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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시간 '공짜노동'…과로사 위험, 쿠팡 기사들의 말 못 할 사연

기자명

  •  김준 기자
  •  
  •  승인 2025.07.24 15:13
  •  
  •  댓글 0
 
 

[쿠팡, 청문회 6개월 이후] 1보
분류작업 문제 개선 한다더니?
“프레시백 이용한 해고 압박 여전”
노조 필요성 느끼지만···보복 염려

아침 9시가 안 된 시간, 쿠팡 야탑센터 작업장 내부는 34.8도에 달했다. 택배 노동자들은 여전히 자기 일이 아닌 분류작업을 하느라 분주했고, 작업 중이던 한 택배 기사는 프레시백 회수율을 이용한 클렌징(일터 회수) 압박도 그대로라고 밝혔다.

24일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과 택배노조 이행점검단이 쿠팡 야탑캠프에 방문해 쿠팡 측의 약속 이행을 점검했다. 정 의원은 “8일 ‘에어컨 없이 일하는 현장’이라는 노동자의 제보를 받고 현장에 오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는데, 역시 에어컨은 아직도 설치되지 않았고, 택배 노동자들의 분류작업은 여전했다.

24일 쿠팡 야탑센터 지점에서 작업 중인 노동자들의 고충을 듣는 정혜경 의원 ⓒ 정혜경 의원실
24일 쿠팡 야탑센터 지점에서 작업 중인 노동자들의 고충을 듣는 정혜경 의원 ⓒ 정혜경 의원실

본지 취재 결과, 야탑센터 작업장 내부는 청문회 이후 6개월이 넘은 현재까지도 큰 차이가 없었다. 택배 노동자들은 분류작업을 계속하고 있었는데, “원래 분류작업은 기사님들 작업이 아니란 것 알고 있냐”는 정 의원 질문에 한 택배 기사는 “원래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반문하기도 했다.

쿠팡은 고 정슬기 씨 사망 이후 청문회가 열리자, 뒤늦게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클렌징 제도 폐지’, ‘분류작업 문제 해결’ 등을 약속했다. 노동부 역시 ‘분류작업은 배송과 무관한 별도 노동으로 해석하고 이를 노동시간으로 포함하지 않거나 강제한다면 위법 소지가 있다’고 못 박은 바 있다.

작업자 대부분은 옆에 있던 사측 직원 때문에 정 의원 질문에 소극적인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취재됐다. 그럼에도 몇몇 노동자들은 과감히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분류작업을 하던 택배 노동자는 “분류작업에만 하루 약 3~4시간 정도 걸린다”고 밝혔다. 하루 3~4시간을 임금 없이 공짜노동으로 헌납하는 셈이다.

“분류작업이 기사님들의 일이 아닌 건 아냐”는 질문에 “몇몇 분은 아시는 것 같고, 몇몇 분은 모르는 척 하시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

 
24일 쿠팡 야탑센터 지점에 분류 안 된 상품들이 널부러져 있다.  ⓒ 정혜경 의원실
24일 쿠팡 야탑센터 지점에 분류 안 된 상품들이 널부러져 있다.  ⓒ 정혜경 의원실

프레시백에 대해서 역시 “여전히 압박을 느낀다”고 답했다. 쿠팡은 프레시백 회수를 강요하지 않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러나 여전히 재계약하는 조건에 영향을 미쳤다. 

그는 “올해부터 대리점 재 계약금과 연계를 지어서 인센티브 제공 및 회수율이 저하되거나 점수가 낮아 SLA(대리점 재계약 지표) 지표가 낮으면 재계약을 안 할 수 있다는 언질을 대리점에서 받고 기사들에게 암묵적으로 90 몇 프로까지 올려달라는 얘기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변한 게 없는 셈이다.

노동조합의 필요도 느끼는 듯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여기저기서 보는 눈이 많고 이런 경험이 처음인 분은 ‘보복이나 불이익이 없을까’ 걱정도 굉장히 많이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월, 강한승 쿠팡 대표를 비롯한 사측이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노동환경 개선을 약속했으나, 아무것도 개선된 게 없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이에 택배노조와 진보당은 지난 2일, “청문회 6개월이 지났음에도, 쿠팡 현장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며 과로사 대책 사항들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와 실제 현장에서 과로가 사라졌는지 확인 및 점검하기 위해 ‘쿠팡 과로사 대책 이행점검단’을 발족했다.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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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미동맹 현대화’ 요구? 이참에 근본적 재평가해야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5/07/24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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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적용을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고 조선일보가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 도쿄에서 열린 한미 외교차관 회의에서 크리스토퍼 랜다우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맺어진 한미동맹을 ‘미래형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강화하자”라며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확대 적용하는 등 ‘동맹 현대화’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한국과 미국 중 어느 한 나라가 공격을 당하면 나머지 나라가 도와주는 것으로 범위를 지정하였다. 

 

이번에 미국이 요구한 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즉 중국 포위망을 구축하는 데 한국도 동참하라는 것이며 구체적으로는 대만 유사시 한국도 대만을 지원하라는 의미다. 

 

또한 주한미군 역시 한국 방어의 역할을 넘어 인도·태평양지역의 분쟁에 자유롭게 투입되어야 한다는 요구로 볼 수 있다. 

 

보도가 나오자 조국혁신당 외교안보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준형 의원은 즉각 입장문을 내 “미국이 동맹의 근간을 먼저 흔들고 있다면, 좌시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 김준형 의원.  © 이인선 기자


김 의원은 미국의 요구가 “단순한 주한미군 역할 변경을 넘어 동북아 전략 지형을 바꾸며, 우리 국민과 국가의 운명까지 바꿀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최근 미일 장관의 원 시어터(One Theater·하나의 전구) 발언,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의 ‘항공모함’ 발언의 본질도 모두 이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넘어 동북아 유사시 한국군까지 동원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표출”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 우리에게는 한반도 이외의 지역분쟁에 한국군이 자동 개입되지 않도록 ‘특별한’ 지혜와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회와 정부, 학계, 시민사회 그리고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적 견해와 이념의 차이를 넘어, ‘오직 대한민국’과 ‘오직 국민’을 위한 해법을 마련해야 할 때”라면서 이재명 정부를 향해 “지금이라도 국민에게 샅샅이 공개하고 의사를 확인”할 것을 주문했다. 

 

또 “국제질서의 규범과 가치도, 동맹의 신뢰마저 무시하고 자기 이익만 앞세우면서 무조건적으로 거칠게 몰아붙이는 미국을 언제까지 신뢰할 것인지 되물어야 할 때”라면서 “한미동맹에 대해 근본적인 재평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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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말 못했던 'VIP 격노', 김태효 이어 이종섭·김계환까지 둑 터졌다

오른쪽부터 윤석열, 김계환, 이종섭 김태효. ⓒ 오마이뉴스

'VIP 격노'를 목격한 대통령실 최측근들에 이어, 이를 일선에 하달한 혐의를 받는 군 수장들의 입에서도 속속 퍼즐의 조각이 터져 나오고 있다. 채해병 특검팀(이명현 특검) 수사 초기 김태효 전 1차장 등 국가안보실 관계자들의 진술이 쏟아졌고, 최근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김계환 전 사령관까지 이전과는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 전 장관 측은 지난 21일 "(2023년) 7월 31일 (전화는) 대통령의 전화가 맞고 군을 걱정하는 우려의 말씀을 하신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가 이 전 장관에게 '02-800-7070'으로 전화한 인물이 윤석열이라고 보도한 직후였다(관련 기사 : [단독] 이종섭에게 전화 건 사람은 김건희 아닌 윤석열 https://omn.kr/2emn5).

이 전 장관 측은 그러면서 특검에 제출한 의견서도 함께 공개했는데, 여기에도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 조사 및 조치 의견을 보고 받고 탐탁하게 여기지 않은 대통령께서 2023년 7월 31일 이 전 장관에게 전화해 군 조직을 걱정하는 우려를 표명한 기억은 남아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제껏 이 전 장관은 '02-800-7070'이 누구에게 걸려온 전화인지, 그 내용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었다. 다만 이 전 장관 측은 특검 제출 의견서에 "기억에 남을 큰 사고, 무언가 떳떳하지 못한 통화였다면 그 내용이 보다 구체적으로 기억 속에 남아 있을 터인데, 당시 통화가 통상적인 대통령과의 소통이다 보니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며 해당 통화가 수사외압 의혹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전 장관 측은 24일 낸 입장문에서도 "문제는 격노라는 대통령의 감정 표현이 아니다. 당시 격노했다면 대통령이 무슨 말씀을 하신 것인지 그 대통령의 말씀으로 장관이 이첩보류 지시를 하게 된 것인지 여부가 법률적으로 중요한 쟁점"이라며 "(이 전 장관은)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격노를 접한 기억이 없고 그 격노 때문에 이첩보류 지시를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드린다"라고 주장했다.

2022년 10월 1일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이종섭 당시 국방부장관이 지난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74주년 국군의날 기념행사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급기야 "감히 대통령이 그러는데" 고백도

김계환 전 사령관 측도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 과정에서 VIP 격노설을 인정했다. 그의 변호인인 김영수 변호사는 지난 22일 영장실질심사 후 취재진과 만나 "(김 전 사령관이 영장실질심사에서) 대통령이 화가 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인정했다"고 말했다. 정민영 특검보도 지난 23일 정례브리핑에서 "김 전 사령관이 22일 영장실질심사에서 윤 전 대통령의 격노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처음 인정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더해 "해병대 사령관의 지휘 계통이라고 할 수 있는 장관이나 대통령이 직접 사령관에게 이야기한 게 아니었고, 당시에는 대통령이나 장관이 그런 격노가 없었다고 하니 해병대 사령관으로서는 '내가 들은 게 맞나'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감히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떠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전했다(관련 기사 : 'VIP 격노설' 인정 김계환 측 "대통령이 그런 적 없다니 감히 떠들 수 없었다").

