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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선생님 두드려 맞다

"현숙아~미루 무릎 뒤가 좀 심각해서

연고 발라줬어..."

 

"그래? 어디 보자~~~아악~!"

 

"왜 그래! 왜?!"

 

"미루가 발로 내 눈 찼어..."

 

무릎 뒤를 보기 위해

다리 아래쪽에서 무릎을 들추는데

미루가 발길질을 한 모양입니다.

 

주선생님 왼쪽 눈에 정통으로 맞았습니다.

 

"으...이거 봐..멍들 것 같어..."

 

눈이 심각합니다.

원래 있는 다크써클 같기도 하고

진짜 멍 같기도 합니다.

 

전 좀 피곤해서

계속 누워있고

 

주선생님은 미루랑 놀아준다면서

미루 옆을 계속 배회합니다.

 

"악~!!"

"왜 그래!!"

"미루가 손톱으로 내 얼굴 할퀴었어..."

 

"악~~!"

"또 왜!?"

"내 손을 얘가 긁었어..."

 

인제 5개월된 애한테 맞고 살 줄은 몰랐습니다.

 

안 그래도 남자아이 키우는 엄마들은

힘이 세진다는 얘기를 어디서 들은 적이 있습니다.

 

여자아이는

"애기야...이리 와~"

이렇게 부드럽게 얘기하면 온답니다.

 

남자아이는

"야! 이리 왓~~!!!!" 하면서

팔을 확 잡아당겨도 버틴답니다.

 

안 그래도 미루는 9키로그램에 70센티가 넘어서

5개월된 아이들 평균으로 따지면 전체의 90%안에 드는 거구입니다.

 

게다가 미루는

다리를 매우 빠르게 그리고 강하게 휘두릅니다.

빠를 때 세어봤더니 1초에

왼발, 오른발, 왼발, 오른발, 왼발

이렇게 총 5번을 휘둘러 댑니다.

 

생각해봤는데

주선생님의 산후조리 마지막 과제는

'근력 키우기'와 '맷집 키우기'여야 할 것 같습니다.

 

근력은 헬스 클럽 가서 키우면 되고

맷집은 어디가면 키워주는 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인제 보통 맷집으로는 안되는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기저귀 갈아줘야지~"

"퍽~퍽~"

"아~아야~~"

 

주선생님, 미루한테 계속 맞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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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림을 좋아한다고?

육아 휴직 5개월째.

 

가만히 보니까 사람들이 저에 대해서

크게 오해하고 있는 게 있습니다.

 

"현숙아, 넌 좋겠다~남편이 살림하는 것도 좋아하고, 애도 그렇게 이뻐하고..

하여튼 재수도 좋아~~"

 

4천만 인구 전체가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선생님도 억울하고

저도 억울합니다.

 

"상구가 살림 좋아해서 하는 거 아냐..애도 안 좋아해..."

 

주선생님이 돌아다니면서

사람들한테 열심히 얘기하지만

사람들은 자기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합니다.

 

요새 두 가지 소원이 있습니다.

 

하나는 살림 안 하는 것

또 하나는 애 안 키우고, 남이 키워주면 그냥 이뻐만 하는 것.

 

살림이나 육아를

제가 안 하면 주선생님 혼자서 해야 합니다.

주선생님이 안 하면 제가 혼자 해야 합니다.

 

물론, 주선생님이 여자니까 혼자 하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세상에 그것처럼 더럽고 치사하고 아니꼽고 뻔뻔한 일이 없습니다.

게다가 주선생님은 그런 남자랑 안 살 겁니다.

 

주선생님이 못할 상황이면 저 혼자 해야 하는데

지난 5개월 간은 어느 정도는 그랬습니다.

 

근데 이것도 인생 전체 중에서 아주 특별한 기간이니까 이런 겁니다.

주선생님은 미루 젖 먹이는 거랑, 몸 추스리는 데 전력하기로 하고

나머지는 제가 하기로 역할 분담을 한 겁니다. 

 

그렇다고 주선생님이 편히 쉬었냐면 전혀 안 그렇습니다.

 

"아~어쩌란 말인가 흩어진 이 마음을~

아~어쩌란 말인가 이 아픈 가슴을~~~"

 

미루가 젖을 안 먹어서 젖이 점점 불자, 가슴이 또 뭉치는 지

주선생님이 미루 앞에서 부른 노래입니다.

 

모유수유를 둘러싼 실랑이는 오늘도 계속 됩니다.

