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반장된 동희

 

아침밥상에서 애들은 졸린 눈으로 밥을 후루룩 마시고

1초라도 더 눕겠다고 자기네 방으로 사라지고 난 후 아내와의 대화....

 

"동희가 부반장이 되었다네요."

"그래?"

"반장 엄마가 전화해서 알았어요, 학부모회의(이름이 맞나?)에서 만나자고 연락왔어요

 반장 부반장 뽑은건 월요일이라는데, 저새끼가 통 얘기를 안해주니 알수가 있어야지.."

 (그건 애비 닮아서 맘에 든다, 밖에서 생긴일 집에서 얘기 안하고 싶지.) 

"거기 갈 시간 없잖아, 돈으로 때워야겠구만..."

"시간도 시간이지만, 한번가면 선생님이 자꾸 오라 해서 안된다니까... 그래서 무슨 간부 맡으면 안되는데, 그건 어떻게 맡았는지..." 

"저 새끼 성질 머리에 부반장이라고 하면 애들이 좋아 할라나 모르겠네. 중고등학교에 반장 부반장이 무슨 소용이라구..."

 



저녁에 집에 와서 동명이한테 물었다.

 

"오늘 화이트데이라는데, 사탕 많이 사줬냐?"

"응.."

"좋고, 멋지고, 비싼 걸로 사줬지?"

"2천원 썼는데...헤헤.."

"뭐야? 너 저번에 멋진 초컬릿 사준 애한테는 사탕 사줬냐??"

"걔는 못만났는데..."

"이런.... 네가 받은 거 만한 거 하나 사줘야 할거 아냐?"

"귀찮아......."

".................."

 

3. 산오리도 사무실 여직원들, 남자직원들한테

   막대달린 사탕 사줬다.

   3천원 썼더니 두개씩 세개씩 나눠주고도 남았다.

   애비나 아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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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4 22:00 2005/03/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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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산 정기산행..

 

저녁 6시가 넘자 한 친구가 전화를 했다.

감기몸살이 심했는데, 나을까 나을까 했는데, 낫지 않아서 못간단다.

금새 이어서 다른 친구가 문자를 보냈다.

"오늘 산행 못가게 되었습니다. 계속된 과음으로 누워 있어서 죄송"

그러자 또 이어서 또다른 친구의 문자가 왔다.

"오늘 산에 못가요. 발목부상"

 

이친구들이 짜고서 나를 놀리나?

세친구의 전화와 문자를 받고 나니,

지난 일주일간 '술먹는 주간'으로 정하고 열심히 술마신 술들이 다시 취하는 것 같고

(금욜밤 집에 가니까 3시였다.)

약간씩 아프던 무릎이 다시 아프기 시작했다.

나도 그냥 포기해 버려?

새벽 5시에 선운사 출발해서 개이빨산 못미쳐 해가 떴고, 개이빨산에서 바라다 본 해의 모습이다.



서행안 쪽으로는 희미하게 바다가 바라 보였다.

봄의 흔적은 없나 했더니, 겨우 빨간 잎새를 드러내는 게 보였는데,

사진초점은 엉뚱한데로 가있네...ㅡㅠ

 

역사와 산 시산제, 자못 분위기 엄숙한데...

 

사무국장의 엽기는 사람들의 엄숙함과 추위를 한번에 날려 버렸다.

천마봉에서 바라다본 낙조대..

 

낙조대에서 배맨바위 쪽으로 가는 등산로

 

낙조대 쪽에서 바라다 본 천마봉

아래쪽에서 올려다 본 천마봉

 

도솔암과 마애불상

 

마애불상앞에서는 눈보라가 가관이었다.

장사송이라고..

 

점심먹고 간 고창읍성.

 

마애불상앞에 선 회장님과 자유부인

 

언제나 똑같은 포즈의 산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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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4 12:48 2005/03/14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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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산오리님의 [머리카락 지키기...] 에 관련된 글입니다.

3월 들어서까지도 두 놈이 머리 딥따 길러서 그대로 학교를 다녔다.

얼마나 견디나 두고 보고 있었는데,

어느날 동명이는 머리를 깎았다고 했다.