이어 "(VIP 격노를) 누구로부터 (전해) 들었는지 정확히 기억을 못하고 있다"라면서도 "특검에서 제시한 통화목록 관계자 중 대통령실과 국방부 관계자가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사령관은 VIP 격노 당일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 김형래 전 국가안보실 행정관 등과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12월 7일 당시 대통령이었던 윤석열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장성 보직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의 삼정검에 수치를 달아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특검팀은 지난 11, 18일 김태효 전 차장을 피의자 신분(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으로 조사했는데, 김 전 차장은 이 자리에서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이 안보실 회의에서 임기훈 전 비서관의 보고를 받고 화를 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수사외압 의혹에 연루된 인물의 진술 중 VIP 격노를 인정하는 첫 증언이었다.

김 전 차장과 함께 회의에 배석했던 국가안보실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도 참고인 신분으로 각각 14, 15일 특검팀에 출석해 비슷한 답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VIP 격노가 있었던 국가안보실 회의에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김용현 전 경호처장(이후 국방부 장관)도 배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채해병 특검팀에 소환되어 출석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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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낙마가 남긴 상흔…국힘은 "의원직도 내놔야"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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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 입력 2025.07.25 00:20

  • 수정 2025.07.25 02:20

  • 댓글 1

국힘·언론 환호, 지지층 상당수는 당혹 '후유증'

강선우 페북 격려 쇄도…유사 사태 반복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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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논란, 이 대통령 국정 지지율에 영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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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후보군 '남인순·권인숙·정춘숙·용혜인' 하마평

국민의힘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국회의원 강선우 징계요구안을 제출하고 있다. 2025.7.24. 연합뉴스

강선우 의원이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자리에서 자진 사퇴하자 국민의힘과 여성단체들, 그리고 소위 진보 매체라는 한겨레와 경향신문을 비롯한 언론 대다수는 일제히 환호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들 중 상당수는 정식 임명을 불과 이틀 앞두고 강 의원이 뜻밖에 낙마하자 당혹감과 울분을 감추지 못하는 등 후유증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강 의원이 전날 페이스북에 올렸던 사퇴 글에는 24일까지 댓글만 2600여 개가 달렸다. 대부분 안타까움이나 상심을 표시하며 강 의원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내는 내용이다. 갑질의 실체가 불분명하거나 정도가 심하지 않았고, 오히려 강 의원실 전·현직 보좌진은 공개적으로 강 의원을 옹호하는 경우가 더 많았는데도 결국 일방적인 폭로극이 득세하자 지지자들에게도 깊은 상흔이 남은 것이다.

이들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미숙한 대응으로 향후 이재명 정부에서 유사한 사태가 반복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 씨가 이날 방송에서 내놓은 논평은 이 같은 지지자들 심정을 반영한 것이었다.

"현역 의원 최초로 장관 후보에서 사퇴를 시켜야 할 만큼의 사건은 제가 알아본 바로는 없습니다. 사실 엄청난 갑질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기자도 실제론 없어요. 이것은 언론이 강선우가 아니라 이재명을 이겨 먹으려고 한 것이거든요. 강선우는 그 소재로 선택했을 뿐인 겁니다. 부담이 대통령에게까지 가지 않도록 당이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거든요. 전반적으로 대응을 매우 잘못했다고 봅니다. 당이 이러면 지지자들이 같이 상처를 입거든요. 당 대표의 부재가 큽니다."

당 대표 경선 중인 정청래 후보도 '상처'를 거론하며 강 의원과 지지자들 모두에게 위로를 보냈다. 이미 지난 15일 "여성가족부 강선우 '곧 장관님' 힘내시라. 발달장애 딸을 키우는 엄마의 심정과 사연을 여러 차례 들었다"고 했던 정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동지란? 이겨도 함께 이기고, 져도 함께 지는 것. 비가 오면 비를 함께 맞아 주는 것"이라며 "인간 강선우를 인간적으로 위로한다. 당원과 지지자들의 다친 마음을 위로한다. 이번 논란 과정에서 상처받은 사람들 모두를 위로한다. ㅠㅠㅠ"라고 했다.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서 자진 사퇴한 강선우 의원 페이스북에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박찬대(왼쪽) 당대표 후보가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8·2 전당대회 순회 경선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5.7.20. 연합뉴스

강 의원이 전날 사퇴문을 올리기 직전까지도 민주당과 대통령실은 여가부 장관 후보자를 그대로 임명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했었다. 민주당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당의 입장은 변화된 게 하나도 없다"고 잘라 말했고, 후보자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이나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의원총회에서 제시됐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그런 논의는 전혀 없었다"고 일축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 역시 "특별한 변화는 없다"면서 "우리는 (국회에 24일까지) 인사청문 보고서를 재송부해줄 것을 요청했고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다 돌연 박찬대 당 대표 후보가 페이스북에 "강선우 후보자님이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하는 글을 올리고, 그로부터 약 17분 뒤 강 의원이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이에 따라 박찬대 후보의 행동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충돌하면서 지금까지도 파장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쪽에서는 박 후보가 총대를 메는 용단을 내려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줬다고 긍정적으로 보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부당하게 공격받는 동지를 지켜주기는커녕 사지로 몰았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누군가는 꼭 해야 할 말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 후보자에게 사실상 물러나도록 요구한 것을 두고 당원들의 성토가 나온다는 지적에 이같이 답한 뒤 "동료 의원에게 결단을 촉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고 굉장히 오래 고민했다"고 전했다. 다만 "사퇴 요구 17분 후에 그런 (사퇴) 발표가 나올 줄은 전혀 알지 못했다"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서로 갖고 있던 생각이 맞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5차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7.24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착잡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 지도부에서) 강선우 의원이 여가부 장관에 가장 적합하다는 데 이견이 크게 없었고 강 의원을 지지하는 입장이었다"며 "여론이 나빠진 상황에서 당사자가 결정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지로서 고민하다 사퇴를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동료 의원이자 같이 일했던 사이로서 안타깝다. 본인이 고심 끝에 당과 대통령께 부담을 주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면서 "부정적 여론을 다 감안하지 못했다는 지적은 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박지원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퇴를) 예상 못 했다. 교육부 장관은 지명 철회하고 강선우 장관 후보자는 임명한다고 결정했으면 그대로 임명했어야 옳다"며 "지도자는 잔인한 결정을 빨리 전광석화처럼 해주는 것이 좋은데 이번에는 만시지탄이다. 결정했으면 그대로 가야 하는 거다. 결정은 신중해야 하지만 결정해 놓고 흔들리면 더 나빠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퇴나 지명 철회를 할 거였으면 빨리했어야 한다"며 "대장장이도 쇠가 달궈졌을 때 내려쳐야 하는데 다 굳어가는 거 쳐봐야 아무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강 의원 갑질 논란이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에 타격을 준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전혀 영향이 없거나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24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답변은 64%, '잘못하고 있다'는 답변은 22%였다. 이는 직전 조사(7월 7∼9일) 대비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 모두 1%p씩 하락한 것이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민주당이 43%를 기록했고 국민의힘은 특히 17%로 최저치를 경신했다.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 면접 조사로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3일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퇴 소식이 알려진 뒤 취재진과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7.23. 연합뉴스

한편 국민의힘은 다른 장관 후보자들의 추가적인 사퇴와 함께 강 의원의 의원직 박탈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방부 안규백, 국가보훈부 권오을, 통일부 정동영 장관 후보자에 대해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공문을 대통령실에 발송하겠다고 호언했다. 또 "갑질 및 위법 의혹이 제기된 강 의원에 대해서는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고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국민의힘은 이를 즉각 실행에 옮겨 국회 의안과에 강 의원 징계안을 제출했다.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지난 2021년 4·7 재보궐선거 개표 상황실에 자신의 자리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화를 내며 당직자를 향해 욕설하고 발로 정강이를 걷어차는 등 최악의 갑질을 시전했던 인물이다. 처음엔 폭행한 적 없다고 거짓말까지 했다가 파문이 커지자 뒤늦게 폭행 사실을 인정하긴 했으나 당 윤리위원회 징계를 피하기 위해 '탈당 쇼'를 벌였다. 그렇게 당장의 소나기는 피한 뒤 불과 두 달 만에 국민의힘에 복당을 신청했고 결국 넉 달 만에 슬그머니 복귀에 성공했다.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117개 여성 단체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강 후보자가 자진 사퇴했다. 늦었지만 당연한 결과"라며 "앞으로 임명될 여성가족부 장관은 한국 사회의 성차별과 혐오를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고, 성평등 실현을 위한 철학과 의지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선우 의원이 인사청문회 당시 민주당 및 조국혁신당 의원들과의 정책 질의응답을 통해 '한국 사회의 성차별과 혐오를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고, '성평등 실현을 위한 철학과 의지를 갖추고 있음'을 장시간 누누이 드러냈음에도 이들 단체는 마치 그런 발언이 없었던 것처럼 끝까지 묵살한 것이다. ☞ 갑질 논란에 파묻힌 강선우의 '여성가족부 재건' 의지

여성 단체들은 지난 2023년 9월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가 국회 앞에서 시무식을 열었을 때 강 의원이 참석했다는 점도 공격 소재로 삼아왔다. 하지만 강 의원은 "행사 내용을 전혀 몰랐다"고 거듭 해명했고 실제로 당시 행사에서 차별금지법과 학생인권조례에 반대하는 발언을 한 사실도 없다. 강 의원은 거꾸로 2023년 7월 민주당 대변인으로서 윤석열 정부의 학생인권조례 개악 추진을 정조준해 "윤석열 정부가 서이초 교사의 사망 사건을 핑계로 학생인권조례 개악 추진을 공식화했다. 교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학생 인권을 제약해야 한다는 몰상식한 발상에 기가 막힌다"며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이 학생 인권을 더 보장했기 때문이라는 말인가? 거꾸로 학생 인권을 제약해야만 교권이 회복되나?"라고 강력 비판하는 논평을 낸 바 있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유보적 입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입장이기도 하다.

