘종북 반국가세력 척결’을 사유로 내건 점에 주목하며, 국가보안법 기소 건수는 줄어들었지만 “국가보안법의 정치적 활용은 혐오표현을 타고 훨씬 더 강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노상원 수첩’을 언급하며 “그게 실행됐다면 이재명 대통령도, 저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하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제발 그렇게 됐으면 좋았을 걸”이라고 말한 사실과 윤석열이 대통령 후보 시절 ‘멸콩 캠페인’을 편 사실 등을 적시하며, 1948년 여순사건 이후 이어져온 “빨갱이는 죽여도 돼”라는 혐오표현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12.3 계엄은 이같은 혐오의 ‘폭발’이라고 해석했다.

‘혐오표현, 다수집단이 소수집단 차별하거나 적대하는 표현’

이정희 대표는 혐오표현의 '역사적 구조적 연원'에 방점을 찍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혐오표현을 거절할 자유』(들녘, 2019)를 출간한 바 있는 이 대표는 혐오표현을 “역사적 구조적 연원에 의해 형성된 다수집단이 소수집단과 그 구성원에 대한 배제 또는 축출을 주장하거나 정당화하며 차별하거나 적대하는 표현”이라고 규정하고 국가인원위원회가 「정치인의 혐오표현 예방·대응 의견표명」에서 규정한 “성별, 장애, 종교, 나이, 출신지역, 인종, 성적지향 등을 이유로 어떤 개인·집단에게, 모욕, 비하, 멸시, 위협, 또는 차별·폭력의 선전과 선동을 함으로서 차별을 정당화·조장·강화하는 효과를 갖는 표현”을 인용했다.

또한 이승현이 「혐오표현 규제에 대한 헌법적 이해」(『공법연구』 제44권 제4호, 2016)에서 혐오표현의 해악으로 “일차적으로 그 대상이 되는 표적집단 구성원의 존엄성을 침해하고, 해당 집단 구성원을 침묵시켜 토론의 장에 참여하는 기회를 박탈하며 다른 사회구성원들에게는 표적집단에 대한 적대적인 사상을 주입시킴으로서 공론장을 왜곡”한다고 지적했고, 궁극적 효과는 “표적 집단 구성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과 불평등의 영속”이라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국가보안법 사건 변호인을 맡아온 경험이 있는 이 대표는 “극우단체들이 2000년대 초반부터 빨갱이, 종북, 사회주의자, 뭐 이런 표현을 쓴 것에 대해서 계속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어 왔다”고 말하고, 이같은 판례들은 2018.10.30. 선고 2014다61654 판결로 뒤집어졌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법원은 ‘표현의 자유, 사상의 자유시장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로 정치인에 대한 ‘종북’ 표현이 명예훼손이 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는 것.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간첩’ 발언이나 윤미향 전 의원 등에 대한 극우단체들의 명예훼손이 인정되지 않았다고.

이 대표는 “이 판결은 한국의 사상 혐오의 역사를 무시한 판결이라고 생각하고 사회 구조적 문제에 눈 감은 판결이 이후에 계속해서 가해를 방치하고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더구나 현실에서는 “특히 남북관계나 한미관계에 관해서는 극우 정치세력과 다른 생각을 갖는 순간 모든 공공의 영역에서 살아남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짚었다.

반공주의 사상혐오의 ‘자기 검열’

네 차례 진행된 기획강의는 참가자들의 높은 열기 속에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이 대표는 “주로 여성에 대한 혐오표현 그리고 성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 이주 노동자, 이주민에 대한 혐오표현만 논의가 되었다”며 “사상과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해서는 혐오표현이라는 단어조차 붙이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이것이 반공주의 사상혐오의 자기 검열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종북 빨갱이도 사상 혐오라고 이야기를 했다가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발언을 규제하자는 목소리가 오히려 배척을 받지 않을까 하는” 자기 검열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혐오에 대해 연구하면서 사상혐오는 말조차 꺼내는 않는 학자들이 다수였고, 이것 자체가 ‘반공주의 사상혐오의 자기검열의 효과’라는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현실은 동성애 혐오나 중국 혐오 같은 주요한 혐오들은 ‘반공, 반북, 종북, 빨갱이 혐오’로 이어져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진단이다. “동성애는 사회를 혼란시킨다. 사회를 혼란시키면 북이 좋아한다”, “중국은 중국 공산당이 지배한다”는 식이라는 것. 이 대표는 발표문에서 “한국 사회의 다양한 혐오표현을 쏟아내는 사람들은 정치·종교·언론 각 분야에서 서로 연결되어 한 덩어리가 되어 있다”고도 지적했다.

혐오표현 규제는 흔히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논리로 제동이 걸렸고,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야 하는 이유로 △인간의 존엄론 △국민자치론 △사상의 지유시장론 등의 이론이 제시되어 왔다. 그러나 이 대표는 “혐오표현은 인간의 존엄, 공존의 권리를 침해하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가 아니다”,

“혐오표현은 방치하면 숙의 과정이 필연적으로 오염된다”, “권력이 억압하는 소수 의견을 보호하기 위해서다”라고 논박했다.

특히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가 올해 5월 12일 대한민국에 대한 최종견해에서 인종차별적 증오 발언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우려를 표하고 형법 개정과 ‘인종차별적 증오 발언 및 증오 범죄의 명시적 범죄화를 포함하는 포괄적 입법’, ‘정치인과 공인에 의한 표현을 포함한 모든 형탱의 혐오표현을 단호히 규탄’하고 조사 및 처벌, 교육을 강화할 것을 권고한 점을 주목했다.

대한민국은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자유권규약)과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철폐협약」(인종차별철폐협약)을 비준한 당사국으로서, 이에 근거한 혐오표현 규제 입법을 해야 하지만, 당사국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유보하고 있는 상태다. 미국은 이 두 규약과 협약을 거부하고 있고, 스웨덴를 비롯해 포르투갈, 룩셈부르크 등은 아예 헌법에서 혐오표현을 규제하고 있다.

2차대전 전범국인 독일의 경우 헌법에 인종 차별, 인종 혐오를 부추기는 표현에 대해서는 형사처벌 조항을 뒀고, 나치 지배하에서 범해졌던 인종 대규모 학살, 제노사이드에 대해서 부인하거나 고무한 사람도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역시 전범국가인 일본은 벌칙은 없지만 「일본 외 출신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언동의 해소를 위한 시책 추진에 관한 법」을 제정했다.

“국보법 폐지는 큰 기둥을 자르는 것, 가지를 잘라내는 것도 필요”

이정희 대표는 인종 혐오표현을 금지하는 법안부터 추진하는 현실적 방안을 제안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기자]

이 대표는 “지금의 혐오표현의 양상에서는 국가보안법 폐지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 또 있다”며 “혐오표현에 대한 별도의 법적 규제도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국가보안법 폐지는 큰 기둥을 자르는 것이고, 가지를 잘라내는 것도 필요하다. 이것이 각각의 혐오표현 규제 입법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법적 규제만으로 다 되지 않는다”며 “혐오표현을 멈추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힘은 사실 시민들이 혐오표현을 들었을 때 멈추라고 이야기하는 것. 그리고 내가 알게 모르게 부지불식 중에 혐오표현을 쓰지 않는 것. 그리고 그 사회적으로 형성된, 역사적 구조적으로 형성된 소수 집단에 대해서 나와 같은 공동체에서 있을 수 있는 동료로 받아들이는 것. 이것들이 다 함께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항 표현이 활성화되어야만 한다”면서도 “여기에 모든 책임을 지워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혐오표현의 피해자들은 거기에 맞서서 ‘하지 마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나 힘이 든다”는 것. 더구나 “오히려 대항 표현을 하게 되면 그걸로 인해서 표적 찍혀서 쫓겨나는 경우들이 훨씬 많다”며, 직장 내 괴롭힘을 제기했다가 직장에서 쫒겨나는 사람이 부지기수인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빛의 혁명을 만들어낸 시민들이 제일 중요한 과제로 꼽은 게 차별금지법 제정이지 않느냐”며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서 혐오표현은 안 된다는 사회적 상식을 분명하게 하고, 표현의 자유의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해 주고, 혐오표현 규제 입법을 만드는 것을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이 성소수자 문제를 포함시킬 경우 발의조차 어려운 현실이 10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실정임을 감안해 “인종 혐오표현에 대한 규제를 만드는 것으로 물꼬를 틀 수도 있다”고 제언했다. 구체적 포함 내용으로 △정당 현수막 규제 △인종 혐오 시위 규제 △역사부정 혐오표현 규제를 꼽았다.

아울러 “인터넷상 혐오표현 규제도 별도의 법률로서 정보통신망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일본 대사관 앞 수요 시위 때마다 벌어지고 있는 혐오 시위와 제주 4.3사건이나 여순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혐오표현 등을 예시하며 “역사 부정 혐오표현에 대한 새로운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보안법을 차별적인 국가 폭력으로 인식해야”

마지막 기획강의를 마치고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남겼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이 대표는 “국제 규약상 상 우리나라의 입법 의무가 명확하게 나와 있는 것보다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성공해야 된다”며 “일단 입법을 안착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진보당 손솔 의원이 인종 혐오표현을 금지하는 것으로 한정해 내놓은 법률안을 주목하기도 했다.

물론 “이런 개별 혐오표현 규제 법령뿐만 아니라 더 계속 차별금지법 제정이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혐오표현을 차별로 보고, 국가보안법을 차별적인 국가 폭력으로 인식하는 이것이 12.3 계엄을 극복한 우리 국민들의 열망과 맞물려지면, 국가보안법 폐지에 이를 날이 오래지 않아 올 수 있겠다라고 생각한다”며 “혐오표현을 규제하고 공존의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이 과정을 지금부터 함께해 나가는 것이 결실로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애써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또한 ‘대한민국이 제노사이드 협약 비준국으로서 그 이행 입법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반드시 필요할 것 같다”며 “가해자에 대한 처벌 규정도 당연히 제노사이드 협약이 형사처벌 규정에 들어 있기 때문에 들어가야 하지만, 우선돼야 되는 것은 피해자에 대한 명예회복과 배상, 공식적인 사과와 제노사이드의 형식적인 수단 명분이 되었던 판결에 대한 일괄적인 무효 선언들이 같이 이루어져야 된다”고 답했다.

이종문 진보당 부천시의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강좌는 통일뉴스와 국가보안법폐지교육센터가 주관하고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 주최했으며, 경희대·서울대·연세대·외국어대 민주동문회, (사)양심수후원회, 한국 YMCA전국연맹이 후원했다.

기획강의를 공동주관한 통일뉴스 이계환 대표가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는 기획강좌를 마무리하며 “혐오표현의 피해자들, 역사 부정의 피해자들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원하는 사람들이 함께, 혐오표현 규제와 차별 금지법 제정,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연대해야 한다. 결국 국민이 한다”는 이정희 대표의 발표문 결론을 대독하는 것으로 인사를 가름했다.

‘치안유지법-국가보안법 사상통제의 역사 100년’ 기획강좌는 1강 “사상통제법으로서의 일제하 치안유지법”(홍종욱), 2강 “이승만의 국가보안법 제정과 제노사이드”(강성현), 3강 “사상통제의 역사 100년, 혐오와 폭력에 맞서기”(김동춘), 마지막 4강 “혐오표현 규제와 국가보안법 폐지”(이정희)가 진행됐으며, 이후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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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보유국 북한' 러시아는 공개적, 중국은 암묵적 인정

이유 에디터

yooillee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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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교안보

  • 입력 2025.10.21 19:40

  • 수정 2025.10.22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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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회담 중국 발표에 '한반도 비핵화' 빠져

'핵보유국 북한' 인정한 러 따른다는 신호?

전문가 "중국, 비핵화에 새로운 공개적인 침묵"

한미, 미중 회담 때 '중국 진의' 확인될 듯

7~8년 전 한·미·일·중·러 북 비핵화 한목소리 격세지감

 

지난 10일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열병식이 성대히 거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2025.10.11 연합뉴스

"러시아는 이제 거의 이것을 '새로운 현실'로 받아들였다. 베이징 역시 그런 프로세스를 밟고 있는지도 모른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산하 아시아정책연구센터의 에번스 리비어 선임연구원은 20일 '중국은 북한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나'란 글에서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스탠스 변화를 이렇게 해석했다. 리비어는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수석 차관보와 주한 미국대사 대리를 지낸 한반도와 중국 전문가로 통한다.

브루킹스 연구소 사이트에 실린 이 글에서 리비어는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을 계기로 9월 4일 베이징에서 열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양자 회담 결과 발표문에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문구가 제외된 점에 주목했다. 중국의 이런 모습은 같은 달 28일 최선희-왕이 외교장관 회담 발표문에서도 되풀이됐다.