 

게다가 주선생님은 안 그러기로 해 놓고

이미 진작부터 청소도 하고 식사준비도 도와줍니다.

 

 

어쨌건 우리는 토론해서

제가 육아를 맡기로 결정했습니다.

 

주선생님이 정당하게 제안했고

제가 진지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주선생님이 재수가 좋은 게 아니고

제가 살림이 좋은 게 아닙니다.

 

살림이 그렇게 신나고 좋은 거라면

남자들이 서로 하려고 달려들겁니다.

 

집에서 살림하는 전 세계 모든 여자들이

다 살림이 좋아서 하는 거 아닙니다.

 

어떤 사람이 어떤 기회로

군인들한테 비디오 촬영 교육을 하러 갔답니다. 주선생님이 해준 이야기입니다.

 

거기서 한 장교가 여자강사한테 이랬답니다.

 

"아니, 가사노동이 뭐가 힘들다고 그럽니까? 그거 여자들 취미생활 비슷한 거 아니예요? "

 

가사노동은 취미가 아니고

육아는 재미가 아닙니다.

 

가사노동이나 육아는 사회가 공동으로 책임져야 합니다.

그게 안 되면 얼마간은 여자와 남자가 함께 책임져야 합니다.

 

전 그냥 그 책임을 지고 있는 것입니다.

 

"현숙아, 너 언제까지 산모 할 거야?"

 

육아휴직 3개월차에 물어봤습니다.

 

"음.....6개월까지"

"6개월까지? 알았어.."

 

6개월 지나면 가사노동 및 육아에 대한 역할을

다시 조정할 겁니다.

 

인제 1달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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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의 원리

뭐든지 원리를 깨달으면

일이 쉽습니다.

 

애들한테 공부하라고 괴롭힐 때에도

원리를 깨달으라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그 말 자체는 맞는 말입니다.

 

요리에도 원리가 있습니다.

 

부엌에 붙어서 5개월을 지내다 보니

그 원리가 눈에 보입니다.

 

집집마다 요리법이 다르지만

저는 대충 아래 원리에 따라 합니다.

 

 

1. 제1원리-주재료 선정

 

일단 주재료를 고릅니다.

주재료가 음식이름을 결정합니다. 

 

콩나물을 주재료로 쓰면 콩나물 국, 콩나물 무침처럼

재료 이름이 음식 이름이 된다는 겁니다.

 

"돼지고기 사다 놓은 거 있으니까 기다려, 맛있는 거 해주께"

이래놓고는, "오징어 볶음 다됐어..먹어봐~" 라고 하면

기다리던 사람 마음 상합니다.

 

써 놓고 나니까 하나마나한 얘기입니다.

 

 

2. 제2 원리-마늘, 소금, 파

 

예전에 주선생님이 아는 후배가

주선생님한테 이런 얘기를 했었습니다.

 

"장 보러 가서 마늘은 뭐할려고 사는데요?"

 

이런 경우엔

요리의 '요'자도 모른다는 말 말고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마늘은 삼겹살 사 먹을 때

된장 찍어 먹는 걸로만 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늘, 파, 소금은

한국 요리계의 국어, 영어, 수학입니다.

어디든 절대 안 빠집니다. 소금 대신 간장, 새우젓 같은 걸 넣을 때도 있습니다.

 

미역국 할 때 파 안 넣는 걸 빼면

국을 끓이든, 나물을 무치든, 볶음 요리를 하든

아니면 조림을 하든 무조건 세가지는 들어갑니다.

 

 

3. 제3원리-조리법에 따른 구분

 

국, 무침, 볶음, 조림 등은

요리의 방법에 따른 구분입니다.

대충 들어가는 건 비슷하고 조리법은 다릅니다.

 

조리법에 따라

넣어야 하는 재료가 조금 더 첨가됩니다.

 

국을 할 때는 국물 낼 때 멸치가 첨가 됩니다. 

거기다 주재료를 넣고, 마늘 넣습니다.

소금으로 간 하고, 파 넣습니다.

그럼 끝입니다.

 

콩나물 국은 콩나물 넣고 이 방법대로 하면 되고

감자국도 똑같습니다. 더 복잡한 건 안 하면 됩니다.

 

무침은 시금치든 콩나물이든 뭐든

뜨거운 물에 데친 다음에

마늘이랑 파 다진 거 넣고, 소금 넣고

손으로 조물조물 무쳐주면 됩니다.

 

여기선 고추가루, 깨소금, 참기름 같은 게 첨가됩니다.

 

볶음, 조림도 마찬가지입니다.