대통령실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조속히 찾겠다"고 공지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후임 여가부 장관 후보군으로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민주당 남인순 의원과 권인숙 전 의원, 보건복지위원장을 지낸 정춘숙 전 의원, 그리고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이들이 과연 여가부를 성평등가족부로 재편해 이재명 정부 기조에 맞는 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를 두고는 벌써부터 지지층 사이에서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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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100일 내 정책감사 폐지, 직권남용죄 법 개정”

이 대통령 “정책감사·수사 명목으로 공직자 의욕 꺾는 일 없어야”

강훈식 비서실장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보좌관 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봉욱 민정수석. 2025.07.24. ⓒ뉴시스

 
대통령실은 24일 공직사회에 대한 과도한 정책감사나 직권남용 수사가 적극행정을 가로막고 있다면서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 정책감사 폐지와 직권남용죄 신중 수사를 골자로 한 과제를 발표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창의적이고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조직 문화와 제도를 정비할 것을 지시했다"며 5대 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비서실장이 직접 브리핑을 한 것은 그만큼 이 사안을 중요하게 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발표된 5대 과제는 ▲정책감사 폐지 ▲직권남용죄 남용 방지 ▲민원·재난·안전 현장 공무원 처우 개선 ▲당직 제도 전면 개편 ▲포상 확대다. 이중 공무원 처우 개선을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 강 비서실장은 "앞으로 100일 이내에 개선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를 위해 대통령실에서는 봉욱 민정수석을 팀장으로 관련 비서관들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과제의 핵심은 정책감사 폐지와 직권남용죄 남용을 막기 위한 법 개정이다.

강 비서실장은 우선 "과도한 정책감사의 폐단을 차단하고 적극행정을 활성화할 것"이라며 "정권이 교체되면 전 정부 정책에 대한 과도한 감사가 이뤄지고, 이로 인해 공직사회가 경직되는 악순환을 단절하겠다"고 말했다.

봉 민정수석은 '윤석열 정부에서 집행된 정책에 대해서도 당장 감사를 안 하겠다는 의미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과거의 악순환을 이번에는 단절하겠다는 의지"라며 "그래서 과거 정책 결정이라든가 정책 당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정책감사를 하지 않는 쪽으로 해나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강 비서실장은 두 번째로 "직권남용 수사를 신중하게 해야 한다"며 "직권남용죄가 남용되지 않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무원의 부패 행위, 인권 침해 행위와 같은 명확한 비위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봉 민정수석은 법 개정 방향을 묻는 질문에 "종례 직권남용죄는 아주 엄격하게 해석됐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직권남용죄 수사가 광범위하게 이뤄지면서 직권남용죄로 기소가 많은 공무원들에 대해서 이루어졌다"며 "반면에 재판 과정에서 또 무죄가 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의 입법례를 다 분석해서 직권남용죄가 잘못 남용되지 않도록 가능하면 구성 요건을 명확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강 비서실장은 "민원·재난·안전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나 군 초급 간부 등 현장에서 고생하는 공무원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비효율적인 정부 당직 제도를 전면 개편하겠다"며 "1960년대부터 이어온 당직 제도는 AI 시대에 맞지 않는 옷이다. 많은 공무원이 청사를 지키지 않아도 24시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업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겠다"고 말했다.

강 비서실장은 마지막으로 "일 잘하는 공무원에 대한 포상과 승진을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그 외에도 강 비서실장은 "AI 국가 대전환을 위해 정부의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개선하겠다"며 "공무원 AI 교육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공무원들이 창의적이고,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조직 문화도 바꾸고, 제도도 바꿔야 한다"며 "정책 감사나 수사 명목으로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들을 괴롭혀서 의욕을 꺾는 일이 절대로 없도록 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알고 있는 공무원들 대부분은 매우 유능하고 책임감도 뛰어난 훌륭한 공직자들"이라며 "그런데 정권이 바뀌고 나면 합리적이고 꼭 필요했던 행정 집행들조차도 과도한 정책 감사 또는 수사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게 되니까 공직사회가 꼭 해야 될 일, 의무적인 일, 관행적인 일 외에는 아무것도 안 하려고 한다. 요즘은 '복지부동'이 아니라 '낙지부동'이라고, 붙어서 아예 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며 "이렇게 해서 어떻게 국가 사회가 발전하겠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잘못된 것은 물론 바로잡아야 되는데, 없는 잘못을 억지로 만들어내거나 정치적인 목적으로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의 업적을 훼손하는 일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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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AI기술의 발전과정과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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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계환 기자 
  •  
  •  입력 2025.07.23 16:26
  •  
  •  댓글 0
 
북한 AI기술이 힘을 기울이고 있는 교육부문의 대표적인 실례인 기계번역프로그램. 이 다국어기계번역프로그램은 음성인식기술과 문자인식기술에 의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의 7가지 언어를 조선어로 또는 외국어로 쌍방향 번역할 수 있다고 한다. [사진-조선신보 갈무리]
북한 AI기술이 힘을 기울이고 있는 교육부문의 대표적인 실례인 기계번역프로그램. 이 다국어기계번역프로그램은 음성인식기술과 문자인식기술에 의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의 7가지 언어를 조선어로 또는 외국어로 쌍방향 번역할 수 있다고 한다. [사진-조선신보 갈무리]

“연구소에서는 교육부문과 보건부문에 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개발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인공지능(AI)기술. 북한 AI기술의 발전과정과 전망은 어떨까?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정보과학부 인공지능기술연구소 김광혁 실장(41살)은 지난 21일 재일 [조선신보]와의 평양발 인터뷰에서 최근 이 연구소에서 큰 힘을 기울여 개발하고 있는 AI기술에 대해 이같이 교육부문과 보건부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 실장은 교육부문에서의 대표적인 실례로 기계번역프로그램을 들었다.

즉 “연구소에서 개발한 다국어기계번역프로그램은 음성인식기술과 문자인식기술에 의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의 7가지 언어를 조선어로 또는 외국어로 쌍방향 번역할 수 있는 체계”로서 “초당 수십 개 단어를 번역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1년부터 이동통신망을 통하여 손전화기들에 봉사되고 있는데 사람들의 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

김 실장은 “인공지능기술에 의한 원격시험지원체계도 대학들에 널리 보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체계에서는 학생들이 국가망을 통해서 시험을 치고 교원들이 국가망에서 채점을 진행할 수 있으며, 전자시험지원체계와 필답시험지원체계가 있는데 이 체계를 이용함으로써 채점의 공정성을 보장하고 속도도 높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보건부문과 관련 김 실장은 “보건부문에서는 앞으로 준공되게 될 평양종합병원의 의료봉사를 지능화, 정보화하기 위한 지능의료봉사체계의 총설계서가 보다 높은 수준에서 작성되었다”고 알렸다.

나아가, 김 실장은 인공지능기술연구소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 “인공지능기술연구소는 김일성종합대학 정보과학부에 속해있다”면서 “우리 연구소는 인공지능기술부문의 교육사업과 과학연구사업, 소프트웨어들을 비롯한 정보기술제품 개발사업의 일체화를 추진하여 학술연구뿐 아니라 실지 현실에서 필요하고 은을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생산, 도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연구단위이자 생산단위라고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김 실장은 AI기술의 발전과정과 관련 1996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종합대학을 현지지도할 때 조선어음성인식프로그램을 보아주었다면서 “우리 연구소는 조선어음성인식의 연구로부터 자기 사업을 시작하였다. 점차적으로 문자인식, 기계번역, 컴퓨터도형처리 등 연구분야를 확대해나갔다”고 설명했다.

특히, AI기술부문의 국제적 협력과 관련 김 실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정부 간 문화교류협정에 따라 러시아를 비롯한 다른 나라들에 유학생과 실습생, 연구생들을 파견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정보기술부문 특히 인공지능기술부문은 유엔안보리사회의 제재 핵심항목으로 되어있으므로 국제적 협력에 난관이 조성되고 있다”며 유엔안보리의 제재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세계적인 연구성과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하고 우리의 과학기술발전을 가로막아나서는 적대세력들의 부당한 제재 속에서도 우리는 연구사업을 완강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향후 AI기술의 발전방향에 대해서는 “지금은 생성형 인공지능기술에로의 전환의 시대”라고 규정하고는 “이 기술은 사회와 경제를 발전시키는데서 의의가 대단히 크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에서 이를 핵심적인 연구개발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우리 연구소에서도 생성형 인공지능기술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인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조선어에 기초한 생성형 인공지능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생성형 인공지능기술에 의한 종합적인 대화능력을 가진 교육용 로보트, 인공지능 검색체계 등의 개발이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김 실장은 “우리는 생성형 인공지능기술을 연구 개발하는데 있어서 첫째도 둘째도 사람을 중심에 놓고 인간의 창조적 능력을 끊임없이 높이는데 모든 것을 지향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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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바뀌었는데 국토부는 왜…‘3년 시한’ 안전운임제, 또 다른 과제 남겼다

국회 속기록 보니, 소위 심사 과정에서 갑자기 등장한 ‘3년 일몰’ 논의

  • 남소연 기자 nsy@vop.co.kr



  •  
  • 화물노동자들의 안전과 생계를 위해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는 ‘안전운임제’를 재도입하는 법안(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다만, 이번에도 3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제도 안착까지는 커다란 과제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화물자동차법 개정안을 재적 231명 중 찬성 180명, 반대 20명, 기권 31명으로 가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개정안은 화물차주, 운수사업자, 화주 대표자들과 공익위원들이 참여하는 안전운임위원회(위원회)에서 컨테이너, 시멘트 품목의 안전운임을 결정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만일 안전운임보다 적은 운임을 지급하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해당 개정안은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는데, 2028년 12월 31일까지 시행되도록 ‘3년 일몰’ 조항이 추가됐다.
     