 

9월 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의 리셉션 장에서 함께 서 있는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일본경제신문 9월 3일

북중 회담 중국 발표에 '한반도 비핵화' 빠져

'핵보유국 북한' 인정한 러 따른다는 신호?

심지어 지난 7일 왕 부장은 한국의 조현 외교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조 장관은 "북·중 관계가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실현에 기여하길 희망한다"고 했지만, 왕 부장은 한반도 비핵화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은 채 "역내의 평화·안정"을 위한 중국 측의 노력을 설명했다.

이를 두고 조지 H.W. 부시 미중관계재단의 이성현 선임연구원은 6일 '더인터프리터' 기고를 통해 "수년간 이 표현은 중국의 대북 외교에서 상투적으로 써왔다. 갑자기 없어진 건 단순한 사무적 실수나 일회성 예우도 아니다"라면서 "베이징에선 언어가 곧 정책이다. 한 달 안에 여러 문서에서 판에 박은 문구가 사라진 건 실수가 아닌 신호다"라고 풀이했다. 중국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사실상 인정한 러시아의 뒤를 따르겠다는 신호란 얘기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 장관은 지난달 25일 모스크바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종결된 사안"(closed issue)으로 본다고 말하고, 아태 지역에서의 한미일의 '핵 확장 억제'에 저항하는 북한 곁에 서 있겠다고 밝혔다. 북핵 이슈가 '종결'됐다는 표현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거의 수용한 것과 마찬가지다. 2023년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 작년 3월 대북 제재 모니터링을 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전문가패널의 임기 연장에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 그리고 6월 평양 정상회담과 자동군사개입 조항을 담은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 작년 10월 북한 전투부대의 쿠르스크 파병 등을 거치면서 이런 움직임은 이미 예고됐다.

 

지난 14일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조선로동당 만세'가 성황리에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2025.10.15 연합뉴스

"중국, 비핵화에 새로운 공개적 침묵"

러시아 걸어간 길에 이제 막 접어들어

러시아가 간 길로 중국이 이제 막 접어든 걸로 리비어와 이성현은 봤다. 리비어는 "비핵화에 대한 베이징의 새로운 공개적 침묵은 냉소적이고도 우려스럽다. 왜냐하면 평양이 비핵화 대화의 여지가 더 이상 없다고 선언하며, 비핵화 가능성에 대한 희망의 문을 닫으려는 상황에서 중국이 공개적 침묵을 택했기 때문이다"라며 "이를 부각하고자, 북한은 대화 재개를 원한다면 미국이 비핵화 이슈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동의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정은은 9월 21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 연설에서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해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비핵화 포기를 전제로 한 북미대화 용의를 밝혔다. 그러면서 '핵 보유'가 북한 헌법에 명시된 점을 거론하고 "핵을 포기시키고 무장해제 시킨 다음 미국이 무슨 일을 하는가는 세상이 이미 잘 알고 있다...우리는 절대로 핵을 내려놓지 않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백악관에서 반파시즘 운동인 '안티파'(Antifa) 대책 회의 도중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말을 듣고 있다. 2025. 10. 08. [UPI=연합뉴스]

트럼프 방한 때 김정은과 '회동' 가능성

한미, 미중 회담 때 '중국 진의' 확인될 듯

이러한 맥락에서 리비어는 '중국이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다'는 주장에 고개를 흔든다. 그가 보기에, 가속화하는 북·러 간 군사협력이 역내 안보를 '위협'하고 있는데도 이를 "침묵한 채 방관"하는 건 중국이 자기 이익을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비어는 "중국의 접근법은 비핵화보다 대북 관계를 우선으로 삼겠다는 의도를 명확히 보여준다. 따라서 중국이 비핵화에 도움 될 거란 추정이나 기대를 할 수 있는 때는 끝나가고 있다"고 했다.

이성현도 "베이징은 이제 '핵을 가진 북한'을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관리해야 할 실질적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적어도 당분간은 그렇다"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이렇게 최근 중국의 말과 행동이 바뀌는 중인 점에 비춰 중국이 러시아의 행로를 따라 '핵보유 북한'에 대한 정책까지도 바꿀 것인지다.

그래서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경주를 찾을 때 김정은과의 회동 가능성도 제기하고, 그 이후 내년 초 베이징을 방문할 때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도 내놓고 있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가 아닌 '리스크 감소'에 초점 맞춘 북·미 대화를 추진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에 리비어는 "평양이 핵보유국으로 남는 걸 사실상 용인하는 것"이라면서 그런 상황에서 북·미 대화의 초점은 △ 평양이 보유할 핵무기 규모 △ 추가 핵실험 여부 △ 미사일 전력 제한 여부 등에 맞춰질 걸로 봤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5.9.24 연합뉴스

한·미·일·중·러, 7~8년 전 한편

이젠 한·미·일 대 북·중·러 '3대 3'

이재명 대통령이 9월 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일단' 북한의 핵 보유를 전제로 한 △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 중단부터 시작해 △ 축소의 과정을 거쳐 △ 폐기에 도달하는 "실용적, 단계적 해법"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전날 한미일 외교장관들은 뉴욕에서 3자 회담을 갖고 △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한 대북 제재 체제 유지,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 증가하는 북한-러시아 군사협력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 3자 다영역 훈련 '프리덤 에지'의 정기적 시행을 포함해 강력한 안보협력 증진을 다짐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엇박자가 아닐 수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양 방문일정을 마치고 19일 밤 전용기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국제공항에 나와 푸틴을 환송했다. 2024.6.20 연합뉴스

한·미·일·중·러 5개국은 불과 7~8년 전만 해도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한 목소리를 냈다. 그 결과 북한은 수없이 유엔의 제재를 받았고 당시엔 중국과 러시아도 이에 동참했다. 당시 북한은 한·미·일·중·러와 '1 대 5' 구도로 고립무원의 처지였다. 그러나 지금은 러시아의 '공개적', 중국의 '암묵적' 지지를 바탕으로 '3 대 3' 구도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격세지감이다.

북핵에 대한 중국의 스탠스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는 시진핑 주석의 경주 방문이다. 이 기간에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각각 양자 회담을 갖고 최대 현안인 관세 협상과 경제협력뿐 아니라, 북핵 문제도 논의하면서 비핵화에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요청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 주석이 구체적으로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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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토허제 해제 반성은 않고 공급으로 사고치나?

이태경 편집위원

red196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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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 입력 2025.10.20 22:40

  • 수정 2025.10.2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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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답변서 '10.15 부동산 대책’ 과도하다 비난

토허제 풀어 투기 불지르고도 반성 없는 오세훈

'신통기획'은 공급으로 시장 안정시킨다는 망상

서울 주택공급, 토지임대부와 공공임대로 해야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가 내놓은 '10.15 부동산 대책'을 과도한 조치라고 비판하면서도, 투기의 불쏘시개를 만들었던 성급한 토허제 해제에 대해서는 반성이 없었다. 오 시장은 민간시장 활성화를 통한 공급물량 확보를 시장 안정의 첩경으로 주장하지만, 공급만으로 시장을 안정시킨 사례는 없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서울 아파트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보유세 강화 등으로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국·공유지에 토지임대부 및 공공임대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는 것이 최선이다.

시장 안정 위해 최선 다하는 이재명 정부를 비판하는 오세훈 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은 2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발표한 10·15 부동산 대책을 두고 '과도한 조치'라고 재차 비판했다. 오 시장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평가해 달라는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 질의에 "2~3년 통계를 보면 주택가격이 오르지 않은 지역도 있는데, 그런 구역이 (규제 대상에) 많이 포함돼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지정 문제는 발표 이틀 전에 (정부가) 서면으로 의견을 구해와 '신중한 검토가 바람직하다'는 답변을 보냈고,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발표 직전에 유선상 구두로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면서 "사전에 충분한 논의가 있었다면 의견을 개진하고 싶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오 시장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 찬성이란 뜻인가, 반대란 뜻인가"라는 국민의힘 김희정 의원의 질의엔 "반대다"라고 답했다.

또한 오 시장은 "(대책 발표) 초기엔 수요 억제가 효과를 발휘해 가격이 당분간 안정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서도 "사기도, 팔기도 어렵고 전월세 물량 확보도 어려운 일이 도래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부동산 안정을 위한 충분한 물량 공급을 위한 지름길은 민간 시장 활성화"라며 "시장 원리를 활용해 이익을 낼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적절한 자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구사해 많은 물량이 공급될 수 있게 하는 것이 현재 절실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정부의 보유세 강화 움직임에는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기고 주택 가격이 오히려 상승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며 반대 뜻을 피력했다.

한편 여당 의원들은 지난 2월 서울시가 잠실·삼성·대치·청담(잠·삼·대·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한 여파로 갭투자가 늘고 집값이 급등했다며 오 시장에 책임을 물었다.

오 시장은 "다른 지역은 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풀리는데 '잠·삼·대·청'(잠실동·삼성동·대치동·청담동)만 묶인 채로 오랫동안 지속돼 민원이 거셌다"며 "부동산 시장이 지나치게 위축된다는 각종 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오는 상태에서까지 해제하지 않으면 직무 유기라는 판단에 내린 최선의 결정"이라고 항변했다.

또 재건축 활성화 정책을 겨냥해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강남 시장’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선 "제가 취임 후 4∼5년간 신규 지정한 정비구역은 강남·북에 골고루 있다. 저에게 강남 시장이라고 말하는 건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에 대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20. 연합뉴스

토허제 풀어 투기심리 자극하고도 개전의 정 없는 오세훈 시장

불타는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정부를 돕지는 못할망정 비난만 퍼붓는 오세훈 시장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게다가 오 시장은 염치도 없다. 강남 등의 토허제를 성급히 풀어 지금의 투기장을 만든 장본인이면도 반성하는 기색이 전혀 없다.

오 시장은 지난 2월 12일 "부동산 시장이 충분히 안정화됐다"며 서울 강남·송파구 '잠삼대청' 일대 아파트 291곳(재건축 대상은 제외)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했다. 하지만 오 시장이 잠실 등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기 이전에도 서울 집값은 너무나 비쌌다.

지난 1월 3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국의 주택구입부담지수(K-HAI)는 61.1로, 전 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분기마다 산출되는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위소득 가구가 중위가격 주택을 표준대출로 구입한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의 정도를 보여준다. 총부채상환비율(DTI) 25.7%에 더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7.9%의 20년 만기 원리금 균등 상환 조건을 표준 대출로 가정했다. 이 지수가 61.1이라는 것은 가구당 적정 부담액(소득이 25.7%)의 61.1%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으로 부담하고 있다는 의미다. 전국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2022년 3분기 89.3으로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지난해 2분기까지 7분기 연속 하락했다.

문제는 서울이다. 지난해 3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50.9로 집계됐다. 전 분기(147.9)보다 3포인트(2.0%) 상승한 것으로, 무려 소득의 38.8%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쓴 셈이다. 지난해 3분기 중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가계대출도 폭증해 은행들이 부랴부랴 가산금리 인상에 나섰던 때다. 서울을 제외하면 100을 넘는 지역은 없었다.

세종이 93.6으로 서울말고는 가장 높았고, 경기(80.9), 제주(72.3), 인천(65.4), 부산(62.0) 등이 전국 지수를 웃돌았다.

눈여겨 볼 것은 서울이 지난해 3분기에 벌써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전 분기 대비 상승세로 전환했다는 사실이다. '부동산 시장이 안정돼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푼다'는 오 시장의 당시 결정은 전제부터 잘못됐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국감장에 나온 오 시장은 민원과 부동산 시장 위축 등등의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대며 토허제 해제 결정의 타당성만 역설 중이다. 뻔뻔하기 그지 없다.

 

정부는 15일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와 경기도 12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규제지역으로 추가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강남북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연립·오피스텔) 모습. 2025.10.15. 연합뉴스

6년내 서울에 주택 31만 호를 착공하겠다는 오 시장

한편 오 시장은 민간시장 활성화를 통한 주택공급을 시장 안정의 최선책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미 오 시장은 정비사업 속도를 대거 끌어올려 6년내 서울에 31만 호의 주택을 착공하겠다고 공언했다. 그 중 이른바 '한강벨트'에 20만호 가까운 주택을 착공하겠다는 것도 오 시장의 승부수 중 하나다.

문제는 오세훈 시장의 공급대책이 실현 가능성도 낮을 뿐 아니라 수다한 부작용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역사적으로 봐도 공급대책만으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데 성공한 사례는 없다.