근데, 머리깎은 표시가 안나는 거다.

" 너 그 머리 깎이는 거 아냐?"

"아씨, 이정도면 충분하지...."

 

동희는 긴머리를 그대로 두고 다닌다.

"너네는 머리 깎으라고 안하냐?"

"응."

 

그런데, 하루인지 이틀인지 지나서  어느날...



동명이가 딴 놈으로 바뀌어 있었다.

머리를 군인처럼 짧게 깎은 것이다.

"야, 쨔샤, 머리 깎은거 같지 않께 깎더니 결국 미장원에 돈 더 주고 깎았지?"

"아니, 에이에스 해 준거야..."

"근데, 왜 그렇게 짧게 깎았어?"

"선생한테 걸렸어... 정말 아빠가 학교에 전화해줘!"

"머리깍지 말라고?"

"응..."

"어느 아빠가 그런걸로 전화하겠냐? 아빠도 애들 머리 좀 짧게 깎으라고 전화하고 싶다.

 징그럽게 머리 기르고 다니는 놈들 보기 싫어서.."

"뭐야?..........."

 

동명이 싸이월드에서 머리좀 길었을때 사진을 퍼왔고,

어제 밤에 짧은 머리 동명이를 한방 찍었다.

머리에 가려졌던 여드름들이 고스란히 다 드러났다..

 

니가 머리 안깎고 견디랴? 짜샤!

세상이 글케 니맘대로 되랴? 약오르지 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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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1 12:52 2005/03/11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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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를 '술 마시는 주간'으로 정하고,

열심히 술마신 덕분도 있겠지만,

오늘 오후에는 영 비실비실한다.

 

어르신들 날씨 꾸물거리면 아프다면서

미리 일기예보하듯이,

이제 나도 일기예보는 못하지만,

대충 날씨따라 몸도 꾸물거림을 느끼고 있는 모양이다.

 

나이 먹어가면서,

어르신이 되어가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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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0 17:13 2005/03/1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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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인가 아내는 저번에 병원에 가서 무슨 수술을 했는지 계속 물었다.

그건 수술이 아니고, 그냥 심장검사였다고 몇번이나 말해도

'그때 수술이라면서 보호자로 나를 부르지 않았느냐?'면서 계속 수술이름을 대라고

강요한다.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께 보험약관을 보여주면서까지 여기에 해당되는게 없느냐고 물어도 검사였다는 대답만 들었다면서 검사라고 강조했다.

 

 



며칠이 지났나?

이번에는 아내가 생명보험이나 종신보험은 병원에 입원해도 이것저것 따지고 보상안해주는 것이 많으니까 아예 화재해상보험에서 취급하는 상해보험에 가입하겠단다. 그런데 남편인 산오리는 그 보험에 들 수가 없단다. 그래서 내가 왜 안되느냐고 물었더니 교통사고를 무려 5번이나 냈다는 것이다. 나는 교통사고를 낸 적도 없고, 그래서 당연히 보험으로 처리한게 없는게 그건 또 무슨 말이냐고 했더니, 자기가 사고를 내고 보험처리 했는데 차 보험이 모두 산오리 이름으로 들어 있으니 그럴수 밖에 없단다.

그래서 사고는 자기가 내고, 사고의 혜택(?)은 남편이 받게 되었다면서 웃었다.

그리고는 그거 화재보험사의 본사에 얘기해서 상해보험을 들었다면서 인감증명이랑, 신분증 카피 해 오라고 했다.

 

지난주에 소백산 산행을 간다고 며칠전에 얘기했더니,

앞으로는 '놀러갈때면 미리, 반드시 얘기해라'고 했다.

그래서 왜 그러냐 고 했더니 여행자 보험을 아내가 들어주겠단다.

귀찮게 무슨 여행자 보험이냐고 했더니, 앞으로 어디서 사고가 나든 무슨 일이 나더라도

돈이라도 받아서 '살아있는 사람이라도 살아야 할 거 아니냐?'고 대답했다.

 

이번주에는 홍성의 온아무개씨 집들이와 오서산 산행을 가겠다고

토요일 오전에 서울의 어느 결혼식에 가면서 아내에게 말했다.