    민주당 당론과도, 대선 약속과도 다른 ‘안전운임제 3년 일몰’
    마지막 소위 논의서 국토부 “효과 조금 더 분석해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와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지난 5월 16일 안전운임제 재입법을 골자로 한 정책협약을 맺었다. ⓒ화물연대 제공


    애초부터 일몰제를 염두에 둔 안전운임제 재도입을 논의한 건 아니었다. 이날 국회를 통과한 개정안의 원안 역시 일몰제가 아닌 상시적인 시행을 전제로 했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0대, 21대 국회에서 발의한 안전운임제 관련 법안 모두 일몰 없이 재도입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는 윤석열 정권의 ‘노동 개악’을 바로잡겠다는 민주당의 약속 중 하나이기도 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7월 윤석열 정권에서 극한 갈등만 남긴 채 일몰로 폐지된 안전운임제를 원상회복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윤석열 정권 시기 안전운임제 폐지를 막기 위해 총파업으로 저항했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와 “지속 가능한 안전운임제 재입법을 추진하고, 적용 범위 확대, 실효성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정책 협약을 맺기도 했다. 상시적인 안전운임제 도입은 물론, 기존에 시행된 제도보다 더욱 강화된 내용을 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국회 논의 과정에서 돌연 ‘3년 일몰제’가 등장했다. 민중의소리가 이날 확인한 국토교통위 국토교통소위 회의록을 보면, 22대 국회에서 안전운임제 관련 개정안에 대한 소위 논의는 정권 교체 전인 지난해 8월과 올해 3월, 이재명 정부 집권 후인 이달까지 총 3차례 이뤄졌다. 앞선 두 차례의 소위 회의에 참여한 백원국 전 국토교통부 2차관은 “과도한 시장 개입”, “중소 화주로부터 대기업 운수사의 이윤 보장 등 부작용”을 이유로 안전운임제에 반대하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발의한 표준운임제에 동의했다. 표준운임제는 윤석열 정부가 안전운임제 대안으로 내놓은 것으로, 화물운송시스템의 최정점에 있는 화주에 대한 강제성이 없다는 한계가 뚜렷하다.

    일몰제는 갑자기 등장한 건 마지막 소위 회의였다. 이때는 이재명 정부에서 교체된 강희업 차관이 참석했지만, 안전운임제의 상시적 도입에 부정적이긴 마찬가지였다. 강 차관은 “영구화 부분 같은 경우에도 저희가 이런 부분의 사회적 갈등, 찬반 논란이 굉장히 많은 것 같다”며 “객관적이고 정형화된 분석이 없는 상황에서 영구화한다고 하면 또 다른 논란이 있을 수 있어서 일몰제로 하면서 조금 더 분석하는 게 맞지 않나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강 차관은 안전운임제 효과에 대해서도 “저희가 판단하기에는 소득은 분명히 증가했다”면서도, “교통사고 부분은 경찰청 자료를 분석하니 일몰제 운영 기간 동안 감소했던 건 사실이나, 일몰제가 끝나고 나서 보니 교통사고 부분이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안전운임제 도입으로 인한 화물노동자들의 고용 및 근로 여건이 나아진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제도 일몰 후에도 교통사고 발생 건수 등 일부 통계에서 눈에 띄는 차이가 없다는 이유로 제도의 효과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반면, 화물연대가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보면, 응답자 절반 이상이 안전운임제가 사라진 후 졸음운전과 과속, 과적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운임제에 반대해 온 국민의힘 의원들도 정부 주장에 동의했다. 당초 상시적인 안전운임제 도입을 위한 개정안을 발의했던 민주당 이연희 의원은 “정부 측에서 다시 일몰제를 얘기하고 계신데 그 근거가 타당성이 좀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하면서도, 일몰 전에 논란이 없도록 정부의 역할을 당부하는 것으로 갈음했다.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대부분 일몰제를 동의하는 것처럼 말했는데 동의할 수 없다”며 홀로 반대 의견을 표명했지만, 결과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안전운임제 재도입에 ‘3년 일몰’이라는 족쇄가 채워진 순간이다.

    이 의원은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일몰제 도입 이유에 대해 “정부는 2020년 안전운임제가 시행될 당시 코로나도 있었고, (제도의) 효과에 대해 이해당사자들이 수긍하지 않으니 일단은 한시적으로 도입해서 정확히 어떤 효과가 있는지 보고 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행정편의주의라고 질타를 했지만, 정부는 일단 운용해 보고 임기 안에 다시 연장하든 상시화하든 하자고 제안을 하고, 야당도 (상시적인) 안전운임제는 반대하는 상황에서 절충안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전운임제 정착하려면, 정부가 제대로 의지 보여야”
    정부-국회의 또 다른 약속들, 이번에는 지켜질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조합원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안전운임제 입법 촉구 결의대회에서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2025.07.18 ⓒ민중의소리


    ‘3년 일몰’이라는 단서는, 현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화물노동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한시적으로 시행된 뒤 폐지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시행을 위해 노력하는 대신 실효성이 없도록 제도를 흔들고 자연스럽게 폐지 수순을 밟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안전운임제 정착에 대한 정부·여당의 확고한 입장이 필수적이다.

    화물연대는 국회 본회의에서 안전운임제를 위한 개정안이 통과된 뒤 성명을 내고 “무너지는 현장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반쪽짜리 법안이라도 제대로 안착시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절실하다”며 “이미 자본은 3년만 참으면 된다며 제도를 회피하기 위한 수순에 들어섰다. 제대로 된 단속과 단호한 처벌만이 3년 일몰제의 한계를 뛰어넘어 제도의 효과를 현실화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또한 “제도를 무력화하려는 자본의 반발에 맞서 국토부는 안전운임제 운영의 책임자로서 제대로 된 제도 안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주문했다.

    화물연대 박연수 기획실장은 통화에서 “제도의 일몰이 있는 한 누가 이 제도를 지키고 새로운 산업 질서로 받아들이겠나”라며 “(시행되는) 기간 내라도 일몰을 폐지해 정부가 제도 추진 운영 의지를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 많은 준비가 필요한 ‘품목 확대’에 대해서도 제대로 정책 기조를 잡고 이 제도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게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토위 전체회의에서도 관련 요구가 이어졌던 것으로 확인된다. 민주당 소속 맹성규 국토위원장은 국토부에 “제도 시행 과정에서 적절한 운임 상정과 철저한 단속 등 실질적인 조치 방안을 강구해 제도의 실효성을 담보해야 한다”며 “제도의 사각지대에 대해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는데, 정밀한 실태 파악을 통해 제도의 미흡한 부분을 도출하고 이에 대해 연구용역 등 구체적인 개선 대책을 수립해 조속히 보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다만, 국토위 내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안전운임제 발전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자는 일부 의원의 요구에 대해서는 여야 간사 간 논의를 거친 뒤 결정하기로 했다.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본회의에서 반대 토론에 나서며, 정부와 국회의 신속한 후속 논의를 촉구했다. 윤 의원은 “개정안에 따르면 2028년 12월 31일 또다시 일몰이다. 그때 가서 23대 국회가 또 논의해야 하나. 도대체 언제까지 화물노동자들은 3년짜리 시범운영을 감내해야 하나”라며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3년 일몰 때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상시적 안전운임제와 품목 확대를 위한 대안 마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해당 개정안을 심사한 국토교통소위원장 복기왕 의원은 본회의에서 해당 개정안을 보고하며 “시간이 촉박해 2022년 일몰된 안전운임제를 다시 살려내는 데 집중했다. 그러다 보니 화물 운수업계와 종사자의 바람을 더 많이 담아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며 “일몰 기한 3년을 다 기다리지 말고, 1년 또는 더 가까운 시간 내에라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보다 합리적인 안이 마련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인선이 늦어졌던 김윤덕 국토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도 안전운임제와 관련된 질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 후보자의 청문회는 오는 29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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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내란 특검, 한덕수 전 총리 주거지 전격 압수수색

[속보] 내란 특검, 한덕수 전 총리 주거지 전격 압수수색

 

'내란 특검'(조은석 특별검사)이 24일 오전 12.3 비상계엄에 동조한 의혹을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주거지 압수수색에 나섰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오전 8시30분경 서울 종로구 소재 한 전 총리 주거지에 특검 수사관 등을 보내 압수수색을 하는 중이다.

 

한 전 총리는 국무회의 소집, 계엄 사후 문건 작성 및 폐기 등을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에 동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 전 총리는 지난 2일 특검팀에 출석해 14시간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내란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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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불패’도 무색했던 강선우… 중앙일보 “문제는 밀실 인사”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5/07/24 09:26
  • 수정일
    2025/07/24 09:26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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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윤수현 기자

  • 입력 2025.07.24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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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인사청문회 정회 시간에 자리를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직에서 사퇴했다. 현역 국회의원 인사청문회 불패 기록이 이재명 정부에서 처음 깨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하면서 인사 강행 의사를 드러낸 지 하루 만이다. 주요 일간지들은 강 의원을 둘러싼 논란이 적지 않았던 만큼 사퇴가 불가피했으며, 대통령실 밀실 인사 문제가 크다고 했다.

강선우 의원은 지난 23일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한 지 하루 만이다. 주요 일간지 중 강 의원을 옹호하는 곳은 없었다. 주요 일간지는 24일 강 의원 사퇴가 필요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의 막말 논란, 오광수 민정수석 차명 재산 논란 등 인사 문제가 반복적으로 벌어지면서 이재명 정부의 인사 검증 문제에 전면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이어진다.