오세훈표 '신통기획 2.0' 공급대책을 보면 마치 대단한 무언가가 있는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허다한 문제점들이 내장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먼저 오세훈표 공급대책은 실현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 행정절차 간소화로 사업 속도를 조금 높여준다고 해서 실제로 돌아갈 수 있는 사업장은 극히 드물다.

오세훈표 신통기획으로 노후 저렴주택이 격감하는 것도 문제다. 신통기획으로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이 촉진되며 서민들이 사는 연립, 빌라 등의 주거유형은 멸실되기만 할 뿐 공급은 전혀 되지 않고 있다. 대신 그 자리를 비싼 아파트가 대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은 빠르게 중상층 이상만 살 수 있는 도시로 변모 중이다. 저렴주택의 멸실은 필연적으로 그 저렴주택에 살던 사람들을 서울 밖으로 축출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또한 공급만으로 시장을 안정시킨 사례도 없다. 흔히 집값을 안정시킨 주택공급 사례로 꼽히는 1기 신도시 등을 포함한 주택 200만호 건설도 택지소유상한제 등의 토지공개념 3법과 대기업을 상대로 한 비업무용 부동산 매각 등의 강력한 수요억제정책이 동반됐기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을 따름이다. 거기에 경기둔화도 한몫했다.

오 시장은 특혜에 특혜를 더해 재건축 및 재개발을 가능케 하고 그걸 통해 주택공급을 늘려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복안인데, 그래봐야 주택 순증 효과는 미미하며, 투기수요 기승으로 주택 시장만 불안해질 뿐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확대 재지정 이후 서울 강남구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평균 아파트 매매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26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데오역 인근 부동산 유리창에 아파트가 비치고 있다. 2025.5.26. 연합뉴스

보유세 등으로 기대수익률 꺾고 국공유지에 토지임대부·공공임대 공급해야

오세훈 시장은 토허제를 성급하게 풀어 투기에 불을 붓더니 '신통기획 2.0'으로 서울 아파트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서울 아파트 시장을 하향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절대 안 될 정책이다.

보유세 등의 부동산 세제를 강화해 기대수익률을 꺾으면서 서울 시내에 존재하는 국공유지에 토지임대부 분양주택과 중산층 공공임대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는 것만이 서울 주택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효과적 수요 억제정책과 투기차단형 공급확대 정책이 결합되어야 서울 아파트 시장의 하향안정이라는 정책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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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살의 결과가 대학살로…홀로코스트를 다시 정의하자

 [오찬호의 틈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학살이 던진 질문

한글날, 세종호수공원 일대에는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스의 에어쇼를 보려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여기서 번쩍, 저기서 번쩍거리며 나타난 비행 물체 여덟 대가 화려한 곡예를 30여 분간 선보이는 동안 모두가 탄성을 뱉기 바빴다. 블랙이글스가 전투기 명이 아니라 에어쇼를 선보이는 전담부대의 별칭이라는 것도 이번에 알았다. 최대속도 마하 1.5를 자랑한다는 T-50B 기종은 당연히 전투기라 생각했는데, 곡예비행 전용으로 개발되었다고 한다. 노란 바탕의 밑면에 새의 날개를 연상케 하는 검은색 무늬를 그려놓아서 아래에서 보면 정말 독수리가 연상된다.

 

시야에서 사라진 비행기가 더 낮고, 더 빠르게 그리고 엄청난 굉음을 내면서 순식간에 지나갈 때는 말 그대로 놀라 자빠졌다. 살면서 들었던 가장 큰 소리였다. 천둥소리도 이 정도는 아니었을 거다. 2초 정도, 심장이 떨어질 뻔한 무서움에 몸을 반사적으로 움츠렸다. 아, 저런 게 지나가기만 하는 것으로도 무서울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느꼈다. 그러다가 '쇼'란 걸 금세 깨닫고 안도하는 내 모습이 어색해 웃는다. 웃음의 크기만큼이나 유쾌한 가족 나들이였다.

 

이 장면, 가자지구 사람들에겐 얼마나 낯설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우리는 일부러 찾아가지만, 그들은 자신들을 찾아와 폭격하는 전투기를 피하기 바빴을 거다. 2초도 아찔한데, 이들은 2년 내내 그렇게 살았다. 죽지 않고 살았다는 기쁨은 찰나였을 거다. 옆에는 대답 없는 가족과 이웃이 있었을 거니 말이다. 그 수가 6만 명이 넘어가니, 이제야 휴전 협정이 이루어졌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으로 아동을 포함한 민간인 00명이 사망했다"라는 뉴스를 많이 접했다. 저 00명은 때론 세 자리가 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이스라엘은 도대체 어떤 나라인지를 물을 수밖에 없었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지만, 그래도 전쟁의 속살은 조금씩 인도주의적 면모를 갖춰가고 있지 않은가. 최소한 2차 세계대전 이후는 그렇다. 온 천지에 죽음만 남았다는 드레스덴 폭격이나 이틀 만에 10만 명이 사망한 도쿄 대공습은 전쟁 당시에는 적의 항복을 하루라도 빨리 받기 위한 전략처럼 소개되었지만, 제네바협약이 민간인 보호의 영역까지 확장되는 계기가 될 정도였다. 지금도 민간인 학살이라는 오명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니 전쟁 중 민간인 사망에는 최소한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여야 하는 게 역사의 가르침이고 국제적으로 합의된 상식이다. 이스라엘은 그조차도 안 했다. 학교를, 병원을, 민간주택을 (실수가 아니라) 정밀 폭격한 다음 앵무새처럼 "하마스 지휘부 아무개가 숨어있어서"라는 성명만 발표했다. 난민촌을 향해, 배급을 받으려는 사람들을 향해, 기자들을 향해 (경고방송도 없이)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하마스 대원이 무리 중에 있다"는 걸 이유랍시고 말했다. 제주 4.3의 비극이 이런 이유로 시작되지 않았던가. 노근리 학살의 원인이 저런 논리 아니었던가. 하지만 세계의 질타에 이스라엘은 이런 식으로만 반응했다. "어쩌라고."

나는 홀로코스트를 고유명사로 설명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인지 고민해 본다. 누군 따질 거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기습적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해 천 명 이상이 사망한 게 먼저 아니었냐면서 말이다. 그 공격 전에 수십 년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어떻게 했는지를 길게 설명하긴 싫다. 이스라엘은, 원주민을 청소하듯이 쓸어버렸던 유럽인들처럼 영토를 멋대로 확장했다. 무장병력을 동원해 정착촌을 확대하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강제 이주시킨 것도 모자라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감옥과 다를 바 없이 통제했다. 심지어 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에 모여든 무슬림들을 유린했다. 때가 되면 잔디를 깎듯이 말이다.

 

그래서 그럴 수 있는 거 아니냐는 말이 아니다. 저런 이유들은 하마스의 존재까지만 이해할 수 있을 뿐이다. 어찌 저항하지 않을 수 있냐 정도의 질문 정도만을 수긍할 수 있다. 무슨 저항이든 괜찮다는 걸 전혀 보장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다. 이스라엘도 이유 불문하고 민간인을 군사무기로 죽였다면, 그 자체로 정당화될 건 아무것도 없다. 사람 굶어 죽는 걸 눈으로 보면서도 가자지구로 향하는 구호품들을 철저히 차단했을 정도인데, 이를 이해할 맥락이 있어서야 되겠는가.

 

심지어, 하마스의 습격 당시 한니발 지침이 내려졌다는 제보도 쏟아졌다. 한니발 지침은 인질의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적의 포로가 되는 것을 막는다는 이스라엘의 교전 수칙인데 2016년에 폐지되었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유야무야 적용되고 있었다. 2023년 10월 7일에도 하마스의 기습공격 얼마 후 한니발을 언급하며 "어떤 차량도 가자지구로 들어갈 수 없다"라는 무전이 곳곳으로 퍼졌다. 그래서 차량을 폭격했다. 누가 타고 있었겠는가. 하마스가 인질로 잡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있었다. 주택에 자국민이 인질로 억류되었다고 하자, 주택을 폭격했다.

 

홀로코스트 때문일까? 끔찍한 집단경험이 다시는 피해자가 되지 않겠다는 지나친 결의로 이어져서라는데, 말도 안 된다. 지금껏 대학살의 피해자들이 그런 논리를 펼치며 삼자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한 적이 없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백인들의 학살에 충격받아 아시아 이민자들을 죽인다면 이를 누가 수긍하는가. 한국 사람이 이주노동자를 괴롭히면서 일제강점기의 트라우마 때문이라고 우긴다면 참으로 우스꽝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그러는 건, 홀로코스트를 온전히 독점해서다. 나 역시 지금껏 보통명사 홀로코스트를, 히틀러의 유대인 대학살이라는 고유명사로만 설명했다. 다른 홀로코스트를 무시한 건 아니지만, 단어의 무게를 오롯이 유대인들과 일치시키는 게 '역사에 대한 예의'라 여겼다. 그래야만, 인종을 청소하려고 했던 히틀러의 악랄함이 더 분명해지는 걸 기대한 것도 있다.

 

나치는 유대인을 '절멸' 수용소에서 무자비하게 죽였다. 유대인 사망자만큼 소련군 포로, 폴란드인, 장애인, 동성애자, 정치범, 집시 등도 죽였지만 나는 "유대인 600만 명을 죽인 홀로코스트"라면서 무의식적으로 범위를 좁히곤 했다. 많은 이들이 이렇게 생각했을 거다. 우리는 그럴 수 있다. 감히 홀로코스트를 이해할 수 있겠냐면서, 죽은 자들을 추모할 수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 사람들이 홀로코스트의 고통, 슬픔, 분노는 자신들만 이해할 수 있다고 하는 건 이상하다.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자신을 위로하는 사람들과 손잡고 다른 피해자에게 다가가는 것과, 무슨 짓을 하더라도 내 잘못 아니라는 걸 어쩔 수 없다고 여기는 건 많이 다르다. 이스라엘이 지금 그렇다. 절멸의 악몽을, 절멸을 하면서 극복하는 모양새다. 앞으로 홀로코스트는 넓게 설명되어야 할 거다. 학살은 그 자체로도 비극이지만, 그 악몽이 오랫동안 개인의 이성을 짓눌러 죽음이 다른 죽음으로 대체되고 있음을 반드시 짚어야 한다.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격을 취재해 온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마리암 다가(33세)가 2024년 6월 14일 가자 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초상화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녀는 지난 8월 25일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4명의 기자를 포함한 8명 중 한 명이다. ⓒAP=연합뉴스

 

대학살의 결과가 다시 대학살이라니

 

홀로코스트 독점의 폐해는 이미 여러 모습으로 드러난 바 있다. 부모가 홀로코스트 생존자이면서도, 이스라엘의 홀로코스트 악용을 비판해온 미국의 유대인 학자 노르만 핀켈슈타인은 저서 <홀로코스트 산업 : 홀로코스트를 초대형 돈벌이로 만든 자들은 누구인가?>(2004, 한겨레출판)에서, 부패한 이익집단들 때문에 생존자 보상금이 공정하게 배분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홀로코스트에 대해 당사자 외에는 어떤 질문도 던질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홀로코스트는 성역이었고 때론 신화였다. 수용소에 살지도 않았던 사람들이 거짓 피해자 행세를 하며 보상금을 받는 경우가 허다했다. 경험을 날조해 유명세를 얻는 이들도 많았다. 1995년에는 <조각들 : 유년기의 기억, 1939-1948>(Fragments: Memories of a Childhood, 1939-1948)이라는 수용소 생존수기가 출간되었지만, 지어낸 이야기였다. 1997년에는 수용소를 탈출한 가족이 숲에서 늑대와 어울렸다는 놀라운 이야기가 등장했다. 허구로 밝혀지는데 10여 년의 시간이 걸렸는데, 그 사이에 영화까지 만들어졌을 정도다.