호박나물볶음은 후라이팬에다가

마늘 볶고, 호박나물 넣어 볶고, 소금을 넣습니다. 새우젓을 넣으면 고급요리로 변신합니다.

 

갈치조림은 얇게 썬 무우나 감자가 첨가됩니다.

고기가 들어가는 거니까 맛술을 좀 넣습니다. 고추장, 고춧가루도 넣습니다.

거기다 마늘, 소금, 파, 간장으로 양념장 해서

갈치 위에 얹고 물 자작자작하게 넣은 다음

냅다 끓이면 됩니다.

 

 

4. 제4원리-기타 유의점

 

몇 가지 알아둬야 할 건 이런 것들입니다.

 

소금으로 간을 하면 짜거나 싱겁거나인데

간장으로 하면 장 고유의 풍미가 납니다.

조선간장은 짜서 조금만 넣어도 되고, 왜간장은 덜 짜서 많이 넣어도 되지만 국색깔이 까맣게 됩니다. 요새는 조선간장을 국간장이라고 해서 팝니다.

 

고추장이나 고추가루 넣을 때는 설탕이나 싫으면 요리당 같은 걸 넣어야 합니다.

그걸 안 넣으면 요리가 그냥 맵습니다.

넣으면 요리가 맛있게 맵습니다.

 

볶음 요리나 무침, 조림 같은 건

마지막에 대충 참기름 좀 뿌리고, 깨소금 좀 치면

죽어도 못 먹을 맛에서는 벗어 납니다.

 

불조절도 음식에 따라 적당히 잘 해야 합니다.

오징어 볶음은 센 불에 잠깐만 볶아야 하고

제육볶음은 중불에 오래 할 수록 맛이 납니다.

 

재료 고유의 특징이 있는 게 있습니다.

콩나물국은 12분 정도 끓이기 전에 뚜껑을 열면 비린내 납니다.

시금치는 뜨거운 물에 넣다 바로 빼야지 안 그러면 흐물흐물해집니다.

양파를 넣으면 단 맛이 납니다.

 

고기재료의 경우 냄새 빼는 게 중요합니다.

마늘, 생강, 맛술, 청주는 그래서 사용합니다.

 

...

 

오늘 아침엔 새우국을 끓였습니다.

 

처음 시도하는 건데,

요리의 원리를 깨우친 이상 못할 게 없습니다.

 

새우, 호박 넣고 고추장 고추가루 풀고

손이 가는 대로 했습니다.

 

이제 요리는 머리가 아니라 손이 합니다.

실패했습니다.

 

긴급히 요리의 달인

주선생님이 투입돼서 맛을 바로 잡았습니다.

 

주선생님은 뭐든지 잘 먹습니다.

새우국도 맛있답니다.

"미루야~엄마가 새우젖 줄까? 조금만 기다려~"

 

열심히 국 속의 새우를 집어 먹습니다.

다 먹고 나서 바로 젖을 주려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미루는 엄마 젖을 조금 먹고 말았습니다.

새우젖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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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

미루가 제대로 울면

그 옆에서 설거지 하는 게

정말 고역입니다.

 

밥 먹고 바로 설거지 안해서

씽크대에 빈그릇 쌓여 있어도

스트레스입니다.

 

처음 몇달은

설거지통에 빈그릇이

꼭 책꽂이에 책 꽂혀 있는 것처럼

항상 쌓여 있었습니다.

 

요새는 밥 먹자 마자

지체 없이 식탁 치우고, 바로 설거지 하는 게 습관이 됐습니다.

 

근데 제 위장은

아직도 적응을 못했습니다.

 

"끙..끄응...."

 

설거지 할 때

20초에 한 번 쯤 제가 내는 소리입니다.

 

밥 먹고 바로 설거지 하면

왼쪽 배 윗부분이 묵직하고 딱딱해지는 게

영 거북합니다.

 

밥 많이 먹으면

가끔씩 아이고 소리도 나옵니다.

 

예전에 어머니가 밥 먹고 설거지 하실 때

"엄마, 좀 쉬었다 해요~"라고

속모르는 소리 했었는데

어머니는 맨날 낑낑 거리시면서 설거지를 기어이 다 하셨습니다.

 

지금은 제가 그러고 있습니다.

 

수세미에 세제 짜서

지겨운 그릇 닦기하고 헹구고 나면

씽크대도 한 번씩 닦아줍니다.

 

행주 빨아서 식탁도 닦아주고

음식물 쓰레기 따로 모읍니다.