▲24일 조선일보 5면 기사

강선우 자진사퇴… 동아일보 “여당 지도부 기류 변화가 결정적”

조선일보는 5면 <여론 나빠지고 與 분열 조짐… 대통령실도 고개 돌렸다> 보도에서 “대통령실은 강 후보자를 안고 갈 경우 인사 검증 부실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각종 개혁 과제가 산적한 새 정부의 임기 초반 국정 동력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특히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 그룹인 ‘경기·성남 라인’이자 인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용채 인사비서관과 김현지 총무비서관 등의 책임론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여당 지도부의 기류 변화가 결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동아일보는 5면 <“다른 의원 갑질도 폭로” 경고에 與 돌아서… ‘의원 불패’도 깨져> 보도에서 “2005년 장관급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이후 현역 국회의원이 낙마한 것은 강 의원이 처음”이라며 “여당 지도부의 기류 변화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을 엄호해온 여당 지도부의 입장이 바뀐 것은 추가 의혹 제기가 이어지면서 갑질 논란이 전방위로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24일 한겨레 4면 기사 갈무리

한겨레는 강 의원 자진사퇴로 여당 피해가 막심하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4면 <보좌진 환영, 의원들 머쓱, 지도부 망신> 보도에서 “막판까지 ‘강선우 감싸기’에 몰두했던 당 지도부는 스스로 리더십에 상처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집권 여당으로서 대통령실에 민심을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하기는커녕, 민심에 역행하는 설화로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4일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조선일보·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이재명 대통령 최측근인 총무·인사 비서관 밀실 인사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문제 인물 속출, 인선 방향과 시스템 고민을>에서 “새 정부는 인사 수석 없이 인사비서관과 총무비서관이 인사 관련 실무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대통령과 성남시장 시절부터 함께 한 최측근”이라며 “이 때문에 인사가 시스템이 아닌 몇몇 사람 중심으로 이뤄져 부실 검증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대통령실은 ‘문제없다’고 한다. 정부 출범 초기의 인사는 다른 정권도 모두 홍역을 치른 사안”이라고 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초기에 문제를 직시하고 바로잡으려 노력한 정부와 문제를 덮은 정부의 최종 성적표는 크게 달랐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도 사설 <강선우 사퇴 당연한 결정…허술한 인사시스템 점검해야>에서 “과거 민주당 계열 정부에선 인사수석을 두고 비서실장 등이 참여하는 인사추천위원회를 공식 가동하곤 했다. 하지만 현 정부에선 추천과 심사 과정이 공유되지 않는 ‘밀실 인사’가 문제란 지적이 나온다”며 “세간엔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성남·경기 라인’이 인사를 결정한다는 얘기가 돈다”고 했다.

▲24일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한겨레는 <강선우 사퇴, 늦었지만 바른 선택이다> 사설에서 “강 후보자가 사퇴했다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덮고 갈 수는 없다. 자칫 새 정부에도 전임 정부처럼 ‘오기’와 ‘불통’의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질 수 있는 중대한 분기점이었다”며 “깊이 성찰하고 바꿔 나가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도 <강선우 사퇴, 공직자 인사 허들 높이는 전기로> 사설을 통해 “인사 리스크는 부실 검증 문제를 넘어 새 정부의 허술한 인사 시스템과 원칙을 되묻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대통령실은 현역 의원 첫 낙마로 기록될 강선우 파동을 고위직 검증 허들을 높이고 인사검증시스템을 재정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尹 절연 못하는 국힘… 혁신안 수용 논의도 못 해

국민의힘이 지난 23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사과와 절연을 골자로 하는 ‘윤희숙 혁신안’ 수용 논의를 위해 의원총회를 열었으나 결론 없이 끝났다. 윤 전 대통령을 두고 당 내부에서도 입장 정리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3일 오전 윤희숙 비상대책위원장이 불참한 채 의원총회를 진행하려 했으나 1시간 만에 해산했고, 오후 윤 위원장의 반발로 의원총회가 다시 열렸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24일 한겨레 6면 갈무리

한겨레는 6면 <윤희숙 “당헌에 개엄사죄” 호소… 혁신안 결론은 못내> 보도에서 “국민의힘은 혁신안의 일부 내용에 당내 공감대를 이뤘다고 했지만, 혁신안 추진 시기를 두고 당 지도부와 혁신위의 견해차가 해소되지 않아 갈등의 뇌관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동아일보는 사설 <빈손으로 끝난 국힘 의총… 인적 쇄신 외면하는 가짜 혁신>에서 “친윤계가 장악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혁신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1차 혁신안을 발표한 지 2주가 다 되도록 어떤 고민도 하지 않았다는 얘기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더욱이 이날 당을 망가뜨린 핵심 원인인 친윤 정치 청산은 논의 대상에 오르지도 못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친윤 세력은 대선 패배 50일이 넘도록 사과도 반성도 없이 요지부동”이라며 “이런 틈을 타고 ‘윤석열 어게인’을 외치는 전한길 씨 같은 극우 유튜버가 ‘자신을 품어야 당 대표가 된다’고 주장하는 상식 밖 일마저 일어나고 있다… 마치 ‘반탄’ 주장이 횡행하던 대선 전으로 돌아간 듯한 모습”이라고 했다.

▲24일 한국일보 사설 갈무리

한국일보는 <갈 길 먼데 ‘혁신’ 또 미룬 국민의힘> 사설에서 “지지율 20%에 못 미치는 제1야당이 시간만 허비하며 몰락을 자초하고 있다”며 “대선 패배 후 50일이 지났다. 국민의힘은 밀린 숙제엔 손도 대지 못한 채 개점휴업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혁신이 되든 안 되든 치열한 논리 대결로 맞붙는 성의라도 보여주는 게 도리”라고 했다.

▲24일 조선일보 칼럼 갈무리

김창균 조선일보 논설주간 역시 칼럼 <“졌지만 잘 싸웠다”가 착각인 세 가지 이유>에서 “당이 살려면 계엄을 감싸고 탄핵에 반대한 종전 방침을 갈아엎는 쇄신이 필요하다”며 “반면 종전 노선을 밀고 나가면 당은 계속 죽을 쒀도, 현역들의 지역 기득권은 보전된다. 지금 살아남은 의원들은 탄핵 반대 지지층이 여전히 다수인 영남과 수도권 강남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이다. ‘당은 망해도 나만 살아 남으면 된다’는 이기심이 ‘졌잘싸’ 구호 뒤에 몸을 감추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미국 상호관세 협상 코앞 “일본보단 유리한 결과 나와야”

미국과 일본이 무역 협상을 타결했다. 미국이 일본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25%에서 15%로 낮아졌다. 다음 달 1일 미국 상호관세 부과를 앞둔 한국이 일본보다는 유리한 협상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진다.

조선일보는 3면 <美애 쌀 내주고 자동차 지킨 일본… 한국 ‘가이드라인’ 되나> 보도에서 “이번 주 방미 협상을 시작하는 한국 입장에선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생겼다”며 “일본이 ‘상호관세 15%, 자동차 관세 12.5%’라는 합의를 이끌어 낸 만큼, 우리 정부도 유사한 수준의 결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진 것”이라고 했다.

관련기사

▲24일 동아일보 사설 갈무리

동아일보는 <美-日 상호관세 15%로 타결… 우리가 넘어야 할 가이드라인> 사설을 내고 “수출 경쟁국인 일본의 협상 결과는 피치 못하게 한국이 넘어야 할 가이드라인이 됐다. 일본보다 10%포인트 높게 예고된 관세율(25%)을 못 낮추면 미국 내 생산 비중이 일본보다 낮은 한국 자동차는 심각한 피해를 보게 된다”며 “다급해진 경제계에선 ‘당장은 손해 봐도, 양보할 건 양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관세 협상, 현명한 전략으로 일본보단 유리한 결과 기대> 사설에서 “미국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고 있는 만큼, 적어도 일본보다는 유리한 협상 결과가 나와야 한다”며 “농민의 이해가 걸린 농산물과 소고기는 조심해서 다뤄야 할 민감 품목이지만 소비자 이익과 전체 국익도 균형 있게 함께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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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으로 보낸 무인기, 미국이 모를 수 없는 5가지 이유

  • 기자명 한경준 기자
  •  
  •  승인 2025.07.23 18:06
  •  
  •  댓글 0
 
 
2024년 10월 18일, 북이 공개한 무인기 사진
2024년 10월 18일, 북이 공개한 무인기 사진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은 최근 특검 조사에서 “대통령이나 대통령실로부터 직접 지시받은 적 없으며, 합참 지시에 따라 작전을 수행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특검은 합참 내부 반대에도 작전이 강행됐고, 일부 부대에만 정보가 공유되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미국이 무인기 침투 작전을 사전에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① 작전 구역이 미군 통제하에 있는 곳

미국은 남과 북 사이의 공역을 P518 한국전술지대로 설정해 관리하고 있다. 이곳은 유엔군사령부, 한미연합사령부, 주한미군이 공동 규정으로 관리·운용하는 구역이다. 이 구역을 비행하려면 반드시 사전에 항공공시보(NOTAM)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비행 절차를 규정한 ‘Regulation 95-3’ 문서에는 “항공공시보 승인 없는 비행은 금지되며, 미군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미국 몰래 무인기를 띄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P518 한국전술지대 ⓒUNC-CFC-USFK-Reg-95-3(2017)
서부지역 P518 한국전술지대. 백령도도 포함되어 있다. ⓒUNC-CFC-USFK-Reg-95-3(2017)

② 연합 통신망에 연결된 무인기

한국군 무인기는 미군과 연동된 통신·항법 시스템(GPS, Link-16, IFF 등)을 기반으로 운용된다. 비행 중에는 공중조기경보기나 미군 지상레이더, 연합 지휘통제망에 자동으로 탐지되며, 전파된다.

③ 작전 지휘체계상 ‘자동 공유’

한미연합군 구조상 한국군이 북을 겨냥한 정찰·감시·타격 작전을 단독으로 수행하더라도 작전 정보는 실시간으로 미군과 공유되도록 설정돼 있다. 이것은 연합작전 지휘통제 체계(C4I)를 통해 시스템으로 구축되어 있다. 특히 북의 지휘부 또는 주요 전략시설을 향한 고위험 작전은 사전 조율이 필수이며, 이러한 작전은 지휘 체계상 연합사 승인 없이는 불가능하다.

 

④ 비행고도와 루트도 미군 승인 사항

북으로 보낸 무인기는 2km 고도에서도 소음이 들려 군사용으로 부적합한 제품이었다. 그런데 소음기를 제거하고, 육안으로 확인될 가능한 고도로 비행했다.