 

1996년에는 수용소 안의 소년이 담장 안으로 사과를 던진 소녀와 나중에 재회해 사랑에 빠진다는 만화 같은 이야기가 '오프라 윈프리 쇼'를 통해 미국에 알려졌다. 주인공 허만 로젠블라트는 이후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홀로코스트를 증언하는 강연만 수백 회를 하며 떼 돈을 벌었다. 이 이야기는 2008년 <울타리 위의 천사: 살아남은 사랑의 진실 이야기>(Angel at the Fence: The True Story of a Love That Survived)라는 제목으로 출간될 예정이었다가, 그제야 터진 진실공방으로 취소되었다. (홀로코스트 신화에 대해서는 프레시안 칼럼 "김재명의 전쟁범죄 이야기"의 121~126회를 참조할 것)

 

이런 이야기들은 이스라엘의 폭력적 행보를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낯설지 않지만 나는 굳이 홀로코스트와 연결해서 말하지는 않았다. 개인 범죄행위와 홀로코스트 자체가 달라서이기도 하지만, 한국에 이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어서다. 예를 들어, 5.18 광주민주화 운동의 유공자들의 명단을 공개하라는 이들이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거짓 사례를 은근히 강조하는 식이었다. 이런 오용을 걱정해 언급하지 않는 쪽을 택했는데 계속 그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유대인의 죽음을 부정해서가 아니다. 홀로코스트를 그때의 비극과 지금의 비극을 하나의 물줄기로 다루는 게 역사에 솔직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지경에 이른 걸 이스라엘 탓만 하는 것도 비겁하다. 우리가 얼마나 팔레스타인을 알고 있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팔레스타인을 잘 모르니, 그들이 매일 죽어도 대수롭지 않은 지를 반성해야 한다.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서 담 하나를 두고 존재하는 수용소와 꽃밭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누구는 가스실에서 죽고, 누구는 정원을 가꾼다. 우리가 그렇게 살고 있지는 않은가. 담장 너머 팔레스타인의 비극을 외면하면서 말이다. 그쪽 사정이라면서 말이다. 그 무관심이, 홀로코스트의 결과가 홀로코스트로 이어지지는 않았는지 지독하게 물어야 한다.

오찬호

오찬호 작가는 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2년 간 여러 대학에서 강의했다. 친숙한 것을 낯설게 보는 사회학적 시선을 바탕으로 일상 속 평범한 사례에 어떤 사회구조가 얽혀있는지를 입체적으로 드러내는 글을 쓰고 있다. 자기계발 강박이 능력주의로 연결되어 공동체를 어그러트리는 모습을 추적한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2013)를 시작으로 대학의 기업화를 비판한 <진격의 대학교>(2015), 경쟁사회의 내면을 파헤친 <결혼과 육아의 사회학>(2018) 등 많은 책을 집필했다. 최근작으로는 <세상 멋져 보이는 것들의 사회학>(2024), <납작한 말들>(202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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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기대와 혐중 불안 엇갈리는 상인들 “범죄자로 모는데 누가 오고 싶겠나”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5/10/21 08:33
  • 수정일
    2025/10/21 08:3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중국인 관광객 막자는 국민의힘 1]혐중 정서 조장 나선 국민의힘... “정치인까지 저러니 답답해”

 

명동 거리 일대(자료사진) ⓒ뉴시스

지난 16일 오후 1시. 서울 명동 번화가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화장품 등 쇼핑 매장들이 즐비한 명동거리엔 각 매장 직원이 가게 앞까지 나와 오가는 외국인들을 멈춰 세우고, 호객에 열을 올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외국인 관광객은 점점 더 늘어났지만, 상인들의 표정이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최근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조치가 시행되면서 기대감도 커졌지만, 그 기대 속에 ‘혐중 정서’ 확산에 따른 긴장도 함께 자리한 탓이다.

 

 

 

매출은 늘었는데... ‘혐중’이 찬물 끼얹을까 불안한 상인들


오후 4시쯤이 되자, 노점들이 하나, 둘 장사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명동거리 노점에서 분식을 판매 중인 20대 김모씨는 “명동은 쇼핑할 곳이 많다 보니 중국인들이 특히 많이 찾는다”면서 “이달 들어 매출이 50%정도 늘었다. 아마 중국인 관광객이 그 이상 늘었기 때문이 아니겠냐”고 무비자 입국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은 관광·업무 등 단기간 방문시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이 시행되면서 내년 6월 30일까지 국내외 전담 여행사가 모객한 3인 이상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비자 없이 국내 관광을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방한 외국인은 1,238만명(8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여기에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 무비자 입국 정책까지 더해져 올해 국내 방한 외국인은 사상 최대인 2,00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상인들의 표정이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국내에 확산하는 혐중 정서가 무비자 입국으로 인한 관광 특수에 찬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씨도 얼마 전까지 명동거리에서 벌어졌던 혐중 시위를 잊지 못했다. 김씨는 “최근까지도 (노점)바로 옆 도로에서 혐중 시위를 하고 행진도 했다. 그땐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며 “명동에서 혐중 시위가 벌어지면 상인들은 매출이 줄어드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영업을 접어야 할 판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혐중 시위라고 해서 중국인들만 피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시위대가 소리를 지르면서 관광객들을 위협하다 보니, 다른 국적의 외국인들도 무서워 피한다. 그런 곳을 어떤 관광객들이 찾겠냐”고 한탄했다.

그래서 혐중 시위를 겪은 명동 상인들의 마음 한편에 언제고 손님이 다시 줄어들지 모른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지난 2월 27일 서울 중구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 인근에서 자유와 정의를 실천하는 교수모임 및 친윤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을 반대하고 있다. 2025.02.27. ⓒ뉴시스

‘중국인=범죄자’ 혐중 선동하는 정치권
...상인들 “정치인들까지 저러니 답답”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정치권까지 나서 혐중 정서 확산에 일조하면서 명동 상인들의 불안은 더 커졌다. 김씨는 “폭탄이 있으면 시위하는 차에다가 그냥 던지고 제가 잡혀 들어가고 싶었을 정도였다”면서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떠드는 건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앞서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조치가 본격화하자, 야당인 국민의힘이 혐중 정서 확산에 동참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인해 “범죄조직이 침투하게 될 것이다”, “전염병 확산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등의 주장으로 혐중 정서를 확산시켰다. 같은 당 주진우 의원도 “중국인 무비자는 간첩에게 활동 면허증 내주는 격”, “중국인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해야 한다”고 혐중 정서를 부추겼다.

정치권이 미디어와 SNS 등을 통해 확산하고 있는 ‘중국인=범죄자’ 프레임에 기름을 부으며 선동에 나선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실제 강력 범죄를 포함해 국내 체류 중국인의 전체 범죄율은 내국인보다 낮다. 2023년 기준, 내국인의 범죄율은 2.36%였던 반면, 국내 체류 중국인의 범죄율 1.65%였다. 강력 범죄율 역시 내국인이 0.047%, 중국인은 0.031%로 중국인이 더 낮았다.

명동 번화가에서 ‘ㅅ’식당을 운영 중인 50대 최모씨는 “중국인 관광객 때문에 마치 한국이 공산당이 되는 것처럼 얘기하거나, 장기매매하려고 한국인을 납치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며 “믿는 사람도 없겠지만, 그런 말이 분위기를 더 얼어붙게 한다. 장사는 입장에선 손님 한 명이라도 더 오는 게 답인데, 정치인들까지 저러니 우리 힘으로 막을 수도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실제 중국인 관광객 증가가 예상보다 적다고도 했다. 최씨는 “무비자 입국이 시작되면 관광객이 늘어날 거라는 기대감에 가게 문을 1시간 일찍 열고 1시간 늦게 닫았다”면서 “그런데 실제 무비자 입국 전후 매출을 비교해도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고 말했다.

명동에서 불과 1km가량 떨어진 종로 상인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무비자 입국이 본격화했지만, 아직 체감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복궁역 인근에서 12년째 ‘ㅈ’ 한복 대여점을 운영 중인 김모(60대)씨는 “9~10월은 원래 성수기라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다. 매출엔 큰 차이가 없다”면서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체감되려면 단체 예약이 늘어야 하는데, 그것도 거의 없다시피 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사드 전만 해도 70~80%에 달했던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지금은 10%도 안 된다”며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면 뭐하나. 혐중 시위를 하면서 ‘범죄자’로 몰아가는데 누가 와서 한복 입고 기분 좋게 사진 찍겠냐”고 반문했다.

창경궁 인근에서 ‘ㄸ’ 기념품 가게를 운영 중인 김씨(42)도 체감은 비슷했다. 김씨는 “무비자 입국에 대한 기대도 별로 없었다”면서 “지난달엔 중국 손님이 꽤 있었는데, 이번 달엔 줄어든 것 같다”고 전했다.

오히려 지난달 중국인 관광객이 더 많았던 원인으로는 극우단체들이 명동에서 벌인 혐중 시위의 영향을 꼽았다. 김씨는 “지난달 중국인 관광객이 늘었던 건 명동에서 있었던 혐중 시위 때문인 것 같다”면서 “혐중 시위가 자주 열렸던 만큼 일부 중국 관광객들이 근처 관광지가 있는 종로로 왔던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3일 서울 종로구 동대문역 인근에서 열린 자유대학 주최 혐중시위 모습. 2025.10.03 ⓒ뉴시스

부산·경주·제주 등도 ‘혐중’ 직격탄 우려 커져

이번 무비자 입국으로 관광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되는 부산·경주·제주 등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의 경우 해운대·광복로·부산역 일대 상권이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면세점 및 쇼핑몰에서도 중국어 안내·결제 준비가 한창이며, 관련 업계에서는 중국인 단체고객 증가로 인한 ‘큰손 방문’을 기대하고 있다.

이미 개별 관광객 무비자가 허용된 경험이 있는 제주도도 이번 마찬가지다. 무지자 입국으로 중국인 관광객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경주 역시 이번 조치의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경주는 10월 말 열릴 APEC 정상회의 개최지라는 점에서 외국인 유치에 대비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방한 시장 1위인 중국의 입국 편의를 통해 관광 활성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부도 이번 정책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약 100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추가로 한국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멈출 줄 모르는 혐중 시위와 정치권의 혐중 정서 조장이 ‘무비자 특수’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명동에서 혐중 시위를 주도해온 극우단체들은 경찰에 의해 시위가 막히자,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대림동으로 옮겨 혐중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의 혐중 정서 조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10일 김은혜 국민의힘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우리 국민이 낸 의료 보험료의 혜택을 중국인 등 외국인들이 가로채고 있다”, “한국에 살지 않는 중국인이 이 땅의 주권을 행사하는 건 상호주의에 배치된다”, “중국인들이 투기 목적으로 집을 사들여 우리 국민에게 월세를 받고 있다”는 등의 주장을 펴며 ‘중국인 3대 쇼핑 방지법’을 발의해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이로 인해 중국의 반한 감정도 덩달아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무역이나 관광 산업의 중국 의존도가 상당한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공산이 크다. 외교 갈등으로 비화할 경우 사태는 더 커질 수 있다. 2016년 800만명을 웃돌았던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사드 사태’ 이후 ‘한한령’이 터지면서 1년만에 420만명 수준으로 반토막 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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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증원에 조선일보 “정말 李 재판 때문인가” 중앙일보 “사법 보복”

[아침신문 솎아보기] 경향신문 “속도 보다 숙의” 한겨레 “법원 돌아봐야”

중앙일보, 민주당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에 “민주주의 근간 흔들어”

기자명조현호 기자

  • 입력 2025.10.21 07:40

  • 수정 2025.10.21 07:51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사법개혁 특위 개혁안 발표에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갈무리

더불어민주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대법관 정원을 대폭 확대하고, 법관 외부 평가제를 담은 개혁안을 발표했다. 사실상 4심제를 뜻하는 재판소원제는 이번 안에 담기지는 않았지만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14명에서 26명으로 12명을 증원하는데, 모두 이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고, 재판소원제는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유죄취지 파기환송 재판을 뒤집을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 조선일보는 모든 게 이 대통령 재판과 관련돼 있다고 지적했고, 중앙일보는 사법개혁이 아닌 사법보복이라고 질타했다. 경향신문은 방향은 맞지만 속도보다 숙의할 것을 주문했고, 한겨레는 법원도 자신을 뼈아프게 돌아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는 20일 △대법관 12명 증원 △대법관 추천위원회 다양화 △법관 외부 평가 등을 담은 사법개혁안을 발표했다. 민주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백혜련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사건의 전문성과 다양성, 심리 충실도를 높이고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두텁게 보장하겠다”며 대법원장을 포함해 기존 14명인 대법관 수를 26명으로 증원하겠다고 밝혔다. 12명의 대법관은 매년 4명씩 3년에 걸쳐 증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법원이 아무리 높다 한들 다 헌법 아래 있는 기관”이라며 “개혁의 페달을 멈추지 않고 국민 명령인 3대 개혁을 차분히 완수하겠다”라고 말했다.

법원내부도 반발 기류, 부장판사 “보복의 의미”

국민일보는 3면 기사 <대법관 추천위 다양화·변협도 법관 평가… 법원 “보복” 반발>에서 한 고법 부장판사가 “대법원 사건은 줄어드는 추세고 오히려 하급심이 적체되는 상황”이라며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는 개편안을 강행하는 것은 이 대통령 파기환송 판결 등에 대한 보복의 의미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결국 사법부 구성을 입맛에 맞게 바꾸겠다는 것”이라며 “사법부 근간인 법관의 독립을 무너뜨리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보도했다.