 

미루가 울면,

씽크대 닦기를 빼먹기도 하고

식탁 닦는 것도 잊어버리기도 합니다.

 

항상 반복되는 이런 지겨운 일상에

상큼한 식초 같은 일이 오늘 씽크대에서 있었습니다.

 

설거지 다 하고 물을 잠그는데

수도꼭지가 부러져 버린 겁니다.

물은 잠기지 않았습니다.

 

주선생님은 미루 재우러 방에 들어가서

오직 혼자의 힘으로

신속한 처리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물이 계속 나오고 있었습니다.

 

정밀 사찰 결과

수도꼭지 안쪽의 플라스틱 부분이 부러진 것을 알았습니다.

안쪽의 작은 홈에 젓가락을 끼워넣어서 위로 올렸습니다.

물이 잠겼습니다.

 

역시 저의 순간 대응력은

칭찬할 만합니다.

 

인제 젓가락만 씻으면 됩니다.

물을 틀려면 젓가락을 다시 홈에 끼워넣어야 합니다.

정말 그럴 뻔 했습니다.

 

화장실에서 수세미로 젓가락을 닦는 모습은

매우 부자연스러운 광경이었습니다.

 

지난 번엔 싱크대 문 빠진 건 나사만 조이면 됐지만

이건 전문가를 불러야 합니다.

 

예산 범위 밖의 재정지출이 발생했을 경우

혹은 사전대비가 있었으면 막을 수 있었던 지출이 발생했을 경우

우리는 그런 돈을 흔히 '생돈'이라고 합니다.

지출하는 사람의 감정이 실릴 경우 '쌩돈'이라고도 합니다.

 

쌩돈 나가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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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아이들

36년간 오직 인류의 평화에만 관심이 있던 제가

요즘엔 애들한테 눈길이 갑니다.

 

같은 아파트 9층에는

11살, 7살 짜리 남매가 사는데

엘리베이터에서 자주 만나는 바람에 친해졌습니다.

 

"상구, 쟤네들이랑 같이 놀까?"

 

공원 벤치에 앉아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습니다.

 

어린애들이 가만히 앉아서

조근조근 얘기하는 게 이뻐보였습니다.

 

한 10분 지나니까

한 명씩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우리 집에요, 18개월 짜리 막내 동생이 있는데요.."

 

여자애가 설명하니까

옆에 있던 나무 중간 쯤 올라가던 남자애가

말합니다.

 

"걔는 막내 동생을 막 이 옷 저 옷 입히면서 가지고 놀아요~~"

 

여자애는 어느새

화단 가장 자리에 쳐놓은 줄 위에 앉아서

대롱대롱 거리고,

 

남자애는 10미터 쯤 떨어진

농구대 꼭대기에 올라가 있습니다.

 

"너네들 밥 안 먹었지? 같이 밥 먹을래?"

"엄마한테 허락 받아야 되는데요..."

 

아이들 어머니는

처음보는 멀쩡하게 생긴 사람들이

자기 애들 밥 준대니까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봅니다.

 

진심을 담아서 설득해야 겠다 싶었습니다.

 

"애들이 너무 이뻐서, 맛있는 거 사줄려구요..."

 

제 말을 듣은 어머니

더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봅니다.

 

할 수 없이 신원보증인을 댔습니다.

이름은 '미루'

 

"어머~몇 개월 됐어요?"

 

같이 집에 와서

애들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어 하는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절대음식' 탕수육을 시켰습니다.

 

음식이 올 동안

애들은 미루한테 가더니

막 만지고, 건들고 하면서 이뻐합니다.

애들한테서 꼬랑내가 났습니다.

 

"저 혼자 다 먹을 수 있어요~"

 

시킬 땐 짜장면 한 그릇, 짬뽕 한 그릇 시켜서

4명이서 나눠 먹자더니

막상 음식이 오니까 애들이 한 그릇씩 차지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의연해야 합니다.

 

11살 남자애는 탕수육부터 공략하고 나서 짬뽕을 먹었습니다.

7살 여자애는 짜장면부터 먹었습니다.

 

남자애의 초록색 화사한 티에는

목부터 배꼽까지

기관총으로 짬뽕 국물을 발사한 흔적이 남았습니다.

 

여자애는 얌전히 먹다가

"더 못 먹겠어요.."합니다. 다행입니다.

 

전 그제서야

남은 짜장면과 탕수육을 조금 먹었습니다.