P518 한국전술지대에서는 고도 구간에 따라 통제 부서가 구분된다. 또한 1,000피트(약 300m) 이상 비행 시에는 별도의 통제 절차가 추가된다. 정밀하게 관리되는 구역에서 소음과 육안 노출까지 동반한 무인기 작전이 절차도 없이 은밀하게 진행됐을리 없다.

⑤ 미국이 정치·군사적 위험을 몰랐다고?

윤석열은 북의 군사적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시켰다. 이는 국지도발이나 전면충돌을 유발할 위험이 매우 큰 행위다. 이 같은 충돌은 곧 동북아 전체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진다.

북을 대상으로 하는 고위험 작전은 사실상 미국의 통제하에 놓여있다. 미국의 감시체계상 이를 사전에 몰랐다는 주장은 기술적으로도, 전략적으로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미국은 P518 한국전술지대에 대한 내용을 수십 페이지로 세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미국에 의해 철저히 관리되고 있는 지역을 통과한 무인기 작전에서 미국이 배제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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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비서관 인선 미공개 논란…대변인 “조직 정비 완료되면 공개할 것”

신형철기자

수정 2025-07-23 16:27등록 2025-07-23 16:27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준욱 국민통합비서관의 사태로 대통령실의 비서관급 공직자의 인선도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아직 조직이 정비되지 않아 비공개 방침을 유지하면서 향후 공개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23일 브리핑 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문재인·윤석열 정부 등에서는 1급 비서관 인선도 공개했다. 특별히 인선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가 있나’라는 물음에 “인수위 없이 시작한 정부가 두 달이 채 안 되고 있는데 비서관 채용 또한 마련이 다 되지 않은 상태고 진용도 다 갖춰지지 않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강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시절 초기 언론 담당을 맡았던 담당자들에게 직접 물어본 결과, 정부 초기에는 비서관 및 행정관의 개인 연락처나 신상에 관한 공개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언론계 보수 인사의 추천으로 발탁된 강준욱 국민통합비서관이 지난 3월 자신의 저서를 통해 계엄을 옹호하는 주장을 폈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고, 결국 자진사퇴했다. 이에 대통령실의 비서관급 인선 또한 공개해 외부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지난 정부까지도 비서관급 인선은 대부분 공개됐다. 이재명 정부와 마찬가지로 인수위 없이 정권을 시작한 문재인 정부에서도 결과적으로는 모든 비서관급 인사를 공식 브리핑 또는 보도자료 형태로 공개했다. 다만 그 시점이 분산되었는데, 출범 초기에 임명한 비서관들의 경우 며칠 또는 몇 주 지연되어 발표된 경우가 있었다. 2017년 6월 초까지 일부 비서관들이 사실상 업무를 시작한 뒤에야 인사 발표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후 청와대는 인선이 완료된 비서관들에 대해 수시로 서면브리핑이나 대변인 발표를 통해 공개했다.

한편, 강 대변인은 여당 내에서 대통령실 인사 검증 시스템이 국민적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 것에 대해선 “강준욱 전 국민통합비서관의 자진사퇴 과정은 한편으로는 국민의 기대감을 잘 충족시키지 못한 것에 대한 송구스러운 마음도 포함되지 않았나 싶다”며 “국민주권정부로서 국민의 높은 기대감을 만족시켜 드렸어야 했는데, 그런 아쉬움을 같이 표현한 것이라고 봐주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신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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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원순 성폭력' 피해자 고통 언제까지…'박원순 다큐' 제작진, 상영금지·배상 판결에 항소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5/07/23 16:25
  • 수정일
    2025/07/23 16:2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김대현 감독, 항소 후 "北 김정은 문제 용납 않듯 피해자 의심 못하게 해" 주장 공유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을 부정하는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 <첫 변론> 제작진이 법원의 상영금지 및 배상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제작진 측은 "마치 북에서 김정은의 통치력을 문제 삼는 것이 용납되지 않는 것처럼 피해자임을 털끝만큼도 의심하는 게 용납되지 않는다"는 게시물을 공유하는 등 피해자 A 씨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22일 한국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다큐멘터리 <첫 변론>을 제작한 단체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과 연출자 김대현 감독은 A 씨에 대한 1000만 원 배상과 다큐멘터리 광고·제작·판매·배포 금지 및 위반 시 1회당 2000만 원 지급을 선고하라는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항소이유서는 22일 기준 아직 법원에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대현 감독은 항소장을 법원에 제출한 뒤인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재판은 항소심으로 올라가야 맞을 것 같다"며 재판부의 판결에 항의하는 글을 공유했다. 해당 게시물 작성자는 "그녀(A 씨)에 대해 말 한마디 잘못하면 중죄인이 되고, 과연 그녀가 성추행을 당한 게 맞는 것인지 묻고 그 증거나 증인 등 객관적 근거가 있는지 문제 삼는다면 성추행범을 옹호하는 파렴치한이 된다"며 "마치 북에서 김정은의 통치력을 문제 삼는 것이 용납되지 않는 것처럼, A 씨가 피해자임을 털끝만큼도 의심하는 게 용납되지 않는, 그게 우리의 웃기지도 않는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때까지 가장 성공한 여성운동 사례는 A 씨를 증거도 없이 피해자로서 미리 확정시킨 사건" "직권조사로 성추행을 인정한 인권위원장 역시 최영애라는 여성계 인사" "좌파 정치를 공격하면 파워가 생기는 게 한국의 여성계라면, 차라리 우익 정치 운동이라고 스스로 밝힐 것이지 그런 간판은 왜 달고 있는지 모르겠다" 등 박 전 시장 사건과 관련해 여성계에 대한 비난을 거듭했다.

 

그러면서 "영화의 원작은 아무 문제없이 판매되고 있는데 영화는 망하게 만들겠다며 A 씨에게 조그만 흠집조차 용납 않겠다는 판결에는 이의가 있다"며 1심 판결에 불복한다는 뜻을 밝혔다.

 

 

▲ '첫 변론' 포스터.ⓒ박원순을 믿는 사람들

 

<첫 변론> 제작진은 박 전 시장 성폭력 사실을 부정하며 지난 2023년 7월부터 8월까지 전국 16개 지역에서 1400여 명(제작진 추산)이 참석한 시사회를 열었다. 피해자 측은 같은 해 8월 1일 영화상영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서울남부지법이 9월 20일 가처분을 인용했다. 이에 제작진이 제소명령을 신청했으며 법원이 이를 인용하자 A 씨 측은 민사배상명령 소장을 접수했다.

 

이후 지난 3일 1심 재판부는 <첫 변론>이 상영될 경우 A 씨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며 다큐멘터리 상영 금지와 광고·제작·판매·배포 금지 및 위반 시 1회당 2000만 원 지급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전 시장의 A 씨에 대한 성희롱 행위의 존재는 인권위 조사절차 및 관련 행정소송 절차에서 충분한 심리를 거쳐 여러 차례 인정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영화는 그 가해행위의 존재를 정면으로 부정함에서 더 나아가 A 씨가 박 전 시장과 관련이 없는 준강간 사건의 책임을 고인에게 씌우기 위해 허위 또는 왜곡된 기억을 바탕으로 박 전 시장을 고소했고 이로 인해 공적으로 존경받고 A 씨와도 친밀한 관계였던 박 전 시장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희롱 사건에 대한 A 씨와 박 전 시장의 입장을 균형 있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박 전 시장에게 우호적인 자들의 진술, A 씨의 박 전 시장에 대한 친밀한 언행 등을 통해 A 씨의 피해사실에 대한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하게 하는 내용들로만 구성돼 있다"며 "영화의 구성방식, 전체적인 흐름 등을 볼 때 피고들은 박 전 시장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그의 업적을 기리고, 박 전 시장의 가해행위 사실을 축소하거나 부정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는 이번 판결에 대해 지난 14일 성명을 내고 "박 전 시장 성희롱 사건은 피해자의 직접적인 진술과 여러 자료, 증언에 기반한 사실"이라며 "이 사건은 '가짜 미투'가 아니며, 다른 사적인 이유나 앙심에서 비롯된 일도 여성단체와 변호사의 사주로 이루어진 일도 아니"라고 했다.

 

또 이들은 "A 씨를 지원해 온 단체는 고 장제원 전 의원 사건을 비롯한 다른 위력 성폭력 사건도 일관되게 대응하고 있다"며 여성단체를 향한 정치적 편향 의혹을 부정했다. 그러면서 "가해자가 끝내 책임을 지지 않은 채 사망해 그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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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의 마지막 경고장 받은 일본...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임상훈의 글로벌리포트]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몰락한 자민당

25.07.23 11:53최종 업데이트 25.07.23 11:53

"보수주의는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는다'는 믿음에 기초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그대로 두면 변화에 휩쓸린다. 하얀 울타리를 지키고 싶다면 계속 덧칠해야 한다. 옛것을 지키려면 언제나 새롭게 다시 그려야 한다."

영국의 작가 G.K. 체스터턴이 남긴 말이다. 변화를 막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조율하며 본래의 가치를 지켜내는 것, 그것이 보수의 정신이다. 보수는 과거로 도망치는 회귀가 아니라 공동체를 지탱할 질서를 유지하려는 적극적인 기술이다.

지금 세계 곳곳에서 이 기술이 무너지고 있다. 프랑스의 드골주의 공화당, 이탈리아의 기독교민주당, 독일의 기독교민주당, 미국의 공화당. 20세기를 이끈 주요 민주주의 국가의 보수 정당들이 오늘날 하나같이 위기를 맞거나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공통점은 하나다. 보수의 본령을 잃었다는 것이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서 책임 있는 조율자가 되기보다 권력 유지에 급급했고, 질서를 가꾸기보다 기득권을 관리했다. 불안한 공동체를 어루만지기는커녕 익숙한 관행 안에 숨었다. 변화 앞에서 원칙은 흐려졌고, 그 자리에 타성이 남았다.