김대웅 서울고등법원장은 “비용 문제로 경제적 약자가 제대로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는지 등 여러 문제가 있다”며 “헌법적 틀 안에서 재판소원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찬반 양론이 있다”고 지적했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국민일보 2025년 10월21일자 3면

국민의힘도 반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독립성과 공정성이 생명인 사법부를 코드인사로 채우고 이재명 대통령실 아래 대법원 비서관실을 만들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이 모든 것이 이재명 한 사람이 대한민국 권력의 정점에 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며 대법관 증원안은 “정권 홍위병을 늘려 이 대통령 재판을 영원히 묻어두겠다는 속셈”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민주당 폭주 정말 이 대통령 재판 때문인가”

조선일보는 사설 <‘4심제’ 민주당 폭주, 정말 李 재판 때문인가>에서 민주당 사법개혁안을 두고 “이렇게 되면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 중 22명의 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게 된다”라며 “자신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던 지금의 대법원 구성을 완전히 바꿀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선일보는 “민주당은 대법관 증원에 큰 관심을 보인 적이 거의 없다”라며 “그러다 대법원이 이 대통령 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완전히 바뀌었다”라고 지적했다. 재판소원 도입은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와 동시에 밀어붙였다라는 점을 들어 “모든 게 이 대통령 재판과 관련돼 있다”라고 했다.

▲조선일보 2025년 10월21일자 사설

중앙일보는 사설 <사법부 독립 위축시키는 사법 개혁, 누가 원하나>에서 “이번 개혁안은 추진 배경과 절차, 내용 면에서 국민적 공감을 얻기 어렵다”라며 “민주당 안대로 법이 개정되면 대법관 26명 체제에서 22명(84.6%)을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대통령과 여당의 입맛에 맞는 법조인들로 사법부가 채워지게 된다는 의구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라고 우려했다. 중앙일보는 “어느 정부에서나 친여 성향 대법관이 수두룩한 사법부를 과연 국민이 원할까”라고도 되물었다. 특히 이번 사법개혁안과 재판소원제 추진을 들어 중앙일보는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조희대 대법원에 대한 노골적인 불신 표출로 읽힌다”라며 “‘사법 개혁’이 아니라 ‘사법 보복’으로 비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세계일보도 사설 <대법관 증원·재판소원제, 사법부 압박용 ‘개악’이다>에서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원을 겨냥한 ‘망신 주기’ 국정감사에서 정작 새로 드러나거나 확인된 사실은 하나도 없는데 ‘대선 개입이 밝혀졌다’니, 이 무슨 궤변이요 자가당착인가”라며 “더욱이 대선 개입 의혹과 대법관 증원 간에 어떤 관계가 있다는 것인지 납득하기 힘들다”라고 비판했다. 재판소원제에 대해서도 세계일보는 “정권 마음에 안 드는 재판 결과가 헌법재판소에서 뒤집힐 가능성을 기어이 열겠다는 것으로, 이 역시 명백한 사법부 압박용 조치”라며 “정부 여당은 입법 과정에서 대법원·헌재 등 법조계 의견을 경청하고 야당과도 충분히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중앙일보 2025년 10월21일자 사설

한국일보도 사설 <’李 대통령이 대법관 22명 임명’… 與 개혁안 불균형 심하다>에서 “이 안에 따른다면 이재명 대통령 임기 안에 모든 증원이 끝나, 대법원 이념 지형이 장기간 특정 정치 세력에 유리한 구도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내다봤다. 한국일보는 “특정 대통령이 전체 대법관 84.6%의 임명권을 행사하면, 최고법원 이념 편중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라고도 했다. 정청래 대표가 사법개혁안 발표 자리에서 ‘개혁에 반대하는 것은 정치적 이해를 따져 부정한 판결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한 것을 두고 한국일보는 “더 나은 권력구조를 만들자는 고언과 제안을 의도적으로 폄하하는 자세를 이어간다면 ‘사법부 장악 시도’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일보도 사설 <민주당 사법개혁안, 이렇게 밀어붙일 일 아니다>에서 “민주당 개혁안은 그동안 국민이 납득하고 수용해온 절차를 송두리째 뒤엎으려 한다”라며 “더 정교한 공론화 과정을 통해 많은 논의와 숙고와 검증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 “속도전보다 숙의 거쳐야” 한겨레 “사법부 스스로 돌아봐야”

경향신문은 사설 <‘대법관 증원’ 방향 맞고, 속도전보다 숙의 거치길>에서 “민주당이 발표한 5가지 사법개혁안의 큰 방향은 맞다고 본다”라면서도 “민주당 안대로 할 경우 현재 대법관 임기를 고려하면 이재명 대통령 임기 중에 전체 26명 중 22명을 임명하게 되는데, 정권의 사법부 장악 시도라는 시비를 낳을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경향신문은 “속도전이 능사가 아니라 사법시스템의 새 백년대계를 세운다는 자세로 충분한 숙의와 폭넓은 공론화를 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경향신문 2025년 10월21일자 사설

한겨레는 사설 <여당 사법개혁안, 충실한 공론화로 성과 거둬야>에서 “12·3 내란 이후 사법부가 보인 일련의 행태는 국민 위에 군림하고 소수가 전횡하는 기관이라는 의구심을 사기에 충분했다”라며 “사법부는 개혁 추진에 반발하기에 앞서 자신의 모습을 뼈아프게 되돌아보고 건설적 논의에 동참해야 한다”고 썼다. 한겨레는 “여야도 정략적 계산을 떠나 오로지 국민의 권리와 인권 보장이라는 관점에서 개혁 입법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허위조작정보 금지법 “개혁명분 권력 비판 견제 약화 민주주의 근간 흔들어”

더불어민주당 국민주권 언론개혁특별위원회가 20일 언론·유튜버가 ‘불법정보’나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하면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액 손해배상하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법안을 당론 발의해 올해 정기국회 내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계획이다.

이 방안에는 정치인이나 대기업 임원처럼 강한 권력을 가진 공인을 배액배상 청구인에서 배제하는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당한 언론 보도를 막으려는 ‘전략적 봉쇄소송’이 남발될 수 있다는 비판에 대해 특위는 이를 방지하는 특칙을 뒀다.

특위안에는 배액배상의 핵심 요건인 ‘타인을 해할 의도’를 추정할 수 있는 조항을 뒀다. 불법정보나 허위조작정보로 판명된 내용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을 유통한 경우, 전체 내용에 없는 불법정보나 허위조작정보를 제목·자막으로 강조한 경우, 사실 확인을 위한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았거나 피해자의 입장·의견을 확인하지 않은 경우 등이다.

▲한겨레 2025년 10월21일자 2면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우려됐던 언론의 권력감시 기능 위축을 불러올 여러 조항이 포함돼 있다”며 “언론현업단체들이 일관되게 요구해 온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 자격에서의 정치인, 고위공직자, 대기업 제외’가 포함돼 있지 않은 데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겨레도 2면 기사 <‘허위’ 정보 근절한다지만 기준 모호…“표현의 자유 위축” 반발>에서 “여당은 허위조작정보로 인한 시민 피해 구제 현실화 필요성 등을 추진 배경으로 내세웠지만, 특위안에 담긴 징벌 배상의 기준과 대상이 지나치게 모호하거나 광범위해 ‘표현의 자유’ ‘언론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우려가 나온다”라며 “향후 시민사회 논의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라고 우려했다.

한국일보도 2면 기사에서 김보라미 법률사무소 디케 변호사가 “한국형 디지털서비스법(DSA)을 도입한다면서 국가 규제를 대폭 강화해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법안을 만들었다”며 “언론사가 정보통신망법 대상에 들어가면 법 규제를 중복 적용받아 보도 위축 효과가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고 전했다. 심석태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는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도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사회적 신뢰를 얻는 것”이라며 “여전히 모호하고 정리돼야 할 허점이 많아 불필요한 정치적 공격과 의심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국일보 2025년 10월21일자 2면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허위조작정보의 폐해에 대한 문제의식에는 공감하지만, 표현의 자유 위축이라는 부작용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며 “개혁을 명분 삼아 권력 비판과 견제라는 언론의 본질적 기능을 약화시키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석연치 않은 민중기 특검 주식 내부거래 의혹

김건희 여사 사건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비상장 주식 투자로 1억여 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을 두고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이 제기됐다. 민 특검이 판사 시절 태양광 업체 네오세미테크 비상장 주식 1만 주를 보유해 오다, 이 회사가 코스닥에 우회 상장된 이듬해인 2010년 거래 정지가 되기 직전에 주식을 모두 팔아 수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당시 다른 소액 투자자 7000여 명은 상장폐지로 4000억 원 넘게 피해를 봤다.

민중기 특검은 20일 공지를 통해 “저의 개인적인 주식 거래와 관련한 논란이 일게 되어 죄송하다”라면서도 “다만, 주식 취득과 매도 과정에서 미공개정보 이용 등 위법사항이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라고 밝혔다. 민 특검은 “15년 전 저의 개인적인 일로 인해 현재 진행 중인 특검 수사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묵묵히 특별검사로서의 소임을 다 하겠다”라고 밝혀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야권에서는 민 특검에 대한 수사를 통해 미공개 정보 이용 여부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소시효 등을 고려했을 때 수사나 처벌이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지만, 특검 자격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구체적인 매매 경위나 시점 등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김건희 특검 조사를 받은 양평 공무원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인권 침해가 있었는지 직권으로 조사하기로 했다.

관련기사

조선일보는 사설 <민 특검 “위법 없었다”지만 의문 여전, 소명 못 하면 물러나야>에서 “국민적 관심이 큰 사건을 수사하는 특검은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라며 “특검 수사의 신뢰성을 위해서라도 해당 주식 매수를 권유한 지인, 매도를 권유한 증권사 직원이 누구인지 정확히 밝히고 거래 과정도 소상히 해명해야 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옳다”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도 사설 <민 특검 주식 내부거래 의혹… 신뢰 위해 명확히 소명해야>에서 “특검은 김 여사를 상대로 주식을 잘 모른다면서 어떻게 이런 회사에 투자했는지 추궁했다고 한다”라며 “그런 논리라면 민 특검에게도 10년간 보유한 주식이 휴지 조각이 될 줄 어떻게 알고 거래 정지 직전에 다 팔았느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민 특검은 김 여사 개인 비리는 물론, 매관매직 등 국정농단 의혹 전반을 수사하고 있다. 이 중대한 수사가 신뢰를 받으려면 민 특검이 명명백백히 소명해 시급히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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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사, 이달말 ‘판문점 견학’ 중단...‘깜짝 회동’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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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5.10.20 15:12
  •  
  •  수정 2025.10.20 18:04
  •  
  •  댓글 2

유엔군사령부가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판문점 특별견학’을 중단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기간과 겹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APEC 계기 한국 방문 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희망해온 바 있어 북·미 정상의 ‘깜짝 회동’을 위한 사전작업이 아닌가는 관측이 제기된다.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미 대통령. [자료사진-통일뉴스]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미 대통령. [자료사진-통일뉴스]

그렇게 볼 만한 전례가 있다. 2019년 6월 하순 일본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직전 김정은 위원장에게 ‘만나자’ 트윗을 올렸고 북한이 호응하면서 6월 30일 두 정상의 ‘판문점 회동’이 성사된 바 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도 이러한 관측에 무게를 실어준다. 20일 주한 미국대사관은 “주한미국대사대리로 일년여 간 근무했던 조셉 윤 대사가 10월 24일부로 이임한다”고 밝혔다.  후임자로 알려진 케빈 김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2019년 6월 판문점 회동에 실무적으로 관여한 인사다. 