 

그 후 애들은 1시간 30분쯤 더 놀다가

아이 찾아 3만리를 건너온 표정으로 달려온 엄마 손에 끌려

한참 송편 찌고 있는데 그냥 갔습니다.

 

잘 시간이 다 됐는데

누가 문을 두드려 나가 보니

애들이 북어채를 들고 서 있습니다.

 

"야, 니가 말해~"

"오늘 낮에...감사드린다고요...갖다드리래요..."

"아이고 고마워라, 잠깐만 기다려~"

 

낮에 찐 송편이라도 주려고 봤는데

없습니다.

 

"어쩌지? 송편 남은 거 있나 봤더니 없네..."

여자 아이는 고개를 잔뜩 들고

제 이야기를 듣고 있고

남자 아이는 45도 삐뚤어진 대()자

모양으로 벽에 붙어 있습니다.

 

애들이 참 이쁩니다.

 

나중에 주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아까 상구가 걔네들 엄마한테 한 이야기 있잖아..

애들이 이뻐서 뭐 사주고 싶다는 거..그거 딱 유괴범 멘트인거 알어?"

 

애들을 끌고 간 엄마의 심정이

이해가 됐습니다.

 

그래도 미루 아니었으면

애들, 탕수육 못 먹을 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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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 뒤집다!

5월 17일에 태어나서

오늘 10월 17일까지 딱 5개월 동안

 

미루는 세상을 등지고 살았었는데,

오늘 세상을 품에 안았습니다.

 

잘 보니까 품에 안은 자세는 아니고,

세상에 올라탄 자세입니다.

 

미루는 실컷 낮잠을 자고

누워서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저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뿌지직~" 소리가 납니다.

 

"으악~" 비명을 지르며 미루한테 달려갔습니다.

늦었습니다.

 

똥을 바가지로 싸놨습니다.

반 바가지는 옆으로 새서 방수요를 덮쳤습니다.

 

손 두개 가지고

요, 방수요, 큰 수건 치우기와

미루 닦아주고 기저귀 갈아주기를 능숙하게 해치웠습니다.

 

갑자기 이런 거 시합 나가면 내가 일등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똥 싸서 뭉개고 있는 애들 100명 나란히 눕혀 놓고 누가 빨리 치우는지 보는 시합.

 

치우는 김에 여기 저기 널려있던 기저귀도 치우고

쓰레기도 주워서 쓰레기 봉투에 꾹꾹 눌러담았습니다.

 

"이 놈의 일은 맨날 해도 별로 정이 안 들어..."

 

쓰레기를 다 치웠습니다.

 

"낑낑...히..히잉..."

 

"넌 또 무슨 소리를 그렇게 지르냐?...어?"

 

쓰레기 봉투하고 씨름을 끝내고

미루를 봤는데, 미루가 엎드려서 저를 보고 있었습니다.

꼭 스핑크스 같았습니다.

 

미루는 자기가 무슨 짓을 한 건지

전혀 모른다는 표정으로 

계속 엎드려서 고개를 꼿꼿이 들고 있습니다.

 

곧바로 주선생님한테

전화를 날렸습니다. 기쁜소식!

 

얼마 있으니 미루가 힘들어 합니다.

바로 눕혀줬습니다. 저를 빤히 쳐다봅니다.

 

아무래도 좀 축하를 해줘야 할 것 같았습니다.

 

"미루야, 축하해~~"

 

손을 내밀어서 악수를 청했습니다.

미루는 손을 뻗는 둥 마는 둥 합니다.

 

손을 더 내밀어서 악수를 했습니다.

미루가 제 손을 빨면 분위기 깨질 것 같아서 두 번 흔들고 놨습니다.

 

미루는 그 이후

더 이상 뒤집기 시도를 안하고

그냥 놀다가 잠들었습니다.

 

오늘의 의미를 잘 모르는 얼굴입니다.

하지만 역사는 오늘을 기억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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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을 덜 먹는다

요새 미루가 젖을 잘 안 먹습니다.

 

다이어트할 몸매도 아니고

소식이 건강에 좋은 건 아직 모를텐데

하여튼 눈에 띄게 덜 먹습니다.

 

그리고 밤에는 자꾸 깨서 젖을 먹는 바람에

피곤해 죽겠습니다.

 

주선생님은

젖이 자꾸 차니까

미루를 먹일려고 노력하지만

미루는 막 버팁니다.

 

"상구, 나 젖이 많이 불었는데...미루 좀 먹이면 안될까?"

"지금 젖 먹을 시간 아니잖아..."

"아까 젖 먹을 때 많이 안 먹었단 말이야.."