그렇게 책임을 방기한 자리에 불안과 분노를 자극하는 감정의 정치가 들어섰다. 새롭게 떠오른 세력들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문제를 증폭시켜 정서적 결속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지지를 모은다. 분열의 언어가 힘을 얻고, 미래에 대한 계획은 과거에 대한 향수로 대체된다.

그 틈을 파고든 것이 극우다. 이제 극우는 더 이상 주변부에 머물지 않는다. 주류의 실패를 자양분 삼아 주류의 언어를 흉내 내고 때로는 그 자리를 넘본다.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미국에서 이미 확인된 현상이다. 그리고 이제 일본도 그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일 열린 일본 참의원 선거는 유권자들이 자민당에 보내는 마지막 경고처럼 보였다. 자민당은 단독 과반은 물론 연립여당인 공명당과 합쳐서도 전체 의석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2012년 이후 10년 넘게 이어온 안정 다수의 구조가 무너졌고 '참의원 선거만큼은 이변이 없다'는 공식도 깨졌다. 자민당이 상대적 다수는 유지했지만, 일본 보수 정치가 구조적 쇠퇴의 문턱에 들어섰다는 사실을 더는 감출 수 없게 됐다.

일본 정치의 새로운 질서 구축한 자민당

21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참의원 선거 패배 직후 도쿄의 자민당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위해 연단으로 향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1955년 자유당과 일본민주당이 합당하며 자민당이 탄생했다. 그것은 단순한 정당 재편이 아니라 일본 정치의 새로운 질서를 구축한 분기점이었다. 전후 분열된 일본 사회에서 자민당은 안정과 통합의 이름으로 권력을 장악했고 이후 수십 년 동안 일본 정치 중심에 군림했다.

자민당이 선택한 방식은 명확했다. 이념 대립 대신 관료제의 행정을 중시했고, 대립적 정치보다는 이익의 분배를 통해 불만을 흡수했다. 정치는 논쟁의 장이 아니라 문제를 조정하고 관리하는 수단이었다. 갈등은 드러나기보다 봉합되었고, 변화는 체제 안에서 조율되었다.

무엇보다 자민당은 대중을 동원하는 정치보다 엘리트끼리 조율하는 정치를 택했다. 정책은 관료와 당내 파벌 간의 비공식 경로를 통해 결정됐고, 권력은 눈에 띄지 않게 분산되고 배분되었다. 이처럼 자민당은 '이념보다 행정', '대립보다 분배', '대중 동원보다 엘리트 조정'이라는 운영 논리를 통해 전후 일본 사회의 갈등과 불안을 흡수해 냈다.

이러한 운영 논리는 세 가지 구조적 기반 위에서 작동했다. 첫째, 당내 파벌 구조는 권력을 수직화하지 않고 수평적으로 배분하는 장치였다. 둘째, 지역 기반은 지역 개발과 자치 조직을 통해 전국 곳곳에 영향력을 뿌리내리게 했다. 셋째, 분배 구조는 고도성장의 과실을 특정 계층에 쏠리지 않도록 조정해 정치적 불만을 잠재웠다. 이 세 요소는 55년 체제를 지탱한 실질적 기둥이었다.

그러나 그 어떤 정치 체제도 유지만을 목적으로 존속할 수는 없다. 갈등을 봉합하고 권력을 분산하는 기술이 정치를 무풍지대처럼 만들었지만, 그 안에는 유권자의 참여와 선택, 책임의 순환이라는 민주주의의 본령이 충분히 자리 잡지 못했다.

변화하는 사회에 조응하지 못한 그 구조는 점차 생기를 잃었고 정교하게 짜인 기둥들은 안에서부터 서서히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일본 보수 정치의 내파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파벌은 더 이상 권력을 수평적으로 나누는 완충장치가 되지 못했다. 세대교체 속도는 느렸고 당내 권력은 일부 인물에게 집중되기 시작했다. 경쟁보다는 승계, 견제보다는 줄서기가 이어졌고, 조율의 정치에서 긴장의 정치는 사라졌다.

지역 기반 역시 급속히 침식되었다. 지방 인구는 줄고 젊은 층은 자민당의 정당성과 무관한 세대로 성장했다. 조직은 남아 있으나 동원은 약화되었고, 지역의 목소리는 중심 권력과의 연결을 상실해 갔다.

분배 체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도성장기의 자원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건 재정 부담과 이해 충돌뿐이었다. 이전에는 불만을 잠재우던 예산이 이제는 갈등을 유발하는 불씨가 되었다.

일본 정치의 본질적 위기 보여주는 징후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약진한 참정당의 가미야 소헤이 대표가 도쿄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수십 년간 일본 정치를 옥죄어온 무기력은 바로 이 오래된 구조의 파열에서 비롯되었다. 문제는 이 무기력이 자각되지 않은 채 일상화되었다는 점이다. 불신도, 분노도 없이, 그저 관성처럼 반복되는 정치의 풍경 속에서 유권자의 기대는 서서히 식어갔다.

이제 정치적 위기는 제도의 실패가 아니라 관계의 단절로 나타나고 있다. 정당과 유권자 사이, 권력과 국민 사이에 놓인 신뢰의 끈은 점차 느슨해졌고, 일부는 이미 끊겨버렸다. 자민당이 단순히 의석을 잃은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정당으로서의 의미를 부여받지 못하게 된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는 깊은 의미를 지닌다.

이처럼 신뢰의 단절과 감정의 동요가 겹치는 틈을 비집고 새로운 세력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산세이토(참정당)의 악진은 그 대표적 사례다. 균열된 자민당 체제를 흔들고자 하는 비주류 정치의 상징적 징후이며 기존 정당 정치가 놓친 정서의 틈새를 채운 결과다.

산세이토는 구체적 정책보다 정서적 메시지를 앞세운다. "자유로운 일본", "진실한 교육", "백신 반대", "글로벌리즘 반대" 같은 구호는 논리보다는 감각에 호소하며 외부의 위협과 내부의 배신이라는 이중 서사를 만든다.

그 결과, 유권자들은 정당 정치에 대한 냉소와 회의 대신 '직접 말 걸어주는 정치'에 감정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전통적 이미지보다 비주류적 서사에 끌리고, 구조적 해결책보다 정체성의 확신에 기대는 흐름이다.

산세이토의 등장은 아직 서구의 극우 정당들처럼 완결된 정치 기획이라 보긴 어렵다. 그러나 이들이 출현한 공간 자체가, 극우 정치가 자라날 수 있는 조건을 일정 부분 갖추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감정의 공백과 신뢰의 진공 속에서 정치를 조롱하거나 외면하던 이들이 이제는 분노와 상처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결속을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일본 정치의 본질적 위기를 보여주는 징후다. 그것은 단순한 정당 지형의 재편이 아니라 정치가 감당해야 할 정서적 책임과 공동체적 의미가 붕괴되고 있다는 구조적 경고이기도 하다.

보수는 원래 무언가를 지키기 위한 기술이었다. 그러나 지켜야 할 가치가 갱신되지 않으면, 그 기술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 채 과거의 관성에 갇힌다. 일본 자민당의 쇠퇴는 하나의 정당이 무너진 사건이 아니라 보수 정치가 본래의 책임을 상실한 결과이며, 변화에 대한 조율 능력을 잃고 제도의 틀 안에 정체된 체제의 붕괴다.

변화 앞에서 다시 울타리를 덧칠할 수 있을까. 질서를 지키고자 했던 기술이 새로운 시대의 불안을 어루만질 수 있을까. 그것이 가능하지 않다면, 일본은 결국 보수의 몰락과 극우의 부상이 교차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다음 사례가 될지도 모른다.

#일본 #자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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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최현’급 구축함 3호함 건조 결의.. 내년 10월 1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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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계환 기자 
  •  
  •  입력 2025.07.22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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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최현’급 구축함 3호함 건조를 위한 남포조선소 종업원궐기모임이 21일 현지에서 진행되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에서 ‘최현’급 구축함 3호함 건조를 위한 남포조선소 종업원궐기모임이 21일 현지에서 진행되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에서 ‘최현’급 구축함 3호함 건조를 위한 남포조선소 종업원궐기모임이 21일 현지에서 진행되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통신은 “믿음직한 대규모 함선건조기지이며 자력갱생의 전통과 위력으로 영예 높은 남포조선소의 노동자, 기술자, 일꾼들은 우리나라를 21세기의 해양강국으로 급부상시키는 역사적 성업의 돌파구를 새세대 첫 다목적 구축함의 훌륭한 건조로써 열어제낀 그 기세, 그 기백을 더욱 배가하여 2026년 10월 10일까지 또 한 척의 신형 구축함을 건조할 것을 결의해 나섰다”고 궐기모임의 분위기를 전했다.

남포조선소 윤치걸 지배인은 보고를 통해 “당중앙전원회의 결정을 영예롭게 관철하여 공화국의 첫 다목적 구축함을 훌륭하게 건조한 남포조선소 노동계급의 긍지”에 대하여 언급하고는 “또 한 척의 신형 함선 건조에서도 기적적 성과를 이룩하여 혁명공업집단의 명예를 온 세상에 다시 한번 떨치려는 기업소 안의 전체 일꾼들과 종업원들의 드팀없는 의지”에 대하여 피력했다.

이어, 보고자는 “김정은 동지께서 안겨주신 최상최대의 믿음을 한시도 잊지 말고 애국의 한마음으로 더욱 굳게 뭉치며 과학기술에 기초한 자력갱생의 투쟁정신을 발휘하여 구축함 건조를 제기일 내에 훌륭히 결속함으로써 당중앙의 강군건설구상을 앞장에서 받들어나가는 영예로운 전위대의 무궁무진한 창조력과 불굴의 기상을 다시 한번 떨쳐나가자”고 호소했다.