지난 18일(현지시간) [CNN]은 “트럼프 정부 관리들은 트럼프의 아시아 방문 때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 김정은 간 회동을 비공개로 논의해왔다”고 보도했다. 아직 북한의 호응이 없는 점 등을 들어 성사될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20일 오후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은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저희는 북한과 미국의 대화를 지지하는 입장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면서 “지금도 변함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유엔사에서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혹은 북미 회담에 예정된 일정이 있는지는 저희로서는 알 수가 없는 영역이어서 지금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것은 따로 없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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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기어이 면회한 장동혁…다음엔 전한길 공천?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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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 입력 2025.10.19 22:40

  • 수정 2025.10.20 00:28

  • 댓글 0

점입가경 위헌정당 행태, 언제까지 놔둬야 하나

'윤 어게인' 선봉 입증…"제2의 윤석열 꿈꾸나"

함께 좌파 정권 무너뜨리자? "명백한 내란 선동"

불법 계엄과 탄핵 부정…"국힘 해산 시간 다가와"

조국혁신당은 이미 법무부에 해산심판 청구 진정

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국힘 내부서도 자중지란

"대표가 당을 나락으로 빠뜨려" 사퇴 요구까지

윤 변호인단도 불만…"잡범들과 섞여 10분 면회"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윤석열 전 대통령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구치소에 수감 중인 내란 수괴 윤석열을 기어이 면회해 '윤 어게인' 세력의 선봉임을 다시금 입증했다. '내란 잔당'의 근본적 한계이긴 하지만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수 여론과 배치되는 자폭에 가까운 선택인데다 위헌정당 해산을 스스로 재촉하겠다는 행태여서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기가 막힌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오전 윤석열 대통령님을 면회하고 왔다. 힘든 상황에서도 성경 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계셨다"면서 "우리도 하나로 뭉쳐 싸우자. 좌파 정권으로 무너지는 자유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국민의 평안한 삶을 지키기 위해"라고 전했다. 면회 일정을 사전에 공유하지는 않아 언론은 물론 당내 의원 대다수가 뒤늦게야 이 사실을 알게 됐다.

장 대표는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17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오전 11시 10분부터 10분가량 면회를 했다고 한다. 장 대표는 지난달 윤석열에 대한 특별면회(장소 변경 접견)를 신청했으나 구치소 측이 특검팀의 조사 일정을 이유로 불허하자 이날 투명 칸막이로 분리된 공간에서 일반면회 형식으로 윤석열을 대면했다. 그는 지난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나섰을 때 "당 대표가 된다면 적절한 시점에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5.10.17. 연합뉴스

이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1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석열 면회는 헌법에 대한 조롱이고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며 "치떨리는 내란의 밤을 기억하는 국민에 대한 모욕이다. 이러니 '국민의적' 같은 위헌정당 국힘을 해체시키자고 국민들이 두 주먹 불끈 쥐는 거다. 윤 어게인들 참 끔찍한 정신세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 대표의 윤석열 면회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일본 극우세력 망동과 다를 바 없다. 윤석열과 함께 좌파 정권을 무너뜨리자는 말은 대선 불복을 넘어선 명백한 제2의 내란 선동"이라며 "장 대표의 발언은 단순한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윤석열의 계엄과 내란을 정당화하고 불법과 폭력을 민주주의로 포장한 궤변 중의 궤변이다. 민주주의 뿌리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발언"이라고 질타했다.

또 "사법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었고 헌정질서에 대한 중대한 모욕이다. 국민의힘은 윤석열과 다시 손잡고 정권 재탈환을 명분으로 제2의 쿠데타를 꿈꾸고 있는 것 아니냐"면서 "국민의힘은 스스로 내란 정당, 극우 정당으로 전락한 것이다. 민주당은 내란 미화, 내란 선동, 헌정 파괴 시도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과 법치와 민주주의 이름으로 끝까지 맞서 싸우고 이를 철저하게 격퇴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대한민국 헌법질서를 뒤흔든 내란수괴 윤석열을 '자유의 수호자'로 포장하는 그 언행은 '망령의 귀환'을 선언하는 행위와 다름없다. 윤석열이 구원자인 양 추종하며 구치소를 '성지순례'하듯 찾은 장동혁 대표의 행태는 극우 정치가 민주주의를 조롱한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장동혁 대표와 국민의힘은 명심해야 한다. 윤석열 잔당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한, 국민의힘은 스스로 해산의 길을 걸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 손으로는 일하는 정부 여당 뒷다리 잡고, 한 손으로는 내란수괴를 알현하는 국민의힘의 열 일에 '정당 해산 마일리지'가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면서 "내란 청산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장동혁 대표의 '청개구리 면회'에 국민의힘에서도 탄식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장동혁 대표는 '기도'와 '투쟁'이라는 이름으로 내란의 주범을 미화하며 헌법 질서를 유린한 정권의 망령을 다시 불러내고 있다. 사실상 불법 계엄과 탄핵을 부정하는 대국민 선포이자 극우 선동"이라며 "장 대표는 헌법을 부정한 윤 전 대통령의 길을 그대로 따르며 '제2의 윤석열'을 꿈꾸고 있는가? 위헌 정당 해산 심판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국민의힘의 자업자득이며 스스로 확인해주는 도장을 찍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5.8.8. 연합뉴스

조국혁신당도 들끓었다. 혁신당은 이미 지난 1월 5일 정부가 국민의힘에 대해 위헌정당 해산 심판을 청구할 것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법무부에 제출한 바 있다. 신장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말씀과 기도로 무장했다고? 판사 출신 장동혁 대표님, 검사 출신 윤석열 씨, 공직자와 정치인이 무장해야 하는 두 기둥은 헌법과 법률, 그리고 사실(fact)이다"라며 "윤석열의 기도를 추앙하는 국민의힘은 대한민국 정당으로서의 기본을 상실했다. 법무부는 즉각 조국혁신당이 제출한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 진정을 본격 심의해 달라"고 촉구했다.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정상적 보수정당이 아니라 한국형 극우정당이 됐음이 계속 확인되고 있다. 매우 위험한 상태다. 친일, 반공, 군사독재, 내란 옹호의 이력을 종합할 때 극우 파시스트 정당이 되고 있다"며 "많은 국민이 국민의힘을 이대로 두는 것이 올바른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 국민의 세금인 정당 보조금을 지급받는 것이 합당한지 개탄하고 있다. 극우 정당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국민 통합을 가로막고, 사회 발전을 후퇴시킴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짚었다.

진보당 홍성규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망언을 일삼는 김민수 최고위원 등을 대동하며 제1야당의 대표 행보임을 어떻게든 표내려 했겠으나 딱 도둑고양이 같은 행보다. 당 대표 선거 당시 내란수괴 면회를 공약으로 내걸었으니 갈 수도, 안 갈 수도 없는 딱한 형편에서 은근슬쩍 다녀온 것"이라며 "수괴를 비롯한 내란 세력과 조금도 절연할 수 없는 내란 본당의 곤궁한 처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도저히 해산 외 다른 길이 없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면회 후기로 '성경 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계종 방문시 완강한 합장 거부로 불교를 모독하더니, '내란은 하나님의 계획'이라는 망언에 이어 계속해서 내란과 기독교를 어떻게든 엮어보려는 노골적인 기독교 모독이다. 이 정도면 종교계에서 '장동혁 퇴출' 운동이라도 거세게 벌여야 할 판"이라며 "당 대표 선거 당시 장동혁의 대표 공약은 '내란수괴 면회'와 더불어 '내년 재보궐 전한길 공천'이었다. 그러니 이제 남은 것은 '전한길 공천'인가?"라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7일 서울 롯데시네마 영등포점에서 영화 건국전쟁2를 관람하고 있다. 2025.10.7 [공동취재] 연합뉴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자중지란이 벌어지고 있다. 여권에 대한 전방위적 정치 공세로 겨우 정국 반전의 기회가 오고 있는데 당 대표가 느닷없이 찬물을 끼얹었다는 것이다. 소장파로 분류되는 김재섭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여 있는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서 "부동산, 관세, 안보 무능 등으로 이재명 정부에 균열이 생기고 있고 모처럼 야당의 시간인데 이런 상황에서 꼭 그렇게 했어야 했느냐"면서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당 대표로서 대단히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처사"라고 강력 반발했다.

소위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당 대표가 국민의힘을 나락으로 빠뜨리는 데 대해 책임져야 한다. 그만하시죠"라고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고, 신지호 전 전략기획부총장은 "부동산, 김현지, 민중기 등으로 간만에 여야 공수 교대가 이뤄지는데 이렇게 먹잇감을 던져주는 것은 해당 행위 아닌가"라고 따졌다. 이 밖에 드러내놓고 발언을 하지는 않아도 언론과의 익명 인터뷰를 통해 "지도자로서 자격이 없다" 등 수위 높은 비난을 가하는 의원들이 속출하는 중이다.

심지어 윤석열 변호인단은 또 그들대로 불만을 터뜨렸다. 장 대표가 보여주기식으로 면회 시늉만 했다는 취지다. 김계리 변호사는 "전직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구치소에서의 접견을 누가 가는 줄도 모르게, 조용히 잡범들과 섞여서 '일반 접견'으로, 보는 걸로 그저 감지덕지 교도관들의 가시거리와 가청거리 안에서 10분 하고 나온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며 "장동혁 대표가 약속을 지켰다고? 약속을 지켰으니 훌륭하다는 말에는 난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평가 절하했다.

같은 변호인단의 송진호 변호사도 "제1야당 대표가 끝내 장소변경 접견을 관철시키지도 못하고 10분짜리 일반접견을 해 아쉽다. 끝까지 장소변경 접견을 관철시켜 지금껏 대통령님 접견을 오지 않았던 명분도 인정받고, 이렇게 일반접견을 할 거면 당선되자마자 갔어야지 왜 이제서야 가냐는 비판도 면하고, 또 대통령님에 대한 인권 탄압도 외부에 알렸어야 했다"면서 "장동혁 대표와 김민수 최고가 일반접견을 한 건 전략적 판단 미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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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캠 종사자들인가…캄보디아 간 한국인, 매년 3천명가량 한국 안 돌아왔다

 이대희 기자  |  기사입력 2025.10.20. 06:47:18

 

캄보디아 스캠(사기)에 동원된 한국인이 정부 추계치보다 훨씬 많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통계가 나왔다.

 

20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13명이던 캄보디아 출국자와 한국 입국자 수 차이는 2022년 3209명, 2023년 2662명, 2024년 3248명으로 폭증했다. 2022년부터 매년 2000~3000명 수준으로 급증했다.

 

올해도 8월까지 캄보디아로 간 출국자 중 864명이 귀국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에서 캄보디아로 간 한국인은 2021년 5476명, 2022년 3만5606명, 2023년 8만4378명, 지난해 10만820명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캄보디아에서 입국한 한국인은 각각 5363명→3만2397명→8만1716명→9만7572명이다.

 

올해의 경우 1~8월 6만7609명이 캄보디아로 향했고 6만6745명만 귀국했다.0

귀국하지 않은 이들의 상당수가 캄보디아 현지 스캠 산업에 종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고려하면 정부가 캄보디아 스캠 산업 종사자로 추정한 한국인(1000여 명)보다 3배가량 많은 3000여 명이 실제 관련 산업에 종사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더해 태국, 베트남 등 인접국을 통해 캄보디아로 들어가 돌아오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캄보디아 이민청이 집계한 캄보디아 입국 한국인 수는 2021년 6074명, 2022년 6만4040명, 2023년 17만171명, 2024년 19만2305명, 2025년 1월~7월 10만6686명을 각각 기록했다.

 

2022~2024년의 경우 한국 통계보다 2배가량 많다. 제3국을 통해 캄보디아로 입국한 한국인이 많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이들 사이에서도 캄보디아 '웬치'(범죄단지)나 소규모 사무실에서 스캠 산업에 종사하는 한국인이 정부가 추정한 1000명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게 나온다.

 

박찬대 의원은 "현지 증언대로라면 아직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며 "개별 출입국 기록과 영사·경찰 자료를 정부 차원에서 전면 대조해 미복귀자에 대한 재점검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감금 등 조직범죄피해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정부가 범죄조직을 대상으로 금융 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19일 프놈펜 프린스그룹 본사에 경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은 캄보디아 범죄 관련자를 금융거래 제한 대상자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력 제재 대상으로 캄보디아 프놈펜의 '프린스 그룹'과 금융서비스 기업 '후이원 그룹(Huione Group)' 등이 거론된다. ⓒ연합뉴스

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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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관세협상 대부분 쟁점서 의견 일치... APEC 전 타결 가능성 높아져”

“여전히 조율 필요한 부분 남아... 국익에 도움 되는 결과 만들겠다”

관세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했던 김용범 정책실장이 1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으로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한미 관세협상을 위해 출국한 지 3일만에 귀국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대부분의 쟁점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19일 오후 귀국한 김 실장은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양국이 매우 진지하고 건설적인 분위기 속에서 협상에 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실장은 “두 시간이 훌쩍 넘는 공식 회의 외에 이어진 만찬자리에서도 (양국이) 밀도 있는 대화를 주고받았다”며 “다만 여전히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성과를 토대로 협상이 원만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달 말로 예정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협상이 마무될 수 있을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김 실장은 “이번 방미 전보다는 APEC 계기로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도 “여전히 조율이 필요한 한두가지 쟁점들이 있다. 관련 부처와 심도 있게 검토해 우리 입장을 추가적으로 전달하고 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미 투자금 3,500억달러와 관련해 ‘10년간 분할 투자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개별적으로 논의 중인 내용. 그리고 어떤 쟁점이 해결됐고, 어떤 쟁점이 남아 있는지에 대해선 협상 중이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대한민국이 감내 가능한 범위 내에서’, ‘그리고 상호 호혜적인 프로그램에 낸다’ 이런 내용에 대해선 상당히 의견이 근접해 가고 있다”고 답했다.