"먹여봐야 먹지도 않잖아.."

 

이 대화를 수 십 번은 더 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밤에

결국 이 문제 가지고 티격태격이 있었습니다.

 

주선생님이 또 자기 젖 불었다고

미루를 먹일려고 했습니다.

 

애가 원하지도 않는데 자기 젖 불어난다고 먹이는 건

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젖량을 줄이게

양배추 같은 것 붙이라고 귀에 못이 박히게 얘기했지만

주선생님은 못 박힌 채로 그냥 다닙니다. 

 

"내가 진짜 그 점에 대해서는

입장이 확실한데, 너 한테 맞추는 게 아니라 미루한테 맞춰야 하는 거 아냐?"

 

강하게 나갔습니다.

자신이 있었습니다.

 

"뭐라고 좀 하지만..나도 다 생각이 있어.

미루 월령대가 되면 젖 먹는 것 보다 더 재밌는게 있다는 걸 조금씩 알아서

젖먹는 데 집중 못하는 환경에서는 잘 안 먹기도 한대.."

 

생각보다 강한 반격이었습니다.

 

"옛날에는 비디오 틀어도 젖만 잘 먹었는데

요새는 안 먹고 비디오 보잖아...시끄러워도 안 먹고..."

 

매우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젖이 남지..낮에 덜 먹으니까 배가 덜 차서

밤에 자꾸 먹으려고 하는 거고..

근데 왜 자꾸 나한테 뭐라고 그래.."

 

완벽한 논리,

제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몇일 전에도 니 눈치 보여서 안 먹이다가

젖몸살 걸릴 뻔 했잖아.."

 

사람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지만

젖 먹이는 엄마는 뭉치면 죽습니다.

 

전,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주선생님 입에서는

폭포수가 콸콸 쏟아졌습니다.

 

"양배추 같은 건 젖이 너무 빨리 줄어들어서 안된데..

애가 갑자기 젖 안 먹으면 차라리 짜내라고 하드라..

젖 먹일 때 좀 조용한 분위기에서 달래가면서 먹이고.."

 

고개를 더 숙였습니다.

코 앞에 방바닥이 보입니다.

 

"젖 모자라면 분유 살 돈도 없는데.."

주선생님은 마지막 결정타를 날렸습니다.

 

저도 뭔가 말을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이럴 때 상황을 호전시키는 가장 강력한 대사는

"미안해, 잘못했어.." 입니다.

 

주선생님이 할 말 다 하고 잠시 침묵이 흘렀습니다.

기회가 왔습니다. 빨리 사과 하고 남은 하루를 즐겁게 보내야 했습니다.

 

"케케켁...히..히잉.."

 

"미루 깼다~"

 

주선생님, 미루가 깬 소리를 듣더니 휙 나가버렸습니다.

전 한 마디도 못했습니다.

 

미루를 재우고 나온 주선생님과 저는

마무리 대화를 나눴습니다.

 

"인제, 나 구박하지마.."

"성격..많이 까칠해졌어..."

"뭘 까칠해? 너도 맨날 구박 당해봐라....꿈틀거려..."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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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습도

실내 공기가 조금만 건조해도

미루는 "쉭, 쉬익~"하고 콧소리를 냅니다.

 

조금 더 건조해지면

금방 기침을 합니다.

 

아직 본격적인 겨울은 안 왔지만

건조함과 싸운지 벌써 꽤 됐습니다.

 

집에는 온도계와 습도계, 시계가 같이 달려 있어서

딱히 뭐라고 불러야 할 지 헷갈리는 물체가 하나 있습니다.

 

우리는 얘와 더불어

지난 몇 달을 보냈습니다.

 

습도계에는

한 여름 습도가 최소 50%

많으면 70%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표시가 됐었습니다.

 

지금은 많아야 30%이고

적으면 10%까지 떨어집니다.

 

항상 자기 전에 빨래를 왕창 해서

방에 널어놓는 방법을 자주 썼었는데

이건 한 두시간 밖에 효과가 없습니다.

 

그래서 가습기를 2대 장만했습니다.

 

하나는 가열식

하나는 복합식

 

그 이후부터 

밤마다 저는 물을 담아

가습기를 틀어놓습니다.

 

습도는 대충 잘 맞춰집니다.

 

근데, 항상 신경 쓰이는 게 있습니다.

 

우선, 창문이나 방문을 열어 놓으면

습도가 확 떨어집니다.