이날 궐기모임에서는 ‘최현’급 구축함 3호함 건조 시작이 선포되고 2026년 10월 10일까지 구축함건조를 끝내기 위한 일정계획이 발표되었다. 10월 10일은 노동당 창건 기념일이다.

이어 결의토론들이 있었으며, ‘김정은 동지께 드리는 맹세문’이 채택되었다.

이날 궐기모임에는 당중앙위원회 조춘룡 비서와 관계부문 일꾼들, 남포조선소와 선박공업부문 노동자, 기술자들이 참가했다.

통신은 “모임이 끝난 후 남포조선소의 노동계급은 ‘최현’급 구축함 3호함 건조에 진입하였다”고 알렸다.

앞서, 지난 5월 21일 청진조선소에서 진수식 도중 균형을 잃고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던 5천톤급 구축함 2호함의 진수식이 사고 발생 22일만인 6월 12일에 라진조선소에서 진행된 바 있다. 이 5천톤급 구축함은 ‘최현’급으로, 함의 명칭은 ‘강건’호로 명명되었다.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5천톤급 구축함 2호함의 진수식 기념연설에서 “구축함 2호함의 진수기념식을 성대하게 가지게 된 것은 성스러운 개척의 닻을 올린 함대건설의 새 시대가 도도한 전진을 계속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해군력 건설을 목적한 우리의 방대한 함선건조계획들이 가장 정확하게 빠른 속도로 추진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내년부터 ‘최현’급 또는 그 이상급의 구축함들을 매해 두 척씩 무어 작전수역에 배치”하는 등 해상무력의 급진적 강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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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총수의 자기거래특권과 민주주의의 실패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mindlenews01@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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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 입력 2025.07.22 11:39

  • 수정 2025.07.22 14:36

  • 댓글 3

'대리인의 배신' 삼성 무죄판결이 던진 근본적 질문

지난 7월 17일 대법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불법승계 사건에 최종적인 면죄부를 선물했다. 이는 단순히 한 기업총수의 재판이 끝났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그리고 상법과 회사제도라는 공적 시스템이 어떻게 특정개인의 사적 이익을 위해 마법처럼 동원될 수 있는지를 우리사회에 다시 한 번 묻는 상징적 사건이다. 이 판결을 계기로 우리는 재벌총수 일가에게만 허락된 특권의 본질과 이를 제어하지 못하는 우리민주주의의 실패를 직시해야만 한다.

이 사건이 유독 중요한 이유는 지난 25년간 한국사회의 가장 예민한 환부들을 모두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정경유착의 고리, 사법부의 독립성 문제, 엘리트 카르텔의 작동 방식, 그리고 대의민주주의 시스템의 근본적인 대리인 문제까지 삼성의 경영권승계 과정은 이 모든 모순이 응축된 하나의 거대한 프리즘과 같다. 따라서 이 판결의 의미를 제대로 분석하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비판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앞으로 어떤 경제 질서와 민주주의를 만들어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는 작업과 직결된다.

‘제왕적 총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재벌의 구조적 특수성

대의민주주의의 가장 근본적인 딜레마는 주권자의 대리인(agent)인 국회의원이 주인의 이익이 아닌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법을 만드는 ‘셀프입법특권’에 있다. 대한민국 경제에는 이와 완벽하게 닮은꼴인, 그러나 더욱 교묘하고 파괴적인, 대리비용 문제가 존재한다. 바로 재벌총수 일가가 회사와 주주라는 주인을 배신하고 사익을 추구하는 ‘자기거래(self-dealing)특권’이 그것이다.

이 특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재벌체제에 고유한 구조적 특수성을 알아야 한다. 미국 대기업의 자회사가 대부분 100% 지분을 소유한 ‘완전자회사’인 것과 달리, 한국 재벌의 계열사들은 총수일가의 직접 지분은 매우 낮은 대신 다른 계열사들이 서로를 소유하는 복잡한 구조의 ‘부분 자회사’에 가깝다. 바로 이 구조가 총수일가에게 회사라는 공적 제도를 사유화할 수 있는 강력한 유인을 제공한다.

 

여야가 합의한 상법개정안이 3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있다. 2025.7.3 연합뉴스

총수의, 총수에 의한, 총수를 위한 마법의 연금술

재벌지배구조 속에서 총수일가는 다양한 회사제도를 오남용하며 자신들의 부와 지배력을 강화한다. 그 첫 번째 마법은 비상장 계열사라는 비밀의 방이다. 과거 삼성 에버랜드가 그랬듯이 총수일가는 외부감시가 느슨한 비상장계열사를 실질적인 지주회사로 활용한다. 이곳에서 전환사채 헐값발행과 같은 편법적인 거래가 이루어지고 그룹의 유망한 사업기회를 총수의 개인회사에 몰아주는 회사기회 편취행위를 통해 상장사의 부가 비상장 개인회사로 이전되는 마술이 벌어진다.

두 번째 마법은 물적 분할이라는 알토란 빼돌리기다. LG화학이 전도유망한 2차 배터리 사업을 분가시켜 만든 LG에너지솔루션의 사례는 이 마법의 효과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기존 주주들이 소유한 회사의 가장 핵심적인 사업부문을 따로 떼어내 100% 자회사로 만든 뒤 상장시킨다. 이 과정에서 신설 알토란 자회사의 지분은 모회사가 독점하고 기존 모회사의 주주들은 신설회사의 주식을 단 한 주도 받지 못한다. 결국 총수일가는 모회사를 통해 신설 알짜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강화하면서 막대한 상장이익을 독점하고 기존 주주들은 자신이 투자한 회사가 빈껍데기로 전락하며 주가가 폭락하는 것을 눈 뜨고 당해야만 한다.

세 번째 마법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서 보듯 불공정 합병을 통한 지배권 강화다. 상장사 간의 합병임에도 시장가격을 제쳐두고 총수의 이해관계에 따라 조작된 협의가격으로 합병비율을 결정한다. 네 번째 마법은 이른바 자사주의 마술이다. 주주의 돈으로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보유하다가 총수일가의 지배권을 방어하기 위해 ‘백기사’(white knight)에게 넘기거나 합병 시 총수에게 유리한 의결권으로 활용하며 주주의 재산을 총수의 지배권 강화수단으로 둔갑시킨다.

법은 왜 재벌 앞에서 멈추는가

이러한 총수일가의 자기거래(self-dealing)행태를 규제하기 위해 우리 세법은 갖가지 상세한 증여의제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재벌그룹 내 비서실과 거대로펌, 대형회계법인들은 끊임없이 법망을 우회하는 새로운 금융기법을 개발해낸다. 법이 특정행위를 금지하면 또 다른 편법을 찾아내서 치고나가기 때문에 뒷북치기 규제가 반복됐다. 노무현 정부 시절, 이러한 행위를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조항을 도입하기도 했지만, 법집행기관의 소극적인 태도로 인해 현실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과거 IMF 외환위기 이후 주주자본주의 관점에서 추진된 사외이사 도입, 주주대표소송 요건 완화, 공시의무 강화 등의 개혁조치들도 기대효과를 내지 못했다. 이는 게임의 규칙을 만드는 심판(이사회)을 선수(총수)가 직접 임명하는 구조적 모순을 건드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미국 회사법을 참고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재벌체제는 지극히 한국적인 현상이라 이 문제를 해결할 책임과 힘은 오롯이 대한민국의 정치인과 학계에 있기 때문이다.

기회와 모순의 기로에 선 22대 국회

22대 국회는 현재 역사적 과제 앞에 서 있다. 최근 민주당 주도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를 명시한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자사주의 마술을 막기 위한 추가개정안도 추진되는 등 긍정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이 모든 개혁의 취지를 무력화할 수 있는 상법상 특별배임죄 폐지 법안이 민주당 의원입법으로 발의되었다는 사실은 심각한 모순이다.

재벌체제라는 특수한 시스템이 유지되고 그 안에서 총수의 배임적 ‘셀프거래’와 ‘쌍방대리’가 계속되는 이상, 민사적 책임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를 포괄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상법상 특별배임죄라는 형사적 최후보루는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 이를 폐지하자는 주장은 재벌총수들에게 마음 놓고 사익을 추구할 허가장과 면죄부를 주자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해법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 있다

진정한 해법은 ‘회장님’ 자본주의도, ‘소액주주’ 자본주의도 아닌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대전환에 있다. 기업의 성과를 함께 만들어가는 노동자와 협력업체가 우리사주제와 노동이사제, 이익균점권 등을 통해 기업경영과 현장혁신의 파트너로 나설 수 있어야 한다. 그 핵심은 이름만 바꾼 ‘독립이사’가 아닌 노동자와 사회전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회이사’의 도입이다.

이러한 제안이 단지 이상적인 구호에 그치지 않는 이유는 이것이야말로 재벌의 ‘자기거래/쌍방대리 특권’이라는 근본적인 병폐를 치유할 가장 현실적인 처방이기 때문이다. 총수의 전횡을 견제할 유일한 힘은 그와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또 다른 강력한 주체의 등장에서 나온다. 노동조합과 협력업체의 목소리가 이사회에 직접 반영될 때 비로소 총수는 회사를 자신의 개인금고처럼 여기는 행태를 멈추고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고려하는 진정한 의미의 경영판단을 하게 될 것이다.

‘코스피 5000’ 시대를 위한 제언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압도적 과반수를 차지한 22대 국회는 역사적인 기회와 책무 앞에 서 있다. 코스피 지수가 다시 사상 최고점을 향해 달려가는 이 중요한 시점에 자본시장의 근본적인 신뢰를 갉아먹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불러오는 재벌총수의 ‘자기거래/쌍방대리 특권’을 해체하는 과감한 입법에 나서야 한다. 만약 지금, 이 기회를 놓치고 또다시 재벌개혁에 실패한다면 우리 모두가 염원하는 경제정의가 꽃피는 세상과 ‘코스피 5000’ 시대는 그만큼 멀어질 수밖에 없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는 기업민주주의라는 튼튼한 경제적 토대 위에서만 비로소 구호가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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