‘통화스와프’에 대한 진전을 묻는 말에는 “통화스와프나 이런 안들이 언론이 보도하는 외환시장에 미치는 충격 등 이런 부분들의 논의 과정에서 나온 내용”이라며 “그런 부분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앞서 김 실장과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김정관 산업부 장관 등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업무 시설인 아이젠하워 행정동을 찾아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과 50여분간 면담하며 조선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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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채 해병 특검, 윤석열 추가 구속 검토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5/10/20 07:50
  • 수정일
    2025/10/20 07:5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조성식의 통찰] 구속기간 만료 전 영장청구 시사...'직권남용' '범인도피' 혐의 있어

25.10.20 06:45최종 업데이트 25.10.20 06:45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9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형사 법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모습이 공개된 것은 지난 4월 내란 사건 재판 이후 약 5개월 만이다.사진공동취재단

순직해병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구속을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 관계자는 "채 해병 사건에서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혐의는 결코 가볍지 않다"며 "내란 재판 구속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우리 쪽에서 영장을 다시 청구해 재구속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내란 특검은 지귀연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가 희대의 시간계산법으로 석방한 윤 전 대통령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재구속했다. 그런데 내년 1월까지 1심 재판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다시 풀려나게 된다. 심급별 법정 최대 구속기간이 6개월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 전에 해병 특검의 청구로 새로 영장이 발부되면 구속기간이 새로 산정된다. 재발부 시점을 기준으로 최대 6개월까지 연장되는 것이다.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과정, 윤석열이 어디까지 관여했나

2023년 9월 15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인천항 수로 및 팔미도 근해 노적봉함에서 열린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기념식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이미 구속돼 재판을 받는 피고인이라도 새로운 혐의가 발견되면 추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영장 요건이 까다롭다. 구속 필요성이 있는 새로운 혐의로 기소하되 도주나 증거 인멸 우려가 충분히 인정돼야 한다.

가까운 사례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재구속을 꼽을 수 있다. 지난 6월 내란 특검은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던 김용현 전 장관을 공무집행방해와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하면서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의 영장 발부에 따라 김 전 장관은 공교롭게도 1심 구속기간 만료 하루 전날 재구속됐다.

해병 특검은 지난 13일 윤 전 대통령에게 23일 10시에 출석할 것을 통보하는 요구서를 발송했다. 특검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의 주된 혐의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다.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채 해병 사망사건에 대한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내용을 보고받고 격노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질책한 이후 사건기록 이첩 보류 지시, 기록 회수, 사건 재조사 등 수사 외압을 행사했다는 혐의다. 나아가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보직해임과 국방부 검찰단의 구속영장 청구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을 범인도피 혐의로도 조사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이종섭 전 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함으로써 채 해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주요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켰다는 것이 특검 판단이다. 당시 이 전 장관은 수사 외압 혐의와 관련해 고위공직자수사처의 요청으로 출국이 금지된 상태였다. 그러나 법무부는 공수처의 반대에도 관련 절차와 규정을 무시한 채 대사 임명에 맞춰 위법적으로 출금 조치를 해제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도 불법적으로 이뤄졌다고 본다. 신원조회 등 인사 검증 및 임명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대통령실에서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특검은 법무부, 외교부의 장차관과 실무자, 대통령 비서실과 국가안보실 고위 관계자 등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이 깊이 관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에 따르면, "모든 건 대통령 지시"였다고 한다.

구속기간 만료 우려... 해병 특검, 윤석열 재구속 가능할까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과 윤석열 전 대통령 자택 인근에 마련된 채해병특검 사무실. 정식 명칭은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이정민

특검은 곧 사건 관계자 5~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1순위는 이종섭 전 장관이다.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직권남용 혐의다. 이 전 장관은 수사 기록 이첩 보류와 사건 재조사 지시 등 채 해병 사건 수사 전반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관련 혐의를 두고 "대통령이 시켜서가 아니라 내 판단으로 지시했다"라고 주장하는 만큼 사법처리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당시 이 전 장관의 지시를 받았거나 대통령 명령에 따라 수사 과정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국방부와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에게는 직권남용 공동정범(공범)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 박진희 전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 등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국회 위증 혐의로도 기소될 전망이다.

지난달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 전 장관을 포함한 사건 관련자 9명을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특검에 고발했다. 법사위는 "이들이 지난해 국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청원 청문회'와 국정감사 등에서 한 증언이 이후 언론 보도와 특검 조사 등을 통해 허위로 드러나 고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무리한 수색 지침으로 채 해병을 죽음에 이르게 한 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임성근 전 사단장에 대해서는 국회 위증 혐의 등이 덧붙여져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해위증과 국회 위증 등의 혐의로 특검 조사를 받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은 한번 구속영장이 기각됐던 만큼 불구속기소될 전망이다. 이종섭 전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 과정 및 출금 해제와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에 대한 기소 여부도 관심을 끈다.

특검은 먼저 이 전 장관 등 채 해병 사건 수사에 개입한 직권남용 공범들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받아 본 후 주범 격인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추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다만 전통적으로 직권남용죄에 대해선 법리 공방이 치열한 만큼 영장 발부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윤 전 대통령이 해병 특검에 의해 다시 구속되면 내란 재판 1심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될지 모른다는 국민적 우려가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해병 특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해병특검 #윤석열 #채해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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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3,500억 달러 투자하면 회복불능의 파국온다"

다시 빛의혁명 광장에 나선 시민들, 'NO트럼프 범시민행진' 계속 이어간다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5.10.18 22:41
  •  
  •  수정 2025.10.18 22:50
  •  
  •  댓글 0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기 주최한 'NO트럼프 범시민대행진'이 18일(토) 오후 3시 광화문 서십자각터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기 주최한 'NO트럼프 범시민대행진'이 18일(토) 오후 3시 광화문 서십자각터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18일 오후 윤석열 탄핵을 이끈 광화문 '빛의혁명' 광장은 500조 원에 달하는 대미투자를 막무가내로 강요하는 미국을 규탄하는 목소리로 들끓었다. 

6개월만에 광장에 다시 모인 시민들은 '이런게 동맹이냐! 대미투자 강요 규탄!'을 한 목소리로 외쳤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요구한 관세·투자협상은 처음부터 '협상'과는 거리가 먼 약탈행위로 받아들여졌고, 막판 극심한 압박이 자행되는 가운데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이 주최한 'NO트럼프 범시민대행진'이 18일(토) 오후 3시 광화문 서십자각터에서 진행됐다.

'주권무시, 투자강요'는 점잖은 표현이고 '날강도, 양아치'라는 날선 표현이 거침없이 터져나왔다.

참가자들은 서십자각터-미국대사관-종로-시청-미국대사관으로 이어진 도심행진 중 관세협박 외에 대미 투자명목으로 현금, 선불로 내라고 하는 3,500억 달러(약 500조 원)는 우리 국민이 피땀으로 벌어들인 돈이자, 당연히 우리 국민의 복지를 위해 쓰여져야 할 돈이라며 대미 투자협상 중단과 투자약속 철회를 촉구했다. 

500조 원이면 △국민 1인당 1천만 원씩 지불 △일자리 350만개 창출 △200만명의 농민에게 농민수당 월 50만원씩 40년간 지급 △초중고생 550만명에게 100년간 무상급식 △대학생 300만명에게 20년간 무상 교육 △1천개 병실의 공공병원 500개 건설 △전 국민이 49년간 모든 대중교통수단을 무상이용이 가능한 돈이라는 설명에 연도의 시민들도 큰 관심을 갖고 귀기울였다.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미국대사관 앞 차로에서 진행된 마무리 집회에서 "미국의 수탈을 막지 못한다면 제2의 IMF 사태를 맞게 될 것이라고 하지만 지금의 동맹수탈에 굴복하면 대한민국 경제는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고 고꾸라질만큼 위기의 수준이 다르다.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절박한 상황인식을 내비쳤다.

또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한미정상회담 전 타결을 목표로 한미 협상대표들이 3,500억 달러 대미투자를 두고 현찰·선불, 10년 또는 3년 분할 등 말들이 많지만 APEC 이전에 합의는 다하고 정상회담은 요식절차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면서 "자칫 방심하면 국민들도 모르는 사이에 관료들이 나라를 통으로 팔아먹을지 모른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10월 25일(토) 오후 3시 서울 숭례문에서 개최되는 2차 'NO트럼프 범시민대행진'에도 참가해야겠지만 21일(화) 오전 10시 광화문에서 각계 시국선언 기자회견 이후 진행될 시국농성에도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어떤 경우든 국민의 뜻을 모아 미국을 규탄하고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에도 강력한 경고를 보내야 막을 수 있다"고 하면서 "미국 말을 듣고 미국에 잘 보여야 정권이 유지되는게 아니라 국민을 믿고 국민의 의사에 따라야 민주당 정권이 유지된다"고 강력 경고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정해랑 전국시국회의 집행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정해랑 전국시국회의 집행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앞선 서십자각터 대회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한미동맹은 미극 스스로, 트럼프가 이미 걷어찼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트럼프의 강요에 굴복한다면 우리의 생존 자체가 붕괴할 것"이라고, 부당한 요구를 일삼는 미국을 직격했다.

"이미 대공장에서는 정규직을 채용하지 않은지 오래이고 우리 사회는 주권을 빼앗겼으며, 더 이상 내어줄 것도 없다"고 하면서 "열흘 후 방문하는 트럼프에게 우리 민중들의 목소리를, 우리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지켜낸 그 힘을 다시 한 번 보여주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해랑 전국시국회의 집행위원장은 "내일 오전(현지시각 18일) 미국 전역에서 트럼프를 비판하는 '노 킹스'(No Kings) 시위가 열린다. 전국시국회의는 국민위에 군림하려는 대통령을 쫓아낸 진짜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아 연대와 지지의 메시지를 보냈다"며, "이제 우리는 미국, 세계 시민들과 힘을 합쳐 미국의 악랄한 날강도짓을 막아내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재명 정부도 국민을 믿고 민주주의를 선두에 선 한국의 자긍심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지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지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임해솔 평화너머 활동가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임해솔 평화너머 활동가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지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우리가 억지로 내야 하는 수백조 원의 부담들로 인해 학생들에게 들어갈 예산, 교육 환경 개선 예산, 교사들에게 들어갈 예산 다 깎아 먹는다. 경제 불안은 곧 사회적 불안으로 이어진다. 이는 학생들이 마음껏 배우고 성장할 안정적인 환경도 파괴한다"고 지적하고는 "우리의 당당한 목소리가 우리 아이들의 자존심이 될 것이다. 부당한 압박에 단호하게 맞서고, 자주적이며 정의로운 나라를 학생들에게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임해솔 평화너머 활동가는 "나쁜 놈들은 한가지만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곧 9개월되는 딸이 벌써부터 미국에 빚 1천만원을 지게 된다는 것도 화가나는데 미국은 경제만 수탈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안보·정치에 다 개입한다. 작년 한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340회나 했다. 훈련 장소로 자주 오르내리는 제주 남방 공해상은 사실은 대만 근처인데, 벌써 오래전부터 대중국 전쟁연습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라고 하면서 "경제수탈과 안보수탈은 반드시 함께 온다. 먼저 한미연합군사훈련부터 중단하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3,500억 달러 투자금액을 3년안에 내라는 미국의 요구를 10년에 나눠 내겠다거나, 통화스와프를 전제로 우리에게 조금 덜 위험하게 하겠다는 접근방식으로 수용해서는 안된다. 또 APEC정상회담까지 어떻게든 협상을 마무리짓겠다는 속도전도 매우 위험하다"며, "국익이 우선이고 주권이 우선이다. 지난 80년동안 미국앞에서 설설 기면서 비위맞춰주었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달라졌다고, 당당하게 말할 때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6개월만에 광장에 다시 모인 시민들은 '이런게 동맹이냐! 대미투자 강요 규탄!'을 한 목소리로 외쳤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대미투자 전면철회!', 'NO 트럼프!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미국대사관 앞을 지나는 시민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대미투자 전면철회!', 'NO 트럼프!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미국대사관 앞을 지나는 시민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런게 동맹이냐! 대미투자 강요 규탄한다! NO트럼프범시민대행진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런게 동맹이냐! 대미투자 강요 규탄한다! NO트럼프범시민대행진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미국대사관을 향해 규탄 구호를 외치는 대행진 참가자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미국대사관을 향해 규탄 구호를 외치는 대행진 참가자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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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해병 특검 출석 첫 현역의원...그는 왜 수방사령관 입 막았나

[12.7 탄핵박제 105인 - 83회 임종득] 9분 전 "군인은 언제나 당당해야 한다" 하더니... 그의 '타임라인'

정치 이주연(ld84)

25.10.18 19:48최종 업데이트 25.10.18 19:48

2024년 12월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 무산을 두고 월스트리트저널은 "국가보다 정당을 중시하는 길을 선택한 최악의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친윤계 윤상현 의원은 "1년 후에는 다 찍어준다"는 말로 표결 불참에 따른 정치적 영향 가능성을 일축합니다. <오마이뉴스>는 12.7탄핵 보이콧에 가담한 105인의 면면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합니다.[편집자말]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현역 국회의원 중 처음으로 특검에 출석한 건 임종득 의원(경북 영주·영양·봉화, 초선)이었다. 임 의원은 8월 12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 조사를 받았다. 그는 사건 당시 국가안보실 2차장(차관급)이었다.