그랬더니 아내는 차안에서 당장 보험아줌마에게 전화를했다.

미리 말하라 했더니 당일 되어서, 그것도 토요일날 얘기하면, 어쩌냐고 잔소리까지 덧붙여 가면서...

보험아줌마가 토욜이라 출근을 안했는지 어쨌는지 통화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저녁에 보험사에서 전화가 왔다.(내 휴대폰으로 오전에 전화해서 번호가 남았다)

아내가 전화했으니까 아내한테 전화해 보라고 하고선 끊었는데,

그 저녁에 여행자보험을 들었는지 어쨌는지 확인해 보지는 못했다.

 

오늘 저녁에 팀원과 같이 퇴근하다가 물었다.

"요즘 집에 가면 00이 엄마가 좋아 해요?"

"하이구, 아주 답답해서 미치겠어요."

"왜요?"

"안들어 와도 좋으니까 아예 나가서 살라구 해요. 월급만 보내주고..."

"글게 말이예요. 나이 좀 들면 아줌마들은 마찬가지인가 봐요."

 

아내들에게

40대 남편들은 그저 '돈'으로 보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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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07 23:39 2005/03/07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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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욜 고등학교 친구들의 모임이 있었다.

일년에 네번 모이는데, 한번도 나오지 않으면 아예 빼버리겠단다.

작년에는 겨우 한번 참석했는데, 그것도 모임이 끝나갈때 쯤 갔단다.

 

어쨌든,

여전히 술장사, 여자장사로 살아가고 있는 한 친구와의 대화

"야, 장영아! 너 옛날에 여기 삼두빌딩 근무할때 생각나냐?"

"응..."

"어느날 네가 우리 술집에 와서 술한잔 마시고 뭐라 했는지 아냐?"

"아니...."

"혹시 그때 다니던 회사의 사훈이 생각나냐?"

"아니... 언제적 얘기인데, 내가 그 회사 사훈까지 기억하고 있겠냐?"

"네가 맥주 한잔 마시더니 그러더라,

 '야! 우리 회사 사훈이 뭔지 아냐? <사장처럼 일하자!>란다' 

  그래서 내가 ' 사훈좋네' 그랬거든...

  그랬더니 네가 뭐라 했느니 아냐?"

".............."

"'사장처럼 일하자고 하려면 사장처럼 월급도 주겠다고 해야 되는 거 아냐?' 그러더라구... 너는 기억이 안나는 구나, 나는 그때 네말이 아직도 기억나는데.."

"그게 뭐 대단하다고 기억하고 있냐?"

"2십년 가까이 술장사 하고 있지만, 그때 네 말듣고 애들한데 '사장처럼 일해라'는 말을 아직도 못하고 있다."

"그렇구나..."

 

졸업하고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했던 작은 회사가 그때 사훈이 그랬나? 

하튼 그때는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자' 이런 구호가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소리 없어도 마음에 안드는 놈들은 잘라 버리면 되니까

세상은 변해도 많이 변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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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07 23:18 2005/03/07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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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알엠님의 [시사회 초대] 에 관련된 글입니다. 

가족에 관한 얘기는 사실 부담스럽다. 내 가족을 비롯하여 주위의 어느 가족을 들여다 봐도 얼추 행복한 가족은 없어 보인다. 겉으로 들여다 보기에 돈의 부족함이 없고, 그저 웃는 모습만 보인다 할지라도 속으로 한 발짝만 들여다 놓으면 우울(?)하거나 답답한 모습이거나 가족 상호간의 지난한 투쟁사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요즘 나는 가족 얘기는 크게 관심을 두고 싶지 않은 화두이기도 하다. 사실 가족이란 게 거의 ‘본능’에 가까운 세계로 이루어져 있고, 그래서 어떠한 잣대로 재단한다 하더라도 움직이지 못하는 본능이 있다고 나는 믿는다. 특히 노동자를 착취해서 돈을 버는 자본가들도 가족을 ‘사랑’하고, 딸 같은 어린 여성을 성폭행하거나 성매매 하는 사람들도 자기네 가족은 엄청나게 ‘사랑’한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본능적인 가족사랑에서 벗어나 사회적인 가족으로 만들어야 할 것인지가 문제일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 나는 내 가족, 내 자식, 내 부모를 향한 ‘무한한 사랑’(?)은 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본이 가족이라니까 그 기본이 바뀐다면 사회도 바뀌지 않을까?