 

그래서 문을 꽁꽁 닫아 놓는데

그러면 환기가 안 돼서 아침에 일어나면

꼭 두통에 시달립니다.

 

게다가 꼭 그렇게 가습을

왕창 하고 나면 이불이 눅눅해져 있어서

상당히 껄쩍지근합니다.

 

또 하나 신경 쓰이는 건

가습기 청소 문제입니다.

 

원래 제가 가습기 살 때

최고 기준으로 삼은 것은 '청소하기 편한 것'이었습니다.

 

이번에는

가게에 진열된 게 다 비슷한 모양이고

딴 데 가기 귀찮아서 그냥 사버렸는데, 청소하기가 약간 불편합니다.

 

하지만 전 오늘도

30분도 넘는 정밀 작업으로

가습기 한 대를 청소했습니다.

 

몇 년 전 겨울

제가 유난히 몸이 안 좋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새로 이사를 하고 나서부터

자고 일어나면 온 몸이 찌뿌두둥하고

눈은 퉁퉁 부어 있고, 정신은 어질어질 했습니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오전 내내

독감에 걸린 듯한 컨디션이 계속 됐고

 

오후 3시가 넘어야 좀 괜찮아졌습니다.

 

이것 때문에

종합검진도 받았습니다. 아무 이상 없었습니다.

 

고민 끝에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건 수맥 때문이야...이 집에 수맥이 흘러..."

 

저는 당시 제 애인이었던 주선생님이

좀 더 냉철하게 고민해보라고 권고했는데 그걸 뿌리치고

 

수맥차단의 최고 권위자라고 자기가 주장하는 사람이 쓴 책을 샀습니다.

부록은 이상한 금속 막대기 두개였습니다.

 

그 막대기를 들고 방안을 몇 바퀴를 돌았습니다.

 

나란히 든 막대기가 교차하면

거기가 바로!

수맥이 흐르는 자리입니다.

그 자리를 피해 자면 됩니다.

 

수맥을 못 찾았습니다. 

 

다시 결론을 내렸습니다.

"과거에 여기가 묏자리였던 게 틀림없어..."

 

수맥이 아니면 무덤이 있던 자리라고 그 책에 분명히 적혀 있었습니다.

 

주선생님은 제 방에서 한참 뭔가를 생각하더니

다시 한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가습기 청소나 한번 하지..?"

"아니? 묏자리의 저주랑 가습기 청소랑 무슨 관계가 있다고..."

 

가습기 청소 후에

제 증상은 씻은 듯이 없어졌습니다.

 

가습기,

1주일에 한번은 청소해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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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급증 2

미루가 뭐든지 입으로 빨게 된 건

꽤 오래된 일입니다.

 

게다가 요새

새롭게 선보인 동작이 있습니다.

 

딸랑이를 손에 쥐어주면

좀 서툴기는 하지만

위아래로 흔듭니다.

 

이야, 그거 참 신기합니다.

정말 매일매일이 다르게 발전하는게 놀랍습니다.

 

며칠 전 일입니다.

 

손톱 깎아주는 데만 신경 쓰다가

미루 발톱이 하염없이 자랐습니다.

그리고 그 중 왼쪽 엄지발톱이 어디에 걸렸는지

획 뒤집어져 있었습니다.

 

"어머..이거 봐...상구~이것 좀 봐..얼마나 아팠을까..."

"에구에구, 미루 정말 많이 아팠겠다.."

 

발톱의 반이 뒤집어졌으니

정말 많이 아팠겠다 싶었습니다.

 

미루는 낑낑 거리면서

주선생님한테 손을 내밀었습니다.

 

"얘 봐...나 한테 위로해달라고 하나 봐..손을 내밀어..

응~미루야, 여기..엄마 손 잡어..."

 

미루는 정말로 슬픈 눈을 하고

주선생님 손을 잡더니

자기쪽으로 끌어당깁니다.

 

그 모습이 너무 가련했습니다.

 

처음 태어난 아이들에게는

'흥분'의 감정만 있는데

 

클수록, '기쁨', '놀라움' 같은 것들이 생깁니다.

 

이제 미루는 거기서 더 나아가

'슬픔'아니면 '위로받고 싶음'의 감정이 생긴 것입니다.

 

주선생님의 손을 잡아 끄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미루가 비록 애기지만,

얼마나 아팠으면 저럴까 싶어 마음이 쓰렸습니다.

 

진심으로 미루에게

'위로가 필요하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미루는 주선생님 손을 자기쪽으로

다 끌고 가더니

 

입으로 막 핥았습니다.

 

그럼, 그렇지.