2023년 7월 발생한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한 박정훈 대령(수사단장)은 임성근 1사단장 등 8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경찰에 이첩하겠다고 보고했다. 2023년 7월 28일의 일이다.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결재까지 떨어진 사건 기류가 바뀌기 시작한 건 'VIP 격노설'이 제기된 7월 31일부터다. 이날 사건 보고를 받은 윤석열이 격노했고, 박 대령은 관계자로부터 '임성근 등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도록'하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한다.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윤석열 정부 당시 국가안보실 2차장)이 8월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팀에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이정민

임 의원이 이 사건에서 주요하게 언급되는 이유 중 하나, 박 대령이 사건을 경북경찰청에 넘기려 한 날 이뤄진 두 번의 통화 때문이다. 2023년 8월 2일 박 대령은 수사자료 이첩을 위해 경북경찰청을 찾았고, 이첩 중 전화 한 통을 받게 된다.

10:51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 통화. 김계환은 박정훈에게 '경찰에 사건을 넘기지 말 것'을 명령

이제까지 밝혀진 타임라인에 따르면, 임 의원과 김계환 사령관과의 통화는 그 다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난다.

12:50 임종득 안보실 2차장-김계환 통화

15:00 군 검찰 관계자, 사건 가지러 경북경찰청으로 출발

15:56 임종득-김계환 통화

19:20 군 검찰, 사건 가져감

이날 임 의원은 김계환 사령관과 총 13분가량 통화를 했다. 국방부 검찰단이 경북경찰청으로부터 수사자료를 회수하는 과정 전후에 이뤄진 통화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가 핵심이다.

2024년 2월 JTBC는 김계환 사령관 통화기록(8월 2일자)을 입수해 보도했다. 기록 중 딱 두 건의 통화 상대방이 지워져 있었다. 전화번호 대조 등으로 찾아낸 결과 두 건 모두 상대가 임 의원이었다. JTBC는 임 의원에게 통화 내용을 물었으나 "바쁘다"며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임종득 의원실 나오는 나경원 의원채상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 특검팀이 7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내 임종득 의원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는 가운데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임 의원실에서 나오고 있다.남소연

채 상병 사건이 발생하고 2년이 지난 7월 11일, 특검은 임 의원 주거지와 국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그리고 8월 11일 특검은 "채 상병 사건 당시 국가 안보실 제2차장이던 임 의원이 국방부, 해병대, 대통령실 관계자 등과 어떤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등에 대하여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 의원은 김 사령관뿐 아니라 박진희 국방부 군사 보좌관 및 임기훈 국방 비서관과 연락을 주고 받은 사실이 드러나 수사 외압 연루 의혹을 받아왔다.

다음 날, 특검 사무실에 들어서며 '윤석열이 직접 (사건 회수) 지시한 게 맞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임 의원은 "아이"라며 짜증 섞인 일성을 뱉었다. 취재진은 '채 상병 사건 기록 회수를 지시한 적이 있는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등과 나눈 연락의 내용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물었으나, 임 의원은 답하지 않았다.

다음은 12.3 계엄 이후 임 의원의 정치적 선택이다.

2024년

12월 4일 : 12.3 비상계엄해제 요구 결의안 투표에 불참했다.

12월 7일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했다.

12월 10일 : 12.3 비상계엄사태 상설특검 수사요구안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12월 26일 :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 불참했다.

2025년

1월 6일 :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 당시 한남동 관저 앞 집결에 참가했다.

2월 17일 : 헌법재판소 항의 방문에 참가하지 않았다.

3월 1일 : 극우세력의 3.1절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했다.

3월 12일 : 탄핵심판 각하 촉구 탄원서에 이름을 올렸다.

6월 5일 :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외환 특검 표결에 불참했다.

7월 14일 : 윤상현 의원이 주최한 리셋코리아 발대식(전한길 연설)에 참석하지 않았다.

[프로필] 해병대 예비역 연대 '낙선운동' 펼쳐 "국힘 당원이지만 임종득은 사퇴해야"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이 3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기각 촉구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권우성

1964년 경상북도 영주시에서 태어났다. 경북 운문국민학교, 영광중학교를 나왔고 대구 청구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82년 육군사관학교에 입교하였으며, 참여정부 대통령 비서실 및 박근혜 정부 국가안보실에서 근무했다. 2014년 육군 소장으로 진급했으며 수도군단 부군단장을 지낸 후 2019년 전역했다. 2022년 8월부터 2023년 9월까지 국가안보실 제 2차장을 역임했다.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경북 영주시·영양군·봉화군 지역구에 출마했다. 이에 반발해, 해병대 예비역 연대 회원들은 임 후보 낙선 운동을 펼쳤다.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은 2024년 4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임종득 후보는 사퇴해야 한다. 수사 외압 혐의자로 영주를 대변할 자격이 없다"라며 "국민의힘 당원이지만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의 옳고 그름을 따져봤을 때 정부·여당의 태도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낙선 운동 이유를 설명했다. 이 같은 반대에도 득표율 73.71%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22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이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1월 14일 국정조사 특위 회의에서 임 의원은 '군인으로서의 자세'를 강조했다.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이 2024년 11월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남소연

"군인은 언제나 당당해야 합니다. 적이 지켜보고 있고 부하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군인은 명령에 죽고 명령에 삽니다. 만약에 통수권자가 부당한 명령을 했다면 거부를 했어야 합니다. 명령에 복종했다면 당당하게 책임을 져야 합니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비굴하게 하는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을 체포하기 위해 영장 집행을 시도한 1월 3일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이 경호처에 배속된 군 병력을 동원하지 못하게 한 것을 문제 삼으며 한 발언이었다. 김선호 직무대행은 경호처에 배속된 55경비단 단장에게 "(영장 집행을 시도하는) 경찰과 물리적 충돌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침을 내린 바 있다.

임 의원은 "사실상 경호처는 지금 55(경비단)를 배속·통제하고 있어 (경호처의) 부하라고 볼 수 있지 않냐"며 "(김 대행의 지침은) 지휘통제에서도 위배될 뿐만 아니라 혼란이 온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대행은 "경호처는 군부대가 아니기 때문에 부하라는 용어를 쓰지는 않는다"며 "(저는) 모든 부대에 대한 지휘통제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이고, 협조 관계에 있는 경호처에 우리 입장을 전달했고, 부대에 정확하게 지시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답했다.

임 의원은 재차 "대통령 측에서는 (체포) 영장 자체가 위법하다고 얘기하는 것을 모르느냐"고 따졌다. 김 대행은 "위법하다고 규정이 난 것이 아니"라며 "(위법한 영장 집행이라고) 결론이 나서 제가 한 것이 월권이고 직권남용이라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같은 회의였다. 추미애 위원이 이진우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에게 '(12월 3일) 저격수가 여기(국회)에 왔냐', '저격탄 40발을 가지고 왔냐'고 물었다. 이진우 전 사령관이 "꼭 드리고 싶었던 말씀"이라며 입을 연 찰나였다. 군인 출신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수방사령관 그만해"라 말했고, 역시나 군인 출신 임 의원은 "답하지 말아"라고 했다. 임 의원이 "군인은 언제나 당당해야 한다"고 말하고 9분이 흐른 후였다. 위원석에서는 "증인한테 반말로 '하지 마라' 그렇게 하는 게 어디 있냐"라는 항의가 터져 나왔다.

12.7 탄핵박제 105인 시리즈 전체 기사 보기(https://omn.kr/2bxjc)

다음은 12.7 탄핵 보이콧 105인 명단(가나다 순)

12.3 계엄 이후 정치적 선택에 대해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단 굵은 글씨 표기)

6월 5일, 박수민 의원(서울 강남을)은 "대통령이 동원한 계엄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라며 같은 당 의원들의 릴레이 반성을 제안했다. 6월 6일, 최형두 의원(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은 "대통령이 계엄이라는 엄청난 오산과 오판을 결심하는 동안 여당 의원으로서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사과했다.

8월 12일, "1년 후에는 다 찍어준다"고 했던 윤상현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은 "12.3 비상계엄은 분명히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사과하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각자가 고해성사하며 서로 또 용서하고 국민으로부터 대용서를 받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강대식(대구 동구군위군을), 강명구(경북 구미시을), 강민국(경남 진주시을), 강선영(비례), 강승규(충남 홍성군예산군), 고동진(서울 강남구병), 곽규택(부산 서구동구), 구자근(경북 구미시갑), 권성동(강원 강릉시), 권영세(서울 용산구), 권영진(대구 달서구병), 김건(비례), 김기웅(대구 중구남구), 김기현(울산 남구을), 김대식(부산 사상구), 김도읍(부산 강서구), 김미애(부산 해운대구을), 김민전(비례), 김상훈(대구 서구), 김석기(경북 경주시), 김선교(경기 여주시양평군), 김성원(경기 동두천시양주시연천구을), 김소희(비례), 김승수(대구 북구을), 김용태(경기 포천시가평군), 김위상(비례), 김은혜(경기 성남시분당구을), 김장겸(비례), 김재섭(서울 도봉구갑), 김정재(경북 포항시북구), 김종양(경남 창원시의창구), 김태호(경남 양산시을), 김형동(경북 안동시예천군), 김희정(부산 연제구)

나경원(서울 동작구을)

박대출(경남 진주시갑), 박덕흠(충북 보은군옥천군영동군괴산군), 박상웅(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 박성민(울산 중구), 박성훈(부산 북구을), 박수민(서울 강남구을), 박수영(부산 남구), 박정하(강원 원주시갑), 박정훈(서울 송파구갑), 박준태(비례), 박충권(비례), 박형수(경북 의성군청송군영덕군울진군), 배준영(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 배현진(서울 송파구을), 백종헌(부산 금정구)

서명옥(서울 강남구갑), 서범수(울산 울주군), 서일준(경남 거제시), 서지영(부산 동래구), 서천호(경남 사천시남해군하동군), 성일종(충남 서산시태안군), 송석준(경기 이천시), 송언석(경북 김천시), 신동욱(서울 서초구을), 신성범(경남 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

안상훈(비례), 엄태영(충북 제천시단양군), 우재준(대구 북구갑), 유상범(강원 홍천군횡성군영월군평창군), 유영하(대구 달서구갑), 유용원(비례), 윤상현(인천 동구미추홀구을), 윤영석(경남 양산시갑), 윤재옥(대구 달서구을), 윤한홍(경남 창원시마산회원구), 이달희(비례), 이만희(경북 영천시청도군), 이상휘(경북 포항시남구울릉군), 이성권(부산 사하구갑), 이양수(강원 속초시인제군고성군양양군), 이인선(대구 수성구을), 이종배(충북 충주시), 이종욱(경남 창원시진해구), 이철규(강원 동해시태백시삼척시정선군), 이헌승(부산 부산진구을), 인요한(비례), 임이자(경북 상주시문경시), 임종득(경북 영주시영양군봉화군)

장동혁(충남 보령시서천군), 정동만(부산 기장군), 정성국(부산 부산진구갑), 정연욱(부산 수영구), 정점식(경남 통영시고성군), 정희용(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 조경태(부산 사하구을), 조배숙(비례), 조승환(부산 중구영도구), 조은희(서울 서초구갑), 조정훈(서울 마포구갑), 조지연(경북 경산시), 주진우(부산 해운대구갑), 주호영(대구 수성구갑), 진종오(비례)

최보윤(비례), 최수진(비례), 최은석(대구 동구군위군갑), 최형두(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 추경호(대구 달성군)

한기호(강원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을), 한지아(비례)

#탄핵박제 #임종득 #채해병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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