 

다큐멘터리는 텔레비전에서 하는 ‘인간극장’을 가끔 본 적이 있다. 보통 5부작으로 일주일 내내 하는데 그걸 맨 날 챙겨볼 수 없으니까 어쩌다 보는데, 눈물이 나올 때가 많다. 인간극장도 주된 내용은 가족 이야기가 많았다.

‘엄마’도 평범한 가족 얘기였다. 아니다, 이시대의 가족으로서는 평범하지 않은 가족 이야기였다. 아내를 애들을 폭행하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남아 있는 가족들이 얼마나 힘겹게 살아 왔을까는 짐작이 간다. 그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 남았고, 밝은 가족들의 모습이 오히려 보기 좋다.


엄마의 얘기가 좀 부족했다. 제목이 ‘엄마’ 였고, 이제는 이해할 수 있는 엄마라고 했는데, 그동안 엄마의 삶에 대한 얘기는 너무 적었다. 어린 6남매를 키우는 과정에서의 어려운 얘기라든지, 또 왜 그렇게 자식들에게 무관심으로, 매몰찬 모습으로 일관했는지, 이런 얘기들이 좀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반면에 셋째 언니의 얘기는 너무 많았다. 물론 이즈음 ‘자기찾기’에 열중하는 여성상에 적절한 캐릭터였다고는 생각하고, 또 지금의 삶이 엄마로부터 영향을 받은 게 크다고는 하더라도 엄마에 비해서는 너무 얘기가 많았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엄마에게 애인이 생겼는데, 그로 인해 엄마는 술을 끊었으며, 생활이 달라졌는데, 그 부분도 엄마의 표현이 좀 더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6남매 8남매를 키우는 엄마는 대체적으로 자식들에게 다정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에 와서 딸들은 왜 그 시절에 엄마는 우리에게 그토록 다정스런 말 한마디, 따뜻한 얼굴 한번 보여주지 않았느냐고 투정을 부리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 부모님도 4남 2녀의 6남매를 겨우겨우 키우셨는데, 아직까지도 아버지가 옆에 계시면 자식들은 슬금슬금 피해서 도망가고, 엄마한테는 ‘누구네 엄마는 안 그랬는데, 왜 엄마는 우리한테 그렇게 말 한마디 따듯하게 해주지 않았느냐? 계란 한개 쪄주지 않았느냐?’고 투덜거리는 게 일이다.

영화에서 엄마의 말처럼 ‘정도 받아 봐야 줄줄도 아는데, 받지 않으니 줄줄도 모른다’ 이런 대사가 나오는데, 나는 이 말을 백번 천번 공감하고 동의한다. 우리 엄마도, 나도, 우리 형제들도 정말 ‘무정한’인간들이기 때문에...

부모자식간에 정주고 받는다든지, 서로 챙겨주고 하는 것도 최근의 일이라 생각한다.


어린 나이에 평범하지 않은 가족상황으로부터, 그리고 그런 가족을 책임지고 있는 엄마의 영향권에서 만들어진 가족 분위기와 정서와 생활..... 이런 것들이 아직도 ‘엄마’의 딸들에게 상당히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릴 적부터 배어 있는 분위기와 자신의 생각(그게 본인은 지겹도록 싫다 하더라도)이 알게 모르게 끈질기게 묻어나오고 있었다.


같이 상영했던 ‘봄이 오면’은 90대 할머니 두분의 잔잔한 자매사랑 이야기였다. 이 영화도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 보게 했다.


영화 마치고, 맥주라도 한잔 마시며 ‘알엠’님께 남은 얘기라도 들어볼까 했는데, 센터에서 같이 오신 분들과 함께 들어가셔야 한다고 해서 아쉬웠다. 서울까지 나가서 공짜영화 보게 되어서 알엠님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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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03 12:51 2005/03/03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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