미루는 오직 빠는 것만 관심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안아줘도 항상 버팅기던 미루가

제 품에 푹 안기고 머리를 어깨에 기댔습니다.

 

"이야~현숙아 미루봐봐...인제 제대로 안기네.."

 

저는 그게 그렇게 신나서

주선생님을 불렀습니다.

 

동시에 제 어깨가 축축해졌습니다.

역시 미루의 관심사는 한가지입니다.

 

미루의 발전에 관심이 많은 주선생님,

이번에는 이유식을 대비해서

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컵을 미루 손에 들려주었습니다.

 

딸랑이를 위아래로 흔들어서

그렇게 소리를 잘 내는 걸 보면

 

미루 팔의 소근육들이

꽤 발달해 있는 것으로 봐도 됩니다.

 

그렇다면 이제

컵을 들어서 물을 마시는 동작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습니다.

 

미루는 너무나 능숙하게

일단 한 손으로 컵의 손잡이를 쥐었습니다.

 

주선생님 눈을 빛내며

미루를 쳐다봤습니다.

 

미루는 주선생님의 기대에 부응하리라

마음 먹은 듯

컵을 더욱 꼬옥 쥐더니

 

위아래로 흔들었습니다.

 

 

역시 너무 빠른 발전을 기대했나봅니다.

 

컵을 쥐어준 건 주선생님 혼자서

미루한테 한 일입니다.

 

저는 나중에 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전 어디까지나 그냥 놔두면 알아서 큰다는 주장입니다.

 

사실 주선생님도 그렇긴 한데,

그래도 이것 저것 시켜보는 게 재밌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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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급증

아이들마다 다

자신만의 속도가 있다고 맨날 말해놓고

요새 주선생님과 제가 약간씩 조급증을 보입니다.

 

미루는 아직도

뒤집기를 안 한 상태입니다.

6개월 이내에만 하면 되니까 괜찮습니다.

 

그런데 운동시킬 겸 뒤집어 놓으면

엎드린 상태에서 팔다리를 막 움직이면서

꼭 앞으로 기어갈 것 같은 모습입니다.

 

"자~잡어~! 잡어~!"

 

식탁에 앉아 있다가

주선생님이 미루한테 뭘 자꾸 잡으라고 해서

쳐다봤습니다.

 

주선생님이 미루를 엎어뜨려 놓고

한참 앞쪽에 딸랑이를 놓고 외칩니다.

 

"잡어~기어와서 잡아봐~!!"

 

미루가 반응이 없자

이건 별론가? 하더니

애벌레 인형을 갖다 놓습니다.

 

역시 반응이 없습니다.

 

사람이 사람한테 

기어와서 뭘 잡으라니까

어딘지 좀 이상합니다.

 

전체적으로

머리가 아주 좋고

붙임성도 좋으며

사람들한테 도움이 많이 되는

그런 훌륭한 

네발 동물 훈련장 분위기였습니다.

 

 

"상구~ 목을 완전히 가누는 애는

누운 상태에서 팔을 잡아당기면

목이 뒤로 안 처지고 따라 올라온대..."

 

주선생님,

책에서 본 내용을 저한테 얘기해주더니

어느새 미루 양팔을 위로 당기고 있습니다.

 

미루 목이 처집니다.

 

"어?"

 

다시 당깁니다.

역시 처집니다.

 

"이상하네..목이 처지면 안되는데..."

 

주선생님 갑자기 고민에 빠졌습니다.

 

"병원..갈까?"

"미루 목 가누잖아..그리고 어른도 그런 상황에서 목 안 처지기 힘들겠다.."

"그래도...책에는 목 처지면 안된다고 써 있는데.."

"아이고, 됐어~ 목만 잘 가누는구만.."

 

다음날 주선생님은

약간 잠을 설친 듯한 얼굴로 일어나서

저한테 간밤에 있었던 일을 얘기해줬습니다.

 

"잘려고 누웠는데...걱정되서 잠이 안 오는거야.."

"뭐가 걱정돼?"
"미루 목..."

"아이고 그거 괜찮다니까.."

"그래도...너무 걱정이 되서..."

"그래서?"

 

그래서 주선생님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서

책이라도 찾아볼려고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잤답니다.

 

"자다 일어나서 따로 뭘 찾아본 건 아니고?"

"응..."

 

너무너무 심각하게 걱정됐으면

한참 자다가도 일어났을텐데

그냥 잔 것 보면 확실히, 심각하게 걱정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조급한 마음을 버려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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